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아메리카 편지] 나발니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푸틴 정권의 반정부 리더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2월 16일 갑작스럽게 옥사했다. 지난 20년 동안 반정부 활동을 했던 나발니는 시장 및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 할 때마다 체포되거나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고, 결국 2020년 8월 모스크바행 비행기 안에서 독살될 뻔했다. 당시 베를린의 병원으로 이송됐던 나발니는 체포 및 암살 등의 위험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치료를 마치자마자 제 발로 귀국했다. 자신은 서유럽에서 편히 살면서 러시아 국민에게 푸틴 정권에 대항해 싸우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역시 정치적인 이유로 고소돼 “청년을 부패시키고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라는 죄명으로 사형을 언도받았다. 그가 도주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악법도 법이다”는 신조로 사약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비롯해 기원전 5세기 말의 격동기를 거친 아테네는 친스파르타의 과두제인 30인 정권하에 있었다. 이들은 공포정치를 통해 대립 세력을 숙청했다. 1년 만에 민주정권이 복귀되면서 30인 정권에 관여한 이들 중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문제시됐다.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자는 아무도 없다”는 델포이 신전의 신탁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지혜롭다고 명성을 얻은 모든 사람과 공개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지배층의 미움을 샀다. 소크라테스는 ‘무지의 자각’을 통해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현인들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몰랐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원적 물음이다. 나발니나, 소크라테스나 자기가 소속한 체제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졌다. 우리의 정치도 이러한 물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대통령 선거 아테네 지배층

2024-03-07

[아메리카 편지] 나발니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푸틴 정권의 반정부 리더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2월 16일 갑작스럽게 옥사했다. 지난 20년 동안 반정부 활동을 했던 나발니는 시장 및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려 할 때마다 체포되거나 출마 자격을 박탈당했고, 결국 2020년 8월 모스크바행 비행기 안에서 독살될 뻔했다. 당시 베를린의 병원으로 이송됐던 나발니는 체포 및 암살 등의 위험을 뻔히 예상하면서도 치료를 마치자마자 제 발로 귀국했다. 자신은 서유럽에서 편히 살면서 러시아 국민에게 푸틴 정권에 대항해 싸우라고 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 역시 정치적인 이유로 고소돼 “청년을 부패시키고 하느님을 믿지 않는 자”라는 죄명으로 사형을 언도받았다. 그가 도주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악법도 법이다”는 신조로 사약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비롯해 기원전 5세기 말의 격동기를 거친 아테네는 친스파르타의 과두제인 30인 정권하에 있었다. 이들은 공포정치를 통해 대립 세력을 숙청했다. 1년 만에 민주정권이 복귀되면서 30인 정권에 관여한 이들 중 소크라테스의 제자들이 있었다는 사실도 문제시됐다.   소크라테스는 “소크라테스보다 더 지혜로운 자는 아무도 없다”는 델포이 신전의 신탁이 잘못됐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당시 지혜롭다고 명성을 얻은 모든 사람과 공개토론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소크라테스는 아테네 지배층의 미움을 샀다. 소크라테스는 ‘무지의 자각’을 통해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세상의 현인들은 자신이 무지하다는 것을 몰랐다.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근원적 물음이다. 나발니나, 소크라테스나 자기가 소속한 체제에 대한 근원적 물음을 던졌다. 우리의 정치도 이러한 물음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소크라테스 러시아 대통령 대통령 선거 아테네 지배층

2024-03-05

[노트북을 열며] 죽은 나발니가 산 푸틴을 잡는 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위협적인 정적이자 반체제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16일(현지시간) 결국 숨졌다. 충격적이지만, 예상하지 못한 바는 아니다. 어쩌면 독살 시도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뒤 제3국으로의 망명을 택하지 않고 러시아에 돌아간 순간부터 그의 운명은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도 왜 귀국했을까.   “하도 물어봐서 짜증났던 질문이다. 교도관들마저 녹음기를 끈 채로, 투옥이 확실하고 죽을 수도 있는데 왜 돌아왔느냐고 물었다. 나는 나의 조국도, 신념도 포기할 수 없었다. 가치 있는 신념을 갖고 있다면, 희생을 하더라도 기꺼이 지켜내야 한다.”   생전 나발니를 여러 차례 취재했다는 전 뉴욕타임스(NYT) 모스크바지국장 닐 맥파쿼가 전한 나발니의 답이다. 그는 나발니의 귀국을 그리스 고전에도 비유했다. “영웅은 자신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 알면서도 고향으로 돌아간다. 돌아가지 않는다면 영웅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맥파쿼는 나발니가 ‘푸틴 정권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는 신조를 갖고 있었고, 오히려 망명으로 잊히는 것을 두려워했다는 분석도 전했다. 그에게 정치란 곧 행동에 옮기는 것이었기에, 귀국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는 것이다.   나발니는 정말 행동을 멈추지 않았다. 수감 중 화상으로 법정에 출석할 때마다, 또 SNS를 통해 푸틴에 대한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사망 전날만 해도 판사를 향해 “당신 연봉으로 내 (영치금) 계좌를 보충해 달라”는 냉소적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자유민주주의 진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푸틴이 나발니의 사망에 관여한 게 맞다면, 이런 나발니의 의연한 태도가 푸틴의 무언가를 자극한 게 틀림없다. 수십 년간 투옥으로 영웅이 된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의 사례를 푸틴이 걱정했다는 맥파쿼의 언급처럼 말이다. 공포를 지배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폭군이 아무리 억압해도 공포를 느끼지 않는 상대를 만난다면, 오히려 두려움을 느끼는 쪽은 자신이 될 수밖에 없다.   반대의 싹을 완전히 잘라내는 게 푸틴의 의도였다면, 빗나갔다. 사망했기에 나발니는 만델라, 마틴 루서 킹의 반열에 올랐다. 벌써 ‘포스트 나발니’로 여러 인물이 거론된다.   나발니는 용기의 상징으로 남았고, 푸틴의 두려움은 세상에 드러났다. 그가 생전 보여준 용기와 당당함으로 추측하건대 ‘죽어서도 살아 있는 푸틴을 잡을 수 있다’고, 눈감는 순간에도 나발니는 생각했으리라. 유지혜 / 한국 외교안보부장노트북을 열며 푸틴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러시아 넬슨 만델라

