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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맛집 ‘삼세판’

  지난해 말 타지에 사는 아들네 다섯 식구가 성탄과 연말을 우리와 함께 보내겠다며 왔다. 아들 가족은 LA에 올 때면 맛집도 기대한다. 가까이 사는 딸이 동생 가족에게 한턱낸다고 해서 오전 붐비지 않을 시간에 LA한인타운의 한 식당을 찾았다. 항상 붐비는 식당이라 일행 중 네 명이 먼저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아직 정리는 되지 않았지만 다행히 양옆 테이블은 비어있었다.     일행이 11명이라 양쪽 두 테이블을 예약하려 했더니 종업원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오는 순서대로 앉는다는 이유였다. 곧 아들 가족이 들어왔지만 그 종업원은 멀리 떨어진 테이블로 안내했다. 바로 뒤이어 딸 가족도 왔는데 더 먼 자리였다. 남편은 종업원을 따라다니며 우리 옆자리를 달라고 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갑자기 며느리의 얼굴색이 변하더니 화가 나서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종업원이 남편에게 “안 된다”며 험악한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우리 양옆자리는 깨끗이 치워진 채 비어 있었다.     무리한 요구가 아니었다. 모처럼 온 가족이 즐겁게 식사하려고 왔는데 난처했다. 며느리는 시아버지를 함부로 대하는 종업원에게 화가 나 어찌할 줄을 몰라 했다. 외식이란 가족들이 한자리에 앉아 이것저것 시켜서 서로 나누어 먹는 재미인데 뿔뿔이 떨어져서 먹으니 자연히 맛도 없었다. 자리가 부족해 그렇게 되었다면 이해할 수 있다. 고객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는 식당 규정이었다. 그 식당은 다시는 가고 싶지 않은 식당이 되어버렸다.     절대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그 맛집을 또 가게 되었다. 보스턴에 있는 질녀 가족이 와 맛집을 고르라고 했더니 그 식당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으레 따로 앉을 각오로 갔더니 인원수를 물었다. 우리는 열 두 명이었다. 예쁜 여자 종업원이 친절하게 “조금만 기다려주면 자리를 잡아 주겠다”고 했다. 의외였다. 붐비는 저녁 시간이었는데도 조금 후 우리 일행이 함께 식사할 수 있는 테이블로 안내했다.     대접하는 입장에서 너무 기분이 좋았다. LA한인타운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반찬과 밥은 일찍 나왔지만 주문한 메인 음식은 영 나오질 않았다. 나중에 알았는데 우리가 주문한 요리는 30분이 걸린다고 카운터 앞에 적혀 있었다. 그 시간이 그렇게 긴 줄 그때 알았다. 한참 만에야 메인 요리가 나왔다. 비주얼이 장난 아니었다. 갈비, 떡, 감자 등을 수복이 쌓아 올리고 그 위에 치즈까지 얹었다. 가스라이터로 불맛까지 내주는 게 아닌가.  맛집다웠다. 우리 일행은 “우와!”하며  즐거워했다.     ‘시장이 반찬’이라는 말이 있듯이 배가 고픈 데다가 그 맛집의 대표 요리다 보니 모두 흡족하게 밥을 모두 비웠다. 그런데 식사가 끝날 무렵 사위가 들어왔다. 따로 음식을 주문했다. 그런데 안된다는 것이다. 왜 그러냐고 물으니 지금 시키면 30분을 기다려야 하는데 그 시간까지 우리 테이블을 놓아둘 수 없다는 것이다. 이해가 되긴 했지만 당시 식당에는 빈 테이블이 많은 상황이었다. 그리고 사위가 주문하려던 음식은 조리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도 아니었다. 식당 문 닫을 시간이 가까워 그러느냐고 했더니 그것도 아니란다. 무조건 안 된다고 했다.     납득할만한 설명도 없이 종업원은 무조건 거절했다. 식당 내부가 너무 시끄러워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였지만  맛집이라는 이유로 참았는데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또 실망감을 줬다. 계산하는 딸에게 얼마나 나왔느냐고 물었더니 예상외로 금액이 많았다. 딸은 인원도 많고 해서 팁을 많이 주었다고 했다. 사위의 추가 식사 주문을 이유 없이 거절한 종업원에게 오히려 팁을 많이 줬다고 하니 화가 날 정도였다. 팁이란 고객이 종업원의 서비스 만족도에 따라 주는 것 아닌가. 사위는 한사코  간식을 먹어서 괜찮다고 했지만 미안하고 속이 상했다. 손녀는 아빠 준다고 깨끗이 남긴 음식을 투고 박스에 담고 있었다.아무리 소문난 맛집이라고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두 번째 방문에서도 씁쓸한 기분으로 식당을 나섰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며느리와 파마를 하러 갔다. 점심시간이 훌쩍 지나 끝이 났다. 너무 배가 고팠는데 며느리가 지난번 갔던 맛집이 가까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또 그 집을 들어갔다. 시장하던 차라 둘이 정신없이 식사했다. 이번에는 다행히 별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밥값 계산을 하며 영업시간을 물었더니 ‘24시간 오픈’이라고 했다. 난 깜짝 놀라 두 번째 방문 때 얘기를 하면서 어떻게 된 거냐고 물었다. 매니저라는 그분은 그럴 리가 없다면서도 미안하다고 했다. 결국 세 번째 가서야 기분 좋게 밥을 먹은 셈이다.     매니저는 음료수까지 들고 따라 나왔다. 한국 속담에 ‘삼세판’이란 말이 있다. 한번 경험으로 누구를 판단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적어도 세 번은 겪어 봐야 평가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음식 맛도, 분위기도 좋은 그 맛집이 고객을 기분 좋게 하는 친절도 함께 내어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영희 / 수필가문예마당 삼세판 맛집 여자 종업원 양옆 테이블 아들 가족

