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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장의 색 다른 사진 여행] 밤하늘 빛의 교향곡…설국속으로

오로라는 밤하늘이 연주하는 장엄한 빛의 교향곡이다. 어둠이 내려앉은 고요한 시간인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북쪽 하늘은 마치 살아 있는 숨결처럼 물결치는 빛의 춤으로 가득 차오른다.     차갑고 맑은 공기 속에서 빛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가 어느 순간 격정적인 춤사위에 몰입하며 하늘을 물들인다. 이 찰나의 향연 속에서 오로라는 형언할 수 없는 속도와 색감으로 모든 것을 압도한다.     낮에는 북쪽 설원에서 개썰매가 내달리고, 스노모빌이 대지를 가르며, 고요한 숲속 트레킹이 새하얀 겨울의 숨결을 느끼게 해준다. 그리고 밤이 오면 다시 시작된다.   하늘은 어둠을 벗어나 은은한 녹색과 자주색으로 뒤덮이며, 빛은 춤을 추기 시작한다. 댄싱 오로라가 펼치는 그 찰나의 환상, 그 빛의 속도와 변주는 마치 대자연이 건네는 손짓처럼 황홀한 전율을 일으킨다.     옐로나이프의 밤은 우리가 상상하던 모든 빛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옐로나이프 시내를 거닐다 보면 거대한 시계가 눈에 들어온다. 이 시계는 시간만이 아니라, 냉랭한 온도까지 담아내며 마치 북극의 심장을 들여다보는 듯한 오묘한 기분을 선사한다. 영하의 숫자가 시계에 새겨질 때마다 그 순간의 추위를 기록하는 기념사진은 이곳에서 놓칠 수 없는 추억이 된다.     순백의 설원을 벗 삼아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화이트 피시 요리가 기다린다. 부드러운 생선 살이 은은한 생강 소스에 젖어들 때, 북극의 찬 바람이 전해주는 따뜻한 위로가 온몸에 스며든다. 조리법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는 맛의 깊이와 향은 어쩌면 북쪽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정성과 따뜻함일지도 모른다.     따뜻한 생선 요리는 현지에서 빚어낸 맥주와 환상의 풍미를 자랑한다. 북쪽 하늘의 노을을 닮은 황금빛 액체를 한 모금 들이켜는 순간, 하루의 추위도 스르르 녹아내린다.     버팔로 버거는 진한 소스와 어우러져 야생의 풍미를 한껏 내뿜는다. 쫄깃쫄깃한 버거 패티와 입맛을 돋우는 소스의 강렬한 조화가 북쪽에서의 경험을 더 짙게 남겨준다. 대지의 차가운 기운을 가득 머금은 풍경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는 지역의 따뜻한 음식들로 하여금 여행자는 이곳에서 또 다른 온기를 찾는다.       ▶캐나다 설국열차 비야레알(Canada Via Rail)   상상해 보시길! 캐나다 설국열차에 몸을 싣고 눈 덮인 로키산맥을 가로지르는 순간을. 차창 너머 펼쳐지는 설경은 마치 순백의 꿈과 같고 점점 더 깊은 설산 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이다. 그러다 하루가 저물 때쯤 포근한 침대칸에 누워 눈부신 겨울 풍경을 안고 잠들면, 세상과 단절된 오직 나만의 순간이 된다.   열차의 최고급 레스토랑에서는 소문난 알버타 스테이크가 풀코스로 준비된다. 한입 베어 물때마다 기름진 풍미가 입안 가득 퍼지며 찬란한 설경과 함께 기차 여행의 절정을 만끽하게 해준다. 창밖에 펼쳐진 눈밭과 기차 안의 온기는 이 여행을 더욱 빛나게 하며, 시간마저 멈춘 듯한 독특한 경험을 선사한다.   ‘덜커덩, 덜커덩’. 기차의 규칙적인 진동이 자장가처럼 울려 퍼지며 옛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칙칙폭폭 기차 소리가 설국을 달리는 철마의 숨소리 같기도 하고, 먼 옛날로 우리를 인도하는 시간 여행의 소리 같기도 하다.   캐나다 설국열차는 그 소리마저도 옛 기차의 정취를 그대로 재연해 침대칸에 누워 있노라면 차창 밖의 설경뿐 아니라 소리 속에 깃든 시간을 느끼게 된다. 설국의 깊은 밤을 이 고즈넉한 소리와 함께 맞이하는 경험은 마치 한겨울의 꿈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는 여정과도 같다.   일출과 함께 맞이하는 상쾌하고 멋진 아침, 향기로운 커피 한 잔을 곁들여 인생 중에 가장 멋있는 아침식사를 즐긴다. 느긋하게 시간과 풍경을 음미하며, 삶의 여유와 풍미를 동시에 맛보는 호사이기도 하다.   오전 11시경, 기차는 로키산맥의 심장부 재스퍼(Jasper)에 다다른다. 승객들은 조심스레 설산에 발을 디디고,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산인 랍슨 마운틴의 웅장한 봉우리와 설국열차를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한다. 이 순간 아름다운 대자연과 하나 되는 듯한 벅찬 감동이 차오르며 여행자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한다.       ▶여행 정보: 전문적인 토탈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엘리트 투어’는 내년 1월20일 여행사진가 빌리 장과 함께 ‘앵콜 오로라 투어’를 출발한다. 모든 고객에게 환상적인 오로라 사진 촬영과 함께 현지 교통, 식사, 방한복 등을 제공한다.     ▶문의:(213)386-1818 엘리트 투어     빌리 장   전 세계 100대 명승지를 무대로 활동하는 여행 사진가이자 엘리트 투어의 대표이다. 전 여행 일정 중 사진과 동영상을 촬영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여행 스토리를 만들어준다.    빌리 장의 색 다른 사진 여행 밤하늘 교향곡 캐나다 설국열차 시간 여행 기차 여행

2024-11-28

시카고서 떠나는 기차 여행 ‘인기’