2024-02-21

[FOCUS] 트럼프 재집권하고 푸틴 사라진다면…

지난 2023년 세계적으로 많은 사건이 있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이 터졌고 기후변화로 세계 각지에서 자연재해가 발생했다. 영국에서는 약 70년 만에 왕권 양위가 이뤄졌으며 미국에서는 역대 2위 규모의 실리콘밸리뱅크가 예금인출 사태로 파산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2024년을 맞아 각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세계를 바꿀 올해의 이벤트’라는 제목으로 5가지 사건을 보도했다. 발생 가능성이 100%는 아니지만, 개연성이 충분하고 실제상황이 됐을 경우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큰 사건들이다. 뉴스위크가 보도한 5가지 사건을 정리한다.     ▶핵무기 위험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핵전쟁이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지만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러시아 안보문제 전문가 마크 갈레오티는 올해 핵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은 없다고 진단한다. 반면 외교분석가이면서 언론인인 니콜라 미코비치는 러시아가 전략핵을 사용하는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국가들에 대해 핵 사용을 위협하고 있지만, 실제 행동에 옮길 가능성은 작다. 다만 푸틴이 전쟁에서 수세에 몰려 정치적 입지까지 위태로워질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경우에도 정치적 생명을 끝낼 수도 있는 핵무기 동원에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말한다.     ▶푸틴의 죽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푸틴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언론에 자주 등장했다. 71세인 그는 최근 5선 대통령직에 도전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암, 파킨슨병, 치매 등을 앓고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크렘린궁이 부인했지만 지난해 10월 푸틴이 심정지를 겪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마크 갈레오티는 “푸틴 대통령이 올해 사망할 가능성은 없지만 유고 시 그가 23년간 통치해온 시스템을 이어갈 후계 정치인이 아직 없고, 푸틴을 대신해 권력 유지에 나설 인물도 부재한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세르비아 출신 외교정책 분석가 니콜라 미코비치는 “푸틴의 유고가 러시아 사회에 큰 총격이 되겠지만, 그를 대체할 인물을 찾는 데는 그렇게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현재 진행 중인 전쟁으로 인해 후계자는 서방과 화해하려는 인물이 아닌 군사력을 지지하는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의 재집권     현재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4년 대선 공화당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재격돌한다. 하지만 아직도 대선까지 난관은 남아 있다. 트럼프는 여러 건의 형사소송에 연루돼,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사법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콜로라도주 대법원이 주의 선거 투표용지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올리지 않겠다고 한 것이 좋은 예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정치학 교수인 줄리 노먼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은 전 세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가 첫 임기 때보다 민주주의 규범과 제도를 훨씬 더 훼손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뿐만 아니라 해외에서의 미국 이미지에 해를 끼치고, 전 세계 민주주의 미래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가 승리할 경우 미국 내 이념적인 양극화는 심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치적 양극화는 퓨리서치센터에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퓨리서치센터가 지난해 7월 10일부터 16일까지 성인 848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미국인들은 이전보다 더 정치가 양극화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65%는 정치에 피로감을 느끼고 55%는 정치에 분노를 표시했다. 응답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한 부정적 단어는 ‘분열’이었다.     노먼은 외교정책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는 우크라이나, 중국, 중동 지역에 대한 현재의 외교정책을 대폭 수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문제로는 석유 시추의 본격적인 재개와 대규모 이민자 추방정책의 실시 가능성이 높다.   ▶챗GPT   사이버세이프 창립자이며 인공지능(AI)과 보안 전문가인 오즈 알라슈는 이미 챗GPT나 인공지능은 대세가 됐으며 올해에는 급속한 확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과학기술의 개발과 혁신에는 한계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긍정적으로만 활용될 수는 없다. 부정적인 면에서의 사용도 있게 마련이다. AI는 이미 허위정보 생성, 사기, 표절 등에 악용되고 있다.   특히 사이버 보안 환경에서 범죄자들이 이 기술을 사용해 범죄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이버 보안회사들이 대비책을 세우고 있지만, 범죄자들의 기술이 대비 수준을 넘어설 수도 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간의 직업도 위협받고 있는데 이에 대한  논란이 많다. 알라슈 교수는 인공 지능을 매우 빠르게 사용하는 데 익숙한 사람들과 시간이 좀 걸리는 사람들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 “사람들이 인공지능 때문에 일자리를 잃지는 않을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이해하거나 인공지능을 편리하게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내주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기후변화   기후 변화의 영향은 널리 인식돼 있지만 언제 어떻게 재앙적인 사건으로 나타날 지 단정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의 예를 볼 때 올해도 가뭄, 홍수, 산불, 강력한 폭풍 등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지난해 폭우로 인해 2개의 댐이 파열돼 리비아의 한 도시가 침수됐고 또한 극심한 가뭄으로 파나마 운하에 물이 부족해 해상운송에 차질을 빚었다.     UCL의 기후과학자 크리스 브라이얼리 교수는 “올해에 닥칠 것으로 예상하는 기후변화의 영향 중 일부는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셀레스트 사울로 신임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도 “지난해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냈지만 올해는 엘니뇨 등의 영향이 겹쳐 더 ‘극단적인’ 기상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실가스 효과로 지구 기온은 산업화 이전보다 섭씨 1.4도 높아졌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은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 온난화의 주범인 화석연료를 줄이는 것이 관건이다. 글로벌 공조 없이는 대규모 자연재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김완신 에디터FOCUS 푸틴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러시아 안보문제 우크라이나 전쟁

