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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 피아니스트, 카네기홀 데뷔 독주회

역량있는 신진 아티스트를 초청해 정상의 클래식 공연을 선사하는 JH 아트 코퍼레이션(JH Arts Corporation)이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으로 국제 무대를 누비는 젊은 한지민 피아니스트을 초청해 오는 24일, 뉴욕시 맨해튼 57스트리트에 있는 카네기홀 젠켈홀에서 데뷔 독주회를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청년 예술가 도약지원’ 사업에 선정된 것으로, 한지민 피아니스트의 뛰어난 실력과 현대음악 스페셜리스트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은 결과로 더욱 의미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선화예술중고 졸업 후 연세대 음악대학에서 피아노 학사 및 석사 학위를 취득한 한지민 피아니스트는 2018년 미국 하트퍼드대 대학원에서 최고연주자과정(Artistic Diploma)을 마치고, 2019년에는 연주학 박사(Doctor of Musical Arts) 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연세대 음악대학 강사로 활동하며, 선화예중고에서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일찍이 국내외 콩쿠르에서 우승 및 입상 경력을 쌓아온 한지민 피아니스트는 박사과정 중 독보적인 존재감을 보인 것은 물론 학교가 위치한 커네티컷주의 여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 적극적으로 참가해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는 2019년 파라노프 협주곡 콩쿠르에서는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기 시작했고, 커네티컷주 링컨시어터에서 새뮤엘 바버 피아노 협주곡 협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국 귀국 후 2022년에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홀에서의 귀국 독주회를 시작으로 세종챔버홀·금호아트홀에서 독주회 및 실내악 연주를 했다. 2023년에는 중국 항저우 현대음악 페스티벌에 초청돼 진은숙 피아노 에튀드 전곡을 포함한 독주회를 열기도 했다. 또한, 중국 구이양 오케스트라와 함께 바르톡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하고, 2024년에는 삼성 인재개발원 콘서트홀에서 심포니 송 오케스트라와 함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협연, 지난 9월에는 네덜란드에서 4회의 순회 독주회를 가지는 등 최근 더욱 활발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카네기홀 단독 무대는 ‘한국과 미국의 위대한 작곡가들-The Great Contemporary Composers of Korean and United States for Piano Solo’라는 프로그램으로, 한지민 피아니스트는 이번 독주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저명한 음악가들의 곡들을 세련되고 감성적인 감각과 뛰어난 연주력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 문의는 전화(917-935-0670/JH Arts Corporation·Jinho Hwang CEO), 공연 티켓은 50~70달러, 구매는 전화(212-247-7800/CarnegieCharge) 또는 웹사이트(https://www.carnegiehall.org/Cart/Event-Seating?itemNumber=48909#/).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한지민 한지민 피아니스트 피아니스트 한지민 한지민 피아니스트 카네기홀 공연 한지민 카네기홀 젠켈홀 공연 한지민 뉴욕 데뷔 독주회 진은숙 김벙기 박희정

2024-11-21

[필향만리] 誾誾 行行 侃侃 (은은 행행 간간)

『논어』에는 제자들이 공자를 모시는 태도에 대한 기록도 많다. 스승을 모실 때 민자건은 온화했고, 자로는 실천적이었으며, 염유와 자공은 강직했다. 제자들의 이런 모습을 보며 공자는 즐거워했다(樂). 혹자는 원문이 ‘즐거울 락(樂)’이 아니라 ‘자(字)’였을 것으로 여겨 각각의 태도에 맞게 ‘자(字:관례 때 지어주는 또 하나의 이름)를 지어주셨다’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은은(誾誾)’의 ‘誾’은 말소리(言)가 문(門) 안에 있는 형상의 글자이니 조용하고 온화한 태도를 표현한 말이고, ‘행행(行行)’은 글자 그대로 행동으로 실천함을 묘사한 말이다. 간간(侃侃)은 대개 ‘신(信)+천(川:내 천)’으로 구성된 글자로 여겨 ‘믿음이 냇물처럼 이어질 정도로 강직하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각기 특성과 장점이 있는 제자들을 바라보는 스승 공자의 따뜻한 눈길이 느껴지는 구절이다. 다만, 공자는 자로가 지나치게 행동적인 점을 보면서 제명에 죽지 못할까 봐 염려하기도 했다.   장점이 넘친다면 그 장점을 잘라다가 단점을 보완하는 ‘절장보단(折長補短)’의 노력으로 세 제자의 장점인 은은, 행행, 간간을 다 갖출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구절을 쓴 서예작품을 걸어두고 보면서 늘 그 뜻을 음미하면 도움이 되리라. 김병기 /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필향만리 NYT 피아니스트 스승 공자

