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오늘 105주년 삼일절] 꽃길에서 만난 자유 뺏긴 두 민족

중가주 프레즈노에는 ‘블로솜 트레일(Blossom Trail)’로 불리는 유명한 꽃길이 있다. 매년 3월이면 이 길을 걷기 위해 많은 이들이 시모니안 농장(Simonian Farms)으로 몰려든다.   아름다운 꽃길 이면에는 아픈 역사가 있다. 미주 한인들의 나라 잃은 슬픔과 일본계 미국인들의 배척당한 이야기가 함께 배어있는 곳이 바로 프레즈노다.   꽃길 너머 시모니안 농장 귀퉁이에는 25피트 높이의 목조탑이 있다. 전면에는 한문으로 ‘위령탑(慰靈塔)’이라고 적혀있다.     탑은 1943년 3월 강제 이주조치로 애리조나 수용소로 보내진 이 지역 일본계 미국인 농부들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15년 세웠다. 탑 안내문에는 시모니안 일가가 이들로부터 농업 기술은 물론이고 근면, 성실의 가치를 배웠다고 쓰여있다.   기록에 따르면 일본계 미국인들은 1900년대 초 가주 채소 생산량의 약 40%에  관여하고 있었다. 당시 일본인 농장의 가격은 일반 농장의 거의 7배에 달했을 정도로 그들의 능력과 노력은 인정받고 있었다.   하지만 진주만 공습(1941년 12월7일) 이후 일본에 대한 적대적 감정이 팽배해지자 당시 가주 채소 재배 협회 측은 곧바로 일본계를 서부 지역에서 추방하는 데 앞장선다. 가주의 농업 산업을 주도하고 있던 일본계 농장주들을 전쟁을 빌미로 배제 또는 도태시키려는 속셈이었다.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수용소로 강제 이주된 일본인들은 전국에서 12만명에 달했다.   시모니안 농장의 위령탑에서 남동쪽으로 불과 20마일 떨어진 리들리 지역에는 미주 지역 한국 독립운동사의 상징이 세워져 있다. 14피트 높이의 독립문이다. 그 옆으로 안창호, 이승만 등 애국지사 10인의 기념비도 세워져 있다. 중가주한인역사연구회, 한국 국가보훈부 등이 리들리시와 함께 22만 달러를 들여 세웠다.   1905년부터 한인들이 모여든 리들리는 하와이 사탕수수 농장에서 계약 기간이 끝난 상당수의 한인이 본토로 와서 가장 먼저 정착했던 곳이다. 당시 약 500여 명의 한인이 이곳 농장 등에서 일하며 자연스레 한인 사회가 형성됐고, 이후 미주 지역 항일운동의 근원지가 됐다.   삼일 운동 전후 2년 간(1918-1919) 리들리 지역 한인들이 한국으로 보낸 독립운동 자금은 1만3835달러였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30만 달러(연방 노동부 자료 참고)가 넘는 돈이다. 농장 노동자 등으로 힘겹게 일하며 일당을 쪼개고 또 쪼개서 모은 돈임을 감안하면 독립에 대한 열망이 얼마나 강했는지 알 수 있다.   독립문 인근 다뉴바 한인교회당 터를 가면 당시 독립 자금 기부자 명단이 기념비에 새겨져 있다. 당시 다뉴바 한인교회 앞은 삼일운동 이듬해인 1920년 3월 1일, 미주 한인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시가행진을 펼쳤던 곳이다. 이후 이 교회 앞에서는 매해 삼일운동 기념식이 열렸다. 1937년에는 리들리를 비롯한 중가주의 팔리어, 생거, 델라노, 다뉴바 등 5개 지역 한인들이 연합으로 삼일절을 기념하며 시가행진을 펼치기도 했다.   당시 리들리의 한인과 시모니안 농장 지역 일본인간의 마찰이나 갈등이 있었다는 기록은 없다. 두 민족 간의 어떠한 교류가 있었는지 역시 알 수 없다.   단, 공통점은 있다. 두 민족 모두 한 맺힌 시간을 보냈다는 점이다. 일본계 미국인은 전쟁을 일으킨 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수용소에 갇혀 배척을 당해야 했다. 결은 다르지만 한인들은 조국을 빼앗겨 애통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LA한인회를 비롯한 한인 단체들은 오늘(1일) 이곳에서 삼일절 기념식을 연다.   매년 봄이면 꽃구경을 하려는 한인들이 프레즈노를 즐겨 찾는다. 요세미티나 세코이아 국립공원 가는 길에 들르는 지역이기도 하다. 꽃길만 걷다오기에는 지난 역사가 아프다. 김인호 여행작가·장열 기자삼일절 105주년 삼일절 3.1절 리들리 한인 로스앤젤레스 LA 미주중앙일보 장열 일본계 시모니안 농장 프레즈노 일본인 수용소 독립운동 다뉴바 LA한인회 블로솜 트레일 김인호 여행작가

