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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현을 위한 아다지오

미국 작곡가 사무엘 바버의 ‘현을 위한 아다지오’는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과 앨버트 아인슈타인의 장례식에서 연주되어 유명해진 곡이다. 이 곡의 연주에는 제1, 제2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가 참여한다. 성부는 제2 바이올린과 첼로 파트가 각각 두 개로 나뉘어져 모두 7성부로 되어 있는데, 일곱 개의 파트가 각자 독립적으로 움직이면서 서로의 움직임에 대응하고 있다. 특징적인 리듬은 없고, 4분음표로 이루어진 단순한 음형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여기서 조용하면서도 풍부한 표정의 주제 선율은 영원한 시간의 흐름을 환기시킨다. 처음도 없고 끝도 없이 그렇게 끊임없이 흘러간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여러 파트의 음들이 아주 느린 속도로 우주공간을 유영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이렇게 유영하다가 때로는 같은 음으로 합쳐지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합쳐져서 두터운 화음을 이루기도 한다. 처음에 낮은 곳에서 조용히 시작된 이들의 유영은 아주 느린 속도로 점점 고도를 높여가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드디어 클라이맥스에 이르러 모든 음들이 유영을 멈추고 한 곳에서 날카롭고 투명한 화음으로 만난다. 그리고 클라이맥스 뒤에 곧 숨 막힐 듯 날카로운 침묵이 이어지고, 이렇게 찰라와 같은 침묵이 끝나고 나면 모든 음들이 처음과 비슷한 몸짓으로 느린 여행의 마무리를 짓는다. 음악의 흐름이 마치 아치와 같다. 조용히 시작해 별다른 동요 없이 영원히 지속할 것 같은 느낌을 주면서 조금씩 고조되다가 어느새 클라이막스에 이르고 날카로운 휴지를 거쳐 조용히 사라진다.   ‘현을 위한 아다지오’를 들을 때마다 장례식 음악으로 이 곡만큼 적합한 것이 또 있을까 생각하곤 한다. 음악의 흐름 자체가 우리네 삶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찬란한 클라이맥스 뒤에 오는 짧은 침묵 그리고 조용히 소멸해 가는 음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순간을 맞겠지.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아다지오 장례식 음악 첼로 파트 바이올린 비올라

