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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마당] 자이언 캐년과 헤세의 싯다르타

  자이언 캐년으로 가는 길의 건조하고 마른 벌판 한쪽에 버팔로들이 보였다. 색다른 정경이라 차를 세우고 수십 마리의 버팔로와 시선을 나누었다. 8년 전, 이 길을 지나 브라이스 캐년을 관광한 다음 날 큰사위와 작은딸이 탄 ATV가 전복한 사고가 있었다. 자이언 캐년 입구에서 눈요기만 하고 다친 두 사람을 가까운 도시의 응급실로 데려가며 우리는 여행을 마쳤었다. 그때 언젠가 다시 온다고 다짐했는데 자이언 캐년의 협곡으로 들어서는 굽이굽이 도로와 긴 터널을 지나면서 기분이 좋았다.     장엄한 암봉에 감탄하다 찾아간 학 두 마리가 우아하게 자리 잡은 숙소는 정갈했다. 2층 방에 가방을 두고 아래층과 집 안팎을 살펴보는 사이 손주는 발코니에 있는 모래 상자에 작은 목재 빗으로 일본 정원의 디자인을 만들었다. 조심스럽게 작은 돌들 사이로 움직이는 아이의 손놀림을 지켜보니 마음이 평안했다.     뒤뜰 의자에 앉아 병풍처럼 둘러싼 멋진 산줄기의 정경을 즐기다가 응접실 커피 테이블에 진열된 유타주 캐년의 사진 책들을 봤다. 그리고 책장을 훑어보다 가슴이 뛰었다. 젊은 시절에 좋아했던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가 있었다.     다음 날 아침을 먹고 셔틀버스를 타고 캐년 깊숙이 있는 종점에 들어가서 만만한 트레일, ‘리버사이드 워크’를 걸었다. 다른 언어들을 사용하는 많은 방문자들의 대열에 섞여서 층층이 겹진 암벽만 아니라 숲과 물의 신선함에 더위를 잊었다. 손주가 신발을 벗고 강물 속에 들어가 좋다고 첨벙대는 것이 부러워도 우리 부부는 감히 따라 하지 못했다. 되돌아오는데 반대편에서 오던 한 여자가 불쑥 “아직 목적지가 멀었어요?” 물었다. LA에서 혼자 왔다는 그녀의 한국어가 마치 청량 음료수 같았다. 작가 레이첼 카슨이 한 말, ‘지구의 아름다움을 숙고하는 자는 생명이 다하는 날까지 견딜 수 있는 기운을 마련한다’ 처럼 우리는 많은 기운을 마련하고 있었다.       딸은 ‘에메랄드 풀’을 찾아 다시 떠났고 남자들은 놀러 간 사이 나는 숙소에서 헤세의 책을 들고 소파에 앉아 시간을 잊었다. 밖이 어둑하니 가족들이 돌아오며 저녁을 가져왔다.     자정이 넘어서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집안을 어슬렁거리며 싯다르타와 그의 친구 고빈다, 그리고 연인 카말라에 잡혀 있었다. 내면의 갈등을 겪으면서 자신의 본질에 목말랐던 싯다르타가 평범하게 살면서 스스로 깨달음의 경지에 오른 체험담이 잔잔한 공감을 줬다. 젊었을 적에 느꼈던 흥분이 아니고 이번에는 차분하게 내 삶을 돌아보게 했다. 더욱이 싯다르타의 연인 이름이 민주당 대선 후보와 같은 것이 재미있었다.     내가 밤하늘을 좋아하니 큰딸은 사진작가 크리스토퍼 이톤의 ‘밤하늘(Night Skies of the American Southwest)’ 사진 책을 구해와서 내 가방에 넣어줬다. 미국 대륙 남서부의 여름 밤하늘은 언어로 표현하기 힘든 절경이다. 밤하늘에 반했던 반 고흐도 “나는 가끔 밤이 낮보다 더 생생하고 풍성한 색깔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하지 않았나. 그리고 앨라배마 대학축구팀 모자를 쓰고 다닌 남편은 여러 곳에서 낯선 사람들과 “Roll Tide!” 인사를 나눴다. 북부에 사는 한 남자가 앨라배마와 전혀 관련은 없지만 앨라배마 팀을 좋아해서 로고가 프린트된 셔츠를 즐겨 입는다고 하자 모두 웃었다.     집 떠난 후 노는데 바빴는데 작은딸이 우리의 안부를 물었다. 딸과 전화하다가 떠오른 것이 있어 말해줬다. 여행 시작부터 매일 좋은 숙소와 비싼 음식, 멋진 볼거리 많이 보고 다니지만 정작 내가 쓴 돈은 앤텔로프 캐년 여행안내자에게 팁으로 준 20달러 밖에 없다 하니 딸이 깔깔 웃었다. 흔히 말하는 ‘효도 여행’을 받는다며 나도 행복했다.     마지막 날 공항으로 가면서 양옆에 앉은 딸과 손주의 손을 꼭 잡았다. 라스베이거스에 도착한 첫날, 숙소의 뒤뜰에서 본 부처의 미소 지은 얼굴에 마지막 숙소인 두 학의 집에서 다시 본 만족한 부처의 얼굴이 겹쳐졌다.     알찬 여행일정을 잡은 딸의 세심한 배려에 싯다르타가 동참한 것 또한 오묘했다. “근검절약하는 큰 딸네가 우리 부부에게 멋진 추억을 만들어준 호강을 받았다”하니 앞자리에 앉은 남편이 맞장구쳤다. 돌고 도는 삶의 매 순간을 우리 열심히 즐기자 했더니 남편이 크게 웃었다.   영 그레이 / 수필가문예마당 싯다르타 자이언 헤르만 헤세 앨라배마 대학축구팀 여름 밤하늘

