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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58% "성경이 법률에 영향 미쳐"

미국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종교적 민족주의(Religious Nationalism)'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고소득 국가 중에서는 정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 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센터는 최근 36개국을 대상으로 종교가 정치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발표했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독교와 불교, 이슬람, 힌두교, 유대교, 신도가 주요 종교인 국가들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종교적 민족주의자가 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인 칠레와 8%인 멕시코, 8%인 아르헨티나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캐나다는 3%에 그쳤고 독일과 스웨덴은 종교적 민족주의자로 분류된 사람이 1% 미만이었다.     반면,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는 각각 46%와 45%로 10명 중 4명 이상이 종교적 민족주의자로 나타났다.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콜롬비아(12%)와 브라질(13%), 페루(17%)는 다소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설문조사 보고서에서 "세계적 맥락에서 볼 때, 미국은 종교적 민족주의 수준이 특히 높은 국가로 분류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퓨리서치센터는 종교적 민족주의자를 "기독교인이 되는 것이 진정한 미국인이 되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들로 정의했다. 옥스퍼드대학 용어사전은 '종교적 민족주의'를 종교적 정체성.목적과 국가적 정체성.목적의 융합이라고 정의했다. 또 종교적 정체성과 국가적 정체성이 공존하며 나아가 서로를 강화한다고 풀이했다.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1기 재임 기간에 기독교 민족주의를 둘러싼 논쟁이 있었다. 2021년 1월 6일, 트럼프 지지자들이 의사당을 점거한 사건 이후 논쟁이 거세지기도 했다. 점거 사건 당시 적지 않은 참가자들이 종교적 신념과 트럼프를 연결하는 깃발을 들고 있었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종교에 대한 인식이 중.저소득 국가들과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미국은 고소득 국가들과 비교할 때 종교 경전(성경)에 대한 태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설문조사에서 미국 성인들은 "현재 종교 경전(성경)이 자국의 법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비율이 58%에 달해 다른 어느 고소득 국가보다 높았다. 조사 대상국 가운데 7만5000달러 이상인 싱가포르는 20%를 조금 넘어 2.5배가 넘는 차이를 보였다. "종교 경전(성경)이 자국의 법률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비율에서도 미국은 50%로 나타나 고소득 국가 가운데 가장 높았다.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   종교가 사회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36개국의 응답자 가운데 "종교가 대체로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중앙값은 77%에 이르렀다. "대체로 해를 끼친다"고 응답한 이들은 19%였다.   미국에서는 72%가 종교의 사회적 영향을 긍정적으로 인식해 고소득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고소득 국가 가운데 이탈리아(65%)와 스페인(50%)도 50%를 넘었다.   특히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에서는 종교의 긍정적 역할에 대한 인식이 강했다.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 케냐,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태국, 튀니지에서는 약 90%가 종교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동남아시아의 불교 신자들은 90%가 넘는 압도적 다수가 종교가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했다. 인도네시아는 100%가 종교가 사회에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유일한 나라였다. 한국(72%)은 일본(46%)보다 긍정적 인식이 훨씬 높았다. 한국에서는 "종교가 미신을 부추긴다"는 응답도 50%로 높은 편이었다.     일부 국가에서는 이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호주와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에서는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종교가 사회에 해를 끼친다고 답했다.   ▶종교 친화적 지도자의 중요성   퓨리서치센터의 전체 조사 대상국가에서 "자신과 같은 종교적 신념을 가진 사람들을 옹호하는 지도자가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이들의 중간값은 30%이었다. 고소득 국가에서는 이런 경향이 대체적으로 약했다. 가장 낮은 일본은 5%에 불과했고 프랑스(11%), 한국(13%), 독일(15%), 스웨덴(17%)도 가장 낮은 국가에 속했다. 미국은 31%로 고소득 국가 가운데 높은 비율을 보였다.     방글라데시와 인도네시아에서는 대통령이나 총리가 종교적 신념을 옹호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한 비율이 약 70%에 달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종교적 민족주의에 대한 정의가 학자들 사이에서도 완전히 일치하지 않으며, 특히 여러 국가와 종교 집단을 대상으로 연구할 때 개념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기독교 민족주의를 측정할 때 공립학교에서의 기도 허용 여부를 고려할 수 있지만, 인도에서 힌두교 민족주의를 연구할 때는 정부의 소 보호 정책이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 퓨리서치센터는 과거 설문조사에서도 기독교 민족주의를 다뤘다. 지난해 2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5%만이 '기독교 민족주의'라는 개념을 알고 있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13%는 연방 정부가 기독교를 공식 종교로 선언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미국 성경 종교적 민족주의자 고소득 국가들 종교가 정치

2025-02-10

[열린광장]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코리아, 코리아, 코리아라고 혼자서 되 뇌어 볼 때면 가슴에 어떤 울림을 느낍니다. 나의 조국, 내 민족이기 때문이 아닐까요.     짚신과 고무신, 갓 쓰고 지팡이 짚어야 출입을 했고, 지게지고 5일 장 마당에서 보리밥에 막걸리 마시고, 호롱 불 켜고 새끼 꼬고, 이웃 집 닭 잡아 서리 하던 눈 오는 고향 마을….  일본 식민지, 8.15 해방, 6.25 사변, 4.19 학생 혁명, 5.16 군사 정변으로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견뎌내고 오늘을 살고 있습니다.   김포 공항에서 댈러스까지 거리가 1만1000km 정도 랍니다. 우리 한국 척수로는 2만8000리나 되니 참 먼길을 왔습니다. 금수저 입에 물지 않은 내가 1972년 미국 유학길에 오를 때 손에 쉰 건 당시 100달러 뿐이었습니다.     백인이 대다수인 이곳에 노스웨스트 항공 비행기표 넉 장을 3년 월부로 끊어 겁없이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을 거처 본토에 덜렁 내렸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미국땅에 와서 처음 울었을 때가 생각납니다. 1972년 4월 대한항공이 처음으로  LA에 취항한다고 해서 비행기 시간에 맞춰 LA공항으로 갔습니다. 그리고는 공항의 서쪽, 임페리얼 하이웨이 길 철조망 옆에 우두커니 서서 조국 방향 하늘을 쳐다보다가 대한항공 비행기가 서서히 착륙하는 것을 보고, 목놓아 울어 본적이 있습니다.   두 번째  울었던 기억은 1979년 10월26일 아침이었습니다. 출근을 했는데, 루스라는 회사 동료가 하는 말이 “어제 너희 나라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됐다”면서 무슨 일인지 아느냐고 물었습니다. “또?”   저는 아무 말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해방 이후 민족의 지도자들이 피살, 자살, 사고로 사망했다는 뉴스를 얼마나 많이 듣고 살아왔는데…. 사무실에서 가방을 놓는데, 자꾸 눈물이 나와 한 두 시간 일을 하다가 일찍 퇴근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한국의 정치 사회 상황은 이념적 갈등으로 크게 나누어져 있어 참 어려운 시대를 지나고 있습니다. 걱정도 됩니다. 그리고 울고 싶은 마음입니다.     국민의 교육수준이 높아지고, 국민소득도 3만5000달러를 넘기고 있습니다. 외신들은 한국이 곧 세계 5대 경제 대국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한국이 세계 1등을 하는 분야가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알고 있지 않습니까. 동족 간의 싸움은 그만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과거에 중국을 대국이라고 섬기던 때가 있었고, 일본에게 삼천리 강산을 통째 넘겨 주던 때가 있었습니다. 감격스러운 해방을 맞는가 싶더니 남한과 북한이 딱 갈라져 75년을 살고 있는 현실을 한번 생각해 봐야 합니다. 지구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분단 국가로 남은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60년대 말, 나라의 되어져 가는 환경 가운데 나 같은 사람이 꾸는 꿈은 자리를 못 찾고 있었습니다. 떠날 수만 있으면 다 버리고 떠나고 싶었던 내 나라였습니다.     꾸던 꿈은 산 같이 높고 커서 제 능력으로는 오르고 넘을 수가 없었는데 어느 때부터 쉽게 그 산을 넘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너무 가여워서 일이 술술 풀리게 하여 주신 것을 지금 깨닫습니다.   손주들은 너무 자랑스럽게 각 분야에서 뛰어나게 공헌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올해 한국을 홀로 여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집 사람이 가르쳐 준 가사의 전 부분을 다 외우지 못하여서 기억나는 데로 가끔 혼자서 흥얼거려 보던 ‘홀로 아리랑’을 같이 나눕니다.   ‘금강산 맑은 물은 동해로 흐르고, 설악산 맑은 물도 동해 가는데, 우리네 마음은 어디로 가는가, 언제쯤 우리는 하나가 될까…. 아리랑 아리랑 홀로 아리랑, 아리랑 고개를 넘아가 보자, 가다가 힘들면 쉬어 가더라도, 손잡고 가 보자 같이 가 보자.’ 변성수 / 교도소 사역 목사열린광장 대한항공 비행기 코리아 코리아 정치 지도자들

