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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우리가 양용이다

양용 씨 총격 피살 사건 2주일이 지나도록 진실 규명에 진전이 안 보인다. 총격을 가한 LAPD 경관 한 명의 신원이 공개됐을 뿐이다. 반면 경찰이 절차와 규정을 따르지 않았다는 정황은 속속 드러났다. 양 씨는 정신과 진료를 위한 병원 이송 준비 과정에서 경찰에게 4발의 총격을 당해 숨졌다.   그가 흉기를 든 탓에 어쩔 수 없이 총을 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 무장경관 9명이 환자 1명을 못 다뤄 다짜고짜 발포했다는 건 납득할 수 없다. 먼저 설득하거나, 일단 후퇴해도 됐을 텐데, 왜 무장 테러범 잡듯 총부터 쐈나. 또 총격 직후 왜 즉시 의료 지원 요청을 하지 않았나. 사건 현장은 보존하지 않고 왜 증거 인멸하듯 치워놨나. 설명이 필요하다. LAPD 전체의 신뢰가 걸린 문제다.   경찰의 총기 사용은 시민에게서 부여받은 권한이다. 따라서 총기 사용엔 엄격한 제한이 있다. 법 집행이라는 미명 하에 무고한 시민이 희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출동 경관들이 규정을 준수했는지 철저히 살펴봐야 한다. 위반이 드러나면  무관용의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LAPD가 총격 유발 책임을 양 씨에게 떠넘긴 채, 경관 한 명의 과잉 대응을 따지려는 회피적 전술기동을 한다면, 격렬한 분노에 직면할 것이다. 이게 납세자들을 위한 공권력인가. 납세자들을 짓누르는 공폭력이라는 비판이 나올 지경이다.   현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은 경관들의 보디캠 영상이다. 경찰은 이것부터 편집 없이 전체를 즉시 공개해야 한다. 경관들의 통신 내용 등 진실 규명에 도움이 될 내용에 대한 조사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지도 지난 10일 LA시와 LAPD에 공공기록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조사 과정은 수시로 공개돼야 한다. 지연되거나 ‘수사 중인 사안’이라는 이유로 공개를 미룬다면 의혹만 커질 뿐이다. 질질 끌면 경찰에 대한 한인 사회의 시각도 달라질 것이다.     진실 규명은 누가, 왜, 몇 발을 쐈느냐 등과 같은 현장검증 수준에 그쳐선 안 된다. 개인의 잘못과 책임을 가려내는 데 머물러서도 안 된다. 우리가 원하는 진실은 경찰의 일상적 폭력성을 떠받치고 있는 구조와 제도까지 포함한다. 이를 하나하나 규명해 바로잡아야 한다.   현실적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관료조직과 강력한 노조의 존재 등이 LAPD의 자정을 가로막을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제3의 힘을 빌리더라도,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다.   캐런 배스 LA시장은 뒤늦게나마 “투명하고 완전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한인 사회는 이번 사건의 조사 과정을 끝까지 주시할 것이다. 한국인이 당했다는 이유만으로 이러는 게 아니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피살 사건 이후 수많은 한인이 경찰의 폭력에 대한 항의에 동참했다. 그러면서도 경찰력 축소나 디펀드 폴리스(Defund Police)와는 거리를 뒀다. 우리는 정의로운 경찰을 원했고, 지금 역시 그렇다.     우리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비극으로 치부할 수 없다. 그러다간 같은 피해가 반복될 뿐이다. 이젠 바꿔야 한다. 지금은 억울한 일을 당해도 호소할 데가 없었던 과거와 다르다. 한인이 힘을 합치면 바꿔야 할 것을 충분히 바꿀 수 있다. 그런데도 평소 한인의 지지를 요청하던 한인 정치인 대다수가 입을 닫고 있다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한인 사회의 바위와 같은 의지와 연대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다 함께 외쳐야 한다. 내가 양용이다, 우리가 양용이다.사설 양용 한인사회 한인 사회 무장경관 9명 진실 규명