최근 시카고에서 플로리다로 연결되는 기차편이 새롭게 운행을 시작한 가운데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시작되는 기차 여행이 새롭게 각광 받고 있다. 동부와 서부 해안 도시까지 연결되는 대륙 횡단 기차 뿐만 아니라 인근 미네아폴리스와 세인트루이스, 남부 뉴올리언스까지 촘촘히 연결된 시카고 열차 네트워크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시카고에서 출발하는 열차 중에서 가장 유명한 노선은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L.A.로 연결되는 제퍼선이다. 4일 정도 소요되는 이 노선은 가장 편하고 빠르지는 않지만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중서버의 대평원에서 시작돼 로키 산맥과 시에라 네바다,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까지 운행하기 때문에 미국의 다양한 모습을 목격할 수 있다. 또 여기에서 연결되는 코스트 스타라이트선을 타면 L.A.에서 시애틀까지 가면서 서부 해안 지역의 진면목을 감상할 수도 있다. 시카고에서는 또 캔사스시티와 그랜드캐년 지역을 거치는 또 다른 대륙횡단 노선인 사우스웨스트 치프선도 연결된다.     시카고에서는 이런 횡단 열차 뿐만 아니라 당일 열차 노선도 많다. 그 중에서 최근 새롭게 선보인 노선은 미네소타주 세인트폴까지 운행하는 보어알리스선. 이 노선은 위스컨신 델과 라크로스, 레드 윙 등의 미시시피강 연안 지역을 통과한다. 시카고 출발 당일 열차 노선에는 밀워키와 세인트루이스행도 포함된다.     특히 세인트루이스선은 최근 최고 속도가 90마일에서 110마일로 상향 조정되면서 5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자동차로 이동할 시와 거의 차이가 없게 됐다. 중간에 거쳐 가는 폰티악, 블루밍컨, 스프링필드를 여행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시카고에서 동부로 갈 경우에는 뉴욕시까지 가는 카디널선이 대표적이다. 인디애나주를 거쳐 신시내티와 오하이오강을 거쳐 웨스트 버지니아, 워싱턴 D.C.로 연결되며 여기에서 뉴욕과 보스턴으로 가는 열차로 갈아탈 수 있다. 뉴욕까지 운행하는 직행편 레익쇼어 리미티드편도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탑승할 수 있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기차 시카고 열차 기차 여행 최근 시카고

2024-11-15

애틀랜타 명물 '핑크 돼지' 기차... 내주말 둘루스 나무축제서 데뷔

오는 23일부터 둘루스 개스사우스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조지아 나무 축제’에 70년 전통의 ‘핑크 돼지 기차’가 모습을 나타낸다.   기차는 2대로, 각각 페넬로페와 포터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앞에 달린 귀여운 만화 캐릭터 같은 핑크색 돼지 머리가 특징이다. 이 기차는 축제가 진행되는 23일부터 내달 1일까지 운행되며 어린이들을 태울 예정이다. 어린이는 한 번 탑승 시 5달러다. 기차는 한 번에 20~25명을 태울 수 있으며, 움직일 때 ‘돼지 소리’를 낸다.   기차는 조지아 나무축제 행사장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가상의 이야기를 오디오로 재생한다. 나무축제에 있는 나무 150그루, 어린이 놀이 공간, 무대 등을 5분간 돌 예정이다. 또 행사장 곳곳에는 돼지로 분장한 마스코트가 다니면서 관람객들과 사진을 찍는다.   핑크돼지 기차와 마스코트 페넬로페와 포터. 조지아나무축제 페이스북   ‘핑크 돼지 기차’는 1950년대부터 1991년까지 애틀랜타 다운타운 ‘리치스(후에 메이시스와 합병됨)’ 백화점 모노레일에서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당시 ‘프리실라’와 ‘퍼시벌’ 기차는 애틀랜타 역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이후 2003년 벅헤드 레녹스 스퀘어에 있는 메이시스 백화점 인근에 새로운 핑크돼지 기차가 부활해 2019년까지 이어졌으나, 팬데믹으로 사라졌다.   2021년부터 시작한 나무축제의 수익금은 노크로스에 있는 아동 성착취 근절을 위해 일하는 비영리단체 ‘스트리트 그레이스’와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 새겨진 문신을 제거하는 ‘애틀랜타 리뎀션 잉크’에 전달한다. 개스사우스에서 열리는건 이번이 처음이다.   나무축제에 입장료는 성인 및 어린이 18.95달러이며, 노인은 13.95달러다. 온라인(showpass.com/gafestivaloftrees/)에서 구매할 수 있다. 윤지아 기자핑크돼지기차 나무축제 조지아 나무축제 둘루스개스사우스 컨벤션센터 핑크돼지 기차

2024-11-14

여성 아카데미, 추억의 기차 여행 다녀와

 지난 10일(목) 달라스문화센터 여성아카데미(원장 이형천) 회원들이 함께 모여 텍사스의 짧은 가을을 만끽하기 위해 기차 여행 소풍 시간을 가졌다.   여성아카데미 공식 행사인 이번 소풍에는 마음이 맞고 시간이 되는 32명의 회원들이 손수 마련한 소풍 도시락을 들고 예전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들뜬 마음으로 오전 7시30분에 문화센터에 빌딩에서 만났다. 소풍 계획은 팔레스틴이라는 작은 도시에 도착해 둘러본 후 그곳의 역사를 담고 있는 기차역에서 1920년대 빈티지 기차를 타고 러스크(Rusk) 역에 내려서 주변 가을 정취를 만끽하고 돌아오는 것이었다.   이들은 목요일 오전에 함께 벤에 올라타 2시간 가량을 달려서 팔레스타인에 도착했다. 그곳에 내려서 만찬과도 같은 풍성한 음식을 점심으로 함께 나눠 먹고 주위를 풍경을 둘러본 후, 팔레스타인 역에서 역사적인 텍사스 주립 철도 기차(Texas State Railroad)를 타고 약 1시간 반 가량의 낭만적인 기차 여행 시간을 가진 후 러스크 역에서 내렸다. 참고로, 팔레스타인 기차역은 증기 기관차가 처음으로 미국 전역을 누비기 시작한 100여 년 저의 빅토리아 시대 건축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팔레스타인과 러스크를 연결하는 빈티지 디젤 기관차는 여러 편의 시설과 특별한 여행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테마 열차이다. 텍사스 주립 철도는 35편 이상의 다큐멘터리, TV 시리즈, 영화, 광도 등의 작품 촬영지로 활용된 곳이다. 러스크는 텍사스 주립 철도가 시작된 곳으로, 러스크 기차역에는 명예의 벽(Wall of Fame)도 마련되어 있다. 철로로 연결되는 이 두 도시는1972년에 주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이형천 원장에 따르면 이번 소풍이 여성아카데미에서는 처음으로 갖는 가을 소풍이자 기차 여행이었다. 그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바깥 나들이었기에 다들 들뜬 마음으로 기대했는데 날씨까지 너무 좋아서 모든 것이 완벽했다”고 말하며, “특히, 달라스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빈티지 기차 여행을 하면서 도란도란 바깥 풍경을 보며 얘기도 나누고, 옛 정취가 묻어있는 기차역 및 그 주변에서 가을 풍경들을 둘러보면서 맛있는 음식도 함께 나눠 먹으니 모두가 함께 즐거워하고 기억에 남을 좋은 시간을 보냈다”고 언급했다. 이번 가을 소풍 참가자들 중 한 회원은 “아기자기한 러스크 역 주변의 좁은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며 만난 소나무 숲과 작은 호수, 그리고 그 호숫가와 잘 어우러진 숲과 예쁜 뭉게구름은 더할나위 없이 아름다은 가을을 우리 모두가 만끽할 수 있도록 해줬다”며, “문화센터 여성아카데미를 통해 소중한 분들과 웃음이 멈추지 않는 즐겁고 아름다운 시간을 가진 이번 추억의 기차여행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이다”고 여행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형천 회장은 이번 기차 소풍 여행은 모두에게 아주 의미있는 시간이었고 단조로운 삶에 활력을 불어넣어준 계기가 되었다고 밝히며, 앞으로 매년 가을소풍 시간을 갖고 자연 속에서 좋은 에너지를 충전하고 친목과 우애를 다지는 프로그램으로 정착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캐서린 조 기자아카데미 여성 달라스문화센터 여성아카데미 여성아카데미 공식 기차 여행

