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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태계 유권자 53% “정당에서 대선 정보 못 받아”

국내 아태계 유권자 등록 숫자가 늘고 투표 의지가 높지만 정작 정당과 후보로부터 필요한 관련 정보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계 관련 데이터를 연구하고 있는 ‘AAPI 데이터’가 최근 국내 아태계 24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는 대통령과 의회 선거에 투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68%는 ‘반드시 투표할 것’이라고 밝혀 높은 참여의지를 반영했다. 특히 젊은층의 투표 참여 열기가 뜨거워 18~34세 중 85%가 투표하겠다고 한 반면 연장자들은 62%가 같은 대답을 내놨다.     투표 방식에 있어서는 46%가 현장 당일 투표 대신 사전투표나 우편투표 등의 방식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각 정당들은 정작 이들 유권자들과 접촉면을 넓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응답자들 중 50%는 민주당에서, 57%는 공화당에서 각각 어떠한 정책 정보와 후보 관련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아태계 유권자들은 이번 대선에서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 경제(86%), 인플레이션(85%), 보건(85%), 범죄(80%), 교육(80%)을 꼽았다.     한편 카말라 해리스에 대한 한인 유권자들의 호감도는 39%로 나타나 다른 민족 그룹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대해서도 33%가 호감을 보여 중국계 다음으로 낮은 호감도를 보였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아태계 투표 아태계 유권자들 아태계 투표 투표 의지

2024-09-11

[사설] 투표 불참 시민 권리 포기하는 것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 의지가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나 우려된다.  UC버클리 정부연구소(IGS)가 가주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11월 선거 관련 설문조사에 따르면 ‘투표할 것’이라고 답한 한인 유권자는 49%에 불과했다. 이는 전체 응답자의 78%가 ‘투표하겠다’고 답한 것에 비하면 29%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인종별로도 투표 의지가 강한 유권자 비율은 백인(90%), 라틴계(70%), 흑인(66%)은 물론 베트남계(65%), 중국계(54%) 등 다른 아시아계에 비해서도 훨씬 낮다. 조사 대상자는 총 5095명으로 이중 한인은 154명이다.     투표권의 포기는 정치적 무관심을 반영한다. 이는 한인 사회의 정치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커뮤니티의 정치적 힘을 보여주는 데는 유권자 숫자도 필요하지만 투표 참여율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정치인은 표가 없는 곳에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한인 유권자들은 투표를 망설이는 가장 큰 이유로 대선 후보들에 대한 불만족을 꼽았다. 표를 줄 만한 대선 후보가 없어 투표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11월 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대통령 선거다. 하지만 이번 선거가 대통령만 뽑는 것은 아니다. 연방 상·하원 의원을 비롯해 로컬 선거도 동시에 진행된다. 접전 지역에서는 한표 한표가 당락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한인 유권자들은 후보와 선거 이슈들에 대한 정보 부족도 지적한다. 한인 관련 단체들이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선거 후원금을 전달하고 ‘투표 참여’만 권할 게 아니라 주요 후보와 그들의 공약을 한인 유권자들에게 알리는 것도 필요하다.     한인 사회는 정치력 신장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 덕에 많은 한인이 선출직 공직에 진출할 수 있었고, 정치권은 한인 사회의 목소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11월 선거는 한인 정치력이 또 한 번 검증받는 무대다. 투표 참여율도 주요 평가 기준의 하나다.  사설 투표 불참 투표 참여율 한인 유권자들 투표 의지

2024-06-19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자신의 결정이 돼 실행 의지 커져

스마트폰, 게임, SNS 등 한번 시작했다 하면 멈추지 못하고 해야 할 일은 뒷전으로 미루다가 못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들의 마음에는 어떤 생각들이 자리 잡고 있는 걸까 사뭇 궁금하다. 도대체 잘하고 싶은 생각은 있는지, 해야 한다는 사실은 기억하고 있는지, 언제쯤 자신을 이기고 해야 할 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이루어 낼 것인지 지켜보기에 답답할 때가 많다. 분명한 사실은 그들도 열심히 그리고 잘하고 싶은 마음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왜 안 되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까?     ▶생각이 감정을 지배하려면     “게임이 하고 싶다” “친구와 놀고 싶다” 이런 욕구와 감정반응을 일으키는 곳은 변연계와 편도체다. 이렇게 욕구와 감정이 계속해서 활발히 일어나면 자제를 하지 못하고 게임이나 소셜미디어 등 오락에 마냥 빠져 있게 된다. 하지만 다행히도 우리의 눈 뒷부분에 자리하고 있는 전두엽이 고맙게도 이를 제어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전두엽은 의사결정, 가치판단 혹은 감정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예를 들어 온라인으로 30분 동안 휴식을 취하며 유튜브를 보기로 계획을 했는데 보던 내용이 너무 재미있어 중단하기 싫어 지고 더 보고 싶어진다. 이렇듯 변연계에서 어떤 감정이 발생할 때 그것을 따를 수도 있고, 아니면 전 전두엽이 ‘아니야 충분히 휴식을 취했어’라고 제동을 걸어 휴식을 멈추고 계획한 대로 일로 돌아갈 수도 있다. 그동안 감정이 이끄는 대로 결정을 했던 사람들은 그것에 이성적 판단으로 제동을 걸어주는 전두엽의 발달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제어를 하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 “충분히 휴식을 했어"라고 생각을 말로 표현하면 감정이 생각으로 정리가 되며 스스로 의지를 가진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게 된다.     ▶훈련이 필요하다   이런 훈련을 하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해오던 게임을 제어할 방법이 없어져 문제발생과 갈등이 계속된다. 다이어트를 하고싶다면 "오늘 필요한 영양은 충분히 섭취했으니 이제 그만 먹어도 좋아"라고 스스로에게 말하고 자리를 뜬다. 공부를 시작해야 한다면 "충분한 휴식을 취했으니 나의 발전을 위해 공부를 하자"라고 스스로 말하고 책상에 앉는다. 운동을 하고 싶다면 "충분히 일을 했으니 나의 건강을 챙길 차례야"라고 말하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책을 읽고 싶다면 "내 마음의 양식이 필요해. 영양을 섭취하자"고 책을 펼쳐 든다. 게임을 그만하고 공부를 해야 한다면 "누가 봐도 충분히 놀았네. 이제 해야 할 일을 하자" 하고 일어나라.     ▶이루고 싶다는 욕구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추구하는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얻기 위한 과정에서 발생하는 실패나 대가를 지불하는 일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 오히려 그런 도전이 자신을 더 설레게 한다. 무언가를 시작할 때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오히려 시작하기 어렵다. 그보다는 일단 한번 해보자고 생각하자. 목표를 지나치게 높게 잡으면 시작하기 두려워진다. 가벼운 시도부터 하는 것이 좋고, 중간에 빠진다고 하더라도 놓치지 않고 계속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작은 성취들이 싸이면 대단한 성공이 아니더라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며 더 많은 것들을 이루고 싶다는 욕구도 생기게 된다. 그리고 그 도전이 나 혼자에게만 좋은 것보다 다른 사람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거나, 함께 기뻐하고 축하할 수 있는 일이 될 때 도전하는 과정이 기쁘고 행복할 수 있다.     ▶스스로 결정에 몰입도가 올라간다   모두들 경험을 해 보았겠지만 공부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가도 엄마가 공부하라고 말을 하면 화가 나고 도리어 공부가 하기 싫어지게 된다. 이럴 때 스스로 상황과 감정을 돌아보고 생각을 돌이켜 정리할 수 있도록 대화를 유도해 보자.  아직 조금 더 놀고 싶은지, 얼마를 더 놀면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 생각을 정리하고 의지를 발동할 수 있는 훈련이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초등학교 시기에는 규칙과 바른 습관을 잡는 것, 무엇이 더 중요한지 생각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만일 초등학교 때 이런 정서와 습관, 그리고 생각하는 훈련이 잘 잡혀 있게 된다면 중학교 기간에는 자신의 의지로 자신에게 맞는 공부 방법을 찾도록 도와주고 고등학교 기간에는 늘어나는 학습량에 맞춰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끈기가 형성될 수 있다.     ▶문의:(323)938-0300   www.a1collegeprep.com 새라 박 원장 / A1칼리지프렙생각 표현 실행 의지 의사결정 가치판단 공부 방법

