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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다큐, 휴스턴 국제영화제 대상

지난달 23일부터 28일까지 5일간 진행된 제57회 휴스턴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영화 및 TV 프로그램이 무려 38개의 상을 휩쓸었다. 그중 JTBC가 제작한 특집 다큐멘터리 ‘딥 크리미널’이 TV 부문 대상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JTBC에서 방영된 ‘딥 크리미널’은 빠르게 발전하는 생성형 AI 기술을 악용한 범죄 실태와 미래 전망 등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JTBC 이윤석 기자가 기획한 ‘딥 크리미널’은 JTBC 특집 프로그램 시리즈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최근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범죄가 증가함에 따라 해당 다큐멘터리가 사회적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한국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딥 크리미널’을 두고 “다양한 취재와 실험을 통해 AI의 양면성을 시청자들에게 생생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AI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제에서 총 8개의 작품이 대상을 받은 가운데 JTBC 측의 ‘딥 크리미널’이 유일하게 한국 작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8개의 대상 중 5개가 미국 작품에 돌아갔으며 한국, 중국, 포르투갈이 각각 1개씩 가져갔다.     이외에도 지난해 7월 방영한 TvN ‘썸머, 러브머신 블루스’가 베스트 편집상과 외국어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을 받으며 2관왕을, SBS ‘그것이 알고싶다’가 저널리즘 분야 금상을 수상했다.   김경준 기자국제영화제 휴스턴 휴스턴 국제영화제 다큐 휴스턴 특집 다큐멘터리

2024-05-07

뉴욕한국문화원, 한인 작곡가 ‘얼 김’ 조명 다큐 상영회

뉴욕한국문화원(원장 김천수)이 뉴욕 기반 실내악단 세종솔로이스츠(예술감독 강효)와 공동으로 맨해튼 코리안타운의 문화원 신청사(122 E. 32스트리트)에서 이달 29일 오후 7시 다큐멘터리 영화 ‘얼(Earl.)’ 상영회를 연다.   1일 문화원에 따르면 현대음악 실력자로 꼽히는 한인 얼 김(한국이름 김을)의 삶을 조명하는 다큐멘터리로,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이 참석해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한다.   얼 김은 UC 버클리·UCLA서 작곡가 ▶아놀드 쇤베르크 ▶어니스트 블록 ▶로저 세션스를 사사했다.     그러나 1941년 전쟁 발발로 음악에 대한 꿈은 중단되었고 이후 ‘핵무기 반대 음악가들의 모임(MANA)’을 창립하며 ▶프린스턴 ▶하버드서 최소 15년간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했다.   이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도 한인 2세로, CBS 뉴스 “60분(60 Minutes)”의 프로듀서로 활동하며 ▶골든 마이크 ▶에미상 ▶캘리포니아 주 언론상 등을 받았다.   한편 상영회에 앞서 오는 17일과 22일에는 맨해튼 7애비뉴 선상 56~57스트리트 카네기홀 잰켈홀에서 문화원 협력으로 ‘세종솔로이스츠 히어&나우 페스티벌’ 콘서트가 열린다.     상영회 등의 예약은 오는 6일부터 홈페이지(koreanculture.org)로 가능하며, ▶페이스북(@KoreanCulturalCenterNY) ▶인스타그램(@kccny)을 통해서도 자세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212-759-9550, Ext.#209)로 하면 된다.   한편 얼 김의 작품세계에 대한 재발견을 통해 현대음악서의 자리를 찾아주자는 목소리는 한인사회서 잇달아 제기된 바 있다. 강민혜 기자 kang.minhye@koreadailyny.com뉴욕한국문화원 작곡가 뉴욕한국문화원 한인 조명 다큐

2024-05-01

다큐 영화 '아버지의 마음' 시사회

    다큐영화 ‘아버지의 마음’이 오늘(13일) 오후3시와 내일(14일) 오후4시, 버지니아 헌던 소재 열린문 장로교회(담임목사 김용훈)에서 상영된다.     김용훈 목사는 “영화를 통해 기독교의 진정한 사랑의 릴레이를 경험하고 나눌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시사회에 이웃과 가족이 참여해 뜻깊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는 투치족 대학살 사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메소드’ 르완다 청년과 한국 고아였다가 컴패션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돼 선교사가 된 여성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감독이면서 목회자이기도 한 김상철 감독은 ‘제자, 옥한흠’(2014), ‘순교’(2015), ‘중독’(2019), ‘부활: 그 증거’(2020) 등 기독교적 색채가 짙은 영화를 연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아버지의 마음’이 그려낸 보편적 사랑은 종교를 초월한 호소력을 갖는다.     빈곤국 어린이를 돕는 하준파파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황태환 씨의 이야기와 '컴패션'을 설립한 스완슨 목사의 사랑이 현재까지도 어떻게 이어지며 전달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의 나레이션은 배우 신애라씨가 맡았다.     스완슨 목사가 설립한 자선단체 ‘컴패션’은 미국 후원자와 가난한 국가 어린이들을 1대1로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10만명이 넘는 한국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았다.     한편 열린문 장로교회는 매년 컴패션 주일을 통해 제 3세계 빈곤 아동 후원을 결연하고 있다. 문의: 703-318-8970 (열린문 장로교회)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아버지 시사회 마음 시사회 다큐 영화 담임목사 김용훈

