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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복·플레이노는 최상위, 코퍼스 크리스티는 최하위

 개인금융정보 웹사이트 ‘월렛허브’(WalletHub)가 산정한 ‘2024년 3분기 기준 학자금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도시’(Cities With the Highest Student Loan Delinquency Rates in Q3 2024) 순위에서 텍사스주의 루복과 플레이노는 최상위권인 전국 7위와 8위에 오른 반면, 코퍼스 크리스티는 최하위권인 전국 97위를 기록해 대조를 보였다. 2024년 현재 4,220만명의 미국인들이 학자금 대출 부채를 안고 있으며 그 규모는 약 1조 6,100억 달러에 달한다. 대학 교육비가 너무 비싸고 많은 사람들이 대출을 받기 때문에 안타깝게도 일부 사람들은 연체될 수밖에 없다. 학자금 대출 연체는 연체료 부담과 아울러 신용 점수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을 뿐 아니라 임금 체불과 같은 다른 결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연체 정도는 미국내 도시별로 차이가 적지 않다. 월렛허브는 미국내 100개 도시(인구 순)들을 대상으로 2024년 3분기 기준 소비자 연체율(consumer delinquency rates)에 대한 독점 사용자 데이터(proprietary user data)를 분석해 학자금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도시 순위를 매겼다. 이번 조사에서 텍사스 주내 도시들은 큰 차이를 보였다. 루복과 플레이노는 연체율이 각각 1.77%, 1.71%로 최상위권인 전국 7위와 8위에 올랐다. 반면, 코퍼스 크리스티는 0.27%에 불과해 최하위권인 97위를 기록했다.   또한 휴스턴과 달라스는 각각 1.42%, 1.33%로 상위권인 전국 20위와 23위에 오른 반면, 오스틴과 엘 파소는 각각 0.48%, 0.43%로 역시 최하위권인 84위와 88위에 그쳤다.   이밖에 샌 안토니오는 1.21%로 전국 29위, 포트 워스는 1.04%로 37위, 어빙은 0.98%로 45위, 알링턴은 0.68%로 69위, 갈랜드는 0.59%로 79위였다. 100개 도시 가운데 학자금 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은 도시 전국 1위는 3.04%에 달한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였으며 이어 애리조나주 챈들러(2.55%), 캘리포니아주 베이커스필드(2.38%),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2.05%), 매릴랜드주 볼티모어(2.00%)의 순으로 2~5위에 이름을 올렸다. 6~10위는 미조리주 세인트 루이스(1.83%), 루복(1.77%), 플레이노(1.71%), 애리조나주 길버트(1.65%), 노스 캐롤라이나주 더럼(1.64%)의 순이었다. 이에 비해 연체율이 제일 낮은 도시는 캘리포니아주 샌타 애나(0.20%-전국 100위)였고 캘리포니아주 어바인(0.25%-99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0.27%-98위), 코퍼스 크리스티(97위), 버지니아주 체서피크(0.33%-96위)의 순이었다. 이밖에 주요 도시들의 연체율과 순위를 살펴보면, 필라델피아(1.50%-13위), 워싱턴DC(1.44%-17위), 애틀란타(1.41%-21위), 뉴욕(1.16%-30위), 시카고(1.11%-33위), 보스턴(1.08%-34위), 샌프란시스코(0.97%-47위), 마이애미(0.93%-51위), 덴버(0.73%-65위), 시애틀(0.67%-72위), 로스앤젤레스(0.54%-81위) 등이다. 한편, 이번 조사를 담당한 월렛허브의 애널리스트 칩 루포는 “학자금 대출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상당한 수준의 연체 보호를 누렸지만, 이제는 제때 지불하지 않으면 부채가 점점 더 늘어나 신용을 잃을 위험이 있다. 그러나 좋은 소식은 제때 지불하지 못하더라도 연체 사실이 실제로 신용 조사국(credit bureaus)에 보고되기전 최소 30일 동안에는 연체금을 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방 학자금 대출의 경우는 이 기간이 90일까지 연장되므로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르고 장기적인 결과를 피할 수 있는 시간이 조금 더 있다”고 전했다.   손혜성 기자  플레이노 크리스티 대출 연체율 학자금 대출 도시 전국

