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등불 아래서] 절망 속에 빛나는 별들

매일 나보다 앞서 출근하던 현관문은 간 곳이 없고 하루의 피곤을 아무 불평 없이 안아주던 소파는 찾을 길이 없습니다. 깔깔대며 아이들이 밟고 내리던 계단은 손잡이 끝만 남아 그을음을 토합니다. 기억이 많을수록 슬픔도 깊어집니다. 도시라는 삭막한 콘크리트 덩어리 속에서 쉼터가 되어주던 자리는 이제 주소지만 남은 아픔이 되었습니다.   놀란 가슴은 어찌해야 할지 불안해하며, 허탈한 마음은 분노에 신음합니다. 어둠이 우리를 덮고 절망이 노을빛조차 감추어버립니다. 그러나 하늘이 어둠에 깊이 물들어 갈수록 별들도 하나 둘 나타납니다. 그리고 더 많이 더 깊이 빛나기 시작합니다. 그렇습니다. 어둠 속에 별이 반짝이며 버티는 것 같지만 실은 별들 속에서 어둠이 힘겹게 버티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침내 별들이 새벽 햇살을 마중 나갑니다. 서쪽 하늘에는 도무지 물러설 것 같지 않은 어둠이 버티고 있었지만, 푸른 하늘과 함께 동은 트고야 맙니다. 절망은 우리를 삼킬 수 없고 소망 앞에 겨우 버틸 뿐입니다. 소망은 절망보다 강하고, 사랑은 죽음보다 강합니다.   우리가 마음대로 쓰며, 쥐어짜기도 하고 심심하면 손목을 비틀었던 자연이 실은 얼마나 무서우며 그 앞에 우리가 참으로 연약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정말 소중한 것이 무엇인가도 다시 생각합니다. 바람 속에 모든 것이 사그라질 때, 우리는 사라지지 않는 것을 준비하고 살았는지도 묻게 됩니다. 무엇보다도 소망은 사랑을 먹고 자라며, 위로는 함께 흘리는 눈물과 기댈 곳을 주는 따뜻한 어깨와 말 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재난에 온 힘을 다해 맞서주는 소방대원들의 수고와 용기가, 잠시라도 지친 몸과 마음을 위해 소파가 되어주려고 달려오는 이웃들의 사랑이, 힘든 이들을 위한 간절한 기도가 우는 분들과 함께 우는 눈물이 되고, 버텨주는 위로가 됩니다. 그 속에 다시 일어서는 당신이 우리의 감사입니다.     다시 손을 모읍니다. 하나님이시여 그 얼굴빛을 비추사 우리에게 향하소서. 우리의 힘이시여 우리를 도우소서. 곤고한 자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시며 외면하지 않으시니 우리의 곤고와 눈물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우리의 눈물이시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고통 속에, 그 고통과 함께하시는 주님. 우리를 도우소서. 우리의 구원이시여.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절망 서쪽 하늘 콘크리트 덩어리 자의 고통

