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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 한인 작가들의 '한류' 전시회 호평

여성 작가 12명 작품 전시   존스크릭 아트센터에서 '한류(Hallyu)'라는 주제 아래 열리고 있는 한인 작가들의 작품 전시회가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 작품 전시회는 지난 8일부터 시작해 20일 오프닝 리셉션을 거쳐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진다.   오프닝 행사에서 스테파니 도날드슨 아트센터 디렉터는 "존스크릭에 다양한 커뮤니티가 살고있는 만큼, 우리 아트센터에도 그 다양함을 투영하고 싶다"며 처음으로 한인 작가들의 전시회를 열게 된 취지를 설명했다.   전시회에는 12명의 여성 한인 작가들이 참여했다. 앨라배마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문미나 한지공예작가, 유리 등을 이용한 작품을 만드는 앤젤리카 김 프리먼 작가, 도자기로 특별한 조명을 표현하는 다이엔 최 작가 등이 참석해 작품을 설명했다.   주최 측은 특별 심사위원을 초빙해 전시회에 출품된 작품 중 1~3위를 선정했는데, 1위는 아이들이 공기놀이하는 장면을 한지로 표현한 문미나 작가의 작품이 차지했다. 문 작가가 이번 전시회에 출품한 세 작품은 모두 한국 전통을 엿볼 수 있고 캐릭터의 생생한 표정으로 스토리텔링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문 작가는 "작품 활동을 28년간 했는데 최근에는 한국의 전통 풍습을 알리는 작품을 주로 작업하고 있다. 내 작품으로 한국을 알릴 수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서당'을 주제로 한 작품을 작업 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사라 작가의 '뉴 비기닝'은 3위를 차지했다. 해당 작품은 캔버스 위에 한지를 붙여서 표현해낸 것으로, 그가 미국에 처음 이민 왔을 당시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로 작업했다.   앤젤리카 김 작가는 건강 때문에 10년간 미술 작업을 하지 못했다며 "깨진 유리, 탄 나무와 같이 칙칙하고 차가운 소재들이 빛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영감을 받는다"고 전했다.   다이엔 최 작가는 로컬에서 도자기 공방을 두 곳 운영한다. 최 작가는 도자기의 형태에 빛의 효과를 더해서 교감과 소통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니콜 강 작가는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강조하고 탐구하는 작품을 전시했다. 그는 자신의 소중한 기억을, 한국계 여성들의 당당한 모습 등을 일러스트레이터풍으로 묘사한 작품을 설명했다.   이외에도 자개, 서예 등의 작품을 전시회에서 만나볼 수 있으며, 5월 10일까지 방문객 투표로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도 진행하고 있다. 전시회는 무료이며, 월~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토요일은 사전에 연락하고 방문할 수 있다.   ▶주소=6290 Abbotts Bridge Road, Bldg. 700(존스크릭 H 마트 맞은편)   윤지아 기자작품 전시회 작품 활동 작품 영감

2024-04-22

몸과 영혼, 자연과 생명의 연결

샤토갤러리(관장 수 박)가 오는 20일부터 박혜숙, 김성일 작가의 2인전 ‘형상을 넘어서(form and formless)’를 개최한다.     샤토갤러리 측은 “보기 드문 대작들과 설치 및 조각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미술관급 전시 규모”라며 “두 작가의 예술 철학이 집약된 작품들을 통해 관객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몸과 영혼 그리고 자연과 생명의 연결을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박혜숙 작가는 화려한 색채와 형태, 그리고 대상들에 대한 과감한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열정의 작가’로 불리는 그는 스튜디오가 통째로 불타는 등 삶의 역경을 예술로 이겨내고 지독하게 창작에 매진했다.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이 곧 작업의 도구라는 그는 인생과 그림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큰 캔버스에 대담하게 그려낸다. 서양화를 전공했지만 자연스럽게 동양적 정서가 드러나는 그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화법과 특유의 감각으로 작가 고유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박 작가의 작품은 한국 국립현대미술관, 콜로라도 덴버아트 뮤지엄과 오클랜드 뮤지엄 오브 캘리포니아 등에 소장되어 있으며 베이징, 서울, 파리, 뉴욕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도예가이며 조각가인 김성일 작가는 세라믹과 철근, 목재를 접목한 인체 크기의 작품들을 선보인다.     도예라는 장르의 벽을 허물고 자유로운 재료 선택을 시도해 탄생한 그의 믹스드 미디어(mixed media) 작품들은 몸과 영혼의 자유로움을 갈망하는 작가의 인생을 담았다.     초기 작품들이 치열했던 작가의 삶과 예술적 고민을 표현했다면, 그의 신작은 샌버나디노 엔젤레스 포레스트로 이주한 후 산중 생활 속 평화와 자유를 찾은 작가의 삶을 대변하듯, 천사의 형상을 하고 있다.     ‘형상을 넘어서’ 전시회는 20일부터 5월 18일까지 진행되며 오프닝 리셉션은 20일 오후 4~6에 열린다. 이날 작가가 전시 작품을 직접 설명하는 아티스트 토크도 준비되어 있다.     ▶주소:3130 Wilshire Blvd, #104, LA   ▶문의:(213)277-1960 이은영 기자영혼 자연 전시 작품 박혜숙 김성일 초기 작품들