2024-04-22

'악기<바이올린>의 여왕' 명인을 꿈꾸다

여덟 살 한인 소녀에게 바이올린은 전부였다. 부모님이 선물로 준 악기를 늘 베개 옆에 둔 채 잠이 들었고 꿈을 꿨다.   안아영(32)씨의 꿈은 지금 현실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4일 바이올린의 본고장으로 불리는 이탈리아 크레모나 지역에서 바이올린 제작가로 활동하는 안씨의 이야기를 보도했다. 신문은 안씨를 ‘떠오르는 별’이라고 호평했다.   경기도 평택에서 나고 자란 안씨는 어린 시절 악기상에 가는 것을 즐겼다. 안씨는 “갈 때마다 악기상 주인아저씨한테 이것저것 질문을 쏟아냈었다”며 “10대 시절부터 바이올린 제작가가 되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안씨는 꿈을 좇기 위해 맨 처음 시카고로 향했다. 한국에서는 현악기 제작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가 없었다.   17살 때였다. 바이올린을 제작하려면 공예(craft)부터 배워야 했다. 부모는 불확실한 길을 택하려는 딸의 결정이 불안했다. 뜯어말렸다.   안씨는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결국 부모님이 포기했다”며 “공항에서 작별 인사를 하는데 부모님은 울었지만 나는 한껏 들떠 있었다”라고 말했다.   안씨는 시카고 교외 고등학교에 다니며 영어를 배웠다. 이후 시카고 바이올린 제작학교에서 공부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던 중 이탈리아 크레모나 지역에 국제 바이올린 제작학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크레모나는 16세기에 활동했던 불후의 악기 제작 명장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가 태어난 곳이다. 크레모나의 전통적인 바이올린 제작 방식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곧바로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스무 살 되던 2011년이었다.   13년이 지난 지금 안씨는 크레모나 지역에서 역시 바이올린 제작가로 활동 중인 남편 한왕수씨와 함께 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스트라디바리의 전통 제작 기술을 전수받은 안씨는 그동안 각종 바이올린 제작 대회에서 잇따라 수상하며 명성을 쌓고 있다.   안씨는 크레모나 지역 바이올린 전통 제작 방식을 보존하기 위해 모인 제작가 컨소시엄에서 최연소 회원이기도 하다. 크레모나에서는 ‘아영’과 함께 ‘안나 아리에티’라는 이탈리아 이름도 같이 사용 중이다.   안씨가 바이올린 한 개를 제작하는 데는 약 2개월의 작업 시간이 소요된다. 그가 만드는 바이올린은 현재 1만7500~1만8500달러에 판매되고 있다.   안씨는 “사실 3주 정도면 바이올린을 만들 수 있지만 그렇게 하고 싶지 않다”며 “내가 제작하는 바이올린은 구매하는 사람에게도 매우 소중한 악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바이올린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의미다.   바이올린 제조의 마지막 단계는 제작가의 이름이 새겨진 라벨을 붙이는 일이다. 안씨는 바이올린 제작자들 사이에서는 이를 ‘세례(baptism)’라고 부른다고 했다. 라벨에 안씨는 자신의 한글 이름과 이탈리안 이름을 함께 새긴다. 바이올린이 부서지지 않는 한 제작자의 이름 역시 사라지지 않는다.   안씨는 “라벨에 새겨지는 내 이름이 바이올린 제작가가 되고 싶었던 이유”라며 “내가 만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이들은 100년, 200년 후에도 나를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NYT 바이올린 바이올린 제작가 바이올린 제작자들 바이올린 제조

2024-04-04

[음악으로 읽는 세상] 톨스토이와 베토벤

“그들은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를 연주했습니다. 첫 악장의 프레스토를 아세요? 아시냐고요? 으! 이 소나타는 정말 너무 무시무시합니다.”   톨스토이의 『크로이처 소나타』에 나오는 주인공 포즈드니세프의 대사다. 그는 아내가 투르하체프스키라는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베토벤의 ‘크로이처 소나타’를 연주했던 장면을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대로 ‘크로이처 소나타’는 무시무시한 음악이다. 세상을 향해 이빨을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는 상처받은 영혼의 음악이라고나 할까. 더블 스토핑으로 느릿하게 시작하는 도입부에서부터 이 음악은 섬뜩한 광기를 드러내고 있다. 듣는 사람의 감성을 신경질적으로 건드리며 질주하고 탄식한다.   포즈드니세프는 투르하체프스키가 음악을 통해 자기 아내를 정신적으로 지배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견딜 수 없는 불안과 증오와 질투를 느꼈다. 사람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드는 음악의 최면적인 힘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두 사람의 이중주를 지켜보면서 마치 불륜 현장을 보는 듯한 감정을 느꼈다. 이글이글 타오르는 그의 눈빛은 신성한 결혼의 법칙을 무시하는 부도덕한 사회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차 있었으며, 날카로운 맹수의 발톱처럼 폐부를 찌르는 바이올린 소리는 비명을 지르며 주인공의 복수심을 부추겼다. 질투심에 눈먼 주인공은 결국 아내를 살해하고 만다.   베토벤의 음악이 문제였다. 톨스토이는 ‘크로이처 소나타’와 같은 자극적인 음악을 좋아하지 않았다. 이런 음악은 사람을 잘못된 길로 인도할 우려가 있다면서 베토벤의 음악에 반기를 들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베토벤의 음악에 대한 두려움의 표현이었는지도 모른다. ‘크로이처 소나타’를 들으며 인간의 도덕적 의지와 이성을 마비시키는 베토벤 음악의 최면적인 힘에 섬뜩함을 느꼈던 것은 아닐까.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톨스토이 베토벤 베토벤 음악 크로이처 소나타 바이올린 소리