2025-01-20

[이 아침에] 대륙횡단열차는 아직도 달린다

대륙횡단열차는 샌프란시스코의 베이 브리지 건너 에머리빌에서 아침 일찍 뉴욕으로 출발했다.     항공기와 자동차에 밀렸지만 150여 년 연륜의 철도시스템은 여전히 안전하고 편리하게 운영되고 있다. 대륙횡단 열차는 1869년 완공됐다. 공식적으로 ‘태평양 철도(Pacific Railroad)’ 혹은 ‘육로(Overland Route)’라 불렸다.     대륙횡단철도는 미국의 사회와 경제 발전에 일대 전환점을 제공했다. 철도 완공으로 동부 연안에서 서부 연안 도시로 가는데 걸리는 시간이 6개월에서 2주일로 줄었기 때문이다.   역사를 되새김질하며 내다본 열차 차창 밖으로는 물안개 밑에서 바다 물결이 진저리를 쳐대고 있었다. 높은 건물의 꼭대기와 다리의 난간, 허리에 구름을 감은 산들이 안개 틈으로 들락날락 신비스러웠다.     샌프란시스코만 지역 특유의 아침 안개를 벗어나 머린 카운티로 접어들자 빛은 해변의 빼어난 정취들에 내려앉아 평화로움과 세련미를 선명하게 전해주었다. 하늘은 코발트색으로 맑고, 바다는 비취 빛깔로 깊었으며, 초록의 야산 기슭에는 모양을 낸 주택들이 관상수에 둘러싸여 오가는 선박들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열차가 경적을 울리며 내륙으로 들어가 농축산학의 메카 데이비스와 캘리포니아 주도 새크라멘토 일대의 평원을 지날 때는 포도와 오렌지, 아보카도의 과수원, 채소밭의 들판이 끝없이 펼쳐져 푸르렀다.   리노를 지나 네바다의 사막에 접어들자 빛은 표변했다. 황무지에 펼쳐진 모래와 돌, 바위산, 널브러진 나목들의 주검 위에 살기가 등등했다. 그 넓은 광야에 땡볕을 이기고 살아남은 생물은 보이지 않았다.     척박한 땅 황량한 무덤 더미는 유타 주까지 이어졌다. 4억 년 전에 형성되었다는 주상절리도 펄펄 끓는 고열에 의한 조형물이리라. ‘철도 건설 현장에서 희생된 유골들도 필경 저기에 묻혀 있겠지’ 싶어 가슴이 뭉클했다.     1863년 링컨 대통령의 지시로 6년 동안 시공된 3000km에 달하는 대역사의 상처였다. 인디언 원주민들은 보호구역에 유폐되거나, 저항하다가 처형됐다. 당시 연방 정부는  청나라에서 유입된 2만여 명의 중국인 노무자들도 열악한 작업환경을 견디다 못해 수없이 스러졌다고 전해진다. 해머와 징으로만 화강암을 하루에 1피트씩 뚫어 16개의 터널도 팠다고 하니 그 고역이 애련하기가 그지없었다. 획기적인 철도 건설로 미국 경제에 큰 기여를 한 중국 노동자들은 거꾸로 피해자가 되는 역사적 아이러니도 발생했다. 공사가 마무리된 후 1870년대부터 미국에 남은 중국인 노동자들에 대한 반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철도는 인종차별의 발현 시점이기도 했다.     솔트레이크 시티를 지나자 태양은 서쪽 바위산 너머로 잠자러 가면서 휘황찬란한 빛깔의 비단으로 온누리를 덮어주었다. 천지가 저렇게 아름답게 물들다니! 장엄한 송별 의식일까, 위로일까.   깜빡 든 잠에서 깨니 창밖이 훤했다. 로키산맥의 중턱을 내려가고 있었다. 울창한 교목들과 굽이굽이 휘도는 코로라도 강의 푸른 물결, 날아다니는 새들이 반가워 온몸에 활기가 솟았다. 빛의 바닷속에서 동물들은 마냥 자유로웠고, 나무들도 반짝이며 살랑거렸다.     캄캄한 터널을 빠져나와 앞으로 달려가는 세상이 그토록 고마울 줄이야.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이 아침에 대륙횡단열차 대륙횡단 열차 열차 차창 서쪽 바위산

