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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읽기] 닮은꼴 트럼프와 시진핑

내년부터 트럼프-시진핑 시대가 다시 열린다. 미국과 중국 G2 시대의 두 지도자는 차이도 있지만, 우리가 눈여겨봐야 할 닮은 점 또한 많다. 우선 둘 다 스트롱맨 지도자라는 점이다. 영국 언론인 기디언 레크먼은 스트롱맨의 통치 방식엔 네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한다. 개인숭배 조장, 법치주의 무시, 엘리트가 아닌 진짜 국민을 대변한다는 주장, 공포 및 민족주의 정치 등이다.   두 사람이 내건 기치도 비슷하다. 시진핑은 중국몽(中國夢)을 꿈꾼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자는 것인데 1840년 아편전쟁 이전 중국의 국력이 세계 1위였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다. 트럼프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Make America Great Again, MAGA)’고 외친다. MAGA의 미국은 트럼프의 어린 시절인 1950년대다. 백인이 다수였고 미국이 세계의 공장이었다. 물질적으로 풍요했고 정신적으로 편안했다.(조병제, 『트럼프의 귀환』)   중국몽과 MAGA 실현을 위해 시진핑과 트럼프는 자기가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 또한 닮았다. 오직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니 장기집권을 꾀한다. 시진핑은 헌법상 연임제한 조항을 철폐해 종신 집권의 길을 연 지 오래다. 트럼프는 2018년 시진핑과의 대화에서 미국에서도 대통령의 연임 제한 철폐 움직임이 있으며 그 경우 자신이 수십 년간 대통령직에 머물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고 한다.   둘 다 인재 선발의 기준으로 충성심을 꼽는다. 시진핑의 능력이 있으면 올리고 없으면 내린다는 ‘능상능하(能上能下)’가 바로 그렇다. 트럼프는 자신이 지명한 사람들에게 법이 아닌 자신에게 충성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두 사람 모두 금수저로 태어났지만, 근검절약 교육은 철저하게 받았다. 시진핑은 누나의 꽃신을 검게 칠해 신었고 트럼프는 빈 병 팔기 등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벌었다.   두 사람 모두 학창 시절부터 곧잘 싸움을 했으며 약함을 경멸하며 강자에 굽히지 않는 정신도 같다. 그런데도 둘 다 유연성을 갖추고 현실 이익을 추구한다는 게 놀랍다. 시진핑은 총명한 사람은 시대에 맞춰 변한다(明者因時而變)고 말한다. 트럼프는 “퍼팅은 할 때마다 달라진다”며 “길과 정책은 늘 바뀔 수 있다”고 한다. 유연성을 좋아해, 벽을 뚫지 않고도 지나갈 수 있는 길이 있을 때는 굳이 그 벽을 뚫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트럼프와 시진핑 모두 타고난 싸움꾼이다. 하지만 이런 유연함으로 타협의 정신을 더 많이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유상철 / 중국연구소장·차이나랩 대표중국읽기 시진핑 닮은꼴 닮은꼴 트럼프 주장 공포 제한 철폐

2024-11-18

[중국읽기] ‘대륙의 공포’

공포다. 항구에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이 쌓이면 그 나라 해당 산업은 여지없이 위기에 빠진다. 남미 항구의 중국 철강이 그랬다. 칠레 최대 규모 철강사 우아치파토는 중국에서 밀려오는 ‘배춧값’ 철강을 이기지 못해 결국 공장을 폐쇄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종업원 2만여 명이 거리에 나앉아야 할 판이다.   사례는 많다. 유럽 항구에 등장한 중국 태양광 패널은 독일·이탈리아 등의 태양광 산업을 초토화했다. 이젠 유럽 태양광 패널의 97%가 중국에서 수입된다. 심지어 저임 노동력의 나라 태국조차 중국에서 밀려온 소상품으로 인해 제조업 위기를 겪고 있다. 세계가 중국의 ‘디플레 수출’에 벌벌 떤다.   공포는 ‘배춧값’에서 끝나지 않는다. 중국의 기술 굴기는 전통 선진 기업을 궁지로 몰고 있다. 자동차 강국 독일도 사정권에 들었다.   독일 자동차 업계는 지금 폭스바겐(VW)이 발표한 자국 공장 폐쇄 방침을 놓고 뒤숭숭하다. VW 역사상 처음 겪는 일이다. 회사 경영진은 노조의 거센 반발에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버틴다. 그러면서도 중국 투자는 늘리고 있다. 지난 5월 안휘성 허페이(合肥)공장에 27억 달러를 투자한 VW은 중국 합작사와 함께 전기차 모델을 개발 중이다. 유럽 항구에는 중국산 전기차가 쌓이고, 중국 시장에서는 전기차 아니면 팔리지 않고…. 그래서 내린 결정이 ‘독일 공장 폐쇄, 중국 투자 확대’다. ‘어쩔 수 없는 선택’ 뒤에는 중국이 있었던 셈이다.   우리 얘기이기도 하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의 플랫폼을 타고 밀려오는 중국 저가 제품은 내수 기반의 국내 중소 제조업체들을 위기로 내몰고 있다. 평택 항구가 붐빌수록 한국 중소기업들은 벼랑 끝으로 밀리는 형국이다.   중국의 기술 추격은 한·중 양국 산업에 서로 도움을 줬던 중간재 교역 구조를 위협한다. 중국은 이제 핸드폰·자동차 등의 부품을 한국에서 사가지 않는다. ‘고부가는 한국, 저부가는 중국’이라는 분업 구조도 깨진 지 오래다. 위기에 빠진 우리 석유화학 업계가 직면한 냉혹한 현실이다. 화웨이가 두 번 접는 폴더블폰을 내놓으니, 한국 스마트폰은 긴장 모드다. 심지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그들은 범용 제품을 중심으로 한국의 아성을 야금야금 파고들고 있다. 우리 먹거리가 통째로 위협받고 있다는 얘기다.   한때 우리는 중국의 가성비 제품을 ‘대륙의 실수’라며 얕잡아 봤다. 그러나 이젠 공포로 다가온다. ‘대륙의 실수’가 아닌 ‘대륙의 공포’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한우덕 / 차이나랩 선임기자중국읽기 대륙 공포 태양광 산업 유럽 태양광 평택 항구가

