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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지축을 흔드는 자연의 포효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 들려온다. 진원지는 코끼리 떼의 발소리도, 사자들의 포효도 아니다. 바로 까마득한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폭포 소리다. 하마와 악어 떼가 평화롭게 노닐던 잠베지강이 통째로 수직 낙하하며 하늘에 선명한 무지개를 두둥실 띄어낸다. 그 사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졌던 거대한 물안개 기둥은 다시 수백 미터를 솟아올랐다가 물안개가 되어 부슬부슬 비를 뿌린다.   의료선교에 나섰던 영국의 리빙스턴 박사가 발견한 빅토리아 폭포는 짐바브웨와 잠비아 국경에 걸친 건조한 평원 숲속에 꼭꼭 숨어 있다. 현지어로 '모시오나 투냐(굉음을 내는 연기)'라 불리는 빅토리아 폭포는 익히 알려진 대로 세계 3대 폭포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자연유산이다.     빅토리아 폭포는 일단 스케일이 매머드급이다. 길이 1.7km, 최대 낙차 110m에 방류량이 초당 8000t에 육박하는, 지구상에서 가장 긴 빅토리아 폭포의 위용을 마주하면 저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빅토리아 폭포에는 1번부터 16번까지 뷰 포인트가 있다. 폭포 좌측 끝, 데이비드 리빙스턴 동상을 시작으로 마지막 16번은 잠비아와 짐바브웨를 가로지르는 빅토리아 다리를 보는 곳이다.   또한 폭포가 걸린 협곡 맞은편 절벽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돼 있다. 폭포가 잘 보이는 지점마다 각 폭포의 특징을 살려 '메인 폭포' '무지개 폭포' '악마의 폭포' 등의 이름을 붙여놓았다. 하얗게 부서지며 솟아오른 물안개는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돌풍을 타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며 안개비와 폭우로 변해 기어코 비옷을 걸치게 한다. 소나기라도 만난 사람처럼 흠뻑 젖어도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이에 화답하듯 빅토리아 폭포는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곳에 탐스러운 무지개를 선물한다. 메인 폭포 상류의 섬은 리빙스턴 아일랜드다. 카누를 타고 잠베지강을 따라 내려가던 리빙스턴이 폭포를 발견하고 급히 섬으로 피했다고 해서 그의 이름을 땄다. 이어지는 '말밥굽 폭포'와 '무지개 폭포'를 지나면 '안락의자 폭포'와 마지막 폭포인 '이스턴 폭포'가 차례로 이어진다.   짐바브웨와 잠비아의 국경 협곡에 아슬아슬하게 걸린 리빙스턴 다리(빅토리아 다리)는 유명한 번지점프 명소다. 폭포수가 천둥소리를 내며 회오리치는 협곡을 향해 몸을 던져 8초가량 자유낙하하는 사람들은 바라보기만 해도 아찔하다.   이처럼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두 나라에 걸쳐 흐르는 만큼 양쪽에서 모두 감상해야 한다. 짐바브웨에서는 빅토리아 폭포의 정면이 보이지만 리빙스턴 다리 건너편 잠비아에선 드라마틱한 폭포의 측면 비경을 감상할 수 있다. 최근 전북대 명예교수가 아프리카 여행에서의 회고를 담은 책을 펴냈다. 그 책 제목을 소개하며 이 글을 마칠까 한다. '아프기 전 아프리카'.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지축 자연 빅토리아 폭포 폭포 무지개 무지개 폭포

2024-11-21

이보다 더 완벽한 휴식은 없다, 오하이(Ojai)

오하이는 독특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자랑하는 캘리포니아의 숨겨진 보석같은 마을이다. 특히 LA에서 당일치기로 다녀올 수 있을 만큼 가깝다 보니 바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휴식을 원하는 앤젤리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L.A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지만 도시와는 완전히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오하이는 그래서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가본 사람은 없는 마성의 도시다. 캘리포니아의 또 다른 매력을 간직한 이 소도시에서는 특별히 뭘 계획하지 않고 그저 걷고, 먹고, 마시고, 멍 때리는 것만으로도 온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하이킹   오하이에서 하루를 시작하려면 로즈 밸리 폭포 트레일(Rose Valley Falls Trail)에서 시작해 보자. 왕복 1.1마일가량의 이 하이킹 코스는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아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로스파드레스 국유림(Los Padres National Forest)에 위치해 있으며 숲속의 신선한 공기와 함께 아름다운 폭포까지 감상할 수 있다. 트레일을 완주하는 데 약 1시간 정도 소요되며 계절에 따라 야생화도 감상할 수 있다. 하이킹 시작은 로즈 밸리 캠핑장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트레일헤드(Trailhead)에서 폭포까지의 거리는 약 0.55마일이다. 이 트레일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로즈 밸리 폭포. 폭포는 약 100피트 높이에서 떨어지는데 물줄기가 이끼 낀 바위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특히 비가 많이 내린 후에는 수량이 풍부해져 더욱 웅장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폭포 근처에는 작은 풀장이 있어 요즘처럼 더운 여름엔 발을 담그며 휴식을 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뭘 하며 놀까   하이킹이 끝나면 다운타운으로 이동하자. 시내에는 이색 상점과 갤러리가 즐비하다. 특히 1939년에 설립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예술센터 중 하나인 오하이 아트 센터(Ojai Art Center)에서는 연극, 음악, 춤, 시각 예술 등 다양한 예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매년 11월 개최되는 오하이 국제 영화제(Ojai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는 전 세계의 독립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다.   만약 일요일에 이곳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오하이 파머스 마켓(Ojai Farmers' Market)도 잊지 말고 들러 보자. 이 파머스 마켓에선 오하이의 신선한 로컬 농산물과 독특한 지역 예술가들이 만든 수공예품을 구입할 수 있다.     오하이 올리브오일 컴퍼니(Ojai Olive Oil Company)도 방문해 볼 만하다. 이곳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오일과 발사믹 식초를 시음할 수 있다. 시음 후에는 기념품으로 올리브오일이나 올리브오일이 함유된 립밤, 크림, 비누 등도 구입할 수 있다.   또 오하이는 자연 속에서 명상을 즐길 수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메디테이션 마운트(meditationmount.org)에서는 다양한 명상 프로그램과 워크숍을 제공하는데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명상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센터 오픈 시간은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며 자세한 일정과 예약은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쇼핑   오하이에는 대형 체인점 대신 로컬 상점과 아기자기한 가게들이 많다. '피그 큐레이티드 리빙(FiG Curated Living)'에서는 도자기, 식물, 벽걸이 장식 등 다양한 장식품을, '트레저스 오브 오하이(Treasures of Ojai)'에서는 독특한 액세서리, 빈티지 의류 등을 판매한다. '서카나(Cercana)'와 '파피스 아트 앤 기프트(Poppies Arts and Gifts)'도 독특한 예술품과 기념품을 쇼핑하기 좋은 장소다.     ▶식당   아침 일찍 이곳에 도착했다면 '오하이 로스터리(Ojai Coffee Roasting Co.)'에서 신선한 커피 한 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면 더할 나위 없다. 또 아침 식사를 해야 한다면 카푸치노와 크루아상이 인기인 '더 더치스(The Dutchess)'를 방문해 볼만하다. 점심식사는 수제 피자를 즐길 수 있는 '보칼리스 피자 앤파스타(Boccali's Pizza and Pasta)'가 제격이다. 특히 이 식당은 로컬 딸기로 만든 딸기 쇼트케이크가 인기다. 저녁식사는 정통 북부 이태리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오스테리아 몬테 그라파(Osteria Monte Grappa)'를 들러볼 만하다.       오하이 대표 레스토랑은 오하이 밸리 인(Ojai Valley Inn)에 위치한 올리벨라(Olivella). 로컬 재료를 이용한 이태리 퀴진과 지중해 요리가 주메뉴다. 특히 이 식당은 와인 리스트가 유명한데 이탈리아 와인과 캘리포니아 와인을 다양하게 구비하고 있다. 이주현 객원기자휴식 하이킹 하이킹 시작 올리브오일 컴퍼니 폭포 근처