2025-01-28

[문예마당]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새해를 새 마음으로 시작하기는 애초부터 글렀다.     지난 연말부터 한국에서 들려온 방탄, 탄핵, 비상 계엄 등 무시무시한 말들로 뒤숭숭하더니 급기야 최악의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이나 되는 희생자가 숨졌다.     LA에서는 역대 최악의 산불이 LA 곳곳을 휩쓸며 황폐화시켰다. 한국의 지인이 문자를 보냈다. “지금 한국 사람들은 이래서 아프고 저래서 아프고, 땅도 하늘도 모두 아픕니다.”   나도 댓글을 보냈다. “지금 LA도 이래서 힘들고 저래서 힘들고 모두 사는 게 힘듭니다.”     옛말에 ‘복은 겹쳐 오지 않고 화는 홀로 오지 않는다’고 하더니 나쁜 소식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정초에는 덕담을 주고받으며 희망찬 한 해를 설계하는 게 보통인데 올해는 어쩐지 떠오른 해가 밝게만 느껴지지 않는다. 지금 한국은 불신과 반목, 가짜뉴스, 유언비어에 음모론까지 판을 친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정국이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비롯해서 대행이 많다 보니 ‘대행민국’이라는 말까지 나돈다.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매일같이 벌어지고 있다.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   연말연시 파티로 즐겁게 북적일 시기에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과 광화문에선 탄핵 찬반 시위로 진영이 둘로 쪼개져 목청이 터져라 외쳐대고 있다. 한겨울 맹추위에 철야 농성을 이어 가니 안타깝다. 백골단까지 등장하며 준 내전상태다. 국가 기관끼리 맞부딪치는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언제 끝날 것인가. 뉴스를 보고 있으면 부글부글 화가 치민다. 행여 무슨 일이 일어날 까 불안하다.   한국의 지인들은 요즘 이념 양극화로 정치 성향이 다른 사람과는 밥도 같이 먹기 싫다고 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 달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정치 이야기를 하지 못한다. 모임에서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암묵적 규칙이다.     정치 위기는 정치로 풀어야 하는데 정치는 없고 모든 것을 법에 의존한다. 아전인수격으로 법을 따지지만 법은 딱 떨어지지 않는다.     기억에 남는 법에 대한 얘기가 있다. “법을 무시하는 난동은 최악이고, ‘법대로 하라’며 따지는 세상도 결코 좋은 세상은 아니다. 예로서 질서를 지키고 악으로써 화합하여 ‘법 없이도 사는 세상이 가장 좋은 세상’이다.”   정치도 품격이 있다. 화합과 타협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는 “정치는 정확한 과학이 아니다.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말했다. 타협의 예술, 타협의 기술이란 뜻이다. 타협은 없고 대결만 있는 지금의 한국 정치에서 곱씹어 봐야할 말이다.   TV가 없던 시절, 아버지는 라디오를 끼고 사셨다. 매시간 뉴스를 경청하셨다. 내가 보기엔 똑같은 뉴스 같은데 이해할 수 없었다. 요즘 내가 그렇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신문을 읽고 낮엔 같은 뉴스를 계속 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화가 나면서도 보고 또 본다.   그러다 보니 내용을 꿰뚫고 있다. 그런 나에게 남편은 “정치 평론가 수준인데”라고 놀린다. 예전에는 대다수의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었다. 정치는 원래 남자들의 전유물처럼 여겼다. 요즘은 여자들이 더 정치에 관심이 많다. ‘개딸’이나 ‘태극기 부대’를 보면 여자들이 더 적극적이다.   원래부터 정치나 뉴스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한국 방문을 자주하게 되고부터 하도 시끄럽게 정치문제가 사회 전체를 삼키다 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리 된 것이다. LA에서도 거의 실시간으로 한국 뉴스를 접할 수 있어 마찬가지다. 한국 정치는 나 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을 정치에 함몰시킨다.   나라의 앞날 걱정에 잠을 설치니 남편은 “신경 꺼”라며 신경질적으로 말한다. 남편은 스트레스 받는다며 아예 한국 뉴스를 외면한다. 초야에 묻힌 선비처럼 집에서 책만 읽고 있다. 요즘은 에드워드 기번의 ‘로마제국 쇠망사’를 읽고 있다. 지금 한국의 모양새가 포용과 보편성은 사라지고 혐오와 독선이 판치는 멸망 직전의 로마제국을 보는 것 같기 때문일까.   한국인의 정치 관심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중요한 가치이자 높은 시민 의식을 반영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다. 하지만 지나친 몰입은 정치적 극단화와 사회 분열을 심화하는 부정적인 경향이 있다.   결국 계엄 사태 43일 만에 윤대통령이 체포됐다. 온 나라를 뒤집어 놓은 불안감은 일단 해소됐다. 그래서 대통령의 미래는, 한국의 앞날은 어찌 될 것인가?     어수선한 조국을 바라보며 한국 근무를 마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떠나며 한 말을 생각한다.     “지금 한국은 매우 어려운 순간이지만 이겨낼 것이다.”     한국은 저력이 있는 나라니까 희망을 가져 본다. 누구의 말 대로 ‘희망은 힘이 세니까’ 그 말을 믿어본다.   정초에 한국이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혼란스러웠다면 LA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비상상태가 선포됐다. 주택 등 1만여 채의 건물이 전소됐고, 수만 명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LA 인근 지역 곳곳에서 동시 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은 건조한 날씨와 악마의 바람이라는 ‘샌타애나’ 강풍으로 급속히 번져나갔다. 투명하도록 맑고 파랗던 LA하늘은 온통 잿빛 연기로 뒤덮였다.   우리 집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밤중에 ‘삐익 삐익’ 급박한 소리와 함께 대피하라는 경고문자를 세 번이나 받았다. 난감했다. 한국 같으면 염치 불구하고 친척 집이라도 간다지만 캄캄한 밤중에 어디로 대피한단 말인 가. 불안하지만 꼬박 밤을 새며 버텼다.   다음날 또 대피 경고를 받았다. 일단 집을 떠날 때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기에 가지고 나갈 물건을 챙기는데 무엇을 챙겨야 할지 몰랐다. 산이 가까운 LA 북쪽에 살면서 대형 산불을 여러 번 경험했지만 당황하기는 매번 마찬가지였다. ID와 신용 카드, 여권과 중요한 서류, 먹는 약만 챙겼다. 가족 사진을 가지고 나오지 않은 게 마음에 걸렸다.   단출하게 짐을 챙겨 밖에 나가보니 좀 떨어진 거리가 시커먼 연기 속에 묻혀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다행히 바람과 연기가 우리집과 다른 방향으로 향하는 걸 본 후 안심이 되어 집으로 돌아왔다. 사방에서 염려하는 전화가 왔다. 특히 한국에서 “괜찮으냐”는 전화가 많이 왔다.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귀중품이 아니라 힘들 때 나를 생각해 주는 사람들의 정이라는 것, 재난속에서 얻은 귀한 깨달음이었다.   나훈아가 부른 노래 중에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라는 노래 가사가 떠올랐다. 정말 세상이 왜 이런지 모르겠다. 혼돈과 슬픔에 빠진 한국 사회와 대형 산불로 큰 피해를 입은 LA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란다. 배광자 / 수필가문예마당 이래 수필 한국 정치 정치 이야기 정치 위기