2024-09-30

흔들리는 영상·폭력에 던져진 공포, 지금도 영향

1974년. 독특한 호러 영화가 등장했다. 가죽 가면을 쓰고 전기톱을 휘두르는 거대한 살인마 레더 페이스의 공포가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 영화를 한 번이라도 봤다면 그의 모습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토브 후퍼 감독의 ‘텍사스 전기톱 학살(The Texas Chain Saw Massacre·1974)’은 개봉 5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공포 영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잔인한 폭력과 현실적인 묘사로 당시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었던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 영화가 아닌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고 있다.   30만 달러의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제작비의 100배에 가까운 흥행 실적을 냈다. 제작비가 부족한 만큼 전문 배우, 스태프, 촬영 소품 등 제작 환경이 호러 그 자체의 열악한 상황이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더욱더 사실적이고 불쾌하게 느껴진다는 평을 듣고 있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은 잔인함에 초점을 맞춘 스플래터 장르와 긴장감과 스릴을 통해 공포를 조성하는 슬래셔 장르의 요소를 결합했다. 영화는 과장된 피와 잔인한 살해 묘사를 통해 스플래터 영화의 전형적인 특징을 따라가지만, 공격이 언제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과 긴장감 넘치는 연출로 미지의 공포를 강조하며 관객들을 불안감 속으로 몰아넣는다.     이 영화는 음향을 잘 활용하기로도 유명하다. 감독은 잔인한 장면을 최대한 억제하고 공포감을 극대화하기 위해 영화 음향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특히, 살해의 장면을 직접 보여주는 대신 생존자의 비명을 포커싱해서 공포감을 극대화했다. 화면에 생생한 잔혹성을 드러내는 대신, 관객들의 상상력을 자극하여 더욱 강렬한 공포와 숨 막히는 긴장감을 느끼도록 유도했다. 또한, 핸드헬드 카메라를 주로 사용하여 배우들의 연기를 더욱 자연스럽게 포착하고, 관객들이 마치 영화 속 현장에 직접 있는 것 같은 생생한 현실감까지 느낄 수 있다.   영화는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 사회의 불안과 혼란을 배경으로 한다. 레더 페이스는 이러한 불안의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그의 잔인한 행위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낸다. 1970년 미국은 젊은 세대에게 베트남 전쟁 참전을 강요하며 애국심을 강조했던 시기였다. 하지만 젊은이들은 이에 반발하며 자유를 갈망했다. 이는 신세대와 구세대 사이 대립으로 이어졌고, 대가족 중심의 가치관은 붕괴되고 핵가족화 시대가 도래했다.     영화 속 희생자들은 이러한 자유를 추구하는 젊은이들을 상징한다. 반면, 그들을 학살하는 식인 가족은 핵가족 중심으로 돌아간 전통 가치관을 고수하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특히, 희생자 샐리를 죽이지 않고 산 채로 데려와 그랜파소여에게 살해의 실권을 넘기는 장면은 가부장적 권위와 전통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영화는 이러한 가부장제 시스템의 폐해도 명확하게 보여준다. 식인 가족 내부의 나이 순위에 따른 명확한 계급 질서는 가족의 붕괴와 갈등으로 이어진다. 또한, 더럽고 정신없는 집안을 통해 건강한 가족 기능을 상실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텍사스 전기톱 학살’은 개봉 이후 수많은 후속작과 리메이크 작품을 탄생시켰다. 영화는 물론이거니와 비디오 게임까지도 그 영향을 미쳤다. 대표적으로는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1980)’, ‘에일리언(ALIEN·1979)’ 등이 있다. 그만큼 이 영화가 남긴 영향력이 강력하다는 뜻이다. 잔인하고 폭력적인 영화인 동시에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메시지를 담고 있는 작품으로 공포 영화 역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정하은 기자 chung.haeun@koreadaily.com영향 공포 공포 영화 스플래터 영화 호러 영화

