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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죄 지어…피해자 가족에 용서 구하겠다"

한인 장기수 앤드루 서(50·한국명)씨가 조기 출소한 후 처음으로 언론에 소회를 밝혔다.   출소한 지 일주일만이다.   2일 일리노이주 윌링 그레이스 교회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서씨는 먼저 “30년 전 큰일을 저질러 교도소에 들어갔다”며 “기쁘고 행복하면서도 한편으론 큰 죄를 지었기 때문에 마음도 아프고 매우 복잡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서씨는 누나의 동거남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00년형을 선고받고 19살(1993년) 때 수감 생활을 시작했었다.   서씨는 울먹이며 유가족에 대한 사과의 마음도 전했다.   그는 “제가 그분들에게 정말 큰 죄를 지었다”며 “피해자 가족이 내 마음을 받아주지 않더라도 나는 용서를 구할 것이며 기회가 생기면 꼭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서씨의 양아버지 김한철 장로가 본지에 인터뷰〈본지 2024년 1월31일자 A-3면〉한대로 향후 청소년 사역과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할 계획도 밝혔다.   서씨는 “아직 사회 경험이 없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지 생각해봐야 하지만 내가 받은 것을 커뮤니티에 모두 돌려줘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알고 있다”며 “청소년과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씨는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닦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는 “현재의 삶은 축복이고 감사할 뿐이며 여전히 얼떨떨하지만 두 번째로 태어난 것”이라며 “그동안 한인사회가 저를 버리지 않고 기억해줘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1976년 시카고에 이민 온 서씨는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고 누나에게 의지해 살았다. 이후 누나의 사주를 받고 지난 1993년 9월 살인을 한 사실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다. 서씨의 누나 캐서린(54)은 현재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ily.com가족 용서 피해자 가족 그동안 한인사회 이날 서씨

2024-02-02

“회개와 용서 구한다… 두번째 삶 감사와 축복”

 30년만의 출소 눈물의 기자회견... “겸손한 자세로 커뮤니티에 봉사”   “오랜 기간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신 한인 동포 여러분께 감사합니다. 한인 여러분의 기도와 성원 속에 오랜 수감생활을 견딜 수 있었습니다. 이를 잊지 않고 앞으로 겸손한 자세로 조금이나마 사회에 봉사하며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9세 때인 지난 1993년 9월 시카고서 발생한 비극적 살인사건의 범인이자 피해자인 앤드루 서(50•한국명 서승모)가 2일 오전 9시30분 윌링 그레이스 교회서 기자회견을 갖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26일 일리노이 서부 키와니교도소서 30여년 만에 출소한 지 1주일 만이다.     이날 그동안 자신을 후원해온 김성민 변호사와 함께 자리한 서 씨는 “열아홉 살 때 저지른 큰 잘못으로 수감 생활을 하면서 깊이 회개해왔다. 과거에 커다란 물의를 일으켜 여러분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것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망한 오두베인의 가족에게도 “미안하다”고 사과의 마음을 전했다.     서 씨는 이날 기자회견 내내 눈물을 닦으면서 말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30년동안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다. 좋은 마음으로 어둠에서 나올 수 있도록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현재의 삶은 축복이고 감사할 뿐이다. 여전히 얼떨떨하지만 한번의 실수는 끝났고 이제 두번째로 태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19살에 교도소에 가서 50대 아저씨가 돼 나왔다. 인터넷도 모르고 페이스북도 모른다”며 “차차 미래를 계획하겠지만 청소년들을 선도하고 커뮤니티에 봉사하고 싶다”고 밝혔다.     “출소 이후 1주일간 김치도 먹고 감도 먹어보았는데 맛있었다”는 서 씨는 “한인사회가 저를 버리지 않아주셔서 고맙다. 진심으로 감사하다.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며 “그레이스교회와 목사님, 선한 사마리아 분들, 아버지 김한철, 김성민 변호사님께 특히 감사하고 직접 교도소를 면회 와준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서 씨는 이날 기자회견서 한국어와 영어를 섞어서 했는데 한국어는 충분히 소통이 가능한 수준이었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한국말만 하라고 해서 잊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 씨는 대학 2학년 때 누나 캐서린의 사주를 받고 누나의 동거남 로버트 오두베인(당시 31세)을 총격 살해한 혐의로 1995년 재판에서 징역 100년형을 선고 받았고 이후 항소심에서 80년 형으로 감형됐다.     서 씨는 모범적인 수감 생활과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할 경우 감형 특혜를 주는 새로운 일리노이 주 법 덕분에 조기 출소했다.     서울에서 태어난 서씨는 2살 때인 1976년 군 장교 출신 아버지•약사 출신 어머니를 따라 시카고로 이민했다. 그러나 이민 9년 만에 아버지가 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세탁소를 운영하며 남매를 키우던 어머니마저 2년 후 강도에게 살해당한 후 서 씨는 5살 위인 누나 캐서린에 의지해 살았다. 캐서린은 당시 서 씨에게 "오두베인이 엄마를 죽였다. 상속받은 재산을 도박 빚으로 탕진하고 학대한다"며 살인을 사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J 취재팀회개 용서 누나 캐서린 출소 눈물 김성민 변호사

