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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풀이처방]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인간은 행복을 추구하는 존재이다. 행복이란 자기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종교계 일각에서는 인간의 욕망 충족 행위를 불편한 눈으로 보거나 심지어 혐오 대상으로 삼기도 한다. ‘마음을 비워라’, ‘욕망을 끊어라’ 등 사람이 감당 못 할 요구를 서슴지 않고 해댄다. 심지어 몸이 욕망의 근원이라고 자기 몸을 굶기거나 잠을 안 재우거나 때리는 자기학대 행위를 신앙적인 행위라고 여기기도 한다. 사람의 몸과 마음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종교적 연출은 경악스럽기 이를 데 없다.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내적인 유혹을 극복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은 허풍쟁이들이다. 이들인 가진 병적인 콤플렉스를 ‘이카로스 콤플렉스’라고 한다. 새의 깃털을 모아 밀랍을 굳혀서 만든 날개로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가 추락해서 죽은 이카로스는 현실 부적응자, 회피성 성격 장애인이자 비현실적인 몽상가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금욕적인 이들은 다른 사람들도 자기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며,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경멸한다. 이들은 헛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얼핏 모든 것을 초월한 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염세주의자에 지나지 않는다. 인생에서 성공한 경험이 없는 무능력자들이 주로 이런 소리를 한다.   이들은 스스로 스승을 자처하며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자기 삶의 방식을 강요해서 수많은 사람을 종교적 신경증에 걸리게 한다. 그래서 대중들이 더 이상 이런 자들이 던지는 언어의 유희에 걸려들지 않도록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욕망과 욕심은 구분해야   욕망과 욕심은 다른 것이다. 욕망과 욕심을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고 쓸데없는 죄책감, 자기 혐오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욕심은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건 자기 욕망만 채우려는 것, 다른 사람들을 갈취하여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것을 말한다. 결핍 욕구가 심하고 심리적 허기짐이 심한 사람들이 욕심을 부린다. 그래서 욕심은 공감 능력 결핍자인 사이코패스들의 전유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반면 모든 욕망은 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두 가지이다. 생리적 욕구와 정서적 욕구. 생리적 욕구는 먹고 마시고 입고 가지고 싶은 욕구를 의미하며, 정서적 욕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일부 종교인들은 생리적 욕구를 죄악시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 역시 세속적인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한다. 심지어 그런 욕구들은 악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단정하여 심약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혐오에 사로잡히게 한다.   생리적 욕구는 사람으로 하여금 살맛을 느끼게 해준다. 만약 사람이 가지고 싶은 욕구,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무기력증에 걸렸다고 하지, 초연하다고 하지 않는다. 정서적 욕구 또한 인생을 건강하게 사는 데 아주 중요하다. 간혹 “나는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유아적인 언어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욕망이 있다는 건 건강하다는 징표   욕망은 끊을 수 있는 것인가? 이는 비현실적인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욕망은 실처럼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욕망은 일종의 감정이기에 비우거나 끊으려 하면 억압을 하게 된다. 억압이란 공을 물속에 강제로 눌러서 가라앉게 하는 것과 같은데, 이렇게 억압된 욕망은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 오르려 한다.   또한 심한 억압은 인격의 구멍을 만든다. 인격에 구멍이 생긴 사람들은 전체로서 유기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자신이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소외시킴으로써 내적인 불균형 상태에 빠진다. 억압은 신체적으로도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 히스테리성 마비 증세가 그것인데,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하지 못하면 신체에 마비 현상을 일어난다. 예컨대 하고픈 말을 못 하면 입 근육 경직이, 갖고 싶은 것을 못 가지면 손가락 마비 현상이 온다.   그렇다면 욕망이 올라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가? 자신이 아직 건강한 신호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건강하니까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이다.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답이 보인다. 또한 뇌 구조상 욕망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인간의 뇌에는 영장류의 뇌 이외에 파충류, 포유류의 뇌도 공존하기에 욕망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면 편해진다.   욕망은 없애려 하지 말고 달래야 한다. 작은 사치를 부려서 욕망을 달래줄 필요가 있다. 인간은 욕망의 존재이며 욕망이 인간을 진화시켜 준다. 과하면 안 되지만 없어서도 안 되는 것이 욕망이다. 홍성남 /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속풀이처방 욕망 회피주의자 욕망 충족 구조상 욕망 생리적 욕구

