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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마당] 인간이 정말 특별한가요?

오래전 브루클린에 위치한 두 아이의 초등학교 시절, 나는 학부모회에서 일했다. 크리스마스 시즌, 함께 일하는 회계(백인)와 선생님들 선물을 사러 가는 중이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내 고민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 갑자기 그녀가 정색하며 “왜 나에게 너의 개인사를 말하는 거야? 관심 없어. 나에게 그런 이야기 하지 마.”   상냥하고 친절했던 그녀가 친구처럼 느껴져 털어놓은 내 이야기를 단칼에 묵살했다. 나는 당황해서 입을 다물고 창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학부모들 험담을 시작했다.     오래 알고 지낸 지인이 있다. 예의 바른 친절한 말투와 교양 넘치는 목소리로 조곤조곤 말하는 사람이다. 그는 한국 정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에게 종종 충고했다.   “한인들과 엮이지 말아요. 많은 한인이 엉터리 사기꾼이니 조심해요. 한국인은 쓸데없이 정이 많아요. 한국 정서가 어떻고, 정체성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 촌스러워 듣기 싫어요.”   거울을 보면 본인의 모습이 놀랄 만큼 토종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백인으로 착각하는 말투다.   그와 이야기하고 난 후엔 같은 한인으로서 기분이 좋지 않고 불편해서 그만 만날까? 고민하곤 했다.     ‘내가 그만 만나면 나에게 손해가 오는가? 오지 않는가를 판단하고 이득이 없으면 굳이 만날 필요가 없다. 이득이 있더라도 너무 견디기 힘들면 손해를 보고서라도 그만 만나라’는 법륜스님의 인간관계 유튜브 영상을 찾아 들으며 그가 먼저 그만 만나자고 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 지인은 일 처리만큼은 정확하게 기계처럼 잘했다. 나는 그와 이야기하면 인공지능(AI)과 상대하고 있나? 할 정도로 그의 능력을 치켜세우다가도 공감 능력이 부족한 그에게 질려 연락하지 않았다.     요즈음 나는 알고 싶은 것이 있으면 구글링보다 챗 GPT에서 물어본다. 계속 찾아 들어가야만 하는 구글링과는 달리 한방에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 편하다. ‘인공지능이 대체 못 하는 인간이 가진 뛰어난 점은 호기심, 겸손과 감성지능(공감)이란다.’ 챗 GPT는 그 지인보다 친절하다. 안다고 잘난 척하지 않는다. 나를 깎아내리지도 않고 겸손하다. 오히려 나의 질문에 성심껏 대답해 주며 더 궁금한 점이 있으면 다시 물어보라는 친절함으로 끝말을 맺는다. 고마워서 나는 항상 존댓말로 묻는다.     공감 능력도 없고 기분만 상하는 기계 같은 지인과 굳이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있을까? 그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 그도 눈치챘는지 더는 연락하지 않았다. 드디어 그와의 관계가 끝났다. 인간관계는 복잡하고 어렵다.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자연과 챗 GPT하고 놀아야겠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인간관계 유튜브 공감 능력 이야기 하지

