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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올 성탄엔 샹젤리제 걸어볼까, 북프랑스

재작년 연말은 프랑스에서 보냈다. 이 시기 가장 아름다운 나라에서 한 해를 떠나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행운을 누렸다. 프랑스와 겨울이 만나면 시너지가 폭발한다. 겨울의 프랑스는 단연 환상적이다. 비싼 숙박비와 혼잡한 교통을 무릅쓰고 왜 매년 수많은 인파가 프랑스로 몰리는지 알 수 있다. 프랑스는 11월부터 반짝임이 가득한 조명과 장식들로 크리스마스 준비에 들어간다. 그 정수를 보여주는 것이 개선문에서 펼쳐지는 샹젤리제의 크리스마스트리와 파리에서 규모가 가장 큰 갤러리 라파예트(Galeries Lafayette) 백화점에 들어서는 거대한 크리스마스트리다. 또 파리를 상징하는 에펠탑부터 개선문, 몽마르트 언덕, 노트르담 성당 등 곳곳에 엄청난 규모의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서 마음을 들뜨게 한다. 파리까지 갔으니 지갑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쇼핑을 즐겨야 한다. 유럽 최대 명품 아웃렛으로 쇼핑에 일가견이 있는 파리지앵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라 발레 빌리지(La Valle Village)에서는 브랜드 제품들을 합리적인 가격에 장만할 수 있다. 화려한 파리 여행을 즐기고 난 뒤에는 보석 같은 소도시들을 여행하며 파리와는 또 다른 낭만과 고즈넉함을 느껴보는 게 좋다.           ▶몽생미셸(Le Mont Saint Michel)= 성 오베르의 꿈속에 수도원을 세우라는 계시를 받고 지어진 천공의 섬 몽생미셸은 프랑스에서 파리 다음으로 인기 있는 명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자, 애니메이션 '라푼젤' 속 코로나 왕국과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모티브가 된 곳이기도 하다. 바다 한가운데 불쑥 솟아오른 듯 섬 전체를 덮은 수도원은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몽생미셸만의 독특함이다. 특히, 조수간만의 차가 유럽에서 가장 큰 것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에 따라 시시각각 물에 잠겼다가 드러나는 경치는 마치 마법의 성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혹자는 이 장관을 썰물 때 봐야 한다고 하고, 반대로 밀물 때 봐야 신비롭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니 대부분의 여행객들처럼 당일치기로 잠깐 들르기보다는 하루나 이틀 정도 섬에 숙박하며 밀물부터 썰물, 그리고 야경까지 시시각각 변하는 몽생미셸의 아름다움을 오롯이 담아보길 추천한다.       ▶옹플뢰르(Honfleur)=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노르망디 대교를 건너면 구스타브 쿠르베, 클로드 모네 같은 대가들이 앞다퉈 화폭에 담으려 했던 항구마을 옹플뢰르다. 골목마다 깔린 돌길과 오래된 목조 가옥들이 중세시대나 대항해시대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도심 한복판에는 프랑스에서 가장 큰 목조 성당인 생 카트린 교회가 서 있다. 지붕이 몹시 독특한데, 조선소에서 만든 큰 배를 뒤집어 교회 지붕으로 씌었다고 한다. 성당 천장을 가득 메운 선박의 유려한 곡선을 올려다보며 앞으로의 인생 여정에 대해 기대하고 또 꿈꿔본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샹젤리제 북프랑스 파리 여행 목조 성당인 파리 다음

2024-10-17

보어스헤드 햄 공장 위생상태 엉망…바퀴벌레, 파리, 곰팡이 발견

리스테리아 감염으로 사망자가 9명으로 늘어난 보어스헤드 제조공장에서 벌레와 곰팡이가 발견됐다.   연방농무부(USDA)의 위생 및 안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보어스헤드의 버지니아주 재럿 공장의 위생상태가 엉망인 것으로 드러났다.   USDA 조사관들은 2023년 8월 1일부터 2024년 8월 2일까지 공장 내 직원 화장실 세면대와 냉각고, 훈제시설 등에서 곰팡이를 발견했다. 이뿐만 아니라 피클통, 고기 저장시설 포함 내부 시설에서 바퀴벌레와 파리 등의 해충과 공장 바닥에 핏자국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USDA는 식품 위생 위반 등 총 69건을 적발했다.   업체 측은 “식품 품질 및 안전 관련 기준을 충족할 때까지 재럿 공장의 모든 작업을 중단했다”며 “시설 소독과 위생 관련 직원 재교육에 총력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28일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5월 발병된 보어스헤드 식품에서 발생한 리스테리아균으로 인한 사망자가 총 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병원 입원을 호소할 정도의 증상을 보인 이들도 14명이 늘어 57명이다.   CDC는 증상을 보이는 데까지 최대 10주가량 소요될 수 있어 감염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추적 조사도 이뤄지고 있다.   한편 CDC는 제품 포장지 안의 제조번호 ‘EST. 12612’ 또는 ‘P-12612’ 가 쓰인 상품(사진)이 리콜 대상〈중앙경제 8월 2일자 3면〉이라며 즉각 폐기하거나 반품하라고 권고했다. 서재선 기자 suh.jaesun@koreadaily.com위생상태 바퀴벌레 공장 위생상태 바퀴벌레 파리 재럿 공장

2024-08-29

[네이티브 잉글리시] 올림픽

프랑스 파리 올림픽의 프레스센터에 앉아 이번 칼럼을 쓰면서 떠오른 주제는 단연 ‘올림픽’이다. 영어로 ‘Olympics’라고 표기하는 단어는 한국어로 표기될 때 ‘s’를 떼고 ‘올림픽 (Olympic)’이라고 쓴다. 사실 이 단어는 고유명사 ‘the Olympic Games’에서 유래되었고, 영어에서 명사로 사용될 때 ‘Olympics’로 항상 ‘s’가 붙는다.   하지만 명사에 ‘s’가 붙는다고 해서 ‘Olympics (올림픽)’ 또는 ‘the Olympic Games (올림픽 게임)’가 항상 복수로 취급되지 않는다. 엄밀히 말하면 올림픽은 단일 이벤트가 아닌 여러 경기의 집합이지만, 대부분의 언론사에서는 일반적으로 해당 단어를 단수 명사로 취급한다. 조금 더 문법적으로 설명하자면, “올림픽은 일요일에 끝납니다”라는 문장을 쓸 때, 복수 취급인 “the Olympics end on Sunday”가 아니라, 단수 취급인 “the Olympics ends on Sunday”라고 쓴다. 상황에 따라 복수로 쓰일 때도 종종 있다.   Olympic이라는 단어가 형용사 형태로 쓰일 때도 있다. ‘올림픽 메달리스트 (Olympic medalist)’와 같이 뒤에 다른 명사와 함께 쓰일 때 그렇다.   올림픽에 출전한 사람을 가리키는 ‘Olympian’도 ‘Olympics’에서 비롯됐다. 꼭 우승을 해야만 올림피언으로 불릴 수 있는 것은 아니며, 한번 올림피언이 되면 평생 이 칭호를 유지할 수 있다.   올해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소셜미디어(SNS)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데, 특히 틱톡에서 매우 활발하다. 이것으로 올림픽 밈(meme)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가장 인기를 끈 밈으로는 ‘노르웨이 머핀맨’(자신의 SNS 계정에서 2024 파리 올림픽 선수촌에서 제공되는 초콜릿 머핀을 극찬한 노르웨이 수영 선수), ‘남자 안마 선수’(미국 안마 선수 스티븐 네도로시크) 그리고 전 세계가 반한 한국의 김예지 선수를 꼽을 수 있다.   스포츠 사격 국가대표 김예지 선수는 최고 수준의 경기를 펼치면서도 침착한 모습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많은 트윗에서 그녀를 ‘액션 영화의 주인공’ 또는 ‘주인공 에너지(Main character energy)’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는 어떤 의미일까.   영어에서 ‘주인공 에너지(Main character energy)’는 영화나 책에서 주인공과 같은 에너지를 현실에서도 가진 사람을 가리키는 Z세대 속어다. 일반적으로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고 자신만의 스타일을 수용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많은 Z세대 시청자들이 볼 때 김예지 선수는 이 표현에 딱 들어맞는 선수였던 것이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올림픽 olympics ends 파리 올림픽 올림픽 메달리스트

