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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듯한 이민사 배웠어요” 화랑 청소년재단 리더십 포럼

화랑 청소년재단(총재 박윤숙)이 주최하고 재외동포청과 LA 총영사관, SOS가 후원한 ‘차세대 정체성과 리더십 포럼’이 브레아 시빅센터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포럼에서는 프레드 정 풀러턴 시장이 한국 음악계의 역사적 의의와 차세대 정체성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정 시장은 한국 음악 그룹이 세계 음악 문화에 미치는 영향을 조명하며 한인으로서 자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스티브 강 LA시 공공사업위원회 커미셔너는 지역사회의 도로, 다리, 하수도 시스템 등 공공 인프라의 계획, 건설, 유지 관리가 주민들의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처리비를 피하기 위해 쓰레기와 가구, 의류 등을 골목에 버리는 사례가 공공 자원에 큰 부담을 준다”며 “환경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드는 데 있어 개인의 작은 행동이 얼마나 중요한지 기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프 김 어바인시 교육위원은 한인 이민사 교육의 힘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청소년들이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 큰 호응을 받았다.     파올라 유(Rising From the Ashes 저자)작가도 연사로 나서 역사의 교훈을 통해 현재를 조망하는 방법을 설명하고 한인 청소년들에게 자신들의 뿌리를 자랑스러워 하라고 당부했다.     포럼에 참석한 로렌 이(사이언스 아카데미 12학년) 학생은 “환경과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스스로 다짐하게 됐다”며 “한국적 뿌리의 강인함과 개인 정체성의 중요성을 재발견하게 하는 계기도 됐다”고 전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게시판 화랑 화랑 포럼 화랑 청소년재단 리더십 포럼

2024-12-18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성공신화와 파멸의 꽃

성공한 삶이 어떤 것인지 모른다. 사람들은 내가 성공했다고 말한다. 나는 정말 성공한 사람인가. 성공의 척도는 무엇일까. 나는 쉬지 않고 달려왔을 뿐이다. 어떤 난관에도 실망하지 않았고 멈출 수가 없어 온 힘을 다해 노력했다.   ‘여왕이 아니면 집시처럼’ 자전 에세이가 출간되고 주요 일간지와 잡지사 인터뷰가 쇄도했다. ‘다운증후군 딸과 영재 아들, 한 사람의 인생에서 좀처럼 일어나기 힘든 일을 모두 겪고 미국 상류사회의 예술가이자 사업가로 우뚝 선 한국여자 이기희’란 타이틀로 졸지에 유명세를 탔고 다큐멘터리가 방영됐다.   ‘아침마당’ 출연은 광고까지 나갔는데 불발됐다. 화랑 대표로 사업하는 화려한(?) 모습이 주부들이 주로 시청하는 프로그램에 위축감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것.   다운증후군 장애아 딸과 출연해 운명을 극복한 어머니를 조명하는 걸로 컨셉 변경을 제안했지만 딸 인생을 팔아 유명해지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사람들은 성공신화를 즐긴다. 사는 것이 힘들고, 물에 물 탄 듯 지루해서일까. 타인의 고통과 불행에 눈물 흘리며 자신의 아픔을 위로 받는다.   성공담의 주인공은 참혹한 비극과 몰락에 빠지지만 오색찬란하게 장식한 생일 케익의 겉모습처럼 달콤하고 화려하게 부활한다.   ‘행복한 가정은 모두 비슷하게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톨스토이가 집필한 세계 명작 안나 카레니나의 첫 문장이다.   스무살이나 나이 많고 도덕적 원칙주의자와 결혼한 안나는 완벽해 보이지만 자유를 속박하는 족쇄와 다름 없는 결혼생활은 한다. 미모와 재능을 겸비한 안나 카레니나는 기차역에서 젊고 잘생긴 장교 브론스키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아름다운 유부녀와 잘생긴 청년의 분륜이 시작된다. 사회규범을 어기며 자신이 선택한 사랑에 카레니나는 충실하려 했지만 사회로부터 배척 당하며 고립된다.   안나의 사랑은 집착이 되고 결국 브론스키에게 거부당한다.   ‘이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어떤 것을 보아도 소름이 끼치게 된다면 촛불을 꺼버려도 되지 않을까.’ 질투와 집착으로 범벅된 자신의 사랑이 끝나는 것을 감지한 안나는 브론스키를 처음 만났던 기차역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톨스토이는 어떻게 후회없이 살 것인가를 평생 고민했던 사람이다. 톨스토이는 ‘인생의 길’에서 ‘인간은 성찰과 학습을 통해 끊임없이 성장한다. 성장은 과정이다’라며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진리 그 자체가 아니라 진리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가 기울이는 노력이다’라고 적고 있다.   행복한 사람들은 특별한 이유가 없다. ‘무엇’ 때문에 행복해진 게 아니라 자신이 처한 상황에서 꾸준히 길을 찿아 행복에 이른다. 행복은 표지판이 없는 길찿기다.   성공은 무엇인가를 이루어 내는 것이고 성취는 성장을 통해 도달하는 길이다.   성장은 미숙한 존재에서 성숙한 존재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인생은 완성된 나를 향해 성장해 나가는 여정이며 결국 살아야 하는 이유이자 목적이 된다.   문학은 인간의 삶을 형상화하고 문학과 인간 사이에는 상동성(Homology)이 존재한다. 공통의 형태를 계승하며 동일하다는 의미다.   사랑은 소통과 자유, 성장이 있을 때 결실을 맺는다. 자라지 않는 나무는 꽃이 피지 않고 열매 맺지 못한다. 사랑은 찬란하지만 파멸의 꽃은 시든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성공신화 파멸 자유 성장 다운증후군 장애아 화랑 대표