2024-05-15

[음식과 약] 아침에 먹지 말라는 음식의 진실

아침에 먹지 말아야 하는 음식은 없다. 바나나를 아침 공복에 먹으면 마그네슘과 칼륨이 혈액 속으로 들어와서 균형 상태가 깨진다고 한다. 틀린 말이다. 바나나 1개에 300㎎으로 칼륨이 풍부한 건 맞다. 마그네슘은 바나나 1개에 30㎎ 정도로 칼륨보다는 적게 들어있다. 하지만 공복에 바나나를 먹는 정도로 인체의 전해질 균형을 깨뜨릴 정도는 아니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으로 보면 칼륨의 하루 충분섭취량은 3500㎎이다. 아침에 바나나 1개를 먹어도 하루 칼륨 섭취량의 10분의 1에 불과하다. 신장 기능에 문제가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이 정도로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지 않는다. 당연히 아침 공복에 바나나를 먹어도 된다.   빈속에 우유를 마시면 칼슘과 카제인이 위산 분비를 촉진해 좋지 않다고 한다. 고구마, 귤, 토마토, 커피도 같은 이유로 먹으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든 음식은 위산 분비를 촉진한다. 우유처럼 단백질이 풍부한 음료는 위산 분비를 더 자극한다. 음식이 식도를 통해 위로 들어왔는데 위산을 분비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우유 속 유당(젖당)을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빈속에 우유를 마시고 배에 가스가 차거나 아플 수 있다. 하지만 그런 경우에도 단백질과 같은 영양소가 체내에 덜 흡수되지는 않는다. 대개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한 번에 5g, 우유로 반 잔(100㎖)까지는 별문제가 없다. 다른 음식과 함께 먹을 경우는 희석되기 때문에 유당을 더 먹어도 괜찮을 수 있다. 하루 유당 12g, 우유로 큰 컵 한잔까지는 버틸 수 있는 사람이 대다수다.   게다가 이렇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이 우유를 마시면 2형 당뇨병 위험이 줄어드는 추가적 유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다. 2024년 1월에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실린 연구로 영국 바이오뱅크에 등록된 히스패닉 1만2653명을 대상으로 6년 동안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유당불내증이 있어도 우유를 많이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질량지수(BMI)가 낮고, 2형 당뇨 위험이 30%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소화에 문제가 없는 사람에게는 우유 섭취량과 당뇨병 위험 감소에 연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물론 이 연구 결과만 가지고 인과관계를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에게 유당이 오히려 장내 비피도박테리아 같은 유익균을 늘리고 단쇄지방산이 더 많이 생기도록 하여 식욕, 인슐린 분비, 간의 지방 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거라는 게 연구진의 추측이다. 쉽게 말해 유당불내증인 사람이 적당량의 우유를 마시면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은 유당이 대장에서 유익균의 먹이인 프리바이오틱스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잡식 동물인 인간에게는 편식보다 골고루 먹는 게 건강에 좋은 전략이다. 정재훈 / 약사·푸드라이터음식과 약 음식 진실 우유 섭취량 우유 소화 위산 분비

2024-02-29

[열린광장] 통제로 막을 수 없는 진실

2023 서울국제도서전 개막식을 앞두고 송경동 시인 등이 경찰에게 끌려나가는 뉴스가 보도될 때 나는 넷플릭스의 드라마  ‘The Days’ 4회 차를 보던 중이었다. 이 드라마는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배경으로 한 8부작이다. 2011년 지진과 쓰나미가 몰고 온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고를 둘러싼 정치인, 관료, 발전소 직원과 현장이라는 3각 구도의 갈등을 엮었다.   다소 미화, 혹은 과장되었다고 하더라도 고압적인 모습의 정치인들, 지침서가 없는 상황에서 현장 책임자들의 선택, 피폭의 두려움을 안고 현장에 투입되는 원전직원들의 처절함이 생생하게 드러났다. 아마 실제 현장은 드라마보다 더 처참했을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그 원전사고로 민주당은 선거에서 자유민주당에게 지고 말았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넷플릭스를 통해 ‘The Days’를 볼 수 없는 모양이다.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대처 방식에 불만을 가진 국민이 많은 상황에서 혹시라도 이 드라마가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 아닐까 싶다.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에 대해 의도적인 허위사실을 유포하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혀 앞으로의 대립각은 커지면 커졌지 잦아들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우람한 체격의 경찰에게 끌려나가는 한 시인의 모습을 보며 시인이 짐짝처럼 끌려나가도 이상할 게 없는 세상에서 어디에 희망을 걸어야 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었다.     문학은 인간을 소재로 삼는다. ‘인간’을 표현하는 작가가 기득권에 저항하는 건 어쩌면 불가피한 일이기도 하다. 역사는 지배자로 일컫는 기득권층에 대한 피지배층의 저항을 기록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그 부당함을 펜으로 지적할 때 비로소 글은 잡문이 아닌 문학이 되어 그 가치와 평가를 받게 된다.    송 시인 등이 끌려나간 이유는 작가 오정희의 서울국제도서전 홍보대사 위촉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작가 오정희는 박근혜 정부 때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핵심 위원으로 있으면서 문학예술계의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는 데 앞장섰던 인물이다. 이에 문화예술인들이 강력한 반대에 나서자 경찰이 작가들을 끌어내는 사태까지 벌어진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지켜야 하는 작가가 헌법에 보장된 표현과 사상, 양심, 출판의 자유 등을 은밀한 방식으로 억압하고 통제하는 데 동조했다니 ‘습작 기간 오정희 단편소설을 4번이나 필서 했다’는 표절 논란의 작가 신경숙의 진지한 고백이 우스워졌다. 이처럼 반발이 거세자 작가 오정희는 홍보대사를 사퇴했다.   억압의 첫 단계는 문화예술을 통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창작욕구도 인간의 본능이다. 역사에 비추어 탄압과 검열, 그 암울한 시절을 지난하게 지나왔어도 저항은 끊이지 않았다. ‘The Days’의 방영은 통제할 수 있겠지만 진실을 덮을 수는 없을 것이다. 권소희 / 소설가열린광장 통제 진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후쿠시마 원전사고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핵심

2023-06-25

[차세대 리더를 만나다] "진실 밝혀졌다면 재판 져도 즐겁다"