2024-04-19

다큐 영화 '아버지의 마음' 시사회

      다큐영화 ‘아버지의 마음’이 오늘(13일) 오후3시와 내일(14일) 오후4시, 버지니아 헌던 소재 열린문 장로교회(담임목사 김용훈)에서 상영된다.   김용훈 목사는 “영화를 통해 기독교의 진정한 사랑의 릴레이를 경험하고 나눌수 있기를 소망한다”며 “시사회에 이웃과 가족이 참여해 뜻깊은 시간을 갖길 바란다”고 말했다.     영화는 투치족 대학살 사건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메소드’ 르완다 청년과 한국 고아였다가 컴패션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돼 선교사가 된 여성 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영화 감독이면서 목회자이기도 한 김상철 감독은 ‘제자, 옥한흠’(2014), ‘순교’(2015), ‘중독’(2019), ‘부활: 그 증거’(2020) 등 기독교적 색채가 짙은 영화를 연출해 왔다. 하지만 이번 ‘아버지의 마음’이 그려낸 보편적 사랑은 종교를 초월한 호소력을 갖는다.     빈곤국 어린이를 돕는 하준파파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황태환 씨의 이야기와 '컴패션'을 설립한 스완슨 목사의 사랑이 현재까지도 어떻게 이어지며 전달되고 있는지 보여준다. 영화의 나레이션은 배우 신애라씨가 맡았다.     스완슨 목사가 설립한 자선단체 ‘컴패션’은 미국 후원자와 가난한 국가 어린이들을 1대1로 연결해주는 방식으로 10만명이 넘는 한국 어린이들이 혜택을 받았다.     한편 열린문 장로교회는 매년 컴패션 주일을 통해 제 3세계 빈곤 아동 후원을 결연하고 있다. 문의: 703-318-8970 (열린문 장로교회)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아버지 시사회 마음 시사회 다큐 영화 담임목사 김용훈

2024-04-12

잊혀진 작곡가 '얼 김' 다큐 상영

한인 클래식 작곡가 얼 김(Earl Kim)의 예술적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가 LA에서 상영된다.     LA한국문화원(원장 정상원)은 내달 4일 오후 7시 문화원 아리홀에서 잊혀진 위대한 한인 작곡가, 얼 김의 인생을 조명한 다큐 영화 '얼(EARL·포스터)' 상영회를 개최한다.     1920년 중가주 디누바에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피아노와 작곡에 두각을 나타냈던 얼 김은 UC버클리와 UCLA에서 아놀드 쉔버그 같은 위대한 작곡가들과 함께 수학했다.     이후 동부로 건너가 프린스턴과 하버드 대학에서 38년간 음악학도들을 가르쳤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중에는 미 육군 항공대 정보 장교로 근무했고, 바이올리니스트 거장 이츠학 펄만, 세계적인 지휘자 세이지 오자와 등 위대한 음악가들과 깊은 예술적 교류와 협업을 했다. 독립운동가 김성권 씨와 김혜원 씨의 3남인 그는 예술가로서 검열과 매카시즘에 저항하는 등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1998년에 세상을 떠났다.   '얼'은 이번 달 프린스턴대학, 리하이대학교에서 특별 상영회 개최에 이어 오는 7월에는 페스티벌 모자익에 초청되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다.     영화를 제작한 타이 김 감독은 에미상 수상자이자 CBS 시사프로그램인 60분 프로듀서로 오랫동안 활동해 왔다.     그는 "작곡가 얼 김의 숨겨진 이야기를 LA 관객과 함께 공유할 수 있어 기쁘다"며 "무수한 역경과 고난을 이겨낸 그의 강인한 영혼에서 깊은 감동을 느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상원 원장은 "영화 '얼'을 통해 잊혀질 수 없는 위대한 한인 작곡가 얼 김을 재조명하고자 한다"며 "한인 예술가들이 주목받을 수 있도록 큰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큐 영화 '얼'은 무료 상영하며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문의:(323)936-7141 이은영 기자작곡가 다큐 한인 작곡가 다큐 상영 다큐멘터리 영화

