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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가로쓰기와 내리쓰기의 다름

때로는 지극히 당연하게 넘기는 일의 바탕에 근본적인 문제가 깔려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당연한 듯 당연하지 않은 것을 찾아서 꼼꼼히 살펴 교훈을 얻는 일이 인문학의 시작이라고 한다.   예를 들면, 책이 그렇다. 지금 우리가 읽는 책이나 신문은 당연히 가로쓰기로 되어 있다. 왼쪽 위에서 옆으로 읽어가며, 오른쪽 아래 방향으로 읽어가는 형식이다. 서양의 책들과 같은 구조다.   하지만, 누구나 아는 대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3국은 오랫동안 내리쓰기를 해왔다. 우리의 옛 문헌들은 띄어쓰기 없는 내리쓰기로 되어 있다. 우리나라가 가로쓰기를 전용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책이나 신문이 모두 내리쓰기였다. 중국어 책이나 일본어 책은 아직도 내리쓰기를 한다. 컴퓨터의 영향으로 가로쓰기로 변해가는 중이긴 하지만, 아직은 내리쓰기 책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오랜 세월 이어져 내려온 전통을 소중하게 지키는 것이다. 하지만 그래서 문화적으로 뒤떨어졌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없다.   가로쓰기 또한 띄어쓰기와 마찬가지로 ‘구미선진국 따라 하기’인 것이 분명해 보이는데, 가로쓰기를 하는 까닭은 ‘사람의 눈이 가로로 찢어져 있으니 가로쓰는 것이 과학적이다’라는 친절한 설명까지 붙어 있다.   “책의 판면(版面) 짜기에서, 1980년대까지 이어 오던 세로짜기가 하루아침에 가로짜기로 바뀌는 현상을 목도하면서, 우리 사회의 문화조직이 ‘냄비현상’에 휘둘리고 있는 전형적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세로짜기에서 가로짜기로 가더라도, 오랫동안 세로짜기 또는 세로쓰기를 해온 동아시아의 문자문명이 하루아침에 가로쓰기로 가야 하는지, 그 사유를 분석하고 검토하고, 그리고 검증하고 하는 신중함과 진지함이 크게 결여되었음을 지적하고자 함이다. …〈중략〉… 알파벳 문화에의 맹종을 경계하는 지적에 귀 기울일 일이라고 생각한다.”-이기웅, 〈출판도시를 향한 책의 여정〉 중에서   그런데 문제는 여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옛 문화를 읽을 때, 특히 그림을 볼 때 드러난다. 세상을 보고 표현하는 관점과 방법이 다른 것이다. 가로쓰기는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어 가게 되어 있는데, 내리쓰기 문화에서는 오른쪽 위에서부터 내리읽으면서 왼쪽으로 옮겨 가게 된다. 별것 아닌 차이 같지만, 한국미술사학자 오주석(吳柱錫)의 설명을 들어 보면, 문제가 간단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작품을 읽는 동서양의 방식 차이는 아주 작은 듯하나,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는 예상 밖으로 엄청나다. 우리 옛 그림은 애초 가로쓰기 식으로 보면 그림이 잘 보이지 않게 되어 있다. 옛 화가들에게는 세로로 읽고 쓰는 것이 너무나 당연했으므로, 보는 이도 당연히 우상(右上)에서 좌하(左下) 쪽으로 감상해 나갈 것이라 생각하면서 구도를 잡고 세부를 조정하고 또 필획(筆劃)의 강약까지도 조절했기 때문이다.”-오주석, 〈옛 그림 읽기의 즐거움〉 중에서   이렇게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는 우리 문화 전반에서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인제 와서 내리쓰기로 되돌아갈 수는 없겠지만,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오랜 전통을 무시하고 뭉개버리는 일에 대한 진지한 고민은 필요할 것이다. 우리 사회에 그런 일이 너무나 많다. 현대화, 세계화라는 미명 아래 속절없이 스러져 되살릴 수 없어진 무수한 우리 것들, 납득하기 어려운 쏠림 현상들….   이건 그저 농담이지만, 내리쓰기 책을 읽을 때는 고개를 끄떡거리게 되는데, 가로쓰기를 읽을 땐 도리도리를 하게 된다. 도리도리와 끄떡끄떡, 매몰찬 부정과 넉넉하고 수더분한 긍정의 차이….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가로쓰기 애초 가로쓰기 한국미술사학자 오주석 알파벳 문화