2025-01-23

[글로벌 아이] 한국을 보라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일본에선 권력에 맞선 한국을 보며 “일본과는 달리 민주주의가 성숙했다”며 대단하다는 식의 여론이 있었다. 자민당 일당 독주 체제에서 정치 안정화가 익숙한 일본은 한국처럼 대통령과 국회의원 임기가 일치하지 않아 생기는 여소야대의 상황을 큰 정치적 불안정 요소로 바라보며, 한국을 ‘민주화가 불충분한 나라’로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해수가 담수로 바뀌는 듯한 한국 정치의 역동성을 보니 최근 고인 물은 썩을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다시 하게 된 일본 입장에선 의미를 부여했던 것이다.   이런 인식에 대해 한 극우 성향 매체는 “대통령이 헌법을 어긴 행위에 불과한 것”이라며 “법치국가라면 국회에 군인을 파견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것”이라 힐난조로 폄하했다. 이 매체는 “한국은 민주주의 기반이 약해 좌우 대립이 격화하면 민주주의의 구조가 쉽게 흔들린다”며 “일본의 민주주의를 넘어섰다고 자랑하지만, 선진국 정치 시스템을 모방한 것에 불과하다”고 혹평하기도 했다.   일어나선 안 될 일이 일어나 국민적 항거의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것을 민주주의의 회복 탄력성으로 볼 것인지, 토대의 취약함으로 볼 것인지 관점에 따라 나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체포와 구속 과정에서 수사기관의 법 집행을 두고 해석의 영역에서 공연히 맞선다든가, ‘헌정 사상 초유’라는 클리셰가 매일 반복되는 모습이 국민에겐 일상이 되고 말았다.   5년 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했을 당시 불복 선언과 부정선거 음모론으로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야기했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자신을 두고 혼란스럽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을 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크(농담)’라는 표현이 붙긴 했지만, 이런 걸 두고 시쳇말로 “뼈 때린다”고 표현한다. 이를 증명하기라도 하듯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결정에 불만을 품은 지지자들은 경찰 저지선을 뚫고 유리창과 셔터를 부수며 법원에 난입했다. 쇠파이프를 들고 영장을 발부한 판사의 이름을 불러대며 법원 내부를 휘젓고 다니는 모습은 2025년 벽두부터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 정치는 뒤집어엎을 수 있는 ‘역동성’을 그 저변에 깔린 힘과 건전함의 원천으로 삼는다고 종종 표현되곤 한다. 그런데 쇠몽둥이로 사법부를 점거하려는 시도는 ‘다이내믹함’이었을까, 극우 매체의 혹평처럼 민주주의의 구조가 쉽게 흔들리는 모습이었을까. 트럼프의 조크를 다시 떠올려본다. 한국을 보라. 정원석 / 한국 중앙일보 도쿄 특파원글로벌 아이 한국 한국 정치 맞선 한국 민주주의 기반

2025-01-21

[아메리카 편지] 황제의 꿈

정치적 위기로 인한 혼란은 새 역사의 단초가 된다. 로마 공화정 말기 100년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부패와 내전으로 심각한 위기상황이었다. 결국 기원전 44년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암살로 500년 동안 지속한 로마 공화정은 막을 내린다. 그의 조카인 아우구스투스를 초대 황제로 한 로마 제국이 탄생했다.   기원전 27년부터 서기 14년까지 아우구스투스는 독재정치를 뿌리내렸다. 그의 혈통을 이어받은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 왕조는 행정 개혁과 효율적인 인프라 건설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고 지방을 통합했다. 그러나 이어진 칼리굴라와 네로 황제의 통치는 음모와 무질서로 악명 높았고, 네로가 후계자 없이 자살하면서 로마 제국은 또다시 내전의 혼란에 빠졌다.   이어진 ‘네 황제의 해’는 격동의 시기였다. 서기 68~69년에 걸친 1년의 기간 동안 갈바·오토·비텔리우스에 이어 베스파시아누스까지 무려 네 명의 군 출신이 잇따라 황제를 자처했다.     그 결과 갈바는 오토의 기병 공격으로, 오토는 자살로 각각 생을 마감했고, 비텔리우스는 처형됐다. 결국 베스파시아누스의 승리로 혼란기가 매듭지어진다. 최초의 평민 출신 로마 황제였던 베스파시아누스는 실용적 리더십으로 제국의 안정을 회복했고, 경제·정치적 질서를 재구축했다. 제국 역사상 처음으로 서글서글한 눈빛의, 이상화되지 않은 사실주의적인 초상을 채택한 것도 그였다.   그러나 로마의 이상은 어디까지나 공화정이었다. 황제로의 권력 집중은 결국 허망한 몰락을 부른다. 게르만족의 침입과 황제 정치 내부의 분열로 로마는 멸망하고 만다.   한국 정치사의 큰 물줄기는 권력 집중이 아닌 권력 분산의 길이었다. 계엄 사태는 황제의 꿈을 실현하려는 반동이었다. 민의와 헌법을 무시하는 처사였다. 진보와 민주의 길을 가던 나라에 이런 무리수는 설 자리가 없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황제 황제 정치 네로 황제 초대 황제

2025-01-20

백악관, 정치인들 ‘미주한인의 날’ 축하

13일 ‘미주한인의 날’을 맞아 백악관을 비롯해 유력 기관과 단체, 그리고 연방의원들이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백악관 산하 아시아태평양아일랜더 이니셔티브(WHIAAPI)는 소셜미디어 X를 통해 “1903년 이날 첫 번째 한국 이민자들이 하와이에 도착했다”며 “한인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이 나라의 역사를 풍요롭게 했고 모든 사회 분야에서 기여해 왔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어와 영어로 ‘미주한인의 날을 축하한다’는 문구가 적힌 사진을 올렸다.   앤디 김 연방 상원의원(민주·뉴저지)도 이날 X에 자신의 어머니가 한국전쟁 당시 지냈던 집 앞에서 최근 찍은 사진 등을 올리며 “한인 최초로 상원의원이 된 것의 의미를 묻는 질문을 받아왔다”며 “미국은 한국의 문을 열어줬고, 어머니가 간호사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줬다”고 적었다.   영 김 연방 하원의원(공화·가주 40지구)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미 고메즈 하원의원(민주·가주 34지구)과 함께 ‘미주한인의 날’ 기념 결의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122년 동안 한인들은 학교와 기업, 그리고 이곳 의회에서 성공을 거뒀다”며 “한인들은 이 나라를 더 나은 나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고메즈 의원 역시 “미국에서 한인이 가장 많은 LA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둔 의원으로서 한인 커뮤니티와 계속 협력해 LA와 미국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영남 기자 [email protected]상하원의원 미주한인 한인 커뮤니티 한인 정치 한인 여성

2025-01-13

[종교와 트렌드] 정치적 이념으로 본질 잃은 기독교

최근 미주 지역에서도 한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반대 집회가 열리는 것을 보았다.   한국에서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연말연초에 나라가 분열된 가운데, 한인 사회에서도 이런 불씨가 타오르는 것을 보니 안타깝다. 이러다 한인 사회에서도 한국처럼 한국 대통령의 탄핵 찬반 맞불 집회들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한국의 계엄 뉴스와 탄핵 뉴스를 보면서 미국에 사는 한인으로서 미국인들에게 얼굴이 뜨거운 창피한 일들이라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국에는 현재 각종 무당과 주술이 판치는 상황에서 기독교 단체들까지 가세하면서 보수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다. 특히 극우 기독교 단체의 전광훈 목사가 한국의 기독교를 대표하는 사람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면서, 기독교의 안 좋은 모습들을 비추고 있다. 한국의 기독교가 전광훈 같은 사람들의 행동을 묵인하고, 본인들 또한 자기 사리사욕을 챙기는 집단이 되면서 주술과 미신의 집단과 기복 신앙의 교회가 암묵적인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주 한인 교회들도 일부 목사님들이 정치적 편향성을 가지고 강단에서 설교나 기도 등을 하면서 실망하는 교인들이 많다. 기독교인이 자기의 견해에 따라 진보와 보수로 나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교회 단상에서 목사님들과 장로님들이 한쪽에 치우쳐서 나라를 걱정하는 것은 정치적 견해를 달리하는 교인들에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요즘은 진리가 무엇인지 모르겠다. 상식과 합리적 사고도 없고, 믿고 싶은 대로 믿고 우기면 진리다. 예수님의 귀한 가르침은 사라지고, 당장 나의 안위와 내 가족, 내 교회, 내 밥그릇만 안전하면 남은 어떻게 되었든 상관없다. 우리가 믿는 기독교의 본질인 사랑과 포용은 어디 갔는지 없고, 혐오와 독선이 판치는 세대다.   요즘 제일 돈 버는 사람들이 유튜버들이다. 그들은 사람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여 시청자 수를 늘리는 것이 목적이다. 특히 사람들을 현혹하고 가짜 뉴스를 생성하는 주범이기도 하다. 이제는 가짜 뉴스인지 알면서도 그냥 믿고 싶은 대로 보기 때문에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요즘 기술의 발달로 인간이 더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정신세계는 더욱 퇴보하는 것 같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이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SNS나 유튜브 알고리즘으로 인해 이제는 생각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사리분별이 어려워진다.   보수와 진보는 필요하고 서로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제는 그들의 순수한 정신보다는 보수와 진보가 종교화되어 극우, 극좌로 나뉘어 그냥 믿고 싶은 것을 믿는다. 한국 사람들이 원래 샤머니즘 민족이다 보니 정치든, 어느 종교든 궁합이 잘 맞는다. 기록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이름이 너희 때문에 이방인 중에서 모독을 받는다”라고 성경 로마서에 얘기하듯이, 세상의 존경을 받지는 못해도 욕먹는 집단이 되지 않기를 꿈꾼다.   [email protected] 이종찬 / J&B 푸드 컨설팅 대표종교와 트렌드 기독교 정치 기독교 단체들 극우 기독교 정치적 견해