2024-10-30

젊은 예술가 클래식 대중화 나선다

LA앙상블이 음악강연회 ‘정오의 노래’(Noon Tunes)에서 기금 마련 연주회를 개최한다.     ‘정오의 노래’는 지역 주민에게 문화 혜택을 제공하려는 성공회 가든그로브 교회(담임 토마스 이 신부)와 젊은 예술가들과 함께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나선 비영리단체 야스마7(디렉터 손영아)이 마련한 연주회다. 지난 6월부터 시작해 매주 수요일 정오에 성공회 가든그로브 교회에서 진행되고 있다.     내달 4일 오후 6시에 열리는 ‘LA 앙상블’ 공연은 최희선과 장성의 브람스의 F-A-E 바이올린 소나타 중 ‘스케르초’,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1번 D 장조 연주로 시작된다. 장성의 피아노 독주로 리스트의 ‘사랑의 꿈(Liebestraum)’과 슈만이 작곡하고 리스트가 편곡한 ‘헌정(Widmung)’도 들려준다. 또 LA 앙상블 완전체로 베토벤의 피아노 트리오 1번 Eb 장조를 선사한다     LA앙상블은 예원학교 및 서울예술고등학교 출신 피아니스트 장성, 바이올리니스트 최희선, 첼리스트 김원선으로 구성됐다.     5세에 일본에서 데뷔한 피아니스트 장성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졸업 후 독일 하노버 국립음대 및 USC의 최고 연주자 과정을 졸업했다. 이탈리아 비오티 발세시아국제콩쿠르 우승, 슈베르트 듀오 국제콩쿠르 우승 및 슈베르트 특별상 등을 수상했다.     바이올리니스트 최희선은 서울대 음대 졸업 후 에쎈 국립음대 최고 연주자 과정을 마친 정상급 연주자다. 독일 하겐국립극장 오케스트라 악장을 거쳐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수석과 바흐 솔리스텐 서울오케스트라 리더를 역임했다.   김원선은 서울대 음대를 졸업하고 예일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재원이다. 경기 필하모닉과 KBS 교향악단에서 상임 및 객원주자로 활동했고 바흐 솔리스텐 단원을 역임했다.     후원 오프닝 리셉션은 4시 30분, 일반 입장은 6시다. 공연 티켓은 핫딜에서 구입할 수 있다.     ▶장소: 13091 Galway St. Garden Grove.     ▶문의: (213)537-7796   이은영 기자예술가 클래식 클래식 음악 장성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 장성

2024-07-28

[카일리 프랜시스 김] 열두 살 '천재 피아니스트' 카일리 김 리사이틀

'천재 피아니스트'로 평가받는 카일리 프랜시스 김(Kylie Frances Kim)이 오는 29일(토) 저녁 7시, 마운트 샌안토니오 칼리지 페더슨 리사이틀 홀에서 연주회를 개최한다.     올해로 열두 살이 된 카일리 양은 타고난 음악적 재능에 더해 갈고닦은 화려한 테크닉을 마음껏 펼치며 최근 음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피아니스트다.     이번 리사이틀은 J.S.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제21번(Prelude & Fugue in B flat No.21)으로 시작해 영국모음곡 3번 G단조(English Suite No.3 in G minor), 음악사에서 중요한 작품 모음인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1번(Piano Sonata No. 11 in Bb major, Op.22)으로 1부를 마무리한다.     2부에서는 슈베르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인 즉흥곡집 작품 90의 제2번과 4번(Impromptu Op. 90, No.2, in E flat major, No.4, in A flat major), 슈만의 아베그 변주곡(Abegg Variations, Op. 1), 베네치아와 나폴리 중 제3번 타란텔라(Venezia e Napoli. S.162: III. Tarantella)을 연주하며 막을 내린다.   카일리 양은 6살 때부터 이은정 선생님의 지도로 피아노를 시작했다. 이은정 씨는 한국에서 강사 생활을 하다가 USC 대학원을 거친 뒤 후학 양성에 힘써 지금까지 수많은 한인 피아니스트들을 배출해왔다.     카일리 양은 일찍부터 여러 콩쿨에서 입상하며 천재 피아니스트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특히 2023 아메리칸 프로테지 1위를 수상하며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았고 그 외 국제 피아노 및 현악기 대회 1등, 2023 골든 클래식 뮤직 어워드 국제 콩쿨 1위, 2023년 킹스 피크 국제 음악 콩쿨 1등, 2023년 찰스턴 국제 음악 콩쿨 3등, 2023년 남부 캘리포니아 바흐 페스티벌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또한 2023년 봄 골든 클래식 음악상 우승자로 카네기홀의 웨일 홀에 초청되어 감동적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번 피아노 리사이틀에서는 혜성처럼 나타난 카일리 프랜시스 김의 깊고 넓은 음악세계와 어린 나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예술성, 기교, 열정을 한 번에 만나볼 수 있다.   88개의 건반으로 사람들 사이의 장벽을 허물고 연결하고 무한한 세상을 연주하는 카일리 양이 진한 여운과 깊은 울림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리사이틀 관련 문의는 전화로 할 수 있다.     ▶문의: (626)664-8341카일리 프랜시스 김 리사이틀 피아니스트 천재 피아니스트 카일리 프랜시스 한인 피아니스트들