"재판에서 지더라도 진실을 제시하는 것이 검사의 가장 높은 윤리적 의무입니다."   LA카운티 검찰 센트럴 트라이얼스(Central Trials) 소속 저스틴 김(38.사진) 검사(Felony Trial Deputy)는 지난 2015년부터 법조계에 투신해 올해로 9년 차 검사다.   LA카운티에서 기소 시 90%는 유죄를 인정하고 형량을 협상하는 사법 거래로 끝나지만, 나머지는 공판절차로 이어진다.   LA다운타운 형사법원(Clara Shortridge Foltz Criminal Justice Center)에서 근무 중인 김 검사는 수백 건의 사건을 맡아 12건의 경범죄와 25건의 중범죄, 총 37건의 재판 경험이 있다.   현재도 10건의 살인사건과 여러 건의 강도, 증오범죄, 폭행 등 30건 이상의 중범죄 케이스를 맡고 있다.   김 검사는 검사의 윤리적 의무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검사에게 수사권이 있지만, 미국 검사는 기소자(litigator)다. 합리적 의심을 넘어 정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며 "물론 검사에게도 승소는 중요한 의미이지만 변호사가 갖는 승소의 개념과 다르다. 진실이 밝혀졌고 무고한 사람이 혐의를 벗었다면 지는 것도 즐거워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검사는 LA한인사회에서 잘 알려진 김기준 형사법 전문 변호사와 민 김 오픈뱅크 행장의 아들이다. 그는 "어릴 적 아버지를 보며 자랑스러워했다"며 "어쩌면 변호사와 검사라는 상반된 일을 하고 있지만 같은 법조계에서 사람들을 돕는 공통적인 일을 하는 것에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 검사는 "축구에서도 공격수가 있듯이 방어보다는 공격이 성격상 잘맞아서 법대생 시절부터 오로지 검사를 꿈꿨다"고 말했다.   그는 법대생 시절 법률 서기(law clerk)로 일하면서 처음 참여한 재판이 한인 업주를 총격 살해한 강도 사건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처참히 숨진 피해자의 사진과 증거들을 보며 '과연 내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며 "하지만 당시 피고의 유죄를 입증한 담당 검사의 손을 부여잡고 고맙다며 우는 유가족을 보며 검사일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 검사는 검찰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가 7~8년 전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전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설 때 배심원들이 의심의 눈길을 종종 보인다. 마치 검사가 나쁜 쪽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라며 "점점 (범죄자를) 기소하기도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김 검사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홈리스와 범죄의 증가와 그간의 소송 적체 건으로 일은 많아졌지만, 검사들의 수는 줄고 있다. 팬데믹을 기점으로 바뀐 사회적 분위기가 영향을 끼쳤고, 조지 개스콘 검사장의 취임 역시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고 그는 말했다.   김 검사는 "(개스콘은) 기존의 검사장과는 많이 다르다. 기소에 대해 우리가 갖는 철학과도 다르다"며 "체포를 해도 기소되지 않는다는 경찰의 고충을 알고 있다.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해 떠나는 검사들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까운 미래에 상황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며 "어려운 시기를 지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규모인 LA카운티 검찰청은 카운티 내 88개 도시 중 자체 검찰청이 없는 78개 도시의 경범죄와 카운티 전역의 중범죄의 공소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800명의 검사가 소속돼 LA다운타운에 있는 형사법원과 각 지역 법원에서 활동 중이다. 김 검사에 따르면 현재 LA카운티 검찰 소속 한인 검사는 40~50명이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차세대 리더를 만나다 재판 진실 la카운티 검찰청 la다운타운 형사법원 담당 검사