2024-08-06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물들어 온다 배 띄워라

‘만개할 때 꺾어라.’ ‘물들어온다 배 띄워라.’ 화랑 비즈니스 좌우명이다. 한 번 화랑에 발 들여 놓은 고객은 황제 모시듯 정성을 다한다. 그렇다고 납작 엎드려 아부하거나 빌붙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실력으로 맞선다. 한 쪽이 기울어 상대를 얕잡아 보게 되면 딜은 끝장난다. 주고 받는 악수가 고객과 판매자가 나누는 협상의 시작점이다.     시너지는 강대 강 대치일 때 발생한다. 한 쪽이 한 쪽을 제압해서는 안 된다. 고객의 주머니 깊숙이 숨겨진 투자 금액을 협상테이블로 이끌어 내는 것이 거래를 성사시키는 딜러의 역할이다. 시너지(synergy)는 동반 상승 작용이다. 시너지는 같은 느낌으로 여럿이 뭉쳐 더 큰 힘을 낸다는 뜻이다.     맘에 드는 작품을 좋은 가격에 구매하고 싶은 고객의 니즈(needs)와 욕구를 만족 시켜주는 딜러의 전문적이고 창의적인 접근이 세일을 성사시킨다.   ‘앞 갯벌에 안개 걷히고 뒷산에 해 비친다. / 배 띄워라 배 띄워라 / 썰물은 밀려가고, 밀물이 밀려온다.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중략) 배 세워라 배 세워라 / 일엽편주에 실은 것이 무엇인가 / (중략) 취하여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려가련다. / 배 매어라 배 매어라/ 떨어진 꽃잎이 흘러오니 무릉도원이 가깝도다. /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세상의 티끌은 얼마나 가렸느냐’-윤선도의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중에서.   ‘어부사시사’는 어부의 일상을 문학적인 아름다움과 인간의 존재와 소외, 죽음 등을 전통적인 가사문학의 소리와 리듬에 담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문학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인생에도 배를 띄우는 시간이 있고, 배를 멈추고 신선 놀음을 즐기지만, 세상의 티끌을 가릴 수 없는 생의 아픔을 비켜가지 못한다.   ‘만개할 때 꺾어라’는 화랑 좌우명 두번째다. 그로서리는 필요한 것들을 제 때에 사지만 그림은 우유나 오렌지 주스처럼 다급하지 않다. 딜러는 ‘그림을 사도 그만, 안 사도 그 뿐인’ 고객에게 작품을 구입하는 이유와 좋은 그림을 가까이 두는 것이 얼마나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하게 하는지를 공감하게 하는 사람이다.   ‘ Ready, Willing, Able’의 조건을 갖춘 손님은 중요한 고객이다. 작품 구입 할 준비(Ready)가 돼있고 구매 욕구(Willing)가 충만하며 구매 능력(Able) 있는 고객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작품에 매료될 수 있도록 해박한 지식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서두르지 말고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내일 와서 사겠다는 고객은 오지 않는다.     중서부에서 현대미술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화랑을 열게 된 것도 엄청난 실패에서 얻은 몫이다. 유명화가의 동양화 판권으로 카탈로그 제작 및 판매로 미국 가정에 동양화를 걸겠다는 꿈은 박살 났지만 어부지리(漁夫之利)로 화랑을 열게 된다. 전시장 부스를 돌며 유명딜러들과 화가, 미술계의 거목들과 친분을 쌓은 결과다. 사업은 실패하고 돈은 잃었지만 사람을 얻은 셈이다.   인생에도 밀물과 썰물이 번갈아 교차된다. 썰물에 배를 띄울 수 없다. 물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배를 띄우면 순항하기 쉽다. 꽃은 지고 다시 피지만 제 때에 꺾지 않으면 낙화 되어 흩어진다. 기회가 와도 잡지 않으면 물거품이다. 마른 땅에 헤딩 하듯 사는 것이 인생이라 할 지라도 기회는 소리소문 없이 다가온다.   실패와 좌절이 번갈아 앞을 막아도 쓰러지지 않는 나무는 지축을 향해 뿌리내린다. 사는 것이 맨 땅에 헤딩 하듯 마른 땅에 배 띄우는 무모한 반복이라 해도, 물 들어오는 소리에 귀 기울이면 꽃잎이 피고지는 소리 들을 수 있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악수가 고객 화랑 좌우명 화랑 비즈니스

