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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너무 멀음(?)

다음 중 ‘멀다’의 명사형은?   ㉠ 멈  ㉡ 멀음  ㉢ 멂   문법적인 용어로 ‘명사형 어미’라는 것이 있다. 문장에서 용언의 어간에 붙어 명사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어미를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ㅁ’ ‘-음’ ‘-기’가 있다.   이 가운데 ‘먹기’ ‘말하기’ ‘잠자기’ 등처럼 ‘-기’가 붙는 경우에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다. ‘-ㅁ’이나 ‘-음’이 붙는 경우에 헷갈리는 요소가 발생한다.    문제의 ㉠처럼 ‘멀다’의 명사형을 ‘멈’이라 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리가 멈’ ‘학교가 너무 멈’이 이런 예다. ㉡과 같이 ‘멀음’이라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아직 멀음’ ‘갈 길이 멀음’이 이런 예다. 그럼 이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을까? 둘 다 맞는 표기가 아니다.   정답은 ‘㉢멂’이다. ‘멈’이나 ‘멀음’에 익숙하다 보니 ‘멂’이란 표기가 어색해 보이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언가 복잡하고 거칠어 보인다. 그러나 어간의 마지막 받침이 ‘ㄹ’로 끝나면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ㅁ’을 붙이기 때문에 ‘ㄻ’ 형태인 ‘멂’이 된다. ‘힘들다 → 힘듦’ ‘만들다 → 만듦’도 마찬가지다.   ‘멂’과 같은 형태인 ‘앎’과 ‘삶’ 역시 ‘암’ ‘삼’이나 ‘알음’ ‘살음’으로 표기하기 일쑤다. ‘멈’ ‘암’ ‘삼’ 등은 정확한 표기보다 빠른 전달을 우선시하는 문자메시지에서 많이 나오는 형태다.어쨌거나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에는 ‘㉢멂’처럼 ‘ㄻ’ 형태가 맞다고 기억하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명사형 어미 문법적인 용어

2024-04-01

[우리말 바루기] 너무 멀음(?)

다음 중 ‘멀다’의 명사형은?   ㉠ 멈  ㉡ 멀음  ㉢ 멂   문법적인 용어로 ‘명사형 어미’라는 것이 있다. 문장에서 용언의 어간에 붙어 명사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어미를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ㅁ’ ‘-음’ ‘-기’가 있다.   이 가운데 ‘먹기’ ‘말하기’ ‘잠자기’ 등처럼 ‘-기’가 붙는 경우에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다. ‘-ㅁ’이나 ‘-음’이 붙는 경우에 헷갈리는 요소가 발생한다.   문제의 ㉠처럼 ‘멀다’의 명사형을 ‘멈’이라 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과 같이 ‘멀음’이라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럼 이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을까? 둘 다 맞는 표기가 아니다.   정답은 ‘㉢멂’이다. ‘멈’이나 ‘멀음’에 익숙하다 보니 ‘멂’이란 표기가 어색해 보이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언가 복잡하고 거칠어 보인다. 그러나 어간의 마지막 받침이 ‘ㄹ’로 끝나면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ㅁ’을 붙이기 때문에 ‘ㄻ’ 형태인 ‘멂’이 된다. ‘힘들다 → 힘듦’ ‘만들다 → 만듦’도 마찬가지다.   ‘멂’과 같은 형태인 ‘앎’과 ‘삶’ 역시 ‘암’ ‘삼’이나 ‘알음’ ‘살음’으로 표기하기 일쑤다. ‘멈’ ‘암’ ‘삼’ 등은 정확한 표기보다 빠른 전달을 우선시하는 문자메시지에서 많이 나오는 형태다. ‘멀음’ ‘알음’ ‘살음’ 등은 두 글자로 더욱 리듬감이 있어 사용이 많아진 것이 아닌가 추측되기도 한다.  우리말 바루기 명사형 어미 문법적인 용어

2023-12-08

투표용지 용어 쉬워진다…예·아니오 대신 구체적 설명

내년 대선을 앞두고 캘리포니아주가 투표용지에 쓰이는 용어를 대대적으로 손본다. 또 영어 구사가 어려운 이민자 커뮤니티를 위해 투표용지 언어 번역 검수도 시작한다.   6일 가주 상원과 하원은 유권자의 투표용지에 ‘예’ 또는 ‘아니오’ 대신 ‘법을 유지할 것’인지 ‘법을 뒤집을 것’인지 묻도록 변경하는 법안을 압도적으로 채택했다. 이 법안은 개빈 뉴섬 주지사가 서명하는 대로 발효돼 당장 내년 선거 용지부터 적용된다.   가주 의회는 법안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선택권을 ‘예’와 ‘아니오’ 만으로 제한해 이해하기 어려웠던 발의안 내용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유권자들의 혼선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 법안을 추진한 아이작 브라이언 가주 상원의원 등 지지자들은 “발의안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게 쓴 후 ‘예’ 또는 ‘아니오’로 답하라고 하는 것은 유권자들에게 혼란만 가져다준다”며 “투표용지의 내용은 이해하기 쉽게 쓰여야 한다. 이 법안은 유권자들에게 좀 더 권한을 부여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투표용지에 ‘법안 유지’ 또는 ‘반대’라고 변경해 적을 경우 오히려 유권자가 헌법을 개정한다고 오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주 총무처는 이민자 커뮤니티에 정확한 정보 전달을 위해 번역 검수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셜리 웨버 총무처 장관은 “이민자 커뮤니티에서 오역으로 투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있다”며 “내년 선거에 차질 없도록 번역 과정 등도 꼼꼼히 살필 것”이라고 밝혔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투표용지 용어 투표용지 용어 투표용지 언어 이민자 커뮤니티

2023-09-07

[우리말 바루기] ‘조각사유’가 뭐예요?