2024-05-19

안수화 MD시민협회장 출마 의지 밝혀

    차기 회장 출마자가 없어 3인 공동위원장으로 구성돼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운영되며 파행을 겪고 있는 메릴랜드 한인회(비대위원장 헬렌 원 전 회장)에 안수화 메릴랜드 시민협회 이사장이 출마 의지를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안수화 이사장은 7일,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출마 결심 배경을 설명했다. 안 이사장은 “51년 역사를 지닌 한인회의 회장자리가 공석인 것에 안타까운 마음이었다”면서 “한인회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라 후세들에게까지 이어져야 할 유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이사장은 “한인사회가 1세들의 수고와 노력의 역사로 이어져 왔으며 현재는 다음세대의 터전을 마련하는 임계점에 이르렀다”고 말하며 “ 주인공인 2세들이 한인사회의 중요성과 인식을 올바르게 정립해 한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주체되는 삶을 살아가며 코리언어메리칸으로서 자부심을 느낄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안 이사장은 수석 부회장으로 1.5세이자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한 웹사이트 이노베이터 김영후 대표를 수석부회장으로 발탁해 다음세대 영입으로 한층 젊어진 역동성있는 한인회의 방향을 예고했다.    다만 안 이사장은 예정돼있던 한국 방문을 위해 오늘 출국하며 귀국 후 후보등록을 위한 서류 및 공탁금제출 뜻을 밝혔다. 안수화 이사장은 현재 전국시민연맹(LOKA-USA)과 메릴랜드한인교회협의회 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볼티모어, 메릴랜드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김윤미 기자 [email protected]시민협회장 안수화 안수화 md시민협회장 출마 의지 안수화 메릴랜드

2024-02-16

콩 심은 데 팥 난다?

  ━   [보석상의 보석이야기] 콩 심은 데 팥 난다?     "애는 누구를 닮았나 몰라?" 부모가 자기 자식을 가리키며 하는 말이다. 그런데 굉장히 무책임한 말이다. 그 말인즉 나를 안 닮았다는 걸 에둘러 표현함과 동시에 꼴 보기 싫은 배우자를 닮아 이렇다는 일종의 책임 전가인데,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부모의 DNA를 정확히 50/50으로 갖고 태어나기 때문에 아무리 부인하고 싶어도 그 자식이 그런 거에 대해선 본인의 책임도 50% 있다는 얘기다.   자식이 세상에 나올 때 어떤 자식도 본인 의지로 나오진 않는다. 엄마와 아빠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자식은 엄마의 뱃속에서 태아로 만들어지면서 성인이 될 때까지 절대적으로 부모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자식의 문제는 부모의 책임이 동반된다. 그래서 남의 자식 대하듯 내 자식을 비난할 수 없다.   자식이 잘되면 부모가 칭찬받아야 하고, 반대로 못되면 부모가 비난 받아야 하는 이유이다. 살다 보면 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로 상대 배우자를 힘들게 하면서, 비난의 화살을 그를 닮은 자식에게 돌리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그로 인해 자식은 상처를 받는다. 가정에서 존중받지 못하는 자식은 밖에서도 자신의 자존감을 높일 수 없다.   "내가 태어나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 이혼한 부부의 자녀 중 많은 수가 부모의 이혼이 본인 때문이라고 자책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부모한테 사랑과 존중 속에 자란 자식은 본인이 잘나서 오늘날 내가 이렇게 잘 컸다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내 자식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머리가 커지니, 본인의 눈에 부모의 부족함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잔소리가 부쩍 많아졌다.   이런 모습이 나에게도 그리 낯설지 않다. 나도 성장하면서 내 부모에게 말대꾸도 하고 대들기도 했던 것이 생각난다. 이제 육십이 넘은 나이가 되어보니 당당하게 부모에게 의견을 말할 수 있는 나로 살아올 수 있게 만들어준 부모님께 너무도 감사하다. 부모의 권위에 눌려 일방적으로 복종을 강요 받는 유교적 사고방식에서 자랐다면, 나 또한 자식들에게 그런 나의 삶을 강요했을 것이다.   그래서 웬만한 자식의 잔소리는 듣고 받아 드리려고 노력하지만, 가끔은 이건 아니지 하는 일도 생긴다. 그땐 한마디 한다. "지금의 너는 나와 너의 엄마가 만들어 놓았거든......." 그러면 내 딸들은 잔소리를 멈추고, 닭 똥 같은 눈물을 흘린다.   그러면 내가 이긴 거다.   해리 김 (K&K Fine Jewelry)  보석상의 보석이야기 자기 자식 본인 의지 상대 배우자