2024-02-27

캘리포니아서 태어난 화랑 한국서 지부 열고 창립 총회

사단법인 화랑인터내셔널(이사장 박윤숙) 한국 지부 총회가 23일 서울 서초구에 있는 더케이 호텔에서 처음 열렸다. 지난 4월 창립한 화랑인터내셔널 한국지부는 경기도 판교의 세나 인천 송도의 윅크 제주 서울에 챕터를 두고 있다. 4개 챕터 모두 국제학교 학생 150여 명으로 구성됐다.   캘리포니아에 본부를 둔 화랑인터내셔널은 한국을 포함해 미국 우크라이나 몰도바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필리핀 캄보디아 프랑스 독일 말레이시아 등 15개국에 61개 지부를 두고 있다.   이들 국가의 화랑은 6700여 명으로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주축이다. 신라 시대 인재 양성기관 '화랑' 정신을 되새기면서 리더십 프로그램 참여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친다. 세속 5계(사군이충.사친이효.교유이신.임전무퇴.살생유택)를 대신해 사랑 5계(가족사랑.나라사랑.이웃사랑.정의사랑.평화사랑)를 실천하도록 가르치고 있다.   이날 한국 지부 총회(총회장 한재준)는 공연과 개회선언 깃발입장 개회사와 환영사 화랑의 역사 영상 상영 축사 등으로 진행됐다.   특히 미셸 스틸 박과 영 김 연방하원의원 드미트루 보카로프 우크라이나대 총장 일리아 갈덴 몰도바대 총장이 영상 축사로 한국 지부 학생들을 격려했다.   한국 지부 학생 11명은 탄소중립화를 위한 해변 청소 하천살리기 등 봉사활동을 한 공로를 인정받아 미국 대통령 봉사상을 받는 영예를 안았다. 행사에는 이 단체의 상임고문을 맡은 남진석 글로벌선진학교 이사장 가수 태진아 정종민 우림홀딩스 회장 고호성 PNG코퍼레이션 회장 이권재 겨레얼살리기 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이 참석했다. 또 김성곤 전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멀리 우크라이나 지부 소속 화랑 2명과 최근 개설된 몰도바 지부 화랑 6명도 초청됐다.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은 5일만에 한국에 도착했고 8일동안 한국문화를 체험한 뒤 돌아갈 예정이다.   박윤숙 이사장은 "지난 2006년 청소년들의 꿈과 비전을 키워주겠다는 목표 아래 화랑청소년재단을 설립했고 지금은 화랑인터내셔널로 확대됐다"며 "한인 학생 화랑은 한인 정체성 확립과 봉사 실천이라는 목표를 현지 학생들은 가족과 이웃 나라를 위해 정의와 평화의 가치를 실천하면서 세계를 변화시키는데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캘리포니아 화랑 화랑인터내셔널 한국지부 한국 지부 사단법인 화랑인터내셔널

2023-09-27

[아름다운 우리말] 원화와 화랑

한국인을 대표하는 정신으로 선비정신과 화랑정신을 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랑정신은 신라 시대에 이미 끝난 정신이겠으나 여전히 빛나는 화랑정신을 이어 받들자고 이야기할 정도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선비정신이 문(文)의 상징이라면 화랑정신은 무(武)의 상징이라고나 할까요? 육군사관학교를 화랑대라고 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일 겁니다.     화랑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무심히 지나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빼놓지 않고 등장하는 이야기임에도 그다지 관심이 없었다고 하는 게 맞겠습니다. 바로 원화(源花)의 이야기입니다. 화랑보다 먼저 만들어진 조직이었으나 여성 우두머리 간의 질투로 인해서 조직이 망가지고 사라지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 결과 화랑으로 조직이 바뀝니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놓치고 지나는 것은 바로 원화의 지도자가 여성이었다는 사실입니다.     저는 처음 이 이야기를 접했을 때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러고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왜냐하면 국가의 리더가 되는 조직이 여성 중심으로 생겼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남자의 조직에 앞서서 말입니다. 어느 나라가 나라를 이끌 조직으로 여성의 조직을 두었을까요? 우리나라가 남녀차별이 심했던 것처럼 이야기하지만 이것은 매우 최근의 일입니다. 신라 시대의 모습만 봐도 여성에 대한 생각을 달리하게 만듭니다. 그런데 저를 생각에 잠기게 한 것은 왜 쉽게 원화를 없애고 화랑을 만들었을까 하는 점이었습니다. 원화도 화랑과 마찬가지로 수행하고, 공부하는 엘리트 조직이었습니다. 각 원화를 따르는 수도 매우 많았습니다.   화랑은 국선(國仙)이라고도 했습니다. 나라의 신선이라는 뜻입니다. 산천을 유람하고, 수련과 공부를 하였고, 무술을 연마하였습니다. 또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역할을 하기도 했습니다. 대표적인 화랑이었던 김유신을 보면, 신령한 일을 행하는 ‘무’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옵니다. 아마도 화랑은 제사장이자 정치인이고, 무인이자 문인인 수련조직이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원화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렇다면 원화가 화랑으로 바뀌는 것은 여성으로 대표되는 제사장의 조직이 남성으로 넘어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변화를 설명하기 위해서 원화를 서로 질투하는 모습으로 폄훼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사실 한 원화가 문제가 있으면 벌을 주고 다른 사람으로 교체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화랑으로 아예 구성을 바꾸었다는 것은 여성에서 남성으로 주체가 바뀜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서술은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바뀌는 모습을 나타낼 때 자주 사용하는 기술 방법입니다.   여성의 질투를 상징처럼 사용하는 것은 고구려의 황조가(黃鳥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유리왕의 두 부인인 화희(禾姬)와 치희(雉姬)가 다툼으로 인해 치희가 떠나가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하지만 두 여인의 이름에서 볼 수 있듯이 화희는 농경, 치희는 수렵, 유목을 상징합니다. 화(禾)는 쌀의 의미이고, 치(雉)는 꿩의 의미입니다. 농경민족에 밀려 유목민족이 떠나가는 모습을 질투에 빗대어 표현한 것입니다. 저는 여기서 여성을 질투의 상징으로 빌려 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 나라에 나라를 이끌 조직으로 여성을 먼저 두었을까요? 신라에서 여성의 지위는 우리 상상의 범위를 넘습니다. 원화의 뒤를 이은 화랑의 이름도 일종의 실마리가 됩니다. 원화는 꽃의 근원이라는 뜻이고, 화랑은 꽃 같은 남자라는 뜻입니다. 꽃의 의미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원화의 뒤를 이은 화랑도 화장으로 하고 예쁘게 꾸몄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그것은 제사장의 역할을 하였음을 보여줍니다. 저는 화랑의 활약상을 보면서, 산천을 뛰어다니며 수련하고, 하늘에 제를 올리고, 공부하고, 나라를 이끌던 원화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우리는 화랑정신 못지않게 원화정신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겁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원화 화랑 원화도 화랑과 화랑도 화장 결과 화랑