재판과 관련한 뉴스를 접하다 보면 간혹 ‘조각사유’란 용어가 나온다. 무슨 뜻일까? 법조인이나 법률을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무슨 뜻인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다. ‘조각상을 만든 이유’ ‘생각하는 모습을 조각하는 것’ 정도로 억지로라도 유추해 보지 않을까 싶다.   ‘조각사유(阻却事由)’는 한자어다. 여기에서 조각(阻却)은 방해하거나 물리침을 뜻하는 말이다. 사유(事由)는 알다시피 일의 까닭을 나타내는 단어다. 둘이 합쳐져 ‘물리치는 이유’를 의미한다. 그래도 뜻이 잘 와닿지 않는다.   법률에서 ‘조각사유’는 보통 ‘위법성조각사유’ 등의 형태로 쓰인다. 그대로 해석하면 위법성을 물리치는 사유다. 풀어서 설명하면 형식적으로는 범죄행위나 불법행위로서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도 실질적으로는 위법이 아니라고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유를 뜻한다.   예컨대 남의 가게 창문을 깨뜨린 것은 손괴죄에 해당하지만 그 집에 불이 나서 도망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유리창을 깨뜨렸다면 위법성조각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그리 어려운 개념도 아니다.   ‘조각’을 ‘회피’ ‘불성립’ ‘배척’ 등으로, ‘사유’는 ‘이유’ 등 조금이라도 쉬운 말로 바꾸면 일반 국민과 법률 용어의 괴리감을 상당히 없앨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풀어서 더욱 쉽게 ‘위법하지만 처벌받지 않는 이유’ ‘위법이 아닌 이유’ 등으로 해도 되지 않을까 싶다.우리말 바루기 조각사유 법률 용어 가게 창문 일반 국민

2023-08-24

[우리말 바루기] ‘야장(野帳)’은 야시장?

다음 중 야장(野帳)이 뜻하는 것은?   ㉠ 옥외에 테이블을 놓고 하는 장사   ㉡ 야시장의 줄임말  ㉢ 밤에 입는 옷   ㉣ 관측 기록대장   아마도 술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나 ㉡을 골랐으리라 추측된다. 아무래도 술을 마시는 사람은 ‘야장’이란 말을 많이 듣게 되기 때문이다. 이때의 ‘야장’은 야외 공간에 임시 테이블과 의자를 내놓고 손님을 받는 영업 형태를 뜻한다. 정식 용어는 아니지만 널리 쓰이고 있는 말이다. 이러한 ‘야장’이 주로 밤에 열리기 때문에 ㉡처럼 ‘야시장’의 줄임말이 아닐까 추측해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둘 다 정답이 아니다.   야장(野帳)이 혹 ‘㉢밤에 입는 옷’이 아닐까 하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이렇게 쓰이려면 한자가 ‘夜裝’이어야 한다. 그렇다면 정답은 남은 ‘㉣관측 기록대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일반인이 ‘야장(野帳)’이란 단어를 보면서 이런 의미를 생각해 내기는 쉽지 않다. 이 단어를 쓸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야장(野帳)은 ‘들 야(野)’ 자와 ‘장부 장(帳)’ 자로 구성돼 있다. 측량 등 야외 작업을 할 때 필요한 자료를 써넣는 책을 가리킨다. 측량과 관련한 전문용어로 관련 업무 규정 등에도 나온다.   어려운 용어이다 보니 국립국어원은 야장(野帳)의 대체어로 ‘현장기록부’를 선정한 바 있다.우리말 바루기 야장 야시장 관측 기록대장 임시 테이블 정식 용어

