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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보인다' 토트넘, 셰필드에1-0 리드 중...손흥민 통산 3번째 10-10 달성 대기록(전반 종료)

[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5위 확정에 가까워졌다. '캡틴' 손흥민도 마지막 경기에서 통산 3번째 '10골-10도움' 달성을 일궈냈다. 토트넘은 20일 0시(한국시각) 영국 셰필드의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맞붙고 있다. 전반이 끝난 현재 토트넘이 1-0으로 리드 중이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손흥민-데얀 쿨루셉스키-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파페 사르-로드리고 벤탄쿠르, 미키 반 더 벤-라두 드라구신-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셰필드는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벤 브레레톤 디아스-카메론 아처, 맥스 로우-벤 오스본-올리 아블라스터-구스타보 하머르-제이든 보글, 잭 로빈슨-오스턴 트러스티-아넬 아흐메드호지치, 웨스 포더링엄이 먼저 출격했다. 초반부터 셰필드가 몰아붙였다. 토트넘은 전반 3분 드라구신의 실수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브레레톤의 슈팅이 빗나갔다. 전반 10분엔 브레레톤의 슈팅이 골대에 맞기도 했다. 다만 느린 화면상에선 오프사이드 위치로 보였다. 위기를 넘긴 토트넘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4분 반 더 벤이 왼쪽에서 공을 뺏어낸 뒤 아크 부근으로 공을 보냈다. 손흥민이 내준 공을 쿨루셉스키가 멋진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로써 리그 10번째 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17골 10도움으로 3시즌 만에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동시에 PL 역사상 10골-10도움을 통산 3회 기록한 6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디디에 드록바, 모하메드 살라(이상 3회)가 해당 기록을 세웠다. 토트넘이 골대 불운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전반 29분 벤탄쿠르의 센스 있는 슈팅이 우측 골포스트를 때렸다. 직후 나온 손흥민의 강력한 슈팅은 포더링엄의 멋진 선방에 막혔고, 로메로의 마무리는 골문을 벗어났다. 한 골 차 승부가 계속됐다. 전반 33분 포로의 대포알 슈팅이 다시 한번 포더링엄의 슈퍼세이브에 가로막혔다. 셰링엄도 잠시 후 포더링엄의 택배 롱패스를 시작으로 결정적인 역습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아처의 왼발 마무리가 골대 옆으로 크게 빗나갔다. 토트넘 팬들이 또 한 번 환호했다. 같은 시각 경기를 펼치고 있던 아스날이 에버튼에 실점하면서 우승에서 더욱 멀어졌기 때문. 이미 초반부터 맨체스터 시티의 득점 소식에 기뻐하던 토트넘 관중들은 '북런던 라이벌' 아스날의 비보에 열광했다. 다만 아스날은 잠시 후 도미야스 다케히로의 골로 1-1 균형을 맞췄다.  셰필드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수문장 포더링엄이 또 팀을 구했다. 전반 추가시간 손흥민이 박스 안으로 완벽한 패스를 찔러넣으며 매디슨에게 완벽한 일대일 기회를 만들어줬다. 그러나 이번에도 포더링엄이 뛰쳐나와 매디슨의 슈팅을 막아냈다. 결국 전반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됐다. 이대로 경기가 끝날 시 토트넘은 5위로 시즌을 마치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권을 얻게 된다. 6위 첼시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셰필드에 패배하지만 않으면 5위 자리를 확정 지을 수 있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성환(finekosh@osen.co.kr)

2024-05-19

“이란 대통령, 헬기 이동 중 비상착륙…생사확인 안 돼”

에브라힘 라이시(63)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비상착륙해 구조대가 급파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개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사고 원인은 물론 라이시 대통령의 신변 이상 여부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통신 IRNA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에서 헬기로 이동하던 중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는 사고 발생 지역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에 있는 도시 졸파 인근이라고 전했다가 이후 그보다 더 동쪽에 위치한 마을인 우지 인근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는 총 3대였는데, 2대는 무사했으나 1대가 비상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착륙한 헬기에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일행 중에는 호세인 아미르 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 등 다수 관료도 포함됐다. 아마드 바히디 내무장관은 국영TV 인터뷰에서 “다양한 구조대가 해당 지역으로 이동 중이지만 날씨가 좋지 않고 안개가 짙기 때문에 수색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사가 위기다”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라이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고, 이란 현지 매체들은 이란 국민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준공식에서 “적들은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의 관계 발전을 보고 싶어 하지 않지만, 우리는 공통으로 경제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다양한 종류의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제 제재로 인해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의 군용 항공기는 대부분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에 만든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내 대표적 강경 보수파인 라이시 대통령은 2021년 8월 제13대 이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슬람 원리주이자인 라이시 대통령은 사법부 수장을 지냈으며, 핵무기 개발 등 반(反)서방 기조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AP는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자로 여겨지며 일부 분석가들은 라이시 대통령이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이승호(wonderman@joongang.co.kr)

2024-05-19

[양성희의 시시각각] 서이초 300일 유감

지난해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 A씨는 학부모로부터 “딸 별일 없으려면 편지를 끝까지 읽는 게 좋을 것”이라는 협박 편지를 받았다. 교사가 반 아이들 일부와 찍은 사진에 자기 딸이 빠진데 불만을 품고 수차례 마찰을 빚어 온 학부모였다. 학교 교권위원회를 거쳐 서울시교육청은 학부모에 대한 형사고발을 결정했으나 3개월 넘게 고발을 늦추는 바람에 교사는 속수무책 악성 민원을 감수해야 했다. 경기도의 초등학교 교사 B씨도 자녀의 학폭 징계 처분에 항의하는 가해 학생 학부모들의 민원에 시달렸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기도 했다. 경기도교육청이 이들 부모를 포함해 악성 민원 학부모들을 협박 혐의로 고발한 사례는 올 들어 세 건이다. 교권 4법 등 제도 개선에도 한계 교권 침해는 여전…입법 보완 필요 학생인권조례 폐지, 또 다른 불씨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 이후 300여 일. 당시 교권침해에 대한 사회적 공분이 일며 교권 4법이 통과되는 등 제도적 개선이 이뤄졌지만, 아직 현장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반응이다. 대부분 법이 ‘노력한다’ ‘할 수 있다’ 등의 문구로 강제성이 없는 데다 사건 초기 악성 민원을 자제하는 분위기도 날로 흐려지고 있다. 며칠 전 스승의 날이 있었지만, 교사들의 사기는 바닥이다. 최근 한국교총의 설문조사에서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택하겠다’는 응답은 10명 중 2명이 채 안 됐다(19.7%). 교사노조의 또 다른 설문에서 ‘교직에 만족한다’는 답은 22.7%, ‘1년 새 이직을 고려해 본 적 있다’는 답은 63.2%였다. 교사들은 아동학대처벌법 중 ‘정서적 학대’ 조항의 애매모호한 적용을 손보고, 아동학대 악성 신고자에 대한 처벌 조항을 마련하는 등 추후 입법과 모니터링을 통한 근본적 변화를 주문한다. 반면에 일각에서 교권침해의 원인으로 지목해 온 학생인권조례는 속속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달 충남과 서울시가 전격 폐지한 데 이어, 경기도와 광주에서도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다. 서울시는 16일 이를 대신해 학생·교사·학부모를 포함하는 ‘학교 구성원의 권리와 책임에 대한 조례’ 시행에 들어갔다. 반발도 만만치 않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서울시의회에 학생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재의결을 요청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법원에 제소하겠다고 밝혔다. 충남교육청도 대법원 제소를 준비 중이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권리만 일방적으로 강조해 문제라면 개정하거나 보완하면 될 일을 굳이 폐지를 택한 것은 이 사안이 다분히 진보·보수를 가르는 정치적 이슈로 다뤄진다는 뜻이기도 하다. 진보 교육감들은 아예 학생인권법 제정 카드를 들고나와 앞으로 이를 둘러싼 뜨거운 사회적 갈등도 예상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학생인권은 교권과 대립하기보다 상호보완적이다. 학생인권이 존중되면 학생들이 교권을 존중하는 수준도 높아진다는 얘기다. 서울시는 새로 만든 ‘학교 구성원 조례’를 통해 과거 ‘학생인권옹호관’에 해당하는 ‘교육갈등관리위원회’를 두게 했으나, 인권침해 문제를 관리가 가능한 갈등이나 분쟁으로 본다는 점에서 인권의식의 퇴보란 비판을 피할 길이 없게 됐다. 한편 학생인권조례 폐지 배후에는 성적 지향 등으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 등을 명기한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한다는 일각의 반발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국가인권위원회 송두환 위원장은 “일부 지자체가 ‘학생인권조례가 동성애를 조장하고 성 정체성의 혼란을 야기한다’는 일부 주장을 받아들여 조례를 폐지했으나, 이는 성소수자들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는 비판 성명을 냈다. 정작 많은 교사를 고통으로 내몰고 있는 것은 학생이 아니라 비틀린 ‘내 새끼 지상주의’에 빠진 진상 학부모들, 그리고 무한 경쟁과 공교육 위기 상황 자체일 텐데, 교권 회복이 학생인권조례의 역사적 상징성을 깨는 방향이어야 했는지, 그게 과연 현장을 지키는 선생님들의 뜻이었는지 의문이다. 양성희(yang.sunghee@joongang.co.kr)

