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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SO, 무티 후임에 20대 메켈레 선임

세계적인 교향악단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지난해 공식 사임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리카르도 무티(82) 후임으로 핀란드 출신 클라우스 메켈레(28) 오슬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내정했다.   CSO 운영진은 2일 이사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메켈레 선임 소식을 전하며 "1891년 설립된 CSO 역사상 가장 젊은 나이에 음악 감독에 오르는 기록을 쓰게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출신 구스타보 두다멜(43)이 28세 때인 2009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이래 주요 오케스트라 수장에 오르는 최연소 지휘자가 된다.     메켈레는 2027-2028 시즌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메켈레는 1996년 핀란드 헬싱키의 유명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시벨리우스 음악원을 졸업했다. 애초 첼로 연주로 음악을 시작했으나 12세 때부터 핀란드 국립 오페라단에서 활동하던 중 지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17년 9월 스웨덴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지휘자로 데뷔해 관심을 모으며 최연소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오슬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외에도 파리 오케스트라와 2027 시즌까지 음악감독 계약을 맺고 있고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예술 파트너도 맡고 있다.   한편 무티는 2008년 CSO 음악감독직을 수락하고 2010년 9월 취임해 13 시즌을 이근 뒤 2022-2023 시즌을 끝으로 공식 은퇴했다. CSO는 무티를 종신 명예음악감독으로 추대했으며 무티는 수석 객원 지휘자 타이틀을 달고 CSO를 이끌고 있다.   Kevin Rho 기자후임 선임 파리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예술 종신 명예음악감독

2024-04-03

돼지곰탕 전문점 ‘옥동식’ 파리점 오픈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일식당에서 스시를 먹는 것처럼 한식당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어야만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아닌가요!”   지난 2010년에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수행원들과 소호의 유명했던 어느 한식당을 방문하고 난 뒤, 한식의 위상이 좀 더 올라야 한다는 염원에 해당 업소의 대표가 한 말이다.   이러한 염원이 실현되듯 2024년에 뉴욕 한국 음식의 자존심이 유럽의 패션과 문화, 그리고 미식의 근원이라고 일컫는 프랑스의 파리 한복판에 깃발을 꽂았다. 바로 한국과 뉴욕에서 돼지곰탕 전문점으로 유명한 ‘옥동식’이 파리에 상륙하기 때문이다.   ‘옥동식’을 이끌고 있는 유명 셰프 옥동식과 ‘핸드호스피탈리티’ 이기현 대표는 한국의 마포와 뉴욕, 하와이 등에서 성공시킨 돼지곰탕 메뉴를 이제 프랑스인들의 미각에 맞는지 시험을 받고자 지난 3월 28일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유명 매체와 맛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폭발적 관심을 받아온 옥동식 셰프는 “한국 마포의 맛을 그대로 뉴욕에 옮겼듯 이번에는 그대로 파리로 옮겨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식 돼지곰탕의 맛을 전해 한국 음식의 국제적 레벨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돼지곰탕은 아직은 서구권 문화에서 익숙하지 않은 탕 요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옥동식’의 돼지곰탕은 오랜 시간 우려내 둔탁하지 않고 깔끔하게 맑은 국물로 우려낸 뒤에 풍미에 맞게 돼지고기를 얹은 다음, 토렴법으로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게 하는 특색 있는 국밥으로 큰 인기와 명성을 얻고 있다.   옥동식 셰프는 프랑스 파리 팝업스토어 오픈에 대해 “뉴욕에 돼지곰탕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한국산 버크셔 돼지고기의 맛을 충분히 구현하기가 녹록지 않았다”며 “프랑스 파리 지점의 성공을 위해 유럽산 돼지고기, 현지의 물과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배분해 뉴욕의 맛을 그대로 파리로 옮겨 유럽 진출을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종원 기자옥동식 옥동식 셰프 돼지곰탕 뉴욕 옥동식 돼지곰탕 파리 옥동식 돼지곰탕 옥동식 파리점 옥동식 파리 팝업스토어

2024-04-01

한국의 맛 옥동식 파리 오픈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일식당에서 스시를 먹는 것처럼 한식당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어야만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아닌가요!"  지난 2010년에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수행원들과 소호의 유명했던 어느 한식당을 방문하고 난 뒤, 한식의 위상이 좀 더 올라야 한다는 염원에 해당 업소의 대표가 했던 말이다.  이러한 염원이 실현되듯 2024년에 뉴욕의 한국 음식의 자존심이 유럽의 패션과 문화, 그리고 미식의 근원이라고 일컫는 프랑스의 파리 한복판에 깃발을 꽂았다. 바로 한국과 뉴욕에서 돼지곰탕 전문점으로 유명한 '옥동식'이 파리에 상륙하기 때문이다.  '옥동식'을 이끌고 있는 유명 셰프 옥동식과 '핸드호스피탈리티' 이기현 대표는 한국의 마포와 뉴욕, 하와이 등에서 성공시킨 돼지곰탕 메뉴를 이제 프랑스인들의 미각에 맞는지 시험을 받고자 현지 시간 3월 28일 팝업스토어를 오픈한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유명 매체와 맛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폭발적 관심을 받아온 옥동식 팀은 "한국 마포의 맛을 그대로 뉴욕에 옮겼듯 이번에는 그대로 파리로 옮겨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식 돼지곰탕의 맛을 전해 한국 음식의 국제적 레벨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돼지국밥은 아직은 서구권 문화에서 익숙하지 않은 탕 요리이다. 그러나 '옥동식'의 돼지곰탕은 오랜 시간 우려내 둔탁하지 않고 깔끔하게 맑은 국물로 우려낸 뒤에 풍미에 맞게 돼지고기를 얹은 다음, 토렴법으로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게 하는 특색 있는 국밥으로 큰 인기와 명성을 얻고 있다.  옥동식 셰프는 프랑스 파리에서 팝업스토어 오픈에 대해 "뉴욕에 돼지곰탕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한국산 버크셔 돼지고기의 맛을 충분히 구현하기가 녹록치 않았다"며 "프랑스 파리 지점의 성공을 위해 유럽산 돼지고기, 현지의 물과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배분해 뉴욕의 맛을 그대로 파리로 옮겨 유럽 진출을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옥동식은 추가로 오는 7월 일본 동경점과 뉴욕 베이사이드점 그리고 하반기에 하와이 정식 매장을 오픈한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 박종원옥동식 한국 한국식 돼지곰탕 프랑스 파리 옥동식 파리

