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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아침에] 가까이 있는 작은 천국

어두움이 거리에 깔리기 시작했다. 오래간만에 장애인 선교모임에 참석하기 위해 차를 몰았다. 그곳에 도착했을 때 낮 익은 얼굴들이 눈에 들어왔다. 처음 보는 사람들도 있었다. 의자에 드문드문 앉아 있었고 휠체어에 있는 사람도 있었다. 오랫동안 알아온 청각장애인 친구가 누구보다도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부엌에서는 자원 봉사자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따뜻한 밥 한끼를 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들의 모습에 정성이 보인다. 아는 분들에게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장애인들은 이곳에 와서 맛있는 밥을 먹고 작은 행복을 느낀다. 그들과 같이 식사를 하고 이야기하면서 교제할 때 사랑을 느낀다.     나는 학창시절에 장애인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사회에서 소외받는 그들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 지를 생각하게 되었다. 고등학교 1학년때 나의 짝은 소아마비였다. 그는 목발 두 개로 학교를 나왔다. 매일 경사진 교정을 두 목발로 의지해서 힘들게 올라와야 했다. 그의 얼굴은 가끔 고뇌에 찬 모습이었다. 수업시간에 그는 시를 자주 썼으며 쓴 다음에 구겨서 버리곤 했다. 아마도 시를 통해 그의 마음을 달래려고 했던 것 같다.   음식 준비가 다 되었다. 만든 음식을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자원 봉사자들이 테이블 뒤로 서서 밥과 반찬을 일회용 플라스틱 접시에 퍼서 주었다. 그들의 손길은 정성이 가득 찼다. 마지막에 김치찌개가 있었다. 그 찌게 안에는 도미 맛이 나는 생선이 들어 있어 훌륭한 맛을 내었다. 그 생선은 누군가 기부한 것이라고 한다.   내 옆에 청각장애인 친구가 앉았다. 그는 나와 나이가 비슷하다. 아기였을 때 사고로 뒤로 넘어졌고 그 이후로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은 은퇴했지만 오랫동안 한인타운에 있는 시계보석상에서 일해 왔었다. 청각장애인들과 소통을 잘하기 위해서 수화를 배웠었지만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서 많이 잊어버렸다.     주먹 진 두 손을 어깨 쪽으로 두 번 당기면 ‘건강’이라는 뜻이다. 그에게 건강하게 잘 지내느냐고 물어보았다. 나는 모르는 단어는 인터넷에서 찾아보면서 그와 대화하려고 했다.   다른 테이블에는 뇌성마비에 걸린 사람과 지팡이를 짚고 불편하게 다니는 연로하신 분이 보였다. 예전에는 지팡이를 의지해서 다녔지만 상태가 더 안 좋아져 휠체어를 이용하는 사람도 눈에 띄었다. 어렸을 때부터 당뇨와 다른 병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낙천적이다.     정신 장애인도 보였다. 가끔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를 하지만 우리는 그가 말하는 것을 주의 기울여 듣는다. 알아들을 수 없는 큰 소리를 지르는 사람도 있다. 처음에는 놀랠 수 있지만 곧 그 분위기에 익숙해진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들에게 음식을 담아서 가져다 준다. 한국말을 못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어로도 말하고 통역도 해주면서 어울린다.   그들과 대화가 잘 통하지 않아도 그들의 눈빛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알고 얼마나 우리를 반기는가를 안다. 그들의 웃음으로부터 그들이 행복하고 기뻐하는 것을 안다. 불편한 몸이라도 정신적인 장애가 있어도 서로 어울리고 식사를 같이하면서 교제한다.     그들은 직접적인 도움도 필요하지만 그들의 벗이 되어 주며 끈끈한 공동체를 이루어 나가는 것을 더 원할 것이다. 이러한 작은 따뜻한 모임에서 나는 작은 천국을 느꼈다. 천국은 먼데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가까이에 있는 것을 보았다. 이정호 / 수필가이아침에 천국 청각장애인 친구 장애인 선교모임 정신 장애인

2025-02-20

삼일절 공연 ‘대한이 살았다’ 열린다

삼일절(3·1절) 106주년을 기념하는 축하 공연 ‘대한이 살았다’가 오는 3월 1일 펼쳐진다.   공연은 이날 오전 11시 남가주새누리교회(975 S. Berendo St) 본당에서 LA한인회(회장 로버트 안) 주최로 진행된다.   동서양 예술이 조화를 이룰 예정인 이번 공연은 LA 지역 여러 장르의 한인 예술가들이 한 무대에서 독립운동 정신을 표현한다. 장상근 LA한인회 합창단 지휘자(노래)를 비롯해 ▶지윤자 미주 예총 회장(가야금) ▶이병상 우리가락선교회 이사장(대금) ▶윤진영(전자 바이올린) ▶진 최 LA한인회 문화예술분과위원장(발레) ▶유나영 AKDC 미주 한국무용단장(한국무용) 등이 참여한다. 무대 연출은 주성 ‘주성 프로덕션’ 대표가 맡을 계획이다.   유관순 열사가 서대문형무소 8호실에서 외쳤던 “대한이 살았다”라는 말에서 착안한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목적은 삼일절 정신을 예술로 재해석해 차세대에게 전달하는 데 있다.   진 최 LA한인회 문화예술분과위원장은 “아이들이 삼일절을 단순한 역사적 사건이 아닌 오늘날에도 살아 있는 정신으로 느낄 수 있도록 공연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요즘 아이들은 삼일절을 마라톤 행사로만 아는 경우도 많은데, 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역사와 독립운동의 의미를 접할 수 있도록 했다”며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예술을 통해 전달하면 아이들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대금의 깊고 애절한 선율로 시작된다. 서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가야금이 이어지며, 삼일절의 역사적 배경을 담은 묵직한 감정을 표현한다. 발레를 통해 유관순 열사의 투옥과 고통을 형상화하며, 독립운동의 희생을 극적으로 그려낸다. 이어 현대무용이 등장해 그녀를 해방하는 장면을 역동적으로 표현하고, 전자 바이올린이 희망적인 선율로 자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공연 마지막에는 12명의 어린이 무용수들이 태극기를 들고 등장해 미래 세대를 향한 희망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12명의 초등학생이 태극기를 들고 등장하는 피날레 장면은 우리 한인 차세대가 대한민국의 미래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며 “공연을 통해 아이들이 삼일절의 역사와 독립운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오는 3월 11일 오후 6시에는 LA한인회 유튜브 채널 ‘KAFLA TV’에서 이번 공연의 제작 과정과 예술적 의미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강좌가 열린다.   ▶문의: (323)732-0700 강한길 기자삼일절 공연 삼일절 정신 기념 공연 축하 공연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유관순 바이올린 한국무용 대금 가야금 발레 106주년 LA한인회