2023-05-07

한인청소년들, 위안부 책 출간

화랑청소년재단(총재 박윤숙)의 청소년들이 일본군 위안부 관련 영어 서적 ‘Peace to the Comfort Women(위안부를 위한 평화 쟁취·사진)’을 최근 출간했다.   ‘과거의 그리고 생존한 위안부들의 여정을 돕는 우리 여행의 모음집’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한국에서 출판돼 전량 미국으로 보내졌다. 총 102쪽 분량으로 가주 각 교육구와 각급 학교, 가주 상하원 의원실은 물론, 전국의 주립 및 시립 도서관 등에 보내질 예정이다.   박윤숙 총재는 “학생들이 직접 영어로 글을 쓰고, 사진과 삽화를 삽입해 만들었다”며 “위안부를 기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준 글렌데일시와 시의회에 감사를 표하고 다시 한번 일본 제국주의에 피해를 본 위안부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고 말했다.   책에는 지난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에세이·아트 콘테스트에 접수된 300여점의 작품 중 60여점이 실렸다. 특히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2012년 ‘일본군 위안부의 날’을 제정·선포하고 이듬해 평화의 소녀상을 시 공립공원에 건립한 글렌데일시와 시 중앙도서관에 전하는 감사 편지 등이 들어있다.   케이트 박 학생은 에세이에서 “독일 정부는 유대인 집단학살을 인정하고 영원히 잊지 않도록 맹세하지만, 일본은 위안부 여성에 대해 진솔하고 충분한 사과를 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들의 역사를 교과서에서 삭제하고 그들을 기념하는 동상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서술했다.   학생들과의 인터뷰에서 프랭크 킨테로 글렌데일 시장은 “일본 제국군이 무슨 짓을 했는지 기록하고, 마침내 일본 정부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인정하도록 하는 것이 젊고 무고한 소녀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정의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다.책표지 화랑 책표지

2022-08-08

[이 아침에] ‘가난한 부자’로 살아가기

공들인 만큼 소출이 생긴다. 세상에 헛수고는 없다. 몇 알의 씨앗이 이토록 많은 수확의 기쁨을 주다니. 이른 아침 송송 돋아난 새파란 잎사귀들을 자식 얼굴 쓰다듬듯 어루만진다. 초여름 폭염에 어깨가 축처진 채소에 물을 준다. 금세 파릇파릇 살아난다.   새집 지어 이사오며 텃밭을 일구려고 단단히 맘 먹었다. 30년을 넘게 산 옛 집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하늘을 가린 탓에 채소가 잘 자라지 못했다. 봄이며 땅을 갈아 엎고 퇴비로 땅을 비옥하게 다듬어도 소득이 없었다. 농사는 좋은 땅과 햇볕, 무시로 쏟아지는 비의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이사 와서 제일 먼저 동남쪽으로 향하는 곳에 작은 채소밭을 만들었다. 하늘을 가릴 나무가 없어 좋았다. 사람이건 풀잎이건 햇볕을 받아야 생명을 키운다.     막힌 데 없이 넓고 황량하게 빈 뒷마당을 무심히 바라본다. 비어있다는 것은 채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꽉 채우며 살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뜰이건 마음이건 비어있으면 바람도 지나가고 잎새 소리도 들을 수 있다.     휘둘리며 모방하고 훙내 내며 살지 않아도 된다. 유배지에서 귀양살이 하듯 단조롭게 살면 세상 모든 근심 내려놓고 살 수 있다. 머리 꼿꼿이 쳐들고 잘난 척 할 일 없고 무릎 꿇고 사죄할 후회도 없을 것이다.     부자지만 가난했다. 현대미술 화랑을 운영하며 대작을 팔면 오늘은 부자였는데 내일은 그 돈이 썰물처럼 빠져 나갔다. 가난한 사람은 20달러가 부족하지만 부자는 수만달러가 필요하다. 사업하다 문 닫으면 외상하고 재고만 남는다고 한다. 다행히 미국은 외상 거래가 없다. 소매화랑 접고 화랑 딜러로 바꾸면서 화랑 두 곳 재고 정리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 ‘적게 가진 자가 부자다.’   우리 화랑 고객은 대체로 부자들이다. 화랑 고객 중 최고인 마담 T는 손꼽히는 재벌이다. 미스 오하이오 출신으로 땅부자인 재벌과 결혼했다. 남편과 사별 후 베르사이유 궁전처럼 화려한 집 짓고 수십 점의 작품을 의뢰했다. 자식 없이 개 두 마리와 사는데 그녀가 부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화려한 궁에 갇힌 외로운 노인일 뿐이다. 부엌은 요리한 냄새나 흔적이 없어 뭘 먹고 사는지 걱정이다. 에그롤 갖다 주면 무지 좋아한다.     온라인 도매업은 비대면이라 효율적이다. 고객 시중들 일 없다. 인터넷과 사진 작업의 발달로 전문기술과 사업방식, 창의적인 고객관리가 성패를 가른다.   뉴욕 사는 고객은 4캐럿의 다이아반지와 내가 추천한 작품 사이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이럴 땐 눈물 머금고 “반지를 부인에게 먼저 선물하세요”라고 말한다. 부인 마음을 사는 게 우선이다. 서두르면 잃는다.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     나는 다이아몬드와 작별했다. 며느리와 딸에게 분양했다. 이젠 다이아보다는 빛나는 별이 더 아름답고, 진수성찬보다는 텃밭의 푸성귀와 소찬이 맛있다.     나는 요즘 우산 장사와 부채 장사를 오락가락한다. 비가 오면 트레일 산책을 못 가 비비적거리고 햇볕이 찡쨍 내리면 텃밭 채소가 목이 탈까 걱정이다. 작은 걱정들에 올망졸망 둘러싸여 가난한 부자로 사는 게 행복이다.     이기희 / Q7 파인아트 대표이 아침에 가난 부자 땅부자인 재벌 화랑 고객 현대미술 화랑