2024-03-24

한국 첫 흑인혼혈 야구선수 다큐 LA 상영

한국 최초 흑인혼혈 야구선수이자 체육 교사, 야구 감독이었던 김영도 씨의 인생 역정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Baseball Harmony)가 화제다.   이 다큐멘터리는 ‘미국 기독교 영화제’에서 베스트 다큐, 베스트 감독, 베스트 작가, 베스트 음악·편집상을 휩쓸었다.   140년 전통의 레인칼리지에서 주최한 ‘라네독 페스티벌 시상식’에서도 심사위원들의 호평을 받았다. 세계 최고 독립영화제인 ‘선댄스영화제’ 출품작이기도 하다.   다큐멘터리는 그가 스스로 고아원에 걸어 들어간 사연, 어머니 산소 방문, 야구선수 시절 친구들, 교사로 재직했던 대신중학교, 35년 만에 다시 잡아 본 야구 감독용 노크배트, 이제는 인종차별 발언을 너털웃음으로 웃어넘길 수 있게 된 모습을 담았다.   1950년 한국인 어머니와 미군 사이에서 태어난 김영도 씨는 차별과 설움을 겪으며 외로운 어린 시절을 보내다 9살 때 고아원에 자처해 들어갔다.   6학년 때부터 야구를 배우기 시작하며 그의 인생은 바뀌었다. 발군의 실력이었던 그는 동대문중학교 야구부에 뽑혔고 동대문상고 1루수 4번 타자로 활약했다.   1968년엔 동아대 야구 장학생으로 입학, ‘한국 최초의 흑인 혼혈 야구 선수’가 됐다. 당시 유일한 지방팀이었던 동아대를 지휘한 고 안영필 감독이 그에게 손을 내밀었던 것. 그는 3, 4번 타자와 1루수를 도맡으며 ‘그라운드의 와일드 가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중심타선에서 활약하고 신체 조건도 뛰어나며 승부욕도 뒤지지 않았지만 주류에 녹아들지 못했다.   후학을 가르치고 싶은 꿈이 있던 그는 동아대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동아대를 졸업한 김영도 씨는 1980년 부산 대신중학교에서 체육 교사이자 야구 감독으로 활동하며 ‘한국 최초의 흑인혼혈 체육 교사이자 야구 감독’이라는 타이틀도 얻었다.   인종차별은 김 씨 가족을 계속 힘들게 했다. 결국 본인의 인생을 바꿔놓았던 야구도 그만두고 37세가 되던 해 자녀들을 위해 미국 이민 길에 올랐다.   미국 이민 후 야구를 기억에서 잊고 아버지로서 삶을 살았던 그는 다큐멘터리 ‘베이스볼 하모니’에서 비로소 야구 이야기를 하면서 웃었다. 다큐멘터리는 오늘(7일) 오후 12시 컬버시티 영화제에서 상영된다. 상영시간 49분.미국 베스트 감독 베스트 베스트 음악 베스트 다큐

2023-12-06

다큐, 이스라엘 독립전쟁에 의문을 던지다

다큐멘터리 ‘탄투라’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진실로 알고 있는 역사는 종종 조작되어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1948년 이스라엘 국가가 수립되었을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이 일으킨 전쟁을 독립전쟁이라고 불렀다. 이스라엘군에 의해 수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 전쟁을 ‘알 나크바’ 라고 부른다. 대재앙이란 뜻이다.     역사 조작은 잠시 숨겨질 수 있지만, 영원히 지워질 수는 없다. 한 편의 다큐멘터리가 이스라엘의 자존심과 양심에 도전한다. 전 세계가 눈감았던 진실을 파헤치는 이 다큐는 이스라엘의 양심이 모국에 던지는 날 선 비판이다.     1990년대 후반, 대학원생 테디 카츠는 1948년 탄투라 마을에서 이스라엘군이 쟁취한 독립전쟁의 실상은 대규모 학살이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리고 그 당시를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을 녹음기에 담기 시작한다.     25년의 세월이 지나 알론 슈바르츠 감독은 140시간에 이르는 카츠의 녹음 기록을 바탕으로 탄투라에서 있었던 일을 재검증한다. 그는 탄투라에 당시 주둔했던 알렉산드로니 여단의 이스라엘 군인들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추적하면서 이스라엘 사회가 왜 그동안 ‘나크바’를 금기시해 왔는지에 대한 의문을 풀어간다.     90세가 넘은 전직 군인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거부하지만 이미 금기의 경계의 벽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140시간에 이르는 카츠의 녹음과 당시의 군사 기록, 핵심인사들의 일기 등을 토대로 팔레스타인인들이 전쟁 중에 자발적으로 탄투라를 떠났다는 이스라엘의 주장이 근거 없는 거짓임을 입증해 낸다. 1947년과 1949년 사이에 팔레스타인 지역의 많은 건물들이 파괴되었고, 민간인들의 대량 학살이 이루어졌다. 그리고 많은 수의 여자, 노인, 아이들이 총으로 위협받으며 그들의 고향에서 추방당했다. 그 여파로 팔레스타인 인구는 크게 감소했다.     결국 오랜 침묵과 권력의 방어벽을 뚫고 세상에 나온 이 영화는 이스라엘의 건국 이데올로기의 당위성을 정면으로 부정한다. 이스라엘 건국이 애초에 토착 주민들에 대한 폭력적 강제 추방과 학살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만약 이 사건이 지금 발생했다면, 세계는 아마 ‘종족 말살’이라고 불렀을 것이다.     권력자들이 감싸고 있는 이스라엘 사회의 암묵적 동의가 이 영화 한 편으로 깨어질 가능성은 없다. 양심은 언제나 소수의 외침일 뿐이고 다수를 불편하게 하기 때문이다 김정 영화평론가온라인 영화 이스라엘 독립전쟁 다큐 이스라엘 이스라엘 사회 이스라엘 군인들