2024-10-17

[기고] 앨라배마 냉동 배아 판결의 파장

지난달 미국 법조계와 의학계는 법원의 판결 하나로 인해 대혼란이 벌어졌었다. 앨라배마 주 대법원이 ‘냉동 배아도 태아’라는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냉동 태아’ 문제가 주 대법원 소송까지 간 이유는 많은 관심을 끌었다. 아이를 갖지 못하는 난임 부부들은 병원에서 시험관 시술을 하곤 한다. 병원 측은 이 시술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 난자 여러 개를 채취해 냉동 보관한 후, 인공수정한 배아를 여성의 자궁에 이식한다. 이렇게 임신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임신 후 남은 배아는 병원에서 폐기한다.     그런데 앨라배마 주의 한 병원에서 냉동 보관 중인 배아 몇 개를 실수로 폐기했다고 한다. 그러자 이 병원을 이용했던 세 부부가 병원을 상대로 “인공수정된 배아도 태아로 봐야 한다. 따라서 이를 폐기한 의료 관계들은 아동 과실치사죄로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앨라배마 주 대법원은 “태아는 발달 단계, 신체적 위치와 관계없이 아기로 간주해야 한다. 따라서 냉동 배아도 아기와 똑같은 법적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판결했다.     파장은 의료계에서 먼저 터졌다. 앨라배마 주의 대다수 병원과 난임 클리닉들이 “의사 등 관계자들이 형사 고발이나 민사 소송을 당할 수 있어 시험관 아기 시술을 중단한다”고 선언한 것이다. 당장 앨라배마 주의 난임 부부들은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주의회는 이 판결에 맞춰 부랴부랴 현행 임신 관련법을 개정하는 촌극을 벌였지만, 혼란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번 앨라배마 주 대법원의 판결은 법복을 입은 판사 몇 명이 난임 시술과 같은 사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필지는 아직 어머니의 자궁에 들어가지도 않은 병원 냉동고 속의 배아도 아기로 봐야 한다는 판결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대법관들은 판결문에 “신은 인간을 자신의 형상에 따라 창조하였다”는 성경 문구까지 집어넣었다. 이는 이번 판결이 법률에 따른 것이 아니라 종교적 신념으로 결정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연방대법원의 2022년 돕스(Dobbs) 판결로 여성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Roe v. Wade)’ 판결을 뒤집은 후, 법조계와 정치권의 여성 인권 제약은 심각해지고 있다. 비영리단체 ‘시스터 송 (Sister Song)’의 모니카 심슨 사무총장은 “낙태권 폐지 판결은 여성 보건에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6개월 동안 낙태 시술을 한 산모 5명 중 1명은 낙태를 불법화 한 주 출신으로 이들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낙태를 합법화 한 주로 가 시술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를 낳은 후에도 여성의 고민은 계속된다. 여성의 소득이 남성에 비해 낮기 때문에 혼자 자녀를 키우는 여성들은 자녀 양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은 출산, 육아 휴가나 병가를 받기도 쉽지가 않다. 전국가정주부연합의 아이젠 푸 회장은 “자녀 양육과 부모님 병간호 등 두 가지 부담을 안고 있는 기혼여성이 1100만명에 달하는데, 제도적 지원은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심지어 여성 정치인에 대한 위협도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대 로스쿨 브렌넌 정의센터(Brennan Center for Justice)에 따르면 정치인의 3분의 1이 가량이 언어폭력 등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는데, 그중 80%가 여정 정치인이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여성 정치인의 절반 이상이 선거 출마를 꺼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다른 주에서도 앨라배마 주 대법원처럼 보수적인  판결이 나올 수도 있다.  최근의 정치 극단화 현상은 역설적으로 많은 여성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향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22년 중간선거에서도 여성의 투표 참여가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인 여성 유권자도 여성 인권 개선에 대한 목소리를 내고 싶다면 올해 11월 선거에 꼭 투표를해야 한다.  이종원 / 변호사기고 앨라배마 냉동 냉동 배아도 병원 냉동고 이번 앨라배마

2024-03-25

외래종 동식물 급증…조지아 생태계 위협

뭍게(블루크랩), 등검은말벌, 칡덩굴 등 외래종 동식물이 급격히 늘면서 조지아 생태계가 교란되고 있다.   주 천연자원부(DNR)는 최근 플로리다 등 따뜻한 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블루크랩이 처음 조지아 해안가에서도 발견됐다고 밝혔다.   애틀랜타저널(AJC)에 따르면, 이 블루크랩은 해안선과 접한 주택가에서도 수차례 목격되고 있지만, 유입 경로와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당국은 이 게가 해안 곳곳에 땅 구멍을 파고 있다며 이로 인한 생태계 위해성을 지속적으로 살필 방침이다.   기후 위기가 심화되고 타 지역과의 인적·물적 왕래가 잦아지며, 외래종에게 토종 생태계가 위협받는 일은 조지아에서도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가을 사바나 인근 12개 지역에서는 미 전역에서 처음으로 꿀벌을 잡아먹는 등검은말벌이 출몰해 조지아 농무부가 긴급 박멸 작업에 나선 바 있다. 또 조지아 159개 카운티 전체로 퍼져나간 아르마딜로도 질병 전염 등의 위험으로 인해 최근 유해 동물로 지정됐다.   동물뿐 아니라 외래 식물도 골칫덩이다. 대표적인 작물은 '남부를 집어삼키는 덩굴'로 알려진 칡이다. 칡은 19세기 말 관상용으로 일본에서 수입돼, 토양 유실을 막거나 소 먹이풀로 쓰이며 분포가 확대됐다. 그러나 강한 생명력으로 동남부 지역을 뒤덮으며 2000년대 들어 연방 유해 수종으로 지정됐다.   AJC는 "오늘날 칡은 조지아, 앨라배마, 테네시를 비롯해 740만 에이커의 동남부 지역을 뒤덮고 있다"고 그 심각성을 밝혔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조지아 외래종 조지아주 천연자원부 신규 외래종 조지아 앨라배마

