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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마태수난곡

독일 라이프치히의 성 토마스 교회에 봉직하고 있던 J S 바흐는 1729년 역사에 길이 남을 ‘마태수난곡’을 작곡했다. 그 시절 독일 교회에서는 매년 성 금요일이 되면 그리스도의 수난을 소재로 한 수난곡을 연주했다. 수난 주간이 되면 다른 음악활동이 금지되기 때문에 당시 사람들에게는 수난곡을 듣는 것이 유일한 음악행사였으며, 따라서 이 곡에 쏠리는 사람들의 기대도 대단했다.     당시 ‘마태수난곡’은 예수의 수난을 다룬 마태복음의 내용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장대한 음악 서사시이다. 예수를 체포하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것에서부터 최후의 만찬, 예수의 예언, 겟세마네 동산에서의 기도, 예수의 체포, 대제사장 앞에서의 굴욕, 베드로의 부인, 유다의 죽음, 빌라도의 심판, 사형선고,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 숨을 거두는 예수, 무덤에 묻히는 예수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바흐는 3년 동안의 작업을 거쳐 이 인류 최대의 드라마를 기악 반주를 동반한 합창과 독창, 중창으로 펼쳐 보였다. 모두 78곡, 전곡의 연주시간만 해도 세 시간에 달하는 대작이다.   ‘마태수난곡’은 흔히 종교음악의 하나로 분류된다. 하지만 예수의 고난과 죽음을 다룬 이 인류 최대의 서사시에서 나는 신의 목소리보다는 인간의 목소리를 듣는다. 죽음을 눈앞에 둔 예수의 인간적인 고뇌, 예수를 팔아먹은 유다와 예수를 세 번 씩이나 부인한 베드로, 그리고 이 사건에 대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입장과 태도를 보이는 인간 군상들. 신과 인간, 성(聖)과 속(俗), 영혼과 육체, 믿음과 배신. 이 모든 인간적인 것을 담고 있는 한 편의 거대한 휴먼 드라마이다.   ‘마태수난곡’을 들을 때마다 바흐가 얼마나 위대한 작곡가인지를 절감하곤 한다. 그래서 자칫 사장될 뻔한 이 작품을 발굴해 세상에 널리 알린 멘델스존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마태수난곡 예수 무덤 만찬 예수 기도 예수

2024-03-25

[사설] 추수감사절, 주변에도 관심을…

오늘은 추수감사절이다.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한 해의 삶을 감사하는 날이다. 추수감사절은 기독교인들이 하나님께 한 해의 수확을 감사했던 것이 기원이지만 이제는 종교를 떠나 미국의 최대 명절이 됐다. 그래서 연중 국내 여행객이 가장 많은 시즌이기도 하다. 가족을 만나기 위한 대이동이 있기 때문이다.     추수감사절은 마음이 넉넉해지는 날이다. 지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그들의 안녕도 기원한다. 오늘은 설령 모르는 사람을 만나도 ‘해피 생스기빙’ 이라는 인사말이  절로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즐거운 것은 아니다. 지금도 일터를 지켜야 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저런 이유로 가족과 함께하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 더 안타까운 것은 아예 가족이 없거나 가족을 찾을 상황이 안 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오늘은 고통스러운 날일 수도 있다. 잘 생각해 보면 내 주변에도 분명 이런 처지인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잊지 말고 그들에게도 위로를 전하는 것이 필요하다.   추수감사절 만찬의 시작은 이웃과 함께였다. 미국의 초기 이주자들은 혹독한 겨울 날씨로 큰 고통을 겪었다. 다행히 주변에 살던 원주민 이웃 덕분에 시련을 극복할 수 있었고, 이에 대한 감사의 의미로 수확을 마친 후 그들을 초대해 잔치를 베푼 것이 추수감사절 만찬의 시작이었다고 한다. 추수감사절 만찬에는 공존의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다.     그래서 추수감사절은 나눔의 날이기도 하다. 오늘도 많은 자선단체·종교단체들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터키 요리를 제공하는 활동에 나선다. 추수감사절에 담긴 의미를 실천하기 위해서다.  그들의 활동에 감사를 전한다.     이제 연말 시즌으로 접어들었다. LA 한인타운에도 자선냄비가 등장했다. 주변을 돌아보고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시기다. 사설 추수감사절 관심 추수감사절 만찬 추수감사절 주변 감사 인사

