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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광장] 아직 감동이 남은 ‘라 포엠’ LA 공연

이달 중순 우리 가족은 미주중앙일보 창간 50주년 축하 행사로 열린 팝페라 그룹 ‘라 포엠’의 공연을 보기 위해 LA를 방문했다. 집에서 LA로 향하는 길의 운전대는 아직은 방향 감각이 좋고 길눈이  밝은 내가 잡았다.     처음 찾아가는 LA다운타운의 빌딩 숲을 바라보며 복잡한 110번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브로드웨이 길로 향했다. 그런데 로컬 도로에 들어서니 물통과 밀대를 든 건장한 체격의 흑인 7명이 신호 대기 중인 자동차 운전자들에게 유리창을 닦으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오래전 문학 행사를 마치고 늦은 밤 귀가 중 LA한인타운 웨스턴 길에서 흑인 2명이 내게 차 유리창을 닦으라고 강요하던 무서운 기억이 떠올랐다.   다행히 신호등은 곧 바뀌었고 나는 ‘사양한다’는 신호를 보내며 아무일 없이 그곳을 지날 수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LA를 비롯한 미국 대도시에 홈리스가 부쩍 늘었다는 소식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앞으로 이 나라가 어떻게 될지 한숨만 나오는 요즘이다.     공연 시간 훨씬 전에 도착한 덕에 공연장 근처에 차를 주차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고층 빌딩이 어찌나 많은지 넓은 브로드웨이 길이 마치 골목처럼 보였다.     공연장은 너무나 우아하고 정교한 고딕 양식의 건축물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였다. 공연장은 1919년 찰리 채플린 등이 만들었다는 유명한 ‘유나이티드(The United) 극장’.  아직 유럽 여행은 못 해 봤지만, 유럽의 유명한 극장 같았다. 공연장의 계단을 오르내리며 사진을 찍으면서도 행복했다.     ‘라 포엠(La Poem)’은 한국의 ‘일디보’ 같은 성악도 네 사람이 결성한 팝페라 그룹. LA에 오기 전 워싱턴DC와 댈러스에서 공연을 마쳐 얼마나 피곤했을까마는, 그들이 열창하는 팝페라는 고풍스러운 극장을 우렁차게 휘감았다. 극장 직원들도 홀에 서 있던 바텐더들도 모두 놀라는 표정으로 듣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왠지 나도 어깨가 으쓱해졌다.     스피커 음향도 정말 최고였다. ‘라 포엠’ 멤버들의 의상 또한 요란하거나 천박하지 않고, 세련되고 멋졌다. 한국어와 영어, 또 외국어로 부르는 노래들도 지루하지 않았다. 곡마다 자연스러운 대화로 소개하는 ‘라 포엠’의 공연은 최고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밤길이 멀어 우리 가족은 인근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그 시간 역시 재미있는 추억으로 남는 의미 있는 것이었다. 이 행사를 완벽하게 준비한 주최 측과 무대 뒤에서 묵묵히 수고한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박수를 보낸다.  최미자 / 수필가열린 광장 감동 공연 공연장 근처 공연 시간 la 공연

2024-10-30

이보다 더 완벽한 휴식은 없다, 오하이(Ojai)