2024-11-13

텍사스서 폭염 속 차 안에 방치됐던 아기 두 명 숨져

텍사스에서 어린 아기가 차 안에 방치됐다가 폭염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하루 사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   수사당국은 샌안토니오에서 남동쪽으로 100마일쯤 떨어진 비빌 지역에서 9개월 된 아기가 21일 할머니의 차 안에 거의 8시간 방치됐다가 사망한 사건을 수사 중이다. 비빌 경찰국은 이날 오후 4시쯤 차량 카시트에서 의식을 잃은 아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경찰국은 성명을 통해 “초동 수사 결과에 따르면 오전 8시 30분쯤부터 아기의 할머니가 아기를 뒷좌석 카시트에 앉힌 채 방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아기는 오후 4시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할머니에 의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사건은 코퍼스 크리스티 지역에서 22개월 아이가 차 안에 방치됐다 사망되는 사건이 발생한 지 24시간도 안 돼 발생했다. 코퍼스 크리스티 경찰국에 따르면 아이의 어머니인 힐다 아담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러 가야 하는 것을 깜빡했다고 주장했다.   이 아이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시까지 차에 방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힐다는 아이를 어린이집 보건실에 데려갔고 이들은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다고 한다. 경찰과 구급대원은 오후 1시 29분에 현장에 도착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살인 범죄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4년에만 미국 내에서 최소 25명의 아이가 폭염 속 차 안에 방치됐다 숨졌다고 한다.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한 주는 텍사스로, 1990년부터 2023년 사이 총 156명의 영유아가 차 속에서 폭염으로 숨졌다. 온라인 뉴스팀텍사스 코퍼스 크리스티 비빌 폭염 사망 살인

