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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매디간 재판

지난 20여년간 시카고에서 진행된 정치인들에 대한 재판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컸던 재판을 꼽으라면 로드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에 대한 부정부패건이었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는 현직에 있다가 체포돼 재판에 넘겨졌었다. 아울러 주지사 재임 당시 부정으로 인해 구속되고 주의회에서 탄핵됐으며 재판에 회부돼 유죄를 판결받는 등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당시 아침 조깅을 마치고 자택으로 들어가는 현역 주지사를 체포해 구속시킨 일은 충격적이기도 했다. 이 일에 대한 배경으로는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짧은 시간내 일리노이 최고 정치 권력자에 오른 주지사에 대한 견제였다고 보는 측면도 있었지만 현역 주지사가 체포되고 기소된 뒤 유죄를 선고받고 수감된 것은 어찌됐건 시사하는 바가 매우 컸었다.     조지 라이언 전 주지사의 재판의 경우 역시 부정부패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임기가 끝난 후 재판을 받았고 부정부패 혐의 역시 그가 주지사로 재임하면서 저지른 잘못이 아니라 주지사직에 당선되기 전에 역임했던 총무처 장관시 행태가 문제가 됐던 것이 차이점이었다.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의 경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연방 상원 자리를 주 헌법에 따라 주지사가 임명할 수 있게 되자 자신에게 유리한 인물, 자신에게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지명하고자 나눈 대화가 도청되고 재판 과정에서 공개되자 큰 파장을 불러 왔다. 그 유명한 ‘Fxxxxxx golden’이라는 말이 나온 배경이다. 결국 로드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는 연방 검찰에 의해 기소된 뒤 유죄가 확정돼 콜로라도 연방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오랜 수감 생활 끝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의해 사면돼 출감할 수 있었다.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와 버금가는 재판이 있다면 에드워드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에 대한 부정부패 재판 역시 파급력이 컸다. 버크 전 시의원은 시카고 시의원으로 그 누구보다 오래 재임했으며 시의회 재정위원장을 오랫동안 장악하면서 시의회에서 가장 막강한 정치인으로 군림했다. 리차드 데일리, 람 이매뉴얼, 로리 라이트풋 시장도 모두 버크 전 시의원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버크 전 시의원도 자신의 법무법인을 통해 이권을 챙기고 재개발 사업에 뛰어든 사업가의 편의를 봐주는 댓가를 챙겨주는 혐의로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받았다. 이 재판에서도 역시 ‘Tuna’로 통칭되는 이권 거래가 재판 과정에서 드러나며 시카고 정치권이 커튼 뒤에서 어떻게 이득을 챙기는지 알려지게 됐다.     이 두 재판을 넘어서는 재판이 있다면 8일 시작된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하원 의장에 대한 갈취 재판이다. 1942년생으로 올해 82세인 매디간 전 의장은 1971년부터 2021년까지 시카고 시 남서부 지역을 지역구로 하며 주하원으로 활동했다. 주의원으로 재임하면서 1983년부터 2021년까지 2년을 제외하고는 하원 의장을 독차지했다. 그 오랜 기간 주의회의 막강한 권력을 누렸으나 불법이 없으리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다. 결국 매디간 전 의장은 10년 이상 뒤를 캔 연방 검찰과 연방수사국에 꼬리를 잡히고 말았다. 대니 솔리스 시카고 시의원이 연방 수사국에 수사 협조를 하는 순간 매디간 전 의장이 컴에드와 AT&T와 같은 대기업과 거래하는 증거가 포착됐다. 또 구 중앙우정국 건물 재개발을 추진하는 업체가 자신의 법무법인을 사용하게 하는 댓가로 편의를 제공하는 장면도 동영상과 음성으로 확보됐다. 그리고 이 과정은 재판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재판에서 중요한 사항은 댓가성을 어떻게 입증하느냐다. 매디간 전 의장측이 부정한 거래를 한 것은 이미 많은 증거를 통해 확인됐지만 이를 통해 어떤 댓가가 오고 갔으며 어떤 이익을 취했는지를 재판 과정에서 배심원단에게 설명하는지가 중요하다. 이 과정이 10주간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매디간 전 의장에 대한 재판은 일명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다. 그가 재임한 기간과 그가 일리노이 정계에서 끼친 영향력, 이 재판이 끼칠 파괴력 등을 감안하면 이를 능가할 재판이 적어도 지난 100년간 일리노이에서는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은 꾸준하고 지속적으로 이어져 왔다. 컴에드와 AT&T 경영진에 대한 재판이 마무리됐거나 되고 있으며 비서실장과 로비스트 등 그의 심복들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이미 많은 증거들이 확보됐고 공개된 바 있다. 그나마 매디간 전 의장측이 기대할 수 있는 것이라곤 최근 연방 대법원에서 확정된 뇌물죄 관련 판결이 있지만 이 역시도 재판 담당 판사가 기각 요청을 거부하고 배심원들이 유무죄를 결정할 때 참고 사항으로만 적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혀 매디간 전 의장측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공직자에 대한 부정부패 재판을 담당하는 판사들은 형량을 엄격하게 적용하곤 한다. 선출직을 포함한 공직자들이 주민들의 세금을 사용하고 유권자들의 신임을 바탕으로 확보한 공권력을 집행하지만 이를 남용하고 제대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측면에서 죄를 더욱 무겁게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와 버크 전 시의원, 매디간 전 의장의 재판을 통해 일리노이 정치권에 시사하는 바는 자못 무겁지 않을 수가 없다. 그만큼 기존 정치권이 부패했다는 측면에서, 앞으로는 이런 구태 정치가 다시는 재현되면 안된다는 입장에서 이번 매디간 전 의장의 재판을 바라봐야 할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재판 부정부패 재판 재판 과정 주지사 재임