오하이는 독특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의 숨겨진 보석같은 마을이다. 특히 LA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을 만큼 가깝다 보니 바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휴식을 원하는 앤젤리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L.A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지만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오하이는 그래서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는 마성의 도시다. 캘리포니아의 또 다른 매력을 간직한 이 소도시에서는 특별히 뭘 계획하지 않고 그저 걷고, 먹고, 마시고, 멍 때리는 것만으로도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하이킹   오하이에서 하루를 시작하려면 로즈 밸리 폭포 트레일(Rose Valley Falls Trail)에서 시작해 보자. 왕복 1.1마일가량의 이 하이킹 코스는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로스파드레스 국유림(Los Padres National Forest)에 위치해 있으며 숲속의 신선한 공기와 함께 아름다운 폭포까지 감상할 수 있다. 트레일을 완주하는 데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계절에 따라 야생화도 감상할 수 있다. 하이킹 시작은 로즈 밸리 캠핑장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트레일헤드(Trailhead)에서 폭포까지의 거리는 약 0.55마일이다. 이 트레일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로즈 밸리 폭포. 폭포는 약 100피트 높이에서 떨어지는데 물줄기가 이끼 낀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린 후에는 수량이 풍부해져 더욱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폭포 근처에는 작은 풀장이 있어 요즘처럼 더운 여름엔 발을 담그며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뭘 하며 놀까   하이킹이 끝나면 다운타운으로 이동하자. 시내에는 이색 상점과 갤러리가 즐비하다. 특히 1939년에 설립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센터 중 하나인 오하이 아트 센터(Ojai Art Center)에서는 연극, 음악, 춤, 시각 예술 등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매년 11월 개최되는 오하이 국제 영화제(Ojai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는 전 세계의 독립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다.   만약 일요일에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오하이 파머스 마켓(Ojai Farmers' Market)도 잊지 말고 들러 보자. 이 파머스 마켓에선 오하이의 신선한 로컬 농산물과 독특한 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오하이 올리브오일 컴퍼니(Ojai Olive Oil Company)도 방문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시음할 수 있다. 시음 후에는 기념품으로 올리브오일이나 올리브오일이 함유된 립밤, 크림, 비누 등도 구입할 수 있다.   또 오하이는 자연 속에서 명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메디테이션 마운트(meditationmount.org)에서는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제공하는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명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센터 오픈 시간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며 자세한 일정과 예약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쇼핑   오하이에는 대형 체인점 대신 로컬 상점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다. '피그 큐레이티드 리빙(FiG Curated Living)'에서는 도자기, 식물, 벽걸이 장식 등 다양한 장식품을, '트레저스 오브 오하이(Treasures of Ojai)'에서는 독특한 액세서리, 빈티지 의류 등을 판매한다. '서카나(Cercana)'와 '파피스 아트 앤 기프트(Poppies Arts and Gifts)'도 독특한 예술품과 기념품을 쇼핑하기 좋은 장소다.     ▶식당   아침 일찍 이곳에 도착했다면 '오하이 로스터리(Ojai Coffee Roasting Co.)'에서 신선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더할 나위 없다. 또 아침 식사를 해야 한다면 카푸치노와 크루아상이 인기인 '더 더치스(The Dutchess)'를 방문해 볼만하다. 점심식사는 수제 피자를 즐길 수 있는 '보칼리스 피자 앤파스타(Boccali's Pizza and Pasta)'가 제격이다. 특히 이 식당은 로컬 딸기로 만든 딸기 쇼트케이크가 인기다. 저녁식사는 정통 북부 이태리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오스테리아 몬테 그라파(Osteria Monte Grappa)'를 들러볼 만하다.       오하이 대표 레스토랑은 오하이 밸리 인(Ojai Valley Inn)에 위치한 올리벨라(Olivella). 로컬 재료를 이용한 이태리 퀴진과 지중해 요리가 주메뉴다. 특히 이 식당은 와인 리스트가 유명한데 이탈리아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이주현 객원기자휴식 하이킹 하이킹 시작 올리브오일 컴퍼니 폭포 근처

2024-10-24

[문학으로 세상읽기] 정치는 지옥인가

한국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 정치권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말이 정말로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저에게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지옥’이라는 말입니다.   ‘좋은 지옥’이라는 말은 형용 모순입니다. 지옥이 어떻게 좋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하지만 백 년 전에 루쉰이 쓴 산문시 ‘잃어버린 좋은 지옥’을 보면 ‘좋은 지옥’이라는 말도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말을 통해서만 진실이 포착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의 화자 ‘나’는 지옥 근처에서 지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들려오는 지옥의 소리는 지옥답습니다. 그때 홀연 마귀가 나타납니다. 한때 지옥의 통치자였으나 이제 지옥을 인류에게 빼앗기고 도망쳐온 마귀가 “이제 다 끝났네, 이제 다 끝났어! 불쌍한 귀신들은 그 좋은 지옥을 잃어버렸어!”라고 비분강개하며 ‘나’에게 그 전말을 알려줍니다.   원래 지옥은 천신(天神)의 것이었습니다. 마귀가 천신과 싸워 이겨 빼앗았던 것이죠.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지옥의 통치는 해이해졌습니다. 그러자 칼의 숲은 빛을 잃었고, 끓는 기름도 식었고, 불구덩이도 미지근해졌고, 비록 작고 창백하지만, 만다라 꽃이 움텄습니다.   해이해진 지옥에서 귀신들이 깨어났습니다. 깨어난 귀신들은 갑자기 인간 세상을 기억해내고 지옥에 반대하는 절규를 터뜨렸습니다. 인류가 그 소리에 응해 일어났고, 마귀와 싸웠고, 싸워 이겼습니다. 최후의 승리는 인류의 것입니다.   이제 인류가 지옥을 통치합니다. 그런데 지옥의 상황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집니다. 인류는 마귀보다 더 무서운 통치자가 됩니다. 귀신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다스림을 받는 자일 뿐이며, 인류의 무서운 통치 아래 더욱 무력해지고 더욱 고통받습니다. 귀신들이 지옥에 반대하는 절규를 터뜨려도 이제는 소용이 없습니다. 인류의 반역자로 낙인찍혀 영원한 고통이라는 벌을 받고 칼의 숲 복판으로 쫓겨날 뿐입니다. 이러한 지옥의 현재 모습을 마귀는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만다라 꽃은 금세 시들었어. 기름은 똑같이 끓었고, 칼은 똑같이 날카로웠고, 불은 똑같이 뜨거웠고, 귀신들은 똑같이 신음했고, 똑같이 몸부림쳤고, 심지어 잃어버린 좋은 지옥을 기억할 겨를조차 없어졌어.”   마귀가 통치하던 과거의 지옥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지옥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여기에 이르게 되면 ‘좋은 지옥’이라는 형용 모순이 확실히 성립됩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천신을 청나라, 마귀를 베이징 군벌정부, 인류를 국민당 우파와 그들이 장악한 국민정부라고 보는 해석인데, 흥미롭기는 하지만 그럴듯하지는 않습니다. 루쉰이 이 작품을 쓴 때가 1925년 6월이었고, 국민당 우파의 쿠데타는 1927년 4월이었으니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해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루쉰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며 그 통찰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억지인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권력은 동일하며 단지 위치가 바뀔 뿐이라는 보편적 진실입니다. 청나라나 베이징 군벌정부나 국민정부나, 그 이후 지금까지의 여러 형태의 정부들도 모두, 나아가서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각종 정부도, 그 보편적 진실에 비추어 보면 다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루쉰의 이야기를 다시 곱씹어 봅시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통치자가 누구든 간에 피통치자는 언제나 귀신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지옥의 주민은 누구입니까? 귀신들입니다. 그렇다면 귀신들이 스스로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일까요? 자치(自治)는 불가능한가요? 왜 통치를 귀신들 자신이 아니라 천신이 하고 마귀가 하고 인류가 해야 하는 건가요?   귀신들이 자치하지 못하고 통치받는 자로서만 존재하는 한에는 다 똑같은 지옥이고, 통치 기술이 갈수록 더 발달하기 때문에 지옥은 오히려 점점 더 나빠질 것입니다.   자문해 봅시다. ‘나’는 귀신인가요, 인류인가요? ‘우리’가 사는 이곳을 지옥이라고 부른다면 지옥의 주민인 ‘우리’는 인류가 아니라 귀신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인류라고 믿었다면 그것은 큰 착각일 수 있습니다. 지옥의 귀신들에게 ‘잃어버린 좋은 지옥’이라는 말은 너무나 슬픈 말입니다. 성민엽 / 문학평론가문학으로 세상읽기 지옥 정치 해이해진 지옥 지옥 근처 한때 지옥