2023-08-20

[아름다운 우리말] 입천장소리 되기

입천장이라고 하면 뜨거운 것을 먹다가 입천장이 다 데(디)었다(저는 ‘디다’가 익숙합니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일반적으로 쓸 일이 없는 표현입니다. 입천장을 언어학 용어로는 주로 구개(口蓋)라고 합니다. 입의 덮개라는 말입니다. 구개는 다시 연구개(軟口蓋)와 경구개(硬口蓋)로 나뉩니다. 부드러운 입천장과 딱딱한 입천장이지요. 혀끝으로 입천장을 건드려보면 이빨 뒷부분이 딱딱하고 목구멍 쪽으로 갈수록 부드러워집니다. 구별이 금방 될 겁니다. 언어학에서 구강 내부를 설명하다 보면 용어가 지나치게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구개라는 말에서 입천장이 잘 연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용어로서는 좋은 방식의 작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나마 구개라는 표현이 익숙한 것은 구개음화라는 음운현상 때문일 겁니다. 구개음화를 순우리말로 하면 입천장소리 되기입니다. 구개음화 현상을 간단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구개음이 아니었던 음이 구개음이 되는 현상입니다. ‘주로 이와 으 앞에서 디귿이나 티읕이 지읏이나 치읓으로 변하는 현상’입니다. 이 모음과 으 모음이 고모음이어서 입천장과 닿아있다는 점이 원인이 됩니다.     구개음화는 동화현상이기 때문에 우리말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것은 어디나 닮기 마련입니다. 영어에서 ‘tree’나 ‘try’를 발음할 때 트리나 트라이라고 하지만, 사람에 따라 ‘추리’나 ‘추라이’라고 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구개음화 현상으로 t를 ch로 발음한 것이라는 설명이 가능합니다. 구개음화 현상이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는 언어는 일본어입니다. 일본어는 ‘아이우에오’의 모음으로 각 자음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타 행의 경우에는 ‘타티투테토’라고 발음이 되지 않습니다. 아예 ‘타치츠테토’와 같이 발음이 됩니다. 일본어에서 티와 투가 구개음화된 것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우리말에서 구개음화가 일어나지 않는 말이 있어서 흥미롭습니다. 예를 들어 라디오는 라지오라고 하지 않고, 그냥 라디오라고 합니다. 구개음화가 되지 않은 겁니다. 티셔츠도 마찬가지입니다. 왜일까요? 외래어니까 우리말의 음운현상에 적용받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일리가 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수많은 외래어는 우리 음운현상의 적용을 받기도 합니다. 근본적으로 외래어는 우리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라디오나 티셔츠는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요? 그것은 구개음화가 일시적인 현상이었기 때문입니다. 현대에는 구개음화는 단어 안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새로 만들어지는 구개음화는 없다는 말입니다.    한 가지 예를 더 들어 볼까요? ‘잔디’나 ‘디디다’의 경우에는 왜 ‘잔지’나 ‘지지다’가 되지 않았을까요? 이것도 똑같은 설명이 가능합니다. 구개음화가 한창일 때는 잔디와 디디다가 없었던 겁니다. 이 단어들은 오래된 말 같은 데, 옛날에 없었던 것은 이상하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말도 맞는 말입니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옛말에서 잔디는 ‘잔듸’였습니다. 디디다도 ‘듸듸다’였습니다. 우리말에서는 ‘이’ 모음 앞에서 구개음화가 일어나는데 원래는 잔디는 이 모음 앞이 아니었던 겁니다. 구개음화의 유행이 지나간 후에 잔디로 바뀌었기 때문에 잔지로 바뀔 일은 없었던 것입니다.   구개음화는 아주 간단해 보이는 음운현상입니다만, 다양한 모습을 담고 있기도 합니다. 구개음화를 무조건 이 모음 앞에서 디귿이나 티읕이 지읒이나 치읓으로 변하는 현상이라고 소개하면 국어학이 재미없어집니다. 암기과목이 되는 겁니다. 언어는 우리의 삶입니다. 언어의 다양한 현상은 우리를 반영하고 나타냅니다. 음운현상도 우리의 모습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다른 나라 말을 배울 때도 구개음화를 적용해 보면 좋겠습니다. 많은 언어에 구개음화가 나타납니다. 조현용 / 경희대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입천장소리 구개음화 현상 우리 음운현상 언어학 용어

2023-07-16

[우리말 바루기] 너무 멀음(?)

다음 중 ‘멀다’의 명사형은?   ㉠ 멈  ㉡ 멀음  ㉢ 멂   문법적인 용어로 ‘명사형 어미’라는 것이 있다. 문장에서 용언의 어간에 붙어 명사와 같은 기능을 수행하게 하는 어미를 가리킨다. 대표적으로 ‘-ㅁ’ ‘-음’ ‘-기’가 있다.   이 가운데 ‘먹기’ ‘말하기’ ‘잠자기’ 등처럼 ‘-기’가 붙는 경우에는 크게 어려운 점이 없다. ‘-ㅁ’이나 ‘-음’이 붙는 경우에 헷갈리는 요소가 발생한다.   문제의 ㉠처럼 ‘멀다’의 명사형을 ‘멈’이라 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거리가 멈’ ‘학교가 너무 멈’이 이런 예다. ㉡과 같이 ‘멀음’이라 표기하는 경우도 많다. ‘나는 아직 멀음’ ‘갈 길이 멀음’이 이런 예다. 그럼 이 둘 가운데 어느 것이 옳을까? 둘 다 맞는 표기가 아니다.   정답은 ‘㉢멂’이다. ‘멈’이나 ‘멀음’에 익숙하다 보니 ‘멂’이란 표기가 어색해 보이는 사람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무언가 복잡하고 거칠어 보인다. 그러나 어간의 마지막 받침이 ‘ㄹ’로 끝나면 ‘ㄹ’을 탈락시키지 않고 ‘ㅁ’을 붙이기 때문에 ‘ㄻ’ 형태인 ‘멂’이 된다. ‘힘들다 → 힘듦’ ‘만들다 → 만듦’도 마찬가지다.   ‘멂’과 같은 형태인 ‘앎’과 ‘삶’ 역시 ‘암’ ‘삼’이나 ‘알음’ ‘살음’으로 표기하기 일쑤다. 어간이 ‘ㄹ’로 끝나는 경우에는 ‘㉢멂’처럼 ‘ㄻ’ 형태가 맞다고 기억하면 된다.우리말 바루기 명사형 어미 문법적인 용어

2023-06-05

[우리말 바루기] ‘구좌’ 대신 ‘계좌’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 예금하려고 통장을 개설하는 경우 ‘구좌’를 만들었다고 얘기한다. 과거 부모님이 동네에서 계 모임을 할 때도 ‘한 구좌’ ‘두 구좌’처럼 몇 구좌를 들었다고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보험에 가입할 때도 보장금액에 따라 몇 구좌니 하는 얘기를 한다.   이처럼 자주 쓰이는 ‘구좌’라는 말은 문제가 없는 표현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금융기관에 예금하려고 설정한 개인명이나 법인명의 계좌라고 풀이하고 있고 ‘예금 계좌’와 같은 말이라고 돼 있다. 그렇다고 이 ‘구좌’라는 표현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립국어원이 발행한 국어순화자료집(1991)에는 구좌(口座, こうざ)가 일본식 한자어이므로 ‘계좌’로 바꿔 쓰라고 나와 있다. 2005년 발행한 일본어투 용어 순화자료집에도 ‘구좌’는 반드시 순화어만 써야 하는 일본식 한자어로 분류해 놓고 있다. 또한 2019년 한글날을 맞아 발표한 ‘꼭 가려 써야 할 일본어투 용어 50개’에 이 ‘구좌’가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국어대사전에 표준어처럼 올라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에 대해 온라인가나다에 ‘구좌’는 일본어에서 온 말이므로 되도록 ‘계좌’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해 놓았다. 이런 내용을 국어대사전 ‘구좌’ 풀이에도 올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우리말 바루기 구좌 계좌 예금 계좌 어투 용어 과거 부모님

2023-05-22

조지아 교사 양성 지침에서 '다양성' 용어 삭제 의도는?