2024-03-28

20대 한인, 파리서 무차별 폭행피해

한인 청년이 파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해 중태다.     11일 시애틀 지역매체 ‘KIRO7’에 따르면 21세 저스틴 한씨는 지난달 23일 휴가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가 심한 폭행을 당해 지역 병원 중환자실(ICU)에서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피해자의 어머니 미미 양씨는 패션과 디자인을 사랑하는 아들이 그의 꿈이었던 세계적인 패션 도시인 파리로 여행을 떠난 과정에서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한씨의 가족들은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서 거주 중이며 한씨는 애리조나 주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양씨는 “파리를 방문하는 것은 아들의 오랜 꿈이었다"며 “이를 위해서 아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어느 날 양씨는 파리의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아들이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로 ICU에 누워있다는 소식이었다.     양씨는 “아들이 쓰러져 땅에 머리를 부딪쳤지만 범인은 아들이 쓰러진 후에도 계속 주먹을 휘두르고 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양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3일 뒤에 이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평소에 연락을 잘하는 아들이었기 때문에 연락이 안 돼서 매우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벽을 붙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즉시 영국에 있는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에게 가달라고 부탁했다.     양씨는 “만약에 아들이 죽게 된다면 혼자 있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 날 파리에 도착한 양씨는 아들이 혼수상태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멍이 들고 붕대를 감은 채 온몸에 튜브를 꽂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자녀가 이 상태인 것을 보는 것보다 더 최악은 없을 것”이라며 감정에 북받쳐 말했다.       2주여가 지난 현재 한씨는 깨어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식사도 하고 어머니도 알아볼 수 있게 된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본인과 가족들이 지금 시애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어머니 양씨는 전했다.     현재 한씨의 친척인 케트 김씨는  한씨의 해외 치료 비용을 모금하기 위한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는 “조카 저스틴은 감압개두술을 포함해 두 차례 신경 소생 수술을 받았고 여러 차례 수혈을 받아야 했다”며 “아직 회복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 ICU에서 3~4주를 더 낸 뒤 몇 달간 재활 치료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에 놓여있다”며 “고펀드미를 통해 지역 사회에 도움을 요청해본다”고 말했다.  2만5000달러가 목표인 모금액은 11일 오후 4시 20분 현재 2만1265달러가 모였다.     한씨가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피해자 가족들에 따르면 파리 경찰국은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프랑스 시민권자로 확인됐지만,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도움 주실 분: www.gofundme.com/f/justin-hans-recovery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무차별 한인 무차별 폭행 한인 청년 파리 경찰국

2024-03-11

[삶의 뜨락에서] Parisien(파리지앵)

10월 초에 프랑스에 다녀왔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유럽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를 두루 돌아보았지만 나에게 프랑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주 어렸을 적에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랐다. 그때부터 나는 몽마르트르 언덕에 이젤을 펴놓고 베레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꿈꾸어왔다. 고등학교 때는 제2외국어로 불어를 택했었는데 유난히 발음이 어렵다는 불어를 나는 신바람이 나서 재미있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실존주의 작가들, 사르트르, 보부아르, 카뮈와 인상파 화가들인 모네, 마네, 르누아르가 모두 프랑스인이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예술의 본질은 트렌드에 상관없는 개성의 표현이며 free spirit의 표출이다. 20세기 전반까지 주류였던 합리주의, 실증주의의 철학사상을 뒤엎고 새로 등장한 실존주의 사상은 나의 대학 시절을 값지게 보낼 수 있게 해준 자양분이 되었다. 인상파 화가들 또한 그 당시에는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그동안 사실주의에 입각한 인물과 자연을 사실 그대로 묘사한 그림 풍과는 전혀 다르게, 보고 난 뒤의 강하게 남아있는 인상을 표현한다는 기막힌 발상이 오늘날 예술사에 전환점이 되었다.     나는 이번 여행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그 준비과정으로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1870-1900’을 읽었다. 항상 문학과 예술세계를 동경해온 나로서는 문화와 예술의 황금기를 빛낸 예술가들의 도시, 파리는 과연 나를 흥분과 감동으로 이끌었다. 그중에는 파리지앵도 많이 있었지만, 그 당대에 파리로 모여든 많은 예술가의 생생한 실화는 파리를 ‘예술의 도시’ ‘빛의 도시’라는 명성을 얻게 해주었고 파리는 세계 문화 예술의 수도로 전성기를 이루었다.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베르나르, 마네, 모네, 드가, 모리조, 로댕, 세잔, 드뷔시, 르누아르, 피사로, 에펠, 클레망소, 고갱, 고흐, 말라르메, 퀴리, 휘슬러, 지드 등 이들은 작가, 화가, 조각가, 배우, 정치가로 프랑스 코뮌 (1871년 프랑스 노동자들의 봉기) 이후 잿더미가 된 파리를 재건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열정적으로 해냈다. 그 당시 위고의‘파리의 노트르담’과 ‘레 미제라블’은 파리 노동자들의 가난으로 인한 의분의 들끓음을 잘 반영하여 이후 위고는 메시아적인 인물이 되었다.     폐허가 된 파리에서 이들 예술가는 카페를 그들의 아지트로 삼아 울분을 토하고 머리를 맞대고 파리 복귀에 힘을 보탰다. 나의 이번 파리 여행은 오늘날 지식인들의 거리로 불리는 Saint-Germain-Des-Pres(생제르맹데프레)를 찾아 그들의 정취를 더듬고 숨결을 느껴보는 일이었다. 카페 Magots와 Flore에 들렀다. 사르트르, 보부아르, 헤밍웨이, 피카소, 조이스, 카뮈를 찾았다. 그들의 에너지가 나를 감싸 안았다. 마고 카페 바로 옆에 6세기에 세워진 수도원이 있는데 그 안에 프랑스의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가 묻혀있다고 한다.     파리는 구석구석 어느 곳에나 야외 카페가 대세다. 물론 실내장식도 아주 훌륭하다. 주중인데도 어느 카페나 많은 인파로 붐볐다. 이런 카페 문화는 프랑스 전역, 아니 시골 마을까지 퍼져있다. 아마도 파리지앵들은 야외 카페에 앉아서 느긋하게 에스프레소나 와인을 즐기며 인생을 논하고 예술을 탄생시키는 담소 문화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프랑스 하면 요리 또한 유명하다. 대부분 요리에는 생크림, 버터가 들어가고 소스로 맛을 내는데, 소스는 돈 쓴 만큼 맛이 난다고 한다. 크루아상과 바게트, 치즈와 와인은 기본이다. 정식 프랑스 요리는 기본이 3코스로 보통 식사 시간이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그들은 소식하며 많이 걷는다. 프랑스에서는 gym, art school, music school이 어디서나 눈에 띈다. 중요한 점은 이 시설을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용한다는 점이다. 내가 본 프랑스인들은 진정 멋과 맛을 알고 인생을 사랑하며 사는 파리지앵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파리지앵 도시 파리 파리 노동자들 프랑스 노동자들