2024-07-24

영화는 핵을 만든 인간의 공포와 광기를 고뇌했다

냉전 이후 사라지는 듯했던 핵무기 공포가 최근 다시 살아나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황이 불리할 때면 핵무기 사용을 언급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대선거 기간인 지난 3월에도 “핵무기는 항상 전투 준비 태세에 있다”고 공개적으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한반도에서도 핵 위협은 더 커졌다. 지난 1월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는 외교안보 전문지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문에서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최소한 염두에는 둬야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전력 개발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6일 “한국의 핵 무장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발언까지 했다.   이런 현실을 반영하듯 핵무기를 둘러싼 고뇌는 다시 대작 영화의 소재가 됐다. 2023년을 지배한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는 작품상을 포함해 아카데미상 7개 부문을 휩쓸었다. 대작으로 유명한 드니 빌뇌브 감독(듄·블레이드 러너 2049)도 핵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에 들어갔다. 원작인 애니 제이콥슨의 소설 ‘Nuclear War: A Scenario’의 내용상 ‘오펜하이머’를 이을 영화로 꼽힌다.     영화에서 핵무기는 인류의 종말을 의미했다. 핵전쟁이 당장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 존재만으로도 문명과 생태계의 파괴자였다. 핵이 불러올 수 있는 종말은 그 자체로 공포였고 영화는 핵무기의 탄생과 함께 핵의 공포와 부조리를 고민했다.   ‘오펜하이머’가 발표되기 60년 전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핵을 주제로 한 ‘닥터 스트레인지러브(Dr. Strangelove or: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를 발표했다. 허무주의, 절망, 광기에 대한 큐브릭의 심화된 고찰이었으며 전쟁과 정치가들의 정쟁을 조롱한 당대 최고의 핵전쟁 영화였다.     핵무기 위협이 재부상한 지금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함께 다시 한번 상기해볼 만한 영화 2편이 있다. ‘닥터 스트레인지러브’와 함께 1964년에 발표된 ‘페일 세이프(Fail Safe)’, 그리고 1965년 발표된 ‘베드포드 사건(the Bedford Incident)’이다. 두 편 모두 냉전 시대가 낳은 영화들로 영화사에 등장한 핵 관련 영화 중 보석 같은 작품들이다.     ▶‘페일 세이프’의 경고   1962년 출판된 유진 버딕의 베스트셀러 ‘페일 세이프(한국 개봉명 ‘핵전략 사령부’)’는 1964년 시드니 루멧 감독에 의해 영화화된다. 월터 매튜, 헨리 폰다가 주연한 이 영화는 1960년대 초 미국과 소련 간의 냉전을 배경으로 한다. 버튼 하나로 도시 하나를 파멸시킬 수 있는 핵무기의 위력과 급박해진 핵전쟁 위협을 실감케 하는 영화였다.     모스크바에 핵폭탄을 떨어뜨리기 위해 죽음의 비행을 하는 미 공군 폭격기 편대에 본부로 귀환하라는 명령이 떨어지지만 시스템 오작동으로 모스크바를 공격하라는 명령으로 잘못 전달된다. 훈련된 조종사들은 암호화된 명령만을 믿고 모스크바 상공에 도달한다.     미 대통령(헨리 폰다)은 미소 간의 전면전을 막기 위해 최후의 카드를 꺼낸다. 그것은 바로 소련과 협조하여 모스크바 상공의 미 폭격기를 추락시키라는 명령이다. 적을 도와 동료를 추락시켜야 하는 공군은 거역할 수 없는 명령과 동료애 사이에서 고뇌한다. 자신들을 격추하려는 아군의 공격을 피해 모스크바로 돌진하는 폭격기 편대의 운명은 어찌 될 것인가.     냉전 종식 이후에도 핵 위협은 사라진 적이 없다. 2000년 조지 클루니는 ‘페일 세이프’를 CBS 화면을 통해 ‘생방송 연극’으로 재연한다. 35년 전 핵 앞에 무력한 인간들의 모습을 그려냈던 영화의 엄중한 메시지를, 1950년대와 1960년대 황금시대를 누렸던 TV 라이브 드라마 ‘플레이하우스 90’의 형식을 빌려 30년 만에 생방송 영화를 흑백으로 재연해 냈다.     영국 출신의 스티븐 프리어스가 연출을 맡았고 조지 클루니, 리처드 드라이퍼스, 하비 카이텔 등이 출연했다. 월터 크롱카이트가 작품의 배경을 소개하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연극은 NG를 허용할 수 없는 생방송이라는 점 때문에 오랜 기간의 리허설을 걸쳐 촬영에 들어갔다.     ▶‘베드포드 사건’의 광기   ‘베드포드 사건’은 1965년 영미 합작으로 제작됐다. 스탠리 큐브릭의 초기작에서 제작자로 활동하던 제임스 B. 해리스의 첫 번째 연출작이었다. 미 해군 구축함 베드포드가 그린랜드 연안에서 소련 잠수함을 발견한다. 기자 벤 먼스포드(시드니 포이티에)와 나토 해군 고문으로 2차 세계 대전 당시 U보트 함장을 지낸 볼프강 슈렉 준장(에릭 포트만)이 경고했음에도 불구하고 함장 에릭 핀랜더(리차드 위드마크)는 사령부의 명령을 무시한 채 소련 잠수함을 사냥감으로 삼아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한다. 이 과정에서 소련 잠수함이 핵 어뢰를 발사한다. 결국 함장의 고집은 베드포드호를 엄청난 위기에 빠트린다.     해리스 감독은 원작 소설과 달리 잠수함이 등장하지 않는 ‘잠수함 영화’로 개작했다. 전쟁의 물리적 액션보다는 마지막 파국까지 몰고 가는 심리적 압박감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핀랜더의 집착은, 지옥까지 쫓아가서라도 고래를 잡겠다는 ‘모비 딕’의 에이허브 선장을 연상시켰다. 그는 고래 대신 소련 잠수함을 쫓는다. 이 때문에 원작은 실제로 ‘모비 딕’의 표절작이라는 오명에 시달렸다.     영화가 만들어졌던 1960년대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핵과 3차 세계대전에 대한 공포감을 공유하고 있던 시대였다. 영화는 자국의 이익만을 위한 정치가의 애국심이 진정 인류 평화를 위한 마음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폴아웃’ 핵전쟁 그 이후   현재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스트리밍되고 있는 TV 드라마 ‘폴아웃(Fallout)’은 핵이 지구를 뒤덮은 미래의 참혹상을 ‘미리’ 경험하게 한다. 2077년 세계대전을 치른 인류가 200년 후인 2296년에 맞게 되는 핵전쟁의 여파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다.       핵은 어느덧 인류를 종말로 몰아넣었다. LA는 황무지로 변해 있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은 세상, 국가는 사라지고 ‘볼트(Vaults)’라는 생존 지향 집단들이 황무지의 권력 지형을 이루며 서로 투쟁한다. 종말이 가까운 시기에 벌어지는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자원 전쟁 … . 과거는 차라리 신비하다. 그들의 과거는 우리의 오늘이다. 200년의 간극, 이제나 그제나 핵은 늘 우리 곁에 있다. 도덕, 인본주의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세상.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인공 루시 매클레인은 자신의 2세들이 미국을 재건할 것이라는 순진한 믿음을 포기하지 않는다. 핵이 없는 세상, 과연 인류에게 가능한 희망일까.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공포 영화 핵무기 공포 영화 제작 대작 영화

2024-05-15

[기고] 한미동맹 70년, 돌아본 한국의 두 기둥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두 기둥이 있다. 대한민국의 초석을 다진 이승만 대통령과 대한민국이 빈곤국에서 벗어날 수 있게 기반을 다진 박정희 대통령이다.   1945년 8월 15일 일본 패망으로 한반도가 해방되었지만 완전한 국가가 세워지지 못했다. 38선을 중심으로 남쪽은 미국이, 북쪽은 소련이 신탁통치로 혼돈의 정국이었다. 이런 와중에 임시정부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 대통령은 33년간의 미국 망명 생활을 청산하고, 1945년 10월 16일에 귀국했다. 미·소가 합의한 신탁통치를 반대하며 미소공동위원회 참가를 거부하고, 반탁·반공 노선을 견지했다.     그 후 유엔총회의 결의에 따라 남한은 1948년 5월 10일 총선거가 실시되어, 선출된 200명 국회의원이 국호와 헌법을 제정했다. 헌법에 의해 대한민국은 1948년 7월 20일 제헌국회 의원들의 간접선거로 이승만 후보를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했다.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국내외에 선포되었다.   이 대통령의 업적 가운데 중요한 것이 농지개혁과 한미동맹 강화다. 1950년 3월 이승만 정부의 농지개혁법 공포로 남한에서도 농지개혁이 이루어졌다. 북한은 이보다 앞선 1946년에 ‘무상몰수 무상분배’의 농지개혁을 완성했다. 북한의 농지개혁은 소유권을 불허했지만, 경작권을 갖게 된 북한 농민은 이를 열렬히 환영했다. 당시 남한의 많은 농민은 북한과 같은 ‘무상몰수 무상분배’를 요구했다. 그러나 북한식 농지개혁은 자본주의 상징인 사적 소유를 부정하고 있었기에 수용할 수 없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농지개혁으로 갑신정변으로도 폐지 못한 양반 계층이 사라졌고, 반봉건적 농지 소유제를 타파하고 농민의 농지 소유제를 확립했다.   또한 ‘한미동맹’이 있다. 북한의 1950년 6월 25일 남침으로 서울이 함락되고 낙동강까지 밀린 남한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 이때 맥아더 장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를 역전시키고 북진하여 한반도 통일을 눈앞에 두었지만, 중공군의 참전으로 후퇴하며 전선에 세력균형이 형성되자 휴전회담 논의가 진행됐다. 남한의 동의 없이 진행된 회담이라 남한 대표가 불참한 가운데 유엔군과 중국 북한 대표가 판문점에서 정전협정에 조인됐다.     이 대통령이 반대한 정전협정으로 북한의 재남침이 우려되자 한·미 양국은 1953년 10월 1일 워싱턴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고 이것이 ‘한미동맹’의 시작이다.  ‘한미동맹’은 70년간 북한의 도발을 막고 한국의 평화와 번영, 자유의 토대가 됐다. ‘한미동맹’이 없었다면 한반도는 벌써 공산화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북한·중국·러시아·일본에 둘러싸인 한국이 세계 최고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은 것은 천운이라고 본다.   다른 하나의 기둥은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진 박정희 대통령이다. 그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산업 근대화를 통해 빈곤 퇴치에 힘썼고, 새마을운동으로 농촌 현대화를 이뤘다. 박 대통령은 철강 산업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포항제철소를 만들었고,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지하철 건설, 중화학 산업 육성, 군 현대화와 산림녹화 사업, 식량 자급 등을 진행했다. 이를 통해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였던 한국을 자랑스러운 나라로 탈바꿈시켰다.   이 대통령과 박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는 공과 과가 따른다. 하지만 두 분은 한국이 세계 10대 경제 대국, 6대 군사 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생각한다. 한미동맹 70주년을 돌아보면 두 분의 국제정세에 대한 혜안과 통찰력, 탁월한 외교력과 안보관이 있었기에 지금의 한국이 가능했다고 본다. 박철웅 / 일사회 회장기고 한미동맹 한국 이승만 대통령 농지개혁법 공포 초대 대통령