2022-06-23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부자지만 가난했다

공들인 만큼 소출이 생긴다. 세상에 헛수고는 없다. 몇 알의 씨앗이 이토록 많은 수확의 기쁨을 주다니. 이른 아침 송송 돋아난 새파란 잎사귀들을 자식 얼굴 쓰다듬듯 어루만진다. 초여름 폭염에 어깨가 축 쳐진 채소들에 물을 준다. 생명은 모질고 아름답다. 금새 파릇파릇 살아난다.   새집 지어 이사오며 텃밭을 일구려고 단단히 맘 먹었다. 30년을 넘게 산 옛집은 나무가 무성하게 자라 하늘을 가린 탓에 채소가 잘 자라지 못했다. 봄이면 땅을 갈아 업고 말똥 섞어 땅을 부드럽고 비옥하게 다듬어도 소득이 없었다. 농사는 좋은 땅과 찬란한 햇볕, 무시로 쏟아지는 비의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이사 와서 제일 먼저 동남쪽으로 향하는 곳에 작은 채소밭을 만들었다. 멀리 병정처럼 둘러선 나무 숲과 연못 외에는 하늘을 가릴 나무가 없어 좋았다.   사람이건 풀잎이던 햇볕을 받아야 생명을 키운다. 막힌 데 없이 넓고 황량하게 빈 뒷마당을 무심히 바라본다. 비어있다는 것은 채울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꽉 채우며 살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뜰이건 마음이건 비어있으면 바람도 지나가고 흐느끼는 잎새소리도 들을 수 있다. 휘둘리며 모방하고 훙내 내며 살지 않아도 된다. 유배지에서 귀양살이 하듯 단조롭게 살면 세상 모든 근심 내려놓고 살 수 있을 것이다. 머리 꼿꼿이 쳐들고 잘난 척 깃발 휘날릴 일 없고 무릎 꿇고 사죄할 후회도 없을 것이다. 살면 살아지는 피곤한 반복이 아니라 캄캄한 어둠 속에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꿈 꿀 수 있을 지도 모를 일이다.   부자지만 가난했다. 현대미술화랑을 운영하며 대작을 팔면 오늘은 부자였는데 내일은 그 돈이 썰물처럼 빠져나갔다. 가난한 사람은 20불이 부족하지만 부자는 수만불이 필요하다. 사업하다 문 닫으면 외상하고 재고만 남는다고 한다. 다행히 미국은 외상 거래가 없다. 소매화랑 접고 화랑 딜러로 바꾸면서 화랑 두 곳 재고 정리하느라 죽는 줄 알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 ‘적게 가진 자가 부자다.’   우리 화랑 고객은 대체로 부자들이다. 화랑 고객 중 최고인 마담 T는 손꼽히는 재벌이다. 미스 오하이오 출신으로 땅부자인 재벌과 결혼했는데 내가 사는 옆 도시 이름은 남편 이름을 따왔다. 남편과 사별한 후 베르사이유궁처럼 화려한 집 짓고 수십점의 작품을 의뢰했다. 자식 없이 개 두 마리와 사는데 그녀가 부자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화려한 궁에 갇힌 외로운 노인일 뿐이다. 부엌은 요리한 냄새나 흔적이 없어 뭘 먹고 사는지 걱정이다. 에그롤 갖다 주면 무지 좋아한다.   온라인 도매업은 비대면이라 효율적이다. 고객 시중 들 일 없다. 인터넷과 사진 작업의 발달로 전문 기술과 사업 방식, 창의적인 고객 관리가 성패를 가른다.   뉴욕 사는 고객은 4캐럿의 다이아반지와 내가 추천한 작품 사이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이럴 땐 눈물 머금고 “반지를 부인에게 먼저 선물하세요”라고 말한다. 부인 맘을 사는 게 우선이다. 서두르면 잃는다. 끝날 때까지는 끝이 아니다.   나는 다이아몬드와 작별했다. 며느리와 딸에게 분양했다. 이젠 다이아보다는 빛나는 별이 더 아름답고, 진수성찬보다는 텃밭의 푸성귀와 소찬이 맛 난다.   나는 요즘 우산 파는 일과 아이스케끼 장사를 오락가락한다. 비가 오면 트레일 산책을 못 가 비비적거리고 햇볕이 쨍쨍 내리면 텃밭 채소가 목이 탈까 걱정이다. 작은 걱정들에 올망졸망 둘러싸여 가난한 부자로 사는 게 행복이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부자 가난 땅부자인 재벌 화랑 고객 텃밭 채소

