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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CUS] 허리케인 힐러리 덕분?…화재 피해 면적 평년의 5분의 1

지난달 말 리버사이드 지역에서 발생한 하일랜드 산불이 6일 진화됐다. 이번 산불로 총 2487에이커가 전소했다. 건물 13채가 파괴됐고 3채가 소실됐다. 이번 산불이 샌타애나 강풍을 타고 확산하면서 4000여명에 이르는 지역 주민들에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 최초 14에이커 규모로 시작된 산불은 강풍과 건조한 날씨로 순식간에 불길이 번졌다. 하일랜드 산불 전에 남가주 포터랜치 지역에서 2건의 산불이 발생했으나 손실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하일랜드 산불이 발생하기는 했지만 올해 가주 산불은 예년에 비해 피해가 적다. 이전의 통계를 보면 막대한 피해를 가져오는 캘리포니아 산불 4건 중 3건은 10월에서 11월에 이르는 시기에 발생했는데 올해에는 하일랜드 산불을 제외하고는 대형화재가 드물다. 비슷한 시기의 샌디에이고 캐년 산불, 샌타바버러 플랜트 산불도 규모가 크지 않았다.     산불 건수와 피해 면적 통계도 올해는 평년에 비해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 기준으로 5년간 통계를 보면 평균적으로 매년 6884건의 산불이 발생해 157만571에이커 면적이 불에 탔다. 반면 올해는 같은 기간 6164건이 발생해 소실 면적은 31만2730에이커를 기록했다.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지만 전체 피해 규모는 예년의 5분의 1 수준이다.     닐 드리스콜 기후과학자는 “올해는 비교적 산불이 적었던 2022년과 비슷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에는 화재로 36만3939에이커가 불에 탔다.     올해 산불 피해가 작았던 것은 일차적으로 지난겨울에 내린 비 덕분이다. 삼림의 수분 함유량이 많아지면서 산불 발생 빈도가 줄었고 화재가 발생해도 크게 확대되지 않았다. 또한 올해 봄 여름 서늘한 날씨로 대지의 수분 증발량이 줄면서 산불 방지에 기여했다. 특히 84년 만에 찾아온 허리케인 힐러리는 산불 방지의 일등공신이 됐다. 여름철에 비가 내리지 않는 캘리포니아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산악지대 습기가 유지돼 화재도 줄었다.     11월 들면서 산불 시즌이 끝나가고 있지만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주 화재 마셜의 대니얼 버란트는 “비가 오고 눈이 내리는 시즌에도 대형산불이 발생하는 사례는 이제까지 많았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역사상 최악의 피해를 가져온 화재 중 하나인 캠프 산불은 2018년 11월에 일어났다. 화재는 산골 파라다이스 타운을 초토화하고 85명의 인명을 앗아갔다. 2017년 샌타바버러 지역의 토머스 산불도 우기인 12월에 발생했다. 이 산불로 28만에이커가 소실됐고 1300여채의 건물이 파괴됐다.     국립기상청도 올겨울이 예년보다 따뜻한 날씨가 될 것이라면 산불 위험을 경고하고 있다. 또한 지난겨울과 여름철 비는 산불 예방에 도움이 됐지만 한편으로는 더 큰 화재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풍부한 수량으로 수목이 울창한 상태에서 산불이 발생하면 삼림 전체가 거대한 땔감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산불의 위험성도 경고한다.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은 2000년대 이후에 집중돼 있다. 1932년 산불 통계가 시작된 이후 톱 20위 대형 산불 중 17건이 2000년 이후에 발생했다. 사망자 수로 분류한 화재 순위 20위권 중 12건, 건물 피해 규모로 분류한 20위권 중 16건이 최근 20년 사이에 몰려 있다. 예전보다 화재 예방과 진압 기술은 발전하고 있지만 산불의 대형화로 피해는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화재의 원인은 다양하다. 그중에서 최근 들어 과학자들이 관심을 갖는 것은 기후변화에 따른 화재면적의 확대다. 한 연구에 따르면 지난 반세기 가주 산불 면적 증가는 대부분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1971년부터 1995년까지 기후변화로 인해 화재 면적이 172% 증가했으며, 1996년부터 2021년 사이는 32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컬럼비아대학 라몬트 도허티 지구연구소의 파크 윌리엄스 생명기후학 교수는 “고온의 날씨가 나무를 마르게 한 상태에서 불꽃이 튈 때 불이 붙는 것은 당연하다”며 “가주의 경우 기후변화로 앞으로도 대형 산불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산불의 규모가 커지고 파괴적으로 변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   대형화재 부르는 ‘악마의 바람’               샌타애나 바람은…   가을철 남가주 계곡 강타 진화에 최대 장애는 강풍   샌타애나 바람은 서남부 내륙에서 시작돼 남가주와 북부 바하 캘리포니아에 부는 바람이다. 시작은 그레이트 베이슨(Great Basin)이다. 그레이트 베이슨 지역은 위새치 산맥과 시에라네바다 산맥 사에 위치한다. 네바다, 유타, 아이다오, 와이오밍 등을 포함하는 곳으로 고온 건조한 기후를 보인다.     이 지역에서 생성된 바람은 주로 가을철에 남가주 지역으로 불어온다. 연중 바람이 불기는 하지만 10월에서 이듬해 2월에 이르는 시기에 주로 많다. 1년에 적게는 10회에서 많게는 24번 불어오며 평균적으로 3일간 계속된다. 역사적으로 가장 길었던 시기는 지난 1957년 11월에 불어와 14일간 계속됐다.     샌타애나 바람은 매우 건조한 특성이 있어 고온의 날씨와 맞불려 남가주 지역에 대형 산불을 가져온다. 지난 9일에도 샌타애나 강풍 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에서 말리부 지역에 화재가 발생했다.     샌타애나 강풍, 높은 기온, 건조한 날씨는 남가주 대형산불을 가져오는 3가지 요소다. 샌타애나 강품은 엄청난 피해를 주는 산불을 일으켜 ‘악마의 바람(devil winds)’이라고도 불린다. 특히 바람이 남가   주 지역 협곡을 지나게 되면 돌풍으로 변해 화재 발생 시 진화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남가주에서 샌타애나 바람이 자주 부는 대표적인 지역은 샌타애나 계곡, 샌타클라라 계곡, 뉴홀패스, 샌버낸도밸리, 카혼패스, 샌버나디노, 폰태나, 치노 등이다. 이들 지역의 대부분은 산불 다발지역이기도 하다.   김완신 에디터FOCUS 허리케인 힐러리 하일랜드 산불 캘리포니아 산불 산불 시즌

2023-11-12

"조지아 올해 허리케인 더 올 수 있다"