2024-06-13

피아니스트 치과 원장 이승헌씨, 두 번째 무대 준비

   병원은 으레 아픈 사람들이 찾는 공간이어서, 삭막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대변한다. 특히 치과라고 하면 마취주사나 기계의 소음소리가 떠올라 더욱 가기 싫은 곳일 수 있다. 이런 병원에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 소리가 들리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따뜻한 문화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이승헌 종합치과 그룹의 이승헌 원장이다. 이 원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무대를 준비하고 있다. 이 원장은 6월 15일 오후 2시 이승헌 치과 내에서 'Dreams of the Piano 2'라는 주제로 피아노 독주회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5월 14일, 치과 진료를 막 마친 이승헌 원장을 직접 만날 수 있었다. 진료 후라 피곤한 상황에서 자칫 인터뷰가 불편할 수도 있었을텐데, 이 원장은 예의 바르고 적극적으로 응해주었다. 이번 독주회에 앞서, 치과의사이면서 콜로라도 주립대학 치과대학 교수를 역임한 이 원장의 피아노 세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보자.      'Dreams of the Piano 2 독주회를 준비하게 된 계기’에 대한 질문에 이 원장은 “ 음악을 통한 환자들과의 교감”이라고 선뜻 답했다. 지난해 독주회를 통해 환자들과 보이지 않는 내면적 소통을 경험한 이 원장은 “피아노 연주를 하면서 자유롭게 나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고, 진료할 때와는 또 다른 내 모습이 환자들의 마음 속에 스며들어 환자와 내면적 소통을 하게 된 소중한 경험을 했다. 그래서 올해도 환자분들이 알찬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두 번째 독주회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어렸을 때부터 성악가이신 어머니 덕분에 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접하게 되었고, 피아노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번 독주회에서는 헨델의 파사칼리아(Passacaglia)부터 클로드 드뷔시의 베르가마스크 모음곡(Debussy, Suite Bergamasque) 중 3번째 곡인 ‘달빛(Clair de lune) 등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게 된다. ‘연주할 곡 중 가장 아끼는 곡과 그 곡과 관련된 에피소드’를 묻는 질문에는 준비한 연주곡 모두에 애정을 갖고 있다면서 그중 2곡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첫 번째 곡은 작은 별 변주곡으로 알려진 ‘아, 어머니께 말씀드릴게요(Ah, vous dirai-je, Mama)’ 를 주제로 삼아 12개의 변주를 붙여서 1781년에 모차르트가 작곡한 피아노 변주곡이다. 아주 오래전에 지인 집에 초대받아 간 적이 있는데, 그랜드 피아노 앞에서 고등학생이 이 곡을 치는 모습을 접한 것이 피아노를 치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 원장은 처음에는 굉장히 쉬울 거라 생각하고 연습을 시작했는데 실제로는 완성도가 높은 명곡임을 깨닫게 되었고, 하루에 8시간 이상 연습을 했는데도 여전히 가장 어려운 곡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로 아끼는 곡으로는 ‘클로드 드뷔시의 달빛(Clair de lune)’을 뽑았다. 이 곡은 P. 베를린의 시집 '우아한 축제' 중 '하얀 달' 속의 한 구절에서 따온 것으로, 미국 네티즌이 뽑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곡’으로 선정되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곡이다. 이 원장은 이 곡 또한 수천 번 연습해서 완성했으며 보름달, 구름에 가려있는 달 등을 연상하며 이 곡을 연습했다고 한다.         이 원장은 인터뷰 시작 전부터 “치과의사로서 삶은 내 인생의 전부이고, 그 열정 때문에 내가 살아있다”고 했다. 그의 첫마디가 참 묘했다. 독주회 관련 인터뷰라 피아노를 치는 삶에 심취해 있는 모습만 생각했는데 흰가운을 입고 환자를 생각하는 그를 본 순간 영락없는 치과의사 선생님이었다. 그는 환자와 본인의 건강을 위해 하루도 빠짐없이 운동하고 있고,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쪼개서 피아노 연습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피아노를 연습하는 그 과정이 진료하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말하는 이 원장은 환자가 내원하면 구강 상태를 검사하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고민한다고 한다. 피아노도 독주회가 끝나고 새로운 곡을 접하게 되면 초보자의 자세로 돌아가 곡을 해석하고 고민하면서 지속적으로 연습을 하니까 안 될 것 같던 곡도 치게 되었다고 했다.“한 곡을 완성했을 때와 한 환자 케이스를 끝냈을 때의 희열은 비슷하다”라고 말하며 웃는 그의 모습에서 삶을 대하는 진지하면서도 호쾌한 태도를 엿볼 수 있었다.  ‘최근 가장 설레게 하며 기쁨을 주는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음악을 통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 요즘 가장 설레는 거 같다”라고 말하며 “열심히 준비하여 4년 후에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할 수 있는 무대를 계획하고 있다”면서 앞으로의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위해 도움을 준 백지원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이번 공연에는 그의 삶의 스토리와 일상을 마음에 담아 누군가의 행복을 위해 지난해에 이어 열심히 갈고닦은 기량으로 아름다운 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주소는 1075 S. Peoria St. Aurora, CO 80012이며, 자세한 문의는 303-341-2875로 하면 된다. 한편, 이승헌 원장은 콜로라도 유일의 한인 보철과 전문의로, 콜로라도  주립대학 치과대학 교수를 역임했으며, 30년째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김진 기자피아니스트 이승헌 이승헌 원장 이승헌 치과 피아노 독주회

