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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침에] 추억의 옛 가요

돌아가신 아버지는 운동하거나 산보를 하며 노래 듣기를 좋아하셨다. 허리에 워크맨을 차고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옛노래를 헤드폰을 끼고 듣곤 하셨다. 카세트는 30분 한 면이 다 돌고 나면, 테이프를 바꿔 끼워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한번 충전에 몇 시간이고 중단 없이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아이팟을 여동생이 사 드렸는데, 그 자그마하고 생소한 기기가 불편하셨던지 얼마 후에는 다시 워크맨으로 돌아갔다.     20여 년 전, 한국에 갔을 때 있었던 일이다. 한창 유행하던 해바라기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지인이 CD를 선물하겠다고 했다. 한데 그때 내 차에는 CD 플레이어가 없었다. 카세트테이프를 사달라고 했다.     그 후 장만한 차에는 CD를 6장 넣고 들을 수 있는 CD플레이어가 있었고, 지금 타는 차에는 USB를 꽂아 노래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도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다. 요즘은 블루투스로 스마트 폰을 연결하여 노래를 듣는다. 노래를 전화기에 담을 필요도 없다.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 연결해서 듣는다. 음원 사이트에 들어가서 내가 좋아하는 노래만 모아 플레이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고, 남들이 만들어 놓은 것을 연결해서 들을 수도 있다.     요즘 미국 음원 사이트에는 웬만한 한국노래는 다 있다. 최근에 애플 뮤직에서 ‘추억의 옛 가요’ 음반을 찾았다. ‘목포의 눈물’, ‘애수의 소야곡’ 같은 옛 노래가 원곡 그대로 들어 있다. 아버지가 즐겨 듣고 부르시던 노래다.     내가 ‘세시봉’의 노래를 즐겨 듣던 무렵, 아버지는 나이 든 가수들이 등장하는 가요무대를 즐겨 보곤 하셨다. 재미없는 노래를 지그시 눈을 감고 듣는 아버지가 멀게만 느껴지곤 했었다.     음악은 취향이라 사람마다 좋아하는 노래가 다를 수 있지만, 대개는 젊은 시절 들었던 노래, 또는 이와 유사한 성격의 노래를 즐겨 들을 것이다. 나 역시 7080 노래를 즐겨 듣는다. 하지만 최근 발견한 ‘추억의 옛 가요’도 이제 즐겨 듣는 플레이 리스트에 올려놓고 가끔 한 번씩 듣곤 한다.     처음 이 음반을 듣던 날의 감동을 잊을 수 없다. 나는 잊고 있었지만 내 몸은 이 노래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그리워서, 지난 세월이 아쉬워서 그랬던 것은 아니다. 50-60년 전에 들었던 노래가 전해주는 편안함이 좋았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은 이런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몸 어딘가에 숨어 있던 과거의 기억을 되새기는 것.     봄날 파랗게 싹을 틔워 나오던 새싹이 어찌 가을을 알고 낙엽을 알겠는가. 뜨거운 여름을 지내고 비바람을 겪어야 다가올 가을을 예감할 수 있을 터. 사회적으로 성공해서 유명해지고 돈을 많이 벌어 온갖 호사를 누린 사람이나, 허름하고 소박한 삶을 산 사람이나, 결국 가을이 되면 다 비슷한 길에 들어선다.   옛 노래를 들으며 과거를 추억하고, 지금은 사라진 이들을 생각하고, 내게도 다가올 마지막 잎새를 기다린다. 가을은 그렇게 깊어 간다.  고동운 /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추억 가요 노래 듣기 음원 스트리밍 cd 플레이어

2024-10-30

“시카고서의 첫 공연 최고였다”

한국 최고 여자 솔로 가수로 꼽히는 아이유(31)가 시카고를 매료시켰다.     자신의 첫 월드투어 'HEREH'에 나선 아이유는 지난 25일 4번째 미국 공연을 위해 시카고를 찾아 서 서버브 로즈몬트 소재 올스테이트 아레나에서 2만2000여명의 팬들과 함께 했다. 아이유의 콘서트 티켓은 지난 3월 프리세일을 시작하자마자 단 몇 분만에 매진됐다.     오후 7시30분 시작한 콘서트는 3시간 넘게 진행됐고, 아이유는 수 차례 앵콜 곡을 부르며 팬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겼다.     '홀씨'로 오프닝을 연 아이유는 '어푸', '삐삐', '셀러브리티', '블루밍', 'Coin', 'Eight', 'Strawberry Moon', '너랑나' 등 20개 넘는 히트곡을 차례로 선보였다. 이어 앵콜에서 'Shh', '스물셋'을 선보인 아이유는 최종 앵콜곡으로 팬들이 현장에서 요청한 '라일락', 'Love Poem', '이 지금'을 부르고 '팔레트'로 공연을 마무리했다.     아이유는 이날 팬들에게 "지금까지 방문한 4개의 도시가 모두 훌륭했지만, 시카고 팬들이 정말 잘 놀고, 유독 오프닝부터 내가 사랑 받는 느낌이다"라고 첫 인사를 건넸다. 그는 "특히 공연장이 위치한 로즈몬트라는 도시 이름이 너무 로맨틱하면서 예쁘고, 뭔가 장미가 곳곳에 피어 있을 것 같다"며 "그래서 시카고 로즈몬트를 위해 오늘 입을 모든 의상은 특별히 장미 테마로 맞춰봤다"고 설명했다.     아이유는 공연 도중 '블루밍'에서는 꽃을, 그리고 'Coin'할 때는 코인 기념품 등을 팬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이 날 공연장을 찾은 팬들에게 유에나(아이유 팬클럽)는 아이유 노래 '바람꽃'의 가사를 인용한 '바람의 도시는 지은꽃(아이유 본명 이지은)의 마음에 흩어져 날리며'라고 문구가 적혀 있는 플래카드를 나눠줬다. 아울러, 좌석마다 아이유 얼굴이 프린트 되어 있는 자석, 열쇠고리, 포토카드, 케이스 등이 선물로 제공됐고, 아이유는 콘서트 도중 "엄마가 팬 분들께 나눠주라고 직접 준비하셨다"고 밝혔다.     오하이오 주에서 방문한 태국계 멜린다 리(26)는 "아이유가 그냥 말할 때는 목소리가 쉰 것 같아 걱정했는데, 노래 부를 때는 정말 놀라울 만큼 대단했다"며 "따라부르는 게 민망할 정도로 아이유의 가창력이 뛰어났고, 정말 콘서트를 오길 잘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애리조나에서 왔다는 일본계 메이 아오이(24)는 "아이유를 너무 보고 싶어서 날아왔다. 다른 가족을 보러 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아이유 때문에 왔다"며 "하지만 가족들에겐 비밀이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에 거주하는 김희성(33)씨는 "한국에선 아이유 티켓을 구하는 게 하늘에 별따기인데, 시카고에서라도 실제 접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라고 말했고, 그와 함께 온 이주이(32)양은 "아이유가 무대에 나타나자마자 요정이 나온 줄 알았다. 정말 너무 예쁘다"고 밝혔다.     아내와 함께 공연장을 찾은 벤 에반스(56)는 "아이들 때문에 아이유를 처음 알게 됐다. 가사를 100% 이해하는 건 아니지만, 노래를 통해 전달되는 분위기와 편안해지는 마음으로 인해 아이유 팬이 됐다"고 말했다.   콘서트를 마무리하며 아이유는 "시카고는 처음이지만, 여러분들은 정말 최고였다"며 "여러분들 덕분에 더 힘을 낼 수 있었고, 곧 다시 또 오겠다"고 말했다.   2008년 데뷔한 아이유는 지난 3월 2일 HEREH 월드투어를 시작했고, 시카고에 이어 오는 30일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 투어 일정을 이어간다.   Jinju Yi•Soyoung Lee시카고 공연 시카고 팬들 아이유 노래 아이유 티켓