2024-05-19

[리셋 코리아] 라인 사태 계기로 경제안보법 제정해야

최근 ‘라인 사태’와 관련한 다양한 뉴스와 여론 속에서 국민은 적잖은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다.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서부터가 해석인지 구분하기 쉽지 않았던 이유는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기업 내부 속사정이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공개하기 힘든 복잡한 사정과 셈법 속에서 현재는 네이버의 입장이 어느 정도 정리되고, 정부도 이에 맞춰 적극적으로 일본 정부에 목소리를 내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혀가는 것 같다. 다만 세계사적 변화의 한가운데서 이번 사태가 단지 일개 기업의 문제로 끝나서는 안 되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번 사태 감정적 대응 도움 안돼 일, 데이터 주권 전쟁 민관 힘모아 우리도 디지털 기업 지원 힘써야 이번 라인 사태를 계기로 정보 유출을 대하는 한·일간 미묘한 입장차가 드러났다. 우리 언론은 작년 11월 5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 유출이 이번 사태를 촉발했고, NTT나 페이스북의 정보 유출에 비하면 약과라는 식의 보도가 줄을 이었다. 그러나 잘못을 저지는 다른 기업도 있는데 유독 처벌이 가혹하다는 주장은 사건의 본질에서 벗어난 것이다. 라인의 정보 유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특히 2021년 3월 중국 위탁업체에서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은 일본 사회에 커다란 파문을 일으켰다. 2017년에 제정된 중국 국가정보법에 의해 중국 정부가 중국 내 모든 기업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관점에서 총무성의 두 차례 행정지도나 이례적 지분 조정 언급은 이해하기 힘들다. 일본 정부 행보를 이해하려면 이번 라인 사태를 경제안보 이슈와 결부 지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일본은 2022년 5월 제정된 경제안전보장추진법에 기반해 2023년 11월 16일 라인야후를 특정사회기반사업자로 선정했다. 이에 선정되면 외국에서 설비를 도입하거나 업무를 위탁할 때 반드시 정부에 신고해야 한다. 한마디로 국가 안보와 관련된 중요 기업들은 정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받아야 한다는 뜻이다. 라인야후에 주어진 6개월의 유예기간이 5월 16일 끝났다. 이례적인 두 차례 행정지도는 새로운 프로토콜의 실시를 앞둔 경고였을지 모른다. 작년 8월 캠프 데이비드 선언에서 한·미·일 삼국이 안보협력을 이야기한 지 8개월 만에 마치 뒤통수를 치듯 일본이 경제안보를 핑계로 ‘라인 강탈’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한·일 관계가 너무 급격히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정권에서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는 속에서 일본은 경제안보법을 제정하고 중요 산업을 지정하는 등 후속 조치를 계획대로 진행해왔다. 그런데 갑자기 한·일 관계가 개선되면서 말뿐인 안보협력의 모순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라인 사태 이면에는 ‘떡 본 김에 제사 지내고 싶었던’ 소프트뱅크의 본심도 작용했다. 잘 알려져 있듯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페이(pay) 전쟁으로 치킨게임을 하다가 미·중 빅테크 기업을 견제할 목적으로 협력을 선택했다. 그런데 생각보다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았고, 메신저 기능을 제외하고 두 회사의 중복된 사업 영역은 계속 충돌했다. 그러던 중 챗GPT 열풍이 불자 AI를 둘러싸고 두 기업의 동상이몽이 시작되었다. 소프트뱅크는 네이버가 개발하던 AI에 투자할 계획을 접고, 10조 엔을 투입해 AI를 자체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때마침 일본 정부도 소프트뱅크의 AI 개발을 위한 수퍼컴퓨터 정비에 421억 엔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데이터 주권을 둘러싼 글로벌 전쟁에 일본의 민관이 힘을 합쳤다. 우리 정부의 할 일이 네이버를 지키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세계사적 흐름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간에 국민 기업 네이버를 뺏길 수 없다는 식의 분노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루빨리 정부는 우리의 경제안보법을 구체화해야 한다. 한·일 디지털협정을 포함해 디지털 우방국도 늘려야 한다. 다른 한편으로는 데이터 안보와 디지털 패권 경쟁에 우리 기업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지원을 체계화해야 한다. 국제사회는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인데 사이버 영토 침략이니, 믿었던 손정의의 배신이니 하는 감정적 토로만 들린다. ‘라인 일병 구하기’에 매몰돼 우리가 전쟁 중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외부 필진 기고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이창민 한국외대 융합일본지역학부 교수

2024-05-19

이재명 "요즘 정치, 한쪽만 생각하는 또라이·싸패…황우여도 동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전날 열린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만나 “여야 의원들 사이에 감정적인 대립감이 생겨난 현실 정치가 안타깝다”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당원 콘퍼런스에 참여해 청년들의 어려움에 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어제 황우여 비대위원장 옆에 앉았다”며 “야당 대표를 대놓고 욕하는 품격 낮은 사람이랑은 여태까지 대화를 아예 안 했는데, 이 분은 아닌 것 같아서 제가 잠깐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금은 여야 의원들 사이에 감정적인 대립감이 생겨난 것 같다”며 “이전의 정치는 싸울 건 싸우더라도 감정적으로 싸우면 안 된다고 했다. 감정은 똑같은 인간으로 서로 존중하고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며 황 위원장에게 건넨 말을 소개했다. 그는 “입장에 따라서 싸울 수 있다. 하지만 싸운 현장을 떠나면 서로 자유롭게 대화하고 ‘좀 심했나?’ 할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데 이게 사라지고 있다. 이제 정말 원수들이 돼가고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 대표는 “골똘하게 한쪽 생각만 하는 사람을 우리가 뭐라고 부르나. 아주 나쁜 말로 하면 또라이라고 부르고, 아주 유식한 말로 하면 싸이코패스라고 부른다”며 “사람은 생각이 유연해야 한다. 원칙과 가치를 지키되 생각은 다양하게 이 사람도 보고 저 사람도 보고 그래야 한다. 정치도 그래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실의 정치는 참으로 안타깝다”며 “어제 황우여 위원장에게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본인도 속이야 어떨지야 모르겠지만 ‘맞는 이야기’라고 이야기는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청년들이 느끼는 사회적 압력에 대해 “최소한 제 세대까지만 해도 부모님들은 지금이 아무리 어려워도 내 자식들은 나보다 훨씬 더 나은 삶을 살 것이라고 믿었다”며 “그런데 지금의 청년 세대는 제 자녀들을 포함해서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정치가 해야 할 가장 큰 역할이 희망을 살려내는 것이다.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이 올 것이라고 믿어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며 정치가 이 과정에서 없는 길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최서인(choi.seoin@joongang.co.kr)