2024-10-31

LA 월드컵 포스터 공모…우승자에 2만달러 상금

LA 월드컵 공식 포스터 디자인 공모전이 시작됐다. 우승 작품은 2026년 개막 경기 전까지 LA 전역에 전시되며, 우승자는 2만 달러의 상금을 받는다.   2026 LA 월드컵 개최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공모전은 18세 이상의 LA 카운티 거주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공모전은 15일 시작됐다. 마감일은 오는 11월 17일이다. 1등에게는 2만 달러, 결선 진출자 3명에게는 각각 2500달러씩, 선정된 12개 작품에는 각 500달러가 주어진다. 1등으로 선정된 작품과 작가는 2026년 6월 12일 미국 남자 대표팀(USMNT)의 개막전을 앞두고 소개될 예정이다.     최종 16개 작품과 그중 선정된 4개의 결선 진출작은 LA 예술계 인사들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선정한다. 최종 우승작은 FIFA와 협력해 결정된다. 참가자는 디지털 복제가 가능한 원본 디자인을 제출해야 한다. 자세한 응모 정보는 웹사이트(LosAngelesFWC26.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LA는 북미 축구 역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왔다. 지난 1994년 FIFA 월드컵과 1999년 FIFA 여자 월드컵을 비롯한 세계 최대 스포츠 이벤트들을 개최했으며, 2026년 월드컵에서도 주요 개최 도시로서 8개의 경기를 주최할 예정이다. 미국 대표팀의 첫 번째와 세 번째 조별리그 경기, 추가 조별리그 3경기, 32강전 2경기, 8강전 1경기가 포함된다. 정윤재 기자월드컵 포스터 여자 월드컵 la 월드컵 포스터 디자인