2024-10-24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황제 폭포를 지나 천사의 빙하로…캐나다 재스퍼 국립공원

캐나다 록키 마운틴의 크라운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제스퍼 국립공원은 밴프에서 북쪽으로 약 2시간 운전거리에 있으며 아름다운 호수와 계곡, 눈 덮인 산맥 등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경험하는 최적의 장소이다. 재스퍼에서 꼭 봐야할 자연 명소 7곳을 알아보자.     1. 아타바스카 폭포(Athabasca Falls) 아타바스카 폭포는 아타바스카 강물이 암반 사이를 요동치며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장관이다. 도로에 인접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 폭포는 23m로 그리 높지는 않지만 요동치는 급한 물결을 바라보면 저절로 환호성이 터진다.   물 색깔이 여름철에는 흙과 돌가루로 인해 뿌옇지만 겨울에는 연두색 아쿠아마린빛을 발한다고 한다. 안전을 위해 설치해놓은 콘크리트 구조물을 따라 약 1시간 정도에 우렁찬 폭포수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다.   2. 마운틴 이디스 카벨(Mt. Edith Cavell) 두 번째는 검은 산 전체가 흰 눈으로 빗장 무늬를 머금고 있는 마운틴 이디스 카벨이다. 캐나다 록키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마운틴 이디스 카벨은 3368m 높이임에도 불구하고 만년 빙하를 간직하고 있다.   산 아래까지 도로가 나있어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 주차장에서 약 30분을 올라가면 천사의 빙하(Angel Glacier)로 알려진 빙하계곡과 호수의 멋진 광경을 즐길 수 있다.     원래 이 산은 여러 이름으로 불렸으나 최종적으로 1차 세계대전중 벨기에에서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고 치료하며 연합군 탈출을 도운 영국 간호사 이디스 카벨을 기념하여 명명되었다.   그녀는 “구할 수 있는 생명 앞에서 애국심이란 단어는 충분하지 않다”며 전쟁의 참혹한 상황에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인물로 추앙받고 있다. 주차장에서 빙하 호수까지는 왕복 5마일이며 경사가 심하지않아 남녀노소가 방문하기에 좋다.     3. 마운틴 롭슨(Mt Robson) 세 번째는 마운틴 롭슨이다. 캐나다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마운틴 롭슨은 재스퍼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여서 재스퍼 방문 중에 하루를 할애해서 산 중턱까지 다녀 올 수 있다.   산 높이가 1만3123피트인 마운틴 롭슨은 절대 쉽게 등반할 수 있는 산이 아니다. 정상부근 사진을 보면 히말라야의 최고봉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모습이다.   당일 산행으로는 중간 기착지인 천 개의 폭포 밸리(Valley of the Thousands Falls) 혹은 황제 폭포 (Emperor Fall)까지 다녀오는 것도 좋은 산행이다. 촉촉이 젖은 풀숲과 나무숲을 가로 지르는 힐링 트레일을 경험하며 산 위에서 흘러내리는 세찬 강물을 건너는 멋진 구름다리도 만나게 된다.   4. 휘슬러 마운틴(Whistler Mountain) 휘슬러 산은 제스퍼 스카이 트램이라고 알려진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 재스퍼를 둘러선 산봉우리들의 장관을 바라보며 영감을 얻는 곳이다. 아래편으로 우윳빛 아타바스카 강이 흐르고 좌우 측으로 청록색 빛을 발하는 호수들이 곳곳에 박혀있는 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휘슬러산은 빼곡한 수림이지만 전망대가 있는 꼭대기는 민둥산으로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서 약 1km를 걸어 정상에서면 재스퍼의 비경을 한눈에 바라보는 잊지못할 경험을 하게 된다.     5. 밸리 오브 5 레이크스(Valley of 5 Lakes) 밸리 오브 파이브 레이크스는 재스퍼를 통하는 93번 국도변의 다섯 개의 호수를 지칭한다. 호수마다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보는 이들의 눈을 의심할 만큼 진한 에메랄드빛을 발한다. 차디찬 분위기에 속이 훤히 보일 만큼 투명한 물속에 송어가 유유히 헤엄치고 오리가 자맥질을 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특히 3번 호수의 진초록의 물빛을 바라보노라면 보석보다 더욱 화려하고 신비한 빛을 발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5개의 호수를 전부 돌아보는 트레일은 4.5km로 약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적당한 거리에서 되돌아나와도 좋다.   6. 뮬라인 캐년 (Maligne Canyon) 제스퍼에서 동쪽으로 11km거리에 있는 뮬라인 캐년은 인근의 호수에서 지하통로로 흘러온 물이 계곡을 소용돌이치며 적게는 폭 2m에 깊이 50m의 협곡이 형성된 곳이다. 빙하가 녹은 물은 초록색을 띄는데 폭포가 되어 소용돌이치는 모습을 보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뮬라인(Maligne)이란 프랑스어로 ‘악마’ 혹은 ‘사악한’ 이란 뜻인데 1846년 벨기에 출신 제수잇(Jesuit) 선교사인 피에르 스멧이 이곳 계곡을 고생하며 건넌 후 붙인 이름이라고 한다.   뮬라인 캐년에는 카페테리아 스타일의 식당이 있으며 기념품점에서는 다른 곳에서 쉽게 볼 수 없는 캐나다산 보석과 기념품을 구입할 수 있다. 계곡을 따라 놓인 다리 위에서 물길을 보며 상큼한 초록의 나무숲을 돌아 나오는데 약 2시간 정도 소요된다. 뮬라인 캐년은 뮬라인 호수로 가는 길에 방문하면 좋다.   7. 뮬라인 호수 (Maligne Lake) 재스퍼에서 한 시간 운전거리인 뮬라인 호수는 빙하 호수로는 시베리아의 바이칼 호수 다음으로 크다고 한다.     총 22km 길이에 평균 수심 35미터를 자랑하는 이 호수를 보는 순간 감탄을 금하지 않을 수 없다. 푸른 호수와 눈 덮인 로키산맥의 조화로운 풍광은 넋을 잃을 정도이다.   뮬라인 호수를 더욱 유명하게 한 것은 호수 중간에 자리한 스피릿 아일랜드(Spirit Island)이다. 조그만 섬에 침엽수들이 빼곡히 서있는 섬을 찍은 사진은 전세계 많은 사람의 마음을 매료시켰다.  이곳의 섬 사진은 뉴욕 지하철에도 오랫동안 설치되었으며 비싼 보트 요금에도 배를 타고 이곳으로 향하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스피릿 아일랜드는 이곳에 8000년간 거주했던 스토니 원주민들의 성지와 같은 곳이다. 지금도 원주민들은 매년 이곳에서 그들만의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1908년에 뮬라인 호수를 처음 본 예술가이자 탐험가인 메리 샤퍼는 뮬라인 호수를 루이즈 호수와 비교하면서 루이즈 호수가 진주라면 뮬라인 호수는 진주 목걸이다라고 표현했다.   선착장에는 멋진 식당이 있어 호수를 바라보며 식사와 음료수를 즐길 수 있다. 그리고 품질 좋은 캐나다 특산물을 파는 기념품점도 있다.     이곳은 날씨가 흐리고 빗방울이 돋는 때가 많아 여름이라도 옷을 단단히 챙기는 것이 좋다.   이외에 밴프에서 재스퍼 사이를 이동하는 도중 페이토 호수와 보우 호수를 꼭 들러 보면 좋다. 캐나다 록키를 대표하는 호수들로 연초록 물결과 만년설로 덮인 봉우리들의 조화가 신비롭다. 두 호수 모두 도로에 인접해 있어서 방문하기에 좋다.   김인호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국립공원 재스퍼 빙하 호수 재스퍼 방문 황제 폭포