2023-12-27

[중앙칼럼] 외교에 일타쌍피는 없다

고스톱을 칠 때는 누구나 일타쌍피를 원할 것이다. 그런데 외교에선 화투패 한 장을 내고 피 두 장을 가져올 수 없다. 외교의 원칙은 ‘기브 앤 테이크’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26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한국이 핵 위협을 받을 때, 미국이 핵 자산을 제공하는 ‘확장억제’의 실효적 강화다.   한국 국민 사이에선 한국의 독자 핵무장 여론이 확산하면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지만, 이는 애초에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한국민 중 일부는 미국의 도움을 받아 한국이 핵무장에 나선다면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경제적 고통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나, 이는 미국은 물론 세계 여러 나라를 상대로 한 외교에서 일타쌍피를 취하겠다는, 매우 비현실적인 희망이다. 당연히 한국 정부도 이를 알고 있다.   한국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자는 이도 있다. 독자 핵무장보다는 현실적이나, 동북아 정세 급랭을 포함한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크다. 무엇보다 현재 미국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   존 커비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5일 한국 순방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굳건한 약속을 실현, 완수할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한미동맹은 계속해서 북한과의 대화를 추진할 것을 원한다”며 “평화롭고 외교적인 방법으로 오래된 차이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것”이라고도 했다.   커비 조정관이 정상회담 하루 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달성’을 언급했으니 미국의 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할 것이란 기대는 접어야 한다. 결국 현재로선 한, 미 정상이 회담 이후 어떤 형태든 현재보다 진전된 확장억제 방안을 발표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한국민 중 상당수가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지만, 미국은 여전히 확장억제 강화를 최선책으로 여기는 모양이다. 국무부 산하 미국의 소리 방송은 지난 22일 ‘워싱턴 톡’ 대담 프로그램을 통해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군사 담당 부차관보에게 한국의 핵무장 등에 관한 의견을 물었다. 유튜브로 시청한 대담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콜비 전 부차관보의 확장억제에 관한 시각이다. 그는 냉전 시대엔 소련의 위협이 너무 커 미국이 자국 도시들을 희생해서라도 이익을 지키겠다고 할만했으며, 미국과 대등한 초강대국 중국에 대해서도 비슷한 주장을 할 수 있지만 북한은 미국에 옛 소련이나 현재의 중국처럼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고 했다.   이어 “한반도에 국한돼 일어나는 일은 미국인들이 많은 도시를 잃을 수 있다고 말할 만큼 큰 위험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콜비 전 부차관보는 “이 상황은 확장억제를 지탱할 수 없도록 만드는 압박을 준다. 흔히 말하는 더 많은 확신이나 협의보다 나은 해법이 필요하다”고 했지만, 그 방법은 한국의 핵무기 개발이 아니라 미국과 한국의 동맹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인혼 전 특보도 현재의 어려움에 대한 한국인들의 불안감을 이해한다고 전제했지만, 북한을 억제하는 핵심적 역할은 한미 동맹이며 미국의 확장억제를 실질적으로 강화하는 것이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인혼은 핵무장이 한미동맹을 약화시킬 것이며 중국을 자극할 것이라고 했다. 또 확장억제 약속을 넘어서는 조치가 필요하지만, 그 해법은 핵무장이 아니라 미국의 핵 운영 계획과 의사 결정에 한국을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확장억제가 한층 강화되면 한국의 핵무장론은 다소 수그러들겠지만, 동북아 정세 변화에 따라 언제든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 한국은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고 동북아 정책을 펴나가는 데 필수적인 동맹국이다. 양국 정상의 발표가 확장억제에 대한 한국민의 불안감을 씻어주길 바란다. 임상환 / OC취재담당·국장중앙칼럼 외교 확장억제 강화 확장억제 의지 확장억제 방안

2023-04-25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인만추

‘인만추’는 ‘인위적인 만남을 추구하다’의 줄임말이다. 반대어는 ‘자만추(자연스런 만남을 추구하다)’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동호회에서 친구로 만나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는 영화·드라마 속 레퍼토리일 뿐. 현실 속 청춘들은 연애는 고사하고 자연스러운 만남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고 이성을 향한 호기심과 욕구까지 사라진 건 아니어서 최근엔 인만추가 유행하고 있다.   대학 입학 후 가장 먼저 열정을 쏟았던 미팅이나 소개팅을 떠올려보면 팬데믹 이전에도 인위적인 만남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MZ세대의 인만추는 모바일 소개팅·데이팅앱 등을 활용해 선 비대면, 후 대면 단계로 이루어지는 게 특징이다.     나이·성별·거주 지역·근무지·이상형·선호조건 등을 적은 셀소(셀프소개서)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올리거나 ‘마담뚜’를 자처하는 만남 주선자들에게 보내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연락을 하게 되고, 이후 직접 만남을 갖거나 줌개팅(줌으로 하는 소개팅)을 하게 된다.   물론 호불호가 갈린다. 인만추 지지자들은 연애 의지를 확실히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야 커플 성공률이 높고, 처음부터 선호하던 이상형과 만남을 시작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을 땐 빠른 손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반대자들은 학벌·경제력 등의 조건이 우선시 되다 보면 거짓정보들로 인한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피천득 시인은 수필 ‘인연’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고 했다. 좋은 인연의 시작은 어떤 모습일까.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모바일 소개팅 온라인 커뮤니티 연애 의지