2023-11-06

[글마당] 뭘 어쩌려고

이혼한 친구가 혼자 지내다 나이 들어 예전에 짝사랑했던 남자를 우연히 만났다. 싱글인 그들은 사랑에 빠졌다. 황혼기에 만나 알콩달콩 이어지는 친구의 사랑 이야기를 듣다가 갑자기 가슴 시렸던 옛일이 떠올랐다.   어린 시절 짝사랑한 남자가 있었다. 친구의 소개로 처음 만난 순간 그에게 빠졌다. 크지도 작지도 않은 키, 쌍꺼풀 없는 깊고 지적인 눈, 공대생인 그는 국립극장(구 명동예술극장)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할 정도로 음악도이기도 했다. 그는 나를 시큰둥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연상의 여자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그 여자를 잊으려고 나왔습니다.”     나는 맨날 왜 이런 사연을 가진 남자만 걸리는지! 친구들과 어울려 한 번 더 그를 만났다. 남자가 군대 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끙끙 앓다가 용기 내 전화했다. 송별회로 바쁘다며 전화를 끊으려는 그에게 ‘만나고 싶다’고 간청했다.     그날따라 비는 왜 그리 억수같이 쏟아붓는지. 모처럼 새로 장만한 옷을 차려입고 종로 3가, 그가 송별회 한다는 건물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오지 않았다. 비에 젖은 푸른색 옷이 더욱 짙어졌다. 어두운 옷 속에 묻힌 작은 몸집은 무척이나 초라했다. 그를 애타게 기다리며 ‘그냥 갈까? 더 기다릴까?’ 망설였다. 기다리지 않으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     뒤늦게 나타나 바삐 가봐야 한다는 그에게 ‘군대로 편지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는 사이냐?’며 그가 반문했다. 간신히 고개 들어 마주친 그의 눈은 너무도 차가웠다. 빗속에 나를 버려두고 그의 다부진 뒷모습은 송별회 한다는 건물 안으로 사라졌다. 나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그곳에 있었던 비에 젖은 가로등처럼 한동안 서 있었다. 집에 돌아와 심한 몸살로 여러 날을 앓았다.   단지 그와의 인연은 그것뿐인데 비에 젖은 내 초라함. 그리고 차가운 시선으로 내뱉은 그의 짧은 한마디가 가슴에 각인되었다. 그의 성이 한 씨였나? 권 씨였나? 기억나지 않는다.     헛웃음 나오는 상상이지만, 나는 언젠가 우연히 만날지도 모를 짝사랑했던 남자들이 내 모습에 실망하지 않도록 가는 허리를 유지하려고 애썼다. 만난다 해도 뭘 어쩌려고! 내 기억엔 그 빗속의 처량함이 뼈에 사무치게 선명하지만, 그는 나를 전혀 기억하지도 못할 텐데. 그나저나 늙은이 치아 빠지듯 슬금슬금 사라지는 주변의 옛 지인들처럼 그가 아직도 살아나 있을지도 모를 나이다.     괜스레 남의 사랑 이야기를 듣다가 주책스럽게. 못 말리는 나의 짝사랑 타령을 하다니. 늘어진 팔자에 살만한 모양이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짝사랑 타령 사랑 이야기 바이올린 연주