2024-05-28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연 뉴저지 공연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연(JANE KIM·사진) 바이올린 독주회가 4일 오후 2시 뉴저지주 포트리 뮤직홀에서 열린다.     독일 파세바크 등으로부터 ‘세계적 수준의 연주자’, ‘카네기홀과 링컨센터에서의 독주회로 관객들을 함성과 환호에 빠지게 만든 뉴욕 클래식계 스타’라는 평가를 받은 김정연은 현재 솔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서울대·예원·서울예고 등에 출강, 한국을 대표하는 연주자와 교육자로 활동하고 있다.   어린 시절부터 음악 신동으로 주목을 받았던 김정연은 예원과 서울예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음대 실기 수석 및 우등 졸업, 예일대 석사와 최고 연주자 과정 전액 장학생, 뉴저지 주립대 박사 과정을 EXCELLENT ARTIST AWARD 수상과 함께 전액 장학생으로 졸업했다.   특히 그는 그동안 ▶카네기홀 ▶링컨센터 ▶DI MENNA CENTER CARY HALL ▶ST. MARIEN IN GERMANY ▶DETROIT ART LABJ THEATER ▶예술의 전당 IBK 체임버홀 ▶금호 아트홀 등 미국·독일·한국에서 수십 차례 초청 독주회 등 활발한 연주 활동을 하며 한국과 미국 등 음악계의 주목을 받았다.   김정연은 이번 독주회에서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와 시마노브스키 바이올린 소나타, 그리고 아담 스코말의 집시 바레이션 곡 등 바이올린의 대표적인 레퍼토리로 관객과 소통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김정연의 독주회에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피아니스트 박로한이 함께 무대에 오른다. 박종원 기자김정연 바이올리니스트 김정연 김정연 포트리 뮤지홀 독주회 피아니스트 박로한

2024-05-02

'봄날의 향연' 콘서트 성료…칸타모레 합창단 20일 개최

샌디에이고의 한인합창단 '칸타모레 코러스'(단장 김소정, 음악감독 정현관)가 매년 선사하는 봄맞이 콘서트가 지난 20일 라호야에서 성황리에 개최됐다.   바닷가에 위치한 유서깊은 교회를 공연장으로 삼은 '제16회 봄날의 향연' 콘서트에는 칸타모레 코러스 외에도 피아니스트, 소프라노 등 전문 음악가들이 참여해 장내를 가득 메운 관객들에게 수준높은 클래식 연주를 선사했다.   칸타모레 코러스는 겨울 공연에서 부르는 중후한 클래식 중심의 선곡과는 차별되게 봄에는 주로 가볍고 상쾌한 레퍼토리로 꾸며왔는데, 이번 공연에서도 '홀로 아리랑', '진도아리랑', '강원도 아리랑' 등 아리랑 시리즈부터 '광화문 연가', '강 건너 봄이 오듯', '못 잊어', '나 하나 꽃피어' 등 익숙한 노래들을 불러 청중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한편 이날 무대에 오른 클래식 음악가들은 피아니스트 이예원과 안현정 (Duo Nova), 피아니스트 홍예은, 오르가니스트 박해린, 피아니스트 박초현과 바이올리니스트 이조한나, 첼리스트 데이비드 리, 소프라노 브룩 양 등이다.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의 칸타모레 코러스는 매년 봄과 겨울 두 차례의 공연을 열어 지역사회에 꾸준히 문화적 혜택을 선사해오고 있다.   ▶가입 및 후원 문의:홈페이지(CantAmore.org)콘서트 합창단 향연 콘서트 봄맞이 콘서트 피아니스트 소프라노

2024-04-23

[문장으로 읽는 책] 아르헤리치의 말

모든 것이 내가 피아노를 못 칠 거라 도발했던 어린이집 남자아이에게서 시작됐다. 사람은 도전에 몸을 던지면서까지 세상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원한다. 그런 게 재능이다. 어릴 때는 몰랐다. 나중에 책 『영재의 비극:진정한 자기를 찾아서』를 읽으면서 사정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상으로 잘하고 싶어 한다. 바흐가 신의 마음에 들고자 했던 것도 결국 다르지 않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아르헤리치의 말』   “우리는 재능이 과연 무엇인지 썩 잘 알지 못해요. 재능이 신의 산물인지 노력의 결과인 것인지, 그 둘 다인지 그것조차 확실히 모르죠. 나는 재능이란 노력이 따라줬을 때 원활하게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80대에도 현역인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인터뷰와 단문 모음집이다. 윗 구절을 종합하면 ‘할 수 있는 이상으로 잘하고 싶은 것에 노력을 다하는 것’이 재능이라는 게 천재 피아니스트의 말이다.   피아노를 잘 치려면 “피아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프리드리히 굴다를 인용하며 아르헤리치는 악기 안으로 깊게 들어가면 “반죽을 손으로 주물러가면서 놀 때처럼 기분이 좋다”고 표현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악기 안으로 들어가기 힘든데, 그 컨디션도 연습에 달렸다. 피아니스트가 꾸는 악몽은 무대에 올라 들어본 적 없는 작품을 연주하는 꿈이고, 한때는 오케스트라의 여자 첼리스트들이 첼로를 허벅지 사이에 끼우지 않고 두 다리를 모은 채 연주했었다는 얘기도 들려준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피아노 여제 천재 피아니스트 어린이집 남자아이