2024-10-17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꽃 피우는 당신

꽃 피우는 당신       그대 독백 나를 저밉니다   나의 등 뒤로 안겨 와   땅거미 밀리는 아픔입니다       그대 몸짓 날 일으킵니다   너무 멀리 흔들리는 불꽃   심지로 타는 눈물입니다       밤 지나 햇볕과 바람   살 햇볕과 무심한 바람   기억을 주우러 간   밤과 아침 사이   푸른빛 하늘을 그리고서야   부서진 마음에 닻을 내리는   아픔이란 이름으로 자꾸   꽃피우는 당신입니다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시카고 문학 캠프를 위해 멀리 한국에서 오신 이창봉 교수를 환영하러 오헤어 공항에 나갔다가 함께 차로 돌아와 보니 왼쪽 앞바퀴에 부츠가 채워져 있었습니다. 함께 나갔던 박 회장, Jay님에게도 미안했지만, 시카고에 도착한 첫날 짐도 풀기 전에 차가 움직일 수 없는 황당한 사건을 목도한 이 교수에게도 미안했습니다. “Uber를 불러 먼저 이동하면 좋겠어.”라는 나의 말은 귓전에 두고 “아니야, 이 문제를 같이 해결하자.” “같이 가자.” 팔을 잡아주는 동행에 고맙기도 했습니다. 가장 가까운 Office가 다행히 공항 롱텀 파킹랏 근처에 있었습니다. 물어 물어 공항 기차를 타고 마지막 정거장에서 내렸습니다, 그곳에서 롱텀 Parking lot으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Office에 도착했습니다. 수년 전 내지 않았던 티켓이 몇 장 있었고 거기에 부츠값 100불을 포함한 돈을 지불하고 다시 차가 있는 Parking lot으로 돌아와 보니 부츠는 그사이 제거되어 있었습니다.     이 교수가 도착한 시카고에서의 첫날이 예사롭지 않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참 즐거웠습니다. 오헤어 공항 구석구석을 휘저으며 껄껄거리며 여기저기 물어가며 문제를 해결했다는 뿌듯함도 있었습니다. 단 40분 만이었습니다. 당황스럽고 황당한 일이었지만 돌아오는 차 속에서 오히려 기뻤습니다.     하루하루 다가오는 세상살이, 늘 즐겁지만은 않습니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려움에 직면하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중요한 것은 문제를 대하는 마음의 태도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우리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 됩니다. 죽고 사는 문제가 아니라면 한 걸음 물러나 차분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럴수록 문제는 쉽게 풀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카고에 살아온 지 오래지만 흔치 않은 일 이었고 손님을 맞는 오헤어 공항이라는 특별한 장소여서 더 불편했습니다. 그럼에도 함께 움직이겠다는 친구들의 따뜻한 마음은 오히려 좋은 추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이 꽃으로 피어나 모두의 마음에 웃음을 안겨주었던 시간이었습니다.   행복은 좋은 환경에서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행복은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기에 무거운 것과 나를 조이는 굴레를 벗어 놓는 것이 우선이라 생각됩니다. 힘겹게 고민해서 해결될 일이라면 그렇게라도 하겠지만 사실 고민하고 힘들어한다고 해결될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만나고, 부딪쳐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때 중요한 키 포인트는 나를 둘러싼 환경이나 만나는 사람들에게 사랑의 마음으로 다가가야 합니다.     사랑은 생각 그 자체만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손을 내밀어 표현해야 하고 가슴을 열어 안아주어야 합니다. 험한 길을 함께 걸어 주고, 비와 눈길을 함께 걸어야 합니다. 거센 바람을 정면으로 이겨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살아가야 할 날이 살아왔던 날보다 짧은 사람들에게는 더 더욱 그렇습니다.     사랑은 뒤로 미루는 것이 아니라 오늘 지금 이 시간에 표현해야 합니다. 지금 환경이 어렵다고 나아진 다음에 하겠다고 미루면 결코 그 사랑은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오늘 나는 감사한 일을 겪으며 몇 가지 사실을 나 자신에게 당부했습니다. 자연의 변화와 더불어 살 것. 무거운 겉옷을 벗고 가벼워질 것. 행복한 뒷모습으로 하루를 마감할 것. 작은 몸짓, 작은 생명들에게 눈맞춤 할 것.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환경과 사람에게 사랑한다고 말할 것. 이 모든 것들이 남은 날의 숙제임을 기억할 것.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오헤어 공항 시카고 문학 공항 기차