2024-08-25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쓸 수 있는 만큼만 벌기

늪에 빠지면 헤어나기 힘들다. 다시 빠져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늪은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매일 같은 생각, 똑같은 동작, 같은 모습으로 살면 늪에 빠진 것처럼 허우적거린다. 생각이 고착되면 어떤 대상이나 현상에 집착하게 된다. 상황이 바뀌고 다른 생각이나 행동이 요구되는데도 그 이전의 상태에 머무르게 된다.     늪은 연못이나 호수와 구별이 명확하지 않지만 5m 정도의 낮은 수심에 수역에 벼과 식물, 양치식물, 갈대, 부들, 사초 등의 풀이 자란다.   투명도가 낮아 바닥이 안 보이고 모래수렁과 비슷한데 한 번 푹 빠지면 중력에 의해 점토나 모래가 몸과 압착돼서 쉽게 빠져 나오지 못한다.     높은 습도로 순식간에 빨려 들려 사람 하나쯤은 머리까지 들어가 버려 빠져 나오기 어렵다. 습지대라는 헤어나오기 어려운 특성과 늪 주변에 위치한 울창한 밀림에서 나오는 음울함 때문에 늪은 굉장히 위험하고 무서운 곳이다.     늪에 자란 양치식물이나 갈대는 빠질 때는 사람의 체중으로 꺾여져서 별 저항이 없지만, 허우적거리면서 나올 때는 사람의 머리와 손에 걸려서 위로 빠져 나오지 못하게 만든다. 겉보기에는 물 가 풀밭에서 연속되어 있는 땅인 것처럼 보이지만 수초나 양치식물 같은 육초들이 늪 안쪽까지 자라있고 바닥이 없어 하반신이 다 빠지면 혼자 힘으로는 절대 못 나온다.     우리는 매일 삶이라는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리며 산다. 지리멸렬한 반복과 되풀이를 거듭하며 허덕이며 산다. 정체된 삶의 운전대 잡고, 브레이크가 고장 난 차를 타고 언제 멈출지도 모르는 길을 간다. 일상은 엿가락처럼 굳어버린 아스팔트 위를 전속력으로 끊임없이 달린다. 욕망과 욕심은 끝이 없고 인간은 어리석게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며 산다.     인생의 늪에 빠져도 살 사람은 살아난다.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것이 쉽다. 절망보다는 희망이 살아남기 쉽다. 삶의 덫에 걸려 넘어지는 것은 누구의 잘못도 탓도 아니다. 아무도 타인의 인생에 도움을 주지 못한다.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뿐이다. 당면한 사람이 해결하는 방법을 안다.     알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작심삼일로 끝난다 해도 내 인생에서 가장 완벽하게 나를 위해 투쟁할 사람은 바로 나다.   샌디에이고로 달리던 ‘위대한(?) 탈출’이 파토가 나고 평생 처음 마주한 악몽과 고통 속에 절벽 끝에 서 있었다. 수영을 못해서 익사할까 봐 뛰어내릴 생각을 못했다. 진퇴양난의 수렁에 빠져 허우적거렸지만 절망하지 않았다. 늪을 둘러싼 갈대를 붙잡고 속이 빈 갈대보다 더 강하고 굳게 살기로 다짐했다.   명예와 욕망, 사치와 교만의 허울을 벗으니 사는 것이 편안하고 행복해졌다.     먼 고난의 길을 돌아 제자리로 돌아온 탕자의 눈물이랄까.     인생의 후반기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 이제 까탈 부리며 안달하지 않고 과속으로 달리지 않는다. ‘돈은 쓸 수 있는 만큼만 벌면 족하다’라는 생각을 왜 진작 못했을까?     화랑은 온라인 도매업으로 전환해서 시간은 내 편이다. 새벽 별 보며 산책하고. 처음 만난 바람과 악수하고, 텃밭에 채소 가꿔 나눠먹는다. 그림 그리고 글 쓸 수 있으니 보고 싶은 얼굴 그리워하며 사는 재미가 쏠쏠하다. (Q7 Fine Art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갈대 부들 욕망 사치 온라인 도매업