2023-05-03

사조대림, 진실함 바탕된 'ESG 경영'으로 미래 준비

1945년 광복 이후 '낙후된 국내 수산업을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시키겠다'는 사명으로 출범한 '사조대림'은 수산으로 출발해 2006년 사조그룹으로 편입되면서 종합식품회사로의 전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최초로 식품안전관리인증(HACCP) 시스템을 도입 식품 안전 관리에도 앞장서 온 사조대림은 소비자를 위한 진심으로 내실을 기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기업 생태계에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지금 사조대림은 이보다 앞선 ESG 개념을 경영에 도입하고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친환경 생산방식으로 플라스틱 사용 160톤 줄여   1945년 서대양주식회사로 첫발을 내디딘 사조대림은 수산 부문에서는 세계 최다 횟감용 참치 선단을 가진 사조그룹과 수산 부문을 통합함으로써 오는 시너지 효과로 트롤 분야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다.     특히 사조대림은 수산자원의 남획과 고갈로 가장 먼저 '지속가능성'을 고민한 기업 중 한 곳으로 이미 ESG 개념을 도입한 생산방식을 차용하고 있다. 종합식품기업으로 확장하면서 사조대림의 ESG는 지속가능성과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문제로 발전돼 나가고 있다. 가공식품의 원료부터 부자재까지 많은 부분이 환경에 영향을 끼치는 만큼 사조대림은 포장용 플라스틱과 부자재들을 줄이거나 재활용하기 위한 고민을 기울이고 있다.   사조대림은 2021년 식용유 투명 페트병 적용을 시작으로 지난해 캔햄 제품들의 플라스틱 캡을 모두 제거해 탄소 줄이기에 동참했다. 작은 실천처럼 보이지만 사조대림의 프리미엄 캔햄인 '안심팜'과 실속햄 '라이트팜' 모두 플라스틱 캡을 제거하면서 연간 38톤 수준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저감했다.   이 같은 노력은 올해 더욱 확대될 계획이다. 사조대림은 '더고소한김'과 '대림선 유부초밥'의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한 제품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매년 명절마다 큰 판매고를 올리는 안심특선 선물세트에도 친환경 캠페인이 예정돼 있다. 선물세트에 사용되는 부직포 가방을 종이 재질의 친환경 소재로 변경 연간 160톤 수준의 플라스틱을 축소할 방침이다.   ▶현실적 사회 공헌 지배구조 개선으로 내실 다져   사조대림의 사회적 공헌활동은 사회 곳곳의 그늘진 곳에 세심한 손길을 보내는 '진정성'으로 정평이 나 있다.   사조대림은 본사가 위치한 서울 서초구와 정기기부협약을 통해 분기별로 저소득 가구를 대상으로 식료품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동해안 지역이 산불로 어려움을 겪을 때 1억5000만원 상당의 식품 지원을 통해 피해 복구에 동참했다. 또한 지난해 여름 수도권 지역 집중호우 피해 이재민을 위해서는 식용유 참치 캔햄 등 2억원 상당의 구호품을 지원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사조대림은 지난해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힘들었던 소비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 위해 고추장과 간장이 판매된 금액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캠페인을 진행 소비자들이 사조대림을 생각하는 기대치에 부응하며 기업가치를 올리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제주도에 10여 명의 중증장애인을 고용해 스포츠 등 다양한 외부활동을 권장하고 급여를 제공하는 등 의무고용인원 27명과 경증장애인 3명 중증장애인 12명 등을 고용했다. 사조대림은 이 같은 활동을 그룹 전체로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ESG 경영에서 등한시하고 있는 지배구조 개선에 있어서도 나름의 방식대로 내실 있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SG 위원회를 이사회에 신설해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환경문제 대처 투명한 지배구조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그뿐 아니라 소액주주들까지 고려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배당정책을 통해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배당활동도 꾸준히 펼칠 전망이다.     ▶'지속가능성' 미래 위한 가치로 삼아   사조대림은 대한민국의 식품산업을 지속가능하게 끌고 가야 한다는 사명아래 포장재 감축과 개선 외 올해부터 된장 제품에 '미국대두협회 지속가능인증'을 받으며 식품산업의 지속가능을 앞선 움직임으로 보여주고 있다.   지난 1992년부터 장류 판매 개시 후 '순창궁' 브랜드를 운영하며 국내 장류 시장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는 사조대림의 된장 품목에 지속가능인증을 적용하며 국내 장류 업계 최초로 친환경 인증마크를 부착했다. 지속가능인증은 환경을 고려한 체계적인 생산 프로세스를 통해 만들어진 미국대두를 60% 이상 사용했을 때 받을 수 있는 인증으로 사조대림은 지속가능인증 표착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지속가능의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실 사조대림의 ESG는 일찍부터 시작됐다. 사조대림이 1996년 국내 최초로 개발 생산한 친환경 제품 'ESO'가 대표적이다. PVC 불연소재 등 기존 화학 원료를 사용해 생산한 제품을 식물성 유지를 활용해 대체한 제품으로 개발 초기부터 높은 원가구조로 수익성이 높지 않았으나 화학제품으로 인한 환경문제 개선을 목적으로 지속적인 생산을 해왔다. 최근 ESG 경영 트렌드와 연계해 시장 규모가 확대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는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사조대림 인천공장은 LNG 연료 대신 폐목재를 사용해 나오는 스팀으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사조대림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이 모여 ESG 경영으로 빛을 보고 있는 지금 사조대림은 지금까지처럼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   [특별 인터뷰] 김상훈 사조대림 대표이사     "우리나라의 식품산업은 '지속가능성'에 가치를 두고 발전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식품의 원료뿐만이 아니라 포장에 사용되는 부자재들 또한 지구의 한정된 자원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자원이 고갈됨에 따라 우리 식품기업 또한 계속해서 재활용 및 업사이클링 지속가능한 자원의 개발에 관심을 갖고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1985년 사조산업에 입사해 '정통 사조맨'으로 잔뼈가 굵은 김상훈 사조대림 대표이사는 '진정성'과 '소통'을 최고 가치로 삼고 있다.   "사조대림은 보여주는 것보다는 내실 있게 진정성 있게 소비자를 대한다는 것을 기본 가치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진정성이 있어야 직원들이 저를 믿고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구태의연하지만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을 신념으로 삼고 직원들과 소통하며 사조대림을 이끌고 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ESG 경영에 관심을 가지면서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서울대 환경대학원 ESG 과정 1기생을 수료한 김 대표는 지속가능성이 사조대림을 관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조대림은 과거부터 '지속가능한 경영'을 목표로 달려왔습니다. 이번에 지속가능인증을 받은 식품 제품들은 그 생각이 발현된 것일 뿐입니다. 우리 가족들이 먹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식품을 생산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미래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기업의 미래를 위해 ESG가 더불어 가는 개념으로 발전해 나간다면 소비자는 그런 회사를 선택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사조대림은 뚜벅뚜벅 그 길을 걸어가겠습니다."업계 사조대림 진실 미래 준비

2023-03-27

"다시 한번 진실을 찾고 싶다"

