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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전 아내 살인범을 다시 만났다

  ━   원문은  LA타임스 10월2일자 ‘His wife was murdered in Pasadena 36 years ago. Then he had to face one of her killers again’ 제목의 기사입니다.   부엌 카운터 위에서 녹아내린 초콜릿 민트 아이스크림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알리는 첫 번째 신호였다.   1988년 10월18일 유난히 서늘했던 저녁, 토니 하로는 집에 도착해 아내 로이스 앤 하로가 남긴 쪽지를 발견했다. 그날 저녁 7시쯤 집을 나서 패서디나 플라자(Pasadena Plaza)에 간다면서 다음날 있을 친구의 베이비 샤워 선물을 사러 나갔다는 내용이었다. 그녀는 쪽지에 남편에게 아이스크림을 다시 냉장고에 넣지 말라고 적었다. 로이스는 바로 돌아와 아이스크림 파이를 만들 계획이었다. 하지만 그 아이스크림은 완전히 녹아 있었다. 이미 밤 9시가 넘어있었다. 악몽 같은 시간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속됐다.   36년이 지나 최근 LA카운티 형사법정에서 열린 재판에서 토니는 그날의 끔찍한 기억을 다시 떠올려야 했다. 재판의 피고인은 토니의 아내를 납치, 강간, 살해한 남성 중 한 명인 로널드 앤서니 존스였다.   존스와 그의 공범 마빈 트론은 로이스를 쇼핑몰에서 납치한 뒤, 패서디나를 돌아다니며 그녀의 차 안에서 성폭행을 반복했다. 그들은 로이스를 프리웨이 옆의 외딴 곳으로 데려가 머리에 총을 쏴 살해했다.   재판 증언에 따르면, 존스는 이튿날 로이스의 차를 운전하다가 목격돼 붙잡혔다. 체포 당시 존스의 재킷 주머니에서는 로이스가 살해당한 총과 동일한 구경의 총알이 발견되었고, 그의 손에서는 화약이 검출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그의 집에서는 로이스의 신용카드, 지갑, 그리고 지갑 속 물품들도 발견됐다. 숨진 로이스의 옷에서는 그의 정액도 검출됐다.   존스는 이 범죄로 30년 넘게 교도소에 수감됐다. 그는 여러 차례 유죄 판결에 대한 항소를 시도했지만, 모두 기각됐다.     하지만 2021년, 그의 살인 혐의는 연방 판사에 의해 뒤집혔다. 판사는 1991년 당시 재판이 “인종 차별로 인한 선입견이 영향을 미쳤다”고 판결했다. 당시 검찰이 흑인 배심원들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12명의 배심원을 설명 없이 배제했으며, 그 중 4명이 흑인이었다.   존스의 재판은 LA에서 인종간 갈등이 극에 달했던 시기에 열렸다. 존스와 그의 공범은 흑인이었고, 피해자인 로이스는 백인이었다.     존스의 재판은 로드니 킹이 폭행당하는 영상이 공개된 지 몇 주 뒤에 열렸다. 검찰이 배제한 흑인 배심원 중 한 명은 폭행 전 로드니 킹과 함께 차를 타고 있었던 의붓아들을 둔 사람도 있었다.   30년 후, 존스의 사건은 다시 심의됐지만 그의 변호사는 존스가 결백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54세인 존스는 납치, 강간, 그리고 하로의 살해에 가담한 것을 인정하고 있다.   존스의 변호사 일리야 알렉셰예프는 지난 3일 최종변론에서 배심원단을 향해 “존스는 1988년 그가 어리석은 19세 청년이었을 때 저지른 끔찍하고 비인간적인 모든 일에 대해 책임을 졌다”고 말했다.   존스가 인정하지 않는 것은 자신이 방아쇠를 당겼다는 사실이다. 2주간 진행된 이번 재판에서의 핵심 쟁점이었다. 존스는 그날 밤 자신이 총을 쏜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납치 과정 내내 하로를 살해할 의도가 없었다고 부인했다. 알렉세예프 변호사는 “검찰은 정말 아무런 증거가 없다. 존스 씨가 하로 씨를 살해했다는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스는 배심원들에게 가중처벌이 적용되는 특수상황, 즉 본인이 총을 쏜 범인이 아니었다는 점을 인정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배심원들이 동의하면, 그의 형량은 사형에서 25년형으로 감형될 수 있다.   