2024-12-05

[2023년 '빅 테크' 전망] 추가 하락 가능성 불구 성장세 이어간다

하이테크 분야의 대기업들은 팬데믹 저점 형성 이후 지속된 상승장의 가장 큰 수혜자였다. 2021년 이들의 주가는 말 그대로 ‘폭등’했다. 그러나 2022년은 정반대였다. 폭락을 거듭하며 무려 3조 달러에 달하는 자산가치 상실을 경험했다. ‘빅 테크’에게는 지난해가 2008년 금융위기 이래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미국 ‘빅 테크’의 대표주자들인 애플, 알파벳,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은 올해 어디를 향해 가고 있을까?   ▶현주소   ‘빅 테크’의 하락은 결국 인플레이션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있다. 연방 준비제도이사회(FRB, 이하 연준)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강도 긴축으로 정책 기조 선회를 알리면서 초고속 금리 인상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이는 곧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켰고 ‘빅 테크’을 포함한 기술 성장주 전반의 하락세를 가속했다.   나빠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도 한몫 했다. 팬데믹의 수혜를 본 하이테크 기업들의 물건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점차 줄기 시작했다. 원가 상승으로 마진이 줄어들기 시작한 기업들은 이런 소비위축 환경 타개를 위해 역시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게 됐다. 광고를 줄이고 인프라 구축에 드는 비용도 줄이기 시작했다. 달러 강세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공급망 차질, 중국의 계속된 코비드 통제 등 지정학적 변수들은 인플레이션 환경으로 이미 고전하고 있는 기업들에 당연히 더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결국 2022년에 들어서며 성장동력이 끊어지게 됐고 하이테크를 선두로 시장이 하락장으로 돌아섰다. ‘빅 테크’는 시장 전반에 비해 더 큰 타격을 받으며 하락을 주도했다.   ▶2023년 ‘빅 테크’가 마주한 것들   거대 하이테크 기업들이 지난해 직면했던 문제들은 현재의 거시 경제환경 속에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상황이 개선되기 위해선 경기 전반의 악재들이 먼저 개선되어야 한다.     인플레이션은 일단 고점을 지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연준의 2% 목표치에 비해선 당연히 너무 높다. 금리 인상 폭과 속도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추가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 불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경기침체의 정도나 기간 등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의견이 엇갈린다. 고용시장이 양호하고 임금도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인플레이션 잡기에 ‘올인’한 연준으로선 곤혹스럽다. 소비지출 위축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시장이 연착륙을 향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용시장과 소비지출이 버텨 주는 동안 인플레이션이 잡히면 통화정책이 다시 완화로 선회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기업 당사자들은 일단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메타는 디지털 광고 축소로 인한 실적 부진이 2023년에도 계속될 수 있을 것으로 경고한 바 있다. 알파벳도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어려운 환경에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고, 기업들의 테크놀러지 관련 지출 감소를 이유로 들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매출 신장세에 더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쇼핑도 감소추세를 보여 아마존 역시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월등한 방어능력을 보여온 애플도 중국의 코비드 환경이 촉발한 아이폰 공급 차질로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이 모든 장애 요인들은 연초 기업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2022년 4분기 기업실적 발표 시즌이 시작된 상태인데, 시장은 현재 ‘빅 테크’의 실적 감소를 예상하는 상태다. 월가는 그러나 주요 ‘빅 테크’의 성장세가 올 하반기부터 다시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 역시 경기 전반의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그래서 기업실적 예상치에 대한 추가 하향 조정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빅 테크’는 아직 비싼가?   2021년 나스닥 100과 S&P 500은 둘 다 26% 이상 뛰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은 각각 51%, 65% 폭등한 바있다. 상승장일 때 ‘빅 테크’의 주가는 시장 전반에 비해 훨씬 많이 올랐다. 이는 곧 시장환경이 나빠지면 더 많이 빠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많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 주요 하이테크 대기업의 주가는 여전히 시장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암시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월가는 이에 반해 주요 테크기업들의 주가가 많이 내려왔다고 보는 입장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에 대한 월가의 2023년 주가 상승 전망치는 대체적으로 20%를 웃돌고 있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각각 37%, 55.3%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들 기업이 그만큼 선전할지 여부는 지켜볼 일이다. 우선적인 과제는 아마도 코비드를 지나며 지나치게 불려온 몸집을 줄여가는 일일 것이다.     메타, 아마존, 알파벳 등은 팬데믹이전보다 인력이 두 배 이상 늘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은 각각 50%, 20% 늘어난 상태다. 메타와 아마존이 감원을 얘기하면서 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할 수 있다.     어쨌든 회복을 위한 발걸음은 이제 시작일 뿐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거대 테크기업들의 신규채용은 주는 반면 추가감원 소식들이 들려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나 ‘빅 테크’는 이를 버티거나 극복할 수 있는 자원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거시 경제환경이 개선되면 거대 테크 기업들은 다시 기회를 제공해줄 수도 있을 것이다.     단, 경기회복의 시기나 속도를 가늠하기엔 아직 이른 감이 있다. 상반기를 지나 하반기에 들어서면 좀 더 구체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이다.   켄 최 아메리츠 에셋 대표 [email protected]년 빅 테크 전망 성장세 가능성 하이테크 분야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하이테크 기업들