2024-05-28

나도 몰랐던 내 안 깊은 곳의 욕망

파리의 고급 스트립클럽 ‘A Mon Seul Desir’(My Sole Desire)에 박사 과정의 대학원생 마농(루이즈 쉐빌로트)이 오로라라는 예명으로 취직을 한다. 그녀는 동료 댄서이며 배우 지망생 미아(지타 한로트)와 친구가 된다.     마농은 ‘쉽고 빠른’ 돈을 보장해주는 욕망의 세계에서 곧 불타오르는 나방처럼 스타로 떠오른다. 이제 그녀에게 있어 스트리핑은 생계유지의 수단이 아니라 에로틱한 삶을 탐닉하며 미처 몰랐던 자아 속 욕망의 분출구가 된다.     마농은 직업과 개인적 욕망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지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한 질문에 직면한다. 돈을 벌기 위해 시작한 대학원생의 삶과 벌거벗은 육체를 파는 스트리퍼의 삶이 우선순위가 바뀌고 거부할 수 없는 욕망의 세계가 펼쳐지면서 사치와 환락이 그녀의 일상을 지배한다.   이후 영화는 마농과 미아의 ‘관계’에 집중하고 그들의 심리 안에 잠재해 있는 레즈비언의 본능을 탐구한다. 두 여자는 관객 앞에서 레즈비언들의 사랑을 연습하면서 어쩌면 사랑일지도 모르는 감정에 흥분되고 함께 성적 유희를 경험한다.     영혼이 자유로운 마농에 비해 남자친구 몰래 클럽에서 일하는 미아는 주저한다. 그러나 마농의 에로틱한 여정에 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하면서 두 사람은 서로에게 깊이 빠져든다. 마농과 미아는 매춘에 연루되고 남자들에게 성폭행을 당하면서 이들의 사랑과 우정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른다.   영화를 이끌고 가는 주된 동력은 프랑스 영화계의 새로운 주역 루이즈 셰빌로트(Louise Chevilotte)와 지타 한로트(Zita Hanrot)의 대담한 연기이다. 루시 볼레토 감독은 이들의 불꽃 튀는 연기를 토대로, 스트리퍼들의 에로틱한 삶을 탐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노동에 종사하는 여성들의 고통을 여성적 시각에서 들여다본다.     그녀는 미국영화들에서 흔히 보는 스트립클럽의 눈요기는 되지 않도록 자제하고 성을 상품화하는 시대의 편린들을 거부한다. 볼레토 감독의 성은 노골적이지 않아도 그 자체로 섹시하다.     영화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잡초처럼 자라는 두 스트리퍼의 삶을 통해 우리의 가장 깊은 욕망을 재조명한다. 사랑과 욕망, 그리고 환희, 그 모든 것들의 뒤에 오는 결론. 성의 영역에서는 모든 게 미스터리라는 사실.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욕망 유일 개인적 욕망 프랑스 영화계 마농과 미아

2024-02-23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클럽 안내판에 걸린 욕망

할리우드 유명 스트립 클럽의 업소 안내판이다.   30가지의 문자가 안내판을 가득 채우고 있다. 한글 표기 ‘완전히 누드’와 같은 뜻이리라.   인간의 성적 욕망을 채워주던 이곳은 최근 문을 닫았다.   수많은 이들이 ‘완전히 누드’인 여성의 몸을 보며 어두운 조명 속에서 욕망을 채웠으리라.   각기 다른 언어 이면에는 욕망으로 점철됐던 인간사가 있다. 성경에는 바벨탑이 등장한다.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이 건설한 전설 속 탑이다. 성경에 따르면 바벨탑 이전까지는 인류의 언어는 본래 하나였다.   인간 내면에는 늘 욕망이 꿈틀댄다. 교만해진 인간은 탑을 높이 쌓아 하늘에 닿기를 원했고 하나님은 그러한 탐욕과 욕망을 벌하고자 바벨탑을 무너트렸다. 교만의 탑을  쌓아 하늘에 닿고자 했던 인간은 그때부터 소통이 막혔다. 수천 가지의 언어로 인간의 세계는 갈라졌다. ‘바벨’은 히브리어로 ‘혼란’이다. 바벨은 오늘날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이어지고 있다.     바벨탑의 이야기는 인간의 지나친 욕망의 추구, 허영, 탐닉을 보여준다. 교만은 혼란을 야기했고, 인간 사이의 갈등과 분쟁의 씨앗이 됐다.   기술은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들은 인간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은 인간이 탐욕과 교만으로 쌓아가려는 또 다른 바벨탑일지도 모른다.   ‘완전히 누드’의 영어 표현은 ‘Totally Nude’다. 김상진 사진부장 kim.sangjin@koreadailyl.com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안내판 클럽 클럽 안내판 성적 욕망 바벨탑 이전