2024-08-12

파리올림픽 화려한 폐막식…한국 종합 8위 쾌거

100년 만에 문화와 예술의 도시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4 하계올림픽이 202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의 재회를 기약하며 막을 내렸다.   2024 파리 올림픽은 동부시간 11일 오후 3시 프랑스 파리 인근 생드니의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시작된 폐회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열전을 마무리했다.     한국 선수단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8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양궁과 펜싱의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사격(금메달 3개)과 태권도(금 2개)가 힘을 보태 팀코리아 저력을 세계에 알렸다.     우리나라는 대회 마지막 날인 11일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추가했다. 프랑스 파리의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역도 여자 81㎏ 이상급 경기에 출전한 박혜정 선수가 인상 131㎏, 용상 168㎏, 합계 299㎏을 들어 2위를 차지했다.   인상과 합계 한국 신기록을 작성한 박혜정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윤진희 동메달 이후 8년 만에 역도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혜정은 예상대로 은메달을 땄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금메달을 획득한 ‘세계 최강’ 중국 리원원 선수와의 격차는 크지 않았다.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목표로 했던 은메달을 목에 건 박혜정은 중학교 3학년 때 일기장에 적었던 것처럼 ‘두 번째 올림픽 금메달 획득’을 위해 달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은메달 확정 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혜정은 지난 4월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떠올리며 약 4개월 동안 꾹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8년 동안 암과 싸운 어머니가 이번 올림픽 때까지만 버텨주시길 바랐으나, 결국 고인은 딸의 올림픽 메달 획득 순간을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박혜정은 “어머니가 살아계셨다면 나를 지금 꼭 안아주셨을 텐데, 오늘 경기 중에 어머니 생각을 많이 했다”며 “한국에 가서 어머니를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이날 근대5종 여자부 경기에서 성승민 선수는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로 이 종목 동메달을 획득했다. 성승민은 이날 베르사유 궁전에서 열린 근대5종 여자부 결승에서 1441점을 따내 1461점의 미첼레 구야시(헝가리), 1452점의 엘로디 클루벨(프랑스)에 이어 3위를 기록했다.     대한체육회는 21개 종목 선수 144명의 ‘소수 정예’로 참가한 이번 대회의 금메달 목표를 5개로 잡았으나, 우리 선수단은 기대를 뛰어넘어 2008 베이징 대회와 2012 런던 대회에서 달성한 단일 대회 최다인 1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윤지혜 기자파리올림픽 폐막식 한국 선수단 올림픽 금메달 파리 올림픽

2024-08-11

[중앙칼럼] PC주의에 경도된 괴이한 올림픽

괴이했다. 파리 올림픽 개회식 예술 감독을 맡은 토마 졸리도 이런 반응을 내심 우려했나 보다. 개회식 배경 중 하나였던 콩시에르주리에서는 프랑스 혁명가들의 노래인 ‘Ah! Ca Ira(아, 괜찮을 거야)’가 흘러나왔다.   어쩌나. 안 괜찮았다. 세계인이 보는 개회식에서 목이 잘린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남긴 건 물음표뿐이다. 프랑스의 극좌 정치인 장뤼크 멜랑숑 마저 “왜 앙투아네트였는가”라며 고개를 갸웃할 정도니 말 다 했다.   말이 나올만한 장면은 계속 이어졌다. 갑자기 세 명이 계단을 뛰어 올라갔다. 남성, 여성, 성 소수자다. 이들은 한 방으로 들어가 야릇하게 포옹을 하더니 문을 확 닫아 버렸다. 방해하지 말라는 의미다. 방 안에서 그들은 과연 무엇을 했을까. 어린 자녀와 개회식을 시청한 부모들에게는 매우 난감한 순간이었다.   또 있다. 얼핏 스머프인가 했다. 난데없이 디오니소스가 마이크를 잡았다. 프랑스 가수 필리프 카트린느가 술과 욕망의 신으로 분장했다. 파란 망사 옷을 입었지만 사실상 나체다. 노래 제목마저 ‘Nu(벌거벗은)’였다.   급기야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까지 패러디했다. 예수의 제자들 대신 ‘드래그 퀸(여장남자)’이 등장했다. 지난 2012년 바로 옆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 제임스 본드가 진짜 ‘퀸(엘리자베스 2세)’을 데리고 등장했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최후의 만찬을 그런 식으로 표현하자 종교계가 앞다퉈 분노했다. 그럴만하다. 프랑스 주교회는 즉각 기독교에 대한 조롱과 조소였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저명한 로버트 배런 주교(미네소타주 위노나·로체스터 교구장)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그들이 과연 이슬람도 그러한 방식으로 조롱할 수 있었을까”라고 개탄했다.   그러자 개회식 예술 감독 졸리는 포용성을 강조하는 퍼포먼스라고 항변했다. 단지 포용의 메시지 때문에 예수의 마지막 시간을 묘사했는가. 그 예술성으로 무함마드나 석가모니까지 함께 등장시켰으면 어땠을까. 반발이 우려됐다면 그는 전형적인 겁쟁이 예술가에 불과하다.   이번 파리 올림픽은 ‘저탄소, 친환경 대회’를 기치로 내걸었다. 대회 기간 육류 비중을 크게 줄이고 주로 식물성 식품을 선수촌에 제공했다.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심산이었다. 기름 사용 때문에 급기야 감자튀김마저 뺐다.   무더위 속 냉방도 논란거리였다. 선수촌에 에어컨을 설치하지 않았고, 선수단 버스의 냉방 장치를 제한했다. 친환경 대회를 추구하겠다며 선수촌 침대마저 골판지로 제작했다. 심지어 스웨덴 여자 핸드볼 대표팀 선수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다가 사비를 들여 매트리스를 따로 구매했을 정도다.   아이러니하다. 사회적 약자와 포용성을 강조하고 저탄소를 외치며 나름대로 의식 있는 대회를 준비한 파리 조직위원회는 정작 역대급 사치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성화 케이스는 물론이고 메달을 운반하는 트레이는 올림픽의 프리미엄 파트너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명품 계열사들이 제작했다. 조직위원회가 유치한 스폰서십만 무려 13억 달러에 달한다.   그들은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파리와 주변 지역의 노숙자, 난민 등을 몰아냈다. 사실상 대대적인 ‘사회 청소’를 벌인 셈이다. 이중적이다. 올림픽을 명품으로 도배한 돈으로 약자를 도왔다면 파리의 그늘엔 햇볕이 들었을 터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등을 상징하는 ‘DEI(Diversity·Equity·Inclusion)’의 개념 자체는 좋다. 단, 은연중에 특정 사상을 강요하면서 본질을 왜곡하려는 행태가 문제다.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은 어떤가. 인종, 성 정체성, 환경, 동성결혼 등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해 마치 진보적 생각이 우월한 것처럼 우겨대는 ‘워크(woke)’도 너무나 편협하다.   파리 올림픽은 특정 사상에만 경도되면 얼마나 괴이해질 수 있는가를 보여준 촌극이었다.  곧 폐회식(11일)이다. 사상 강요보다 예술을 보고 싶다. 장열 / 사회부장중앙칼럼 pc주의 올림픽 올림픽 개회식 파리 올림픽 개회식 예술