2023-11-17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반짝반짝 빛나는 파리의 크리스마스

"진짜 장님은 크리스마스가 마음 속에 없는 사람이다(The only real blind person at Christmas-time is he who has not Christmas in his heart, 헬렌 켈러)."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 역시 '파리는 날마다 축제'란 책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평생 파리를 사랑했습니다. 아직 파리에 다녀오지 않은 분이 있다면 이렇게 조언하고 싶군요. 당신에게 충분한 행운이 따라 주어서 한때를 파리에서 보낼 수 있다면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처럼 남은 일생에 당신이 어딜 가든 늘 당신 곁에 머무를 거라고.'   산타클로스, 루돌프, 캐럴, 크리스마스트리와 화려한 오너먼트… 종교를 떠나 한 해를 마무리하며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왔다. 유럽은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이지만, 특히 크리스마스 마켓이 펼쳐지는 겨울 시즌에는 몇 배 더 로맨틱해진다.   예술의 도시 파리도 반짝반짝 자체발광하며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무드를 연출한다. 12월의 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파리의 향기를 진하게 풍긴다.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마켓도 무려 6개나 된다. 그것도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몽마르트 언덕,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등 그림 같은 명소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선다. 파리를 다른 말로  '빌 뤼미에르(Ville Lumiere)'라고도 한다. '빛의 도시'란 뜻인데 이 말의 어원은 17세기경 파리 시내에 조명이 설치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빛의 도시라는 말이 무색지 않게 파리는 오색찬란한 빛과 무드를 펼쳐 보이며 여행가들을 맞이한다. 그 유명한 라파예트 백화점 로비에 설치되는 초대형 트리, 에펠탑을 밝히는 크리스마스트리, 셀 수 없이 많은 전구들로 장식된 샹젤리제 거리, 밤하늘을 밝히는 야간 조명 등 파리는 빛의 도시로서의 진면목을 뽐낸다.   샹젤리제를 지나면 루이 16세와 마리 앙뚜와네트가 처형 당했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광장으로 변모한 콩코드 광장이고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배경이 되었던 알렉산더 3세 다리, 노트르담 대성당, 오페라하우스, 세계 3대 박물관이자 세계유산인 루브르 박물관 등 걷는 곳마다 예술이 피어난다.   특별히 파리를 여행할 때엔 그림 같은 소도시들을 여정에 곁들이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노르망디 대교를 건너면 구스타브 쿠르베, 클로드 모네 같은 대가들이 앞다퉈 화폭에 담으려 했던 항구마을 옹플레르(Honfleur)다. 또 옹플레르 해안선을 따라 서쪽으로 달리면 몽생미셀(Le Mont Saint Michel)이다. 성 오베르의 꿈속에 수도원을 세우라는 계시를 받고 지어진 천공의 섬은 만조 때가 되면 주변이 모두 물에 잠기며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빛의 도시 파리에서 소중한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엽서를 보내보길.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크리스마스 파리 크리스마스 시즌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무드