이번 재판을 지켜본 조시 리터 변호사는 “변호인 측이 거의 모든 책임을 인정하는 전술을 사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때론 매우 설득력 있을 수 있다”면서 “범죄에 대해 책임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검찰이 주장하는 만큼은 아니라고 설득하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리터는 존스의 변호사가 배심원에게 제시한 점들이 실제 판결에서 상당한 차이를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존스가 총을 쏜 특수상황에 대해 유죄를 인정받지 않으면, 그는 가석방 자격이 주어질 수 있다. 만약 특수상황이 사실로 인정되면, 그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리터 변호사는 “변호인 측 입장에서 존스는 이미 많은 시간을 복역했기 때문에, 그가 원하는 것은 한 번이라도 감옥 밖 세상을 볼 기회일 뿐”이라며 “잃을 것 없는 호소”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 측은 존스가 총을 쏜 증거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체포 당시 존스는 자신이 총을 쏘지 않았다고 부인했으며, 자신은 공범 트론의 총을 들고 있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손에 묻은 화약이 BB총에서 나왔을 수도 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이후 경찰과의 인터뷰에서 존스는 자신이 총을 쏜 사람이라고 실토했다고 검찰은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는 배심원들에게 그 진술이 거짓이라고 되받아쳤다.   알렉세예프 변호사는 “존스 는 경찰과 검찰이 듣고 싶어했던 것을 단지 말했을 뿐”이라며 “검찰은 공범인 트론 역시 총을 쏜 살인자로 배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배심원들은 지난 3일 심의를 시작했고, 나흘 뒤인 7일 살인 혐의와 4건의 특수상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존스가 로이스 하로를 직접 쏜 사람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존스에게는 사형이 아닌 가석방 없는 종신형이 선고됐다.   존스에게 내려진 형량은 1992년 공범인 트론에게 내려진 형량과 같다.   LA카운티 검찰청의 조지 개스콘 검사장은 존스의 평결과 관련해 “로이스 하로와 그녀의 가족에게 정의가 마침내 실현됐다”면서 “이 평결은 30년 넘게 그녀의 가족과 우리 지역사회에 무거운 짐이 되었던 사건에 종지부를 찍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36년전 아내를 잃은 피해 당사자인 토니 하로는 그저 집에 돌아가고 싶었다.   토니는 현재 오리건주 그랜츠 패스에 거주하면서 트라우마와 슬픔 전문 치료사로 일하고 있다. 로이스와 사이에서는 자녀가 없었고, 그는 재혼하여 현재 두 명의 성인 딸을 두고 있다.   토니는 “로이스가 살해당한 사건은 내 삶을 뒤집어 놓았다”면서 “1990년대 존스와 트론의 재판은 정말 고통스러웠다. 정말 힘들었고, 삶을 이어가는 것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존스의 재심은 그에게 여전히 과거의 고통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지금까지도 트라우마가 몸에 남아 있다는 것을 안다. 내 몸은 모든 것을 기억한다”면서 “그래서 법정에서 나와 가족들에게 재판은 그때 일어났던 일을 재연하는 것과 같다”라고 말했다.   배심원들이 존스에게 1급 살인 혐의 유죄를 선고했을 때, 존스의 가족들은 법정에서 토니에게 다가와 로이스의 죽음과 다시 재판을 겪어야 하는 고통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안도감을 느꼈다”면서도 “하지만 내 남은 생애에 이 사건으로 인해 또 다시 겪고 싶지 않은 과정”이라고 말했다.   노아 골드버그 기자살인범 아내 아내 로이스 이튿날 로이스 재판 증언