2025-01-13

[우리말 바루기] 낮추는 말 ‘~하는 자’

의존명사는 말 그대로 다른 말 아래에 기대어 쓰인다. ‘좋은 것, 감사할 따름, 웃을 뿐’에서 ‘것, 따름, 뿐’처럼 앞말에 기댄다. 훈민정음 언해본 서문에 “제 뜻을 시러(능히) 펴지 못할 놈이 하니라(많다)”의 ‘놈’도 앞말 ‘못할’에 의지한다. ‘놈’이라고 해서 지금처럼 대상을 낮추는 말은 아니었고, 단지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었다.   훈민정음 한문본에는 ‘못할 놈’이 ‘불가자(不可者)’로 돼 있다. 여기서 ‘자’는 ‘못할 놈’의 ‘놈’과 뜻은 같지만 쓰임새가 다르다. ‘과학자, 기술자, 노동자’의 ‘자’처럼 쓰였다. 의존명사가 아니라 낱말 끝에 붙어서 새로운 말을 만드는 접미사로 쓰인 거다. 이때 ‘자’는 ‘못할 놈’의 ‘놈’처럼 ‘사람’을 뜻한다. 이전에도, 지금도 낱말 끝에 붙는 ‘자’는 ‘사람’이다.   그런데 변화가 생겼다. “낯선 자”에서처럼 ‘자’가 의존명사로도 쓰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본어의 영향으로 보인다. 의존명사로 쓰이는 ‘자’는 의미도 달라져 ‘사람’과 ‘놈’ 사이쯤에 있다. 맥락에 따라 더 낮추고 덜 낮추는 차이는 있다. “미친 자, 저 자를 잡아라”에서 ‘자’는 홀대의 정도가 커 보인다. “미친 사람, 저 사람을 잡아라”와 확연한 차이가 난다. ‘부역자’를 더 얕잡고 싶으면 ‘부역하는 자’라고 하면 된다. ‘동조자’는 ‘동조하는 자’라고 하면 된다. 법조문이나 공문서에는 의존명사로 쓰이는 ‘자’가 더 흔하다. 당연하다는 듯이 ‘정치 활동을 하는 자’라고 쓴다. ‘정치 활동을 하는 사람’이 받아들이기 편하다. 특별하지 않다면 ‘노력하는 자’보다는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하는 게 더 좋겠다.우리말 바루기 훈민정음 언해본 정치 활동 과학자 기술자

2024-12-26

추수감사절 정치 얘기, 가족 불화 우려 커졌다

추수감사절 연휴 동안 정치적 견해가 달라 가족 간 불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가족끼리 정치 이야기를 할 때는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자제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최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공영방송 NPR, LA데일리뉴스 등은 지난 5일 선거 결과를 놓고 가족 간에도 정치 성향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 공화당과 민주당 양측 진영이 치열하게 대립하면서 감정의 골도 깊어진 양상이다.   이를 두고 주요 언론은 ‘미국 가정이 정치적으로 갈라졌다(politically divided family)’고 진단했다.   실제 폴리티코는 일리노이주 센트랠리아의 테드(59)와 프레드(63) 존슨 형제 사례를 전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정치적 분열 양상이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테드 존슨은 “형과 나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이슈를 놓고 의견이 달랐다”며 형제끼리 지난 몇 년 동안 이야기를 나누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테드와 프레드는 이번 대선에서도 트럼프 후보 지지 여부를 놓고 대립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뉴욕대학교 심리학 전문가인 존 조스트는 “정치적 불일치로 대화가 경직되면서 가족 간 유대가 악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NPR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가족이 모일 때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긴장을 완화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전했다. NPR은 최근 몇 년 동안 선거 캠페인이 계속되면서 미국인의 정치적 대립이 깊어졌다며, 추수감사절 기간 정치 이야기를 할 때는 ▶반대하는 견해에 즉흥적으로 반응하지 말고 ▶감정이 고조될 때는 심호흡을 하고 ▶대화와 토론의 목적에 집중하고 ▶상대방의 견해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한편 지난 5일 치러진 대통령 선거와 본선거에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안 커뮤니티가 공화당으로 부쩍 기운 것으로 나타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 시티(The City) 집계에 따르면, 뉴욕 한인 밀집지인 플러싱 지역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47.08%를 득표해 2020년(32.15%)보다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다. 칼리지포인트(57.6%), 머레이힐(51.77%) 등에서도 트럼프 당선인 득표율이 50%를 훌쩍 넘어섰다. 한인들은 각종 범죄 증가, 서류미비자 증가, 물가 인상, 공립학교 성 정체성 교육 등을 트럼프 후보와 공화당 지지 이유로 꼽았다. 김형재·김은별 기자추수감사절 정치 추수감사절 가족 가족 추수감사절 추수감사절 기간