2023-12-26

메트로시티, 라그랜지에 20번째 지점 오픈

메트로시티은행(행장 김화생)이 7일 조지아 라그랜지에 20번째 지점을 열었다.     라그랜지는 조지아 서부 앨라배마와 인접해있는 곳으로, 인근 웨스트포인트에 미국 유일 기아자동차 제조공장이 있다.     김화생 행장은 이날 "2012년 앨라배마 오펠리카에, 2015년 앨라배마 몽고메리에 지점을 내고 이제 라그랜지에 지점이 생기며 앨라배마부터 조지아로 이어지는 현대·기아차 벨트라인을 지원할 수 있는 완벽한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설명했다.     은행에 따르면 메르토시티는 현재 400개가 넘는 현대·기아차 자회사 및 1, 2차 협력업체에게기업뱅킹 서비스를, 관련 직원 및 그 가족들에게 개인 은행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앤 김 라그랜지 지점장에 따르면 새 지점은 올해 3월부터 소프트오프닝을 거쳐 운영되고 있으며, 직원을 총 다섯명 두고 있다. 지점은 언어 또는 문화 장벽 없이 로컬 커뮤니티가 필요로하는 모기지론, 스몰비즈니스(SBA)론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날 오픈 행사에 백낙영 회장, 김화생 행장 등 은행 임원들과 윌리에드몬슨라그랜지 시장, 코니 헨슬러라그랜지 상공회의소 회장 등 지역사회 인사들이 참석했다.     한편 메트로시티은행은 2006년 조지아주 도라빌에서 시작해 현재 조지아 전역, 플로리다, 뉴욕, 텍사스 등 전국에 20개 지점을 두고 있으며, 지난 2019년 나스닥(NASDAQ)에 상장했다. 지난 10월에는 도라빌에 1만2000 스퀘어피트(sqft) 규모의 별관을 열고 본점을 확장한 바 있다.   주소=1510 Lafayette Parkway Ste A4  윤지아 기자메트로시티 오픈 앨라배마 오펠리카 앨라배마 몽고메리 이날 오픈

2023-11-07

현대차 '협력사 노동법 위반' 늑장 대응

최근 미국에서 잇단 아동노동법 위반 문제를 일으킨 현대자동차가 해결책을 내놨지만, 오히려 늑장 대응이란 비난에 직면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19일 “현대 몽고메리 공장에 부품을 공급해온 협력사  ‘SL 앨라배마’ ‘스마트 앨라배마’ 2곳과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앨라배마 지역 언론 ‘AL닷컴’을 통해 밝혔다.   무뇨스 COO는 또 로이터 통신을 통해 “미주 전역 현대차 협력업체에서 노동법 위반이 발생하고 있는지 광범위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앨라배마 공장은 외부 인력공급업체를 통하지 않고 직접 고용을 감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발 방지와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이지만 공교롭게도 미국의 투자 ‘큰 손’이 정의선 회장에게 일종의 항의 편지를 보낸 뒤 나온 반응이라 찜찜하다는 평가가 많다.   실제 워싱턴DC에 본부를 두고 있으며 현대차 주식 2만7000주를 보유한 SOC 투자그룹은 이날 정 회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앨라배마의 현대차 자회사와 부품공급사에서 아동노동법 위반 사실이 드러난 것에 대해 투자자들이 우려하고 있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SOC는 이어 “아동 노동과 열악한 직장 보건·안전은 미국 내 현대차에 규제 및 법적 영향을 주고 평판을 훼손할 수 있다”며 현대차 이사회가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감독하고 공급망 전반에 대해 인권·노동권 실태를 점검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미 지난주 전미자동차노조(UAW)의 항의가 있었고, 지난달에는 20개 이상 지역 및 전국 단위 시민단체와 노조들이 아동 불법 노동을 근절하라는 편지를 보냈지만, 현대차는 이번 SOC 투자그룹의 서한을 받은 뒤에야 언론을 통해 해결책을 발표했다.   현대차 문제와 관련, 지난 8월 최소 12세 노동자가 협력회사에서 일해왔다는 보도가 나왔고 최근 법원은 3만 달러의 벌금도 부과했다. 현대차는 사태 직후 “준법 경영을 한다”고 일관된 대응을 했지만, 비난은 끊이지 않았다.   남가주 한인사회도 이번 현대차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OC 자동차 딜러에서 일하는 김모씨는 “손쉬운 도난으로 조롱감이 됐을 때도 참았지만 아동노동법 위반은 쉽게 볼 문제가 아니다”라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피해자 코스프레는 그만하고 내실부터 다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의선 회장은 오는 25일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 착공식 참석을 위해 미국에 온다. 백악관 인사 등도 참석하는 초호화 행사지만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이 이번 아동노동법 위반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준법경영을 위한 어떤 해결책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류정일 기자현대차 협력사 아동노동법 위반 앨라배마 공장 앨라배마 지역

2022-10-20

현대차 경고음 9년전부터 울렸다

현대자동차(HMMA)가 소유한 자회사 ''스마트 앨라배마LLC''에 미성년자 노동 착취 주장이 제기〈본지 7월23일자 A-1면〉된 가운데 이번 사건은 노동법 위반에 대한 경종을 울린다.   이번 사태 역시 오래전부터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다. 로이터통신은 직업안전보건청(OSHA) 기록을 인용 지난 2013년 이후부터 이 회사에 각종 안전 문제 등으로 수차례 벌금을 부과해왔던 사실도 22일 보도했다.   그동안 현대차 자회사 협력 업체 등에서 노동법 위반 등과 관련한 논란은 계속돼왔다.   최근에는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에서 행정국장으로 일하던 이베트길키슈포드가 인종 및 성차별을 받은 뒤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연방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고발장을 제출했었다.   팬데믹 사태가 극심했던 지난 2020년 8월에는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협력사 일부 직원들이 애틀랜타 하츠필드 국제공항에서 불법 취업을 목적으로 입국하려다 적발된 사건도 있었다.   심지어 당시 한국 청와대 게시판에는 현대차 하청업체 관계자라고 밝힌 한 직원이 ''현대자동차 앨라배마 공장 갑질''에 대한 글을 게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당시 글을 쓴 직원은 앨라배마 공장의 인력난을 언급하면서 "현대차가 이를 빌미로 하청업체들에 한국 직원을 관광비자인 ESTA를 통해 입국시켜 일하도록 하루에도 수차례 독촉 전화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었다.   지난 2014년에는 현대차 공장에서 일했던 여성(레지나 비커스)이 상사의 성추행 사실을 신고했다는 이유로 보복성 해고를 당했다며 소송을 제기했었다.     당시 이 여성은 소장에서 "''마이크 M''이라는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고 이를 인력 공급회사인 에어로텍 측에 알렸더니 현대차가 보복성 해고를 지시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 4월 앨라배마 공장 전기차 라인 증설을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하고 200개 이상의 추가 고용 창출을 전망한 가운데 규모가 커질수록 관련 노동법 준수에 대한 중요성과 이미지 쇄신의 필요성도 커지게 됐다.   논란이 발생할 때마다 현대차 측은 진행 중인 소송이나 논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해왔다. 이번 미성년자 노동 착취 의혹과 관련 현대차는 논란이 되는 스마트 앨라배마 LLC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법 고용 관행은 용납되지 않는다. 우리는 법을 준수하는 정책과 절차를 갖추고 있다"며 원론적인 입장만 밝혔다.   한 노동법 변호사는 "최근 한국 회사들의 미국 진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해당 지역의 노동법 규정부터 정확히 인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논란이 이어지면 기업 이미지에도 타격을 주기 때문에 발 빠른 해명과 대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전자상거래 기업 ''쿠팡(coupang)''도 리버사이드 지역에서 물류센터 등을 운영해오다 최근 노동법 위반 문제로 잇따라 소송에 휘말려 논란이 된 바 있다.   〈본지 7월15일자 A-1면〉 장열 기자성추행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노동법 위반 스마트 앨라배마