2024-10-15

30년 전 학폭 폭로…‘LA판 더 글로리’<넷플릭스 드라마> 일파만파

토런스 지역에서 약 30년 전 심각한 학교 폭력을 당한 한인 여성이 피해 사실을 폭로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사진 등 신상이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이는 ‘LA판 더 글로리 사건’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더 글로리(2022)’는 넷플릭스에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다뤄 화제가 됐던 드라마다.   사건은 1990년대 중반 한인 학생들이 다수 재학하던 토런스웨스트고등학교(West High School)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미씨USA’에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캘리토렌스웨스트하이 96년도 졸업)’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현재 40대인 익명의 작성자 A씨는 이 글을 통해 학창시절 같은 학교 78년생 여자 선배들로부터 2년간 협박과 폭행, 납치, 감금 등 끔찍한 괴롭힘을 당했던 사건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또, 피해 여성은 사건이 발생한 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최근까지 학교 폭력으로 인한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2번이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생 시절 이사간 친구의 소개로 가해자 중 한명인 강모씨와 알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강씨와 그 친구들은 90도 인사를 요구하며 A씨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A씨는 얼굴에 멍이 들고 당시 교정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안이 찢어져 출혈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웨스트 하이 스쿨 분위기상 선배는 하늘과 같았다며 “고자질은 절대 안 됐고, 만약 어기면 그 위 선배들이 몰려와 몰매를 맞는다는 소문에 참고 또 참았다”고 털어놨다.     A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이들은 강씨를 비롯한 김모, 천모, 오모, 윤모 씨등 총 5명이다.     A씨는 이들이 졸업파티를 하던 날 납치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눈이 가려진 채 끌려간 곳은 어느 타운하우스 거라지였다. 그곳에서 A씨는 친구와 함께 4시간 넘게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 폭행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다. 심지어 가해자 5명은 A씨를 때리다 ‘손가락에 멍이 들었다’는 이유로 테니스 라켓으로 재차 폭행을 가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가해자들이 “우리 졸업 기념이라 너희를 패는 것”이라며 “불쌍한 너희 가족은 어쩌냐. 의리 없는 X. 우리가 다 죽일건데”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고 적었다.   A씨는 폭행을 당하면서 그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있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가해자 중 한명이 무릎을 꿇고 있던 A씨에게 신발을 던지며 “기어서 가져와야지, 넌 X잖아”라고 욕설도 퍼부었다.   심지어 A씨는 이들에게 살해 협박까지 당했다고 토로했다.   가해자들은 A씨에게 “너희는 땡땡이를 치다 길에서 지나가던 히스패닉 깡패들에게 죽도록 맞은 것”이라며 “누구에게라도 우리 이름을 말하면 너희는 바로 죽고 너희 가족은 집이 불에 타서 집 앞 문에 목을 매고 죽을 것”이라고 협박을 이어갔다.     A씨는 사건 당시 가해자들의 협박을 진실이라 믿었다. 신고하지 못한 자신을 ‘멍청했다’고 자책했다.   가해자 중 일부는 현재까지 토런스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가해자들과 마켓에서라도 우연히 마주칠 때면 잠도 못 자고 약을 먹고 우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글을 통해 가해자들에게 각자의 진심이 담긴 사과 영상만을 원했지만 단 2명만 짧은 연락처 남기거나 연락처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을 뿐, 아무에게도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30일 본지는 이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된 김모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해당 사이트에서 A씨의 글은 현재 빠르게 퍼지며 수많은 한인이 분노를 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가해자라고 지목된 5명(현재 46세)의 사진, 직장 정보, 가족 사항 등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현재 부동산 중개업자, 교사, 약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이 글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당시 A씨의 치료를 담당한 LA한인타운내 유명 내과 전문의 이모씨의 신상까지 공개됐다. 댓글 등을 통해 한인들은 당시 이씨가 A씨를 진료하면서 폭행 피해 신고도 하지 않았고 의료 기록 등도 제대로 남겨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씨는 30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6년 전 병원을 옮기며 10년 이상된 기록들을 모두 폐기했다”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답했다.     30일 오후 3시 현재 미씨USA의 조회수 1위부터 10위까지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A씨의 학교 폭력 피해와 관련된 글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졸업파티에서의 납치 및 폭행 일화를 털어놓은 게시글은 조회 수만 6만 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A씨의 글은 현재 한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까지 논란이 될 정도로 공분을 사고 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글로리 학교폭력 가해자들 여자 선배 한인 여성

2024-09-02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예선서 한인 서니 최 아쉽게 탈락

아이비리그 출신의 한인 선수가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브레이킹 종목에 출전한 가운데 아쉽게 예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서니 최(35) 선수가 9일 프랑스 파리의 랑 콩코르드 광장 경기장에서 열린 예선전에서 탈락해 8강전에 진출하지 못하게 됐다. 이날 오전 7시 43분(LA 시간)부터 총 세 차례의 예선 경기를 펼친 가운데 1번 우승하고 나머지는 패했다.    최 선수는 첫 상대로 만난 중국의 류칭이와 맞붙어 2:0으로 패했다. 이후 두 번째 상대로 만난 네덜란드의 인디아 사르조에게도 2:0으로 졌다. 마지막으로 만난 포르투갈의 바네사 마리나를 상대로는 2:0으로 최 선수가 승리했다.    이날 최 선수와 함께 미국 국가대표로 여자 브레이킹 종목에 출전한 로건 에드라도 아쉽게 예선전에서 탈락했다.    한편, 최 선수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한 수재로 에스티로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역임했다. 대학 시절 우연한 기회로 브레이킹을 접해 취미로 시작했다. 이후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하면서까지 꾸준히 브레이킹에만 매진한 결과,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었다.    김경준 기자파리올림픽 브레이킹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예선 탈락 여자 브레이킹