2023-11-03

[글로벌 아이] 폴 매카트니가 찾는 62년 전 기타

이 기타를 본 적이 있으신가요? ‘호프너 500/1(Hofner 500/1)’이라는 바이올린 베이스 기타입니다. 독일 악기사 호프너가 1950년대에 출시한 모델인데, 주인 덕분에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베이스 기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기타의 주인은 다름 아닌 비틀스의 폴 매카트니. 비틀스 초기 활동 당시인 1961년 독일 함부르크시 악기상에서 그가 단돈 30파운드(약 5만원)에 구매한 첫 베이스 기타랍니다. 이 모델 특유의 가벼운 무게와 바이올린을 닮은 대칭적인 구조가 왼손잡이인 매카트니가 연주하기에 딱 맞았던 것이죠. 100파운드짜리 펜더(Fender) 모델에 눈이 가기도 했지만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 기타는 ‘Love Me Do’ ‘Twist and Shout’ ‘She Loves You’ 등 당대 히트곡들 녹음에 연주됐으며, 비틀스 음악의 근간이 된 사운드를 만들어내는 데 핵심 역할을 한 악기로 칭송받았습니다. 열광적인 여성팬들이 실신해 나가는 방송과 공연현장에도 늘 매카트니와 한몸처럼 함께했었죠.   문제는 1969년 이후 이 악기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것. 반세기 전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도난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기타에 대한 관심이 요즘 다시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이 악기를 찾아보자는 전 세계적인 캠페인이 시작된 것입니다. 매카트니는 만약 부서져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초지종이라도 알고 싶다는 절실한 마음입니다. 81세 노장의 첫사랑에 대한 애착이라고나 할까요.   호프너사의 홈페이지에는 이 기타를 찾는다는 공지가 올라와 있습니다. 해당 기타의 정확한 스펙(사양)과 더불어 제보자에 대한 비밀보장 및 그 어떤 책임도 묻지 않고 법적 조치 역시 않겠다는 구구절절한 내용입니다. 지구촌 곳곳에서 제보가 속속 들어오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다시 나타난다면 그 가치가 우리 돈으로 무려 160억원까지 솟구칠 수도 있다는 호사가들의 예측을 고려한다면 그 기타를 되찾는 것이 복잡한 협상 과정만큼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매카트니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이 기타에 대한 자신의 상상적 바람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어느 날 독일 바바리아 산속 성에 초대받아 만찬 후에 호스트가 잠깐 따라오라고 해서 들어간 계단 위 작은 방 벽난로 위에 제 호프너 기타가 걸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폴! 부디 그런 날이 와서 당신이 그 베이스 기타로 연주하는 모습을 다시 볼 수 있길 바랍니다. 안착히 / 한국 중앙일보 글로벌협력팀장글로벌 아이 매카트니 바이올린 베이스 비틀스 초기 비틀스 음악

2023-09-08

젊은 한인 아티스트들 최고 무대서 연속 공연 주목

뉴욕에서 영 아티스트와 전문예술가들이 함께하는 콘서트가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S&C 글로벌 그룹(대표 김건수)은 오는 15일부터 18일까지 뉴욕시 최고의 공연장을 무대로 미래를 이끌고 나갈 젊은 아티스트들이 참가해 기량을 선보이는 문화 이벤트를 진행한다.   첫날인 15일에는 링컨센터에서 S&C의 영 아티스트인 이로아 바이올린 리사이틀(독주회.포스터)이 열리고, 17일에는 라이징 스타 콘서트(Rising Star Concert)가 카네기홀에서 진행된다.     이어 18일에는 링컨센터에서 뉴욕인터내셔널 아티스트페스티벌(New York International Artists Festival)이 공연될 예정이다.   S&C 글로벌 그룹은 “특별히 이번 공연은 론 김 뉴욕주 하원의원과 스테파니 장 뉴저지주 팰팍 시의원의 초청으로 한국의 국제 장애인 예술단인 ‘펠리체 예술단’을 초청해 발달장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세계적인 무대인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게 된 것”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장애를 딛고 일어난 감동의 연주회를 미 동부지역 동포사회에 선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공연은 한국의 대표적인 치킨 브랜드인 BBQ가 메인 스폰서로 함께한다.   문의 917-359-5565.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S&C 글로벌 그룹 링컨센터 카네기홀 이로아 바이올린 론 김 스테파니 장 BBQ