2025-02-19

차세대에 도산 정신 전파…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회장 곽도원)가 지난 18일 LA 한인타운에서 ‘2025 신년 비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도산 정신을 계승하는 다양한 사업 계획이 발표됐다.     곽 회장은 “도산 안창호 선생의 ‘진실·근면·용기’ 정신을 바탕으로 한인 사회와 함께 성장하고, 미래를 향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사업의 핵심은 차세대 교육과 리더십 프로그램 강화다. 곽 회장은 “미래를 이끌어 갈 차세대 한인 청소년과 청년들에게 도산의 정신을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강연과 워크숍을 확대하고, 멘토링 프로그램을 강화해 차세대 리더 양성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 사업도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유튜브 채널 ‘도산 안창호TV’로 역사 강연, 다큐멘터리, AI 기반 콘텐트를 제공하며, 젊은 세대와 도산 정신을 공유하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현재 14편이 제작된 ‘AI 도산의 희망편지’는 총 300편을 목표로 확대될 예정이다. 이외에도 명사 초청 강연, 유튜버 교육 콘텐트 등이 포함된다.   도산 기념관 건립 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국제 건축 설계 공모전을 통해 도산 선생의 철학과 업적을 반영한 기념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기념관은 전시 공간과 교육 시설, 다목적 공연장을 포함하며, 미래 세대가 도산 정신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다.     곽 회장은 “도산기념관은 단순한 역사적 공간이 아니라, 미래를 위한 교육과 문화 교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금 마련을 위한 다양한 행사도 추진된다.     곽 회장은 “가수 이승철 공연이 90% 이상 확정됐다”며 “몇몇 연예인들이 홍보대사로 참여해 도산기념관 건립을 위한 후원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곽 회장은 “120여 년의 이민 역사 속에서 한인 사회를 대표하는 기념관이 아직 제대로 조성되지 않았다”며 “이제는 한인 사회가 힘을 모아 도산 정신을 기릴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정부와 미국 정부, 글로벌 기업, 한인 사회가 함께 기금 마련에 동참해야 한다”며 “특히, 연방·주정부 차원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정치권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지역 단체장과 한인 사회 주요 인사들도 참석해 도산기념사업회의 계획을 지지했다.   노상일 2025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조직위원장, 윤만 오렌지카운티 상공회의소 회장, 스티브 강 LA 한인회 이사장, 조이스 안 부에나파크 시장, 클라라 원 대한인국민회 기념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해 격려사를 전했다.     참석자들은 “도산 선생의 뜻을 계승하는 사업이 한인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적극적인 협력을 약속했다.   곽 회장은 “이번 행사가 단순한 비전 발표가 아니라, 실질적인 행동의 출발점이 되기를 바란다”며 “한 걸음씩 나아가며 도산 정신을 미래 세대에 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강한길 기자도산안창호기념사업회 차세대 도산 정신 차세대 한인 도산 기념관

2025-02-19

한의학과 현대 과학이 만나면, 정신 건강도 회복할 수 있다 [ASK미국 파동의학/자연치유학-한청수 파동병원 원장]

▶문= 정신 건강을 위한 한의학적 접근법이 궁금합니다.     ▶답= 책 "브레인 에너지"를 쓴 팔머 박사의 책 내용을 정신 건강을 위한 한의학적 접근법으로 살펴보되  한약이나 침 치료 혈은 지면 관계상 생략하였습니다. 현대 의학은 정신 질환을 신경 전달물질 불균형으로 설명하지만,  팔머 박사는 뇌 에너지 대사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원인으로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비위 기허, 신허, 간기울결, 담습, 기혈순환 장애와 연결 지으며, 이를 통해 정신 건강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1)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와 한의학적 해석. 뇌세포의 정상 작동에는 충분한 에너지가 필요하나, 정신 질환 환자는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로 에너지 공급이 부족하다. 한의학에서는 이를 비위 기허와 신허로 봅니다. 비위는 소화와 영양 흡수, 신장은 생명력을 담당하며, 이들의 기능 저하는 우울증, 피로, 기억력 감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도움 음식: 찹쌀, 단호박, 검은콩, 해산물     2) 케토 제닉 다이어트와 한의학적 해석. 팔머 박사는 정신 건강을 위해 케토 제닉 다이어트(저탄수화물, 고지방 식단)를 권장합니다. 이는 혈당을 낮추고 케톤체를 생성해 뇌 에너지를 안정화합니다. 한의학적으로는 비위 기능 저하로 인한 담습 제거 및 기혈순환 개선과 유사합니다. 도움 음식: 무, 생강, 매실, 홍삼     3) 스트레스와 정신 질환: 간기울결과 심신불교 해소. 스트레스는 간기울결을 초래해 우울증, 불안, 불면증을 유발합니다. 심장과 신장의 조화가 깨지는 심신불교 상태에서는 감정 기복이 심해집니다. 생활습관 개선: 명상, 기공, 단전호흡     4) 운동과 수면: 기혈순환과 음양 조절. 운동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활성화하고 혈류를 증가시켜 정신 건강을 개선합니다. 수면 부족은 음양 불균형을 초래해 정신적 불안정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생활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 족욕     한의학은 비위 보강, 담습 제거, 간기 순환, 기혈순환, 심신 조화를 통해 정신 질환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한의학과 브레인 에너지 개념을 결합하면 우울증, 불안, 불면증 등을 자연적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문의:(213)386-2345 / www.wbqacu.com 한청수 파동병원 원장미국 자연치유학 정신 건강 한의학적 접근법 한의학적 해석