올해 조지아의 기온이 기후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애틀랜타 저널(AJC)은 연방 기후 데이터를 인용, 올해 1~8월 8개월간 기온이 조지아의 기상관측 기록이 시작된 1895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고 12일 보도했다. 올해 여름 6~8월의 평균 기온은 조지아 기후관측사상 30번째로 더운 것으로 기록됐다.   또 올들어 8월까지의 평균 기온은 화씨 67.8도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 세기 연 평균 기온보다 약 3도 높은 수치다.   기온 상승은 기상 이변과 자연재해를 악화시키고 있다. 올들어 지금까지 미국은 허리케인 등과 같은 23건의 자연재해를 겪었으며, 이로 인해 10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입었다. 얼마 전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남동부를 강타했으며, 하와이 산불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큰 피해가 잇달았다.   멕시코만의 수온이 비정상적으로 따뜻해지면서 허리케인 이달리아의 세력이 커졌으며, 플로리다를 비롯해 조지아의 쿡, 글린 등의 남부지역 카운티들이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기후 변화는 주의 농작물에도 큰 피해를 입혔다.   조지아대학(UGA)의 농업기후학자인 팸 녹스는 AJC에 "올해 1~3월까지는 역사상 가장 더웠던 기간이었다.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6.4도 높았다"고 전했다. 당시 따뜻한 날씨에 복숭아 나무들이 꽃을 더 일찍 피웠으나 3월 꽃샘추위를 겪으며 대부분의 농장들이 사상 최악의 흉작 사태를 겪었다.   또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조지아를 지나가면서 피칸 재배가 큰 피해를 입기도 했다. UGA의 피칸 전문가 페니 웰스 교수는 AJC에 "이달리아가 지나간 경로의 50~80% 농부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은 주 전체 피칸 생산의 15~20%를 차지한다"고 추정했으나, 그 비중이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기온 상승으로 말미암아 2023년이 조지아 역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10~12월기간 조지아주, 특히 남부 지역이 예년보다 더 덥고, 해수 온도 상승에 따라 허리케인 시즌이 끝나기 전인 11월 말까지 남동부 지역에서 규모가 큰 폭풍이 더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지아 기자허리케인 조지아 허리케인 이달리아 조지아 역사상 기간 조지아주

2023-09-12

[글로벌 아이] ‘협치 리더십’ 못 보인 디샌티스

‘10월의 이변(October Surprise)’.   4년 주기로 11월에 치르는 미국 대선에서 선거전 막판 돌발 변수가 승패를 가를 때 쓰는 말이다.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과 민주당의 조지 맥거번이 겨룬 1972년 대선 당시 헨리 키신저 국가안보보좌관이 ‘베트남전쟁 종전설’을 주장해 닉슨 압승에 기여한 것을 계기로 생겨났다.   최근 사례로는 2012년 대선 직전이었던 10월에 발생한 허리케인 샌디가 꼽힌다. 샌디가 미 동북부 일대를 할퀴어 100명이 넘는 희생자를 낳았을 때 민주당 대선후보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과 공화당 대선후보 밋 롬니가 보인 대처 방식은 사뭇 달랐다.   오바마는 위스콘신·오하이오 등 핵심 경합지 유세를 포기하고 피해가 집중된 뉴저지를 찾았다. 밋 롬니의 거센 추격에 지지율 역전 위기에 몰렸을 때였다. 그러나 피해 주민을 위로하고 “여러분이 일어설 때까지 잊지 않고 돕겠다”며 복구를 독려하는 모습은 큰 울림을 줬다. 대형 재난재해 앞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국가총사령관 이미지가 부각됐다. 반면 밋 롬니는 최대 승부처인 오하이오주를 방문하는 승부수를 택했지만 반은 유세, 반은 수재민 돕기 캠페인을 벌이는 ‘어정쩡 이벤트’로 유권자 주목을 끄는 데 실패했다.   그해 11월 6일 투표 결과는? 다 아는 대로 오바마의 낙승이었다. 모든 것을 허리케인 영향으로 돌리긴 어렵겠지만, 적어도 선거 직전 “오바마가 허리케인에 잘 대처했다”는 평가가 약 80%에 달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유권자들이 국가적 위기 대처 능력을 지도자 선택의 중요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11년 전의 허리케인 샌디를 소환한 것은 지난 2일 허리케인 이달리아 피해를 본 플로리다주를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문했지만 공화당 대선주자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와의 만남이 불발됐다는 소식 때문이다. 대통령이 재난 지역을 찾으면 당이 달라도 주지사가 현장에 나와 힘을 합치는 모습을 보이는 게 관례다. 디샌티스 측은 ‘구호작업 지장’을 이유로 들었지만, 공화당 경선을 의식해 일부러 피했다는 분석이 많다. 디샌티스는 지난해 허리케인 이언으로 바이든이 플로리다를 방문했을 때는 그를 맞았다.   디샌티스로선 바이든을 대면하지 않는 게 공화당원을 대상으로 치르는 경선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선은 길고도 긴 싸움이다. 대형 재난 앞에서 당장의 득표 전략 때문에 ‘협치의 리더십’을 포기한 그의 선택은 어떤 결말을 맞을까. 김형구 / 한국 중앙일보 워싱턴총국장글로벌 아이 리더십 공화당 대선후보 허리케인 샌디 민주당 대선후보

2023-09-05

허리케인 이달리아 플로리다 강타

한때 풍속이 시속 125마일에 달했던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플로리다주 서부 해안을 강타했다.   30일 국립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달리아는 이날 오전 7시45분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와 게인스빌 사이에 위치한 빅벤드 지역의 키튼 비치로 상륙했다.   허리케인 이달리아는 플로리다주에 접근하면서 카테고리 4등급까지 세력을 키우기도 했으나, 상륙시엔 카테고리 3등급으로 낮아졌다. 1시간 뒤에는 다시 카테고리 2등급으로 약화했으며, 동부시간 오후 5시 현재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했다. 허리케인은 1~5등급으로 분류되며 숫자가 클수록 강력하다는 의미다. 3등급부터는 메이저 허리케인으로 불린다.   이달리아는 플로리다를 관통해 조지아주, 사우스·노스캐롤라이나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풍속은 계속 약화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한 바람과 홍수 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NHC는 경고했다.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전선이 끊어지면서 현재 걸프만 인근 24만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고 있으며, 탬파 북부 지역에선 6000채 주택이 물에 잠긴 것으로 파악됐다. 간선도로 일부 구간과 다리 등이 폐쇄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 67개 카운티 중 30곳에 전체 또는 부분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플로리다주는 조기 피해복구를 위해 3만명의 공공서비스 근로자를 동원했으며, 5500명 규모의 주 방위군도 소집됐다. 김은별 기자허리케인 이달리아 허리케인 이달리아 플로리다주 탤러해시 플로리다주 서부