2024-04-14

삶과 예술 사이 갈등…이해와 극복

  김경애, 데미안 서 작가의 2인전 ‘듀얼 커넥션(Dual Connection)’이 13일부터 3주동안 리앤리갤러리(관장 이 아그네스)에서 열린다.       두 작가는 ‘듀얼 커넥션’ 전시 작품을 통해 추상성을 내포한 삶과 예술 사이에서 겪게 되는 갈등과 이해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 작품은 각각 25여점씩 총 50점이다.     김경애 작가는 “디아스포라의 삶 속에서 만나게 된 캘리포니아 사막에서 작품 소재를 찾고, 가끔씩 작품에 등장하는 물고기는 기독교의 상징을 나타내며, 작품의 영감으로 연결 된다”고 설명했다.     주로 한지 위에 잉크와 아크릴화의 믹스드미디어 작업을 하는 김작가는 서울대학교와 홍익대학원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서울과 LA에서 꾸준히 작품 발표를 해오고 있다.   데미안 서 작가의 창작 여정은 세상 모든 사물들과 생명체들에 대한 오랜 관찰을 통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의 작업 패턴은 응집과 확산을 적절히 조율하며, 추상과 구상의 동반자적 표현 방식을 추구한다. 데미안 서 작가는 인하대학교에서 조각을 전공했고, LA에서 5회 개인전과 그룹전을 통해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기간은 13일부터 5월3일까지다.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다.     ▶주소: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213)365-8285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예술 갈등 전시 작품 예술 사이 작품 활동

2024-04-07

카메라로 써내려간 시…‘알래스카’…수잔 황 작가 첫 사진전

화가이며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수잔 황(갤러리 두아르떼 관장) 작가가 첫 사진전 ‘알래스카’를 연다.     황 작가가 영혼의 고향이 된 알래스카에서 영감 받아 개최한 개인전 ‘물길’에 이어 이번에는 사진작품을 선보인다.     황 작가는 “알래스카를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이번 사진 전시회를 준비했다”며 “지난 20여 년 동안 수차례 가보았던 알래스카는 나에게 연민 같은 감정을 품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알래스카의 관광 철인 여름보다는 눈도 많이 오고 길도 대부분 막혀있지만, 겨울의 알래스카를 좋아한다”며 “자정까지 환한 여름철의 백야, 정오가 될 때까지 해가 뜨지 않는 한겨울의 극야 등 신비로운 알래스카를 잊지 못해 다시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시 작품 50~55여 점에는 거대한 빙하가 녹아가고 부서져 가는 초췌한 모습, 파편처럼 흩어져 떠다니는 무수한 유빙들, 그것을 바라보는 작가의 지구온난화라는 우려와 함께 위대함이 힘없이 소멸해 가는 허무한 슬픔이 담겨있다. 또 한편으로는 알래스카의 분위기와 오묘한 색감도 담았다.     장소현 미술평론가는 “수잔 황 작가의 사진 작품은 화가의 시각으로 찍은 사진답게 조형적인 표현력이 강하게 드러난다”고 평했다.     ‘알래스카’ 전시회는 오는 19일부터 5월 4일까지 갤러리 두아르떼에서 열린다. 오프닝 리셉션은 19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다.     ▶주소:4556 Council St. LA   ▶문의:(213)700-4225 이은영 기자알래스카 카메라 장소현 미술평론가 전시 작품 오프닝 리셉션