2024-09-02

[열린광장] BMW 공식의 교훈

초등학생 셋이 집으로 가는 도중에 “와” 하는 소리를 들었다. 근처 야구장에서 들려온 소리였다. 모두 야구장엘 가고 싶어 했지만, 그중 한 아이만 입장권을 살 돈이 있었다. 나머지 두 명은 야구장 주변을 살피다 용케도 개구멍을 찾았다. 한 아이가 먼저 개구멍을 통해 들어갔고, 두 번째 아이의 차례가 된 순간 야구장 경비원이 나타났다. 그 순간 이 아이는 꾀를 냈다. 경비원이 오는 것을 보고는 슬그머니 엉덩이를  개구멍으로 들이밀었다. 이를 본 경비원은 “벌써 개구멍 같은 데로 빠져나가면 어떡하냐”며 아이의 허리춤을 낚아채 야구장 안으로 들여보냈다.     이 세상은 돈이 있거나 슬기가 있어야 사람다운 삶을 살 수가 있다. 하지만 돈은 쉽사리 벌 수가 없다. 그러니 개구멍에 엉덩이를 들이민 아이처럼 슬기라도 있어야 한다. 인생의 목표를 야구 경기 관람이라고 한다면 돈이 있거나 슬기가 있어야 야구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 돈 (물질)은 하나님께서 행복의 조건으로 사람에게 주신 것 (창세기 1:29-30)인데 디아볼로스(사탄)의 훼방 때문에 제대로 갖지 못하는 것이다. 슬기(정신)도 마찬가지다. 하나님의 형상을 닮아 태어난 것이 사람이니 얼마나 슬기로운 존재이겠는가. (창세기 1:27)  이 슬기도 디아스볼로스 때문에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것뿐이다.     돈이 있고 없음은 다 이 디아스볼로스의 장난 때문이다. 그런데 이놈의 힘이 워낙 강할뿐만 아니라 착한 사람보다는 모진 사람 쪽에 서길 좋아하니 착한 사람이 돈을 벌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그래서 성서는 파라크레토스(예언자)의 말을 전한다. “너희는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 모든 것(물질과 지혜)도 곁들어 받게 될 것이다.(마태 6:3)” 디아볼로스의 힘과는 아랑곳없이 믿음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예언자의 말이다.   BMW의 첫째 공식은 B(belief)〉M(money)&W(wisdom)을 말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둘째 공식 곧 B〈M&W가 더 센 것이다. 그래서 파라크레코스는 경고한다.  “부자가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문으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마태 19:24)”고 한다.  BMW의 첫째 공식이 깨지는 경고다. 그러므로 믿음, 돈, 그리고 슬기에 관한 신앙인의 철학(첫째 공식)을 지녀야 한다.   희랍어로 낙타는 ‘카멜로스’,  밧줄은 ‘카밀로스’다. 낙타가 바늘귀문(예수 당시에 있던 작은 출입문)으로 드나드는 것이 쉽다는 말은 실을 꿸 수 있는 바늘귀를 밧줄로 꿰매기가 쉽다는 말을 잘못 번역한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   입장권을 구매했거나 슬기로 야구 구경을 한 어린아이들의 이야기가 세상살이를 하는 어른들에게 주는 교훈이 크다.   윤경중 / 목회학박사·연목회 창설위원열린광장 공식 교훈 bmw 공식 근처 야구장 야구장 주변

2024-07-14

달튼·뷰포드·래니어 등서 소규모 지진 왜?