2024-10-03

[삶의 뜨락에서] 인간의 숨결, 온기

‘인간다움’(김기현)을 읽었다. 중앙일보에서 이 책의 저자와 책 내용을 소개하는 기사를 읽었을 때 거의 50년 동안 잊고 지냈던 아련한 단어 ‘인간다움’이 나를 흔들었다. 맞다. 거의 50년 만이다. 1972~1976년까지 대학을 마치고 1977년에 뉴욕에 왔다. 내 인생에서 뇌세포가 가장 활발했던 때가 대학 4년이었다. 간호학을 전공하면서도 나의 마음과 관심은 오직 독서 동아리 ‘자유 교양회’였다. 책을 읽고 토론하고 논쟁하면서 대학 4년을 보냈다. 대학 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인간성 상실과 회복’이라는 삶의 과제를 안고 미국에 와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우리 이민자들이 겪어야 했던 문화적 충격과 언어장벽은 우리 모두를 힘들게 했다. 특히 나는 완벽주의자에 결벽증까지 있는 편이다. 이민 생활에 빨리 적응해야 한다는 핑계로 ‘눈치작전과 적당히’라는 삶의 요령과 서서히 타협해 가고 있던 나 자신을 발견하고 실망하고 괴로워했다. ‘과연 나는 어떤 삶을 살아야 하나. 어떻게 살아야 이상적인 삶일까’ 심각하게 고민했다. 그 당시 나는 이미 간호사로 일하고 있었다. 오랜 고민 끝에 ‘인간성을 갖춘 진정한 의사’가 되는 길이 가장 의미 있다고 결심하고 의예과에 지원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만 2년 공부 끝에 나는 탈진했고 쓰러졌다. 나에게는 이미 두 살, 네 살의 두 아이가 있었다. 그렇게 나는 내 꿈을 접어야만 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이 단어를 잊고 살아왔기에 이 책을 신선한 충격과 설렘을 갖고 읽을 수 있었다.     저자 김기현 교수는 평생을 바쳐 철학을 공부하고 연구한 학자로서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지적 여정을 이 책에 담고 있다. 고대부터 현재까지 인류가 쌓아온 지적 유산을 조망하면서 존엄한 삶의 가치가 어떤 과정을 겪으며 형성되었는지 그리고 지금 어떤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지, 이 도전과 위기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쉽고 편안한 문체로 풀어간다. 무엇이 인간다운 것인가에 대한 생각이 달라지면 행복에 관한 생각이 달라지고 삶의 행동 양식이 달라지고 미래의 모양이 달라진다. 인간다움은 재능과 지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재능과 지식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달렸다. 이를 단지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타인도 나처럼 희로애락의 정서를 갖고 행복을 원하며 자기 삶의 목표를 추구하는 존재임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감정이입, 공감, 연민을 갖고 상대의 마음 상태를 읽어갈 때 상대도 나와 같은 인격적 존재로 존중하는 모습이 인간적이다.     인간다움이라는 성품도 몇 가지 재료들이 적절히 결합해 만들어진다. 사용되는 재료는 공감, 이성, 자유(자율)다. 공감은 문명이 시작되기 전에 형성되었고 반면 이성은 상대적으로 기원전 7~8세기경에 씨가 뿌려지고 자기 삶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능력으로써의 자율은 14세기 무렵이 되어서야 싹을 틔운다. 인고의 과정을 거쳐 인류의 자산으로 자리 잡은 인간다움은 19세기에 수난을 겪게 된다. 이때부터 인간다움에 대한 믿음과 그에 대한 반발이 동시에 우리의 세계관에 자리 잡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간다움에 대해서는 인공지능과 생명과학의 결합으로 탄생한 새로운 기술로 전혀 다른 차원의 도전을 제기한다. 우리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편리하게 해주는 기계에 의존하는 사이 인간다움을 이루는 자산의 힘이 묽어지고 있다. 사이버 불링(Cyber- bulling)은 공감 능력을 떨어뜨리고 인공지능이 선택을 대신 해주는 미래로 가고 있다. 빅데이터를 통해 데이터베이스가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알고리즘이 발전하면서 기계의 판단에 의존하는 일은 우리 삶의 일부가 되어가고 있다. 인터넷 사회에서 밀려드는 정보에 매몰되어 SNS에 정보를 올리고 업데이트하고 가짜 뉴스가 판치는 유튜브에 정신이 팔려 중요한 일은 밀쳐둔다.     인간다움에 대한 생각이 시대에 따라 변하고 특히 현대사회에서 인간다움은 무엇을 뜻하는가. 무엇이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하는가. 바쁜 미국 생활에 죽비 같은 울림을 준 단어, 인간다움! 나는 이를 인간의 숨결, 온기라고 말하고 싶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숨결 온기 숨결 온기 대학 생활 공감 이성