2025-02-12

[건강 칼럼] LA 대형 산불의 트라우마

한해가 시작되기가 무섭게 유사 이래 큰 산불로 알타데나, 팰리세이즈 지역이 불탔다. 알타데나 서쪽 가장자리 쪽에 자리한 우리 커뮤니티도 270여 채 중 50여 채가 불탔다.   며칠 샌타애나라는 광풍이 몰아치는 중에 생긴 산불은 넓은 지역에 불을 퍼트렸다. 며칠 몰아치던 바람도 잦아들고 비까지 한차례 내려 마침내 한두 주에 걸쳐 휩쓸던 산불이 모두 진화됐다.     대피명령도 끝나고 불에서 요행히 살아남은 집으로 돌아오니 온통 불탄 냄새가 집안 가득하다. 두 집 건너 두 채가 연속으로 탔으니 며칠 대청소를 해도 냄새는 가시지 않는다. 주말에 자전거로 불탄 동네를 한 바퀴 돌아보았다. 어떤 줄에서는 대부분 소실된 중 우연히 한두 집 용케도 살아남은 데도 있고, 또 어떤 줄은 대부분 멀쩡한데 중간에 한 집만 골라서 탄 곳도 보였다.     누구는 억세게 운 좋게 느낄 것 같고, 또 누구는 지극히 불운하게 느낄 것 같다. 이튼캐년에 가까운데 사는 조카네 동네는 대부분 소실되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재산 피해에 비해 인명피해는 적은지라 다행이다. 또 얼마나 걸릴까, 새로 집들이 재건축되고, 굴러 내린 큰 바위를 다시 밀어 올리는 시지프스처럼 우리는 다시 힘들여 타운을 재건할 것이다. 다음엔 불에 대해 더 안전하게 집도 지을 것이고 또 유사시 대처 행동도 더 현명해 지리라.     이런 재해가 가져올 정신적 충격을 생각해 본다. 지난 코비드 때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며 고립돼 사는 꽤 오랜 시절을 겪었기에 만성적 불안, 두려움, 스트레스가 높아 많은 사람이 불안, 우울 장애를 겪게 되었다.     이번 산불은 마치 한 번 강타를 맞고 얼얼하지만 이미 상황은 종료, 더는 생명의 위협은 없는 상황이다. 오래 애착을 갖던 것들에 대한 상실감, 경제적 손실, 보험회사와 줄다리기, 재건축 과정에서 오는 스트레스, 임시로 어딘가 기거해야 하는 불편함 등은 있다.         긍정적 태도로 이 재난을 이겨낼 수 있을까? 여기서 거시적 안목으로 우주의 전 과정 중에 있는 우리의 위치를 생각해 본다.     통합이론에 따르면 우주는 우주정신이 단계 단계를 거쳐 퇴축(involution)하며 마지막으로 빅뱅으로 물질계가 처음 출현한 후, 그리고는 다시 우주정신으로 돌아가는 대장정의 거대한 진화(evolution)의 과정을 거쳐 나간다고 본다.     인간이 출현하고 인간 지성이 고도로 발달한 현재, 미래는 인류 전체가 지성의 수준을 넘어 영혼의 수준으로 진화 발전할 단계이다.     힌두교에서 말하는 파괴의 신 시바의 역할은 파괴를 통한 재창조에 의미가 있다는데, 우리가 방금 당한 샌타애나, 미친 광풍의 횡포에 의한 파괴 속에도 더 깊은 차원으로 향하게 하려는 깊은 영의 에너지가 작용한다고 볼 수 있으려나?     이 기회에 무소유 정신, 미니멀리스트처럼 사는 연습을 할 좋은 기회로 여기면 정신적으로 이 재난을 극복하기 가장 좋은 마음가짐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래도 바로 삶의 터전을 잃은 우리 조카네와 같은 많은 이들에게는 당장 있을 곳, 다시 삶의 거처를 마련해야 하는 절박한 시기이다. 우리 각자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서로 도울 수 있다면 절망을 넘어서는 희망, 사랑의 나눔으로 풍성하게 한 해를 시작할 수 있으려나 생각해 본다.     ▶문의:(213)797-5953 김자성 / 정신과 전문의건강 칼럼 트라우마 산불 이번 산불 줄다리기 재건축 무소유 정신

2025-02-04

"민화에 담긴 철학·정신 알릴 터"

사단법인 한국민화협회 OC지부(지부장 신혜정)가 라하브라 아트 갤러리(151 W. La Habra Blvd)에서 ‘민화, 세계를 물들이다’란 주제의 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22일 시작, 내달 22일까지 열리는 전시회엔 총 33명의 작가가 참여해 꽃과 새를 소재로 한 화조도, 책과 도자기, 문방구 등이 책꽂이 안에 놓인 모습을 그린 책가도 등 33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개막 리셉션은 내일(25일) 오후 2시에 열린다. OC예술고 사물놀이 공연팀은 축하 무대를 선보인다.   신 지부장은 “최근 한류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한국 전통 예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 민화의 아름다움은 물론 민화가 담고 있는 한국 고유의 철학과 정신을 널리 알리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한 장식화가 아니라 자연과 우주, 인간의 관계를 그 안에 녹여낸 철학적 예술인 민화가 더 사랑 받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지부장은 민화에 담긴 오방색이 이번 전시회 주제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오방색은 음양오행 사상에 기반을 둔 다섯 가지 색(청, 적, 황, 백, 흑)으로 자연과 인간, 우주를 아우르는 조화와 균형의 원리를 상징한다는 것이다.   신 지부장은 “민화의 구성에서 중심을 이루는 각각의 색이 지닌 고유의 의미는 작품 속에서 우주의 질서와 조화를 표현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는 전화(909-868-8565)로 하면 된다.민화 철학 철학과 정신 사단법인 한국민화협회 철학 정신