잇따른 지진 원인 아직 밝혀지지 않아 매년 규모 2.0 이상 지진 10~20회 발생   지난주 조지아 북부 지역에서 작은 지진이 이어진데 이어 지난 10일 밤에도 래니어 호수 남쪽 끝에서 2.3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다.   조지아는 지진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곳이어서 최근의 잦은 지진은 주민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지질조사국(USGS)은 이날 래니어 호수 인근 주민 수백 명이 지진 진동을 느꼈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인한 피해나 부상은 없었지만, 지진의 원인과 다음 지진이 또 올 것인지 등에 대한 의문이 뒤따랐다.   래니어 호수에서 가까운 뷰포드에서는 지난 7일 두 차례 지진이 발생했었다. 강도는 각각 2.5와 2.1 규모로 주변 지역에서 몇 시간 동안 진동이 느껴졌다. 또 지난 3일에는 북서부 달튼 외곽에서 작은 지진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처럼 주요 판의 경계에 있는 지역에 강한 지진이 주로 발생지만, 조지아는 북미판 중앙에 있어서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지아에서는 소규모 지진이 흔한 편이다.   앤디 뉴먼 조지아텍 교수(지구물리학)에 따르면 조지아는 일반적으로 매년 규모 2.0 이상의 지진을 10~20회 경험한다. 그러나 최근 여러 차례 이어진 지진의 원인은 아직 밝혀진 바 없다.   마틴 채프먼 버지니아공대 교수는 “래니어 호수는 ‘브레바드 존’이라고 알려진 수억 년 전 애팔래치아 산맥이 형성될 때 활성화됐던 주요 단층계 근처에 있다”고 애틀랜타 저널(AJC)에 설명했다. 단, 이런 고대 단층은 대부분 더이상 활성화되지 않기 때문에 호수 근처에서 발생하는 대부분의 지진은 지도에 표시되지 않은 작은 단층에서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그는 덧붙였다.   달튼 근처에서 발생한 지진은 테네시주 동부 지진대 남쪽 끝에서 시작됐다. 토마스 프랫 USGS 연구원은 “이곳과 조지아 북서쪽 지진이 연관됐을 수 있지만, 해당 지진대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일반적으로 훨씬 더 깊은 곳에서 발생한다”고 전했다.   다른 가설은 인공 저수지다. 래니어 호수는 애틀랜타의 주요 수원인데, 일반적으로 저수지가 채워지거나 큰 수위 변동이 발생하면 지진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호수를 관리하는 미 육군공병대의 데이터에 의하면 래니어 호수의 수위는 올들어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그렇다면 지진이 또 발생할까. 뉴먼 교수는 “다음 지진이 어디에서 발생할지 짐작하기 가장 좋은 곳은 바로 같은 위치 근처”라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작은 지진이 더 큰 지진의 전조일 수 있지만, 조지아에서는 가능성이 적다고 말한다. 채프먼 교수는 “지나치게 걱정할 것 없이, 강한 흔들림이 일어날 가능성을 인지하고 대비하라”고 조언했다. 윤지아 기자지진 호수 호수 근처 호수 남쪽 조지아 북서쪽

2024-06-11

[열린광장] 투표, 모두가 참여해야

아침 투표소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나는 지난달 가주 예비선거 때 라미라다의 4개 투표소 중 한 곳에서 4일 동안 자원봉사를 했다. 선거일은 3월5일이었지만 투표소는 3일 전부터 문을 열고 유권자들을 기다렸다. 이곳은 LA카운티로 풀러턴과 길 하나 사이다.     하루는 투표소 입구에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카운티 주택국 직원인 에릭의 목소리다. 인도계로 몸집이 큰 그는 넉살이 좋아 투표소에 사람이 없으면 밖으로 나가 행인들에게 투표를 독려했다. 소리를 듣고 밖으로 나갔더니 에릭이 한인 여성 시니어와 함께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나를 보자 엉거주춤 일어나 인사를 했다. 투표소 근처에 사는 그녀는 매일 아침 산책을 하는데 마침 에릭이 그녀를 보고 투표했느냐고 물었던 것. 하지만 그녀는 영어가 서툴러 에릭의 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것이었다.     그녀는 미국에서 51년을 산 시민권자지만 한 번도 투표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녀에게 투표를 권하자 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투표 방법은 도와줄 수 있으나 누구에게 투표해야 하는지는 말할 수 없으니 자녀들과 의논해 내일 다시 오라고 권했다.   83세인 그녀는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세 자녀를 키웠다고 했다. 자녀들은 모두 결혼했고 지금은 투표소 근처에서 혼자 살고 있단다. 그녀의 모습에서 이민 1세의 힘든 흔적이 보였지만 자녀와 비즈니스 이야기를 할 때는 자랑스러움이 묻어났다.     투표소 근무자는 총 13명, LA카운티 정부 여러 부서에서 나온 직원이 10명이고 나머지 3명이 자원봉사자였다. 다음 날 아침 한가해서 밖에 나갔더니 멀리서 그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지 결정했냐고 묻자 아들이 한인은 무조건 찍으라고 했단다.   본인 확인 등의 절차를 거처 그녀를 보딩 부스로 안내했다. BMD (Ballot Marking Divice) 사용법을 알려주며 투표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BMD는 자동화한 투표 기기로 사용법이 간단하며 여러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데 한글 선택도 가능하다. 한인뿐 아니라 사용법을 묻는 유권자들이 많다.   그녀는 무사히 투표를 마쳤다. 그녀가 미국 생활 51년 만에 처음으로 투표했다고 소개하자 모두 손뼉을 치며 축하해 주었다.   120년이 넘는 한인 이민사에서 큰 업적을 남긴 분들이 많다. 한인 사회의 성장에는 이들의 역할이 많았지만 말과 문화 등 모든 것이 낯선 미국사회에 묵묵히 적응하며 경제력을 키우고 자녀를 훌륭하게 교육한 보통 한인들의 공로도 크다.       이제는 모두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소수계인 한인 사회가 제대로 인정을 받고 권리를 주장하려면 투표를 통해 정치인에게 우리의 힘을 보여줘야 한다. 이는 모두가 투표에 참여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것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사는 우리 자녀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최성규 / 베스트 영어 훈련원장열린광장 투표 참여 투표소 근처 투표소 근무자 투표소 입구

