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3대가 함께 여행, 50% 급증
팬데믹 이후 가족 우선 영향
한류에 3세 한국 선호 맞물려
여행사, 소그룹·맞춤투어 내놔
LA 한인여행업계에 따르면 조부모, 손주 등 3대가 함께 여행에 나서는 한인들이 팬데믹 이전보다 40~50% 급증했다는 것.
최근 8주에 걸쳐 한인여행사 대표들을 릴레이 인터뷰한 결과 다세대 여행 증가 현상이 코로나19 사태, 한류 붐 등 시대적 상황이 낳은 새로운 한인 관광 트랜드 중 하나인 것으로 드러났다.
다세대 여행이 증가한 이유로는 우선 팬데믹 기간 비대면, 격리로 인해 오랫동안 만날 수 없는 데다가 건강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체감하면서 가족과 함께 여행하길 원하는 한인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LA지역 한인여행사를 찾은 J씨 부부는 “내 나이 80이 넘었다. 조금이라도 더 건강할 때 손주들에게 좋은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고자 여름방학에 보름 일정으로 유럽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여행사측도 기존 투어 상품을 토대로 최대한 희망하는 일정과 코스에 맞춰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호관광의 신영임 부사장은 "다세대 가족 여행 인기 상품으로 모국방문과 유럽 투어가 대세를 이루고 있다. 여름방학 시즌에 예약이 몰려 매주 출발 스케줄이 잡혀 있을 정도다. 팬데믹 이전보다 40% 이상 늘었으며 계속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랜드캐년, 요세미티, 옐로스톤을 비롯해 자연과 온천을 즐길 수 있는 코스타리카도 가족들이 즐겨 찾는 투어 상품으로 알려졌다.
K팝, K드라마, K미용, 한식 등 한류 붐도 다세대 여행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 관련 콘텐츠가 핫 테마가 되면서 급증한 2, 3세들의 한국 방문 수요와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모습을 손주들에게 보여주고 싶어하는 시니어들의 바람이 맞물려 다세대 여행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는 것이다.
아주투어 박평식 대표는 “이민 1세대들이 한국의 이모저모를 손주들에게 알려주고 싶다며 모국관광에 나서는 케이스가 팬데믹 이전보다 50% 증가했다. 한국의 명소 곳곳을 둘러보며 맛투어까지 하는 전국 일주 상품이 인기”라고 말했다.
푸른투어의 이문식 이사도 "전에 없던 3대가 함께 떠나는 여행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올랐다. 손주들의 정체성 교육을 염두에 둔 조부모들이 희망 여행지를 10일간 둘러보는 소그룹 투어를 요청한다. 지난 21일 첫 팀이 출발했고 10개 팀이 대기 중이다. 가족간 소통 부재를 해소할 좋은 기회로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세대 투어에서는 고객들이 공통으로 요구하는 사항이 있는데 바로 한국어가 서툰 2, 3세들을 위해 영어가 능통한 가이드를 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관광의 조응명 부사장은 “영어권 손주들이 기존 패키지 모국관광에 적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영어 가이드를 요청한다. 코스도 본인들이 선정하고 가족 인원수에 맞는 버스를 지정해 특별 투어에 나선다. 지난해 가을 다세대 여행 4개 팀을 진행했는데 남산타워, 케이블카, 한강 유람선, 명동, 동대문 패션몰, 경복궁에 먹거리까지 호응이 너무 좋아 올해도 벌써 8개 팀이 예약을 완료했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손주들에게 주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외 업체들도 다세대 여행객들을 위한 상품을 홍보하고 있다.
춘추여행사는 온 가족이 함께 떠나는 다양한 크루즈 투어를, 태양여행사는 모국방문 길에 일본관광까지 함께하는 1+1 패키지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엘리트투어와 드림투어는 모국방문 상품을, 동서남북투어는 갈라파고스, 파타고니아 상품을 각각 홍보하고 있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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