          지난해 한인 여고생 이해민 양(사건 당시 19세) 살해 혐의로 복역 중이던 아드난 사이드(42)가 무죄 판결로 석방되면서 피해자 유족 측이 제기한 소송을 위한 첫 심리 공판이 지난 2일 메릴랜드주 애나폴리스 소재 항소 법원에서 열렸다. 재심이 이뤄지려면 항소심 재판부가 사이드에 대한 무죄 판결을 무효화해야 하며, 일시적일지라도 아드난 사이드는 한 번 더 유죄 판결을 받아야 한다. 이번 심리 공판은 이해민 양에 대한 형사 사건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항소가 문제가 되는지 여부에 대해 초점이 맞춰졌다. 심리 공판에는 항소 법원 판사 스튜어트 R. 버거, 캐서린 그레이프, 그레고리 웰스가 참여해 사이드의 무죄 판결을 무효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피해자 유족 측에 제기했다. 이해민 양 유족 측은 “작년 9월 19일에 이뤄진 공판에 참여할 충분한 사전 통보를 받지 못했다”며 사이드의 무죄 판결에 항소했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이해민 양의 오빠 영 리 씨는 당시 법원에게 하루 전날에 공판일을 통보받아 참석하지 못하였고, 이에 따라 공판에 참여할 권리를 잃게 되었다. 영 리 씨는 “우리 가족을 비롯해 모든 피해자와 가족들의 권리를 보호하고, 메릴랜드주 헌법에 따라 존엄성과 권리를 바탕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재판부가 사이드의 유죄 판결이 기각된 심리를 재진행 할 것을 요청했다. 이에 사이드 측은 반발했다. “현재 형사 사건이 실질적으로 있지 않기 때문에 영 리의 항소는 무의미하며, 유족 측의 항소는 형사법 체계의 한 축인 검사의 재량권을 무시한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또한 사이드는 공판일 당일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난 24년 동안 내 아버지, 어머니, 남동생은 정말 힘들었다”며 “이해민 유족 또한 고통받고 있다는 것을 알고 인정하지만, 우리 가족 또한 오랜 기간 고통 속에 있었음을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99년 볼티모어 소재 우드론 고교에 12학년이었던 이해민 양의 살해 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던 아드난 사이드는 작년 9월 갑작스러운 무죄 판결로 23년 만에 석방됐다. 당시 부패 혐의로 재판을 앞두었던 볼티모어 검사장 메릴린 모스비가 ‘의로운 검사’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사이드를 석방해, 이해민 양 사건이 정치적으로 사용되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아직 진범이 밝혀지지 않았으며, 검찰은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용의자 두 명이 있다는 점만 공시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진실 이해민 아드난 사이드 항소심 재판부 이해민 유족

2023-02-03

[기자의 눈] 마리화나에 대한 진실과 오해

 마리화나의 중독성이 약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분류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대마초, 위드, 카나비스 등 전 세계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는 이 식물은 한국에서는 생산과 소비가 불법이다. 네덜란드와 캐나다처럼 합법으로 하는 국가도 있지만 미국 역시 연방차원에선 불법으로 규정하고,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일부 주에서만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하고 있다.   ‘마리화나는 중독성이 약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입장을 대변하자면, 원래부터 의료용으로 사용됐다는 것이다. 마리화나 성분 중 CBD, 칸다비디올이 의료 목적으로 사용되는데, 관절염과 같은 만성 통증 질환자나 암환자들의 통증을 줄여줄 수 있다. 하지만 ‘먹으면 사망한다’고 알려진 위험한 약물 중 하나인 펜타닐도 말기 암환자 등 중증질환 환자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만든 진통제다. 모르핀, 암페타민, 엑스터시 등도 모두 의료 용도로 합법이지만 일반인에겐 불법이다. 즉, 약물의 종류가 문제가 아니라 어떤 용도로 사용하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건강식품으로 복용하는 헴프시드를 위한 ‘헴프(Hemp)’도 있다. 마리화나 판매 인증을 받아 합법으로 운영하고 있는 업소에서는 그래도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적정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문제는 위험 물질을 포함한 마리화나도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 한국에서 마약 하면 떠올리는 것이 ‘뽕’. 즉 환각작용인데 마리화나에는 ‘THC’ 성분이 환각작용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감정을 조절하는 신경전달 물질의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감정의 증폭이 걷잡을 수 없게 되며 장기 복용 시 ‘단기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현재 캘리포니아에선 법으로 허용하는 기호 마리화나에 THC가 회당 최대 5mg을 넘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불법 업소에서 운영하는 마리화나에는 봉지당 600mg 이상이 들어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안전 기준치의 무려 100배 이상이 함축돼 있으니 환각 작용이 얼마나 심각할지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심지어 마리화나가 합법인 네덜란드에서 마약중독자의 4분의 1이 마리화나 중독자다.   마리화나가 중독성이 약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담배, 술보다 의존성이나 독성이 낮기 때문에 오히려 안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약이라는 것은 의존성과 독성만으로 구분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마약에는 마리화나보다 더 약한 종류도 많다. 설사 금단증세가 담배보다 약하더라도 정신적 의존성이나 위해성은 담배보다 심각하고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충분히 중독돼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신체기관이 아직 제대로 성숙하지 못한 영유아나 청소년들에게 마리화나는 중독 증상으로 치명적일 수 있다. 프랑스 소아과의학회에 따르면 2004년부터 2015년까지 마리화나 중독 증세를 보여 응급실에 실려간 6세 미만 어린이가 235명에 달한다. 2012년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랜셋(Lancet)’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영국 의과학자들이 담배, 알코올, 마리화나 등 20개 물질에 대해 평가를 시행한 결과 마리화나가 ‘중급’에 속하는 마약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속칭 물뽕이라 불리는 ‘GHB’, 환각버섯 등보다도 마리화나가 높은 수준의 해악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마리화나로 인해 운동능력이 감소해 교통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독일의 연구 결과도 있다.   마리화나가 합법인 주에서도 21세 이상 성인들에게만 제품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제한하고 있다. 청소년의 마리화나 중독은 분명 위험한 경고다. 이 메시지엔 다른 의도가 없으며 수많은 연구 결과가 보여주는 경고다. 여전히 연방을 비롯해 많은 나라에서 마리화나를 마약으로 분류해 거래를 막는 이유이기도 하다. 홍희정 / JTBC LA특파원·차장기자의 눈 마리화나 진실 마리화나가 중독성 마리화나 중독 기호용 마리화나