2024-03-31

위작 논란 '박수근·이중섭 작품' 진품 확인됐다

지난 25일부터 LA카운티미술관(LACMA)에서 전시 중인 ‘한국의 보물들(Korean Treasures)’ 작품 일부가 위작이라는 의견이 한국에서 나온 가운데〈본지 2월 29일자 A-2면〉, LACMA가 지난 4일 회원 및 비회원들을 초대해 ‘한국의 보물들’ 전시회를 설명하는 특별 강연회를 열었다. 본지는 이날 강연자로 나온 스티븐 리틀 아시아 미술관장을 만나 한국의 위작 논란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위작 논란을 들은 심정은.     “놀랍지 않다. 사람마다 보는 게 다르기 때문에 이해한다. 아쉬운 건 위작을 거론한 사람들이 그림을 직접 보지 않았고 또 작품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장한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들은 박수근, 이중섭의 그림이 LACMA에 있다는 게 믿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LACMA는 작품을 기증받을 때 검증하나.   “모든 기증 작품을 검증하지는 않는다. 논란이 이는 작품일 경우 당연히 검증 작업을 거친다. 박수근과 이중섭 작품은 작년 말에 모두 검증 절차를 끝냈다.”   -어떤 검증 작업을 거쳤나.   “과학적인 방법도 사용하지만 다양한 기록과 자료를 찾고 비교하는 연구도 중요하다. 이중섭 작품의 경우 한지에서만 그림을 그렸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3년간 한국을 방문해 조사하고 연구한 결과 이중섭은 한지뿐만 아니라 나무, 캔버스, 판지에도 그림을 그렸음을 확인했다. 또 소 위에 어린이가 앉아 있는 작품이 없다는 말도 있는데 기린, 말, 사슴, 용 위에 사람이 타고 있는 그림이 많다. 인터넷으로 검색만 해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박수근 작품의 경우 아들이 이의를 제기했다.   “우리는 실험실에서 현미경으로 그림 재질과 그림 기법, 색 등을 세밀하게 조사한 결과 (기증받은) 박수근의 작품이 모두 1963년 이전 것임을 확인했다. 한 예로 그가 쓴 종이는 뉴욕에 있는 종이 공장에서 1963년 이전에 생산된 것이다. 작품 뒷면에 찍힌 집코드(NY, 12, NY)와 종이 생산공장 이름 등이 이를 증명한다. 1963년 이전까지 미국은 2자릿수의 집코드를 사용했는데 당시 종이공장이 있던 뉴욕의 경우 12였다. 또 박수근은 자신의 후원자였던 마거릿 밀러에게 어떤 색을 작품에 썼는지 편지로 남겼다. 그 편지에서 그는 주로 어두운 색을 사용했지만,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드물게 분홍과 파란색을 썼다고 설명했다. 직접 작품을 보면 그가 말한 색을 발견할 수 있다.”   -북한 화가 작품들에 대한 평도 있다.   “마침 어제 (3일) 중국의 관광문화청 관계자와 만났는데 북한 화가들의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북한 화가들의 작품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고 많은 중국인이 작품을 사려 한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북한 화가 작품을 볼 기회가 거의 없어서 낯설 수 있다. 이번 전시회에 뛰어난 북한 출신 화가들의 작품을 보여줄 수 있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한인 커뮤니티에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작품을 과학적으로 증명한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번 전시는 한국의 뛰어난 화가들,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다. 그러니 꼭 방문해서 작품들을 관람하고 평가하기 바란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박수근이중섭 과학기법 박수근 작품 화가 작품들 이중섭 작품 LACMA 위작 논란 스티븐 리틀 큐레이터

2024-03-05

시카고 미술관 소장 작품 약탈품 논란

시카고 미술관 소장 작품이 나치가 약탈한 뒤 불법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미술관측은 이에 대해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입수한 만큼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주 뉴욕 검찰은 시카고 미술관이 소장 중인 미술품이 나치가 약탈한 것으로 원 소유주 일가에게 반환되어야 한다는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에곤 슐레(Egon Schiele)라는 작가의 러시안 전쟁 포로(Russian War Prisoner)라는 작품이 논란의 대상이다.     뉴욕 검찰은 이 작품은 홀로코스트 시기 나치에 의해 약탈된 것으로 미술관측이 이를 알고 있으면서도 불법적인 방법으로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측은 시카고 미술관이 지난 1966년 이 작품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조사 없이 나치가 약탈한 작품을 세탁 과정을 거친 뉴욕 화상을 통해 구입했다고 지적했다.     이 작품의 원 소유주인 프리츠 그룬바움 가족은 그간 시카고 미술관측에 반환을 요구했으나 미술관이 적절한 경로를 거쳐 구입한 것이라며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그룬바움 가족은 이 그림이 프리츠 그룬바움이 1938년 다차우 유태인 수용소에 들어가면서 나치가 빼앗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뉴욕 검찰은 그룬바움이 소유했던 11점의 그림은 나치가 빼앗은 것이라며 이 중 뉴욕의 현대미술관과 캘리포니아 산타 바바라 미술관이 소장했던 9점은 그룬바움 가족들에게 돌아갔다고 밝혔다. 또 한 점은 개인 소장품이었는데 그룬바움 가족들에게 직접 반환됐다. 나머지 한 점만 시카고 미술관이 소장한 채 반환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시카고 미술관은 자체 조사 결과 이 작품은 그룬바움의 처제인 마틸드 루칵스가 물려받았고 이후 1956년 스위스의 화상 에버하드 콘펠드를 통해 적법하게 팔렸다고 밝혔다.     미술관측은 “불법적으로 예술품을 매입했으면 반환했겠지만 이 작품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했다. 또 2021년 법원 판결에 따르면 슐레 작품이 루칵스-콘펠드 경로를 통해 합법적으로 거래가 됐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연방법원이 그룬바움이 소장하고 있던 슐레의 작품은 약탈당하지 않았고 그룬바움이 합법적으로 소장했었다고 판결한 내용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뉴욕 검찰은 콘펠드가 작품을 매입한 뒤 수 십 년 후에야 관련 서류를 작성했고 루칵스로부터 작품을 사들였다는 서류 등이 위조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편 뉴욕 검찰과 시카고 미술관의 구두 진술은 곧 시작되며 법원은 이를 바탕으로 작품의 소유권을 결정하게 된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 미술관 시카고 미술관 작품 약탈품 그간 시카고