2024-08-22

그랜드캐년 식수대 이용 수백명 위장 질환 유발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인근 하바수파이 폭포에서 다수의 위장 질환 환자가 발생해 관광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 13일 AP통신에 따르면 최근 하바수파이 인디언 보호 구역 내 위치한 하바수파이 폭포를 찾은 관광객 수십명이 위장 질환 증세를 호소했다. 하바수파이 폭포를 방문했던 다수의 관광객이 페이스북을 통해 위장 통증 경험을 밝힌 만큼, 이번 사태로 인한 환자가 최대 수백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바수파이 폭포는 투명하고 맑은 청록색 물이 흐르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는 하바수파이 폭포의 물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바수파이 폭포를 찾은 매들린 멜키어스는 폭포 인근 식수대의 물을 마신 이후 심한 구토와 고열 증세를 보였다고 AP통신을 통해 밝혔다. 멜키어스가 사용한 식수대에는 검사를 마쳤고 마시기 적합한 물이라는 안내가 적혀있었다. 그런데 수의사인 멜키어스는 “식수대에 설치된 정화 필터가 세균이나 프로토조아는 걸러낼 수 있어도 바이러스까지 막을 수는 없다”며 이번 사태의 원인을 물이라고 의심했다.     반면, 하바수파이 부족 관광 사무실은 관광객들이 마신 물의 수원지인 지역 샘물은 2주 전 수질 검사를 통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판정을 받은 바 있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관광객들이 호소하는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코코니노카운티 보건국 측은 이번 사태를 위장 질환이라고 규정할 뿐, 정확한 피해 규모를 집계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발생 지역이 카운티 관할권 밖인 인디언 보호 구역이기 때문이다.   이에 연방 인디언보건서비스 측은 지난 13일 환경 보건 담당관을 하바수파이 보호 구역에 파견해 위장 질환 발병 원인을 조사 중이고,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도 취했다고 밝혔다. 또한, 보호 구역 내 클리닉에서 환자들에게 필요한 치료를 제공 중이라고도 전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구조헬기가 급파돼 환자들을 이송하기도 했다. 하바수파이 폭포는 차량 진입이 불가능하고 도보 혹은 말을 타고 갈 수 있는 곳이다. 도보 이동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던 일부 환자는 구조헬기를 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경준 기자그랜드캐년 폭포 위장 환자 그랜드캐년 국립공원 폭포 인근

2024-06-16

유명 폭포 '쓰리 시스터즈' '차차니 하무크'로 새 단장

클리블랜드 국유림의 인기 하이킹 코스인 '쓰리 시스터즈 폭포(Three Sisters Falls)'가 트레일명을 '차차니 하무크'로 바꾸고, 등산객의 편의와 안전을 위해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샌디에이고 지역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하이킹 코스 중 하나인 이곳은 특히 트레일 끝에 계단식으로 이어지는 3개의 폭포가 유명한데 폭포의 영상이나 하이킹 후 물속으로 뛰어드는 모습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면서 방문객도 증가하는 추세다. 트레일 자체는 난도가 높지 않아도 매년 추락사고나 익사사고가 한두 건씩 발생하고 일사병 신고도 빈번해 안전사고면에서 요주의 트레일이다.     이에 따라 미 산림청은 트레일의 안전성과 편의성을 보강하기 위해 최근 트레일헤드에 주차장과 화장실 등 편의 시설을 신축하고 경사가 가파른 곳은 완만한 트레일을 따로 내 위험성을 크게 줄였다. 또 헬리콥터 착륙장, 산불진화용 지하 물탱크 등 재해대비책도 강화했다.   한편 산림청과 쿠메야이 토지보존회는 이 지역이 쿠메야이 부족의 성지였음을 기리고 부족의 역사와 존재를 인정하는 의미에서 트레일 명을 '차차니 하무크(쿠메야이 언어로 세자매)'로 변경했다.   시스터즈 폭포 쓰리 시스터즈 유명 폭포 최근 트레일헤드