2023-11-09

[수필] 시간이 지나면

서울 동창들이 베네룩스 여행 계획을 알려 왔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프랑스를 둘러보는 여행이다. 유학 중인 손녀를 뒷바라지하며 파리에서 삼 년을 보내고 연전에 귀국했던 동창 K는 이번 여행 후 파리 체류기를 책으로 펴낼 예정이었다.     예전 기억도 새롭게 하고 책에 함께 수록할 파리의 풍물 사진도 이번 여행에서 보충할 계획이 있었던 듯하다. 나는 그런 속사정은 알지 못했고 LA에서 날짜를 맞춰서 출발, 인천공항에서 친구 열 명과 합류해서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먼저 여행하고 엿새째 되는 날 파리에 도착했다. 다음 날, 파리 인근을 관광하고 저녁때 호텔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복도 쪽이 소란스러워졌다. 이층 북쪽 창문을 깨고 반갑지 않은 손님이 들어 우리 팀과 함께 투어 중이던 몇 분의 짐과 여권까지 다 털어 갔다.     다행히 호텔 남쪽 방에 투숙했던 우리 동창들은 피해가 없었다. 다음 날 가이드는 우리에게 양해를 구한 후, 피해자들의 임시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그동안 사용하던 투어 버스에 그들을 태우고 한국 영사관으로 갔다. 그날, 우리는 차도 가이드도 없이 파리 시내 일주에 나섰다.   파리 거주자들은 모두 바캉스를 떠나고 관광객들만 몰려다닌다는 7월의 파리는 무더웠고 더욱이 습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오후 늦게 오랑주리 공원에 갔다. 거의 파김치가 되어서 호텔에 돌아가 눕고만 싶었는데 거기서 다시 카페 드 마고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의논이 되었다. 카뮈와 사르트르가 자주 가서 글을 쓰곤 했던 카페 드 마고는 몇 년 전에 노트르담 사원 앞에서 택시를 타고 갔던 기억은 나는데 오랑주리에서는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때 K가 나서서 여기서 가까우니 걸어가지고 했다.     사건은 그때 시작되었다. 넓은 공원에서 어느 쪽이 카페가 있는 생 제르망 데프레 거리로 가는 지름길인지 K는 시원하게 길을 안내하지 못했다. 성질 급한 내가 조깅하는 남자를 하나 붙잡아 세워 길을 물었다. 파리에서는 세 사람 중 둘은 관광객이라서 가까운 길도 모르기가 예사였는데 셔츠 차림에 한가하게 조깅하고 있으니 틀림없는 파리지앵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일이 잘못되느라고 그 사람이 엉뚱한 길을 가르쳐줬고 그 통에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K는 귀국해서 여행기를 책으로 내며 거기에 이 일을 상세히 썼다. 자기가 길을 안다고 하는 데도 내가 조깅맨에게 길을 물어 헤맸고, 자기를 못 믿은 내가 또 어느 가게에 들어가 길을 물었다고 했다. LA에서 K의 이 여행기를 읽지 못한 나는 이 사건을 까마득히 몰랐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바로 몇 달 전, K는 우리 동창들의‘14인 카톡방’에서 내게, “그 기행문은 그때 그 사건에 관한 폭로성 글이었는데 너는 못 읽었겠지?”하며 비아냥댔다.     14인 카톡방은 대학에서 교양과목을 함께 이수했던 문과반 여자 동문들의 대화 방이다. 50대 이후부터는 함께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는데 본인이 공부한 나라에 갈 때는 기끔은 전공한 사람이 앞장서기도 했다. 프랑스어를 읽을 줄은 모르지만 삼 년간 파리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길을 익혔다는 K가 그 당시 카페 가는 길을 자신 있게 리드했으면 우리가 그 무더위에 조깅맨이 가르쳐 준 길로 갔을 리가 없다.     이름이 꽤 알려진 중견작가인 K가 여행 중의 즐거운 일화도 모자라 문학작품에 친구 간의 일을 내 실명까지 밝히며 침소봉대했다. 프랑스어를 안다고 내가 자기를 무시했다며 K는 단단히 오해했다. 그리고 그 일을 십여 년 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지금 와서 ‘재폭로’한 것이다.     오해는 영어로는 미스언더스탠드(misunderstand) 혹은 ‘겟 썸원 롱(get someone wrong)’이라고 한다. 전 자는 말 그대로 상대방의 말 내지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경우고 후 자는 오해보다 오판(誤判 )에 가깝다.     전 자는 그 감정이 일방적인 데 반해 후 자는 쌍방이므로 거기엔 불쾌했거나 오해를 한 상대방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어서 상황을 전자보다 훨씬 복잡하게 만든다. 거기에 오해하는 쪽의 오해하고픈 의지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버린다. 그쪽에서 작심하고 시작한 오해를 이쪽에서 단번에 해결할 묘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관계의 복원과 단절은 시간에 맡길 수밖에 없다.   1866년에 일어났던 병인양요(丙寅洋擾)가 100년이 훨씬 지나 프랑스 땅에서 재연됐다. 국문과 대 불문과의 한.불 대전으로, 포성은 멈췄지만 포연은 여전히 자욱한 제로섬 전쟁으로.   박유니스 / 수필가수필 시간 파리행 비행기 파리 거주자들 파리 체류

2023-10-12

[노트북을 열며] 파리 오페라 뒤덮은 샤넬 광고

얼마 전 프랑스 파리에 방문했다가 오페라 가르니에 정면 파사드를 뒤덮은 배우 티모시 샬라메 얼굴에 놀랐다. 그가 모델인 남성 향수 ‘블루 드 샤넬’의 초대형 래핑 광고였다. 오페라 가르니에가 어떤 곳인가. 19세기 나폴레옹 3세 시절 설계돼 샤갈의 천장화를 비롯한 신바로크 양식의 장엄·화려한 내외관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연장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이 같은 문화유산급 건축물 전면을 샤넬 상업광고가 떡하니 메웠다. 측면엔 삼성 갤럭시 광고판도 웅장하게 서 있다.   천박한 상업주의라고 치부하기엔 샤넬과 오페라 가르니에 사이의 인연이 깊다. 샤넬은 이곳에 상주하는 파리 오페라 발레단(POB)의 공식 후원사일 뿐 아니라 메종 설립자인 가브리엘 샤넬(1883~1971) 때부터 발레 의상 제작에 헌신해왔다. 매 시즌 시작을 알리는 POB의 데필레(Defile, 행진) 때 새로 에투알(1급 무용수)이 된 단원은 샤넬이 제작한 의상과 티아라를 착용한다. 얼마 전 POB가 30년 만에 내한해 ‘지젤’을 선보였을 때도 샤넬은 특정 회차 객석을 일괄 구매해 VIP 고객을 들였다. 제품 가격을 수시로 올려 잠재 고객의 원성을 사는 이면에서 이 같은 메세나 활동으로 이미지 상쇄 효과를 누린다.   이득을 보는 건 오페라 가르니에도 마찬가지. 고풍스러운 건물 외관이 현대 명품 이미지에 힘입어 고루함을 벗어던졌다. 무엇보다 거액의 광고비를 받아 질 좋은 공연·전시, 문턱 낮은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재원으로 활용한다. 또 다른 프랑스 럭셔리 업체 루이뷔통이 지속해서 루브르 박물관과 패션쇼 등 협업을 하고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에 거액을 쾌척하는 것도 이런 ‘윈윈’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도시 전체가 생기를 얻는 것은 덤이다.   아쉽게도 한국의 수도 서울에선 이처럼 대담한 ‘윈윈’을 보기 어렵다.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 시행령에 따라 규격과 내용 등이 엄격한 허가 및 신고대상인 데다, 특히 소위 ‘공공장소’라면 시민 정서가 걸림돌이 된다. 광화문 광장에 면한 세종문화회관의 관계자는 “공공건물에 상업광고를 하는 것은 거부감을 살 우려가 있고, 설사 공익광고라 해도 주변과의 조화를 고려해 승인 허가를 얻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 그래도 경쟁하듯 난립한 대형 간판들이 자아내는 ‘시각 공해’를 고려하면 서울 시내 공연장·미술관 외벽의 브랜드 광고는 시기상조일 것 같긴 하다.   다만 요즘 서울의 공간 이미지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게 ‘정치 현수막’이란 건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난해 12월 여야 합의로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통과하면서 정당 현수막은 수량·규격·장소 제한 없이 보름간 걸 수 있게 됐다. 강혜란 / 한국 문화선임기자노트북을 열며 오페라 파리 샤넬 상업광고 파리 오페라 오페라 가르니에