2024-10-09

일리노이 세기의 부정부패 재판 시작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주 하원의장에 대한 재판이 8일 시작된다. 10주간 일정으로 50여명의 증인이 나서게 될 이번 재판은 일리노이 주 정계에서 지난 100년간 가장 중요한 정치 관련 소송으로 거론된다.     올해 82세인 매디간은 1971년 처음 주의원에 당선된 이후 36년간 일리노이 정계에서 최고 실력자로 군림해왔다. 주의회서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모든 과정이 매디간을 거쳐야 했다. 일리노이 주지사와 시카고 시장은 바뀌었어도 주의회는 매디간이 완벽하게 장악하고 있었다.     로드 블라고야비치, 조지 라이언 전 일리노이 주지사나 에드워드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 등에 대한 부정부패 재판도 일리노이 정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매디간만큼 오랫동안 영향력이 클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에서 세기의 재판으로 꼽힌다.     이번 재판에서 매디간은 23가지 부정부패 혐의로 기소됐고 각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공개된다.     가장 큰 혐의는 자신이 대표로 있는 법무법인에 사건을 의뢰하는 댓가로 개발업자에게 편의를 제공한 것이다. 또 이미 유죄 혐의를 받은 바 있는 일리노이주 전력 독점 공급업체 컴에드(ComEd)와 AT&T에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는 조건으로 측근들에게 금품 제공을 받게 한 혐의도 포함됐다. 이 모든 증거는 10여년간 수집됐으며 가장 중요한 증거는 대니 솔리스 전 시카고 시의원과의 전화 통화와 회의 내용이 도청되면서 수집됐다. 솔리스는 자신이 저지른 불법 행위에 대한 면제를 조건으로 연방수사국(FBI)의 도청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솔리스의 협조로 그 동안 20여 명의 시카고 지역 정치인이 부정부패 혐의로 법정에 섰고 이 가운데 버크 등 9명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배심원단 구성으로 시작될 이번 재판에서 최대 쟁점은 댓가성을 규명하는 점이다. 매디간이 컴에드와 거래하거나 구 우정국 본부 재건축을 처리하면서 자신의 법무법인이나 측근들에게 이득을 얻게 한 것이 어떤 댓가를 바란 것이냐는 것을 검찰이 제출한 증거로 규명되어야 한다.     이는 최근 연방대법원이 뇌물죄에 대한 판례를 다시 결정하면서 이슈가 됐다. 개발업자가 시장에게 뇌물을 준 것이 댓가성이 없고 사후에 일어났다면 단순한 팁으로 볼 수도 있다고 연방대법원이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매디간측 변호인단은 법원에 뇌물죄 혐의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배심원단이 뇌물죄 유무죄를 결정할 때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감안해야 한다는 내용의 지시사항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번 재판을 진행할 로버트 블레이키 연방 판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임 당시 지명 받은 검사 출신 판사다. 주목할만한 사항은 블레이키 판사의 부친이 뇌물죄를 쓴 법률가였다는 점이다. 부친이 정한 법으로 일리노이 최고 정계 실세를 처벌하는 재판이 진행되는 셈이다.     Nathan Park•Kevin Rho 기자일리노이 부정부패 부정부패 재판 일리노이 정계 일리노이주 전력