2024-11-25

투표율 제고·정치인 후원 조직화가 관건

한인사회 주요 비영리 단체들은 한인 유권자들의 낮은 정치참여 의식 등 이민자 커뮤니티가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유권자 등록과 투표율을 높이고, 정치활동위원회(PAC: political action committee) 설립에 나서는 등 다양한 노력을 해나가고 있다.   시민참여센터(KACE)는 한인 유권자들의 투표율 제고를 위해 교육과 정치인 타운홀 미팅, 정보 제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뉴저지주 포트리에 있는 시민참여센터는 지난 3월에는 버겐 커뮤니티 칼리지의 다문화교육연구소에서 2024년 선거를 앞두고 유권자 등록 및 뉴저지 선거제도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지난 8월에는 한인들이 많이 사는 버겐카운티 한인타운을 지역구로 하는 엘렌 박 뉴저지주하원의원·고든 존슨 뉴저지주상원의원(이상 민주·37선거구) 등이 참석하는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   뉴저지주 팰리세이즈파크에 사무실을 두고 이민자 권익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뉴저지 민권센터는 지난 6월 예비선거가 열린 날 팰리세이즈파크 투표소에서 아시안아메리칸법률교육재단, 아태계 아메리칸 NJ와 함께 출구조사에 참여했다. 민권센터는 “출구조사 결과는 뉴저지 아태계 투표자들의 성향을 분석하기 위해 쓰이고, 또 앞으로의 선거 참여운동에 귀중한 자료로 활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뉴저지 민권센터는 한인과 아시안, 이민자 커뮤니티 정치력 신장을 위한 새로운 유권자 등록 활동을 위해 지난 6월 이민자들의 시민권 선서식이 열리는 뉴왁 이민서비스국 연방 청사에서 활동했다. 이날 방문에서 이민국과의 사전 협의로 김성원 프로그램 매니저가 민권센터를 소개하고 유권자 등록을 안내했다.     뉴저지주 티넥에 있는 사회복지 비영리단체 AWCA는 지난 9월에 열린 한인사회 최대 축제인 추석대잔치에 참여해 행사장을 방문한 한인들을 상대로 유권자 등록 캠페인을 펼치며 미국 정치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추석대잔치에서 유권자 등록을 받은 AWCA 사무엘 오 커뮤니케이션 청소년프로그램 국장은 “이민자 커뮤니티인 한인사회가 미국에서 발전하고 또 2세들이 주류사회에 더욱 많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정치적인 영향력을 넓히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언어장벽 등 여러 어려움을 갖고 있는 한인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정치 후원금 기부 시스템 제고   한인들의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노력 중 중요한 부분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한인 정치인들에 대한 후원을 가능한 빠르게 조직화하는 것이다. 현재 한인사회의 정치 후원금은 후보들이 선거에 출마하면 개인과 단체들이 선거법이 정한 한도 내에서 합법적인 선거 후원금을 모아주고 있다.   솔로몬보험그룹 하용화 회장과 김광수 변호사 등 뉴욕 한인사회 주요 인사들은 지난 3월 솔로몬보험그룹 본사에서 11월 연방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앤디 김 후보를 지원하는 후원의 밤 행사를 열고, 3만7000달러의 후원금을 전달했다. 또 같은 달 뉴저지주 마운트로럴 BTH 브루잉(Brewing)에서 앤디 김 후보를 지원하는 후원의 밤 행사가 열려 한인 지지자들이 2만 달러(비공식 추산) 정도의 후원금을 모아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정치인 중 적지 않은 수는 정당 지지자와 학벌, 지연, 인맥 등으로 구성된 후원그룹으로부터 주로 ‘후원의 밤’ 또는 ‘후원 행사’를 통해 정치 자금을 모으고 있다.       버겐카운티 잉글우드클립스 박명근 시장(공화)은 “체계적이고 오랜 정치 후원금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주류사회와 달리 한인사회의 선거 후원금은 대부분 개인들이 후원금을 모아 주는 ‘십시일반(한국사회의 전통적인 상부상조 시스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풀뿌리의 근간이 되는 각 타운별 후보자의 경우 대부분 후보자 지인 몇 사람의 지원 혹은 후보자 개인 호주머니를 털어서 선거에 임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특히 타 진영의 괴롭힘 소송이라도 당하면 많게는 몇십 만불의 소송비까지 본인 부담이 되는 열악한 정치환경”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내 개인적으로 선거를 치러본 경험에 의하면 연방이나 주정부 선출직에 대한 한인사회 인식은 그나마 호의적이어서 재력을 가진 이너 서클 인사들이 개인 가정집을 오픈해 재력가들을 모아서 지원해 주고 있기에 지역 풀뿌리 정치가들에 비해 월등히 나은 편”이라며 “현재로 중요한 것은 한인사회의 풀뿌리 지역 후보자들에 대한 투자(후원금 기부)가 우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앤디 김 후보 선거캠프에 따르면 김 후보는 지난 봄 민주당 뉴저지주 연방상원의원 예비선거를 앞두고 700만 달러를 모금했다. 선거운동을 본격화한 올해 1~3월에만 300만 달러 넘게 모금했다. 그러나 후원자의 거의 대부분인 95%가 100달러 이하를 기부한 소액 후원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앤디 김 후보 선거캠프에 따르면 김 후보는 한인사회 차원에서는 전문적인 정치 후원금 지원 단체인 정치활동위원회(PAC)로부터의 후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시장은 이에 대해 “현재로서 한인커뮤니티와 한인들을 중심으로 후원금을 모아 한인 정치인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한인 정치활동위원회(K-PAC)의 조직과 활동이 시급하다”며  “그러나 이 K-PAC이 성공하기 위해 각 후보자가 갖는 이념적 지향이 분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으로 단순히 한인 정치인이라는 이유로 기부자를 끌어들이기에는 점점 어려워질 것이고, 적어도 K-PAC에 의한 지원이라면 이제는 공화당과 민주당에 대한 선명한 이념적인 정체성도 표방하는 K-PAC이 나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권익보호 위한 정치력 향상   한편 적지 않은 정치인과 유권자들이 미국에서 정치력 향상이 곧 한인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길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팰리세이즈파크 스테파니 장(공화) 시의원은 “최근 뉴저지주 포트리에서 일어난 빅토리아 이 씨 사망사건은 무장상태가 아닌 일반 주민에게, 그것도 911을 불러 기다리던 정신장애 한인 주민에게 무차별 총격을 가한 경찰의 피격사건”이라며 “이 사건이 있은 후 많은 한인 단체들과 정치인이 함께 나서서 성토대회를 열고 포트리 타운의 시의회에 참여하여 이 건에 대한 대책과 미온적인 타운의 태도를 비난했는데, 이제는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필요하며 이제는 일류 시민으로 올라서는 한인사회가 되느냐 아니면 계속 삼류 시민 자리도 못 찾는 한인사회로 전락하느냐 하는 기로에 서 있다는 절박감이 생겨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또 장 시의원은 “미국 땅에서 태어난 나의 자손은 출생 시에 이미 미국 대통령 출마자격 1번인 ‘미국에서 태어난 자’가 되어있으며, 미국 대통령 자리에 도전하고 이겨서 백악관의 주인이 될 수 있다”며 “정치 헌금으로 한인 정치인들을 후원하는 것과 함께 나의 투표권 한 장이 한인사회의 미래를 만든다는 의식으로, 우리가 서로 격려해서 한인 유권자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투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한인 정치참여 한인 투표율 한인 유권자 등록 한인 정치 후원금 한인 정치행동위원회 K-PAC 박명근 시장 사무엘 오 국장 스테파니 장 의원 뉴저지 한인 정치인

2024-10-31

대학 지원자 4분의 1, 정치적 성향 고려해 학교 선택

대학 지원자 4명 중 1명은 학교 선택 시 정치적 성향을 고려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 컨설턴트 업체 ‘아트&사이언스 그룹’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28%의 학생들이 대학의 정치 성향, 법적 상황 등을 이유로 지원 시에 특정 학교를 배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응한 학생 3명 중 2명은 학교에 대한 검색을 시작할 때부터 정치 성향, LGBTQ·낙태 이슈 등을 고려해 특정 대학을 지원 리스트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했다고 답했다.     자신의 정치 성향이 진보적이라고 밝힌 응답자 4명 중 3명은 ‘낙태권과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지나치게 보수적인 성향을 가진 학교는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대로 보수 성향을 가진 응답자 3명 중 2명은 ‘성소수자에 지나치게 관대한 학교에는 가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했다.   정치적 성향에 따라 특정 주에 있는 학교 전체를 배제해버린 경우도 있었는데, 15% 넘는 응답자들이 정치 성향에 따라 제외시킨 주는 뉴욕·텍사스·캘리포니아·앨라배마·플로리다 등 5개주였다. 특히 보수 진영과 공화당의 텃밭인 텍사스주의 경우, 31%의 학생들이 정치 성향에 따라 이들 주의 대학에 모두 진학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정치 이슈에 대한 대학 측 태도에 대해 62%의 학생들은 ‘학교가 정치 이슈에 대해 중립적인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답했다. 윤지혜 기자 [email protected]지원자 정치 대학 지원자 정치적 성향 정치 성향