2023-07-02

테러는 끔찍했고 회복은 더 끔찍했다

영화는 무고한 시민 130명의 생명을 앗아갔고 350여명의 부상자를 낸 2015년 11월 13일 파리 연쇄 테러 사건의 아픈 기억을 소환한다. 가장 많은 사상자를 낸 바타클랑 콘서트홀 테러에서 모티브를 얻은 ‘파리 메모리즈’는, 여성 우주비행사와 가족과의 관계를 다룬 ‘프록시마’(2019)에 이은 앨리스 위노커 감독의 네 번째 장편. 파리 시내 7곳에서 동시다발로 발생한 총기 난사·인질극·폭탄 테러 사건에서 살아남은 40대 여성 번역가가 당시의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악몽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내용을 다룬다.     비 오는 저녁의 파리. 비를 피하러 잠깐 들어간 레스토랑에서 미아(비르지니에피라)는 무차별 총격에 휘말린다. 총성이 발사되고 기절하는 미아,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일상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그녀는 그날 저녁의 일을 부분적으로만 기억하고 있다.     미아는 거리와 지하철에서 죽은 사람들의 환영을 본다. 무의식적으로 지워버린 그 날의 일을 기억하기 위해 미아는 다시 현장을 찾는다. 거울의 파편처럼 흩어져 있던 기억의 조각들이 하나둘 돌아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미아는 부모를 모두 잃은 십대 소녀, 친구들을 잃고 총탄으로 다리를 크게 다친 은행가 토마스(베누아마지멜) 등 다른 생존자들과 만남을 이어간다.   영화 초반부 레스토랑에서의 테러 장면은 스릴러에서 보는 총격 신과는 거리가 멀다. 관객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닥에 바짝 엎드려 있는 미아의 시각을 통해 상황을 감지한다. 연이어 울리는 기관총 소리, 테러범의 발자국, 바닥으로 쓰러지는 희생자들의 신체가 그녀의 시선 안으로 들어올 뿐이다. 그러나 이 장면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미아의 잠재의식 속에서 긴장과 공포로 작용한다. 악몽 속 기억의 편린들을 응시하는 미아의 의식의 흐름을 쫓으며 전개되는 스토리는 많은 부분 기억상실증을 다룬 대표적인 영화 ‘메멘토’를 연상시킨다.     위노커 감독은 “그러나 미아가 이 사건을 겪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을 은연중 제시한다. 미아는 기적적으로 살아남아서 기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토마스를 만난다. 토마스는 트라우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미아에게 유머와 위로를 던진다. 아픈 상처를 공유하는 두 사람은 본능적으로 서로에게 이끌리고 파리를 배회하며 정사를 나눈다.     테러의 충격 이후 아픔을 겪었지만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생존자들을 지켜보며 미아는 자신이 혼자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스스로 위로한다. ‘엘르’, ‘베네데타’ 등의 작품으로 익숙한 벨기에 배우 비르지니에피라가 여주인공 미아를 깊이와 내공으로 연기해 낸다. 김정 영화평론가메모리즈 영화 영화 파리

2023-06-30

다린앤컴퍼니, 니치 향수 플로라이쿠 파리 창립자 '존 몰로이' 방한

 프랑스 프리미엄 니치 향수 브랜드 '플로라이쿠 파리 (FLORAÏKU PARIS)'가 창립자 존 몰로이와 함께하는 FLORAÏKU PARIS PRIVATE EVENT를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번 이벤트는 다린앤컴퍼니에서 수입 및 판매하고 있는 플로라이쿠 파리의 독특한 콘셉트와 세련된 향을 고객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자리였다.   ‘플로라이쿠 파리 (FLORAÏKU PARIS)’는 시인이자 ‘메모 파리 (MEMO PARIS)’ 하우스의 창립자인 클라라와 존 몰로이가 동아시아지역을 여행하면서 경험한 향기를 아름답게 정제하여 탄생된 브랜드이다. 플로라 (Flora)와 3행의 짧은 정형시(詩)를 뜻하는 하이쿠 (HAÏKU)가 조합된 브랜드명을 통해 아시아 특유의 문화와 정서, 감성과 감각을 하이쿠라는 시의 의미를 부여, 간결하면서도 정제되었지만 깊은 여운을 주는 향을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는 올해 5월 정식 론칭된 이래 독특한 콘셉트와 세련된 향으로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어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FLORAÏKU PARIS PRIVATE EVENT에서는 참석한 고객들에게 동아시아 문화와 정서를 담은 아름다운 향기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다린앤컴퍼니 플로라이쿠 파리 관계자는 "플로라이쿠 파리는 동아시아 문화와 정서를 담은 아름다운 향기를 선보이며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과 소통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플로라이쿠 파리 (FLORAÏKU PARIS)는 네이버 쇼핑 스마트 스토어와 현대백화점면세점 온라인몰과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 9층에서 만나 볼 수 있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플로라 창립자 파리 창립자 파리 관계자 메모 파리