2024-07-26

[문화산책] 천개의 바람이 되어…

죽음에 대해 생각하면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천개의 바람이 되어’라는 노래다. 내 개인적 느낌이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죽음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지고, 죽음에 대한 공포감도 크게 줄어든다.   “나의 사진 앞에서 울지 말아요/ 거기에 나는 없어요/ 잠들어 있지도 않아요/ 천개의 바람/ 천개의 바람이 되어/ 저 드넓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어요”   몸은 죽었지만 넋과 얼은 천개의 바람이 되어, 하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당신을 지켜주겠다는 이 노래는 사후세계에 대한 다른 관점을 보여준다. 사람이 죽으면 영혼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종교적인 관점이다.   “가을에는 햇살이 되어 들녘에 내려 비춰요/ 겨울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눈이 되지요/ 아침엔 새가 되어 당신을 깨워주고/ 밤에는 별이 되어 당신을 지켜드려요.”   일반적인 장송곡이나 추모곡은 산 자들이 죽은 이를 애통해하고 위로하는 것이 보통인데, 이 노래는 그와 반대로 죽은 이가 산 자들을 위로하는 관점의 시라는 점이 신선하게 돋보인다. 그래서 설득력도 강하다.   이 노래를 만든 사람은 일본의 소설가이자 작곡가, 그리고 가수로도 활동한 아라이 만(新井滿, 1946~2021)이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죽은 이를 위한 추모곡은 많았지만, 죽은 이가 산 사람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노래는 이게 처음이지요. 세상을 떠난 소중한 사람이 수십억 광년 떨어진 곳에 간 게 아니라 바람이 돼서 내 곁에 있다는 가사는 사람들에게 위로는 물론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줍니다. 그게 이 노래의 힘이죠. 나도 얼마 전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를 듣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이 노래는 아라이 만이 암으로 아내를 잃고 괴로워하는 친구를 위해 만든 노래로, 2003년에 일본에서 발표되어 사회적 신드롬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일본의 모든 장례식장에서 이 노래가 흘러나오고, 전국 각지에 노래 연구모임이 생겨났고, 드라마로도 만들어졌다. 물론, 작곡가인 아라이 만의 장례식에서도 이 노래가 울려퍼졌다.   한국에서도 팝페라 가수 임형주가 이 노래를 불러 김수환 추기경 추모곡, 노무현 대통령 추모곡으로도 사용이 되었고, 세월호 침몰 사고 직후 조계종을 비롯한 여러 추모행사에서 이 노래가 추모곡으로 사용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이 노래가 많은 사람의 마음을 적신 것은 가사의 울림 때문이다. 이 가사는 작자 미상의 영문 추모시 ‘천개의 바람이 되어’를 일본어로 번역한 것이다. 이 시는 마릴린 먼로 25주기 추도식(87년)과 9·11테러 희생자 1주기 추도식 등에서 낭독됐을 정도로 유명하지만, 노래로 만들어진 적은 없었다.   이 노래 가사의 원작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아메리칸 인디언들에게 전래하여 오는 시(詩)라는 설에 공감한다. 사후세계에 대한 관점 때문이다. 인간은 죽어서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이 노래를 듣고 있노라면, 노래 가사처럼 나도 죽은 뒤에 무덤 속 관 안에 누워 있지 말고, 바람이 돼서 넓은 세상을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되면, 죽음이 두렵지만은 않다.   불어오는 바람도 전과 달리 새삼스럽다. 오래전 세상 떠난 그리운 사람들이 바람이 되어 찾아온 것 같아 엄청 반갑고 고맙다. 그런데 다정하게 말을 거는 것 같은데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어서 참 안타깝다.   마종기 시인의 시 ‘바람의 말’이 떠오른다.   “가끔 바람 부는 쪽으로 귀 기울이면/ 착한 당신, 피곤해져도 잊지 마,/ 아득하게 멀리서 오는 바람의 말을”   ◇바로잡습니다=지난 5일자 문화산책 '미국에 감사하는 마음' 내용 중 ‘6·25재단 설립자'는 구성열씨로 바로잡습니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바람 노래 가사 대통령 추모곡 팝페라 가수