2022-06-13

한국 클래식 우수성 알린다…장영주 바이올린 독주회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사진)의 바이올린 독주회가 다음 달 6일 오후 8시 세리토스 센터에서 열린다.     LA 한국문화원(KCCLA.원장 정상원)과 세리토스 센터 주최로 열리는 이번 독주회는 최근 주류문화를 이끄는 한류 열풍과 함께 한국 클래식 예술가의 우수성을 알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 장영주는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드와 듀엣으로 바르톡의 루마니안 포크댄스 56번, 브람스의 소나타 3번 D단조 Op. 108, 그리고 벨기에 작곡가인 세자르 프랑크의 소나타 A장조, FWV 8번 등을 연주한다.   4세에 바이올린을 시작한 장영주는 9세 때 링컨센터에서 주빈 메타 지휘의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으로 ‘신동’으로 이름을 알렸다.  장연주는 에이버리 피셔 그랜드 프라이즈 최연소 수상자이자 할리우드 볼 명예의 전당 어워드를 수상했다.     1993년 그라모폰 매거진 ‘올해의 젊은 아티스트’, 2006년 뉴스위크 ‘20인의 영향력 있는 여성’에 선정됐다.     또한,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휘자 쥬빈 메타, 그래미와 아카데미 수상자 앙드레 프레빈, LA 필하모닉 음악감독 구스타보 두다멜 등과 협연을 했다.     정상원 LA 한국문화원장은 “지난 몇 년간 팬데믹으로 음악회가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전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의 독주회는 남가주 클래식 팬들에게 큰 선물이 될 것”이라며 “오랜만에 최고 바이올리니스트의 클래식 연주를 감상하고 한국 클래식의 우수성을 알리는데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주소: 18000 Park Plaza Drive, Cerritos   ▶문의: (562)916-8500 tickets.cerritoscenter.com/6726 이은영 기자바이올린 한국계 바이올린 독주회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 한국 클래식

2022-04-24

한인 여학생 요한센 국제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1등

지난달 워싱턴DC에서 열린 클래식 음악계의 권위 있는 콩쿠르인 요한센 국제 음악대회(Johansen International Competition)에서 한인 여학생이 바이올린 부문 1등을 차지해 주목을 받았다.  주인공은 청소년(13~17세) 부문의 우진안양(14·뉴저지·사진).      3년마다 열리는 대회에 올해는 150명이 지원해 최종 결선에 10명이 올라 경합을 벌였다.     우 양은 "이번 1등 수상으로 그동안의 노력을 인정받은 것 같아 매우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4살 무렵부터 바이올린을 배우기 시작한 우 양은 처음부터 많은 흥미와 관심을 가졌다고 한다.       지난 2018년 아버지의 미국지사 발령으로  LA에 이민 온 뒤에도 LA 코번 스쿨에 다니며 미국 내 각종 콩쿠르 대회에서 입상 경력을 쌓았고, 뉴저지주로 이사한 현재는 줄리어드 음대의 부속 고등학교인 줄리어드프리 컬리지에서 바이올린을 배우고 있다.     우 양의 아버지는 우연광 한국투자증권 미주법인장. 우 법인장은 전 미래에셋 미주법인장으로 LA 한인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우 법인장은 "쟁쟁한 실력자들 사이에서 입상한 딸아이가 자랑스럽다"며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우 양은 이번 요한센 콩쿠르 외에도 지난 2019년 주하이 국제 청소년 모차르트 콩쿠르과 2022년 카메라타 아티스트 국제 콩쿠르에서도 각각 1등을 차지하는 등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5월에 열릴 스틸버그 국제 콩쿠르를 목표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는 우 양은 "음악가가 되어 세계에 영감과 감동을 주는 것이 꿈"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헨리크 비에니아프스키를 추모하기 위해 5년마다 열리는 비에니아프스키 국제 콩쿠르에도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바이올린 여학생 바이올린 부문 요한센 국제 한인 여학생

