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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뜨락에서] 불과 물의 유혹의 땅 -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Iceland)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다. 크루즈로 아이슬란드에 도착한 후 3일에 걸쳐 북에서 서남쪽으로 내려오는 과정에 중소도시에 들려 아이슬란드만이 가진 독특한 풍경을 즐길 수 있었다. 수도인 레이캬비크(Reykjavik)에 도착으로 크루즈를 마치고 바로 불과 물의 유혹의 땅을 2박 3일 동안 설렘으로 만났다.     아이슬란드는 역사적으로 노르웨이, 덴마크의 지배하에 있다가 1944년에 아이슬란드 공화국으로 공식적으로 수립되었다. 기후는 다소 차가운 해양성 기후로 따뜻한 북대서양 해류가 흐르기 때문에 상당히 따뜻한 편이다. (-3도~13도) 아이러니하게도 이웃 나라인 그린란드(Greenland)가 훨씬 추운데도 불구하고 초록의 땅으로 불리고 좀 더 온화한 기후를 가진 아이슬란드는 얼음의 땅으로 불린다.     아이슬란드에는 오직 두 계절만이 존재하는데 하나는 긴긴 겨울, 둘째는 여름(6월~8월)이 3개월이지만 Disappointed Season 즉 실망의 계절이라 불린다고 한다. 하루에도 날씨가 17번 변해 누군가 비가 온다고 불평하면 ‘1분만 참아보세요’ 하는 농담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변화무쌍한 날씨는 자연이 주는 선물로 햇살에 반사되는 투명한 얼음은 다이아몬드보다 더한 광채를 뿜어내고 무지개가 여기저기서 관광객을 황홀하게 만든다.     주민들은 주로 바이킹의 후손으로 스칸디나비아반도의 노르웨이인, 영국인, 아일랜드인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언어는 아이슬란드어가 사용되고 영어와 덴마크어가 공용어이다. 종교는 루터교가 76%를 차지한다. 군대는 없고 준군사조직인 해안 경비대가 대체하고 있다. 군대는 없지만 항상 언제 터질지 모르는 땅속의 불덩어리와 지진 그리고 용암의 흐름을 피할 방어 태세를 취하고 대피 훈련이 일상화되어 있다고 한다. 이렇게 뜨겁게 달구어진 지구는 숨통을 화산으로 분출하고 그 후 용암으로 서서히 흘러내리면서, 땅 위의 빙하가 서서히 녹아내려 자연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장엄한 장관이 아이슬란드 전역에 펼쳐져 있다.     지구상 다른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아이슬란드만의 특유한 풍광 자체가 모두 예술품이다. 지리적으로나 기후적으로 나무가 자랄 수 없는 환경이어서 어디를 가나 민둥산에 풀만 자라 끝없는 평원을 이룬다. 숲이 생소한 나라이기에 나무 세 그루만 모이면 숲이라 하고 숲에서 길을 잃으면 곧바로 서기만 하면 된다는 가이드 말에 우리는 깔깔대며 웃었다. 아이슬란드만이 가진 특유한 풍광, 화산 분출의 결과로 흘러내린 용암이 때로는 돌비 형태로 내려 아주 이색적인 경관을 이룬다. 초원에 왠 돌덩어리가 이리 많은지 알아보니 용암과 지진으로 지층이 갈라지고, 패여서 검은 돌산과 돌 절벽 그리고 Black Sand Beach가 형성되었고 이는 관광 명소로 유명하다.     지구 내부에는 암석권이 있는데 대략 10개의 판 중 북미와 유라시아판이 여기 아이슬란드를 관통하면서 씽벨리르 국립공원이 생겨났고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화산활동이 활발하고 지진도 자주 일어나 피오르, 폭포, 칼데라, 크레이터, 간헐천(geyser)이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어 땅만 파면 온천이 나온다고 한다. 이 온천 덕택에 동네마다 지열 수영장이 있고 이 나라 전력 생산 2위가 바로 이 지열에서 나온다고 한다. (수력 70%, 지열 30%) 침실 한 개 아파트에 사는 가이드의 전기세가 월 2달러 미만이라고 수줍게 말한다.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풍광은 할리우드 영화계의 종사자와 프로 사진작가들이 가장 탐내는 나라로 여기가 과연 지구인지 외계 행성인지 기괴하면서도 절묘한 장면에 모두 혼을 빼앗길 정도이다. 내가 방문한 7월 말은 한여름으로 백야(일출 새벽 3~4시, 일몰 자정)이어서 오로라는 볼 기회가 없었지만, Perlan Museum에 3D로 시뮬레이션을 해놓고 화산 분출도 다큐멘터리로 보관해 놓은 영상을 볼 수 있었다. 또한 빙하시대를 체험하도록 얼음 굴도 만들어 놓았다. Awesome! Amazing !!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터진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유혹 아이슬란드 공화국 아이슬란드 전역 여기 아이슬란드

