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든글로브 시상식 ‘비영어권 작품 약진’
일본어 대사 70% 쇼군 4관왕
‘오징어 게임 2’는 수상 실패
데미 무어 첫 여우주연상 감동
본지는 한인 언론으로서 유일하게 지난 5일 열린 ‘제82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 참석, 현장 분위기를 취재했다.
이번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수상에 실패했지만, 비영어권 작품들이 9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전 세계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드라마 시리즈 ‘쇼군’은 후보에 오른 4개 부문에서 모두 수상하며 4관왕에 올랐다. 이 작품은 TV 드라마 시리즈 작품상, 안나 사와이의 여우주연상, 히로유키 사나다의 남우주연상, 아사노 타다노부의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전체 대사의 70% 이상이 일본어로 구성된 ‘쇼군’은 언어 장벽을 넘어선 사례로 평가된다. 히로유키 사나다는 “이 상이 언어와 문화를 넘어 전 세계 창작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첫걸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스페인어로 제작된 뮤지컬 코미디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10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이 작품은 뮤지컬·코미디 부문 작품상, 비영어 영화상, 조 살다나의 여우조연상, 오리지널 송 ‘엘 말(El Mal)’로 주제가상을 받았다.
브라질 배우 페르난다 토레스는 포르투갈어로 제작된 ‘아임 스틸 히어(I’m Still Here)’로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브라질 배우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브라질 배우가 이 부문에 후보로 오른 것은 25년 전 토레스의 어머니 페르난다 몬테네그로가 처음이었다. 토레스는 “이 상을 어머니에게 바친다”며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배우가 상을 받은 것은 영화계가 변화를 맞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상이 브라질에게 큰 기쁨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시상식의 하이라이트는 45년간의 연기 경력 동안 처음 골든 글로브 트로피를 거머쥔 데미 무어였다. 그는 영화‘더 서브스턴스(The Substance)’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무어는 수상 소감에서 “약 30년 전 한 영화 제작자가 나를 ‘팝콘 여배우’라고 불렀다”며 “흥행에는 도움이 될지 몰라도 연기로는 인정받지 못하는 배우라는 그 말이 오랫동안 나를 갉아먹어 몇 년 전에는 모든 것이 끝난 줄 알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때 ‘더 서브스턴스’ 대본을 만나 우주가 ‘아직 끝이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고 회고했다. 마지막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줄자를 내려놓으면 이미 충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전하며 감동을 더했다.
베벌리힐스=정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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