2024-05-30

2024년 미국내 최고의 휴양지 톱 50

 미국에서 휴가를 보내기에 가장 좋은 도시 톱 50 조사에서 콜로라도 주내 산악 타운인 유레이(Ouray)가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덴버는 전국 18위에 이름을 올렸다. 덴버 포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전문지 멘스 저널(Men’s Journal)이 선정한 ‘2024년 최고의 휴가지’(Best U.S. Vacation Destination of 2024) 톱 50에서 유레이가 미국내 명망 있는 많은 도시를 제치고 당당히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또한 콜로라도 주도인 덴버는 18위에 랭크됐다. 멘스 저널은 톱 50를 뽑기 위해 지리적인 범위와 문화적인 다양성부터 공원의 숫자, 미슐랭 수상 맛집, 독특한 명소, 이동의 용이성 등 무수히 많은 요소들을 고려했으며 방문시 전반적인 경제성과 아울러 야외활동과 같은 모험(adventure) 점수에도 비중을 두었다고 밝혔다. 멘스 저널 편집자들은 “유레이에 오면 REI 광고에 실제로 발을 디딘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눈 덮인 고산 풍경 때문에 ‘미국의 스위스’라는 별명이 붙은 이곳의 여행 일정은 겨울에는 스키, 스노우보드, 폭포 빙벽 등반 등이 중심이고 여름과 가을에는 암벽 등반과 페라타 경로(ferrata routes)를 통한 트레킹을 즐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멘스 저널은 비스바덴 온천 스파 & 숙소(Wiesbaden Hot Springs Spa & Lodgings)와 박스 캐논 폭포 공원(Box Cañon Falls Park),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캐스케이드 폭포(Cascade Falls)를 방문해 야외 모험을 활용할 것을 권장했다. 이밖에도 음식과 음료에 대해 편집자들은 레스토랑과 살롱을 자랑하는 새로 복원된 웨스턴 호텔, 서사시적인 전망을 제공하는 유레이 양조장, 타이 칠리 유레이 식당을 추천했다.       전국 18위에 선정한 덴버에 대해 멘스 저널 편집자들은 “오크웰 비어 스파(Oakwell Beer Spa)에서 홉과 보리에 흠뻑 젖고 레드락스 원형 극장(Red Rocks Amphitheater)에서 인생 최고의 콘서트를 보며 알마 폰다 피나(Alma Fonda Fina)에서 멕시코풍 고급 식사를 즐기고 시간 여행의 타당성에 의문을 품게 할 과학 중심 박물관 미야우 볼프 컨버전스 스테이션(Meow Wolf Convergence Station)을 방문하라”고 권유했다. 멘스 저널이 선정한 ‘2024년 최고의 휴가지’ 톱 20 리스트는 1위 유레이, 2위 테네시주 차타누가, 3위 캘리포니아주 샌 루이스 오비스포, 4위 뉴올리언스, 5위 오레곤주 벤드, 6위 아이다호주 보이지, 7위 시카고, 8위 애리조나주 세도나, 9위 워싱턴 D.C., 10위 메인주 포틀랜드, 11위 로스앤젤레스, 12위 와이오밍주 잭슨, 13위 유타주 모압, 14위 샌프란시스코, 15위 버지니아주 리치몬드, 16위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17위 필라델피아, 18위 덴버, 19위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20위 워싱턴주 벨링햄의 순이다. 이밖에 뉴욕은 26위, 피츠버그 32위, 오스틴 34위, 애틀란타 36위, 라스베가스 40위, 마이애미는 41위였다.  ※웹사이트→https://www.mensjournal.com/travel/best-us-vacations#gid=ci02d9f40c300025fe&pid=2-chattanooga-tn   이은혜 기자미국 휴양지 저널 편집자들 덴버 포스트 캐스케이드 폭포

2024-04-19

[독자 마당] 50년 된 조끼

술과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는 말이 있다. 세월이 흘러야 그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진가가 드러나는 것이 이 두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변을 돌아보면 많은 시간이 흘렀어도 소중하게 생각되는 존재들이 있을 것이다.       내게는 구입한 지 50년이 된 조끼가 있다. 여태껏 버리지 않고 보관하는 게 신기할 정도다. 그런데 반세기가 넘은 옷이지만 지금도 입을 수 있을 만큼 상태가 좋다. 이 조끼는 내가 30대 초반 나이에 미국에 첫 출장을 올 당시 입었던 옷이다. 당시 미국 출장 기회는 흔치 않은 기회였다. 그만큼 준비 과정부터 설레는 일이었다.     미국 출장을 앞두고 들뜬 기분에 감색 양복 한 벌을 맞췄다. 동네 양복점에 가 당시 가장 좋은 원단으로 조끼까지 포함된 최고급 양복이었다. 조끼에는 내 30대 초반의 추억이 담겨있는 것이다.     그런데 얼마 전 사진 정리를 하다 그 양복을 입고 미녀들과 찍은 사진을 발견했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배경이었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출장 중에 유명 관광지인 나이아가라 폭포를 방문했다 촬영한 것이었다. 당시 그곳에서는 미스아메리카 선발 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내가 어떻게 대회에 참가한 미녀들과 함께 사진을 찍게 되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지금 양복은 없어지고 조끼만 보관하고 있다. 옷장에 많은 조끼가 있지만 올겨울에는 유난히 그 감색 조끼를 애용했다. 지금도 입으면 따듯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조끼의 역할을 충실히 하는 셈이다.    그러고 보니 내겐 조끼보다 더 오랜 동반자가 있다. 결혼한 지 50년이 넘은 아내다. 지금 한국에 있는 아내가 무척 그립다. 서효원·LA독자 마당 조끼 감색 조끼 나이아가라 폭포 동네 양복점

2024-03-12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죽기 전 꼭 가봐야 할 절경, 빅토리아 폭포

지구 방방곡곡 이름난 폭포에는 거의 다 가봤지만, 최고의 폭포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역시 '빅폴'이다.   누군가의 버킷리스트에 한 줄을 차지할, 생애 한 번쯤은 꼭 만나야 할 빅토리아 폭포. 이 빅토리아 폭포를 위해 존재하는 작은 마을이 있다. 잠비아 남단에 위치한 리빙스턴은 1855년, 빅토리아 폭포를 처음 본 스코틀랜드 출신의 탐험가이자 선교사인 데이비드 리빙스턴(1813~1873)의 이름을 딴 마을이다. 아프리카 횡단 여행 중 빅토리아 폭포를 발견한 리빙스턴은 "하얀 물살을 따라 천사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전율을 느끼게 된다"라고 고백하며 폭포에 영국 여왕의 이름을 따서 빅토리아 폭포라는 이름을 붙였다.   알다시피 빅토리아 폭포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이구아수 폭포, 미국과 캐나다의 나이아가라 폭포와 함께 세계 3대 폭포로 통한다. 세계자연유산이기도 한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 짐바브웨 쪽 어느 곳에서나 구경할 수 있다. 빅토리아 폭포에서 떨어진 물이 흘러들어가는 잠베지강의 계곡을 사이에 두고 한 쪽이 잠비아의 리빙스턴이고, 다른 한 쪽이 짐바브웨의 빅토리아 폴스다.     원주민들은 빅토리아 폭포를 '모시 오아 투냐(Mosi-Oa-Tunya)'라고 부른다. '천둥처럼 울려 퍼지는 연기'라는 뜻이다. 처음엔 왜 폭포를 연기라고 했을까? 의문이 들었는데 빅토리아 폭포에 가보면 이보다 적당한 이름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찔한 낭떠러지로 곤두박질치면서 솟아오르는 물보라가 마치 거대하게 피어오르는 연기처럼 보이니 이 얼마나 직관적인 이름인가.     나이아가라 폭포보다 무려 두 배나 높은 360피트의 폭포들이 쉬지 않고 하얀 물보라를 뿜어낸다. 각 폭포의 모양과 특징에 따라 이름을 달리 지은 '악마의 폭포' '중심 폭포' '말발굽 폭포' '안락의자 폭포' '무지개 폭포' '동쪽 폭포' 등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어진다.   원근과 높낮이에 따라 모습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빅토리아 폭포는 검은 대륙의 강물이 흐르다가 수직 절벽을 만나 낙하하며 자연이 만들어내는 최고의 파노라마를 선사한다. 뭐라 설명하기 힘든 경이로운 장면이다. 리빙스턴의 고백처럼 하얀 물살을 따라 천사들이 하늘로 올라가는 듯한 전율에 소름이 오소소 돋는다. 물보라가 햇빛을 받아 빚어내는 무지개는 또 어찌나 탐스럽고 선명한지.     평생 가장 시원하고, 흥분되고, 감동적인 순간을 맞닥뜨리고 싶다면 빅토리아 폭포를 추천한다. 아름다운 빅토리아 폭포는 '행운' '희망' '평화'를 상징하는 쌍무지개를 두둥실 띄운 채 여행자들을 맞이할 것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빅토리아 죽기 빅토리아 폭포 절경 빅토리아 나이아가라 폭포

