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학폭 폭로…‘LA판 더 글로리’<넷플릭스 드라마> 일파만파
고교 시절 납치 등 가혹행위한
선배 여학생 5명 온라인 공개
"수십년 지나도 후유증 남아"
가해자 신상공개돼 파장 확산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의 사진 등 신상이 소셜미디어(SNS) 등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이는 ‘LA판 더 글로리 사건’으로까지 불리고 있다.
‘더 글로리(2022)’는 넷플릭스에서 학교 폭력의 심각성을 다뤄 화제가 됐던 드라마다.
사건은 1990년대 중반 한인 학생들이 다수 재학하던 토런스웨스트고등학교(West High School)에서 발생했다.
지난달 26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미씨USA’에는 ‘학교폭력 가해자들(캘리토렌스웨스트하이 96년도 졸업)’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현재 40대인 익명의 작성자 A씨는 이 글을 통해 학창시절 같은 학교 78년생 여자 선배들로부터 2년간 협박과 폭행, 납치, 감금 등 끔찍한 괴롭힘을 당했던 사건을 구체적으로 폭로했다. 또, 피해 여성은 사건이 발생한 지 수십년이 지났음에도 최근까지 학교 폭력으로 인한 후유증과 트라우마로 2번이나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고 털어놨다.
게시글에 따르면 A씨는 고등학생 시절 이사간 친구의 소개로 가해자 중 한명인 강모씨와 알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강씨와 그 친구들은 90도 인사를 요구하며 A씨를 구타하기 시작했다.
A씨는 얼굴에 멍이 들고 당시 교정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입안이 찢어져 출혈이 반복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웨스트 하이 스쿨 분위기상 선배는 하늘과 같았다며 “고자질은 절대 안 됐고, 만약 어기면 그 위 선배들이 몰려와 몰매를 맞는다는 소문에 참고 또 참았다”고 털어놨다.
A씨가 가해자로 지목한 이들은 강씨를 비롯한 김모, 천모, 오모, 윤모 씨등 총 5명이다.
A씨는 이들이 졸업파티를 하던 날 납치까지 당했다고 주장했다.
게시글에 따르면 눈이 가려진 채 끌려간 곳은 어느 타운하우스 거라지였다. 그곳에서 A씨는 친구와 함께 4시간 넘게 폭행을 당했다고 전했다.
A씨는 당시 폭행 상황을 상세하게 묘사했다. 심지어 가해자 5명은 A씨를 때리다 ‘손가락에 멍이 들었다’는 이유로 테니스 라켓으로 재차 폭행을 가했다.
그러면서 A씨는 가해자들이 “우리 졸업 기념이라 너희를 패는 것”이라며 “불쌍한 너희 가족은 어쩌냐. 의리 없는 X. 우리가 다 죽일건데” 등의 폭언을 퍼부었다고 적었다.
A씨는 폭행을 당하면서 그들 앞에서 무릎까지 꿇고 있었다.
게시글에 따르면 가해자 중 한명이 무릎을 꿇고 있던 A씨에게 신발을 던지며 “기어서 가져와야지, 넌 X잖아”라고 욕설도 퍼부었다.
심지어 A씨는 이들에게 살해 협박까지 당했다고 토로했다.
가해자들은 A씨에게 “너희는 땡땡이를 치다 길에서 지나가던 히스패닉 깡패들에게 죽도록 맞은 것”이라며 “누구에게라도 우리 이름을 말하면 너희는 바로 죽고 너희 가족은 집이 불에 타서 집 앞 문에 목을 매고 죽을 것”이라고 협박을 이어갔다.
A씨는 사건 당시 가해자들의 협박을 진실이라 믿었다. 신고하지 못한 자신을 ‘멍청했다’고 자책했다.
가해자 중 일부는 현재까지 토런스 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가해자들과 마켓에서라도 우연히 마주칠 때면 잠도 못 자고 약을 먹고 우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글을 통해 가해자들에게 각자의 진심이 담긴 사과 영상만을 원했지만 단 2명만 짧은 연락처 남기거나 연락처를 묻는 메시지를 보냈을 뿐, 아무에게도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30일 본지는 이 사건의 주동자로 지목된 김모씨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닿지 않았다.
한편, 해당 사이트에서 A씨의 글은 현재 빠르게 퍼지며 수많은 한인이 분노를 표하고 있다.
누리꾼들은 가해자라고 지목된 5명(현재 46세)의 사진, 직장 정보, 가족 사항 등을 속속 공개하고 있다.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현재 부동산 중개업자, 교사, 약사 등으로 일하고 있다. 현재 이 글이 일파만파 확산하면서 당시 A씨의 치료를 담당한 LA한인타운내 유명 내과 전문의 이모씨의 신상까지 공개됐다. 댓글 등을 통해 한인들은 당시 이씨가 A씨를 진료하면서 폭행 피해 신고도 하지 않았고 의료 기록 등도 제대로 남겨두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씨는 30일 본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6년 전 병원을 옮기며 10년 이상된 기록들을 모두 폐기했다”며 “전혀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답했다.
30일 오후 3시 현재 미씨USA의 조회수 1위부터 10위까지 하나를 제외하고 모두 A씨의 학교 폭력 피해와 관련된 글이 차지하고 있다. 특히 졸업파티에서의 납치 및 폭행 일화를 털어놓은 게시글은 조회 수만 6만 건 이상을 기록 중이다. A씨의 글은 현재 한국의 커뮤니티 사이트 등에서까지 논란이 될 정도로 공분을 사고 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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