2024-02-02

입양 한인 교수 "친부모 용서"…오리건대 제시카 김 교수 사연

"친부모가 입양을 선택한 것을 용서합니다. 그 당시에는 서로를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을 거예요. 저는 지금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고 있어요. 친부모도 행복하고 건강하길 바랍니다."   미국에 입양된 한인 제시카 김 로저스(한국명 김고은.46) 씨는 29일 한국 아동권리보장원 입양인지원센터에 보낸 뿌리 찾기 사연에서 "낙관적이지는 않지만, 친가족을 알 수 있다면 좋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입양 기록에 따르면 김씨는 1977년 6월 10일에 서울에서 태어났고, 사직파출소 문 앞에서 발견됐다. 이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이듬해 6월 펜실베이니아의 한 가정에 입양됐다.   그는 회계사인 양부와 주부인 양모 밑에서 자랐다. 그에게는 양부모가 한국에서 입양한 여동생도 한 명 있었다. 김씨는 코네티컷의 한 대학에서 영문학을 공부한 뒤 오리건 대학에서 연극사를 전공해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북부의 작은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면서 극장 책임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씨는 "극은 제가 기억하는 것 중 항상 열정을 가져온 대상"이라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봄 학기에 4명의 한국 학생을 가르치면서 본격적으로 뿌리 찾기에 관심을 갖게 됐다.     다음달에는 입양 후 4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을 여행할 계획이다. 아직은 한글을 조금 읽을 줄 아는 유치원 입학 전 수준에 불과하지만,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를 몰아서 보는 등 한국 여행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   김씨는 "친가족 찾기가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서도 "친가족 찾기는 계속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교수 친부모 교수 사연 입양 한인 친부모 용서