2022-04-11

[열린 광장] 진실을 비추는 거울

거울은 거짓이 없다. 거울은 일년, 열두 달 거짓말 없이 살아간다. 보이는 모습 그대로 비춘다.     백설공주 동화에는 거울이 등장한다. 계모 왕비가 거울을 보고 “이 나라에서 누가 제일 예쁘냐?”고 물었다. 거울은 한결같이 “그야 왕비님이죠”라고 대답한다. 그런 어느 날 거울의 대답이 바뀐다. “백설공주가 제일 예쁩니다”라고 대답하자 이 말이 화근이 돼  공주의 시련이 시작된다. 거울은 이야기의 흐름을 한 순간에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인간의 시련은 거짓으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성경에 의하면 태초의 인간도 사탄의 거짓에 속았기에 시련을 자초했다.   거울은 언제나 진실하다.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알려주고 비쳐준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 이라는 말이 있다.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닮은 것은 물론이고 부모의 모든 행동이 자녀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있으니 그렇게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성경 또한 하나님을 비춰주는 거울이고 율법을 통해 우리가 죄인이라는 것을 비춰주기에 율법의 거울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거울을 발명한 사람은 누구일까? 누군인지는 모르겠지만 진실되고 정직한 성품의 소유자가 아닐까 상상해 본다. 설사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 할지라도 닦고 또 닦아 해맑은 거울을 만들다 보면 자신의 마음과 영혼은 깨끗이 씻겨져 내려 맑은 시냇물과도 같을 것이다. 거울은 있는 그대로 보여주면서 그 속에 있는 영혼은 말이 없다. 상대가 말을 해도 듣고만 있다. 칭찬을 하든 욕을 하든 묵묵히 듣는다.     행복을 비추면 행복을, 고통을 비추면 고통을 보여주는 거울에게 나는 종종 미소를 달라고 애원을 한다. 거울은 좀처럼 나에게 미소를 주지 않는다. 소리 없는 영혼의 음성은 유머를 좀 더 연구하라는 소리만 울린다. 거울을 보면서 찡그린 얼굴을 펴고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기도 한다. 거울 앞에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이다.     나는 사무실에서 일을 하다 종종 화장실에 다녀온다. 생리적인 해결도 보아야 하지만 피곤한 나의 얼굴을 거울을 통해서 보기 위함이다.   어린 시절에는 종종 어떤 영웅의 이름을 거론하며 나는 아무개를 거울 삼아 세상을 살아야 되겠다고 다짐을 했던 적이 있다. 지금은 거울에 비춰지는 모든 것이 거짓투성이 뿐이다. 사회의 변천인가 나이 탓일가 요즘 세상은  존경할 만한 인물이 나타나지 않는다. 거울을 보고 이 모습 저 모습으로  미소도 지어보고 찡그려 보기도 하지만 영웅은 찾아 볼 수가 없다. 분명히 거울은 거짓말을 하지 않을 텐데….   팬데믹이 속히 사라지고 거울 속에 진실된 세상이 비춰지기를 바랄 뿐이다.  백인호 / 송강문화선양회 미주회장열린 광장 진실 비추 백설공주 동화 계모 왕비 나이 탓일가

2022-02-11

[열린 광장] 진실의 종아 울려라

 “어젯밤에 눈이 왔어”라는 문장과 “어젯밤에 눈이 오더라”라는 문장의 차이는 무엇일까. 두 문장 모두 어떤 사실에 관해 서술하고 있어도, “눈이 왔어”는 직접 경험하지 않은 일에도 쓸 수 있지만, “눈이 오더라”는 경험한 사실에만 쓸 수 있다는 차이가 있다.   또한 “어젯밤에 눈이 왔대”가 되면 다른 사람의 얻은 정보를 통해 알게 된 사실이라는 내용이 함축돼 있으며, “어젯밤에 눈이 왔나 봐”는 간접적인 단서를 통해 추론한 정보라는 사실이 들어 있다.   이처럼 우리말은 정보의 출처와 습득 방식을 문장의 끝에 전달한다는 특징이 있다.   몇 달째 정치의 시절이 계속되고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소문이 사실처럼 퍼지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진실인 양 받들어진다. 자신만의 의견(opinion)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자신만이 사실(facts)을 가질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닐 텐데, 자신의 의견만이 사실이고 진실인 것처럼 다른 의견을 묵살하고 부인하고 단죄하기까지 한다.   처음 등장했을 때 무척 낯설었던 ‘탈진실(脫眞實, Post-Truth)의 시대’가 도래했다. ‘탈진실’이란 “공중의 의견을 형성하는 데 객관적 사실이나 진실보다는 주관적 신념과 개인적 감정에 호소하는 것이 더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견해에 도움이 되는 정보만 그것의 사실 여부를 떠나 선택적으로 취하고, 자신이 믿고 싶지 않은 정보는 외면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리스 철학은 아무것도 알지 못하면서 스스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가르치면 되지만, 오히려 심각한 문제는 이미 진리를 알고 있다고 믿는 태도라는 것이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네가 너 자신을 얼마나 알고 얼마나 모르고 있는지를 알아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야만 진정한 앎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도교에서도 “너희는 말할 때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고 말하며, 논어에서는 “아는 것을 안다고 하고, 알지 못하는 것을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 이것이 참으로 아는 것이다”(知之爲知之, 不知爲不知, 是知也)고 가르친다.   진실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어디서 나온 것인지 어떻게 습득된 정보인지 꼼꼼하게 따져보는 일이 밑바탕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연규동 / 경성대 한국한자연구소 교수열린 광장 진실 탈진실 post 문장 모두 습득 방식