2024-08-22

모두가 용의자,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추리소설의 여왕’ 애거사 크리스티가 1934년 발표한 동명의 추리소설을 시드니 루멧(2011년 사망)이 소설이 세상에 나온 지 40년 만에 영화로 만들었고 그로부터 또 50년이 지났다. 영화는 오늘까지도 가장 흥미진진한 몰입감 최고의 탐정 추리극으로 기억되고 있다.       1973년 알 파치노 주연의 ‘세르피코’를 발표, 흥행 감독으로 떠오른 루멧은 3번에 걸쳐 작업을 함께 한 숀 코너리에게 출연을 제의했고 이후 앨버트 피니, 잉그리드 버그먼, 앤서니 퍼킨스, 로렌 바콜, 리처드 위그마크, 존 길구드, 재클린 비셋, 베네사 레드그레이브 등 당시의 명배우들이 대거 참여했다. 그러나 루멧은 독일의 전설적 배우 마를레네 디트리히를 캐스팅하는 데는 실패했다.     크리스티의 대표작  ‘오리엔트 특급 살인(Murder on the Orient Express)’은 셜록 홈스에 필적하는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Hercule Poirot)가 등장하는 8번째 시리즈이다. 크리스티의 소설들은 단순히 범인을 찾아내는 추리극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인간 심리를 깊숙이 들여다보고 사회적 메시지를 함축한다.     루멧은 출중한 외모를 지닌 상류층 인물들을 등장시켜 지적 유희를 즐기는 크리스티의 작가적 성향을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온다. 의표를 찌르는 예측 불가의 반전, 수수께끼처럼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와 서스펜스 등 크리스티의 특성들이 영화에서도 재연된다.   ‘나일강의 죽음’, ‘백주의 악마’ 등 크리스티의 여러 작품이 이미 영화화됐지만, 이 영화만큼 완성도 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없다. 이전 영화들에 불만이 많았던 크리스티도 이 작품을 마음에 들어했다.     1975년 4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총 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었고 버그먼이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피니는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더스틴 호프만(레니), 알 파치노(대부 2), 잭 니컬슨(차이나타운)과 경합을 벌였지만 정작 남우주연상은 ‘해리와 톤토’에서 열연한 아트 카니에게 돌아갔다.     크리스티는 실제 일어났던 ‘찰스 린드버그 주니어 유괴사건’에서 소재를 얻어 무대를 열차의 객실로 옮기고 그 안에서 벨기에 출신의 명탐정 푸아로가 범인을 찾아내는 플롯을 구상했다.     폭설로 인하여 발칸 반도 부근의 철로가 막힌 사이 노신사 사무엘 에드워드 래칫(리처드 위드마크)이 칼로 열두 군데가 찔린 상태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시리아 주둔 프랑스군 내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결한 명탐정 에르퀼 푸아로(앨버트 피니)는 유고슬라비아 경찰이 올 때까지 승객 13명을 잠정적 용의자로 보고 차례로 심문을 시작한다.   한 사람의 혐의가 의심스러워지는 순간, 다른 용의자가 나타나 모호하게 혐의에서 풀려난다. 13명 전원이 알리바이를 입증한다. 푸아로는 외부에서 침입했을 가능성을 의도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살해당한 래칫이 유명 파일럿 존 암스트롱의 딸을 유괴 살인한 후 도주, 신분을 세탁한 란프랑코 카세티였고, 승객 13명이 모두 암스트롱가와 연관 있는 인물이라는 사실을 발견한다.     푸아로는 승객들의 증언을 통해 예상치 못한 범인의 정체를 밝혀낸다. 그러나 당초 자신이 말 한대로 외부 침입자의 소행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마무리한다. 13명의 승객들 모두 암스트롱의 복수를 위해 라쳇을 죽인 범인(들)이었다. 퍼즐은 풀리지만 추리극은 미스터리로 막을 내린다.     화려한 조연진 모두 모자이크 그림처럼 각자의 역을 충실하게 연기했지만 영화가 흥미진진함을 잃지 않고 마지막까지 예측불허의 긴장감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피니의 연기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원작 소설에서의 푸아로는 영화보다 따뜻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캐릭터다. 하지만 약간의 각색과 더불어 유머러스하게 묘사된 영화에서의 푸아로가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시사회에 참석, 영화를 관람한 작가 자신도 푸아로를 연기한 피니의 연기에 이례적인 찬사를 보냈다. 시사회는 크리스티가 대중들에게 모습을 보인 마지막 행사였다. 4개월 후, 그녀는 85세를 일기로 평화롭게 숨을 거둔다. 김정 영화평론가용의자 크리스티 애거사 크리스티 정작 남우주연상 남우주연상 후보

2024-08-14

케네스 백 후보, 주요 인사들 지지 받아

뉴욕주하원 제25선거구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케네스 백 후보가 2년전 뉴욕시장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커티스 슬리와 전 뉴욕시장 후보와 2년전 뉴욕주지사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앤드류 줄리아니 후보의 공식지지를 받았다. 앤드류 줄리아니 후보는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의 아들이다.   케네스 백 후보는 또한 퀸즈지역의 비키 팔라디노 뉴욕시의원, 조앤 아리올라 시의원, 크리스티 마마로토 뉴욕시의원, 스테파노 포르테 뉴욕주상원의원 후보의 공식 지지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퀸즈공화당의 공식지지를 받은 케네스 백 후보는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들 및 퀸즈지역의 여러 공화당 클럽의 공식지지를 받으며, 지지세를 강화하고 있다.   케네스 백 후보 캠페인은 “지난 4개월간 청원서명 기간을 포함, 2000여 명의 공화당 유권자들을 가가호호 방문하며, 지지를 부탁했으며 매일 80명에서 100명까지 공화당 유권자들의 집을 방문하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케네스 백 케네스 백 후보 커티스 슬리 앤드류 줄리아니 비키 팔라디노 뉴욕시의원 조앤 아리올라 시의원 크리스티 마마로토 뉴욕시의원 스테파노 포르테 뉴욕주상원 공화당 후보

2024-06-19

BC주민, BC주민이보다 캐나다인이 먼저다!