2023-11-22

[이 아침에] 외로워도 괜찮아요

눈물이 쏙 빠질 만큼 가슴이 벅찬 적이 언제였나.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동의 도가니에 온몸 적시며 심장이 힘차게 뛰던 적이 있었던가. 거북이 등처럼 말라버린 고목에 기대 소리죽여 흐느끼던 외로움은 무엇이었나. 사랑할 수 있는 만큼만 사랑하기로 독하게 마음먹고도 또다시 사랑하는 바보 같은 날들.       ‘한 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안주 삼아 밤이 깊도록 논쟁을 벌이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다. 마지막 한 방울의 막걸리가 이조주촌의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서 떨어지면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를 외며 뿔뿔이 흩어졌다.     돌아가는 길, 비에 젖은 가로수에 걸린 달빛이 처량해도 가슴은 뜨겁게 달아올랐다. 밤안개에 앞이 안 보여도 날 밝으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이 비록 남루하고 잡히지 않는 환상이라 해도 희망이 있었기에 포기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절망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이다. 두 손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짓이다. 절망은 포기가 아니라 마침표다. 포기는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실존 철학에서 절망은 인간이 극한 상황에 직면하여 자기의 유한성과 허무성을 깨달았을 때 모든 희망을 체념하는 정신 상태라고 설명한다.     외롭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바람 부는 날에는 뼈마디 마디마다 찬바람이 지나가고 눈 내리는 날에는 새하얀 눈송이가 비수처럼 심장을 파고든다. 외로움은 슬픔처럼 생의 어느 순간도 스쳐 비껴가지 않는다. 참고 견디고 어루만지며 살아갈 뿐이다. 자식과 가족, 친구와 이웃이 있어도 외롭다. 군중 속에 있을 때도 외로움은 허무의 갈비뼈를 치고 달아난다.     나는 자기중심적 인간이다. 빌붙지 않고 청승 떨며 살지 않는다. 페이스북이나 소셜 미디어를 하지 않는다. 사생활을 남에게 고자질하듯 나열하고 광고하는 것이 싫고, 타인이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꿰고 있는 것을 거부한다.     잔칫상을 떠벌리게 차려도 좋아하는 몇 가지만 골라 먹는다. 사는데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다. 정예요원만 있으면 된다. 용건 없이 연락해 뜬금없이 ‘잘 지냈어’ ‘안 죽고 아직 살아있니?’라고 안부 묻는 친구 몇 명만 있으면 된다     나이 들어 할 일은 줄이고 없애고 덜어내고 버리는 일이다. 물건도 사람도 버리면 편해진다. 고통과 아픔, 외로움은 오롯이 내 몫이다.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해 뜨는 풍경 바라보며 모닝커피 함께 마실 친구 있으면 외로움의 강 건널 수 있다.   외로워도 괜찮다. 낯선 길 모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바람이 허리를 감아도 혼자가 아닌 나를 바라보며 내게 안부를 묻는다.     12월의 마지막 날 밤, 아무도 누더기 차림의 소녀 안나의 성냥을 사주지 않는다. 언 손을 녹이려고 성냥 하나를 켤 때마다 안 나가 꿈꾸던 따뜻한 난로, 화려한 만찬, 크리스마스트리가 눈앞에 화려하게 펼쳐진다.     산다는 것은 환영을 보는 것인지 모른다. 지구를 불태울 용기도 사라지고 미친 사랑의 상흔 지울 수 없어도, 성냥개비 한 개로 가슴 따스하게 데울 수 있다면, 외로움은 후 불면 날아가 버릴 민들레 홀씨 아닐는지. 이기희 / Q7 Editions 대표·작가이 아침에 아픔 외로움 가족 친구 만찬 크리스마스트리