2024-08-09

[파리올림픽 첫 채택 브레이킹] 한인 '1분 춤사위' 오늘 첫 금메달 역사 쓴다

아이비리그 출신의 한인 선수가 파리 올림픽에서 사상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브레이킹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지난 7일 오드리 권 선수가 속한 미국 아티스틱 스위밍 국가대표팀이 은메달을 거머쥔 이후〈본지 8월 8일자 A-1면〉 또 다른 한인 선수가 메달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니 최(35) 미국 여자 브레이킹 국가대표 선수는 9일(오늘) 오전 7시 43분(LA 시간) 프랑스 파리의 라 콩코르드 광장 경기장에서 금메달을 향한 여정을 시작한다. 여자 브레이킹은 이날 예선전부터 결승까지 모두 치러질 예정이다. 최 선수는 예선전 첫 상대로 중국의 류칭이 선수와 맞붙는다. 만약 그가 금메달을 따게 되면 올림픽 최초 여자 브레이킹 금메달리스트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브레이킹 종목은 4명씩 4개 조로 나눠 예선전을 진행한다. 각 조에서 1, 2위 안에 들면 8강에 진출하게 된다. 8강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단판 승부를 가리게 된다. 한 경기당 3라운드로 구성돼 있다. 상대방을 꺾기 위해서는 2개 라운드 이상 승리해야 한다. 선수들은 자신이 준비한 노래가 아닌 무작위로 나오는 음악과 비트에 맞춰 춤을 추게 된다. 상대방과 번갈아가며 60초간 춤을 춘다. 이번 올림픽에는 총 10명의 심판이 나서 기술성, 독창성, 다양성 등을 기준으로 경기를 심사할 예정이다.   테네시주에서 나고 자란 최 선수는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경기를 앞두고 파리에서 열린 미국 브레이킹 국가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최 선수는 “내가 속한 커뮤니티를 대표해 이 자리에 서게 되어 감사하고 자부심을 느낀다”고 밝혔다. 이어 “브레이킹은 아름답고 다양한 세상을 초월한다”며 “사람들이 저마다 가진 다른 이야기들을 공유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최 선수는 취미로 브레이킹을 시작했다. 그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을 졸업한 수재다. 대학 시절 우연히 학교 브레이킹 동아리에 가입하면서 브레이킹을 처음 접했다. 이후 다국적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운영 디렉터 자리까지 올랐다. 그러는 중에도 춤을 꾸준히 춰왔다. 최 선수는 어느 날 브레이킹이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을 접했다. 브레이킹에 열정이 가득했던 그는 올림픽 출전을 위해 자신의 커리어를 포기했다. 그렇게 브레이킹에만 매진한 결과,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었다.   한편, 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을 볼 수 있는 건 이번 올림픽이 처음이자 마지막일 가능성이 높다. 오는 2028년 개최되는 LA 하계 올림픽에서는 브레이킹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지 않았다. 관련기사 LA 한인 선수 20년만의 메달 쾌거 김경준 기자파리올림픽 첫 채택 브레이킹 미국 춤사위 브레이킹 국가대표팀 브레이킹 종목 여자 브레이킹

2024-08-08

한국 여자골프 8년만에 금 도전…고진영·양희영·김효주 출격

2024 파리 올림픽 골프 여자부 경기가 7일 시작된다.   대회 장소는 4일 남자부 경기가 끝난 프랑스 파리 인근 기앙쿠르의 르골프 나쇼날(파72·6374야드)이다. 남자부 경기는 파71 코스에서 열렸으나 여자부는 18번 홀을 파 5홀로 바꿔 진행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랭킹 3위 고진영(29)과 4위 양희영(35), 12위 김효주(29)가 출전해 우승에 도전한다.   한국 여자 골프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박인비가 금메달을 획득했고, 2021년에 열린 도쿄 올림픽 때는 메달권 진입에 실패했다.     특히 2021년 도쿄 때는 당시 세계 랭킹 2위 고진영, 3위 박인비, 4위 김세영, 6위 김효주가 출격하고도 메달을 얻지 못해 팬들의 아쉬움이 컸다.   이번에는 출전 선수 수도 3명으로 1명 줄었고, 세계 랭킹도 도쿄 때처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골프는 항상 변수가 많은 종목이라는 점에서 금메달을 바라볼 만하다.   맏언니 양희영은 6월 메이저 대회인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올림픽 출전권을 극적으로 따낸 상승세가 돋보인다. 또 고진영과 김효주는 2021년 도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나오게 된 올림픽에서 메달 획득에 재도전한다.   양희영은 “나라를 대표하는 옷을 입고 오니 정말 올림픽에 온 것이 실감 나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다”고 각오를 전했다. 고진영 역시 “도쿄 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에 대한) 실감이 나지 않았는데, 여기는 갤러리분들도 많이 오셔서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1라운드 시작을 별렀다. 또 김효주는 “우리 세 명이 다 잘해서 목에 메달 하나씩 걸고 돌아가면 좋겠다”고 한국 선수들의 ‘메달 싹쓸이’를 예고했다. 4일 경기장에는 2016년 금메달리스트 박인비가 방문해 선수들을 만나 격려하며 좋은 성적을 응원하기도 했다. 총 60명이 겨루는 이번 대회 골프 여자부에서는 역시 세계 랭킹 1위이자 2021년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넬리 코르다(미국)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지목된다. 올해 메이저 대회 우승이 있는 사소 유카(일본)와 세계 2위 릴리아 부(미국) 등도 금메달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8또 교포 선수들인 리디아 고(뉴질랜드), 이민지(호주) 등 역시 정상을 위협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골프 고진영 김효주 출격 한국 여자 맏언니 양희영

