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문화산책] 젊은 신바람 문화의 엄청난 힘

참으로 어수선한 연말연시를 보냈다. 한국의 느닷없는 비상계엄과 탄핵의 소용돌이가 참 어지럽다. 순리대로 극복되고 정상의 삶으로 돌아오려면 아직 더 시간이 걸릴 듯하다. 살벌하고 시커먼 불확실성이 우리를 슬프고 답답하게 한다. 조국이 어두우면 우리는 더 컴컴하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조국이니까.   하지만, 그런 어둠 속에도 우리는 귀한 것을 얻기도 했다. 건강한 국민들이 보여준 희망이다. 한국 국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굳건한 믿음, 특히 젊은이들이 보여준 전혀 새로운 차원의 시위문화는 실로 놀랍고 자랑스러운 것이었다. 세계가 놀라고, 외국 언론들이 하나같이 감탄하며 부러워했다. ‘광장의 품격’ ‘경쾌한 저항’이라는 멋진 말도 나올 정도였다.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노벨 낭독의 밤’ 행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민들이 보여준 진실과 용기 때문에 감동을 많이 했어요. 자정이 넘은 시각에 굉장히 많은 시민들이 집에서 달려나가서, 모여서, 맨몸으로 장갑차 앞에 서 있기도 하고, 맨주먹으로 아무 무장도 하지 않은 채 군인들을 껴안아 달래기도 하는 모습은 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젊은 세대들은 공격적인 구호와 깃발, 머리띠, 주먹질만 난무하는 살벌한 시위를 흥겹고 신바람 나는 축제로 변화시켰다. 그러면서도 할 말은 야무지게 다 하고, 수만 명이 한자리에 모였는데 정연하게 질서를 지키고, 쓰레기 하나 남기지 않는 감동적인 자세를 보여주었다.   2030 여성이 다수를 차지한 집회 참가자들은 온갖 아이돌의 형형색색 응원봉을 흔들며, K팝을 떼창으로 불렀다. “오랜만에 콘서트에 간 것처럼 스트레스 풀고 왔어요. 큰 소리로 신나게 노래하고 춤추면서 할 말 다 하고 왔습니다.”   그들이 들고나온 깃발이나 손피켓에 담긴 풍자와 해학은 뉴욕타임스 같은 외국신문에 크게 소개되기도 했다.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괴물 연맹’ ‘전국 집에 누워있기 연합’ ‘강아지 발냄새 연구회’ ‘전국 수족냉증 연합’ ‘직장인 점심 메뉴 추천 조합’ ‘전국 과체중 고양이 연합’ ‘(내향인)’ ‘나, 혼자 나온 시민’ 같은 재미있는 깃발들….     어떤 소속이나 주의 주장을 내세우기보다 각자의 정체성을 발랄하게 드러낸 것이다. 과거의 촛불 시위처럼 하나의 상징으로 획일화된 것이 아니라 각자의 깃발과 응원봉으로 수없이 다양한 개개인이 하나의 지향을 말한 것이다.   이처럼 팽팽한 긴장과 대결의 상황을 재미와 신바람으로 풀어내면서 하고픈 말은 다하는 슬기, 이것이 바로 세계로 뻗어가는 K-컬처의 정신적 바탕이자 저력이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이런 시위문화를 ‘K팝 문화의 진화된 형태’로 해석하기도 한다. 최루탄과 화염병이 날아드는 과거의 과격 시위가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안전한 시위라는 것이다.   새로운 집회문화의 바탕을 거슬러 올라가면, 월드컵 축구 응원과 촛불 시위가 있고, 더 올라가면 판소리나 탈춤의 질펀한 풍자와 해학, 익살, 골계의 미학이 있다. 그것을 오늘의 암울한 현실에서 살려낸 젊은이들이 자랑스럽다. 희망을 건다. 제발, 기성세대를 닮지 말기 바란다, 제발!   정치에 대한 생각이나 이념은 사람마다 다른 것이 당연하다. 모두의 생각이 똑같으면 그건 병든 사회다. 문제는 생각이 다르다고 서로 적대시하며 싸우지 말고, 마음을 열고 상대방의 생각을 긍정적으로 이해하려 하는 자세일 것이다.     대동소이(大同小異),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는 가르침, 거기에 더해 요새 젊은이들처럼 흥과 신바람과 재미를 더하면 더 바랄 나위 없겠지.   신문기사의 한 구절이 오래 기억에 남는다. “한국은 정치인들이 잠든 사이에 성장한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신바람 문화 깃발과 응원봉 시민의식과 민주주의 촛불 시위