2024-05-19

[하현옥의 시선] 도덕적 해이 조장하는 ‘문제적 법안’

나랏돈을 제대로 쓰려는 고민은 사라졌다. 돈을 쓰는 과정에서 빚어질 혼란과 혼선도 무시한다. 정부가 하지 않아야 하는 일과 건드리지 않아야 할 돈에 대한 판단도 흐릿해졌다. 시장 경제 측면에서 ‘문제적’으로 보이는 이런 법안들이 거대 야당의 주도 속 오는 28일 열릴 예정인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통과될 전망이다. 대표적인 ‘문제적 법안’은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한 양곡관리법(양곡법) 개정안과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 안정법(농안법) 개정안이다. 양곡관리법은 쌀값이 폭락하면 팔리지 않은 쌀(초과 생산량)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골자다. 농안법은 쌀과 과일·채소 등 농산물 가격이 기준가격 미만으로 떨어지면 정부가 생산자에게 그 차액을 지급(가격 보장제)하는 게 핵심이다. ‘농산물 가격 안정 심의위원회’가 평년 가격을 기초로 생산 비용과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기준가격을 정하도록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농산물 가격 안정 제도는 최근 농산물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으로 살림살이가 힘든 소비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농가 경영이 안정되면 생산도 안정화돼 농산물 공급을 원활히 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금(金)사과’부터 양배추까지 농산물 가격 급등에 질린 소비자에게 ‘가격 안정’이라는 말은 매력적으로 들린다. 하지만 농안법은 그런 것이 아니다. 소비자 이익이 아닌 생산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저가격제다. 생산자 입장에서 가격 보장 품목으로 정해지면 시장 가격이 아무리 내려가도 괜찮다. 정부가 기준가격과의 차액을 보전해주기 때문이다. 이 경우 생산자의 합리적인 선택은 품질과 무관하게 공급을 늘리는 것이다. 이들 품목의 과잉 생산은 불을 보듯 뻔하다. 가격 보장 품목으로의 쏠림 현상은 농산물 전체의 공급과 가격 구조를 왜곡할 수 있다. 정부가 가격을 보장하면서 기르기 쉬운 높은 작물로 생산자가 움직일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게 쌀이다. 쌀은 기계화율이 99%에 달할 정도로 영농 편의성이 높다. 게다가 양곡법과 농안법으로 ‘묻고 더블로 가’가 가능한 만큼 이미 자급률이 100% 이상인 쌀 생산량이 더욱 치솟을 것이란 게 정부와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반대로 생산자 입장에서 기르기 힘들고 가격 보장 품목이 아닌 농산물 생산은 꺼릴 수 있다. 해당 품목의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급등은 예상 가능한 수순이다. 식자재 전반의 공급과 가격이 불안해질 수 있다. 원재료 값 인상에 따른 자영업자의 타격이 예상되고, 외식업계가 경영 부담을 우려하며 법 개정을 반대하는 이유다. 양곡법·농안법, 시장·정책 왜곡 재정부담 늘고 농업경쟁력 약화 전세사기법은 형평성 논란 우려 더 큰 문제는 돈이다. 정부는 양곡법 등이 시행되면 쌀 보관과 매입에만 매년 3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농안법도 ‘돈 먹는 하마’가 될 수 있다. 한국농촌경제원구원은 5대 채소류에 대해 평년 가격으로 가격보장제를 시행하면 연평균 1조2000억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게다가 가격 보장 품목을 정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가 맞서고 형평성 논란이 빚어지며 품목이 늘게 되면 소요 비용과 예산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재정 부담이 커지는 것이다. 이들 작물 매입에 돈을 쏟아붓다 보면 정작 필요한 농업 관련 정책에 쓸 재정은 부족해진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양곡법과 농안법을 ‘농망법(농업을 망칠 법안)’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 전세 사기 피해자 지원 특별법 개정안도 또 다른 ‘문제적 법안’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 공공기관이 전세 사기 피해자의 전세보증금 반환 채권을 우선 사들여 보상한 뒤 구상권 등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선(先) 구제 후(後) 회수’가 법안의 골자다. 야당은 전세 사기를 ‘사회적 재난’이라고 강조하며 법안 통과를 주장한다. 하지만 사인(私人) 간 거래에서 발생한 피해를 정부가 구제하는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는 데다, 다른 사기 범죄 피해와의 형평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 전세 사기를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청약저축 등으로 조성한 주택도시기금을 사용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 무주택 서민이 잠시 맡긴 돈(청약저축)으로 전세자금 피해자를 직접 지원하면 수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손실이 고스란히 다른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 정부의 이야기다. ‘문제적 법안’의 문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없이 시장 왜곡을 가져올 도덕적 해이를 조장하는 데 있다. 그에 따른 부담은 결국 사회적 혼란과 긴 세금 청구서로 국민에게 날아든다. 야당의 선심성 돈 잔치에 나랏돈이 눈먼 돈, 쌈짓돈이 될 판이다. 하현옥(hyunock@joongang.co.kr)