2024-09-09

[살며 생각하며] 아이슬란드 러브 2

나는 원래 자연에 완전 무지하다. 무식의 극치다. 어려선, 미안하지만, 수박도 쌀도, 나무에 열리는 줄 알았다. 생물 시간엔 매일 시만 썼다. 지금 뉴저지 사시는 생물쌤, 죄송합니다! 이리 동식물에 약하니, 책을 읽을 때도 자연 묘사 장면은 빛의 속도로 지나간다. 이런 차도녀, 차가운 도시의 여자 나를 자연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한 것이 아이슬란드다.   일단 인구 40만도 안 되는 이 나라에는 양이 10만 마리가량 있다. 사람 네 명당 양이 한 마리꼴이다. 무수히 많은 아이슬란드 농장들은 우리가 생각하듯 농사를 짓기보다는 양, 소, 말 등을 기른다. 따뜻할 때는 방목을 하고, 추워지면 먹일 풀을 매년 2~3번까지 수확하여 건초를 만든다. 지나가다 보이는 커다랗고 하얀 치즈 덩어리 같은 것들이 다 건초 더미다. 아이슬란드가 가장 푸르를 한여름에 갔기 때문에 볼 수 있었던, 초록색 풀밭과 산기슭에 하얀 양들이 점점이 박혀있는 모습은, 다녀와 내 꿈에 나올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다웠다.     또한 1000개가 넘는다는 아이슬란드의 폭포들은 각자 독특한 모습으로 빙하가 덮인 산꼭대기로부터 쏟아져 내렸다. 혼자 고고한 위엄을 드러내며 높은 데서 쏟아지는 폭포들, 빨려들 것 같은 거대하고 넓은 힘찬 폭포들도 아름다웠지만, 웅장한 한 폭포가 아니라 여러 개 작은 폭포들이 용암산을 흘러내리며 자아내는 멋진 심포니 같았던 폭포들은 더 기억에 남는다. 그 여러 개의 폭포와 이들이 모여 만들어낸 신비로운 옥색 빛 계곡물은, 바로 내가 살아가고 싶은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였다.   이번 여행에서 또 하나 느낀 것은 검은색의 아름다움이었다.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며 왠지 겁나 싫어하게 되었던 검은 색, 이후 나의 최애 색깔은 파랑과 노랑이었다. 하지만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에서 다이아몬드처럼 반짝이는 빙하 조각들로 덮인 검은 비치, 그리고 검은 라바 해안 위로 치솟아 있는 검은 빛 용암 절벽들은 너무 아름다워 가슴이 저려왔다. 이젠 모든 색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내 마음도 회복되어 있음을 알게 해 준 아이슬란드 여행이었다.     나의 달링 손주들이 사진 찍어 보내 달랬던 펭귄 대신, 펭귄을 닮은 귀여운 새 퍼핀들, 그 외에도 북극해의 각종 새, 물개, 백조들이 거기 살고 있었다. 특히, 낭만이 넘치다 못해 빨간 신호등이 하트 모양인 Akyureiri라는 마을에서 배를 타고 나가 만난 여섯 마리의 험프백 고래들. 더운 카리브해나, 적도 부근에 가서 짝을 짓고 새끼를 낳는다고 한다. 그리고 이 몸무게가 평균 1.5톤, 길이는 3미터가량이나 되는 새끼 고래를 어미 고래는아무것도안 먹으며 6~10개월 동안 하루 400리터 정도의 젖을 먹여 기른다. 그리고 성장한 새끼를 데리고 다시 찬 물로 올라온 엄마 고래는 새끼 고래와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산다고. 으앙, 왜 헤어지는 거야! 하지만, 이렇게 고래들은 무리 지어 살기도 하지만 거의 혼자 산다는 말을 들으며, 홀로, 또 따로 사는 것이 삶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7박 8일 투어를 마치고 레이캬비크로 돌아온 날 저녁은, 두 달 전 오픈한 아시안 식당에서 떡볶이와 장터국수를 먹은 것도 모자라, 백야로 환한 밤 10시 반 일몰을 즐긴 후, 아이슬란드 슈퍼에서 자주 볼 수 있던 불닭볶음면을 사와 밤참으로 먹으며, 마지막 밤의 아쉬움을 달랬다. 지구 같지 않은, 지구 상의 보물같이 아름다운 나라, 아이슬란드, 언젠가는 오로라를 만나러 한 번은 더 가게 될 것 같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아이슬란드 러브 아이슬란드 러브 나라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슈퍼

2024-08-28

[삶의 뜨락에서] 에스키모의 나라 - 그린란드

올해 초부터 직장을 파트타임으로 줄이고 여행을 다니고 있다. 여행하면서도 이를 실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먼저 내가 생각하는 여행의 삼대 요소는 건강, 시간 그리고 경제적인 능력이 아닌가 싶다. 이번에는 맨해튼에서 크루즈를 타고 캐나다 동부 해안선을 따라 노바스코샤(Nova Scotia), 세인트 피에르(St. Pierre), 세인트 존(St. John), 그린란드(Greenland) 그리고 종착지인 아이슬란드(Iceland)까지 14박 15일을 마친 후, 레이캬비크(Reykjavik)에서 따로 2박 3일을 관광한 후에 비행기로 뉴욕에 돌아왔다.     그린란드를 출항해 아이슬란드로 가던 중 승객 한 명이 쓰러져 우선 배 안에서 응급 처치를 한 후 아이슬란드의 수도인 레이캬비크에 있는 큰 병원으로 이송하기 위해 우리 크루즈는 항로를 변경해야만 했다. 캡틴은 방송으로 “한 사람의 생명도 중요하기에 불가피한 선택이므로 모든 승객의 이해를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승객 2348명과 직원 1084명은 엄숙하고 신중하게 이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했다. 나중에 크루즈 마지막 날 어느 한 승객이 그 환자 한 명 때문에 우리는 배 안에 갇혀 하루를 버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곰곰이 생각해 보면 캡틴과 그 승객의 입장 모두 이해가 된다. 환자 처지에서는 사고였으니 사전 방지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승객 중에는 지팡이나 휠체어에 의존하는 이들도 있었다. 여행은 건강할 때 다녀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하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에스키모(Eskimo)가 이누이트(Inuit)를 비하하는 용어라는 사실을 이번에 알았다. 에스키모는 날고기를 먹는 야만인을 표현하는 비하 단어로 받아들이며 싫어한다고 한다. 마치 아시안을 오리엔탈로 부르면 저하의 의미가 있듯이 말이다.     많은 환상과 기대를 안고 그린란드의 수도인 누크(Nuuk)에 도착했다. 이 섬은 세계에서 제일 큰 섬이라고 한다. 지리상으로는 북아메리카에, 정치적으로는 덴마크의 속령이므로 국방이나 외교 서안의 권리는 덴마크에 있지만 자국민들은 지하자원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와 사법권, 경찰권, 입법권은 독립적으로 행사할 수 있다고 한다. 원주민은 이누이트이고 1721년 덴마크와 노르웨이의 선교사이자 탐험가인 한스 에게데 일행이 탐험하면서 덴마크령이 되었다. 2009년 6월 21일 독립을 선언하면서 덴마크의 지원이 중단되지만 지구 온난화로 개발 가능성이 커진 지하자원을 소유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었다. 섬의 81%가 얼음으로 덮여있고 여름 한 철 나무가 자라고 꿀벌과 모기가 많다. 워낙 춥고 살기가 척박한 날씨 때문에 식량은 수입에 의존해 물가가 비싼 편이다. 주요 수출품은 새우, 최근에는 여행산업과 루비와 같은 광물자원을 수출한다.     그린란드의 여름은 2~3주로 짧고 8월 중순부터 4월 중순까지는 백야와 오로라를 보기 위한 관광객으로 붐빈다. 군대는 아예 없고 그린란드인(Inuit)이 85~9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예전에 시베리아를 건너온 몽골인종으로 알려져 있다. 언어는 그린란드어와 덴마크어가 공용으로 쓰이고 있지만 2009년 독립선언 이후부터는 그린란드어만 공식어이고 덴마크어는 고등교육의 언어로 남아있다.     누크 시내를 돌아보니 가는 곳마다 아파트와 상업용 건축 붐이 일고 있었다. 조그마한 아웃렛 쇼핑몰도 있고 슈퍼마켓도 있어 전혀 얼음의 나라라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 특산품점에서는 가죽 표피로 만든 외투와 울로 짠 스웨터들, 부츠, 가죽 모자들이 있었지만 가격이 비싼 편이었다. 관광객이 많이 오가는 해안가에서는 세 여인이 물개 가죽을 손질하고 있었다. 여기서는 고급 부츠가 최고의 선물이라는 가이드의 말도 이해가 된다. 관광상품으로 원주민 가정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는데 바다가 보이는 아파트 안은 세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눈에 익은 환경이었다. 삼성 TV, 냉장고, 난방시설에 삼성 스마트폰까지 과연 세상은 바로 원터치로 연결되어 있음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에스키모 그린란드 종착지인 아이슬란드 독립선언 이후 승객 2348명