2024-03-01

“수준 높은 작품 글쓰기 정진하겠다”…고원문학상 문영애 수필가 선정

고원기념사업회(회장 정찬열)가 주최하는 제12회 고원 문학상 공모전에 문영애 수필가의 ‘지금 여기서 춤추며 살기’가 선정됐다.     올해 문학상 최종심은 단독 후보작이었다.     심사를 맡은 김종완 평론가는 “한국 디아스포라 문학의 한계로 남아 있던 마지막 선을 넘은 작품”이라며 “지성 수필이라는 아직 정립되지 않은 미개척의 수필세계를 여는 마중물로서 큰 의미를 갖는다”고 평했다. 또 “디아스포라 문학이 갖는 중요한 가치는 낯섦에서 오는 새로운 시선이다. 디아스포라성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만민동포, 만민형제라는 새로운 세계를 열음으로써 존재와 타자에 대한 새로운 깊이의 해석이 가능해졌다”고 덧붙였다.     고원문학상에 선정된 문영애 수필가는 한국에서 간호학을 전공하고 1973년 미국으로 이주했다. 2008년 ‘한국신문’을 통해 등단하고 제14회 한국 산문문학상을 받았다.     2022년 첫 수필집 ‘지금 여기서 춤추며 살기’를 출간했다. 워싱턴문인회 수필문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문영애 수필가는 “예술은 삶을 더 견딜만하게 하는 아주 인간적인 방법이다고 한 미국 작가 커트 보니것(1922~2007)의 말을 실천하듯, 미주지역에 삶의 스트레스를 모국어로 녹여 문학으로 승화하려 애쓰는 작가들이 많다”며 “고원 선생님의 문학정신에 맞는 수준 높은 작품을 위해 더욱더 글쓰기에 정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원 문학상은 고원 시인의 문학적 업적과 정신을 기리고 이를 후세에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마련됐다. 수상자에게 상금 3000달러와 상패를 수여한다.  이은영 기자 lee.eunyoung6@koreadaily.com고원문학상 글쓰기 고원문학상 문영애 문영애 수필가 작품 글쓰기

2024-02-18

[글마당] 작은 나무에 앉은 새

나는 나 자신을 작은 새에 종종 비유합니다. 허드슨 강가에 앉아 뉴저지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날갯짓해도 저 넓은 강을 건너지는 못할 것 같다’며 건너다보기만 하는 작은 새 말입니다. 내 주위의 모든 것이 크게만 보입니다. 비디오 작품을 전시하는 어두컴컴한 커다란 갤러리에 들어서면 가슴이 답답합니다. 작품에 집중하지 못하고 자꾸만 출구를 향해 날개를 퍼덕거리다 밖으로 나옵니다. 대형 미술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거창하고 크고 많아서 어디서부터 봐야 할지 종종거리다 나와 계단에 앉아 있습니다.     지난 토요일, 센트럴파크와 리버사이드 공원 주위만을 맴돌던 나는 어찌어찌하다가 차이나타운 캐널 스트리트까지 원정 갔습니다. 갤러리 문을 열고 들어섰습니다. 순간, 작은 새는 허드슨 강을 따라 내려오다 날갯짓을 멈추고 아늑한 공간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작은 작품들이 3면의 벽을 메우고 있었습니다. 한눈에 모든 것이 다 들어왔지만,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아주 작은 작품들이었습니다.   Alexa Grace 작가의 작업입니다. 작가에 대한 소개는 다음과 같습니다.   ‘알렉사 그레이스의 일러스트 조각은 부드러운 말투와 절제된 재치가 돋보이는 연약한 작품입니다. 각 작품은 작은 만화 캐릭터가 배우로 등장하는 작은 무대 세트와 같습니다.’   작은 남자가 그 작은 공간 한가운데에서 우리를 반겼습니다. 만약 커다란 남자가 작은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면 나는 그렇게 오래 그곳에 머물지 못했을 것입니다. 갤러리 겸 본인의 작업장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짙은 회색 작은 상자 속 상자 그 안에 더 작은 상자 작업을 보여주며 이야기를 이어갔습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해 러시아 인형 마트료시카와 같다고도 할 수 있지만, 느낌은 전혀 다른 미니멀한 작품들이었습니다. 그분은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미술품 보관 및 보호를 위한 상자 제작을 26년간 했습니다. 임기가 끝나자, 미술품 전시, 창작, 보존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그 갤러리 겸 작업장인 공간을 길게 이야기하는 것은 사실 그분과 헤어지면서의 장면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아서입니다. 내 이름 ‘수임’을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예전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던 내가 그날은 그 작은 모든 것에 매료되었던지 “기억해 줘요. 내 이름은 swim, 수영하는 것 말이에요.”     양손으로 수영하는 시늉까지 곁들였습니다.   “나 수영하는 것 좋아하는데. 이제는 하지 못해요.”   그분이 자기 다리를 내려다보며 말했습니다.   “어머 이렇게 오랫동안 서서 이야기할 정도면 다리가 튼튼하지 않나요?”   “아니 무릎을 구부릴 수는 없는, 그냥 한 그루의 나무 같은 다리예요.”   “어머! 나는 한 마리의 작은 새로 나무인 당신의 가지에 종종 놀러 와 쉬었다 가도 괜찮겠어요?”라고, 툭 튕겨 나오려는 말을 꾹꾹 눌러 삼켰다.     그는 우리와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와 우리가 멀어져 보이지 않을 때까지 서 있다가 들어가겠다며 배웅했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나무 비디오 작품 상자 작업 상자 제작