2023-03-17

[독자 시] 레이크엘시노 꽃잔치

보이네 들리네     돌 자갈 밭에…   소리가…   두런     두런 소근소근   곧, 와글와글 해버릴 꽃들의 잔치       앞으로의 준비는   성장의 준비는   언제나 복잡한것     나무 한그루 못 자라는     그 척박한 캐년의 땅에       모래알 사이, 틈없는 진흙사이     삐죽 삐죽 자갈 사이   메마른 뿌리들   사막 가시들   한 몫 하는 비닐 공해 사이사이       방법을 가르쳐 주세요   보여 주세요   내 멋진 몸매 파피꽃   함박 웃음으로 무리 무리지어   피울 거예요       나누어야 해, 경험을     긴 긴 기다림 속 희미해 진 유전자 속 기억   꽃샘 추위속에 떠는 먼저 핀 선배님   도와 주세요   바람이여 조금만, 햇볕이여 조금만 조금만       난 올라 갈거야 대지위     하늘아래 땅 위에   내 살아 있음을     황홀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보여주리         그 갈구와 바램과 욕망은     메마른 캘리포니아  레이크엘시노에   씨를 뿌렸네 온 산과 들에   척박한 캐년 땅   그 강렬한 주황색의 잔치       물 바람 태양… 온도와 습도는     몇어년 긴, 긴 기다림의 시간으로     마침내 시작 되었네   꽃잔치 흥겨우리, 레이크엘시노   2023 다가올 춘 삼월에  서은희독자 시 꽃잔치 레이 바램과 욕망 나무 한그루 꽃샘 추위속

2023-02-23

인정받고 싶은 욕망

 저의 'Face-Book 친구(페친)‘ 중 한 분은 Face-Book에 많은 글과 사진을 올립니다. 그녀는 ’페친‘을 통해서 회사의 영업직을 얻었고, 집을 구했고, 식당 매니저가 되었습니다. 저도 매일 습관적으로 ‘Face-Book'에 들어갑니다. ’좋아요‘를 눌러준 사람들이 누구인지 확인해 봅니다. 그 분들이 저를 인정해주는 것이 고맙습니다. 저도 다른 분들이 게시한 글이나 사진이 좋으면 ’좋아요!‘를 누릅니다. 누구나 타인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합니다. 이 욕구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없습니다. 많은 마케팅 업체가 인정 욕구를 이용해 상업적으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한 데이터 분석업체는 어떤 개인이 SNS상에서 어디에 ‘좋아요’(likes)를 눌렀는지 68개만 알면 그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도 그의 피부색과 가정사, 마약·술 중독 여부 등을 파악할 수 있다고 합니다.70개를 알면 그와 잘 아는 ‘절친’처럼 될 수 있고, 300개를 알면 그의 아내나 남편보다 그를 더 속속들이 알 수 있다고 합니다. 300개를 넘어서면 그에 대해 그보다 더 잘 아는 전지자 경지에 오를 수 있다고 합니다. ‘좋아요’가 기업들에 소중한 마케팅 자료로 쓰이는 건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상업적 가치가 1조 달러를 넘는다고 합니다.      성경에 보면 하나님께서도 우리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들꽃/김영자’ 시인의 ‘사랑받고 싶으신 하나님’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그 무엇이 부족하셔서 / 하찮은 나의 사랑이 필요하시리 / 다만 나를 너무도 사랑하시기에 / 내 사랑도 받고 싶으신게지 / 나를 진정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 그 사람도 나의 사랑을 원하지 않을까? / "나는 너를 사랑하지만 너는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괜찮아~ / 왜냐하면 나는 너를 그 만큼 사랑하니까" / 이렇게 말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 그 사람의 사랑이 진실일까? / 나는 질투하시는 하나님이 좋다 / 나를 그만큼 사랑해 주신다는 게 좋다 /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 나를 황홀하게 만든다 / 부족한 이 모습 이대로 / 나 이제 / 나의 하나님을 내 온 맘 다해 사랑하오리 / 그 분이 원하시는 사랑은 / 당신의 가슴 크기 만큼이 아니라 / 쪽박만큼이나 작고 좁은 / 내 가슴 크기 만큼일 테니까 / "나 네 하나님 여호와는 / 질투하는 하나님인 즉" (출20:5) / "네 하나님 여호와는 소멸하는 불이시오 / 질투하시는 하나님이시니라(신4:24)       많은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 ‘인정 욕구’가 사람을 성장시키고 일의 성과를 올리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동시에 인정 욕구의 문제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중 가장 심각한 것은 무의식적으로 생기는 인정 욕구에 대한 강박이었습니다. 오늘도 우리는 인정 욕구의 늪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은 인정 욕구에 좌우됩니다. 인정받으면 변화합니다. 어른이나 아이나 인정이 필요합니다. 인정해 주면 자존감이 올라갑니다. 사람은 인정받으면 받을수록 거기에 매달리게 됩니다. 노력해서 만든 몸을 자랑하고 싶어 SNS에 사진을 올렸다가 ‘좋아요’를 꽤 많이 받자, 사람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으려고 무리하게 운동하고 체중 감량을 하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가벼운 마음으로 SNS를 시작하지만 어느새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게 됩니다. SNS에 혹은 카페 게시판에 게시물을 올린 뒤 조회 수가 얼마인지, ‘좋아요’가 얼마나 눌려졌는지 수시로 확인하게 됩니다. 의식적으로 든 무의식적으로 든 타인에게 ‘잘했다!’, ‘멋지네!, ‘괜찮아’라고 인정받고 싶은 마음, 그것이 인정 욕구입니다. 인정 욕구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과해지면 오히려 스트레스에 잠식되거나 번 아웃에 빠져 일상생활조차 제대로 이어 가기 힘들게 됩니다.         인정은 거울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거울을 통해서만 자신의 얼굴을 바라볼 수 있는 것처럼 타인과 주위의 인정을 받아야 비로소 자신의 능력을 깨닫고 그것이 얼마만큼 가치가 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애초에 인정은 상대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자신이 아무리 인정받고 싶어도, 아무리 노력해도 상대가 인정해주지 않으면 인정 욕구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아무리 막강한 권력과 경제력이 있어도 힘을 써서 인정을 끌어낼 수는 없습니다. 이처럼 타인이 존재해야 하고 서로에게 의존하는 가운데 충족되는 욕구인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지금 이렇게 괴로운 것이 ‘완벽하지 못해서’, ‘예쁘지 않아서’, ‘연봉이 높지 않아서’, ‘실적을 채우지 못해서’,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나아가 남의 인정에 목말라 하지 않으려면 우리 자신보다 더 잘 아시는 하나님의 인정을 받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목회칼럼욕망 목회칼럼 인정 욕구 하나님 여호와 데이터 분석업체