2024-08-04

[음악으로 읽는 세상] 돈 지오반니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지오반니’는 희대의 바람둥이 돈 지오반니의 일대기를 그린 작품이다. 돈 지오반니는 유혹의 고수였다. 사실 여자를 유혹할 때, 못생긴 여자에게 예쁘다고 하는 건 하수들이나 하는 짓이다. 진짜 기술자는 그렇게 안 한다. 성격이 좋다거나 피부가 곱다거나 뭐 이런 식으로 칭찬을 한다.   이렇게 뛰어난 언변을 무기로 돈 지오반니는 이탈리아에서 640명, 독일에서 231명, 프랑스에서 100명, 터키에서 91명 그리고 스페인에선 고향이라서 그런지 무려 1003명이나 되는 여자들을 유혹하는 데에 성공했다. 이렇게 많은 여자를 유혹하면서도 돈 지오반니는 그의 사랑이 진심이라고 믿게 만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끝까지 돈 지오반니를 쫓아다니며 “나에게 돌아와 주면 잘못한 거 다 용서해 줄게요”라고 호소하는 여자가 부지기수였다.   돈 지오반니는 약혼자가 있는 하녀 체를리나를 꼬일 때도 유혹의 기술을 구사했다.   “나 같이 기품 있는 신사가 너의 그 고상한 얼굴을 그런 놈이 만지게 놔둘 것 같으냐?”   “너는 농사꾼 마누라가 되기에는 아까운 여자야.”   “너한테 어울리는 팔자는 따로 있어. 내가 팔자를 고쳐 주마.”   이런 감언이설로 체를리나를 꼬인 후 함께 이중창을 부르는데 그것이 그 유명한 ‘손을 잡고 함께 가요’이다.   처음에 체를리나는 약혼자인 마제토에게 미안해서 어쩌냐며 망설인다. 그러다가 혹시 귀족 부인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그만 홀랑 넘어가고 만다. 그러면서도 일말의 양심은 있었는지 “이렇게 쉽게 무너지다니” 하면서 자책한다. 하지만 돈 지오반니의 음흉한 계획은 그에게 버림받은 돈나 엘비라가 갑자기 나타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만다. 돈 지오반니로서는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을 것이다.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렸으니 말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지오반니 사실 여자 농사꾼 마누라 진짜 기술자