2024-08-08

올림픽에 전 세계 종교도 모였다

전 세계 스포츠인들의 축제인 2024 하계 올림픽이 지난 27일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된 가운데, 개회식 공연에 ‘드래그퀸(여장남자)’이 등장하는 ‘최후의 만찬’ 장면이 등장해 전 세계 가톨릭 교회와 기독교계의 반발이 일어났다. 일부 기업은 올림픽 기간 광고 후원도 철회했다.   ‘기독교 조롱’ 파문이 커지자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는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특정 종교 단체를 깎아내리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올림픽 개회식 연출을 두고 불쾌감을 느낀 모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 IOC)도 해당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식 유튜브 사이트에서 삭제했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종교로 인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림픽의 탄생이 종교적 의식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올림픽과 종교의 관계를 들여다봤다.   ▶파리 올림픽 논란의 원인   가톨릭과 기독교계의 반발을 일으킨 것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장면이다. 기다린 식탁 앞에는 예수와 제자들 대신 푸른 옷을 입은 여성 양옆으로 드래그퀸, 트랜스젠더 모델 등 공연자들이 앉아 있었다. 뒤이어 등장한 프랑스 가수는 망사 옷차림으로 식탁 위에 누워 ‘벌거벗은(Nu)’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불렀다.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체포되어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날 밤 열두 제자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가진 장면을 다빈치가 묘사한 그림이다.     이 장면이 전 세계로 보도된 후 미네소타주 위노나·로체스터 교구장 로버트 배런 주교는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이는 극악무도하고 경솔한 조롱”이라며 “이 신성모독적인 행위는 기독교를 적대시하는 ‘깊이 세속화된 포스트모던 사회’를 상징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그들이 감히 이슬람을 비슷한 방식으로 조롱했을까. 그들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코란(이슬람 경전)의 한 장면을 조롱하는 꿈을 꿨을까”라고도 했다.   프랑스 주교회도 성명을 내고 “(해당 장면은) 기독교를 조롱하고 비웃는 장면이었다. 이에 깊이 개탄한다”고 밝혔다.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대표회장 장종현 목사)도 29일 논평을 통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패러디 장면은 인종, 남녀, 종교를 넘어 상호이해와 평화를 추구하는 올림픽 정신을 훼손했으며 조직위원회가 이념을 끌어들임으로써 올림픽의 미래를 어둡게 했다고 비판했다.   미시시피에 본사가 있는 6대 통신업체 C 스파이어는 SNS를 통해 “파리 올림픽 개막식에서 최후의 만찬을 조롱한 것에 충격을 받았다”며 “올림픽에서 회사 광고를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종교의식에서 출발한 올림픽   기원전 5세기에 그리스에서 시작된 올림픽은 그들의 신 숭배와 연결돼 있다. 지난 4월 16일 고대 그리스의 올림피아 유적지에서 열린 성화 불꽃 점화 행사를 보면 여사제가 나와 고대 그리스의 태양신 아폴로에 기도를 올리는 퍼포먼스를 했다.     지난 2016년 종교뉴스서비스는 역사학자 폴 카틀리지의말을 빌려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올림픽 게임의 스포츠는 문자 그대로 종교적 운동이었으며, 종교적 헌신과 숭배를 나타내는 이벤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 예로  제우스에게 바쳐진 신성한 숲에서 자란 올리브 나뭇잎으로 만든 관, 과거 우승자들이 관을 쓸 때 제우스 신전으로 행진하고 신전 앞 재단에서 동물들의 피와 재를 뿌리던 의식 등을 소개했다.     이러한 행위가 이어졌던 고대 올림픽은 393년 기독교인 황제 테오도시우스 1세가 모든 이교 의식을 금지하면서 올림픽 게임도 취소됐다.     ▶재부팅된 올림픽   약 1500년 동안 금지됐던 올림픽은 1889년 국가 간의 평화를 촉진하고 프랑스의 운동성을 재건하기 위한 수단으로 부활했다. 프랑스 귀족이자 예수회 교육을 받은 피에르 드 쿠베르탱이 영국 여행 도중 영국 국교회의 집사이자 ‘근육 기독교’를 옹호하는 토마스 아놀드의 작업을 접한 후였다. ‘근육 기독교’는 신체적 강함과 종교적 경건함의 결합이 전인적이고 도덕적이며 윤리적인 남성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다.   피츠버그에 있는 로버트 모리스 대학 안토니오 모레티 교수(커뮤니케이션)에 따르면 드 쿠베르탱은 올림픽 운동선수는 “개인적인 신성한 성전을 구현할 것”이라고 믿었다. 드 쿠베르탱은 1894년 국제올림픽위원회 창립 후 2년 후 아테네에서 진행한 첫 대회에 고대 게임의 종교적 장식들을 대거 사용했다.   ▶시민 의식으로 탈바꿈   오늘날의 올림픽 게임은 고대 못지않게 종교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잘 드러나지는 않는다. 올림픽 깃발 게양, 올림픽 찬가 연주, 올림픽 성화 점화가 그렇다. 개막식 동안 운동선수와 코치들이 맹세하는 ‘올림픽 서약’도 있다. 규칙을 존중하고 준수하며, 공정하게 경기하고 부정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맹세다.     모레티 교수는 “그 규칙을 따르고 승리하는 선수들은 거의 ‘신성한’ 선수로 존경받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 규칙을 어기는 사람들은 법적 처벌보다는 영적인 처벌을 받는다. 또 올림픽이 끝나면 경기가 열렸던 장소는 일종의 신성한 장소가 되어 많은 이들이 찾는 장소로 변한다.   현대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많은 올림픽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으로 인한 정신적 안정을 얻기 위해 종교적 자원을 찾는다는 것을 인식하고 최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물론 경기 중 특정 종교적 상징은 금지하지만, 개인적인 공개 활동은 허용한다.   AP뉴스에 따르면 현재 올림픽 선수촌에 세워진 공간에서  120명 이상의 종교 지도자들이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정신적인 지원을 제공 중이다. 이 기사는 불교, 기독교, 힌두교, 이슬람교, 유대교 등 세계 5대 종교의 대표들이 도움이 필요한 운동선수나 직원들을 위해 예배와 기도를 하고, 고민과 정신적 어려움을 경청하는 상담사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종교 올림픽 파리올림픽 조직위원회 파리 올림픽 올림픽 개회식