2025-01-09

미주 한인들, 한국 시위대에 격려 커피 쏜다

“동참은 못 하지만 이렇게라도 응원하고 싶어요.”   LA지역에 사는 릴리 김(56)씨는 지난 주말 한국 여의도 지역 한 커피숍에 500달러 상당의 기프티콘을 보냈다. 커피숍에 방문하는 시위대는 김씨가 보낸 기프티콘을 통해 무료로 음료를 먹을 수 있었다.   딸 같은 20대 청년들이 매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시위에 나서는 것을 보고 안타까운 마음에 응원 차 커피와 따뜻한 차를 마실 수 있게 선물을 보낸 것이다.   김씨는 “빨리 일이 해결돼 청년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한국의 시위 대열에 다양한 지원군으로 나서는 미주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미주 지역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시 USA에는 ‘여의도 국회 인근에 어묵 트럭 4대를 보냈다’는 글이 게재됐다. 이 커뮤니티는 모금을 통해 총 1800만원(한화)을 모았으며 어묵차를 대절해 시위가 있는 날 참가자들이 먹을 수 있게 배려했다고 소개했다.   온라인 모금 사이트 ‘고펀드미’에는 이미 시위 지원을 위한 모금 운동이 펼쳐진 바 있다.   브레아 지역에 사는 챈 박씨, 풀러턴 지역의 헬렌 정씨 등은 탄핵 시위 이후 ‘고펀드미’ 계좌를 열고 시위 지원 모금 운동을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한인들은 십시일반 돈을 기부하면서 힘을 보탰고, 이는 한국에 어묵 트럭 등을 보내는 등 다양한 지원책으로 이어졌다.   동시에 일부 주민들은 한국 고향의 국회의원들이 탄핵 표결에 참여하도록 독려하는 화환을 주문해 보내고 있다.   이 모씨는 11일 페이스북 글에서 “국민의힘 당사에 20만원짜리 항의 화환을 보냈다”며 “추운 날씨에 시위하는 분들에게 힘이 되면 좋겠다”고 전했다.   예전과 달리 미주 한인들도 한국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전해 받고 있는 데다, 앱을 통한 다양한 금전 거래 형태가 가능해져 이와 같은 현상이 활성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탄핵을 반대하는 한인들도 있다. 일부 보수 성향 한인들과 윤 대통령 지지자들은 ‘탄핵 반대’를 주장하며 ‘대통령 힘내라’, ‘탄핵 결사 반대’ 등의 구호가 적힌 화환을 용산 대통령실 앞에 보내고 있다. 실제 용산에는 ‘미주 한인’, ‘미국 거주 동포 모임’ 등이 적힌 화환 사진 등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목격되고 있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서울 시위 탄핵시위 이후 한인들 한국 미주 한인들

2024-12-11

한인 학생 등 가담자 40명 기소…지난 5월 UC어바인 친팔 시위

지난 5월 15일 UC어바인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관련, 한인 학생 등 가담자 40명을 검찰이 추가 기소했다.       기소 명단중에는 UC어바인 교수, 조교 등도 포함돼 있다.       오렌지카운티검찰은 시위 가담자 40명 중 39명을 시위 해산 명령 불복종 혐의, 체포 불응 혐의 등으로 기소했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나머지 1명은 체포 불응을 비롯한 기물 파손 혐의로 기소했다고 전했다.       추가 기소된 인원 중에는 한인으로 추정되는 알렉스 김(20)씨와 유재민(19)씨도 있었다. 본지 확인 결과, 유씨는 현재 2학년으로 UC어바인에 재학 중이다. 김씨와 유씨의 인정신문은 각각 오는 11월 13일, 11월 20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오렌지카운티검찰은 이미 지난 9월 시위 가담자 10명을 시위 해산 명령 불복종, 체포 불응, 경관 위협 등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이들의 인정신문은 지난 16일 진행됐다.       토드 스피처 오렌지카운티검사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평화 집회의 권리를 행사하는 것을 권장한다”면서 “그러나 평화적으로 진행돼야 할 집회에서 범죄 행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5월 15일 UC어바인에서 열린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이날 오후 2시 30분쯤 시위대가 물리 과학 강의동을 둘러싸기 시작하며 긴장감이 고조됐다. 급기야 일부 시위 참석자는 건물 내부로 침입하기도 했다. 이에 시위대는 UC어바인 대학 경찰을 비롯한 오렌지카운티셰리프국, 어바인경찰국 등과 대치했다.   김경준 기자가담자 어바인 시위 가담자 오렌지카운티셰리프국 어바인경찰국 친팔레스타인 시위