2024-07-08

[문예 마당] 4·19혁명과 어머니

이 우울은 언제부터 스며들었을까. 바닷바람에 소리 없이 흘러가는 산안개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나와 함께 한 지 꽤 오래되었다. 산안개처럼 가기도 하고, 때로는 갔다가 다시 오기도 한다. 6·25 전쟁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4월을 돌고 돌아 우리 형제들을 치마폭에 안으셨던 어머니 생각에 우울한가 보다. 아니, 어쩌면 이십여 년 전, 오피스 근방 길거리에서 살다가 우리 집으로 입양되어 살았던 두 마리 고양이와 친구도, 배필도 없이 그리피스 공원에서 십여 년을 맴돌던 외톨이 산사자 P-22의 외롭고 아팠던 삶과 죽음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 엄마가 살아 계셨다면, ‘사람도 죽는데, 마음 쓰지 말거라’ 하실 것이다.     숱한 일을 겪으셨던 어머니는 4월이 되면 다시 이생을 방문하신다. 나는 학생들이 주동이 되었던 데모가 정권을 뒤엎을 수 있었던 ‘4·19 혁명’의 정치적 관념과 멀리 있었다. 그저 쫓기는 흑백의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이들을 뒤쫓는 경찰들, 희뿌연 최루탄 연기가 기억 속에 멈추어 있을 뿐이다. 범벅의 카오스 가운데 엄마가 있고, 엄마는 엄마의 특수했던 그 날의 동선(動線)과 함께 되돌아온다.   엄마의 동선은 이랬다. ‘4·19 혁명’은 내가 중학교에 입학한 지 두어 달이 지났을 때 터졌다. 정치인들의 부패를 규탄하는 데모가 혁명 이전부터 거의 매일 광화문을 중심으로 있었는데, 밥상머리에서 주워듣던 신문보도에 의하면 데모는 나날이 격앙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꽤 많은 초, 중고교 캠퍼스가 사대문 안에, 주로 광화문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었다. 우리 가족 중에는 큰 조카와 내가 각각 다른 여자 중학교에, 작은 오빠는 근처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었다. 광화문을 중심으로 산재한 학교들과 학생들에게 경계를 이루지 않는 매운 최루탄 연기는 아비규환의 전쟁 아닌 전쟁터를 넓히고 있었다. 계엄령 선포로 학생들은 즉시 퇴교하라는 명령이 떨어졌다.     그날, 엄마는 나를 데리러 오지 않으시고 조카의 학교로 향하셨다고 한다. 6·25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조카는 자기 엄마와 분가해서 다른 곳에 살고 있었다. 그 애는 나보다 한 학년이 위였다. 나는 혼자 걸어서 집에 갔다.     그랬던 4월은 내 기억에 회색과 검은색으로 희미하게 채색되어 남아있다. TS 엘리엇(1888-1965)은 ‘황무지’라는 무려 434행으로 구성된 시에서 ‘사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시작한다. 이 부분은 인기가 많다. 시 ‘황무지’는 나에게는 철학 논문 같기도 하다. 그의 개인적 삶을 배울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는 난해하고 지루한 글이다. 엘리엇도 4월에 전사한 친구에 대한 아픔과 그리움을 시로 쓴 것이었고, 죽음이라는 자연의 섭리가 끝이 아니라 부활의 시작이라는 희망을 준다. 어디 4월만 잔인하랴. 어디 죽음만 있으랴.   뮤지컬 ‘캣츠’로 많은 이에게 친근한 엘리엇은 미국 출생이었지만 영국에 귀화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학사, 석사학위를 받았고 프랑스 소르본 대학에도 재학한 적이 있었다. 그에게 영국은 편안한 곳이었나 보다. 시, 희곡, 소설 등 다작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였던 그는 평론가이며 출판가이기도 했다. 그의 시 ‘황무지’의 서두가, 월트 휘트먼과 제프리 차우서의 시와 많이 닮았다는 혹평도 있다. 그 외에도 기독교, 인도 철학, 로마나 그리스 신화에서 따온 내용으로 짜깁기도 많이 했다고 알려져 있다.     ‘4·19 학생운동’ 계엄령이 선포되고, 서울 안에 있는 모든 학교가 강제로 폐교되었을 때, 나를 뒷 전으로 하셨던 어머니, 쌔~애 한 최루탄 연기 속에서 서둘러 조카를 찾아 그 애의 학교로 향하셨던 어머니가 카오스의 광화문 광장 중심에 있는 나를 염두에 두지 않으셨을 리는 없다. 그저 내가 우선순위가 아니었을 뿐이었다. 6·25 전쟁이 발발한 지 10년이 지났던 그때에도 조카의 아버지를 잃어서 생겼던, 아물기를 거절하고 있던 생채기가 세상을 향해 커다란 입을 벌리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게다.   어제는 칼라바사스에 있는 킹 질렛 커뮤니티 파크 센터에서 하는 소품 전시회에 들렸다. 소박하고 유명세에 관심이 없는 화가들의 작품은 평화로웠다. 전시 센터에서 P-22의 얼굴이 새겨진 9″x 12″x 0.5″ 크기의 우드버닝(pyrography) 작품을 발견했다. 녀석의 약간은 두려우면서도 강렬했던 눈빛이 좀 온순하게 표현되기는 했어도, 마음에 들었다. 녀석은 P-22라는 이름표를 달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다. ‘사람도 죽는데, 마음 쓰지 말거라’ 하시던 어머니도 P-22를 아끼실 것 같다.   류 모니카 / 수필가문예 마당 어머니 혁명 어머니 생각 여자 중학교 혁명 이전