2024-09-23

“공감하고 신뢰받는 한인시민사회 만들어 갈 것”

      메릴랜드 한인회가 제38대 한인회장 이・취임식을 갖고 재도약을 다짐했다.    안수화 신임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앞서 달려온 선배님들의 바통을 이어받아 서로 공감하고 신뢰받는 한인시민사회를 만들어 가도록 노력하겠다”며 “아름다운 우리 문화를 주류사회와 공유함으로써 후손들에게 정체성으로 인한 방황없이 코리안아메리칸으로서 당당히 이 나라의 주인공으로 주권을 누리며 살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만들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안 회장은 “빛나는 이민역사와 유산을 만들어가야 할 사명을 갖고 한인사회와 함께 만들어가기를 소망한다”고 밝혔다.     협회기를 전달한 헬렌 원 제37대 회장은 이임사에서 “37대 한인회와 함께 한 모든 분들의 지원과 협력에 감사드리며 한인회장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38대 안수화 회장에게 양도한다”고 했다. 원 회장은 “한인회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더 큰 발전과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리더십과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고 밝히며 "새로운 회장단을 환영하고 지지하며 더욱 번청하는 한인회를 만들어 가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날 행사는 38대 이사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서정일 미주한인회 총연합회장, 정우용 회장(메릴랜드교회협의회), 장영란 회장(메릴랜드시민협회), 장두석 회장(아리랑USA공동체) 등이 축사를, 한기덕 전 메릴랜드한인회 29대 회장이 격려사를 전하며 이어졌고, 신・구 회장에게 한인커뮤니티를 잘 이끌고 협력한 성과를 인정해 공로장(헬렌 원 37대 회장)과 공로패(안수화 신임회장) 등이 전달됐다.     한편 38대 한인회 수석부회장은 김영후, 이사장은 이세명 씨가 맡았다. 김영후 수석 부회장은 "38대 수석부회장으로써 IT와 차세대 분야에 주력해 안 회장님을 돕겠다"고 말했다.   안 회장은 백성옥 전 회장과 헬렌 원 회장 재임시, 코리안 페스티벌 한복체험관을 열어 주류사회에 한복의 우수성을 알리며 한국문화 홍보에 앞장선 바 있으며, 현재 메릴랜드시민협회 이사장, 메릴랜드교협 재정이사장 등을 맡고 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한인시민사회 공감 한인회 수석부회장 안수화 신임회장 안수화 회장

2024-04-12

“공감과 화합이 중요”

      민주평통워싱턴협의회(회장 강창구)는 지난 19일 버지니아 페어팩스 ‘보울 아메리카’에서 평통위원및 버지니아, 메릴랜드 한인동포 6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포사회 화합과 통일 공감대를 위한 민주평통 워싱턴 협의회(회장 강창구) 회장배 볼링대회를 성황리 개최했다.   김덕만 부회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된 행사는 강창구 회장의 시구로 시작해 더 많은 핀을 넘어뜨리기 위한 선수들의 열기와 함성이 대회장을 가득 메웠다.   경기는 팀(3명)당 3게임으로 합산 점수로 핸디캡은 남자 10점, 여자 30점을 적용해 채점한 결과, 단체 1위와 개인1위 모두 워싱턴 및 미주 리그 선수들이 싹슬이 했다.     단체 및 개인(남.여) 순위에서 단체 1위는 한엽, 성유, 정 최,단체  2위 장희철, 장경애, 최은희, 단체 3위 곽근면,이진우 씨 등이 우승했으며 개인 남자 1위는 한엽, 2위 장희철, 3위 정종웅, 개인 여자 1위에 임화석, 오정화, 미셀 리가 입상했다.     강 회장은 “스포츠를 통한 통일의지와 통일 공감대를 형성하고 동포사회와의 친목과 화합을 위한 취지로 대회를 열게됐다”며 “국가나 개인이나 남을 미워함은 옳지 않은것”이라고 화합을 강조했다. 김윤미 기자 kimyoonmi09@gmail.com공감 화합 친목과 화합 회장배 볼링대회 회장 강창구