2024-10-17

대학 개강 앞두고 반유대주의 시위 재개 비상

지난 4~5월 뉴욕 일원 대학가를 중심으로 친팔레스타인·반유대주의 시위가 전개됨에 따라, 가을학기 개강을 앞두고 뉴욕 대학가에는 시위 재개에 대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당시 시위의 진앙지였던 컬럼비아대는 개강을 앞두고 학생 외에는 철저히 출입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고, 캠퍼스 내 반유대주의 등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계획을 시행하기로 했다. 새로운 ‘형평성 오피스(Office of Institutional Equity)’를 설립해 인종·피부색·출신 국가·종교·성별에 따른 차별 등에 대한 신고를 집중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다. 반유대주의·반이슬람주의 등의 차별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학생 및 교직원은 이 오피스 웹사이트를 통해 직접 신고할 수 있다.     뉴욕대(NYU) 역시 새로운 ‘차별 금지 및 괴롭힘 방지 정책’을 포함한 학생 행동지침을 업데이트하고, 반유대주의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차별을 근절하기 위해 직원들도 새롭게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뉴욕시립대(CUNY) 역시 차별·괴롭힘·증오 범죄 관련 정책을 감독하고 차별 금지 정책 위반 관련 모든 불만을 처리 및 대응하는 행정 부서를 신설할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몇 달 전 대학가에서 발생한 친팔레스타인 반전시위가 반유대주의로 이어지며 유대인 학생들이 공격을 당하자 나온 조치다.     최근 ‘캠퍼스 공정성을 위한 동문회(ACF)’가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대인 대학생 및 졸업생의 44%는 대학 캠퍼스에서 유대인이라고 밝히는 것이 ‘거의 또는 전혀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설문조사에 응한 대학생 81%와 동문 69%는 대학 내 특정 장소나 행사를 피한다고 답했으며, 60%는 교수진이 유대인에게 공격적인 반유대주의 발언을 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에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는 26일 200여개 대학 총장들과 미팅을 통해 가을학기 대비 비상안전계획을 수립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반유대주의 대학 반유대주의 시위 유대인 대학생 반유대주의 발언

2024-08-27

팔레스타인 시위대, DNC 행사장 인근 시위 요청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서 열리는 2024 민주당 전당대회(DNC) 행사장에서 더 가깝게, 더 긴 거리서 시위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나섰다.     앞서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당국에 시카고 서부 웨스트 루프의 유니언 파크에서부터 주 행사장인 유나이티드 센터까지 워싱턴 불러버드를 따라 행진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시카고 시는 워싱턴 불러버드에 비밀경호국이 배치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위대에 다른 경로를 이용할 것을 지시했다.     하지만 시위대는 이에 대해 “헌법 제1조에 따라 우리는 자유롭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권리가 있고,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유나이티드 센터에 오는 이들이 우리를 보고 들었으면 한다”며 “시카고 시가 제안한 경로는 우리의 존재감을 없애는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시카고 시가 확장된 행진 경로를 허가해줄 때까지 우리는 집회의 자유를 위해 계속해서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달 위스콘신 주 밀워키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RNC)에 수 천명의 시위대가 집결했던 것과 달리 시카고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약 2만명에서 2만50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릴 것으로 알려졌다.     Kevin Rho 기자팔레스타인 시위대 팔레스타인 시위대 행사장 인근 대규모 시위