2023-08-30

허리케인 이달리아 북상... 동남부 항공편 대거 취소

30일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조지아 남부와 플로리다 서부를 거쳐 북동쪽으로 빠르게 이동해 오후 9시경 조지아를 벗어났다.     이날 오전 플로리다에서 3등급 허리케인으로 위력을 키우는 듯했으나 오후 1등급으로 약해진 상태에서 조지아 남부를 통과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저녁까지 조지아 남동부와 사우스캐롤라이나 남부지역에 강풍과 폭우가 이어지다가 사바나를 거쳐 찰스턴 방향으로 빠져나갔다.     아울러 조지아와 플로리다를 강타한 허리케인에 의해 항공편이 대거 취소됐다. 특히 애틀랜타, 템파, 잭슨빌, 올랜도 공항이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 정보를 수집하는 ‘플라이트웨어’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0분경을 기준, 하츠필드-잭슨 애틀랜타 공항에서 항공편 110개가 날씨로 인해 취소됐다. 이중 델타 항공기가 81편으로 가장 많았으며, 대다수가 애틀랜타 공항에서 출발해 플로리다의 사라소타, 포트마이어스, 잭슨빌, 탈라하시로 가는 항공편이었다.     한편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29일부터 10일간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윤지아 기자허리케인 이달리아 허리케인 이달리아 동남부 항공편 현재 이달리아

2023-08-30

조지아 남부, 오늘 허리케인 영향권

캠프 주지사, 10일간 비상사태 선포   플로리다 상륙 뒤 조지아 통과 전망    허리케인 이달리아가 플로리다를 거쳐 북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브라이언 켐프 주지사가 29일 조지아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는 이날부터 변경이 없으면 내달 8일 오후 11시 59분까지 발효된다.       켐프 주지사는 “30일로 예정된 허리케인 상륙을 앞두고 모든 행정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주민들도 가족의 안전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현재 허리케인 1등급인 이달리아는 3 등급 세력을 키운 뒤 30일 오전 플로리다주 빅 벤드 지역에 상륙, 조지아에도 강한 바람과 폭우 피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최대 풍속은 시속 125 마일.      국립 허리케인센터(NHC)에 따르면 이달리아는 플로리다를 통과한 뒤 조지아 남부를 거쳐 31일 캐롤라이나 해변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이며 주말 세력이 약화된 후 대서양으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에서는 특히 브런스윅에서 사바나에 이르기까지 해변 지역에 허리케인의 영향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NHC는 허리케인이 상륙한 뒤 36시간 동안 1등급 위력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지아 해변에 접근할 때 시속 65~85마일의 강풍과 시속 105마일의 돌풍을 수반할 것으로 NHC는 예보했다.      메트로 애틀랜타 지역에는 이달리아 상륙 전 29일 2인치 정도의 비가 내리고, 30일에도 비나 스톰이 닥칠 확률이 60%인 것으로 예보됐다.     이달리아가 3등급 허리케인으로 플로리다에 상륙하면 시속 111~129마일의 강풍이 불고 메트로 애틀랜타 남부 지역도 비구름으로 덮일 수 있다.      한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29일 멕시코만에서 대서양 연안까지 플로리다주 북부 절반에 걸쳐 있는 46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또 플로리다주 탬파 국제공항과 세인트 피트 클리어워터 국제공항이 폐쇄됐으며, 일부 지역 주민에게는 대피령을 내렸다.      토머스 공 기자허리케인 조지아 조지아 남부 허리케인 이달리아 허리케인 상륙

2023-08-29

허리케인 사전대비로 최악 피했다

지난 주말 샌디에이고 카운티 일대를 휩쓸고 지나간 '허리케인 힐러리'는 샌디에이고 지역에 접근하면서 세력이 많이 약화돼 당초 우려했던 것만큼의 극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서는 폭우로 인해 침수사태가 발생했고 또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가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어야만 했다.   아직까지 정확한 피해상황은 집계되지 않아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8월22일 오전 현재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는 이번 폭풍우로 인한 별다른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매년 겨울철 우기 때면 침수현상이 벌어지는 상습 침수지역의 경우는 이번에도 도로가 물에 차고 일부 주민들이 고립되기는 했지만 당국과 주민들의 철저한 사전준비로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포인트 로마 북동쪽의 퍼시픽 하이웨이 4300 블록의 모레나 다리 인근에서는 지난 20일 오후 8시경 근처 강에서 물이 불어나면서 주민 13명이 고립됐었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샌디에이고 소방국 소속 인명구조대의 즉각적인 구조활동으로 모두 무사히 구출됐다.   폭풍우를 동반한 강풍으로 인해 일부 주택가 나무가 송두리째 뽑히기도 했고 빗길에 미끄러진 차량으로 인한 교통사고도 평소에 비해 훨씬 많이 발생했다. 유니버시티 시티 지역내 포르테 드 팔마스에 있는 한 주택의 경우는 20일 오후 길가에 있던  나무가 쓰러지며 집을 덮쳤으나 다행히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은 화를 면했다.   또 일부 지역의 도로는 침수되거나 주변 산에서 빗물에 쓸려 내려온 토사로 인해 폐쇄돼 주변 교통체증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특히 미션밸리 일대의 카미노 드라 레이나, 미션로드, 퀄컴 웨이, 하자드 센터 드라이브 등은 21일 오전까지 폐쇄 조치가 내려졌었다. 8번 프리웨이 동행차선의 이노파 출구 인근에서는 산사태로 바위가 도로를 덮치는 위험한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내 일부 교육구는 21일 하루 동안 소속 학교들에 대해 휴교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특히 가주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로 알려진 샌디에이고 통합교육구는 이번 휴교조치로 인해 이날 예정됐던 2023-24학년도의 개강을 하루 늦추기로 결정했다. 샌디에이고 시티 칼리지 교육구도 소속 3개 캠퍼스(시티, 메사, 미라마)의 모든 시설을 하루 동안 폐쇄했으며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과 팔로마 칼리지는 21일 대면수업을 모두 온라인 강좌로 대체했다.   허리케인 힐러리는 로컬의 대중교통수단 운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앰트랙 서프라이너의 경우 일부 열차의 운행을 중단했으며 로컬 통근열차인 코스터, 스프린트는 운행횟수를 단축했다. 로컬 버스들은 비상 스케줄로 운행했으며 샌디에이고 국제공항의 항공편도 20일 거의 취소돼 여행객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김영민 기자허리케인 사전대비 허리케인 힐러리 샌디에이고 지역 샌디에이고 소방국