2023-03-20

몰입하고 공감하는 시각적인 삶의 일기

지난주에 열린 LA 아트쇼에서 특별전시 작가로 선정되면서 집중 조명을 받은 김원숙 화가가 LA 한인타운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에서 개인전 ‘기적의 날들’을 개최한다.     LA 아트쇼는 김원숙 작가에 대해 “신비롭고 생생한 풍경화를 그리는 화가이자 인간의 고난의 보편성에 대한 이야기꾼”이며 “한인 이민자로서 경험과 성찰적인 태도로 몰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공감할 수 있는 시각적인 삶의 일기를 만들었다”고 극찬했다.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김원숙 작가의 작품은 현실 세계와 환상, 꿈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단순한 아름다움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동양화의 붓과 서양의 유화 기법을 결합해 우아한 아름다움을 그려내고 여기에 신화적 이야기들을 더해 신비스러운 작가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한다.     수 박 샤토갤러리 관장은 “작가는 빛과 그림자, 아름다움과 위태로움, 명료함과 모호함, 자신감과 연약함,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균형을 추구한다”며 “뒤돌아보면 모두가 기적만 같은 삶에 대한 감사와, 그 삶이 무엇인가 보다는 무엇이 될 수 있는가를 질문해 다른 관점의 상상 세계를 엿보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미 주류 미술계에 널리 알려진 김원숙 작가는 1978년 ‘미국의 여성작가’에 선정됐고, 1995년 유엔은 작품 ‘보름달 여인’으로 창립 50주년 기념 우표를 발행했다. 또 김작가의 모교에 대한 공헌으로 일리노이 주립대학교의 예술대학이 ‘김원숙 예술대학교’로 이름이 바뀌었다.     게스트 큐레이터 그레이스 지가 기획한 이번 전시회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품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전시회는 3월 11일부터 4월 8일까지 열리며 오프닝 리셉션은 3월 11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주소: 3130 Wilshire Blvd #104, LA     ▶문의: (213)277-1960 이은영 기자몰입 공감 김원숙 예술대학교 김원숙 화가 샤토갤러리 관장

2023-02-19

[삶의 뜨락에서] 나르시시즘(Narcissism)