2024-01-07

[에버라드 칼럼] 중국의 체면 손상한 김정은의 오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달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는 북한의 대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국가”라고 선언했다. 이례적인 이 발언이 가져올 파장이 심상치 않다. 러시아가 중국보다 중요하다고 말한 것이기에 외교적 관점에서 중국의 체면을 구긴 장면이다.   경제적·정치적으로 중국에 크게 의지하고 있는 북한이 불필요하게 중국의 체면을 손상하는 것은 좋지 않다. 더군다나 중국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방중에 이어 북한 등 동북아 문제를 미국과 논의 중이지 않은가.   그렇다면 왜 김정은은 공개적으로 이런 발언을 했을까. 이번 발언으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건 북·러 관계 강화다. 이번 발언은 북한 지도부가 빠져 있는 망상을 여실히 드러낸다.   지난달 말에 열렸던 북한 최고인민회의에서 김정은은 ‘신냉전’이 어떻게 북한에 우호적인 상황인가를 언급했다. 냉전은 불쾌한 기억이지만, 러시아와 중국 모두 북한에 손을 내미는 상황을 교묘하게 잘 이용했던 시기로 북한은 기억한다. 김정은은 아마도 좋았던 냉전시대로 세상이 복귀했다고 여기는 듯하다.   북한이 빠져 있는 또 다른 망상은 북한을 도와줄 러시아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다. 김정은은 이번 방러에 큰 기대를 걸었다. 지난달 20일 개최한 정치국회의에서 김정은은 “(북·러 관계가) 새로운 전략적 높이에 올라서고 있다”며 큰 기대를 나타냈다.   러시아는 조심스러운 태도다. 푸틴은 기자들에게 “북한 위성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고, 김정은에게는 자폭 드론을 선물했다. 김정은은 러시아 방문 중 다양한 군 시설을 시찰했지만, 러시아는 북한 공군이나 해군 현대화 지원으로 비칠 수 있는 언급은 자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항공기와 함정 엔지니어가 부족한 러시아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북한에 필요한 곡물이나 석유를 러시아가 지원할 수는 있겠지만, 러시아는 중국 수준으로 북한에 재정 지원을 해줄 여력이 없다.   그 반대로 러시아 입장에서 북한에 원한 것은 탄약과 값싼 노동력뿐이다. 북한이 얼마나 많은 포탄을 제공할 의지가 있는지는 확실치 않다. 북·러가 주고받는 관계는 비대칭적이다. 북한이 더는 러시아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러시아는 지속해서 받기만 바라는 북한에 대한 지원을 거둘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북·러 관계도 시들해질 것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2019년 2월 북·미 하노이 정상회담에 참석한 김정은은 미국의 지원을 크게 기대하면서 북한이 치러야 할 대가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오판했고, 하노이 정상회담은 실패했다. 다시 한번 비현실적인 기대를 안고 김정은은 방러했다. 음흉한 푸틴은 김정은의 망상을 단박에 깨지는 않았지만, 서로 기대하는 것이 너무 다른 북·러 관계가 오래갈 수가 없다.   중국도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처음엔 냉랭한 침묵으로 대응했던 중국은 지난 9월 23일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중한 한덕수 총리에게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 증진에 힘쓸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방한을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직접 언급했다. 북한이 중국을 버리고 러시아와 손을 잡는다면 중국은 한국과 친밀해질 수밖에 없다는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이다.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 북한 입장에서 국내외적으로 큰 파장이 예상된다. 하노이 노딜로 정치적 타격을 입었듯이 러시아에 대한 구애가 제대로 먹히지 않는다는 것이 명확해 지고 중국이 김정은의 선을 넘는 불복종의 언어에 불쾌감을 드러내기 시작하면 김정은의 위상은 다시 한번 타격을 입을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중국이 이번에 당한 망신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렸다. 탈북자 색출과 송환 중단 등 중국은 다양한 방법으로 북한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표출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이 얼마나 오래 비용을 부담하면서 대북 지원을 지속할지에 달렸다. 미·중간 대화가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원 축소는 더 급진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 북한이 원하는 대로 신냉전이 도래한다 해도 이번에는 전혀 다른 대치 국면이 예상된다. 북한엔 만만치 않은 세상이 될 것이다. 존 에버라드 / 전 평양 주재 영국대사에버라드 칼럼 중국 김정은 러시아 입장 러시아 대통령 러시아 방문

2023-10-08

[음악으로 읽는 세상] 내 황금 같은 젊은 날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라는 시로 유명한 러시아 작가 푸시킨은 서른여덟 젊은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사건의 시간적 배경은 1837년 1월 27일 오후 4시, 공간적 배경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의 초르나야였다. 여기서 푸시킨은 당테스라는 프랑스 장교와 결투를 벌였다. 당테스가 푸시킨의 아내와 자기가 그렇고 그런 사이라는 소문을 퍼트리자 화가 난 푸시킨이 결투를 신청한 것이다. 결투는 푸시킨의 패배로 끝났다. 평생 글이나 쓰던 백면서생이 군인에게 대들었으니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그렇게 푸시킨은 결투 중에 상대편 총에 맞아 세상을 떠났다.   이렇게 어이없는 죽음이 또 있을까. 러시아가 자랑하는 위대한 작가가 겨우 이런 일로 목숨을 잃다니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푸시킨이 세상을 떠나기 9년 전에 이미 소설을 통해 자기와 똑같은 최후를 맞은 인물을 창조했다는 점이다. 문제의 소설은 『예프게니 오네긴』이다. 여기에 렌스키라는 시인이 나오는데, 그가 바로 푸시킨처럼 애정 문제로 결투를 벌이다가 친구의 총에 맞아 죽는다.   푸시킨은 소설에서 렌스키에게 이승에서의 마지막 시를 읊게 한다. 레테강으로 사라질 운명에 처한 젊은 시인의 마지막 독백이다. ‘오! 어디로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내 젊음의 황금 같은 날들이여./ 다가오는 내일은 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 두었는가. 헛되이 그것을 바라볼 뿐 모든 것이 어둠 속에 가려져 있구나./ 그러나 상관없는 일 운명이 가는 길은 항상 옳은 것이니 눈을 뜨고 있거나 감고 있어도 모든 것은 예정된 시간에 따라 움직이거늘.’   러시아 작곡가 차이콥스키는 이 소설을 가지고 오페라를 만들었다. 소설에서처럼 오페라에서도 렌스키는 생의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푸시킨의 주옥같은 시어를 담은 선율이 가슴을 울리는데, 그 울림이 그렇게 허망할 수가 없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황금 러시아 작곡가 시간적 배경 상트페테르부르크 남쪽