2023-08-22

주말 폭풍우에 지진까지…세력 약화 힐러리 폭우 우려

남가주를 강타할 것으로 예상됐던 허리케인 힐러리가 상륙하면서 세력이 약화했으나 오늘(21일)까지 지역에 따라 강한 폭풍우가 몰아칠 것으로 예보돼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18일 4등급 허리케인으로 관측됐던 힐러리가 20일 오전 바하 캘리포니아 지역 상륙과 함께 열대성 폭풍으로 세력이 약화됐다.   하지만 이날 오후 2시40분 현재 LA를 비롯해 롱비치, 버뱅크, 샌타클라리타, 팜데일 일대에 국지적 돌발 홍수 경고가 발령됐으며 OC 등 그 밖의 남가주 지역에는 열대성 폭풍 주의보가 내려진 상태다.   개빈 뉴섬 가주지사는 지난 19일 오후 남가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대비할 것을 당부했다. 샌버나디노 카운티 일부 지역 주민들에게는 대피령이 떨어지기도 했다.     남가주 에디슨에 따르면 힐러리로 인해 지난 20일 오후 2시30분 현재 86건(9442명)의 정전이 발생했으며 LA수도전력국도 카운티 전체 수백 가구가 정전 사태를 겪고 있다고 밝혔다.   20일 LA한인타운서 개최 예정이었던 씨클라비아 행사를 비롯해 남가주 곳곳의 콘서트, 아트쇼 등이 취소 또는 연기됐다.   또한 나츠베리팜, 식스플래그, 씨월드, 세사미 플래이스, 레고랜드는 20일 임시 휴무에 나섰으며 디즈니랜드도 폐장시간을 앞당겼다.   LA통합교육구도 20일 오후 4시경 폭풍으로 인해 오늘 하루 휴교하기로 결정하고 내일(22일)부터 다시 정상 등교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각 학교 교사들은 교육구통합포털시스템인 스쿨로지에 오전 10시30분까지 학생 및 가족들을 위한 교육 자료를 업로드할 예정이다.     기상청은 남가주 지역 예상 강우량이 오늘 오전까지 3~6인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보하고 인근 해안에 높은 파도가 발생할 수 있다며 주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힐러리는 오늘 오전 11시경 네바다와 오리건 접경까지 북상한 후 풍속이 시속 39마일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연방지질조사국은 이날 오후 2시41분 LA 북서쪽으로 80여 마일 떨어진 오하이에서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며 지진 경보를 발령했다.     이후 최대 규모 3.9를 비롯한 여진이 이어졌다.   이날 지진은 LA한인타운은 물론 OC와 리버사이드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지진으로 오하이 인근 하이웨이 150번 도로 일부에 산사태가 발생하고 일부 상점의 진열품들이 떨어졌으나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박낙희 기자 naki@koreadaily.com지진 폭풍우 허리케인 힐러리 남가주 지역 힐러리 열대성 태풍 허리케인 폭우

2023-08-20

가주 역사상 첫 '열대성 폭풍 주의보' 발령

    캘리포니아 주에 역사상 처음으로 열대성 폭풍 주의보가 발령됐다.    멕시코만 태평양에서 북상하고 있는 태풍 '힐러리'의 세력이 갈수록 강해지면서 국립 허리케인 센터는 18일 캘리포니아 전 지역에 허리케인 주의보를 내렸다.    캘리포니아에서 열대성 폭풍주의보가 발령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허리케인 힐러리가 지나가는 일부 지역에 엄청난 양의 폭우와 홍수 가능성 때문으로 알려졌다.    기상 당국은 현재 4등급 허리케인으로 규모가 커진 힐러리가 캘리포니아에 상륙할 때쯤이면 세력이 열대성 폭풍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여전히 주말에 상당한 양의 비를 뿌려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일부 기상 전문가는 힐러리가 퍼부을 강우량이 지역에 따라서는 1년치 강우량보다 많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닷가에 인접한 실비치 같은 곳에서는 모래 제방을 쌓고, 여분의 모래 주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국립기상청은 오는 일요일 오후부터 월요일 저녁까지 LA 카운티 전역에 홍수 주의보를 발령했다. 오렌지카운티는 토요일 밤부터 월요일 저녁까지 홍수 주의보가 유효하다.    이외에도 리버사이드 카운티 산악지역과 샌디에이고 카운티 산악 및 사막, 해안 지역 등도 토요일 오전부터 월요일까지 홍수 주의보 영향권에 들어 있다.      김병일 기자역사상 열대성 열대성 폭풍주의보 허리케인 주의보 홍수 주의보

2023-08-18

주말 남가주에 태풍온다…허리케인 바하 연안서 북상

태풍이 남가주로 북상 중이다. 17일 국립기상청(NWS)은 이번 주말부터 남가주 지역이 태풍의 영향권에 들어설 것이라며 홍수 등 비 피해를 경고했다.   국립허리케인센터(NHC)도 이날 “멕시코 남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열대성 폭풍 ‘힐러리(Hilary)’가 남가주로 향하고 있다”며 “현재 힐러리는 멕시코 바하 연안을 따라 이동 중이며 2등급 태풍으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NHC에 따르면 2등급은 시속 96~110마일의 강풍을 동반한 태풍이다. 태풍이 북상함에 따라 전문가들은 오는 20일부터 남가주 지역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렉 포스텔 기상학자는 “태풍 힐러리가 가장 강력한 4등급까지 규모가 커질 것 같지 않다”며 “그러나 이번 주말 남가주 지역에 최대 10인치가량의 강우와 함께 산사태, 홍수 등 비 피해를 야기할 수 있으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NWS는 힐러리의 영향으로 남가주 지역에는 22일까지 뇌우를 동반한 폭우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베벌리힐스시를 비롯한 남가주 지역 시 정부들은 폭우로 인한 산사태 등을 대비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모래주머니 등을 제공하겠다고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헨리 디카로 기상학자는 “LA카운티의 경우 최대 3인치의 강수량이 예상된다”며 “특히 남가주 지역 카탈리나 섬은 태풍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남가주 지역의 태풍 상륙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NWS에 따르면 열대성 폭풍이 남가주를 직접 강타한 건 84년 만이다. 지난 1939년 9월 25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 폭풍으로 인해 롱비치 지역의 주택 등이 바다로 떠내려가는 등 총 48명이 사망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태풍 허리케인 주말 남가주 남가주 지역 허리케인 바하

2023-08-17

[삶의 뜨락에서] 허리케인(Hurricane) 심(Sim)