2024-07-11

[문예 마당] 내가 노래하는 국가<國歌>

  ‘숙녀, 신사 여러분! 모두 모자를 벗으시고, 기립해 주십시오. 오늘은 OOO-미준-류-OO 양이 국가를 부를 것입니다.’   지난 5월 초 LA를 떠나, 뉴멕시코로 이사 간 손주들을 만나러 갔을 때 마침 ‘아시안·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기념하는 야구 경기가 아이소토프 (동위원소라는 뜻) 경기장에서 열렸다. 야구 경기를 보러 갔다기보다는 손녀가 미국 국가를 독창하는 모습을 관람하기 위한 참석이었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운동 경기를 직접 관람한 경험이 많지 않고, 관심도 없었던 편이다. 그렇기는 해도 선수들이 온 힘을 다해서 팀을 위해 뛰는 모습은 그들이 하늘로 쏘아 올리는 정열의 함성과 함께 희망을 약속하는 것 같아 흥분된다. 그뿐 아니라 관중석에 앉아서 내 아이든, 남의 아이든 간에 선수들을 응원해 주는 정서가 부럽고, 아름답다.  야구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아시안·태평양 문화유산의 달’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태평양계 여성들이 빨간 꽃으로 머리단장을 하고, 하와이안 훌라 춤을 추었다.     5월이 아태 문화유산의 달이 된 것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본인이 미국에 첫발을 디딘 것이 5월(1843년)이었고, 동부와 서부로 나누어져 있던 대륙횡단철도가 연결되어 완성된 것이 5월(1869년)이었는데, 이 공사에 중국인 노동자들이 투입되어 7년에 걸쳐 일 한 것을 기리는 의미도 있다. 1978년 카터 대통령 때 일주일 동안 축하하는 것에서 시작했던 것이 1992년에 한 달로 연장되었다. 아태계는 아시아, 폴리네시아 등 광범위한 지역을 포함한다.     경기가 시작된다고 방송이 울리자, 아이는 투수판에 섰다. 가족들이 있는 곳을 향해 돌아서서, 손 키스를 날린 후, 제가 선 자리에서 400피트는 족히 넘을 듯한 경기장 다른 쪽 끄트머리에서 늠름하게 휘날리는 미국 국기, 뉴멕시코 주기를 향해 반듯하게 차렷 자세로 섰다. 두 옥타브를 아우르는 미국 국가가 아이의 약간 굵고 부드럽지만, 확신에 찬 음성을 타고 편안하게 마이크를 통해서 야구장과 객석을 넘어 세상으로 퍼졌다.     우리 가족을 비롯한 남녀노소 관중들, 자리를 찾아 이동 중이던 사람들, 솜사탕과 초록색 드링크를 팔러 다니던 상인들도 모두 멈추어 섰다. 객석에서 내려다보이는 경기장 잔디 위 곳곳에는 팀별로 모여 선 선수들이 우리처럼 차렷 자세로 펄럭이는 국기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우리와 다른 점은 그들은 심장 위에 손을 얹고 국기를 향해 경의를 표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국기에 대한 경의, 국가를 부를 때의 경건함은 미국뿐 아니라 세계 거의 모든 나라에서 지켜지는 에티켓이다. 공식적인 자국 행사나 국제 행사 때에 관련 나라의 국기를 게양하고, 해당 국가의 국가를 제창한다. 이 때, 남자는 모자를 벗어서 오른손으로 심장이 있는 왼쪽 가슴에 모자와 오른손을 얹는다. 제복을 입은 경우, 거수경례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여자는 모자를 벗지 않아도 된다.   나는 어린 시설을 서울 용산구에서 보냈는데, 근방에 미군 부대가 있었다. 오후 5시, 혹은 6시쯤에는 미국 국가와 애국가가 들렸다. 어린이들도 놀이를 멈추고, 경의를 표하는 어른들을 본떠 엄숙하게 차렷 자세를 취하곤 했다.   그런데, 만약, 국가를 합창으로 무대에서 부른다면  이때도 관객은 기립해야 할까? 실제로 합창단이 무대에서 국가를 부르는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 관객의 절반 정도는 기립했고, 나머지는 어정쩡하게 결단을 못 내리고 있었다. 객석에 있던 우리 가족의 의견도 갈렸다. 애국이라는 의미를 갖고 부른 것이 아니고, 아름다운 음악 작품의 하나로 불렀던 4부 합창곡이었다. 기립해서 경의를 표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 강세였다.   야구장이 있는 공원에 아이소토프라는 이름이 붙여진 내막은 TV 시리즈 ‘심프슨 가족’시즌 2와 관련이 깊다고 한다. 그 외에도 역사적, 정치적으로 그 지역에는 핵 연구소가 있기에, 아이소토프라는 이름을 밑받침하기도 한다. 아이소토프는 과학과 의학 연구의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다. 이번 방문으로 ‘핵’, ‘과학’, ‘실험’이라는 말들은 서로 줄 긋기를 하면서, ‘사회정의’ 실현이라는 종점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려 주었다. 모든 치료의 공정성, 전쟁 방어의 정당성, 그 외에도 전쟁 종결을 유도하는 역사적 타당성도 보여 주었다.     나의 전공인 종양 방사선학은 ‘동위원소’에 대한 이해가 기본적이다. 그래서 암을 완치할 수 있는 동위원소를 발견했던 과학자들에게 감사하다. 핵 때문에 인류가 고통을 당했다는 말도지만, 반대로 핵 때문에, 집단적인 고통이 종결된 예도 있다. 세계 2차대전 당시 나가사키,히로시마에 핵폭탄이 떨어지지 않았다면, 조선인, 중국인들의 고통은 얼마나 더 오랫동안 지속하였을 것인가?     아이소토프 공원, 국기와 국가에 관한 이야기가 나의 숨겨진 세상에서 잠자고 있다가 안개를 걷고 모습을 드러내었다. 동위원소들과 에너지, 핵, 암 치료 기계들을 세상 밖으로 초대해 주지 않았던 과거 수십 년 동안, 우리 대중은 파편적으로만 알았을 것이다.     손녀는 별들이 장식된 국기를 칭송하는 국가를 부르고, 나는 내 아버지의 나라, 내 모국의 애국가를 손녀의 국가에 덧붙여 부른다. 그리고 더는 새로운 전쟁이 없기를, 지금 진행 중인 전쟁들이 빨리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류 모니카 / 수필가문예 마당 국가 노래 경의 국가 해당 국가 경기장 잔디