2023-01-17

유명 세제 ‘더 런드리스’ 박테리아 오염 가능성

유니레버를 모회사로 둔 세탁 용품 업체 ‘더 런드리스’가 제품 내 박테리아 오염 가능성으로 시중에 유통된 800만 개 제품의 리콜을 실시한다.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 지난 1일 제품 속 슈도모나스균 등 여러 박테리아 오염의 가능성이 제기된 더 런드리스 제품의 회수를 결정했다.     더 런드리스는 지난달 17일 성명에서 “제품 내 소비자의 안전이 우려되는 박테리아가 검출됐다”며 모든 더 런드리스 제품의 사용을 멈춰달라고 요청했다. 현재까지 보고된 슈도모나스균 감염자는 총 11명으로 업체는 리콜 대상인 제품과의 관계 여부를 확인중이라고 밝혔다.   CPSC는 “면역력이 약하거나 폐의 기능이 저하된 사람들이 박테리아균에 감염될 경우, 위중한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며 “박테리아균은 호흡 혹은 피부와 점막 접촉 시에도 감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서 제작되어 전국에 유통된 더 런드리스의 제품들은 업체의 웹사이트와 아마존 등 다양한 온라인 소매업체를 포함해 타겟과 노드스트롬, 블루밍데일즈 같은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제품들은 제품 밑면에 위치한 제조 코드에 알파벳 F와 마지막 네 자리로 9354 이하의 숫자, 알파벳 H와 2262 이하의 숫자, 알파벳 T와 5264 이하의 숫자가 새겨져 있다.   해당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제조 코드를 촬영한 사진이나 구매 영수증과 함께 업체에 환불을 요청할 수 있다. 환불을 희망하는 소비자는 업체 고객센터로 이메일([email protected]) 혹은 전화(800-681-1915)로 문의하면 된다.  우훈식 기자박테리아 런드리 박테리아 오염 숫자 알파벳 슈도모나스균 감염자