2024-10-09

“아담스, 증언 방해” vs “검찰, 실제 사건 없이 무리수”

뇌물수수 등 5개 혐의로 기소된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에 대해 연방검찰이 증언 방해(witness interference) 등을 이유로 추가 기소 가능성을 내비쳤다. 뿐만 아니라 시장이 사임할 경우 자리를 이어받을 주마니 윌리엄스(사진) 시 공익옹호관도 아담스 시장에게 대가성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받는 시 건축 계약업자로부터 부적절한 자금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시장실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진다. 뿐만 아니라 연방검찰이 한국을 포함한 외국 정부와 교류한 내역을 제출하라고 했지만, 알렉스 스피아로 변호인이 아직까지 이에 응하지 않고 있어 진통이 이어진다.   2일 데미안 윌리엄스 연방검찰팀의 헤이건 스카튼 검사는 뉴욕 남부 연방법원서 대일 호 판사 주재로 열린 심리를 통해 한 증인이 시장으로부터 연방수사국(FBI)에 사실을 밝히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증언 방해 등의 혐의로 단건 혹은 병합 추가 기소가 가능하다고 시사했다.     검사는 지난 7월 한국, 중국, 이스라엘, 카타르, 우즈베키스탄 등 정부과 시장의 교류 정보에 관한 정보를 요청했으나, 변호인으로부터 회신을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이에 스피아로 변호인은 심리 후 추가 기소 건에 대해선 "검찰이 사건 실체가 없을 때 하는 이야기"라고 주장했고, 교류 정보 미송고에 대해선 인정했다. 검찰은 시장이 이민자 커뮤니티와 순수하지 않은 목적으로 교류했다고 보고 있다. 심리는 다음달 1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시장이 사임할 경우 이 자리를 물려받는 주마니 윌리엄스 시 공익옹호관은 시장에게 불법 자금을 전달했다는 혐의를 받는 브루클린 건축 계약업자 톨립 만수로브와 그의 회사 다른 두 직원으로부터 5000달러가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만수로브는 시장에게도 2021년 캠페인에 쓰라며 2000달러를 건넸고, 연방검찰은 시장이 이후 대가를 줬다고 보고 있다. 만수로브는 우즈베키스탄계로, 건축 명령 중단 해결 및 민족 커뮤니티 행사 기념 등에 도움을 받았다고, 연방 검찰은 밝혔다. 강민혜 기자아담스 무리수 아담스 증언 아담스 시장 에릭 아담스

2024-10-03

탈북자들이 증언한 "북한 속 자본주의 실태"

    "북한에서도 돈이 없으면 살 수 없으며 그 중심은 장마당이다. 그러나 장마당에서 돈많은 사람은 결국 죄인이 되고 만다."   자유북한연대(수잔 숄티 대표)가 연방의회와 UN 등에서 탈북민 증언 행사를 개최했다.     자유 북한 연대는 지난 18일 UN에 이어 19일 연방 의회내 레이번 빌딩에서 북한 장마당 활동과 개인 사업을 통해 제한적인 자본주의를 경험했던 탈북민들의 증언 행사를 개최했고, 20일에는 영 김 의원 사무실 등을 방문해 탈북민들과의 만남을 주선했다.     이들 탈북민들은 배유진, 김지영, 김항원 씨 등으로 "북한의 장마당 등을 통해 돈을 모았다가 적발되면 당국의 철퇴를 맞고 몰락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접적인 북한 내부의 자본주의 시장은 사라져서 안되고 지속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한 주민 80%가 장마당을 통해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김일성 대학을 졸업하는 등 엘리트 계층으로 북한에서 살았던 김지영 씨는 김일성 주석의 사망과 이어진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겪으며 북한 체제에 회의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대학에 입학하지 못한 친구 중 한 명이 장사꾼으로 시장에서 부를 쌓으며 가족 중 누구보다 잘 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고 식당을 개업해 운영하다 적발돼 고초를 겪었고, 결국 북한을 탈출했다"고 전했다.     배유진 씨는 량강도 예술단의 가수이자 노동자로 일하다가 고난의 행군 기간 동안 북한 당국이 식량 배급과 월급 지급을 중단하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시장 체제에 뛰어들었다. 그는 "장마당이 확장되기 시작하면서 중국 상품과 남한 드라마를 거래하며 부자가 됐다"고 했다. 그러나 당국에 적발돼 전재산을 몰수 당했고, 결국2019년 가족들과 대한민국으로 탈북했다.     김항원 씨는 국영 건설회사에서 3년간, 혜산 방직공장에서 4년간 노동자로 일했다. 그러나 기근이 이어지며 국경 지역 인근에서 중국인들과 북한산 광물을 쌀과 옥수수 가루로 바꿔치기 하는 자영업을 시작했다. 시작했습니다.  사업이 번창하면서 그를 따라하는 업자들도 생겨나고, 전국적인 유통 사업까지 일궜다. 하지만 당국의 단속과 주변인들이 검거되자 위협을 느껴 2008년 북한을 탈출했다.  박세용 기자 spark.jdaily@gmail.com북한 자본주의 자본주의 실태 자본주의 시장 탈북민 증언