2022-06-21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착한 바보로 편히 살기

착하게 살기로 했다. 내가 살기 위해서다. 따지지 말고 원망하지도 않고 서운해 하지 말고 내려 놓고 편히 살기로 한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울화통이 터지면 지옥불을 왔다 갔다 한다. 일이 손에 안 잡히고 능률이 저하되고 기운이 쏙 빠지고 패잔병이 된 것처럼 어둠의 상자에 갇힌다. 내 잘못이 아닌데, 분명히 잘못은 그 쪽에 있는데 내가 죽을 지경이 되는 이 한심한 지경에서 벗어나야 내가 산다.   마음에도 길이 있다. 천 갈래 만 갈래로 길은 펼쳐진다. 막힌 길 뚫으려고 용쓰지 말고 비켜가고 돌아서가면 된다. 큰 길이 아니면 작은 길로 가면 된다. 라호야비치에서 태평양 바라보며 작은 화랑에서 그림을 그리려던 내 꿈은 어이없이 박살났다. 바닷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크라샹으로 아침 떼우고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고픈 내 꿈은 타인에 의해 산산조각 났다.   샌디에이고로 이사 가기 위해 수년 동안, 아니 내 장년을 온통 바쳐 준비했다. 화랑 건물 두 곳 정리하고 미술작품 보내고 집도 계약하고 가구와 살림, 자동차도 서부로 보냈다. 서류에 사인한 뒤 집 대금 받아 은행에 송금하는 일만 남았는데 클로징 두시간 전에 바이어가 파토를 냈다. 살던 집을 관리인 없이 방치할 수 없었다. 샌디에이고에 계약한 새 집은 도로아미타불, 코로나 확산으로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귀향하는 일이 발생했다.     살던 옛집으로 돌아오기까지 땅바닥에 자며 와신상담, 후회와 반성으로 지난 시간을 정리했다. 바이어가 우리 쪽에서 취소했다고 터무니없는 주장을 했지만 소송을 제기하지 않았다. 싸움은 두 쪽 다 죽기 살기로 피곤하다. 토네이도나 허리케인은 진원지를 피하는 게 상책이다.   아프고 뼈저린 기억도 살아남기 위해 넘어가야 할 산이고 언덕이다. 꽉 막힌 줄 알았는데 벽을 헐고 보니 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졌다. 부동산 값이 크게 올라 살던 집은 높은 가격에 팔렸다. 멀리 아름드리 솟은 나무로 담장을 한, 작은 연못이 보이는 곳에 내 생애 마지막 집을 지었다.     나는 이 집을 ‘유배지’라 부른다. 부와 욕망과 때묻은 옷을 벗고 권력과 부귀에서 자유로운, 영고성쇠(榮枯盛衰)의 온전한 자유를 누리는 집. 탐스런 꽃도 이름없는 풀도 무성할 때와 시들어 죽을 때가 있다. 흥망성쇠의 번성함과 쇠태함의 외로움을 민들레홀씨로 날려 보낸다. 새벽이면 제일 먼저 만나는 바람과 볼을 비비고 동쪽으로 통하는 데크에 나가 붉게 타오르는 해 뜨는 풍경을 그리고 어둔 밤엔 찬란한 별들의 사랑이야기를 적는다.     ‘착하다’는 마음이 곱고 어질고 선하다는 뜻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착하게 사는 것인지 나는 모른다. 멍 때리며 사는 삶이 착하기는 하는 건지. 모든 것을 좋게 좋게 넘기는 것이 착하게 사는 걸까. 남들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하고 바르게 행동하고 친구들 잘 사귀고 부모에게 말썽 안 부리고 민폐 안 끼치고 남의 부탁 잘 들어주고 돈도 잘 빌려주고 타인에게 잘 베풀고 측은지심으로 남을 돕고 사는 것이 착하게 사는 것일까.     ‘바보와 착한 사람은 한 끝 차이’라는 말은 마냥 착하게만 살면 바보처럼 보인다는 뜻이다. 착하게 사는 것이 올바르게 사는 것은 아닐지라도 마음 밭 비우고 향기로 채우면 편하고 쉽게 산다.   공자는 ‘꽃이 핀 마을에 머무르면 매향을 품은 인생이 따라온다’고 했다. 인생은 선택이다. 풍요하든, 부족하든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무게로 타인에게 폐 끼치지 않고 텃밭의 작은 소출에 감사하며 착한 바보로 편히 산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바보 죽기 살기 도로아미타불 코로나 화랑 건물