2024-08-26

[살며 생각하며] 아이슬란드 러브

나의 북클럽에서 여행을 다닌 지 2년이다. 여행에 쉽사리 나서지 못하는 회원들을 위한 자연을 통한 휴식의 시간이다. 매년 2회, 겨울·봄에는 따뜻한 곳으로, 여름·가을에는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를 맛볼 수 있는 곳을 간다. 7월 말, 얼음과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 여행을 9명이 9박 10일로 다녀왔다.     한여름이지만 우리 늦가을, 초겨울 날씨라는데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하나, 우기라는데 방수 재킷과 방수 바지는 확실히 비를 막아줄까, 아침에 내리자마자 시작되는 투어 시간에 맞춰 비행기에서 총알같이 튀어나가야 하는데, 가방 사이즈와 무게에 엄격하기로 소문났다는 아이슬란드에어 짐은 어떻게 싸야 하나, 음식이 맛은 없고 엄청 비싸다는데, 등등 가기 전부터 많은 걱정과 불안이 앞섰던 여행이었다.     하지만, 역시 걱정은 미리 할 필요가 없었다. 그 엄격하다던 아이슬란드에어는 사이즈와 무게가 초과한 가방들을 무료로 부쳐주었다. 공항이 아주 작아 짐 찾는데도 시간이 전혀 걸리지 않아, 투어 시작 장소인 레이캬비크의 버스터미널까지 여유 있게 도착했다. 그리고 이어 시작된 따뜻하고 유능한 가이드 요한과 시작된 7박 8일간의 링로드 투어는, 아이슬란드의 자연만이 줄 수 있는 독특한 치유를 안겨주었다.     대학원 후 컴퓨터 일을 하다, 아이슬란드 자연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가이드로 행복하게 사는 요한은 바이킹의 후예다. 앗, 이 젠틀한 요한이 바이킹 후예? 야만적이고 잔인한, 도끼를 든 해적의 후예? 하지만 할머니가 짜주신 15년 된 양털 스웨터를 아직도 소중히 입고 있는 요한의 설명을 통해, 해적으로 악명높은 바이킹들도 있었지만, 사실 대부분 바이킹은 농부였으며, 스칸디나비아 반도 인구가 늘어나며 살기 힘들어지자,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아 아이슬란드에 정착하게 된 사람들임을 알게 되었다.     874년쯤부터 아이슬란드에 정식으로 거주하기 시작했다는 바이킹들은, 그 옛날부터 민주주의식으로 매년 의회를 열어 대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했고, 그들의 의회는 다른 여러 나라 의회 시스템의 모델이 되었다고 한다. 첫 도착한 장소가 바로 그들이 의회로 모였던 싱벨리르 공원이었다. 북아메리카판과 유라시아판이 만나는 곳으로, 매년 2cm씩 그 간격이 벌어지며 생긴 골짜기를 따라 걸으며 여행을 시작했다.     현재 아이슬란드 국민소득은 한국의 두 배로, 미국과 거의 비슷한 7만3000여 달러다. 사람들은 여유가 있어 보였고, 어디서나 팁도 기대하지 않았다. 높은 36~42% 세금이지만, 무상 교육과 훌륭한 복지가 주어지는 이 나라는 루터교가 국민의 75~8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예쁜 빨간 지붕 교회가 언덕에 세워져 있는 마을들이 많다. 지진이나 쓰나미가 오면 높은 곳에 있는 교회로 올라가게 되어있다는 설명에, 교회의 피난처적인 의미도 느껴졌다.     음식도 염려와 달리 아주 맛있었다. 특히 대구는 피쉬앤칩이든, 굽거나 찐 스타일이든, 으깨서 스튜로 했든 모두 별미였다. 양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양 수프와 고기를 즐겼고, 양고기를 못 먹는 나도 양고기 맛 핫도그는 매운 겨자 소스를 뿌리니 맛있었다. 각종 야채나 해물 수프들도 미국처럼 짜지 않고 맛깔났다. 직접 구운 호밀 빵과 직접 만든 요구르트들이 있는 곳이 많았고, 음식 맛이 전반적으로 자극적이지 않고 부드러웠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이 건네준 힐링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칼럼에 계속하기로 한다. (counselingsunflower@gmail.com)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아이슬란드 러브 아이슬란드 러브 아이슬란드 자연 현재 아이슬란드