2024-04-01

미주 한인 약국의 효자 상품, 군의관들이 개발한 마시는 링거 ‘링티’

한국에서 누적 매출 1,300억 원 (약 1억 달러) 이상을 달성한 대한민국 No.1 마시는 링거, ‘링티’가 미국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링티’의 제품들은 미국 링티 자사몰 https://www.drink-lingtea.com/ 에서 구매 시, 미국 전 지역에 배송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엘에이 (Los Angeles) 혹은 오렌지 카운티 (Orange County) 지역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근처 한인 약국에서도 입점 된 ‘링티’ 제품들을 직접 구매할 수 있다.       ㈜링티의 이원철 대표는 특전사 군의관으로 3년간 복무하며 강도 높은 훈련에 대원들이 탈수와 열탈진 증세를 보이는 것을 자주 목격했고, 정맥 수액 처치보다 적시 적소에 효과적으로 탈수 교정을 돕기 위해 두 명의 동료들과 함께 입으로 직접 마실 수 있는 경구 수액 형태의 ‘링티’를 개발했다. ‘링티’는 육군참모총장상과 국방부장관상을 수상하였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직접 시음하며 한국에서 대표적인 경구 수액 제품으로 알려졌다.       경구 수액은 같은 양의 정맥 수액 대비 체액 보충 효율이 90%에 가까우며, 주사 통증이 없고, 섭취가 간편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흔히 수분 보충을 위해 마시는 이온음료들은 소변 배출량이 상대적으로 많아 오히려 몸속 수분을 밖으로 내보내게 되지만, 한국체육대학교 스포츠 분석 센터(CSPA)에서 실험한 결과, ‘링티’는 타 스포츠음료 브랜드보다 수분 흡수율이 두 배 높다는 결과를 발표하며 ‘링티’의 효과를 입증했다. 이 같은 효과 덕분에 ‘링티’를 ‘마시는 링거’로 지칭하기도 한다.       탁월한 수분 섭취 효과로 입소문이 난 ‘링티’는 기력 회복, 장염/설사, 숙취해소 뿐만 아니라 혈액 보충을 통한 기립성 저혈압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얘기한다. 부족한 몸에 수분을 제대로 섭취해 줌으로써 탈수의 증상을 보완해주는 ‘링티’를 남녀노소 꾸준히 찾는 이유이다.   '링티'의 대표 제품은 ‘오리지널 레몬’과 '수분 콜라겐'으로, '오리지널 레몬'은 '링티'가 선보인 첫 번째 마시는 링거 제품이며 피로회복, 기립성 저혈압 완화, 숙취해소를 필요로 하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현재까지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는 인기 제품이다. ‘링티 수분 콜라겐’ 은 초저분자 피쉬콜라겐이 1,000mg 함유되어 체내 흡수율을 높이고 피부 속부터 수분을 채워주는 효과로 여성 고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원철 대표는 “미국에서도 링티를 찾아주시는 분들을 만나 뵐 수 있도록 캘리포니아 소재의 한인 약국 입점의 기회를 얻었다” 라고 전했으며, 이어서 “링티가 ‘경구수액의 국제 표준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경구 수액의 개량과 대중화에 노력할 예정이다” 라고 밝혔다.       한편, ‘링티’의 제품들은 LA와 OC 지역의 인근 한인 약국에서 구매가 가능하며, ‘링티’의 미국 전용 자사몰: https://www.drink-lingtea.com/ 에서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제품에 대한 문의는 302-272-5583으로 전화 혹은 문자 문의가 가능하다.    군의관 미주 근처 한인 특전사 군의관 수분 흡수율