2022-05-24

“우크라이나 동포 우리가 도와야죠”…한인회 내일 단체장회의 개최

러시아의 침공으로 어려움에 처한 우크라이나의 한인 동포와 주민들을 돕기 위해 남가주 한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LA한인회(회장 제임스 안)는 우크라이나 한인 동포를 돕기 위한 캠페인 전개 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한인단체장 회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LA한인회 제프 이 사무국장은 “남가주 한인 커뮤니티가 앞장서 전쟁으로 고통받는 한인 동포들을 돕고 종전 후에도 외부 지원이 절실한 3~5년간의 복구 기간 동안 지속해서 도울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인 단체 관계자들 모임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모임은 내일(8일) 오후 2시 LA한인회관에서 진행하며 줌미팅(ID 3237320700/PASS Code KAFLA)으로도 참가할 수 있다.   이 사무국장은 “평통, 한인변호사협, KYCC, 화랑청소년재단, 한미경찰위원회는 물론 교계 등 25개 단체가 회의에 참석한다고 밝혀왔다. 3~5개월 일정의 기금 모금 캠페인을 구상 중으로 더 많은 한인 단체들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보도가 나오면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냐는 한인들의 문의도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인회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북동쪽으로 약 300마일 떨어진 하리코프에 1만2000여명의 고려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약 200여명이 재학 중인 고려인학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화랑청소년재단(총재 박윤숙, 이하 화랑)도 우크라이나 청소년 돕기에 나섰다.     우크라이나에 지부 회원 600여명이 활동하고 있는 화랑은 UA 유니버시티로부터 현지 청소년들에게 응원 메시지나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려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화랑은 모든 회원을 대상으로 응원 메시지나 동영상을 모집해 소셜미디어에 포스팅할 계획이다.   마감은 오는 11일 오후 6시까지며 메시지나 30~60초 분량의 동영상을 이메일([email protected])로 보내면 된다. 박낙희 기자우크라이나 한인회 동포 지원 화랑 NAKI 박낙희 한인단체

2022-03-06

[이 아침에] 위대한 탈출을 꿈꾸며

생의 지표가 달라졌다. 오래 살다 보니 탈출의 기회가 온 거다. ‘대량 퇴직(Great Resignation)’의 대열에 나도 합류했다. 꿈 같은 일이다. 죽을 때까지 일에 매달려 허덕거리며 살 생각을 했다.     앞만 보고 달리던 표지판을 치우니 나아갈 길이 훤히 보인다. 벼랑 끝에 몰려도 끄나풀이라도 잡고 싶어 안달했다. 남부럽지 않은 ‘잘난 인생’을 살기 위해  사회·경제적 지위를 이룩하는 것이 성공이라 믿었다.     화랑을 경영하며 얻은 자신감으로 큰 도시로 가서 한판 벌여 볼 생각으로 이사 갈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근데 웬 날벼락, 근사한 화랑 오픈할 장밋빛 꿈이 코로나로 무참히 박살났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사 갈 준비하며 몇 년 전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도매업으로 바꾼 것. 이사 간다며 화랑 건물을 처분해 경영상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다시 낙향(?)해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며 원래 있던 화랑 근처에 새 건물 짓기 위해 팔방으로 설쳐댔다. 애들이 “이제 좀 편안하게 살아요. 나이도 있는데 화랑은 그만 하세요”라고 말렸지만 ‘내 나이가 어때서’를 속으로 열창하며 일축했다.     그래도 화랑 단골 고객들은 ‘돌아온 탕자’를 쌍수로 환영했다.     온라인 장사는 소매상보다 운영이 편하고 투자금도 적고 시간도 절약된다. 이참에 소매 사업을 접을까 말까, 어디까지 축소할까 마음을 굳힐 때까지 하루에 백번도 더 왔다갔다 했다.     결심은 쉽지 않았다. 결국은 물질적인 것보다 비물질적인 것, 만질 수 있는 것보다 만질 수 없는 것, 실체가 없는 것들을 추구하기로 작정했다.   ‘대량 퇴직’은 산업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노동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자발적인 퇴직 현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고 인생의 중요도가 바뀌었다. 일이 인생의 전부인 것 같은 워커홀릭도 코로나로 인해 건강과 가족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사람들은 더 이상 회사나 직업에 인생을 걸지 않는다. 펜데믹으로 삶의 우선 순위를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나는 스트레스가 너무 없어 스트레스 받을 지경이다. 소매 화랑 다시 오픈할 생각 접고 반백수로 사는 일이 너무 즐겁다. 내 시간을 내 맘대로 쓸 수 있어 좋다. 종횡무진 서두를 일 없고, 흡입식으로 삼키던 식사도 우아하게 먹는다. 초저녁에 취침해 눈 붙이고 한밤중에 일어나 칼럼 쓰고 아침에 늦잠 자도 아무도 시비 걸지 않는다. 허겁지겁 도시락 싸들고 화랑 문 열 시간 맞춰 출근할 일 없으니 시간은 항상 내 편이다.     ‘세상은 고수들에게는 놀이터고 하수들에게는 지옥이다’라는 영화 속 대사는 틀린 말인지 모른다. 모든 것을 누리는 고수가 되면 스스로를 일 지옥에 가둔다. 하수들은 포장마차에서 순대 한 접시 소주 한잔에 인생을 논한다. 편하게 쉽게 사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다. 절벽에서 점프 안 하고 되돌아 설 줄 아는 사람, 위대한 대탈출을 꿈꾸는 자는 고수다. 이기희 / Q7파인아트 대표·작가이 아침에 탈출 화랑 건물 소매 화랑 화랑 단골