2024-06-20

[문화산책] 전쟁의 아픔, 통일 염원

6월 하순이면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진다. 내가 삼팔따라지의 후손으로, 험난하고 설음 많은 피난살이의 어두운 그림자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한 탓일 것이다. 70년도 더 지난 옛날 일인데, 아직도….   두 동강으로 쪼개져 오물 풍선 날아오고, 대북 전단 날리고 확성기 왕왕 틀어대며 으르렁거리는 현실에서는 잊었던 아픔마저 되살아난다. 답답하다.   이런 아프고 답답한 마음을 달래는 방법으로 나는 좋은 음악이나 시 같은 예술작품을 찾아 기댄다. 거창하게 작품감상이랄 정도는 아니고, 그저 전쟁의 아픔을 상기시키는 작품 중 몇 가지를 집중적으로 듣고 읽는 정도이다.   예를 들자면, 베토벤의 9번 교향곡, 카잘스의 ‘새의 노래’, 시벨리우스의 ‘필란디아’ 같은 음악, 채플린의 ‘독재자’ 같은 영화, 문학작품으로는 윤석중 선생님의 통일시, 장용학의 소설 ‘원형의 전설’ 도입부, 노래로는 ‘삼팔선의 봄’ ‘굳세어라 금순아’ ‘이별의 부산 정거장’ ‘단장의 미아리고개’ 같은 유행가, 김민기의 ‘철망 앞에서’ 등등….   미술작품 중에는 찾아보고 싶은 작품이 뜻밖에 많지 않다. 피카소의 ‘게르니카’나 고야의 학살 같은 작품은 오히려 전쟁의 상채기를 건드리는 것 같아서 내키지 않는다. 케테 콜비츠의 조각작품 ‘피에타’ ‘비통한 부모’, 한운성의 ‘매듭’ ‘월정리역’ 같은 작품을 다시 본다.   전쟁을 주제로 한 예술작품이 모두 살벌하고 참혹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완성도 높고 아름다운 작품이 오래 가슴에 남는다. 윤석중 선생의 시 ‘되었다 통일’도 그런 작품이다. 우리나라의 산맥들, 강들, 꽃들, 새들, 모두 이미 통일되었고, 이제 사람만 남았다는 안타까움….특히 마지막 구절이 아프다.   ‘통일이 통일이/ 우리만 남았다. 사람만 남았다.’   김민기의 ‘철망 앞에서’도 동화처럼 쉽고 정겨운 노랫말로 겨레의 아픔과 극복의 의지를 절절하게 노래한다.   ‘거기 서 있는 그대 숨소리 들리는 듯도 해/ 이렇게 가까이에 이렇게 나뉘어서/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쳐다만 보네.’   이 노래는 ‘시인 김민기’의 빼어난 재능을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겨레의 가장 큰 아픔과 통일 염원을 이토록 명징하고 아름다운 서정으로 담아낸 김민기는 뛰어난 시인이다.   김민기의 증언에 따르면, 이 노래는 1992년 노태우 정부 시절 남북 예술단 교류사업의 남측 공연단 기획팀으로 일하면서, 대단원을 장식할 노래가 필요해서 만들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행사는 열리지 못했지만, 노래는 남아서 널리 알려졌다. 노래가 시사하는 바가 분명하고 아름다워서 많은 후배 가수들이 다시 불렀고, 많은 행사에서 불리면서 매우 유명해진 노래다.   아무튼 이런 노래를 듣고 좋은 글을 읽으면, 마음이 한결 푸근해지고, 통일의 꿈도 한층 절절해진다. 하지만, 통일문제를 이렇게 감성적으로 대하는 건 나이 든 세대들뿐이고, 젊은 세대의 생각은 많이 다른 것 같다. 그저 짐작이 아니라, 각종 통계 숫자나 학문적 연구로 밝혀진 현실이다.   젊은 세대에서는 통일을 꼭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고, 기성세대에서도 세월이 갈수록 통일 염원이 식어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북한은 북한대로 살고, 한국은 세계 경제 강국으로 잘 살면 되지 않느냐는 주장들이 나오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우물쭈물하다가는 두 나라로 완전히 갈라져, 끊임없이 마주 보며 으르렁거릴 것 같다. 답답해서 큰 소리로 노래한다.   “자 총을 내리고 두 손 마주 잡고/ 힘없이 서 있는 녹슨 철조망을 가둬버려요/ 녹 슬은 철망을 거두고 마음껏 흘러서 가게.”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전쟁 통일 통일 염원 통일시 장용학 도입부 노래

2024-06-20

[음악으로 읽는 세상] 벼룩의 노래

괴테의 『파우스트』에는 ‘벼룩의 노래’라는 것이 나온다. 악마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 박사의 영혼을 담보로 그에게 젊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젊어진 파우스트를 데리고 라이프치히의 한 선술집으로 간다. 여기서 대학생 브란더가 ‘쥐의 노래’라는 재미있는 노래를 부르자 이에 대한 응답으로 메피스토펠레스 역시 재미있는 노래를 부르는데, 그것이 바로 ‘벼룩의 노래’다.   “옛날에 벼룩을 기르는 아주 괴짜 임금이 있었어. 그 벼룩을 왕자처럼 예뻐했지. 임금은 어느 날 재단사를 불러 벼룩에게 멋진 외투를 만들어주라고 명령했어. 벼룩은 비단옷을 걸치고 궁전을 휘젓고 돌아다녔지. 임금은 벼룩을 대신으로 삼고 훈장까지 주었어. 벼룩의 친구들도 모두 출세를 했어. 이들은 거들먹거리며 궁전 안을 돌아다녔지. 그러면서 왕비든 시녀든 가릴 것 없이 궁전 안에 있는 모든 사람을 따끔따끔 물어댔어. 하지만 아무리 가렵고 따가워도 어쩔 수가 없었어. 벼룩을 죽이면 안 된다는 임금의 엄명이 있기 때문이야. 그러니 그냥 하하하하! 하고 웃을 수밖에. 만약 우리라면 벼룩 따윈 대번에 죽여 버릴 텐데 말이야.”   이 가사에 베토벤, 무소륵스키, 베를리오즈 같은 작곡가들이 곡을 붙였는데, 그중에서 제일 음악적으로 재미있는 것은 무소륵스키의 ‘벼룩의 노래’다. 재미있는 가사를 빈정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는 피아노 반주에 얹어 부르는데, 중간에 호탕한 웃음소리가 들어가기도 한다.   ‘벼룩의 노래’는 일종의 풍자다. 능력 없는 벼룩에게 벼슬을 준 어리석은 임금, 임금의 총애를 받으며 거들먹거리는 벼룩과 그 일당들, 그들에게 아무리 괴로운 일을 당해도 말 한마디 못하는 비겁한 신하들의 모습이 자유분방한 선율에 담겨 있다. 그런데 만약 현실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다면 어떨까? 노래처럼 마냥 웃을 수만은 없겠지.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벼룩 노래 벼룩 따위 괴짜 임금 베토벤 무소륵스키