2023-01-15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외로워도 괜찮아요

눈물이 쏙 빠질 만큼 가슴이 벅찬 적이 언제였나. 파도처럼 밀려오는 감동의 도가니에 온몸 적시며 심장이 힘차게 뛰던 적이 있었던가. 거북이 등처럼 말라버린 고목나무에 기대 소리 죽여 흐느끼던 외로움은 무엇이였나. 사랑할 수 있는 만큼만 사랑하기로 독하게 맘 먹고도 또 다시 사랑하는 바보 같은 날들.         ‘한잔의 술을 마시고 우리는 버지니아 울프의 생애와 목마를 타고 떠난 숙녀의 옷자락을 이야기한다.’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를 안주 삼아 밤이 깊도록 논쟁을 벌이며 새로운 세상을 꿈꾸었다. 마지막 한 방울의 막걸리가 이조주촌의 찌그러진 양은 주전자에서 떨어지면 ‘한때는 고립(孤立)을 피하여 시들어 가고 이제 우리는 작별하여야 한다’를 외며 뿔뿔이 흩어졌다.     돌아가는 길, 비에 젖은 가로수에 걸린 달빛이 처량해도 가슴은 뜨겁게 달아 올랐다. 밤안개에 앞이 안보여도 날 밝으면 다시 날아오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들이 비록 남루하고 잡히지 않는 환상이라 해도 희망이 있었기에 포기할 수 없는 선택이였다.       절망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아무 것도 안 하는 것이다. 두 손 놓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짓이다. 절망은 포기가 아니라 마침표다. 포기는 다시 시작하면 된다. 실존 철학에서 절망은 인간이 극한 상황에 직면하여 자기의 유한성과 허무성을 깨달았을 때 모든 희망을 체념하는 정신 상태라고 설명한다.     외롭지 않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바람 부는 날에는 뼈마디 마디마다 찬바람이 지나가고 눈 내리는 날에는 새하얀 눈송이가 비수처럼 심장을 파고 든다. 외로움은 슬픔처럼 생의 어느 순간도 스쳐 비껴가지 않는다. 참고 견디고 어루만지며 살아갈 뿐이다. 자식과 가족, 친구와 이웃이 있어도 외롭다. 군중 속에 있을 때도 외로움은 허무의 갈비뼈를 치고 달아난다.     나는 자기 중심적 인간이다. 빌붙지 않고 청승 떨며 살지 않는다. 페이스북이나 소셜 미디어를 하지 않는다. 사생활을 남에게 고자질 하듯 나열하고 광고하는 것이 싫고, 타인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을 낱낱이 꿰고 있는 것을 거부한다.     잔칫상을 떠벌리게 차려도 좋아하는 몇가지만 골라먹는다. 사는데 많은 인원이 필요하지 않다. 정예요원만 있으면 된다. 용건 없이 연락해 뜬금없이 ‘잘 지냈어’ ‘안 죽고 아직 살아있니?’라고 안부 묻는 친구 몇 명만 있으면 된다     나이 들어 할 일은 줄이고 없애고 덜어내고 버리는 일이다. 물건도 사람도 버리면 편해진다. 고통과 아픔, 외로움은 오롯이 내 몫이다. 앙상한 겨울나무 사이로 해 뜨는 풍경 바라보며 모닝커피 함께 마실 친구 있으면 외로움의 강 건널 수 있다.   외로워도 괜찮다. 낯선 길 모난 모퉁이를 돌 때마다 바람이 허리를 감아도 혼자가 아닌 나를 바라보며 내게 안부를 묻는다.     12월의 마지막 날 밤, 아무도 누더기 차림의 소녀 안나의 성냥을 사주지 않는다. 언 손을 녹이려고 성냥 하나를 켤 때마다 안나가 꿈꾸던 따뜻한 난로, 화려한 만찬, 크리스마스 트리가 눈 앞에 화려하게 펼쳐진다.     산다는 것은 환영을 보는 것인지 모른다. 지구를 불태울 용기도 사라지고 미친 사랑의 상흔 지울 수 없어도, 성냥개비 한 개로 가슴 따스하게 데울 수 있다면, 외로움은 후 불면 날아가 버릴 민들레 홀씨 아닐런지.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아픔 외로움 가족 친구 만찬 크리스마스