2022-07-24

몽고메리 현대차 자회사 아동 노동착취 의혹

  앨라배마 몽고메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자회사가 아동 노동착취 의혹에 휩싸였다.   22일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최근까지 현대차 자회사인 스마트 앨라배마LLC의 자동차 도장공장에서 12살, 14살, 15살의 아이들이 일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과테말라 이민자 페드로 치의 자녀들로 지난 2월 자택에서 실종된 이후 경찰에 의해 이곳에서 발견됐다. 이들은 학교 교육도 포기한 채 이곳에서 장기간 교대 근무를 해왔다.     전직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이 공장에서 일했던 미성년자 노동자들은 이들뿐 아니라 약 50여명 정도 달한다.   앨라배마주와 연방법에 따르면 18세 미만의 미성년자는 도장 및 프레스 작업에서 일하는 것이 제한된다. 아울러 앨라배마주 법은 17세 이하 어린이들은 꼭 학교에 등록해야 한다.   특히 이 공장은 산업안전보건관리법(OSHA) 위반으로 지난 2013년 이후 최소 4만8515달러의 벌금을 냈고, 올해에도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중에는 충돌 및 절단 위험 사항도 포함됐다.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은 22일 성명을 통해 "현대 기업에서도 불법 고용 관행은 용납되지 않는다"라며 "우리는 연방법, 주법, 지역법을 준수해야 하는 정책과 절차를 갖추고 있다"고만 답했다. 다만, 현대자동차는 아동 노동착취 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스마트 앨라바마LLC도 별도의 성명을 통해 "연방법, 주법을 준수하고 있으며, 취업 자격이 없는 사람을 고용했다는 주장을 부인한다"라며 "우리 회사는 채용대행업체를 통해 임시직 직원들로 구성돼 있으며 이 업체는 법을 준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현직 근로자와 지역 인력 채용 담당자들에 따르면 공장 미성년자 중 상당수가 해당 채용대행업체를 통해 채용됐다.   한편, 현대차 자회사·협력업체들에 대한 우려는 과거에도 나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제기했다. 데이비드 마이클스 전 OSHA 담당 노동부 차관보는 로이터통신에 현대 협력업체들의 안전 문제는 OSHA에서 반복되는 걱정거리였다고 언급했다. 마이클스 전 차관보는 "2015년 한국을 방문해 현대 임원들에게 부품에 대한 과도한 요구가 안전상의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고 말했다. 박재우 기자현대차 몽고메리 아동 노동착취 앨라배마 몽고메리 해당 채용대행업체

2022-07-22

그곳에 살고싶다 <21> 앨라배마 버밍햄 (Birmingham)