2024-03-24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메이프스와 매디간

팀 메이프스라는 인물은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하원 의장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10년 이상 매디간 전 의장의 비서실장으로 일하면서 ‘게이트 키퍼’라는 별명을 얻었다. 매디간 전 의장과 접촉하거나 교류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메이프스 비서실장을 거쳐야 한다는 의미로 얻은 별명이다. 그와 매디간 전 의장의 관계를 단적으로 설명하는 단어라고 볼 수 있다.   사건의 발단은 전국적으로 미투 광풍이 불던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메이프스 비서실장은 매디간 의장 사무실에서 발생한 성추행 의혹으로 인해 사임하기에 이르렀다. 사무실 서기가 메이프스가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폭로한 직후다. 당시 스캔들은 더 큰 후폭풍이 예상되기도 했지만 메이프스의 사임으로 일단락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이후 메이프스는 UPS 트럭 운전사를 하는 등 생활고를 겪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후 더 커진다. 2021년 메이프스는 증인으로 법정에 출두한다. 매디간 의장이 재계와 결탁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다루는 재판에서다. 이 재판에 출두하면서 메이프스는 증언으로 인해 처벌을 받지는 않는다는 약속을 검찰로부터 받는다. 즉 재판에서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을 하더라도 메이프스에게 돌아오는 불이익은 없다는 의미다. 이는 검찰이 메이프스의 증언을 통해 매디간 전 의장의 부정부패 사실을 밝히기 위한 선택이었다. 메이프스만큼 매디간 전 의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확실히 아는 인물은 없기 때문이다. 단 조건은 붙었다. 메이프스가 진술한 증언은 사실이어야 했다. 거짓으로 증언한다면 당연히 이에 따르는 위증죄가 가능했다. 그렇기 때문에 메이프스는 사실만을 말하면 자신에게 돌아오는 형벌은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메이프스는 자신에게 돌아올 수 있는 불이익보다 보스의 안위를 챙겼다. 법정에서, 대배심원 앞에서 거짓 증언을 한 것이다. 거짓 증언은 도청을 통해 밝혀졌다. 가장 확실한 위증은 마이클 맥클레인과의 대화와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맥클레인 역시 매디간 전 의장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이미 컴에드 스캔들과 관련해 유죄를 선고받았던 인물이다.     메이프스는 법정 진술을 통해 매디간으로부터 어떠한 지시도 받은 적이 없다고 증언한 바 있다. 하지만 메이프스는 맥클레인과 전화와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 받으면서 매디간으로부터 성추행 관련 스캔들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의논하고 대책을 세운 사실이 공개됐다. 또 루 랭이라는 주의원의 사퇴를 위해서 매디간 의장의 지시를 받고 관련 대책을 마련한 사실 역시 검찰의 증거로 확인됐다. 메이프스는 법정에서 당시 일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증거는 다른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결국 연방 법원은 메이프스가 자신의 보스인 매디간 전 의장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법정에서 위증을 한 것으로 판결했다. 30개월의 징역형은 검찰이 요구한 5년형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형량이지만 자신의 죄가 아닌 보스의 죄를 밝히지 않기 위해 위증을 했고 사법 방해죄까지 인정돼 징역형은 피할 수 없게 됐다.     법정에서의 위증과 사법 방해죄는 중범이다. 사법 제도가 원활하게 운영되기 위해서는 증인의 진술이 중요한데 법정에서 나오는 증언이 거짓일 경우 사법 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에 법원에서는 위증과 사법 방해죄로 중하게 다루고 있다.     이번 재판으로 인해 메이프스는 징역형에 처해졌고 이미 징역형을 받은 맥클레인과 함께 매디간 전 의장의 최측근은 모두 사법 심판을 받게 됐다. 이외에도 주의회에서 매디간 전 의장을 추종하던 몇몇 의원들은 뇌물 수수와 탈세 등으로 인해 유죄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제 관심은 매디간 전 의장의 재판에 쏠린다. 사실상 지금까지의 모든 재판과 판결은 매디간 전 의장을 위한 사전 단계에 불과했을 수도 있다. 매디간 전 의장을 향한 수사의 시작이 최측근 인물과 주변 의원들로부터 시작했고 관련 재판에서 수집된 증언과 증거들은 모두 매디간 전 의장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것이 분명하다. 매디간 전 의장은 컴에드로부터 유리한 법안과 규정들을 마련해주는 댓가로 측근들을 채용해주는 등 이권을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을 앞두고 있다. 오는 10월 진행되는 재판에서 매디간 전 의장의 불법 사실이 어느 정도까지 밝혀질지 주목된다.     지난 시절 시카고와 일리노이 정계는 매디간 전 의장과 에드워드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이 좌지우지 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매디간 전 의장은 주지사보다 더 막강한 정치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아는 비밀이었다. 버크 전 시의원 역시 시의회에서 재정위원장으로 오랫동안 군림하면서 각종 이권에 개입하고 자신의 법무법인의 이득을 챙긴 혐의로 갈취와 뇌물 수수 등 13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받았고 6월에 예정된 징역 선고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매디간 전 의장 역시 지금까지 확보된 증언과 증거, 최측근들의 판결 등을 고려했을 때 유죄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메이프스의 징역 30개월 선고는 매디간 전 의장의 재판에도 참고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일리노이 정치가 막후에서 어떻게 이뤄졌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위증과 사법 거짓 증언 최측근 인물