2024-06-10

[뉴스 포커스] ‘강남 스타일’에서 김밥까지

싸이가 부른 ‘강남 스타일’의 위력은 대단했다. 미국 전체가 난리였다. 인기 절정일 때는 하루에 한두 번은 노래를 들을 수 있었던 같다. 미국 라디오 음악 방송에서 한국 노래를 듣는 신기한 경험도 했다. ‘강남 스타일 열풍’ 소식을 전하던 뉴스 앵커가 노래를 흥얼거릴 정도였다. 미국에서 ‘K팝’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강남 스타일’ 상륙 이후가 아닐까 싶다.     그렇게 10여년의 세월이 지나 이제 ‘K’라는 이니셜은 ‘한국 것’의 상징이 됐다. K팝을 넘어 다양한 종류로 분화가 이뤄지고 있다. 요즘엔 K푸드, K뷰티, K드라마, K무비, K패션 등 수 많은 분야가 K라는 이니셜로 소개된다. 이유는 간단하다. 마케팅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한국 것’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진 덕이다. 이미지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아졌다. 흔한 골목길 분식 메뉴인 김밥도 화제가 될 정도다. 이젠 어딜 가도 어렵지 않게 ‘한국 제품’을 찾을 수 있다.     문화 콘텐트도 마찬가지다. 다양한 소재들이 영문으로 소개되고 한류 스타 관련 뉴스는 거의 실시간 전달된다.       ‘한국 것’을 즐기는 층도 다양해진다. 젊은 층 중심에서 이제는 그들의 부모 세대로까지 확산하고 있다. 필자의 최근 경험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하는 듯하다. LA한인타운 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주차장에서 발레파킹했던 차를 기다리고 있을 때였다. 1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여학생이 다가오더니 ‘한국 사람’이냐고 물었다. 그렇다고 했더니 반가운 표정을 지으며 자기 엄마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여성을 가리켰다. 얼떨결에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건넸더니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답이 돌아왔다. 10대 여학생이 한국어를 배운다고 했으면 그러려니 했을 텐데 중년 여성이 한국어를 배운다니 호기심이 생겼다. “왜 배우느냐”고 물었더니 K드라마 팬이란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녀 차가 먼저 오는 바람에 짧은 인터뷰를 마쳐야 했다.  ‘K의 인기’를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경제적 발전과 문화 콘텐트의 영향력 확대는 자긍심으로 이어진다. 이제 한국에서 ‘문화 사대주의’ 운운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자긍심이 지나쳐 소위 ‘국뽕’의 단계까지 가는 경우를 종종 본다. ‘한국 것’이 최고라는 생각에 별것 아닌 일에도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게 그런 예다. 맹목적 믿음은 이성을 마비시킨다. 현실을 정확하게 바라보고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미국 시장은 세계에서 경쟁이 가장 치열한 곳이다. 워낙 다양하고 우수한 선수들이 뛰는 곳이다 보니 순식간에 판도가 바뀌곤 한다. 반면에 고객의 충성도 역시 높다. 한 번 마음에 들면 웬만해선 다른 것으로 바꾸지 않는다.     그렇다면 일상생활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K푸드’의 현주소를 확인해 보자. K푸드의 인기가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은 다른 유명 아시아 음식에 뒤진다. 중국,일본,베트남,태국 등 아시아계 음식의 선두 주자들이 먼저 미국 시장 개척에 나섰기 때문이다. 단순히 식당 숫자로만 봐도 한식당은 아직 열세다. 경제정보 전문 업체인  렌텍 디지털의 자료에 따르면 미 전국에 중국 식당은 3만5000여개나 된다. 이어 1만8000여개인 일식당이 두 번째로 많다. 이어 1만500여개인 태국 식당, 6500여개의 베트남 식당이 뒤를 잇고 있다. 반면 한식당은 5200여개로 집계됐다.   ‘K의 인기’가 지속하려면 생명력이 필요하다. 분화만 해서는 생존 기간이 짧아질 우려가 있다. 누군가 내게 “‘K’를 관통하는 의미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대답이 궁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우둔한 탓인지 몰라도 ‘한국 것임을 의미한다’는 답 정도가 고작일 듯하다. 분명 현상은 있는데 그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답답함이라니.  김동필 / 논설 실장뉴스 포커스 스타일 강남 강남 스타일 한국 노래 한국 제품

2024-05-30

[문예 마당] 속삭임의 삶

  ‘거룩한 천사의 음성  부드럽게 속삭이는  앞날의 그 언약이/어두운 밤  지나고 폭풍우 개이면 동녘엔 광명의 햇빛이  눈부시게 비치고/     속삭이는 앞날의 보금자리  즐거움이  눈 앞에 어린다.’   멀고 먼 추억 속 무대에서 짐 리브스의  ‘희망의 속삭임’이 맑고 구수한 음성으로 들려 온다.  이 노래는 원래 셉티머스 위너가 1868년 에 발표한 곡이라고 한다.   늘 가족들에게 미소와 사랑을 나누어 주신 처형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다. 가족들은 처형의 90세 생일 축하 특별 이벤트로 임영웅의 ‘별빛 같은 나의 사랑아’를 합창하기로 했다. 나 역시 이 노래를 배우려 유튜브의 노래 교실을 통해 수십번 따라  불렀다. 열심히 노력하다 보니 이제는 제법 음을 잡을 수가 있게 됐다.     잠자리에 들면서도 흥얼거리며 잠을 청하고 가사를 생각한다. 세월이 흐르고 보니 주위의 모든 사람이 얼마나 소중했는지, 또 얼마나 필요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날 믿고 따라준 사람들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고진감래라는 말도 있지만 인생이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소가 외나무다리를 건너가는 것처럼  늘 위기의 연속임이 틀림없는 것 같다. 다리 밑은 강물이요, 뒤로는 갈 수가 없고 어떤 고난이 있어도 넘어야 하는 항상 아슬아슬한 것이 우리의 삶 아닌가.     노년의 삶은 더 말할 것도 없이 건강이 가장 문제다. 나는 아내의 깊은 숨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물론 모든 것을 그러려니 하고 살면 된다고 하지만 어디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     몇 년간 계속한 투석이 너무 힘에 겨워 중지하고 한동안 주사와 약으로, 그리고 또 다른 치료법으로 몇 년을 견디어 왔다. 팔순이 넘어 병들고 부자연스러운 몸이 되다 보니 과거의 강인한 개척 정신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누군가 도움을 받을만한 인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씨앗은 흙을 만나야 싹이 트고  물고기는 물을 만나야 숨을 쉰다고 하였다. 이것이 자연의 법칙이다.   아무리 왕년에 잘 나갔다 하여 큰소리를 쳐봐도 세상엔 독불장군이 없는 것 같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만나야  행복하고 주변을 살피면서 도움을 받기도 하고 베풀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정상이  아닐까.   우리 부부도 예외 없이 건강상의 이유로 그 기고만장하던 패기는 사라지고 말았다. 그러던 중 딸이 애정 어린 목소리로 “엄마, 아빠 함께 살자”고 권유했다. 우리는 곰곰이 생각하고 궁리한 끝에 딸과 함께 살아가기로 결정하고 라스베이거스 레드락 근처에 자리를 잡았다. 나 역시 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딸의 권유가 고맙기만 할 뿐이다.   팔순이 넘다보니  왜 이리  신체의 고장이 많은지. 청력이 약해지다 보니 아내와  주고받는 대화도 늘 반문이 따르게 되고 아내는 그것이 불만이다. 아내도 몸이 쇠약하다 보니 자연히 목소리가 잦아져 좋게 말해서 우리 부부는 속삭임의 대화가 계속된다.     최근 세계는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위기를 겪었다. 당시 비대면 접촉이 권유되면서 기업들의 재택근무 도입이 늘었다. 이렇게 도입된 재택근무는 팬데믹이 끝난 요즘도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미래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집도 한 사람은 아래층에서, 또 한 사람은 이층에서  재택 근무를 하고 있어 우리 부부는 업무에 방해를 주지 않기 위해 항상 조심한다. 그러다 보니  목소리가 작아진 이유도 있지만  늘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습관이 생겼다. 늘 조용조용 사랑을 속삭이듯 낮은 목소리로 대화한다. 속삭임의 삶을 사는 셈이다.     귀가 밝은 딸은 우리 부부의 대화 내용을 다 알아듣고도  모른척 빙그레  웃곤 한다. 가끔 “네 흉보았으면 큰일 날 뻔했다”며 딸에게 농담처럼 말하기도 한다. “젊은 사람들은 저렇게 귀가  밝은데 우리  시니어들은 어쩌다가 이렇게 됐는지….”   나의  속삭임의 삶은 언제까지 계속될까.     반드시 우리에게  거룩한 천사의 음성이 내 귀를 두드려, 어두운 밤이 지나고 광명의 햇빛이 눈 부시게 비칠 때, 아슬아슬한 인생의 외나무다리를 무사히 건널 수 있기를 기도할 뿐이다. ‘고마워요 행복합니다. 왜 이리 눈물이 나요.’ 오늘 밤도 콧노래를 부르며 잠을 청해 본다. 백인호 / 수필가문예 마당 수필 재택근무 도입 노래 교실 건강 문제