2024-08-06

[아메리카 편지] 중용의 덕성

전 세계의 대학들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반대하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4월 30일 미국 컬럼비아 대학과 뉴욕시립대에서 캠퍼스를 점거한 약 300명의 학생이 체포되면서 촉발된 운동은 세계 각국으로 퍼져나갔다. 내가 가르치고 있는 토론토 대학에서도 4주째 캠퍼스 한복판에 150여개의 텐트를 치고 점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들의 요청은 이스라엘과 관련된 투자를 회수하고 이스라엘 대학들과 관계를 끊으라는 것이다. 다양한 펀드의 도움으로 돌아가고 있는 공립대학 입장에서는 들어주기 힘든 요구다. 더욱 문제 되는 것은 복잡한 역사를 지닌 반유대인 감정이 얽혀 유대인 학생들의 안전이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다. 대학 측은 강제해산을 위한 법원 명령을 요청했고, 현재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2011년 뉴욕 월가 점령 시위(아큐파이 월스트리트)의 유산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체제와 전 세계적 규모가 비슷하다. 어느 지역을 점거하고 숙박을 하면서 요구사항을 들어줄 때까지 떠나지 않는 형태의 시위다. 그 원천은 보통 1930년대 미국 노동자 조합의 ‘연좌 농성’으로 보지만, 이러한 종류의 시위는 벌써 고대 그리스의 문학에 등장한다.   아리스토파네스의 희극 ‘뤼시스트라테’에 등장하는 유명한 사례는 해학적이지만 리얼하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을 끝내기 위해 남편들을 상대로 ‘섹스 파업’을 하는 그리스의 여성들이 아크로폴리스를 점령하는 이야기다. 이 여성들은 그리스의 평화를 이룩했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해피엔딩을 찾기가 쉽지 않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궁극적 원인은 종교적 이념의 독선적 성격에 있다. 그리고 히틀러의 반유대인 악행 등 기나긴 서구 역사의 업보와 관련되어 있다. 그러나 지금의 강자는 이스라엘이다. 문제의 해결책은 강자가 먼 안목을 지니고 중용의 덕성을 실천하는 데 있을 것이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중용 덕성 이스라엘 대학들 친팔레스타인 시위 점거 시위

2024-07-04

[기고] 변화를 요구하는 캠퍼스 시위

대학 캠퍼스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반대하는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시끄러웠다. 많은 대학에서 경찰의 시위 진압이 이뤄졌고 학사 일정에 혼란을 빚었다.   1960년대와 70년대의 베트남전 반대 시위는 미국 학생 운동의 전환점이었다. 1964년 교내 표현의 자유 제한에 대한 항의로 시작된 UC버클리 학생들의 시위가 반전 시위로 이어졌고, 1970년 5월 닉슨 대통령이 베트남전 승리를 위해 캄보디아 침공을 발표한 후 오하이오 주 켄트 주립대에서 벌어진 시위에서 학생 4명이 주 방위군 총격에 숨지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반전 시위는 최고조에 달했다. 당시 전국 900여 개 대학에서 400만 명 이상의 학생이 시위에 참여했으며, 16개 주 21개 대학에 주 방위군이 투입됐다.     친팔레스타인 시위의 핵심 역할을 한 컬럼비아대 역시 저항의 역사를 지닌 곳이다. ‘혼돈과 혁명의 시대’로 불리는 1968년 베트남전 반대 시위 때는 학생들이 캠퍼스 건물 5곳을 점령했고 700여명이 체포됐다. 1984년에는 남아프리카의 인종차별 정책에 반대하며 투자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베트남과 가자 지구 전쟁 반대 시위의 공통점은 젊은 세대의 평화에 대한 열망, 인권 의식 및 미국 외교 정책에 대한 반대 등이다. 시위 참여 학생들이 교내에 캠프를 만들고 경찰이 이를 강경 진압한 것 또한 유사하다. 다른 점은 베트남전 반대 시위가 광범위한 시민 불복종 운동이었던 반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는 전국적이지만 캠퍼스에 국한됐다는 점이다.   약 50여개 대학에서 벌어진 시위 가운데 컬럼비아대와 UCLA가 이런 양상을 가장 잘 보여줬다. 컬럼비아대에 지난 4월17일 처음 캠프가 세워질 때만 해도 시위가 그렇게 빠르게 전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날, 미노슈 샤피크 총장이 경찰 투입을 요청해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대를 체포한 것이 확산의 도화선이 됐다. 2주 후에는 캠프가 더 커지고 학생들과의 협상에 실패하자 경찰이 재투입돼 시위대를 진압했다.     같은 날 밤 서부에서는, 친이스라엘계 집단이 UCLA시위대를 3시간 동안이나 공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경찰은 출동하지 않았다. 나중에 출동한 경찰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해산하고 학생들을 체포했다.       경찰의 무력 진압에 대한 반발도 많다. 컬럼비아와 UCLA 교수진은 총장 견책과 사임을 요구하고 있으며, UC 계열 조교 및 연구원을 대변하는 노동조합은 파업을 결의했다. 시위 참가자에 대한 대학들의 징계 수위도 높아 정학, 기숙사 퇴거, 기말 고사 응시 불허 등의 처분을 내렸다.       설문 조사에 따르면 대학가의 친팔레스타인 시위에는 부정적인 여론이 더 높다. 역사적으로도 대학생 시위에 대한 대중의 지지는 높지 않다. 더욱이 이번 친팔레스타인 시위는 반유대주의와 폭력 세력(하마스)을 옹호한다는 비난을 받기 쉽다.     대학 측이 강경 진압을 결정한 배경에는 이스라엘 지지 정치인들과 대학 후원자들의 압력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연방의회 증언 후 사임한 하버드와 펜실베이니아 대학 총장도 이런 압력에 굴복한 결과다.     학생들은 시위를 통해 기존의 불합리한 정책과 규범에 도전해왔다. 이 과정에서 사회의 이념적 균열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동시에 정의로운 정책 방향이 제시되기도 했다. 캠퍼스는 사회적 변화의 산실로 지속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이번 시위 또한 미국의 가자 지구에 대한 새로운 역할을 윤리적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다. 그 결과에 대한 판단은 역사의 몫이다. 정 레지나기고 캠퍼스 변화 친팔레스타인 시위 대학 캠퍼스 시위 진압