팬데믹 이후 근 2년 동안  뉴저지에서 꼼짝 않고 있는 나를(언니 오빠네 식구도) 보러 조지아의 둘째 딸과 손녀·손자가 굉장한 비바람을 몰고 쳐들어왔다. 뉴저지에 도착하는 7월 17일, 즉시 그길로 맨해튼의 워터 보트를 타기로 돼 있었는데 날씨도 나쁘고 시간도 늦고 해서 다음날로 미루고 우리는 큰딸네에 온 식구들이 모여 3년 만에 회포를 푸는데 그동안 몰라보게 훌쩍 커버린 손자·손녀들 서로 부둥켜안고 그 좋아하는 모습이란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다.   맨해튼을 가로지르는 페리(Ferry)를 처음 타 보는 양 근 4년 만에 둘러보는 허드슨 강은 여전했고 시끌버끌하는 뉴욕시의 모습은 장관이었다. 아이들은 ‘The beast was the boat’를 타며 온몸에 물세례를 맞는 기분이 통쾌하다고 재잘대며 우리는 리틀 이탈리아와 차이나타운을 거쳐 식사하고 거리에 쏟아지는 선물 가게를 둘러보고 밤늦게 페리를 타고 집으로 향했다. 조지아 식구들은 맨해튼에서 친구와 만난다고 이틀을 호텔에서 머무르며 친구와 푸드 투어를 하고 ‘Six’라는 브로드웨이 쇼도 보고 뉴욕대와 워싱턴스퀘어파크도 둘러보고 Summit 0ne Vanderbilt도 보았다.   조지아의 손자녀석이 11살이라 무엇이든지 흥미로워 뉴저지의 해변도 봐야 한다고 해서 세븐 프레지던트 해변으로 향해 떠나는데 아침부터 비가 억수같이 퍼부어서 좀 난감했는데 해변에 다다르니 해가 뜨며 푸른 하늘이 우리를 환영하고 있어 너무나 기뻤으며 아이들은 종일 물속에서 잘 놀면서 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었다.   지난 7월 22일 토요일 다시 페리로 뉴저지로 돌아와 렌터카를 몰며 보스턴의 하버드 서머 스쿨로 세 식구는 떠났는데 그 지난 일주일 동안의 나에게 일어난 일은 그동안 침체해 있던 나의 심신(心身)을 팬데믹 이전으로 일깨워주는 듯했다. 우리는 가끔 마음속으로 한없이 침체하여 있을 때는 무엇으로든지 한 방 맞아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들이 온다고 했을 때는 기쁘면서도 아직도 난리인 세상에 어떻게 컨트롤 할까 염려도 있었건만 막상 만나니 팬데믹이고 뭐고 기를 못 피게 세상은 여전히 힘차게 돌아가고 있음을 절감했다.   내가 지난 십여 년 넘게 플로리다에서 살 때 매년 크리스마스 때면 뉴저지의 딸·아들네와 조지아의 둘째 딸네가 매년 들리곤 했다. 그런데 어느 한 해 먼저 내려와 있던 큰딸이 “엄마! 허리케인이 하루 일찍 온대…” 하는 것이 아닌가! 나는 무심결에 “아니,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무슨 허리케인이냐!” 하니 하하 웃으며 “조지아에서 심 패밀리가 하루 일찍 온다는 소리야” 해서 한참을 웃었다.     허리케인이란 북대서양, 북동 태평양 등 다양한 지역에서 발생하는 열대 저기압 중 최대 풍속이 시속 64KTS(74마일) 이상인 것을 말하며 강한 바람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데 조지아 아이들이 플로리다 할머니 집에 오면 너무 반갑고 좋아 이방 저방으로 어찌나 극성스럽게 돌아다니는지 그때 붙여진 별명이다. 이번에도 할머니인 나를 보고 조지아를 좀 다녀가라고 하건만 꿈쩍도 안 하니 이렇게 바람을 몰고 쳐들어온 것이다. 우리는 팬데믹 이후 너무나 반갑고 의미 있는 만남이었다. 정순덕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hurricane 허리케인 조지아 식구들 조지아 아이들 플로리다 할머니

2023-08-01

한류 돌풍 뿌리는 '비빔밥 정신'

 "21세기 한류 허리케인은 국풍인가? 국뽕인가?"   박숙희(사진) 작가는 전 세계를 뒤흔들고 있는 한류 신드롬에 대해 정리한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를 지난 1일 출간했다.   본지 기자 출신인 박 작가는 지난 27년간 문화 담당 저널리스트로 일하면서 주류 문화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수많은 한인들을 발굴해 소개했다.     그는 "오늘날 세계는 K팝을 비롯해 영화, 드라마 등 예술을 뛰어넘어 한식, 화장품까지 한류 문화에 빠졌다"며 "어떻게 한류가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었는지에 대한 분석과 한국에 대해 모든 것을 파헤치고자 책을 쓰게 됐다"고 전했다.   한류를 이해하는 33가지 코드에는 한국의 역동성을 독해하는 키워드를 33가지로 정리했다. 책은 한국 문화, 조선, 음주·가무, 한국인의 유전자 등 크게 6가지 주제로 나뉜다.   박 작가는 "책의 제일 첫 번째 카테고리는 '한국인의 비빔밥 정신'"이라며 "비빔밥은 개방성과 융통성, 균형과 화합을 상징하는 한식임과 동시에 우리의 존재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할리우드의 전통 장르 영화 규칙을 벗어나 범죄, 코미디, 사회풍자를 혼합해서 만든 영화이며 방탄소년단의(BTS) 음악도 한국 가요에 록, 힙합, 펑크 등이 곁들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퓨전에 강한 민족이다 보니 다른 문화권에서도 한류가 사랑받을 수 있는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밥 위에 다양한 나물과 고추장을 넣어 섞어 먹는 비빔밥은 장르를 교차 및 혼합할 수 있는 기술을 알려준 셈이다. 박 작가는 한국인은 자기 앞의 그릇 안에 담긴 다양한 식재료를 섞어 비비는 것이 자연스러운, 개방성과 융통성을 포용하는 습관이 있는 민족이라고 전했다.   박 작가는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뿌리에 대해서 알고 싶을 것"이라며 "이 책을 통해 한인들이 정체성과 잠재력, 자부심을 느끼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한국문화에 관심이 많은 타민족을 위한 영문판 제작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박숙희 작가는 지난 1996년에 뉴욕에 이민 와 뉴욕중앙일보에서 8년간 문화 기자로 일했다. 이후 지난 2012년부터 뉴욕컬처비트(NY Culture Beat)를 운영하며 한류에 대한 칼럼을 기재하고 있다. 이 책은 알라딘 서점, YES24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김예진 기자 kim.yejin3@koreadaily.com박숙희 인터뷰 한류 문화 한류 신드롬 한류 허리케인