 BC주민은 주보다는 캐나다라는 연방에 소속감을 더 느끼고 있지만, 동부보다는 미국의 서북지역과 더 동질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 전문기업인 Research Co.가 9일 발표한 BC주민 대상 설문조사에서 캐나다인이라는 생각이 먼저 그리고 BC주민이 그 다음이라고 대답한 비율이 62%였다. BC주민를 우선이라고 대답한 비율은 21%, 모른다가 17%였다.   캐나다인 우선이라고 대답한 비율을 인종별로 보면 한국 등 동아시아인은 64%, 유럽인이 65%, 남아시아인이 61%로 각각 나왔다.   연령별로는 55세 이상이 67%로 가장 높았고, 35-54세가 63%, 18-34세가 54%로 나이가 젊을수록 캐나다인 우선이라는 생각이 낮아졌다.   지역별로 메트로밴쿠버는 62%였으며, 프레이져밸리가 69%, 남부BC가 58%, 북부BC가 55%, 그리고 밴쿠버섬이 63%로 나왔다.   토론토나 몬트리올보다 시애틀이나 포트랜드 사람들과 더 공통점이 있다는 질문에 강한 동의 16%, 동의가 42%로 58%가 동의를 했다. 반면 아니다가 20% 강한 부정이 10%로 30%에 불과했다.   BC주가 독립해야 한다는 생각에 20%만이 동의했고 72%가 반대했다. 남은 여생을 BC주에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73%였다. 자녀가 BC주에 살 것이라고 믿는 비율도 50%로 나왔다. 모른다는 31%였다.   BC주에 사는 것이 자랑스럽다는 대답은 80%로 절대적이었다.   1986년 이후 BC주 수상에 대한 선호도에서 존 호건 전 수상이 30%로 가장 높았고, 나머지 수상들은 1%에서 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현 데비드 이비 주수상도 고작 4%에 불과했다. 모르겠다는 32%로 나왔다.   최악의 주수상으로는 존 호건 직전이었던 크리스티 클락으로 19%, 또 그 전임인 고든 캠블이 13% 등 10%대를 넘긴 2명에 올랐다.     그러나 이들 두 명이 BC주 사상 가장 장기간 한 정당이 집권한 때이기도 하다. 결국 그때는 맞았고, 지금은 틀렸다는 생각이다. 표영태 기자주민 캐나다인 bc주민 대상 나머지 수상들 크리스티 클락

2023-08-09

크리스티 전 NJ 주지사 대선 출마

크리스 크리스티(사진) 전 뉴저지주지사가 2024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30일 “대선에 나갈 준비가 됐다”며 “다음 주 뉴햄프셔주 세인 앤셀름 대학에서 열리는 타운홀 미팅에서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겠다”고 밝혔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2016년 대선에 출마했으나, 첫 격전지인 뉴햄프셔주 공화당 대선후보 예비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등 10명이 넘는 후보들 가운데 6위를 차지해 중도 하차했다.   이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캠페인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해 당선에 기여했으나,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패한 것을 인정하지 않고 반발하자 급격히 사이가 멀어졌다.   이후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극우적 발언과 대중 선동 등에 대해 ‘저격수’로서 날카로운 비판을 해왔는데,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이러한 자신의 비판적인 입장을 들어 “1위 후보인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유일한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선거운동을 위해 이번 주에 슈퍼팩(PAC) 정치후원회를 출범시켰는데, 주요 인물로는 2016년 선거운동에 참여했던 공화당전국위원회 빌 팔라투치 위원, 브라인 존스 공화당운영위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크리스티 전 주지사는 현재 공화당 대선 경쟁에 나선 트럼프 전 대통령과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 니키 헤일리 사우스캐롤라이나주지사 등에 비해 지지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크리스 크리스티 크리스티 뉴저지주지사 크리스티 대선 출마