2024-05-29

[로컬 단신 브리핑] ‘친팔' 시위대 시카고 찾은 바이든에 항의 시위 외

#. ‘친팔' 시위대 시카고 찾은 바이든에 항의 시위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시카고를 찾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가자지구 휴전과 이를 위해 이스라엘에 대한 원조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대는 8일 위스콘신 주 방문 후 선거 기금 모금 차 시카고에 온 바이든과 기금 모금 행사에 참여한 부유층을 향해 항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한 달 사이 두번째로 시카고를 찾은 바이든은 이날 팔머하우스 힐튼호텔에서 열린 기금 모금 행사에 참석, 4시간 가량 머물렀다.     오후 3시30분경 오헤어 국제공항에 도착한 바이든은 헬리콥터를 타고 솔저 필드(Soldier Field) 근처로 이동한 후 자동차를 이용, 오후 4시30분경 기금 모금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날 오후 다운타운 거리를 행진한 시위대는 오후 5시경 다운타운 루프의 먼로 스트리트와 스테이트 스트리트 근처에 모여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에 연루된 백만장자와 억만장자들이 바이든을 지지하고 기금을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는 8월 시카고서 열리는 민주당전당대회(DNC)까지 지속적으로 시위와 항의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 콜스, 유아용품 전문 ‘Babies R Us’ 입점    백화점 체인 콜스(Kohl’s)가 아기•유아 용품 전문점 ‘Babies R Us’가 자사 매장에 입점한다고 밝혔다.     콜스는 최근 시카고 지역 6곳과 일리노이 지역 6곳의 매장에 ‘Babies R Us’가 문을 연다고 발표했다. 미 전역에서는 200개 매장에 입점할 예정이다.     콜스는 기존 유아 및 아동 의류 컬렉션 옆에 ‘Babies R Us’를 배치, ‘더 포괄적인 유아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Babies R Us’가 들어서게 될 시카고 지역 콜스 매장은 노리지의 할렘 애비뉴를 비롯 호지킨스의 졸리엣 로드, 엠허스트의 라우트 83, 시카고의 엘스턴 애비뉴, 바타비아의 랜달 로드, 그리고 인디애나 하일랜드의 인디애나폴리스 불러버드 등이다.     시카고 외 일리노이 매장은 블루밍턴, 이스트 피오리아, 에드워즈빌, 페어뷰 하이츠, 락포드, 그리고 스프링필드이다.     콜스는 ‘Babies R Us’의 구체적인 입점 일정은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시위대 시카고 시위대 시카고 항의 시위 최근 시카고