2024-08-14

50년 전 첫사랑 찾아 길을 떠나다

‘콘트라밴드’(2012년), ‘투 건스’(2013년)로 할리우드에 진출한 아이슬란드의 발타사르 코르마퀴르 감독은 옥탄가 높은 액션물로 알려진 필름메이커이다. 그는 50년 만에 청년기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로맨틱 로드 무비 ‘터치’로 자신의 전작들로부터 180도 전환한다.     아내를 잃은 노년의 크리스토퍼는 점점 더 나빠지고 있는 건강에 자신도 곧 세상과 이별을 해야 할 것을 어렴풋이 감지한다. 그에게 죽기 전 해야 할 일이 있다면, 50년 전의 첫사랑 미코를 찾아 나서는 일이다. 풋풋했던 첫사랑, 그러나 이루지 못했던 그 사랑을 그는 마음속 깊이 간직하고 있다.   크리스토퍼의 꿈결 같은 회상 속에 아직도 생생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남아 있는 50년 전의 그 여인 미코는 런던에 사는 일본계 이민자의 딸로, 대학을 중퇴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일본 식당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경제학도인 아이슬란드 유학생 크리스토퍼는 런던의 일본 음식점에 취직을 하고 그곳에서 미코를 처음 만난다. 두 사람은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리며 순진하고 수줍은 사랑을 나눈다.       크리스토퍼는 과연 그녀를 찾을 수 있을까. 애초에 무엇이 그들의 사랑을 갈라놓았을까. 두 사람은 그때 이루지 못한 사랑을 다시 이어갈 수 있을까. 영화는 두 연인이 끝내 만나게 되리라는 걸 은근히 암시한다.     서양 남성과 동양 여성의 사랑이 흔하지 않던 시절을 배경으로 하는 영화는 요즘의 멜로와 전혀 그 감성을 달리한다. 근래 보기 드문 감동을 전하는 아트하우스 로맨스 드라마 ‘터치’는 두 연인의 낭만적 사랑과 헤어짐의 아픔, 그리고 운명적 재회를 매우 고전적인 방법으로 그려나간다. 마치 포근한 봄날 피어오르는 꽃봉오리처럼 그들의 꾸밈없는 사랑이 예쁘기만 하다.     크리스토퍼와 미코의 젊은 시절을 연기하는 두 배우 팔미 코마르커와 고우키의 눈길을 주고받는 조용한 연기에 첫사랑의 설렘이 살아 있다. 톱스타 부모와 빼어난 미모로 ‘금수저 셀럽’이라는 평판에 갇혀 있던 고우키가 의외의 흡인력을 발산한다.     ‘터치’는 음식과 사랑은 불가분의 관계라는 걸 다시 한번 입증해 주는 영화다. 크리스토퍼가 미코의 아버지로부터 배워 만든 일본 음식들이 두 연인의 식탁에 오르고 둘은 음식에 관해 얘기를 나누며 그들의 사랑을 키워간다.   영화에는 건강한 아기를 출산할 수 없는 원폭 피해 여성들의 서글픈 사연과 세대를 잇는 일본의 아픈 역사가 숨어 있다. 그로 인한 오해가 불러온 관계의 깨어짐, 그럼에도 사랑은 50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서로를 포옹하게 한다.   김정 영화평론가 ckkim22@gmail.com첫사랑 로드무비 낭만적 사랑 아이슬란드 유학생 아트하우스 로맨스

2024-07-24

[엘리트투어] 선택받은 사람만 갈 수 있는 '아이슬란드'와 '페로섬'

하늘 아래 가장 아름다운 땅이자 사진가들이 가장 가보고 싶어 하는 나라 아이슬란드. 영국 북쪽에 위치한 인구 36만 명의 작은 섬나라인 아이슬란드는 갖가지 수식어로 불리는 이름만큼이나 볼거리가 풍부한 여행지다.     '엘리트투어'는 오는 8월 30일에 출발해 9월 19일에 돌아오는 20박 21일 일정으로 아이슬란드와 페로섬, 노르웨이, 로포텐섬을 여행하는 힐링 투어를 준비했다. 빌리 장 대표는 "아이슬란드를 여행한 사람은 지구상에 더 이상 볼 것이 없다는 말도 있듯, 아이슬란드는 '지구여행의 종착지'라고 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아이슬란드는 불과 얼음의 땅이다. 낮에는 평화가 있고, 밤하늘엔 오로라가 있으며, 땅에는 화산과 폭포가 있는 신비의 나라다. 관광하기 좋은 시기는 6월에서 9월까지다. 이 시기에는 가는 곳마다 만년설이 녹아내려 폭포들이 장관을 이룬다.     아이슬란드 여행은 해안 도로인 1번 국도를 따라 한 바퀴 도는 링 로드(ring road)를 많이 이용한다. 링 로드의 출발지이자 종착지인 수도 레이캬비크는 관광철이면 여행객들로 붐비는 '인종 전시장'이 된다. 높이 74.5m의 하들그림스키르캬가 대표 건축물이며, 링 로드에는 싱베리어 국립공원부터 게이시르(간헐천) 지대, 굴포스 폭포 등 아이슬란드 여행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3대 명소들이 자리한다.     장 대표는 "또한 아이슬란드의 오로라는 그야말로 세계 최고라 할 수 있다. 자연이 펼치는 가장 스펙터클하고 신비로운 쇼라고 일컫는 오로라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우주의 섭리에 대한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라고 소개했다.     온천 역시 '불의 나라' 아이슬란드의 독특한 자연자원이다. 화산 분화로 생긴 섬나라답게 아직도 여기저기서 화산활동이 이루어져 부글부글 끓고 솟아오르는 게이시르를 쉽게 볼 수 있다. 정상에서 화산 호수를 볼 수 있는 비티 분화구와 용암이 흘러내려 평원을 이룬 크베르프얄 용암지대 하이킹도 독특한 체험여행이다.     마지막으로 페로섬(faroe island)은 많은 사람들에게 이름조차 생소할 작은 섬이다. 아이슬란드와 스코틀랜드 중간에 위치한 이 섬은 '내셔널 지오그래픽'이 여행전문가 522명을 상대로 실시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111개' 순위 조사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18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섬과 섬 사이는 80%가 해저와 산을 관통하는 터널과 다리로 이어져 있다.     엘리트 투어는 한인 여행사 최초로 오늘 8월 아이슬란드와 함께 페로섬 탐험에 나선다. 선택받은 사람만이 갈 수 있는 여행지인 아이슬란드와 페로섬 투어 관련 문의는 전화로 할 수 있다.     ▶문의: (213)386-1818   ▶주소: 745 S. Oxford Ave #1Fl,             Los Angeles    엘리트투어 아이슬란드 페로섬 여행지인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나라 아이슬란드