2024-07-29

파리올림픽 오늘 개막…한국대표팀 기적 도전

예술과 문화의 세계 수도를 자부하는 프랑스 파리가 100년 만에 파랑, 검정, 빨강, 노랑, 초록의 오륜 색깔로 물든다. 2024 파리 하계 올림픽이 LA시간 26일 오전 10시30분(현지시간 26일 오후 7시 30분) 센강 수상 행진 개회식으로 17일간 열전의 성대한 막을 올린다. 〈관계기사 2면〉   파리는 1900년, 1924년에 이어 세 번째로 하계 올림픽을 개최한다. 1992년(바르셀로나), 2008년(베이징), 2012년(런던) 하계 올림픽 유치전에서 거푸 헛물을 켰다가 2017년 유치 4수에 성공해 100년 만에 올림픽 성화를 다시 가져왔다.   경기장을 벗어난 사상 최초의 야외 개회식, 역사적인 문화 유적에서 올림픽 경기를 치른다는 프랑스만의 독창성이 파리 올림픽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된 뒤 처음으로 열리는 하계 올림픽이며 남녀 참가 선수의 성비가 균형을 이루는 최초의 올림픽이라는 점에서 파리 올림픽의 의미는 각별하다.   20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선수와 IOC가 조직한 난민팀 선수들은 일찌감치 프랑스로 넘어와 시차와 적응 훈련으로 개막을 별러왔다. 이들은 32개 정식 종목에서 329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한다.     앞서 열린 두 번의 파리 올림픽 때 발자국을 찍지 못한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출전한 파리 올림픽에서 기적에 도전한다. 여자 핸드볼을 제외한 단체 구기 종목의 집단 부진 탓에 대한민국 선수단은 21개 종목에 선수 143명만 파견했다.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의 최소 인원이다.   비록 소수이지만, 정예로 멤버를 꾸린 한국 선수단은 대한체육회가 12년 만에 국외에 마련한 사전 캠프 및 급식 센터인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마지막 땀 한 방울까지 쏟고 지난 18일 개촌한 선수촌으로 이동했다.   금메달 5개 이상 획득해 종합 순위 15위에 오르겠다는 목표다.파리올림픽 한국대표팀 파리 올림픽 하계 올림픽 올림픽 성화

2024-07-25

2024년 파리 올림픽에 콜로라도 선수 26명 참가

 이달 말에 시작하는 2024년 파리 올림픽을 위해 미국내 592명의 선수가 파리로 향한다. 그중 콜로라도 출신은 26명이다. 지난 주말 미국 올림픽 패럴림픽 위원회는 592명의 선수 명단을 최종 발표하면서, 이중 122명이 올림픽 메달리스트임을 밝히며, 올림픽 역사상 가장 화려한 팀이 구성되었음을 알렸다. 올림픽에 출전하는 46개 주주 중에서 콜로라도는 6번째로 많은 선수가 참가할 예정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는 2020년 도쿄 올림픽보다 더 적은 수의 선수들이 참가한다. 2021년, 코비도 대 유행기간에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원반던지기 선수 발레리 올먼, 미국 축구 스타 린지 호란, 그리고 디펜딩 여자 배구 금메달리스트 조딘 폴터와 헤일리 워싱턴 등이10개의 메달을 획득했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 콜로라도 선수들은 3x3 농구, 조정, 축구, 골프, 스포츠 클라이밍 등 다양한 종목에 참가할 예정이다. 올림픽 개막식은 7월 26일 금요일에 열리며, 경기는 7월 24일 수요일부터 8월 11일 일요일까지 진행된다. 또, 패럴림픽은 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 열린다.     다음은 하계 올림픽에 참가하는 콜로라도 선수들과 종목이다. ▶데릭 화이트(Derrick White),농구 - 파커 ▶캐니언 배리(Canyon Barry), 3×3 농구-콜로라도 스프링스 ▶지머 프레데트(Jimmer Fredette), 3×3 농구-덴버 ▶올리비아 커민스(Olivia Cummins), 사이클-포트 콜린스 ▶테일러 닙(Taylor Knibb), 사이클 트라이애슬론-볼더 ▶라일리 아모스(Riley Amos), 산악 자전거-듀랑고 ▶크리스토퍼 블레빈스(Christopher Blevins), 산악 자전거-두랑고 ▶애드리엔 라일(Adrienne Lyle), 승마-그린우드 빌리지 ▶윈덤 클라크(Wyndham Clark), 골프-덴버 ▶제스 토엔스(Jess Thoennes),조정-하이랜즈 랜치 ▶라일런 윌리엄 키셀(Rylan William Kissell), 조정-하이랜즈 랜치 ▶케스 샌더슨 (Keith Sanderson), 사격-모뉴먼트 ▶린지 호란(Lindsey Horan),축구-골든 ▶소피아 스미스(Sophia Smith), 축구-윈저 ▶맬로리 스완슨(Mallory Swanson),축구-하이랜즈 랜치 ▶콜린 더피(Colin Duffy), 스포츠 클라이밍-브룸필드 ▶브룩 라부토우(Brooke Raboutou), 스포츠 클라이밍-볼더 ▶엠마 웨버(Emma Weber), 수영-덴버 ▶밸레리 올맨(Valarie Allman), 육상-롱몬트 ▶밸레리 콘스틴(Valerie Constien),육상-에드워즈 ▶엘리스 크래이니(Elise Cranny), 육상-볼더 ▶안나 홀(Anna Hall), 육상-그린우드 빌리지 ▶윌리엄 킨케이드(William Kincaid), 육상-그린우드 빌리지 ▶윌리엄 킨케이드(William Kincaid), 육상-리틀턴 ▶레너드 코리르(Leonard Korir),육상-콜로라도 스프링스 ▶조르딘 폴터(Jordyn Poulter),배구-오로라 ▶헤일리 워싱턴(Haleigh Washington), 배구-콜로라도 스프링스   김경진 기자골프 콜로라도 콜로라도 선수들 파리 올림픽 콜로라도 스프링스

2024-07-19

“필요하면 경찰 대응방식 수정하겠다”