2025-01-23

[삶의 뜨락에서] 세월 따라 변하는 생각

시간은 모든 것을 변화시킨다. 시간의 흐름에 거슬러 자신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없다. 우리의 몸이 우선 그러하다. 한동안 성장을 위해서 달려가던 육체는 이제 어느 시점을 지나면 성장을 멈추고 낡아가기 시작한다. 일반적으로 노화로 통칭하는 이 과정이 언제 정확히 시작되는지 그리고 도대체 왜 시작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의 몸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주 천천히 망가지면서 여러 문제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사실 변화하는 것은 우리의 몸만이 아니다. 생각과 마음 정신 또한 예외가 아니다. 물론 아마도 생각건대 몸의 조건과 상태가 하락하기 시작하는 시점보다는 훨씬 늦은 때에 우리의 생각은 진화를 멈추고 망가지기 시작한다. 더 나아가 어쩌면 육체와는 달리 정신은 끝없이 전진하고 전진할 뿐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을 줄 안다. 그러나 이것은 나이를 조금 먹은, 그러니까 이제는 상당한 세월을 살아왔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가지는 일반적인 생각일 수 있다.   정신도 퇴락한다. 한동안 굳건했던 저 푸르른 마음도 아주 천천히 밀도가 떨어지며 소멸을 향해 달려간다. 하강이건 상승이건 시간의 변화에 따라 우리의 생각 또한 변한다. 물론 이는 때로 바람직하기까지 하다. 망아지처럼 아무 곳으로나 뛰어다니던 옛 시절의 마음과 생각에 그대로 변함없이 머무른다면 그 또한 답답한 노릇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궁금하다. 나이에 따라 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변하는가.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의 생각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가장 흔히 듣는 대답 중 하나는 경험의 양이 늘어가면서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는 것이다. 더욱 포용하는 정신이 되고 더욱 허용하는 정신이 된다는 대답이다. 그러나 적어도 내 경험에 의하면 이는 생각보다 드문 예이다. 사람들의 생각은 대체 어떻게 변해 나가는가.   우리 손님 중에 나이 드신 분들은 젊었을 때 입은 옷이 해어져 새 옷을 사 입었으면 좋겠는데 다 낡아빠진 옷을 가지고 와서 수선을 부탁한다. 수선하는 비용이 새로 사는 옷보다 많은데도 고집을 피우며 고쳐달라고 한다. 이와 비슷한 옷들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새 옷보다 이 옷을 고집한다. 왜라고 다그치듯 묻는다. 아주 부담 없이 편하고 입으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란다. 몇 달 뒤에는 또 다른 곳이 찢어져 가지고 왔다. 아무 말 없이 고쳐준다. 한두 손님이 그런 수선을 원하지만 보통은 새로운 스타일 옷을 사 입는다. 고집통 손님들을 보면 유행이나 시대 흐름을 쫓아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만족에 큰 흥미를 느낀다.   나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신발이 떨어져 버려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고치면 발이 편하고 쪼이는 느낌이 없어 좋을 것 같아 구두 수선집을 찾았다. 우리 가게 근처에는 오랫동안 구두 수선을 해온 사람이 있었는데 은퇴한 뒤로는 가게 문이 닫혔다. 다른 사람이 가게를 인수할까 기다렸는데 열지 않았다. 친구 가게 근처에 구두 수선하는 곳이 있다기에 부탁을 해서 고쳤는데 발이 편하고 익숙해서 너무 좋다. 새 신발보다 부드럽고 볼이 늘어나 아프지 않아 편하다. 사람의 생각하는 의도가 변해야 이것저것 입어도 보고 신어도 본다. 꼭 그것에만 집착해 있으면 변화가 없다. 그저 편하고 귀찮다는 생각이다. 음식도 자꾸 새로운 것을 맛봐야 다른 느낌을 느낄 수 있을 텐데 식당을 가도 먹었던 것에 눈도장이 먼저 가니 그 순간부터 맛있는 새로운 것을 찾아보면 어떨까. 그래도 메뉴판 들여다보고 또 봐도 새로운 음식보다 그전 맛에 길들어 먹었던 것으로 주문하게 된다. 머리에 저장해 있는 생각이 변하지 않고 움직일 줄 모른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세월 생각 구두 수선집 마음 정신 한동안 성장

2024-12-03

금수저 12세 소녀의 나눔 성장기…뮤지컬 ‘알렉시스의 크리스마스’

한인 극단 이즈키엘이 가족 뮤지컬 ‘알렉시스의 크리스마스’를 오는 12월20일부터 22일까지 할리우드 반스달 갤러리 극장(4800 Hollywood Blvd, Los Angeles)에서 선보인다.   이번 작품은 크리스마스의 본질적 의미를 돌아보게 하는 스토리와 다채로운 무대로 관객들에게 사랑과 감동을 전할 예정이다.   티켓은 일반석(25달러), VIP석(40달러)으로 나뉜다. 웹사이트(www.ezekiel.la)를 통해 티켓을 구입할 수 있다.   이 뮤지컬은 부유한 상속인의 딸로 크리스마스를 알지 못한 채 자란 12살 소녀 알렉시스의 이야기를 그린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집을 몰래 빠져나온 그녀는 거리에서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따뜻한 나눔과 사랑의 의미를 배워간다.   특히 크리스마스 정신을 깨달아가는 알렉시스의 성장 과정은 전 연령대 관객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공연은 NBA 경기에서 미국 국가를 부른 최원현 배우와 디즈니랜드에서 뮬란 역을 맡은 한예랑 배우가 주연으로 출연한다.   또한 황아름 작곡가가 새롭게 편곡한 크리스마스 캐럴과 전효인 안무가의 현대무용이 어우러져 풍성한 무대를 완성했다. 공연은 한국어로 진행되며 영어 자막이 제공된다.   한편, 극단 이즈키엘은 2013년 창단 이래 ‘청년 예수’, ‘마루 마을’ 등 창작 뮤지컬을 통해 신앙과 예술을 접목한 무대를 선보이며, 모든 공연의 수익을 기부해왔다.   ▶티켓 문의:(213)200-9544 장열 기자ㆍ[email protected]게시판 완료 공연할리우드 반스달 크리스마스 캐럴 크리스마스 정신