2024-03-28

환상적 아이슬란드 오로라 체험한다

  한국과 비슷한 면적에도 불구하고 전체 인구가 33만 명에 불과한 아이슬란드는 어떤 나라일까.   미국에 사는 한인들에게 아이슬란드는 잘 알려진 국가가 아닐지 모르지만, 아이슬란드는 국토의 약 79%가 빙하, 호수, 용암지대로 이루어진 전 세계에서 최고의 경관을 가진 나라로, 많은 사람들이 ‘북유럽의 보석’이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매년 전 세계에서 많은 관광객들이 아이슬란드를 찾는데, 이는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특별한 풍경’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 여행객들은 작은 은하계를 보는 듯한 천상의 커튼 오로라는 비롯해 펄펄 끓는 물이 솟구치는 간헐천, 천연 용암 온천욕을 즐길 수 있는 온천호수, 거대한 위용을 자랑하는 황금폭포, 영화 ‘스타워즈’, ‘배트맨 비긴스’, ‘인터스텔라’ 등의 배경이 된 신비로운 풍경을 보면서 대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을 체험하게 된다.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들도 이같이 아름다운 아이슬란드를 100%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바로 관광업계를 대표하는 여행사 중 하나인 동부투어가 ‘아이슬란드 오로라 일주 6박 7일’ 특별 상품을 마련하고 여행객 모집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아이슬란드에서 오로라를 보는데 좋은 시즌(12월부터 다음 해 3월)인 내년 3월 8일 출발할 예정인 이번 여행은 동부투어의 ‘리얼 세계여행 시리즈’(불과 얼음, 그리고 오로라의 나라 아이슬란드 탐방)의 하나로, 여행객들의 편의와 안전 등을 위해 30명으로 한정했고, 또 오는 11월 30일까지 예약을 할 경우에는 200달러 할인 혜택도 제공한다.   특히 동부투어는 이번 아이슬란드 여행에 참여하는 고객들에게는 ▶전체 일정 특 4성급 호텔 숙박 ▶1인당 1100달러 상당의 특급식사 제공(지상 최고의 온천 블루라군내 아침 뷔페부터 모든 호텔 및 관광지 풀 뷔페 및 정찬 코스요리 특식 포함) ▶동부투어 전문 가이드 동행 ▶요쿨살론 얼음동굴 관광(아이슬란드 최대의 빙하동굴) ▶스넬펠슨 용암비치 관광(용암과 바다의 만남) ▶파그라달스피아들 화산 분화구 트래킹과 함께 이스트 피요르드, 미바튼 화산에 고래 워칭까지의 다양한 특전이 주어질 예정이다.   동부투어 아이슬란드 탐방 여행 문의 및 예약은 전화(855-333-6533)를 이용하거나 또는 홈페이지(www.dongbutour.com)를 참조하면 된다. 박종원 기자동부투어 동부관광 동부투어 아이슬란드 관광 동부투어 아이슬란드 여행 아이슬란드 오로라 온천호수 황금폭포 스타워즈 촬영지 인터스텔라 촬영지 오로라의 나라

2023-11-13

[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마라톤

1045 번호를 가슴에 달고 호텔 문을 나섰다. 바람이 많이 분다. 48도지만 춥게 느껴졌다. 10분 정도 걸어가니 벌써 사람들이 많이 나와 있다. 9000명이 달린다고 한다. 42.2km 뛰는 사람과 21.1km 뛰는 사람, 10km 뛰는 사람이 다양하다. 출발점에 서면 가슴이 뛴다.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새로운 길을 밟는다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대서양을 끼고 도는 코스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바람을 안고 달리는 벅차고 힘이 두 배로 든다. 눈꺼풀이 경련이 일어나고 있다. 손으로 한쪽 눈을 덮고 뛰었다. 바람이 옆에서 불면 머리카락이 눈꺼풀을 감싸주어 괜찮았다. 바람결에 파도와 내가 뛰는 속도를 맞추는 느낌이 들었다.     레이캬비크는 대서양 해안 도시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를 한 바퀴 도는 코스다. 시청 앞에서 시작했다. 해안 길을 따라 달린다. 길도 깨끗하고 자동차, 자전거, 사람 같이 가지만 사람이 보이면 자동차가 먼저 멈춘다. 길이 좁고 골목이 많아 뛰는 사람들은 불편하다. 길을 가다가 어느 쪽으로 돌아야 하는지 표시가 되어있고 자원봉사자들이 길을 안내했다. 하프는 먼저 간 길을 되돌아오는 코스였다. 너무 지루해서 힘이 들었다. 하지만 다른 하프는 레이캬비크 곳곳을 후비고 다니는 코스였다. 넓은 정원에는 아름다운 꽃들이 많고 예쁘게 꾸며놓아 사람들이 많이 구경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특이한 건축 양식으로 집을 지어 눈요기가 되었고 8층 이상 건물은 없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 오리털 잠바에서 스웨터, 가끔 짧은 바지 차림도 보였다. 골목길에서 차도는 자동차가 지나가고 뛰는 사람들은 인도를 이용했다.     우리 그룹 중에 하와이에서 온 남자분이 있었다. 무릎 수술을 받고 걷는 것도 힘들어 보이지만 세계 방방곡곡을 찾아 마라톤을 한다. 유턴해서 돌아오는 반대편에서 손을 흔들어 격려했다. 일하다가 다쳐 수술을 몇 번씩 한 사람도 있고 선천적 장애가 있는 사람도 있으며 다리를 잘라 목발로 움직이는 사람, 때로는 지팡이를 짚고 걷다 뛰다 하는 사람도 있다. 땀을 흘리면서 힘들고 어려운 길을 한발 한 발 내딛는 모습이 눈물겹고 그 어려움을 뚫고 나와 자신과 싸우는 열정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순수한 그 사람 삶의 표식이다. 그 사람들과 함께하면서 이 나이에 튼튼한 두 다리로 뛸 수 있는 재산이 있다는 것에 무한한 뿌듯함을 느꼈다.     속도가 빠른 사람들이 다 지나가고 뒤처진 사람들이 띄엄띄엄 보인다. 나보다 젊은 여성이 인사를 한다. 펜실베이니아에서 왔다고 한다. 친정어머니가 이곳에 살고 있어 방문 왔다가 처음으로 마라톤에 도전한다고 했다. 연습을 많이 하지 않아 힘들게 발을 내딛는 모습이 걱정스러웠다. 이상하게 이 마라톤 코스는 몇 마일 뛰었는지 표시가 없었다. 5마일, 10마일 표시를 해놓아야 어느 정도 왔으니 어떻게 스피드를 내야겠다는 암묵의 몸 상태를 조절해야 하는데 겨우 21.1km, 35km 두 곳이었다. 골목길 앞에서 안내하고 있는 사람에게 물어봐도 모른다고 한다. 응급을 위한 앰뷸런스도 보이지 않고 물을 주는 곳도 몇 군데 밖에 없었다. 파워 젤이나 바나나를 나누어 주는 곳도 몇 군데 보이지 않아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들은 불편했을 것 같았다.     마지막 2마일은 대서양 해변을 따라가다가 시청 앞까지 가는 코스다. 응원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고 가끔 무슨 날이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끝마치는 장소에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음악이 울리고 끝나는 지점을 밟고 손을 흔들어 환호하는 사람을 위해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목에는 아주 큰 황금 메달을 걸어 준다. 화려하지도 않고 끝인지 시작인지 구분이 안 되었다. 어느 마라톤이나 끝나면 사진도 찍고 축하도 받았는데 이번에는 아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호텔을 찾아갈 수가 없었다. 호텔에 전화했더니 웹을 열고 찾으라는 답이었다. 양주희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마라톤 아이슬란드 마라톤 마라톤 코스 대서양 해안