2023-10-04

이번엔 폭풍…오른 가스비 더 오른다

#. 2베드룸 아파트에 사는 한인 P씨는 난방, 요리 및 빨래 건조 등에 천연가스를 사용하고 있다. 평균 65달러 정도였던 청구비용이 지난 2월 340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는 “강추위로 난방비가 또 오른다는 데 이젠 난방을 다 끄고 자야 하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 날씨가 추워지면 고통이 더해지는 류머티즘성 관절염을 알아온 한인 L씨는 지난 1월 300% 이상 증가한 가스요금 청구서를 받아본 후 난방비를 아낄 수 있는 모든 방법은 다 해봤다. 2월 요금은 조금 줄었지만 또다시 추위가 시작되면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는 “추위도 두렵지만 이젠 가스요금 고지서 보는 게 더 두렵다”고 말했다.     남가주에 수년 만에 기록적인 강추위가 찾아오면서 잠시 수그러들었던 난방비 공포가 되살아나고 있다.     기상청(NWS)에 따르면 남가주는 23일부터 강풍과 함께 비가 내리기 시작하면서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26일을 제외하고는 이달 말까지 비 소식이 계속될 예정이며 최저기온은 39도까지 떨어지는 등 예년보다 10~20도 낮은 기온이 계속될 전망이다.     남가주가스컴퍼니(SoCalGas)의 돈 위자야 고객 솔루션 부사장은 “겨울 폭풍으로 천연가스 사용량도 늘어나 난방비가 다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가주가스컴퍼니는 지난 1월 기록적인 요금 인상 후 2월엔 3분의 2 이상 가격을 인하했다. 하지만, 여전히 요금이 높은 가격에 강추위까지 더해져 추가적 인상이 불가피해진다면 한인을 포함한 소비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터스틴에 사는 K씨는 “지난해 11월 난방비가 20.77달러였는데 올 1월에는 105.76달러, 2월에는 116.25달러로 급등했다”며 “새벽이면 실내온도가 60도 이하로 떨어질 때도 있는데 난방을 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겨울철 난방으로 인한 수요 급증과 공급 부족,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이 주요 인상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현재 서부지역 평균 가스 저장량이 지난 5년간의 평균을 밑도는 등 잠재적 재고 부족 상황이 계속되고 있어 가격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에너지정보청(EIA) 크리스 히긴보담 대변인은 “천연가스 공급가격을 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수요의 증가”라며 “이번 겨울 폭풍으로 또다시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을 올리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겨울 폭풍으로 천연가스값이 상승해도 이 가격이 각 가정에 적용되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저소득 보조 프로그램이나 무상 그랜트 등을 이용하면 일부 비용을 상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재영 기자 yang.jaeyoung@koreadaily.com가스비 폭풍 겨울 폭풍 난방비 공포 천연가스 공급가격

2023-02-23

[프리즘] 총과 공포의 균형

오래전 한국에서 막 미국 여행을 다녀왔다는 사람에게 질문을 받았다. “미국 집들은 왜 담이 없어요?” 당시 LA에는 갱단의 신고식이 도시 괴담처럼 떠돌았다. 새 갱단원이 신고식으로 밤에 자동차 헤드라이트를 끄고 가다 누군가 이를 알려주려 경적을 울리면 해코지한다는 것이었다. 한데 새 갱단원의 신고식에는 빈집털이도 있었다. ‘미국 집에는 왜 담이 없느냐’는 질문의 답은 빈집털이가 미국에선 갱단원 신고식이 되는 현실에 있다. ‘총을 갖고 있을지도 몰라.’ 이 불확실성 하나로 미국 집에는 담보다 더 높은 공포가 쳐져 있다.   최근 가주에서 중국계가 연이어 총기를 난사해 충격을 줬다. 아시안이 총기 난사를 하는 사건은 거의 없는 데다 이틀 새 연이어 발생했고 사망자가 많다는 면에서 충격이 극대화될 요소가 겹쳤다.   총기와 거리로 따지면 가장 멀리 있는 듯했던 아시안이 총기 난사를 연속 두 건 벌였다 해서 아시안이 집단으로 태도나 행동 양식을 바꿨다고 볼 수는 없다. 아시안이 어느 날 집단으로 ‘이제부터 화가 나면 총을 쏠 거야’ 다짐했을 리는 없지 않은가. 그저 우연이 겹쳤을 것이다. ‘아시안이 난사했다’보다는 ‘난사한 이가 아시안이었다’가 아닐까.   오히려 사건과 관련해 증오범죄와 연결해 생각해야 할 것은 아시안의 총기 소지 증가다. 2021년 7월 타임지는 전국사냥스포츠협회(NSSF)의 조사를 바탕으로 2020년 상반기 아시안의 총기와 탄환 구매가 42%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증오범죄가 작용이었다면 총기 구매 증가는 반작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총이 약자에게 더 효율적인 무기임을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다. 총을 갖는 순간 오랜 육체적 수련은 필요 없다. 사용법과 안전한 관리법만 익히면 육체적 격차를 뛰어넘을 수 있다.   문제는 총을 꼭 나를 보호하는 데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번 사건처럼 치정이나 분노는 가장 흔한 방아쇠 역할을 한다. 사고는 일어나기 마련이며 총기도 예외는 아니다. 자동차가 늘면 접촉 사고 확률이 늘듯 총기가 늘면 총격사고 확률이 높아진다. 아시안의 총기 소지가 늘어났다는 것은 아시안의 총기 사고나 범죄가 늘어날 확률이 높아짐을 의미한다. 그것도 아시안 가정이나 커뮤니티에서 더 많이 발생할 것이다.     총기 구매의 가장 큰 동기는 공포다. 난사 사건이 발생하면 총기 판매가 느는 이유이기도 하다. 코로나 19가 발발하자 경제활동 마비로 생계형 범죄가 늘지도 모른다는 공포 때문에 총기 판매가 급증했다. 이 기간 총기 구매는 흑인 58%, 히스패닉 49%, 아시안 43% 순으로 증가했다.   통계가 없어서 그렇지 애틀랜타 한인 스파 총격 사건도 아시안 여성, 특히 비즈니스 오너에게 적지 않은 공포를 주었을 것이다. 코로나 기간 총기 판매상 앞에 줄을 서 있던 한인 네일샵 업주는 총기 구매를 취재하던 중앙일보 기자에게 “여자만 있는 업소여서 범죄 대상이 되지 않을까 무서워서 권총을 산다”고 털어놓았다. 한인만 그런 건 아니다. 지난해 4월 악시오스와 인터뷰에서 아시아태평양계 총기소유자협회의 크리스 청 이사는 아시안의 총기 구매 증가를 이렇게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제2의 애틀랜타 스파 총기 난사 피해자가 되지 않을까? 아시안은 이 질문을 하며 각성했다.”     아시안 대상 범죄 증가-아시안 총기 구매 증가가 ‘공포의 균형’을 가져오면 다행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총기 구매는 공포의 균형을 이루지 못했다. 오히려 우발성 범죄를 늘렸다. 코로나 이후 총기회사가 아시안 등 소수계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아시안 커뮤니티는 총기 구매의 늪에 빠지지 않아야 한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공포 균형 총기 구매 상반기 아시안 아시안 여성