2024-10-07

매디간 전 IL 하원의장 연루 AT&T 뇌물 재판 시작

마이클 매디간(사진) 전 일리노이 주 하원 의장과 관련된 재판이 10일 시작됐다. 이 재판은 곧 시작될 매디간 전 의장의 부정부패 재판과 연관성이 크다.     이번 재판에 피고로 지목된 인물은 전 AT&T 일리노이 사장인 폴 라 쉬아자와 매디간 전 의장의 비서실장이었던 마이클 맥클레인, 전 주의원 에드워드 아세베도 등이다.     이번 재판은 이미 유죄 평결이 내려진 컴에드 뇌물 사건과 매우 유사하다. 컴에드의 사장 등 중역들은 일리노이에 전기를 공급하는 유틸리티 회사에 유리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매디간 전 의장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유죄를 평결받았다.     마찬가지로 AT&T 역시 일리노이에 유선과 무선 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 수백만 달러의 이득을 받을 수 있는 조건으로 매디간 전 의장측에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피소됐다.     기소장에 따르면 라 쉬아자 사장은 매디간 의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아세베도 의원에게 월 2500달러를 제공하는 것에 동의했다. 명목상 아세베도 의원이 속한 라티노 커뮤니티에 대한 컨설팅 업무를 주고 이에 대한 대가를 지급한다는 것이었지만 실제로 아세베도 의원이 한 일은 전무했다. 실상은 AT&T에게 유리한 유선 전화 서비스 제공 의무화 법안을 없애는 조건으로 뇌물을 제공했다는 것이 검찰측 주장이다.   이에 대해 AT&T측은 통상적 컨설팅 업무에 대한 대가를 지불했을 뿐 뇌물을 아니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앞으로 3주 간에 걸쳐 진행될 이번 AT&T 뇌물 재판의 결과에 따라 매디간 전 의장에 대한 재판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AT&T 뇌물 재판이 유죄로 평결날 경우 매디간 전 의장의 혐의가 입증되는 반면 무죄일 경우 기소의 토대 자체가 흔들려 매디간 전 의장에 대한 유죄 입증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Nathan Park 기자하원의장 연루 뇌물 재판 하원의장 연루 부정부패 재판

2024-09-10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정치적으로 가장 부패한 도시

결국 에드워드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21일 시카고 다운타운 덕슨 연방 법원에서 열린 버크 전 시의원에 대한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갈취와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로 인해 버크 전 시의원은 내년 6월로 예정된 형량 선고로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하게 됐다.     이번 재판으로 버크 시의원은 부정부패 혐의로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된 전 현직 시카고 시의원 중 38번째가 됐다. 그만큼 긴 부패 정치인의 리스트에 에드워드 버크라는 이름이 추가된 셈이다.     지금까지 부정부패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시카고 정치인 리스트에는 로드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의 빈 자리에 후임을 임명할 권한이 주어지자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인물을 고르기 위해 각종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화 내용이 연방검찰에 의해 도청되었고 재판 과정에서도 공개됐는데 ‘FXXXXXX golden’이라고 말한 내용이 재판만큼 유명한 문구가 됐다.     블라고야비치는 결국 14년형을 선고 받고 징역형을 살았고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의해 감형돼 석방됐다.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 일리노이 주지사는 블라고야비치가 네번째였다.     더 최근으로는 2017년 기소되어 일곱 건의 위증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패트릭 데일리 톰슨 전 시의원이 있다. 리차드 J 데일리 전 시장의 손자이자 리차드 M 데일리 시장의 조카이기도 한 톰슨 전 시의원은 지역내 은행으로부터 21만달러를 대출 형식으로 받고 이를 제대로 갚지 않은 상태에서 연방은행 당국에 거짓 진술을 하고 세금 보고를 허위로 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가 받은 형량은 4개월의 징역형이었다.     아마도 최근 시카고 시의원 중에서 재판이나 부패 혐의로 가장 자주 언급된 인물은 대니 솔리스 전 시의원일 것이다. 그는 에드워드 버크 전 시의원과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하원 의장이 유죄를 선고 받거나 기소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무려 6년간이나 연방 수사 당국에 협조하며 유력 정치인들의 부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도록 협조했기 때문이다.     그런 본인 역시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런 혐의로 인해 수사 당국에서 제안한 도청 장치 착용에 찬성했고 그 댓가로 자신은 기소되지 않기로 타협을 한 것이다. 이런 공로로 인해 솔리스 전 시의원은 최근 수십년간 연방 정부의 입장에서 활동한 가장 거물급 정보원이자 증인으로 인정받았다. 솔리스 전 시의원 역시 조닝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 전 시의원 만큼의 거물급인 매디간 전 의장 역시 내년 4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전력 공급사인 컴에드로부터 자사에 유리한 법안을 지지해 달라며 막대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가장 큰 혐의다. 지금까지 파악된 증거와 진술들만 보더라도 매디간 전 의장도 유죄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매디간 전 의장까지 부정부패 혐의가 인정된다면 시카고와 일리노이 유력 정치인이 모두 재임 중 발생한 이권을 챙긴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셈이다.     두 정치인의 공통점이라면 시카고 특유의 머신 정치의 수혜자라는 것이다. 머신 정치란 리차드 J 데일리 시장 당시 생겨난 현상으로 시카고 정치 스타일을 뜻한다. 최종 보스 한 명을 중심으로 피라미드식 서열이 존재하면서 자신에게 기여한 인물들에게 이권을 나눠주며 공고한 권력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뇌물과 선거 캠페인 지원은 필수였고 대대로 지역구를 나눠가지는 현상도 비일비재했다. 버크와 매디간 모두 각자 지역구를 오랫동안 좌지우지 하면서 선거에서는 상대 후보가 출마조차 하지 않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지금은 일리노이 정계에서 머신 정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우선 현재 정치권이 새로운 인물로 많이 바뀌었고 머신 정치가 버려야 할 악습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시청이나 주의회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윤리 규정이 마련되면서 부정부패가 싹을 띄울 가능성을 애초부터 잘라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     이번 버크 전 시의원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면서 가장 부패한 도시로 시카고가 4년 연속 선정됐다는 보도를 떠올리게 된다. 이 보고서는 일리노이대 시카고에서 매년 발행하는데 불법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를 확정 받는 것도 기준이 된다.   이 보고서는 일리노이 주민들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의심을 하곤 하는데 이는 종종 정당화되곤 한다"며 부정부패 정치인들의 불법성을 꼬집었다. 버크 전 시의원의 유죄를 결정한 북일리노이 연방 법원에서만 1976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1824건의 연방 부정부패 사건이 유죄로 결정났다고 한다. 가장 최근 10년인 2010년부터 2021년까지만 보더라도 339건으로 집계됐다.     언제까지 시카고 부정부패 사건이 계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선출직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게을리한다면 유사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시의원인 아버지가 재임 중 갑자기 사망하면서 지역구에 출마해 정치를 시작했던 젊은 검사 출신 버크 전 시의원도 처음부터 타고 난 부정부패 정치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정치 부패 부정부패 혐의 시카고 정치인 부패 정치인