2023-11-29

[등불아래서] 우리 손에 가득한 자랑들

우리가 부르는 찬송가를 여럿 작사한 호나티우스 보나에게 누군가 물었다.     "하나님께 어떻게 갈 수 있나요?"   "형제여, 우리는 우리의 죄와 함께 하나님께 갑니다. 우리는 그 외에 진정 우리 것이라 부를 수 있는 다른 어떤 것도 없기 때문이지요."   참으로 그러하기에 교회는 겸손했다. 교회는 자신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하나님을 섬길 수 있다고 말하기 전에 "주님, 우리는 빈손 들고 주님 앞에 갑니다"라고 고백했다. 오직 빈손만이 십자가를 붙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손에는 자랑이 가득하다. 선교를 시작하면 선교사 수가 자랑이고, 예배당을 세우면 교세와 건물이 자랑이다. 제자 훈련이 자랑이고, 성경 통독 횟수가 자랑이다. 시작은 창대하지만, 나중이 미약한 것이다.   교회가 세상 속에서 빛으로 살지 못하는 이유는 나누어 줄 사랑과 물질이 없어서가 아니다. 정부를 제외한 어느 단체보다 많은 예산을 세우고 사용할 것이다. 여전히 병원과 보육원, 전쟁터와 난민촌에는 어김없이 그리스도인들이 있다. 우리 문제는 우리 안에 있다.     우리를 예수님의 제자라고 말하는 사람은 우리뿐 아닌가. 세상이 우리를 보고 제자라고 하지 않고 우리끼리만 서로 성도이고 제자다.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것을 보고 세상이 놀라지 않는다. 서로 사랑한다는 것을 우리는 미소 띤 얼굴과 괜찮은 교양으로 덮어버렸다.   사랑은 아무 일도 없어서 항상 좋은 것이 아니다. 다툼과 시기, 분쟁과 분노를 돌이켜 용서와 화해, 진실과 겸손으로 만드는 것이 사랑이다. 서로 죽고 못 사는 것이 다는 아니다. 이웃을 사랑하라는 주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신다. 대개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잘해 주는 사람들, 괜찮은 사람들, 마음에 맞는 사람들을 사랑하는 일이야 당연하다. 교회는 속이 거북한 사람들, 하는 짓마다 얄미운 사람들, 말마다 속을 긁어대는 사람들과 함께 사랑이라는 열매를 맺는 곳이다. 싸워야 할 몽둥이는 사랑의 땔감으로 쓰고, 찌르고 싶은 칼로 땅을 일구어 나무를 키운다. 하나님이 바로 이런 능력자이심을 증명하는 곳이다.   이 일을 하지 않으니, 회개도, 용서도 없고 평화도, 믿음도 없다. 우리는 여전히 의인끼리 재밌게 살고 싶다. '나는 부족하지만'이라고 덧붙이면서. 끝까지 잘나고 싶은 우리에게 주님은 험한 십자가를 붙들라고 하신다.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받은 고통은 바로 그의 몸이신 교회의 이기심이요 탐욕이며 눈물이다. 그 피 흘린 몸이 교회다.   sunghan08@gmail.com 한성윤 / 목사ㆍ나성남포교회등불아래서 자랑 제자 훈련 주님 우리 회개도 용서

2023-09-04

[기자의 눈] 용서는 날 위한 이기적 행동

‘용서하라.’ 때론 참 이기적인 말처럼 들린다. 특히 억울한 일을 당한 피해자에게 건넸을 땐 잔인하기까지 하다.     최근 가까운 지인이 불미스러운 일의 피해자가 됐다. 길지 않은 기간이지만 기자 일을 하며 웬만한 별일을 다 봤다고 생각했지만 세상의 이면은 생각보다 더 추하고 더러웠다.     가해자의 이기심은 한 사람, 그리고 한 가정을 파괴했다. 그를 향한 피해자의 분노와 절망은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그의 억울함을 들어주는 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지인의 마음은 언제나 사건 당일, 그 시각에 머물고 있었다. 자책과 미움, 연민과 증오의 감정선에 얽혀 쉽사리 헤어나오지 못했다. 인간의 탈을 쓰고 동물도 안 할 짓을 저지른 상대에게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이렇게 울화가 치미는데 당사자는 오죽할까. 오열하는 그에게 진정하라는 말조차도 쉽게 건네지 못했다.     하지만, 신앙인이었던 피해자는 ‘복수’에 대해서는 마음을 삼켰다. 복수의 시작은 어쩌면 ‘용서’와는 영영 이별을 뜻할지도 모른다는 마음 때문이었다. 분노로 희미해진 마음에도 그는 어렴풋이 알고 있는 듯했다. 자신을 위해서라도 결국 그 종착역이 용서여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저명한 정신의학자들과 종교계 리더들은 용서가 철저히 본인 중심의 행위라는 것을 강조한다. 용서를 사전적 정의로만 보면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 줌’이다. 용서를 받는 상대에게 혜택이 더 큰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신약성경에서 ‘용서하다’로 번역된 그리스어의 문자적 의미는 ‘떠나가게 하다’, ‘멀리 보내다’, ‘놓아주다’ 등이다. 즉, 자신을 갉아먹고 있는 앙심을 자신의 마음에서 떨쳐내고, 멀리 보내는 일이라는 것이다.     용서는 나에게 잘못을 한 상대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바탕이라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용서는 과거로 회귀하게 하는 분노와 절망 등 숨 막히게 하는 감정들을 떨쳐버리고, 멈추게 하는데 초점이 있다.     하버드 의대 조지 베일런트 정신과 교수는 용서에 대해 ▶용서는 범죄에 대한 관용을 의미하지 않는다 ▶용서는 망각을 의미하지 않는다 ▶용서는 지나간 고통을 제거하지 않는다 ▶용서는 가해자를 너그러이 봐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상대를 깊이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는 것에 마음의 무게를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가 용서하게끔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마하트마 간디는 “약자는 용서할 수 없다. 용서는 강자의 속성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무엇보다 용서의 가장 역설적인 속성은 용서를 받을 때보다 용서할 때 더 큰 평화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정신의학자들에 따르면 실제로 종교적·도덕적 의무로 강요된 용서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활성화되는 교감신경이 항진돼 혈압이 오르지만, 용서는 안정감을 주는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해 혈압을 낮추고 심장병을 감소시킨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용서는 철저하게 자신을 위한 행동이다. 증오와 분노, 적개심과 괴로움이 똬리를 튼 마음은 스트레스를 유발하며 정신도, 건강도 해치기 마련이지만, 용서했을 때 찾아오는 평화는 용서를 받은 상대가 아닌 용서한 나의 건강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이 찬란할 수 있는 내 미래에 먹구름을 드리우도록 내버려 두지 말자. 오직 나의 평안과 미래를 위해 용기 있게 이기적인 선택을 하자.     남을 용서하는 것,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행동이다.  장수아 / 사회부 기자기자의 눈 용서 행동 이기적 행동 분노 적개심 종교계 리더들