2022-12-04

[기고] 이민사회의 이정표 세우자

해마다 가을이면 서너 시간을 운전해서 밤을 따오는 성도가 있다. 그분은 글을 읽지 못했다. 가까운 곳이야 익숙한 길이니 쉽게 다닐 수 있고 또, 길을 잃더라도 금세 다시 찾겠지만 도로 표지판도 읽지 못하면서 그 먼 곳까지 가서 밤을 따 온다는 것이 신기했다.   그분은 자신만의 이정표를 머릿속에 넣고 다녔다. 프리웨이에 들어서서 한참을 가다가 큰 병원이 보이면 다른 프리웨이로 바꿔 타고, 산을 두 개 넘고 다리를 건너 다섯 번째 출구에 내려, 세 번째 신호등에서 오른쪽으로 돌고, 다음에 나오는 좁은 길을 따라 올라가다가 만나는 숲에서 밤을 따고, 그 이정표를 되짚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그날도 밤을 따러 간다고 하길래 잘 다녀오라고 인사했다. 이튿날 새벽이면 어김없이 달려와 “목사님 햇밤 좀 드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갓 따온 밤을 한 아름 안겨주어야 하는데 어찌 된 일인지 소식이 없었다. 궁금한 마음이 걱정으로 바뀔 때쯤 그분이 햇밤 한 봉지를 들고 나타났다.     늦게 나타난 영문을 묻는 나에게 그분은 밤나무 숲이 있는 마을이 개발되면서 1년 만에 건물이 들어서고 신호등이 생기고 길이 바뀌는 바람에 밤나무 숲을 찾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결국 차에서 밤을 지내고, 이튿날 겨우 밤나무 숲을 찾아 밤을 따왔다면서 넋두리를 쏟아냈다.     그분의 푸념을 떠올릴 때마다 이정표의 중요성을 생각한다. 우리도 길 위에 선 수많은 이정표를 만난다. 그 이정표는 육로에만 난 것이 아니라 하늘에도 있다. 하늘에 난 이정표를 ‘웨이포인트(Waypoint)’라고 한다. ‘웨이포인트’는 위도와 경도로 이뤄진 특정한 좌표에 고유 명칭을 붙인 것으로 이를 기준으로 조종사와 관제사가 위치 확인을 하면서 비행기의 경로를 확인한다.     부르기 쉽고 겹치지 않는 로마자 알파벳 다섯 글자로 된 ‘웨이포인트’가 미국에만 3만7000개 정도 있다고 한다. 그중 미국 워싱턴 DC의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내리려면 ‘USAAY WEEDU SUPRT OOURR TRUPS’라는 ‘웨이포인트’를 통과해야 한다. ‘USA, we do support our troops(미국은 우리의 군대를 지지한다)’라는 뜻의 이정표가 미국의 수도로 들어오는 비행기를 맞는다.     다른 쪽에서 들어오는 비행기는 ‘WEEEE WLLLL NEVVR FORGT SEPII’라는 이정표를 지나야 한다. ‘우리는 9·11을 절대 잊지 않겠다 (We will never forget Sep. 11)’라는 뜻이다.     ‘웨이포인트’라는 보이지 않는 이정표가 하늘에 있는 것처럼 이민사회가 걸어온 길에도 보이지 않는 이정표가 서 있다. ‘DOSAN’ 도산 안창호 선생과 얼마 전 우리 곁을 떠난 도산의 막내아들 ‘RALPH’ 랠프 안 선생도 이민사회의 이정표다. 30년 전 이민자들의 눈물과 땀이 깃든 삶의 터전을 송두리째 태운 ‘4·29 폭동’, 즉 ‘SAIGU’도 이민사회가 지나온 이정표다.     이민사회를 만들어가는 우리에게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있다. ‘TODAY’ 바로 오늘이라는 이정표다. 다음 세대가 따라올 이민사회의 이정표를 세우기 위해서라도 오늘을 부끄럽지 않게 살아야겠다.   이창민 / 목사·LA연합감리교회기고 이민사회 이정표 도산 안창호 위치 확인 로마자 알파벳