2024-02-14

[이 아침에] 살아남은 자의 증언

“그런데 나라를 왜 빼앗겼어요?”   우리 반 해찬이가 유창하지 않은 한글 실력으로 당당하게 물었다. 잠시 나는 당황했다. 근본적인 질문이었기 때문이다. 해마다 3·1절이 다가오면 태극기를 흔드는 조선 사람에게 총을 쏘고 무자비한 고문을 했던 일본인들의 만행과 조선말을 쓰지 못하게 했던 일본인들의 탄압에 대해 설명해왔던 나였다.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업적을 강조하며 지금의 한국의 발전은 타인종에 비해 성실하고 우수한 창의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던 나에게 해찬이가 사실을 털어 놓으란다.   왜 나라를 빼앗겼냐고? 그러게 말이다. 일본의 침략보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던 관리들의 권력욕이다. 영국과 미국 등 강대국을 움직이며 한국을 식민지로 삼았던 일본과의 조약 체결 뒤에는 그것을 협조한 썩은 관리들이 있었기 때문 아닌가. 세계의 판을 읽도록 왕을 보필해야 하는 관리들이 백성이야 어떻게 살든 말든 자기들의 권력만 차지하면 그뿐이라는 이기심이 36년이라는 치욕의 시간을 만들었고 일본의 수탈을 피해 굶주린 백성들이 만주로, 하와이로 멕시코로 조선을 떠나게 만들었다.   그리고, 그리고. 지금도 그렇다.   5년 전이다. 나는 LA폭동 25주기를 위한 다큐멘터리 작업에 합류하게 되었다. 자금은 KBS공용미디어연구소 소장으로 있는 유건식 사장(당시 KBS아메리카 사장)의 추진으로 다큐를 제작하게 되어 나는 작가로 일을 하게 됐다. 감독들과 함께 일정을 짜고 폭동 당시의 증언을 듣기 위해 관계자들을 섭외하고 인터뷰를 진행해서 ‘끝나지 않은 6일, 4·29’라는 다큐멘터리를 완성했다.   그때까지 다큐멘터리 현지 촬영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자긍심을 갖고 참여했다. 처음에는 계약 조건에 없었는데 자막을 영어로 넣어야 한단다. 그걸 알았다면 시작도 안 했을 일이지만 바쁘다는 딸을 꼬드겨 간신히 영어로 된 자막을 완성하게 된 그때의 고생이 새삼스럽다. ‘다시는 능력에 맞지 않는 일을 하지 말라’는 딸의 엄포에 그 비위를 맞추느라 진땀 꽤나 흘렸다. 애초에 작정했던 일정보다 영상 편집이 늦어지고 감독은 자기 일은 제쳐 놓고 밤샘 작업으로 4·29에 방송이 나갈 수 있도록 열정을 쏟았다. 5년 전의 일이다.   LA폭동은 흑인과 백인의 갈등 사이에서 애꿎게 한인들이 피해를 당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앞으로 흑인들이 백인에 대한 자신들의 불만이 생길 때마다 한인들에게 화풀이할 거라는 예측도 가능한 일이다.   뿌리교육을 강조하는 한글교육이기에 3·1운동 등 한국역사에 대해 학생들에게 설명하지만 이민 자녀들에게 먼저 알려야 할 일은 LA폭동이다. 백인과 흑인들 사이에서 사각지대에 놓인 한인들의 위치에 대해 사실대로 말하지 않으면 그들의 미래도 안전하지 않다. 폭동을 겪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증언은 증언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해찬이처럼 물어야 한다. 흑인과의 관계 개선에 뒷짐을 지고 있는 백인사회가 LA폭동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권소희 / 소설가이 아침에 증언 다큐멘터리 작업 자의 증언 la폭동 25주기