2023-06-04

감동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

감동의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프랑스 오리지널 작품이 뉴욕에서 공연된다.     링컨센터에 따르면, 오는 6월 22일부터 7월 16일까지 뉴욕시 맨해튼에 있는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 무대에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이 무대에 오른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문호 빅트로 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5세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인 꼽추 콰지모도와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이룰 수 없는 사랑, 욕망에 휩싸인 사제 프롤로의 뒤틀린 사랑을 그리고 있다. ‘가장 성공한 뮤지컬’이라는 이름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23개국, 9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13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매료시킨 세계적인 작품이다. 특히 감미로운 넘버와 서정적인 가사, 곡예가 더해진 화려한 현대적 안무가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아크로바틱과 비보잉 등 현대적 안무가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대조되는 매력도 느낄 수 있다.   링컨센터는 “‘노트르담 드 파리’는 ‘한국 관객들이 가장 사랑하는 뮤지컬’로, 4주 동안 뉴욕에서 공연되는데 뮤지컬의 경이로움을 체험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연은 좌석 수가 제한돼 있어 예약은 필수다. 티켓 예약은 데이비드 코크 극장 웹사이트(www.davidhkochtheater.com) 또는 전화(212-496-0600)로 할 수 있으며, 티켓 가격은 39달러부터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노트리담 드 파리 링컨센터 뮤지컬 로트르담 드 파리 빅토르 위고

2023-05-26

신동와인, PFV 소속 와인 7종 편의점 CU서 단독 판매

와인 전문 수입사 신동와인이 편의점 CU를 통해 세계 유수의 와인 명가 협회인 PFV(Primium Familiae Vini) 소속의 스페인 파밀리아 토레스(Familia Torres)와 프랑스 파미유 페랑(Famille Perrin) 와이너리의 와인 7종을 편의점 채널 최초이자 단독으로 판매한다고 밝혔다.     와인 7종은 각 와이너리의 대표 품목인 스페인 토레스 ▲그랑코로나스, 그랑코로나스 스페셜 에디션(레드/골드) ▲상그레 데 토로 ▲마스 라벨 레드, 파미유 페랑 – 라 비에이유 페름 ▲루즈 ▲블랑 오프너 증정 패키지로 판매한다.   와인 명가 협회인 PFV(Primium Familiae Vini)는 1992년 설립되어 회원 가입에 까다로운 자격조건이 필요한 명실상부 최고의 와인 협회이다.     CU를 통해 선보이는 파밀리아 토레스(Familia Torres, 스페인, 1870년도 설립), 파미유 페랑(Famille Perrin, 프랑스, 1909년 설립)외에도 세계 유수의 와이너리 파미유 위겔(Famille Hugel, 프랑스, 1639년 설립), 바롱 필리프 드 로쉴드(Baron Philippe de Rothschild, 프랑스, 1853년 설립), 도멘 클라랑스 딜롱(Domaine Clarence Dillon, 프랑스, 1935년 설립) 등이 회원사로 있다.   스페인의 와인명가 파밀리아 토레스는 1870년 설립되어 프랑스, 이탈리아에 밀려 낮게 평가된 스페인 와인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전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공헌한 와이너리이다. 1979년 프랑스의 미식매체인 고 미요(Gault Millau)가 주최한 파리 와인 올림피아드(Paris Wine Olympiad)의 블라인드 테이스팅에서 보르도 유수의 샤또들을 제치고 토레스의 Mas La Plana 1970 빈티지(당시 이름 Gran Coronas)가 우승함으로써 ‘스페인의 검은 전설’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되었다.     프랑스 남부 론 지역의 가장 오래된 와이너리, 샤또 드 보카스텔을 소유하고 있는 페랑 가문은 100년이 넘도록 가족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와인 명가이다. 가장 훌륭하고 뛰어난 샤또네프 뒤 파프의 생산자로 손꼽히고 있는 페랑 가문의 4대손인 두 아버지 ‘장-피에르 페랑’과 ‘프랑소아 페랑’ 형제는 2014년 디캔터 선정 “올해의 인물(Man of the year 2014)”에 선정되기도 했으며, 그들이 생산하는 샤또네프 뒤 파프는 2013년 와인스펙테이터 100대 와인에도 오르기도 했다.   페랑 가문은 전통적인 포도 품종을 모두 재배하는 고집스러움과 현대적인 양조 방법, 유기농 재배를 결합한 와인으로 남부 론을 대표하고 있다. 1950년대 당시에는 선구적이었던 유기농법을 돌입했고, 1970년대에는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을 돌입해 샤또네프 뒤 파프에서 허용하는 13종의 포도품종을 모두 철저히 유기농법으로 생산한다.     또한 페랑가문의 양조방법과 노하우를 접목시켜서 대중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만든 라 비에이유 페름은 1967년부터 약 50년이 넘도록 사랑을 받으며 에어프랑스, 동방항공, 에미레이트, 루프트한자, 아시아나항공 등 기내와인으로 꾸준히 선정되어 오고 있다.     관계자는 “이번 와인 명가 대전 테마는 와인을 잘 알고 있는 편의점 CU와 와인 수입 명가 신동와인의 만남에서 큰 의미가 있다. 앞으로도 이런 협업을 통해 고품격 행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신동와인 편의점 스페인 와인 와인 명가 파리 와인

2023-03-29

“우리 뿌리는 미주…한인 항공사 되겠다”