2023-12-27

[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메이프스와 매디간

결국 유죄로 재판은 마무리됐다. 지난 3주간 진행된 재판에서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주 하원 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팀 메이프스가 위증과 사법방해 혐의에 대해 12명의 시카고 시민들로 구성된 배심원단으로부터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제 담당 판사는 메이프스에게 징역을 결정해야 하는데 이 심리는 내년 1월 열리게 된다. 메이프스에게는 최대 징역 25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     사실 이번 재판은 메이프스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메이프스가 매디간의 최측근이면서 그와 관련된 사실상 모든 것을 관여하고 집행했다는 gatekeeper였다는 점에서 매디간의 유죄를 확정하기 위한 거점 정도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미 그의 로비스트였던 마이클 맥클레인이 컴에드 뇌물 사건과 관련해서 유죄를 인정받은 바 있다. 맥클레인은 컴에드와 공모해 자신들의 측근을 컴에드 관련 일자리에 심고 연봉을 받게 해주는 댓가로 주의회에서 컴에드에 유리한 정책이 나올 수 있도록 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은 바 있다.     이와 함께 매디간의 비서실장인 메이프스가 위증 혐의를 인정 받았기에 다음은 매디간에 대한 혐의를 입증하는 것이 이 모든 사건을 수사하고 기소한 연방 검찰의 남은 과제다.     참고로 메이프스는 법정에서의 위증 혐의로 재판을 받았다. 뇌물을 받거나 갈취 등으로 위법 사실이 확인된 것이 아니라 맥클레인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 선서를 한 뒤 거짓 증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회부됐고 유죄를 인정받은 것이다. 따라서 정확하게 말하면 메이프스가 정치 활동을 통한 부정부패 혐의가 확인된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한다. 자신의 보스인 매디간에게 어떤 불이익이 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한 것에 대한 처벌을 받게 된 것이다. 결국 검찰은 맥클레인과 메이프스의 사례를 통해 매디간이 어떤 불법 행위를 저질렀는지 증거를 통해 밝혀야 한다.     이번 재판을 보면서 연방 검찰이 얼마나 철저하게 매디간 주위를 수사했는지가 나타났다. 도청 장치를 통해 주변 인물의 대화를 고스란히 녹음하고 어떤 거래가 오고 갔는지가 모두 드러났다. 일례로 메이프스가 미투 스캔들에 연루돼 주 의회 서기직과 일리노이 민주당 위원회 사무총장직에서 사퇴하는 과정이 도청 내용을 통해 밝혀졌다. 동료 직원의 신고로 메이프스의 성추행 사실이 알려지자 이를 진화하고 매디간에 불똥이 튀는 것을 막고자 메이프스의 사임으로 무마하고자 하는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된 것이다. 아울러 차이나타운 토지 개발을 둘러싼 건에 대해서도 매디간이 어떤 것을 원하고 있는지를 언급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제 검찰의 칼은 매디간에게 겨눠지게 됐다. 내년 봄 시작될 재판을 통해 매디간의 불법 사실이 얼마나 확실하게 밝혀질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번 재판을 통해서 밝혀진 사실 중에는 매디간이 얼마나 철저하게 증거를 남기지 않도록 노력했는지도 포함돼 있다.     연방수사국(FBI) 수사관에 따르면 매디간은 정치인이나 일반 주민들이 하나쯤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없다. 요즘 한국이나 미국이나 수사 과정에서 반드시 들어가는 것이 휴대전화 감식을 통한 통화 내역 분석과 문자 메시지, 사진 분석 등인데 매디간은 스마트폰 혹은 휴대전화 자체가 없다는 것이다. 매디간은 전화를 써야 할 경우라면 사무실에 있는 유선 전화를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디간은 또 이메일도 사용하지 않는다. 요즘 세상에 이메일 송수신도 없이 어떻게 업무를 보고 개인 연락도 하는지 의문이지만 어쨌든 1942년생 81세의 노회한 정치인은 현대 세상의 편리함을 등지고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매디간은 1971년부터 2021년까지 주하원으로 재임했고 1983년 이후 단 2년만을 제외하곤 주하원 의장을 지내면서도 제대로 된 언론 인터뷰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도 유명했다. 은퇴한 정치 전문 기자가 그와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눈 것은 해외 순방시 기자단으로 참가하면서 나눴던 개인적인 대화가 전부라고 했을 정도다. 이런 매디간으로부터 불법 사실을 증명하는 것이 연방 검찰에 남은 셈이다. 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방 검찰이 밟아온 수사와 기소의 최종 종착역이 매디간이라는 점은 그와 관련된 증거와 진술, 정황 증거가 상당하다는 점 역시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오랜 기간 각종 이권과 정책, 거래 등에 직접적으로 개입했었던 매디간을 갈취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메이프스에 대한 유죄가 내려지자 일리노이 공화당 지도부는 일제히 성명서를 내고 부패한 민주당 리더십에 대해 비판했다. 오랜 시간 일리노이 정치를 주물렀던 최고 권력자의 최측근이 위증 혐의로 유죄를 받았고 이는 곧 의회의 윤리정책을 강화해야 할 이유라는 것이다. 그간 일리노이 정계는 각종 비리 혐의가 많았다. 주지사가 재임 중 혹은 재임 후 불법적인 행위로 인해 탄핵되거나 구속되는 일이 있었다. 시카고 시의회에서도 최장수 시의원이 재개발 과정에서 이권에 개입해 재판을 앞두고 있다.     매디간은 일리노이 정치의 상징이다. 권력의 최정점을 장기간 장악하면서 각종 이권을 좌지우지했지만 결국 고인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이라는 점을 확인해주고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맥클레인 재판 부정부패 혐의 일리노이 민주당

