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추억] 한인 정계진출 초석 다진 원로
미주 한인 민주당의 선구자이자 대부였던 박상협(영어명 리처드 박·사진) 한인민주당협회(KADC) 전 고문이 지난 28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84세. 고인은 주류 정계에 한인사회를 알리고 정치력이 성장할 수 있게 초석을 놓은 원로다. 한미민주당협회 결성에 산파역을 했으며, 주류 정치인들이 한인타운을 찾는 연결고리가 됐다. 고인은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평의원으로 시작해 수석당원, 재정위원, 아태자문관 등 40여년 이상 민주당을 후원하고 주류 정치인들과 교류해왔다. 고인이 가깝게 지낸 정치인들은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 빌 클린턴 전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전 상원의원, 알 고어, 존 케리 상원의원 등 거물급이다. 지난 2020년에는 조 바이든의 대선을 도왔으며, 버락 오바마(2012년) 재선도 지원했다. 고인은 유일하게 이들을 한인타운에 불러 한인사회 영향력을 넓힌 인물이기도 하다. 힐러리 클린턴의 열성 지지자였던 고인이 2007년 한인 타운에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을 초청한 일화는 유명하다. 당시 ‘힐러리 클린턴 한인후원회’를 설립하고 회장을 맡은 고인은 옥스포드팰리스 호텔에서 100여명의 한인 후원자들이 참석한 기금모금 행사를 주최해 약 35만 달러의 후원금을 걷었다. 당시 모금한 액수는 지금까지 한인타운에서 모금한 정치인 후원금 중 최대 규모다. 이외에도 제리 브라운 가주 주지사, 테리맥컬리프 DNC 회장 등 굵직한 주류 정치인들을 타운에 초대해 한인 커뮤니티의 잠재력을 보여주고 차세대 한인들이 주류 정계와 네트워크를 다질 수 있도록 도왔다. 2000년대 들어 한인 1세들이 잇따라 정치에 도전하자 든든한 후원자로 기금모금 등 지원을 마다하지 않았다. 1938년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65년 유학차 도미해 LA 인근 퍼시픽 주립대 사회학 석사학위를 받은 후 한인타운에서 보석상, 총기상을 운영했다. 또한 한국에 커피빈, 명품 브랜드 구찌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며 성공한 사업가로 이름을 알렸다. 1972년 남가주 한인회 이사를 시작으로, 도산기념사업회 위원장, 나우경제인회 회장, 코리아타운번영회 회장, LA시 커미셔너, 민주평통 자문위원, 베벌리힐스 자매도시위원 등을 맡으며 다양한 분야에서 한인사회에 봉사했다. 장례식은 7월 6일 오후 3시 할리우드 힐스 포리스트론 처치오브더힐(Church of the Hills)에서 치러진다. 유족으로는 미망인 낸시 박씨와 2남(제임스, 존) 5녀(제니퍼, 앨리스, 제니스, 제인, 지나)가 있다. ▶연락:(213)255-8887 장연화 기자삶과 추억 클린턴 정계진출 힐러리 한인후원회 한인사회 영향력 한인 후원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