2024-05-19

[박권의 미래를 묻다] 자연과학에서 수학의 비합리적 효율성

고등학교 동창 2명이 오랜만에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 사람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통계학자가 되어 현재 인구 변화를 예측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사람은 친구에게 ‘가우시안 분포’(Gaussian distribution)라는 공식을 이용하면 인구 변화를 잘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친구는 묻는다. “혹시 이 공식에 들어있는 ‘π’는 원주율이니?” 통계학자는 맞다고 대답한다. 친구는 이상해한다. “도대체 원과 인구가 무슨 상관이지?” 원주율과 인구변화 앞선 내용은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이론물리학자 유진 위그너가 1960년 ‘순수 및 응용 수학 통신’이라는 학술저널에 실린 논문 ‘자연과학에서 수학의 비합리적 효율성’에서 제시한 농담이다. 그렇다면 원주율이 들어가는 공식은 어떻게 인구 변화를 잘 예측할 수 있는 것일까? 조금 더 일반적으로, 수학은 어떻게 우주 삼라만상을 잘 기술할 수 있는 것일까? 자연과학의 도구로서 수학은 우리가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너무 효율적이다. 그동안 수많은 과학자·수학자 그리고 철학자들은 이러한 수학의 비합리적 효율성의 근원에 대해 궁금해 해왔다. 인간 수학은 사실 우주 작동 원리 수학 효율성, 생존 위한 진화 결과 허수, 존재 않는 상상의 수이지만 허수 없인 우주도 설명할 수 없어 여러 가능한 근원 중의 하나는 진화론이다. 진화론에 따르면, 주어진 자연환경에 가장 잘 적응할 수 있는 생명체만이 생존할 수 있다. 우주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은 자연환경에 적응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돌연변이를 통해 우주의 작동 원리를 조금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게 된 생명체는 진화론적 우위를 차지한다. 진화의 정점에 선 인간은 우주의 작동 원리를 가장 정확히 이해할 수 있는 생명체다. 즉, 인간이 수학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 우주의 작동 원리다. 정리하면, 수학의 효율성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결과다. 그럴듯한 설명이다. 그런데 여기 약간의 문제가 있다.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작동 원리가 언뜻 보면 생존에 별 도움이 안 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수로 기술되기 때문이다. 허수와 양자역학 물건을 하나둘 셀 수 있는 기술은 선사시대부터 생존을 위해 매우 유용했을 것이다. 당연한 말 같지만, 물건의 개수는 자연수로 표현된다. 자연수는 덧셈과 곱셈에 대해 닫혀 있다. 다시 말해, 임의의 두 자연수를 더하거나 곱한 결과는 여전히 자연수다. 하지만 자연수는 뺄셈에 대해서는 닫혀 있지 않다. 작은 자연수에서 큰 자연수를 빼면 음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음수는 실제로 존재하는 수인가? 고대 그리스 수학자들은 음의 개수를 가지는 물건은 손에 쥘 수 없으므로 음수는 실제로 존재하는 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음수는 무엇을 빚지는 상황을 기술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개념이다. 비슷하게, 자연수는 나눗셈에 대해 닫혀 있지 않다. 한 자연수를 다른 자연수로 나누면 일반적으로 분수가 나오기 때문이다. 분수는 무엇을 여러 조각으로 나누는 상황을 기술할 수 있는 매우 유용한 개념이다. 분수는 다른 말로 유리수다. 다만, 그 무엇과 조각의 비율이 반드시 분수로 딱 떨어질 필요는 없다. 분수로 딱 떨어지지 않는 비율을 무리수라고 부른다. 무리수의 대표적인 예는 원주율과 2의 제곱근이다. 무리수는 소수점 아래로 아무런 규칙 없이 무한히 이어진다. 우주의 모든 것이 자연수의 비율로 이루어진다고 믿었던 피타고라스학파는 무리수의 존재를 믿지 않았다. 전설에 따르면, 피타고라스 학파는 2의 제곱근이 무리수라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그 사실을 처음 발견한 히파수스를 죽였다. 물론 무리수는 실제로 존재한다. 잘 알다시피 자연수·유리수·무리수, 그리고 그것들의 음수 값들을 모두 묶어 실수라고 부른다. 실수는 ‘실제로 존재하는 수’를 뜻한다. 문제는 실수와 대비되는 허수라는 개념이다. 허수는 제곱한 값이 음수가 되는 수다. 허수는 문자 그대로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상상의 수’를 뜻한다. 잠깐, 수학자들은 도대체 왜 상상의 수, 허수를 만들었을까? 간단하게 말해, 허수는 2차 이상의 방정식의 해가 일반적으로 존재하도록 수의 개념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졌다. 수학자들은 실수와 허수를 아우르는 개념인 복소수를 통해 수많은 아름다운 발견을 이루어냈다. 허수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을지 몰라도 매우 아름답고 유용한 수학적 도구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놀랍게도 우주의 가장 근본적인 작동 원리인 양자역학은 허수가 실제로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강변한다. 양자역학에 따르면, 우주의 모든 것은 파동이다. 이 파동을 기술하는 슈뢰딩거 방정식은 반드시 허수를 필요로 한다. 즉, 만약 허수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아는 우주도 존재할 수 없다. ‘당연함’과 ‘과분’ 사이 허수는 자연과학에서 수학의 비합리적 효율성에 관한 한 예에 불과하다. 다시 한번, 이러한 수학의 비합리적 효율성의 근원은 무엇일까? 물리학자 맥스 테그마크는 책 『맥스 테그마크의 유니버스』에서 우주는 본질적으로 추상적 수학 구조 그 자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자연과학에서 수학이 효율적인 이유는 우리가 물리적 우주를 수학적으로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수학적 우주를 수학적으로 기술하기 때문이다. 결국, 수학의 효율성은 당연한 것이다. 반면, 위그너는 앞선 논문을 다음과 같이 끝맺는다. ‘우리에게 수학의 효율성이라는 기적은 이해 불가능하며 과분하다. 이 기적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이 기적이 계속되기를 바랄 뿐이다.’ 박권 고등과학원 물리학부 교수

2024-05-19

[김두얼의 이코노믹스] 생산 혁신 통한 성장 어려워…경제난에 해외 원조 간절

중·러 외교 밀착 꾀하는 북한 경제 속사정은 지난 1월 1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을 통해 ‘지방발전 20×10정책 (이하 20×10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발전 이십승 십 정책’으로 읽는 이 정책은 매년 20개 군을 선정해서 10년 이내에 현대적 산업공장 설립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중앙일보 2024년 1월 26일자) 현재 북한에는 150개가량의 군(郡)이 있으니, 이 정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늦어도 10년 이내에 모든 군에 순차적으로 공장 설립이 시작될 것이고, 전국에 새로 건설된 현대적 산업공장이 가동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이 정책을 통해 “전국 인민들의 초보적인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계단 비약시키겠다”고 말했다. 1990년대의 식량 위기가 진정된 뒤 2000년대 초부터 10여년간 성장세를 유지하던 북한 경제는 대북 제재로 인한 무역 중단과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인한 봉쇄 등으로 인해 지난 수년간 심각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2022년 1인당 국민총소득은 한화 143만원 혹은 1000달러 남짓으로 한국의 3.4% 수준으로 추정된다. 특히 경제 사정은 지방 혹은 농촌 지역이 훨씬 나빠서 김정은 위원장 스스로 “지방 인민들에게 기초식품과 식료품·소비품을 비롯해 초보적인 생활필수품조차 원만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이 “오늘날 우리 당과 정부에 있어서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심각한 정치적 문제”라고 토로할 정도다. 대북 제재·코로나 봉쇄로 침체 국민 1인당 소득 143만원 수준 열악한 인프라, 인구 이동 통제 평양과 지방의 이중구조 심각 ‘규모의 경제’ 도모하기 어려워 군 단위 지역 개발 사업에 박차 주목할 점은 북한 정부가 지방 경제 활성화와 지방 거주 인민의 생활 수준 개선을 위한 정책을 고안하고 추진하는 방식이다. 동일한 정책 목표를 달성함에 있어서도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는데, 모든 지역에 일정한 숫자의 공장을 짓는 형태의 정책을 채택한다는 사실은 북한 관련 정보가 극도로 제한된 상황에서 북한의 중앙과 지방 간의 관계가 어떤지, 경제 발전을 위한 정책을 수립함에 있어 북한 정부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극적으로는 북한 경제가 과연 현재 처한 문제를 극복해 나아갈 수 있을지 가늠해 볼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해 준다. 군 단위 자립 경제 체제인 북한 북한 경제의 지리적 양상 또는 지역 분포를 이해하는 데에는 크게 세 가지 정책적 요소가 중요하다. 첫째는 인구의 지리적 이동에 대한 통제다. 북한에서는 국민이 어디서 살지를 정부가 정한다. 즉 거주 이전의 자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러한 통제는 정부가 사회주의적인 계획을 통해 국토의 균형 잡힌 활용과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에 기반한 것이지만, 정치적 행동 등을 통제해서 사회 안정을 도모한다는 목적도 담고 있다. 둘째는 평양과 지방 간 격차다. 북한 정부는 평양에 다른 어떤 지역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기반 시설 등을 마련했고, 당에 대한 충성심이 높은 사람만이 이곳에 살 수 있도록 허용해 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석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평양을 제외한 북한의 평균소득 수준은 약 1000달러 수준인 데 비해, 평양은 이보다 3배나 높은 30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평양과 지방 간에 이중 구조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셋째는 군(郡) 단위의 자립 경제 체제다. 북한은 한국전쟁이 진행 중이던 1952년에 행정구역을 개편했는데, 핵심은 모든 군이 인구 10만~20만 수준의 규모가 되도록 군의 지리적 경계를 조정한 것이다. 이 조치는 기본적으로 북한의 국토를 독립적으로 생존할 수 있는 단위의 집합체로 개편하기 위한 것이었다. 즉 한국전쟁 중에 북한 영토의 대부분을 한국군에게 점령당했던 경험에 비춰 김일성은 각 군이 어떤 위기 상황에도 식량이나 기본 생필품을 스스로 조달해서 생존할 수 있는 체제를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행정구역을 개편한 뒤, 각 군이 기본적인 농산품이나 공산품을 자체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생산 시설을 설립하는 정책을 기획했다. 군 공장 건설 사업은 이런 맥락에서 나온 정책이다. 북한은 1958년에 각 군에 4~5개씩의 생필품 공장을 건설해 전국적으로 1000여개의 지방 공장을 한 해 동안 만드는 사업을 추진했다. 1950년대 말에 완료된 농업 부분의 협동조합화와 더불어 이 정책은 각 군이 식량과 기초적인 생필품을 스스로 조달할 수 있는 단위로 자리 잡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후에도 북한은 유사한 정책을 여러 차례 시행했는데, 20?10정책은 이런 전통적인 정책이 다시 한번 등장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의 경제 고려치 않은 비효율적 정책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경제 정책을 보면 나라마다 고유한 특성이나 방향이 있다. 북한식 지역 경제 정책은 군을 기본단위로 해서 각 군에 유사한 수준으로 생산 시설을 배분함으로써 자급자족 체제를 구축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전략이 생필품의 원활한 공급이나 지방경제의 낙후성 개선 나아가 국가 경제의 발전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가 여부다. 간장 공장의 예를 들어 보자. 20×10정책에 따르면 각 군에 소규모 간장 공장이 하나씩 들어서게 되는데, 각 군은 자기 지역에서 생산된 콩을 이용해서 간장을 만든 뒤 자기 군 군민들에게 공급해 소비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런 자급자족 방식 대신 어떤 지역에 대규모 간장 공장을 만든 뒤, 여기서 만든 간장을 전국에 제공하는 방식을 택할 수도 있다. 후자와 비교할 때 20×10정책과 같은 방식의 가장 큰 문제는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를 도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간장을 생산하는 데에는 여러 가지 시설이나 기계가 필요한데, 1t의 간장을 생산하는 공장 100개를 짓는 것보다는 100t을 생산하는 공장 하나를 짓는 것이 시설과 기계 등을 보다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경우가 많다. 북한의 생필품 관련 정책은 전통적으로 규모의 경제를 무시해 왔으며, 심지어는 대규모 공장을 짓는 것이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김일성 주석은 1982년 한 회의 석상에서 “가령 평양에서 장을 만들어 산간벽지에까지 가져다주려면 콩을 실어다가 장을 만들고 그것을 다시 실어다 주자니 결국 이중으로 수송을 해야 한다. 그러나 지방에서 나는 원료를 가지고 직접 현지에서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들어 그곳 인민들에게 공급하면 이런 수송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군 단위의 분산형 생산 방식이 보다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음을 보여준다. 자원과 인력 이동 어려워 성장 제약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는 공장의 건설은 큰 공장을 설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단순히 대규모 설비와 많은 기계를 갖춘 큰 공장을 만든다고 해서 규모의 경제를 자동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요인이 결합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두 가지는 필수 전제조건이다. 첫째는 자원의 원활한 이동이다. 대규모 간장 공장을 가동하려면 많은 양의 콩이 필요하다. 공장이 설립된 인근 지역의 콩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전국 각지로부터 콩을 실어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교통 인프라가 갖춰져야 한다. 물론 교통망은 생산품을 전국각지로 보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그러나 북한은 도로와 철도 인프라가 매우 낙후돼 있기 때문에, 이러한 원료 공급이나 상품 배송이 원활하게 이뤄지기 어렵다. 이는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제 침체로 교통 인프라의 보수나 건설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탓이 크다. 하지만 애당초 군 단위 자급체제를 추진하다 보니, 교통망 건설 자체를 도외시한 점도 중요하게 작용하고 있다. 둘째는 노동력이다. 대규모 공장이 작동하려면 양질의 인력이 공급돼야 한다. 그런데 인구 이동을 통제하는 북한의 지역 정책은 이러한 인력 공급을 저해한다. 정부가 인력을 강제로 재배치하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지역의 인구가 늘어나는 것은 주택·학교 등 여러 가지 제반 시설의 공급이 수반돼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정부가 계획해서 추진하는 것 나아가 이를 주민의 큰 불만이나 고통 없이 진행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해외 원조는 일시적 방편에 불과 북한이 지난 수십 년간 실패를 반복해 왔음에도 또다시 과거와 같은 정책에 20?10정책이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여서 추진하는 데에는 이런 말 못할 속사정도 작용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 현재와 같은 사회 기반 시설과 사회 통제 체제를 혁신적으로 고치지 않는 한 근대적 경제성장을 제대로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을 실시할 수 없다 보니, 주어진 상태에서 도모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 그러나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수단을 쓸 수밖에 없으리라는 뜻이다. 이런 문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집권 이후 계속 반복됐는데, 20?10정책은 그중 하나인 셈이다. 결국 생산 혁신을 통해 경제난을 해결하는 것이 어려울 때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법은 외국으로부터 원조를 받는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를 무릅쓰고서라도 북한이 최근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외교정책에 심혈을 기울이는 근저에는 이러한 경제 상황이 작용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해외 원조는 어려움을 일시적으로 완화할 뿐, 근본적 해결은 가져다주지 않는다. 북한 경제의 앞날이 어두워 보이는 이유다. 김두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서울리뷰오브북스 편집위원장