2023-06-12

[삶의 뜨락에서] 참 알 수 없네요

플로리다로 내려온 다음 해에 허리케인 ‘이마’를 겪었습니다. 우리는 애틀랜타, 조지아로 피난을 가서 폭풍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했지만 폭풍이 지나고 난 후 폭풍이 파괴하고 지나간 도시를 보았습니다. 간판들은 날아가고 모두 정전이 되고 식당과 상점이 모두 문을 닫아 밤에 밖에 나가기가 무서웠습니다.     우리가 사는 동네는 기와가 들뜬 집들이 많아 보험회사에서 모두 지붕을 갈아주었습니다. 물론 그때도 바닷가에 가까울수록 피해는 컸습니다. 바닷가의 집은 바람과 파도에 많이 파손되었습니다. 나는 동네 사람들에게 허리케인이 무서워서 이사를 해야겠다고 엄살을 부리면 동네 사람들은 이런 허리케인은 70년 만에 한 번 오는 거니까 아마 네 생전에는 그런 허리케인을 보고 싶어도 보지 못할 거라며 나를 안심시켜 주었습니다.     그런데 4년 만에 다시 허리케인 이마가 우리 도시를 엄습한 것입니다. 나는 이때도 뉴저지에 있다가 허리케인이 지난 후 내려와서 허리케인을 직접 만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사는 이웃인 포트마이어는 많이 파괴되었습니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부니 내린 비와 밀려오는 파도가 합쳐져서 집들이 물에 잠겼다고 합니다. 바닷가에 정박해 있던 보트들이 파도에 밀려와 도로에 엎어져 있고 안마당에 쓰러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같은 교회의 집사님은 집에 물이 들어와 허리까지 찼었다고 이야기했고 고층 아파트에 사는 분은 자기 집은 괜찮았지만 차고에 물이 차서 물에 둥둥 떠서 서로 부딪히더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바닷가에서 한 5마일만 떨어진 동네에는 아무 문제도 없이 비바람만 불었다고 합니다. 전기도 안 나간 집들이 많고 다음 날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바닷가의 집들은 집이 침수되어 많이 파손되었고 자동차도 많이 침수되어 파손되었고 전기도 오래 있다 들어왔습니다. 그 층 콘도도 침수된 부분을 고치기 위하여 2개월 동안 거주를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이번 홍수에는 바닷가에 사는 부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어디에나 바닷가의 집이 비쌉니다. 네이플에 있는 집이나 콘도는 백만불을 가지고는 만져보지도 못한 비싼 집들입니다. 그런데 허리케인이 올 때마다 바닷가의 집들이 제일 피해가 큽니다. 물론 집들을 허리케인이 올 때를 대비해 튼튼하게 짖는다고는 하지만 밀려오는 파도나 넘치는 물은 어찌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밑의 층은 물에 잠기기도 하고 피해를 봅니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해안가의 집들을 좋아하고 해안가의 집들이 값이 비쌉니다. 바닷가에서 3마일만 떨어지면 집값이 삼분의 일이상 떨어집니다. 물론 위험은 그 이상 떨어지지요.     그런데 지난주 텍사스 휴스턴에 갔다가 오는 길에 항공기가 비교적 낮게 떠서 플로리다의 해안을 따라왔습니다. 나는 창가에 앉아 해안가에 빈틈없이 세워진 집들을 보면서 생각했습니다. 내륙에는 빈 땅이 많은데 바닷가에는 빈틈없이 집들이 꽉 들어서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닷물이 안마당에 들어올 정도로 물에 가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방문을 열고 비치에 나갈 수 있는 집일수록 값이 비쌉니다. 몇 년에 한 번씩 오는 허리케인을 겪으면서 왜 사람들은 바닷가에서 살려고 할까. 왜 사람들은 허리케인이 오는 줄 알면서도 허리케인이 무서운 줄 알면서 바닷가에 살려고 할까 나는 생각에 잠겼지만 답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중국에 갔습니다. 그리고 높고 위험한 암벽에 집을 짓고 사는 사람들을 보았습니다. 물론 위험하겠지요. 그런데 왜 그런 위험한 곳을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나는 답을 찾을 수 없네요.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허리케인 이마 집들이 제일 부리면 동네

2022-12-14

[삶의 뜨락에서] 여우굴을 피하려다 호랑이굴로

2017년 허리케인이 플로리다를 휩쓸고 갔을 때 우리는 애틀랜타로 피난 갔습니다. 일주일 후 다시 돌아오면서 길가에 쓰러진 나무들, 전선주와 간판들을 보면서 전쟁터도 이렇게 심하게 파괴되지는 않았을 거라고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5년밖에 안 된 몇 주일 전 다시 허리케인이 우리가 사는 도시를 휩쓸고 갔습니다. 이번에는 일기예보가 우리가 사는 마을은 비껴갈 것이라고 예고했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게 생각을 안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마을을 비껴갈 것이라던 허리케인의 방향이 조금씩 바뀌면서 그 붉은 색의 몽둥이가 우리 마을 쪽으로 들어오는 것이 아닙니까. 나는 초초하고 불안했습니다. 그리고 태풍이 불면 바다가 범람해서 물결이 쓰나미처럼 밀려오니 높은 곳으로 피난을 가라는 경고들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이웃에 사는 이 박사에게 전화했습니다. 그는 자기는 피난을 안 간다면서 나더러 불안하면 피난을 가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 집은 바닷가에서 한 2마일 떨어지기는 했지만 우리 집 바로 앞에도 큰 호수가 있는지라 마음이 놓이지 않았습니다. 저는 아내와 의논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집은 단층집이라 물이 들어오면 어쩌나 하고 고층빌딩에 사는 선배의 집으로 피난을 가기로 했습니다. 바닷가 고층빌딩에 사는 선배 집은 8층이라 물이 거기까지야 안 들어오겠지 하고 그리로 피난을 가자고 의논했습니다. 선배도 이런 때 같이 모여 있으면 걱정도 덜 되고 하니 어서 오라고 강권하여 그리고 피난했습니다. 그리고 자동차를 지하 주차장에 주차했습니다. 우리는 허리케인 방지 창으로 무장한 집에서 그야말로 안전하게 허리케인이 지나가도록 커피를 마시면서 지냈습니다. 전기가 나가서 어두웠지만 낮이라 견딜 만 했습니다.     파도가 차올라 거리로 밀려오고 저 밑의 거리에 물이 차 자동차가 침수되는 것을 보면서 저걸 어떻게 하지 하면서도 우리 차의 생각은 꿈에도 안 했습니다. 빗방울이 약해지고 거리에 물이 빠지자 우리 차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걱정이 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내려가 보니 주차장은 그야말로 빨래를 물에 담가 놓은 듯 검은색 자동차들이 물에 둥둥 떠다니며 주차장에 물이 빠지지 않아 영화를 보는 듯했습니다. 전기가 나가니 전화 배터리도 약해지고 전기가 없으니 TV도 안 나오니 소식도 끊어졌습니다. 빌딩은 캄캄하고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으니 8층에서 어두운 데를 오르내릴 수도 없었습니다. 물도 끊어지니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쓰고 그야말로 지옥이 따로 없었습니다.     우리는 짐을 끌고 더듬더듬 내려와서 이웃집의 이 박사에게 전화하여 집으로 왔습니다. 차는 주차장에 물에 잠긴 채 두었습니다. 우리 집은 마당에 나뭇가지가 몇 개 떨어진 것뿐 말짱했습니다. 집으로 오면서 이 박사는 여우굴을 피해간다고 호랑이굴로 찾아들어 갔구먼 하면서 옷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집에 있었으면 안전했을 것을 피난을 간다고 바닷가 고층빌딩을 찾아 들어간 우리의 무식한 처사를 어떻게 변명을 할까요. 물이 들어올 것을 걱정하면서 지하 주차장에 차를 세우는 것은 얼마나 무식한 일일까요. 그리고 그렇게 좋은 차들이 물에 한 번 잠기고 나면 완전 폐차가 된다는 것이 무슨 말일까요. 아무리 대학을 나와도 학위가 있어도 이런 상식이 없이 호랑이굴로 찾아 들어간 나는 어떤 바보일까요. 이용해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호랑이굴 여우굴 바닷가 고층빌딩 지하 주차장 허리케인 방지