올해 창간 50주년을 맞아 본지가 마련한 ‘LA시장에게 묻다’를 통해 5월 한 달 동안 접수된 내용을 지난주 LA 시정 책임자인 캐런 배스 시장에게 전했다. 배스 시장은 최근 양용씨 사망사건과 관련해서 “필요하다면 경찰의 전형적 대응 방식을 고치겠다”며 “스마트 또는 서클과 같은 정신병 관련 대응 프로그램을 24시간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그는 또한 2028년 LA 올림픽에서 한인타운을 뽐내고 싶다며, 홈리스 해결과 올림픽 성공 개최를 위해 재선 도전에도 나설 것임을 공식화했다.     다음은 배스 시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올림픽을 배우기 위해 파리에 다녀왔다.     “파리 시장의 환대에 감동했다. 현장에서 일한 많은 분들과 교류하고 배울 수 있었다. 장애인올림픽 폐막 등에 참가하기 위해 다시 방문할 생각이다. 다가올 LA올림픽에서는 한인타운을 뽐내고 싶다. 물론 할리우드와 해변가도 있지만 한인타운처럼 다양한 색과 맛이 있는 곳들이 각광받길 바란다.”     -양용씨 사건으로 한인사회가 크게 놀랐다. 프로토콜은 지켜졌고 여전히 효과적이라고 보는가.     “정신 건강에 대한 문제는 시장으로서 또한 전직 보건인으로서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도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특히 정신건강이 연관된 상황에 경관들이 나타나면 상황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이런 경우에 정신보건 전문인력이 투입되도록 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 따라서 스마트(SMART), 서클(CIRCLE) 프로그램을 확대해 24시간으로 연장할 방법을 강구하겠다. 경관들의 유사 상황 대응 방식(protocol)도 필요하다면 수정하겠다.”     -홈리스 예산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 수년간 예산을 쏟고도 여전히 시 예산10% 가까이 쓰고 있어 우려다.     “이해한다. 하지만 여전히 길거리에 많은 사람들이 있으며 죽어가고 있다.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영구 주거지를 만들면서 당분간 길거리에 지내라고 할 수 없기 때문에 임시 주거지인 모텔, 호텔 등에 비용이 들어가는 것이다.”     -사회 복귀 의사가 없이 마약과 중독에 빠진 사람들까지 보살펴야 하냐는 지적도 있다.     “그들이 스스로를 포기했다고 해서 시정부가 그들을 포기할 수는 없다. 어떤 상황이든 그냥 길거리에 계속 살라고는 할 수 없다. 당연히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르게 파악하고 접근해야 하며 정신병력, 청소년, 학생 등 다르게 보살펴야 한다. 교도소나 외지로 격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자바에서 베이커리 하는 독자분이 매일밤 침입자들이 들어와 대소변을 남기고 돈과 빵을 훔쳐가는데, 경찰도 오지 않는다고 하소연해 왔다.     “안타깝다. 일단 무단침입과 절도의 건으로 보인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카메라에 용의자를 포착해 지속적으로 신고를 하는 것이다. 신고해서 잡히게 하는 것이 지름길이다.”     -한 고교생이 집 앞 가로등이 1년째 먹통이라고 질문해왔다.  치안 문제이기도 하다.     “구리선 절도일 가능성이 크다. 계속 앱을 통해 알려주길 바란다. 수리가 잘 됐는지 챙기겠다. 그런데 요즘 길거리 소화전도 훔쳐간다고 한다. 이런 장물들이 팔리는 조직과 장소를 수사해 일망타진해야 한다. 뒤에서 조종하고 장물을 넘기는 조직이 있다. 시정부 서비스는 인력부족으로 다소 느리더라도 지속될 것이니 인내심을 갖고 알려달라.”   -웨스턴길의 성매매 행위는 오래된 문제다.     “풍기단속 경관들과 현장을 직접 본적이 있다. 기본적으로 수요가 있기 때문에 공급이 끊기지 않고 있다고 본다. 분명한 범죄다. 그 안에는 미성년자 강간과 약탈, 살인도 숨어있다. 범죄의 전체 그림을 보고 접근하려고 한다.  경관들이 주시하고 있으며 최종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그룹까지 추적할 것이다.”   -길거리 판매대에서 물건을 판매하며 소규모 상점들을 가로막는 일들이 있다. 규제가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질문이 있다.     “길거리 판매대에서 불법적인 제품을 판다면 분명히 규제해야 한다. 동시에 판매대들에 대한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에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면 통제해야 한다. 발생되는 문제를 잘 알고 있다. 모두가 함께 생존하도록 지원하는 방법을 찾겠다.”     -한인타운 인근에 ‘사설 마약 재활’ 시설이 생겨나 고성방가, 싸움, 총격 등이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고 제보한 분들이 있다.     “시정부가 모르는 곳들이라면 무허가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 마약 재활은 시와 카운티가 함께 관리하고 있지만 불법적인 것이라면 조치가 필요하다. 한인타운에는 허가받은 약물 재활 시설은 현재 없다. 세부 내용을 받아서 확인하겠다.”   -‘개발과 유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한인타운에는 기존의 주거지와 비즈니스를 밀어내고 가격을 올리는 대기업들도 많아 졌다. 시의 기준은 무엇인가.     “주거 시설을 더 많이 지어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다고 큰 기업들이 기존 주민들을 밀어내는 결과는 용납할 수 없다. 항상 개발과 팽창을 이야기하면서 이득을 취하는 그룹들이 있다. 지속적으로 주시하며 관리 감독하겠다.”     -‘먹고 살 문제’는 항상 숙제다. 향후 시의 경제 동력은 무엇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나.     “당분간은 엔터테인먼트가 주요 동력이 될 것임은 확실하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바다에 해답이 있다. 소위 ‘블루 이코노미’로 우리는 전국적으로 중심이 되어서 실리콘밸리처럼 부상할 것이라고 기대한다. 바다라는 엄청난 자원을 통해 새롭게 성장할 기회를 찾아야 한다.”     -재선에 도전하나.     “2026년 재선에 출마할 생각이다. 올림픽과 홈리스 문제를 완결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일할 것이다.” 최인성 기자 ichoi@koreadaily.com프로토콜 배스 배스 시장 파리 시장 장애인올림픽 폐막

2024-06-09

CSO, 무티 후임에 20대 메켈레 선임

세계적인 교향악단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가 지난해 공식 사임한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리카르도 무티(82) 후임으로 핀란드 출신 클라우스 메켈레(28) 오슬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를 내정했다.   CSO 운영진은 2일 이사회의 만장일치 결정으로 메켈레 선임 소식을 전하며 "1891년 설립된 CSO 역사상 가장 젊은 나이에 음악 감독에 오르는 기록을 쓰게 된다"고 전했다.   아울러 베네수엘라 출신 구스타보 두다멜(43)이 28세 때인 2009년 로스앤젤레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으로 취임한 이래 주요 오케스트라 수장에 오르는 최연소 지휘자가 된다.     메켈레는 2027-2028 시즌부터 5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메켈레는 1996년 핀란드 헬싱키의 유명 음악가 집안에서 태어나 시벨리우스 음악원을 졸업했다. 애초 첼로 연주로 음악을 시작했으나 12세 때부터 핀란드 국립 오페라단에서 활동하던 중 지휘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는 2017년 9월 스웨덴 라디오 심포니 오케스트라에 지휘자로 데뷔해 관심을 모으며 최연소 기록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 오슬로 필하모니 오케스트라 외에도 파리 오케스트라와 2027 시즌까지 음악감독 계약을 맺고 있고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오케스트라 예술 파트너도 맡고 있다.   한편 무티는 2008년 CSO 음악감독직을 수락하고 2010년 9월 취임해 13 시즌을 이근 뒤 2022-2023 시즌을 끝으로 공식 은퇴했다. CSO는 무티를 종신 명예음악감독으로 추대했으며 무티는 수석 객원 지휘자 타이틀을 달고 CSO를 이끌고 있다.   Kevin Rho 기자후임 선임 파리 오케스트라 오케스트라 예술 종신 명예음악감독