2023-10-06

[기고] ‘주거니 받거니’ 위험한 독재자 간 거래

북한의 김정은과 러시아의 푸틴, 두 정상이 9월13일 러시아 극동의 한 우주기지에서 만나 회담했다.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포탄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북한으로부터 포탄을 지원받기 위해 어떤 대가를 제공할 것이냐가 관심사였다. 북한은 역점 사업인 전략무기 개발을 위해 미사일뿐만 아니라 핵 추진 잠수함, 정찰위성 등의 기술 이전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러시아가 북한 포탄을 받고 위성 발사뿐 아니라 ICBM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 등을 넘긴다면 이는 한반도를 넘어 국제적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핵 추진 잠수함 기술도 마찬가지다.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가장 원하는 전투기를 푸틴이 제공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실제 김정은이 러시아 최신 전투기 생산 공장을 방문해 손으로 직접 만져보는 쇼도 연출했다.     정말 러시아가 북한에 현대적 방공 시스템까지 제공한다면 이것은 한국의 안보를 직접 위협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단순히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과 러시아 관계에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는 것이다. 그 경우 우리도 자위권 차원에서 대응하지 않을 수 없는 양상에 직면한다. 우리에게도 여러 선택지가 있으며 그중에는 북한의 낡은 포탄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결과를 낳을 조치도 없지 않다.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에 대한 푸틴의 이성적인 판단을 바라며 이를 지켜볼 일이다.     북한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는 작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유엔 결의안 채택 때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당시 140여 개국이 유엔에서 러시아를 규탄했다. 그러나 북한을 비롯한 3개국은 러시아를 지지했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경제제재와 3년 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국경 폐쇄 등으로 엄청난 경제난을 겪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할 것이란 생각이다.     국제 여론은 북한과 러시아의 두 독재자 간 무기 거래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BBC는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하나’라고 소개하며 1990년대 중·후반의 엄청난 기근 사태를 포함해 수십 년 동안 만성적인 식량 부족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엄격한 국경 통제와 악천후, 국제제재 등으로 북한의 곡물 생산량이 급감해 김정은의 3대 세습 집권 11년 이래 최악의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우리의 군사적 대응 방안에는 무엇보다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한 군사 작전계획으로 3축 체계(킬 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대량응징 보복)의 고도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그리고 지난 4월 워싱턴 선언, 8월의 캠프 데이비드 별장에서 천명한 대북 확장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특히 한·미의 대북 확장억제력이 정확하고 신속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북한 관련 한·미·일의 정보공유 확대, 한·미 합동군사훈련 실시, 미사일 방어체계 협력 등을 제고해야 한다.     특히 신냉전 구도 속에서 이뤄지는 북·러 간 위험한 결속에 중국은 굳이 끌려들어 갈 생각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외교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무튼 러시아가 북한에 인공위성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 혹은 핵 추진 잠수함과 관련된 지원을 제공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 논의되어 왔던 확장억제 조치를 넘어서 미국과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등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 ‘힘에 의한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는 적이 두려워할 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기고 독재자 거래 러시아 관계 러시아 극동 러시아 최신

2023-09-27

[독자마당] 한미일, 북중러

지난달 정전 70주년을 맞아 북한은 대규모 야간 열병식을 가졌다. 북한은 신형 대륙 간 장거리 미사일과 대형 공격용 무인기 등도 선보였다. 이 열병식에는 중국과 러시아 관계자도 참석해 북·중·러 3개국 동맹을 과시했다.     이번 주에는 한·미·일 정상들이 만난다. 3개국 정상들은 미국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동맹의 굳건함을 세계에 알릴 것으로 보인다.     국가 간 동맹은 예전부터 있었던 외교 전략 가운데 하나다. 국가마다 자기들의 손익을 따져 동맹 관계를 만드는 것은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지금의 한·미·일 동맹이나 북·중·러 동맹이 만들어진 것도 이런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생각해봐야 할 것이 있다. 한·미·일 동맹과 북·중·러 동맹 사이에 갈등이 커졌을 때의 상황이다. 두 동맹 간에 대화와 협상으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을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 경우 어디가 충돌 지역이 될 가능성이 높은가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두 동맹이 어디에서 부딪힐까 하는 우려다.     이미 6·25전쟁에서도 경험했듯 두 동맹의 충돌 지점은 한반도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최대 피해자는 누가 되는 것일까. 한반도에서 충돌이 발생하면 최대 피해자는 한민족이 될 것이 뻔하다.     따지고 보면 세계 1차 대전이나 세계 2차 대전도 동맹국들과 동맹국 간에 벌어진 충돌이었다. 국가 간 동맹 관계도 그 목적을 달성했거나 이득이 미미하다고 생각될 때는 언제라도 해체된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한민족이 최대 피해자가 되는 상황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 한·미·일 동맹과 북·중·러 동맹이 충돌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과 북한 당국자들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되는 이유다.  서효원 / LA독자마당 한미일 동맹 관계 동맹 사이 러시아 관계자

2023-08-15

케이팝모터스 아시아 시장 개척에 박차… 중앙(CIS)아시아 비롯해 러시아, 몽골 진출 계획 밝혔다

케이팝모터스(총괄회장 황요섭)가 중앙아시아 4개국을 방문해 중앙아시아지역의 전기자동차 판매시장에 대한 수요와 공급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케이팝모터스는 10여일에 걸친 조사 결과, 중앙아시아 전 지역과 러시아, 몽골 등에 2027년 말까지 향후 5년간 4곳의 현지 전기자동차 조립공장(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아제르바이잔, 타지키스탄)을 설치하는 해외직접투자(FDI)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관계국 정부당국과 협력해 인구 100만 명당 전기자동차 전시판매장 약 550 개를 설치한다는 구체적인 영업 확장 계획을 전했다.     황요섭 회장은 “우리 선조들이 서방 무역의 루트였던 실크로드 길을 선택한 것과 같이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진행한 현장 방문 조사 결과, 판매 영역을 러시아와 몽골 시장까지 확대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황 회장은 “카자흐스탄의 토요타 국민 자동차와 우즈베키스탄의 GM 쉐보레 국민 자동차를 보면서 케이팝보터스가 내년부터 제조·판매할 발전기 충전시스템(Generating For Charging System)을 활용한 전기자동차가 광활한 중앙아시아와 러시아, 몽골 지역에 국민 자동차로 보급된다면 현재 경유 및 휘발유를 주요 연료로 사용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친환경적인 순수한 전기생산을 기반으로 한 차량 운행을 통해 지구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탄소배출권 거래까지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일거양득의 매출효과가 예측되므로 당사의 중앙아시아 시장 진출은 사막화된 중앙아시아의 친환경 조성에도 매우 효과적이다”라고 강조했다.      박원중 기자 (park.wonjun.ja@gmail.com)IS 아시아 중앙아시아 시장 중앙아시아 4개국 러시아 몽골

2023-06-01

러시아 제제 리스트에 VA 검찰총장이 왜?