2022-08-29

[삶의 뜨락에서] 옛날이야기가 많은 나라 -아이슬란드 여행기(4·끝)

여행 전 책을 읽으며 인구 35만의 작은 섬나라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나오고 시인이 많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아이슬란드의 겨울은 길다. 가족들은 한 테이블에 옹기종기 앉아 식사하고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를 들려주었다고 한다. 현지인들은 이를 Saga(Tale, Story)라고 부른다. 우리도 어렸을 때 긴긴밤 할머니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잠이 들었다. 학교에서도 옛이야기를 드라마틱하게 해주는 선생님이 인기가 있었다.     아이슬란드인의 조상은 바이킹, 해적 이야기가 많을 수밖에 없다. 수도 레이캬비크에 처음으로 정착한 사람이 자기 나라에서 사람을 죽이고 노예 몇 명 데리고 도망온 범죄자였다. 아이슬란드에는 원주민이 없었다. 기록에 의하면 수 세기 전 Irish Monk들이 들어오고 이어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어부가 왔다고 한다. 그 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에서 바이킹이 들어와 미리 온 사람들을 노예로 삼았다. 섬에는 구전으로 내려오는 스토리들이 많고, 이를 책이나 영화로 후손들에게 전해 주고 있다.     호텔 근처에 있는 Saga Museum을 찾았다. 전설이나 설화가 많은 줄 알았는데 ‘역사박물관’이었다. Saga는 역사뿐 아니라 로맨스, 빙산에 나타났다는 귀신 이야기, 화산폭발, 지진 발생에 생긴 실화도 포함돼 있다. Saga는 시를 낳았다. 처음 시들은 교훈적인 것, “가축도 죽고, 친족도 죽는다. 그러나 선하게 살다 떠난 사람의 명예는 죽지 않는다.” 1807년 이 나라에 세워진 첫 동상이 시인이었다. 조나스 헬그림손이었는데 그는 자연 시를 주로 썼다. 아이슬란드를 Frost-white mother로 묘사한 국민시인이었다. 1955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Laxness는 아이슬란드의 자랑, 그는 거리의 언어로 서민들의 애환을 노래했다. 이어서 Jon Stefausson이 주옥같은 작품들을 발표, 노벨문학상 최종심까지 올랐다. 1996년 레이건-고르바초프 회담이 열린 Hofdi House는 유명한 시인의 집이었다. 시인이 떠난 후 집은 한동안 비어있었는데 사람들은 여기에 ‘유령’이 살았다고 수군댔다고 한다. 이 흰 집은 그 후 정부에 귀속돼 역사적인 미-소 정상회담장이 되었다. 이 집을 돌아보면서 ‘그렇게 큰 회담이 이렇게 작은 집에서 열리다니’ 생각했다. 그러다가 곧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인류가 부딪치고 있는 핵 군축을 논의하는데 왜 큰 장소가 필요했겠는가’로 생각이 바뀌었다.     내가 묵은 호텔은 크지는 않으나 편리했다. 호텔에는 예상외로 작은 도서관이 있었다. 주로 이 나라 역사, Saga를 소개하는 책이었다. 옆에 있는 라운지에도 서가에 많은 책이 진열돼 있었다. 이런 문화가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이 나라의 연 관광객은 230만, 인구의 6배로 주민들을 먹여 살린다.   이번 여행에서 아이슬란드 사람들에 대한 좋은 인상을 받았다. 북유럽 피를 받은 그들은 키가 크고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친절하고, 예의 바르고, 사람을 존중할 줄 알았다. 그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화산 이끼 하나라도 소중하게 취급했다. 그들은 특히 영어를 잘했다. 길거리에 누구를 붙들고 물어도 나보다 나은 영어로 대답해 주었다. 인구 35만 작은 나라지만 자랑스러운 고유언어를 보존해 오고 있다. 뉴욕으로 돌아오는 날, 공항 대합실에서 ‘들어오는 사람, 떠나는 사람’을 관찰했다. 휠체어에 몸을 던진 노인들, 엄마 품에 안긴 아이들, 노인은 마지막 여행이 될지 모르지만 아이는 넓은 세상을 누비고 다닐 것이다. 나는 다시 이 나라를 찾지 않을 것이다. 늦기 전에 아직 못 가본 곳을 가봐야 하니까. 갑자기 서글픈 생각이 들었다. 북극 언 땅에 눈물 한 방울을 떨어뜨렸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옛날이야기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기 아이슬란드 사람들 나라 역사