조지아 직업기준위원회(GPSC)는 지난 11일 교사 양성을 위한 교육지침에서 '다양성'(diversity)이란 용어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여러 문장에서 '다양한'(diverse)란 말 대신 '다른'(different)이란 말로 대체함으로써 '다양성'의 개념을 없앴다. 다양성이란 인종, 성적 성향, 성 정체성 등을 포함한 개념이다.     일례로 "다양한 학생들"이란 문구는 "모든 학생들"이란 말로 대체됐다.     위원회는 주지사가 지명하는 18명의 위원들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간단한 질의 절차에 이어 출석 위원 만장일치로 이같이 결정했다.   K-12 교사들을 양성하는 대학과 교육기관의 프로그램은 이 지침을 준수해야만 위원회의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결정에 대해 시민단체와 대학 관계자들은 미래 세대의 교육을 포기하는 결정이라며 비난하고 나섰다.     애틀랜타 저널(AJC) 보도에 따르면 시민단체인 조지아 교육연합은 즉시 기자회견을 열어 위원회의 결정을 "중대한 후퇴"라고 비판했다.   또 '올해의 조지아 교사'에 선정된 경력이 있는 트레이시 낸스는 "위원회가 낱말과 의도, 의미를 바꿈으로서 아이들과 교사들의 결과물도 바뀌어질 것"이라며 "끔직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대학 교수들 역시 이번 지침 개정에 대해 공화당 주도의 다른 주에서처럼 조지아에서도 다양성과 평등, 포용을 위한 노력을 공격하는 사례라고 비난했다.   위원회는 오는 23일까지 개정 지침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다.     김지민 기자조지아 다양성 다양성 용어 조지아 직업기준위원회 조지아 교사

2023-05-12

[우리말 바루기] 뇌피셜과 쉴드

유튜브를 보다 보면 많이 듣는 용어가 있다. ‘뇌피셜’이다. 유튜버(유튜브를 운용하는 사람)가 무엇을 설명하면서 “이거 뇌피셜인데요” “그거 뇌피셜 아닌가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뇌피셜’은 ‘뇌’와 ‘official’을 합성한 신조어다. 즉 자신의 상상이나 생각이 이루어지는 공간인 ‘뇌’와 ‘공식적’이라는 뜻의 영어 단어가 결합한 형태다. 그러니까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주관적인 생각을 공식적이거나 객관적인 사실이라고 믿고 주장하는 행위를 가리킨다. ‘뇌피셜’은 ‘오피셜’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많이 사용된다.   ‘지피셜’이란 말도 가끔 쓰인다. 지피셜은 ‘지인’과 ‘오피셜’이 결합한 용어다. 지인에게서 들었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얘기가 사실임을 주장하는 행위다.   유튜브에서 많이 듣는 용어 가운데는 ‘쉴드친다’는 것도 있다. 쉴드(shield)는 원래 방패·보호물·옹호자 등을 뜻하는 영어다. ‘쉴드친다’는 무조건적인 사랑으로 연예인(스타)을 감싸는 팬들의 일관된 행위나 옹호 글을 가리키는 말로 많이 쓰인다. 요즘은 정치적 신념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자기네 편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행위를 지칭하는 말로도 사용된다.     “뇌피셜로 쉴드치고 있네”라고 한다면 자신의 생각을 객관적인 사실로 믿고 자기네 편을 무조건 감싸는 것을 가리키는 표현이 된다. 우리말 바루기 영어 단어 용어 가운데 정치적 신념