2024-11-26

[이 아침에] 노예는 투쟁할 줄 모른다

얼마 전 신문에서 공감이 가는 글을 만났다. 현대 사회를 분석하며 ‘우리는 이미 지구라는 정신 병동에 함께 갇혀 있는지도 모른다’는 정신과 의사의 진단이었다. 그래서 갇혀버리지 않는 일상이 되기를 꿈꾼다.   잘못된 습관에 저항하지 않아 결국은 악습이 된 두 번째 본성과, 존재로 지향하는 참된 자아로서의 본성이 대치 상태로 싸우는 것은 두 본성의 결합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과 존재가 지향하는 자유는 확연히 갈라지는 길이다. 이 길을 뒤섞어 놓고 원하는 대로 선택하게 된 것은 판도라의 빗장이 풀렸음을 의미한다.   판도라는 끝을 모르는 욕망이다. 통제가 되지 않을 때는 파괴의 위력으로 다가온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공포 또한 점진적으로 높아져 미친 놀이판의 면적 또한 넓어져만 간다. 알게 모르게 사람들을 잠식하고 있는 이 사회적 불안감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밤의 어두움은 더 기괴한 느낌이다. 창조적인 영감을 주던 그때의 그 밤이 아닌 것 같아서 저녁 시간 교회에 나가는 일도 망설인다. 새벽에도, 대축일 늦은 밤에도 걸어가서 참석하곤 했는데….모든 스케줄이 태양이 떠 있을 때까지로 고정되어 버린 듯하다.   나 역시 태양의 빛을 따라서 일상을 시작하고 끝내기로 했다. 새벽 다섯시쯤에 일어나 명상 1시간, 스트레칭 40분, 그리고 아침 식사 준비를 한다. 삶은 계란과 치킨 소시지, 전날 만들어 둔 샐러드와 커피 한잔이다. 9시쯤이면 손빨래를 하고 손글씨를 쓰고 신문을 읽는다. 점심 전까지 손과 두뇌를 움직이기 위해 꼭 하는 것이 필사와 독서다. 필사는 속도가 느리긴 해도 독서보다 기억의 기능이 좋아진다. 오후 3시쯤엔 요구르트와 넛 종류로 이른 저녁식사를 한다. 중간중간 레몬수를 마시고, 과일과 집에서 구운 팥 소가 든 홀그레인 호떡도 먹는다. 먹는 일이 심플해지면 삶의 짐에서도 가벼워진다.   자유는 끊임없이 자신에게서 무언가를 덜어내는 행위이다. 소유하려는 것은 탐욕의 반복일 뿐 자신의 모든 것을 쓰레기통으로 만들게 된다. 정신병동의 면적이 넓어지도록 놔두고 싶지 않다. 너무 풍요로워서 불행해진다면 가던 길을 바꿀 것이다.   나에게는 가난과 자유가 터닝 포인트였다. 정신병동이나 다름없었던 늪을 빠져나오도록 다그치는 각성의 소리를 따르게 되었는데, 사막으로의 여정이 그렇게 시작되었다. 텐트의 역할 그 이상이 되어주지 못하는 육신을 끌어안고, 적게 먹고, 쓰고 사용하는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고 공동의 유산임을 한시도 잊지 않아야 했다.   지구촌의 기후변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마실 물 조차 모자라는 실정이다. 선진국의 미래는 생태학적 빚더미에 처해 있다는 것을 자성하도록 만든다. 개개인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올 자업자득이기에 그렇다.   온전해진 내면의 힘이야말로 창조목적으로 이끄는 것을 더욱 원하고 선택하게 한다. 파괴의 목적을 멈추고 생명 창조로의 전환을 위해서 정신병동에 갇히지 않으려면 생활 방식에 투쟁이 있어야 한다. 최경애 / 수필가이 아침에 노예 투쟁 본성과 존재 정신 병동 사회적 불안감

2024-10-31

텍사스, 정신 건강 관리 최악의 주

 텍사스가 미전국 51개주(워싱턴DC 포함) 가운데 ‘2024 정신 건강 관리 최악의 주’(Worst States For Mental Health Care 2024) 조사에서 전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포브스 어드바이저(Forbes Advisor)에 따르면, 미국 성인 5명 중 1명꼴인 수백만명이 매년 정신 건강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이처럼 정신 건강 관리에 대한 분명한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미국인의 대다수(76%)가 미국의 정신 건강 치료 시스템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정신 건강’(Mental Health America)에 따르면,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의 절반 이상(54.7%)이 전혀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4명 중 1명 이상(28.2%)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높은 비용, 치료 센터 태부족, 건강 보험 보장 부족으로 인해 정신 건강 관리를 받기가 더 어려운 실정이다. 포브스 어드바이저는 정신 건강 관리에 가장 나쁜 주를 파악하기 위해 50개주와 워싱턴 DC를 7가지 주요 지표에 걸쳐 비교해 점수와 순위를 매긴 결과, 텍사스가 100점 만점에 100점(점수가 높을수록 안좋음)을 얻어 전국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텍사스는 2년만에 두 번째로 정신 건강 관리가 가장 나쁜 주로 선정됐다. 텍사스주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의 절반 이상(62.3%)이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있으며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비보험 성인 인구가 많고 정신 건강 자원에도 상당한 장벽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텍사스에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성인 중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비율이 21.4%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았으며, 우울증을 앓고 있는 청소년 중 정신 건강 서비스를 받지 않는 비율이 74.9%로 역시 두 번째로 높았다. 또한 텍사스는 정신적 또는 정서적 문제에 대한 보장이 포함되지 않은 민간 의료 보험에 가입한 청소년 비율이 전국에서 두 번째(19.4%)로 높았고, 정신 건강 장애가 있는 텍사스 성인의 약 3분의 1(31.5%)이 비용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데, 이는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이밖에도 텍사스는 정신 건강 치료 센터가 기업체 1만개당 8.4개로 전국에서 세 번째로 적었다. 정신 건강 관리가 두 번째로 나쁜 주는 91.76점을 받은 조지아였고 3위는 앨라배마(87.60점), 4위는 플로리다(83.00점), 5위는 미시시피(63.62점)였다. 6~10위는 애리조나(63.58점), 인디애나(62.94점), 사우스 캐롤라이나(62.76점), 캔자스(54.74점), 콜로라도(54.38점)의 순이었다. 반면, 정신 건강 관리가 가장 좋은 주는 버몬트(0.00점/전국 51위)였으며, 이어 몬태나(2.17점/50위), 일리노이(3.55점/49위), 코네티컷(6.96점/48위), 켄터키(8.78점/47위)의 순이었다. 이밖에 버지니아는 12위(52.81점), 네바다 18위(48.38점), 켈리포니아 19위(47.85점), 뉴저지 25위(34.64점), 매릴랜드 28위(32.14점), 뉴욕 31위(30.59점), 워싱턴 DC 42위(14.96점) 등이었다.   〈손혜성 기자〉텍사스 정신 정신 건강 정신 질환 텍사스 성인