2024-01-18

나이아가라 폭포 검문소 돌진한 차량 폭발

미국과 캐나다 사이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 주변의 검문소에서 22일 차량이 폭발해 당국이 국경을 폐쇄하고 조사에 나섰다.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뉴욕주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 레인보우 다리에 설치된 국경 검문소에서 차량이 폭발했다. 이로 인해 차에 타고 있던 2명은 숨졌고, 검문소에 근무하는 미국 관리 1명은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폭스뉴스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차량 폭발은 테러범의 소행이라고 보도했다.   반면 로이터 통신은 세관국경보호국(CBP)이 이번 폭발 사건을 난폭 운전으로 인한 화재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테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한 것은 아니지만, 수집된 증거만으로는 사전 계획에 따른 폭발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것이 CBP 관계자들의 판단이다.   뉴욕타임스(NYT)도 수사팀은 차량 폭발이 폭발물에 의한 것이 아니라, 차량 충돌에 의한 충격 때문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수사팀이 폭발한 차량에서 폭발물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한 목격자는 지역 방송인 WGRZ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방향에서 국경 쪽으로 돌진한 차량이 펜스에 부딪힌 뒤 폭발했다고 말했다. 폭발 당시 화염의 높이는 30피트를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레인보우 다리에는 뉴욕주와 캐나다 온타리오주를 연결하는 4개의 국경 검문소 중 하나가 운영 중이다. 폭발 사건 이후 당국은 레인보우 다리 외에 나머지 3곳의 국경 검문소도 폐쇄하고 공항, 기차역 등에 대한 경비를 강화했다. 특히 나이아가라 폭포 인근에 있는 버펄로 나이아가라 국제공항의 경우 경찰 인력이 증원됐고, 승객에 대한 추가 검문 절차가 실시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나이아가라 검문소 나이아가라 폭포 차량 폭발 국경 검문소

2023-11-22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남미의 붉은 보석

아르헨티나를 보석에 비유한다면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 루비가 가장 잘 어울릴 것 같다.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축구 경기장, 숨이 막힐 듯 정열적인 마성의 탱고는 아르헨티나 하면 흔히 떠올리게 되는 것들이다. 또 아르헨티나는 '남미의 보석'이라 불릴 만큼 볼거리가 풍부한 나라다.     세계 3대 폭포 중 하나인 이과수 폭포를 위시하여 호수의 도시 바릴로체, 빙하국립공원을 품은 갈라파테, 거대한 초원 지대 팜파스, 세상의 끝인 남극으로 향하는 우수아이아 항구, 미의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등은 아르헨티나에서 주목해야 할 면면이다.   먼저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국경에 걸친 이과수 폭포는 세계에서 가장 장엄하고 아름다운 폭포로 통한다. 이과수의 275개 폭포 중 대부분이 아르헨티나 쪽에 위치하며 특히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이라 불리는 폭포의 하이라이트 부분도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이과수 폭포 줄기 가운데 최대 수량을 자랑하는 악마의 목구멍은 이과수강을 통째로 삼키기라도 하듯 초당 6만여 톤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 들어간다. '쉭' '쉭' 거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가 다시 하늘로 솟구치며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일으키고 감각들을 일제히 깨운다.   또 부에노스아이레스는 예부터 '남미의 파리'라고 불렸다. 100여 개에 달하는 미술관과 박물관, 극장 등이 몰려 있어 문화 중심지 역할을 담당해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풍스러우면서도 화려한 장식의 콜론 극장은 세계 3대 오페라 극장으로 유명하다. 1908년 베르디의 오페라 '아이다' 개관 무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세계 정상급 오페라와 오케스트라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극장을 나와 가볼 곳은 세계에서 도로 폭이 제일 넓은 것으로 알려진 '7월 9일 대로'. 아르헨티나의 독립과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거리이며, 도로 가운데 부에노스아이레스시 제정 4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워진 거대한 오벨리스크가 우뚝 서 있다. 분홍빛 외벽이 인상적인 대통령궁도 명물이다. '핑크 궁전'으로 유명한 이곳은 본래 요새로 지어졌으나 지금은 대통령궁으로서 아르헨티나 대통령들의 초상화와 역사 등을 둘러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에 왔다면 반드시 보고 가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동남쪽 항구도시이자, 탱고의 발상지인 보카(Boca) 지구다. 벽과 지붕을 원색으로 칠한 건물이 많아 이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기며, 대부분의 레스토랑과 카페에서는 탱고 공연이 펼쳐져 화려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이곳에는 또한 보카 주니어팀 축구장도 위치해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삶 자체이며 자랑이자, 자부심인 축구 문화도 엿볼 수 있다.   아르헨티나 거리에서는 음악을 틀어놓고 탱고를 추는 남녀를 쉽게 볼 수 있다. 강렬한 눈빛을 주고받으며 열정적으로 추는 탱고 춤사위는 전 세계 여행자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2023년, 루비같이 강렬하고 정열적인 에너지를 회복하고 싶다면 여기다, 아르헨티나!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남미 보석 아르헨티나 대통령들 이과수 폭포 도시 부에노스아이레스