2024-02-09

[프리즘] 나만의 이야기는 힘이 세다

“미쳤다(crazy).”   오스카 작품상과 각본상 후보에 오른 ‘패스트 라이브즈(Past Lives)’의 셀린 송 감독은 “이렇게 엄청난 인정을 해준 아카데미에 정말 감사하다. 믿을 수 없는 영광이다. 내 첫 번째 영화로…”라고 소감을 밝히다 ‘미쳤다’라는 한마디에 감격을 담았다. 그럴 만하다. 작품상은 제작자에게 주는 것이지만 자신이 쓰고 감독한 첫 작품이 오스카 후보에 오르다니…누구에게 ‘미친’ 일이 아닐까.   송 감독의 오스카 후보 지명은 2020년 이후의 흐름 속에 있고 그래서 더욱 의미 있다. 2020년,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으로 오스카 작품상과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았다. 수상도 중요하지만 메인 부문 수상은 할리우드 영화도 드문 영광이어서 외국 작품으로는 더욱 눈이 부신 성취였다. 2021년 오스카에서는 한인 정이삭이 쓰고 감독한 ‘미나리’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수상은 못 했지만 주요 부문인 작품상과 감독상, 남우주연상에 올라간 것도 놀라운 일이었다. 2021년은 또 ‘오징어 게임’의 해였다. 영화뿐 아니라 미니시리즈에서도, 오스카라는 기성 시스템뿐 아니라 넷플릭스라는 새로운 시스템에서도 통했다.   올해 한인의 작품은 영화와 미니시리즈에서 동시에 빛을 발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오스카에서 빛났고 LA 한인이 주축이 된 ‘성난 사람들(Beef)’은 에미상 미니시리즈·TV영화 부문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작가상, 남우·여우주연상, 캐스팅상, 편집상, 의상상을, 말 그대로 휩쓸었다.   2020년 이후 한국인 혹은 한인이 만들어 성공한 작품의 공통점은 한국어로 쓰고 한국어로 연기했다는 점이다. 나고 자라고 영화를 만든 장소가 한국과 LA, 조지아, 캐나다로 다르지만 공통점은 한국어다. 이 정도면 한국어 작품으로 묶어도 될 듯하다.     ‘미나리’와 ‘패스트 라이브즈’, ‘성난 사람들’은 미국과 캐나다 한인의 작품임에도 한국어 대사 영화다. 이것만으로도 이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새로운 세대가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샌드라 오와 존 조, 김윤진, 대니얼 대 김, 그레이스 박 등 엔터테인먼트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첫 세대는 주로 배우였고 두각을 나타내는 것에 전력을 다해야 했다. 나만의 목소리와 감성이 없어서가 아니다. 나만의 이야기를 전달할 기회가 적었다. 단편적으로 봐도 당시 한국어 각본이라면 지금처럼 제작이 가능하고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었을까.   2세대 영화인들은 한국어로는 실패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없어 보인다. 관객이, 평단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멈칫거리지 않는다. 세 작품 모두 자신의 경험에서 출발해 내가 말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필요하다면 한국어로 제작한다. 그렇다고 이들이 한국어로만 작품을 만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야기에 필요하다면 영어나 다른 언어로도 할 것이다. 한인 이민진 소설가의 ‘파친코’가 2022년 애플+tv 미니시리즈로 화제가 된 것이 그 예다. 정이삭 감독도 오는 7월 ‘트위스트’ 속편을 개봉한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봉준호 감독의 오스카 수상 소감이다. 이건 새로운 세대의 성공 비결이기도 하다. 남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에 맞추기보다 내 이야기를 하는 것. 성공한 2세대의 공통점이고 독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물론 누구든 내 얘기를 할 수 있지만 모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세대의 ‘내 얘기’는 개인의 이야기에 보편성을 불어넣어 공감을 끌어낸다.     세대가 바뀐 한인들이 4·29 폭동을 소재로 영화나 미니시리즈를 만든다면 어떨까. 지금까지 4·29 폭동은 한인이 아닌 이들이 만든 작품에 부분적으로 등장하는 수준이었다. 새로운 세대가 얘기하면 아주 다를 것 같다. 안유회 / 뉴스룸 에디터·국장프리즘 이야기 오스카 작품상 한국어 작품 감독상 각본상