2023-04-10

폭리엔 벌금…가주, 정유업체 규제 나섰다

가주 정부의 정유업체에 대한 가격 규제와 함께 감사 기구 설립 법안이 첫 관문을 넘어섰다.     개빈 뉴섬 가주 주지사가 제안하고 주 상원 예산위원회 낸시 스키너 의원(민주)이 발의한 정유업체 규제안(SBX1-2)이 지난 23일 가주 상원에서 과반수 찬성으로 승인됐기 때문이다.     정치 전문 매체 ‘더 힐’에 따르면 다음 주 초 주 하원을 거친 후 주지사의 서명과 함께 90일 후 발효될 것으로 보인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상원 의결 후 성명을 통해 “수십년간 정유업체가 기록적인 이익을 거두는 동안 가주민의 고통은 심화했다”며 “이번 의결로 그들의 과도한 영향력을 종식하고 책임도 물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SBX1-2의 시행으로 정유사가 일정 마진 이상의 가격을 책정해 폭리를 취할 경우 벌금을 부과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주지사가 임명한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독립적 감사 기구(DPMO)를 가주 에너지위원회(CEC) 산하에 설립해 정유업체의 월간 마진율 등에 대한 정보 보고 의무 부과와 함께 대표를 소환해 증언할 수 있는 힘도 실어줬다.     매체는 “정유업계의 가격 책정 등에 주 정부가 최초로 직접적인 규제를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개빈 뉴섬 주지사는 지난해 9월 ‘횡재세 도입’ 등 가주 개솔린 공급의 97%를 차지하고 있는 5개 정유 업체에 대한 규제 의지를 강력하게 피력해왔다.     그는 “원유 가격이 하락세임에도 가주의 개스값은 고공행진 중”이라며 “정유업계의 과도한 탐욕과 횡포를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국제 원유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었으나 가주 개스값은 급등해 갤런당 6.43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국 평균(3.82달러)보다 2.61달러 높은 가격으로 개스값이 급등한 90일 동안 정유사들은 630억 달러의 수익을 거두어들인 것으로 조사됐다.     가주 정부는 SBX1-2의 시행으로 환경 문제와 개스 가격 인하라는 두 가지 어젠다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기대감도 피력했다. 가주는 지난해 2035년부터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신차 판매를 금지함으로 기후 위기 문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가주 정부는 2045년까지 개솔린 차량을 94%까지 줄이며 개솔린 가격도 잡겠다는 의지가 이번 법안 통과와 함께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SBX1-2는 10년간 ‘개스값 인하에 대한 효율성’에 대한 감사 및 조사가 이뤄지며 이후 계속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편, 서부석유협회(WSPA)는 가주의 과도한 규제로 인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PA의 케빈 슬래글 대변인은 “주 정부의 과도한 규제는 가주 내 원유생산에 대한 투자 감소와 함께 공급 부족 현상을 일으켜 결국 피해는 소비자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재영 기자 [email protected]정유업체 폭리 정유업체 규제안 수십년간 정유업체 규제 의지

2023-03-26

콩깍지에서 의지적 사랑으로!