2023-05-31

[이 아침에] 흔적 지우고 별이 되기를

자식이 제일 무섭다. 4월 초부터 봄방학이라서 뉴저지 사는 딸네가 어린 손주 둘 데리고 온다는 문자가 왔다. 한 달 전부터 큰 손님 맞는 것처럼 부산을 떤다. 달력에 도착하는 날과 떠나는 날짜에 동그라미 쳐놓고 쓸고 닦고 버리고 치우고 집 안팎 정리하느라 난리다. 혹시라도 나이 들어 찌질하게 사는 모습으로 비쳐 맘 상해 할까 봐 건강한 척, 잘 사는 척, 아무 걱정 없는 척, 표정관리도 한다. 애들이 어린 탓에 반나절이면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건대 나 홀로 깔끔 떨며 왜 정리정돈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둥지 떠난 자식은 남이다. 안 보면 그립고 왔다가 떠나갈 때 더 고마운 손님이다.   눈 뜨면 나는 집안 곳곳을 정리정돈 한다. 주변이 흐트러지면 머릿속 생각이 갈피를 잡지 못해 하루가 뒤죽박죽된다. 당일 일정에 맞는 옷을 골라 정성 들여 단장한다. 오랫동안 화랑을 경영하며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 복장을 하는 게 버릇이 됐다. 십 분이면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 내가 누구라고 잘난 척 하며 떠벌리는 것보다 보이는 대로 보여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감동과 찬사는 공짜가 아니라 준비와 노력의 결실이다.       사실은 사업이나 남의 눈 때문에 부산을 떠는 것은 아니다. 거울 속 비치는 내 모습이 허술하고 흐트러지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긍심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자부심은 다른 사람이 긍정적으로 여기거나 칭찬할 때 당당하며 뿌듯한 마음을 가질 때 생긴다. 자부심은 타인으로부터 온다. 자긍심은 본인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보람이나 행복한 감정일 때 생긴다. 자긍심의 출발은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믿지 못하면 아무도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자식은 거울 속 부모를 보고 자란다. 이제 거울 속 내 모습을 바라볼 시간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수다 떨고 동정을 바라기보다 당당하고 멋진, 진솔한 모습으로 거울 앞에 설 시간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연민과 동정이다. 자식들이 슬퍼하는 일이다. 주름진 얼굴과, 사그라져가는 동력과 굳어져 가는 사고의 밑바닥을 지켜보며 슬픔에 젖은 아이들의 눈동자를 바라보게 될 내일이 두렵다.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가구와 그림, 소장품들을 어떻게 처분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에 판매될 작품이 아니면 정리하느라 큰 고생을 한다. 연극은 막이 내리면 다음 극을 준비하지만, 인생은 단 한 번의 공연으로 끝난다. 소품은 정리되고 흔적은 지워진다.     나이 탓인지 좋은 일보다 아픈 소식을 자주 듣는다. 고교 동창은 저녁 잘 먹고 와인 한잔 마시다가 그냥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다. 두 해 넘게 의식 불명으로 요양병원에 있다가 다행히 휠체어 타고 다니며 말할 수 있게 됐다. 친구의 시계는 2년을 멈추었다 다시 충전됐다. 인생의 시계는 때가 되면 멈춘다.   나는 매일 떠나는 연습을 한다. 참하고 우아하게 죽는 연습을 한다. 자식들 어깨에 무거운 짐짝 남겨 주지 않으려고 매일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리하며 산다.  벌써부터 나이 타령하며, 힘없다고 지금 안 하면 나중에는 정말 더 힘들어 못 하는 때가 온다. 흔적은 적게 남기고, 때 묻은 흔적은 지우고, 자식들이 살아갈 새로운 세상에 슬픔 대신 빛나는 새벽 별이나 작은 점으로 남아있기를.   이기희 / Q7 Editions 대표·작가이 아침에 흔적 지우 자식들 어깨 크리스티 경매 머릿속 생각