2024-04-17

버겐커뮤니티칼리지 에드윈 킴 콘서트

뉴저지주 버겐커뮤니티칼리지 산하 다문화 배움터 (Institute for Multicultural Learning)가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 콘서트(포스터)를 개최한다.   다문화 배움터는 지난 2018년부터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 한국어로 진행되는 역사와 심리학 수업뿐 아니라 이민진 작가의 강의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해 왔다.   다문화 배움터는 “이러한 문화 행사의 하나로 오는 11일 오후 7시30분에 칼리지 내에 있는 애나 시코니 극장(Anna Ciccone Theater)에서 명성 있는 피아니스트 에드윈 킴을 초청해 콘서트를 열 예정”이라며 “이날 콘서트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연주될 예정인데, 특히 바이올리니스트 신현준과 첼리스트 김도연도 함께 무대에 올라 청중들에게 더욱 풍성한 음악적 경험을 선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문화 배움터는 또 “에드윈 킴은 한국과 서양 음악을 융합해 새로운 음악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힘쓰고 있는 피아니스트”라며 “그의 창작 음악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은 한국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감동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번 에드윈 킴 콘서트는 버겐커뮤티니칼리지 문화 재단 설립을 위한 자금 모금 행사로 진행된다.     이 문화재단은 대학의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지역사회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육성하고, 신진 예술가들에게 지원을 제공하고, 문화유산을 보존하며, 예술에 대한 접근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다문화 배움터는 “에드윈 킴 콘서트의 특별한 밤을 통해 관객들은 새로운 감동과 기억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많은 관심과 참여를 요청했다.     행사 관련 문의 201-493-2547.   박종원 기자버겐커뮤니티칼리지 에드윈 킴 콘서트 피아니스트 에드윈 다문화 배움터 김도연 신현준

2024-04-02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조성진 그리고 김환기, 베토벤, 모네

오랜만에 Chicago downtown Michigan 거리에 왔다. 젊은 시절 이 거리를 걸으며 미래를 꿈꾸었던 곳. 크리스마스트리에 전등이 켜지고 캐럴이 은은히 들려왔었다. 거리를 걷다 말고 마천루 빌딩 숲에서 불 켜진, 혹은 꺼져있는 창들을 기억한다. ‘우리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만나랴.’ 김환기 화백의 점들로 찍힌 그림이 오버래핑 되던 시간이었다. 그의 뉴욕 유학시절, 점 하나에 찍힌 그리움, 점 하나의 사랑, 이별, 아픔, 견딤의 삶들이 절로 이해되었던 시간이 있었다. 그 거리를 다시 걷고 있다.   Chicago Symphony Orchestra와 협연하는 조성진의 피아노 연주회에 왔다. 빈 곳을 찾아볼 수 없이 좌석이 차고 무대 위에는 악기의 음을 튜닝하느라 분주하다. 나는 upper level balcony left side F21 좌석에 앉아있다. 시카고 심포니의 ‘Musica Celestis’ 연주가 시작되었다. 이 곡은 String만을 위한 특별한 곡이다. 그러기에 여느 오케스트라 곡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숨소리마저 멈춘 높고 큰 공간 속에 바람이 불어오듯 부드럽고도 아픈 서막이 열리고 있다. 황량한 광야를 걷고 있는 사람의 등 뒤를 밀고 가는 바람. 격렬한 바람에 밀려 한참을 밀려가다 멈춰 선다. 물결 같은 잔잔한 울림이라고 해야 할까? 멀리 먼동이 트듯 천상의 음률이 들려오는 듯하다. 터지는 박수소리에 멈추었던 호흡을 길게 내쉬어본다.   무대 앞부분이 내려가고 길이가 긴 그랜드 피아노가 무대 위로 올라오고 있다. 앞자리 바이올린 1주자가 일어나 전체 튜닝을 한음으로 짧게 한다. 홀을 가득 채우는 박수소리와 함께 조성진이 무대로 오른다. 허리 굽혀 인사한 후 이내 자리에 앉는다. 지휘자 Gemma New의 손끝을 타고 베토벤의 피아노 콘서트 No.3 연주가 시작된다.     연이어 조성진의 물 흐르듯 감미로운 연주가 이어진다. 현악과 관악이 주고받으며 펼쳐지는 연주를 끌고 가는 피아노의 음률은 마치 구슬 굴러가는 소리 같았다. 때론 바위 같은 묵직함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눈을 감는다. 넓은 연회장이 펼쳐지고 미끄러지듯 남녀 한 쌍의 춤사위가 나비처럼 나른다. 건반을 누르는 상체의 힘으로 몸이 잠시 허공에 들린다. 지휘자의 어우르는 손과,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보이지 않게 움직이는 손과, 70명이 넘는 오케스트라 멤버의 각각의 손들이 만들어낸 소리. 심장 박동이 마구 뛴다.   이 곡을 작곡할 당시 베토벤은 청력을 잃었을 때였다. 작곡가가 청력을 잃었다면 그의 생명은 이미 끊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중 유일한 단조로 작곡된 피아노 콘서트 No. 3는 청력 상실이라는 좌절을 딛고 자신만의 심오한 작품 세계로 몰입하게 된 결과 탄생하게 되었다.     인상주의, 빛의 화가 모네는 말년에 거의 사물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시력이 약해졌었다. 모네의 정원엔 연못이 있었고 수란이 아름답게 피어있었다. 모네는 그 시기에 250여 연작의 수란을 그렸다.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The Water-Lily Pond는 거의 실명 상태에서 그린 그의 대표작이다.     베토벤의 청각 상실과 모네의 거의 볼 수 없던 시각으로 희대의 작곡과 명작이 탄생된 것은 시련을 극복하고 자신을 이긴 뼈를 깍는 창작 활동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두 번의 Standing Ovation 끝에 앵콜송, Moonlight가 연주되었다.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탁월한 선택이었다. 젊은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열광하는 팬들은 그가 떠난 무대를 향해 오랫동안 박수로 그를 열광했다.     2시간에 걸친 공연은 막을 내렸다. 공연장의 계단을 내려오면서 나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이름. 김환기, 조성진, 베토벤 그리고 모네. 미시간 거리에는 잔잔한 겨울비가 내리고 있었다. (시인, 화가)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조성진 김환기 피아니스트 조성진 피아노 연주회 당시 베토벤