2022-11-20

“동남부 허리케인 이재민 재기 돕고파”

라구나우즈 한인회(이하 한인회, 회장 박용진)가 지난 9월 말 미 동남부 지역을 강타한 역대급 허리케인 ‘이언’ 이재민들의 재기를 돕고 싶다며 2000달러의 성금을 본보에 기탁했다.   박용진 회장과 이규환 부회장, 김명수 재무, 유심선 홍보, 한애권 서기 등 한인회 임원들은 지난 14일 한인회 회원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 수표를 본보에 전달했다.   이 성금은 본보 산하 비영리단체 해피빌리지를 통해 미 적십자사에 전달된 이후, 이재민 지원에 쓰인다.   사상 5번째로 강력했던 ‘이언’이 할퀴고 간 플로리다 주에선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수백 채의 건물이 침수되거나 붕괴됐다.   박 회장은 “회원들이 모은 1500달러에 한인회 기금 500달러를 더했다. 연초에 진행한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 모금에 이미 많은 이가 동참했는데도 이재민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자는 취지에 여러 회원이 공감해 줘 감사하다”고 밝혔다.   한인회 측은 지난 3월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금으로 2만7700달러를 본보에 기탁했다. 당시 모금 총액은 한인회 사상 역대 최고액이다.   오렌지카운티의 대표적 은퇴자 거주 단지인 라구나우즈 빌리지 거주 한인들은 평소 오렌지카운티, 남가주 외 지역은 물론 외국에서 자연 재해, 전쟁 등으로 많은 이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성금 모금에 앞장서 왔다.   한인회는 올해 1월엔 지난해 말 초대형 토네이도가 덮친 중서부 6개 주 이재민을 위해 3000달러의 성금을 본보에 기탁했다. 지난 2020년 5월엔 코로나19 팬데믹과 싸우는 의료진을 위해 7540달러를, 같은 해 10월엔 남가주 밥캣 산불 이재민을 위해 4080달러를 각각 전달했다.   박 회장은 최근 들어 라구나우즈 빌리지 거주 한인이 더 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규환 부회장은 “단지 내 골프 인구가 약 3200명인데 이 중 70%가 한인이다. 전엔 한인 수를 1500~2000명으로 추산했는데, 요즘은 전체 주민 2만5000명 중 2000명을 넘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 한인회 임원진은 올해 연말에 임기를 마친다. 내년부터 임기를 시작할 차기 회장은 12월 13일 열릴 총회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글·사진=임상환 기자허리케인 동남부 역대급 허리케인 산불 이재민 한인회 회원들

2022-11-15

[이 아침에]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나는 요즘 전화기 벨 소리를 끄고 지낸다. 처음엔 스팸 전화들 때문에 벨 소리를 작게 해 놓았었다. 그런데 나중에 누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필요한 곳에만 리턴콜을 하는 게 너무 편해 아예 벨 소리를 꺼 버렸다. 딱히 중요한 전화가 올 것도 없어 이렇게 지내기 시작했는데 너무 편하다.   게다가 요즘 들려오는 소식 대부분이 감당키 힘들 정도로 괴로운 것들이라 차라리 듣지 않는 게 편하다. 멀리는 서울 J님의 잦은 응급 치료 소식, LA에 정착한 절친의 발 수술에 이은 척추 수술 소식, 그리고 4년 전 이곳으로 오면서 알게 된 모 교수님의 전립선 4기 암 소식, 수술을 받았던 뇌에서 피가 비치고 뇌가 부풀어 오르는 위중함 탓에 40일 넘게 릴레이 기도를 하고 있는 S님, 예정했던 척추 수술이 백혈구 이상으로 자꾸 연장되고 있다는 K님의 소식 등 하나같이 안타깝고 괴로운 내용들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리고 기다리던 아침 신문에 실린 고국의 소식들도 유쾌하지가 않다.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정치인들이 마치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것이 그들에게 부여된 최고의 임무인 양 허구한 날 도가 넘치는 싸움판을 벌이는 모습 말이다.     또 9개월 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뉴스, 태국의 ‘데이케어’ 총격사건으로 24명의 어린이와 12명의 교사가 숨졌다는 소식, 허리케인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푸에르토리코 국민들 소식 등 참담한 내용들도 나를 우울하게 한다.   세상이 늘 이렇게 암담했었나. 머리가 핑핑 도는 일상이다. 그런저런 이유였을까, 며칠 전 잠자기 전 불을 끄기 위해 일어나려다가 방안이 팽이 돌듯 어지러워서 침대에 머리를 박으며 쓰러졌다. 그날 낮까지 멀쩡하던 내게 일어난 일이다. 그 어지럼증은 이튿날 밤 또 다시 찾아왔다. 급기야 혹시라도 밤에 혼자 어찌될까 두려워  딴 방을 쓰던 남편을 내 방으로 오라고 했다.   혹시 내게 문제가 생긴 것일까. 실상 내가 세상의 큰 일들 외에 주변의 소소한 일들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사는 편이긴 하다. 식당이나 공공 장소에서 주변을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대화를 하거나 입을 벌리고 목청껏 웃는 사람들, 혹은 조용한 도서관에서 끝도 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를 힘겹게 한다.   게다가 요즘 거리에 나가면 민망할 정도로 꽉 낀 트레이닝 바지를 나이에 상관없이 찢어질듯 끼어 입고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불쾌한 스트레스도 있다.   주변의 감당하기 힘든 암담한 소식에서, 그리고 점점 품위가 사라져 가는 세상에 만연한 뻔뻔함들에서 자유함을 얻을 길은 없을까. 아님 그나마 이 소용돌이에 일일이 반응하는 나의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순례자처럼 눈을 들어 산을 보며 살 것인가.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소식 수술 소식 허리케인 척추 수술

