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매년 물가연동 자동인상”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2023년 신년연설’
시간당 15불 이상부턴 물가연동 인상 제안
주택공급·정신질환자 지원·보석개혁법 개정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가 매년 최저임금을 물가지수에 연동시켜 자동으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지난해 뉴요커들이 높은 물가에 허덕인 만큼, 저임금 노동자의 물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방안이다. 주택공급은 대폭 늘리고, 정신질환자 치료 시설을 늘려 높은 범죄율의 근본 원인을 뿌리 뽑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10일 호컬 주지사는 올바니 주의사당에서 '2023년 신년연설'(State of the State address)을 통해 "생활비 급등으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이들은 뉴욕의 저임금 노동자"라며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시간당 최저임금이 15달러에 다다른 후엔 물가지표(북동부 소비자물가지수 CPI-W)에 연동, 매년 자동으로 최저임금을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현재 뉴욕시와 롱아일랜드, 웨스트체스터카운티 최저임금은 시간당 15달러다. 다만 최저임금이 지나치게 올라 고용시장을 냉각시키지 않도록 연간 인상 상한선을 둘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전국에서 최저임금을 물가와 연동시켰거나 시키겠다고 밝힌 주는 17개다.
뉴요커들의 최대 이슈인 '치안' 문제에도 방점을 찍었다. 그는 "주지사로서 최우선 과제는 '뉴요커의 안전'"이라며 "결국 사람들은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거나, 렌트나 모기지를 감당할 수 없다면 떠나게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도 높은 범죄율 때문에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공화당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호컬 주지사는 범죄의 근본적 원인인 정신질환·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전략이다. 10억 달러를 투입해 정신질환자를 위한 주거유닛을 3500개 만들고, 병상도 1000개 늘린다. '뉴욕 하우징 콤팩트'를 통해 10년간 80만 개의 주택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더 높은 밀도의 주택건설을 허용하고, 지하 아파트를 합법화하는 등의 방법으로 다가구 프로젝트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지난 10년간 뉴욕주엔 120만 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겨났지만, 주택은 단지 40만 채 지어졌다"며 "팬데믹 기간 다른 도시에 비해 렌트 상승률이 높았던 이유"라고 지적했다.
한편 그는 정치적 논쟁거리로 떠오른 보석개혁법에 대해선 지지 의사를 분명히 밝히면서도, 개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은행 잔고 규모가 감옥에 가는지 아닌지를 결정해선 안 된다"면서도 "법의 취지를 반영하려면 개선 여지가 있다는 데 동의하며, 건설적 논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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