2023-08-31

IL 부정부패 방지법 새로 마련되나?

속칭 컴에드 4인방에 대한 유죄 평결〈본지 4일자 3면 보도〉이 내려지자 정치권이 각자 입장을 내놨다.     주 의회에서 윤리법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는 움직임도 있지만 봄회기가 얼마 남지 않아 당분간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2일 시카고의 연방법원에서 컴에드 4인방에 대한 뇌물 혐의가 유죄로 평결되자 민주, 공화당은 각각 성명서 등을 통해 그간 일리노이 정계에 만연했던 부정부패를 비난했다.     사건의 중심에 있던 마이클 매디간(사진)의 후임자인 크리스 웰치 일리노이 주하원 의장은 “모든 증거들을 살핀 뒤 배심원들은 피고들이 범죄자들이었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냈다. 나는 하원 의장으로 선출된 이후 정부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것에 최우선 순위를 뒀다"고 밝혔다.     돈 하몬 상원 의장 역시 “피고인들의 행위는 매우 탐욕스러운 것임이 드러났고 민주주의에 결코 이로운 것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인 토니 맥콤비는 “얼마나 많은 부정부패 사건이 재판에서 유죄를 받아야 하는가. 얼마나 더 많은 법원의 판결이 나와야 비윤리적인 행동이 멈춰질 수 있나. 주의회가 윤리개혁을 할 수 있는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주민들의 기회를 져버렸다. 물론 반대편에 서서 정직하고 투명하게 본분을 다하는 의원들도 있다. 이제는 민주당 의원들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가 왔으며 시간만이 이를 말해줄 것"이라고 비난했다.     일리노이 정치사에서는 대형 스캔들이 터지고 나면 곧 이를 방지할 수 있는 관련 법안이 나왔다.     짐 에드가 주지사 시절에 터진 부정부패 사건 후에는 로비스트의 선물 제공시 규제안이 마련됐고 선거 자금의 사적 사용을 제한했다.     조지 라이언 주지사가 구속된 직후에도 주 감사원의 신설과 윤리 위원회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로드 블라고야비치 주지사가 연방 상원의원 지명 등으로 인해 의회에서 탄핵되고 구속된 후에는 정치 자금에 제한을 두고 주지사 소환을 주민투표로 가능하게 하도록 방안이 마련된 바 있다.     하지만 컴에드 4인방에 대한 유죄 평결이 나온 직후 주의회 차원에서 강화된 부정부패 방지법 등이 당장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     일단 이번 회기가 5월19일로 끝나는 만큼 시간적으로 촉박하다. 아울러 이미 관련 법을 제정하고 시행 중이기 때문에 현재 상황에서는 새로운 규정을 마련하기가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도 있다.     하지만 주검찰 산하에 정치인들의 부정부패를 전담할 수 있는 배심원단을 만들고 이해상충 규정을 보다 강화하며 의원들이 물러난 직후 로비스트로 의회에 다시 진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가 즉각 필요하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이번에 유죄 평결을 받은 마이클 맥클레인의 경우 주의원을 역임했다는 이유로 아직까지 주 연금을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Nathan Park 기자부정부패 방지법 부정부패 사건 일리노이 정치사 유죄 평결