 사랑에 대한 많은 연구가 있었습니다. 미국 텍사스 대학교 데이비드 버스(David Buss) 교수는 6대륙 37개 문화권에 속한 1만여 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짝짓기 심리를 연구했습니다. 사랑은 유전자를 남기기 위한 화학작용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다른 연구에서는 배우자를 고르는 기회가 단 9%미만이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100명의 상대 가운데 처음 만난 9명 중에서 배우자를 선택한다는 것입니다. 즉 이상형의 배우자를 고를 가능성은 없다는 결론입니다. 미국 심리학자 파인스(Ayala Pines)는 사랑을 두 가지 요인으로 설명했습니다. 하나는 흥분하도록 하는 신체적 각성(Arousal)이고, 다른 하나는 이 신체적 반응에 의미를 부여하는 꼬리표(Lable)라고 요약했습니다. 첫 번째 요인은 콩깍지 사랑입니다. 콩깍지를 심리학 용어로는 ‘핑크 렌즈 효과(Pink Lens Effect)’ 라고 합니다. 콩깍지 사랑에 빠지면 영원히 함께 구름 위를 걷는 것 같은 상태가 됩니다. 두 번째 요인이 의지적인 사랑입니다. ‘장윤정’이 부른 콩깍지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노래의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사랑의 콩깍지 씌여 버렸어 / 나는 나는 어쩌면 좋아 / 세상을 살다 보면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 / 또 내가 원하는 사람도 있지 / 사랑을 받는 것도 행복이지만 / 누가 뭐래도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 최고야 / 이러쿵 저러쿵 간섭하지마 /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 저러쿵 이러쿵 시비 걸지마 / 내 눈엔 그 사람만 보여 / 사랑의 콩깍지 씌여 버렸어 / 나는 나는 어쩌면 좋아 / 사랑의 콩깍지에 콩! / 그 사람의 콩깍지에 콩! 콩! / 난 푹 빠져 버렸어 / 사랑의 콩깍지 씌여 버렸어 / 나는 나는 어쩌면 좋아. 헬렌 피셔(Helen E. Fisher) 교수는 ‘왜 우리는 사랑에 빠지는가?’ 라는 책에서 사랑의 3단계에 대해 설명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갈망(lust)의 단계입니다. 그런데 만남이 지속되지 않으면 관계는 쉽게 끝납니다.       두 번째 단계는 강한 끌림(attraction)의 단계입니다. 이 단계가 콩깍지가 씌워지는 단계입니다. 그리고 상대방이 끊임없이 생각나는 단계입니다. 자기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상대방과 있었던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깊은 의미를 부여합니다. 주변 사람의 충고에도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강하게 결합합니다. 사회 심리학자 스탠턴 필(Stanton Peele)은 이런 상태를 ‘마약 중독 상태’와 같다고 합니다. 황홀하고, 즐겁다가 혼자라고 생각되면 슬픔과 공허감이 밀려와 다시 연인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애씁니다. 세 번째 단계는 애착(attachment)의 단계입니다. 갈망과 끌림을 거치면서 애착의 단계를 밟습니다. 사랑을 고백하고, 결혼하는 데 주저함이 없게 됩니다. 사랑의 콩깍지는 현실에 부딪히면 결국은 벗겨집니다. 콩깍지가 씌었을 때 작용하는 신경 전달 물질인 ‘페닐에틸아민’은 황홀하고, 행복하게 만들지만, 내성이 생겨서 점점 분비가 감소하여 사랑이 식었다고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사랑의 유효 기간을 최장 3년으로 보고 있습니다. 갈망과 끌림으로 시작된 사랑도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차원의 사랑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콩깍지가 벗겨지고 갈등을 겪는 것은 극히 정상적인 과정입니다. 서로의 단점을 극복하고 이해하며 얻은 사랑입니다. 이러한 의지적인 사랑을 ‘제2의 콩깍지’ 라고 부릅니다. 지금 이 시대는 낭만적인 사랑을 진짜 사랑이라고 속이고 있습니다. 부부가 갈등을 겪으면 사랑이 식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사실은 배우자의 단점과 문제, 나 자신의 단점과 상처를 부부가 함께 풀어 가는 과정에서 부부의 사랑이 깊어집니다. 이것이 성숙입니다. 결혼은 성숙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혼 후에 갈등을 극복하며 성숙해지는 것입니다. 사람에게는 성장 통이 필요합니다. 결혼에도 성장 통이 있습니다. 성장 배경, 경제관, 양육 방식, 시간관념, 청결 개념 모두가 다릅니다. 갈등은 결혼의 실패가 아니며 배우자를 잘못 만나서 겪는 문제도 아닙니다. 부부가 함께 넘어야 할 통과 의례입니다. 성장 통을 벗어나는 핵심은 배우자에 대한 시각과 관계 방식을 바꾸는 것입니다. 내가 부드러운 방식으로 다가가는 것입니다. 화를 내지 말고 용기를 내어 다가가는 것입니다. 미네소타 대학교 스나이더(Mark Snyder) 교수의 연구 결과는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 마음을 지배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은 두 사람 사이의 상호작용 결과라는 것입니다.   가장 위대한 능력은 공감능력이며 이 능력이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성경 마태복음 7장 12절에 “그러므로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목회칼럼콩깍지 의지 콩깍지 사랑 의지적인 사랑 심리학자 파인스

2023-03-24

‘신’은 왜 방관하는가…“이 땅에 대한 책임감부터”