2023-04-16

쿠오모 성추행 용서 못한다더니…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가 성추문으로 자진사퇴하는 과정에 결정타를 날렸던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이 측근의 성추행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제임스 검찰총장의 최측근인 이브라힘 칸 전 비서실장을 성추행 가해자로 지목한 피해자 소피아 퀸타나(33)가 검찰의 대응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제임스 총장의 언론 담당 비서로 일했던 퀸타나는 지난해 11월 브루클린의 한 바에서 열린 정치 모금행사에서 칸 전 비서실장과 마주쳤다.   술을 마시면서 정치와 관련된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서 칸 전 비서실장이 갑자기 어깨를 잡고 강제로 입맞춤을 했다는 것이 퀸타나의 주장이다.   당시 검찰을 떠나 선거 관련 업무를 했던 퀸타나는 전 직장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묻어 두려 했지만, 우연히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두 피해자는 지난 10월 레티샤 총장에게 칸 전 비서실장의 성추행 사실을 알리고 조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독립 조사기관을 선정해 피해자 주장의 신빙성을 검증했고, 결국 이들의 주장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10년 가까이 레티샤 총장을 보좌해 최측근으로 꼽혔던 칸 전 비서실장도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뉴욕주 검찰총장실은 이 사실을 공표하지 않고 묻어두려 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이다.   이달 초 칸 전 비서실장의 성추행 사실이 언론에 보도될 때까지 조사 결과와 사임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의도적으로 성추행에 대한 언급을 피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욕 검찰은 언론 보도 이후에 낸 성명에서 “독립적이고 공정한 조사가 이뤄졌고, 비서실장이 사임했다”고만 밝혔을 뿐 칸 전 비서실장의 성추행 사실은 아예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피해자 퀸타나는 레티샤 총장이 쿠오모 전 주지사의 성 추문을 추궁할 때의 적극적인 자세를 찾아볼 수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앞서 레티샤 총장은 지난해 쿠오모 전 주지사가 전·현직 보좌관 11명을 성추행 또는 희롱했다는 혐의에 대해 기자회견을 통해 상세히 공개하면서 “지위와 상관없이 성추행 가해자를 용납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심종민 기자성추행 쿠오모 뉴욕주 검찰총장실 쿠오모 용서 제임스 검찰총장

2022-12-08

"소통·화합으로 더 나은 협회될 것"