2024-04-25

[삶의 뜨락에서] 쓰지 못한 소설

4월 2일 아침, 바닷가 낚시터에서 제물을 발견했다. 사과 한 접시, 쿠키 한 접시가 잡은 고기를 손질하는 도마 위에 차려져 있었다. 바나나 접시는 바람에 날려 바닥에 떨어져 있고 새가 먹다 만 과자도 흩어져 있었다. 약 2년 전부터 낚시터에는 이름 모르는 남자의 사진과 함께 조화가 꽂혀 있었다. 오늘이 그가 운명한 날인지도 모른다.   로잘린 하버 바닷가에 아침마다 기도하는 아시아계 여인이 있다. 그녀는 추운 날씨에도 10분 정도 엎드려 절을 한 후 작은 배낭을 메고 달린다. 언젠가 굿모닝 인사를 했는데 반응이 없었다.   벌써 5년은 되었을 것이다. 베트남 여행 중 하노이 근처에 있는 작은 사당을 찾았다. 한 젊은 여인이 부처님 앞에 무릎을 꿇고 향을 피우며 절을 올리고 있었다. 그 모습이 너무 진실해 보여 유심히 바라보았다. 여인은 처연하도록 아름다웠다.   베트남은 긴 나라다. 남쪽 호지명 시티(사이공)에서 북쪽 하노이까지는 1100마일, 인구도 8000만이나 된다. 호지명 시티는 태평양에 인접해 스페인, 포르투갈 해양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피부색, 언어도 다르고 문화적으로도 유럽에 가깝다. 중국과 붙어 있는 수도 하노이는 중국의 영향권에 속하고 중국계 후손이 많다. 문화적으로도 불교, 유교 전통이 강하다. 도로변 주택에는 한 집에 3대가 기거하고 있고, 마을 입구에 귀신 먹으라고 음식을 차려 놓은 것을 목격했다.   베트남 여행이 끝날 무렵, 나는 베트남 전쟁을 소재로 하는 소설을 영어로 쓰고 싶었다. 기념품 가게에서 아오자이를 입은 베트남 여인의 사진을 사 왔다. 책의 표지로 디자인할 생각이었다. 소설의 줄거리를 구상했다. 베트남전에 참전한 한국 장교와 미군 장교 친구가 있었다.   한국 장교는 주말에 미군 장교와 어울렸다. 어느 날 카페에서 두 베트남 여자를 만나 대화를 나눈다. 한 여자는 하노이 근처에서 내려온 사람, 조용한 미소, 수수한 차림, 수심에 찬 얼굴에는 신비한 아름다움이 있었다. 다른 한 여자는 화려한 옷차림에 발랄한 성격, 유럽 피가 섞였는지 이국적이었다. 두 여인 모두 거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두 장교는 어느 여자가 더 마음에 드는지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한국 장교는 화려한 베트남 여인을, 미군 장교는 전통적인 북쪽 여자를 좋아한다고 했다. 이들의 데이트는 계속된다. 미군 장교는 어느 날 여자가 사는 마을을 찾아간다. 그녀는 집에 없었다. 사당에서 향불을 피우고 절을 하고 있었다. 그는 먼발치에서 심각하도록 경건한 그녀를 바라본다. 여인에게는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성역이 있었다. 남자는 왜 그렇게 절을 하느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매일 절을 합니다. 전쟁에서 숨진 아버지의 영혼을 위해, 참전 중인 오빠의 무사 귀환을 위해 빕니다.” 미군 장교는 충격을 받고 그녀의 무속을 받아들이고 그녀를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한국 장교는 그 이야기를 듣고 나는 그런 여자가 싫다. 서구적인 베트남 여자가 훨씬 좋다. 그런데 결혼은 어려울 것이다. 부모님이 월남 여자와의 혼인을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군 장교는 의아해했다. 우리 부모는 내 결정을 존중할 것이다. 내가 그녀를 택한다면 그것은 나의 선택이다. 전쟁이 끝나고 미군 장교는 그녀의 믿음을 존중하고 아름다운 베트남 여인과 결혼, 미국에서 행복하게 산다. 한국 장교는 베트남 여인을 부모에게 선보였다가 큰 야단을 맞고 헤어지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구상만 했을 뿐 소설로 옮기지 못하고 있다. 소설을 쓰려면 다시 베트남 전쟁 현장을 찾아다니고, 미국과 한국, 베트남에서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 1~2년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이다. 언젠가 시간이 나면 시도할 수 있겠지만 건강이 허용할지 알 수 없다.   바닷가 공원에는 다른 종교와 문화를 가진 수많은 사람이 드나든다. 해를 바라보고 돗자리 깔고 절하는 무슬림들, 물가에 모여 세례받는 기독교인, 아침 해를 바라보고 기도한 후 조깅하는 여인, 제물을 차려놓고 비는 사람들, 이상하게 보는 사람이 없다. 모두는 모두의 믿음과 사생활을 존중한다.     이날 비가 내렸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머리 숙이고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모두가 모두를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도와주시옵소서.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소설 베트남 여자 베트남 여인 베트남 전쟁