2024-10-07

‘간 건강의 모든 것’ 세미나…시더스-사이나이 암센터 주최

간암에 대한 모든 정보를 한 자리에서 얻을 수 있는 무료 세미나가 열린다.   시더스-사이나이 암센터 커뮤니티 아웃리치&인게이지먼트(이하 COE)는 ‘간 건강의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오는 5일 오후 1~3시까지 남가주새누리교회에서 세미나를 개최한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시더스-사이나이 암센터 양주동 교수가 강사로 나선다. 간암의 위험 요소, 조기 발견법, 간 질환이 간암으로 진행되는 과정, 임상 시험의 중요성 등에 관해 설명하고 간 건강과 관련한 질의응답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COE 김동희 코디네이터는 “간암은 한국에서 모든 암 중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고, 발병률은 6위인 질병으로 한인들의 관심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전문의 세미나는 많지 않았던 주제”라며 “간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평소 건강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행사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간암 외에도 건강보험이 없어서 유방암이나 대장암 검사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무료 검사 정보와 20년 이상 흡연한 사람들을 위한 폐암 검사 정보도 제공된다.     또, 이날 참석자들은 LA카운티정신건강국과 유스타 파운데이션 등이 제공하는 다양한 정신 건강 정보도 얻을 수 있다.   한편, 이번 세미나는 정신 건강 관련 비영리단체인 유스타 파운데이션과 남가주새누리교회가 COE와 공동으로 진행한다. 세미나 참석을 위해서는 전화(310-423-7410)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사전 등록을 해야 한다.게시판 완료 완료 게시판 정신 건강 평소 건강

2024-09-30

[오픈 업] 정신 질환은 기도만으로 치료 안 된다

최근 아주 반가운 책을 받았다. 정신과 의사, 목사, 선교사 등 4명이 공동 집필한 ‘목회자와 성도를 위한 정신 질환 이해’라는 책으로 정신 질환 환자를 대하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현재 한국의 정신 장애 유병률이 27.8%라고 하니 한국 교회도 교인 4명 중 1명은 정신 장애의 경험이 있는 셈이다.     정신 장애인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8배나 높다고 한다. 한국은 인구 10만 명당 연간 자살자 숫자가 26.0명이나 된다. 미국의 14명에 비해 거의 배에 가깝다. 미국도 과거의 12명에서 높아진 것이다. 이에 미국에서는 중·고교 학생들의 학생증에는 자살 방지 센터의 전화번호가 있다. 미국 15~25 세 사이 젊은 층의 사망 원인 첫째가 사고, 둘째가 자살, 셋째가 피살임을 생각하면 정말 잘한 결정이다.   이에 반해 자살률이 높은 한국의 대책인 미흡하다. 통계를 보면 정신 건강 예방 및 조기 개입을 위해서 치료 서비스를 찾은 이용률은 고작 12.1%이고, 지역 사회의 정신 건강 증진 교육에 참여한 비율은 3.0%에 불과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은 외친다. “‘예수 믿는 사람이 어떻게 정신병에 걸릴 수 있지?’ 같은 말은 절대로 하면 안 된다. 대신 ‘정신 질환은 병이지 죄가 아닙니다’라고 말하라.”   “정신 질환은 생물학적인 요인( 유전, 신경 전달 물질 오류 등)과 환경적인 요인(상처, 스트레스 등)에 의해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병입니다. 정신 질환은 불신앙의 증거가 아닙니다.” (전인 성장 연구소 대표/ 예향 교회, 강하룡 목사)   저자들은 교회 안에서 정신 질환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교우에게 약을 끊고 기도만 하자는 목회자, 성경을 잘 보고 기도하면 낫는다는 잘못된 신념을 길러주는 목회자들은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종교적인 세계와 비종교적인 세계를 이분법적으로  보고, 기도하고 말씀 보는 것은 선한 것이고,의사를 찾고 병원에 가고,약을 먹는 것은 믿음이 없는 행위로 보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어 한국은 국가의 정신 건강 지원 체계가 많이 부족해 교회가 적극적으로 도와야 할 영역이라고 강조한다. 한국 교회가 세상의 소금과 빛의 역할을 감당해 신뢰도를 높이고, 새로운 선교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저자들은 외친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 2007년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버지니아텍 총기 난사 사건을 기억했다. 범행을 저지른 조모 군은 여덟 살에 부모, 누이와 함께 이민 온 한인 1.5세였다. 이민자인 그는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했다. 이 끔찍한 사건 후에 수십명의 정신과 의사들이 모여서 ‘심리적 부검(psychological autopsy)’ 을 했다. 그 결과는 아마 이  한인 청년이 자폐증이나 조현병을 앓았을 것이라는 결론이었다. 즉, 정신과 질병을 앓고 있던 소년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분노와 고독의 구렁텅이에 빠져 몸부림치다가 결국 자신과 많은 사람을 파멸시킨 것이다.   패서디나시에 위치한 훌러 신학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의 목사들에게 DSM 4 ( 정신 질환의 진단 및 통계 열람) 책 한권을 강의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그들이 보여준 깊은 통찰과 배움의 열망에 감동하기도 했었다.   그분들은 정신 질환이나 그 치료법에 관심이 많았고, 그런 질병을 가진 분들을 이해하고 도와주고 싶어했다. 따라서 정신병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갖게 된다면 정신 질환을 죄에 대한 벌이라거나, 의지력의 부족 또는 사탄의 짓이라는 믿음에서 벗어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육체적, 정신적, 환경적, 그리고 영적(Bio-psycho-socio-spiritual) 치료’가 정신 질환 치료에 좋은 방법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종교가 중요한 한 면을 담당하지만, 다른 분야의 치료들도 동시에 받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리고 목회자들도 이를 깨닫게 되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그날이 빨리 와야 할 때이다.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자살률이 높은 나라라는 수치스러운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를 위해 목회자와 교인들은 주위의 아픈 사람들을 돌아보고 ,받아들여주며,생명의 도움을 찾아주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미국에 있는 한인 교계도 마찬가지다.   수잔 정 / 소아정신과 전문의오픈 업 정신 질환 정신과 의사들 정신 장애인 정신 질환