2024-05-09

“반유대주의 폭력 설 자리 없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학가 친팔레스타인 시위에 거듭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7일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서 홀로코스트 메모리얼 뮤지엄 주최로 열린 연례 메모리얼 행사에서 “너무 많은 사람이 홀로코스트의 참혹함을 무시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에서 발생한 테러를 낮춰보고 있다”고 규탄했다. 또한 “최근 많은 대학교에서 유대인 학생들이 배척당하고 있으며, 반유대주의 시위로 공격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미국의 어떤 대학에도 반유대주의, 혐오 연설, 폭력 등이 설 자리는 없다”고 거듭 밝혔다.   그는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와 관련해 평화 시위는 보호받겠지만, 불법적인 폭력 시위는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물리적 공격과 기물을 파손하는 행위는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며 법을 어기는 일”이라면서 “우리는 법을 수호할 것이며, 누구도 그것을 어기거나 (법을 어기고) 숨을 수는없다”고도 단언했다.   최근 미국 곳곳의 대학 캠퍼스에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에 반대하는 텐트 농성과 시위가 수 주째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학에선 최후통첩에도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고 캠퍼스에서 농성을 계속 벌이자 경찰의 투입을 요청해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 체포된 사람 수가 25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백악관은 이날 바이든 대통령 연설에 앞서 대학 캠퍼스를 포함한 반유대주의 대응을 위한 추가 대책도 발표했다. 대책에는 반유대주의 사례 및 이에 대한 대응을 담은 가이드라인 발간·배포, 캠퍼스 안전 포털 운영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반유대주의 폭력 반유대주의 폭력 반유대주의 시위 반유대주의 대응

2024-05-07

NYPD “대학 반전시위에 외부인 개입”

전국 대학가에서 친팔레스타인 반전 시위가 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각 대학에 전문 선동가 등 외부인이 개입한 정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일 뉴욕시경(NYPD)은 지난달 30일 컬럼비아대와 뉴욕시립대(CUNY)에서 체포한 282명에 대한 분석을 공개했다. NYPD는 컬럼비아대에서 절도·공무집행 방해·무단침입·무질서 행위 등의 혐의로 체포된 112명 중 80명이 학생이었고, 약 29%(32명)는 컬럼비아대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또한 CUNY에서 체포된 170명 중 60%(102명)는 CUNY와 관계없는 이들이라고 밝혔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은 “학교와 무관한 이들이 캠퍼스에 들어왔고, 학생들에게 불법적인 시위 대항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며 “외부인이 개입되면서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됐다”고 강조했다.     NYPD는 또 시위 해산 과정에서 압수한 물품 목록과 사진을 공개하고 “이는 학생들의 평화로운 시위가 아니었다”고 발표했다. 물품에는 방독면·망치·밧줄·테러에 대한 책 등이 포함돼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경찰 내부 문건을 인용, 전국을 돌며 반정부 시위를 벌여 체포된 경력이 있는 40세 남성도 체포 명단에 있었다고 전했다. NYT는 시위대가 점거했던 컬럼비아대 해밀턴홀 강의실에선 반전 시위와 무관한 마오쩌둥 중국 초대 주석의 혁명 구호 ‘정치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가 적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NYT는 중국·러시아·이란이 반전 시위를 둘러싸고 미 정부에 대한 악의적 보도와 온라인 게시물을 쏟아내며 미 사회의 갈등을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미 허위정보 추적 사이트 뉴스가드의 집계에 따르면 3개국의 국영 언론이 지난 2주간 보도한 미 대학가 시위 관련 영어 기사는 400건에 이른다. 또 이들 국가는 X(옛 트위터), 텔레그램 등의 허위 계정을 통해 미국 내 갈등에 관한 콘텐트를 확산시켰다는 설명이다.     한편 NYPD는 3일 뉴욕대(NYU), 뉴스쿨 등에서도 시위 진압을 이어갔으며, 이날도 총 56명이 체포된 것으로 집계됐다. NYPD는 컬럼비아대 해밀턴 홀 점거 과정에서는 한 경찰이 의도치 않게 건물에 총격을 가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반전시위 외부인 대학가 시위 전국 대학가 컬럼비아대 해밀턴홀