2023-01-10

한인 기독실업인협회(KCBMC) 3년만에 홈커밍 만찬

한인 기독실업인협회(KCBMC) 중부연합회(회장 천경태)가 지난 6일 3년 만에 홈커밍 만찬을 개최했다.     중부연합회는 애틀랜타, 둘루스, 스와니, 샬롯, 몽고메리 등의 지회를 포함하고 있으며, 팬데믹으로 인해 3년만에 각 지회 회원들이 모여 만찬을 갖게 되었다. 이번 행사는 '회복'이라는 주제로, 회원들이 돌아가며 자신에게 회복이란 무엇인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에는 중부연합회 임원들을 비롯해 한기덕 총연회장, 이홍기 애틀랜타 한인회장, 홍승원 동남부 한인회연합회장, 이문규 애틀랜타 한인교회협의회장 등이 자리했다.     천경태 회장은 "각 지회 회원들이 연합하고 하나 되어 발전하길 바란다. 기쁨과 감사가 넘치는 유익한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환영사를 전했다.     그는 또 CMBC가 "평신도 사역자들이 교회와 일터의 울타리를 넘어 연합하고 사역하는 단체"라고 설명하며 "팬데믹을 거치고 가진 행사이기 때문에 '회복'이라는 주제에 큰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회원들이 합창 무대를 선보였으며, 안선홍섬기는교회 담임목사가 'CBMC일터 사역과 회복의 의미'라는 주제로 설교했다. 회원들은 각자의 간증 경험을 공유하고 친목을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한판 CBMC는 '비즈니스 세계에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게 한다'라는 비전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국제단체로, 1930년 시카고에서 시작해 현재 전 세계 95개국에 여러 지회를 두고 있다.     윤지아 기자홈커밍 만찬 홈커밍 만찬 애틀랜타 한인회장 중부연합회 임원들

2022-12-07

[삶의 뜨락에서] 타이밍(Timing)

타이밍 한번 절묘하다. 가족 형편상 추수감사절은 양보하고 금요일에 우리 집에서 터키잔치를 하기로 했다. 노느니 염불이라 추수감사절에는 아예 일하고 늦게 집에 돌아오니 남편이 보고한다. 싱크대 밑에서 물이 새어 부엌 바닥에 홍수가 났단다. 여기저기 플러머한테 연락을 취해 보았으나 일 년 중 가장 큰 미국 명절인 추수감사절에 누가 일을 하겠는가. 다행히 한국인 한 분이 연락되었다. 출장을 와서 상황을 체크한 후 파트를 아마존에 오더 하니 일요일에 도착한단다. OMG! 8명의 입을 즐겁게 해줘야 하는 막중한 이 소명을 어찌할꼬! 눈앞이 깜깜했다.    예기치 못한 재난으로 이 모든 계획을 취소해야 하나! 평소에 베개에 머리만 대면 잠에 곯아떨어지는 내가 시름시름 걱정과 염려 사이를 요동치다가 새벽에 일어났다. 팔을 걷어붙이고 지하실에서 물을 날라 다듬고 씻고 끓이고 헹구고 조리하면서 더러워진 물은 뒷마당에 날라다 버렸다. 유난히 깔끔 떠는 성격에 얼마나 법석을 댔던지 나중에는 양팔과 어깨에 경련이 일어났다.     금요일 오후 1시, 추수감사절 만찬이 성대하게 차려졌다. 나의 사정을 잘 모르는 애들은 오늘 구운 터키가 지금까지 먹어본 터키 중 제일 맛있었다며 비법을 묻고 사위는 오성급 이상의 상차림에 감동을 하였다며싱글벙글한다. 남은 터키로 칼국수를 만들어 저녁까지 지어 먹여 보내고 나니 온몸이 그만 학대하라며 찌그러져 운다.     모처럼 휴가를 내어 집에 돌아온 아들네를 위해 토요일 아침, 점심 그리고 김치와 밑반찬 대여섯 가지를 싱크대 없이 재래 방식으로 만들어 바리바리 싸서 밤늦게 보냈다. 목요일 밤부터 토요일 밤까지 꼬박 이틀 동안 싱크대 없이 요리하기 대회에서 무사히 살아남았다. 추수감사절의 참뜻을 제대로 몸으로 체험했다. 막 다섯 살이 되어가는 손자 에반이 만찬 석상에서, 돌아가면서 각자 가장 감사할 일을 말해보자는 기특한 발상에 난 얼른 싱크대를 생각했지만 입속에서만 우물거렸다. 옛날에 아낙들이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아궁이에 불을 지펴 생계를 유지하던 때에 비하면 우리는 얼마나 쉽게 살고 있는가.     오늘 일요일 아침, 싱크대는 정상복귀 되었다. 싱크대 앞에서 더운물 찬물을 마음대로 틀며 새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감사와 감동이 동시에 왼쪽 가슴에 차올랐다.   세상일이란 항상 이렇게 양면성이 있다. 긍정과 부정, 득과 실, 기쁨과 좌절, 이들이 항상 리드미컬하게 반복된다. 그것이 바로 삶의 묘미 아닐까. 항상 좋은 날씨만 지속하면 사람은 나태해지기 쉽고 많은 물질을 소유한 자는 정신이 빈곤해지기 쉽다. 항상 겸손하고 감사하고 사랑을 나누는 삶은 우리를 풍요롭게 해준다. 반 컵의 물을 보며 ‘반 컵 밖에’ 하며 한숨을 쉬는 사람과 ‘반 컵이나’ 하며 행복해하는 사람이 있다.     올 한해도 이제 저물어간다. 추수감사절이 끝나고 나면 곧장 할리데이로 이어진다. 미국의 경제는 이때 가장 활기를 띤다. 크리스마스 캐럴이 울려 퍼지고 비즈니스는 흥이 난다. 모두 즐겁고 분주해진다. 주위를 돌아보며 감사하고 싶은 사람들을 찾는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 나를 행복하게 해준 사람들을 하나하나 기억하며 자그마한 토큰을 전해주고 온정을 나누고 싶다. 이번의 절묘한 타이밍은 나를 성숙하게 그리고 감사할 줄 알게 해주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타이밍 timing 추수감사절 만찬 크리스마스 캐럴 만찬 석상