2022-02-15

[삶의 뜨락에서] 영국 신사

해마다 새해가 되면 Happy New Year! 인사가 오고 간다. 좀 더 행복한 삶을 꿈꾸는 현대인의 욕망을 그린 찰스 디킨스의 ‘위대한 유산’을 읽었다. 주인공이 결국 물질적인 유산을 받지 못하고 그 대신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정신적 유산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주인공인 어린 소년 핍은 고아로 나이 차이가 많은 누나 밑에서 자란다. 성격이 거칠고 사나운 누나는 대장장이 조에게 핍을 데리고 결혼한다. 의외이면서 다행스럽게도 매부 조는 핍의 가장 절친한 친구가 되고 평생 그의 멘토가 된다.     순진한 시골 소년인 핍은 우연한 기회에 아름답지만 차갑고 도도한 에스텔러 라는 소녀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에스텔러와는 신분적 열등감을 느끼고 그녀의 조소를 받으며 핍은 번민에 찬 사춘기를 보내면서 신분상승의 갈망을 품은 채 불만스러운 대장장이의 삶을 이어간다. 그러던 중 그에게 뜻밖의 행운이 찾아와 그는 곧 런던에 가서 신사교육을 받고 신분상승을 획득한다. 런던에서 신사 생활을 즐기는 동안 그는 속물이 되어가며 낭비적이고 무절제한 생활에 빠진다.     방탕한 생활에 한창 젖어 있던 어느 날 그가 어린 시절에 도움을 주었던 탈옥범인 죄수가 그 앞에 나타난다. 그로부터 핍은 그 죄수가 바로 그 행운의 스폰서였음을 알게 되고 심한 충격과 실망과 좌절에 빠진다. 처음에는 수치심에서 이 죄수를 숨겨주고 피하려 했지만 결국 핍은 이 시련의 과정을 겪으면서 자신을 뉘우치고 깨달으며 점차 도덕성을 회복해간다. 그 죄수의 탈출을 돕고자 했지만 실패해 재판을 받고 병으로 사망할 때까지 그의 곁을 지켜준다. 그리고 한때 신사의 직분으로 사치를 누리고 있을 때 런던에 찾아온 조를 부끄럽게 여겼던 자신이 조나 그 죄수보다 더 부끄러운 인간임을 깨닫는다. 이 모든 힘든 과정 끝에 앓게 된 열병에서 깨어나자 그가 냉대했던 조가 자신을 돌봐준 것에 진정한 크리스천이라 불러준다.     핍의 성장 과정에서 신사와 인간성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주제이다. 핍이 자신을 경멸하는 아름다운 부잣집 소녀 에스텔러에게 느끼는 수치감과 불가항력적인 사랑의 감정에 대한 심리묘사는 압권이다. 사춘기 소년만이 겪을 수 있는 번민과 고뇌, 비이성적이고 맹목적인 복잡 미묘한 감정묘사는 충분한 공감을 자아낸다. 하지만 에스텔러는 다른 속물과 결혼해서 불행하게 결혼생활을 마친다.     소설의 마지막 장면은 핍과 에스텔러가 처음 만났던 장소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 서로의 고통과 성장을 공감하며 달이 떠오르고 안개가 걷히는 가운데 손을 잡고 걸어나간다. 핍의 신분상승 욕망은 작가 디킨스가 살았던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는 각별했다. 19세기 영국사회는 산업혁명의 결과 중산계급이 물질적인 부를 축적하며 급성장하여 정치, 경제, 사회의 주도권을 장악해 나간 사회였다. 즉 세습이나 혈통에 의한 귀족 중심의 계급 질서가 개인의 노력으로 사회적 성공과 신분상승을 가능케 하는 변화를 받아들인 중요한 시기가 되었다.     여기서 나오는 신사라는 개념은 귀족계급의 자질에 중산계급의 덕목을 합한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즉 노동할 필요가 없을 만큼 재산이 있고 적당한 교육과 세련된 교양과 예의범절을 갖추었으며 명예를 존중하고 존경할만한 도덕성과 인격을 지닌 사람을 지칭한다. 작가는 진정한 신사가 아닌 외적 요소만을 중시하는 왜곡된 사회상을 고발한다. 진정한 신사는 진실한 마음을 지니고 인간적 사랑을 실천하는 마음이 진정한 신사를 일컬음이 아닐까.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영국 신사 신사 생활 한때 신사 신분상승 욕망

2022-01-21

[이 아침에] 행복할 수 있는 권리

