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향만리] 誾誾 行行 侃侃 (은은 행행 간간)
폴란드 출신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의 왈츠
NYT “종이·잉크 재질 분석 결과, 20대 초반에 쓴 작품 확실”
‘은은(誾誾)’의 ‘誾’은 말소리(言)가 문(門) 안에 있는 형상의 글자이니 조용하고 온화한 태도를 표현한 말이고, ‘행행(行行)’은 글자 그대로 행동으로 실천함을 묘사한 말이다. 간간(侃侃)은 대개 ‘신(信)+천(川:내 천)’으로 구성된 글자로 여겨 ‘믿음이 냇물처럼 이어질 정도로 강직하다’는 뜻으로 풀이한다. 각기 특성과 장점이 있는 제자들을 바라보는 스승 공자의 따뜻한 눈길이 느껴지는 구절이다. 다만, 공자는 자로가 지나치게 행동적인 점을 보면서 제명에 죽지 못할까 봐 염려하기도 했다.
장점이 넘친다면 그 장점을 잘라다가 단점을 보완하는 ‘절장보단(折長補短)’의 노력으로 세 제자의 장점인 은은, 행행, 간간을 다 갖출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 구절을 쓴 서예작품을 걸어두고 보면서 늘 그 뜻을 음미하면 도움이 되리라.
김병기 / 서예가·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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