“용서와 화합으로 더 나은 협회로 거듭나겠습니다.”   회장단 불신임으로 내홍을 겪은 LA 세계한인무역협회(옥타 LA·최영석 회장)가 제2차 정기이사회를 27일 옥스포드 호텔에서 열었다.   지난 4월 27일 2차 정기이사회에서 배포된 ‘옥타 LA 지회 최영석 회장 불신임 관련 공개질의서’를 자체 감사한 결과 ‘특별히 지적할만한 내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결론지었다.     봉합을 끝낸 만큼 이날 정기이사회는 용서와 소통과 대화합의 장이 됐다.     공개질의서 관련 특별감사 결과 재정적 비리가 문제없음으로 확인되었지만 남아있는 갈등의 골을 없애기 위해 케네스 이 이사가 중재에 나섰다.     이 이사는 “지난 임시 이사회에서 전 이사장의 사과문을 이메일로 전달받았다”며 “공개질의서 작성에 직접 관여한 세 명 이사들에게도 임시이사회에서 발표된 감사결과 보고서를 근거로 사과문을 요구해서 받았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3명의 이사는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지 않은 채 공개질의서를 배포해 최 회장과 옥타 LA의 대외적 이미지를 실추한 데 대해 사과했다.   이날 공개질의서 작성에 관여한 한 이사가 참석해 “향후 후배 이사들에게 모범이 되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이겠다”며 사과를 표명했지만 한 이사는 “재발 방지를 위해 징벌을 받아야 한다. 배상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공개질의서 관련 운영위원회가 이사들의 의견도 수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대승적 차원에서 운영위원회가 토론 및 결론을 도출한 것을 이해해 달라”며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받았고 용서하고 화합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며 포용의 리더십을 보였다. 그는 또한 “서로 용서와 화합을 통해 옥타 LA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고 신·구이사간에 서로 화합할 것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에드워드 손 이사장도 “유사 사건들에 대한 징벌에 대해서 운영위원회에서 심의 의결할 것을 위임한다”며 공개질의서 관련 결과 발표를 동의 제청으로 마무리했다.     의결권을 가진 124명의 이사 중 참석 33명, 위임 80명으로 열린 이사회는 2022년 상반기 회계 결산보고, 신입이사 인준 및 일반회원 승인, 주요 시행사업 및 추진 사업보고, IT 정보통신분과 개설 등 4개 상정 안건 그리고 공개질의서 관련 결과 발표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이사회에서 김마루 서브웨이 대표와 김루크 겔렉스 대표가 신입 이사로, 진철희 캘코보험 대표를 비롯한 7명이 일반회원으로 인준됐다.   한편 10월 27~30일까지 3박 4일 동안 한국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는 제26차 세계 경제인대회 참석에 앞서 10월 23~ 27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필리핀 마닐라 지회를 방문해 향후 양 지회 간의 회원들의 무역 발전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할 예정이다. 이 밖에 지회 회원들과 친목 및 회원 회사 방문 등을 안건으로 통과시켰다.     이은영 기자      용서 화합 이날 정기이사회 수석 이사장 최영석 회장