가끔 마주치는 치과의사가 나에게 항상 얼굴이 환해 보인다고 한다. 오늘도 아침에 마주쳤는데 좋은 일이 생겼냐고 묻는다. 나는 답한다. “내가 속이 비어서 그래요. 웬만하면 채우려고 기를 쓸 건데 나는 그러지 않고 그냥 이대로가 좋아요.” 그러면 그녀는 어리둥절해 한다.     지난날 어렵게 살 때는 우체통 열어보기가 두려웠다. 주머니는 비었는데 청구서는 매일 들이닥치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자동차 연체료, 모기지, 전기료, 전화료, 보험료 청구서가 우체통에 가득했다. 그것에서 벗어나니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르겠다. 거기에 친구들 모아 저녁 한 끼 살 수 있는 여유까지 있으니 얼마나 부자인가.     내 동생이 이렇게 말한다. 언니는 아파트 하나 없어 아들에게 얹혀살면서 속이 정말 없다고. 그래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 하면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페이먼트 때문에 돈 빌리러 가지 않는데 뭐가 더 필요한가.     내 주위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여유가 있어 일찍 은퇴했다. 돈도 많고 시간도 많아 일주일에 몇 번씩 골프 하고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지만 유심히 얼굴을 바라보면 걱정거리들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배불러 행복한 소리 같지만 그늘져 있다.     목요일은 오후에 손자 녀석을 유치원에서 픽업한다. 점심을 유치원에서 일찍 먹으니까 데려오면 저녁을 먼저 먹으라고 한다. 손자 녀석에게 물어본다. 뭐 먹고 싶어? 김밥 먹고 싶어요. 그래 피자는 어때 하면 아니라고 당차게 말한다. 5살짜리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 골라서 먹고 옷도 좋아하는 것 골라 입는다. 나도 손자처럼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하면서 살고 싶다.   작가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본성에 따르는 자신의 인간적 욕망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걷고 싶은 욕망 거기엔 하나의 길이 열리고, 쉬고 싶은 욕망 거기에 그늘이 부른다. 깊은 물가에서는 헤엄치고 싶은 욕망, 침대가에 이를 때마다 사랑하고 싶은 욕망 혹은 잠자고 싶은 욕망… 나는 대담하게 각각의 사물 위에 손을 내밀었고 내 욕망의 모든 대상에 대하여 권리가 있다고 믿었다.     지드가 말한 욕망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밟고 가거나 피해를 주는 탐욕적인 욕망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런 욕망은 숨길 필요가 없는 자신의 권리인 셈이다.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기쁨 좋아하는 것을 하는 즐거운 마음의 평온과 안락함이 주는 충만함, 그리고 사랑의 행복. 이 모든 것은 인간이라면 갖고 태어나는 본성이다. 굳이 그것을 감출 이유도 억압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의 그런 욕망을 줄곧 억압하며 살아왔다. 먹고 사는데 쫓겨서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혹은 다들 어려운데 나만 행복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하지만 이제 행복해지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소중히 간직하며 나를 위해 살기로 마음먹을 때이다. 이제는 나를 챙기면서 일상의 굴레로부터 외출하는 나를 만들어가자.  양주희 / 수필가이 아침에 행복 권리 욕망 침대가 인간적 욕망 욕망 거기