2023-05-04

라우시 시카고 연방검사 전격 사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부통령 시절 국가 기밀문서 유출 사건 조사 임무를 맡았던 존 라우시 주니어(53) 연방검사가 전격 사퇴한다. 시카고 일원의 부패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한 라우시의 사퇴가 이들에 대한 재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도 주목된다.     메릭 갈랜드 미국 법무장관은 12일 일리노이 북부 연방검찰청(연방검찰 시카고 지부) 수장인 라우시 검사가 이르면 다음달, 늦어도 3월 초에 법무부를 떠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갈랜드 장관은 이날 한국계인 로버트 허 전(前) 메릴랜드주 연방검사를 바이든 기밀 문서 유출 사건 수사를 전담할 특별검사로 발표한 자리에서 라우시 검사 사퇴 계획을 알렸다.   갈랜드 장관은 지난 10일 바이든 대통령의 워싱턴 DC내 개인 사무실에서 부통령 재임 당시의 기밀문서가 발견된 사실이 공개된 후 라우시 검사에게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카고 선타임스는 라우시 검사는 갈랜드 장관으로부터 유출된 문건들을 검토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특검 임명을 권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갈랜드 장관은 "라우시 검사는 조만간 법무부를 떠날 예정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임무는 맡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라우시 검사 사퇴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으며 라우시 검사의 대변인 조지프 피츠패트릭은 "수일내 업데이트된 내용을 전하겠다"고만 말했다.   라우시 검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명으로 2017년 11월 일리노이 북부 연방검찰청장에 올랐다.   정권이 바뀌면서 관례에 따라 사퇴 의사를 밝혔으나 민주당 측이 그의 수사 능력과 비당파적 성향을 인정해 유임시켰다. 이 과정에서 일리노이 주 연방 상원의원인 딕 더빈과 태미 덕워스가 그의 유임을 바이든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더빈과 덕워스 연방 상원의원이 라쉬 검사의 유임을 요구한 것은 한창 진행 중이던 부정부패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였다.    특히 마이클 매디간(80, 민주) 과 에드 버크(79, 민주) 와 같은 거물급 정치인의 기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직접 수사를 진행했던 라쉬 검사가 계속 남아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후 라우시 검사는 거물급 정치인 부패 조사로 관심을 모았다.   그는 지난 50년간 일리노이 주의회와 시카고 시의회를 좌지우지하며 '부패의 상징'으로 일컬어진 매디건 전 일리노이 주하원의장과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을 기소, 결국 자리에서 물러나게 해 시카고 정치인들에게는 저승사자로 통했다.     매디건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기소된 4명에 대한 재판이 오는 3월 6일 열리고 버크 전 의원에 대한 재판은 오는 11월 6일, 매디건 전 의장에 대한 재판은 내년 4월 1일 각각 시작될 예정이나 라우시 검사가 이들 재판에 관여할 수 없게 되면서 기소 유지와 재판이 어떻게 진행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Nathan Park 기자•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연방검사 시카고 메릴랜드주 연방검사 시카고 정치인들 부정부패 정치인들