튀르키예 지진과 종교의 관점 유신론적 관점에서 바라봐야   “신이 없다 해도 재해 막아지나” 하나님의 구속적 의지 발견해야   자연 제대로 관리 안 한 책임도 더 많은 생명 보호하는 계기로     지난 6일 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서부를 강타한 지진으로 사망자는 4만명이 넘어섰다. ‘세기의 재앙’으로 불릴 만큼 최악의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무고한 생명이 건물 잔해 속에 묻히는 건 순식간이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절망은 커진다.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종교를 소유한 인간은 신(神)이 야속하다. 재해도 신의 섭리하에 발생하는가. 인간을 사랑한다는 신은 무고한 생명이 죽어가는 것을 왜 방관하는가. 그렇다면 절대자를 진정한 절대자라 할 수 있는가. 이번 튀르키예 지진 참사는 그 지점에서 여러 질문을 낳는다.   이성만으로는 신앙의 영역을 이해하기 어렵다. 신은 완전하고, 인간은 부족하다. 절대자는 모든 만물을 주관하지만 피조물은 한계가 있다. 종교의 전제다. 그 괴리를 메우는 게 신앙이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신학자’로 불리는 김세윤 박사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져봤다. 그는 풀러 신학대학원에서 은퇴(2019년)하고 독일 튀빙겐대학교에서 연구 교수로 지내다가 최근 LA로 다시 돌아왔다. 김 박사와 튀르키예 지진 참사와 신의 섭리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단도직입으로 묻고 싶다. 기독교의 하나님은 참사와 같은 재앙도 허용하는가.   “이런 일이 발생할 때마다 많은 사람이 그러한 질문을 한다.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었다는데 지진, 화산, 홍수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문이다. 심지어 ‘왜 사람을 그런 식으로 죽게 내버려 두느냐’라고 묻는다. 사실 그렇게 물으면 인간의 관점에서는 명확하게 답할 길이 없다.”   -왜 명확한 답을 구할 수 없나.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더욱더 하나님을 ‘탓(blame)’할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완전하지 않구나, 하나님이 인간을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구나, 하나님은 불안전한 환경과 세상을 만들어 그런 곳에 인간을 살게 하는구나, 그렇다면 신을 믿을 필요가 없네…하며 하나님을 탓하고 원망할 수밖에 없게 된다.”   -그렇다면 질문조차 할 수 없는 것인가.   “사실 창조주의 존재 자체를 믿지 않으면 아예 그런 질문조차 가질 수가 없다. 무의식 속에서라도 절대자의 존재를 인지하기 때문에 인간은 그런 질문을 할 수 있다. 그래서 그 부분에서부터 잘 생각해봐야 한다. 궁극적인 세계관에 대해서 말이다.”   -어떠한 세계관인가.   “창조주를 제쳐두고 인간의 관점에서만 생각해보자. 아니 하나님의 존재 자체가 아예 없다고 가정해보자.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하나님이 없다고 한들 인간에게 자연재해를 막을 수 있는 지혜가 더 많이 생기겠는가. 혹은 더 큰 소망이 생기겠는가. 그렇지 않다. 무신론적 세계관을 갖고 있어도 이런 재해를 막을 수는 없다. 만약 인간이 온 우주의 중심이 된다고 가정해보자. 인간이 모든 걸 다 책임질 수 있는가. 하나님이 없다 한들 인간이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겠는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그럼 인간은 어떠한 질문을 던져야 하나.   “세상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가를 질문하기보다, 창조주를 믿는 관점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도리어 온갖 도처에 위험 요소가 있는데도 우리를 살게 해주시는 것이 정말 감사 아닌가. 그렇다면 하나님이 인간에게 이 땅을 다스리는 책임을 주셨음을 깨닫고, 그분이 우리에게 준 지혜와 이성 등으로 자연을 더 관리하고 환경을 살펴야 한다.”   -그렇다면 인간은 왜 책임을 다하지 않는가.   “인간이 왜 정부, 국가를 구성해서 살겠는가. 정부는 국민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자원을 이용해야 한다. 그래서 재난을 예방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과학자라면 하나님이 주신 지혜의 은사를 발휘해서 자연환경과 자연현상을 잘 살펴야 한다. 과학자라는 직업으로 생명을 증진하는 일에 힘써야 하는 책임도 있지 않나. 즉, 유신론의 관점에서 각자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의미다. 창조주의 선한 뜻을 믿기에 이 땅에서 청지기 노릇을 잘하고, 실패했을 때는 ‘이런 피해를 보는구나’ 하며 도리어 책임감을 더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완벽할 수 없는 게 인간 아닌가.   “맞다. 인간은 한계가 있다. 그래서 신학적으로 말하면 하나님에게는 인간을 향한 ‘구속적 의지’라는 게 있다. 하나님은 궁극적으로 인간을 사랑하고, 지키시고, 구원하신다. 우리는 이런 일 가운데에서도 그분의 구속적 의지를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입장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만족스러운 답을 구할 수는 없지만, 창조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런 일에도 분명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구속적 의지는 있다.”   -구속적 의지를 발견한다는 건.   “예를 들자면 쓰나미가 발생하고 나서 인간은 무엇을 하는가. 방파제를 만들지 않나.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원전에 대한 안전대책을 강화했다. 대지진이 발생하면 내진설계 등 건축코드도 강화하지 않는가. 인간은 그렇게 더 책임감을 갖게 된다. 하늘의 뜻을 생각하면서 좀 더 지혜를 강구하고 모으게 된다. 재앙 속에서도 긍정적, 낙관적인 소망을 갖는 세계관을 갖게 된다. 그렇게 더 많은 이의 행복을 추구하고 생명을 보호할 기회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구속적 의지가 우리를 그렇게 이끌어가는 것이다.”   -종교를 가진 이들은 이번 사태를 어떻게 봐야 하냐.   “이번 튀르키예 지진으로 엄청난 수의 생명이 목숨을 잃었다. 개인적으로도 그들을 생각하면 너무나 아프고 안타까운 재해다. 그래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신앙인에게는 거짓과 불의를 막고, 정의를 추구하며, 갈등을 줄이고 화평을 이루려는 진실한 노력이 중요한 것이다. 그리고 자연재해지만 우리에게는 기후변화 문제 등 자연을 소홀히 대하고 환경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책임이 없는지도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   ☞김세윤 박사는     서울대학교, 맨체스터대학교, 튀빙겐대학교를 졸업했다. 케임브리지의 틴데일 라이브러리에서 연구 활동을 했고, 맨체스터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칼빈신학교, 고든 콘웰 신학교, 풀러 신학교 등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한국에서는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총신대학교에서 교수와 대학원장을 역임했다. 김 교수는 특히 세계 신학계에서 ‘바울 신학’의 대가로 평가받는다. 그가 발표한 다수의 논문은 국제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며 신학계에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평가받고 있다. ‘바울 복음의 구원’ ‘구원이란 무엇인가’ ‘칭의의 하나님 나라’ ‘바른 신앙을 위한 질문들’ ‘칭의와 성화’ ‘복음이란 무엇인가’ 등 다수의 저서를 펴내기도 했다. 장열 기자 [email protected]책임감 방관 구속적 의지 유신론적 관점 무신론적 세계관

2023-02-20

캐나다 여성 출산 의지 점차 줄어들어

 캐나다도 점차 고령화에 저출산 문제를 안고 있는데 가임 인구의 출산 의지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연방통계청이 14일 발표한 출산 관련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9년 여성당 자녀수가 1.69명에서 2021년 1.43명으로 감소했다.     15세에서 49세 인구 중 갖고 싶은 자녀의 수에서 1명은 12%, 2자녀는 36%, 3자녀는 14%, 그리고 4자녀 이상은 6%였다. 그런데 자녀를 갖고 싶지 않다는 비율도 34%에 달했다.   종합적으로 갖고 싶은 자녀의 수는 1.5명이 된 셈이다. 부부가 2명의 자녀를 가져야 인구가 유지되지만 그보다 적게 되면 인구자연증가율은 감소할 수 밖에 없다.   연령별로 보면 15~24세가 1.35명, 25~34세가 1.51명, 그리고 39~49세가 1.58명으로 나이가 높을수록 자녀를 갖고 싶은 수가 많아졌다.   15~49세 인구 중 한 자녀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 직접 출산은 61%, 의붓자녀가 9%, 그리고 입양이 2%로 나왔다.   50세 이상 여성으로 출산을 한 적이 없는 인구 비율도 1990년 14.1%에서 2022년 17.4%로 높아졌다.     한편 이날 연방통계청의 출산 관련 또 다른 자료에서 15~49세 중 24%가 코로나19의 결과로 자녀를 갖는 계획에 변화가 생겼다고 대답했다.   향후 3년간 자녀를 갖기 위해 필요한 조건에서 충분히 돈이 있어야 한다는 경우가 44%, 적당한 집이 있어야 한다는 대답이 51%, 적합한 배우자가 있어야 한다는 조건도 58%였다.   또 적당한 워라벨도 47%, 만족스런 자녀보육시설 접근성이 45%, 육아 휴가 등 충분한 양육 접근성이 51%, 그리고 완전히 코로나19에서 안전하다고 생각할 경우가 48%로 나왔다. 표영태 기자캐나다 여성 여성당 자녀수 출산 의지 캐나다 여성