2024-09-24

[독자 마당] 미국 대선에 대한 기대

미국의 건국 이념에는 개신교 일파인 청교도 정신이 담겨 있다. 청교도는 신앙의 자유를 위해 신대륙인 미국으로 이주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일상생활에서 엄격한 교리를 지키며, 개인의 자유와 권리,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생활신앙을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런 청교도 정신은 자유, 평등, 행복추구권 등 인간의 천부적 권리를 중시하는 미국의 건국 이념에 담겨 있다.  미국이 자유 민주주의 체제로 발전하는 데 청교도 정신이 시발점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광대한 영토와 풍부한 부존자원을 가진 것은 물론 지정학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다. 여기에 기독교 신앙을 바탕으로 한 건실하고 진취적인 국민의 노력 덕에 최근 한 세기 동안 세계 최강국의 위상을 지켜오고 있다.     미국은 청교도의 정착 이후 유럽 여러 곳에서 다양한 민족이 이주해 왔다. 이들은 영국의 식민지배를 거부하고 하나로 뭉쳐 대항하며, 마침내 독립을 이뤘다. 이후 광활한 국토를 개발하기 위해 세계 각지로부터 이민을 받아들였다. 이를 통해 미국은 다민족 국가로 발전하게 됐다. 미국의 법과 제도는 신앙을 바탕으로 한 사랑,용서,포용을 강조하고 자유,평등,정의,양심을 근간으로 만들어졌다. 그리고 법과 규정의 공정하고 엄격한 시행은 건실한 미국적 가치를 만들어 내며 미국을 세계 최고의 국가로 만들었다.     다민족 국가인 미국은 미국적 가치 안에서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다양한 것들을 한 용광로에 넣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멜팅팟’ 정책이 중요성을 갖는다. 국민의 이해와 공감을 한 흐름으로 모으기 위한 교육과 지도층의 노력이 필요하다.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유능한 인물이 당선돼  미국의 앞날이 더욱 밝아지기를 기대한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미국 대선 청교도 정신 다민족 국가 자유 민주주의

2024-08-27

청소년 자녀와 소통 지원…코리안 커뮤니티 서비스

코리안커뮤니티서비스(이하 KCS, 총디렉터 엘렌 안, 관장 김광호)가 청소년 자녀를 둔 한인 부모들을 대상으로 무료 특강 시리즈를 개최한다.   특강은 오는 9월 9일부터 10월 7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11시30분까지 90분 동안 총 5차례에 걸쳐 줌을 통해 진행된다.   특강 주제는 자녀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의사 소통 방법, 청소년 정신 건강과 학교 적응 등이다. KCS 측은 청소년과 아동 상담 프로그램인 FSP 상담사들의 생생한 경험과 청소년들을 위한 서비스 정보도 공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광호 관장은 “한인 학부모들이 가장 알고 싶어하는 주제에 관해 소아과 의사를 포함한 분야별 상담 전문가들이 강의한다. 자녀 양육과 의사 소통, 미국과 한국 교육의 문화적 차이로 어려움을 겪는 부모들을 위해 마련한 이번 특강은 부모에게 올바른 양육자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강은 5개 세션으로 구성된다. 9월 9일엔 자녀와 공감하는 법, 9월 16일엔 자녀와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법, 9월 23일엔 학교 적응과 미국 학교 시스템 이해, 9월 30일엔 청소년 정신 건강, 10월 7일엔 위기의 청소년 및 청소년 관련 서비스 정보에 관한 특강이 이루어진다.   KCS 측은 한인 커뮤니티에서 부모 교육의 중요성과 필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으며, 이에 부응하기 위해 특강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많은 한인 청소년이 사춘기 신체적, 정서적 변화와 더불어 문화의 차이, 자아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으며 한국식 사고 방식과 교육관을 가진 부모와의 마찰로 심리적으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에 거주하는 아시아계 청소년들의 자존감이 다른 인종 그룹에 비해 가장 낮다는 연구 결과는 한인 부모의 자녀 양육 방법이 현실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10대 자녀를 둔 부모는 누구나 신청, 수강할 수 있다. 효율적인 특강 진행을 위해 참가 인원이 선착순 30명으로 제한되므로 서둘러 신청하는 것이 좋다.   문의 및 등록은 전화(714-449-1125) 또는 이메일([email protected])로 하면 된다. 임상환 기자청소년 자녀 청소년 자녀 청소년 정신 청소년 관련

2024-07-17

콜로라도 고교생 정신 건강 상태 개선

 콜로라도 고등학생들의 정신 건강 상태가 코로나19 대유행 당시의 최고치에서 떨어졌을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2013년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는 등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덴버 포스트가 최근 보도했다. 콜로라도 주공중 보건·환경국(CDPHE)의 주관으로 2023년 실시된 ‘건강한 콜로라도의 아이들’(Healthy Kids Colorado)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내 고등학생 중 약 26%가 슬프거나 절망감을 느껴 최소 2주 동안 일상적인 활동을 중단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는 우울증의 징후일 수 있다. 학생들은 2년마다 설문조사를 실시하므로 지난해 조사 결과는 코로나19 대유행의 비상 단계가 끝난 이후 청소년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에 대한 최초의 하드 데이터였다. 우울증 가능성을 보고한 학생이 4명 중 1명꼴인 26%라는 수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코로라19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의 40%와 비교하면 매우 낮아진 것이다. 자살을 시도했거나 자살 시도를 계획했거나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답한 학생의 비율도 2013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약 6%의 학생이 지난해에 자살을 시도했다고 답했고 9%는 계획을 세웠다고 답했으며 11%는 계획이 있든 없든 자살을 고려했다고 답변했다. 비자살적 자해도 감소했다. 학생의 13%는 죽을 의도 없이 절단과 같이 어떤 방식으로든 자해를 했다고 답했다. 2021년의 같은 조사에서는 약 20%의 학생이 의도적으로 자해를 했다고 답했었다.     설문조사에 참여한 학생 중 절반 이상이 대부분의 일상생활 속에서 스트레스 수준을 관리할 수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2021년보다 약 4% 포인트 더 높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생의 28%는 지난달 대부분의 기간 동안 정신 건강이 좋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대부분의 청소년은 대화할 사람이 있다고 답했다. 4분의 3은 심각한 문제가 있는 성인에게 갈 수 있다고 답했고, 절반 이상은 대개 친구에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고 답했다. 둘 다 2021년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었다. 반면,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안녕이 걱정된다면 14%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작년 설문조사에서는 약물 사용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에 알코올, 담배 또는 마리화나를 사용했다고 답한 학생 수가 2013년 이후 어느 시점보다 적었다. 최근 전자담배를 피웠다고 답한 비율도 2015년 해당 질문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이번 설문조사에서는 질문의 문구를 변경했기 때문에 데이터를 통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다른 약물을 사용했는지는 비교할 수 없다.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학생 10명 중 1명은 안전하지 않다고 느껴 학교에 가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이는 2019년과 2021년과 마찬가지로 높은 비율이었다. 또한 학생들은 자신의 신체에 대한 광범위한 불만을 토로했다. 학생 4명 중 1명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 거의 또는 전혀 자신감을 느끼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23%는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 하루 이상 먹지 않거나 다이어트 약을 복용하거나 구토를 하는 등 건강에 해로운 방법을 사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고교생 콜로라도 고등학생들 콜로라도 고교생 정신 건강