2022-05-10

써니 박, 투표용지 ‘맨 위’ …가주 알파벳 추첨서 행운

오는 6월 7일 열릴 OC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출마한 써니 박 부에나파크 시장이 투표용지에서 3명의 후보 명단 중 맨 위 자리를 차지하는 행운을 잡았다.   가주 총무부는 선거법에 따라 투표용지의 후보자 등재 순서 결정을 위해 알파벳 무작위 추첨을 실시했다. 그 결과는 다음과 같다. 1. S, 2. P, 3. H, 4. U, 5. C, 6. F, 7. G, 8. R, 9. Z, 10. L, 11. X, 12. K, 13. B, 14. A, 15. N, 16. E, 17. D, 18. Q, 19. V, 20. O, 21. Y, 22. W, 23. J, 24. I, 25. T, 26. M.   추첨 결과에 따라 각 카운티 선거관리국은 투표용지를 인쇄할 때, 성씨(라스트 네임) 기준 알파벳 순위가 높은 순서대로 후보자를 나열하게 된다.   4지구 수퍼바이저 선거에 출마한 후보는 박 후보 외에 덕 채피 현 수퍼바이저와 스티븐 바르가스 브레아 시의원이다.   박 후보의 성인 박(Park)의 첫 글자인 P는 2번이다. 채피(Chaffee)의 C는 5번, 바르가스(Vargas)의 V는 19번이다. 따라서 투표용지의 후보 명단은 박, 채피, 바르가스 순으로 인쇄된다.   미국의 투표용지는 한국과 달리 기호 1번, 2번 등의 숫자가 붙지 않는다. 후보의 이름이 순서대로 나열될 뿐이다.   박 후보는 “연방, 가주, 카운티에 걸친 여러 선거에 출마한 후보를 선택할 때, 상당수 유권자가 후보에 관해 잘 모른다는 이유로 기계적으로 첫 번째 후보에게 기표하고 넘어간다. 4지구 후보 중 내 이름이 맨 위에 나오게 돼 경쟁자들에 비해 유리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알파벳 추첨에 따른 행운이 모든 선거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제시카 차 후보가 출마한 OC지방법원 28호 법정 선거의 경우, 카운티 전체 유권자가 투표한다. 이 경우, 후보 이름 순서에 따른 어드밴티지가 특정인에게 집중되지 않도록 가주 하원 지역구를 기준으로 각 지역구마다 출마 후보의 이름 순서를 바꿔가며 투표용지를 인쇄한다.   박 후보는 “수퍼바이저 4지구에선 모든 지역의 투표용지에서 내 이름이 가장 먼저 나온다. 이름 순서만 놓고 당락을 논할 순 없지만, 내게 행운이 따른 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예선에서 득표율 2위 내에 들면 11월 결선에 진출한다. OC선거관리국은 오는 9일 우편투표용지 발송을 시작한다. 임상환 기자투표용지 알파벳 우편투표용지 발송 알파벳 추첨 출마 후보

2022-05-04

[브리프] '알파벳, 올해 최고 빅테크 주식' 외

알파벳, 올해 최고 빅테크 주식   올해 뉴욕증시의 상승세를 이끈 빅테크(대형 정보기술기업) 가운데 최고의 성적표를 받은 기업은 구글 모회사 알파벳으로 나타났다. 알파벳은 지난 23일 종가 기준으로 올해 들어 68% 급등한 주당 2938.33달러에 마감했다고 CNBC방송이 27일 보도했다. 알파벳은 지난 2009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폭 주가 상승률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크리스마스 연휴 뒤 첫 거래일인 이날도 오전 10시30분 현재 0.9%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대로 마감하면 연간 상승률이 69%로 높아진다. 마이크로소프트(MS)가 연간 상승률 51%로 2위에 올랐고, 애플이 33%로 그 뒤를 이었다. 메타 플랫폼(페이스북)은 23%, 아마존은 5% 각각 상승했다. 전기차회사 테슬라(연간 상승률 51%)와 비교해도 알파벳의 오름폭이 훨씬 컸던 셈이다.     한국 경제규모 세계 10위 유지   한국의 경제 규모가 올해와 내년에 세계 10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26일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 전망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올해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미국 달러화 기준으로 1조8239억 달러로 추정됐다. 이는 전 세계 191개국 가운데 10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내년 한국의 GDP는 1조9077억 달러로, 역시 세계 10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IMF의 전망이 실현되면 한국은 지난해부터 내년까지 세계경제 순위 10위를 3년 연속 유지하게 된다.     한국의 GDP 순위는 2005년 10위를 기록한 이후 줄곧 10위권 밖에 있다가 2018년 비로소 10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듬해인 2019년 12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가 지난해 다시 10위를 탈환했다. 한국은 코로나19 사태의 충격 속에서도 준수한 경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브리프 알파벳 빅테크 빅테크 주식 알파벳 올해 세계경제 순위