2024-04-03

돼지곰탕 전문점 ‘옥동식’ 파리점 오픈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일식당에서 스시를 먹는 것처럼 한식당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어야만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아닌가요!”   지난 2010년에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수행원들과 소호의 유명했던 어느 한식당을 방문하고 난 뒤, 한식의 위상이 좀 더 올라야 한다는 염원에 해당 업소의 대표가 한 말이다.   이러한 염원이 실현되듯 2024년에 뉴욕 한국 음식의 자존심이 유럽의 패션과 문화, 그리고 미식의 근원이라고 일컫는 프랑스의 파리 한복판에 깃발을 꽂았다. 바로 한국과 뉴욕에서 돼지곰탕 전문점으로 유명한 ‘옥동식’이 파리에 상륙하기 때문이다.   ‘옥동식’을 이끌고 있는 유명 셰프 옥동식과 ‘핸드호스피탈리티’ 이기현 대표는 한국의 마포와 뉴욕, 하와이 등에서 성공시킨 돼지곰탕 메뉴를 이제 프랑스인들의 미각에 맞는지 시험을 받고자 지난 3월 28일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유명 매체와 맛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폭발적 관심을 받아온 옥동식 셰프는 “한국 마포의 맛을 그대로 뉴욕에 옮겼듯 이번에는 그대로 파리로 옮겨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식 돼지곰탕의 맛을 전해 한국 음식의 국제적 레벨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돼지곰탕은 아직은 서구권 문화에서 익숙하지 않은 탕 요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옥동식’의 돼지곰탕은 오랜 시간 우려내 둔탁하지 않고 깔끔하게 맑은 국물로 우려낸 뒤에 풍미에 맞게 돼지고기를 얹은 다음, 토렴법으로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게 하는 특색 있는 국밥으로 큰 인기와 명성을 얻고 있다.   옥동식 셰프는 프랑스 파리 팝업스토어 오픈에 대해 “뉴욕에 돼지곰탕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한국산 버크셔 돼지고기의 맛을 충분히 구현하기가 녹록지 않았다”며 “프랑스 파리 지점의 성공을 위해 유럽산 돼지고기, 현지의 물과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배분해 뉴욕의 맛을 그대로 파리로 옮겨 유럽 진출을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박종원 기자옥동식 옥동식 셰프 돼지곰탕 뉴욕 옥동식 돼지곰탕 파리 옥동식 돼지곰탕 옥동식 파리점 옥동식 파리 팝업스토어

2024-04-01

한국의 맛 옥동식 파리 오픈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고, 일식당에서 스시를 먹는 것처럼 한식당도 자연스럽게 찾을 수 있는 레스토랑이 되어야만 진정한 한식의 세계화가 아닌가요!"  지난 2010년에 미국 뉴욕을 방문했던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과 부인 카를라 브루니 여사가 수행원들과 소호의 유명했던 어느 한식당을 방문하고 난 뒤, 한식의 위상이 좀 더 올라야 한다는 염원에 해당 업소의 대표가 했던 말이다.  이러한 염원이 실현되듯 2024년에 뉴욕의 한국 음식의 자존심이 유럽의 패션과 문화, 그리고 미식의 근원이라고 일컫는 프랑스의 파리 한복판에 깃발을 꽂았다. 바로 한국과 뉴욕에서 돼지곰탕 전문점으로 유명한 '옥동식'이 파리에 상륙하기 때문이다.  '옥동식'을 이끌고 있는 유명 셰프 옥동식과 '핸드호스피탈리티' 이기현 대표는 한국의 마포와 뉴욕, 하와이 등에서 성공시킨 돼지곰탕 메뉴를 이제 프랑스인들의 미각에 맞는지 시험을 받고자 현지 시간 3월 28일 팝업스토어를 오픈한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유명 매체와 맛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아 폭발적 관심을 받아온 옥동식 팀은 "한국 마포의 맛을 그대로 뉴욕에 옮겼듯 이번에는 그대로 파리로 옮겨 프랑스인들에게 한국식 돼지곰탕의 맛을 전해 한국 음식의 국제적 레벨을 한 단계 높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돼지국밥은 아직은 서구권 문화에서 익숙하지 않은 탕 요리이다. 그러나 '옥동식'의 돼지곰탕은 오랜 시간 우려내 둔탁하지 않고 깔끔하게 맑은 국물로 우려낸 뒤에 풍미에 맞게 돼지고기를 얹은 다음, 토렴법으로 밥알에 국물이 스며들게 하는 특색 있는 국밥으로 큰 인기와 명성을 얻고 있다.  옥동식 셰프는 프랑스 파리에서 팝업스토어 오픈에 대해 "뉴욕에 돼지곰탕 전문점을 오픈하면서 한국산 버크셔 돼지고기의 맛을 충분히 구현하기가 녹록치 않았다"며 "프랑스 파리 지점의 성공을 위해 유럽산 돼지고기, 현지의 물과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배분해 뉴욕의 맛을 그대로 파리로 옮겨 유럽 진출을 성공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옥동식은 추가로 오는 7월 일본 동경점과 뉴욕 베이사이드점 그리고 하반기에 하와이 정식 매장을 오픈한다.   박종원 기자 park.jongwon@koreadailyny.com 박종원옥동식 한국 한국식 돼지곰탕 프랑스 파리 옥동식 파리

2024-03-28

20대 한인, 파리서 무차별 폭행피해

한인 청년이 파리에서 무차별 폭행을 당해 중태다.     11일 시애틀 지역매체 ‘KIRO7’에 따르면 21세 저스틴 한씨는 지난달 23일 휴가차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다가 심한 폭행을 당해 지역 병원 중환자실(ICU)에서 혼수상태에 빠져있었다.       피해자의 어머니 미미 양씨는 패션과 디자인을 사랑하는 아들이 그의 꿈이었던 세계적인 패션 도시인 파리로 여행을 떠난 과정에서 변을 당했다고 전했다.     한씨의 가족들은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에서 거주 중이며 한씨는 애리조나 주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머니 양씨는 “파리를 방문하는 것은 아들의 오랜 꿈이었다"며 “이를 위해서 아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았다”고 말했다.     어느 날 양씨는 파리의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청천벽력같은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아들이 폭행을 당해 의식불명 상태로 ICU에 누워있다는 소식이었다.     양씨는 “아들이 쓰러져 땅에 머리를 부딪쳤지만 범인은 아들이 쓰러진 후에도 계속 주먹을 휘두르고 때렸다”고 말했다.     이어 양씨는 “사건이 발생하고 3일 뒤에 이 사실을 전해 들었다”며 “평소에 연락을 잘하는 아들이었기 때문에 연락이 안 돼서 매우 걱정했었다”고 말했다.     양씨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벽을 붙잡았다고 전했다. 그는 즉시 영국에 있는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에게 가달라고 부탁했다.     양씨는 “만약에 아들이 죽게 된다면 혼자 있도록 내버려 두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음 날 파리에 도착한 양씨는 아들이 혼수상태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멍이 들고 붕대를 감은 채 온몸에 튜브를 꽂고 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고통스러웠다고 전했다. 그는 “자녀가 이 상태인 것을 보는 것보다 더 최악은 없을 것”이라며 감정에 북받쳐 말했다.       2주여가 지난 현재 한씨는 깨어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식사도 하고 어머니도 알아볼 수 있게 된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본인과 가족들이 지금 시애틀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어머니 양씨는 전했다.     현재 한씨의 친척인 케트 김씨는  한씨의 해외 치료 비용을 모금하기 위한 고펀드미 페이지를 개설했다.     그는 “조카 저스틴은 감압개두술을 포함해 두 차례 신경 소생 수술을 받았고 여러 차례 수혈을 받아야 했다”며 “아직 회복되기까지 갈 길이 멀다. ICU에서 3~4주를 더 낸 뒤 몇 달간 재활 치료를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시기에 의료비를 걱정해야 하는 가혹한 현실에 놓여있다”며 “고펀드미를 통해 지역 사회에 도움을 요청해본다”고 말했다.  2만5000달러가 목표인 모금액은 11일 오후 4시 20분 현재 2만1265달러가 모였다.     한씨가 언제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피해자 가족들에 따르면 파리 경찰국은 용의자를 체포했으며 프랑스 시민권자로 확인됐지만, 아직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도움 주실 분: www.gofundme.com/f/justin-hans-recovery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무차별 한인 무차별 폭행 한인 청년 파리 경찰국

