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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개고기 사용"에 식당 폐업…프레즈노 아시안 식당 날벼락

아태계 음식문화 편견 확산
"거짓정보·낙인찍기로 비난"

마리아 알바레즈 가르시아(오른쪽)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문제의 글. [소셜 미디어 캡처]

마리아 알바레즈 가르시아(오른쪽)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문제의 글. [소셜 미디어 캡처]

라오스 출신 데이비드 라사봉씨와 가족들. [테이스티 타이 페이스북]

라오스 출신 데이비드 라사봉씨와 가족들. [테이스티 타이 페이스북]

“사람들이 재미와 분위기 띄우기 위한 농담으로 아시안을 조롱한다.”  
 
코로나19로 들끓었던 아시안 증오 분위기가 잠잠해지고 있지만, 미국 사회에서 150년 넘게 뿌리박힌 아시안 아메리칸에 대한 선입견과 오해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비아시아계는 아시안 아메리칸의 음식문화가 ‘이상하고 기이하다’는 편견을 쉽게 버리지 않고 있다. 아시아계는 역사와 정체성이 담긴 음식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려는 자세를 당부했다.
 
4일 AP통신은 지난해 소셜미디어에서 잘못된 정보와 비난으로 식당 문을 닫아야 했던 프레즈노 ‘테이스티 타이’ 업주가 최근 새로운 자리에서 ‘러브&타이’ 식당을 개업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테이스티 타이 식당이 폐업할 수밖에 없었던 전후사정을 짚은 뒤, 그 기저에는 미국 사회가 아시안 아메리칸을 배타적으로 보는 ‘편견’이 자리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테이스티 타이 폐업 사태는 지난해 5월 벌어졌다. 당시 프레즈노에서 식당을 개업한 지 6개월째였던 라오스 출신 이민자 가족 데이비드 라사봉은 하루아침에 날벼락을 맞았다.
 
식당 소개업체 옐프에는 테이스티 타이와 업주 가족을 욕하는 악풀이 빗발쳤고, 식당 비난전화도 쇄도했다. 동물애호가 등은 영업시간 식당 주차장을 어슬렁거려 라사봉 가족이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고.  
 
문제의 발단은 마리아 알바레즈 가르시아란 여성이 소셜미디어에 ‘이 식당 음식은 개고기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비난 영상을 올리면서였다.  
 
당시 가르시아는 테이스티 타이 옆 한 주택에 핏불 한 마리가 묶여 있는 영상을 찍어서 올렸다. 이어 테이스티 타이 측이 음식을 개고기로 제공할 것이라는 유언비어까지 퍼트렸다. 정작 테이스티 타이 측과 핏불이 묶여 있던 주택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다고.  
 
하지만 소셜미디어 영상을 접한 이들은 묻지마식 비난을 퍼부었다. 상당수가 아시안을 혐오하는 표현을 썼다고 한다. 일부는 ‘당신네 나라로 돌아가라’고 막말했다.
 
신고를 접수한 프레즈노 경찰국은 해당 사건을 수사하고, 강아지 학대 의혹도 없다고 밝혔지만, 테이스티 타이를 운영하던 라사봉은 잦은 위협과 충격으로 식당 폐업을 결정해야만 했다.
 
라사봉은 “사람들은 (아시안 음식 관련 혐오 발언을)농담처럼 여기며 가볍게 내뱉지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며 아시아계를 향한 무차별적 혐오 행태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AP통신은아시안아메리칸태평양계(AAPI) 커뮤니티가 아시안 음식은 ‘더럽고, 기이하고, 동시에 이국적(exotic)’이라고 여기는 미국사회 편견을 바로잡으려 하지만 쉽지만은 않다고 전했다.  
 
통신은 150여년 전 중국계 등 아시아계 이민이 시작될 때부터 미국 사회가 아시아계 음식문화를 무지와 혐오의 시선으로 바라봤다고 지적했다. ‘개고기를 먹는다’는 일방적 비난 역시 무지의 소산이라고 덧붙였다.
 
통신은 ‘미국의 아시아 먹거리에 대한 문화정치(Dubious Gastronomy)’ 저자 로버트 쿠를 인용해 “그리스와 로마인도 집에서 기르던 애완동물을 먹었고,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도 개를 먹었다”며 “아태계 이민자는 음식에 관한 거짓정보 확산과 낙인찍기로 여러 세대에 거쳐 비난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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