2024-01-19

[이 아침에] 여자친구

8살에 미국에 온 준이가 지난가을에 대학생이 되었다. 처조카인 준이가 우리와 살게 된 사연은 매우 갑작스럽고 슬픈 일 때문이다. 11년이나 지난 일이다. 어느 날 새벽, 아내의 전화가 울렸다. 새벽에 울리는 전화벨은 늘 불길하다. 그날도 예외는 아니라 서울에 사는 처남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이었다. 결국 처남은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일 년 후, 준이는 미국에 와서 우리와 살게 되었다. 50대 중반의 나이에 내게 초등학생 아들이 하나 더 생긴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꼬마 녀석이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하고 잔소리해 대는 나이 많은 고모부와 살며 엄마가 보고 싶다거나 한국에 가고 싶다는 투정 없이 힘든 세월을 잘 견디어 주었다.   알파벳과 간단한 영어 인사만 겨우 익힌 아이를 학교에 보냈다. 곧 친구들을 사귀고, 2년이 지나니 내 도움 없이 숙제도 혼자 해냈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학생 대표로 단상에 올라 에세이를 읽기도 했다.     지난 추수감사절에는 전철을 타고 집에 다녀갔다. 겨울 방학 때도 전철을 타고 오면 토요일 아침에 집 근처 노스리지 역에서 픽업을 하기로 했는데, 금요일 저녁 전화가 왔다. 친구 차를 타고 밤에 온다고 한다. 좀 늦을 것 같다고 해서, 집 열쇠를 문 앞 깔개 밑에 넣어두고 잤다.   다음 날 아침, 아내는 일이 있어 집을 비우고 둘이 아침을 먹는데, 준이가 머뭇머뭇 어렵사리 말을 꺼낸다. 여자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다. 어젯밤에는 친구 차를 타고 온 것이 아니라 여자친구 어머니가 데려다준 것이라고 한다. 어디 사느냐고 물으니, 학교 근처가 집이라고 한다. 괜찮다고, 아침에 전철을 타고 가면 된다고 했는데, 극구 우기며 데려다주었다고 한다.     생각해 보니 그 어머니의 의도를 알 것도 같다. 이놈이 어디 사는지 확인도 할 겸, 1시간 남짓 차를 타고 오며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눌 겸 해서 차편을 제공한 것이 아닌가 싶다.     여자친구는 같은 기숙사 동에 산다고 했다. 준이는 이제까지 여자친구는 사귀어 본 적이 없다. 아, 이놈도 이제 여자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구나.     이미 성인이 되고 아버지가 된 세 아들은 모두 고등학교 때 여자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여자친구라고 소개를 받았던 기억은 한두 번에 지나지 않는다. 연애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이, 누가 가르쳐 주고 설명해 준다고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겪어 보아야, 아,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그것도 잠시 들 뿐이다. 쉽게 잊히는 사랑이 있는가 하면, 오랜 세월 아쉬움으로 남는 사랑도 있고, 결코 잊을 수 없는 사랑도 있다.     그런 사랑을 하기에는 이제 늦은 나이가 되고 나니, 가슴 졸이고 실연에 절망하기도 했던 그 시절이 좋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때 좀 더 과감히 멋진 사랑을 해야 했는데 하는 아쉬움도 있다.     준이에게는 축하한다고 말해 주었다. 그리고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는 꼰대의 충고도 해 주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런 사람도 만나고, 저런 사람도 만나. 그 나이에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해.”       고동운 / 전 가주 공무원이 아침에 여자친구 여자친구 어머니 초등학생 아들 학교 근처

2023-12-27

LA 버스·지하철역 공중화장실 설치…이용자 늘며 부족 문제 제기

LA가 이용자가 많은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 근처에 자동 공중 화장실을 추가로 설치하기 시작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 후 대중교통 이용자가 늘면서 시민들이 역 인근에 공중 화장실이 부족하다는 문제를 제기한 지 3년 만이다.   LA카운티 교통국(Metro)은 24일 지하철 노선 중 가장 이용률이 높은 B(레드) 노선과 D(보라) 노선이 만나는 웨스트레이크/맥아더파크 역과 A(블루)/C(녹색) 노선이 만나는 윌로우브로크/로사팍스 역, C(녹색)선의 노워크 역에 자동 공중 화장실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또 실마와 샌퍼낸도에 있는 메트로링크 역에도 설치해 총 4개를 임시 운영하기 시작했다.   공중 화장실 설치는 올해 초 워싱턴DC에 있는 이동 화장실 제작사인 트론랩이 메트로에 제안하면서 시작됐다. 메트로는 향후 6개월간 임시로 공중 화장실을 운영한 후 시민들의 반응에 따라 연장 운영할 예정이다.     하지만 트론램에 따르면 공중 화장실은 설치한 지 1주일 만에 1곳당 1200회 넘게 사용됐으며 메트로에는 공중 화장실에 대한 어떠한 불만 사항도 접수되지 않아 조만간 공중 화장실 추가 조치가 이어질 전망이다.   메트로의 스티븐 투 부국장은 “공중 화장실이 설치된 후 어떠한 불만 사항도 접수되지 않았다. 또 공공기물 파손이나 오용에 대한 어떠한 보고도 없다”며 “매우 긍정적인 반응”이라고 말했다.     메트로가 도입한 공중 화장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다. 또한 사용하는 시간은 10분으로 제한돼 있다.     현재 메트로는 LA의 115마일에 걸쳐 총 140개의 전철 및 버스 환승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승객들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은 LA다운타운의 유니언 역과 사우스베이의 하버 게이트웨이, 샌게이브리얼 밸리에 있는 엘몬테 버스 정류장에만 개설돼 있어 시민들의 불만이 쌓여왔다.     특히 팬데믹 기간에는 홈리스 텐트가 밀집해 있는 거리를 중점적으로 손을 닦을 수 있는 임시 세면대와 임시 화장실을 설치했던 LA시가 올 초부터 예산 부족으로 시설물을 철거하거나 방치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거리마다 노상 방뇨 등으로 악취와 쓰레기가 넘치자 LA시와 카운티 정부에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본지 7월 19일자 A-1면〉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공중화장실 지하철역 지하철역 공중화장실 공중 화장실 지하철역 근처