2022-04-21

[왜 음악인가] 공연을 중단한 지휘자

 오케스트라의 지휘대에 선 상상을 해보자. 지휘할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1악장은 4분의 4박자다.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첫 음을 시작하면 두 박자 후에 바이올린이 일제히 등장한다.  그런데 만일 바이올린 주자들의 연주가 잘못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더욱 힘껏 박자를 젓는다? 모른 척하고 계속한다?   이달 7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파리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얍 판 츠베덴은 연주를 멈췄다. 그 후 처음부터 다시 했다. 연습도 아니고 청중이 있는 공연에서 음악을 멈추고 다시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지휘자는 잘못된 지휘를 인정하는 수치를 견뎌야 하는 일이다. 영국의 음악 비평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58년 지휘자 아드리안 볼트가 BBC 심포니의 연주를 중지한 후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음악 무대에서는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순간에 지나간 음(音)은 고치거나 덧칠할 수 없다. 그나마 혼자 연주할 때는 실수의 치명도가 낮다. 잘못했어도 만회할 수가 있다. 하지만 여럿이 연주할 때는 빠르게 판단할 리더가 필요하다. 바이올린 연주자 수십명이 한번 제각각 연주하기 시작하면 다시 맞추기 어려우니까.   리더가 잘못 판단하면 재앙이 된다. 2019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적 대회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한 중국인 피아니스트가 결선에 올랐다. 그는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기로 돼 있었는데, 지휘자는 순서를 반대로 알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날 조건은 충분했다. 연주 전 곡목을 알리는 방송은 지휘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러시아어로 나왔다. 오케스트라가 라흐마니노프를 시작했을 때 차이콥스키를 준비하던 피아니스트는 제대로 된 음을 연주하지 못했다. 상황 파악을 하고 오케스트라와 맞췄을 때는 첫 6마디쯤 놓치고 난 다음이었다.   당시 콩쿠르 측은 순서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진행 요원을 징계했지만 문제는 지휘자에게도 있었다. 피아니스트가 아무 음도 치지 못하고 당황하며 지휘자를 바라봤지만 지휘는 계속됐다. 지휘자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판단도 불가능했다. 콩쿠르 측은 참가자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고 했지만 참가자가 거부했고, 이 장면은 두고두고 콩쿠르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1958년에 아드리안 볼트는 BBC 심포니와 마이클 티펫의 교향곡 2번을 지휘하다 첫 2분을 조금 넘기고 연주를 멈췄다. 뒤로 돌아서서 청중에 “모두 나의 잘못”이라 한 후 처음부터 연주했다. 이 연주는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달 초 츠베덴과 파리 오케스트라가 다시 시작한 쇼스타코비치 또한 훌륭했다고 한다. 리더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꼬여버린 연주로 남을뻔한 장면들이다. 김호정 / 한국 문화팀 기자왜 음악인가 지휘자 공연 지휘자 아드리안 바이올린 연주자 차이콥스키 콩쿠르