2021-12-10

물가고에 추수감사절 만찬 비용도 역대 최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식료품값 상승으로 올해 추수감사절 만찬 비용이 역대 최고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농업국연맹(AFBF)의 연례 추수감사절 만찬 비용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0인분 평균 만찬 비용은 53.31달러로 지난해의 46.90달러보다 6.41달러, 14%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비용이 5달러가 넘어선 것으로 이는 AFBF의 36년간 조사에서 최고치다. 1986년 평균 비용 28.74달러에 비하면 85.5%가 오른 것이다. 만찬 비용은 지난 2019년 48.91센트에서 지난해 팬데믹으로 2.01달러가 하락하며 2010년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었다.     조사 항목 12개 품목 가운데 14온스 큐브 스터핑만이 지난해 가격인 2.81달러에서 52센트 하락했을 뿐 칠면조, 버터롤, 크랜베리 등은 모두 올랐다.   추수감사절을 대표하는 칠면조는 16파운드 냉동제품이 지난해 19.39달러에서 23.99달러로 24%가 상승해 12개 항목 중 가장 높은 인상폭을 기록했다.   이어 냉동 파이 크러스트 2개가 2.91달러로 20%가 올랐으며 스터핑믹스 14온스와 디너롤 12개들이가 각각 2.29달러, 2.40달러, 3.05달러로 19%, 15%가 인상됐다.   당근·셀러리 혼합 야채 트레이 1파운드와 식사 준비를 위한 기타 재료도 각각 12%씩, 크랜베리 12온스는 11%가 올랐다.   이외에 하인즈 터키 그레이비, 호박파이 믹스 30온스, 적갈색 감자 5파운드, 우유 1갤런, 냉동 완두콩 1파운드, 고구마 3파운드, 휘핑크림 0.5파인트 등도 2~9%가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AFBF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베로니카 나이는 성명을 통해 “올해 추수감사절 만찬 평균 비용이 증가한 데는 몇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고 밝혔다.     지난 20개월 동안의 공급망 혼란, 경제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 압력, 팬데믹 기간 중 수요 예측의 어려움, 식품 특히 육류에 대한 높은 글로벌 수요 등이 원인으로 지적됐다.   나이는 “전체 쇼핑 항목에서 칠면조를 제외하면 지난해보다 평균 비용이 6.6% 올랐다. 이는 식품에 대한 소비자물가지수, 경제 전반에 걸친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RI가 지난주 발표한 추수감사절 주간 데이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한 주 동안 5050만 파운드의 칠면조가 판매된 것으로 추정돼 지난해 동기보다 114%가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비즈니스 컨설팅업체 KPMG의 추수감사절 및 겨울 시즌 휴가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가 가격 인상으로 인해 추수감사절 식료품 구매 계획을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73%는 일부 품목에 대한 물량 부족을 예상했다. 가격 인상, 품절 등에 대한 대비책으로는 더 일찍 쇼핑하거나 온라인 구매 또는 만찬 메뉴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  박낙희 기자추수감사절 물가고 만찬 비용 추수감사절 만찬 NAKI 박낙희