2024-01-25

K아트, 샌디에이고를 사로잡다

'케이-팝(K-Pop)', '케이-푸드(K-Food)'에 이어 이제는 '케이-아트(K-Art)'가 로컬 문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샌디에이고 미술관(SDMA)이 한국채색화 특별전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다양한 한국 문화 프로그램을 진행해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10월 28일 개막해 오는 3월 3일까지 진행될 한국채색화 특별전 '생의 찬미 (Korea in Color: A Legacy of Auspicious Images)' 전시회는  한국인의 삶과 밀착한 채색화의 역할을 특별 조명하고 있다. 전시장에는 일상의 기복과 액운 떨치기 등 삶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는 전통 채색화와 이를 적용한 현대화가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 5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SDMA측은 이 전시회의 일환으로 커뮤니티와 가족 관람객들을 위한 주말 행사인 십장생 쉐도우 박스 만들기, 한글을 이용한 아트작품 만들기, K팝 댄스 즐기기 등 한국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한국 알리기의 선봉역할을 하고 있다.   먼저 어린이를 포함한 가족단위가 즐길 수 있는  '쉐도우 박스 만들기'는 오늘 13일(토) 오후 1시부터  4시까지 열리는데,  한국 전통 색감의 색종이를 오리거나 찢어서 입체감 있게 재배치하는 쉐도우 박스 작품을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짜여 있다. 또 현재 전시되고 있는 작품에서 자주 보이는 10가지 장수와 복의 상징들을 수채화로 칠해보는 기회도 갖는다. 행사는 무료이며 예약은 필요치 않다. 다음달 2월 3일과 10일에도 같은 행사가 열린다.   이 행사와 함께 연달아 체험해 볼 수 있는 '한글을 이용한 아트 작품 만들기' 행사는 오늘(13일)과 2월 3일 오후 2시부터 열린다. 이 워크숍에서는 '문자추상'의 대가 이응노 화백의 추상 문자 그림을 모방해 작품을 만든다. 모든 세대가 참여할 수 있는 이 이벤트를 통해 한글의 아름다움을 깨닫고 한글에 더욱 익숙해지며, 한글로 추상 작품을 만들어 보는 흥미로운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오는 20일(토)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는 LA한국문화원의 협찬을 받아 SDMA 미술관 앞 계단에서 'K팝 댄스 페스티벌'도 열린다. 이 행사에는 '날라리(LALARY)' 댄스그룹과 'NK댄스 스튜디오', '샌디에이고 주립대 KASA 이그나이트 댄스' 등이 출연해 흥겨운 K팝 댄스 퍼포먼스를 펼친다. 발보아파크에서 한국관을 운영하는 '한국의 집(HOK)'도 이날 부스를 마련해 한국문화를 알릴 예정이며 아트 만들기 부스, 로컬 아티스트 부스가 세워지고 참석자에게 한국 스낵도 제공된다.     '생의 찬미' 전시회의 입장료는 유료지만 1월 15일(레지던트 프리데이) 과 2월 8일(매월 2째 목요일 SDMA무료입장데이)에는 무료로 관람이 가능하다. 또 직접 방문이 어려운 경우 온라인으로 감상하는 버추얼 투어(1월 17일, 2월 4일, 2월 14일 오후 1~2시)도 도슨트의 설명을 받으면서 관람가능하다. 단, 미리 예약하고 접속가능한 링크를 받아야 한다.     ▶주소:1450 El Prado Balboa Park, San Diego, CA   ▶자세한 정보:www.sdmart.org/events/샌디에이고 아트 샌디에이고 미술관 한국채색화 특별전 아트 작품