2022-04-20

[문화 산책] 2등도 대접받는 사회

 연극을 제법 오래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얄궂은 버릇이 생겼다. 그냥 지나쳐도 좋을 일상의 자잘한 장면을 보면서 내 멋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것이다. 그런 일이 즐겁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음악회 연주 장면을 영상으로 본다.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독주자가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연주자의 진지한 얼굴 표정, 바이올린 현과 활의 격렬한 어울림… 때로는 지휘자의 멋진 모습도 비춘다. 화려한 연주복으로 잘 차려입고 악기에 몰두하는 독주자 뒤쪽으로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연주자의 모습이 보인다. 독주자를 바라보는 연주자의 눈길이 뭔가를 말하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 내 멋대로의 상상력이 시작된다.   두 사람은 친한 친구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음악학교 동기동창일 것이다. 학교 다닐 때 두 사람은 우정으로 똘똘 뭉쳐 늘 붙어 다니는 사이였다. 실력은 막상막하였고, 장래의 꿈도 같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미묘하던 차이가 세월이 흐르고 이런저런 사연이 겹치면서 점점 더 벌어져갔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어낸 것일까? 실력, 우연, 불쑥 찾아든 사랑과 연애, 환경, 운명, 성공을 향한 지독한 집념….   그렇게 세월은 흘러 한 사람은 유명한 독주자가 되고, 한 사람은 평범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한 무대에서 연주를 한다. 많은 생각이 오가는 것이 당연하다. 성공한 친구에 대한 축하와 자랑스러운 마음, 그 밑에 깔린 부러움, 시샘, 열등감, 자괴감 등등… 연극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누가 더 행복한지는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가령, 첼리스트 재클린 뒤프레 자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힐러리와 재키’를 보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공을 거둔 재클린의 처절한 고독이 가슴 아프다.   그런데 이런 일은 우리 현실에도 수두룩하게 널려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미국으로 이민을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지금보다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착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제법 출세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미국에 온 길에 일부러 들렀으니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 약속장소에 나가보니 비서를 거느리고 나타나서 거들먹거리는 꼴이 영 꼴불견이다. 한 대 쥐어박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사람이란 존재가 참 단순하고 우매해서 자기보다 잘 나가는 사람 앞에서는 주눅이 들고, 자기보다 못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우쭐대는 마음이 앞서게 마련이다. 별 근거 없는 자만심과 열등감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사는 것이다. 그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비교를 하지 않으면 된다. 물론 실천은 어렵다.   문제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가령, 우리 한국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버릇, 백인들에게는 주눅 들고, 피부 색깔 짙은 사람들은 마구 대하는 고약한 버릇의 근거와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설득력 있는 기준은 없다. 있을 수 없다.   세계적 화제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오영수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 사회가 1등이 아니면 존재하면 안 되는 것처럼 흘러가고 있어요. 2등은 필요 없다.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에게는 이겼잖아요. 다 승자예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승자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면서, 내공을 갖고,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승자가 아닐까 싶네요.”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사회 바이올린 연주자 독주자 뒤쪽 우리 사회