2023-03-12

[아름다운 우리말] 경직된 전문 용어 벗어나기

학문에서 개념을 정리하고 용어를 확정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현대 학문이 과학을 강조하고 객관을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용어와 개념을 명확히 한다는 것은 학문의 시작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용어가 지나치게 경직될 필요는 없습니다. 용어라고 하는 게 기본적으로는 적절한 비유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용어 사용을 보면 너무나도 건조하다는 생각입니다. 어쩌면 이러한 모습이 일반인을 학문에서 멀어지게 만들었을 수 있습니다.    제가 공부하고 있는 국어학과 한국어 교육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보면 서양의 이론에서 가져온 용어가 대부분입니다. 그중에는 일본을 거쳐서 들어온 번역어도 많습니다. 그런데 서양 학자들의 명명을 보면 비유적인 표현이 많아서 재미있습니다. 즐비하다는 표현이 맞을 정도로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이를 번역해 놓은 우리말이 훨씬 어려울 때가 많고 그 느낌이 살아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계, 거꾸로 수업, 환류, 문턱’ 등의 표현은 어떤 말을 번역한 것일까요? 영어의 ‘scaffold, flipped learning, wash back, threshold’ 등의 용어는 모두 비유입니다.    학문에 비유적 표현을 쓰면 안 될 것이라는 편견은 벗어나야 합니다. 실제로 영어교육의 논문 제목을 봐도 도전적이고 비유적인 제목이 많습니다. 우리 논문의 제목은 지나치게 점잖다는 생각이 듭니다. 학문의 엄밀성을 이유로 용어와 제목이 경직되면 창의성도 굳을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점을 우려합니다.      한편 용어를 비유적으로 하는 것과 개념이 명확한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저는 공부의 시작은 개념 정리라고 생각합니다. 개념을 명확히 정리할 수 없으면 공부의 기초가 흐트러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개념을 아는 것에 그치지 않고 쉽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설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모르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특히 선생 일을 하는 사람에게는 설명력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공부는 명확한 개념 정리가 시작이라면 창의적인 사고가 끝인 셈입니다. 기존의 생각을 정리하고 답습하는 것으로는 한 발짝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한 우물만 파는 것을 나무랄 생각은 없습니다만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 사회에 대한 관심이 나의 시각을 넓혀 줍니다. 넓게 보는 것이 창의력의 원천이 됩니다. 그야말로 시야가 넓어진 것입니다.    창의력과 비유는 묘한 관계가 있습니다. 비유나 상징은 내 생각의 한계를 넓혀주는 장치입니다. 어떻게 설명해도 부족하다는 생각을 할 때 우리는 다양한 비유를 떠올립니다. 과장법이라든가 직유법이라든가 하는 것은 내 한계를 넓히는 일입니다. 때로는 동물에 비유하기도 하고 때로는 천체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물아일체, 혼연일체의 경지에서 바라보면 창의력을 더 커지게 됩니다.   새로운 개념을 떠올리게 되면 거기에 맞는 명명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단어 조합으로 간단히 끝나는 경우도 있겠지만 창의적인 생각일수록 용어를 붙이는 것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때 사용하는 방법이 바로 비유인 셈입니다. 비유는 나의 정리를 돕고 상대의 이해를 돕는 과정입니다. 비유가 개념의 바다를 흔들리지 않고 항해할 수 있게 해 주는 것입니다. 비유가 도전의 다른 이름입니다. 생각에 상상력을 더해 주는 표현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면 좋겠습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경직 전문 전문 용어 용어 사용 비유적 표현

2023-01-22

‘완전자율주행’ 용어 가주서 사용·광고 불허

가주정부가 테슬라 등 일부 자동차업체들의 ‘완전 자율주행’ 광고 제동에 나섰다.   전기차 전문매체 인사이드EVs에 따르면 자동차업체 및 딜러들이 운전자가 간섭해야만 하는 부분 자율주행 기능을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으로 오인할 수 있게 하는 명칭이나 언어 사용을 금지하는 법(SB1398)이 지난 1일 발표됐다.   레나 곤잘레스(민주) 가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이 법은 테슬라가 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 패키지에 완전자율주행(FSD; Full Self-Driving)이란 명칭을 사용하거나 마케팅하는 것을 사실상 금지하고 있다.   곤잘레스 의원 측은 성명을 통해 “새 법은 반자율 주행 지원 기능이 장착된 차량을 판매하는 딜러와 제조업체들에 해당 기능을 명확히 설명하도록 요구함으로써 소비자의 안전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주차량국(DMV)이 이미 자율주행차 허위 광고를 금지하는 규정을 시행하고 있으나 DMV의 집행력 부족으로 인해 규정을 법제화하는 법안을 추진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테슬라는 이미 소비자들이 FSD의 한계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법안 반대 로비를 펼쳐온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테슬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FSD 기능이 “운전자의 감독이 필요하며 차량을 완전자율주행차로 만들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다. 박낙희 기자완전자율주행 용어 광고 불허 언어 사용 광고 제동

2023-01-01

[아름다운 우리말] 근대의 번역어 세상

‘암시, 의지, 의식, 인상, 환경, 의무, 역설, 객관, 공황, 공명, 예술, 현상(現像), 권리, 공원, 긍정, 개인, 사회, 자유, 주의(主義), 상식, 상징, 인격, 인생관, 세기(世紀), 절대, 선천, 철학, 배경, 판권, 문화, 이성(理性), 이상(理想)’    위의 낱말들은 일본의 대중적인 어원사전(소학관 출판)에 실려 있는 ‘메이지 시대의 번역어’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근대의 번역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이밖에도 무수히 많은 어휘가 번역어로 만들어졌을 겁니다. 번역어는 외래의 말을 자신이 쓰는 말로 바꾸어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어원사전에서는 위의 어휘를 모두 문화와 관련된 말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문화 중에서도 주로 철학이나 사회와 관련된 어휘로 보입니다.    저는 위의 단어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음이 놀랍습니다. 그것은 이 어휘들이 그대로 우리말 속으로 들어왔음을 의미합니다. 일본에서 번역하여 사용하던 말이 특별한 고민 없이 우리말이 된 것입니다. 사실 번역어에는 수많은 고민이 담깁니다. 이 말이 좋을지 저 말이 좋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합니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옛 고전도 수없이 찾아보았겠지요. 비슷한 개념의 어휘를 찾아 번역하기 위해서 말입니다.      위의 어원사전에서 권리라는 말은 원래 중국의 고전 ‘순자’에서 나오는 것으로, 선천은 ‘역경’에 있는 말로, 문화는 옛 중국 서적에 보이는 말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라는 말도 중국의 유학서 ‘근시록’이라는 책에 있는 말이라고 합니다. 물론 예전에 중국에 있던 말이라고 해도 현대의 개념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개념의 재창조가 이루어진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어휘로 확정하기까지도 많은 고민이 뒤따릅니다. 개인(個人)의 경우는 일개인(一個人), 각개인(各個人)이라는 말로 사용하다가 개인으로 굳어졌습니다. 상식이라는 말은 상견(相見), 상정(常情), 통감(痛感) 등이 쓰이다가 상식으로 정착됩니다. 환경(環境)이라는 말은 환상(環象)이라고 쓰이기도 했습니다. 패닉을 나타내는 공황(恐慌)이라는 말도 경황(驚慌)이라는 말로 철학에서는 쓰이기도 했습니다. 예술도 초기에는 미술(美術)로 번역하였던 말입니다. 공원(公園)도 유원(遊園), 소요원(逍遙園)이라는 말이 쓰였으나 공유지를 만인이 즐긴다는 의미에서 공원이 정착됩니다. 물론 이러한 고민은 일본에서 근대 시기에 이루어진 고민입니다. 우리하고는 관계없었던 과정입니다.    저는 번역은 사고를 깊게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원래 자신의 말이 아니었던 문장이나 어휘를 자신의 말로 바꾸는 과정은 우리에게 새로운 경지를 보여줍니다. 철학이나 종교 등의 인문학 서적의 경우는 그 깨달음의 정도가 훨씬 높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근대화의 시기에 이런 번역의 시간을 잃어버렸습니다. 일본의 국권 침탈 속에서 자연스레 일본이 만들어 놓은 번역을 받아들이고 사용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수많은 철학 용어, 과학 용어, 학문 용어는 그런 기원 속에서 탄생하여 우리 속에서 자라온 것입니다.   저는 새로 번역을 하거나 새로 어휘를 만들어 사용하자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사회성을 얻은 어휘를 바꾸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지 용어를 사용할 때, 그 용어가 정확히 개념을 담아내고 있는지 고민하고. 또 생각해 보는 과정을 거치기 바라는 것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번역어 근대 사실 번역어 번역어 세상 철학 용어