2024-05-19

[김병필의 인공지능 개척시대] 멀티모달리티 인공지능

지금 인공지능(AI) 분야 트랜드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단연 ‘멀티-모달리티’를 손꼽을 수 있다. ‘모달리티(modality)’란 우리가 AI와 정보를 주고받는 방식을 말한다. 원래 전문 용어였지만 이제 널리 쓰이는 표현이 되었다. ‘멀티-모달리티’란 AI가 다양한 소통 방식을 지원한다는 뜻이다. 글로 입력하고 글로 답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말·동영상·3D 정보 등 다양한 형태로 소통하는 것이다. 지난주 OpenAI와 구글은 모두 새로운 멀티-모달리티 기능을 갖춘 AI를 발표했다. 이용자가 일일이 입력할 필요가 없이 마이크 버튼을 눌러 말을 걸면 AI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켜서 칠판에 적힌 문제를 보여주면 척척 풀어낸다. 우리 삶을 크게 바꿔 놓을 기세다. 글·음성·동영상 모두 소통하는 인간 같은 AI 시대 성큼 다가서 성능 관건은 고품질 학습 데이터 인간 창작자와 AI 공존해 나가야 가장 인상적이었던 시연은 시각 장애인이 AI를 활용하는 모습이었다. 그가 스마트폰에서 AI 앱을 실행해 주변을 보여주니, AI는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음성으로 안내해 주었다. 택시를 타겠다고 하니, 마침 빈 택시가 오고 있다고 알려 주었다. 덕분에 문제없이 빈 택시를 잡아탔다. 시연 장면 속 시각 장애인 옆에는 사랑스러운 모습의 보조견이 앉아 있었다. 하지만 보조견보다 훨씬 똑똑하고 유능한 AI 보조자가 그를 도운 것이다. 이러한 발전은 기술적 측면에서도 큰 진전으로 평가된다. 가장 놀라운 점은 단 하나의 AI 모형이 여러 모달리티를 통합하여 처리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문자, 음성, 영상 정보 처리용 AI는 각기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구현되었다. 가령, 과거에는 AI와 말로 대화를 나누려면 적어도 세 가지의 AI를 별도로 구축해야 했다. 음성을 문자로 전환하는 AI, 문자 입력에 대해 문자 답변을 생성하는 AI, 생성된 문자를 음성으로 전환하는 AI이다. 이들을 하나로 합치는 작업은 간단치 않았다. 그런데, 2020년을 전후하여 통합형 AI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발표되기 시작했다. 그 핵심은 대규모 언어처리 AI를 기반으로 다른 정보 처리 역량을 통합하는 것이다. 멀티-모달리티를 지원하는 AI는 영상이나 음성을 잘게 쪼개 단어와 유사한 형태로 변환한다. 그러면 대규모 언어처리 AI가 영상과 음성도 마치 글인 양 함께 처리할 수 있다. 그 결과, 입력 정보의 모달리티마다 별개의 AI 모형을 구축할 필요가 없게 된다. 인간 뇌와 비교해 보면 자연스러운 발전이다. 우리 뇌는 오감을 통해 들어온 정보를 통합해 처리한다. 고향 음식 냄새를 맡으면 고향 집 풍경이 떠오르고, 어릴 적 즐겨 듣던 동요를 들으면 친구 모습이 떠오른다. 이제 AI도 인간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형태의 감각을 한데 모아 처리할 역량을 갖추게 되었다. 그 덕분에 여러 상황에서 AI를 유용하게 활용할 가능성이 크게 열리고 있다. 문제는 학습 데이터다. 문자, 영상, 음성 등 다양한 정보를 통합해 처리하려면 AI 용량도 커지기 마련이다. 그만큼 더 많은 학습 데이터가 필요하다. 현재의 AI는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를 긁어모아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 무한히 많아 보이지만 한계가 있다. 최근 한 AI 분석기관의 추정에 따르면 고품질 텍스트 데이터는 2026년 이전에 고갈될 수 있고, 이미지 데이터도 2030년대 후반에 이르면 부족해질 수 있다고 한다. 현재와 같이 AI 용량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추세가 계속된다면, 학습 데이터가 고갈되는 시점도 머지않아 도래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기술적 해법으로 AI가 생성한 데이터를 활용해 다시 AI를 학습시키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AI의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우수한 AI를 학습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인간이 창조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러다 보니 좋은 품질의 AI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얼마 전 OpenAI가 권리자의 허락 없이 백만 시간이 넘는 유튜브 영상을 내려받아 GPT-4 학습에 사용한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된 바 있다. AI 학습을 위해 그 창작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지는 법적 다툼이 이어지고 있다. 금방 명쾌한 결론이 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앞으로 인간이 창작한 고품질 학습 데이터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인간 창작자와 AI 산업이 조화롭게 공존해야 멀티-모달리티 AI가 발전해 나갈 수 있다. AI가 인간 창작자를 모두 대체해 버린다면 머지않아 AI 성장도 멈출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인간이 AI의 도움을 얻어 더 활발하게 창작 활동을 한다면 AI의 발전도 계속 이어질 수 있다. 인간 창작자와 AI는 서로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상생 관계에서 협업하는 관계에 있음을 기억하자. 김병필 KAIST 기술경영학부 교수