2023-04-02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흔적 지우고 별이 되기를

자식이 제일 무섭다. 4월 초부터 봄방학이라서 뉴저지 사는 딸네가 어린 손주 둘 데리고 온다는 문자가 왔다. 한달 전부터 큰 손님 맞는 것처럼 부산을 떤다. 달력에 도착하는 날과 떠나는 날짜에 동그라미 쳐놓고 쓸고 닦고 버리고 치우고 집안팍 정리하느라 난리방구통이다. 혹시라도 나이 들어 찌질하게 사는 모습으로 비쳐 맘 상해 할까 봐 건강한 척, 잘 사는 척, 아무 걱정 없는 척, 표정관리도 한다.  애들이 어린 탓에 반나절이면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들건 데 나홀로 깔끔 떨며 왜 정리정돈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둥지 떠난 자식은 남이다. 안 보면 그립고 왔다가 떠나갈 때 더 고마운 손님이다.   눈 뜨면 나는 집안 곳곳을 정리정돈 한다. 주변이 흐트러지면 머리 속 생각이 갈피를 잡지 못해 하루가 뒤죽박죽 된다. 당일 일정에 맞는 옷을 골라 정성 들여 단장한다. 오랜 동안 화랑을 경영하며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도 주눅들지 않는 복장을 하는 게 버릇이 됐다. 10분이면 언제든지 어디든지 출동할 준비가 돼 있다. 내가 누구라고 잘난 척 하며 떠벌리는 것보다 보이는 대로 보여 주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감동과 찬사는 공짜가 아니라 준비와 노력의 결실이다.   사실은 사업이나 남의 눈 때문에 부산을 떠는 것은 아니다. 거울 속 비치는 내 모습이 허술하고 흐트러지면 자신감이 없어지고 자긍심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자부심은 다른 사람이 긍정적으로 여기거나 칭찬할 때 당당하며 뿌듯한 마음을 가질 때 생긴다. 자부심은 타인으로부터 온다. 자긍심은 본인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보람이나 행복한 감정일 때 생긴다. 자긍심의 출발은 자신이다. 스스로 자신의 가치나 능력을 믿지 못하면 아무도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자식은 거울 속 부모를 보고 자란다. 이제 거울 속 내 모습을 바라볼 시간이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수다 떨고 동정을 바라기 보다 당당하고 멋진, 진솔한 모습으로 거울 앞에 설 시간이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연민과 동정이다. 자식들이 슬퍼하는 일이다. 주름진 얼굴과, 사그러져가는 동력과, 굳어져 가는 사고의 밑바닥을 지켜보며 슬픔에 젖은 아이들의 눈동자를 바라보게 될 내일이 두렵다.     화랑을 경영하는 동안 부모님이 돌아가셨는데 가구와 그림, 소장품들을 어떻게 처분하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소더비나 크리스티 경매에 판매 될 작픔이 아니면 정리하느라 큰 고생을 한다. 연극은 막이 내리면 다음 극을 준비하지만 인생은 단 한번의 공연으로 끝난다. 소품은 정리되고 흔적은 지워진다.   나이 탓인지 좋은 일보다 아픈 소식을 자주 듣는다. 고교 동창은 저녁 잘 먹고 와인 한잔 마시다가 그냥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다. 두 해 넘게 의식 불명으로 요양병원에 있다가 다행히 휠체어 타고 다니며 말할 수 있게 됐다. 친구의 시계는 2년을 멈추었다 다시 충전됐다. 인생의 시계는 때가 되면 멈춘다.   나는 매일 떠나는 연습을 한다. 참하고 우아하게 죽는 연습을 한다. 자식들 어깨에 무거운 짐짝 남겨 주지 않으려고 매일 깔끔하고 단정하게 정리하며 산다.     벌써부터 나이 타령하며, 힘 없다고 지금 안 하면 나중에는 정말 더 힘들어 못하는 때가 온다. 흔적은 적게 남기고, 때묻은 흔적은 지우고, 자식들이 살아갈 새로운 세상에 슬픔 대신 빛나는 새벽 별이나 작은 점으로 남아있기를.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흔적 지우 자식들 어깨 크리스티 경매 editions 대표

2023-03-28

[아트 앤 테크놀로지] 비플의휴먼원: 340억원의 가치가 있는가?