2022-06-06

[삶의 뜨락에서] 재난을 다스려 관광자원으로 -아이슬란드 여행기 2

버스에 앉아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를 보면서 ‘왜 저 넓은 땅을 놀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란 나는 부모로부터 토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지런하고 영리한 한국인은 저 땅을 개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슬란드 땅은 Cold Desert, 아깝게 보이지만 쓸모없는, 버려진 대지다. 자세히 보니 작은 봉우리처럼 약간 떠 있는 땅이 많았다. 가이드는 겨우내 얼어 부풀었다가 봄이 돼 녹아도 공기가 빠지지 않아 작은 능선처럼 보인다고 했다.     곳곳에 용암이 흘러내려 생긴 바위(Lava rocks)가 있고 그 위에 이끼(Moss)가 붙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이 지역의 화산 바위에 손도 못 대게 한다. 아이슬란드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유를 알았다. 작물이 크기 위해서는 강한 햇볕과 물이 필요한데 물은 많으나 여름이 짧고, 열매를 키우는 온도가 없다. 5월에 눈이 녹기 시작하지만 7~8월 한여름이 되어도 60도 이상 올라가지 못한 데다 비가 많아 과실수나 감자, 옥수수 등 곡식을 키울 수 없다. 겨우 할 수 있는 것이 풀을 재배해 말이나 양, 소를 키우고 건초를 만들어 겨울에 대비하는 것이다. 밭을 가꿀 수 없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오이 등을 재배한다. 그 넓은 땅을 놀리고 싶어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동토에서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가 보지 못했지만 캐나다의 Newfoundland, Green Land, 알래스카의 툰드라, 남극도 불모의 땅일 것이다. 베트남 여행 중 하노이 일대에서 벼를 이모작 하는 것을 보았고, 메콩 삼각주 지역은 삼모작이라는 말을 들었다. 더운 지방이 추운 나라보다 먹고 살기에 낫겠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슬란드는 눈과 얼음, 강풍, 혹한, 화산, 어둠, 지진의 섬이다. 화산대는 섬의 북쪽 한가운데에서 수도 레이캬비크 있는 서남부로 연결된다. 지질학자들은 유럽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을 가르는 지층이 여기 있다고 한다. 여기에 유네스코 지정, 국립공원이 있는데 화산 바위로 둘러싸인 높은 암벽은 장엄했다. 가이드에게 영화 촬영 장소로 좋겠다고 했더니 그러잖아도 유명한 TV Movie(Game of Throne) 무대였다고 일러주었다. 이번 여행 중 화산폭발 지역을 보았다. 용암이 흘러내린 곳에는 암석이 흩어져 있고, 검은 모래 해변이 있다. 한 화산은 100년마다 폭발하는데 1918년 이후 다시 터질 때가 지나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기억하는 화산은 2010년 폭발, 유독성 화산재가 하늘을 덮어 유럽행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항로를 변경해야 했다. 화산은 지진과 마찬가지로 예측이 쉽지 않아 대피할 여유가 없다. 주민들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면 아기를 안고 달아난다. 화산이 많은 지역에는 대체로 온천이 많다. 아이슬란드를 차로 달리면 군데군데 연기처럼 김이 솟아나는 것을 목격한다. 바이킹이 도착했을 때 온 마을이 연기가 나 수도명을 레이캬비크(Smoky Bay)으로 정했다. 김이 솟아오르는 곳을 파면 70~80도 온천물이 나온다. 이 물을 파이프로 가정에 연결한다.     옐로스톤 유황온천과 비슷한 규모의 게이서 마을을 돌아봤다. 제법 큰 계곡 여기저기 김이 솟아오르고 그중 큰 곳은 7분마다 분출했다. 100도 이상 뜨거운 물도 있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아이슬란드는 흩어져 있는 온천을 개발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관광자원 화산폭발 지역 화산 바위 옐로스톤 유황온천

2022-05-25

[삶의 뜨락에서] 춥고 어두우면서도 밝은 나라

지구는 둥글고 해를 중심으로 돌고 있다. 이 엄연한 진실을 확인하고 체험하는 데 오랜 세월이 필요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서른에 뉴욕으로 온 나는 아침이면 해가 뜨고, 저녁에 노을이 진 후 어두워지고, 긴 겨울이 지나면 대지가 녹는 봄이 오고, 여름이 무척 덥고, 가을에 낙엽이 지는 것을 자연의 이치로 생각했다. 우리와 다른 기후에 사는 사람을 미쳐 생각하지 못했다.     1988년 모스크바를 여행하면서 깜짝 놀랐다. 지금처럼 5월 중순이었는데 저녁 9시가 넘어서까지 크렘린 광장은 밝았고 사람들로 가득했다. 모스크바가 뉴욕보다 훨씬 북쪽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그저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이때부터 지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15년 전 알래스카의 데날리 국립공원을 여행했다. 여름이었는데도 무척 춥고 바람이 강했고 밤 10시경까지 환했다. 그들은 여기를 ‘극한의 땅’이라고 말했다. 그 후 몇 년 후 남쪽 극한의 땅, 아마존을 여행했다. 겨울이었는데 무덥고, 밤이 짧았다. 더 남쪽으로 내려가 에콰도르를 찾았다. 이 나라 이름은 적도(Equator)에서 유래되었다. 적도가 가까워 1월인데도 무덥고 밤 11시까지 사람들이 바닷가에서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그리고 적도에 발을 디뎠다. 마추픽추 잉카 유적을 견문하기 위해 페루여행 길에 수도 리마에 있는 적도 관측소를 찾았다. 이곳은 일 년 내내 같은 시간에 해가 뜨고 진다. 밤낮의 길이는 항상 같아(엄밀하게 말하면 낮이 14분 길다), 사람들은 시계를 안 봐도 대충 몇 시쯤인지 짐작한다. 페루에서 해발 1만4000피트, 티티카카 호수를 찾았다. 여기서 고도가 사람과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실감했다. 이곳은 산소가 부족해 옥수수가 잘 자라지 않고, 나무도 작은 것밖에 없었다. 호수의 물고기가 작았다. 산소 부족으로 큰 고기는 생존할 수 없다. 수백 년 전 아프리카에서 노예를 잡아 와 광산에 투입했더니 호흡 장애로 하나둘 쓰러졌다. 이들을 바닷가 농장에 내려보냈더니 모두 일을 잘했다고 한다. 여행자 중에도 고산병으로 코피를 쏟는 사람이 있었다.     아이슬란드는 뉴욕에서 비행기로 5시간 정도 걸린다. 아일랜드보다 조금 가까운 북유럽, 대서양에 떠 있는 뉴저지 면적의 섬나라다. 인구는 35만, 플러싱·베이사이드 인구의 3배 정도다. 그러나 여행을 하면 온 땅이 텅텅 비어 있어선지 무한정 넓게 느껴진다. 집이 없고, 농작물도 자라지 않은 버려진 땅이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가 사는 집도 가구가 없으면 실제보다 넓어 보이지 않는가. 아이슬란드 북쪽은 북극에서 아주 가깝다. 바로 위에 있는 그린란드(덴마크령) 위가 북극(Artic), 이곳은 여름은 항상 낮, 겨울에는 온종일 밤이다.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커자비그(Reykjavik)에서 북극까지는 약 500마일, 5월 중순 자정 경에 커튼을 열었다. 캄캄한 어둠이 아니라 저녁노을 비슷할 정도로밖에 얼마든지 걸어 다닐 수 있었다(White Night). 반대로 생각하면 12월, 1월은 낮이 없다. 겨우내 춥고, 눈 내리는 어둠 속에 살아야 한다. 다행히 전기요금이 싸 불을 밝히고 난방이 가능하지만 시골은 아직도 갇혀 살아야 한다. 겨울이 되어 남극으로 가면 일 년 내내 밤이 없이 살 수 있을 것 같지만 집을 안고 갈 수는 없을 것이다. 철새들은 겨울을 피해 따뜻한 기후로 갔다가 여름이 오면 다시 찾아오는데 사람들은 혹한의 불모지에서 동면해야 한다. 그런데도 여행 중 아이슬란드의 어둠 속에서 밝음을 보았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나라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북쪽 나라 이름 적도 관측소