2023-02-14

"어머니들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이 되겠다" 사랑의 어머니회 새해 포부

황혜경 사랑의 어머니회(KMAA) 회장이 2023년도 새해 계획을 전해왔다.   사랑의 어머니회는 '나라사랑 어머니회'라는 이름으로 애틀랜타 지역에서 20년 넘게 활동해왔다. 황 회장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이름을 '사랑의 어머니회'로 변경했다.     어머니회는 장학행사, 미혼모돕기 등 지역사회를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을 진행하며, 회원간 친목 도모를 위해 매달 정기모임을 갖는다. 정기적으로 활동하는 회원은 40여명으로 48~81세까지 연령층은 다양하지만, 모두 어머니라는 공통점이 있다.     황 회장은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놓고서야 자기계발 등에 관심을 갖는 분들이 많아서 어머니회에 가입연령이 조금 높다"고 설명했다.     어머니회는 지역 학생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 '엄마밥' 봉사를 이어오다 팬데믹으로 인해 중단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장학행사를 진행하여 장학생 일곱 명을 선정하는 등 꾸준히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황 회장은 "미래에 학생들이 '나도 도와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어머니회가 지금까지 이어온 지역사회 봉사활동과 더불어 "회원들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도록 '어머니를 위한 활동'을 더 준비하고 싶다"고 황 회장은 설명했다. 어머니회는 지난해 노후 재정관리 등에 대한 세미나를 개최했으며, 매달 스피커를 초빙해 회원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연을 진행한다.     황 회장은 마지막으로 "어머니가 자식과 가족 앞에서는 강해 보이지만, 어머니도 마음 둘 곳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머니들이 의지할 수 있는 곳이 되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문의[email protected]  윤지아 기자어머니 의지 지역사회 봉사활동 지역 학생들 황혜경 사랑

2023-01-11

[독자 마당] 인만추

‘인만추’는 ‘인위적인 만남을 추구하다’의 줄임말이다. 반대어는 ‘자만추(자연스런 만남을 추구하다)’다.   여행길에서 우연히, 동호회에서 친구로 만나 사랑에 빠졌다는 이야기는 영화·드라마 속 레퍼토리일 뿐. 팬데믹 시대 현실 속 청춘들은 연애는 고사하고 자연스러운 만남 자체가 어렵다. 그렇다고 이성을 향한 호기심과 욕구까지 사라진 건 아니어서 최근엔 인만추가 유행하고 있다.   대학 입학 후 가장 먼저 열정을 쏟았던 미팅이나 소개팅을 떠올려보면 팬데믹 이전에도 인위적인 만남이 없었던 건 아니다. 다만 MZ세대의 인만추는 모바일 소개팅·데이팅앱등을 활용해 선 비대면, 후 대면 단계로 이루어지는 게 특징이다.   나이·성별·거주 지역·근무지·이상형·선호조건 등을 적은 셀소(셀프소개서)를 온라인 커뮤니티에 직접 올리거나 ‘마담뚜’를 자처하는 만남 주선자들에게 보내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연락을 하게 되고, 이후 직접 만남을 갖거나 줌개팅(줌으로 하는 소개팅)을 하게 된다.   물론 호불호가 갈린다. 인만추 지지자들은 연애 의지를 확실히 가진 사람들끼리 만나야 커플 성공률이 높고, 처음부터 선호하던 이상형과 만남을 시작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들지 않을 땐 빠른 손절이 가능하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반대자들은 학벌·경제력 등의 조건이 우선시 되다 보면 거짓정보들로 인한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피천득 시인은 수필 ‘인연’에서 “어리석은 사람은 인연을 만나도 몰라보고, 보통사람은 인연인 줄 알면서 놓치고, 현명한 사람은 옷깃만 스쳐도 인연을 살려낸다”고 했다. 좋은 인연의 시작은 어떤 모습일까.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독자 마당 모바일 소개팅 온라인 커뮤니티 연애 의지

2022-12-12

[시조가 있는 아침] 웃을대로 웃어라 -효종(1619∼1659)

청강(淸江)에 비 듣는 소리   긔 무엇이 우습관데 만산(滿山) 홍록(紅綠)이   휘두르며 웃는고야 두어라 춘풍(春風)이   몇날이리 웃을대로 웃어라   -병와가곡집   전쟁과 시의 응전력   ‘맑은 강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그 무엇이 우습다고/ 산에 가득한 꽃과 풀들이 휘두르면서 웃는구나/ 두어라, 봄바람이 이제 며칠이나 남았으리 웃고 싶은 대로 웃어라.’   5월을 보내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시조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병자국치 후 소현세자와 함께 청에 볼모로 잡혀가던 봉림대군이 당시에 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가 청나라에 끌려가는 것은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는 정도의 소란스러움인데 그것을 보며 온산의 꽃과 풀들이 몸을 휘두르며 웃는다는 것이다. 이때 만산홍록은 청군에 비유된다. 봄바람이 며칠이나 가겠는가? 웃을 대로 웃어보라는 강한 복수 의지가 나타난다.   봉림대군은 9년간 온갖 고초를 겪고 돌아와, 형의 돌연한 죽음으로 아버지 인조에 이어 조선의 제17대 왕에 올랐다. 즉위 이후 송시열과 이완 등을 기용해 북벌을 준비했으나 재위 10년 만에 붕어하여 수포로 돌아갔다. 이런 상황은 현대라 해서 다르지 않다.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한 우크라이나 시인 타라스 셰우첸코의 ‘유언’이나, 6·25 때 시인들의 숱한 항전시들이 시의 응전력을 보여주고 있다. 유자효 / 한국시인협회장시조가 있는 아침 효종 우크라이나 시인 아버지 인조 복수 의지