      러시아가 제이슨 미야레스 버지니아 검찰총장 등 미국인 500명을 제재 리스트에 추가했다.   미야례스 검찰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내 가족의 이야기 자체가 푸틴에게 위협적인 메시지가 되고 있다"면서 "나는 공산주의와 사회주의 해악에 대해 계속 얘기할 것이며, 언론과 표현의 자유로부터 얻는 혜택 또한 계속 언급할 것"이 라고 밝혔다.   미야레스 검찰총장은 쿠바계 난민 출신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난민2세 출신이다. 그는 "나는 택사스산 보드카 티토스를 더 좋아한다"면서 러시아를 조롱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이번 제재 리스트 추가 결정은 미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내놓은 러시아 제재 리스트 추가 조치에 대항한 것이다.   러시아의 추가 제재 리스트에는 젠 키간스 연방하원의원(VA) 등도 포함됐다.     러시아는 총 1천여명에 달하는 미국인을 제재 리스트에 등재했다.   이중에는 팀 케인 연방상원의원 등 버지니아 출신 연방의원 13명도 포함돼 있다.     정치인 외에도 러시아를 비난하거나 조롱한 언론인과 코미디언, 그리고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스티븐 콜벗 방송 진행자, 에린 버넷 CNN 앵커 등도 이름이 올랐다.   지역 정가에서는 글렌 영킨 버지니아 주지사가 리스트에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면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미야레스 검찰총장이 더 위협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증명한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영킨 주지사는 초지일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맹비난하고 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OHCHR)은 "2022년2월24일 시작된 전쟁으로 인해 모두 8490명의 우크라이나 민간인 사망하고 1만4244명이 부상당했다"고 발표했다. 김옥채 기자 kimokchae04@gmail.com검찰총장 러시아 러시아 제제 버지니아 검찰총장 러시아 제재

2023-05-25

㈜PAGC, ㈜PKP와 글리세올린 주성분 ‘PAGC Skin Care Series’ 러시아 독점 공급계약 완료

㈜PAGC (대표자: 이계훈)가 러시아 현지 뷰티케어 전문 기업 ㈜PKP (대표자: Ivashuk Anastasia), 러시아 유통전문기업 THE RANA(대표자: 강환석) 와 글리세올린(Glyceollin)을 주성분으로 하는 더마스킨케어 시리즈 “PAGC Series” 제품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     글리세올린(Glyceollin)은 외부 병원균의 침입을 차단하는 대두의 이차 대산물 파이토알렉신(phytoalexin) 물질로,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혈관을 매개로 일어나는 암의 전이를 차단하는 효과를 나타내 국내를 비롯해 미국, 일본에서는 항암제 신원료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PAGC 국내 연구진 및 피어나 클리닉 최호성 원장, 미라벨의원 이상수 원장을 주축으로 하는 성형외과 및 피부과와의 연구 협업을 통해 해당 글리세올린 성분을 피부에 접목시키는 연구를 거듭한 결과, 피부 미백, 항염 효과를 나타내는 것을 확인하여 글리세올린스(글리세올린의 화장품 원료명) 대량 생산체계를 갖춰 글리세올린을 주성분으로 하는 PAGC Glyceollins 101 Set (스킨부스터), PAGC 102 Moisturizing PA Cream (페이스 크림), PAGC 103 Moisturizing GC Cream (바디크림) (이하, PAGC Series)를 론칭하였으며, 현재 중국 중국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에 화장품으로 PAGC 101 SET가 등록되어 있으며, 러시아 제품 등록이 완료되어있는 상태이다.   THE RANA 강환석 대표는 “PAGC Series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라며 “러시아 화장품 등록이 완료가 된만큼 뛰어난 미백, 항염에 효과와 더불어 제품에 대한 신뢰를 통해 빠르게 시장에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PAGC 이계훈 대표는 “작년 하반기 싱가포르 코스모프로프 박람회, 올해 상반기 두바이 더마 박람회를 참석하며 글리세올린에 대한 관심과 반응이 뜨겁다”라며 “올해 하반기 홍콩 코스모프로프와 내년 상반기 프랑스 임카스 박람회에 참석을 예정하고 있어, PAGC Series에 전세계 홍보에 심혈을 기울이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PAGC는 ㈜빅토리아선 인터내셔날(대표자: 이계훈, 이계진)의 자회사로, ㈜빅토리아선 인터내셔날은 코어톡스, 뉴라미스, 뉴라덤(메디톡신 제조), 카이맥스(제테마 제조), 카이렉스, 닥터필 플러스(에스테팜 제조) 등의 국내 굴지 제약사 제품 및 자사 브랜드를 수출하는 글로벌 의약품, 의료기기 수출업체이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공급계약 주성분 러시아 화장품 러시아 유통전문기업 러시아 제품

2023-05-22

[삶의 뜨락에서] 안톤 체호프의 소설, 대 초원 - I

1888년에 발표된 체호프의 중편소설 ‘대초원(Steppe)’은 남부 러시아의 광활하고 황량한 대평원을 가로지르는 여정을 9세 된 어린 소년의 눈으로 보고 느낀 순수한 여행기이다. 일련의 작고 독립적인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이야기는 소년과 저자의 두 관점에서 서술되고 있다. 뜨거운 7월의 어느 날, 키예프에 있는 큰 학교에 입학하려는 예고 루슈카는 그의 삼촌과 은퇴한 신부와 함께 시장에 가지고 갈 양모를 마차에 가득 싣고 마부와 함께 집을 떠나는 장면에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소년은 길을 떠나면서 단조롭고 무료한 우크라이나의 광야 한가운데 ‘위시 위시’ 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풍차, 곡식의 낱알을 고르고 있는 헤론(heron)처럼 가늘고 긴 다리를 가진 젊은 처녀의 강인한 모습, 구름이 한가득 몰려왔다 곧 흐트러지곤 하는 수시로 변하는 하늘, 캄캄한 벌판, 별 아래 목재가 가득 쌓여있는 수레 등을 지나치면서 막막하게 펼쳐져 있는 대초원에 신비스러움을 느낀다.   “숲도, 높은 언덕도 없는 대 벌판에서 있는 포플러나무, 그는 무더운 여름, 겨울에는 서리와 눈보라, 어둠 외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무의미한 바람의 울부짖음 외에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 가을의 끔찍한 밤, 그리고 가장 최악의 경우 평생 혼자이다. 그 사랑스러운 생물은 행복했을까? 신만이 그 이유를 알 것이다.” 소년은 외로운 포플러를 식별했다. 나도 생각에 잠긴다. 텅 빈 벌판이 내다보이고 묘한 슬픔에 젖어 든다.   대초원의 신비스러움 이외에 특히 인상 깊게 다가왔던 부분은 앞으로 나아갈 때마다 ‘덜커덩덜커덩 삐거덕삐거덕’ 거리는 낡은 마차, 그 뒤꽁무니에 달랑달랑 매달려 있는 넝마 같은 가죽끈에 대한 이야기였다. 체호프는 그 가죽끈을 “애처로운 가죽끈!”이라 불렀다. 수백만년이 흐른다 해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그 가죽끈을 눈여겨본, 무섭도록 예리한 그의 관찰력, 무엇보다 생명을 가진 모든 것에, 특히 사랑받지 못하고 주목받지 못하는 애처로운 것에 우리의 동정을 구하고 있다. 그는 연금술사처럼 진부한 것을 변형시킬 수 있다고 문학비평가들은 말한다.   러시아 문학강의에서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그는 큰 문제를 다루지 않았으나 그의 산문은 플로베르처럼 시적이고 조이스의 작품만큼 심오한 통찰력을 갖고 있다. 그의 소설은 유머러스한 사람을 위한 슬픈 이야기들이다. 유머와 센스가 있는 사람만이 감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창 젊은 나이가 아닌 중년을 훨씬 넘긴 이 나이에 그를 더 가까이 알게 된 것은 내 삶에 얼마나 큰 축복인가? 이춘희 / 시인삶의 뜨락에서 체호프 안톤 안톤 체호프 러시아 문학강의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2023-05-15