2023-01-13

[로컬 단신 브리핑] 부정부패 재판 매디건, AT&T 뇌물혐의 무죄 주장 외

#. 부정부패 재판 매디건, AT&T 뇌물혐의 무죄 주장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전 일리노이 주 하원의장 마이크 매디건(80)이 최근 추가된 새로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고 법정 출석을 거부했다.     검찰은 지난 달 매디건에 대해 그가 AT&T로부터 현금을 받은 후 불리한 규정을 삭제하고 일부 수수료를 인상할 수 있도록 해준 혐의를 추가했다.     하지만 매디건은 지난 1일 열린 공소에 참석하지 않고 무죄 주장(not guilty plea)을 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AT&T는 지난 달 매디건과 연루된 혐의를 모두 인정하고 형사 처벌을 피하는 대신 재판에 적극 협조하고 벌금 2300만 달러를 납부하기로 했다.     매디건은 앞서 전기 공급업체 컴에드(ComEd)사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 2020년 기소됐고, 지난 3월 공갈 및 뇌물수수 등 모두 22가지 혐의로 기소된 상태인데 계속해서 혐의가 늘어나고 있다.     '일리노이 정계 실세', '정치 머신의 상징'으로 불리던 매디건은 지난 1983년 하원의장직에 올라 2021년까지 미국 최장수 지방의회 하원의장으로 재임했다. 1998년부터 일리노이 민주당위원장까지 겸임했지만 결국 지난 2020년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부정부패 의혹이 제기되면서 정계서 물러났다.     매디건의 다음 법정 날짜는 오는 17일로 예정되어 있다.    #. 유나이티드항공 파일럿, 회사측 협상안 부결       시카고에 본사를 둔 유나이티드 항공(United Airline) 파일럿들이 회사측의 최종 협상안을 부결했다.     급여 인상을 추진 중인 파일럿 노조가 거부한 안은 지난 6월 제시된 것으로 향후 18개월 간 급여를 15%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항공사 파일럿 협회(Air Line Pilots Association)는 이 안에 대한 투표에 1만 여명의 노조원이 참여했는데 94%가 반대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노조 측은 "유나이티드 항공을 비롯 항공 산업 전체가 발전하고 파일럿들이 존중 받는 계약을 성사시킬 때까지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유나이티드 항공측은 "노조와 함께 최상의 결론을 이뤄내기 위해 양 측 모두 노력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전날인 지난 31일 델타 항공사 파일럿 노조는 99%의 찬성률로 파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업계서는 비록 파업은 가결됐지만 실제로 파일럿들이 파업에 돌입할 가능성은 낮고 협상을 위한 상징적인 행위일 수 있다고 전했다.  Kevin Rho 기자로컬 단신 브리핑 부정부패 뇌물혐의 뇌물혐의 무죄 부정부패 재판 부정부패 혐의

2022-11-02

본재판 들어가기 전부터 불리해진 버크 시의원

부정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에드 버크(78) 시카고 시의원에게 불리한 판결이 나왔다.     일리노이 연방 법원의 로버트 다우 판사는 최근 연방 검찰이 제출한 도청 증거를  버크 시의원에 대한 재판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판결했다.     또 버크 시의원측에서 주장한 14개 혐의에 대한 기각 요청도 불허했다.     이는 법원에 제출된 증거로 버크 시의원에 대한 혐의 소명이 충분하다는 해석이 가능하고 그만큼 유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우 판사는 194페이지에 달하는 선고문을 통해 "간단하게 말하자면 버크 시의원은 배심원들에게 직접 말해야 한다"며 변호인단이 요청한 혐의 기각 요청을 거부했다.     버크 시의원은 갈취(racketeering), 뇌물 수수(bribery), 재물강요(extortion)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이 가운데 갈취 혐의의 경우 피해자들에게는 알려지지 않는 부정부패 사건과 조직폭력범들에게 주로 사용되는데 버크 시의원에게도 적용됐다.     다우 판사는 또 도청 증거를 재판에서 사용하지 말아달라는 변호인단의 요청에 대해서도 "범죄 사실을 소명할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된다"며 이를 기각했다.     결국 버크 시의원측은 원하는 바를 하나도 얻지 못한 채 본재판에 임하게 됐다. 버크 의원에 대한 본재판은 내년에 시작될 예정이다.   본재판 시작일은 7월 12일 심리에서 확정될 수 있다.   버크 시의원은 1969년 처음 시의원에 당선된 후 현재까지 재임 중인 일리노이 민주당 거물 정치인으로 조세 전문 변호사이기도 하다. 1982년부터 현재까지 시의회 재정위원장 등 주요 자리를 지키며 입법과 예산 편성 및 지출에 막강한 권력을 행사했다.     부인 앤 버크는 일리노이 주 대법원 판사로 오바마 행정부 초대 백악관 비서실장 출신 람 이매뉴얼이 2011년 시카고 시장 선거에 첫 출마한 당시 피선거권자 거주 요건 시비로 후보 자격 박탈 위기에 처했을 때 항소법원 판결을 뒤집고 이매뉴얼의 손을 들어주기도 했다.     Nathan Park 기자시의원 도청 시카고 시의원 부정부패 혐의 혐의 기각