2021-12-27

[기고] 코로나 변이와 그리스 문자

 영국, 남아공, 인도 등에서 강력한 전파력을 가진 변이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됐을 때 미디어들은 그것을 ‘영국 변이’ ‘남아공 변이’ ‘인도 변이’라고 불렀다.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도 처음에는 ‘우한바이러스’ 또는 ‘중국 감염병’이라고 불렀다.     모두 공식 학명이 붙여졌다. 영국 변이는 ‘B.1.1.7’, 남아공 변이는 ‘B.1.351’, 인도 변이는 ‘B.1.617.2’ 등이다. 그런데 그런 학명은 사용하기에 어렵거나 불편하다. 또 특정 국가 이름을 붙여 부르는 것은 그 나라에 부정적인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의견이 대두돼 세계보건기구(WHO)는 다른 방식을 채택했다. 그리스어의 알파벳을 붙여 이름을 정한 것이다. 영국 변이는 ‘알파(α)’, 남아공 변이는 ‘베타(β)’, 브라질 변이는 ‘감마(γ)’ 인도 변이는 ‘델타(δ)’ 등으로 명명한 것이다.   그 이름들은 그리스어의 알파벳이다. 학교 캠퍼스 내에서 이런 문자들이 흔히 쓰이고 있고, 또 ‘알파 플러스(Alpha plus)’, ‘델타 포스(Delta Force)’ 같은 말들이 이미 많이 쓰이고 있다.     하지만 ‘오미크론(o)’이란 잘 쓰이지 않아 생소하다. 처음 나왔을 때 그것이 어느 나라 문자인지 잘 몰랐다. 그리스어 알파벳의 15번째 문자다. 순서대로 한다면 ‘오미크론’ 바로 앞의 문자는 ‘크시(ξ)’이다. 이 문자는 ‘시(Xi)’로 발음돼 WHO가 중국 시진핑 주석을 의식해 순서를 뛰었다는 비난도 받았다.     신학 대학생 시절 헬라어(Greek)를 두 학기 열심히 공부했다. 헬라어는 고대 그리스어를 말한다. 문법을 한 학기 공부했고, 두 번째 학기는 원문 해석이다. 고대어라 단어의 어미 변화도 규칙적이지 않고 다양하다. 퍽 어려운 언어다. 하지만 그 덕택에 지금도 헬라어로 기록된 신약성서 원문을 읽을 수 있다. 물론 ‘렉시콘(헬라어 사전)’을 뒤적이면서다.   헬라어는 헬레니즘이 꽃을 피웠던 헬라 전성시대는 물론, 로마가 세계를 지배하던 때에도 라틴어와 함께 세계 공통어였다. 서적이나 서신 같은 문서들은 주로 헬라어로 쓰여졌다. 지식인과 상류층 인사들은 헬라어로 대화를 하기도 했다. 시저가 암살 당할 때 마지막으로 했다는 “브루투스 너도냐”라는 유명한 말도 원래 헬라어로 했다. 기독교의 경전인 신약성서도 헬라어로 쓰여졌다. 또한 고대 철학, 신학, 문학 서적 및 문서들도 대부분 헬라어로 쓰여졌다.     헬라어는 헬라문명 시대에는 물론 로마와 중세시대까지 세계화된 헬레니즘과 함께 가장 고귀하고 명예스러운 문자이며 언어였다. 현대에도 학술용어에는 헬라어가 많이 포함돼 있어 관련 학자들은 헬라어를 공부해야 한다.   이렇게 헬라어는 인류 역사에서 영광과 명예를 오랫동안 누려 왔다. 그런데 코로나 팬데믹인 지금은 변이 바이러스에 헬라어가 붙여져 불명예스러운 문자처럼 되어버렸다. 인류에게 공포 및 혐오의 공적(公敵)처럼 된 셈이다. 그리스 사람 중에는 그들 고유 언어의 알파벳이 바이러스 이름에 쓰여지는 것에 대해 심기가 불편해 할 사람들이 있을 것 같다.     코로나는 언제 종식될까? 어떤 전문가는 ‘오메가’(ω-헬라어 알파벳의 끝 문자)까지 갈 수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전파력은 강하지만 치명률은 약해, 앞으로 일반 감기나 독감처럼 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오미크론’을 끝으로 팬데믹이 종식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기고 코로나 그리스 그리스어 알파벳 남아공 변이 인도 변이

2021-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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