2021-11-07

[문화 산책] 2등도 대접받는 사회

 연극을 제법 오래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얄궂은 버릇이 생겼다. 그냥 지나쳐도 좋을 일상의 자잘한 장면을 보면서 내 멋대로 상상의 날개를 펼치는 것이다. 그런 일이 즐겁다. 가령 이런 식이다.   음악회 연주 장면을 영상으로 본다.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독주자가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연주자의 진지한 얼굴 표정, 바이올린 현과 활의 격렬한 어울림… 때로는 지휘자의 멋진 모습도 비춘다. 화려한 연주복으로 잘 차려입고 악기에 몰두하는 독주자 뒤쪽으로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연주자의 모습이 보인다. 독주자를 바라보는 연주자의 눈길이 뭔가를 말하는 것 같다. 여기서부터 내 멋대로의 상상력이 시작된다.   두 사람은 친한 친구일지도 모른다. 아마도 음악학교 동기동창일 것이다. 학교 다닐 때 두 사람은 우정으로 똘똘 뭉쳐 늘 붙어 다니는 사이였다. 실력은 막상막하였고, 장래의 꿈도 같았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부터 차이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아주 미묘하던 차이가 세월이 흐르고 이런저런 사연이 겹치면서 점점 더 벌어져갔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어낸 것일까? 실력, 우연, 불쑥 찾아든 사랑과 연애, 환경, 운명, 성공을 향한 지독한 집념….   그렇게 세월은 흘러 한 사람은 유명한 독주자가 되고, 한 사람은 평범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어, 한 무대에서 연주를 한다. 많은 생각이 오가는 것이 당연하다. 성공한 친구에 대한 축하와 자랑스러운 마음, 그 밑에 깔린 부러움, 시샘, 열등감, 자괴감 등등… 연극의 한 장면이다.   하지만 누가 더 행복한지는 함부로 말할 수 없다. 가령, 첼리스트 재클린 뒤프레 자매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힐러리와 재키’를 보면, 누구나 부러워하는 성공을 거둔 재클린의 처절한 고독이 가슴 아프다.   그런데 이런 일은 우리 현실에도 수두룩하게 널려 있다. 예를 들어 만약 미국으로 이민을 오지 않았다면 내 삶은 어떻게 전개되었을까? 지금보다 더 좋지 않았을까?     그런 착잡한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국에서 제법 출세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미국에 온 길에 일부러 들렀으니 오랜만에 얼굴이나 보자는데 거절할 이유가 없다. 약속장소에 나가보니 비서를 거느리고 나타나서 거들먹거리는 꼴이 영 꼴불견이다. 한 대 쥐어박고 싶지만 그럴 수도 없다.     사람이란 존재가 참 단순하고 우매해서 자기보다 잘 나가는 사람 앞에서는 주눅이 들고, 자기보다 못해 보이는 사람에게는 우쭐대는 마음이 앞서게 마련이다. 별 근거 없는 자만심과 열등감 사이를 오르락내리락 하며 사는 것이다. 그 격차를 줄이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비교를 하지 않으면 된다. 물론 실천은 어렵다.   문제는 성공과 실패의 기준이 무엇인가라는 것이다. 가령, 우리 한국 사람들이 흔히 가지고 있는 버릇, 백인들에게는 주눅 들고, 피부 색깔 짙은 사람들은 마구 대하는 고약한 버릇의 근거와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설득력 있는 기준은 없다. 있을 수 없다.   세계적 화제의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깐부 할아버지’로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오영수가 인터뷰에서 한 말이 인상적이다.   “우리 사회가 1등이 아니면 존재하면 안 되는 것처럼 흘러가고 있어요. 2등은 필요 없다. 그런데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에게는 이겼잖아요. 다 승자예요. 제가 생각하는 진정한 승자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애쓰면서, 내공을 갖고, 어떤 경지에 이르려고 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승자가 아닐까 싶네요.”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 산책 사회 바이올린 연주자 독주자 뒤쪽 우리 사회

2021-11-03

재즈바이올리니스트 박유진 힐링콘서트

 뉴욕과 한국에서 활동하는 한인 재즈바이올리스트 박유진이 팬데믹과 아시안 혐오범죄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인들을 위해 무료 힐링콘서트를 연다.     오는 27일 오후 7시에 브루클린 내셔널 쏘더스트(National Sawdust)에서 열리는 이번 공연은 박유진이 이끄는 최정상급 재즈 연주자들로 구성된 전통 재즈 4중주 연주단이 펼치는 무대다.   공연에서는 바이올린이 리드하는 재즈로 편곡한 한국민요, 재즈와 클래식이 병합된 그의 자작곡들이 선보일 예정인데 박유진과 함께 피아노 빅터구드·베이스 로니 플랙시코·드럼에 알란 매드널드·그래미상 3회 수상자 티본 페니캇이 참가한다.   박유진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클래식 바이올린을 전공한 뒤 보스턴의 버클리음대에서 재즈 바이올린 퍼포먼스를 전공한 신진 연주자다. 뉴욕 퀸즈칼리지에서 석사를 마친 후 유니버설 뮤직 코리아에서 앨범 ‘웨스트 엔드(West End)’를 발매했고 뉴욕의 저명한 블루노트·락우드뮤직홀·재즈 갤러리 등 많은 재즈클럽에서 활동하고있다.     공연은 무료며 사전 예약은 웹페이지(live.nationalsawdust.org)에서 가능하다. 문의는 전화(646-779-8455) 또는 이메일(info@nationalsawdust.org)로 하면 된다.  박종원 기자재즈바이올리니스트 힐링콘서트 재즈바이올리니스트 박유진 무료 힐링콘서트 재즈 바이올린

202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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