2021-11-23

[삶의 뜨락에서] 나를 위해 산다는 것

 가끔 마주치는 치과의사가 나에게 항상 얼굴이 환해 보인다고 한다. 오늘도 아침에 마주쳤는데 좋은 일이 생겼냐고 묻는다. 내가 속이 비어서 그래. 웬만하면 채우려고 기를 쓸 건데 나는 그러지 않고 그냥 이대로가 좋아. 그녀는 어리둥절하다.     지난날 어렵게 살 때는 우체통 열어보기가 두려웠다. 주머니는 비었는데 청구서는 매일 들이닥치니 어찌할 바를 몰랐다. 자동차 연체료, 모기지, 전기, 전화, 보험 빌(Bill)이 우체통에 가득한지 빌 때문에 허기가 졌다. 그 빌에서 벗어나니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르겠다. 거기에 친구들 모아 저녁 한 끼 살 수 있는 여유까지 있으니 얼마나 부자인가. 내 동생이 이렇게 말한다. 언니는 아파트 하나 없어 아들에게 얹혀살면서 속이 정말 없다고. 그래도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 하면서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빌 때문에 돈 빌리러 가지 않는데 뭐가 더 필요한가.     내 주위에 있는 친구들을 보면 여유가 있어 일찍 은퇴했다. 돈도 많고 시간도 많아 일주일에 몇 번씩 골프 하고 카지노 들락거리고 맛있는 음식 찾아 몇 마일을 달리고 쇼핑을 즐기는 사람들이지만 유심히 얼굴을 바라보면 걱정거리들이 있는 것 같다. 내가 보기에는 배불러 행복한 소리 같지만 그늘져 있다.     목요일은 오후에 손자 녀석을 유치원에서 픽업한다. 점심을 유치원에서 일찍 먹으니까 데려오면 저녁을 먼저 먹이라고 한다. 손자 녀석에게 물어본다. 뭐 먹고 싶어? 김밥 먹고 싶어요. 그래 피자는 어때 하면 아니라고 당차게 말한다. 5살짜리도 자기가 좋아하는 것 골라서 먹고 장난감도 고르고 옷도 좋아하는 것 골라 입는다. 나도 손자 녀석처럼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 골라 하면서 살고 싶다.   작가 앙드레 지드는 지상의 양식에서 본성에 따르는 자신의 인간적 욕망을 솔직하게 토로했다. 걷고 싶은 욕망 거기엔 하나의 길이 열리고, 쉬고 싶은 욕망 거기에 그늘이 부르고, 깊은 물가에서는 헤엄치고 싶은 욕망, 침대가에 이를 때마다 사랑하고 싶은 욕망 혹은 잠자고 싶은 욕망, 나는 대담하게 각각의 사물 위에 손을 내밀었고 내 욕망의 모든 대상에 대하여 권리가 있다고 믿었다고 했다.     지드가 말한 욕망은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인간의 본성이었다. 자신의 욕망을 이루기 위해 다른 사람을 밟고 가거나 피해를 주는 탐욕적인 욕망이 아니다. 그렇다면 그런 욕망은 숨길 필요가 없는 자신의 권리인 셈이다. 살고 싶은 대로 사는 기쁨 좋아하는 것을 하는 즐거운 마음의 평온과 안락함이 주는 충만함. 그리고 사랑의 행복. 이 모든 것은 인간이라면 갖고 태어나는 본성이다. 굳이 그것을 감출 이유도 억압할 이유도 없다. 그런데도 우리는 자신의 그런 욕망을 줄곧 억압하며 살아왔다. 먹고 사는데 쫓겨서 아이를 키우느라 정신이 없어서 혹은 다들 어려운데 나만 행복하면 안 될 것 같아서. 하지만 이제 행복해지고 싶은 자신의 욕망을 소중히 간직하며 나를 위해 살기로 마음먹을 때이다. 이제는 나를 챙기면서 일상의 굴레로부터 외출하는 나를 만들어가자.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욕망 침대가 인간적 욕망 욕망 거기