2022-01-16

[J네트워크] 삼가 ‘진실’의 명복을 빌기 전에

“페이스북을 탈퇴하기로 했다”고 페이스북에 쓰려다 멈칫했다.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이 ‘페이스북은 사람보다 이윤 창출을 우선시한다’고 폭로한 장문의 청문회 증언을 읽은 뒤다. 문제는 그 뒤. 이 멋진 용단을 친구들에게 알리겠다는- 실은 자랑하고 싶다는 - 생각에 나도 모르게 페이스북 아이콘을 폰 액정에서 두 번 클릭하고 있었던 것. 신라 화랑 김유신은 습관적으로 기생집으로 향한 (애꿎은) 말의 목을 베었다지만, 21세기 내 (값비싼) 스마트폰엔 죄가 없다. 페이스북 중독이 심각한 나 자신을 탓할 수밖에.   하우겐의 폭로의 핵심은 페이스북이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간의 분열을 조장 또는 묵인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럼 그렇지” “거봐 내 말이 맞지” “내가 뭐랬어”라는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트에 ‘좋아요’를 더 눌렀고, 이는 페이스북의 이윤 창출에 직결됐다. 그 때문에 페이스북은 분열을 조장하는 콘텐트를 더 많이 노출하는 전략을 취했으며 그 과정에서 팩트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비단 페이스북뿐이랴. 국내외 플랫폼이 알고리즘과 확증편향을 먹고 자란다는 사실은 그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가 잘 안다. 모르는 척하는 중일뿐. 그나마 미국은 내부고발자의 자정 노력이라도 꿈틀대는데 우리는 어떤가.   미국의 평론가 겸 작가 미치코 카쿠타니가 2018년 펴낸 책 제목을 ‘진실의 죽음’(번역본 제목은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으로 지은 건 의미심장하다. 카쿠타니는 책에서 “객관성이 죽은 사회에선 ‘옳아야 한다는 의무’도 없어지고 남는 것은 ‘재미있으면 된다’는 요구밖에 없다”며 “팩트는 죽고 의견만 난무하는 사회가 됐다”는 요지의 주장을 편다.     현재 한국 사회를 대입해봐도 이물감은 없다. 카쿠타니는 책 제목을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인 ‘진실이 죽었다’에서 따왔는데, 이 그림의 한켠에선 정의의 여신도 울부짖고 있다. 진실이 사라진 사회엔 정의도 없어서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 귀는 닫고 입만 여는 사람이 부쩍 많아져서 그럴까. 나만 옳고, 나와 다른 건 틀렸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요란하다. 그렇다고 갑자기 모두가 ‘나는 자연인이다’를 외치며 스마트폰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갈 순 없는 법.   대신 해독제는 필수다. 해독제의 핵심은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 아닐까.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라는 생각 말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이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손가락질 대신 귀를 여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물주가 입은 하나, 귀를 두 개로 빚은 데는 심오한 뜻이 있을 터. 나부터 실천해보련다.     페이스북부터 탈퇴는 어찌해야 할까. 이 칼럼만 마지막으로 공유한 뒤에 생각해보련다. 전수진 / 한국 중앙일보 투데이·뉴스 팀장

2021-10-17

[노트북을 열며] 삼가 ‘진실’의 명복을 빌기 전에

 “페이스북을 탈퇴하기로 했다”고 페이스북에 쓰려다 멈칫했다.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하우겐이 ‘페이스북은 사람보다 이윤 창출을 우선시한다’고 폭로한 장문의 청문회 증언을 읽은 뒤다. 문제는 그 뒤. 이 멋진 용단을 친구들에게 알리겠다는- 실은 자랑하고 싶다는 - 생각에 나도 모르게 페이스북 아이콘을 폰 액정에서 두 번 클릭하고 있었던 것. 신라 화랑 김유신은 습관적으로 기생집으로 향한 (애꿎은) 말의 목을 베었다지만, 21세기 내 (값비싼) 스마트폰엔 죄가 없다. 페이스북 중독이 심각한 나 자신을 탓할 수밖에.   하우겐의 폭로의 핵심은 페이스북이 돈을 벌기 위해 사람들간의 분열을 조장 또는 묵인했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그럼 그렇지” “거봐 내 말이 맞지” “내가 뭐랬어”라는 쾌감을 불러일으키는 콘텐트에 ‘좋아요’를 더 눌렀고, 이는 페이스북의 이윤 창출에 직결됐다. 그 때문에 페이스북은 분열을 조장하는 콘텐트를 더 많이 노출하는 전략을 취했으며 그 과정에서 팩트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 비판의 핵심이다. 비단 페이스북뿐이랴. 국내외 플랫폼이 알고리즘과 확증편향을 먹고 자란다는 사실은 그 누구보다 우리 스스로가 잘 안다. 모르는 척하는 중일뿐. 그나마 미국은 내부고발자의 자정 노력이라도 꿈틀대는데 우리는 어떤가.   미국의 평론가 겸 작가 미치코 카쿠타니가 2018년 펴낸 책 제목을 『진실의 죽음』(번역본 제목은 ‘진실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으로 지은 건 의미심장하다. 카쿠타니는 책에서 “객관성이 죽은 사회에선 ‘옳아야 한다는 의무’도 없어지고 남는 것은 ‘재미있으면 된다’는 요구밖에 없다”며 “팩트는 죽고 의견만 난무하는 사회가 됐다”는 요지의 주장을 편다. 현재 한국 사회를 대입해봐도 이물감은 없다. 카쿠타니는 책 제목을 스페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의 작품인 ‘진실이 죽었다’에서 따왔는데, 이 그림의 한켠에선 정의의 여신도 울부짖고 있다. 진실이 사라진 사회엔 정의도 없어서다.   바야흐로 선거의 계절, 귀는 닫고 입만 여는 사람이 부쩍 많아져서 그럴까. 나만 옳고, 나와 다른 건 틀렸다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요란하다. 그렇다고 갑자기 모두가 ‘나는 자연인이다’를 외치며 스마트폰을 버리고 산속으로 들어갈 순 없는 법. 대신 해독제는 필수다. 해독제의 핵심은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는 열린 자세 아닐까. 다르다고 틀린 게 아니라는 생각 말이다. 나와 생각이 다른 이는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건지, 손가락질 대신 귀를 여는 지혜가 필요하다. 조물주가 입은 하나, 귀를 두 개로 빚은 데는 심오한 뜻이 있을 터. 나부터 실천해보련다. 페이스북부터 탈퇴는 어찌해야 할까. 이 칼럼만 마지막으로 공유한 뒤에 생각해보련다. 전수진 / 한국 투데이·뉴스 팀장