2023-02-05

“침체 공포 지속 땐 달러 강세도 지속”

투자자들이 계속해서 경기침체 공포에 시달림에 따라 달러화는 계속 오를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안정되기 전까지는 정점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됐다.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JP모건의 가브리엘라 산토스 전략가는 유럽과 중국의 성장률이 상당히 둔화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단기적으로 달러화가 고점을 찍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달러화 강세는 뉴욕 증시에 계속해서 역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산토스는 미국산 제품의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서 해외에서 사업하는 기업들의 해외 매출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달러화 급등에 S&P 500 편입기업의 주당 영업이익이 0.60달러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달러화 강세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만 무역 적자가 확대하면서 실질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리는 등 미국 경제에 혼조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미국 투자자들에게는 S&P 500 기업의 실적에 대한 우려를 더 악화시킬 것이며 글로벌 주식 수익률을 끌어내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산토스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다른 중앙은행 사이의 정책금리 차이가 축소되기 전까지는 달러화가 정점을 찍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연준의 공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채와 해외 국채의 금리 스프레드가 지난 6개월 사이 51베이시스포인트(bp, 1bp=0.01%)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연준의 정책 금리는 2.25~2.50% 범위이며, 유럽중앙은행(ECB) 기준금리는 1.25%에 불과하다.   산토스는 “글로벌 성장 공포가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글로벌 침체 공포에 씨름하면서 단기적으로 달러화 고점은 늦춰질 것이며 전 자산에 걸쳐 변동성은 높아질 것이고 글로벌 주식 수익률을 끌어내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단기적으로 이런 공포감이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JP 침체 경기침체 공포 달러화 강세 글로벌 침체

2022-09-18

인플레 공포…뉴욕증시 2년 만에 최대 폭락

8월 물가상승률이 예상보다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서 뉴욕증시가 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영향으로 물가가 정점을 찍고 잡힐 것으로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만큼 물가상승률이 낮아지진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달에도 대폭 금리인상을 피할 수 없다는 전망에 따라 뉴욕증시는 일제히 폭락했다.   13일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일제히 폭락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1276.37포인트(3.94%) 급락한 3만1104.97로 장을 마감했고, S&P 500 지수는 177.72포인트(4.32%) 떨어진 3932.6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632.84포인트(5.16%) 급락한 1만1633.57로 장을 마쳤다. 이날 3대 지수는 팬데믹 초기였던 2020년 6월 11일 이후 하루 최대폭 하락을 기록했다.     개장 전 발표된 8월 물가상승률이 예상을 웃돈 점이 증시를 끌어내렸다.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동월대비 8.3% 올라 전문가 전망치 8.0%를 웃돌았다. 지난 6월(9.1%), 7월(8.5%)보다는 상승폭이 둔화했지만, 예상보다 높았다는 점에 투자자들은 초점을 맞추며 주식을 팔아치웠다. 시장에서는 휘발유값이 안정화되고 하락세를 보임에 따라 인플레가 점차 잡힐 것으로 예측했지만, 주택가격 등 주거비용의 지속적 상승이 예상을 넘어서는 물가인상률을 낳았다는 분석이다.   물가가 고공행진하고 있는 만큼 연준의 고강도 긴축도 계속될 것이란 평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기준금리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이번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66.0%로 보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0%였던 ‘1%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은 34.0%로 높아졌다. 기준금리를 0.50%포인트만 올릴 가능성은 제로(0)였다. 금리인상 가능성에 2년 만기 국채금리는 3.754%까지 치솟아 2007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물 금리는 3.4%선으로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최소 0.75%포인트 올리는 것은 물론, 향후 몇 달간 큰 폭의 금리인상을 이어갈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준은 1990년대 초 기준금리를 통화정책 주요수단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후 한 번도 한꺼번에 금리를 1%포인트 올린 적이 없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뉴욕증시 인플레 금리인상 가능성 기준금리 선물시장 인플레 공포