2024-10-16

[문학으로 세상읽기] 정치는 지옥인가

한국에서 가장 낙후된 곳이 정치권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그 말이 정말로 딱 맞는다는 느낌이 들 때마다 저에게 떠오르는 말이 있습니다. ‘좋은 지옥’이라는 말입니다.   ‘좋은 지옥’이라는 말은 형용 모순입니다. 지옥이 어떻게 좋을 수 있다는 말입니까? 하지만 백 년 전에 루쉰이 쓴 산문시 ‘잃어버린 좋은 지옥’을 보면 ‘좋은 지옥’이라는 말도 성립될 수 있다는 것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 말을 통해서만 진실이 포착되기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시의 화자 ‘나’는 지옥 근처에서 지옥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꿈을 꾸고 있습니다. 들려오는 지옥의 소리는 지옥답습니다. 그때 홀연 마귀가 나타납니다. 한때 지옥의 통치자였으나 이제 지옥을 인류에게 빼앗기고 도망쳐온 마귀가 “이제 다 끝났네, 이제 다 끝났어! 불쌍한 귀신들은 그 좋은 지옥을 잃어버렸어!”라고 비분강개하며 ‘나’에게 그 전말을 알려줍니다.   원래 지옥은 천신(天神)의 것이었습니다. 마귀가 천신과 싸워 이겨 빼앗았던 것이죠. 그 후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지옥의 통치는 해이해졌습니다. 그러자 칼의 숲은 빛을 잃었고, 끓는 기름도 식었고, 불구덩이도 미지근해졌고, 비록 작고 창백하지만, 만다라 꽃이 움텄습니다.   해이해진 지옥에서 귀신들이 깨어났습니다. 깨어난 귀신들은 갑자기 인간 세상을 기억해내고 지옥에 반대하는 절규를 터뜨렸습니다. 인류가 그 소리에 응해 일어났고, 마귀와 싸웠고, 싸워 이겼습니다. 최후의 승리는 인류의 것입니다.   이제 인류가 지옥을 통치합니다. 그런데 지옥의 상황은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더 나빠집니다. 인류는 마귀보다 더 무서운 통치자가 됩니다. 귀신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이 다스림을 받는 자일 뿐이며, 인류의 무서운 통치 아래 더욱 무력해지고 더욱 고통받습니다. 귀신들이 지옥에 반대하는 절규를 터뜨려도 이제는 소용이 없습니다. 인류의 반역자로 낙인찍혀 영원한 고통이라는 벌을 받고 칼의 숲 복판으로 쫓겨날 뿐입니다. 이러한 지옥의 현재 모습을 마귀는 다음과 같이 묘사합니다.   “만다라 꽃은 금세 시들었어. 기름은 똑같이 끓었고, 칼은 똑같이 날카로웠고, 불은 똑같이 뜨거웠고, 귀신들은 똑같이 신음했고, 똑같이 몸부림쳤고, 심지어 잃어버린 좋은 지옥을 기억할 겨를조차 없어졌어.”   마귀가 통치하던 과거의 지옥이 상대적으로 더 좋은 지옥이었다는 것입니다. 이야기가 여기에 이르게 되면 ‘좋은 지옥’이라는 형용 모순이 확실히 성립됩니다.   이 이야기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 중 가장 흥미로운 것은 천신을 청나라, 마귀를 베이징 군벌정부, 인류를 국민당 우파와 그들이 장악한 국민정부라고 보는 해석인데, 흥미롭기는 하지만 그럴듯하지는 않습니다. 루쉰이 이 작품을 쓴 때가 1925년 6월이었고, 국민당 우파의 쿠데타는 1927년 4월이었으니 시간이 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해석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루쉰이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며 그 통찰력을 높이 평가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봐도 이건 억지인 것 같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중요한 것은 모든 권력은 동일하며 단지 위치가 바뀔 뿐이라는 보편적 진실입니다. 청나라나 베이징 군벌정부나 국민정부나, 그 이후 지금까지의 여러 형태의 정부들도 모두, 나아가서는 중국뿐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의 각종 정부도, 그 보편적 진실에 비추어 보면 다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루쉰의 이야기를 다시 곱씹어 봅시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통치자가 누구든 간에 피통치자는 언제나 귀신들이라는 사실입니다. 지옥의 주민은 누구입니까? 귀신들입니다. 그렇다면 귀신들이 스스로 다스릴 수는 없는 것일까요? 자치(自治)는 불가능한가요? 왜 통치를 귀신들 자신이 아니라 천신이 하고 마귀가 하고 인류가 해야 하는 건가요?   귀신들이 자치하지 못하고 통치받는 자로서만 존재하는 한에는 다 똑같은 지옥이고, 통치 기술이 갈수록 더 발달하기 때문에 지옥은 오히려 점점 더 나빠질 것입니다.   자문해 봅시다. ‘나’는 귀신인가요, 인류인가요? ‘우리’가 사는 이곳을 지옥이라고 부른다면 지옥의 주민인 ‘우리’는 인류가 아니라 귀신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이 인류라고 믿었다면 그것은 큰 착각일 수 있습니다. 지옥의 귀신들에게 ‘잃어버린 좋은 지옥’이라는 말은 너무나 슬픈 말입니다. 성민엽 / 문학평론가문학으로 세상읽기 지옥 정치 해이해진 지옥 지옥 근처 한때 지옥

2024-09-02

캠퍼스서 ‘정치적 또는 사회적’ 성명 금지

 텍사스 대학교(University of Texas/UT) 이사회는 최근 언론의 자유 정책을 개정해 텍사스대 시스템내 14개 대학 및 의료 관련 기관이 캠퍼스 운영과 관련 없는 정치적 또는 사회적 입장(political or social positions)을 취하는 것을 금지했다. 텍사스 트리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UT 이사회는 지난 22일 열린 회의에서, 이 대학 시스템의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성명에 “대학은 공식적인 자격으로 대학 커뮤니티의 일부 구성원에게 아무리 매력적일지라도 오늘날의 문제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거나 표명해서는 안된다”는 문구를 새로이 추가하는 것을 승인했다. 이 규정(policy)은 개별 교수, 직원 또는 학생의 언론의 자유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공식적인 대학 성명, 행사, 의식 및 출판물’에만 해당된다. 대외 관계 및 커뮤니케이션 담당 부총장인 폴 콜리스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규정은 시카고 대학의 칼벤 보고서에서 제시된 원칙의 연장선”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1967년 대학의 정치적, 사회적 행동에서의 역할에 대한 보고서로, 대학이 핵심 사명을 이행하고 모든 학생, 교수, 직원이 자신의 정치적 또는 사회적 견해를 가질 수 있는 자유가 있는 캠퍼스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기관적 중립성’(institutional neutrality)이 필요하다고 결론지었다. 2022년 UT 시스템은 ‘시카고 성명’(Chicago Statement)의 버전을 채택한 바 있다. 이는 기관의 자유로운 언론에 대한 헌신을 확인하는 원칙을 모은 것이다. 이는 ‘공격적, 현명하지 못함, 부도덕함 또는 잘못된’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에도 언론(표현의 자유)을 보호하고 불법적, 명예훼손적 또는 괴롭힘적 언론에 대한 제한을 요구한다. UT 시스템의 규정 변경은 거점(flagship) 대학인 텍사스대 오스틴 캠퍼스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한 충돌의 진지가 된 후 처음으로 학생들이 학교로 복귀하는 산하 대학에서 가을 학기 첫 주에 이루어졌다. 현재 중동지역의 갈등은 텍사스와 미전국의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지지와 이스라엘 지지 학생들이 시위와 격렬한 토론에 참여하면서 자유로운 언론 규정을 시험했다. 학교 지도자들은 캠퍼스에서 지적 토론의 중재자와 촉진자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10월 7일에 전쟁이 시작된 후, UT-오스틴 총장인 제이 하첼은 벌어지는 갈등과 관련해 대학 커뮤니티에 두 가지 성명을 발표했다. 첫 번째 메시지에서 그는 캠퍼스의 유대인 학생들을 위한 안전 조치를 설명했다. 두 번째에서 하첼은 대학이 캠퍼스 커뮤니티와 관련이 있거나 공공 안전 문제가 아닌 한 주요 사건에 대한 성명을 발표하지 않는다고 말했지만 유대인 학생들에 대한 반유대주의나 무슬림 커뮤니티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행동’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지난 봄 학기 동안 UT-오스틴과 UT-달라스를 포함해 전쟁에 대한 대응으로 미전역 캠퍼스에서 긴장이 폭발했다. 4월에 수백명의 학생들이 UT-오스틴에서 수업을 중단했고 경찰이 해산 명령을 내린 후 57명이 체포됐다. 며칠 후 시위대가 캠퍼스에 장기적인 시위 진영을 구축하려한 후 약 80명이 더 체포됐다. 학생들이 캠퍼스에 진영을 세우고 이스라엘의 가자 전쟁과 관련이 있는 미국 기업에서 대학이 투자를 철회할 것을 요구한 후 UT-달라스에서도 시위대가 체포됐다. 노스 캐롤라이나 대학 시스템과 와이오밍 대학을 비롯한 미국내 다른 대학들은 이전에 중립을 유지하기 위한 입장을 채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스탠포드 대학과 노스웨스턴 대학을 포함한 다른 대학들도 이에 가담했다. 하버드 대학은 5월에 교수 위원회의 권고에 따라 더 이상 정치적 성명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기관적 중립성’을 완전히 수용하지는 않았다.   손혜성 기자캠퍼스 정치 대학 성명 텍사스 대학교 정치적 사회적

2024-08-28

[행복의 나라] 10·26 이후 열린 야만의 재판…故이선균 유작 '행복의 나라'