2024-04-18

[아름다운 우리말] 따라 부르기를 통한 치유

저는 요즘 경기잡가 중 집장가(執杖歌)를 배웁니다. 집장가는 경기민요 12잡가 중 하나입니다. 소춘향가(小春香歌), 출인가(出人歌), 형장가(刑場歌), 십장가(十杖歌)와 함께 판소리 춘향가에서 따온 노래입니다. 춘향가의 내용 순서로 보면 오리정의 이별을 노래하는 출인가와형장가의 중간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집장가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변사또의 수청을 거부한 춘향을 형장을 치는 장면입니다. 여기서 집장 군노(軍奴)는 형장(刑場)을 치는 군졸을 의미합니다.   노래의 내용은 춘향을 형틀에 묶고, 사또의 분부를 들으라고 하는 집장군노, 사또 앞에서 죽여달라는 춘향, 살살치겠다고 속이는 집장군노, 형장을 매우 세게 치는 집장군노, 고통스러워하는 춘향, 말을 들으라고 이야기하는 집장군노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습니다.   형틀에 묶여서 매를 맞는 장면은 매우 무서운 장면이지만, 경기민요에서는 이 장면을 해학적으로 풉니다. 따라서 집장가 노래를 듣는 청중이나 집장가를 따라 부르는 제자는 슬픔과 분노, 해학과 풍자를 넘나들게 됩니다. 이는 판소리의 주요한 특징이기도 하지만 고통 속에서도 웃음이 있는 우리 예술의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통을 고통으로만 취급하지 않고, 그 속에서도 희망 또는 웃음을 찾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실제로 인생의 고락(苦樂)이 오가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의 인생과 일치시키는 겁니다. 춘향전은 춘향과 이몽룡의 사랑에서 시작하여, 이별, 고통을 거쳐 만남과 행복의 기쁨으로 돌아옵니다. 그리고 각 부분 속에서도 희로애락이 엇갈리며 자리하게 됩니다. 집장가는 이런 우리의 인생을 단적으로 보여주며, ‘부르는 이’나 ‘따라 하는 이’, ‘듣는 이’가 모두 공감합니다.   집장가 가사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요? 우선 한국어의 주요 특징인 음성상징어 즉, 의태어의 사용이 두드러집니다. ‘쫑그라니, 덥석, 좌르르, 느긋느긋, 는청는청, 허허, 풍기덩실, 지두덩실’과 같은 의태어는 모양을 흉내 낸 말로써 다른 언어로 번역이 어려운 표현입니다. 의태어는 동작이나 모습을 눈앞에 보듯이 나타내는 말이어서 이야기에 매우 잘 어울리는 언어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집장가는 풍자와 해학을 담고 있는데 풍자와 해학의 대표적인 장치로는 속담과 과장법을 들 수 있습니다. 때리면서 ‘골 부러질라’라고 하는 장면, ‘지옥문 지키었던 사자가 철퇴를 들어 메고 내닫는 형상’이라고 집장군노를 묘사하는 장면, ‘좁은 골에 벼락 치듯 너른 들에 번개 하듯’과 ‘십 리만치 물렀다가 오 리만치 달려들어’와 같이 때리는 모습을 묘사하는 것은 극히 과장스러운 모습으로 듣는 이에게 해학의 즐거움을 줍니다.   주로 스승께 민요를 배울 때는 가사를 보는 경우도 악보를 보는 경우도 없습니다.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 부르며 스승을 모방하는 것이 민요 배우기인 겁니다. 이는 우리 민요가 악보로만 전달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을 겁니다. 음의 세밀한 변화는 악보로 표시되는 것이 아니라 스승의 가르침 속에서 완성됩니다. 따라서 민요를 배우는 과정은 철저히 스승을 따라 부르는 과정입니다. 즉, 모방 속에서 자기 완성이 이루어지고, 새로운 창조가 이루어지는 겁니다.   민요 배우기는 노래를 배우는 과정뿐 아니라 스승의 감정을 배우고 함께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밀한 감정의 변화가 스승에서 제자로 이어지고, 이러한 감정의 전이를 통해서 민요의 완성이 이루어집니다. 특히 집장가와 같이 다양한 감정이 담겨있는 민요의 경우는 더욱 감정의 전수가 중요합니다. 민요 따라 부르기는 스승과의 감정 공유를 통해서 치유의 과정으로 나아갑니다. 스승의 감정선을 따라가면서 희로애락의 감정변화를 겪고, 이를 통해 자신의 고통을 치유하는 겁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치유 장면이지만 경기민요 집장가 노래 집장군노 형장