2021-11-07

기이한 남녀관계, 넷플릭스 1위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범죄 스릴러, 호러의 요소를 고루 갖춘 드라마 ‘유(You)”가 시즌3를 시작하면서 미국 넷플릭스의 탑10 리스트에 순위 변동이 발생했다. 스마트하고 정직하며 젠틀한 분위기의 배우 펜 배질리의 변신으로 주목을 받았던 드라마 ‘유’가 한동안 1위를 달리던 ‘오징어 게임’을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우선 이 작품은 가족 드라마가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동성애는 기본이고 스마트 폰 시대에 상상이 가능한 남녀 관계의 기이한 장면들이 즐비하다.   나레이터이며 남자 주인공인 조 골드버그(펜 배질리)는 변태성이 농후한 사이코패스이며 스토커이다. 순진하고 평범해 보이는 용모의 서점 매니저인 조에게 ‘연쇄살인범’이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지만, 그는 지속적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그리고 매번 살인 혐의에서 운 좋게 벗어난다.   조는 끊임없이 사랑을 갈구한다. 그가 자행하는 살인은 사랑하는 여인을 보호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전혀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이 드라마는 시즌마다 여자 주인공이 바뀌는 특이성을 지니고 있다. 사이코패스의 내성을 지녔음에도 순진하고 연약해 보이는 조는 스토킹의 결과로 결국은 사랑을 쟁취한다. 주변에 나타나는 여성들에게 생명까지 바칠 정도로 사랑에 빠지고, 그녀들의 주변을 맴돌며 그들에게 해를 끼치는 자들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한다는 강한 의무감을 느낀다.     조의 변태 행위에 혐오감이 치닫다가도 드라마는 자연스럽게 ‘로맨틱 코미디’로 전환된다. 드라마는 그를 싫어할 이유와 비난할 여유조차 주지 않는다. 한번 시작하면 멈추기가 힘들 정도로 몰입도가 높다.       사랑은 종종 기만일 때가 있다. 많은 경우 사랑은 거짓말로부터 시작된다. SNS는 쟁취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거짓말의 훌륭한 도구가 된다. 기만이 사랑을 대체한다. 사랑이라는 이름 아래 모두가 제정신을잃어버린다.     드라마 ‘유’는 이처럼 인간과 사랑의 뒤틀린 구조 안에서 지루함 없이 새로운 반전의 연속으로 전개된다. 여성들은 조에게 빠져드는 것이 아니라 위장된 조의 캐릭터에 매료된다. 그리고 종국에는 조의 피해자가 된다. 사랑과 욕망, 거짓말의 함수관계 속에 숨어있는 사이코패스 조의 행적은 그야말로 예측 불가다.     캐롤라인 켑네스(Caroline Kepnes)의 2014년 소설 ‘You’를 원작으로 2018년 9월 시즌1이 라이프타임 채널에서 방영됐고 속편 'Hidden Bodies’를 바탕으로 한 시즌2는 2019년 방영됐다. 그리고 시즌3부터 ‘넷플릭스 오리지널’로 데뷔하면서 바로 1위에 오르는 성과를 올리고 있다.     김정 영화평론가남녀관계 드라마 가족 드라마 로맨틱 코미디 욕망 거짓말 김정의 영화 리뷰

202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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