2022-09-13

달리는 차에 돌을…공포의 프리웨이 운전

출근길 프리웨이 인근에서 누군가 달리는 차에 돌 등을 던져 대형 사고로 번질 뻔한 아찔한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 12일 한인 제임스 최(60) 씨는 다우니에서 LA 다운타운으로 출근하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프리웨이에서 운전하던 중 돌덩이가 날라와 '퍽' 소리와 함께 앞 유리에 크게 금이 간 것이다.     최 씨는 “오전 8시 30분쯤 5번 프리웨이 북쪽 방면 다운타운으로 가던 중 이스트 7가 램프 바로 직전에서 벽돌만 한 크기의 돌이 날아왔다”며 “다친 곳은 없지만,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덤프트럭에서 떨어진 돌이라고 생각했지만 이후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돌려보고는 충격을 금치 못했다.     그는 “영상을 자세히 보니 도로 난간 밑에 누가 숨어 있다가 일어나서 고의로 돌을 던졌다”며 “도로 쪽으로 던져진 돌이 달리던 차와 그대로 부딪힌 것”이라고 전했다. 차의 깨진 앞 유리값과 차량 렌트비 등 약 1600달러의 비용도 들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하며 블랙박스 영상도 제출했지만, 경찰은 '홈리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수사에 소극적이었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경찰의 미온적으로 대응하는 사이 유사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당장 최 씨만 해도 지난달에도 비슷한 일을 또 당했다. 그는 “10번 프리웨이 서쪽 방면을 타고 출근하던 중 마테오스트리트 인근에서 어떤 물체가 날아와 운전석 뒤쪽 차량 문이 훼손됐다”며 “내려서 보니 마치 쇠로 된 물체에 찍힌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의료계에 종사하면 주중 4일 이상 출근한다는 최 씨는 “이제 무서워서 같은 길로 못 다닌다”며 “다운타운으로 출근하는 한인들이 많은데 자칫 이런 피해를 봐 더 큰 사고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LA 프리웨이서 돌 등 이물질을 투척해 차가 훼손되거나 심한 경우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는 종종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실버레이크 불러바드 인근 101번 프리웨이를 달리던 차량이 육교에서 떨어진 돌에 맞아 뒷유리가 파손되는 사고가 있었다. 당시 이 사고로 차에 타고 있던 어린이가 상처를 입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 남부지부 샤넬 곤잘레스 경관은 프리웨이 상에서 돌을 투척하는 사건은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주의해야 한다고 운전자들에게 당부했다.   곤잘레스 경관은 “프리웨이 인근에서 보행자가 걸어 다니는 것은 불법”이라며 “만약에 프리웨이를 활보하는 사람을 보거나 수상한 사람이 있다면 즉시 차를 세우고 911 또는 CHP(323-259-3400)에 신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수아 기자프리웨이 공포 프리웨이 운전 출근길 프리웨이 프리웨이 인근

2022-07-18

경기침체 우려에도 미국 노동시장 ‘탄탄’

경기침체가 촉발될 것이란 시장의 우려와 달리 아직은 미국의 노동시장이 꺾일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두 달 연속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금리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노동부는 8일 발표한 6월 고용상황 보고서를 통해 지난달 비농업 일자리가 37만2000개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월(38만4000개)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시장 전망치를 큰 폭으로 상회한 결과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6만5000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는 25만 개였다.   그동안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특수를 누리다 실적이 악화한 몇몇 ‘빅테크’ 기업과 금리에 민감한 부동산 등 일부 업종에서 해고 발표가 잇따랐으나, 대부분의 업종에서는 여전히 고용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문사무서비스업에서 7만4000개, 레저접객업에서 6만7000개, 보건의료업에서 5만7000개의 일자리가 각각 증가했다.   레저접객업에 고용된 인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보다 130만 명 모자란 상태다.   6월 실업률은 3.6%로 4개월 연속 같은 수치를 기록했다. 50년 만의 최저치였던 2020년 2월 3.5%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연준이 고용 회복의 척도로 가장 주목하는 지표인 경제활동참가율은 62.2%로 전월과 거의 비슷했으나, 팬데믹 직전보다는 1.2%포인트 낮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1달러(0.3%) 오른 32.08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동월보다는 5.1% 올라 5%대의 높은 상승률을 지속했다.   이날 지표들에서 나타난 노동시장의 힘은 점점 높아지는 시장의 경기침체 공포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고용보고서가 나오자 금리 선물시장에서 연준이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할 확률이 종전 93%에서 96%로 높아졌다.   이에 미 국채 금리는 상승하고, 높아진 금리 부담에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하락 출발했다.   ‘비둘기’(통화완화 선호)파 연준 인사로 꼽히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C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다음 회의에서도 75bp(0.75% 포인트, 1bp=0.01%포인트)를 올릴 수 있다”며 자이언트 스텝을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파르게 올라가는 금리가 결국은 미국의 고용시장을 일정 부분 약화할 것이란 관측도 여전히 우세하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미국 경기침체 경기침체 공포 금리 선물시장 전문가 전망치

2022-07-08

'자이언트 스텝<0.75%p 금리 인상>'·경기침체 공포가 증시 삼켰다

41년 만의 최고 수준의 물가에다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 및 경기 침체 우려가 맞물리면서 뉴욕 증시가 하락장에 진입했다.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통화 긴축 전망과 경기침체 공포 확산에 기업들의 2분기 실적 둔화 전망으로 뉴욕증시의 낙폭이 더 커졌다는 분석이다.   뉴욕 3대 지수 모두 2~5%까지 떨어졌으며 아시아와 유럽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2∼3%대의 큰 폭 하락을 기록했다. 대표적인 위험자산인 암호 화폐는 두 자릿수 대 하락률로 1년 반 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뉴욕 증시 약세장   13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76.05포인트(2.79%) 떨어진 3만516.74에 장을 마감했다. 재정전문 매체 ‘마켓워치’는 다우 지수가 3거래일 연속 500포인트 이상 하락한 것은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51.23포인트(3.88%) 급락한 3749.6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1월 3일 전고점(4796.56)에서 21% 이상 내려갔다. 전고점에서 20% 이상 하락했을 때 약세장(베어마켓)에 공식 진입했다고 본다. 지난달 20일 장중가로 잠시 전고점보다 20% 이상 떨어진 적이 있지만, 종가 기준으로 약세장 기준을 만족한 것은 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 지수는 연저점을 경신한 것은 물론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후퇴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5% 가까이 530.80포인트 폭락한 1만809.23에 거래를 마쳤다.   ▶자이언트 스텝 공포   주요 지수들은 이날 오후 들어 낙폭을 일부 만회했으나, 장 마감 전 연준이 14∼15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한 번에 0.50%포인트 금리 인상)보다 큰 ‘자이언트 스텝’을 고려할 것이라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전망 보도가 나오면서 하강 곡선이 다시 가팔라졌다.     빅스텝에도 고물가가 잡히지 않으면서 28년간 없었던 자이언트 스텝 단행 가능성이 더 커졌다. 특히 통화 긴축을 선호하는 매파의 주장에 힘이 실리자 자이언트 스텝 시행에 따른 실물 경기 추락에 대한 공포가 시장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   ▶경기침체 우려   월가와 학계에서 경기침체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과 CNBC의 13일 자 보도에 따르면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의 제임스 고먼 CEO는 이날 뉴욕에서 자사 주최로 열린 금융 콘퍼런스에서 “경기침체 위험이 30% 정도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50%에 가까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CNBC가 주요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 경제가 경기침체를 피할 수 있다고 답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심지어 응답자의 77%는 내년 상반기 중 경기침체가 일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도 최근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상당하다”며 향후 2년 안에 경기침체에 빠질 확률이 “50% 이상”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의 경제학자 70%가 경기침체를 예상하고 있다는 파이낸셜타임스(FT)의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경기침체 우려가 높아진 것은 41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과 이를 억제하기 위한 연준의 고강도 통화 긴축 정책 때문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의 9% 상승 등 인플레이션은 더 악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고물가 대응으로 빅스텝과 자이언트 스텝이 1회씩 추가로 단행되면 기준금리가 불과 3개월 사이 1.75%포인트나 급격하게 인상돼 뉴욕 3대 증시 모두 약세장에 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진성철 기자자이언트 경기침체 경기침체 공포 자이언트 스텝 경기침체 위험