2024-05-19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 ♥임수향 정체 알고 직진 플러팅[Oh!쎈 종합]

[OSEN=오세진 기자] ‘미녀와 순정남’ 지현우가 임수향의 정체를 깨달았다. 19일 방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극본 김사경/ 연출 홍석구, 홍은미/ 제작 래몽래인)에서는 김지영(박도라, 임수향 분)의 정체가 박도라란 걸 알게 된 고필승(지현우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장수연(이일화 분)의 딸 공마리(한수아 분)는 고필승에게 푹 빠진 모습을 보였다. 다짜고짜 고필승의 번호를 알려달라는가 하면, 아니라면 그 집에 찾아가겠다고 떼를 썼다. 장수연은 안 그래도 남편인 공진택(박상원 분)이 마리를 필승과 이어주려고 했던 것 때문에 마리를 막아 세웠다. 그러나 꿍꿍이가 있는 홍애교(김혜선 분)는 마리에게 “선영이 아들을 좋아했어? 그럼 알려줘야지”라면서 옳다구나, 냅다 고필승의 집이자 고필승의 모친 김선영(윤유선 분)의 집을 알려주었다. 마리는 그곳에서 하루 꼬박 보냈고, 장수연은 예민하게 반응했다. 이에 홍애교는 “마치 선영이 아들이랑 마리랑 절대 되면 안 되는 것처럼 구는 이유가 뭐냐”라고 말하는 것에 장수연은 움찔거리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고필승은 박도라의 정체를 의심했다. 자신을 구해주고 쓰러진 박도라가 의심스러웠던 것이다. 즉 김지영이란 이름의, 죽은 사람이자 헤어진 연인인 박도라랑 너무나 닮은 자신의 스태프가 쓰러지자 고필승은 의심스러운 손길로 박도라의 발목 안쪽을 확인했다. 발목 안쪽에는 문신이 그려져 있었다. 해당 문신은 이들이 연인일 때 박도라가 제안하여 함께 새긴 것으로, 고필승의 발목 안쪽에는 달로 된 문신이 있었던 것이다. 이에 고필승은 지체없이 김지영의 고향으로 달려가 사실을 확인하고자 했다. 지영의 할머니는 “지영이가 그런 얘기까지 말한 거냐. 그러면 이왕지사 솔직히 말하겠다. 지영이가 몹쓸 사고로 사고 이전의 기억은 아무것도 없다. 그때 우리 지영이 기억상실증이다. 거기다 얼굴도 다 갈아엎었다”라고 말했지만 "내 손녀가 맞다"라고 말해 고필승을 실망케 만들었다. 그러나 반전이 일어났다. 마을 주민이 “지영이 걔가 사고로 기억 잃고 얼마나 착해졌는데요. 할머니 속을 얼마나 썩였는대요. 그런데 걔가 살아 돌아와서 동네 소문이 이상하게 났다. 걔 얼굴이 싹 다 바뀐 거다. 지영이가 아니더라”라고 한 말에 힘을 얻은 고필승은 그 길로 박도라의 친모인 백미자(차화연 분)와 김지영의 유전자 검사를 실시했다. 두 사람은 친자 관계가 맞았다. 박도라가 살아있는 걸 알게 된 그는 그대로 오열을 쏟아냈다. 이내 눈물을 닦은 고필승은 연거푸 “진짜 병원을 안 가도 되겠냐. 진짜로 괜찮냐. 정말 필요하면 더 말해요. 꼭이에요, 꼭”라며 김지영을 찾아갔다. 이어 김지영에게 카풀을 제안하거나 좋아하는 음식을 묻고는 그 음식이 자신이 아는 음식임이 확인되자 혼자 웃는 등 고필승은 김지영이 보기에 수상쩍은 행동을 이어 갔다. 김지영은 “왜 이렇게 쳐다보는겨? 돌멩이도 설레겠네. 감독님 보기를 돌 보듯 보기로 했는데! 환장하겄네!”라며 흔들리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고자 기를 썼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KBS 2TV 주말드라마 ‘미녀와 순정남’ 오세진(osen_jin0310@osen.co.kr)

2024-05-19

[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국가와 정보

요즘 네이버의 라인야후 지분 매각 문제로 여론이 뜨겁다. 일본의 대표 메신저 플랫폼인 라인은 한국의 네이버에서 개발되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야후와 합병해 출범한 기업이 라인야후다. 지난해 일어난 개인정보 데이터 유출사건을 빌미로 일본 정부가 ‘국가 안보’ 차원에서 네이버 지분 관계 정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한국에서는 우리가 개발한 ‘토종 상품’을 일본에 빼앗긴다는 우려로 시끄럽다. 한국 기업이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한 유일한 사례가 몽땅 일본으로 넘어갈 가능성을 두고 일제 강점기에 따르는 집단기억의 트라우마가 되살아온다. 한편으로는 우리나라 정부가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도 많아 역사·경제·정치적인 사연이 복잡하게 얽힌 사태로 부상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도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을 놓고 비슷한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미국 하원은 ‘틱톡 금지 법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6개월 내 틱톡 모회사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1억7000만 명의 사용자를 가진 미국 틱톡 서비스를 비중국 업체에 매각하지 않으면 틱톡 사용을 아예 금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이 법안 역시 국가 안보 차원에서 미국 국민의 개인 정보 및 사용 데이터를 ‘적국’인 중국 정부로부터 보호한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다. 디지털 시대에 들어서며 복잡한 정치적인 문제들이 디지털 현실의 가상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판을 치는 우리의 미래는 결국 데이터의 경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 봐도 근대국가의 형성은 통계적 데이터를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이것은 바로 통계학 (statistics)의 어원이 국가·정부(state)와 같은 라틴어(status)에서 비롯된 이유다. 정보 시대 정치의 핵심은 이러한 사태를 주체적으로 해결해나가는 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2024-05-19

'땡큐 쿨루셉스키'손흥민, 통산 3호 10-10 달성→드록바·살라와 동률...최종전서 선제골 AS(전반 진행 중)