2024-02-29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흐드러진 봄, 프레즈노로 간다

매년 봄이 오면 캘리포니아 산과 들에 야생화들이 피어오른다. 캘리포니아 곡창지대인 샌 호아킨 밸리에도 2월부터 화사한 꽃들이 피어오른다.   야생화는 아니지만 베이커스필드와 프레즈노 인근까지 각종 과수나무들이 꽃을 피우는데 그중 으뜸은 아몬드 꽃이다. 전국의 아몬드 생산의 90%를 차지한다는 캘리포니아의 곡창지대는 2월 중순이 되면 하얀색 아몬드 꽃으로 물결친다.   빈센트 반 고흐가 아몬드 꽃을 마음에 담고 그림으로 남겼듯이 아몬드 꽃은 봄의 시작이자 인생의 시작을 뜻한다고 한다.   아몬드 꽃은 멀리서 보면 벚나무 꽃과 아주 흡사해서 한국의 벚꽃축제 때 피어오른 하얀 벚꽃 물결을 떠올리게 한다.   프레즈노에는 매년 과수원을 따라 꽃을 즐기는 블로솜 트레일이라는 공식 관광 트레일이 있다. 자동차로 둘러보는 이 길은 거리가 60마일이 넘지만 원하는 만큼 돌아보면 된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에는 아몬드, 복숭아, 자두, 감귤나무와 같은 과일과 견과류 과수원을 통과한다. 각양각색의 과수 꽃들은 화사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많은 방문객과 사진작가들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을 경험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날씨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초봄인 2월 중순에서 3월 초 사이다.   꽃구경을 하는 동안 좌판에 여러 가지 채소와 과일을 놓고 판매하는 상인들도 볼 수 있다. 잠시 들러서 지역의 특산물인 싱싱한 과일을 맛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그리고 꽃이 피는 계절을 기념하는 이벤트와 축제가 열린다. 센트럴밸리의 아름다운 자연을 즐기고 이 지역의 농산물을 체험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웹사이트(www.goblossomtrail.com)에서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과 관련된 이벤트나 활동에 대한 소식을 확인할 수 있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을 둘러보기 전에 다음 사항들을 미리 숙지하면 좋다. 꽃이 피는 시기가 매년  조금씩 달라질 수 있으므로 웹사이트를 통해 꽃이 절정에 이르는 시기에 대한 최신 정보를 확인하면 좋다.   방문 날짜와 시간을 정하자. LA에서는 약 3시간 운전거리이다. 당일 방문하면 아침 일찍 출발해서 저녁 늦게 돌아오게 된다.   