흑인 민권운동 본고장 도시 곳곳 투쟁의 흔적   한때 철강 도시로 번성 헌츠빌에 최대도시 헌납   ■ 역사 버밍햄은 줄곧 앨라배마주 최대 도시였다. 하지만 2020년 센서스 조사 결과 1위 자리를 헌츠빌에 내주었다.   제퍼슨 카운티와 셀비 카운티에 걸쳐 있으며 인근 베세머, 후버 등과 함께 메트로 버밍햄을 이루고 있다. 1871년 시로 승격됐으며 버밍햄이란 이름은 영국의 철강도시 버밍엄에서 따왔다. 이름 그대로 18세기 철강 산업의 발달과 함께 급성장했다. 특히 1907년 US스틸사가 이곳 철강회사를 인수한 이후 남부 최대의 제철 및 중기계 공업도시로 성장했다. 버밍햄은 전통적으로 철저한 흑백분리 정책을 시행했던 도시다. 때문에 1963년 흑인차별 철폐를 주장하는 비폭력 시위 ‘버밍햄 캠페인’이 열리는 등 1960년대 흑인 민권운동의 중심지로 주목을 받았다. 당시 켈리 인그램 공원에서 열린 시위에 참여했다가 경찰에 체포된 마틴 루터 킹 목사가 갇혔던 감방의 철창과 문짝이 현재 버밍햄 민권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2020년에는 경찰 폭력에 희생된 조지 플로이드 사태 이후 ‘흑인 생명은 소중하다’는 BLM 운동의 진원지가 되기도 했다. 지역 경제 사정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지만 스몰비즈니스를 하는 한인들에겐 꽤 많이 알려진 도시다.   ■ 인구 및 주택가격 버밍햄은 1960년 34만명 최다 인구를 기록한 이래 계속해서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 시 당국의 고민이 크다. 2020 센서스 결과에 따르면 버밍햄 인구는 20만733명이었다. 2010년 21만 2328명에 비해 2.91% 감소했다. 이에 비해 이웃 도시 헌츠빌 인구는 21만5006명으로 2010년 센서스 인구보다 18.9%나 증가했다. 앨라배마주 1위 도시 자리가 뒤바뀐 것이다. ‘로켓 시티’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헌츠빌은 2010년 인구 18만941명으로 4위에 불과했다.   2022년 버밍햄 인구는 20만 6151명이다. 인종 구성을 보면 흑인이 약 68.3%로 가장 많다. 백인은 26.6% 정도로 근교의 부촌에 주로 거주한다. 아시안은 1.25%밖에 되지 않는다. 버밍햄 한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스몰 비즈니스 종사자나 유학생 등 1500~2000명 정도의 한인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가구당 평균 소득은 5만4559달러, 빈곤율을 24.7%에 이른다.   부동산 사이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 버밍햄의 주택가격 중간가는 16만9900달러로 전년 대비 10.5% 하락했다. 평당 피트당 가격은 114달러다.   ■ 교통 및 산업 앨라배마주의 교통 중심지로 위리어강 수로를 통해 멕시코만에 있는 도시 모빌과 이어지고 철도 교통도 편리하다. 하지만 앨라배마 최대 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은 거의 발달되어 있지 않다. I-20 프리웨이를 통해 애틀랜타와 직접 연결되며 편도 약 2시간 거리다. 애틀랜타를 연결하는 그레이하운드도 있다. 애틀랜타나 시카고 등과 연결되는 버밍햄 셔틀워스 공항도 있다. 비즈니스 환경은 좋은 편이 아니어서 지난 2010년 버밍햄이 속한 제퍼슨카운티가 파산하는 아픔도 겪었다. 하지만 최근 남쪽으로 1시간 반 거리인 몽고메리 등 주변에 현대자동차 공장 등 한국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발전 기대기 조금씩 더 커지고 있다.   ■ 교육 앨라배마대학 버밍햄 캠퍼스(UAB)가 가장 큰 대학으로 의학과 간호학 쪽으로는 꽤 명성이 있다. 버밍햄 서던대학, 하워드 대학도 있고 음악, 연극, 미술을 비롯한 다양한 예술 교육을 담당하는 앨라배마 파인아트스쿨(ASFA)도 유명하다. 저렴한 학비와 생활비 등으로 인해 한국 유학생들도 많은 편이다.   ■ 기타 제11회 세계 월드게임이 2022년 7월에 버밍햄에서 개최됐다. 1981년 창설된 월드게임은 올림픽 개최 이듬해에 열리며 올림픽 정식 종목이 아닌 댄스스포츠, 라켓볼, 스쿼시, 볼링, 스모, 줄다리기, 당구, 소프트볼 등의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다. 흑인 민권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버밍햄 민권운동박물관(Civil Rights Institute)도 들러볼 만하다. 1960년대 앨라배마의 모습을 그대로 재연해 놓았다. 버밍햄 도심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벌컨공원(Vulcan Park)도 지역 주민들의 휴식처로 인기가 높다. 〈보충·정리=김태은 인턴기자〉 김태은 인턴기자birmingham 앨라배마 버밍햄 인구 버밍햄 캠페인 현재 버밍햄

2022-07-15

"앨라배마 현대차 공장서 인종차별·부당해고"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인종·성차별을 받고 부당해고까지 당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11일 앨래바마 지역 방송국 WSFA12에 따르면 2003년 현대자동차에 대리로 입사한 뒤 2018년엔 임원급인 행정국장으로 승진한 이베트 길키-슈포드는 고평등고용기회위원회(EEOC)에 인종, 성 차별을 받았다며 현대자동차를 대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길키-슈포드는 임원 승진 이후 차별을 경험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따르면 당시 그는 임원진 9명 중 유일한 아프리카계이자 여성이었는데, 다섯명의 동료 임원들보다 적은 급여를 받았다.     그는 경영학 석사와 MBA 학위를 갖고 있었지만, 같은 수준의 학위를 가진 다른 이사보다 거의 1만 5000달러 연봉을 적게 받았다.   아울러 그가 행정국장을 맡은 뒤 직책의 업무가 바뀌었는데, 인사부나 관리부를 감독할 권리가 주어지지 않았다. 또한 장기계획, 정책 및 절차, 보상 및 혜택을 다루는 '주요 내부 관리 위원회'에 참여할 기회를 박탈당했다.   특히 길키-슈포드는 지난 6월 성소수자(LGBT)에 관련된 교육 섹션, 성전환 직원들의 이름 변경과 관련한 회사 정책 변경과 같은 내용이 담긴 자신의 메모가 현대자동차 미국 본사에 제출된 뒤 부당하게 해고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메모에서 길키-슈포드는 회사가 성전환 직원들에게는 ID의 이름을 바꾸기 위해서는 법적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한국인 직원들에게는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미국 이름으로 손쉽게 바꿔주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이에 대해 현대자동차는 당시 '구조조정'으로 인해 길키-슈포드를 해고하겠다고만 통지했고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WSFA12에 "인사 문제 또는 소송 보류 중에 대해 의견을 제시할 수 없다"고만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2005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서 첫 가동을 시작했고 현재 연간 수십만 대의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서 약 3000명 이상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으며, 공급업체를 통해서도 간접적으로 수천 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박재우 기자현대차 앨라배마 앨라배마 공장 앨라배마주 몽고메리 성전환 직원들

2022-07-12

그곳에 살고 싶다 <20> 앨라배마 어번 & 오펠라이카 (Auburn & Opelika)