지난 9일 개최된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의 현대미술 이브닝 경매에서 NFT 혹은 ‘대체 불가한 토큰’이라고 불리는 디지털 기호와 함께 공중전화부스 같이 생긴 모니터가 들어간 사각형 기둥이 2800만 달러, 한국 돈으로 340억 원 정도에 낙찰되었다. 대형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화사한 색감의 네 면으로 구성된 수직으로 기다란 직사각형 화면에는 시시각각 바뀌어 가는 사막, 바닷가, 들과 산의 풍경을 배경으로 은빛 우주복 같은 복장의 인간 형태가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다. 대체불가 토큰과 함께 모니터가 포함된 케이스도 가져가는 셈이다. 13년 동안 거의 날마다 하나씩 제작하여 5000개의 디지털 이미지로 구성된 ‘매일: 처음 5000일(Everydays: First 5000 Days)’란 작품은 2021년 3월 크리스티 경매에서 6930만 달러, 그러니까 785억 원 정도에 낙찰되었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금액을 주고 산대체 불가능한 토큰은 하이퍼링크와 함께 주어지는 이미지 파일 양식인 JPEG 파일에 불과하다. 하지만 ‘대체불가’라는 수식어가 말하듯이 세계에 유일무이하게 존재하며 복제나 대체가 불가능하여 위조나 변조를 방지한다는 것도 매력이다. 이것을 의 비네쉬 순다르산은 ‘메타코반’이라는 별명을 가진 비트코인 및 블록체인 투자자이다. 2013년 캐나다에서 대학 다니던 시절 시작한 비트코인 투자는 10년 안에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었다. 11월에 거래된 ‘휴먼원’은 스위스 출신의 블록체인 투자가인 라이언 쭈러가 구매하였다. 크리스티 경매회사는 ‘디지털아트’라는 분야를 새로 만들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다.     비플은 1981년에 태어난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사는 작가 마이클 윈켈만이다.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그래픽 디자인을 본업으로 하고 어린 시절부터 비디오 게임 디자인을 꿈꾸어왔다. 사실 테크놀로지의 특이함으로 보자면 NFT 기술과 JPEG 파일로 만들어진 디지털 이미지는 전혀 새로울 것이 없다.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대중의 눈높이에 맞도록 ‘창조’ 해내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미술과 테크놀로지의 결합이라고 보지도 않는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만큼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비플의 작품을 소유하여 미술 컬렉터가 된 이들 블록체인 기술의 투자가들은 스스로가 메디치 가문이라든지 록펠러 집안이라든지 헤지펀드 매니저들처럼 엄청난 부를 축적한 것이 자랑스러운 것이다.    10년이 지나고 100년이 지나서 이런 대체불가 토큰으로 구매한 작품이 가치를 더욱 높일지는 의문이다. 테크놀로지가 그러하듯이 전기가 없이는 접속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주일이 채 안 되 열린 지난 15일 뉴욕 소더비 경매장의 이브닝 세일에서는 매클로우라는 부동산 개발 회사를 소유한 컬렉터의 현대 미술 작품이 거래되었는데 마크 로스코의‘No. 7’ 추상화가 무려 8250만 달러, 1000억 원 정도에 낙찰되었다. 이것은 2012년 5월 거래된 로스코의 작품이 8680만 달러에 거래된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직은 캔버스에 유화로 그린 로스코의 작품이 대체 불가한 토큰으로 된 작품보다는 우위에 있다. 매클로우 컬렉션의 잭슨 폴록이 그린 추상화 ‘Number 17, 1951’ 작품은 6100만 달러에 팔렸다. 쟈코메티의‘LeNez’라는 피노키오의 뾰족한 코처럼 생긴 브론즈 조각은 7830만 달러에 거래되었으니 물체를 갖춘 미술 작품이 아직은‘휴먼원’이라는 이름의 대체불가 토큰보다는 우위에 있다고 보아야 할까?     매체와 소셜미디어에서 뉴스거리를 생산해 내기에는 충분할 정도의 놀라운 가치 생성이라고 본다. 철학적으로 ‘미술’ 혹은 ‘미적 향휴’라는 전통이 이런 금전적인 거래를 거쳐야만 하는지는 논쟁의 여지가 있다. 인류의 문화유산이라는 개념도 사실상 제국주의 시대를 거치면서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니 대체불가 토큰이라는 하이퍼링크가 세계문화유산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다. 블록체인 기술에 투자한 억만장자들이 벌써 무수히 많아졌기 때문이다.     새로운 것에 대한 추구라는 점에서 비플이 만든 휴먼원은 충분히 신기하다. 비플 작가는 대체불가 토큰을 산 사람은 편집 혹은 추가 영상 등을 거치면서 세월이 지날수록 새로운 화면을 소유하게 된다고 설명하였다. 청동이나 대리석, 유화로 제작된 작품들은 그들의 ‘불변함’이 작품 향유의 중요한 요소였다. 박물관, 갤러리에서는 창작 당시의 원형을 보존하고자 많은 인력과 연구 활동을 미술품 보존에 몰아주었다. 대체불가 토큰의 경우 위조나 변조, 파손의 위험이 없기에 2021년 제작 당시와 많이 달라진 표현을 2050년에 본다고 하여도 동일 작품에는 변함이 없다는 것이다. 매일 달라져 가는 작품. 대지미술운동을 한 로버트 스미슨이 듣는다면 비플의 대체불가 토큰이 풍화작용을 겪어 변해가는 자연에 더 가깝다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중세 미술을 전공한 내 입장에서는 비플의 대체불가 토큰이 수많은 순례객이 다녀가던 스페인 제국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당 조각상처럼 본질적 가치와 기능을 상실하고 한때의 영광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기술적으로 미학적으로 크게 새로울 것도 경이로울 것도 없는 선전 도구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전기를 잃으면 보이는 것도 없는 그냥 불 꺼진 상자이다. 변경희 / 뉴욕주립대 교수·미술사 전공아트 앤 테크놀로지 억원 가치 대체불가 토큰 크리스티 경매회사 현대미술 이브닝