2024-03-11

[삶의 뜨락에서] Parisien(파리지앵)

10월 초에 프랑스에 다녀왔다. 여행을 좋아하는 편이라 유럽에 있는 대부분의 나라를 두루 돌아보았지만 나에게 프랑스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아주 어렸을 적에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칭찬을 많이 듣고 자랐다. 그때부터 나는 몽마르트르 언덕에 이젤을 펴놓고 베레모를 쓰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를 꿈꾸어왔다. 고등학교 때는 제2외국어로 불어를 택했었는데 유난히 발음이 어렵다는 불어를 나는 신바람이 나서 재미있게 공부했던 기억이 있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실존주의 작가들, 사르트르, 보부아르, 카뮈와 인상파 화가들인 모네, 마네, 르누아르가 모두 프랑스인이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고 있는 예술의 본질은 트렌드에 상관없는 개성의 표현이며 free spirit의 표출이다. 20세기 전반까지 주류였던 합리주의, 실증주의의 철학사상을 뒤엎고 새로 등장한 실존주의 사상은 나의 대학 시절을 값지게 보낼 수 있게 해준 자양분이 되었다. 인상파 화가들 또한 그 당시에는 혁명적인 발상이었다. 그동안 사실주의에 입각한 인물과 자연을 사실 그대로 묘사한 그림 풍과는 전혀 다르게, 보고 난 뒤의 강하게 남아있는 인상을 표현한다는 기막힌 발상이 오늘날 예술사에 전환점이 되었다.     나는 이번 여행을 오랫동안 준비해왔다. 그 준비과정으로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1870-1900’을 읽었다. 항상 문학과 예술세계를 동경해온 나로서는 문화와 예술의 황금기를 빛낸 예술가들의 도시, 파리는 과연 나를 흥분과 감동으로 이끌었다. 그중에는 파리지앵도 많이 있었지만, 그 당대에 파리로 모여든 많은 예술가의 생생한 실화는 파리를 ‘예술의 도시’ ‘빛의 도시’라는 명성을 얻게 해주었고 파리는 세계 문화 예술의 수도로 전성기를 이루었다. 빅토르 위고, 에밀 졸라, 베르나르, 마네, 모네, 드가, 모리조, 로댕, 세잔, 드뷔시, 르누아르, 피사로, 에펠, 클레망소, 고갱, 고흐, 말라르메, 퀴리, 휘슬러, 지드 등 이들은 작가, 화가, 조각가, 배우, 정치가로 프랑스 코뮌 (1871년 프랑스 노동자들의 봉기) 이후 잿더미가 된 파리를 재건하기 위해 각자의 역할을 열정적으로 해냈다. 그 당시 위고의‘파리의 노트르담’과 ‘레 미제라블’은 파리 노동자들의 가난으로 인한 의분의 들끓음을 잘 반영하여 이후 위고는 메시아적인 인물이 되었다.     폐허가 된 파리에서 이들 예술가는 카페를 그들의 아지트로 삼아 울분을 토하고 머리를 맞대고 파리 복귀에 힘을 보탰다. 나의 이번 파리 여행은 오늘날 지식인들의 거리로 불리는 Saint-Germain-Des-Pres(생제르맹데프레)를 찾아 그들의 정취를 더듬고 숨결을 느껴보는 일이었다. 카페 Magots와 Flore에 들렀다. 사르트르, 보부아르, 헤밍웨이, 피카소, 조이스, 카뮈를 찾았다. 그들의 에너지가 나를 감싸 안았다. 마고 카페 바로 옆에 6세기에 세워진 수도원이 있는데 그 안에 프랑스의 근대 철학자 데카르트가 묻혀있다고 한다.     파리는 구석구석 어느 곳에나 야외 카페가 대세다. 물론 실내장식도 아주 훌륭하다. 주중인데도 어느 카페나 많은 인파로 붐볐다. 이런 카페 문화는 프랑스 전역, 아니 시골 마을까지 퍼져있다. 아마도 파리지앵들은 야외 카페에 앉아서 느긋하게 에스프레소나 와인을 즐기며 인생을 논하고 예술을 탄생시키는 담소 문화에서 나오지 않았나 싶다. 프랑스 하면 요리 또한 유명하다. 대부분 요리에는 생크림, 버터가 들어가고 소스로 맛을 내는데, 소스는 돈 쓴 만큼 맛이 난다고 한다. 크루아상과 바게트, 치즈와 와인은 기본이다. 정식 프랑스 요리는 기본이 3코스로 보통 식사 시간이 3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한다. 그들은 소식하며 많이 걷는다. 프랑스에서는 gym, art school, music school이 어디서나 눈에 띈다. 중요한 점은 이 시설을 학교와 지역사회가 공용한다는 점이다. 내가 본 프랑스인들은 진정 멋과 맛을 알고 인생을 사랑하며 사는 파리지앵이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파리지앵 도시 파리 파리 노동자들 프랑스 노동자들

2023-11-17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반짝반짝 빛나는 파리의 크리스마스

"진짜 장님은 크리스마스가 마음 속에 없는 사람이다(The only real blind person at Christmas-time is he who has not Christmas in his heart, 헬렌 켈러)."   대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 역시 '파리는 날마다 축제'란 책에 이렇게 적었다. '나는 평생 파리를 사랑했습니다. 아직 파리에 다녀오지 않은 분이 있다면 이렇게 조언하고 싶군요. 당신에게 충분한 행운이 따라 주어서 한때를 파리에서 보낼 수 있다면 파리는 마치 움직이는 축제처럼 남은 일생에 당신이 어딜 가든 늘 당신 곁에 머무를 거라고.'   산타클로스, 루돌프, 캐럴, 크리스마스트리와 화려한 오너먼트… 종교를 떠나 한 해를 마무리하며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왔다. 유럽은 모두가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이지만, 특히 크리스마스 마켓이 펼쳐지는 겨울 시즌에는 몇 배 더 로맨틱해진다.   예술의 도시 파리도 반짝반짝 자체발광하며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무드를 연출한다. 12월의 파리는 그 어느 때보다 파리의 향기를 진하게 풍긴다. 낭만적인 크리스마스 마켓도 무려 6개나 된다. 그것도 이름만 들어도 가슴이 설레는 몽마르트 언덕, 에펠탑, 노트르담 성당 등 그림 같은 명소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들어선다. 파리를 다른 말로  '빌 뤼미에르(Ville Lumiere)'라고도 한다. '빛의 도시'란 뜻인데 이 말의 어원은 17세기경 파리 시내에 조명이 설치되면서부터 시작됐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면 빛의 도시라는 말이 무색지 않게 파리는 오색찬란한 빛과 무드를 펼쳐 보이며 여행가들을 맞이한다. 그 유명한 라파예트 백화점 로비에 설치되는 초대형 트리, 에펠탑을 밝히는 크리스마스트리, 셀 수 없이 많은 전구들로 장식된 샹젤리제 거리, 밤하늘을 밝히는 야간 조명 등 파리는 빛의 도시로서의 진면목을 뽐낸다.   샹젤리제를 지나면 루이 16세와 마리 앙뚜와네트가 처형 당했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광장으로 변모한 콩코드 광장이고 드라마 '파리의 연인'의 배경이 되었던 알렉산더 3세 다리, 노트르담 대성당, 오페라하우스, 세계 3대 박물관이자 세계유산인 루브르 박물관 등 걷는 곳마다 예술이 피어난다.   특별히 파리를 여행할 때엔 그림 같은 소도시들을 여정에 곁들이면 여행의 즐거움이 배가 된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노르망디 대교를 건너면 구스타브 쿠르베, 클로드 모네 같은 대가들이 앞다퉈 화폭에 담으려 했던 항구마을 옹플레르(Honfleur)다. 또 옹플레르 해안선을 따라 서쪽으로 달리면 몽생미셀(Le Mont Saint Michel)이다. 성 오베르의 꿈속에 수도원을 세우라는 계시를 받고 지어진 천공의 섬은 만조 때가 되면 주변이 모두 물에 잠기며 더욱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빛의 도시 파리에서 소중한 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엽서를 보내보길.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크리스마스 파리 크리스마스 시즌 크리스마스 마켓 크리스마스 무드