2024-06-24

[발언대] 즉각적 조치를 요구한다

지난 1일 LA한인타운 윌셔 광장에서 열린 ‘양용 사건 규탄 집회’에 참석했다. 너무나도 안타까운 일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50년 경력의 정신과 의사로서 이번 사건은 너무나 충격적인 것이었다.     LAPD(LA경찰국)에 따르면 양용 사건은 앞으로  몇 달 더 조사가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그러니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어떤 조치도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유사 사건의 수사 과정을 보면 보통 경찰의 자체 조사에만 1년가량이 소요되고 그 후 검찰 등에 사건이 이관되면 추가로 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를 많이 봤다.     그러나 경찰의 조사 결과만 기다리기에는 상황이 너무 다급하다. 왜냐하면 ‘양용 사건’을 계기로 많은 정신질환자의 가족이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망설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쳐 상태가 더 악화할 가능성도 있어 상당히 걱정된다.         40년간 지켜본 결과 그동안 LA카운티 정신 건강국과 LAPD는 많은 정신질환 환자를 도왔다. 특히 정신 질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상황 등에서는 LAPD에 대한 신뢰가 큰 역할을 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신뢰 관계는 지속하여야 한다.   양용씨의 비극적 죽음이 발생한 날이 5월 2일인 점을 고려해 이번 사태를  ‘5·2 사건’ 이라 부르고 싶다. 그리고 앞으로 이날이 ‘정신 질환자 보호의 날’ 로 지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공개된 경찰의 바디캠 영상을 보면 당시 출동한 경관들은 정신질환자의 특성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조차  없는 것처럼 보였다. 정신 질환자와의 대화는 일반적인 대화 방식과는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들에게는 생명을 존중하는 의식도 부족했다. 이로 인해 동영상을 본 사람 가운데는 경찰에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도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한 젊은이가 어이없게 숨진 이 사건은 그의 가족, 친구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다. 그뿐 아니라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할 많은 정신 질환자(자폐 스펙트럼 ,조울증, 분열증, 우울증)와 그들의 가족에게도 큰 충격을 줬다. 경찰에 대한 신뢰감을 상실한 것은 물론 경찰에 대한 공포심까지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고 정신 질환자도 돕는 LAPD에 정신과 의사로서 몇 가지 충고를 하고 싶다.     첫째, 총격 경찰관은 즉각 직위를 해제하고 무기 소지 면허도 취소하라는 것이다. 둘째, 총격 경찰은 또 다시 시민의 생명을 해칠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즉시 정신 감정을 받도록 조치해야 한다. 셋째, 경찰 당국과 LA시, LA카운티 정신 건강국은 즉시 재발 방지와 주기적인 점검을 약속하는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정신 질환자와 가족들이 더는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하는 것이 시급한 일이기 때문이다. 넷째, 검찰은 신속한 수사를 통해 총격 경찰을 기소해야 한다.     지금 많은 정신 질환자와 가족이 경찰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이로 인해 긴급 상황이 발생해도 신속히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지 못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나 형제의 치료를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가 이들이 경찰 총격으로 숨질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따라서 양용씨에게 총격을 가한 경찰에게는 중형이 선고되어야 마땅하다. 생명 존중 의식이 없는 경찰을 일벌백계한다는 의미에서다.     자녀의 억울한 죽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노력하는 양용씨 부모와 그들을 돕는 여러분에게 경의를 표하며 격려의 말을 전하고 싶다. 조만철 / 정신과 전문의발언대 즉각 조치 정신 질환자 총격 경찰관 정신질환 환자

2024-06-17

[발언대] 안타까운 죽음

정신 질환자에 대한 경찰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최근 정신 질환을 앓고 있던 한인 양용 씨가 경찰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신 질환 환자들을 치료하는 전문의로서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LA시의회는 2년 전 정신건강 문제, 이웃 간 논쟁, 약물 남용, 자살 위협, 고성과 물건 부수기, 가정불화 등의 신고에 대처하는 ‘비무장 민간대응팀’을 신설했다. 경찰은 폭력, 살인 등 중요 범죄에만 출동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LA경찰국도 시의회가 통과시킨 비무장 민간대응팀 가동을 적극 지지했다.   하지만 전문가 입장에서 이런 민간대응팀이 제대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구심을 가져왔다. 왜냐하면 정신과 관련 응급상황이란 치료를 거부하며 폭력적 성향으로 변한 환자를 강제로 병원까지 데리고 가는 경우이기 때문이다. LA카운티 정신건강국은 이미 정신과 응급팀(PET)을 두고 위기 상담 카운슬러를 24시간 대기시키고 있다. 소정의 교육을 받은 경찰 무장 요원과 정신건강 상담원이 팀을 이뤄 출동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원활하게 작동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가디언지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2023년에 경찰 총격에 숨진 주민이 1200명이 넘는다. 이 중 100명(8%)이 정신 질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이성을 잃은 정신질환자가 경찰에 대항하다가 숨진 케이스로 볼 수 있다. 경찰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체포돼 형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 모두 시스템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아 발생하는 사건들이다.     경찰은 정신질환자와 연관된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제 식구 감싸기로 경찰 편만 들어서는 안 된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찰 개혁이다. 물론 그동안 경찰은 여러 위기 상황에서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정신문제, 우울증, 자살 충동, 불안 장애, 약물중독, 주의산만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을 겪는 경찰들이 있다. 이런 문제는 경찰 조직뿐만 아니라 법조계, 의료계, 정치, 경제, 외교, 군 등에서도 발견된다. 문제점이 드러나는 경찰관이 있다면 철저한 교육이 필요하다.   또한 각 로컬 정부의 정신과 응급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 위기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강제 입원 치료할 수 있는 정신과 응급 병원과 병실 확대도 서둘러야 한다.   응급 상황에서는 환자와 같은 인종의 경찰관 내지 최소한 상담자를 동반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민간팀을 운영할 경우에는 그들이 자칫 다치는 등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보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팬데믹 이후 정신질환과 관련해 폭행을 동반한 사건이 계속 늘고 있다. 전문적이고 효율적인 대처방안이 시급하다.   조만철 / 정신과 전문의발언대 죽음 정신 질환자 la카운티 정신건강국 정신문제 우울증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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