2024-07-23

[열린광장] 하나가 전부일 수도

얼마 전 주일, 아내가 애나하임 기차 정거장에 나를 내려주고 갔다. 주일 오전이라  LA로 가는 기차는 한산했다. LA 유니온역까지는 한 시간 넘게 걸린다. 자리에 앉으니 아침 햇살이 차창을 비추는데 너무 아름다웠고, 마음이 기쁘고 행복했다.     예배에 준비한 말씀을 한 번 더 읽어 보고 아내가 집으로 잘 돌아갔는지 궁금해 전화하려는데 이게 웬일인가. 휴대폰이 없어졌다. 도대체 내 휴대폰은 어디에 있을까? 기차역 매표창구에 두고 왔을까? 아내 차에 두고 내렸는가? 대합실 의자에 두고 왔는가? 손끝이 찌릿찌릿해 온다.         선체로 옷 주머니, 가방 등 있을 만한 곳은 다 찾아봤다. 앞 좌석의 부부가 당황해서 앉지도 못하는 나를 쓸쩍쓸쩍 바라본다. 아마 여행객이 기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면서 여권이나 기차표를 잊어버린 것 같다고 소곤대는 것만 같았다.         이런 경우를 눈앞이 캄캄하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 기차는 벌써 산타페스피링스역을 지나고 있었다. 떠날 때는 그렇게 청명하고 아름다웠던 하늘이 지금은 뿌옇고 어둡게 보인다. 마음이 어두워지면 사물도 어둡게 보인다더니….     세상과 단절된 것 같다. 기억나는 전화번호를 떠올려 보는데, 딸 전화번호만 기억이 난다. 여러 사람의 전화번호를 다 기억하며 전화를 척척 걸고, 친구들이 다른 사람의 전화번호를 내게 물어보곤 하던 때도 있었는데…. 지금은 모든 것을 휴대폰 속에 담아 놓고 사는 세상이 됐다. 참 이상하게 사는 사람으로 변하였다고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을 머릿속에 담고 기억하며 살고 있는지? 혹시 내  머릿속에는 든 것이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닌지?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휴대폰 하나면 다 처리하고 산다.  그런데 그 휴대폰이 내 손에서 없어졌다.     예배를 시작하는데, 준비한 말씀도 없어지고 휴대폰 사건만 머리에 떠오른다. 손바닥에 들어오는 그 작은 것 하나가 모든 것을 정지하게 하기도 하지만 또 모든 것의 시작이 되기도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윗의 손에 들린 작은 물 맷돌 하나, 모세의 손에 들린 마른 지팡이 하나, 이 작은 하나가 모든 것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잃어버린 양 한 마리를 찾기 위해 아흔아홉 마리 양 떼를 잠시 떠나기도 하셨다.     너무 최첨단 기기에만 의지하다가 전부를 잃어버리게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 재소자들과 말씀도 나누며 우리는  99%를 차지하기 위해 노력하기는 쉽지만, 잊어버린 하나가 우리의  모든 것보다 더 귀한 것 일 수 있음을 이야기하는 시간이 되었다. 너무 쉬운 것만, 너무 빠른 것만, 너무 맛있는 것만, 또 너무 크고 많은 것만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더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예수님에게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로 남겨져 있지나 않은지 생각해 보았다. 또 잃어버린 양 한 마리가 길을 헤매는데 우리는 외면하고 있지나 않는지?  내가 찾아 줄 사람을 세상은 보여 주기도 한다. 부름 받고 불러주고 하는 때가 있다.  변성수 / 교도소 사역 목사열린광장 기차역 매표창구 기차 정거장 주일 아내

2023-10-17

먹거리·볼거리 넘치는 중가주 숨은 보석…샌루이스 오비스포

  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는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 중간에 위치한 중가주의 작은 타운이다. 이곳은 칼폴리 포모나 대학이 있어 한인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도시이며 와인 러버들에겐 좋은 와이너리들때문에 각광받고 있다. 또 고즈넉한 해변, 스패니쉬 양식의 고풍스런 건축물과 아기자기한 타운 분위기로 인해 여행자들에겐 최적의 여행지다. 특히 LA에선 차로 3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고 기차 여행도 편리해 시니어들도 운전에 대한 부담없이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다.     ▶다운타운   여행은 이 마을 랜드마크인 샌루이스 오비스포 미션(Mission San Luis Obispo de Tolosa)에서 시작하자. 프란체스코 수도회가 엘 카미노 레알((El Camino Real)을 따라 세운 미션 12곳 중 두 곳이 샌루이스 오비스포에 있는데 이 미션은 1772년 건립됐다. 지금까지도 미사가 진행되고 있는 아름다운 본당 내부는 물론이고 포도 넝쿨로 덮여진 정원은 보는 순간 감탄을 유발케 한다. 미션을 둘러 본 후에는 다운타운으로 나가 식사나 커피를 즐기면 된다. 작은 타운이지만 카페와 베이커리, 캐주얼 식당에서부터 파인 다이닝에 이르기까지 많은 레스토랑이 몰려 있어 선택의 폭이 크다.     또 안티구아 브루잉 컴퍼니(antiguabrewingusa.com), 배럴 하우스(barrelhousebrewing.com) 등 맥주 양조장도 있어 신선한 로컬 맥주맛을 즐길 수 있다. 식사 후엔 1942년 개장한 프레몬트 극장(Fremont Theater)에 들러보자. 아르데코 스타일의 이 극장은 꼭 공연을 보지 않더라도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그리곤 인생 사진을 건질 수 있는 이 지역 명소, 버블검 앨리(Bubblegum Alley)으로 향해 벽에 풍선껌을 붙인 뒤 인증샷을 찍으면 시내 투어가 완성된다.     만약 목요일에 이곳에 머물게 된다면 파머스 마켓을 구경하는 것도 재밌다. 오후 6시에 개장하는 이곳 파머스 마켓은 각종 공연과 다양한 먹거리 등으로 동네 주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에게도 사랑받는 동네 잔치다. 또 세계에서 가장 키치한 호텔로 알려진 마돈나 인(Madonna Inn)과 '호텔 SLO'도 투숙하지 않더라도 식사나 차 한잔 마시며 분위기를 즐겨볼 만한 곳이다.       ▶가볼만한 곳   샌루이스 오비스포를 여행지로 정했다면 피스모 비치(Pismo Beach)를 빼놓을 수 없다. LA에서 샌루이스 오비스포로 향할 경우 도착 전 피스모 비치를 만나게 돼 먼저 둘러봐도 좋겠다. 이곳을 먼저 갈 계획이라면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가다 워즈워드 애비뉴(Wadsworth Ave.)에서 빠지면 된다. 이곳은 클램 차우더를 비롯해 조개 음식들이 유명한데 매년 10월 중순엔 '클램 페스티벌'이 개최된다. 올해는 10월 21~10월 22일 열릴 예정. 또 온천욕을 즐긴다면 아빌라 비치도 빼놓을 수 없다. 아빌라 지역은 유황 온천으로 유명한데 대표적인 온천지로는 '아빌라 핫스프링스 리조트(avilahotsprings.com)'와 '시카모어 핫 스프링스 리조트(sycamoresprings.com)'가 있다. 시카모어 리조트는 숙박객들에겐 온천장 이용이 무료이고 투숙객이 아니어도 시간당 이용료를 지불하면 이용할 수 있다. 이용료는 시간 당 46~92달러. 또 샌루이스 오비스포의 상징인 거대한 모노 록(Morro Rock)이 웅장하게 서 있는 모로 베이도 방문해 볼 만하다. 이곳은 석양이 아름다운 곳이므로 해질녁 찾는 것이 좋겠다.         ▶교통편/가는 법   샌루이스 오비스포까지 가는 방법은 자동차가 가장 일반적이지만 기차를 타고 가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자동차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개발이 되지 않은 가비오타 코스트(Gaviota Coast) 76마일을 따라 달리는 기차에서 아름다운 해안가를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차로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유니온 역 및 버뱅크, 밴나이스 역에서 하루 1회 오전에 출발하는 코스트 스트레이트(Coast Starlight) 철도를 이용하는 것. 또 퍼시픽 서프라이(Pacific Surfliner)는 유니온 스테이션 및 글렌데일과 노스리지에서 하루 2~3회 출발한다. 왕복 요금은 68달러이며 총 5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자동차를 이용할 경우엔 LA에서 101번 프리웨이를 타고 북쪽으로 가다 샌타바버러에서 154번으로 갈아탄 뒤 로스 올리보스(Los Olivos)를 지나면 다시 101번을 만난다. 101번을 타고 계속 가면 샌루이스 오비스포에 이르게 된다. 총 190마일, 3시간 정도 소요된다. 이주현 객원기자먹거리 볼거리 다운타운 여행 기차 여행 피스모 비치