2022-11-25

[기고] 생존자, 후손, 구경꾼

“사람들은 다큐 감독을 인간쓰레기라고들 하지요.”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감독 양영희가 최근 관객과의 대화에서 꺼낸 첫마디다. 그는 재일코리안 2세로 자기 가족 이야기를 26년째 화면에 담고 있는 “잔인한” 사람이다. 그의 산문집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는 여러 모서리 중 하나에 제주 4·3을 배치했다. 어머니가 겪은 역사다. 이 이야길 읽고 다음날 나는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그의 영화를 보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제주 4·3평화공원을 다녀온 뒤 현기영의 ‘순이삼촌’과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4·3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열광적인 구경꾼의 위치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구경꾼은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4·3을 겪지 않았고, 그런 가족을 두지 않아 트라우마 없이 공원을 거닐고 영화를 관람하며 독서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경꾼의 안전한 위치를 역사상 수많은 학자와 문필가가 고찰했고, 파선한 배를 바라보는 구경꾼들을 고찰하며 한스 블루멘베르크는 ‘난파선과 구경꾼’이라는 역작을 펴낸 바 있다. 다행히 근대에 들어 헤겔이 구경꾼에게 ‘반성적 주체’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구경꾼과 난파선 생존자 간의 거리감은 좁혀졌다. 게다가 국가나 사회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팽배한 현대에는 구경꾼조차 땅 위에 서서 널빤지를 잡고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한다.   어떤 재난이나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중 상당수는 침묵을 지킨다. 대체로 20세기의 참사들은 이념과 긴밀히 엮여 있어 권력이 함구를 명했고, 사람들은 입을 여는 순간 목이 날아가리라는 위협을 느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로즈너의 어머니가 그랬고,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가 그랬다. 하지만 난파자의 2세들은 다르다. 그들은 그걸 글로 쓰거나 카메라에 담는다. 그들은 부모의 입이 언젠가 열릴 것을 알아 작가로서 기량을 연마했다가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제 몸속에 새긴다.   사실을 기록하는 다큐 감독은 역사가와 비슷한 임무를 띤다. 즉 인간의 고통을 잘 전달하기 위해 초연한 르포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양 감독은 어머니의 말문이 트이길 오래 기다렸다. 자신의 입은 닫은 채. 인터뷰어가 재촉하면 상대는 오히려 말을 삼킨다. 한번 다물어진 입은 웬만해선 열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좀더 객관적으로 증언하게 할 매개체가 우연히 주어졌으니, 양 감독이 남북 이데올로기와는 동떨어진 일본인 남자를 사귀게 된 것이다. ‘백지상태’의 인물이 등장하자 어머니는 친절하게 자신의 기억을 불러내기 시작했고, 감독은 70년도 더 된 이야기를 눈앞의 현실처럼 목격할 수 있었다.   이야기에는 논픽션과 픽션이 있다. 둘 다 중요한 역할을 떠맡는다. 유대 신비주의 연구자 숄렘은 ‘역사 기록’을 통과하지 않은 채 현실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물들의 본질에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큐 감독 역시 가만히 놓인 사물을 통해 역사에 침투해 들어간다. 역사를 탐구하는 일과 이야길 들려주는 일은 사실상 동일하다고 숄렘과 아감벤 등은 강조한다.   이때 작가가 주의할 점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은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망각해야만 밑바닥에서 떠오르는 “검은빛 조각들”이 있다. 망각한다는 것은 양영희식으로 바꾸면 상대가 말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이다. 어머니가 곧 죽거나 치매로 기억을 잃을 위험이 있어도 기다려야 한다. “자신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애가를 참을성 있게 읽지 못하고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송가를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작가라고 할 수 없다.”(크라카우어)   영화와 글을 보는 구경꾼은 자칫 방관자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니 이들도 생활세계 속에서 자신을 역사가의 위치에 놓으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는 어리석은 채 즐기는 이가 되거나 혹은 사건들이 주는 두려움에 꼼짝없이 붙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4·3이든 10·29 참사든.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기고 생존자 구경꾼 생존자 후손 난파선 생존자 다큐 감독

