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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정치적으로 가장 부패한 도시

박춘호

박춘호

결국 에드워드 버크 전 시카고 시의원이 유죄 평결을 받았다. 21일 시카고 다운타운 덕슨 연방 법원에서 열린 버크 전 시의원에 대한 재판에서 배심원들은 갈취와 뇌물 등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이로 인해 버크 전 시의원은 내년 6월로 예정된 형량 선고로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하게 됐다.  

 
이번 재판으로 버크 시의원은 부정부패 혐의로 법정에서 유죄가 확정된 전 현직 시카고 시의원 중 38번째가 됐다. 그만큼 긴 부패 정치인의 리스트에 에드워드 버크라는 이름이 추가된 셈이다.  
 
지금까지 부정부패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시카고 정치인 리스트에는 로드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가 대표적이다. 블라고야비치 전 주지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그의 빈 자리에 후임을 임명할 권한이 주어지자 자신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인물을 고르기 위해 각종 제안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전화 내용이 연방검찰에 의해 도청되었고 재판 과정에서도 공개됐는데 ‘FXXXXXX golden’이라고 말한 내용이 재판만큼 유명한 문구가 됐다.  
 
블라고야비치는 결국 14년형을 선고 받고 징역형을 살았고 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에 의해 감형돼 석방됐다. 연방 교도소에 수감된 일리노이 주지사는 블라고야비치가 네번째였다.  


 
더 최근으로는 2017년 기소되어 일곱 건의 위증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패트릭 데일리 톰슨 전 시의원이 있다. 리차드 J 데일리 전 시장의 손자이자 리차드 M 데일리 시장의 조카이기도 한 톰슨 전 시의원은 지역내 은행으로부터 21만달러를 대출 형식으로 받고 이를 제대로 갚지 않은 상태에서 연방은행 당국에 거짓 진술을 하고 세금 보고를 허위로 한 범죄를 저질렀다. 그가 받은 형량은 4개월의 징역형이었다.  
 
아마도 최근 시카고 시의원 중에서 재판이나 부패 혐의로 가장 자주 언급된 인물은 대니 솔리스 전 시의원일 것이다. 그는 에드워드 버크 전 시의원과 마이클 매디간 전 일리노이 하원 의장이 유죄를 선고 받거나 기소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무려 6년간이나 연방 수사 당국에 협조하며 유력 정치인들의 부정 행위가 수면 위로 드러날 수 있도록 협조했기 때문이다.  
 
그런 본인 역시 부정부패에서 자유롭지는 못했다. 오히려 그런 혐의로 인해 수사 당국에서 제안한 도청 장치 착용에 찬성했고 그 댓가로 자신은 기소되지 않기로 타협을 한 것이다. 이런 공로로 인해 솔리스 전 시의원은 최근 수십년간 연방 정부의 입장에서 활동한 가장 거물급 정보원이자 증인으로 인정받았다. 솔리스 전 시의원 역시 조닝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버크 전 시의원 만큼의 거물급인 매디간 전 의장 역시 내년 4월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전력 공급사인 컴에드로부터 자사에 유리한 법안을 지지해 달라며 막대한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가장 큰 혐의다. 지금까지 파악된 증거와 진술들만 보더라도 매디간 전 의장도 유죄를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만약 매디간 전 의장까지 부정부패 혐의가 인정된다면 시카고와 일리노이 유력 정치인이 모두 재임 중 발생한 이권을 챙긴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는 셈이다.  
 
두 정치인의 공통점이라면 시카고 특유의 머신 정치의 수혜자라는 것이다. 머신 정치란 리차드 J 데일리 시장 당시 생겨난 현상으로 시카고 정치 스타일을 뜻한다. 최종 보스 한 명을 중심으로 피라미드식 서열이 존재하면서 자신에게 기여한 인물들에게 이권을 나눠주며 공고한 권력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유지하기 위해 뇌물과 선거 캠페인 지원은 필수였고 대대로 지역구를 나눠가지는 현상도 비일비재했다. 버크와 매디간 모두 각자 지역구를 오랫동안 좌지우지 하면서 선거에서는 상대 후보가 출마조차 하지 않는 일이 잦았다는 것이 이를 대변한다.  
 
지금은 일리노이 정계에서 머신 정치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지는 않는다. 우선 현재 정치권이 새로운 인물로 많이 바뀌었고 머신 정치가 버려야 할 악습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가고 있다. 시청이나 주의회에서도 이를 뒷받침할 윤리 규정이 마련되면서 부정부패가 싹을 띄울 가능성을 애초부터 잘라내고자 하는 노력이 있었다.  
 
이번 버크 전 시의원의 재판 결과를 지켜보면서 가장 부패한 도시로 시카고가 4년 연속 선정됐다는 보도를 떠올리게 된다. 이 보고서는 일리노이대 시카고에서 매년 발행하는데 불법 혐의로 기소되거나 유죄를 확정 받는 것도 기준이 된다.
 
이 보고서는 일리노이 주민들은 “선출직 공직자들에 대한 의심을 하곤 하는데 이는 종종 정당화되곤 한다"며 부정부패 정치인들의 불법성을 꼬집었다. 버크 전 시의원의 유죄를 결정한 북일리노이 연방 법원에서만 1976년부터 2021년까지 모두 1824건의 연방 부정부패 사건이 유죄로 결정났다고 한다. 가장 최근 10년인 2010년부터 2021년까지만 보더라도 339건으로 집계됐다.  
 
언제까지 시카고 부정부패 사건이 계속될지는 알 수 없지만 중요한 것은 유권자들이 선출직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게을리한다면 유사 사건이 일어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시의원인 아버지가 재임 중 갑자기 사망하면서 지역구에 출마해 정치를 시작했던 젊은 검사 출신 버크 전 시의원도 처음부터 타고 난 부정부패 정치인은 아니었을 것이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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