2025-01-15

무장한 남성, 경찰과 대치로 91번 프리웨이 양방향 폐쇄

오늘(24일) 오전 애너하임 91번 프리웨이에서 무장한 남성 운전자가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 멈춰선 상태로 장시간 대치하다 사망했다. 경찰은 멈춰선 용의자의 차량을 둘러싸고 91번 프리웨이 양방향 모든 차선을 폐쇄했다. 4시간 가량 대치 후, 경찰은 용의자의 차량에 접근하여 두 대의 장갑차 사이에 박힌 차량의 운전석에서 사람을 끌어냈다. 그가 어떻게 사망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코로나 경찰 대변인은 현장에 있던 경찰관들이 그의 사망을 초래할 만한 어떠한 힘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동쪽 차선은 곧 재개되었지만, 서쪽 차선은 몇 시간 더 폐쇄됐다. 경찰 추격전은 코로나에서 시작되어 결국 프리웨이에서 멈췄다. 40대 남성 용의자는 무장한 것으로 추정되었으며, 프리웨이 서쪽 차선에서 멈춘 파란색 세단 안에 4시간 동안 머물렀다. 용의자의 차량은 애너하임과 코로나 경찰서의 장갑차 2대에 의해 둘러싸였다. 장갑차 3대 외에도, 경찰 및 CHP 순찰차 12대 이상이 대치 상황에 대응했다. 이 사고로 프리웨이 양방향 차선이 모두 차단되면서 메모리얼 데이 휴일 여행객들 차량들이 양방향으로 몇 마일에 걸친 교통 정체를 겪었다.   코로나 경찰 대변인에 따르면, 경찰 추격전은 오전 8시쯤 맥킨리 스트리트와 그리핀 웨이 교차로 근처에서 스토킹 용의자를 발견하면서 시작됐다. 용의자는 정차 요구를 거부하고 도주했고, 경찰의 추격전이 벌어졌다. 추격전은 레이크뷰 애비뉴 근처 91번 프리웨이에서 끝났다.   서쪽 방향 차량은 임페리얼 하이웨이에서 우회되었고, 동쪽 방향 운전자들은 55번 프리웨이로 돌아가도록 안내 받았다. 애너하임 경찰에 따르면, 인근 두 학교는 이번 사건으로 인해 폐쇄됐다. 경찰관들이 캠퍼스에 상주하며 학교측과 협력했으며, 부모들은 자녀를 데리러 올 수 있었다. 이무영 기자 [[email protected]]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프리웨이 대치로 코로나 경찰서 프리웨이 양방향 프리웨이 서쪽

2024-05-24

[이 아침에] 설날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음력 설을 앞두고 어릴 적 듣던 노래가 가슴에 맴돈다. 가래떡처럼 길기만 한 세월이 헤아릴 수 없이 흘렀지만, 아직도 어릴 때의 설날이 꺼지지 않은 잉걸불같이 가슴에 남아있는 것은 웬일일까. 기다림과 설렘으로 맞았던 그 시절의 설날은, 그리울 때면 가슴 한구석에서 꺼내 볼 수 있는 나만의 무지갯빛 추억이다.   새해가 시작되는 정월 초하루 설날에 먹는 떡국에는 여러 가지의 상징적인 의미가 깃들어 있는 것 같다. 우선 떡국의 재료인 가래떡에는, 새해에 세워 놓은 밝고 올곧은 의지를 한 해라는 긴 세월 동안 변함없이 지켜나가라는 뜻이 숨어 있는 듯싶다. 거기엔 세월이 상징적으로 담겨 있는 까닭이다.   반듯한 교자상 위에 놓인 떡국을 바라본다. 하얀 떡국 떡은 아마도 어지럽고 혼란스러웠던 지난 한 해를 비워내고, 새롭게 시작되는 깨끗한 새해를 맞이하라는 순수함의 상징 아닐까. 흰색에는 완전함과 완성의 의미도 있으니, 새해를 시작으로 바른 뜻을 세워 그것을 마지막까지 완성하라는 의미도 품고 있을 것 같다.   자세히 보면 떡국 맨 위에는, 계란으로 수놓은 노란 지단과 빨간 실고추와 검은 김과 소고기, 그리고 청색 파가 먹음직스럽게 놓여 있다. 이것은 옛 조상들이 믿었던 음양오행설로, 동쪽의 청색과 서쪽의 백색, 또 남쪽의 적색과 북쪽의 흑색, 그리고 중앙의 황색에서 유래된 것이 아닐까.   새해에 먹는 떡국에 선조들의 우주관과 음양오행 사상이 깃들어 있으니, 우리는 새해 첫날이면 조상들의 아름다운 역사와 전통을 온몸으로 받아들여, 다가오는 한 해를 보다 밝은 희망과 새로움으로 이루라는 의미인가 보다.   곱게 김이 오르는 떡국 한 수저를 정갈하게 입에 떠 넣는다. 알맞게 잘라 놓은 쫄깃한 가래떡이 입 안에서 고소하게 퍼진다. 어쩌면 긴 가래떡을 가지런하고 둥글게 썰어 넣은 의미는 가정과 사회에서 모나지 않은 융화와 조화 그리고 풍요로운 유대 관계를 상징하는 것이리라.   떡국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떡국을 만든 쌀에는 땅의 기운과 하늘의 비와 대기의 바람과 해의 따사함이 깃들어 있다. 새해 첫날 떡국을 먹으며 나는 지수화풍 모두를 몸에 담으니, 그야말로 몸과 자신이 태어난 땅은 둘이 아니고 하나인 신토불이가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것은 하늘과 바람 그리고 땅과 물의 순리에 따라, 이웃과 정을 나누며 착하게 살라는 의미이기도 하리라.   어린 시절 색동저고리에 빨간 치마를 받쳐 입고 할머니와 부모님께 정성껏 세배를 드리고 나면, 문득 몸과 마음이 단정해지고 겸손해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지금은 나이가 들어 색동저고리의 동심은 사라졌지만, 어릴 적부터 지금까지 새해마다 받은 보이지 않는 조상님 들의 음덕으로 이만큼 건재하지 않은가 생각하니 새삼 감사한 마음이 우러나온다. 한 살이 더해지는 새해에는 밝은 희망을 안고 더욱 성숙하고 베푸는 한해를 지어 가야겠다며 각오를 다진다. 김영애 / 수필가이 아침에 설날 새해 첫날 가슴 한구석 청색과 서쪽

