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미국, 우크라전 3주년 맞아 '러시아 침공' 입도 안뗀다(종합)
단독 제출한 유엔 결의안에 '침공·영토보전' 등 언급 없어 러 "좋은 움직임"…전문가 "우크라 배신·EU 조롱·국제법 경시"
단독 제출한 유엔 결의안에 '침공·영토보전' 등 언급 없어
러 "좋은 움직임"…전문가 "우크라 배신·EU 조롱·국제법 경시"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서혜림 기자 =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아 러시아를 규탄하기 위한 유엔 결의안에 이름을 올리는 대신 별도 결의안을 제출했다.
초안에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러시아의 '침공'(aggression) 대신 양국의 '분쟁'(conflict)으로 기술됐다. 우크라이나의 영토 주권에 관한 언급도 빠졌다.
로이터·AFP 통신은 21일(현지시간) 미국이 유럽 동맹국과 별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자체 결의안을 유엔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가 확보한 결의안 초안에 따르면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 대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또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territorial intergrity)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영토 보전이란 한 국가의 영토를 외부 세력이 침해할 수 없다는 국제법상 원칙을 말한다.
이와 관련, 복수의 외교 소식통은 AFP에 이번 결의안에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언급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결의안은 러시아-우크라이나 분쟁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를 애도하고 유엔의 주요 목적은 국제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며 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데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분쟁의 신속한 종식을 바라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 지속적인 평화를 촉구한다고 돼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미국은 평화의 길 모색을 위해 모든 회원국이 지지하기를 권고하는 간명하고 역사적인 결의안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결의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자세히 언급하지 않았다. 이 결의안은 65개 단어로 된 짧은 문안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결의안에 대해 바실리 네벤자 주유엔 러시아 대사는 "좋은 움직임"이라며 환영의 뜻을 표했다.
국제분쟁 전문 싱크탱크 국제위기그룹(ICG)의 유엔 전문가 리처드 고완은 "러시아의 침략을 규탄하지 않거나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이런 문안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배신이자 EU에 대한 조롱, 국제법 경시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조속한 종식을 바라는 많은 국가들조차 미국이 유엔 헌장의 핵심 요소를 무시하고 있다는 우려를 가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럽연합(EU)이 작성한 결의안 초안에는 '침공'이라는 표현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EU가 마련한 유엔 결의안의 문구도 올해는 이전보다 다소 수위가 낮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쟁 발발 직후 채택된 유엔 결의안은 '러시아 연방의 침공을 가장 강력한 용어로 규탄한다'고 직접적으로 비판하고 있지만 올해는 러시아의 적대적 행위 중단을 촉구하고 우크라이나 평화 달성을 위한 외교적 노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등 다소 완화된 표현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유엔은 오는 24일 총회를 열고 EU가 마련한 결의안에 대해 투표를 진행하기로 했다.
미국이 별도로 마련한 결의안에 대한 표결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미국은 주요 7개국(G7)의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 성명에도 '러시아의 침공'이라는 표현을 넣는데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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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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