2021-12-21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위대한 대탈출을 위하여

생의 지표가 달라졌다. 오래 살다 보니 탈출의 기회가 온 거다. ‘위대한 퇴사(Great Resignation)’가 내게도 일어났다. 꿈 같은 일이다. 죽을 때까지 일에 매달려 허덕거리며 살 생각을 했다. 병들어 죽고 사는 일 빼면 마음 먹기 따라 인생의 각도가 바뀐다. 지표는 방향이나 목적, 기준 따위를 나타내는 표지다.   앞만 보고 달리던 표지판을 치우니 나아갈 길이 훤히 보인다. 벼랑 끝에 몰려도 끄나풀이라도 잡고 싶어 안달했다. 남부럽지 않는 ‘잘난 인생’을 살기 위해 사회경제적 지위(SES; socioeconmic status)를 이룩하는 것이 성공이라 믿었다.   현대화랑을 경영하며 얻은 자신감으로 큰 도시로 가서 한판 벌려 볼 생각으로 이사 갈 준비를 착착 진행했다. 근데 왠 날벼락! 근사한 화랑 오픈 할 장밋빛 꿈이 코로나로 무참히 박살났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사 갈 준비하며 몇년 전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도매업(Wholesale)으로 바꾼 것. 이사 간다며 화랑 건물을 처분해 경영상 큰 손실을 막을 수 있었다.     다시 낙향(?)해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며 원래 있던 화랑 근처에 새 건물 짓기 위해 팔방으로 설쳐댔다. 애들이 “이제 좀 편안하게 살아요. 나이도 있는데 화랑은 그만 하세요”라고 말렸지만 ‘내 나이가 어때서’를 속으로 열창하며 일축했다. 그래도 화랑 단골 고객들은 ‘돌아온 탕자’를 쌍수로 환영했다. 고기도 먹어 본 사람만 고기 맛을 안다. 온라인 장사는 소매상보다 운영이 편하고 투자금도 적고 시간도 절약된다. 이 참에 소매 사업을 접을까 말까 어디까지 축소할까 마음을 굳힐 때까지 하루에 백번도 더 왔다 갔다 했다. 결심은 쉽지 않았다. 결국은 물질적인 것보다 비물질적인 것, 만질 수 있는 것보다 만질 수 없는 것, 실체가 없는 것들을 추구하기로 작정했다.   ‘위대한 퇴사(Great Resignation)’는 산업분야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노동자들이 회사를 떠나는 자발적인 대량 퇴직 현상을 말한다. 사람들은 재택근무를 하게 되면서 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인생의 중요도가 바뀌게 됐다. 일이 인생의 전부인 것 같은 워커홀릭도 코로나로 인해 건강과 가족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됐다. 세계적인 스태그플에이션(물가상승속 경기침체)과 치솟는 집값으로 사람들은 더 이상 회사나 직업에 인생을 걸지 않는다. 어차피 열심히 일해도 집 한 채 사기 힘들어 한국에서는 ‘헬조선’이라는 자조 섞인 말이 생겨났다. 장기 팬데믹은 수십만명이 사표를 던지고 자영업으로 진로를 틀면서 ‘자영업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펜데믹으로 삶의 우선 순위를 재평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나는 스트레스가 너무 없어 스트레스 받을 지경이다. 소매 화랑 다시 오픈할 생각 접고 반백수로 사는 일이 너무 즐겁다. 내 시간을 내 맘대로 쓸 수 있어 좋다. 종횡무진 서두를 일 없고, 흡입식으로 삼키던 식사도 우아하게 먹는다. 초저녁에 취침해 눈 붙이고 한 밤중에 일어나 칼럼 쓰고 아침에 늦잠 자도 아무도 시비 걸지 않는다. 허겁지겁 도시락 싸들고 화랑 문 열 시간 맞춰 출근할 일 없으니 시간은 항상 내 편이다.     ‘세상은 고수들에게는 놀이터고 하수들에게는 지옥이다’라는 영화 속 대사는 틀린 말인지 모른다. 모든 것을 누리는 고수가 되면 스스로를 일 지옥에 가둔다. 하수들은 포장마차에서 순대 한 접시 소주 한잔에 인생을 논한다. 편하게 쉽게 사는 사람이 진정한 고수다. 절벽에서 점프 안 하고 되돌아 설 줄 아는 사람, 위대한 대탈출을 꿈꾸는 자는 고수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대탈출 화랑 오픈 화랑 건물 소매 화랑

2021-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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