[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마지막 경기에서 '10골-10도움' 달성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20일 0시(한국시각) 영국 셰필드의 브라몰 레인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PL) 38라운드 최종전에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맞붙고 있다. 전반이 진행 중인 현재 토트넘이 1-0으로 리드 중이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손흥민-데얀 쿨루셉스키-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파페 사르-로드리고 벤탄쿠르, 미키 반 더 벤-라두 드라구신-크리스티안 로메로-페드로 포로,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선발로 나섰다. 셰필드는 3-5-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벤 브레레톤 디아스-카메론 아처, 맥스 로우-벤 오스본-올리 아블라스터-구스타보 하머르-제이든 보글, 잭 로빈슨-오스턴 트러스티-아넬 아흐메드호지치, 웨스 포더링엄이 먼저 출격했다. 초반부터 셰필드가 몰아붙였다. 토트넘은 전반 3분 드라구신의 실수로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브레레톤의 슈팅이 빗나갔다. 전반 10분엔 브레레톤의 슈팅이 골대에 맞기도 했다. 다만 느린 화면상에선 오프사이드 위치로 보였다. 위기를 넘긴 토트넘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전반 14분 반 더 벤이 왼쪽에서 공을 뺏어낸 뒤 아크 부근으로 공을 보냈다. 손흥민이 내준 공을 쿨루셉스키가 멋진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골망을 갈랐다.  이로써 리그 10번째 도움을 추가한 손흥민은 17골 10도움으로 3시즌 만에 10골-10도움을 달성했다. 동시에 PL 역사상 10골-10도움을 통산 3회 기록한 6번째 선수가 됐다. 앞서 웨인 루니(5회), 에릭 칸토나, 프랭크 램파드(이상 4회), 디디에 드록바, 모하메드 살라(이상 3회)가 해당 기록을 세웠다. 물론 손흥민에게 10-10 클럽은 그리 낯선 일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19-2020시즌(11골 10도움) 아시아 선수 최초로 10-10클럽에 가입했고, 2020-2021시즌에도 17골 10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올 시즌에도 일찌감치 9도움을 쌓았지만, 시즌 막판 동료들의 결정력 부족으로 마지막 하나를 추가하지 못했다. 다행히 최종전에서 쿨루셉스키가 해결사로 나서줬다. 그 덕분에 오래 기다렸던 손흥민의 3번째 10-10도 현실이 됐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고성환(finekosh@osen.co.kr)

2024-05-19

[중국읽기] ‘중국의 대만’ vs ‘세계의 대만’

라이칭더(賴淸德·65)가 오늘 대만의 새 총통에 오른다. 중국의 심사는 불편하다.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우선 대만의 민심이 갈수록 통일에서 멀어지는 양상이다. 대만국립정치대학 선거연구센터가 지난 2월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통일을 바라는 대만인은 7.4%에 불과했다. 반면 독립 지지는 25.3%에 달했다. 61.1%의 다수는 현상유지를 선택했다. 이런 구도 속에서 총통 선거를 하다 보니 독립 성향의 민진당이 이기기 쉽다. 라이칭더는 전임 총통 차이잉원(蔡英文)보다 더 강경한 독립주의자다. 중국이 말하는 ‘중국의 대만’이 아닌 ‘세계의 대만’이라고 주장한다. 중국의 조국통일 방침에 대한 분명한 반대 의사 표시다. 미래는 어떨까? 중국 입장에선 더 암담하다. 라이의 러닝메이트가 돼 부총통에 오른 샤오메이친(蕭美琴)을 보면 짐작할 수 있다. 1971년생 샤오는 아버지는 대만인, 어머니는 미국인, 태어난 곳은 일본이다. 중국은 대만에 늘 같은 핏줄임을 강조한다. 한데 샤오는 어떻게 생각할까? 베이징보다 워싱턴이나 도쿄를 더 친근하게 여길 수 있겠다. 중국의 속내가 불편한 또 다른 원인은 대만의 민주화에 있다. 라이는 자신의 당선을 “대만이 민주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서 민주주의 편에 서기로 한 것”이라며, 국제적으로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한다. 또 2300만 대만인의 뜻을 받들어 대만의 앞날을 열겠다고 말한다. 이는 14억 중국인 전체가 아니라 그 10%도 안 되는 공산당원의 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중국에 대한 비판이다. 라이는 내각 구성에서도 성숙한 민주국가의 패턴을 보여준다. 국방부장에 유명 변호사 출신의 구리슝(顧立雄)을 임명했다. 문인(文人)에게 국방을 맡긴 것인데, 국방을 단순 군사문제가 아니라 정치문제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또 외교부장으로는 중국의 촌민자치를 연구했던 학자 출신의 린자룽(林佳龍)을 택했다. 대만 최고 정보기관인 국안국(國安局)의 수장 역시 군 출신이 아니라 학자 출신의 차이밍옌(蔡明彦)을 임명해 문민 통치의 냄새를 물씬 풍겼다. 국가안보를 앞세워 단속과 통제의 고삐를 조이는 중국과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중국은 2004년 대만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이 총통에 재선됐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대만의 민주화 로드맵이 장차 공산당의 권력 독점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라이의 취임식을 보는 중국 공산당의 속내가 20년 전과 별반 다를 것 같지 않다. 유상철(you.sangchul@joongang.co.kr)

2024-05-19

'슈돌' 최민환, 母 황혼 육아에 감사 이벤트 [Oh!쎈 종합]

[OSEN=오세진 기자] ‘슈퍼맨이 돌아왔다’ 최민환이 모친을 위해 특별한 어버이날 이벤트를 준비했다. 19일 방영한 KBS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돌’)에서는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는 문희준, 펜싱 선수 김준호 그리고 FT아일랜드 최민환의 모습이 그려졌다. 문희준은 웬일로 아들 희우와 딸 희율(잼잼)과 함께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문희준은 잼잼에게 총무를 맡겼고, 잼잼은 기특하게도 총무 일을 훌륭하게 해내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불러일으켰다. 김준호는 큰아들 은우가 겁이 많다면서 이것저것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은우는 겁을 먹긴 했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둘째 정우는 돌을 맞이해 다음 화 예고에서 돌잔치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민환은 오랜만에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빠가 하는 일이 뭐냐는 질문에 “아빠는 드럼이지”, “아빠 공연 잘했어”라며 아바의 기를 팍팍 세워주는 답을 한 아이들. 현재 최민환은 해외 투어 중이었다. 문희준은 “기회 있으면 아이들이 보면 하고 싶다고 생각하겠다”라고 물었다. 그러자 최민환은 “저는 안 보여주고 싶다. 가수 안 시키고 싶다. 쉬운 길은 아니다”라며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최민환은 “물론 하고 싶다고 하면 시키긴 할 거다”라고 말해 남다른 부성애를 드러냈다. 최민환은 모친에 대한 애틋함을 드러냈다. 현재 싱글 파파인 그는 한 번 해외 투어가 시작된 이상 한 번 출국하면 열흘 넘는 기간 동안 집을 비워야 했다. 큰아들 재율이 아무리 의젓하다고 해도 7살밖에 되지 않았기에 보호자의 손길이 꼭 필요한 나이였다. 쌍둥이인 아윤과 아린은 그보다 더 어렸다. 최민환은 “제가 공연을 가면 어머니께서 돌봐주신다. 아버지께서 시골에 계셔서 이번에는 어머니께서 아이들을 데리고 아버지 댁을 가서 2주 동안 돌봐주셨다. 사실 어머니께 아버지께 정말 감사하고 죄송하다. 어머니 아니었으면 이렇게 공연을 못 다녔을 거다”라면서 이날 어버이날 이벤트를 준비했다. 아윤과 아린은 직접 카네이션을 만들었다. 어지간히 잘 만든 수준이 아니라 정말 파는 것처럼 고운 카네이션에 패널들 모두 입을 쩍 벌렸다. 직접 편지를 쓰는 아이는 바로 재율이었다. 제이쓴은 “재율이는 몇 살인데 한글을 저렇게 잘 쓰냐”라며 감탄했다. 최민환은 “현재 7살이다. 재율이는 5살부터 한글을 쓸 줄 알아서 저렇게 곧잘 편지를 쓴다”라고 말해 패널들의 부러움을 샀다.  최민환의 모친은 직접 카네이션 분장을 하고 나타난 아기들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최민환은 “아이 셋을 케어하는 게 쉽지 않다. 어머니는 괜찮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쉽지 않다고 한다. 어떤 말로도 감사가 부족하다”라면서 “이번에는 마음을 어떻게 전하면 좋을까 싶었다. 케이크에 자그맣게 글을 적어서 올렸다. 표현을 잘 못하는 아들이다 보니 이렇게 표현했다”라며 레터링 케이크를 내밀었다. 이에 모친은 “안 힘들다고 하면 거짓말인데, 손주 보는 낙이 있다”라며 부모, 또한 조부모로서의 너른 마음의 답변을 남겼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KBS2TV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 오세진(osen_jin0310@osen.co.kr)