2024-01-12

[문화산책] 이민사 연구와 예술적 감동

“아부지”   하와이의 한 공동묘지에 쓸쓸하게 놓여있는 묘석에 새겨진 ‘아부지’라는 한글 세 글자를 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울컥했다. 한장의 사진이 참 많은 것을 말해준다. 중앙일보의 연재 기획기사 ‘한인 이민 선조의 비명(碑銘)을 찾아서’의 한 부분이다.   우리의 뿌리를 확인하는 이런 기사가 참 반갑다. 수고해준 취재기자들과 신문사에 감사하며, 앞으로 이런 기사가 많이 실리기를 희망한다. 지난 2023년은 이민 120주년을 기념하여 관심이 높았고 행사도 많았던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그런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역사를 제대로 갈무리하고 정신을 이어가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는 길게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우리와 우리 후손들에 정체성과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고 자긍심을 확립하는 일은 다인종 다문화로 이루어진 미국 사회에도 큰 보탬이 된다. 캘리포니아 주가 ‘소수인종학’을 고등학교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는데, 여기에 미주한인사 7개를 포함한 것도 그런 때문이다. 이 과목을 이수해야 졸업을 할 수 있다니, 그만큼 역사 공부가 중요하다는 말이다.   미주 한인이민사 연구와 관련해서 몇 가지 개인적 소견을 말하고 싶다. 간단히 간추리면, 한국 정부의 체계적이고 전폭적인 지원과 미주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점, 이런 연구와 사업은 조직적이고 장기적으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점, 학자는 물론이고 작가나 예술가 등 다양한 전문가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 2세 전공자 등 폭넓은 연령층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점 등이다.   재외동포청이 지난해 의욕적으로 출범했다. 물론,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이 많겠지만, 이민 역사 갈무리와 정리도 중요한 사업 중의 하나일 것이다. 이민사 연구의 큰 방향을 제시하고, 각 분야의 연구를 지원하고, 그 성과를 종합적으로 정리해서 하나로 묶어나가는 작업은 개인이 하기 어려운 일이다.   미주 한인 초기 이민사 연구는 그동안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전문기관이나 학자의 층과 연구주제도 넓어졌고, 많은 책과 연구논문, 작품도 발표되었다. 특히 도산이나 박용만, 올림픽 영웅 새미 리, 김영옥 대령 등 인물 탐구와 독립운동사 연구는 꽤 깊은 수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늘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생각, 다각적 시선과 예술적 상상력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초기 이민사 분야의 학자와 연구가로는 UC리버사이드의 장태한 교수, 역사 자료 정리와 저서 집필에 힘쓰고 있는 민병용 관장, 도산 연구가 윤병욱, 자료 수집 전문가 안형주, 멕시코 이민 연구가 이자경, 한국의 조규익 교수, 이구홍 등을 꼽을 수 있고, 기관이나 단체로는 하와이이민연구소와 하와이역사재단, 장태한 교수를 중심으로 결성된 ‘미주한인사 학회’ 등이 있다.   예술 쪽에서도 제법 많은 작품이 나왔다. 가장 많은 것은 문학작품으로 이언호 희곡 ‘사진신부의 사랑’, 장소현 장시집 ‘사탕수수 아리랑’, 한우성의 전기 ‘아름다운 영웅 김영옥’, 박경숙 장편소설 ‘바람의 노래’, 이상묵의 ‘칼의 길’, 권소희 장편소설 ‘하늘에 별을 묻다’ 등 많은 작품이 발표되었다. 한국 작가의 유명한 작품으로는 춘원 이광수의 ‘도산 안창호’, 조정래의 대하소설 ‘아리랑’, 희곡 ‘애니깽’ 등이 떠오른다.   영화로는 이진영 감독의 다큐멘터리 ‘무지개 나라의 유산’, ‘하와이 연가’ 등이 있고, 연극으로는 극단 시선의 뮤지컬 ‘도산’이 눈길을 끈다.   역사와 정신적 유산을 오늘에 생생하게 되살리는 힘은 역시 감동에서 나온다. 그래서 예술가들의 참여가 꼭 필요한 것이다.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인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이민사 연구 이민사 연구 미주 한인이민사 연구논문 작품

2024-01-11

[음악으로 읽는 세상]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1961년에 개봉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는 영화가 있다.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에서 24세의 풋풋한 청년 시몽은 폴라라는 연상의 여인을 음악회로 초대하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라고 묻는다. 이때 폴라는 시몽의 데이트 신청을 받아들이지만 두 사람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있다. 바로 열다섯 살이라는 나이 차다. 폴라는 시몽이 자기에게 갖는 애정이 순수하게 이성에 대한 관심이 아니라 연상의 여인에게 느끼는 모성애적 관심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이 영화에는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이 배경으로 깔린다. 브람스 교향곡 중에서도 멜로디가 아름답고 로맨틱하기로 유명한 악장인데, 멜로디가 너무 달콤하고 몽환적이어서 얼핏 들으면 브람스 작품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동안 아카데믹하고 선이 굵고 진지한 음악만 써 왔던 브람스에게 이런 사탕발림 같은 달달한 감성이 있었나 놀라울 정도다. 여하튼 그 덕분에 브람스 교향곡 3번 3악장의 주제 선율은 대중음악가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다. 멜로디를 로맨틱 버전, 에로틱 버전 등 다양한 스타일로 편곡해 연주하기도 하는데, 영화에서도 다양한 버전의 3악장이 나온다.   영화에서 흘러나오는 브람스의 멜로디는 로맨틱하지만 현실은 결코 로맨틱하지 않다. 폴라는 시몽의 사랑이 비현실적인 로망에 불과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의 관심이 싫지는 않지만 그녀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결국 폴라는 시몽에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폴라의 갑작스러운 이별 통고에 상처를 받은 시몽이 계단을 뛰어 내려간다. 그때 폴라가 울면서 이렇게 외친다.   “나는 너무 늙었어. 늙었다고.”   영화에서 시시때때로 울려 퍼지는 브람스의 멜로디는 로맨틱한 환상이다. 그러나 환상은 환상으로 있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법이다. 폴라는 그걸 깨달은 것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브람스 브람스 교향곡 브람스 작품 청년 시몽