2023-10-24

CDC “독감 예방접종 9~10월 최적기”

최근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독감 시즌까지 겹치면서 방역 당국은 또다시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Twindemic)’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올해 독감 시즌은 이르면 10월부터 시작해 12~2월 정점에 이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한다. 독감 예방 주사 접종 시기 및 장소 등 궁금증을 연방질병통제센터(CDC) 등의 자료를 기반으로 정리했다.     -언제 접종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9~10월이 가장 이상적인 시기다. 하지만 이때를 놓쳐도 독감 시즌 후반인 이듬해 1월이나 그 이후 접종해도 도움이 된다.”   -누가 접종 대상인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생후 6개월 이상 모든 사람이다.”     -코로나19 백신과 동시에 맞을 수 있나.   “그렇다.”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맞아도 되나.     “중증 이상의 증상이 있는 경우 회복되고 나서 맞아야 한다. 증상이 경미하거나 없는 경우 접종이 가능하지만 코로나19 감염 증상과 백신 반응을 혼동하지 않기 위해 회복된 후 맞아도 좋다.”   -여행을 앞두고 접종한다면 언제가 가장 좋은가.   “여행을 떠나기 2주 전에 맞는 것이 좋다.”   -임산부도 접종할 수 있나.   -“그렇다. 독감 예방접종은 임산부가 심각한 질병에 걸리지 않도록 보호하며 출생 후 몇 달 동안 아기를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왜 매년 접종해야 하나.     “독감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매년 유행할 것으로 예상하는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독감 예방 주사도 매년 재구성된다. 또 접종 후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력이 약화한다. 연구에 따르면 독감 예방접종 시 질병 위험이 40~60% 감소하며 접종한 성인의 경우 중환자실에 입원할 위험이 82% 감소한다. 2019~2020년 독감 시즌 기준 지난 10년 동안 매년 평균 미국인 약 3만5000명이 독감으로 사망했다.”   -어디서 접종할 수 있나.   “담당 주치의에게 문의할 수 있고, 대부분 약국에서 독감 예방접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백신 파인더 웹사이트(vaccinefinder.org)로 검색해 집 근처 예방접종을 제공하는 약국을 찾을 수 있다. 또한 한인타운 시니어 커뮤니티 센터는 오는 10월 16일 오전 10시에 무료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이외에도 10월부터 여러 한인 단체 및 클리닉에서 무료 예방접종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예방접종 일문일답 독감 예방접종 무료 예방접종 근처 예방접종