이선균 배우의 유작이자 영화 '파일럿'으로 여름 영화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조정석 배우의 '행복의 나라'가 오늘인 8월 23일(금) CGV LA, CGV 부에나파크, 그리고 오렌지카운티의 리갈 라 하브라(Regal La Habra)에서 개봉한다.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천만 감독 추창민의 신작 행복의 나라는 1979년 10월 26일, 대통령 암살사건에 연루된 박태주와 그의 변호를 맡으며 대한민국 최악의 정치 재판에 뛰어든 변호사 정인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는 한국에서 개봉 첫날 동시기 개봉작 중 1위를 차지했고, 개봉 첫 주말에도 1위를 유지하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행복의 나라는 지난해 11월에 개봉해 천만 관객을 돌파한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과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두 영화는 결이 다르다고 추 감독은 설명했다. "서울의 봄은 12.12 군사 반란을 다큐멘터리처럼 다뤘지만, 행복의 나라는 10.26에서 12.12로 이어지는 시기를 다루며 그 시대가 얼마나 야만적이었는지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라고 전했다.   영화에서 전상두는 그 시대의 야만성을 대변하고, 박태주는 그 야만성에 희생되어 몰락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추 감독은 정인후에 대해 "세상의 흐름에 맞춰 살다가 사건을 겪으며 자각하고, 때로는 항거하면서 한 걸음씩 전진하는 시민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행복의 나라는 법정 안팎의 다양한 에피소드를 교차시키며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중심에 있는 것은 박태주의 재판이다. 영화 속 박태주는 10.26 사건 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고 처형된 박흥주 육군 대령을 모티브로 한 인물이다.     행복의 나라는 CGV 골든에그지수 94%, 롯데시네마 9.1점, 메가박스 8.6점 등의 높은 평점을 기록하며, 아직 영화를 관람하지 않은 예비 관람객들의 기대감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고 이선균 배우를 마지막으로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다는 점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영화관으로 이끄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다.   실제 관객들은 "역사를 똑바로 마주하게 하며 마음속에 울분, 분노, 안타까움 등의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영화였다" "한국인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 등 다양한 감정을 끌어내는 영화에 대한 만족감을 표현했다. 또한 "시대의 아픔과 좌절, 분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영화가 주는 묵직한 메시지와 울림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한편, 북미 배급사 'JBG Pictures USA'는 한국 영화가 미국 극장에서 오래 상영하려면 개봉 주말을 포함, 주말 극장가 성적이 좋아야 한다면서 교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했다.행복의 나라 고이선균 재판 신작 행복 정치 재판 여름 영화시장

2024-08-22

변화하는 일리노이 정치 지형

일리노이 주 정치 지형이 변화하고 있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지역적 구분을 하기 힘들어졌고 이에 맞는 적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리노이대학에서 발간한 ‘일리노이 정치:권력과 정치, 정부를 이해하기 위한 시민 가이드’는 최근 변화하고 있는 일리노이 정치 지형을 설명하고 있다.     14년만에 나온 개정판은 우선 그간 편의상 구분해 온 일리노이 정치 권역에 균열이 생겼다고 지적한다.     통상 일리노이를 시카고와 서버브, 남부 지역으로 분류하곤 한다. 민주당이 시카고에서 우세하고 공화당은 주 남부에서 지지세가 공고하며 서버브는 일종의 스윙보트 지역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일부 서버브가 시카고와 거의 유사한 특징을 가지게 됐다는 것이다.     책에서 예로 든 지역이 버윈과 시세로. 이들 지역은 서버브로 분류되기 보다는 시카고와 유사성이 더 많아졌다는 것인데 가장 큰 이유는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의 인종 구성이 최근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안과 히스패닉 인구가 최근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서버브에 속하면서도 네이퍼빌과는 큰 차이점을 보여 오히려 시카고와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지역 정치 역시 이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데 아직 이를 위한 준비가 부족한 현실이다. 마치 100년 전, 200년 전 시카고에 아일랜드계와 이탈리안계 이민자가 많아지면서 이들을 위한 단체들이 많아졌던 것처럼 아시안과 히스패닉을 대표할 그룹들이 지금보다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일리노이 정치에서 두드러지고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억만장자들이 지역 정치를 좌지우지 하게 됐다는 것이다. 브루스 라우너, JB 프리츠커, 켄 그리핀, 리차드 우이흘린과 같은 거물급 정치 기부자들이 갖고 있는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이들에게 줄을 서는 정치인들이 많아졌다. 예전에는 정당의 인정을 받아야 했지만 요즘에는 이들 소수 거액 기부자들의 눈에 들면 막강한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공화당의 경우에는 라우너 전 주지사와 그리핀이 지역 정치계에서 손을 떼면서 공화당의 메시지를 지역에 전파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Nathan Park 기자일리노이 변화 지역 정치계 일리노이 정치 정치 지형

2024-08-09

[글로벌 아이] ‘뒷모습’의 정치인

뒷모습은 한 사람의, 그러니까 한 인생의 요약본이다. 마치 난해한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처럼, 생애 한 챕터에서 물러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차마 다 해석할 수 없는 진실 한 토막을 남긴다.   워싱턴 특파원으로 부임한 바로 다음 날, 어떤 뒷모습과 마주쳤다. 사퇴 압력을 받던 바이든 대통령이 끝내 민주당 대선 후보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는 이야기. 분명 정치적인 판단이었겠지만, 그 이면에서 분투했을 그의 인간적 고뇌 쪽에 마음이 더 기울었다.   아닌 게 아니라 그가 사퇴 연설을 하는 오벌 오피스에는 가족사진이 즐비했다. 사퇴를 만류했다는 가족들. 그래서 후보직에서 돌아서는 그의 뒷모습에선 노회한 정치인의 단호함과 할아버지이자 아버지, 남편으로서의 미안함이 두루 읽혔다.   그의 뒷모습이 남긴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다. 바이든의 뒷모습은 해리스의 앞모습이었다. 단단했던 ‘트럼프 대세론’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민주당의 대선 승리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권력의 정점에 오른 정치인이 스스로 돌아서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바이든의 단호한 뒷모습은 치열하고 내밀한 인간적 고뇌가 정치인으로서의 욕망을 가까스로 눌러낸 결과일 것이다.   공교롭게도 바이든이 후보직에서 돌아서기로 한 바로 그 날, 국내에선 가수 김민기의 부고가 전해졌다. 스스로를 ‘뒷것’으로 부르며 일평생 뒷모습으로 남고자 했던 아티스트. 그가 남긴 ‘봉우리’라는 노래엔 이런 대목이 나온다.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높은 봉우리에서 스스로 내려가기로 결단한 바이든의 뒷모습은 미국 정치에 보기 드문 활력을 불어넣었다. 소속 정당이 위기에 빠지자 세대교체의 신호탄을 쏘고 스스로 돌아선 뒷모습의 정치인. 정치 이념을 떠나서 바이든은 이런 사실만으로도 훗날 꽤 넉넉한 평가를 받는 정치인으로 남을 것이다.   여든두 살 미국 정치인의 단호한 뒷모습을 지켜보면서 ‘높고 뾰족한 봉우리만을 골라서’ 올라가려는 한국 정치 지도자들이 떠올라 문득 쓸쓸해졌다. 지금 여야는 ‘친윤 공방’과 ‘일극 체제’ 논란 속에 당 대표를 선출했거나 뽑을 예정이다. 정치 전면에 나서는 ‘앞모습’보다 때를 기다리는 ‘뒷모습’이 필요하다는 지적에도 기어이 당권 장악에 나선 이들이다.   그러나 어떤 나라의 명운은 물러설 때를 정확히 아는 뒷모습의 정치인들에 달려있는지도 모른다. 한 사람의 뒷모습은 제 생애를 요약할 뿐이지만, 한 정치인의 뒷모습은 한 국가의 운명을 결정짓기도 한다. 정강현 / 한국 중앙일보 워싱턴 특파원글로벌 아이 뒷모습 정치인 노회한 정치인 일평생 뒷모습 한국 정치