2024-01-24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폭설

눈길을 헤치고 돌아와 목이 길어져 당신이 있는 서쪽 하늘만 바라보고 있어요. 좀 회복되면 함께 걷자던 친구는 생각보다 얼굴은 괜찮았고 조금 마른 듯 했지만, 그 친구 목이 길어져 삶이 깊어졌더라고요. 모두 깊은 동굴에 머무르고 싶지 않은 듯 출구를 찾으려 두리번대고 목소리도 발걸음도 느려진 저녁이었어요. 시킨 생선찌개는 어찌나 짜던지 돌아와 내 마음처럼 애꿎은 냉수만 찾았네요.     그나저나 오늘은 눈이 십여 인치나 쌓여 솜바지 챙겨 입고 창가에 앉아 지내는 게 제일 행복할 것 같기도 하여 빨간 열매 가득한 창가 블라인드를 올렸어요. 빛이 창문을 통해 밀려 들어오는 거예요. 거리도 나무도 지붕도 참 밖은 온통 눈 나라 하얀 고요가 시카고 하늘 위에 가득하네요. 근데 궁금해요. 당신을 후벼 파 끙끙 앓아 눕게 만든 그 시집, 선물로 내게 준다던 시집이 〈혼자 가는 먼 집〉이라는데 얼마나 먼 집인가? 꼭 혼자 가야 하나? 생각하며 눈 나라에서 안간힘으로 버티고 있어요. 목이 긴 짐승이 되면 멀리도 잘 보이려니 했지요. 도무지 보이지 않는, 그래서 만날 수 없는 평행선이 되어 있지요.     애꿎은 눈가를 훔치는 밤, 눈은 내리는데, 쌓이는데 눈 내리는 밤에 서로를 향해 걷다 보면 발끝이 이어지는 어디쯤에서 다시 지워지는 발 밤새 눈길에 발자국을 내고 지우고 당신을 향해 눈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동안, 사랑하는 동안 나는 당신 손에 빚어지고 당신 사는 하늘을 자꾸 바라보아요. 바라본 곳이 길이 되어 나는 시들다가 다시 피어나기도 하지요. (시인, 화가)     눈 덮인 계절 모습을 감춘 그대 치열하게 싹을 내미는 봄보다 편안한 호흡으로 행복하신지 나의 몸 어딘가에도 감추어진 마음 그 속 시간을 들여다보면 시간은 움직이지 않는다는 생각 존재하는 건 잘게 잘려져 다가오는 작은 조각의 현재일 뿐 또 한 살을 먹고 있다. 오래 살아가고 있다 오래 그리워 오래 걸었다 호수 밀려오는 소리 정겹던 날들이 부른다     눈 내리는 밤 한 해도 그렇게 지나가고 새날도 그렇게 오고 있지 않나 온몸을 기울여야 하는 것 이 순간을 사랑하는 것 사랑하는 동안 행복하기 위해서 그리하여 모든 나머지 것들은 그냥 지나치게 할 일이다 욕망을 덜어내는 시간 행복은 걸어 들어온다. 다시 눈길이다 사랑한 만큼 비워진 만큼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폭설 시카고 하늘 창가 블라인드 서쪽 하늘