2022-12-04

[우리말 바루기] ‘콜라보’ 대신 ‘협업’

많이 듣는 용어 가운데 하나가 ‘콜라보’다. 음악·미술·공연 등을 비롯, 다양한 분야에서 이 말이 쓰이고 있다. “콜라보한 곡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콜라보한 제품을 선보였다” 등처럼 사용된다.   ‘콜라보’는 일정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팀을 이루어 함께 작업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영어로는 ‘collabo’이며 ‘collaboration’의 줄임말이다. ‘콜라보’란 말을 많이 쓰고 있지만 외래어표기원칙에 따른 표기는 ‘컬래버’다. ‘collaboration’이 ‘컬래버레이션’으로 발음되므로 줄임말인 ‘collabo’ 역시 ‘컬래버’로 적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콜라보’든 ‘컬래버’든 문제를 안고 있다. 영미권에선 이 말을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영어사전에 ‘collabo’를 입력하면 대부분 속어(slang)라고 나온다. ‘collaboration’의 정확한 약어는 ‘컬래버(collabo)’가 아니라 ‘컬랩(collab)’이라고 돼 있다.   왜 ‘콜라보’란 말을 사용하게 됐는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コラボ(콜라보)’라는 일본식 영어 표현에서 온 말이라 보는 사람이 있다. 일본에서도 이 말을 우리와 똑같은 용법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정리하면 우선 ‘콜라보(collabo)’의 표기는 ‘컬래버’가 맞다. 그러나 이것은 영미권에서 쓰는 용어가 아니며 정확하게는 ‘컬랩(collab)’이 맞는 말이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콜라보’나 ‘컬래버’를 ‘컬랩’으로 바꿔 쓰자고 하기도 뭣하다.   이러한 문제를 말끔히 해소하는 방법은 우리말을 쓰는 것이다. 국립국어원은 ‘합작’ ‘협업’ ‘공동작업’ 등의 대체어를 제시한 바 있다.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한 작품을 선보였다”처럼 우리말을 사용해도 의미를 전달하는 데 문제가 없다.우리말 바루기 협업 영어 표현 유명 디자이너 용어 가운데

2022-11-28

[우리말 바루기] ‘몽리자’

다음 중 ‘몽리자’가 뜻하는 것은?   ㉠ 몽리를 부리는 사람   ㉡ 꿈을 꾸는 사람   ㉢ 이익을 얻는 사람   ‘몽리자’는 일상에선 거의 쓰이는 일이 없는 단어이기 때문에 대충 의미를 추측해 보는 수밖에 없다. ㉠을 정답으로 고른 이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몽리를 부린다”는 말이 생각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때의 ‘몽리’는 ‘몽니’가 정확한 표기이므로 ㉠은 정답이 될 수 없다. ‘몽니’는 받고자 하는 대우를 받지 못할 때 내는 심술을 뜻하는 말이다.   ‘몽’하면 꿈 몽(夢)자가 떠오르기 때문에 ㉡을 선택한 이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뜻으로 ‘몽상가’는 있어도 ‘몽리자’는 없다. 몽상가(夢想家)는 헛된 생각을 즐겨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의외로 정답은 ㉢이다. ‘몽리자’의 한자는 ‘蒙利者’로, 몽(蒙)에는 ‘받다’는 뜻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이로울 이(利), 놈 자(者)와 결합한 ‘몽리자’는 이익을 얻는 사람, 덕을 보는 사람을 의미한다.   대부분 사람이 ‘몽리자’란 단어를 처음 접하는 이유는 이것이 민법에 나오는 용어이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이처럼 일반인이 알기 어려운 민법 용어를 쉬운 말로 바꾸기 위한 ‘알기 쉬운 민법’ 개정안 입법을 진행하고 있다고 최근 밝혔다. 그 가운데는 ‘몽리자’도 포함돼 있으며 이를 ‘이용자’로 바꾸기로 했다.   민법에는 놈 자(者)가 들어가는 놈놈놈 3인방이 있는데 ‘몽리자’를 포함해 ‘상린자(相隣者)’ ‘표의자(表意者)’라고 한다. 법무부는 이들 역시 쉬운 말인 ‘서로 이웃하는 자’, ‘의사표시자’로 각각 고치기로 했다.우리말 바루기 민법 용어 개정안 입법