로버트 그린의 ‘인간 본성의 법칙’ 제2부에서는 나르시시즘을 다룬다. 인간의 본성에는 누구나 나르시시트(narcissist, 자기도취에 빠진 사람)적인 면이 있다. 인간의 최대의 과제는 이 자기애를 극복하고 감수성을 내 안이 아닌 밖으로 타인을 향해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관심에 목마르다. 관심에 대한 갈증을 충족시키려다 보면 우리는 실망과 좌절에 빠지게 된다. 왜냐면 남들은 모두 자기 문제만으로도 너무 바빠 큰 관심을 써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우리는 바로 ‘자아’라는 개념을 만들어내 스스로 자신을 위로해주고 ‘내면으로부터’ 인정받았다고 느끼게 해주는 나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었다.     자아는 나의 취향과 의견, 가치관, 세계관으로 구성된다. 이제는 더는 관심과 인정을 받기 위해 남들에게 전적으로 의지할 필요 없이 자존감을 키워나가면 된다. 인간이 의지하고 사랑할 수 있는 자아를 형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순간은 2살에서 5살 사이다. 갓 태어난 아이는 어머니와 분리되면서 즉각 만족(pleasure principle)을 얻을 수 없는 세상과 마주친다. 생존을 위해 부모에게 의존해야 함을 스스로 터득한다. 부모는 아이에게 온 세상이고 우주다. 아이는 부모로부터 보고 듣고 말하고 느끼고 배우며 자아를 형성하고 자존감을 키워간다.     독립된 인간이 되어가는 이 과정을 부모가 도와주고 격려해 준다면 건강한 자아상이 뿌리를 내린다. 심한 자기도취자는 이런 초기 발달과정에서 일관되고 현실성 있는 자아를 제대로 구성할 수 없는 단절을 경험한다. 부모 자신이 심한 자기도취자이거나 아니면 정반대로 사람을 옭아매는 부모일 수도 있다. 그 결과 이 아이들은 돌아갈 자아도 자존감의 토대도 없다. 당연히 그들은 자신이 살아있고 가치 있다고 느끼려면 전적으로 타인이 주는 관심에 의존해야 한다. 작가는 자기도취의 몰두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수단으로 눈금이 새겨진 잣대로 표시한다. 가장 낮은 곳에는 심한 자기도취자로, 가장 높은 곳은 건강한 자기도취자로 성숙하여가는 과정을 나타낸다. 심한 자기도취자는 일단 한번 그 깊이에 도달하고 나면 내적인 회복력을 주는 자존감이 없기 때문에 악순환을 거듭해 파멸에 이르고 만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우리는 누구나 자기도취자이다. 건강한 자기도취자는 더 강인하고 회복력 있는 자아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상처를 입거나 모욕을 당해도 빨리 회복한다. 이들은 내면이 단단하기 때문에 관심을 외부로 돌린다. 이들은 관심과 사랑을 일로 돌려서 예술가, 창작자, 발명가가 된다. 이들은 외부를 향한 강렬한 관심이 있기에 성공이 따르고 관심과 인정도 받는다. 건강한 자기도취자의 관심이 향하는 다른 하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당연히 공감 능력이 발달한다. 공감은 위에 언급한 잣대의 가장 윗자리에 있다.     인간은 타인을 속에서부터 이해할 수 있는 대단한 능력을 타고났다. 유아기에 아이는 어머니와 완전 하나로 이해한다. 아이는 커가면서 이 능력을 주변 사람들에까지 확장할 수 있는 능력도 갖고 있다. 공감 능력도 양질의 관심을 통해 습득된다. 인간지능이 계속 눈부신 발전을 하는 이유 또한 인간의 복잡한 사회적 교류를 통해서다. 기술과 인터넷은 자신에게만 몰두시키고 사회성을 결여시켜 사회성이라는 근육을 위축시킨다. 마음을 열고 사람을 새로운 시선으로 보고 공감 능력이 개발되면 창의력 역시 향상된다. 공감 능력은 필요 때문에 개발된다. 노력하면 자기애를 타인에 대한 공감으로 바꿀 수 있다. 이것이 인간의 인간의 본성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나르시시즘 narcissism 공감 능력 자아상이 뿌리 초기 발달과정