2022-04-29

트럼프 책사 스티브 배넌, '의회 폭동 사태' 증언 거부로 기소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책사였던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지난 1월 6일 의회 폭동 사태를 조사 중인 하원 특별위원회의 증언 요구를 거부해 기소됐다. 12일(현지시간) AP,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의회 증언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무시하고 관련 서류를 제공하지 않는 등 2건의 모욕 혐의로 배넌을 기소했다고 이날 밝혔다. 앞서 하원 특위는 지난 9월 23일 배넌 등 트럼프 전 대통령의 측근 4명에게 소환장을 보냈다. 극우 인사 배넌은 트럼프 행정부에서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고문을 지냈다. 특위는 그가 의회에 난입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백악관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정보를 갖고 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위는 의회 폭동이 벌어지기 전날 의회의 조 바이든 대통령 대선 승리 인증을 막기 위해 모인 모임에 참석했고, 당시 그가 "내일은 모든 지옥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지목했다. 특위의 조사에 트럼프 전 대통령은 행정 특권을 주장하며 참모들의 증언과 의회의 문서 접근을 막기 위해 소송 등을 하고 있고, 배넌 이를 앞세워 행정 특권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의회에서 출석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이에 하원은 이 문제를 법무부에 넘겼다. 다만 그동안 사안이 가진 복잡한 정치적 배경을 고려하면 법무부가 실제 행동에 나설지는 불분명하다는 관측이 우세했지만, 법무부는 이날 '법치주의'를 앞세워 배넌의 기소 사실을 밝혔다. 혐의가 확정될 경우 각각 1개월∼1년의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다. 메릭 갈런드 법무부 장관은 성명에서 "나는 취임 첫날부터 직원들에게 법무부가 법치주의를 준수하고 사실과 법을 따르며 법에 따른 공정한 정의를 추구한다는 말과 행동으로 미국인들에게 함께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오늘의 기소는 이런 원칙에 대한 법무부의 확고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noma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트럼프 책사 의회 증언 의회 폭동 트럼프 행정부

2021-11-12

피해자 증언이 재구성한 사제의 성추행

2018년 8월, 로마 교황청은 펜실베이니아주의 가톨릭 사제 300여명이 성범죄에 연루되어 있다고 발표한다. 이들은 70여년 간 약 1000명의 교구민을 성추행해왔으며 교황청은 수치스럽고 슬픈 일이라고 자평했다.   피해자들 중에는 어린 소년들이 상당수 있었다. 이들 중 6명의 남성은 교황청의 발표 후,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들의 피해 상황을 대중에게 알린다. 그리고 수십 년 전 있었던 사건으로 인해 아직도 그 트라우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자신들의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드라마 테라피(drama therapy)’에 참여키로 한다.   영화 ‘프로세션(Procession)’은 이 치유 과정을 카메라에 담은 기록물이다. 로버트 그린 감독은 피해 남성들의 동의를 얻어 그들과 인터뷰를 하기 시작한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제들의 악행이 드러나고 가톨릭 교회는 어떻게 가해 사제들의 범죄를 은폐하여 왔는지를 탐사한다.   영화는 미국의 법제도, 그리고 전통을 가장한 가톨릭 교회의 신고와 조사 방식이 오히려 은폐를 돕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가톨릭 교회는 주교의 허락이 있어야만 법기관에 신고할 수 있다. 그러나 주교 이상의 고위급 사제들이 신고를 허락하지 않는다. 그들 또한 상당수가 성범죄에 연루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22년 전 아동 성추행, 아동 학대 등의 혐의로 기소된 호주 가톨릭 교회의 추기경 조지 펠 신부는 ‘바티칸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직위를 가진 사제였다.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사제직을 박탈당한 미국의 시어도어 매케릭 신부 역시 추기경의 직위에 있었다.   인간이 이룬 집단은 그 속한 분야를 막론하고 범죄를 은폐하고 은닉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집단 내의 성학대는 늘 존재해왔다. 성학대는 인간을 제물로 삼는 행위이다. 특히 5, 6세의 순진한 소년들을 상대로 자행된 사제들의 성추행은 엄격한 처벌이 내려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가톨릭 교회는 이를 숨겨왔다.   집단 심리치료 과정을 통해 트라우마를 치유해 나가고 있는 6명의 남성들을 그동안 미루어 왔던 그들의 아픈 경험을 기억해 내어 글로 쓰고 드라마를 만들어 다시 피해의 현장을 재현해 낸다. 그리고 각자의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며 서로를 위로한다.   사람들은 단지 보이는 문제에만 시선을 집중한다. 문제로 드러나지 않으면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치유할 방법이 없다. ‘프로세션’은 남들의 문제를 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그 치유의 과정을 커뮤니티가 함께 공유하며 만들어낸 영화다.   오는 19일부터 넷플릭스에서 방영된다.  김정 영화평론가성추행 재구성 피해자 증언