2024-02-12

한인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국제상 수상…보스턴 출신 노유진씨

국제 장애인 음악인 시상식에서 한인 여성 피아니스트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보스턴 출신의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노유진(36.사진)씨는 지난 18일 뉴욕에서 열린 ‘대니 어워즈(Danny Awards)’에서 11명의 수상자 중 한 명으로 뽑혔다고 보스턴 지역매체 ‘WBUR’이 보도했다.     올해로 4회를 맞은 대니 어워즈는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장애를 가진 세계 각국의 우수한 음악인들에게 상을 주는 국제적인 시상식이다.     시력의 1%도 채 갖지 못한 채 태어난 노씨는 비교적 늦은 나이인 14세 때 피아노를 시작했으나 좋은 선생님들과의 만남과 타고난 재능 덕에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주최 측은 전했다.     노씨는 “음악은 확실히 채널과 같다”며 “멜로디와 하모니, 리듬 등은 국제적인 언어로 단순한 말 이상의 것을 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느지막이 피아노를 시작했지만 점자 악보를 읽을 수 있도록 가르쳐 주고, 피아노로 음악을 만드는 것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신 훌륭한 선생님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행운이었다”고 전했다.     노씨는 “보첼리, 레이 찰스, 스티비 원더 등 대단한 시각 장애 피아니스트들이 있지만, 그들을 하나의 범주에 두기엔 모두 제각기 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나도 가능한 최고의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현재 시각 장애 음악가들을 위한 3D 교육 자료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점자 악보가 있지만 시각 장애인 음악가 중 3% 미만이 점자 악보를 읽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씨는 “점자 악보 외에 다른 것을 고안하는 것이 유익할 거라고 생각했다”며 다른 음악가들과 개선점이나 접근성을 고려해 (3D 교육자료를) 테스트하며 올해 말까지 완성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피아니스트 시각장애 시각장애 피아니스트 한인 시각장애 보스턴 출신

2023-11-17

제2회 뉴욕 대한민국음악제 성황

음악을 통해 조국을 생각하고, 감동을 통해 조국을 느끼는 매머드 음악행사가 뉴욕에서 열렸다.   대한민국음악제 재단과 이승만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미주총회·뉴욕지회는 8일 뉴욕시 퀸즈 프라미스교회 메인홀에서 미국 속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악행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제2회 뉴욕 대한민국음악제’를 개최했다. 행사 대회장은 이승만건국대통령 기념사업회 김남수 미주총회장(프라미스교회 원로목사)과 대한민국음악제 재단 김영덕 이사장.     ‘한국 환상곡(코리아 판타지 : Korea Fantasy), 나의 조국 나의 노래’를 주제로 열린 이날 공연에는 세계 정상급 소프라노 신영옥과 피아니스트 한동일, 미 주류 음악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터네 칼튼 모, 80명의 단원으로 이뤄진 뉴욕심포니오케스트라(지휘 박동명), 150명의 단원으로 구성된 뉴욕심포니코럴그룹(합창단)이 무대에 올라 공연장을 가득 메운 청중들에게 가을 밤의 감동을 선사했다.   출연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소프라노 신영옥은 이날 ▶가고파(김동진) ▶동심초(김성태), 피아니스트 한동일은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제5번 Op. 73 황제, 뉴욕심포니오케스트라는 ▶베토벤의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중 서곡, Op 43, 뉴욕심포니코럴그룹은 ▶모짜르트의 대관식 미사 다장조 K.317 합창을 절정의 기량으로 펼쳐냈다.     특히 마지막 순서는 하이라이트로 우리나라 애국가를 작곡한 세계적인 거장 고 안익태 선생의 ‘한국 환상곡’이 연주돼 피날레를 장식했다.   또 이번 공연은 뉴욕한인회 김광석 회장과 김의환 뉴욕총영사 등이 축사를 전해 뉴욕 일원 한인사회의 열띤 성원을 반영했다.   한편 지난해 가을에 열린 뉴욕 대한민국음악제 제1회 공연에서는 미국은 물론 세계 음악계에서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데이빗 김(차이코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 뉴욕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주역 성악가인 바리톤 리처드 젤러, 소프라노 민한별, 바리톤 이준희 등이 출연했다.  김은별 기자뉴욕 대한민국음악제 제2회 뉴욕 대한민국음악제 대한민국음악제 재단 김남수 목사 김영덕 이사장 소프라노 신영옥 피아니스트 한동일 박동명 지휘자 뉴욕심포니오케스트라 뉴욕심포니코럴그룹 안익태 한국환상곡