2023-01-26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악마의 목구멍'…온몸에 전율

누구나 한 번쯤 꿈꿔온 여행이 있다. 쉽게 갈 수는 없지만 인생에서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나라, 바로 브라질 얘기다.   지난 칼럼에서 소개했던,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흥겨운 삼바 리듬과 컬러가 가득한 지상 최대 삼바 축제만으로도 특별하지만 브라질은 장대한 비경이 펼쳐지는 야생 낙원이다.     그중에서도 세계 3대 폭포로 통하는 이과수 폭포(Iguazu Falls)는 브라질 여행의 핵심 코스다. 이과수 폭포는 1억 2천만 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알려지며, 원주민들에게는 성지로 추앙받는 곳이기도 하다. 멋진 자연경관이 담긴 달력이나 엽서에 단골로 등장하는 이과수 폭포는 최대 높이가 270피트 정도이지만 길이가 무려 8800피트에 달하고 275개의 폭포가 겹쳐 떨어지며 놀라운 풍경을 빚어낸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국경에 걸쳐 있는 거대한 이과수 폭포는 두 나라가 각기 따로 입구를 개방한다. 브라질 이과수와 아르헨티나 이과수는 비슷한 듯 다른 얼굴인데, 275개 폭포 중 대부분이 아르헨티나 쪽에 있지만 폭포 전경이 파노라마로 펼쳐지는 곳은 거꾸로 브라질 쪽이다. 물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과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등재될 만큼 멋진 풍경은 양쪽 모두에 해당한다.   브라질 이과수 폭포에 도착하면 누구나 천지를 울리는 우레와 같은 폭포수 소리에 놀라게 된다. '오, 가엾은 나이아가라'. 과거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과 그의 아내 일리노어 루즈벨트가 이과수를 본 순간 뱉은 말이다. 한마디로 나이아가라는 '쨉'이 안된다는 것이다.   한 걸음 더 가까이에서 폭포를 느껴보기를 원한다면 마꾸꼬 사파리를 추천한다. 감히 마꾸꼬 사파리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이과수 폭포를 절반 밖에 보지 못한 것이라 말하고 싶다. 모터보트는 이과수강을 거슬러 올라가는데 폭포가 나타나면 그 아래로 쑥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다. 이른바 '폭포 샤워'다. 흠뻑 젖은 생쥐 꼴이 되어 곱게 단장한 머리와 옷이 엉망이 되어도 보트 위 여행자들은 한마음으로 보트 운전사에게 외친다. "한 번 더!"   가장 유명한 폭포이기도 한 악마의 목구멍(Devil's Throat)은 30분 동안 보고 있으면 영혼을 빼앗긴다는 이야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1분에는 근심을 가져가고 10분에는 생의 시름을 삼켜버리지만, 30분간 눈을 맞추면 영혼을 가져간다고 한다.     이과수 폭포 줄기 중 최대 수량을 자랑하는 악마의 목구멍은 이과수강을 통째로 삼키기라도 하듯 초당 6만여 톤의 물이 거대한 절벽으로 빨려 들어간다. '쉭' '쉭' 거친 소리를 내며 떨어졌다가 다시 하늘로 솟구치는 악마의 목구멍은 온몸에 짜릿한 전율을 일으키고 감각들을 일제히 깨운다. 폭포 앞에는 이러한 시 구절이 적혀 있다. "너의 언어로 묘사하려 애쓰지 마라(Do not try to describe it in your voice)."   한 가지 아쉬움은 글로는 이과수 폭포를 오롯이 설명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직접 가서 보고 느끼는 것만이 이과수 폭포를 설명하는 길이다. 직접 가보시라. 단언하건대 지상 최대의 감동을 맛보게 될 것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목구멍 악마 이과수 폭포 브라질 이과수 아르헨티나 이과수

2022-12-22

“이보다 다채롭고 경이로운 여행지는 없다”

“아프리카 여행은 어떤가요?”     필자가 사자들과 산책하며 찍은 사진을 본 이들은 모두 이렇게 묻고는 한다. 마음 한구석에 막연히 아프리카는 더럽고 열악하며, 여행길 또한 고생스러울 것이라 생각이 내재하여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아프리카는 이런 선입견을 완전히 뒤집어 놓는다. 아프리카는 전 세계에서 가장 컬러풀하고, 경이로우며, 독보적이다. 심지어 럭셔리하기까지 하다. 뉴욕타임스는 죽기 전에 가보아야 할 명소로 아프리카를 선정했으며, 아프리카를 여러 번 가본 필자 역시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아프리카를 가보지 않고 죽기에는 인생이 너무 아깝다고.     또한 전 세계가 코로나에 신음했지만, 아프리카는 신기하게 피해가 적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의학, 과학계가 의아해할 정도로 코로나 전염병이 급격히 사라졌다. 세계보건기구(WHO)도 “아프리카는 작년 7월 이후 감염률이 감소해 세계에서 코로나 피해가 가장 적은 지역 중 하나”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먼저 아프리카 하면 세계 3대 폭포인 빅토리아를 빼놓을 수 없다. 잠비아와 짐바브웨 국경에 걸친 빅토리아 폭포는 실제로 마주하면 온몸에 소름이 ‘파르르’ 돋을 정도로 경이로움 그 자체다. 그중에서도 ‘Knife’s Edge Bridge’는 폭포를 조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명당자리다. 종종 탐스러운 무지개가 두둥실 떠올라 여행자들을 반기기도한다. 비록 다리를 건너려면 엄청난 폭포수(일명, ‘빅토리아 샤워’)를 맞게 되지만 옷이 조금 젖는 것쯤 아무도 개의치 않는다. 빅토리아 폭포는 평생 가장 시원하고, 흥분되고, 감동적인 순간을 선사하기에…   폭포 바로 앞에는 영국 왕족들이 다녀가는 초특급 호텔이자, 그 자체로 관광명소인 ‘The Victoria Falls Hotel’이 있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5성급 호텔 중 하나로, 짐바브웨 빅토리아 폭포를 내려다보는 우아하면서도 극적인 경치를 선사한다.     빅토리아 폭포와 쌍두마차를 이루는 것이 사파리 투어다. 아프리카에는 ‘빅 5’로 불리는 사자·표범·코끼리·버펄로·코뿔소는 물론 얼룩말·가젤·누·하마·타조·하이에나·자칼 등 수많은 야생동물이 더불어 살아간다. 마사이마라는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국립공원과 연결된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다. 여름이 오면 세렝게티에 서식하던 누, 가젤, 얼룩말 등이 물과 풀을 찾아 모래 먼지를 휘날리며 마사이마라를 향해 달려간다. 그 뒤를 자연스레 육식동물들이 쫓는다.     지프를 타고 동물들의 삶을 관찰하는 체험을 ‘게임 드라이브’라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작정 헤매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사냥에 나서는 해 뜰 무렵과 해 질 무렵에 맞춰 진행된다. 초원을 누비며 동물들의 서식처를 찾거나, 동물의 배설물, 발자국을 찾아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다. 말 그대로 ‘내셔널지오그래픽’에서나 보던 야생동물들의 생생한 움직임을 쫓게 되는데 동물들이 생각보다 자주 출몰해 스릴과 쾌감을 선사한다.     원초적 풍경이 주는 일생의 감동을 하고 싶다면 고민할 필요 없이 “아프리카로 떠나라”라고 권하고 싶다.    여행지 투어멘토 아프리카 여행 아프리카 국가들 빅토리아 폭포