2024-05-19

[김봉렬의 공간과 공감] 리베르타스의 아름다운 도시국가, 산마리노

이탈리아 반도에는 3개의 국가가 존재한다. 거대국가인 이탈리아, 세계 최소국 바티칸 시국(市國), 그리고 세 번째로 작은 산마리노 공화국이다. 산마리노 공화국은 인구 3만4000명, 서울시 면적의 10분의 1인 미니 국가지만, 엄연한 UN 가입국이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입헌 공화국이다. 301년 크로아티아 출신의 석공 성 마리누스가 로마의 종교 박해를 피해 티타노 산에 기독교 공동체를 이룬 게 이 나라의 기원이다. 그는 공동체의 독립, ‘리베르타스’를 유언으로 남겼다. 1849년 이탈리아 통일 독립 전쟁 때, 국민 영웅 가리발디는 오스트리아군에 밀려 이곳까지 피신했다. 산마리노 시민들은 죽음을 무릅쓰고 그의 군대를 보호해 통일 전쟁에 공헌했고, 그 대가로 자유와 독립을 지킬 수 있었다. 초기부터 로마식 집정관제 공화정치를 채택했다. 현재 임기 6개월의 2인 집정관이 국가의 공동 수반으로, 입법부인 60명 정원의 대평의회에서 선출된다. 복수제와 짧은 임기는 독재를 막는다는 취지이며, 6개월 단위의 취임식은 이 나라 최대의 관광상품이기도 하다. 200여 명의 군도 대부분 위병과 의장대로 홍보와 관광 목적이 우선이다. 관광산업이 국가 경제의 50%를 차지하며 특히 세계적 컬렉션 대상인 우표와 화폐가 주요한 수출품(?)이다. 신기한 역사와 체제를 모르더라도 산마리노는 자연의 장엄함과 중세도시의 아름다움으로 충만하다. 험준한 바위산의 세 봉우리에 각기 요새와 감시탑을 세웠고 성벽으로 연결했다. 산악지대에 조성된 올드타운은 구불거리는 도로와 골목들, 시간의 흔적이 역력한 오래된 건물들, 그 속에서 평온한 시민들의 일상으로 가득하다. 숱한 훼손과 복구 과정에서도 ‘역사지구의 중세화’를 위한 노력 끝에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산마리노의 국기에는 3개의 요새 그림 밑에 ‘LIBERTAS’라 적혀있다. 시종일관 독립의 열망이 연간 400만이 방문하는 관광 강소국을 만든 것이다. 김봉렬 건축가·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2024-05-19

"이란 대통령 탄 헬기 '비상착륙'…구조대 급파, 생사확인 안 돼"

에브라힘 라이시(63) 이란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가 19일(현지시간) 비상착륙해 구조대가 급파된 것으로 전해졌다. 안개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확한 사고 원인은 물론 라이시 대통령의 신변 이상 여부에 대해서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란 국영 통신 IRNA 등 현지 언론들은 이날 라이시 대통령이 이란 북서부 동아제르바이잔주(州)에서 헬기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국영TV는 사고 발생 지역이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km 떨어진 아제르바이잔과의 국경에 있는 도시 졸파 인근이라고 전했다가 이후 그보다 더 동쪽에 위치한 마을인 우지 인근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시 대통령 일행을 태운 헬기는 총 3대였는데, 2대는 무사했으나 1대가 비상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착륙한 헬기에 라이시 대통령이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일행 중에는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 등 다수 관료들도 포함됐다. 아마드 바히디 내무장관은 국영TV 인터뷰에서 “다양한 구조대가 해당 지역으로 이동 중이지만 날씨가 좋지 않고 안개가 짙기 때문에 수색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 관계자는 로이터통신에 “헬기 추락으로 라이시 대통령과 압돌라히안 외무장관의 생명이 위태롭다”며 “우리는 여전히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지만 현장에서 나오는 정보는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라이시 대통령을 위해 기도할 것을 촉구하는 글을 올렸고, 이란 현지 매체들은 이란 국민들이 기도하는 모습을 방송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이날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국경 인근에 건설한 아라스강의 댐 준공식에 참석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준공식에서 “적들은 이란과 아제르바이잔의 관계 발전을 보고 싶어하지 않지만, 우리는 공통으로 경제 발전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다양한 종류의 헬리콥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국제 제재로 인해 부품을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란의 군용 항공기는 대부분 1979년 이슬람 혁명 이전에 만든 것이라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란 내 대표적 강경 보수파인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 2021년 8월 제13대 이란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이슬람 원리주이자인라이시 대통령은 사법부 수장을 지냈으며, 핵무기 개발 등 반(反) 서방 기조를 강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AP는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제자로 여겨지며 일부 분석가들은 라이시 대통령이 하메네이의 뒤를 이어 최고지도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고 전했다. 이승호(wonderman@joongang.co.kr)

2024-05-19

[나가이 시게토의 마켓 나우] 일본경제 판가름할 IT 투자, 문제는 인력

일본의 노동력 부족 문제가 점점 더 심각해지고 있는 가운데, 임금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고 있다. 동시에 노동력 부족은 공급 측면에서 성장을 더욱 제약하고 있다. 앞으로 생산성을 높이지 않는 기업은 궁극적으로 임금 인상을 더는 감당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점점 더 많은 수의 기업들이 정보기술(IT)에 사활을 걸고 있다. IT는 노동력 투입을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여러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통적으로 IT 투자에 소극적이었던 중소기업을 포함한 많은 기업이 최근 IT 투자 의지가 강해졌다. 성공적으로 채택된다면, IT 기술은 노동력 수요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은 기존 업무를 자동화하고 간소화하여 중기 성장 전망을 개선할 수 있다. 도입 속도에 따라 생성형 AI는 2032년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선 대비 1.8~4%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AI 투자가 기업들의 성공을 반드시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AI 투자에도 불구하고 단기적으로는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수 있다. 인적 자본과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여러 해가 걸릴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없더라도 상당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 또한 모든 국가가 AI가 가져올 혜택을 동일하게 누리는 것은 아니다. 국가 간 AI 혜택 격차를 만들어내는 요인으로는 AI를 구현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진 인적 자본의 규모, 그리고 경제에서 자동화가 가능한 서비스 부문의 비중과 같은 것들이 있다. 생성형 AI를 포함한 IT 투자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일본 경제의 경우 가장 우려되는 문제는 IT 인력 부족이다. IT 서비스와 제품을 공급하는 기업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기업들도 대부분 자사의 비즈니스 전환에 필요한 적절한 IT 투자를 실행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 특히 심각한 노동력 부족과 낮은 생산성에 시달리는 중소기업의 경우 IT 인력 부족 문제가 더욱 걱정스럽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며 노동자 재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의 IT 능력을 개발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특히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환경을 따라가지 못하는 노년층 인력에 IT기술을 재교육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촉박하다. 지난 수십 년간 일본에서 지속된 디스인플레이션 균형이 임금 인플레이션 압력 때문에 최종적으로 깨질지는 앞으로 몇 년 안에 판가름날 것이다. 나가이 시게토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일본 대표·전 일본은행 국제국장

2024-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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