“탈달러 추세 지속되면 금 상승세 촉발할 수도”

글로벌 탈달러화 추세가 지속되면서 금이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지난 12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카렌 카르니올-탐버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은 역사적으로 금리가 하락할 때 더 매력적이지만, 그동안 금이 과소평가 되어 온 만큼 금이 상승세를 보일 수 있다”며 “최근 일부 국가가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의 제재로 외환보유고가 동결되면서 러시아 입장에서는 달러화 사용의 위험성이 부각됐다. 또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역 거래를 위해 중국 위안화 등 기타 비달러 통화에 의존하는 국가도 늘었다.   카르니올-탐버 CIO는 “이런 분위기가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 즉 금이 비수익 자산으로 인식되는 기회비용을 변화시킬 잠재력이 있다”며 “지정학적 혼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글로벌 시장에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점도 구매력 약화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서의 금의 매력을 높인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매우 변동성이 크다는 사실은 실질 구매력을 잃는 디플레이션 이벤트가 발생할 확률을 높인다”고 말했다.탈달러 상승세 탈달러 추세 글로벌 탈달러화 러시아 입장

2023-05-14

[프리즘] 아시아로 회귀

지난달 29일 국방부 홈페이지에 마크 밀리 합동참모회의 의장의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 발언을 요약한 글이 올라왔다. 제목은 ‘밀리 의장, 중국과 러시아와 전쟁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라고 발언’이다. 핵심은 두 가지다. “미국은 중대한 국가안보 이익에서 처음으로 2대 주요 핵 강국에 직면하고 있다.”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남아야 한다.” 제목은 ‘불가피한 것이 아니다’지만 방점은 ‘중국과 러시아와 전쟁’에 찍혀있다.   미국 독주를 유지해 국가 안보를 지키겠다는 전략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때인 2011년 아시아 회귀로 시작됐다. 그때의 목표도 중국이었다. 경제적으로는 환태평양동반자경제협정(TPP)으로 중국을 배제하고 군사적으로는 한미일을 동맹으로 묶어 대응하는 것이었다. 식민지를 경험한 한국이 일본과 동맹을 꺼리자 웬디 샤먼 국무부 정무차관이 한국에 일본과 과거사를 묻고 미래로 가라며 “정치 지도자가 과거의 적을 비난함으로써 값싼 박수를 얻는 건 어렵지 않다”고 말해 시끄러웠던 것이 그때다.   자본주의로 들어온 중국은 저임금을 수출하고 미국은 물가를 안정시켰다. 하지만 아시아 회귀 전략이 나올 때쯤 중국 상품이 미국의 일상을 지배했다. 미국의 제조업은 약해졌고 그 대가를 코로나19 발생 때 치른다.   중국 견제는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 시작해야 했다는 주장도 많지만, 미국은 2001년 10월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시작한 테러와의 전쟁만으로도 버거웠다.   그 사이 2014년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병합하면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1991년 연방 붕괴 이후 힘을 잃었던 러시아의 대국굴기였다.     2020년 3월 코로나19 비상사태를 선언한 미국은 2021년 8월 어쩔 수 없이 아프가니스탄 철군과 함께 테러와 전쟁을 끝냈다. 2조 달러나 쏟아부은 테러 전쟁의 부담을 덜어낸 미국은 코로나19로 커진 반중국 정서 속에서 아시아 회귀 시즌2를 시작했다. 시즌1 당시 부통령은 대통령이, 국무부 정무차관은 국무부 부장관이 되었다.     그사이 추가된 러시아의 부상은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으로 견제에 성공하고 있다. 다시 중국이 남았다. 경제적 고립, 군사적 압박은 시즌1보다 강력하다. 경제적으로는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산업의 동력을 약화하고 군사적으로는 가장 강력한 대만 카드를 뺐다.   한미일 동맹도 다시 나왔다. 시즌1의 교훈 때문인지 미국은 한국과 일본이 식민지배의 과거를 청산하고 동맹을 맺으라는 압박을 대놓고 하지 않지만, 속도는 훨씬 빠르다. 대신 경제적 이익은 최대한 챙기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한국은 반도체 등 주요 수출품목에서 너무 빠른 속도로 중국 시장을 잃고 있다.   미국과 중국, 러시아, 일본, 영국, 프랑스는 일제히 군사비 지출을 늘리고 있다. 75년 중립국이었던 핀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했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놀란 폴란드는 급속도로 군비증강에 나섰다. 오랜 기간 자유무역 체제의 순풍 속에 있던 세계는 군비경쟁의 위험한 게임에 빨려 들어가고 있다.     한편에선 각자도생이 시작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원유 거래에 위안화 사용을 시작했고 중국에서 오랜 적대관계였던 이란과 손을 잡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또 미국 보란 듯이 러시아와 원유 감산에 합의했다. 인도는 중국 포위망에 거리를 두고 있고 베트남과 필리핀은 중국의 팽창에 맞서 떠났던 미군에 항구를 다시 개방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 방문 뒤 유럽은 미국의 추종자가 아니라는 강성 발언까지 했다. 그만큼 정세는 심상치 않고 믿을 건 자국 이익이라고 생각하는 국가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아시아 회귀 아시아 회귀 우크라이나 전쟁 러시아 프랑스

