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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와인 즐기며 유럽풍 도시 투어 '재미 쏠쏠'

하기환 회장의 캐나다·미 동부 밴 투어(2)
팬데믹 영향에 호텔비 저렴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 관광
배탈로 국경 넘나든 소동도

캐나다 국립 미술관 광장에 설치된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마망(Maman).

캐나다 국립 미술관 광장에 설치된 조각가 루이스 부르주아의 작품 마망(Maman).

캐나다 킹스톤이란 작은 도시에서 1박하고 다음은 수도인 오타와에 도착했다. 오타와 동쪽으로는 불어를 쓰는 주민들이 있어 사인판도 영어와 불어로 돼 있었다. 페어몬트 샤토우 호텔에 묵었는데 가격도 팬데믹 영향인지 300불 정도라 좋은 것 같았다. 
 
캐나다 수도라 뮤지엄도 많고 도시 자체가 정돈이 잘 되어있고 깨끗했다. 정부청사 주변에 식당 거리가 있어 음식을 원하는 대로 골라서 먹는 재미도 있었다.  
 
샌드스톤으로 건축된 빅토리아 고딕 양식의 캐나다 국회 의사당 전경.

샌드스톤으로 건축된 빅토리아 고딕 양식의 캐나다 국회 의사당 전경.

오타와를 떠나 캐나다 동부에서 가장 큰 도시인 몬트리올로 향했다. 올림픽을 개최한 도시고 영어보다 불어가 통하는 지역이다.  
 
도시 번화가에 위치한 리츠 칼턴 호텔에 투숙했는데 파킹랏이 멀리 떨어져 있었다. 우리가 탄 스프린터 밴은 차고가 높아 도저히 건물 안에 주차가 안 돼 결국 호텔 앞 길가에 세우는 수밖에 없었다.  
 
유리공예가 데일 치훌리의 대표 작품 ‘태양(The Sun)’이 설치된 몬트리올 미술관 입구.

유리공예가 데일 치훌리의 대표 작품 ‘태양(The Sun)’이 설치된 몬트리올 미술관 입구.

여기에도 한국식당이 눈에 띄었고 좋은 뮤지엄도 많은 유럽풍의 도시라 아기자기한 재미가 있었다. 시간이 없어 도시 구석구석을 볼 기회는 없었지만, 중심가에 위치한 호텔이라 걸어 다니면서 시내를 관광할 수가 있었다.  
 
여행사를 따라서 단체관광을 하게 되면 경비 절감을 위해서인지 숙소가 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진 경우가 많은데 도시의 아름다운 특색을 즐기지 못하고 버스에 앉아 지나가면서 차창 밖 모습을 투어하게 된다. 중심가서 묵으며 걸어 다녀보면 좋은 식당, 뮤지엄 등 자세히 둘러 볼 수 있다.
 
상하이시가 우호증진 차원에서 기증해 1991년에 완공된 몬트리올 식물원의 중국정원.

상하이시가 우호증진 차원에서 기증해 1991년에 완공된 몬트리올 식물원의 중국정원.

다음날에는 캐나다 동부 끝쪽에 있는 퀘벡시로 향했다. 가는 중간에 아주 좋은 와이너리가 있어 그 식당에서 점심을 맛있게 먹고 와이너리 경치도 보면서 정말 여유롭게 즐겼다. 지금껏 뭐든지 하나라도 더 보려고 고생하는 관광을 했었는데 중간중간 시간을 갖고 그 동네 좋은 식당 및 와이너리를 찾아 와인을 곁들여 식사하는 즐거움이 더 좋은 것 같다. 날씨 관계로 주로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는 것 같다.  
 
마지막 종착지인 퀘벡에 들러서 캐나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샤토 프롱트낙 호텔에 들렸다. 역사가 100년도 넘는 이 호텔은 앞에 강이 흐르는 언덕 위 최고의 명당 자리에 위치해 있다. 옛날 식민지 시대엔 호텔 주변에 대포를 설치해 강으로 들어오는 적군 배를 포격할 수 있는 군사 요지였다고 한다.
 
그 주변에는 한국 드라마 시리즈 ‘도깨비’에 나와 잘 알려진 프띠 샹플랭이란 프랑스 느낌이 나는 조그만 마을 있는데 식당 및 모든 관광 명소가 몰려 있다.
 
호텔 주변만 걸어도 퀘벡시에서 가장 좋은 관광지는 다 볼 수가 있었다. 물론 호텔값은 400불 이 넘었다. 팬데믹 와중이라 그나마 저렴하게 투숙이 가능했다.  
 
캐나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샤토 프롱트낙 호텔. 드라마 ‘도깨비’에 소개돼 잘 알려진 호텔로 식민지 시대 강을 통해 침입하는 적군을 퇴치하기 위해 설치됐던 대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진=하기환 회장]

캐나다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샤토 프롱트낙 호텔. 드라마 ‘도깨비’에 소개돼 잘 알려진 호텔로 식민지 시대 강을 통해 침입하는 적군을 퇴치하기 위해 설치됐던 대포들이 그대로 남아 있다. [사진=하기환 회장]

퀘벡시를 마지막으로 미국 메인주로 국경을 넘어가야 했다.  국경을 넘는데 차가 한 대도 안 보이고 너무 한적해서 혹시 국경이 닫힌 것인지 겁이 났다. 여기 국경은 시간제로 열고 닫아 미리 알아보고 시간에 맞춰 도착해야 한다.
 
캐나다 국경을 넘어서 미국으로 들어가는데 갑자기 일행 중 한 명이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에 가야 한다고 난리가 났다. 신경성 배탈이 난 것이다. 차 뒤에 화장실 시설이 있지만 골프채 등 짐으로 쌓여 있으니 급한 김에 이미 통과한 캐나다 쪽 건물로 뛰어간 것이다.  
 
그러니 캐나다 경비대가 미국 쪽 검문소에서 불법이 발각돼 캐나다 쪽으로 도망 오는 줄 오해하고 총을 빼 들어 “서라”며 소리를 지르고 위협했다.
 
배탈이 나 본 사람들은 알지만 정말 본인은 위급 상황이니 총을 빼 들어도 어디든 화장실로 달려가야 하는 것이다. 캐나다 쪽 건물에 갔더니 문이 열리지 않자 다시 미국 쪽으로 되돌아 왔다. 그동안 차 뒤 칸에서 짐을 다 던져버리고 차 안 화장실을 쓸 수 있게 공간을 확보해 겨우 문제를 해결했다. 미국 국경 수비대에 잘 설명하고 미국으로 무사히 넘어올 수 있었다. 〈계속〉

정리=박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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