2022-06-22

[시론] 조·미 수호조약과 한미 방위조약

1953년 미국과 맺은 ‘한미상호방위조약(Mutual Defence Treaty)’에 대해 한국인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140년 전 조선이 역사상 최초로 서양의 국가와 상호 ‘수호조약’을 맺었고 그 나라가 바로 미국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1882년 5월 22일 오전, 제물포항에 미국 측 전권대사 로버트 슈펠트 해군 제독의 거대한 함선 ‘타이콘데로가’호와 중국의 실권자 이홍장의 막료 마건충 일행이 탄 중국 군함이 입항했다.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던 시절, 조선 정부의 전권대사 신헌과 부사 김홍집은 중국 측 함선에 올라 중국 황제 쪽을 향해 ‘삼배구고두례’(3번 무릎 꿇고 9번 머리를 조아리는 예법)를 시행했다.     중국 대표는 조선은 중국의 속국임으로 중국 함선에서 중국 대표의 참석하에 조약을 체결해야 된다고 했다.     하지만 미국 측 슈펠트 제독은 “조선은 독립국이다. 조약 당사자만 조약식에 참석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해 미국 함선에서 조선과 미국 간에 상호 ‘수호통상조약(Treaty of Peace, Amity, Commerce and Navigation, U.S.- Korea)’이 체결됐다. 조선이 개국한 지 490년 되는 때였다.     그런데 조선은 당시 자진해서 독립국 자격으로 미국과 조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다. 중국 정부의 강자인 이홍장 북양대신의 주선과 압력에 따른 것이다. 이홍장 북양대신은 일본의 조선에 대한 야심을 막고, 중국이 조선의 종주국 역할을 계속하려면, 구미의 강대국을 조선반도에 끌어들여 힘의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때 조·미간에 체결한 ‘수호통상조약’은 어느 정도 ‘우호적’이며 조선의 안보에도 도움이 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제1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만일 (조선이) 어떤 나라로부터 부당하게 강제적 일을 당했을 경우 (미국은) 이에 개입, 두 편의 중간에서 조정을 행사함으로써 (조선과의) 우호성을 보인다.”   하지만 당시 국제정세에 어두웠던 조선 정부는 강대국인 미국과의 수호조약을 체결하고도 그것을 국가 발전이나 국익을 위해 전혀 활용하지 못했다. 여전히 무기력해진 중국이나 또는 전혀 도움이 못 되는 러시아에 붙으려고만 했다.     미국은 조약 제2조에 있는 대로 전권대사 푸트 공사를 조선에 파견했고, 주한 미국 공사관을 개설했다. 하지만 조선은 조약이 체결된 지 1년 2개월 후에야 겨우 ‘보빙사’라는 외교 사절단을 미국에 보냈다.     만일 그때 조선 정부가 강대국 미국과의 수호조약을 체결한 다음, 일본이 ‘함포외교’ 이후 미국과 했던 것 정도로 실속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해 나가고, 미국 후원하에 국방력을 강화했다면 그 후 조선은 개혁과 성장을 도모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일본의 침략을 당하는 비극도 일어나지 않았을 수 있다.     미국은 조선을 독립 왕국으로 대우하며 높은 수준의 수호조약을 맺기는 했으나 당시 관리들의 부정부패, 자치능력 결여, 빈곤, 백성 착취 등으로 미국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판단했다. 결국 1905년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일본과 카쓰라-태프트 밀약을 체결하며 조선과의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했다.   영국의 윈스턴 처칠은 “과거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나라는 다시 그 실수를 재현한다”고 했다.     미국과의 철통 같은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 국가 방위에서 우선순위임을 다시 상기시켜 주는 역사적 교훈을 140년 전 조선과 미국이 맺은 수호조약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김택규 / 국제타임스 편집위원시론 수호조약 방위조약 조선 정부 부정부패 자치능력 전권대사 로버트

2022-05-27

선거 자금, 부정부패 변호사 비용 사용 금지 무산

일리노이 주 선출직 정치인들로 하여금 선거 캠페인 자금으로 자신들의 변호인을 고용할 수 없게 하는 일이 불가능해졌다.     24일 일리노이 주 대법원은 바이론 시그초-로페즈 시카고 시의원(25지구)이 제기한 정치 자금법 소송을 기각했다.     시그초-로페즈 시의원은 현행 정치 자금법이 정치인들로 하여금 자신들에게 적용된 부정부패 사건을 변호하는데 선거 자금을 쓸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이를 금지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주 대법원은 하급 법원과 마찬가지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은 정치인들이 연루된 형사 사건에 대해 변호하는 것은 공공 서비스와 정부 업무를 하는 것과 연관된 지출이라고 본 일리노이 선거관리위원회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데이빗 오버스트릿 대법관은 후보자와 선출직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선거 자금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은 주의회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밝혀 공을 입법부로 넘겼다.     시그초-로페즈 의원은 "현행 법이 캠페인 자금을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한다면 법을 바꿀 때가 됐다"며 주의회에서 관련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행 일리노이 선거법과 선관위 유권 해석은 비록 부정부패에 연루된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변호를 위해 정치 자금을 끌어다 쓰더라도 이것을 명백히 금지하지는 않고 있다.     이로 인해 마이클 매디건 전 주하원 의장과 에드워드 버크 시카고 시의원, 대니 솔리스 전 시의원 등은 자신의 변호를 위해 막대한 정치 자금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매디건 전 하원 의장의 경우 2020년부터 2년간 모두 480만 달러를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했는데 이 금액은 모두 자신의 정치 자금 계좌에서 나왔다. 현재 매디건 전 의장의 정치 자금 계좌에는 모두 1050만 달러 이상이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 시의원도 변호사 비용 75만 달러를 선거 자금 계좌에서 썼고 솔리스 전 의원 역시 22만 달러를 변호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Nathan Park 기자부정부패 변호사 변호사 비용 선거 자금 일리노이 선거관리위원회

202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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