2024-04-14

[삶의 뜨락에서] 엘 콘도르 파사(El Condor Pasa) -페루 여행기 1

길을 떠나 집으로 돌아와 여행 가방을 풀어헤치니 스카프에서, 양말에서, 입었던 옷가지에서 반짝이는 하얀 모래가 떨어진다. 장엄한 안데스 산맥을 바라보며 사막을 지나 아마존 강으로 흘러 들어가는 물줄기를 따라 페루를 돌고 온 며칠의 꿈 같이 지나간 날들이 아른거린다.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는 울림 깊은 말을 가슴에 안고 떠난 여행, 나는 가보지 못한 그 세계에서 과연 무엇을 경험하고 무엇을 안고 나에게 도착할 것인가. 이 여행이 나에게 주는 삶의 보석 같은 숨은 메시지는 과연 또 무엇일까. 자못 궁금해하며 떠난, 페루 여행, 벌써, 기억되어버린 어제를 떠올리며 페루에서의 시간을 돌이켜본다. 10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리마에서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 도착한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 보라색 감자 꽃이 핀 들녘, 낮은 담장, 흙길, 돌담, 데자뷔(언젠가 와 본 듯한 느낌) 마치 강원도 나의 고향에 와 있는 듯, 낯설지 않은 푸근함이 온몸에 감돈다.       알파카 양털을 뽑아내어 선인장이나 검은 옥수수, 온갖 산과 들의 자연을 채취하여 염색으로 곱게 우려낸 빨강, 파랑, 초록, 분홍 색색이 어우러진 망토와 치마를 입고 모자를 쓴 길가의 작은 키의 여인들을 바라본다. 태양에 그을린 구릿빛 얼굴에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는 그들의 순수함에 젖어 들며 푸른 하늘 아래 라마와 알파카를 기르며 소박하게 살았을 고대 잉카인들을 떠올려본다.     켜켜이 바람에 날아간 세월을 더듬으며 잉카의 유적지를 따라 걷다 보니 배가 고팠다. 해안, 정글 고산 지대 다양한 기후를 가진 페루의 음식은 어떨까 궁금했던 나에게 붉은 도자기 접시에 담아져 나온 마늘 수프와 새콤매콤한 세비체의 맛은 기대 이상이었다. 손톱만 한 보라색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꽃들의 정원 같은 호텔에서 맛난 식사와 숙면을 취하고 다음날, 페루 국토의 60%가 지구의 허파로 불리는 아마존 정글이라는 가이드의 설명에 놀라며 굽이굽이 흐르는 우루밤바 강물을 바라보며 마추픽추를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산허리를 도는 기차의 꼬리를 바라보며 나는 몇 번이나 나 자신에게 지금, 페루의 땅, 이 순간, 아마존의 공기를 마시고 있다고 스스로 속삭이며 현실감의 설렘을 최고조로 끌고 와 다시 흥분하며 여행의 기분을 만끽하곤 하였다.     기차에서 내려 다시 버스로 갈아타고 깎아지른 아찔한 절벽 길을 꼬불꼬불 돌아 도착한 마추픽추, 세상에나! 산꼭대기 위에 펼쳐진 잉카문명의 고대 도시 내 눈 앞에 펼쳐진 마추픽추는 아름다운 한 폭의 예술품이었다. 멀리 보이는 높은 산봉우리 절벽의 다채로운 색, 수백 개가 넘는 계단식 밭들, 시계, 태양의 신전, 돌로 만들어진 창문과 탑과 안데스 산맥의 빙하를 녹여 수로를 만든 고대 잉카 문명인의 지혜를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불가사의한, 신비와 아름다움 앞에 서 있는 나는 그저 경이로움과 놀라움에 압도되어 탄성을 터트렸다.     이 신비의 평화로운 땅도 스페인 침탈의 칼날과 전염병에 스러져 쇠퇴하고 말았다니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우울하다. 세계는 어디를 가보아도 피의 역사다. 땅따먹기에 굶주린 인간의 야욕과 만행에 환멸과 슬픔이 보인다. 기타를 어깨에 둘러메고 팬플룻을 부르는 악사들, 이 땅에 도착한 후, 가장 많이 들은 노래, 페루의 민요, 엘 콘도르 파사, 어려서는 그저 사이먼 앤 가펑클의 음색과 날아가는 철새의 노스탤지어에 빠져 좋아하던 노래가 피사로의 칼날에 사지가 찢겨 죽어간 잉카 영웅이 죽어 콘도르 새로 부활한다는 뼛속 깊은 슬픔을 안은 페루인의 희망의 노래 노래였다니……. 마추픽추 돌담을 걸어 석문을 빠져나와 하늘을 올려보니 높은 하늘 위에 독수리 한 마리 빙빙 날고 있다. 전쟁도, 살인도, 희생도 없는 세상은 영원한 꿈일까. 엘 콘도르 파사!, 처연하게 아름다운 가락이 바람에 날려 공중에 흩어진다! 곽애리 / 시인삶의 뜨락에서 콘도르 condor 콘도르 파사 페루 여행 노래 페루

2024-03-25

[음악으로 읽는 세상] 백조의 노래

백조는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한 번만 노래를 부른다고 한다. 그래서 위대한 작곡가들의 마지막 작품은 흔히 백조의 노래에 비유되곤 한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가곡 ‘네 개의 마지막 노래’는 슈트라우스가 부른 백조의 노래였다. 모두 네 곡으로 이루어진 이 작품의 마지막 곡은 아이헨도르프의 시에 곡을 붙인 ‘황혼에’이다.   “그동안 우리는 슬픔도, 기쁨도 손을 맞잡고 견디어 왔다. 이제 방황을 멈추고 저 높고 고요한 곳에서 안식을 누리리.” 이렇게 시작하는 첫 구절에 노래의 주제가 압축돼 있다. 여기서 ‘잠’은 ‘죽음’을 의미하는 듯하다. “곧 죽음이 찾아오리니 그리하면 외로움 속에 길 잃을 일이 더 이상 없으리”라는 구절이 암시하는 듯 죽음은 또한 ‘평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후반부에 소프라노가 장대한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추어 드높은 목소리로 “오! 장대하고 고요한 평화여! 그토록 심오한 황혼이여!”라고 노래하는데, 이 부분을 들으면 일종의 전율 같은 것이 느껴진다. 노래와 오케스트라의 장대한 외침이 깊고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자기 앞에 놓인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슈트라우스는 이렇게 다가올 죽음을 찬양했다. 지극히 장대하고, 엄숙한 울림으로.   그는 곡을 이렇게 맺는다. “방랑에 지쳐버린 우리. 이것이 혹시 죽음이 아닐까?” 본래 원시에는 “저것이 혹시 죽음이 아닐까?”라고 돼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슈트라우스가 ‘저것이’를 ‘이것이’로 바꾸어 놓은 것이다. 당시 슈트라우스는 죽음을 멀리 떨어져 있는 것(저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아주 근접해 있는 것(이것)으로 느끼고 있었던 듯하다.   슈트라우스는 이 작품이 공연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생을 마감하는 바로 그 순간에 그는 아마 자신이 부른 백조의 노래가 먼 후세 사람들에게 이토록 깊은 감동으로 다가가리라는 것을 짐작하지는 못했으리라.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백조 노래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당시 슈트라우스 오케스트라 반주