하이테크연구단지 발달…팀쿡 등 유명 기업인 배출   골프장·학군 좋고 교통 편리해 한인들에게도 인기     현대-기아차 공장 중간 위치로 한인인구 꾸준히 상승     ■ 역사   어번과오펠라이카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공장 사이에 위치한 도시로, 두 공장으로 출퇴근이 편리하고 교육수준이 높아 앨라배마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도시다.   어번은어번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교육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836년 조지아주에서 온 이민자들이 이곳에 교회와 기독교 학교를 세우면서 도시가 출범했다. 1856년에는 감리교단이 이곳에 동앨라배마 대학을 세운 것이 오늘날 어번 대학의 시초다.   1860년대 남북전쟁 당시 어번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으며, 대학 건물은 야전병원으로 활용됐다. 남북전쟁 후 도시는 폐허가 되었지만, 대학교는 재건에 착수해 공학과 농업 분야가 발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1920~30년대 목화값이 폭락하고 대공황이 닥치면서, 대학도 주정부 예산지원이 끊어져 고통을 겪었다. 전쟁이 끝나고 귀환한 참전용사들이 대학에 등록하면서 대학은 다시 발전하기 시작했다. 1958년 어번을 지나는 I-85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학생들은 더 늘어났고, 1960년에는 대학 이름이 어번대학으로 바뀌었다. 오펠라이카는 1840년대 몽고메리, 오펠라이카, 웨스트포인트를 거쳐 애틀랜타까지 연결되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발달하기 시작했다. 1854년 시로 승격된 뒤 철도를 이용한 목화 수송기지로 각광을 받았다. 남북전쟁 중에는 남군의 군사물자 보급 거점으로 활용됐다. 그러나 남북전쟁 후 남군의 패배로 치안이 붕괴되면서, 한때 서부영화를 방불케 하는 무법지대가 되기도 했다.   오펠라이카는 1900년대 대형 섬유공장을 시작으로, 1960년대 마그네틱 테이프 공장을 유치했으며, 1980년대에는 쇼핑몰 ‘타이거타운’을 유치해 쇼핑공간으로 각광을 받게 된다. 1973년에는 어번몰이 문을 열어 쇼핑 중심지가 되었다.     ■ 위치와 교통   어번과오펠라이카는 조지아 기아자동차 공장과 앨라배마 현대자동차 공장 중간에 위치해 있다. 기아차 공장과는 불과 35마일(56㎞) 거리여서 I-85 고속도로를 타고 30분이면 도착한다. 현대차 공장과는 55마일(89㎞) 떨어져 있어 자동차로 1시간 이내 거리다. 두 도시는 도시 중심부에 채터후치 강과 탈라푸사 강이 흐르고 있어 경관이 뛰어나다. 어번의 면적은 39.6스퀘어마일(103㎢), 오펠라이카의 면적은 53.4 스퀘어마일(138㎢)이다.   어번에는 어번대학 지역공항이위치해 있으며,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공항과 버밍햄-셔틀워스 국제공항에서 자동차로 2시간 거리다. 각종 택시회사들이 공항 정기 교통편을 운행한다. 어번은 대학도시답게 자전거 친화적인 환경이 형성돼 있다. 미국자전거동호회는어번을 미국에서 가장 자전거타기 좋은 도시 중 하나로 선정했다.     ■ 인구와 소득   어번 인구는 2022년 기준 6만8551명이다. 인구의 71.2%가 백인, 18.36%가 흑인, 한인 등 아시안은 8.7%다. 평균 가구소득은 7만4591달러, 빈곤율은 27.28%로 집계됐다.   오펠라이카 인구는 2022년 기준 3만1754명이며, 인구의 52.3%가 백인, 42%가 흑인, 한인 등 아시안이 3.2%다. 오펠라이카의 가구당 평균 소득은 6만3473달러, 빈곤율은 15.63%다.   ■ 주택 가격   어번과오펠라이카는 대학도시의 특성상 주택 가격과 렌트비가 타 도시에 비해 높은 편이다.   부동산 정보사이트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2022년 5월 기준 어번의 평균 주택 가격은 38만2000달러로 전년대비 17.5% 상승했다. 평방 피트당 주택 가격은 180달러다. 오펠라이카는 2022년 5월 기준 중간 집값이 30만89000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31.4% 상승했다. 평방 피트당 주택 가격은 153달러다.   ■ 학군   어번 교육구는 6개 초등학교, 1개 중학교, 1개의 고등학교를 두고 있는 명문 학군으로 알려져 있다. ‘페어런팅’ 매거진은어번 교육구를 ‘전국 100대 교육구’ 중 하나로 선정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어번 교육구를 남동부에서 가장 밸류(value)가 높은 학군으로 평가했다.   어번 조기교육센터(Early Education Center)는 인텔이 선정한 독특한 학교로, 라이츠밀로드 초등학교는 전국 우수학교에게 주어지는 ‘블루 리본’을 받기도 했다. 또 어번 주니어 하이스쿨은 8~9학년에게 랩탑을 이용한 교육을 실시해 ‘21세기 랩탑 교육기관’으로 선정됐다. 어번 고등학교는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가장 우수한 공립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어번은어번대학을 중심으로 형성된 교육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학을 중심으로 한인 거주지역과 상권이 차츰 형성되고 있다. 특히 애플 CEO '팀 쿡'을 배출한 남부 4년제 명문 주립대학인 어번대학교는 연방 정부 지원 및 투자가 많은 연구중심 종합대학으로 하이테크 연구소(2008년 문을 연 어번대 연구단지에는 5000여명이 자동차, 재료공학, 의료공학, 무기공학 연구에 종사하고 있다.)가 있으며, NASA에 엔지니어와 과학자를 많이 배출한 학교로 유명하다. 현재 공학 및 비즈니스 전공이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풋볼팀 '어번 타이거스'는 도시 전체의 자랑거리로 경기가 있는 날에는 어번 주변 도시 전체가 들썩인다. 이로 인해 어번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4300명이 어번대학에 근무하며, 2400여명은 대학 관련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오펠라이카에는 3개 초등학교, 1개 중학교, 1개 고등학교가 있다. 오펠라이카 고등학교는 정신과 강좌, 치과 강좌 등 다른 학교에는 없는 독특한 커리큘럼을 두고 있다.     ■ 특징   어번과 인근 오펠라이카는 대학도시답게 학자와 기업가를 다수 배출했다. 이곳 출신 유명인으로는 앞서 말한 애플 CEO 팀쿡을 비롯해, 위키피디아 창립자 지미 웨일스, 아카데미 수상 여배우 옥타비아 스펜서 등이 있다.   어번-오펠라이카는 골프를 좋아하는 한인들에게도 천국이다. ‘골프다이제스트’는 2005년 어번-오펠라이카 지역을 ‘미국에서 골프 즐기기 가장 좋은 곳’으로 선정했다.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 트레일’은 유명 골프대회 개최지로 유명하다. 또 오펠라이카에 있는 인디안 파인 골프코스는 미국 최고의 퍼블릭 골프장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버뮤다 잔디를 갖춘 18홀 골프장으로, 겨울에도 골프를 즐길수 있다.   〈보충·정리=김태은 인턴기자〉 김태은 인턴기자오펠라이카 앨라배마 몽고메리 오펠라이카 앨라배마 공장 오늘날 어번