2022-09-19

[우리말 바루기] ‘보유고’, ‘보유액’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를 나타내는 무역수지 소식을 전하는 기사 가운데는 외환보유액 대신 ‘외환보유고’, 수출액 대신 ‘수출고’, 수입액 대신 ‘수입고’라는 표현을 쓰는 곳도 있다.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처럼 일부 명사 뒤에 ‘-고’를 붙이는 것은 일본식 조어(造語)로 알려져 있다. 일본어에선 ‘-고(高)’를 ‘다카(だか)’라 하는데 이는 다른 낱말에 붙어 액수나 수량, 분량의 뜻을 더하는 말이다. ‘외환보유고’ 역시 이러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수출고’ ‘수입고’도 마찬가지다.   국립국어원은 ‘외환보유고’ ‘수출고’ ‘수입고’는 일본어투 용어이므로 각각 ‘외환보유액’ ‘수출량’ ‘수입량’으로 순화해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다. 순화어는 3단계로 사용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이들은 특히 가장 높은 단계인 반드시 순화어만 써야 하는 단어로 분류해 놓았다(일본어투 용어 순화 자료집, 2005).   ‘수확고’도 ‘수확량’으로 순화어를 정한 바 있다. ‘판매고’는 ‘판매액’ 또는 ‘매출액’으로 바꾸어 부를 것을 권하고 있다. 판매와 관련해서는 “거리두기 해제로 매상고가 올랐다”처럼 ‘매상고’라는 표현도 자주 사용한다. ‘매상고’는 ‘판매’의 일본말인 ‘매상(賣上)’에 ‘-고’를 붙인 것이므로 더더욱 ‘판매액’이나 ‘매출액’으로 바꿔 써야 한다.   그렇다면 은행 통장에 남아 있는 금액 등을 얘기하는 ‘잔고’는 어떻게 될까? 국립국어원은 이 또한 ‘잔액’ 또는 ‘잔량’으로 순화어를 정했다.우리말 바루기 보유액 보유 외환보유액 대신 어투 용어 사용 기준

2022-09-11

[우리말 바루기] ‘구좌’ 대신 ‘계좌’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 예금을 하는 경우 ‘구좌’를 만들었다고 얘기한다. 보험에 가입할 때도 보장금액에 따라 몇 구좌니 하는 얘기를 한다.   이처럼 자주 쓰이는 ‘구좌’라는 말은 문제가 없는 표현일까?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아보면 금융기관에 예금하려고 설정한 개인명이나 법인명의 계좌라고 풀이하고 있고 ‘예금 계좌’와 같은 말이라고 돼 있다. 그렇다고 이 ‘구좌’라는 표현이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국립국어원이 발행한 국어순화자료집(1991)에는 구좌(口座, こうざ)가 일본식 한자어이므로 ‘계좌’로 바꿔 쓰라고 나와 있다. 2005년 발행한 일본어투 용어 순화자료집에도 ‘구좌’는 반드시 순화어만 써야 하는 일본식 한자어로 분류해 놓고 있다. 또한 2019년 한글날을 맞아 발표한 ‘꼭 가려 써야 할 일본어투 용어 50개’에 이 ‘구좌’가 포함돼 있다.   그럼에도 국어대사전에 표준어처럼 올라 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국립국어원은 이에 대해 온라인가나다에 ‘구좌’는 일본어에서 온 말이므로 되도록 ‘계좌’로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해 놓았다. 이런 내용을 국어대사전 ‘구좌’ 풀이에도 올렸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구좌’는 일본식 한자어이기도 하지만 다소 어렵게 느껴지므로 좀 더 쉬운 용어인 ‘계좌’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겠다. 우리말 바루기 구좌 계좌 예금 계좌 어투 용어

2022-09-06

[시니어들이 알아두면 유용한 자동차 용어] 첨단 기술 채택한 자동차

머지 않은  2035년부터 캘리포니아에서는 개솔린으로 움직이는 새 자동차 판매가 금지될 것으로 보인다. 대신 전기차가 돌아다니게 된다. 현재 시니어 세대가 겪는 변화중 하나가 바로 첨단기술이 채택된 자동차의 출현이다. 자동차의 구동장치와 관련해 4가지 중요한 용어를 알아야 한다.  1.ICE(Internal Combustion Engine): 이제까지 자동차의 구동 대명사는  내연 기관이다. 개솔린 엔진을 말한다.  2.HEV(Hybrid Electric Vehicle):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를 말한다. 도요타 프리우스는 최초의 성공한 하이브리드다. 개솔린과 전기로 작동한다. 실제로는 전기는 자동차를 시동하거나 가속을 담당하고 있다. 같은 개솔린으로 주행 거리를 늘리고 싶지만 완전 전기 자동차의 귀찮은 충전에 대해 걱정하고 싶지 않은 사람들에게 탁월한 선택이다. 3.BEV: 배터리 전기 자동차는 순수한 의미의 전기 자동차다. 주유소에 가지 않아도 되지만  배터리 값까지 포함돼 비싸다. 전문가들은 주유비가 아니라 차량의 전체 비용을 비교해야 한다.  4.PHEV(Plug-in 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는 좀 생소한 편이다. 개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 충전용 플러그인으로 구성돼 있다. 배터리가 15~30마일을 주행한 다음 개솔린 엔진이 작동한다.   다음은 최근에 자주 사용되는 안전 시스템이다. 다양한 기능에 대한 정확한 용어는 자동차 제조사마다 다르다.     1.ACC: 적응형 크루즈 컨트롤로 이전의 차량 속도만 조정하는 것이 아니고 앞 차를 모니터링하여 너무 가까이 가지 않도록 한다. 도요타는 동적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Dynamic Radar Cruise Control)이라고 부른다. 2.AEB(자동 비상 제동): 장애물이 무엇이든 간에 AEB는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차량을 정지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충돌 완화 제동 시스템이다.  3.FCW(전방 충돌 경고): AEB와 유사하지만 무언가가 방해가 된다는 큰 경고를 전달한다.  4.BSW(사각지대 경고): 기존의 사각지대에서 차량 뒤쪽에 가까운 곳에 무언가가 있는지 알 수 있다. 5.LKA(차선 유지 지원):  핸들을 로봇으로 움직여 차가 차선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다. 대부분 자동차에서 이 기술은 운전자가 통제하거나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경고하기 전에 여러 번 제자리로 돌아가려 한다.  6.LDW(차선 이탈 경고): LKA와 유사한 것으로 차가 차선이탈을 시작하면 경고한다. 7.PD(보행자 감지): 보행자를 감지해 비상 제동과 회피 기동을 결합했다.  8.AES(자동 비상 조향 장치): 비상 제동이 충분하지 않을 때가 있다. 장애물을 우회하거나 피할 수 있다. 9. RCTW(후방 교차 교통 경고): 후진할때 나타나는 다른 차를 감지해 차를 멈추도록 경고한다. 실제 멈춰주는 후방 AEB도 있다.  장병희 기자시니어들이 알아두면 유용한 자동차 용어 자동차 첨단 자동차 판매가 자동차 제조사 하이브리드 전기