2021-11-23

이방카, 김여정처럼 폐막식 스타 기대…북한 관리 만날 계획 없어

평창 겨울올림픽 폐막식 미국 대표단장으로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방한 기간 북한 관리들과 만날 계획이 없다고 미 고위 관리가 밝혔다. 그는 또 이방카가 젊은 탈북 여성들과 면담을 추진한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부정확한 보도"라고 부인했다. 이방카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서울에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만찬을 가졌다. 24~25일은 평창에서 미국 대표팀 경기를 관람하고 폐막식에 참석한다. 백악관이 이방카의 북한 접촉 가능성을 일단 배제한 것은 개막식 때 북한이 펜스 부통령과의 회동을 막판에 뒤집은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으로선 아쉬울 게 없다는 판단, 대북 압박 기조를 공개적으로 이어가는 것이 대북 협상에서 유리하다는 전략적 계산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방카의 방한 역시 이 같은 원칙 아래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의 한 관리는 "이방카는 문재인 대통령과 최대한 압박 정책을 토론할 완전한 준비가 돼 있다"며 "한국 언론이나 어떤 북한 관리들과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이를 얘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방카의 방한은 펜스 부통령이 천안함 방문과 탈북자 면담으로 긴장을 조성했던 것과 달리 상당히 부드러운 방문이 될 것으로 NYT는 분석했다. 미 고위 관리도 "이번엔 탈북자와의 면담은 없다"면서 "올림픽을 관람하러 온 한국 국민들과 직접 대면 접촉 기회가 많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펜스 부통령이 '북한의 이방카'로 불린 김여정 부부장과의 개막식 미디어 전쟁에선 패했다는 평가가 나왔던 만큼 이번엔 폐막식 스포트라이트를 이방카에게 가져오겠다는 구상이다.

2018-02-23

"우리는 이웃, 화합하며 살아갑시다" 일본총영사관 주최 '한·일 우정의 만찬'

17일 처음으로 열린 '한.일 우정의 만찬'〈본지 3월18일자 A-4면〉은 양국이 한발짝 다가서는 계기가 됐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행사는 칵테일을 마시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인사를 나누며 시작됐다. 이어 주니치 이치하라 총영사의 인사말과 함께 15분짜리 영상이 상영됐다. 영상은 LA일본타운내 노인아파트에 한인 노인들이 많아지고 한국 상점이 늘어나면서 일본인과 한국인이 서로 화합하며 함께 살아가고 있다는 내용의 다큐멘터리였다. 이어 만찬. 메뉴는 한식과 일식이 적절하게 어우러졌다. 김치 불고기 스시 롤 새우튀김 돈까스가 나왔다. 만찬에 참석한 한.일 4개대학연맹(AFUA) 권기상 간사는 "관저에 들어서자 그랜드 피아노 한 대가 눈에 띄었고 그 위에는 일왕과 왕비의 사진액자가 놓여져 있었다"며 "관저는 일본식 분위기 보다는 전체적으로 목재로 인한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가 묻어났다"고 전했다. 김창수 간사는 "이치하라 총영사가 외교관이 된 후 처음 배정받은 부서가 한국담당이었다고 하더라"며 "한국의 민주화와 한국의 발전 과정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을 정도로 한국에 대해 관심이 많은 분임을 느꼈고 앞으로 이런 만남을 지속적으로 갖자며 다음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번 만찬은 일본총영사관 초청으로 김재수 총영사 강석희 어바인 시장 등 한인 11명이 참석했다. 장열 기자

2010-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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