2024-04-09

[음악으로 읽는 세상] 나비부인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은 음악적으로 대단히 훌륭한 작품이다. 하지만 그 내용은 편안하게 즐길 만한 것이 못 된다. ‘나비부인’은 일본의 나가사키 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핑커톤이라는 미군 장교와 일본인 게이샤 초초상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오페라다. 동양 여자가 자신을 희생하며 맹목적으로 서양 남자를 사랑하는 이야기는 서양 사람들에게는 판타지일 수 있지만, 우리 같은 동양인에게는 별로 유쾌한 이야기가 못 된다.   미군 장교 핑커톤은 백인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는 전형적인 서양 남자다. 나가사키 항에 내린 그는 배가 새로운 도시에 닿을 때마다 늘 그랬던 것처럼 ‘데리고 놀’ 여자를 구한다. 일본인 포주는 그에게 어떤 여자든지 마음에 드는 여자를 단돈 100엔에 살 수 있다고 장담한다. 이 음흉한 남자들의 행각에 걸려든 것이 바로 초초상이라는 게이샤다. 핑커톤은 그녀와 장난삼아 결혼하지만 초초상의 사랑은 장난이 아니었다. 그녀는 핑커톤과의 사랑에 목숨을 걸었다.   핑커톤은 잠시 초초상을 데리고 놀다가 다시 배를 타고 나가사키 항을 떠났다. 그 후 핑커톤의 아들을 낳은 초초상은 하염없이 그를 기다린다. 하지만 그것은 헛된 기다림이었다. 핑커톤은 본국으로 돌아가 다른 여자와 정식으로 결혼을 한다. 핑커톤이 본부인을 대동하고 자기 앞에 나타났을 때, 초초상은 진실을 알게 된다. 삶의 희망을 잃은 그녀는 어린 아들을 남겨둔 채 단도로 자기 가슴을 찔러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초초상은 아리아 ‘어떤 갠 날’에서 핑커톤이 “나의 버터플라이!”라고 부르며 자기에게 돌아오는 날을 상상한다. 그렇게 한동안 달콤한 꿈을 꾼 다음 그가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외치며 노래를 끝낸다. 하지만 나에게는 이 외침이 처절한 절규처럼 들린다, 그 사랑이 곧 파국으로 끝날 것을 알기 때문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나비부인 게이샤 초초상 서양 남자 동양 여자

2024-03-18

[오늘의 생활영어] anyway you look at it; 어떻게 보더라도

(Roberta is talking to Roger during lunch … )   (로버타가 점심 먹으면서 로저와 얘기한다…)   Roberta: So how are you getting to the airport on Friday?   로버타: 그래 금요일에 공항에 어떻게 갈 거야?   Roger: I’m up in the air about that.   로저: 아직 결정된 것 없어.   Roberta: Are you going to take a taxi or a bus?   로버타: 택시타고 갈 거야 버스타고 갈 거야?   Roger: I don’t have the slightest idea.   로저: 난 잘 모르겠어.   Roberta: A taxi will get you there much faster but it’s more expensive.   로버타: 택시타고 가면 훨씬 빠르지만 더 비싸지.   Roger: And a bus?   로저: 버스는?   Roberta: The bus will be cheaper but it will take you longer to get there.   로버타: 버스는 더 싸지만 가는데 더 오래 걸릴 거야.   Roger: So any way I look at it it's going to cost me.   로저: 그러니까 어떻게 해도 돈이 드네.   Roberta: Yes. I would take you but I have a lot on my plate on Friday.   로버타: 응. 내가 데려다 주고 싶지만 금요일에 내가 아주 바쁠 것 같아.   Roger: Oh I understand. That’s okay.   로저: 알았어. 됐어.   기억할만한 표현   * up in the air: 미결상태다 불확실하다     "She's up in the air about renting that apartment near the beach." (그 여자 바닷가 그 아파트를 임대할지는 미결상태에요.)   * (one) does not have the slightest idea: 전혀 모르겠다     "I don't have the slightest idea where my keys are." (제 열쇠가 어디 있는지 저도 전혀 모르겠어요 .)   * (one) has a lot on (one's) plate: 할 일이 아주 많다 아주 바쁘다     "I can't play golf this weekend because I have a lot on my plate." (전 이번 주말에 할 일이 많아서 골프를 못 치겠어요.)   California International University www.ciula.edu (213)381-3710오늘의 생활영어 look airport on plate on 여자 바닷가

202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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