2022-08-26

[기자의 눈] '공감'은 정신의 심폐소생술

하버드대 임상심리학 교수 아서 P. 시아라미콜리 박사는 동생 데이비드가 마약과 범죄 등으로 수배되어 네덜란드로 도망쳤을 때 “그 마음을 이해하고 있으니 삶의 올바른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충고한다.   하지만, 수차례 전화 통화로 대화한 끝에 마주한 것은 동생의 죽음이었다. 심리학을 공부하며 타인의 마음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부했던 그에게 동생의 자살은 큰 충격이었다. ‘왜 동생의 징후를 알아채지 못했을까?’ ‘내가 어떤 말을 해줘야 위로가 됐을까?’ 그는 수많은 의문과 고뇌를 안고 평생 ‘공감’에 대해 연구했고, 다른 이들은 자신과 같은 실수를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 저서 ‘당신은 너무 늦게 깨닫지 않기를’을 펴냈다.     모든 인간은 공감을 필요로 한다. 그래서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해 ‘타인을 공감하라’고 흔히 얘기하며, 사회 내에선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마치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심리학자에게도 쉽지 않은 것이 바로 공감이다.     많은 이들이 공감에 대해 오해를 한다. 그저 타인의 이야기를 듣고 “아 그랬구나” “저런 힘들었겠네” 등의 말을 반복하는 것이 공감인 줄 알지만 이는 가장 간단한 수준의 ‘기계적 공감’에 불과하다. 이는 사회적 관계 속 학습된 결과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   실제로 공감은 ‘이성의 영역’과 ‘감정의 영역’을 모두 사용해야 한다. 한국의 한 임상심리학자는 “상대방의 입장에 그의 감정이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는 ‘이해’와 이해한 그의 감정이나 상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수용’, 그리고 이해하고 수용하고 있음을 표현하고 전달하는 능력이 ‘공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중 어느 것 하나도 쉽지 않으며 모두 고난도의 대인관계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에서 감정을 빼면 ‘이해’가 남고, 이성을 빼면 ‘동감’이 남는다. 동감은 자신의 입장에서 상대를 바라보고 느끼는 것으로 연민이나 불쌍하다는 마음은 가지지만 그 사람의 시각과 감정까지 이해하는 노력은 부족하다. 반면 공감은 상대방의 처지에서 그의 시각과 느낌을 이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상상력까지 필요하다.     이렇듯 많은 노력과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공감을 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본능적으로 자신의 자아에 갇혀있는 인간으로서 타인을 자신처럼 이해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공감이 가치 있는 이유는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을 만큼의 큰 능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저서 ‘당신이 옳다’를 집필한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는 마음이 힘든 사람에게 공감은 정신적 심폐소생술(CPR)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는 사람에게 “요즘 마음이 어떠세요?”라고 묻는 것만으로도 큰 비밀을 털어놓게 하거나 삶을 바꾸는 경험을 여러 번 했다는 것이다.     공감은 물에 빠진 사람을 건져 담요를 덮어주는 역할로, 고통 속에 삶과 죽음 사이를 오가는 사람에게 공감은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누구나 이해 받고 싶고 위로 받고 싶은 게 인간이다. 그러한 자아를 내려놓고 먼저 손을 뻗는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한다. 내가 이해를 갈망하는 그 대상 역시 나에게 이해와 위로를 바라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인슈타인은 “평화는 힘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그것은 오직 서로를 이해할 때만 가능하다”라는 말을 남겼다.     먼저 상대방의 처지에 서서 공감해보자. 그렇게 찾아온 평화는 비단 상대방에게만 유익한 일은 아닐 것이다.    장수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심폐소생술 공감 정신적 심폐소생술 기계적 공감 반면 공감