2022-08-04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계인의 여행 버킷리스트 1순위

세계는 한 권의 책이라 했다. 지구를 한 권의 책에 비유한다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가장 극적인 이야기들이 담긴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전 세계인들은 미국 대륙횡단을 평생의 꿈이자, 인생의 버킷리스트로 꼽는다.   미국의 싱어송라이터 마이크 포스너는 반년을 걸어 미국 대륙횡단을 마쳤고, 91세 노마 진 바우어 슈미트 여사는 암에 걸린 뒤 병실에서 치료받느라 여생을 보내는 대신 평생의 소원이었던 미국 횡단 자동차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아들 부부, 반려견 링고와 함께 여행을 시작한 노마 여사는 3개 주 80여개 도시를 여행했다. 난생 처음 열기구도 타보고 물개와 입을 맞춰본 그는 “90년을 살면서 한 번도 갖지 못한 귀중한 경험을 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소중함을 배웠다”라고 고백해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했다.   그런데 정작 미국에 살면서도 대륙횡단을 다녀온 이들은 주변에 그리 많지 않다. 젊을 때는 일 하느라 바빠서, 애들 키우느라 정신없어서, 여유가 없어서, 나이가 들어서는 몸이 아파서, 멀리 떠나기 겁이 나서… 여행을 다음으로 미룰 이유는 너무나도 많다.   그러나 시간과 돈이 남아돌아서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국 모든 것은 마음먹고 행동하기 나름이다. 여행에 필요한 단 한 가지는 어쩌면 용기뿐인지도 모르겠다.   물론, 한반도의 45배나 되는 엄청난 크기의 미국 땅을 홀로 횡단하는 데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따른다. 일단 장거리 여행인만큼 운전이 부담되고 코스, 호텔, 식사를 직접 챙기는 것도 만만치 않다.   그럴 때는 여행사의 패키지 투어 상품을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전문 드라이버가 운전하는 널찍한 리무진 버스에 몸을 누이고 그저 여유롭게 대륙의 명소들을 여행하면 된다.   US아주투어 코스 기준 대륙횡단의 주요 관광지는 그랜드캐년 노스림부터 호스슈밴드, 모뉴먼트밸리, 앤텔롭캐년, 아치스, 자이언캐년, 솔트레이크 시티투어, 라바 노천 온천, 그랜드티턴, 옐로스톤, 크레이지 호스, 마운트 러시모어, 배드랜드, 시카고 시티투어, 미시간 호수, 나이아가라 폭포, 워싱턴 D.C, 뉴욕시티 등이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대륙횡단에는 16일이 소요된다. LA에서 동쪽으로 횡단할 수도, 반대로 뉴욕에서 서쪽으로 횡단할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대륙횡단을 마쳤다면 세계라는 책의 하이라이트 부분인 미국 챕터를 정독한 셈이 된다. 또한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정독하듯 첫 대륙횡단으로는 보이지 않던 더 큰 감동을 두 번, 세 번째 대륙횡단에서 느낄 수 있다.   지구 방방곡곡을 다닌 필자에게도 스카일런 타워에서 마주한 나이아가라 폭포, 온몸으로 들리던 그 웅장한 천둥소리, 형형색색 조명이 더해지며 낮보다 아름다운 밤을 선사한 힐튼호텔 객실에서의 폴스뷰, 사우스림보다 300여m 높아 협곡 전망이 근사하던 그랜드캐년 노스림, 마치 천당과 지옥이 동시에 존재하기라도 하는 양 현란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옐로스톤, 고요하며 평화로운 아름다움을 지닌 그랜드티턴 등은 평생 특별하게 간직하고 있는 여행 추억들이다.       〈US아주투어 대표〉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버킷리스트 세계인 장거리 여행인 솔트레이크 시티투어 나이아가라 폭포

2022-02-17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밀림 속 화산 온천서 커피 한 잔

이왕이면 사람이 적고 자연을 품은 여행지가 뜨고 있다. 화산, 폭포, 온천, 야생동물에 관심이 있다면 고민할 필요없이 여기다. 코스타리카.   스페인어로 ‘풍요로운 해안’을 뜻하는 코스타리카는 대서양과 태평양 사이에 위치한다. 평균 기온이 화씨 약 70도로 일 년 내내 따뜻하다. 발길 닿는 곳마다 나무가 울창해 보이는 모든 것이 ‘초록’이다. 국토의 23%가 국립공원으로 보호받는 원시림에는 코코새, 세발가락 나무늘보, 흰머리 카푸친, 악어, 딸기독화살 개구리 등 신기한 야생동물들이 서식한다. 나비 천국이기도 해서 세계 나비의 10% 이상이 이곳에 살고, 그 종류는 무려 2000여 종이 넘는다. 거기다 식물 종류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보다도 많다.     대한민국 약 4분의1 크기의 작은 나라가 전 세계 5%의 생물 다양성을 품고 있으니 영화 ‘쥐라기 공원’이 왜 이곳에서 촬영됐는지 쉽게 이해가 된다.     코스타리카의 명물은 화산이다. ‘불의 땅’으로도 불리는 코스타리카에는 120여 개가 넘는 화산이 있는데 그중 4개의 활화산이 지금도 요동치고 있다. 가장 유명한 활화산은 온전한 원뿔 형태의 아레날 화산(ArenalVolacano). 400여년간 침묵을 지키던 아레날은 1968년 돌연 대폭발을 일으켜 인근 3개 마을이 용암에 뒤덮여 사라졌고 87명의 사상자를 냈다. 2003년 이후 화산은 휴지기에 들어갔지만, 끊임없이 부글거리며 수 초마다 작은 규모의 폭발을 일으킨다. 약 5500피트 분화구에는 화산재 기둥, 폭발, 용암의 붉은 증기 구름이 모락모락 피어난다. 먼발치에서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신비롭고 경이로운 풍경이다. 시뻘건 용암은 밤에 더욱 잘 보이기 때문에 야간 화산 투어를 즐기는 이들도 많다.   지금부터가 진짜다. 아레날 주변에는 타바콘 강이 흐르는데, 화산 아래 마그마가 강물을 데워 밀림 속 노천온천을 이룬다. 이곳이 코스타리카에서 누구나 가고 싶어하며 세계 5대 온천으로 꼽히는 타바콘 그랜드 스파다.   전 세계 수많은 온천을 다녀봤지만 타바콘은 상상을 초월하는 온천 극락이다. 숲과 나무로 둘러싸인 밀림에 화산지대에서 흘러내려오는 뜨거운 온천수가 콸콸, 세차게도 흐른다. 온천수를 인공적으로 가둔 것이 아니라 화산의 열기와 힘이 느껴지는 진짜 천연온천이다. 손으로 바닥을 긁어보면 화산재가 쌓여 생긴 곱고 부드러운 진흙도 묻어난다. 폭포 아래서 온천수로 마사지까지 받고 나면 신선이 된 기분. 시간만 허락한다며 며칠씩 머물며 온천 여행을 즐기고 싶다. 실제로 화산 근처로 허니문을 온 외국인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코스타리카의 화산은 커피라는 기대 이상의 소득을 안겨주었다. 화산재로 다져진 기름진 땅에는 티피카, 카투라, 카투아이, 비야 사르치 등 향 좋은 커피가 자란다.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커피 농장 스타벅스도 이곳에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어서 천국에 가기 원하고 커피 애호가들은 죽어서 코스타리카에 가길 원한다’고 했던가. 새해에는 호랑이처럼 강렬한 타바콘 온천에서 향긋한 커피 한 잔 즐겨보시길…   〈US아주투어 대표〉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밀림 화산 화산재 기둥 아레날 화산 화산 폭포