2021-10-13

'1000만 관객 제조기' 류승완 감독 '군함도' 북미 개봉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 '군함도'가 오는 7월 28일 오렌카운티에 위치한 CGV 부에나파크 극장에서 국내와 동시개봉을 확정했다. '군함도'는 이후 LA 한인타운 중심에 있는 CGV LA 극장을 포함한 북미 주요 도시에서 약 40여개관에서 8월 4일 개봉하게 된다. 영화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베테랑'으로 1300만 명을 동원한 류승완 감독과 대한민국 대표 배우 황정민, 소지섭, 송중기, 이정현의 만남이 더해져 '군함도'는 올 여름 최고 기대작으로 손꼽히고 있다. '군함도'는 화려한 캐스팅 뿐만 아니라 의미있는 '군함도의 진실 알리기' 캠페인으로도 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독도와 동해 홍보에 앞장서고 있는 한국홍보전문가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위안부 문제에 이어 군함도를 주제로한 캠페인 광고를 세계인들이 가장 많이 모이는 뉴욕 타임스 스퀘어에 지난 3일 15초짜리 영상광고를 올려 많은 관심을 받은 것이다. 이번 영상광고는 지난 2년 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군함도(일본명 하시마)'에 조선인 강제 징용의 사실을 감추고 있는 일본 정부의 부당함을 전 세계인들에게 널리 알리고자 기획됐다. 이 대규모의 광고 캠페인을 리드한 서경덕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전 세계인들에게 일본의 역사왜곡을 널리 알리고 싶었다" 라며 "이번 광고의 가장 큰 특징은 스토리펀딩을 통해 네티즌 약 6000여명과 영화 '군함도'팀이 2억원을 함께 모아 진행한 것이기에 더 큰 의미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영화 '군함도'의 북미 개봉에 대한 자세한 극장 정보는 웹사이트 www.cj-entertainment.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승우 기자

2017-07-13

잇따라 드러나는 핼로랜 '불법 주차'

불법주차 문제로 직권남용 의혹을 받고 있는 댄 핼로랜 뉴욕시의원은 최근 또 다른 불법 주차 시비에 휘말렸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터넷 신문 ‘이그재미너닷컴(www.examiner.com)’은 지난 1일 ‘시의원이 뉴욕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뉴욕시 파킹퍼밋을 남용했다’는 고발 기사를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사진) 신문에 따르면 이날 핼로랜 의원은 흰색 재규어 승용차를 ‘NO STANDING HOTEL LOADING ZONE’ 구역에 주차했으며 당시 차 안에는 뉴욕시 발급 파킹 퍼밋이 놓여 있었다. 신문은 파킹 퍼밋이 있다 하더라도 주차금지 구역에 주차할 경우 115달러의 티켓을 받을 수 있다며 문제는 대부분 교통경찰이 그냥 지나친다는 데 있다고 꼬집었다. 앞서 뉴욕시경 대변인은 핼로랜 의원이 지난 1월 학교 앞 ‘스쿨존’에서도 불법 주차를 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간지 ‘빌리지보이스’는 핼로랜 의원에 대해 “화잇스톤 셰리프 선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 핼로랜 의원이 추 경관을 뒤쫓으며 흡사 경찰처럼 행동한 것을 지적했다. 핼로랜 의원의 직권남용을 비판하는 여론도 거세지고 있다. 데일리뉴스, 고담니스트, 빌리지보이스 등의 웹사이트에는 비판 댓글이 수십개씩 올라오고 있다. 데일리뉴스에는 ‘시의원의 보복인 것 같다. 무언가 의심스럽다’ ‘(핼로랜) 시의원의 보좌관이 몇 주 전 티켓을 받은 것을 앙갚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시의원이 개인적인 보복을 위해 업무 시간을 낭비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marcopz)’ 등의 댓글이 올라와 있다. 한편 뉴욕시 교통국(DOT) 노조와 교통 경찰 노조는 조만간 이번 사건과 관련한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용·신동찬 기자 jyahn@koreadaily.com

201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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