2021-11-12

NYT, 24년만의 김학순 할머니 부고기사

뉴욕타임스(NYT)가 30년 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로서 처음으로 피해 사실을 고발한 김학순 할머니의 부고 기사를 실었다.   NYT는 25일자 지면의 부고면 절반을 할애해 ‘간과된 사람들’(Overlooked) 시리즈의 일환으로 김 할머니의 생애와 증언의 의미를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이 시리즈는 NYT가 1851년 이후 제대로 보도하지 못한 주목할 만한 인물의 부고 기사를 통해 늦게나마 그들의 삶을 조명하려는 취지에서 기획됐으며, 지난 2018년 3월에는 유관순 열사를 추모한 바 있다.   이날 보도는 김 할머니가 1997년 12월 폐 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지 24년 만에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재조명한 것이라는 데서 의미가 크다.   1991년 8월14일 김 할머니의 첫 기자회견으로 부고 기사를 시작한 NYT는 “그의 강력한 설명은 일본의 많은 정치 지도자들이 수십년간 부인해오던 역사에 생생한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또 정부 지원으로 운영됐던 성노예 제도의 산 증인으로서, 일본·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호주·네덜란드 등 세계 각국에 있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앞으로 나올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고 덧붙였다.   1998년 보고서에서 일본군 위안소 운영을 반인류 범죄로 규정한 게이 맥두걸 전 유엔 특별보고관이 최근 한 컨퍼런스에서 “내가 보고서에 쓴 어떤 것도 김 할머니의 30년 전 직접 증언이 미친 영향력의 근처에도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는 대목도 부고 기사에 포함됐다.   한일 관계를 전공한 역사학자 알렉시스 더든 커네티컷대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김 할머니는 20세기의 가장 용감한 인물 중 하나”라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역사학자들의 연구도 그의 1991년 회견 덕분에 본격화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 할머니의 생전 증언을 통해 그의 기구한 삶을 자세히 조명한 NYT는 2018년 한국이 김 할머니가 처음 회견한 8월 14일을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로 정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심종민 기자위안부 NYT 김학순 할머니 역사학자 알렉시스 생전 증언

2021-10-25

트럼프 "나, 수사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얼굴) 대통령은 16일 자신이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하던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공개했다. 자신이 억울한 '마녀사냥'의 희생양이라는 점을 부각하려는 의도지만 결과적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확인해 준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나한테 'FBI 국장을 해임하라'고 말한 그 사람에 의해 내가 지금 FBI 국장 해임 건으로 수사를 받고 있다. 마녀사냥!"이라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그 사람'은 1차적으로는 코미 전 국장 해임 건의안에 서명해 백악관에 보고한 로드 로즌스타인 법무부 부장관을 겨냥한 것이지만 2차적으로는 현재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로즌스타인 부장관은 백악관과 사전 협의 없이 뮬러 특검을 임명한 인물로, 현재 직속 상관인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이번 사건에서 손을 떼면서 전권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특히 지난 13일 연방상원의 세출소위원회 청문회에서 '뮬러 특검 해임설'에 대해 "뮬러 특검은 구체적인 사유가 있어야만 해임될 수 있다. 나는 합법적이거나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면 그 어떤 명령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며 뮬러 특검의 독립적인 수사를 보장하겠다고 공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또 다른 트윗에서 "나와 러시아의 공모 의혹에 대한 7개월간의 수사와 의회 청문회에도 그 누구도 어떤 증거를 찾아내지 못했다. 슬프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에 대해서도 거듭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가짜뉴스 미디어들은 1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자랑하는, 나의 매우 강력한 소셜미디어로 판명된 그것(트위터)을 사용하는 걸 증오한다. 나는 그들(주류 미디어)을 피해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7-06-16