중장거리 하이브리드 항공사 에어프레미아가 성공적인 LA 취항에 힘입어 서비스 확대에 나선다.   에어프레미아 LA 취항 갈라 이벤트 참석차 LA를 찾은 유명섭 에어프레미아 대표 일행이 14일 본보를 방문해 LA 취항에 보내준 한인들의 성원에 대한 감사 인사와 함께 향후 비전을 밝혔다.   1990년부터 대한항공, 제주항공 주요 요직을 거쳐 지난달 취임한 유 대표는 “LA 취항을 목표로 출범해 수년을 준비한 데다가 31년 만의 국적기 LA 취항이라는 점에서 감회가 남다르다. 지난달 31일 첫 운항 이후 탑승객들의 반응이 좋아 고무적이다. 보잉 787-9 드림라이너 새 항공기가 주는 쾌적함과 기내 와이파이 등 편의 기능, 업계 최고 수준의 좌석 공간 등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신철 화물사업본부 부사장도 “승객들이 친절한 승무원들의 차별화된 서비스는 물론 경험 많고 숙련된 조종사의 소프트 랜딩에 150% 만족한다며 호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7월 싱가포르로 첫 국제선 취항에 나선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베트남 호찌민과 LA 취항에 이어 내달 23일에는 일본 도쿄(나리타 공항)에 취항 예정이다.   유 대표는 “수요에 따라 주 5회인 LA 노선 운항을 7회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내년 상반기 동종 기종 2대 추가 도입과 함께 뉴욕 취항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샌호세 노선을 비롯해 유럽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취항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어프레미아는 차세대 항공기 보잉 787-9 드림라이너를 매년 2대씩 도입해 10대를 갖출 계획이다. 동종 기종으로 라인업을 갖추는 것은 운항 및 정비 효율 극대화를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는 20일 개막하는 카타르 월드컵을 맞아 승객들을 위한 깜짝 서비스도 마련했다. 박광은 전략본부장은 “최신형 항공기 이점을 살려 LA 노선 운항 중 기내 좌석 스크린을 통해 월드컵 축구 경기를 실시간으로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항공권 가격에 대해서는 “최성수기 시즌에는 항공권 가격이 높아질 수 있지만, 합리적 가격을 중시하는 실용적인 항공사로서 사전 구매 고객들은 타 국적 항공사에 비해 최대 20%까지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안전을 기본으로 한다는 유 대표는 “초심을 잃지 않고 합리적 가격으로 차별화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힘쓰겠다. 앞으로도 한인들의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 부사장도 “회사 설립 뿌리가 미주 한인들인 만큼 ‘한인들의 항공사’로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에어프레미아 LA 노선은 월·수·금·토·일 주 5회 LA 공항서 YP102편이 오전 9시 50분에 출발해 인천공항에 다음날 오후 4시 10분에 도착한다. 인천발 YP101편은 오후 1시 35분에 출발해 오전 7시 20분 LA에 도착한다.  박낙희 기자항공사 미주 파리 취항도 국제선 취항 뉴욕 취항

2022-11-14

‘랑유 2023/2024 시즌 공방 컬렉션’ 프랑스 퐁텐블루 성에서 개최

 아시아 대표 오트퀴트르 디자이너 '랑유'가 '랑유 2023/2024 시즌 공방 컬렉션’을 베르사유궁과 함께 프랑스 2대 궁전으로 꼽히는 퐁텐블로 성(Château de Fontainebleau)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왕들의 사냥터’인 퐁텐블로 숲에 있는 퐁텐블로는 1814년 나폴레옹 1세가 퇴위해 엘바섬으로 유배되기전 지냈던 곳으로 유명하다.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으며  아름답고, 유서 깊은 곳으로 프랑스인들에게 알려져있다.   내년 2월26일 파리패션위크 FW23에 참가하는 전 세계 80국,  80명의 모델들의  르네상스식 런웨이로 열리는 ‘랑유 2023/2024 시즌 공방 컬렉션’은 2024 파리하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기원과 한·프랑스 137년 수교 기념 이벤트로 전 세계적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브랜드측은 전했다.   한편, 랑유의 파리패션위크 FW23은 2023년 2월27일 파리 살 와그람(Salle Wagram) 홀에서 개최된다. 살 와그람은1865년에 건축된 프랑스 파리 17구에 있는 역사적인 장소로 1981년 프랑스 문화부에 의해 공식 역사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이후 국제 회의, 오케스트라, 정치 회의, 패션 쇼 장소로 사용되고 있다. 강동현 기자 kang_donghyun@koreadaily.com컬렉션 프랑스 시즌 공방 프랑스 파리 프랑스 문화부

2022-11-01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뉴욕 입성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Notre Dame de Paris) 프랑스 오리지널 공연이 뉴욕에 입성했다.     15일 링컨센터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링컨센터 데이비드 코크 극장 무대에선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이 총 12회 열린다. 프랑스어로 공연되며, 영어 자막이 함께 제공된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프랑스 대문호 빅트로위고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15세기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인 꼽추 콰지모도와 아름다운 집시 여인 에스메랄다의 이룰 수 없는 사랑, 욕망에 휩싸인 사제 프롤로의 뒤틀린 사랑을 그리고 있다. ‘가장 성공한 뮤지컬’이라는 이름으로 기네스북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1998년 프랑스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 23개국, 9개 언어로 공연됐으며 1300만명이 넘는 관객들을 매료시킨 세계적인 작품이다. 특히 감미로운 넘버와 서정적인 가사, 곡예가 더해진 화려한 현대적 안무가 색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아크로바틱과 비보잉 등 현대적 안무가 파리의 상징 노트르담 대성당을 배경으로 펼쳐지기 때문에 대조되는 매력도 느낄 수 있다.   좌석 수가 제한돼 있어 예약은 필수적이다. 티켓 예약은 데이비드 코크 극장 웹사이트(www.davidhkochtheater.com)를 통해 할 수 있으며, 티켓 가격은 27달러부터다.   김은별 기자 kim.eb@koreadailyny.com노트르담 뮤지컬 뮤지컬 노트르담 파리 노트르담 파리 뉴욕