2024-08-07

[신복룡의 신 영웅전] 왕양명의 정치 비판

왕희지(王羲之)의 후손인 왕수인(王守仁·1472~1528)은 저장(浙江)성 콰이지(會稽) 출신으로 호가 양명(陽明)이다. 17세에 장가가는 날 어느 고명한 선생을 만나 학문을 배우다가 장가가는 것도 잊고 다음 날 새벽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는 무과에 급제해 촉망받았으나 환관의 잘못을 비판하다가 변방의 역참(驛站) 관리로 좌천됐다. 3년 만에 병부에 복귀해 두 번의 반란을 평정했다.   전선의 별빛은 인간을 고뇌하게 만들고, 그 고뇌에서 철학이 나온다. 그래서 무인 중에 철학자가 많고, 조선 왕조의 이름 있는 현판 중에는 무인의 글씨가 많다. 그는 남들처럼 주자학을 공부했으나 미심쩍은 점이 많았다.   특히 왕실에서 『주자대전(朱子大全)』으로 과거를 치르는 것을 납득할 수 없었다. 주자는 『대학』을 편집하면서 ‘백성을 사랑하라’(親民)는 구절은 비슷한 글자를 잘못 읽은 것이라며 ‘백성을 가르치라’(新民)로 바꿔 해석했는데, 이를 두고 왕양명은 ‘그 바람에 주자가 선비들의 입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왕양명은 “허다한 진리를 어찌 그대만 알고, 그대만 옳은가”라며 주자에 항명하니 후세가 이를 양명학이라 불렀다.   그의 제자들이 『전습록(傳習錄)』을 지어 후대에 남겼다. 제자들이 “왜 세상이 이토록 어지럽습니까”라고 여쭈니 왕양명은 “세상이 어지러운 것은 학문을 바로 세우지 못했기 때문(天下不治 學術不明)”이라며 정치인들을 나무랐다. 그러면서 왕양명은 아는 것과 행실이 같지 않은 무리를 경계했다.   지금 한국 정치는 해방 정국보다 나을 것이 없다. 정치인이 공부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회도서관 대출 상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중국어를 전공한 어느 국회의원이 “대통령이 비서진을 호가호위(狐假虎威)한다”며 사자성어를 잘못 사용했다. 듣고 있는 국민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다. 이 나라가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신복룡 / 전 건국대 석좌교수신복룡의 신 영웅전 왕양명 정치 정치 비판 한국 정치 호가 양명

2024-07-28

[사설] 혐오·극단주의 정치 사라져야

전직 대통령이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총기 피격 사건으로 미국 사회가 충격에 빠졌고, 11월 대통령 선거 판세도 출렁이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공화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 인근에서 유세 도중 총격 피습을 당했다. 사라져야 할 정치 테러가 또 발생한 것이다. 다행히 트럼프는 총알이 귀를 스치는 가벼운 상처만 입었고, 토머스 매슈 크룩스라는 20세 범인은 현장에서 사살됐다.     이번 사건의 구체적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더구나 범인이 숨져 신속한 규명은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숨진 크룩스가 평소 외톨이 성향의 인물로 알려져 수사 기관에서는 일단 단독 범행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 정치인 테러 사건은 끊이지 않았다. 암살된 현직 대통령만 에이브러햄 링컨, 존 F. 케네디 등 4명에 이를 정도다. 또 로널드 레이건 등 현직 대통령의 암살 위기 모면 사례도 많다. 범인들은 일부 정신 이상자를 제외하고 대부분 극단적 이념에 빠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인물들은 이성적 방법이 아니라 폭력적 수단을 통해 자신의 신념을 관철하려는 특징을 보인다.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는 치열한 접전이 예견됐다. 2020년 맞붙었던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인 데다 지지율도 팽팽하기 때문이다. 역시나 본격적인 선거전이 시작되자 양측은 원색적으로 상대방을 비난했다. ‘혐오의 정치’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였다. 선거전이 양극화, 극단화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양측은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번 사건이 트럼프 캠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당장 공화당은 사건 직후 열린 전당대회에서 단합을 강조하며 결집했다. 내달 열릴 민주당 전당대회 역시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양측의 공방전은 더 격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는 ‘선거 승리’가 유일한 목표이기 때문이다.         극단적 지지자들로 인해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오히려 민주주의를 오염시키고 있다. 선동 대신 정책으로 표를 얻어야 한다.사설 극단주의 혐오 정치인 테러 정치 테러 대통령 선거

2024-07-17

[독자 마당] 낙후된 한국정치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곧 벌어진 6·25 전란으로 그나마 빈약했던 경제,사회적 기반마저 무너졌다. 전쟁이 끝난 후 경제 성장은 속도를 냈지만 정치적 혼란은 지속됐다. 이런 한국의 상황을 보면서 한 외국 언론사 기자는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기대하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기를 기대하는 것과 같다”고 평가했다. 그 후 이 말은 한국의 낙후된 정치 상황을 설명하는 문구로 자주 인용이 됐다.     그러나 이런 평가에도 한국은 국민의 예지와 끈기로 반세기 남짓한 기간에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다. 이제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는 유례없는 세계사를 쓰고 있다. 이는 쓰레기통에서도 장미꽃을 피울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정치 분야의 발전 속도가 경제 발전에 미치지 못하면서 오히려 국가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사회 혼란을 겪으며 정치적 변환점을 만들어 내기도 했지만, 한국 정치는 여전히 낙후된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간 공동체를 위한 최상의 정치 제도가 민주주의라는 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 입증됐다. 민주주의 제도는 정치는 물론 사회 어느 분야에서도 각 개인의 자유와 평등이 보장된다. 이로부터 발현되는 사고들이 실용적 실체를 만들어 내고, 이를 지향점 삼아 총체적 발전을 하게 된다.     한국의 정치 수준이 선진국으로서의 위상에 이르지 못한 것은 정치인의 자질 문제와 함께 국민의 민주시민 의식 부족 탓도 있다. 국가정치, 정책을 국민으로부터 수임받은 정치인들은 자신들의 본분은 제쳐놓고, 편 가르기와 정쟁만 하고 있다. 국민 또한 정치와 국정 현안에 대해 합리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것 같다.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를 비롯한 모든 분야가 발전해야 진정한 선진국의 국격을 갖추게 될 것이다. 윤천모·풀러턴독자 마당 한국정치 낙후 국가정치 정책 한국 정치 정치 분야

2024-06-25

바이든, 할리우드 스타 출동 3000만달러 모금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줄리아 로버츠와 조지 클루니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동한 모금 행사에서 단번에 3000만 달러를 넘게 모금했다.    LA타임스는 지난 15일 바이든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참석한 후원 행사에 이들 배우들을 비롯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캐런 배스 LA시장, 테드 류 연방하원의원 등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과 바이든 후원자 수천 명이 최소 250달러에서 최대 50만 달러를 티켓 비용으로 내고 행사에 참석했다고 16일 보도했다.     또 지난 11일 불법 총기 소유 의혹 재판에서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은 바이든 대통령의 차남 헌터 바이든(54)도 참석했으며, 지난 2022년 10월 유출된 오디오에서 다른 시의회 의원들과 인종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발안을 한 것으로 알려진 후 바이든 대통령이 사임을 촉구했던 케빈 드레온 LA시의원도 참석했다고 덧붙였다.     이날 거액의 후원금을 낸 VIP 후원자들은 맨 앞자리에 앉아서 행사를 지켜봤으며, 행사 후 열린 애프터파티에 참석해 대통령과 함께 사진촬영을 하는 기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행사는 LA다운타운에 있는 피콕극장에서 진행됐으며 유명 코미디언 지미 키멀의 사회로 토크쇼 형태로 약 40분간 진행됐다.     캠프 측은 이번 행사로 3000만 달러가 넘는 후원금이 들어왔으며, 이는 민주당 대선 캠페인 상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와 별도로 동부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함께하는 별도의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할리우드 행사 참석을 위해 이탈리아에서 개최된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직후 곧바로 LA행 에어포스원에 올랐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뉴욕에서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과 함께 대규모 후원 행사를 열고 2600만달러가까운 금액을 모금한 바 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재대결이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치 후원금 모금을 놓고도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상대적 열세를 보이는 여론조사에도 바이든 대통령은 그간 꾸준히 풀뿌리 후원을 포함한 정치 자금 면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압도한 게 사실이다.    후원금의 상당수를 막대한 사법 비용에 충당하며 '돈 가뭄'에 시달려온 트럼프 전 대통령은 그러나 지난 4월 7620만달러를 거둬들이며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성 추문 입막음 돈' 의혹 유죄 평결 직후에도 24시간 동안 5280만달러의 후원금을 단숨에 모금하기도 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경합 주 가운데 하나인 미시간을 방문했다고 LA타임스는 전했다. 장연화 기자 [email protected]할리우드 스타 할리우드 스타들 이번 할리우드 정치 후원금

202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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