2024-01-22

리버사이드 산불 진화율 15%

리버사이드 카운티에서 발생한 산불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일 캘리포니아 산림화재보호국(캘파이어)에 따르면 지난 30일 발생한 ‘하일랜드 산불’이 3일 만에 2500에이커 규모로 커졌다. 이날 오전 기준 진화율은 15%로 건물 15채가 파괴됐다.     〈본지 11월 1일자 A-1면〉   캘파이어에 따르면 가파르고 울퉁불퉁한 지형과 계속되는 샌타애나 강풍, 그리고 낮은 습도로 산불 진화에 어려움이 커서 완전하게 진화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준, 세이지로드 남쪽/골든 이글 드라이브, 베커레인의 동쪽, 보더 비스타의 서쪽, 371번 프리웨이의 서쪽, 소렌슨 로드의 서쪽, 샌디에이고카운티 로드의 북쪽 지역 등에는 대피령이 내려졌다.       또 남부해안 대기질관리지구(SCAQMD)는 무리에타, 테미큘라, 샌클레멘티 등 남가주 일부 지역에 오늘(2일) 오전 10시까지 산불로 인한 대기질 주의보를 발령했다.   소방 당국은 진화를 위해 소방관 1243명, 소방차 130대, 헬기 10대 등이 현장에 투입됐으며 진화 작업을 벌이던 소방관 1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김예진 기자 [email protected]하일랜드 화제 하일랜드 화제 서쪽 샌디에이고카운티로드 남부해안 대기질관리지구

2023-11-01

'전선 도둑' 탓에 프리웨이 가로등 40% 고장

예전과 달리 요즘 프리웨이 밤 운전 길이 유난히 어둡게 느껴졌다면 운전자의 시력 탓만은 아니다.       LA지역 주요 프리웨이에 설치된 약 3만4000개의 가로등 중 40%가량이 잇단 절도 피해로 아예 켜지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나타나 물의를 빚고 있다.     게다가 도로 상태 확인과 비상 상황을 위해 설치된 카메라 550여대 중 무려 320여대가 아예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CBS가 20일 보도했다.     길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엔 도로 표지판의 전등이 켜지지 않거나, 가로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으면 운전자들은 출구를 놓치거나 급박한 차선 변경으로 사고를 유발하는 등 매우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전등과 카메라는 꺼진 것일까.     주정부에서 고속도로 안전과 관리를 담당하는 캘트랜(Caltran)과 가주고속도로순찰대(CHP)에 따르면 이 모든 사태는 ‘전선 도둑’ 때문이다.   절도범들은 시도 때도 없이 설치된 전등과 카메라 시설에 있는 구리, 철, 합섬 전선들을 절취해 고철상에 되팔고 있다. 경기가 안 좋아지니 하수구 맨홀 뚜껑을 내다 팔듯이 전선이 절도범들의 습격을 받는 것이다.     일례로 10번 프리웨이 서쪽 방향 라시에나가 출구 방향의 표지판에는 전등이 켜지지 않은 채 수주가 지났지만 수리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조등을 일부러 켜서 확인하지 않으면 출구를 놓칠 수 있고 운전자는 당황할 수밖에 없다.     프리웨이 카메라 오작동은 비상시 경찰과 소방의 이동에 큰 장애가 될 수 있으며, 역시 대형 사고를 야기하고 상황 수습을 지체할 수 있다.     실제 캘트랜의 공식 자료에 따르면 LA카운티 내 고속도로에서 전등 및 시설과 관련된 절도 범죄는 올해 총 550건이 보고됐다. 이는 지난 2013년에 보고된 165건에 비하면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게다가 캘트랜 측이 운전자들의 안전을 위해보다 신속하게 공사를 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캘트랜은 전선이 보이지 않도록 이중 문을 설치해 잠그고 있지만, 이 역시 절도 피해를 막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범죄의 규모와 숫자를 당국이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절도범들의 범죄 행각은 계속되고 당국의 복구 노력은 지연되면서 어두운 프레웨이를 달리는 운전자들의 안전은 극한으로 내몰리고 있다. 최인성 기자프리웨이 가로등 프리웨이 가로등 프리웨이 카메라 프리웨이 서쪽