2022-06-13

[중앙 칼럼] 다시 찾아온 ‘스크루플레이션’ 공포

고물가가 지속하면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스크루플레이션(Screwflation)'도 일어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물가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내달리고 있다. 작년 5월 처음으로 5% 선을 돌파한 후 12월에는 7%에 다다랐다. 올 3월에는 8.5%, 4월에는 8.3%로 8% 선을 웃돌았다. 서민가계에 상당한 부담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폭등한 에너지 가격 탓에 서민들의 지갑은 더 쪼그라들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이란 경기가 침체하는 가운데 물가가 상승하는 걸 가리킨다. 이미 지난 1분기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실상 -1.4%로 역성장했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 6.9%에서 급전직하한 것이다. 그런데도 물가 상승률은 8%대를 유지해 일각에선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잡히지 않은 물가 때문에 연방준비제도(Fed)는 0.50%포인트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시행했다. 다음 달에도 한 차례 더 예정돼 있다. 이런 조치에도 물가가 안정되지 않으면 '스크루플레이션'을 걱정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스크루플레이션은 '쥐어짜다'라는 뜻의 '스크루(screw)'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용어다. 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를 소득 증가가 따라가지 못해 허리띠를 더 졸라매야 하는 현상을 뜻한다. 스크루플레이션의 가장 큰 문제는 고소득층보다 중산층과 저소득층에 더 큰 타격을 주어 빈부격차를 더 확대한다는 점이다.   스크루플레이션 징후도 나타나고 있다. 고물가로 인해 서민들의 실질 소득은 줄었다. 4월 평균 시간당 임금은 작년보다 2.3%가 감소했다. 인력난과 호경기에 작년엔 봉급 인상과 보너스 지급 등으로 소득 증가가 뚜렷했다. 하지만 급등한 물가가 임금 상승효과를 갉아먹고 있다.     물가는 오르고 소득은 줄자 쇼핑거리와 식당가에는 고객의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고 업계는 전한다. 경기부양 지원금과 자녀세금크레딧(CTC)이 풀렸던 작년만 해도 마켓과 레스토랑에는 고객들로 붐볐다. 또 마켓 주차장에는 빈틈 없이 차가 가득했다. 이제는 빈자리가 보일 정도이고 줄 서지 않는 식당도 증가세다. 서민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스크루플레이션이라는 용어는 스태그플레이션보다도 충격이 더 크고 해결도 쉽지 않다는 점에서 2011년 무렵 생겨났다. 최근 급등한 물가로 인해 10여년 만에 생경한 경제 용어가 다시 등장했다.     특히 이코노미스트들은 글로벌 금융 위기였던 10여년 전과 현재를 비교하면 경제상황과 연준의 정책에 유사점이 많다며 근심 어린 시선을 보낸다.   당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과감하게 유동성을 살포했는데도 경기부양 효과는 미흡했다. 반면 자산 양극화만 부추겼다는 게 이코노미스트들의 비판이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공급망 차질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며 버티다가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는다. 그의 급격한 긴축이 자칫 경기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감마저 고조되고 있다.     금리인상에도 고물가는 잡지 못하고 경기마저 하강하면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을 맞을 수 있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차질 지속에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식량 부족 및 에너지 위기까지 겹치면 스크루플레이션의 본격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정부는 개스 가격을 안정시키고 물가를 내릴 수 있는 요인들을 주도면밀하게 분석해서 각개격파하고 인상 요인에 대한 선제적인 조치로 물가를 잡아야 한다. 물가 안정화가 스태크플레이션도 스크루플레이션도 막을 수 기본 수단이기 때문이다.  진성철 / 경제부 부장중앙 칼럼 스크루플레이션 공포 스크루플레이션 징후 가운데 스크루플레이션 물가 상승률

2022-05-23

증시 2년만에 최악의 급락…다우 1100P↓·나스닥 500P↓

뉴욕증시가 인플레이션 공포와 ‘버블’ 경고 속에 2년여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18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64.52포인트(3.57%) 떨어진 3만1490.0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65.17포인트(4.04%) 급락한 3923.6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66.37포인트(4.73%) 폭락한 1만1418.15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S&P 500 지수의 이날 낙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인 2020년 6월 이후 가장 컸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월마트와 타깃 등 ‘유통 공룡’들이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부진한 실적과 실적 전망을 제시한 것이 대형 악재로 작용했다.   전날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가 유가와 인건비 등의 상승을 근거로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1%로 대폭 하향 조정한 데 이어 또 다른 대형 업체인 타깃도 이날 인플레이션 때문에 1분기 실적이 월가 예상을 하회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전날 1987년 10월 이후 최대폭인 11.4% 급락한 데 이어 이날 6.8% 추가 하락했고, 타깃은 하루 만에 24.9% 폭락했다. 아마존(-7.2%), 베스트바이(-10.5%), 메이시스(-10.7%) 등 다른 유통 관련주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대형 유통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생각보다 크다는 사실은 투자자들의 인플레이션 공포는 물론 경기침체 염려를 증폭했다.   소비자들이 앞으로 지출을 줄일 가능성이 커진 데다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글로벌 경기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되살아난 것이다.   피델리티인터내셔널의 살만 아메드 글로벌 거시경제부문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성장이 느려지기 시작할 것이라는 게 우리의 예상”이라면서 물가 잡기에 주력하는 연준의 다음 조치는 “성장 쇼크에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중국의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가 인플레이션을 악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과거 금융시장 버블을 여러 차례 예측한 것으로 유명한 거물 투자자 제러미 그랜섬은 이날 CNBC방송에 출연해 최근 주식시장이 2000년 ‘닷컴 버블’과 유사하다며 거품이 빠지는 과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랜섬은 “표면적으로 이번 버블은 기술주에 집중됐다는 점에서 2000년과 매우 많이 닮았다”면서도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2000년과 몇 가지 다른 점이 있는데 그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주식에만 거품이 끼었던 2000년과 달리 지금은 부동산, 채권, 에너지, 금속 등 모든 자산 가격이 부풀려졌다는 점에서 1980년대 일본의 거대 자산 버블과도 유사하다고 그랜섬은 평가했다.   그는 S&P 500 지수가 전고점에서 최소 40% 급락해 2880 선으로 밀릴 가능성도 제기했다. S&P 500 지수는 현재 전고점 대비 18.6% 하락한 상태다.나스닥 증시 나스닥 지수 인플레이션 공포 인플레이션 억제