2024-03-04

"이민자 노래는 갈등·화해·축복"

한인이 리드하는 클래식 보컬 그룹 '미션 아리아(Mission Aria)'가 다음달 3일 벨칸토(아름다운 노래라는 뜻의 이탈리아 가창기법)의 감동과 아름다움을 물씬 느끼게 해 줄 성악 공연을 연다.   '야생화들 속에서: 노래로 부르는 생의 찬미(Among the Wildflowers: A Celebration of Life Through Song)'를 타이틀로 여는 이번 공연은 2022년 창단된 이 보컬 그룹의 4번째 무대다. 장미 아이젠버그씨가 이끌고 있는 이 보컬 그룹에는 샌디에이고 오페라단의 타샤 쿤츠(Tasha Koontz)를 비롯한 수준급 성악가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아이젠버그씨는 "본업은 의사지만 늘 노래에 대한 관심과 선망이 있었다. 샌디에이고 매스터코랄 합창단 활동을 하며 지난 10년 동안은 실력있는 성악가들에게 레슨을 받는 동안 다수의 클래식 보컬 음악가들과 교제하게 됐다"면서 "그들과 함께 클래식 보컬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서로의 기량을 무대에서 펼치기 위해 결성한 그룹이 바로 미션 아리아"라고 소개했다.     또 "창단 후 3번의 무대를 올렸는데 지역 안팎에서 내로라하는 성악가들이 대거 참여해 클래식 보컬의 진수를 보여줘 관객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받았다"며 "특히 이번 공연은 개인적으로 이민 49년을 자축하며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두 가지 문화의 축복을 경험하는 과정을 공연의 레퍼토리로 담았다. 이민자라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냈다"고 설명했다.   ▶공연일시:3월 3일(일) 오후 4시     ▶장소: Incarnation Lutheran Church (16779 Espola Road, Poway 92064)   ▶입장료: 25달러 (12세 이하 무료)     ▶티켓 문의:Eventbrite.com이민자 노래 이민자 노래 클래식 보컬 보컬 그룹

2024-02-20

“함께 노래하며 건강해져요”

한국을 빛낸 미성의 테너로 유명한 옥인걸 교수와 미주 한인 1호 음악치료사 최병철 교수가 이끄는 합창단이 창단됐다.   음악을 통해 건강한 몸과 마음을 갖게 하자는 취지로 시작된 ‘남가주치유합창단’은 현재 창단 멤버 30명을 모집 중이다.   옥 전 교수는 매사추세츠 로웰 대학(UMass Lowell)에서 32년동안 성악과장과 오페라감독으로 재직했으며 은퇴 전까지 한국 외에도 다양한 국제 무대에서 공연을 해왔다. 최 전 교수의 경우 노워크에 있는 메트로 주립병원에서 근무하다 1996년 캔자스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숙명여대에서 한국 최초로 음악치료 대학원을 설립해 가르쳐왔다.     최 교수는 “작년에 은퇴한 후 남가주로 이주해 옥인걸 교수에게 개인 성악 레슨을 받으면서 가깝게 지내다 합창을 통해 커뮤니티에 봉사하자는 뜻을 나누게 됐다”며 “음악을 통해 위로받고 힘을 얻을 수 있는 합창단이 됐으면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한국음악치료학회장을 맡을 당시 치유합창단을 창단해 다양한 활동을 했다는 최 전 교수는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음악은 우리들의 건강과 안녕까지 누릴 수 있게 한다”며 “음악을 통해 이웃에게 치유와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합창 연습은 애너하임에 있는 베데스다 대학(730 Euclid St. Anaheim)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7~9시까지 진행된다. 첫 한 시간 동안은 치유하는 음악을 배우고 부르며, 나머지 한 시간은 전통 클래식 합창곡을 연습할 예정이다.   전공자, 비전공자 모두 참여할 수 있으며 나이 제한도 없다.     ▶문의: healingchoir.org, (657) 681-9480 또는 healingchoir@gmail.com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게시판 노래 당시 치유합창단 음악치료 대학원 최병철 교수

2024-02-05

“함께 노래하며 봉사해요”…샬롬합창단 단원 배가 운동

오렌지카운티 한인 사회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합창단 중의 하나인 ‘샬롬합창단(단장 조영원, 지휘 강미영)’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단원 배가 운동에 나섰다.   창단 34년째인 샬롬합창단의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지난 수년 동안 유지해 온 혼성 합창단을 여성 합창단으로 되돌린 것이다. 올해부터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조영원 단장은 “코로나19 팬데믹 등 여러 상황이 이어지는 과정에서 남성 단원이 줄었다. 이후 신규 가입도 드물어 단원들과 함께 논의한 끝에 결단을 내렸다”라고 밝혔다.   조 단장은 “여성 합창단으로 돌아가면서 새로운 마음으로 단원 배가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함께 즐겁게 노래하며 친목을 다지고 뜻 깊은 봉사 활동에 동참할 이는 누구나 환영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샬롬합창단 단원은 50~70대 20여 명이다. 조 단장은 “노래를 부르면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샬롬합창단이 다시 도약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샬롬합창단은 오는 11~12월 중 연주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조 단장은 최근 새 임원진 구성을 마쳤다. 임원은 리사 권 부단장, 최재원 서기, 송성신 재무, 구경주 봉사부장 등이다. 합창단은 1일부터 정기 연습 시간과 장소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매주 목요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2시30분까지 가든그로브의 OC한인회관(9876 Garden Grove Blvd)에서 연습한다.   회원 가입 문의는 조영원 단장(714-351-4499)에게 하면 된다. 글·사진=임상환 기자노래 봉사 현재 샬롬합창단 여성 합창단 봉사 활동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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