2022-11-21

[기고] 생존자, 후손, 구경꾼

“사람들은 다큐 감독을 인간쓰레기라고들 하지요.” ‘수프와 이데올로기’의 감독 양영희가 최근 관객과의 대화에서 꺼낸 첫마디다. 그는 재일코리안 2세로 자기 가족 이야기를 26년째 화면에 담고 있는 “잔인한” 사람이다. 그의 산문집 ‘카메라를 끄고 씁니다’는 여러 모서리 중 하나에 제주 4·3을 배치했다. 어머니가 겪은 역사다. 이 이야길 읽고 다음날 나는 제주행 비행기에 올랐고, 여행에서 돌아오자마자 그의 영화를 보고 감독의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해 제주 4·3평화공원을 다녀온 뒤 현기영의 ‘순이삼촌’과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를 읽었던 기억이 다시 떠올랐다. 나는 4·3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열광적인 구경꾼의 위치에 오래 머물러 있었다.   구경꾼은 비판받을 여지가 있다. 4·3을 겪지 않았고, 그런 가족을 두지 않아 트라우마 없이 공원을 거닐고 영화를 관람하며 독서에 몰두하기 때문이다. 이런 구경꾼의 안전한 위치를 역사상 수많은 학자와 문필가가 고찰했고, 파선한 배를 바라보는 구경꾼들을 고찰하며 한스 블루멘베르크는 ‘난파선과 구경꾼’이라는 역작을 펴낸 바 있다. 다행히 근대에 들어 헤겔이 구경꾼에게 ‘반성적 주체’의 지위를 부여하면서 구경꾼과 난파선 생존자 간의 거리감은 좁혀졌다. 게다가 국가나 사회가 국민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불신이 팽배한 현대에는 구경꾼조차 땅 위에 서서 널빤지를 잡고 살아남기 위해 애써야 한다.   어떤 재난이나 참사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중 상당수는 침묵을 지킨다. 대체로 20세기의 참사들은 이념과 긴밀히 엮여 있어 권력이 함구를 명했고, 사람들은 입을 여는 순간 목이 날아가리라는 위협을 느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인 로즈너의 어머니가 그랬고, 양영희 감독의 어머니가 그랬다. 하지만 난파자의 2세들은 다르다. 그들은 그걸 글로 쓰거나 카메라에 담는다. 그들은 부모의 입이 언젠가 열릴 것을 알아 작가로서 기량을 연마했다가 말이 흘러나오는 순간 제 몸속에 새긴다.   사실을 기록하는 다큐 감독은 역사가와 비슷한 임무를 띤다. 즉 인간의 고통을 잘 전달하기 위해 초연한 르포 형식을 취하는 것이다. 양 감독은 어머니의 말문이 트이길 오래 기다렸다. 자신의 입은 닫은 채. 인터뷰어가 재촉하면 상대는 오히려 말을 삼킨다. 한번 다물어진 입은 웬만해선 열리지 않는다. 그러던 중 어머니가 좀더 객관적으로 증언하게 할 매개체가 우연히 주어졌으니, 양 감독이 남북 이데올로기와는 동떨어진 일본인 남자를 사귀게 된 것이다. ‘백지상태’의 인물이 등장하자 어머니는 친절하게 자신의 기억을 불러내기 시작했고, 감독은 70년도 더 된 이야기를 눈앞의 현실처럼 목격할 수 있었다.   이야기에는 논픽션과 픽션이 있다. 둘 다 중요한 역할을 떠맡는다. 유대 신비주의 연구자 숄렘은 ‘역사 기록’을 통과하지 않은 채 현실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물들의 본질에 침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 바 있다. 다큐 감독 역시 가만히 놓인 사물을 통해 역사에 침투해 들어간다. 역사를 탐구하는 일과 이야길 들려주는 일은 사실상 동일하다고 숄렘과 아감벤 등은 강조한다.   이때 작가가 주의할 점은 이야기 속에서 자신은 잊어야 한다는 것이다. 망각해야만 밑바닥에서 떠오르는 “검은빛 조각들”이 있다. 망각한다는 것은 양영희식으로 바꾸면 상대가 말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뜻이다. 어머니가 곧 죽거나 치매로 기억을 잃을 위험이 있어도 기다려야 한다. “자신의 언어 속에 숨어 있는 애가를 참을성 있게 읽지 못하고 깊은 곳에서 울려 퍼지는 송가를 들을 줄 모르는 사람은 작가라고 할 수 없다.”(크라카우어)   영화와 글을 보는 구경꾼은 자칫 방관자로 전락할 수 있다. 그러니 이들도 생활세계 속에서 자신을 역사가의 위치에 놓으려고 애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그는 어리석은 채 즐기는 이가 되거나 혹은 사건들이 주는 두려움에 꼼짝없이 붙들릴 것이기 때문이다. 4·3이든 10·29 참사든.   로마 시인 호라티우스가 했던 말인 “더 많이 본 사람은 더 많은 부담을 떠안는다”는 오늘날의 구경꾼에게도 해당된다. 나와 함께 ‘수프와 이데올로기’를 본 화가 P는 고향 함양을 떠올렸다. 산청·함양·거창 양민 학살사건에 집안 어른들이 희생됐기에 4·3의 난파로부터 살아남은 양 감독의 어머니 강정희씨를 구경하며 발 하나를 파도 속에 밀어 넣더니 언젠가 자기도 작품 속에서 그 이야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듯했다. 다큐든 그림이든 사료는 남아 구경꾼 속에서 자기 확장을 낳을 것이다. 이 사료를 통과한 우린 더 이상 이전의 자신이 아니게 될 것이다. 이은혜 / 글항아리 편집장기고 생존자 구경꾼 남아 구경꾼 난파선 생존자 다큐 감독

2022-11-18

평통, 전후석 감독 다큐 ‘초선’ 무료 상영

민주평통 오렌지샌디에이고협의회(이하 평통, 회장 김동수)가 오는 30일(토) 오후 4시 가든그로브의 OC한인회관에서 전후석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Chosen)’ 무료 상영회를 개최한다.   평통 운영위원회는 지난 16일 가든그로브 사무실에서 회의를 갖고 7~8월 중 주요 사업에 관해 논의했다.   평통 측은 초선 상영회를 통해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한인 정치력 신장에 관한 공감대가 확산하길 기대하고 있다.   영화 초선은 지난 2020년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영 김, 미셸 박 스틸, 앤디 김, 메릴린 스트릭랜드, 데이비드 김씨 등 정치적 이념, 세대, 성별, 출신 등이 상이한 5명 정치인을 통해 미주 한인의 역사와 디아스포라에 관한 시각을 제시한 작품이다.   평통 측은 “누구나 상영회에 참석할 수 있다. 상영 후 전후석 감독과 질의, 응답 시간을 마련하고 간단한 다과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감독은 지난 2019년 쿠바 한인 이야기를 담은 ‘헤로니모’를 만들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운영위원회는 상영회에 앞서 오전 11시~오후 3시까지 부에나파크의 랄프 B. 클라크 공원에서 개최할 새터민(탈북민) 초청 평통 가족 야유회에 많은 자문위원과 그 가족이 참여하도록 독려하기로 했다.   평통은 내달 8일 부에나파크의 로스코요테스 컨트리클럽에서 개최할 민주평통 수석부의장배 골프대회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이번 골프대회 대회장은 노상일 OC한인상공회의소가 맡는다.   초선 상영회 관련 문의는 전화(714-537-6919, 530-4810)로 하면 된다.상영회 다큐 초선 상영회 무료 상영회 영화 초선

