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풀이처방] 욕망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욕망 죄악시하는 일부 종교인
허풍쟁이 아니면 회피주의자
생리적·정서적 욕구는 필연적
없애려 하지 말고 달래 나가야
이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내적인 유혹을 극복했다고 호언장담하는 사람들은 허풍쟁이들이다. 이들인 가진 병적인 콤플렉스를 ‘이카로스 콤플렉스’라고 한다. 새의 깃털을 모아 밀랍을 굳혀서 만든 날개로 태양을 향해 날아가다가 추락해서 죽은 이카로스는 현실 부적응자, 회피성 성격 장애인이자 비현실적인 몽상가를 대표하는 사람이다.
금욕적인 이들은 다른 사람들도 자기들처럼 살아야 한다고 강요하며, 그렇게 살지 못하는 사람들을 무시하거나 경멸한다. 이들은 헛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얼핏 모든 것을 초월한 듯이 보이지만 실상은 염세주의자에 지나지 않는다. 인생에서 성공한 경험이 없는 무능력자들이 주로 이런 소리를 한다.
이들은 스스로 스승을 자처하며 자신을 따르는 사람들에게 자기 삶의 방식을 강요해서 수많은 사람을 종교적 신경증에 걸리게 한다. 그래서 대중들이 더 이상 이런 자들이 던지는 언어의 유희에 걸려들지 않도록 욕망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자 한다.
욕망과 욕심은 구분해야
욕망과 욕심은 다른 것이다. 욕망과 욕심을 동일한 것으로 생각하고 쓸데없는 죄책감, 자기 혐오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욕심은 다른 사람이야 어떻게 되건 자기 욕망만 채우려는 것, 다른 사람들을 갈취하여 자기 잇속만 채우려는 것을 말한다. 결핍 욕구가 심하고 심리적 허기짐이 심한 사람들이 욕심을 부린다. 그래서 욕심은 공감 능력 결핍자인 사이코패스들의 전유물이라고 하는 것이다.
반면 모든 욕망은 필요한 것이다.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는 두 가지이다. 생리적 욕구와 정서적 욕구. 생리적 욕구는 먹고 마시고 입고 가지고 싶은 욕구를 의미하며, 정서적 욕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일부 종교인들은 생리적 욕구를 죄악시하고,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싶은 욕구 역시 세속적인 명예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평가절하한다. 심지어 그런 욕구들은 악으로부터 오는 것이라고 단정하여 심약한 사람들로 하여금 자기 혐오에 사로잡히게 한다.
생리적 욕구는 사람으로 하여금 살맛을 느끼게 해준다. 만약 사람이 가지고 싶은 욕구, 무언가 하고 싶은 욕구가 없다면 무기력증에 걸렸다고 하지, 초연하다고 하지 않는다. 정서적 욕구 또한 인생을 건강하게 사는 데 아주 중요하다. 간혹 “나는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인정받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유아적인 언어로 표현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욕망이 있다는 건 건강하다는 징표
욕망은 끊을 수 있는 것인가? 이는 비현실적인 욕심에 지나지 않는다. 욕망은 실처럼 끊어버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욕망은 일종의 감정이기에 비우거나 끊으려 하면 억압을 하게 된다. 억압이란 공을 물속에 강제로 눌러서 가라앉게 하는 것과 같은데, 이렇게 억압된 욕망은 누르면 누를수록 튀어 오르려 한다.
또한 심한 억압은 인격의 구멍을 만든다. 인격에 구멍이 생긴 사람들은 전체로서 유기적으로 존재하지 못하고, 자신이 인정하지 못하는 부분을 소외시킴으로써 내적인 불균형 상태에 빠진다. 억압은 신체적으로도 이상 현상을 일으킨다. 히스테리성 마비 증세가 그것인데, 자신이 하고픈 것을 하지 못하면 신체에 마비 현상을 일어난다. 예컨대 하고픈 말을 못 하면 입 근육 경직이, 갖고 싶은 것을 못 가지면 손가락 마비 현상이 온다.
그렇다면 욕망이 올라오면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좋은가? 자신이 아직 건강한 신호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건강하니까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것이다. 병들어 죽어가는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답이 보인다. 또한 뇌 구조상 욕망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현명하다. 인간의 뇌에는 영장류의 뇌 이외에 파충류, 포유류의 뇌도 공존하기에 욕망은 없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하면 편해진다.
욕망은 없애려 하지 말고 달래야 한다. 작은 사치를 부려서 욕망을 달래줄 필요가 있다. 인간은 욕망의 존재이며 욕망이 인간을 진화시켜 준다. 과하면 안 되지만 없어서도 안 되는 것이 욕망이다.
홍성남 / 가톨릭 영성심리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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