2022-11-07

[J 네트워크] 도로포장 부실도 정부 책임인데

정부 재난 대처의 반면교사로 자주 거론되는 게 2005년 8월 미국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례다.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며 뉴올리언스의 80%가 물에 잠겼다. 사망자가 무려 1800명을 넘었고 45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시신이 물에 둥둥 떠다니고 살인과 약탈·방화가 난무하며 도시 일대는 공권력이 포기한 곳이 됐다.    참사 나흘 뒤 현장을 찾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캐슬린 블랑코 루이지애나 주지사와 레이 내긴 뉴올리언스 시장을 만났다.   “뉴올리언스는 누가 책임지냐”고 따져 묻는 대통령 말에 둘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기 급급했다. 오히려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미숙한 대응이 사태를 키웠다며 손가락을 대통령으로 향하기도 했다.   예측 범위를 뛰어넘는 역대급 허리케인이었다고 이들은 항변했다. 그래서 미리 손을 쓸래야 쓸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는 사이 여론은 전국적으로 급격히 나빠졌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허리케인 규모에 대한 사전 예보는 분명히 있었고, 주정부가 마음만 먹었으면 시민들을 미리 대피시킬 기회도 있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때도 회자됐던 이 사례를 8년이 지난 지금도 다시 떠올리게 된다. 미리 경찰을 배치했더라도 소용없었을 거라는 행안부 장관.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했다는 용산구청장. 당국의 미흡한 대응에 격노했다는 대통령. 참사 직후 이들의 반응은 카트리나 사태 당시 미국 모습과 판박이다.   영국의 군중 관리 전문가인 키스 스틸 서퍽대 객원교수와 인터뷰를 하며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물었다. 항상 사고가 잇달았던 이슬람 성지 메카의 순례지 동선 개선 프로젝트를 맡았고, 세계 각지에서 발생한 대형 군중 참사를 연구해 온 이다. 그는 “도시 거리를 걸을 때 포장이 부실해 넘어져 다쳤다면 누가 책임을 지냐”고 반문했다. 특히 밤거리 경제를 통해 지자체와 정부가 관광수입을 얻어왔다면 그 공간을 안전하게 유지하는 것 역시 당연히 그들의 책임이라고 했다.   취임 후 한때 90%까지 올랐던 부시 대통령의 지지율은 카트리나 사태 이후 회복할 수 없는 타격을 입고 내리막을 걸었다. ‘무능’이라는 딱지가 붙은 부시의 공화당은 2006년 중간선거에서 참패했고 2008년 11월 대선에서 민주당에 정권을 내줬다.   그때와 지금 정국에 다른 점이 있다면, 현재 한국에선 더 떨어질 지지율이 없어 보인다는 정도일 것이다. 며칠 전 블룸버그가 칼럼에서 “한국의 핼러윈 참사는 아주 인기 없는 리더의 시험대가 됐다”고 한 것처럼 말이다. 김필규 / 워싱턴특파원J 네트워크 도로포장 부실도 한국 정부 정부 재난 허리케인 카트리나

2022-11-06

[이 아침에] 나를 힘들게 하는 것들

나는 요즘 전화기 벨 소리를 끄고 지낸다. 처음엔 스팸 전화들 때문에 벨 소리를 작게 해 놓았었다. 그런데 나중에 누구에게서 전화가 왔었다는 정보를 확인하고 필요한 곳에만 리턴콜을 하는 게 너무 편해 아예 벨 소리를 꺼 버렸다. 딱히 중요한 전화가 올 것도 없어 이렇게 지내기 시작했는데 너무 편하다.   게다가 요즘 들려오는 소식 대부분이 감당키 힘들 정도로 괴로운 것들이라 차라리 듣지 않는 게 편하다. 멀리는 서울 J님의 잦은 응급 치료 소식, LA에 정착한 절친의 발 수술에 이은 척추 수술 소식, 그리고 4년 전 이곳으로 오면서 알게 된 모 교수님의 전립선 4기 암 소식, 수술을 받았던 뇌에서 피가 비치고 뇌가 부풀어 오르는 위중함 탓에 40일 넘게 릴레이 기도를 하고 있는 S님, 예정했던 척추 수술이 백혈구 이상으로 자꾸 연장되고 있다는 K님의 소식 등 하나같이 안타깝고 괴로운 내용들이 열거하기도 힘들 정도다.   그리고 기다리던 아침 신문에 실린 고국의 소식들도 유쾌하지가 않다. 국민의 혈세로 월급을 받는 정치인들이 마치 상대방을 무너뜨리는 것이 그들에게 부여된 최고의 임무인 양 허구한 날 도가 넘치는 싸움판을 벌이는 모습 말이다.     또 9개월 째 계속되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푸틴이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뉴스, 태국의 ‘데이케어’ 총격사건으로 24명의 어린이와 12명의 교사가 숨졌다는 소식, 허리케인으로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푸에르토리코 국민들 소식 등 참담한 내용들도 나를 우울하게 한다.   세상이 늘 이렇게 암담했었나. 머리가 핑핑 도는 일상이다. 그런저런 이유였을까, 며칠 전 잠자기 전 불을 끄기 위해 일어나려다가 방안이 팽이 돌듯 어지러워서 침대에 머리를 박으며 쓰러졌다. 그날 낮까지 멀쩡하던 내게 일어난 일이다. 그 어지럼증은 이튿날 밤 또 다시 찾아왔다. 급기야 혹시라도 밤에 혼자 어찌될까 두려워  딴 방을 쓰던 남편을 내 방으로 오라고 했다.   혹시 내게 문제가 생긴 것일까. 실상 내가 세상의 큰 일들 외에 주변의 소소한 일들에도 신경을 곤두세우며 사는 편이긴 하다. 식당이나 공공 장소에서 주변을 개의치 않고 큰 소리로 대화를 하거나 입을 벌리고 목청껏 웃는 사람들, 혹은 조용한 도서관에서 끝도 없이 대화를 이어가는 사람들, 모두가 나를 힘겹게 한다.   게다가 요즘 거리에 나가면 민망할 정도로 꽉 낀 트레이닝 바지를 나이에 상관없이 찢어질듯 끼어 입고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받는 불쾌한 스트레스도 있다.   주변의 감당하기 힘든 암담한 소식에서, 그리고 점점 품위가 사라져 가는 세상에 만연한 뻔뻔함들에서 자유함을 얻을 길은 없을까. 아님 그나마 이 소용돌이에 일일이 반응하는 나의 살아있음에 감사하며, 순례자처럼 눈을 들어 산을 보며 살 것인가. 김찬옥 / 수필가이 아침에 소식 수술 소식 허리케인 척추 수술

2022-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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