2022-07-15

[삶의 뜨락에서] 지혜만큼은

‘아직 오지 않은 날들을 위하여’ 파스칼 뷔르크네르 작품을 읽었다. 이전에 지인의 소개로 e-book으로 대충 읽은 적이 있었는데 역시 책은 종이책으로 읽어야 감동이 온다. 그래야만 읽은 내용이 내 영혼의 근육이 되어 살아가는 동력이 된다. 1948년 프랑스 파리 출생으로 파리 정치대학 교수로 재직했고 현재는 출판사 편집인이면서 칼럼니스트로 일하고 있다.     ‘죽음보다는 추한 삶을 더 두려워해야 한다’는 브레히트의 말을 인용하며 서문을 연다. 포기- 포기를 포기하라, 자리- 아직은 퇴장할 때가 아니다, 루틴- 시시한 일상이 우리를 구한다, 시간- 당장 죽을 듯이, 영원히 죽지 않을 듯이, 욕망- 아직 이러고 삽니다, 사랑- 죽는 날까지 사랑할 수 있다면, 기회- 죄송해요, 늦으셨습니다, 한계-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거다, 죽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원- 불멸의 필멸자들, 총 열 개의 주제로 나누어 나이 들어가면서 생의 마지막 날까지 사랑하고 일하고 춤추라고 노래한다.     어느 나이에나 구원은 일, 참여, 공부에 있다. 좋아하는 일,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늦게까지 하라. 어떠한 낙이나 호기심도 포기하지 말고 불가능에 도전하라, 여행하고 세상과 타인들에게 마음을 열어두어라. 불가피한 것에 동의하고 가능한 한 것들을 기쁘게 받아들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운명의 다채로움은 늘 사람과의 만남에 있으며 이 만남이 없다면 우리는 삶의 깊이를 얻지 못할 것이다. 우리가 만난 타인들이 지금의 우리를 만들었다. 성공한 삶보다는 자기를 실현한 삶이 더 중요하다. 여행은 오래 지속할수록 좋고 여행길 위에서 우리는 이미 풍요로워진다. 자신의 능력을 통해서 자신을 실현하고 살아온 경험을 통해 자신을 재창조하라 등 영양가 있는 문장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내 주위에 63세가 된 두 지인이 있다. 이 둘은 삶을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낮과 밤이다. 한 분은 직장에서 은퇴하고 이제 자신을 삶의 가장자리로 밀어 넣고 자신의 삶을 잉여 생명으로 간주한다. 죽어 천국에 갈 덕을 쌓는 데 공을 들인다. 다른 한 분은 이제야 물고기가 물을 만난 듯 생의 활력이 넘친다. 그동안의 삶은 모두 지금을 위한 준비과정이었다고 한다. 열심히 갈고 닦아 철저한 준비 작업을 마친 후 세상 나들이에 나선다. 미국, 유럽, 중동 등 세상 어디에서나 그를 원하면 그는 달려간다. 그의 작업 뒤에는 끝없는 신체적 물리적 노동이 따른다. 하지만 그는 힘이 넘쳐나고 행복하다. 앞으로 한 20년은 계속 전진하겠다는 꿈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를 믿는다. 나를 결코 실망하게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현실은 옹색하나 가능성은 광대하다.     프로이트도 ‘정신 분석학에 기대해도 되는 것은 현실과의 화해가 아니라 자기역량과의 화해’라고 말한다. 원하는 것을 원하고 할 수 있는 것을 해내라. 현실에서 할 수 있는 것만을 해서는 안 되고 자기 역할을 다 하고, 자기 이야기를 하고, 사랑하고 일하면서 자기 방식 대로 세상에 반응해야 한다. 다채로운 삶을 위해서는 항상 오감을 열어놓고 깨어있으라. 마지막으로 작가는 일침을 가한다. 기술혁신 이후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관계는 뒤집혔다. 아이들은 부모에게 인터넷을 가르치느라 바쁘다. 지식과 지혜가 어른에게 있다는 진리가 흔들린다. 지식은 몰라도 지혜만큼은 우리의 것이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지혜 파리 정치대학 프랑스 파리 옹색하나 가능성

2022-04-29

[J네트워크]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리더십

오케스트라의 지휘대에 선 상상을 해보자. 지휘할 곡은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5번. 1악장은 4분의 4박자다.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첫 음을 시작하면 두 박자 후에 바이올린이 일제히 등장한다. 그런데 만일 바이올린 주자들의 연주가 잘못됐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달 7일 프랑스에서 파리 오케스트라를 지휘한 얍 판 츠베덴은 연주를 멈췄다. 그 후 처음부터 다시 했다. 연습도 아니고 청중이 있는 공연에서 음악을 멈추고 다시 하는 일은 매우 드물다. 지휘자는 잘못된 지휘를 인정하는 수치를 견뎌야 하는 일이다. 영국의 음악 비평가 노먼 레브레히트는 “1958년 지휘자 아드리안 볼트가 BBC 심포니의 연주를 중지한 후 처음 있었던 일”이라고 했다.   음악 무대에서는 생각보다 사고가 많이 일어난다. 순간에 지나간 음(音)은 고치거나 덧칠할 수 없다. 그나마 혼자 연주할 때는 실수의 치명도가 낮다. 잘못했어도 만회할 수가 있다. 하지만 여럿이 연주할 때는 빠르게 판단할 리더가 필요하다. 바이올린 연주자 수십명이 한번 제각각 연주하기 시작하면 다시 맞추기 어려우니까.   리더가 잘못 판단하면 재앙이 된다. 2019년 러시아 모스크바. 세계적 대회인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한 중국인 피아니스트가 결선에 올랐다. 그는 차이콥스키와 라흐마니노프를 연주하기로 돼 있었는데, 지휘자는 순서를 반대로 알고 있었다. 사고가 일어날 조건은 충분했다. 연주 전 곡목을 알리는 방송은 지휘자만 알아들을 수 있는 러시아어로 나왔다.     오케스트라가 라흐마니노프를 시작했을 때 차이콥스키를 준비하던 피아니스트는 제대로 된 음을 연주하지 못했다. 상황 파악을 하고 오케스트라와 맞췄을 때는 첫 6마디쯤 놓치고 난 다음이었다.   당시 콩쿠르 측은 순서를 제대로 전하지 못한 진행 요원을 징계했지만 문제는 지휘자에게도 있었다. 피아니스트가 아무 음도 치지 못하고 당황하며 지휘자를 바라봤지만 지휘는 계속됐다. 지휘자는 사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고 판단도 불가능했다. 콩쿠르 측은 참가자에게 기회를 한 번 더 주겠다고 했지만 참가자가 거부했고, 이 장면은 두고두고 콩쿠르의 오점으로 남게 됐다.   1958년에 아드리안 볼트는 BBC심포니와 마이클 티펫의 교향곡 2번을 지휘하다 첫 2분을 조금 넘기고 연주를 멈췄다. 뒤로 돌아서서 청중에 “모두 나의 잘못”이라 한 후 처음부터 연주했다. 이 연주는 유튜브에서도 들을 수 있다. 이달 초 츠베덴과 파리 오케스트라가 다시 시작한 쇼스타코비치 또한 훌륭했다고 한다. 리더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으면 꼬여버린 연주로 남을뻔한 장면들이다.  김호정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오케스트라 지휘자 오케스트라 지휘자 지휘자 아드리안 파리 오케스트라

2022-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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