2022-07-21

선거로 본 한인역사 다큐 ‘초선’ LA시사회…내일 오후 7시 교육원

2020년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했던 5명의 한인 후보 이야기를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초선(Chosen)’ LA시사회가 내일(3일) 오후 7시 LA한국교육원에서 열린다. 영화 상영 후에는 전후석 감독과의 질의 응답 자리도 마련된다.   2020년 11월 선거는 한인 정치력 신장에서 한 획을 그은 것으로 기록된다. 앤디 김과 매릴린 스트릭랜드, 영 김, 미셀 박 스틸, 데이비드 김 등 5명의 한인이 연방 하원의원에 도전한 선거였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한인 후보가 도전하기도 했지만 결과도 대단했다. 데이비드 김을 제외한 4명의 한인 후보가 선거에 승리한 것도 역사적인 성과였고 선거에 진 데이비드 김 후보도 첫 출마임에도 예상을 뛰어넘는 높은 득표율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영화는 5명 후보의 선거 과정을 보여주는데 그 중심에는 LA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삼은 데이비드 김이 있다. 매우 진보적인 선거공약을 들고 선거에 임한 데이비드 김의 선거 과정을 통해 영화는 한인의 역사와 현재를 되짚어보며 당면한 과제를 제기한다.   ‘초선’은 전 감독이 한인을 다룬 두 번째 영화다. 전 감독이 한인을 다룬 첫 작품은 ‘헤로니모’로 쿠바에서 태어나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의 주역이었고 쿠바 한인 공동체를 부활시킨 장본인이었던 헤로니모 임(한글이름 임은조)의 이야기를 통해 쿠바 한인의 뿌리와 현재를 널리 알렸다.   영화 ‘초선’은 2022년 제23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LA시사회에는 등록을 한 사람만 참석 가능하며 영화에는 영어와 한국어 자막이 있다.   ▶등록: shorturl.at/kvzRT   ▶문의: info@peace21.org한인역사 la시사회 한인역사 다큐 선거 과정 다큐멘터리 영화

2022-06-01

탈북민 지원 다큐 콘서트 개최…라구나우즈 탈북자 돕기회

 ‘라구나우즈 한인 탈북자 돕기회’가 오는 15일(화) 기금 모금을 위한 다큐 콘서트를 연다.   다큐멘터리와 공연이 결합된 이 콘서트는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유튜브의 닥터 도토리(Dr. Dotori) TV로 생중계 된다.   프렌치 정 박사가 진행하는 콘서트에선 오랜 기간 작업 끝에 완성된 탈북 관련 다큐 동영상이 공개된다. 정 박사는 다큐 제작, 편집, 나레이션을 모두 맡았다. 정 박사는 Dr. Dotori TV로 음악과 역사 강의를 하고 있다.   콘서트에선 타인종을 포함한 자원봉사자 40명의 국악과 서양 음악, 전통 무용 공연이 이어진다.   미국에서 전통 음악을 알려온 국악인, 모금 운동을 지원하는 타인종 음악가 등이 장구, 대금, 가야금, 난타, 기타, 클래식 기타, 첼로, 바이올린, 잉글리시 호른, 피아노 등을 연주한다.   라구나우즈 한인 탈북자 돕기회는 지난 2013년부터 탈북자 지원을 시작했다. 1명의 탈북 경비는 3000달러로 알려져 있다. 이 단체는 지금까지 77명의 탈북을 도왔다.   기부는 탈북자 지원 비영리단체 링크(LINK)에 연결된 온라인 계좌(bit.ly/3toQ9rh)에서 하면 된다.   행사 및 기부 관련 문의는 박승원씨(253-583-6588)에게 하면 된다.탈북민 콘서트 탈북자 지원 다큐 콘서트 탈북민 지원