2022-06-01

[시조가 있는 아침] 웃을대로 웃어라 -효종(1619∼1659)

청강(淸江)에 비 듣는 소리 긔 무엇이 우습관데 만산(滿山) 홍록(紅綠)이 휘두르며 웃는고야 두어라 춘풍(春風)이 몇날이리 웃을대로 웃어라   -병와가곡집   전쟁과 시의 응전력   ‘맑은 강에 비 떨어지는 소리가 그 무엇이 우습다고/ 산에 가득한 꽃과 풀들이 휘두르면서 웃는구나/ 두어라, 봄바람이 이제 며칠이나 남았으리 웃고 싶은 대로 웃어라.’   5월을 보내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는 시조로 읽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병자국치 후 소현세자와 함께 청(淸)에 볼모로 잡혀가던 봉림대군(鳳林大君)이 당시에 읊은 것으로 추정된다. 자기가 청나라에 끌려가는 것은 하늘에서 비가 떨어지는 정도의 소란스러움인데 그것을 보며 온산의 꽃과 풀들이 몸을 휘두르며 웃는다는 것이다. 이때 만산홍록은 청군에 비유된다. 봄바람이 며칠이나 가겠는가? 웃을 대로 웃어보라는 강한 복수 의지가 나타난다.   봉림대군은 9년간 온갖 고초를 겪고 돌아와, 형의 돌연한 죽음으로 아버지 인조에 이어 조선의 제17대 왕에 올랐다. 즉위 이후 송시열과 이완 등을 기용해 북벌을 준비했으나 재위 10년 만에 붕어하여 수포로 돌아갔다. 시조가 있는 아침 효종 아버지 인조 복수 의지 즉위 이후

2022-05-30

[살며 생각하며] 이 년이 중요해

“엄마, 이 년이 너무 중요해!” 함께 외출했다 돌아오는데, 문 앞에서 대학 2학년 큰아들이 심각한 얼굴로 말한다. What? 누가 중요하다고? 여자가 생긴겨? 근데 욕은 왜 하세요, 아드님? 마음이 엄청 복잡해지는 순간, 아이가 다시 진지하게 말한다. “엄마, 디쓰 이어는 나한테 너무 중요해요.” 아, This Year! 올해를 이 년이라고 말씀하신 것이었다.     이 분, 어려서도 친구 여섯 개 와도 되냐, ‘장남’이 안 떠올라 동생한테 내가 ‘양반’인데 왜 내 말을 안듣냐, 이래서 우리를 웃게 하던 아이였다. 성장해 목사가 되어서도 교회 달력을 가져오랬더니, 주시는 분에게 ‘달걀’ 두 개를 달라고 해서 그분을 어리둥절하게 하기도 했다. 다행히 요즘은 간단하게나마 한국어로 설교까지 한다니 장족의 발전이 아닐 수 없다.     지난 토요일, 동북부 한국학교 연합회 주관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열 한명의 귀여운 2세들이 열심히 준비한 한국어로 자신의 꿈에 대해 말하는 데, 너무너무 사랑스러웠다. 무엇보다 팬데믹 기간 동안 자신의 꿈을 발견했다는 이야기들이 놀라웠다. 코로나로 고생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드리면서 요리사가 되고 싶어진 어린이, 갑자기 많아진 시간에 삼백장 넘는 그림을 그리다 웹툰 작가의 꿈을 꾸게 된 학생,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바닷속을 청소하는 문어 로봇을 만들고 싶은 학생, 우울해 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선사하는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여 개그우먼이 되고 싶어진 어린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를 쓰고 싶어진 학생, 흙빵을 먹는 가난한 나라 사람들을 위한 의료선교사가 되고 싶다는 어린이 등을 보면서, 참 기특하고 감사했다. 부모님 강추‘유망’ 직업이 아니라, 자신도 행복해지고 남도 행복하게 만드는 꿈을 꾸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 같아서이다.   요즘 1.5세, 2세 학부모가 늘어났지만, 아직 아이는 영어로, 부모는 한국어로 소통하는 가정도 많다. 교사 시절, 수업 중에도 수없이 달려가 해야 했던 것이 ‘통역’이었다. 상담 현장에서 언어 장벽은 더 절망스럽다. 말이 통해도 대화가 힘든 시기 사춘기 자녀와, 언어 장벽으로 마음의 대화를 나누지 못하는 한인 가정들을 보면 막막했다. 마음속 깊은 말을, 바로 옆 부모를 안 쳐다보고 나를 통해 해야 하는 아이들이 너무나 안타까웠다. 아이들의 말을 나를 통해 한국어로 전해 들으면서, 그 부모들은 또 얼마나 더 힘들었겠는지.   사실 1세 부모가 영어를 배우는 것보다, 아이들이 한국어를 하도록 키우는 것이 현실적으로 약간 더 쉽다. 한국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 케이 팝 등을 보며 자란 2세들은 한국어가 아주 자연스럽다. ‘이 년’이 중요하셨던 큰 아드님이 한국어 의지에 불타 ‘모래시계’를 열심히 보시더니 잠시 조폭 언어를 구사하셨던 것은 그저 부작용일 뿐이다.     부모, 조부모와의 소통뿐 아니라, 훗날 직업경쟁력까지 확실히 도와줄 한국어를 결사적으로 가르칠 일이다. 지난주 네 살이 된 엘레노어는, 청새치라는 물고기도, 여치라는 곤충도 안다. 집에서 한국어만 쓰고 한국 동화책을 많이 읽어서다. 한편,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손주나 성인 자녀와 더 잘 소통하기 위해, 지금 이 순간도 내 영어 북클럽에서 열심히 영어로 책을 읽으시는 1세 부모님들도 계시다.  2022, ‘이 년’부터라도 우리 모두 소통을 위해 힘써 홧팅해 볼 일이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한국어 의지 어린이 마음 부모 조부모

2022-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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