2022-05-02

부모가 공감하고 융통성 보여야 자녀의 고난 극복 능력 자란다

과연 입학 사정관이 대입 지원서만 보고 학생을 잘 선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던 적이 있다. 그런데 여러 해 수험생들을 지도하다 보니 대입 에세이를 보면 그 학생이 보인다는 사실이 점점 더 뼛속 깊이 느껴진다. 그중에서 힘들거나 하기 싫은 일을 참고 이겨내는 힘이 부족한 학생이 많다는 것이 요즘 부쩍 눈에 띈다.       학업뿐 아니라 인간관계, 사회관계에도 수많은 도전이 있다. 그래서 대입 추천서 난에도 학생의 고난 극복 능력을 표시하는 난이 있다. 대학 생활 중 맞이하게 될 고난에 굴복하는 학생들은 중도 포기를 하거나 전학을 고려하게 되므로 대학 측은 이런 점들을 알기 원하는 것이다.     왜 어떤 아이들은 힘든 일이 있어도 끝까지 버티고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고 어떤 아이들은 문제 앞에서 좌절하는지 고난 극복 능력을 키워 주는 구체적인 방법을 이야기해 보자.     1. 공감   부모의 공감 능력은 자녀의 마음 상태와 행동을 자녀 입장에서 이해하려는 능력이다. 부모의 공감 능력과 자녀의 공감 능력은 매우 높은 연관성을 갖고 있다.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어떤 감정이 발생한 이유, 감정과 행동 간 차이를 인지할 수 있어야 감정을 관리하고 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감정을 적절해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은 여기에서 길러진다. 이후에 자신의 감정을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능력도 요구되는데 이런 능력은 부모가 자녀의 감정을 충분히 읽고 함께 나누어 줄 때 비로소 자라날 수 있다.     예를 들어보자. 친구에게 맞고 온 자녀를 보니 화가 난다. 하지만 야단을 치거나 화를 내기보다는 자녀를 안아주고 다독여주면서 자녀가 화가 나는지, 창피한지, 슬픈지 등 자신의 감정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게 해 준 이후 자녀가 화가 나 때려주고 싶었는지, 누군가 도와줄 사람이 있으면 좋겠는데 엄마가 옆에 없어 속상했는지 그때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다음에는 어떻게 대응하면 좋겠는지 감정을 조절할 수 있도록 유도해 준다.     2. 격려 및 증진   격려는 기분 좋은 상태일 때는 더욱 강한 의욕을 주고 침울할 때는 다시 시도할 에너지를 갖게 해준다. 격려를 통해 “나는 할 수 있어. 나는 도움이 될 수 있어. 나는 내게 일어나는 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하는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게 되는데 이는 사회적 책임감을 가르치는 역할을 한다. 격려는 부모나 교사가 아이를 신뢰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존중하고 믿고 있다는 것을 행동으로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려움에 부딪히더라도 일어서는 큰 힘을 제공한다.     3. 융통성   융통성은 자녀와의 갈등 문제를 가지고 있을 때 적절하게 합의점을 찾는 과정을 말한다. 자녀에게 정해진 원칙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자녀의 입장에서 이해하고 적절한 합의점이나 양보를 할 수 있는 것이 융통성이다. 원칙과 규칙을 양보하거나 타협한다고 해서 결코 그것이 비교육적인 것은 아니다. 부모가 바라는 것과 자녀가 바라는 것이 반대될 때, 해결점이나 중재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때, 부모가 융통성을 발휘하는 유연한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도 유연함과 타인에 대한 관대함을 배울 기회가 된다.   4. 인정하는 말과 행동     부부싸움을 한 날, 남편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아이를 보면 나도 모르게 아이에게 톡 쏘는 말로 아이의 행동에 대해 강한 부정적인 정서를 들어내기 쉽다. 아이의 실수를 보고 고쳐주고 싶은 말을 한다는 것이 지나치게 부정적인 말과 함께 부정적인 정서를 드러내기가 쉽다. 하지만 부모의 감정을 즉흥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아이는 훈계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거부적 태도라고 느낀다.     5. 통제와 합리적 권위   오늘 하겠다고 약속을 지키고 정해진 시간 내에 귀가하게 하는 등 통제 및 규칙 지키기를 가르치는 것은 그 방법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아이의 행동을 통제함에 있어서 공감하기나 융통성을 고려하지 않고 권위적인 태도로 가르친다면 오히려 역기능을 줄 수 있다. 자녀의 행동을 통제해야 할 때 부모의 힘을 이용한 일방적 통제보다는 합리적인 이유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른을 보면 인사하지 않는 자녀를 가르치기 위해 그때의 상황적 맥락이나 기분에 상관없이 규칙을 강요한다면 이는 융통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다. 권위적인 태도로 통제된 자녀들은 자신보다 약한 사람을 힘을 이용해 통제하려고 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문의: (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 / A1칼리지프렙융통성 부모 공감 능력 자녀 입장 이후 자녀