2023-06-15

[로컬 단신 브리핑] 시카고-세인트루이스 구간 암트랙 빨라진다 외

#. 시카고-세인트루이스 구간 암트랙 빨라진다    미 대륙 횡단열차 암트랙(Amtrak)의 시카고-세인트루이스 구간 운행 속도 제한이 상향 조정된다.     일리노이 주 교통국(IDOT)은 최근 암트랙 시카고-세인트루이스 노선의 최대 제한 속도를 현행 시속 90마일서 110마일로 올릴 수 있도록 승인했다.   암트랙 기차가 최대 시속 110마일로 달릴 수 있는 구간은 시카고 남 서버브 졸리엣부터 미주리 주 직전 일리노이 주 남서부 도시 앨튼까지다.     ‘링컨 서비스’ 기차와 ‘텍사스 이글’ 기차가 해당되고 기차 운행 시간은 당분간 현행 시간표가 그대로 적용될 예정이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제한속도 상향이 안전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암트랙측은 “제한 속도가 상향 되더라도 현재와 같은 스케줄로 운행할 예정이며 일정 기간 실제 기차 운행시간이 어느 정도 달라지는 지 파악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오로라 40대 남성, 프리츠커 주지사 살해 협박    시카고 서 서버브 40대 남성이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를 상대로 살해 협박을 한 혐의로 체포,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오로라 시 주민 스티븐 월렛츠(46)는 지난 달 15일 프리츠커 주지사 사무실에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이 메시지에는 프리츠커 주지사와 부모를 향한 욕설과 "너를 죽여버리겠다"는 내용도 녹음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월렛츠를 공무원 위협 혐의로 지난 2일 기소했다.     지난 3일 보석금을 내고 석방된 월렛츠는 오는 22일 법정에 설 예정이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세인트루이스 시카고 세인트루이스 구간 세인트루이스 노선 암트랙 기차

2023-05-04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낭만 싣고 피요르 따라 칙칙폭폭~

'야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비행기보다 환경친화적인 기차 여행이 각광받고 있다. 기차 여행에서만 얻을 수 있는 특유의 아날로그적인 낭만과 차창 밖으로 끊임없이 펼쳐지는 황홀한 풍경이 전 세계 여행자들을 점점 더 많이 끌어들이고 있다는 것. 이 매체는 또한 인생에서 적어도 한 번은 꼭 가봐야 할 7곳의 기차 여행지를 선정해 발표했다.     스위스 글라시에 익스프레스, 캐나다 록키 마운티니어 열차, 아르헨티나 구름의 기차 등 쟁쟁한 후보들을 제치고 영예의 1위를 차지한 기차여행은 바로 북유럽 노르웨이의 플롬(Flam) 열차다.   플롬은 세계적인 명성과는 달리 의외로 작은 마을이다. 전체 인구라고 해 봐야 고작 450여 명이 전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롬이란 지명이 세계적인 유명 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거론되는 것은 플롬역으로 향하는 길이 세계 철도 중에서도 최고로 손꼽히며, 이곳이 피요르 여행의 대표적인 출발지이기 때문이다.   플롬 열차는 금방이라도 요정이 튀어나올 것 같은 울창한 숲과 맑고 거대한 폭포가 콸콸 쏟아지는 계곡, 빙하가 빚어낸 신비로운 피요르 등을 지난다. 흔들리는 기차에서는 슬슬 졸음이 몰려올 법도 한데 차창 밖으로 워낙 극적인 풍경 변화가 펼쳐지니 졸리기는커녕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까울 정도다.     이 열차에 몸을 실은 여행자라면 플롬 열차가 왜 내셔널지오그래픽 트래블러 매거진이 선정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기차 여행길'인지 공감할 것이다. SNS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스마트폰 속 사진과는 절대 비교 불가. 두 눈으로 직접 마주한 순간에 느껴지는 감동은 언제나 차원이 다른 법이다.   플롬 열차는 수문을 연 댐마냥 엄청난 수량의 물을 토해내는 쵸스 폭포 앞에 잠시 멈춰 선다. 내려서 이 기막힌 풍경을 담으라는 배려다. 세차게 쏟아지는 폭포의 기세는 온 세상을 집어삼킬 듯 거세다. 어? 그 순간 갑자기 폭포 옆 시커먼 바위 위로 붉은 치마를 두른 요정이 등장한다. 물론 진짜 요정은 아니고, 소꼬리가 달린 어여쁜 나무 요정 훌드라를 모티프로 한 퍼포먼스다.   가슴 깊이 낭만을 가득 품고 다시 움직인 열차에서 또 하나의 장관이 펼쳐진다. 11개의 급격한 지그재그를 그리며 뮈르달산을 향하는 트롤스티겐이 그 주인공이다. 트롤스티겐은 스티그포센 폭포를 가로지를 때 자연석 다리를 통과하기도 한다. 무려 100년에 걸친 기술력으로 완성한 이 도로 역시 환상적인 전망을 자랑한다.     우리는 흔히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을 한다. 노르웨이에서는 이 말이 아름다운 뜻으로 쓰인다. 깎아지른 산, 빙하가 할퀴고 내려간 자리에 담긴 피요르를 향한 노르웨이의 기차와 배의 항해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플롬 열차에서 바라본 노르웨이의 풍광은 평생을 두고 이따금씩 꺼내 또다시 감동하고, 위로받고, 스스로를 달랠 인생의 명장면이다.     노르웨이로의 인생 여행을 위한 마지막 노하우를 공개한다면 노르웨이를 위시한 북유럽 4개국과 영국을 한 번에 여행하는 것이다.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여러모로 유익한 인생 여행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낭만 열차 기차 여행지 세계 여행자들 북유럽 노르웨이