2023-10-09

[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연주장에서 마음의 기억

5년 전 뱅크시의 ‘풍선을 든 소녀’라는 작품이 런던 소더비 경매에서 약 2200만 달러에 낙찰된 직후 파쇄된 일이 있다. 당황한 관계자들이 급히 멈췄지만 이미 반은 잘려나갔다. 그러나 낙찰자는 그대로 소장하기로 했고 3년 후 이 작품은 ‘사랑은 휴지통에’라는 제목으로 둔갑해서 20배가 넘는 가치로 같은 곳에서 경매되었다. 신비주의 벽화 행위 예술가로 인해 벌어진 기가 막힌 이벤트였다.   신비주의 예술가 뱅크시는 거리의 벽화로 유명해지기 시작했다. 전쟁과 아동, 빈곤, 그리고 정치의 모순 등을 풍자해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고 화제가 됐다. 그런 면에서 그림은 화재로 소실되지만 않는다면 두고두고 감상이 가능하고 세대를 거쳐 공감할 수 있다. 작품이 있을 공간만 있다면.   반면 음악은 어떨까. 물론 악보나 음반은 남는다. 하지만 연주회장에서 받는 감동은 어떻게 남을 수 있을까.     ‘춤과 농담의 시간 여행, 쇼팽의 4막 12장 1인 음악극’. 연극 제목이 아니다.     지난달 패서디나 시티 컬리지에서 열렸던 피아니스트 장성의 특별한 리사이틀 제목이다. 예술가이자 예술 기획가로서도 이미 경지에 오른 피아니스트 장성이 세계 최초로 만든 구성이었다. 8곡의 왈츠와 4개의 스케르초가 이렇게 하나의 곡으로 연주될 거라고 쇼팽은 상상이나 했을까.   먼저 약 25분 동안 진행된 강연에서 장성은 이날의 연주가 왜 ‘춤(왈츠)과 농담(스케르초)의 시간 여행’인지에 대해 설명했다. 그리고 이어진 연주에서 총 12곡의 3박자 곡들은 단조와 장조를 넘나들고 절제 혹은 절망,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역동적 진행을 오갔다. 말 그대로 신들린 연주였다.   그는 4막 12장으로 구성된 하나의 긴 여정에 청중을 초대했고 청중은 점점 그에게 몰입되어 어느새 그 여행의 끝을 향해 함께 나아가고 있었다. 하나의 곡에서 다음 곡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아직 가시지 않는 여운에 또 다른 벅찬 감동마저 더해져서 마치 역경을 딛고 마라톤을 완주한 선수의 땀처럼 눈물로 승화되어 흘러내리게 했다.   마지막으로 이어진 스케르초 2번은 시작부터 그동안 쌓인 감정을 주체하기 힘들게 했다. 앞에서 연주되었던 8곡의 왈츠와 3곡의 스케르초는 이 곡을 위해 지나와야만 했던 여정이었다.   장성이 준비한 악극의 마침표로 연주되는 내내 마치 100여 명의 연주자가 만들어내는 교향곡처럼 무대를, 청중의 가슴을 가득 채우며 울렸다.     이런 무대는 음반으로 전해 들을 수 없다. 아무리 뛰어난 녹음 기술이 있다고 해도 연주자와 공감하는 그 순간은 이미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연주회장을 찾는 이유가 된다.   뱅크시의 ‘풍선을 든 소녀’가 휴지통 속에 가고 있어도 사랑이 남듯이 무대 앞에서 느끼는 감동은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수 있다. 마음의 기억은 누구도 지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손영아 디렉터 / 비영리 공연기획사 YASMA7손영아의 열려라 클래식 연주장 마음 신비주의 예술가 피아니스트 장성 신비주의 벽화

2023-10-08

[문장으로 읽는 책] 아르헤리치의 말

모든 것이 내가 피아노를 못 칠 거라 도발했던 어린이집 남자아이에게서 시작됐다. 사람은 도전에 몸을 던지면서까지 세상에 자기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기 원한다. 그런 게 재능이다. 어릴 때는 몰랐다. 나중에 책 『영재의 비극:진정한 자기를 찾아서』를 읽으면서 사정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는 모두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상으로 잘하고 싶어 한다. 바흐가 신의 마음에 들고자 했던 것도 결국 다르지 않다.   마르타 아르헤리치 『아르헤리치의 말』   “우리는 재능이 과연 무엇인지 썩 잘 알지 못해요. 재능이 신의 산물인지 노력의 결과인 것인지, 그 둘 다인지 그것조차 확실히 모르죠. 나는 재능이란 노력이 따라줬을 때 원활하게 발전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80대에도 현역인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인터뷰와 단문 모음집이다. 윗 구절을 종합하면 ‘할 수 있는 이상으로 잘하고 싶은 것에 노력을 다하는 것’이 재능이라는 게 천재 피아니스트의 말이다.   피아노를 잘 치려면 “피아노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는 프리드리히 굴다를 인용하며 아르헤리치는 악기 안으로 깊게 들어가면 “반죽을 손으로 주물러가면서 놀 때처럼 기분이 좋다”고 표현한다.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악기 안으로 들어가기 힘든데, 그 컨디션도 연습에 달렸다. 피아니스트가 꾸는 악몽은 무대에 올라 들어본 적 없는 작품을 연주하는 꿈이고, 한때는 오케스트라의 여자 첼리스트들이 첼로를 허벅지 사이에 끼우지 않고 두 다리를 모은 채 연주했었다는 얘기도 들려준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피아노 여제 천재 피아니스트 어린이집 남자아이