2024-01-08

90년대 현대 작품 한 자리에…16일까지 리앤리갤러리 소장전

리앤리갤러리(관장 이아네스)가 연말을 맞이해 소장전을 개최한다.     리앤리갤러리는 올해 초부터 시작한 갤러리 20주년 기념 전시회의 대장전을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소개되지 않았던 글로벌한 작가들의 다양한 장르의 현대 작품을 소개한다.     이아네스 리앤리갤러리 관장은 “대부분 보기 드문 25~30년 전의 작품들이 전시되는 그룹전”이라며 “총 42점의 작품이 공개된다”고 밝혔다.     소장전에는 자연을 소재로 인상주의와 추상주의 화가로 알려진 코스타리카 출신의 로지타 고드리에브, 회화와 현대 문명의 발단이 된 컴퓨터와 그 칩을 이용해 작업하는 베트남 출신의 작가 니온 카이, 남가주의 사막을 표현한 풀 어반의 작품 등이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유리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유리로 모자이크 방법을 이용해 평면화한 카산드리아 볼레모, 섬세한 테크닉과 부드러운 감성이 어우러진 작품을 제작하는 시애틀 작가 프리츠 드레이스백, 아프리카 문화에서 영감을 받아 여성의 원초적인 아름다움을 표현한 제니 폴만과 사브리나 노의 공동 작품에선 신비한 아름다움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이 외에도 3D 작품으로는 맥스 크래거의 메탈과 글래스를 혼합한 조각품과 르스 태커의 디지털 아트, 스티브 메츠거의 시각으로 재해석한 도시의 풍경화, 컬크 네이롬의 석조각 등이 전시된다. 이번 소장전은 오는 16일까지 열린다.     ▶주소:3130 Wilshire Blvd. #502. LA   ▶문의:(213)365-8285 이은영 기자소장전 현대 현대 작품 공동 작품 이번 소장전

2023-12-10

'미주시조' 시조 콘서트 개최…중견 시인 홍성란 박사 초빙

미주시조시인협회(회장 안규복·사진, 이사장 이원익)가 연간지 미주시조 2호 출간 기념으로 화상 온라인 시조 콘서트를 오늘(5일) 개최한다.   오후 6시부터 줌으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제1회 미주시조 신인상 시상식, 미주 회원들의 자작 시조 낭송, 초빙 강사의 낭송 지도, 시조 작품 분석 해설 강의로 진행된다.   초빙 강사는 한국의 유심시조아카데미 원장 홍성란 시인이다. 홍시인은 시조로 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한국에서 낭송 대가로 알려져 있다.   미주시조 2호에는 유성호 교수의 권두언에서 미주 시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언급됐다. 특집으로 한국시조시인협회 작품 16편, 디카시 11편, 미주시조시인협회 회원  작품 32편이 실렸다. 또 미주시조 신인상으로 이상목, 김성교, 변정은 시인이 선정됐다.   미주시조시인협회는 1985년 설립돼 2000년도까지 활발하게 활동하다 고원 시인이 작고한 이후 활동 및 협회지 출간이 중단됐다. 2021년 협회가 재발족되고 지난해 6월 창간호를 발간하고 4인 합동시조집 출판기념회도 열었다.   올해 발간된 미주시조 2호 출간 기념회는 전국 시조 시인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줌으로 마련했다. 안규복미주시조시인협회 회장은 "시조 문예지가 많이 나오는데 소통의 대상이 되기 위해 변화와 혁신을 시도하고 있다"며 "한국시조시인협회와 작품 교류를 통해 대표 시인 작품을 읽고 서로의 흐름을 교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주시조시인협회는 향후 줌 화상 시조 강의, 대면 강연회, 작품 토론회 등을 통해 미주 시조 저변 확대와 협회 연간지인 '미주 시조' 작품 강화에 더욱 중점을 둘 예정이다. 시조콘서트 참가비는 무료로 줌 ID는 532 898 8489, 패스코드는spaa이다.   ▶문의: (818)687-4896, mijusijo@outlook.com 이은영 기자미주시조 콘서트 미주시조시인협회 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작품 미주시조 신인상

2023-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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