2022-05-20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불’과 ‘얼음’이 공존하는 땅

아이슬란드(Iceland) 하면 나라 이름부터가 ‘얼음 땅’이니 빙하나 혹독한 추위를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큰 빙하 세 개를 제외하고는 초록 일색인 데다가, 보랏빛 융단을 펼쳐놓기라도 한 듯 루핀꽃이 지천으로 흐드러지게 펴있다. 지열과 멕시코만 난류 덕에 생각만큼 춥지 않고 여름 날씨는 평균 온도가 50도 정도다.   오히려 이웃한 그린란드(Greenland)가 얼음 땅이다. 아이슬란드와 그린란드 두 섬은 이름과 환경이 정반대다. 19세기 덴마크가 두 곳을 식민지로 삼으면서 아이슬란드보다 그린란드에 더 많은 사람을 이주시키고자 펼친 정책에서 기인한 아이러니다.     아이슬란드의 자연은 우리에게 영화로 익숙하다. ‘반지의 제왕’에 영감을 준 곳이고 ‘노아’에서는 노아 가족이 홍수 이전에 살았던 고대 세계로 그려졌으며, ‘인터스텔라’에서 펼쳐진 얼음 행성과 물의 행성도 이곳에서 촬영됐다. 이만하면 아이슬란드의 풍광이 조금은 머릿속에 그려질 것이다.   아이슬란드는 북위 63.5도, 유럽의 북쪽 끄트머리에 위치한 ‘불’과 ‘얼음’의 땅이다. 차디찬 빙하가 흐르는 얼음의 땅속에 뜨거운 용암이 들끓는 화산이 숨어있는, 세상에서 가장 극적인 풍경을 가진 곳이다.   대표적인 명소는 수도 레이캬비크 인근에 있는 골든 서클이다. 몇 분 간격으로 뜨거운 물기둥이 세차게 치솟아 오르는 게이시르, 아이슬란드 최대 규모의 굴포스 폭포, 세계 최초의 의회가 열린 역사적 장소이자 지질학적 가치도 뛰어나 싱크베틀리르 등 아이슬란드 특유의 대자연이 압축되어 있다.   또한 아이슬란드는 불의 땅이니, 화산활동으로 인한 온천의 발달은 당연한 결과다. 곳곳에 크고 작은 자연 온천들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블루라군은 세계 5대 온천으로 손꼽힌다. 지구 최북단에 위치한 노천 해수 온천으로 구름인 양 뽀얗게 피어오르는 수증기로 뒤덮여 마치 천국에 온 듯한 환상을 일으키게 한다. 특히나 블루라군의 온천수는 실리카라는 머드가 풍부해 불투명한 흰색을 띠는데, 이 실리카 머드를 바르고 온천을 즐기면 10년 젊어진다는 속설이 전해 내려온다.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얼음의 땅, 그러니까 빙하 탐험이라 할 수 있다. 요쿨살룬은 가장 유명한 볼거리 중 하나로 ‘요쿨’은 빙하, ‘살룬’은 호수란 뜻이다. 나이가 천 년 이상 된 크리스털 빛의 빙하들이 자체발광하며 호수 표면에 둥둥 떠 있다. 이곳에서 그 유명한 수륙양용보트를 타게 된다. 분명, 차를 탔는데 물속에 들어가 빙산들을 즐기는 정말 근사하고 재미있는 경험이다. 이와 함께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이자, 아이슬란드 영토의 8%를 덮고 있는 대륙 빙하인 바트나요쿨에서 계곡 사이로 내려온 스카프타펠요쿨 빙하를 따라 신비한 얼음 동굴도 만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나 더! 아이슬란드는 집 마당마다 폭포가 하나씩 있다고 할 정도로 폭포가 많다. 굴포스, 스코가포스, 하이포스 등 유명한 폭포가 약 30개 정도이고 이름 없는 것까지 합하면 셀 수도 없다.   화산이 부글부글 끓고, 온천수가 콸콸 흐르고, 빙하 녹은 물이 폭포가 되어 세차게 흐르는 불과 얼음의 땅, 아이슬란드! 이곳에 발을 디딘 사실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이 아닐까…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아이슬란드 레저

2022-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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