프레즈노 블로솜 트레일은 여러 과수원을 지나는 도로의 네트워크이다. 웹사이트에서 트레일 지도를 다운받아 스마트폰에서 이용할 수 있다.   특별한 출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시모니안 농장은 블로솜 트레일의 출발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는 컨트리 스토어와 스넥 스탠드가 있다. 여기에서 블로솜 트레일 지도와 정보(visitfresnocounty.org)를 얻을 수 있다.   과수원은 개인 소유의 사유지이다. 사진을 찍거나 관람을 하는 중 사유지 경계를 존중하고 일반인에게 개방된 구역에서 꽃을 즐기는 게 중요하다.   웹사이트에 블로솜 트레일 관광중 들리면 좋은 ‘5 Best Stops on the Blossom Trail’ 이 소개되어있다. 과일 스탠드와 와이너리 식당 기념품점이 포함된 장소들이다. 식사를 하거나 풍성한 캘리포니아 농산물을 접할 수 있는 좋은 장소들이다.   필수품으로 물, 간식, 카메라를 준비하자. 날씨 변화에 대비해서 재킷이나 모자 등을 준비하면 좋다.     ━   과일별 꽃색깔은…흰색꽃중 귤 향기가 최고     꽃봉오리의 색은 과일마다 다양한데 같은 색이라도 모양과 색감이 다르다.   ▶아몬드 꽃잎은 흰색이다. 꽃은 2월에 피며 수확시기는 8월 말부터 10월 초까지이다.   ▶자두꽃은 흰색이다.  200여 품종이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으며 6월에서 9월 하순에 수확한다.   ▶살구꽃은 흰색 꽃잎이 있으며 때로는 분홍색이 약간 섞여 있다. 상업적으로 재배되는 품종은 12가지 미만이며 수확기는 5월 중순에서 하순까지 2~3주 동안이다.   ▶복숭아꽃은 분홍색 혹은 붉은색이 특징이며 100가지 이상의 품종이 상업적으로 재배되고 있다. 수확은 5월 중순부터 10월까지이다.   ▶사과꽃은 흰색이다. 프레즈노 카운티에서는 최대 6가지 품종이 상업적으로 재배되며 수확은 8~11월 사이다.   ▶감귤류 꽃은 흰색이며 가장 향기로운 향기를 풍긴다. 네이블과 발렌시아 오렌지, 만다린, 레몬은 현지에서 가장 흔하게 재배되는 감귤류이다. 만다린 나무는 벌이 꽃에 수분을 주어 열매에 씨앗이 맺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미세한 그물망으로 덮여 있는 경우가 많다.   ▶이외에도 오렌지와 자몽으로 알려진 그레이프프룻은 이미 2월에 나뭇가지가 휘어지도록 주렁주렁 열려있는 경우가 많다. 파머스 마켓이나 농산물점에서 구입해서 맛을 보자.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가장 달고 맛난 오렌지와 자몽을 맛보게 된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프레즈노 트레일지도 프레즈노 인근 트레일 지도 아몬드 복숭아