2022-07-28

[살며 생각하며] 사람은 실수하고, 신은 용서한다

 그녀가 세탁소 문을 열고 들어선 것이 어제 오후 6시 반쯤이었다. 그저께 아침에 바지 길이를 줄여달라고 우리 세탁소에 처음 온 여자 손님이었다. 얼굴도 예쁘장한 데다가 말도 조곤조곤 얌전해서 호감이 가는 인상을 가진 그 손님에게 하루를 어떻게 지냈느냐고 물었다. 물론 ‘좋은 하루’였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녀가 내미는 티켓을 받아 옷을 찾으려고 옷이 걸린 컨베이어를 돌렸다. 그런데 그녀의 옷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었다. 이럴 때의 당혹감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머릿속은 신경들이 엉킨 실타래처럼 복잡해졌다.     세탁소 경력 25년이 넘은 나는 몇 가지 경우의 수를 알고 있다. 첫째로 옷의 위치가 잘 못 되어 있을 경우다. 두 번째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컨베이어에 옷이 너무 조밀하게 걸려 있을 때 옷걸이 하나에 걸려 있는 옷이 가끔은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는데 옷이 걸려 있는 컨베이어의 바닥을 살펴보아도 손님의 옷은 찾을 수가 없었다. 또 하나는 옷걸이 하나에 걸려 있는 옷은 주변에 걸린 다른 옷과 함께 엉뚱한 손님에게 전달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속으로 진땀을 빼며 여자 손님의 옷을 찾고 있는 동안 너덧 명의 손님이 세탁소에 들어와 줄을 서고 있었다. 이럴 때 손님들은 어떤 생각으로 우리 세탁소를 보고 있을까를 생각하면 속은 더 검게 타들어 간다. 결국 그 여자 손님의 양해를 구했다. 옷을 찾으러 온 손님들은 옷을 찾아서 돌아갔고, 한 더미 옷을 가져온 손님에게는 나중에 전화로 알려줄 테니 옷을 두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결국 로사가 옷 수선을 하는 곳으로 갔다. 혹시나 하고 작업대 반대편을 살펴보았더니 거기에 손님의 옷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잃어버린 옷을 찾았을 때의 환희란. 그러나 그 환희는 순간,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 준 그녀에게 무언가 선물을 하고 싶었다. “혹시 내일까지 기다려 줄 수 있으면 돈은 받지 않을게.” 그녀는 내일 아침에 어디 멀리 가야 하기에 그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녀가 맡긴 옷을 돌려주는 팔에 힘이 빠져나갔다. 들어와야 할 수입도 잃었고 신용도 잃었다.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며 그녀를 배웅했다.   그저께는 종업원 하나가 소매가 가죽으로 된 코트를 다리다가 가죽을 망치고 말았다. 이번 주도 적자가 예상되는바 그 코트 값까지 물어주고 나면 손해는 더 지고 말 것이다. 그 여자 손님이 가게를 떠나고 나니 문 닫는 시간이 살짝 넘었다. 30분 넘게 지옥에서 시간을 보냈다. 종업원들이 실수로 끼치는 손해를 몽땅 내가 다 껴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그런데 고등학교 시절 외웠던 영어 격언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To err is human, To forgive divine.” (사람은 실수하고, 신은 용서한다)   따지고 보면 나도 실수를 많이 하는 흠 많은 사람이다. 때로 그 실수가 남들에게 알려지기도 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아내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분명 많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실수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신에게 가까이 가는 거룩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순 시기를 지나며 고통이나 극기같이 교회에서 권하는 일에도 게으르고 기도마저 멀리하고 사는 나에게 바지를 잃었다가 찾은 일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어디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너는 고작 한두 명 종업원들 실수한 것 가지고 그리 억울해하니?” “나는 세상의 모든 사람의 실수와 죄 때문에 이리 십자가를 지고 간다.”   로사가 출근하면 평소와 다름없이 미소 지으며 인사해야겠다. ‘Como estas?’ (How are you this morning?) 김학선 / 자유기고가살며 생각하며 실수 용서 세탁소 경력 우리 세탁소 소매가 가죽

2022-04-11

[독자 마당] 실수와 용서

 여자 손님이 길이를 줄여 달라고 맡겼던 바지를 찾으러 왔다. 그런데 그녀의 옷이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다. 이럴 때의 당혹감은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몇 가지 경우를 생각했다. 첫째로 옷의 위치가 잘못 되어 있는 경우다. 두번째로 컨베이어에 옷이 너무 조밀하게 걸려 있을 때 옷걸이 하나에 걸려 있는 옷이 가끔은 튕겨 나가 바닥에 떨어지는 경우가 있다. 셋째는 주변에 걸린 다른 옷과 함께 엉뚱한 손님에게 전달되는 경우다.     내가 속으로 진땀을 빼며 여자 손님의 옷을 찾고 있는 동안 너덧 명의 손님이 세탁소에 들어와 줄을 서고 있었다.   결국 옷수선을 하는 곳으로 갔다. 혹시나 하고 작업대 반대편을 살펴보았더니 거기에 손님의 옷이 떨어져 있는 게 아닌가. 잃어버린 옷을 찾았을 때의 환희란. 그러나 그 환희는 순간, 현실과 마주해야 했다. 실수는 결국 금전적인 손해로 돌아온다.   그저께는 종업원 한 명이 소매가 가죽으로 된 코트를 다리다가 가죽을 망치고 말았다. 코트 값까지 물어주려면 손해가 크다. 종업원들의 실수로 생긴 손해를 몽땅 내가 다 껴안아야 한다는 사실이 억울하게 느껴졌다.     고교 시절 외웠던 영어 격언 하나가 문득 떠올랐다. ‘사람은 실수하고, 신은 용서한다.’ 따지고 보면 나도 실수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때로는 그 실수가 남들에게 알려지기도 하고, 그들에게 피해를 주기도 한다. 아내와 가족, 그리고 사회에 본의 아니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분명 많이 있었을 것이다.   결국 실수하는 사람을 용서하는 일은 신에게 가까이 가는 거룩한 행위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이런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너는 고작 종업원들 실수한 것 가지고 그리 억울해 하니? 나는 세상 모든 사람의 실수와 죄 때문에 십자가를 지고 간다.” 김학선 / 자유기고가독자 마당 실수 용서 작업대 반대편 영어 격언 여자 손님