2024-05-03

UCLA 친팔-친이 시위대 충돌…쇠파이드·테이저건 등 사용

대학 캠퍼스에서 벌이는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무력 충돌로 이어지면서 대학 당국도 캠퍼스에 경찰 진입을 요청하며 대응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1일 오전 3시쯤 UCLA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 간의 무력 충돌이 발생해 15명이 부상 당하고 1명이 병원에 입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이날 시위대끼리 충돌하는 과정에서 쇠 파이프와 테이저건, 후추 스프레이가 사용됐으며, 일부 시위대들은 서로를 향해 폭죽과 쓰레기를 던지는 모습도 목격됐다.     UCLA는 이날 캠퍼스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자 LA경찰국에 캠퍼스 진입을 요청했다. 또한 학생들과 교직원, 커뮤니티의 안전을 위해 수업을 전면 취소했다.     UCLA는 그동안 표현의 자유를 내세워 시위대들에게 관대하게 대처했으나 시위대가 학생들의 수업 수강을 막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이자 1일을 기해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캠퍼스 안에 설치된 텐트를 철거하고 해산할 것을 전날 명령했었다.     UCLA의 사태와 관련 마이클 드레이크 UC 총장을 비롯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캐런 배스 LA시장 등은 성명을 발표하고 불법적인 무력 사용을 강력히 규탄했다. UCLA는 경찰 당국 등과 함께 시위대 무력 충돌이 발생한 직후 캠퍼스 경찰의 진압이 늦어진 이유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한편 뉴욕경찰(NYPD)은 1일 컬럼비아 대학 측의 요청을 받고 학내 건물을 점거하고 있던 시위대 300여명을 체포했다. NYPD에 따르면 이날 체포된 인원은 뉴욕시티칼리지 학생 173명, 컬럼비아대 109명 등 282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측은 사다리차를 이용해 학생들이 점거한 2층 창문을 깨부순 뒤 건물에 진입, 학생들을 연행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섬광탄과 망치 등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 측은 NYPD에 시위가 재확산하지 않도록 졸업식이 끝나는 최소 5월 17일까지 학교에 주둔해달라고 요청했다.  컬럼비아대학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전날부터 교내 ‘해밀턴 홀’ 건물을 점거하고 내부에 바리케이드를 치며 농성을 벌였다. 시위대가 해산하지 않으면 학생들이 퇴학 등 징계를 받을 것이라며 학교 측이 시위 텐트 철거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위스콘신대 매디슨 캠퍼스에도 이날 경찰이 진입해 시위 텐트를 철거하고 시위자들을 연행했다. 사우스플로리다대 역시 경찰 당국은 시위자들이 캠퍼스에 가져온 물품들이 “무기로 사용하고 경찰 등에게 저항할 의도”가 있고 시위가 “더 이상 평화롭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뒤 진입해 시위대 10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이들 중 1명은 총기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애리조나대는 이날 새벽 학내 경찰이 캠퍼스 내 ‘불법 집회’에 대응하기 위해 ‘화학적 자극 물질’을 터뜨렸다고 밝혔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친팔레스타인 시위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경찰 진입 시위대 무력

2024-05-01

노스웨스턴대, ‘친팔’ 시위대와 시위 종료 합의

시카고 북 서버브 에반스톤 소재 노스웨스턴 대학에서 계속되던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종료된다.     최근 노스웨스턴 대학 캠퍼스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텐트를 설치치고 적극적인 시위를 벌였다. 이 때문에 노스웨스턴 대학 캠퍼스는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협상에 나선 학교 측은 지난 29일 시위대의 일부 요구를 수용하고 시위 종료에 합의했다.     양측은 합의를 통해 시위대는 캠퍼스 내 모든 텐트를 제거하고, 승인되지 않은 확성기 및 스피커는 사용하지 않으며 대학의 모든 정책을 준수하기로 했다.   반면, 대학측은 오는 6월 1일까지 모든 평화적인 시위를 허용하고 팔레스타인계 교직원 및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또 학교 측은 이번 가을, 학생•교직원 등을 대표하는 투자 책임 자문위원회를 다시 구성하고, 향후 2년동안 매년 두 명의 교수에게 자금을 지원, 팔레스타인계 교수진과 학생들이 팔레스타인을 방문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팔레스타인 출신 학부생 5명에게 전액 수업료를 제공하고 중동, 북아프리카, 무슬림 학생들을 위한 안전 공간도 마련하기로 했다.     학교 측은 "노스웨스턴 커뮤니티를 안전하게 보호함과 동시에 모든 커뮤니티 일원에게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싶었다"며 "단, 학교와 관련된 학생 및 교직원만 학교 내에서 진행되는 시위에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반년 이상 계속되면서 최근 노스웨스턴 대학에서는 팔레스타인계를 중심으로 한 시위대가 학교측에 이스라엘을 지원하는 기업과의 관계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는 등 관련 시위가 이어졌다.     Kevin Rho 기자노스웨스턴대 시위대 친팔레스타인 시위대 시위 종료 지원 팔레스타인계

2024-04-30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