2022-07-08

미국 대학탐방 <7> 동남부 유명대학

아이비리그 수준의 남부 최고 명문 ■ 테네시주 밴더빌트대 (Vanderbilt University) 19세기 해운 및 철도 재벌이었던 코넬리어스 밴더빌트가 1873년 설립한 동남부 최고 명문 사립대학이다. 테네시주 최대 도시인 내슈빌에 있으며 동부의 아이비리그에 준하는 대학으로 평가받는다. 2020년 US뉴스 & 리뷰 대학평가에선 15위를 기록했다.     리버럴아츠 대학이 가진 학부 중심 시스템과 연구 중심의 종합대학 시스템이 적절히 조화를 이룬 대학으로 메디컬 스쿨, 로스쿨이 유명하며 교육대학은 전국 최고로 꼽힌다. 학부는 인문대, 음대, 공대, 사범대가 있으며 법대, 의대, 신학대, 간호대 등은 대학원 과정이다.   학부 합격률은 10% 이내로 갈수록 입학이 어려워지고 있다. 학생 수는 2020년 가을 기준 7057명이며 학생 대 교수 비율 7:1 정도로 양질의 교육을 받는다. 학생 구성은 매년 다르지만 대체로 백인이 약 50%, 아시안 15%, 흑인 12%, 히스패닉 10% 내외다.   2020년 프린스턴리뷰 조사에서 학생들이 가장 행복해하는 학교로 선정될 만큼 재학생들의 만족도가 높다. 45대 부통령 앨 고어가 이 학교 출신이며 다수의 노벨상 수상자, 퓰리처상 수상자들을 배출했다.   ▶주소= 2201 West End Ave, Nashville, TN 37235   ▶학비(2021-2022학년도)= 7만9538달러 ▶기부금= 109억 달러(2021년) ▶웹사이트= www.vanderbilt.edu   애플 CEO 팀 쿡 배출한 남부 명문 ■ 앨라배마주 어번대학(Auburn University) 어번대학교는 앨라배마 주를 대표하는 4년제 명문 주립대학이다. 1856년 감리교단이 남자 대학으로 설립한 동앨라배마대학이 전신이다. 1872년 앨라배마 농업기계대학으로 개칭되었으며, 1899년 앨라배마 공과대학교로 다시 이름이 바뀌었다가 1960년에 지금의 어번대학교로 최종 확정됐다. 대학 주변으로 대학촌이 형성되어 있어 어번 도시 전체가 안전하고 쾌적하다.   어번대학은 연방 정부 지원 및 투자가 많은 연구중심 종합대학으로 하이테크 연구소가 있으며 NASA에 엔지니어와 과학자를 많이 배출한 학교로도 유명하다. 또 2008년 문을 연 어번대학 연구단지에서는 자동차, 재료공학, 의료공학 등의 연구가 활발하다.   공학 및 비즈니스 전공이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학생들에 대해서도 학업관리, 생활지원, 취업준비, 국제학생 장학금 등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학생 수는 2021~2022년도 기준 학부생 2만4931명과 대학원생 5510명이다. 학생 대 교수 비율은 20:1 이다. 이 대학 풋볼팀 ‘어번 타이거스’는 도시 전체의 자랑이며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어번 주면 도시 전체가 들썩인다. 스티브 잡스 이후 애플사를 이끌고 있는 CEO 팀 쿡이 어번대학 출신이다.   ▶주소= Auburn, Alabama 36849 ▶학비(2021-2022학년도)= 2만6629달러(거주자), 5만6869달러(비거주자) ▶기부금= 10억 달러(2021년) ▶웹사이트= www.auburn.edu 정리= 김태은 인턴기자  중앙일보 교육팀미국 대학탐방 앨라배마주 어번대학 앨라배마 공과대학교 앨라배마 농업기계대학

2022-04-14

S&P “제일IC은행, 4000개 은행 중 3위”

제일IC은행(행장 김동욱)이 금융평가 기관 S&P 글로벌 마켓이 선정한 ‘2021년도 은행 경영실적 평가’에서 자산 30억 달러 이하인 4015개 커뮤니티은행 가운데 3위에 올랐다. 이전에도 금융평가기관서 우수한 점수를 받은 적은 있지만, S&P 글로벌 마켓으로부터 이처럼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일IC은행 측은 “비슷한 규모 4000여개 은행 중 3위에 오를 정도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그만큼 제일IC은행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이라며 “그만큼 고객분들도 더욱 안심하고 은행을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S&P 글로벌 마켓은 ▶세전 유형자기자본수익률 ▶효율성 비율 ▶영업수익 성장률 ▶급여보호프로그램(PPP)의 평균대출 및 리스에 대한 순차감 ▶부실자산대출과 총자산 대비 연체율 ▶레버리지 비율 등의 항목을 기준으로 전국 은행들을 평가했다.   제일IC은행은 이번 평가에서 앨라배마 삼손은행과 스테이트뱅크오브 텍사스에 이어 전국 3위였다. 조지아주 은행 중에는 유일하게 톱10 안에 든 것이다.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제일IC은행은 은행평가기관 CB리소스의 ‘CB 톱 텐’ 보고서에서도 5억~9억9000만 달러 규모 그룹 은행 중에서 1위를 차지했다. 2000년에 설립된 제일IC은행은 조지아주에 6개, 그리고 텍사스·캘리포니아·뉴욕·뉴저지주에 각각 1개의 지점을 두고 있다.     한편 S&P 글로벌 마켓의 은행 경영실적 평가에서는 한인 은행들이 100위권에 상당수 이름을 올렸다. 자산 30억 달러 이하 기준 퍼시픽시티뱅크(23위), 뉴뱅크(58위), 뉴밀레니엄뱅크(67위) 등이 100위권에 들었다.  김은별 기자은행 글로벌마켓 은행평가기관 cb리소스 앨라배마 삼손은행 조지아주 은행