2023-08-23

“금난새 지휘자 제의로 아리랑 즉흥 연주”

지난 6월 월트디즈니 홀에서 열린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평화음악회’에서 앙코르곡으로 ‘아리랑’ 연주를 선보여 큰 찬사를 받은 피아니스트 찰리 박 올브라이트씨가 주목을 받고 있다.   클래식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즉흥연주가인 올브라이트씨는 ‘그의 세대에서 가장 뛰어난 재능을 지닌 음악가’(워싱턴 포스트), ‘입을 벌어지게 하는 테크닉과 기교, 탁월한 음악성의 결합’(뉴욕 타임즈) 등 주요 언론의 극찬을 받은 음악인이다.     그는 하버드 대학과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5년 학사·석사 통합 프로그램의 첫 클래식 피아니스트로 졸업한 뒤 이후 아티스트 디플로마(AD)로 줄리아드 음악 대학원을 졸업했다.   음악계에서 권위 있는 상인 애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와 길모어 영아티스트 어워드, 독일의 루르 클라비어 페스티벌 영 아티스트 어워드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시애틀에 거주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국계 어머니와 백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3살 무렵부터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3일 올브라이트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적 어머니가 가라지 세일에서 완전 고장 난 폐피아노 하나를 사 오셨다”며 “혼자서 배운 적도 없는 ‘반짝반짝 작은 별’ 동요를 치고 있는 것을 어머니가 보시고 그때부터 피아노를 배우게 하셨다”고 말했다.     그는 7살 때까지 악보도 볼 줄 몰랐지만, 연주에는 큰 재능을 보이며 4~5살부터 워싱턴주 미인대회 등에서 피아노 공연을 하기도 했다. 이후 전문적으로 클래식 음악 레슨을 받기 시작한 그는 고등학생 시절 전국에서 열리는 각종 대회와 공연을 참가하며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피아니스트로 진로를 굳히진 못했다.   올브라이트씨는 “아버지가 원인을 알 수 없는 신경질환으로 항상 몸이 안 좋으셨고, 우리 가족은 부유하지 않았기 때문에 음악을 계속하기로 선뜻 결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씨에 따르면 그의 한인 어머니 박혜수씨는 미 해군을 은퇴하고 한국에서 여행 중이던 아버지 제프 올브라이트를 만나 1980대에 도미한 뒤 워싱턴주 소도시 센트레일리아에서 그와 그의 여동생 릴리안씨를 낳았다.   올브라이트씨의 아내 역시 한인이며 현재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근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올브라이트씨는 하버드 컬리지 재학 시절에 경제학과 프리-메드 커리큘럼을 이수하며 다른 진로를 모색하기도 했다. 그는 “주중에는 학교 수업 들었고 주말에는 비행기를 타고 다니며 콘서트를 하러 다녔다”며 “하지만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봤을 때 다른 비즈니스나 의학에 관심이 있었지만 음악에는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줄리아드에 입학하기로 하면서 음악의 길로 가기로 마음을 굳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때쯤 대형 금융 회사의 채용 파이널 라운드를 남겨놓고 있었다. 피아노를 하기로 결정하고 인터뷰를 취소해달라고 말하는 데 정말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세계적인 지휘자 금난새 씨와의 만남은 지난 2021년 9월 휴가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이루어졌다. 그때의 인연은 2년 뒤 LA 평화콘서트 협연 제안으로 이어졌다.   올브라이트씨는 “영향력 있는 지휘자님을 만나 뵙는 것은 정말 영광이었다”며 “그가 음악으로 말하는 방식은 정말 멋있었다. 클래식의 경우 관객과 연결된 느낌이 거의 없는데 금난새 지휘자님은 관객과 소통하며 누구나 클래식을 접하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든다”고 전했다.   아리랑 연주로 극찬을 받은 앙코르곡 역시 금난새 지휘자의 아이디어라고 전했다. 그는 “공연이 다시 시작되기 5분 전 인터미션 때 지휘자님이 ‘반응이 좋으면 아리랑으로 즉흥 연주할 수 있겠냐’고 물었고 하겠다고 했다”며 “즉흥 연주의 묘미는 연습하지 않은 자연스러움인데 많이들 좋아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찰리 올브라이트 소개 웹사이트: https://www.charliealbright.com/ 장수아 jang.suah@koreadaily.com피아니스트 올브라이트 피아니스트 찰리 클래식 피아니스트 작곡가 즉흥연주가인

2023-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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