2023-11-09

[수필] 시간이 지나면

서울 동창들이 베네룩스 여행 계획을 알려 왔다. 벨기에와 네덜란드, 그리고 프랑스를 둘러보는 여행이다. 유학 중인 손녀를 뒷바라지하며 파리에서 삼 년을 보내고 연전에 귀국했던 동창 K는 이번 여행 후 파리 체류기를 책으로 펴낼 예정이었다.     예전 기억도 새롭게 하고 책에 함께 수록할 파리의 풍물 사진도 이번 여행에서 보충할 계획이 있었던 듯하다. 나는 그런 속사정은 알지 못했고 LA에서 날짜를 맞춰서 출발, 인천공항에서 친구 열 명과 합류해서 파리행 비행기에 올랐다.   벨기에와 네덜란드를 먼저 여행하고 엿새째 되는 날 파리에 도착했다. 다음 날, 파리 인근을 관광하고 저녁때 호텔에 돌아왔는데 갑자기 복도 쪽이 소란스러워졌다. 이층 북쪽 창문을 깨고 반갑지 않은 손님이 들어 우리 팀과 함께 투어 중이던 몇 분의 짐과 여권까지 다 털어 갔다.     다행히 호텔 남쪽 방에 투숙했던 우리 동창들은 피해가 없었다. 다음 날 가이드는 우리에게 양해를 구한 후, 피해자들의 임시 여권을 발급받기 위해 그동안 사용하던 투어 버스에 그들을 태우고 한국 영사관으로 갔다. 그날, 우리는 차도 가이드도 없이 파리 시내 일주에 나섰다.   파리 거주자들은 모두 바캉스를 떠나고 관광객들만 몰려다닌다는 7월의 파리는 무더웠고 더욱이 습도는 상상 이상이었다. 여기저기 기웃거리다 오후 늦게 오랑주리 공원에 갔다. 거의 파김치가 되어서 호텔에 돌아가 눕고만 싶었는데 거기서 다시 카페 드 마고에 가서 커피를 마시기로 의논이 되었다. 카뮈와 사르트르가 자주 가서 글을 쓰곤 했던 카페 드 마고는 몇 년 전에 노트르담 사원 앞에서 택시를 타고 갔던 기억은 나는데 오랑주리에서는 방향조차 가늠할 수 없었다. 그때 K가 나서서 여기서 가까우니 걸어가지고 했다.     사건은 그때 시작되었다. 넓은 공원에서 어느 쪽이 카페가 있는 생 제르망 데프레 거리로 가는 지름길인지 K는 시원하게 길을 안내하지 못했다. 성질 급한 내가 조깅하는 남자를 하나 붙잡아 세워 길을 물었다. 파리에서는 세 사람 중 둘은 관광객이라서 가까운 길도 모르기가 예사였는데 셔츠 차림에 한가하게 조깅하고 있으니 틀림없는 파리지앵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일이 잘못되느라고 그 사람이 엉뚱한 길을 가르쳐줬고 그 통에 시간을 많이 허비했다.     K는 귀국해서 여행기를 책으로 내며 거기에 이 일을 상세히 썼다. 자기가 길을 안다고 하는 데도 내가 조깅맨에게 길을 물어 헤맸고, 자기를 못 믿은 내가 또 어느 가게에 들어가 길을 물었다고 했다. LA에서 K의 이 여행기를 읽지 못한 나는 이 사건을 까마득히 몰랐다. 그로부터 십수 년이 지난 바로 몇 달 전, K는 우리 동창들의‘14인 카톡방’에서 내게, “그 기행문은 그때 그 사건에 관한 폭로성 글이었는데 너는 못 읽었겠지?”하며 비아냥댔다.     14인 카톡방은 대학에서 교양과목을 함께 이수했던 문과반 여자 동문들의 대화 방이다. 50대 이후부터는 함께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했는데 본인이 공부한 나라에 갈 때는 기끔은 전공한 사람이 앞장서기도 했다. 프랑스어를 읽을 줄은 모르지만 삼 년간 파리의 골목골목을 누비며 길을 익혔다는 K가 그 당시 카페 가는 길을 자신 있게 리드했으면 우리가 그 무더위에 조깅맨이 가르쳐 준 길로 갔을 리가 없다.     이름이 꽤 알려진 중견작가인 K가 여행 중의 즐거운 일화도 모자라 문학작품에 친구 간의 일을 내 실명까지 밝히며 침소봉대했다. 프랑스어를 안다고 내가 자기를 무시했다며 K는 단단히 오해했다. 그리고 그 일을 십여 년 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다가 지금 와서 ‘재폭로’한 것이다.     오해는 영어로는 미스언더스탠드(misunderstand) 혹은 ‘겟 썸원 롱(get someone wrong)’이라고 한다. 전 자는 말 그대로 상대방의 말 내지 의도를 잘못 이해한 경우고 후 자는 오해보다 오판(誤判 )에 가깝다.     전 자는 그 감정이 일방적인 데 반해 후 자는 쌍방이므로 거기엔 불쾌했거나 오해를 한 상대방이 반드시 있게 마련이어서 상황을 전자보다 훨씬 복잡하게 만든다. 거기에 오해하는 쪽의 오해하고픈 의지가 조금이라도 섞이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꼬여버린다. 그쪽에서 작심하고 시작한 오해를 이쪽에서 단번에 해결할 묘수가 없는 것도 사실이다. 관계의 복원과 단절은 시간에 맡길 수밖에 없다.   1866년에 일어났던 병인양요(丙寅洋擾)가 100년이 훨씬 지나 프랑스 땅에서 재연됐다. 국문과 대 불문과의 한.불 대전으로, 포성은 멈췄지만 포연은 여전히 자욱한 제로섬 전쟁으로.   박유니스 / 수필가수필 시간 파리행 비행기 파리 거주자들 파리 체류

2023-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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