2022-03-25

코로나 재확산 "이전과 다르다" 앨라배마 하루 확진 1만여명 폭증

코로나19 변이인 오미크론의 급속한 확산으로 앨라배마주의 병원시스템이 다시 압박을 받고 있다.     앨라배마 보건부에 따르면 현재 주 전역에 걸쳐 신규 확진자는 하루 1만명 이상으로 팬데믹 시작 이후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반면 신규 확진자 발생 대비 코로나19 입원환자 비율은 아직까지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11일 현재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의 입원율은 100명당 19명에 그쳤다.     그러나 주 보건부가 집계한 확진자 수에 포함되지 않는 실제 감염자 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앨라배마 병원협회의 도널드 윌리엄슨 회장은 지역매체인 알닷컴(al.com)과의 인터뷰에서 "확진자 통계에서 더이상 유효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직원 중 3명이 홈 키트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타났지만 보건부의 통계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는 실제 코로나19 감염자가 통계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비록 신규 확진자 대비 입원율은 아직까지 낮은 편이지만 앨라배마 전역에 걸쳐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주 보건부가 밝힌 입원환자 수는 지난 11일 현재 1925명으로 지난 7일 이후 400명이 늘었고, 매일 100명 이상이 증가하는 추세다.     윌리엄슨 의사는 지난 10일 기준 집중치료실(ICU)에서 진료받고 있는 코로나19 환자가 360명 정도로 한 주전보다 100명이 증가했으며, 90명이 늘어난 161명 정도가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의 추세대로라면 다시 병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에 따르면 2000명 가까운 입원환자 중 32% 정도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     김지민 기자       앨라배마 코로나 코로나 재확산 앨라배마 보건부 앨라배마 병원협회

2022-01-12

앨라배마 시골 마을 성당 지키는 카톨릭 사제

미국에서 가톨릭 사제와 수녀가 부족해져 아프리카에서 사제를 초빙해 오는 처지가 됐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에선 1970년대 이후 사제 지망생이 줄어든 데다 가톨릭 성비위 사건 등이 잇따라 사제 구하기가 어려워졌지만, 아프리카는 최근 가톨릭이 매우 왕성하게 전파되고 있어서다.   앨라배마주의 시골 마을 웨도위와 라넷 등 2개 교구에서 활동하는 아산나시우스 치디 아바눌로 신부는 나이지리아 출신이다.   아바눌로 신부는 일요일마다 라넷에서 미사를 하고 나서 한 시간을 차를 타고 웨도위로 달려가 두 개 성당에서 다시 영어와 스페인어로 각각 미사를 집전한다.   백인 은퇴자가 많은 성당에선 설교를 7분 이내로 짧게 하고, 스페인어로 미사를 진행하는 성당에선 설교 시간을 네 배로 늘리는 등 아바눌로 신부는 여러 성당을 오가면서 신자들의 특성에 맞춘 목회법을 터득했다.   아바눌로 신부는 "(백인 은퇴자 신도들은) 설교를 길게 하면 집중력을 잃는다. (스페인어를 쓰는) 교인들에겐 설교를 길게 할수록 좋다"고 말했다. 여기에 아프리카 특유의 정서도 가미한다.   아바눌로의 교인인 앰버 무스먼은 "신부님은 설교 중 갑자기 노래를 부를 때가 있다"면서 "그 전의 미사는 정말 조용하고 엄숙했지만 아바눌로 신부의 미사는 많이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아바눌로는 나이지리아에서 1990년 사제 서품을 받고 2003년 미국으로 건너와 오클랜드, 캘리포니아, 내슈빌, 테네시 등지에서 활동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프리카 출신 사제는 아바눌로 외에도 여럿이 있다. 미국의 많은 교구가 부족해진 사제의 자리를 메우기 위해 아프리카에 눈을 돌리고 있다.   조지타운대학 가톨릭 응용연구센터의 토마스 건트 신부는 "1970년대부터 수도원이나 수녀원에 들어가는 젊은이가 줄었고 1950년대나 60년대에 사제가 된 신부들은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미국 출신 사제가 줄어든 것은 그만큼 가톨릭 신자가 많이 줄어든 데다 전 세계적으로 터져 나온 가톨릭 사제의 성범죄 스캔들 때문이다.   가톨릭에서 여성과 결혼한 남성은 사제가 될 수 없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제한을 풀면 사제 부족 사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에 바티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센터에 따르면 작년 미국의 사제 수는 1970년에 비해 60%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때문에 미국 내 3천500개 교구는 담당 신부가 없다. 수녀는 같은 기간 75% 급감했다. 반면 아프리카는 가톨릭이 매우 왕성하게 전파되고 있고 수도원은 꽉 차 있다.   짐바브웨 출신으로 현재 웨스트 버지니아 클락슨버그의 수녀원에 있는 마리아 쉐리 루퀴슈로 수녀는 "처음 미국 웨스트 버지니아로 옮길 때 거기가 어디에 있냐고 물었다"면서 "나는 그냥 백인 나라로 가는 흑인 수녀일 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4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한 소녀가 다가와 자신의 팔을 손가락으로 문지르고는 물끄러미 손가락을 쳐다보는 것을 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자신을 더럽게 여긴다고 생각한 루퀴슈로 수녀는 가슴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지금은 많은 신도의 환영을 받으며 잘 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열대 지방에 살다가 미국에 와서 밤새 내린 폭설을 보며 매우 놀라기도 했다고 밝혔다.   사설: 웨도위 임매큐리트 컨셉션 성당에서 아바눌로 신부가 신생아를 교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배은나 기자앨라배마 카톨릭 가톨릭 사제 카톨릭 사제 출신 사제

2022-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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