2023-07-20

[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시집 몇 권을 챙기고 편하게 갈아 입을 옷가지, 속옷들을 주섬주섬 꾸렸다. 산을 오르려면 두꺼운 바지, 눈이 녹아 미끄러운 산행길을 위한 등산화, 이제 막 배워 조금 친해가는 맥북을 챙겨 떠난다. 시카고가 속해 있는 미국의 중서부는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옥수수 밭, 콩밭이어서 늘 내게는 산행길이 그리웠었다.   비행기로 4시간 비행하여 샌프란시스코에 도착했다. 공항에서 랜터카로 서너시간 달려 요세미티 근처 에어비앤비에  도착하기 전 요세미티 벨리 Information center로 직행했다. 눈이 녹아내려 요세미티의 상당부분이 Closed 되었다는 정보를 떠나기 전 공항에서 알게 되었다. 다행히 요세미티 벨리는 오픈 되어 있었기에 짐을 풀기 전 산행부터 시작하였다.     3시간 자고 새벽 4시부터 시작된 오헤어공항에서부터의 여행길은 요세미티 벨리의 산행을 마치고 에어비앤비로 돌아온 늦은 시간, 8시가 다 되어서야 끝이 났다. 예정에 없던 라면으로 허기를 달래고 피곤이 몰아친 천근만근의 몸으로 데크에서 노을이 진 서쪽 하늘을 마주하게 되었다. 깊숙한 산으로 겹겹히 쌓인 산등성이로 지는 요세미티의 노을은 늘 시카고 작은 언덕에서 바라보았던 노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밤 늦도록 풀벌레소리를 들으며 노을이 총총 빛나는 하늘 별자리로 변할 때까지 데크에 몸을 기대고 앉아 있었다. 하루의 피곤함이 눈 녹듯 사라자는 듯 느껴졌다. 밤새 한번도 깨지 않고 새소리가 새벽을 깨울 때까지 꿈도 꾸지 않고 죽은 듯 쓰러져 잤다.   새벽은 아름다웠다. 먼 산등성이로부터 밝아오는 아침은 맑고 청명했다. 솟아 오르는 일출은 높게 솟은 침엽수의 가지 사이사이로 붉은 하늘빛으로 물들여지고 있었다. 아침은 향기로웠다. 어젯밤 미처 보지 못했던 데크 앞에 핀 프렌치 라벤더와 로즈마리는 밝아오는 새날 아침을 아름답게 장식하고 있었다.     오늘은 요세미티 서쪽 계곡 Hetch Hetchy Valley에서 트레킹을 시작했다. 지난해 7월 발생한 요세미티 초대형 산불로 여의도의 25배에 가까운 면적을 태운 잔해가 아직도 곳곳에 남아있었다. 엄청난 길이의 침엽수들이 산기슭에 쓰러져있어 그때의 참혹한 현장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다. 워낙 방대한 지역인지라 아직도 울창한 나무숲들의 위엄은 가히 표현할 수조차 없을 정도로 장관이었다. 오후 햇빛이 쬐는 산등성이, 쓰러진 나무에 걸터앉아 이기주 작가의〈언어의 온도〉를 햇과일 음미하듯 밑줄을 그으며 읽었다. 햇살보다 따뜻하게 마음에 담겨져 와 여러시간 기쁨 안에 머무를 수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침엽수 너머로 눈이 녹아내려 강 줄기가 무섭게 거품을 내며 흐르고 있었다. (시인, 화가)       힘들 땐 기대어 살자     새벽이 움트고 있다 / 꽃 한송이 피어나듯 / 움추렸던 꽃잎을 펼치듯 / 순간마다 일어서고 있다 / 한 사람의 호흡이 살아나듯 / 새벽이 살아나고 있다 // 새벽이 손짓하듯 / 꽃 한송이 피어나듯 / 우리 힘들 땐 기대어 살자 / 한없이 끌어내리는 두려움마져 / 꼭꼭 접어 가방 안에 깊숙히 넣었다 // 사는 게 쓸쓸한데 웃음이 나오는 건 왜일까 / 순간 나비처럼 어깨 너머로 / 절룩이며 자유로워지고 있다 // 다시 태어난다면 / 행여 다시 태어난다면 / 서로에게 기대어 살자 / 버들가지 흔들리는 일몰의 언덕에서 / 내리 자라는 서로를 닮아가며 / 힘들 땐 한 생의 뒤안길 기대어 살자 / 깨여있는 날 동안 기대어 살자 / 기쁨과 슬픔조차 서로 등 되어 기대어 살자     신호철신호철의 시가 있는 풍경 요세미티 벨리 요세미티 서쪽 요세미티 초대형