2023-03-30

가주 해안따라 기차 여행 떠나볼까…LA근교 기차 여행

어느새 한낮 기온은 완연한 봄이다. 발길 닿는대로 어디든 떠나고 싶은 계절이다. 미국에선 자동차 여행이 가장 보편적인 여행 방법이지만 운전보다 창밖 경치에 집중하고 싶다면 기차 여행을 떠나볼 만하다. 이미 기차 여행 좀 해본 이들이라면 기차 여행이 그리 낯설지 않겠지만 한 번도 경험하지 않은 이들에겐 낯설다 못해 좀 겁이 날 수도 있다. 그러나 한 번 맛보면 그 매력에 푹 빠지게 되니 걱정말고 도전해보길. 큰 부담없이 LA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는 기차 여행 코스를 알아봤다.     ▶퍼시픽 서프라이너 철도   앰트랙(Amtrak)이 운영하는 퍼시픽 서프라이너(Pacific Surfliner)는 샌디에이고, 오렌지, LA, 샌타바바러 및 샌루이스오비스포 카운티를 통과하는 국영 철도다. 매일 총 26편의 열차가 운행되고 연간 승객수가 300만에 육박하는 미국에서 두 번째로 승객 수가 많은 철도이기도 하다. 남쪽으론 샌디에이고에서 북쪽으론 샌루이스 오비스포 역까지 가주 해안선을 따라 351마일을 달리는 이 철도는 기차를 타는 것만으로 아름다운 캘리포니아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큰 도시뿐만 아니라 그로버 비치(Grover Beach), 롬폭서프(Lompoc-Surf ), 카핀테리아(Carpinteria) 등 아름다운 해안 소도시 역에도 정차해 특별한 목적지 없이 기차를 타고 여행하는 것만으로도 또다른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62세 이상 시니어 승객은 15% 할인이 제공되며 학생(15%), 아동(50%) 할인도 있다. 또 주말엔 25% 할인이 제공된다.           ▶pacificsurfliner.com   ▶샌타바바러   아름다운 휴양 도시로 각광받는 샌타바바러는 기차 여행 내내 아름다운 해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심심할 틈이 없다. 샌타바바러에 도착해서는 랜드마크인 스턴스워프(Stearns Wharf)로 향하자. 태평양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근 상점과 식당 등에서 쇼핑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만약 와인 애호가라면 17개의 와이너리가 한 곳에 몰려 있는 어반 와인 트레일(Urban Wine Trail) 방문도 잊지 말길. 와이너리 17곳 모두 도보로 이동 가능하며 와이너리에서는 와인 테이스팅 및 구입도 가능하다. LA에서는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출발할 수 있고 글렌데일, 버뱅크, 밴나이스 및 노스리지 역에서도 출발할 수 있다. 편도 소요시간은 총 2시간 40분이며 왕복 요금은 1인당 62달러부터 시작한다.     ▶샌디에이고   샌디에이고 기차 여행은 LA 유니온 스테이션에서 하루 10회 출발해 출발시간을 정하기도 좋고 무엇보다 프리웨이 교통 혼잡을 피할 수 있어 편리하다. 또 샌디에이고 랜드마크와 관광 명소도 트롤리나 버스를 타고 이동할 수 있어 주차비 걱정없이 기차여행의 장점을 만끽할 수 있다. 샌디에이고에서는 올드 타운역 또는 다운타운 역에서 정차가 가능하다. 샌디에이고 관광 명소로는 유명 식당들이 몰려있는 리틀 이태리를 비롯해 펫코 파크, 가스램프 타운까지는 역에서 트롤리로 이동할 수 있는데 가격은 편도 2.50달러, 일일패스 6달러다. 또 샌디에이고 명물인 코로나도까지는 페리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LA유니온 스테이션에서 출발하는 왕복요금은 72달러며 편도 총 3시간이 소요된다.     ▶샌루이스 오비스포   퍼시픽 서프라이너의 북쪽 종착역인 샌루이스 오비스포(San Luis Obispo)는 기차를 이용하면 자동차보다 1시간 30분정도 더 소요되지만 이를 감수하고라도 기차를 이용할 이유가 충분하다. 자동차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개발이 되지 않은 가비오타 코스트(Gaviota Coast) 76마일을 따라 달리는 기차에서 아름다운 해안가를 감상하는 것만으로 1시간 30분이 결코 아깝지 않기 때문이다. 샌루이스 오비스포 역은 다운타운에서 0.5마일 떨어져 있는데 다운타운까지 걸어가는 길도 아름답다. 또는 버스를 이용해 타운에 진입할 수도 있는데 타운에 들어서서는 파머스 마켓 및 브루펍, 세상에서 가장 키치한 호텔로 알려진  마돈나 인(The Madonna Inn) 등도 둘러볼 수 있다. 샌루이스 오비스포까지 기차로 가장 빠르고 저렴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유니온 역 및 버뱅크, 밴나이스 역에서 하루 1회 오전에 출발하는 코스트 스트레이트(Coast Starlight) 철도를 이용하는 것. 퍼시픽 서프라이너는 유니온 스테이션 및 글렌데일과 노스리지에서 하루 2~3회 출발한다. 왕복 요금은 68달러이며 총 소요시간은 5시간 30분.    이주현 객원기자기차 여행 기차 여행 자동차 여행 퍼시픽 서프라이너

2023-02-16

[삶의 뜨락에서] 그 천사를 찾고 있습니다

오늘날 누가 나는 어느 소학교를 졸업했느냐고 묻는다면 나는 거침없이 “거제도에 있는 장승포 국민학교요” 하고 대답했을 것이다. 그건 내가 소학교 5학년 때 터진 6·25 전쟁 때문이다. 피난민들과 함께 우리도 고생 끝에 남쪽으로 피난을 간 것은 사실이지만 덕분에 남해에 다다르자 나는 난생처음으로 눈 앞에 펼쳐진 넓고 넓은 바다를 만났고 너무도 황홀해서 우리가 피난 온 신세인 것도 망각한 채 바다로 뛰어들어가 바다와 곧 친구가 되었다.     나는 제법 깊은 바닷물을 헤엄치면서 양쪽에 선 방파제 사이를 오가며 개구리 수영도 하고 때론 바위에 붙어 있는 굴도 따고 갯벌에서 조개를 주어서 구워 먹기도 하며 전쟁을 피해서 피난 내려온 나의 철없는 삶은 마냥 즐거움뿐이었다.   이렇게 철없이 피난살이를 즐기며 지내던 내가 다음 해에는 6학년이 되고 마침내 소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나보다 앞서 상경한 우리 집 식구들과 합세하기 위해 혼자서 기차로 상경해야 했다. 그리고 겁도 없이 기차 편으로 부산을 떠나서 서울로 향해 왔다.   내가 타고 온 기차가 서울에 가까워지자 기차 안이 웅성거리면서 돌아보니 승객들이 일일이 도강증을 조사받는 시간이 된 것이었다. 미 8군 한 명이 한국인 통역관을 동반하고 내게 다가왔다. 나는 우리 아버지가 보내준 도강증을 별생각 없이 꺼내 보여주었다. 아- 그런데 미 병사가 내 나이가 이 도강증에 기록된 나이와 일치하지 않음으로 즉시 하차하라고 말했다. 그래서 나는 기차에서 쫓기다시피 내려서 그 시간에 서울역에서 내가 도착하기만을 기다리시는 부모님께 이 사실을 알려야 할 터인데 전화도 셀폰도 없는 시절에 어찌할 바를 모르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그 순간 기차는 조금씩 움직이며 출발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누가 다급히 내게 다가와서 나의 몸을 기차 안으로 밀어 넣어 주었다. 돌아보니 미 8군이 대동했던 그 한국인 통역관이었다. “너 혼자 혼났지? 이제 괜찮아. 이제 서울역에 도착할 때까지 여기 앉아있어”라고 말하고 그는 내 곁을 떠났다.   다음은 시편 91편 중에 있는 말씀이다.   9. 네가 말하기를 “여호와는 나의 피난처시라” 하고 지존자를 너의 거처로 삼았으므로, 10. 화가 네게 미치지 못하며 재앙이 네 장막에 가까이 오지 못하리니, 11. 그가 너를 위하여 그의 천사들을 명령하사 네 모든 길에서 너를 지키게 하심이라, 12. 그들이 그들의 손으로 너를 붙들어 발이 돌에 부딪히지 아니하게 하리로다.   오늘도 가끔마음속으로 나는 그 천사를 찾고 있다. 물론 그의 이름도 모르고 얼굴 모습도 기억에 없는 그 천사를 말이다.   그리고 나도 오늘 누구에겐가 천사가 되어줄 수 있기를 하나님께 기도한다. 황진수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천사 기차 안이 한국인 통역관 소학교 5학년