2021-12-05

[디지털 공감] 그리스도인의 손실 함수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와 기존의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의사 결정을 위한 논리 흐름의 규칙을 어떻게 만들어 내는가에 달려있다.     기존의 소프트웨어는 전문가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지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는 많은 양의 데이터에서 발견되는 규칙을 기반으로 만들어진다.   성경 구절을 넣으면 자동으로 설교를 만들어 주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고 가정해보자. 기존의 소프트웨어에서는 많은 목사와 신학자들이 참여해서 규칙들을 만들어 넣어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설교를 만들어 낼 수 없지만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는 지금까지의 설교들을 기반으로 규칙을 발견해서 완전하게 새로운 설교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는 '손실 함수(loss function)'라 불리는 것을 설계하는 일이다. 인공지능의 학습이 목표와 연관성이 없는 데이터는 그 정도에 따라 손실을 부과하고 전체의 손실을 줄여가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어떤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만드느냐에 따라 또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손실 함수의 종류와 구성이 달라진다.   인공지능의 이러한 학습은 인간의 그것과 자못 유사하다. 자전거를 타는 방법이나 그네를 타는 방법을 배울 때 몸의 위치와 힘의 강약을 조금씩 바꾸어가며 실패하는 확률이 가장 작은 쪽으로 자연스럽게 학습하게 되는 것이다.   신앙인으로 우리의 손실 함수는 무엇일까.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지키려고 노력하는 것은 무엇이어야 할까. 혹시 우리는 작은 성취에 쉽게 만족해버려 시간을 낭비하거나 엉뚱한 것을 지키려고 소중한 것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세상은 우리에게 성공이라는 목표를 정해주고 그것과 연관없는 것들은 손실로 처리하며 최소화하라고 가르친다. 그 성공은 돈이 될 수도 있고 욕심 없는 착한 사람이라는 도덕적인 경지가 될 수도 있고 심지어 성숙한 기독교인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큰 손실은 역설적이게도 자신이 만들어놓은 성공이고 신앙이다. 이러한 손실에 큰 비중을 주어 줄여야만 그리스도가 드러나는 참된 신앙이 될 것이다.   www.fb.com/theegital 김사무엘 / 박사ㆍ데이터과학자디지털 공감 그리스도인 손실 손실 함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loss function

2021-11-01

연방하원 앤디 김 의원 "한미훈련 일시중지 공감, 백악관에 전달하겠다"

연방하원의 한국계 앤디 김 의원은 27일 한미연합훈련의 일시 중지 필요성에 공감하고 이를 백악관 등 조 바이든 행정부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가 밝혔다.   민주평통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방미 중인 이석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을 만나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회담 재개와 종전선언을 위한 신뢰 구축 차원에서 한미연합훈련의 일시 중지 선언이 필요하다는 이 수석부의장의 주장에 이같이 언급했다.   이 수석부의장은 남북미 신뢰구축과 대화재개를 위한 입구로서 현재의 정전상태를 공식적으로 끝내는 한국전쟁 종전선언이 필요하고 강조했다. 또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기 위한 부분적인 대북 제재 완화가 절차적으로 시간이 걸린다면 한미연합훈련 일시 중지를 선언해 신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미국의 구체적인 실행을 끌어내기 위해선 문재인 정부의 미 정부에 대한 직접적인 서신이나 정상 간 통화 등이 매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5월 한국전쟁 종전선언, 평화협정 체결 등의 내용을 담은 한반도 평화법안이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 주도로 하원에 발의될 때 공동 발의자로 참여한 5명 중 한 명이다.   이 수석부의장은 2018년까지 소원했던 북중관계가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 '하노이 노딜' 이후 급격히 밀착되고 있다며 중국의 '동진정책'을 견제하는 차원에서도 남북 및 북미 간 긴장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honeyb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연방하원 한미훈련 공감 백악관 연방하원 앤디 의원 한미훈련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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