2023-05-01

최악의 겨울 폭풍…피해 속출…강추위와 폭설 남가주 강타

34년 만에 남가주에 찾아온 눈폭풍과 강추위로 산간 지역뿐만 아니라 해안가까지 눈이 내리면서 곳곳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체감 온도도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23일 오전 샌타클라리타, 시미밸리, 라크레센타, 라카냐다 플린트릿지와 선밸리, 샌버나디노 카운티에 강풍과 함께 눈과 비, 우박이 내리면서 이 지역 체감 온도가 화씨 25~30도까지 떨어졌다. 이들 지역의 낮 기온은 강풍으로 인해 40~45도에 그쳤다.   이날 인랜드 엠파이어 지역의 유카이파-칼리메사 연합통합교육구와 베어밸리 통합교육구는 눈보라와 돌풍으로 기온이 떨어지자 산하 학교들을 모두 휴교시켰다.   도로 표면에 생긴 얼음으로 발생한 교통사고도 보고되면서 일부 산악지대 도로는 당분간 폐쇄된다.   가주교통국은 22일 오후 11시쯤 유카이파 와일드우드캐년 로드 인근 10번 프리웨이 서쪽 방면에 도로가 얼어 달리던 차량 20대가 연쇄 추돌해 8명이 병원에 실려갔다고 밝혔다.   한인들이 자주 찾는 라스베이거스행 15번 프리웨이 일부 구간도 겨울 폭풍으로 생긴 결빙으로 지난 21일 오후 11시 30분부터 약 12시간 동안 폐쇄됐다. 해당 구간은 마운틴 패스 인근 니프턴 로드부터 네바다 주경계까지 6마일 거리로, 기상청은 오는 26일까지 눈보라와 돌풍을 예보하고 있어 운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오후부터 일부 폐쇄된 도로는 모하비와 베이커스필드 사이의 하이웨이 58번, 샌타클라리타 밸리와 5번 프리웨이가 만나는 그레이프바인, 앤젤레스 국유림을 지나는 2번 프리웨이 구간 일부 등이다. 지난해 피시 산불이 발생한 두아르테 멜 캐년 로드 일부도 산사태 위험에 대비해 25일까지 통행이 금지된다.   오늘(24일)부터 내일(25일)까지 시속 75마일에 달하는 돌풍과 겨울 폭풍 경보를 발령한 국립기상청(NWS)은 해발 2000~4000피트 사이의 산간 지역에 6~12인치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남가주에서 가장 높은 마운틴 볼디의 경우 최대 96인치에 달하는 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하고, 여행자들에 샌게이브리얼 산악지대를 피할 것을 경고했다. 또 이 기간 리버사이드와 샌버나디노 카운티 산간 지역에도 최대 36인치 높이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가주 뿐만 아니라 중부와 동부 29개 주도 한파로 인한 정전과 항공기 결항 사태를 겪고 있다.   CNN은 23일 가주를 포함해 중부 미네소타, 동부 메인주까지 29개 주 6500만여 명이 겨울 폭풍 경보를 받았으며, 약 100만 가구가 정전으로 추위에 떨며 지내고 있다고 전했다.   항공기 운항도 대거 중단됐다. 플라이트어웨이닷컴에 따르면 23일 오전에만 북부와 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쳐 2500편의 항공기 운항이 취소됐으며 약 9000편이 지연됐다.   미네소타와 위스콘신, 와이오밍, 사우스다코타, 노스다코타 등 중북부 지역에는 폭설 경보가 내려졌다.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30년 만에 처음으로 최대 23인치 이상 적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보했다. 미네소타는 일부 지역 기온이 화씨 영하 22도 안팎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함에 따라 주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12월에도 북극에서 내려온 차가운 대기가 시카고 등 일부 지역을 덮치면서 기온이 영하 50도 아래로 떨어진 바 있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사설 강추위 추돌 사고 프리웨이 서쪽 로드 인근

2023-02-23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