2023-02-12

[삶과 믿음] 바른 길, 행복의 길

오래전 시카고 근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저녁 어느 날, 한 여인이 아기를 안고 기차를 탔습니다. 그 여인은 기차 승무원과 옆자리에 앉아 있는 신사에게 00역에서 자신을 내리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지나 옆자리에 있던 신사가 여인을 깨웠습니다. 신사는 다음 역이 바로 당신이 말한 역이니 빨리 내릴 준비를 하라고 여인에게 알려줬습니다. 여인은 기차가 서자 황급히 짐을 챙겨 그 역에 내렸습니다.     몇 시간 후, 승무원이 열차를 순회하다가 아기를 안은 여인이 어디 있느냐고 신사에게 물었습니다. 그 신사는 그 여인은 이전 역에서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인이 내린 역은 이미 오래전에 폐쇄된 역으로, 기차는 정비를 위해 잠시 멈추었을 뿐입니다. 춥고 눈보라가 치는 날 그 역에 여인이 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장은 당황해서 바로 기차를 세우게 하고, 몇 사람과 함께 황급히 그 역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이미 아이와 함께 얼어 죽어 있었습니다.   여인이 죽은 이유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신사는 훌륭한 사람이었고, 그 여인을 돕고자 했습니다. 여인이 죽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여인은 승무원이 아닌 길을 잘 모르는 신사에게 길을 물었던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부모님, 배우자, 친구 등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 신사처럼 우리를 도와주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길을 잘 아는 사람일까요? 과연 그들은 스스로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일까요?   우리가 영생의 길, 행복의 길을 물을 때 배우자, 부모, 친구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진리를 깨치고 영생 길을 확실히 아는 예수님, 부처님 같은 성자들에게 길을 물어야 합니다. 진리를 대각한 분들만이 정로(正路)를 정확히 아시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지 못합니다. 그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많은 사람이 행복하기를 원하나 사람들이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길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다수의 사람이 가는 인생길, 우리에게 익숙한 길이 결코 영생의 행복으로 이르는 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험해서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이 적음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마 7:13-14)   모르는 길을 지도 혹은 내비게이션 없이 그냥 운전해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일까요? 시간을 내어 성자, 현성들의 경전을 보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성경이 됐건, 불경이 됐건 경전(經典)을 보아 현재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영생으로 가는 길인가, 멸망으로 이르는 길인가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 차가 바른길을 못 가는 경우 내비게이션에 다시 주소를 재입력하듯, 우리는 항상 성현의 말씀에 따라 우리 인생의 방향을 재입력해야 합니다. 경(經)이란 바로 ‘길’을 말하는 것이요, 내 인생에 고통이 있다면 우선 내가 정로(正路)가 아닌 길을 걷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행복 기차 승무원과 부모님 배우자 배우자 부모

2022-12-21

[삶과 믿음] 바른길, 행복의 길

오래전 시카고 근교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눈보라가 몰아치는 겨울 저녁 어느 날, 한 여인이 아기를 안고 기차를 탔습니다. 그 여인은 기차 승무원과 옆자리에 앉아 있는 신사에게 00역에서 자신을 내리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한참을 지나 옆자리에 있던 신사가 여인을 깨웠습니다. 신사는 다음 역이 바로 당신이 말한 역이니 빨리 내릴 준비를 하라고 여인에게 알려줬습니다. 여인은 기차가 서자 황급히 짐을 챙겨 그 역에 내렸습니다.     몇 시간 후, 승무원이 열차를 순회하다가 아기를 안은 여인이 어디 있느냐고 신사에게 물었습니다. 그 신사는 그 여인은 이전 역에서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여인이 내린 역은 이미 오래전에 폐쇄된 역으로, 기차는 정비를 위해 잠시 멈추었을 뿐입니다. 춥고 눈보라가 치는 날 그 역에 여인이 내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차장은 당황해서 바로 기차를 세우게 하고, 몇 사람과 함께 황급히 그 역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여인은 이미 아이와 함께 얼어 죽어 있었습니다.   여인이 죽은 이유를 한번 생각해 봅시다. 신사는 훌륭한 사람이었고, 그 여인을 돕고자 했습니다. 여인이 죽은 이유는 명확합니다. 여인은 승무원이 아닌 길을 잘 모르는 신사에게 길을 물었던 것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부모님, 배우자, 친구 등 우리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그 신사처럼 우리를 도와주려 합니다. 그러나 그들이 자유와 행복에 이르는 길을 잘 아는 사람일까요? 과연 그들은 스스로 자유롭고 행복한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일까요?   우리가 영생의 길, 행복의 길을 물을 때 배우자, 부모, 친구에게 물을 것이 아니라 진리를 깨치고 영생 길을 확실히 아는 예수님, 부처님 같은 성자들에게 길을 물어야 합니다. 진리를 대각한 분들만이 정로(正路)를 정확히 아시기 때문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다 행복하고 자유롭게 살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살지 못합니다. 그 근본 원인은 다름 아닌 많은 사람이 행복하기를 원하나 사람들이 행복과 자유에 이르는 길을 잘 모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다수의 사람이 가는 인생길, 우리에게 익숙한 길이 결코 영생의 행복으로 이르는 길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험해서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이 적음이라” 말씀하셨습니다. (마 7:13-14)   모르는 길을 지도 혹은 내비게이션 없이 그냥 운전해 가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일까요? 시간을 내어 성자, 현성들의 경전을 보고 공부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성경이 됐건, 불경이 됐건 경전(經典)을 보아 현재 내가 가고 있는 길이 영생으로 가는 길인가, 멸망으로 이르는 길인가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면, 차가 바른길을 못 가는 경우 내비게이션에 다시 주소를 재입력하듯, 우리는 항상 성현의 말씀에 따라 우리 인생의 방향을 재입력해야 합니다. 경(經)이란 바로 ‘길’을 말하는 것이요, 내 인생에 고통이 있다면 우선 내가 정로(正路)가 아닌 길을 걷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바른길 행복 바른길 행복 기차 승무원과 부모님 배우자