2022-05-18

경기둔화 공포에 증시 폭락…나스닥은 4%나 떨어져

뉴욕증시가 26일 동시다발적 악재에 따른 경기둔화 공포에 짓눌려 크게 뒷걸음질 쳤다.   이날 뉴욕증시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09포인트(2.38%) 떨어진 3만3240.18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21포인트(2.81%) 하락한 4175.2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14포인트(3.95%) 급락한 1만2490.74에 각각 장을 마감했다.   관계기사 중앙경제   금융정보업체 팩트셋에 따르면 나스닥 지수는 지난 2020년 12월 1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나스닥은 전고점과 비교해 20% 이상 하락을 의미하는 약세장에 지난달 진입했다.   4월 들어서만 나스닥 지수는 12.2%, S&P 500 지수는 7.8%, 다우 지수는 4.2% 각각 떨어졌다고 CNBC 방송은 전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봉쇄 조치로 글로벌 공급망 차질이 심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장을 내리누른 것으로 분석된다.   빅테크를 비롯한 기술기업들이 이날 증시 전반의 하락세를 주도했다. 장 마감 후 1분기 실적을 발표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모회사 알파벳은 각각 3.7%, 3.4% 하락했고, 애플(-3.7%)·메타(-3.2%)·넷플릭스(-5.5%) 등 나머지 빅테크주도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특히 상하이 공장을 운영하는 등 중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는 전기차회사 테슬라는 하루에만 12.2% 추락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트위터를 44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한 것도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미쳤다.   엔비디아와 AMD가 각각 5.6%, 6.1% 급락하는 등 반도체주들도 중국발 악재의 충격으로 휘청거렸다.   기술주뿐 아니라 이날 실적 발표에서 올해 공급망 차질 우려를 전망한 제너럴일렉트릭(GE)은 10.3% 급락했고, 보잉 역시 5%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빠르게 고강도 긴축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연준은 다음 주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 확실시되며, 대차대조표 축소(양적긴축)에도 착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경기둔화 나스닥 나스닥 지수 경기둔화 공포 증시 폭락

2022-04-26

아시안 노인 75% “증오범죄 무서워 못 나간다”

“증오범죄가 무서워 식료품점 가는 것도 용기를 내야 한다.”  “아시안 노인과 가족이 느끼는 두려움이 이렇게 컸던 적이 없다.”     뉴욕시 아시안 노인 대다수가 증오범죄가 무서워서 집밖으로 못 나갈 정도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영위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증오범죄 공포는 팬데믹 우울감과 고립감에 더해 이들을 크게 위축시켰지만 제대로 된 지원은 없었다.     아시안아메리칸연맹(AAF) 시니어워킹그룹(SWG)이 24일 발표한 아시안 노인 153명과 15개 지역사회 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뉴욕에 거주하는 아시아 노인들의 우울한 현실을 보여준다. 이에 따르면 아시안 노인 중 75%가 팬데믹 이후 급증한 증오범죄가 두려워서 집밖을 나서는 것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앤 유 AAF 회장은 “노령화되는 뉴욕시에서도 아시아계는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노인 인구 그룹”이라고 밝히고, “하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지원은 극히 취약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는 ▶팬데믹 이후 예산 부족으로 인한 직원·서비스 삭감과 함께 ▶영어에 취약한 아시안 노인의 특성상 시 지원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조사 결과, 언어장벽은 아시안 노인의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의 3분의 2 이상(68%)이 영어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을 느껴 언어 지원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대부분이 메디케이드나 메디케어 수혜 대상이지만, 90%가 언어 때문에 병·의원을 이용할 때 힘들거나 차별을 받는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인터넷 접속의 어려움도 이들을 소외시켰다. 절반 이상이 인터넷 이용이 어려워 백신 예약 등 간단한 서비스조차 받기가 어려웠다고 답변했다.       린다 이(민주·23선거구) 뉴욕시의원은 “팬데믹 동안 사회서비스가 축소되고 고립과 우울감이 커진 이들에게 증오범죄 공포가 더해졌다”면서, “아시안 노인 대상 정신건강 문제 지원을 늘려야할 것”이라고 해결책을 제시했다.   크리스탈 허드슨(민주·35선거구) 뉴욕시의원은 예산 할당의 문제를 지적했다. 뉴욕시에서 노인인구가 공립교 재학생 수보다도 더 많지만 예산은 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한, 출신국이 다양한 이민자로 구성된 이들의 특성상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한 존중과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장은주 기자증오범죄 아시안 아시안 노인 증오범죄 공포 뉴욕시 아시안

2022-03-24

오미크론 공포, 부스터샷 증가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공포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 부스터샷 접종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버지니아 보건부 발표에 의하면, 주정부가 페어팩스 카운티 등에 설치한 부스터샷 접종센터의 11월28일 접종자는 3785명이었으나 오미크론 공포가 본격화된 30일에는 9193명, 12월 4일에는 1만2천명에 달했다.     11월1일부터 20일 사이 일일 평균 부스터샷 접종자는 4천명대에 불과했었다.   메릴랜드 보건부 자료에 의하면, 11월28일 부스터샷 접종자 대비 11월30일 접종자가 160% 이상 증가했다.     이같은 현상은 워싱턴D.C. 뿐만 아니라 동부지역 전체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이 어느정도의 감염력과 위력을 갖고 있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주민들이 느끼는 공포심이 예상보다 훨씬 크다고 전했다.    부스터샷 예약이 폭주하면서 예약 잡기가 어려워졌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에 이름이 채 붙기도 전에 이미 미국에서 감염자가 나왔다는 소식도 전해져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미네소타의 첫 오미크론 감염자 피터 맥긴이 지난달 23일 오미크론에 감염됐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세계보건기구(WHO)에 오미크론 변이를 보고한 날은 11월24일이었다. 맥긴은 지난달 19-21일 뉴욕에서 열린 컨벤션 행사에 참여한 후 증상이 나타났고, 이 행사 참석자 5만3천명 중 다수가 감염되면서 이미 2차 감염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오미크론 부스터샷 오미크론 공포 오미크론 감염자 부스터샷 접종자

202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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