2024-02-08

근거 없는 "개고기 사용"에 식당 폐업…프레즈노 아시안 식당 날벼락

“사람들이 재미와 분위기 띄우기 위한 농담으로 아시안을 조롱한다.”     코로나19로 들끓었던 아시안 증오 분위기가 잠잠해지고 있지만, 미국 사회에서 150년 넘게 뿌리박힌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아시아계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음식문화가 ‘이상하고 기이하다’는 편견을 쉽게 버리지 않고 있다. 아시아계는 역사와 정체성이 담긴 음식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자세를 당부했다.   4일 AP통신은 지난해 소셜미디어에서 잘못된 정보와 비난으로 식당 문을 닫아야 했던 프레즈노 ‘테이스티 타이’ 업주가 최근 새로운 자리에서 ‘러브&타이’ 식당을 개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테이스티 타이 식당이 폐업할 수밖에 없었던 전후사정을 짚은 뒤, 그 기저에는 미국 사회가 아시안 아메리칸을 배타적으로 보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이스티 타이 폐업 사태는 지난해 5월 벌어졌다. 당시 프레즈노에서 식당을 개업한 지 6개월째였던 라오스 출신 이민자 가족 데이비드 라사봉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식당 소개업체 옐프에는 테이스티 타이와 업주 가족을 욕하는 악풀이 빗발쳤고, 식당 비난전화도 쇄도했다. 동물애호가 등은 영업시간 식당 주차장을 어슬렁거려 라사봉 가족이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고.     문제의 발단은 마리아 알바레즈 가르시아란 여성이 소셜미디어에 ‘이 식당 음식은 개고기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비난 영상을 올리면서였다.     당시 가르시아는 테이스티 타이 옆 한 주택에 핏불 한 마리가 묶여 있는 영상을 찍어서 올렸다. 이어 테이스티 타이 측이 음식을 개고기로 제공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까지 퍼트렸다. 정작 테이스티 타이 측과 핏불이 묶여 있던 주택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고.     하지만 소셜미디어 영상을 접한 이들은 묻지마식 비난을 퍼부었다. 상당수가 아시안을 혐오하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일부는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막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프레즈노 경찰국은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강아지 학대 의혹도 없다고 밝혔지만, 테이스티 타이를 운영하던 라사봉은 잦은 위협과 충격으로 식당 폐업을 결정해야만 했다.   라사봉은 “사람들은 (아시안 음식 관련 혐오 발언을)농담처럼 여기며 가볍게 내뱉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아시아계를 향한 무차별적 혐오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AP통신은아시안아메리칸태평양계(AAPI) 커뮤니티가 아시안 음식은 ‘더럽고, 기이하고, 동시에 이국적(exotic)’이라고 여기는 미국사회 편견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통신은 150여년 전 중국계 등 아시아계 이민이 시작될 때부터 미국 사회가 아시아계 음식문화를 무지와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지적했다. ‘개고기를 먹는다’는 일방적 비난 역시 무지의 소산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미국의 아시아 먹거리에 대한 문화정치(Dubious Gastronomy)’ 저자 로버트 쿠를 인용해 “그리스와 로마인도 집에서 기르던 애완동물을 먹었고,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도 개를 먹었다”며 “아태계 이민자는 음식에 관한 거짓정보 확산과 낙인찍기로 여러 세대에 거쳐 비난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식당 프레즈노 식당 폐업 식당 비난전화 타이 식당

2024-01-04

한인 첫 ‘가주 계관시인’ 탄생

입양아 출신 한인 교수가 가주 계관시인에 임명됐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18일 프레즈노 시티 칼리지에서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시인 ‘리 헤릭(Lee Herrick·사진)’을 가주 계관시인(Poet Laureate)으로 임명한다고 밝혔다. 올해 52세인 헤릭 교수는 대전에서 태어나 생후 10개월에 북가주로 입양 왔다.     뉴섬 주지사는 “헤릭 교수는 시인, 교수이자 아버지로서 활발한 문학 활동을 해왔으며 캘리포니아가 우리 모두에게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계관시인은 주정부가 주관하는 행사나 이벤트와 관련된 시를 쓰고, 문학 활동을 통해 가주를 외부에 잘 알리고 소개하는 역할을 주로 한다. 아시안이 가주 정부의 계관시인으로 활동하는 것은 그가 처음이다.     이전에 프레즈노의 계관시인으로 활동한 바 있는 헤릭은 ‘스카 앤 플라워(Scar and Flower)’, ‘가드닝 시크릿 오브 더 데드(Gardening Secrets of the Dead)’ 등의 작품을 남겨 많은 문학 잡지와 학교 교재에 게재되기도 했다.     헤릭 교수는 “가주 계관시인으로 임명돼 매우 영광이며 흥분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주 계관시인은 최근 4년 동안 공석으로 있었다. 그는 주 상원 인준을 거쳐 2년 동안 활동하며 가주 예술위원회로부터 활동 기금을 받는다. 최인성 기자계관시인 한인 문학 활동 활동 기금 프레즈노 시티

2022-11-21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