2022-12-15

[이 아침에] 나에게 묻는다

몇 년 전 친한 언니와 산후안카피스트라노 수도원에 가려고 기차를 탔다. 바깥 풍경을 보며 한가롭게 얘기 나누다가 목적지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기차 출입문은 열리지 않았고, 내리려던 대여섯 사람들도 너무 황당해하고 있는데 기차는 서서히 움직였다. 상당히 먼 구간을 지나 다음 역인 샌클레멘테역에서 하차가 가능했다. 그런데 이 역은 자동판매기로 티켓을 발매하는 무인 시스템의 역사였다.     어디 가서 하소연을 해야 하나? 그때 같이 내린 한 사람과 불만을 토로하며 얘기를 나누었는데 그는 아내가 산후안카피스트라노역에 마중 나왔다가 여기까지 따라 왔다고 했다. 그리고 차 안에는 아기용 의자가 있어서 우리를 태울 수 없어 미안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철도 당국에 전화를 걸어보겠다고 했다. 그는 플랫폼의 전화 박스에서 수화기를 들고 한참 통화하다가 다른 번호를 누르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더니 급기야 점점 언성까지 높였다. 한참 만에 전화를 끊고는 우리에게 여기 있으면 LA로 가는 엠트랙이 올 것이고 그 기차를 타면 된다고 했다.     세상에나! 우리의 언어 실력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이었다. 우리는 너무 고마워서 어떻게 보답할 수 있겠느냐고 했더니 당신들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베풀면 그것이 갚는 길이라고 했다. 역사 밖에는 그의 아내와 어린 아들이 꽤 오랫동안 기다리고 있었다. 원래 이 역은 앰트랙이 그냥 통과하는 곳이지만 몇 분 뒤 기차가 서고 승무원이 내리더니 웃으며 우리를 태워주었다. 우리는 타자마자 억울한 사연을 대충 말했고 그는 알아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 미소만 지을 뿐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산후안카피스느라노역에 내릴 때 손을 크게 흔들어 주었다. 하지만 차량 점검 미비와 비상 상황에 대한 관계 기관의 미흡한 대처는 용납하기 힘들었다.     또 한 번은 딸과 집에서 먼 곳의 공원으로 갔을 때 일이다. 호수를 몇 바퀴 걷다가 어두워져서 나왔다. 그런데 딸의 옷 주머니에 있어야 할 자동차 열쇠가 없었다. 그때 공원 주차장에는 몇 대의 차가 있었는데 누군가 우리에게 다가왔다. 혹시 차 열쇠 잃어버리지 않았느냐고? 자기가 열쇠를 주워 어디쯤의 나뭇가지에 걸어놓았다고 했다. 우리는 너무 기뻐서 그가 한사코 사양했지만 약간의 돈을 주며 이렇게 라도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으니 이해해 달라고 했다. 과연 그가 말한 장소에서 가장 가까운 나뭇가지에서 자동차 열쇠를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나는 톱니바퀴처럼 움직이며 시간에 따라 머물러야 할 장소로 이동하며 성실함과 책임감을 최고의 가치로 여겨왔다. 그러나 내 앞에 다가왔던 낭패를 떠올리며 이 계절에 맞는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를 옮겨 본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누구에게 한 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가족이 기다리는데도 스쳐 지나는 사람의 권익을 위해 황금 같은 시간을 할애하며 열불을 내던 젊은 아빠, 곤경에 처할 누군가를 기다리며 어둠 속에서 하염없이 서 있던 어느 가장. 인연이 없는 누군가를 위해 연탄불처럼 뜨거운 마음을 낸 그들에게서 다시 배운다. ‘어떻게 사는 게 잘사는 길인가?’ 권정순 / 전직 교사이 아침에 자동차 열쇠 기차 출입문 전화 박스

2022-12-07

시카고 연말 축제들 시작

#. CTA 홀리데이 버스-기차 운행     연말을 맞은 시카고 교통국(CTA)의 겨울철 전통 중 하나인 '홀리데이'(Holiday) 버스와 기차가 운행을 시작했다.     CTA는 지난 25일부터 크리스마스 조명과 LED 사인으로 장식된 버스와 기차의 운영에 들어갔다.     일반 요금과 동일한 '홀리데이' 버스와 기차에는 산타와 루돌프가 종종 동행한다.   CTA의 '홀리데이' 버스는 모든 16개의 노선에서 운영되고, 기차는 8개의 전 노선에서 각각 다른 날 운행할 예정이다.     홀리데이 기차는 25일부터 오는 29일까지는 그린라인에서, 오는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는 오렌지-브라운 라인, 내달 6일부터 10일까지는 퍼플-레드 라인, 내달 13일, 14일은 핑크 라인, 내달 15일부터 17일까지는 블루라인, 그리고 내달 19일엔 옐로우 라인에서 각각 운행한다.     시카고 통근열차 '메트라'(Metra)는 내달 3일, 10일, 그리고 17일 등 모두 3번의 토요일에 '엘렉트릭 라인'(Electric Line) 노선에서 홀리데이 기차를 운영할 계획이다.     보다 자세한 정보 및 운행 일정은 CTA와 메트라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 브룩필드 동물원, '홀리데이 라이츠' 시작     시카고에서 가장 오래된 '홀리데이 라이츠'(Holiday Lights) 페스티벌이 시작됐다.   시카고 명소 브룩필드 동물원은 크리스마스 음악과 함께 반짝이는 200만개 이상의 LED 라이츠를 총 2마일에 걸쳐 장식했다.  6000피트 길이의 '불빛 터널'과 41피트 높이의 크리스마스 트리도 설치됐다.     또 동물원 동쪽에는 아이스스케이팅 링크가 설치돼 방문객들은 7달러에 아이스스케이트를 탈 수 있다. 스케이트를 빌리는 비용은 5달러다.     제41회 라이츠 페스티벌인 '홀리데이 매직'(Holiday Magic)은 지난 15일 시작돼, 오는 30일까지, 내달 1일부터 4일까지, 내달 14일부터 18일까자, 그리고 내달 26일부터 31일까지 각각 펼쳐진다.     입장권은 성인 24.95달러, 3세~11세 17.95달러, 65세 이상의 시니어 19.95달러이다.  Kevin Rho 기자시카고 연말 홀리데이 기차 홀리데이 라이츠 시카고 통근열차

202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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