"헌정파괴·미국인에 상처"…'트럼프 탄핵문구' 공개

민주당 브래드 셔먼(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이 12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문구'를 만들어 공개하고 강제투표 추진을 예고했다. 셔먼 의원은 이날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지휘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수사국(FBI) 전 국장에 대한 '수사중단' 압력을 가하고 거절당하자 해임한 것은 '사법방해'에 해당한다며 '탄핵 문구'를 공개했다. 이 문구는 "이 모든 점에서, 트럼프는 대통령에게 기대되는 신뢰에 반대되고 헌정을 파괴하는 방식으로 행동함으로써 법과 정의의 명분에 대해 엄청난 편견을 가져오고 미국인에게 분명히 상처를 주었다"는 내용을 담았다. 특히 그는 하원 법사위가 자신이 제안한 문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하원 전체회의에서 강제 논의, 투표할 수 있도록 우선동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셔먼 의원은 서한에서 "나는 그 조항이 제출되는 대로 법사위원들이 신속히 숙고하기를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곧바로 숙고하지 않을 게 명백하다면 하원 전체가 그 조항을 논의하는 안을 발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수사가 진행되면서 탄핵조항을 뒷받침할 추가 증거들이 나올 것"이라며 "그러나 사법방해에 관한 한 지금 우리가 가진 증거로 충분하며 우리가 하는 일이 국가이익에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2017-06-12

트럼프측, 뮬러 특검 공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는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본격적인 특검 수사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 로버트 뮬러 특검의 공정성에 시비를 걸고 나섰다.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미리 방어막을 치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12일 트위터에 "만약 공화당원들이 특검이 공정할 것으로 생각한다면 그것은 착각"이라면서 "그가 어떤 사람(수사관)들을 고용하는지 봐라. 연방선관위 보고서를 확인해 보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검을 다시 생각할 때"라고 주장했다.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특검 철회 필요성을 주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인단 내에서도 코미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뮬러 특검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팽배하고 일부에선 뮬러를 해임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이 세큘로 변호사는 지난 11일 ABC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를 해임할 가능성에 대해 "대통령이 그렇게 할지, 하지 않을지에 대해 전망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문제가 부각될지 상상할 수 없지만, 만약 편견이 있다면 그것은 대통령과 참모들이 논의해봐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 측이 특검 철회 가능성을 일축하지 않은 것은 특검 수사가 불공정하다고 판단할 경우 특검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의도를 드러낸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책임자를 해임한 데 이어 특검마저 무력화한다면 더욱 큰 정치적 역풍에 직면하는 악수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2017-06-12

주 정부 차원서 첫 트럼프 '반부패' 위헌 소송

메릴랜드주와 워싱턴DC가 주 정부 차원에서는 처음으로 헌법상 '반부패' 위반 혐의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CNN방송은 12일 브라이언 프로쉬 메릴랜드주 검찰총장과 칼 레이신 DC 검찰총장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자신의 사업체를 통해 외국 정부로부터 수백만 달러 규모의 이득을 얻은 것은 헌법상 반부패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며 메릴랜드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후 이해상충 논란을 피하기 위해 부동산회사를 비롯한 자산을 신탁에 맡기고 경영권은 두 아들에게 넘겼지만 소유권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프로쉬 검찰총장은 이날 소송을 제기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공적인 임무와 사적인 사업 이해관계를 구분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이를 지키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차남 에릭 트럼프가 말한 것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회사의 재정 상태에 대해 계속 보고를 받고 있는 것이 한 예"라고 지적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의회의 동의 없이 외국 정부로부터 선물이나 기타 이익을 받지 못하도록 돼 있는데 트럼프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도 사업에서 손을 떼지 않고 있어 '보수 조항'을 위반했다는 설명이다. 소송 핵심 사안은 워싱턴DC에 있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운영에 관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워싱턴DC 백악관 근처의 구 중앙우체국 빌딩을 임차해 호텔로 개장했는데 지난 2월 이 호텔에서 장녀 이방카와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고문인 재러드 쿠슈너 등과 만찬을 해 이해충돌 논란을 촉발시켰다. 또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등 외국 정부도 정부 후원 행사를 이 호텔에서 열었고, 조지아 대사는 지난 4월 이 호텔에서 숙박한 뒤 자신의 트위터에 감사 인사까지 남기기도 했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한 것과 달리 자신의 사업체가 외국 정부로부터 얻은 이익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고 나아가 두 아들은 지난 주 러시아에 이 호텔의 네트워크를 구축할 것이라고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메릴랜드주와 워싱턴DC 정부에 앞서 시민단체 '워싱턴의 책임·윤리를 위한 시민들'도 트럼프 가족이 해외 또는 미국내 보유한 호텔이나 골프장, 부동산 등을 통해 외국 정부로부터 벌어들이는 돈이 헌법상 '보수 조항'에 위배된다며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에 소송을 냈다. 신복례 기자 shin.bonglye@koreadaily.com

2017-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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