2022-03-09

눈으로 먹는 맛있는 음식 다큐들

음식은 곧 그 민족의 역사다. 음식만큼 그 민족의 역사와 문화적 특성을 잘 대변해 주고 있는 분야도 없다. 음식이 지니는 민족 문화적 가치는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을 하나의 ‘인류 현상’임에 틀림없다.       추수감사절은 무엇보다도 음식의 풍요 속에 지내는 절기이다. 어차피 음식에 묻혀 사는 이 기간 동안, 가족들이 모여 있는 공간의 TV 스크린도 음식에 관한 영상물로 채워보는 것은 어떨까? 가족들과 음식을 즐기며 함께 볼만한 프로그램 몇 가지를 모아 소개한다.     ▶Taste the Nation   리얼리티 프로그램 ‘탑 셰프’ 의 호스트 파드마 락슈미(Padma Lakshmi))가 진행하는 ‘테이스트 더 네이션’ 시즌 2가 Hulu에서 스트리밍되고 있다.     미국 내 다양한 민족들의 고유한 음식을 찾아가는 프로그램. 음식에 얽힌 그 민족의 전통과 역사에 대하여 얘기를 나눈다. 한인들이 즐겨 요리하는 설음식을 다룬 에피소드 ‘K-town Countdown’도 눈에 띈다. 락쉬미와 한인 출연자들은 한국의 전통음식이 한인들에게 어떤 문화적 가치를 지니고 세대를 이어가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눈다.     ▶음식 주간(Food Week: Food, Glorious Food. OVID TV)   독립영화, 외국영화 전문 채널 Ovid TV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을 맞아 ‘Food Week’ 스페셜을 스트리밍한다. 음식에 관한 다큐멘터리들을 모아 놓은 컬렉션이다. 음식과 관련된 문화, 트렌드, 디자인 그리고 와인 등에 관한 기록물들로 채워진 추수감사절 최고의 푸드 라인업이다.     ▶Eat This New York   ‘음식의 메카’ 뉴욕에서 식당 오픈을 꿈꾸는 2명의 젊은이가 유명 식당들을 찾아 성공한 셰프들로부터 식당 경영과 성공의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다니엘 블러드(Daniel Boulud), 시리오 마치오니(Sirio Maccioni) 등 세계적 셰프들이 직접 요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뉴욕 최고의 레스토랑들과 메뉴를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     ▶Evolution of Organic   지구상에서 최초로 음식에 ‘오개닉’이라는 개념을 적용했던, 이른바 ‘오개닉 무브먼트’의 선구자들을 찾아간다. 그들은 단순히 화학비료 사용을 거부하고 유기농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에 그치지 않고 오개닉을 정신적인 문화 가치로 승화시켰던 장본인들이다. 이들은 기후변화 시대를 맞아 미래의 오개닉 운동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를 전망한다.     ▶Our Blood is Wine   8000년의 와인 제조 역사를 지닌 조지아 공화국은 소련의 위성국으로 있는 동안 와인 생산을 중단했어야 했다. 그러나 조지아 사람들은 소련으로부터 독립된 이후, 다시 그들의 와인 전통을 이어가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왔다. 필름메이커 에밀리 레일즈백은 현대화된 조지아의 와인 제조 과정을 그녀의 아이폰에 담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 냈다. 민족정신의 향기와 그들이 역사의 현장에서 겪었던 질곡의 흔적이 흠뻑 담겨 있는 조지아산 와인을 ‘음미’해 본다.      ▶The Goddesses of Food   2013년 타임지가 ‘음식의 신’(The Gods of Food) 셰프들을 선정, 발표했을 때만 해도 여성 셰프는 단 한 명도 없었다. 다큐는, 남성이 주도해온 음식문화 속에서 홀연히 두각을 나타내며 ‘게임 체인저’로 활약하고 있는 여성 셰프들을 찾아간다. 미슐랭 스타 셰프 도미니크 크렌(Dominique Crenn), 바바라 린치(Barbara Lynch)를 비롯, 신세대 여성 셰프로 주목받고 있는 신예들이 그들의 음식에 관한 생각과 성공담에 관해서 얘기한다. 음식 분야만큼은 아직도 남성이 압도적으로 우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까, 이들은 한결같이 개척 정신을 강조한다.    ▶The Raw and the Cooked   일반적으로 중국 음식으로 통칭되지만 타이완 음식은 본토 음식과 많은 차이가 있다. 육류를 많이 사용하는 중국 음식에 비해 타이완 음식은 해산물을 주재료로 사용한다. 타이완 음식에도 타이완 사람들이 겪은 격동의 역사가 담겨있다. 오늘날의 타이완 음식은 중국 본토와 일본 음식의 영향이 많이 가미되었다. 타이완 음식은 대체로 중국 음식에 비해 향신료를 많이 사용해 감미롭고 달콤하다. 타이완 사람들을 보면 저들도 우리만큼 먹는 걸 즐기는 민족이란 생각이 든다.       ▶Soul of a Banquet   ‘조이럭 클럽(The Joy Luck Club)’의 베테랑 감독 웨인 웡이 연출한 작품. 1961년 샌프란시스코에 중국식당 ‘더 만다린’을 오픈, 중국 음식을 미 대중에 소개하는 한편, 식당업에 새로운 지평을 연 세실리아 치앙에 관한 다큐멘터리이다. 2020년 100세의 일기로 타계한 그녀의 인생이 화려하고 먹음직스러운 음식들과 함께 소개된다. 마담 치앙이 생전에 요리하던 모습, 식당 주인으로 손님들과의 유대 관계를 맺는 그녀의 능숙한 사교술을 엿볼 수 있다.     ▶Food Design   테이블에 올라온 음식의 맛에 도취되어 먹기 바쁜 와중에도, 앞에 놓여 있는 저 음식들도 누군가가 디자인을 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할 때가 종종 있다. 영화는 한 입 씹었을 때 나는 소리, 느껴지는 감촉, 재료들끼리의 상호 작용 등 하나하나 작은 부분까지도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리고 그들은 우리 입안에서 결국은 ‘소멸’되어 버리는 것이라 하더라도 작품을 내어놓는 마음으로 음식을 서브한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그들이 생각하는 범주가 일반의 상상을 넘어선다.      ▶Streit's: Matzo and the American Dream   유대인촌이 있는 뉴욕, LA 등의 대도시 사람들은 한 번쯤 유대인 식당에서 맛조불(Matzo Ball)이 들어간 수프를 먹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유대인들은 유월절 절기 중에는 효모를 넣어 부풀린 빵을 먹지 않는다. 애굽을 급히 떠나야 했던 그들에게 누룩이 있었을 리 없다. 이 전통에서 유래하는 누룩 없는 빵이 맛조볼이다. 유대인들은 이 빵으로 수프를 만들어 먹는다. 1920년대 말 뉴욕 맨해튼에 유대인들이 처음 자리를 잡을 때 세워졌던 Streit’s matzo 공장은 아직도 그 자리에서 맛조불을, 그것도 그 90년 전의 그 재래식 기계를 사용해 만들고 있다. 대부분의 토박이 유대인들이 모두 이 동네를 떠났지만, 여전히 그 자리에서 맛조볼을 만들고 있는 Streit패밀리의 이야기.   김정 / 영화평론가음식 다큐 민족 문화적 food week 세계적 셰프들