2022-04-10

"월남전 참전 한국군 공로 인정해야"

"도대체 우린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야 합니까." 베트남 참전 한국군 출신 알프레드 정씨와 양근수씨가 자신들의 명예와 권익을 찾기 위해서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들은 베트남 참전 후 미국에 이민와 시민권을 받은 공통점이 있다. 정씨는 "비록 한국군으로 베트남 전쟁에 참전했지만 엄연히 미군 사령부에 의해서 작전에 참가했다"며 "그리고 현재 미국 시민권자가 됐기에 미국을 위해서, 자유 세계를 위해서 싸운 것에 대한 참전 미군으로 인정받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런 경우가 대략 700명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그래서 오는 4일 LA시의회에 길 세디요 시의원의 발의로 상정되는 '베트남 전쟁 참전 한국계 미국인 인정' 결의안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결의안은 글자그대로 미군 지휘관 아래서 베트남전쟁에 참전한 한국계 미국인을 제대군인으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미군 지휘관의 명령아래에 있던 한국군 부대는 베트남 전쟁에서 가장 용맹한 부대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이들중 상당수가 전쟁 후유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고엽제 피해자도 많습니다." 문제는 당시 미군 지휘관 아래에 있었지만 미군이 아닌 한국군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미국에서 시민이 됐기에 다른 얘기가 된다는 것이다. "저희가 미국에 올 때는 고엽제 피해가 있는 줄도 몰랐던 것같습니다. 그러다가 우리도 그런 피해를 입었구나 싶었는데 막상 미국에 정착했기에 그에 따른 보상과는 거리가 멀어진 것이죠." 한국 정부는 미국에 거주하는 고엽제 피해 가능 제대 군인들에게 한국에 와서 검진을 받아 '피해자'로 확정되면 치료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에 있는 경우는 어떻게 해주기가 어렵다는 것. 한국 보훈처에서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지만 문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정씨는 "생업을 팽개치고 한국에 가면 수개월이 소요된다. 현실적인 방법이 아니다"며 "그래서 한국정부에는 큰 기대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 미국정부로부터 인정을 받고 그에 상응하는 치료, 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전쟁 중 미군이 아니었는데 참전한 미군으로 인정받아 명예와 보상을 받은 선례가 미국에는 있다. 2차 세계 대전 당시 미군 지휘관에 의해서 필리핀에서 게릴라로 활동한 1만5000명이 전쟁 후 인정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을 돕고 있는 아메리칸리전(재향군인회) 차이나타운 포스트 웨인 이씨는 "필리핀 사람들은 정규군도 아닌데 인정받고 연금까지 받았다"며 "한국계 미국인들도 명예를 찾고 혜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4일(화) 오전 10시 LA시의회 회의실에서는 이 결의안이 상정된다. 그리고 주정부, 연방정부로 인정 캠페인이 계속될 것이다. 이들을 돕고 있는 곳은 이들과 베트남에서 함께 싸운 미군 재향군인들의 조직인 아메리칸리전이다. 결의안 상정 순간에 이를 응원하기 위해 현장에 함께 갈 사람은 정씨에게 연락하면 된다. ▶문의:(213)505-2257 장병희 기자 chang.byunghee@koreadaily.com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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