2022-08-28

[보험 상식] 건강보험 기본 용어

오바마 케어라고 불리는 Affordable Care Act가 2010년 3월에 발효된 이후 많은 미국인이 건강보험 혜택을 받게 되었다. 합법적 체류 신분인 사람은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캘리포니아에서는 건강보험을 가입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 건강보험이 생활화되었으니 기본적인 건강보험 용어에 대해 짚고 넘어가 보자. 용어의 이해가 있어야 보험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으니까.   ▶프리미엄: 아프건 안 아프건 매달 가입자가 보험사에 지불해야 하는 보험료. 건강보험은 월 단위로 관리가 되므로 일반적으로 월 중에 가입이나 해약이 없다. 보험료는 그 달 첫날까지 해당 월의 보험료를 선납해야 한다. 월 보험료는 플래티넘, 골드, 실버, 브론즈 순으로 적어지며, 보험료가 높은 등급의 보험에 가입한 경우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본인 부담액 비율이 낮다.   ▶인헨스드 실버(Enhanced Silver): 상품 등급을 언급했으니 인헨스드 실버도 설명이 필요하겠다. 가구 소득이 적을 경우 무료보험인 메디케이드에 가입할 수 있다.(캘리포니아에서 운영되는 메디케이드를 ‘메디캘(Medi-Cal)’이라 부른다. 메디캘은 각 카운티에서 관리한다) 인헨스드 실버는 메디케이드에 가입하기에는 소득이 약간 넘지만, 아직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의료비를 감당하기가 부담스러운 가구들이 가입할 수 있는 특별 혜택이다. 정부지원금도 많으며 코페이, 코인슈런스 부담도 적다. 인헨스드 실버에는 실버 94, 실버 87, 실버 73이 있다. 원한다고 가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소득액에 따라 자동으로 등급이 정해진다.   ▶코페이: 정형화되어 있는 의료 서비스를 받거나, 약 구매 시 환자가 지불하도록 미리 정해져 있는 금액. 의료 서비스를 받으면서 환자가 바로 결제한다. 주치의 및 전문의 진료비, X레이 촬영, 각종 검사, 병원 응급실 사용 시 얼마라고 나와 있다. 상품 등급에 따라 금액이 각각 다르다.   ▶코인슈런스: 발생한 의료 서비스 금액에서 환자가 부담하게 되어 있는 비율. 비용을 보험사에서 선 처리 후 보험 가입자에게 환자 부담액에 대한 고지서를 나중에 발송한다. 입원, MRI, PET 스캔 등 고가의 의료서비스가 해당한다. 대략 플래티넘 가입자는 총비용의 10%, 골드 20%, 실버 30%, 브론즈 40%를 환자가 부담한다.   ▶디덕터블: 보험 혜택이 시작되기 전 환자가 먼저 지불해야 하는 금액. 치료를 받고 본인 부담액이 발생하거나, 약을 구매할 때 디덕터블까지는 보험사 지원이 없고, 그 이상 발생하면 위에 언급한 상품등급에 따라 본인 부담만큼 청구를 받게 된다. 플래티넘 및 골드 상품은 디덕터블이 없다.   ▶아웃 오브 포켓: 환자가 1년에 부담하는 의료비 총액. 결제해 온 의료비 누계가 이 한도액에 다다르면 그 이상은 치료비 본인 부담이 없다. 개인 한도액이 있고 그 2배가 가족 통합 한도액이다. 이 한도액도 플래티넘이 제일 적다. 따라서 건강이 좋지 않거나, 정기적으로 비싼 처치를 받아야 하는 환자라면 월 보험료가 비싼 상품이 오히려 더 경제적일 수 있으므로 적절한 상품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 의료비 누적 계산은 해가 바뀌면 새로 시작한다.   상품별로 코페이, 디덕터블, 아웃 오브 포켓 정보를 알고 싶다면 인터넷에서 ‘Patient-Centered Benefit Design and Medical Cost Shares’를 검색해 보길 권한다. 메디캘이나 인헨스드 실버 가입대상이 되는 가구별 소득액 한도를 알고 싶다면 ‘Program Eligibility by Federal Poverty Level’을 검색하면 된다.   ▶문의: (213)616-1676,        https://en.calkor.com 진철희 / 캘코보험 대표보험 상식 건강보험 기본 건강보험 용어 건강보험 혜택 플래티넘 가입자

2022-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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