2021-11-26

'원산철수' 다큐 타운서 상영

한국전쟁 당시 흥남철수에 이어 원산철수에서 마지막 피난민을 구출한 레인 빅토리호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잊혀진 영웅(Forgotten Victory)’이 LA 한인타운에서 첫 상영된다.     ‘잊혀진 영웅’은 한국전쟁 당시 화물과 병기를 나르던 병참선으로 퇴각하면서 7011명의 원산 피난민들을 거제도로 실어 나른 레인 빅토리호의 이야기를 담았다.     흥남철수는 1950년 12월 15일에서 24일까지 10일 동안 흥남 항에서 이뤄진 대규모 피난민 철수작전이었다. 영화 ‘국제시장’에도 나왔던 메러디스 빅토리호는 1만4000명의 피난민을 구조하고 1971년 퇴역 후 1993년 중국에 팔려 고철로 분해됐다.     흥남과 원산철수 작전에서 피난민을 실어 나른 미 병참선 39척 중 대부분이 폐선되고 남아있는 세 척 중 한 척은 샌프란시스코에, 다른 한 척은 플로리다에 있지만 역시 폐선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한 척인 레인 빅토리호는 현재 LA인근 샌피드로 항구에 정박돼 있다. 레인 빅토리호는 폐선된 선박의 부품으로 재정비해 유일하게 승선이 가능하다. 현재 150여명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역사박물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일반인 입장 외 ‘타이태닉’. ‘진주만’ 등 영화촬영지, 엔지니어 학생들 교육 현장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잊혀진 영웅’은 ‘페이딩 어웨이’, ‘마지막 눈물’, ‘아일라’ 등 다수 다큐영화를 제작해 칸영화제와 오스카 등 수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입선 및 수상한 다큐멘터리 감독 크리스토퍼 리씨가 각본, 촬영, 편집을 맡았고 이지영 프로듀서가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   이 감독은 우연히 레인 빅토리호에서 다민족 봉사자들이 모여 역사 현장을 지키는 행사에 참여했다. 이후 한인 2세 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다민족 다문화 공간으로 사용되도록 다큐 영화 ‘잊혀진 영웅’을 기획했다.     이 감독은 “‘잊혀진 영웅’은 레인 빅토리호를 통해 한국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도 있지만, 역사를 넘어 레인 빅토리호를 가장 친근한 문화공간으로 보존하기 위해 제작했다”고 밝혔다.     영화는 빅토리호에 실려 나온 피란민들의 슬픈 사연, 역사를 재조명하는 희귀 사진과 영상, 중요한 역사 현장을 지켜나가고 있는 학생들과 전문인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의 사연, 뮤직비디오 등을 담았다.     레인 빅토리호 머천트센터 회장인 스콧 그레이 박사는 “이번 영화가 미주 한인사회뿐만 아니라 후손들에게 역사적 의미를 가르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많은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 복원되고 있고 여러 세대와 다양한 커뮤니티의 문화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잊혀진 영웅’은 오는 13일 오후 4시 LA 한인타운 내 CGV 극장에서 VIP 300명과 관계자 한인들을 특별초대하는 무료 프리미어 행사를 개최한다. 상영 후에는 제작진과 질의 문답 시간도 마련된다.     ▶문의: (323)601-5620 이은영 기자원산철수 다큐 다큐멘터리 영화 원산철수 작전 다수 다큐영화

2021-11-09

‘DMZ 도보 횡단’ 다큐, 하와이영화제 개봉

여성 인권운동가들이 남북한 비무장지대(DMZ)를 걸어서 넘은 역사적인 사건을 기록한 영화 ‘크로싱즈’(Crossings)가 28일까지 열리는 제41회 하와이 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인다.   국제여성평화단체 ‘위민 크로스 DMZ’는 2015년 5월 북한을 거쳐 파주 도라산 출입사무소까지 DMZ를 걸어서 건너는 행사를 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 메어리드 맥과이어(1976년)와 레이마 그보위(2011년)를 비롯해 국제 여성운동가 글로리아 스타이넘, 인권운동가 크리스틴 안 등 30여 명이 참가했다.   한인 입양인 데안 보샤이 리엠(한글이름 차정희) 감독이 만든 ‘크로싱즈’는 크리스틴 안을 중심으로 여성 인권운동가들의 DMZ 도보 횡단을 조명했다.   수천 명의 북한 여성과 함께 행진하는 장면, DMZ 도보 횡단을 위해 남북한 정부를 오가는 노력, 평화행진 운동에서 만난 소중한 인연,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해 분투하는 여성들의 절실한 모습 등을 담고 있다.   크로싱즈는 15∼28일 이 영화제 웹페이지(hiff.org)에서 관람할 수 있다.   리엠 감독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다큐멘터리 ‘차정희, 그 수수께끼를 찾아서’로 2010년 제28회 샌프란시스코 국제 아시안·아메리칸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하와이영화제 도보 다큐 하와이영화제 도보 횡단 하와이 국제영화제

202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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