2023-04-11

[열린광장]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4월

‘봄비가 내리는 4월의 찬 바람은 버드나무와 라일락을 불러오누나.   다시 돌아오는 참새들의 울음소리는 떼를 지어 울리는 나팔 소리 같구나.’             연설가이자 비평가, 수필가, 시인이기도 한 미국의 철학자 R. H. 에머슨(1803년생)이 눈부시게 빛나는 4월을 멋지게 읊은 노래다.  그래서인지 4월에는 많은 예술가가 태어났다. 1868년 4월 1일엔 프랑스의 극작가 에드몽 로스탕이, 1873년 4월 1일에는 러시아의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가 태어났다. 라흐마니노프는 작곡가일 뿐만 아니라 이름난 피아니스트이며 지휘자이기도 하다. 특히 그의 피아노 서곡 C# 단조를 열아홉살에 작곡한 것으로 유명하다.     또 4월 1일은 모두가 즐기는 만우절이기도 하다. 이 만우절은 1564년 프랑스의 샤를 9세 때 새로 바뀐 달력에서부터 시작됐다.     1830년 4월 6일엔 조지프 스미스가 ‘모르몬교(The Curch of Jesus Christ of Latter-day Saints)’를 창설했고, 로버트 피어리와 매튜 헨슨은 1909년 이날 북극을 탐험했다. 또 1917년 4월 6일은 미국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독일에 선전포고를 한 날이다.       그리고 프랑스의 나폴레옹 보나파트 장군은 1818년 4월 11일 처음으로 전쟁에서 후퇴했으며, 미국 대법원장을 역임한 찰스 에반스휴스가 1862년 이날 태어났다. 그리고 4월12일에는 미국 제26대 대통령 프랭클린 루스벨트가 1845년 이날 세상을 떠났고, 구소련의 우주비행사 유리 가가린은 1961년 이날 처음으로 달에 착륙했다.      1865년 4월 14일은 존 부스가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저격한 날이며, 1912년 4월 15일엔 타이태닉호 침몰 사건이 발생해 약 1500명이 목숨을 잃었다.     독일의 유명 철학자 임마누일 칸트는 1724년 4월22일 태어났다. 그리고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세익스피어가 1564년 4월23일, 러시아 작곡가 세르겔 프로코피에브는 1891년 이날 태어났다.     4월의 마지막 날을 빛나게 한 두 사건은 1789년의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취임식과 1939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에서의 첫 텔레비전 방송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으로서는 잊지 못할 특별한 날인 4월 19일을 기억하게 된다. 한국의 4·19혁명이 일어난 것이 1960년 4월 19일이다. 젊은 학생들이 자유와 평화를 위해 피 흘리며 독재에 맞서 싸운 날이다. 미국의 독립전쟁이 시작된 날도  1775년 4월 19일이었다.       참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4월을 더 뜻깊게 하려면 모름지기 죽음을 물리치시고 새 생명을 주신 예수님을 기리는 부활절을 뜻깊게 맞이해야겠다는 생각을 떠올리면서 이 글을 마친다. 할렐루야!       윤경중 / 연세목회자회 증경회장열린광장 다이아몬드 러시아 작곡가 작곡가 세르게이 대통령 프랭클린

2023-03-31

푸틴의 정적 독살, 그 음모를 추적하다

알렉세이 나발니는 러시아의 독재자 블라디미르 푸틴이 암살 명령을 내렸던 푸틴의 ‘넘버 원’ 정적이다. 러시아의 개혁파 정치인이며 변호사인 나발니를 독살하려던 사건을 추적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지난 19일 영국에서 거행된 제76회 영국 아카데미상(BAFTA) 시상식에서 다큐멘터리상을 수상했고 제95회 아카데미시상(3월 26일) 다큐멘터리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영화는 나발니가 자신의 죽음을 기록, 영화로 만들자고 제안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영화의 어느 시점에선가 그가 죽음을 맞이할지도 모른다는 추측을 하게 한다. 그러나, 나발니는 현재 사기·법정 모독 등의 혐의로 징역 1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감금되어 있지만 그의 영향력은 선거 판세를 움직일 정도로 상당하다.     나발니는 푸틴 독재 치하의 몇 안 되는 야권 정치인이자 반정부 정치 평론가로 활동했다. 2021년 1월 영상을 통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흑해 연안에 총 13억 달러를 들여 초호화 비밀 궁전을 지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어떤 외압에도 위축되지 않고 오로지 개혁을 위해 정진하는 지도자로 러시아 대중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평소 러시아 정권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오던 그를 보다 못한 푸틴은 나발니 살해 음모를 명령한다.     영화는 나발니가 2020년 8월 자신을 독살하려던 자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마치 스릴러처럼 전개한다. 앞서 나발니는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비행하던 여객기에서 독극물 중독 증세를 보여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 이듬해 1월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다.   영화배우를방불케 할 정도로 수려한 외모와 카리스마로젊은층에 어필하는 나발니에 위협을 느낀 푸틴은 나발니를 일찌감치 반역자로 규정하고 피선거권을 박탈, 나발니의 정계 진출을 막아 버렸다.     예일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나발니는 ‘미래의 러시아’라는 정당을 창당, 푸틴의 독재에 맞서왔다. 영화는 무자비한 억압에 대항하는 나발니의 용기에 찬사를 보내면서 그가 아직 러시아를 위해 할 일이 남아 있는 정치가임을 강조한다. 김정 영화평론가푸틴 독살 러시아 시베리아 러시아 흑해 러시아 정부