2022-01-20

[그곳이 걷고 싶다] 1. 아미카롤라폭포 주립공원

  ━   기획 연재 : 그곳이 걷고 싶다 〈1〉아미카롤라 폭포 주립공원 (Amicalola Falls State Park)     조지아 최고 폭포가 발 아래에  산과 물 어우러진 대자연, 애팔래치안 트레일 인근   걷기는 특별한 장비 없이, 돈 안 들이고 할 수 있는 최고의 운동이다. 동의보감 저자 허준도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 식보보다 행보(行補)’라고 했다. 약보다 밥, 밥보다 걷는 게 몸에는 제일이라는 말이다. 조지아는 사방 천지가 공원이고 숲이고 산이다. 걷기 좋은 곳, 걷고 싶은 곳들을 매주 한 곳씩 찾아가 본다.     아미카롤라 폭포 주립공원(Amicalola Falls State Park) 은 1년 전 조지아에 와서 처음으로 산행해 본 곳이다. 한 번 가고 좋아서 타주서 손님이 왔을 때도 이곳을 데려갔다. 그리고 또 좋아서 여름에도 일부러 찾아가 몇 시간을 걸었다.       무엇보다 공원 입구에서 만난 폭포가 강렬했다. 폭포의 공식 높이는 729피트(222m). 조지아에서는 가장 높다. 미시시피강 동쪽에서는 세 번째다. 가장 높은 폭포는 버지니아주에 있는 크랩트리 폭포(Crabtree Falls, 1000피트), 두 번째는 버몬트주의 스머글러스 폭포(Smuggler's Falls, 8000피트)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뉴욕주의 나이아가라 폭포는 폭이 넓고 수량이 많아 웅장하고 거대해 보이지만 정작 높이는 55m밖에 안 된다.       아미카롤라라는 말은 이곳 원주민이었던 체로키 부족 언어로 ‘굴러떨어지는 물(tumbling waters)'이라는 뜻이다. 실제로 폭포 옆을 밑에서부터 걸어 올라가 보면 바위 절벽을 타고 우당탕 콸콸 물보라를 일으키며 세차게 굴러떨어지는 물을 눈으로, 귀로, 피부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아미카롤라 폭포의 장관을 구경했다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걸어야 한다. 이곳은 조지아주가 자랑하는 대표적 주립공원인 만큼 다양한 코스의 트레일이 있다. 가족끼리 가볍게도 걸을 수 있고, 전문 하이커처럼 강도 높게도 걸을 수 있다. 그래도 가장 인기 있는 구간은 폭포에서 스프링어 마운틴까지 이어지는 8마일(13km) 구간이다.     스프링어 마운틴은 공식적인 애팔래치안 트레일의 남쪽 출발점이다. 하지만 사실상 출발점은 바로 이곳 아미카롤라 폭포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을 동경하는 사람은 종주는 못 해도 이곳 주변을 걸으며 살짝 맛은 본다. 애팔래치안 트레일은 이곳에서 메인주까지 이어지는 꿈의 트레일이다. 아미카롤라 폭포 방문자센터 안내판에 쓰인 안내 문구는 이렇다.   “조지아주 스프링어 마운틴 근처에서 시작해 메인주 마운트 캐터딘까지 이어지는 약 2100마일(3400km)의 산길. 미 동부 14개 주를 지나며 조지아 구간은 약 75마일이다. 매년 약 2000명의 하이커가 대장정에 도전하고 그 중 약 17%만이 성공한다. 트레일이 완성된 1937년 이후 지금까지 종주에 성공한 사람은 모두 8000여명이다.”     내가 처음 이곳을 찾았던 때는 지난해 1월이었다. 그땐 방문자센터에서 폭포를 거쳐 산속 4마일 정도만 가볍게 걸었다. 빼곡하게 들어선 앙상한 나목들이 인상적이었다. 조지아가 처음이기도 하고 혼자이기도 해서 더 쉬엄쉬엄 걸었다. 아침이라 그런지 산에서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대신 간혹 흑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안내판이 보였다. 무섭진 않았다. 곰을 만나면 양팔을 최대한 벌리고 크게 소리 지르며 서서히 물러날 것, 절대로 뒤돌아서 도망가지 말 것 등을 주문처럼 외우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인이 선물 해 준 호루라기가 배낭에 달려 있다는 사실도 든든했다. 곰은 시끄러운 소리를 싫어한다니 비상시엔 효과가 있을 것이었다.       7월, 녹음이 한껏 짙어졌을 때 또 한 번 이곳을 걸었다. 무성한 숲속 나무들이 뿜어내는 향기가 싱그러웠다. 폭포 바로 위에서 하이크 인(Hike Inn) 산장까지 왕복 11마일을 거의 쉬지 않고 걸었다. 만만치 않았다. 오르락내리락, 숨은 차고, 온몸은 땀범벅이 되고, 발바닥은 아프고, 다리는 뻑뻑해져 왔지만 대 여섯 시간 걷고 난 뒤의 기분은 최고였다. 아, 이 맛에 걷는다.     아미카롤라 폭포 주립공원은 애틀랜타 한인타운인 둘루스에선 약 1시간 반 정도 거리다. 당일로 충분히 다녀올 수 있고, 폭포 인근 랏지나 숲속의 캐빈, 캠프 사이트 등을 예약하면 숲속에서 아주 운치 있는 하룻밤을 보낼 수도 있다.       공원 입장료는 차 한 대당 5달러. 1년 동안 무제한 출입이 가능한 50불짜리 연간 패스도 있다. 공원 방문자센터는 주 7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문을 연다.       ▶주소 : 418 Amicalola Falls State Park Rd, Dawsonville, GA 30534      이종호 기자 〈[email protected]〉  아미카롤라폭포 주립공원 아미카롤라 폭포 대표적 주립공원인 조지아주 스프링어마운틴

2022-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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