2021-11-28

고흐 풍경화 '건초더미' 3590만불에 낙찰

나치가 강탈했던 빈센트 반 고흐의 풍경화 ‘건초더미’가 11일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3590만 달러에 팔렸다. 이는 경매에 부쳐진 그의 수채화 가운데 최고가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이 작품의 예상 낙찰가는 2000만∼3000만 달러였다.   고흐의 유명한 작품 대부분은 유화이지만, 그가 1888년 프랑스 아를 지방에 1년여간 머무는 동안 그린 이 작품은 물감과 수채화 재료, 펜과 잉크를 사용해 완성했다.   프랑스 아를 지역의 밀밭에서 수확 중인 여성들의 모습을 담은 이 그림은 목가적인 그림 내용과는 달리 소유주가 여러 차례 뒤바뀌는 험난한 여정을 거쳤다.   고흐가 37살 때인 1890년 스스로 목숨을 끊은 뒤에는 그의 동생인 테오 반 고흐가 소유하게 됐고, 1905년 마지막으로 전시된 이후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치다 2차대전 당시 프랑스를 점령했던 나치가 강탈해 갔다.   1970년대까지 행방이 묘연했던 이 그림은 다시 여러 사람의 손을 거친 끝에 크리스티 측이 수집가 및 고흐 후손들과의 협의를 통해 사들여 소장해 왔다.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파 화가인 고흐는 미술계에서 가장 위대하고 영향력 있는 작가지만 당대에는 거의 빛을 보지 못했다.     사설 고흐 고흐 그림 풍경화 건초더미 사진 크리스티

2021-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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