2023-03-03

[기고] ‘개전 1년’ 우크라이나 전쟁의 의미

2월 24일! 1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이다. 6월25일이 한국인의 뇌리에 전쟁과 공포의 날로 박힌 것처럼 이날은 우크라이나인과 세계인에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만과 오만의 날로 각인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팬데믹 만큼이나 지구촌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과 변화를 주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개전 1년이 된 요즘 정세가 긴박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폴란드 방문에 앞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브를 깜짝 방문,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대통령을 5시간 동안 만났다. 이 만남은 미국 대통령이 ‘미군이 치안을 담당하지 않은 전쟁 국가를 찾은 전대미문의 방문’으로 현대 역사에 남게 됐다고 한다.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얼마나 계속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지원한다는 미국 정부의 비난이 나온 시점에서의 미 대통령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고의 지지 및 격려다.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한다면 세계는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의 네 나라와 미국, 유럽, 아시아의 우방국들이 대결하는 위험한 구도로 재편된다.     작년에 미국은 전쟁, 경제, 인도적 차원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 1130억 달러를 지원했다. 출발 이틀 전에나 확정된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에서도 460억 달러의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의 지원 목적은 민주주의의 수호와 우방에 한 약속의 이행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의 확장주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싶은 우크라이나의 희망과 광대한 영토와 힘을 가졌던 소련연방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푸틴의 꿈이 부딪친 결과다. 푸틴은 소련연방이 해체된 1991년 이듬해부터 이웃 국가인 조지아와 몰도바를 지원하고 독립을 요구하던 체첸은 강경 진압을 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에 굴복하는 대신 전쟁을 택했다.     이제 푸틴의 위상은 추락했고 외교적 고립에 빠졌다. 러시아군의 잔학 행위와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시설들에 퍼붓는 미사일 공격에 대한 비난도 높다. 하지만 푸틴은 국내적으론 권력 강화, 반대파 숙청, 서방의 전쟁 책임론을 주장하며 러시아를 자기 생각대로 주무르고 있다. 돈줄인 원유와 천연가스가 암흑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어서 국민의 지지는 여전하다.   러시아는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전략, 전력 재정비, 그리고 병력 충원으로 ‘봄 대공세(offensive)’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도 질질 끄는 전쟁이 부담스럽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counteroffensive) 지원을 위해 독일산 레오파드 탱크를 비롯해 강력한 첨단 무기들을 수송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의하면, 미국은 “올해가 서방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교착상태를 깰 마지막 기회”라고 우크라이나에 주문했다.   바이든에게 전쟁은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자유에의 투쟁”이다. 푸틴은 전쟁이 “러시아의 존속을 위한 권리”라 한다. 젤린스키는 전쟁으로 21세기 가장 용감한 지도자로 거듭났다.     몇 달의 준비와 결단으로 성사된 깜짝 방문에서 바이든은 작년 2월 24일 밤 러시아의 폭격 소리를 배경으로 젤린스키가 걸어온 첫 번째 통화를 회고했다. “무엇을 원하느냐?”는 바이든의 재차 질문에 젤린스키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부탁해 달라”고 대답했다.     한국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결기로 민주국가로의 발전이 가능했고, 우크라이나는 바이든의 끈기 덕분에 민주국가 건설에의 꿈을 아직 잃지 않았다. 그 꿈이 빨리 이루어지면 좋겠다. 정 레지나기고 우크라이나 개전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 대통령

2023-02-27

[기고] ‘개전 1년’ 우크라이나 전쟁의 의미

2월 24일! 1년 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날이다. 6월25일이 한국인의 뇌리에 전쟁과 공포의 날로 박힌 것처럼 이날은 우크라이나인과 세계인에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야만과 오만의 날로 각인됐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팬데믹 만큼이나 지구촌 사람들의 삶에 큰 영향과 변화를 주었고 여전히 진행 중이다. 개전 1년이 된 요즘 정세가 긴박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 폴란드 방문에 앞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브를 깜짝 방문, 볼로디미르 젤린스키 대통령을 5시간 동안 만났다. 이 만남은 미국 대통령이 ‘미군이 치안을 담당하지 않은 전쟁 국가를 찾은 전대미문의 방문’으로 현대 역사에 남게 됐다고 한다.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얼마나 계속할지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와 탄약을 지원한다는 미국 정부의 비난이 나온 시점에서의 미 대통령 방문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최고의 지지 및 격려다. 중국이 러시아에 무기 지원을 한다면 세계는 러시아, 중국, 이란, 북한의 네 나라와 미국, 유럽, 아시아의 우방국들이 대결하는 위험한 구도로 재편된다.     작년에 미국은 전쟁, 경제, 인도적 차원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 1130억 달러를 지원했다. 출발 이틀 전에나 확정된 바이든의 우크라이나 깜짝 방문에서도 460억 달러의 무기 지원을 약속했다. 미국의 지원 목적은 민주주의의 수호와 우방에 한 약속의 이행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해 러시아의 확장주의 위협에서 벗어나고 싶은 우크라이나의 희망과 광대한 영토와 힘을 가졌던 소련연방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푸틴의 꿈이 부딪친 결과다. 푸틴은 소련연방이 해체된 1991년 이듬해부터 이웃 국가인 조지아와 몰도바를 지원하고 독립을 요구하던 체첸은 강경 진압을 했다. 그리고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에 굴복하는 대신 전쟁을 택했다.     이제 푸틴의 위상은 추락했고 외교적 고립에 빠졌다. 러시아군의 잔학 행위와 우크라이나의 인프라 시설들에 퍼붓는 미사일 공격에 대한 비난도 높다. 하지만 푸틴은 국내적으론 권력 강화, 반대파 숙청, 서방의 전쟁 책임론을 주장하며 러시아를 자기 생각대로 주무르고 있다. 돈줄인 원유와 천연가스가 암흑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되고 있어서 국민의 지지는 여전하다.   러시아는 교착상태를 타개하기 위해 완전히 새로운 전략, 전력 재정비, 그리고 병력 충원으로 ‘봄 대공세(offensive)’를 계획하고 있다. 미국도 질질 끄는 전쟁이 부담스럽다. 이에 미국과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의 대반격(counteroffensive) 지원을 위해 독일산 레오파드 탱크를 비롯해 강력한 첨단 무기들을 수송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의하면, 미국은 “올해가 서방의 전폭적인 지지를 얻어 교착상태를 깰 마지막 기회”라고 우크라이나에 주문했다.   바이든에게 전쟁은 “권위주의에 대항하는 자유에의 투쟁”이다. 푸틴은 전쟁이 “러시아의 존속을 위한 권리”라 한다. 젤린스키는 전쟁으로 21세기 가장 용감한 지도자로 거듭났다.     몇 달의 준비와 결단으로 성사된 깜짝 방문에서 바이든은 작년 2월 24일 밤 러시아의 폭격 소리를 배경으로 젤린스키가 걸어온 첫 번째 통화를 회고했다. “무엇을 원하느냐?”는 바이든의 재차 질문에 젤린스키는 “세계 지도자들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부탁해 달라”고 대답했다.     한국은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결기로 민주국가로의 발전이 가능했고, 우크라이나는 바이든의 끈기 덕분에 민주국가 건설에의 꿈을 아직 잃지 않았다. 그 꿈이 빨리 이루어지면 좋겠다. 정 레지나기고 우크라이나 개전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 대통령

2023-02-24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