2023-09-11

[수필] 님 그림자, 곰 그림자

“아아악, 아아아아악.”  여자의 비명이 들렸다. 곧바로 이어지는 남자의 우렁찬 소리에 즉각적으로 곰이 출현했다는 위협을 느꼈다. 그리곤 함께 함성을 지르며 비명 난 곳으로 뛰는 우리 회원들의 발자국 소리들. 적진을 향하는 대군의 함성이라 착각을 하며 어떻게 해야 할까 잠시 망설였다.   내 작은 심장이 빠개지는 소리를 듣는다. 이어지는 가슴 통증에 머리가 압박을 받으며 가눌 수 없이 무거워 땅에 떨어진다. 떨리는 두 손을 꽉 잡고 엉거주춤 몸을 반으로 접은 채, 이럴 때 난 어찌해야 하나 하늘에 묻고 도움을 청한다. 순간 엄청나게 큰 물체의 그림자가 내 텐트로 다가오며 덮치려는 환상이 보인다.         메모리얼 데이 롱 위크앤드. 한국의 현충일 연휴인 셈이다. 석 달 전 인터넷을 통해 회원이 되고, 초심으로 돌아가 기타를 배우며 즐기는 7080 기타동호회에서 주최한 2박 3일 캠핑에 참석했다. 석 달이 되었지만, 아직 회원들 이름도 다 파악 못 한 상태다. 서먹한 분위기에 내가 어떤 위치로 참석해야 좋을지 모르면서도 용기를 내어 어울리기로 작정을 했다.   한솥밥을 먹고 한곳에서 자고 산에서 내어 주는 넉넉함을 함께 받아 벌거숭이가 되는 경험을 하면서 서로가 편안함을 느끼게 된 마지막 밤이다. 각자의 삶에 나름대로 꽁꽁 싸매고 지퍼 채워서 감추고 있던 부분들을 슬며시 풀어 놓기도 했다. 경계 풀린 모습들이 마치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가족처럼 느껴졌다. 서로 챙겨 주고, 먹여 주고, 감싸 주는 따스한 마음들이 되어 활활 타는 모닥불 주위가 정겹던 시간들. 더러는 자리를 떠 각자의 텐트로 들어가고, 더러는 아직도 나누고 싶은 마음이 남아 끝도 없이 이어지는 이야기들.   모닥불 바로 곁에 있는 내 방으로 제일 먼저 돌아와 두런두런 그들이 나누는 지난날의 비밀스러운 이야기들에 취하여 잠이 들었다. 어느덧 깊이 빠진 단잠에서 나를 깨운 비명. 분명 남은 음식들 안전하게 치웠고, 모닥불 또한 곰이 피해 가야 할 엄청난 화력이다. 모인 사람도 결코 곰이 다가올 수 없는 숫자인데 왜 우린 산처럼 커다란 곰의 무리가 출현했다고 단정했을까.   다른 아무런 상황을 설정하지 못한 채 오직, 곰, 곰, 곰의 존재에 겁을 먹고 팽팽한 긴장 속에서 새벽을 기다렸다. 아무도 저만치 떨어진 자기 텐트로 갈 생각을 못 한다. 나약한 식구들 마음을 재빨리 눈치챈 폴 선생님이 드문드문 세워진 텐트들을 번쩍번쩍 들어 옮기고, 끌어 옮기며 모닥불 주위로 모아 놓았다.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고 하나둘 취침에 들어갔다.   그 중, 아주 나약한 여인네 하나는 아직도 무서워 텐트 안으로 들어가기 싫단다. 사실, 막상 곰이 나타나면 텐트 안에 있는 편이 안전하다. 이틀을 함께 잔 친구는 벌써 들어가 꿈나라에 있는데 새삼 텐트 안이 무섭다니? 그렇다면 여인 홀로 두고 그 자리를 뜰 수 없는 남정네 하나. 뜻하지 않게 난 밤새 이어지는 그 둘의 대화에 흠뻑 젖어 새벽을 맞았다.   밤이 떠나고 해가 뜨면서 밝아 온 아침을 맞아, 아직도 놀란 가슴 진정이 안 된 우리 식구들이 하나 둘 기지개를 켜며 모습을 보인다. 밤새 타며 지친 모닥불을, 다시 바람을 내어 일으키며 모두 본대로 느낀 대로 어젯밤 곰의 출현을 정리해 본다.   시간은 새벽 1시 10분 전쯤. 사건 직후 확인 한 시간이다. 내가 일착으로 텐트로 들어왔고, 기분 좋게 달콤한 와인으로 정담을 나누다가 키보드 주자가 남편에게 들어가기를 청했다. 남편께선 잔에 남은 와인을 보며 먼저 자라고 했다. 막상 와인 잔을 비우고 나니 갑자기 졸음이 몰려와서 자리를 뜬다. 낮에 떠난 식구들이 있어서 빈 텐트를 옮겨 왔으니, 거리는 멀지 않다. 먼저 들어간 아내가 깰세라 발소리를 죽이며 텐트 쪽으로 걷다가 헛발을 딛고 넘어진다. 숨이 가빠졌다. 등 뒤로 비춰주는 모닥불로 자신의 그림자가 텐트에 비친다. 그러다 또 뭔가에 걸려 넘어지며 더 크게 숨을 몰아쉬게 됐다.   한편, 먼저 들어간 아내는 아직 눕지도 않고 있었는데, 형상을 구분 못할 큰 그림자를 보게 된다.  기겁해서 신경을 곤두세우던 찰라, 아주 큰 짐승의 숨소리를 듣는다. 초긴장 상태에서 숨을 죽이고 있었더니, 이번엔 좀 더 커진 숨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아내는, 있는 힘을 다해 비명을 지르고 남편을 부른다.   바로 텐트 근처에서 두 번 넘어지며 숨이 가빠진 남편, 텐트를 향해 걸어가던 자신의 그림자. 넘어졌으니 그림자는 사라지고 소리 죽이려 애쓰는 숨소리는 더 거칠게 들린 거다. 넘어진 상태에서 일어서기도 전 냅다 지른 아내의 비명에 그만 곰이 내 아내를 물었구나 판단하고 젖 먹던 힘까지 동원해서 곰을 쫓으려 낸 소리가 우리에겐 함성처럼 우렁차게 들렸던 거다.   결코 웃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우린 깔깔대며 그 상황을 추리해서 재현하며 찐하게 끈끈해진 회원들의 정을 듬뿍 나눠 안고 산에서 내려왔다. 노기제 / 수필가수필 그림자 남편 텐트 텐트 근처 자기 텐트

2023-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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