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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상식] AI 반도체 시장 경쟁 구도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은 지금까지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 대부분 투자자가 인정하고 있는 부분이다.     엔비디아에 대항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반도체 업체는 AMD 정도라고 보는데 엔비디아 칩을 운용하는 소프트웨어 ‘쿠다’(CUDA) 에 익숙해진 AI 개발 기업들은 쉽게 타 업체의 칩을 채택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당분간 굳건하게 AI 반도체의 선두 주자 자리를 지킬 것 같은 엔비디아의 대항마로 브로드컴이 등장하며 주식 시장에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의 명암이 갈리고 있다. 물론 엔비디아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것은 아니다. 두 회사의 AI 반도체 접근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그래픽 처리 장치(GPU)는 개별 회사에 특화돼 있지 않았지만 브로드컴은 특정 작업의 필요에 따라 특화돼 있는 맞춤형 AI 칩이라고 한다.     브로드컴의 맞춤형 칩은 XPU(extreme Processing Unit)라고 불리며 현재 GPU 시장을 엔비디아가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AI 관련 맞춤형 반도체 시장은 브로드컴이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의존도가 너무 높은 것에 대해 우려를 하고 있던 대형 테크놀러지 회사들엔 다른 선택 처가 있다는 것은 좋은 소식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당장 엔비디아의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칠 거라고 예단하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다.     브로드컴의 발표에 따르면 챗GPT의 모기업 오픈AI, 아마존, 페이스북의 모기업 메타 등이 브로드컴의 고객이다. 애플사도 자체 AI 서버 칩을 개발하기 위해 브로드컴과 협력하고 있다고 하니 대형 테크사들의 맞춤형 칩에 대한 수요는 충분히 존재한다. AI 시장의 급격한 성장과 엔비디아의 GPU와 브로드컴의 XPU의 특성에 따라 두 회사가 동반 성장하는 시기라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2024년 브로드컴의 AI 관련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한 것은 맞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아직 24% 정도이니 브로드컴에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전체적인 비즈니스 현황도 동시에 살펴봐야 할 부분으로 보인다.     참고로 브로드컴은 2027년까지 맞춤형 AI 칩 시장 규모를 600억에서 900억 달러까지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엔비디아의 매출은 2024 회계연도에 이미 600억 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은 둘 다 투자자들에게 인기 있는 종목들이다. 더군다나 같은 업종에서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의 제품으로 경쟁을 벌이는 것도 흥미로운 상황이다.     인기 높은 종목이라 해서 자세히 알아보지 않고 투자를 결정하는 것은 눈 감고 걷는 것과 마찬가지다. 옳은 방향을 잡기 위해서는 많이 알고 가야 한다.     ▶문의: (213)434-7787  김세주 / KadenceAdvisors, LLC경제 상식 반도체 시장 반도체 시장 반도체 업체 ai 반도체

2024-12-18

[경제 상식] 인텔과 퀄컴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스마트폰 반도체로 유명한 퀄컴사가 미국 반도체 업계의 대표적인 인텔사를 인수할 의지가 있다는 것을 타진했다고 한다.     아직 공식적인 제안을 하거나 인수가 성사될 가능성은 미지수라고 기사는 덧붙였지만, 인텔이 인수 대상 자체로 거론된다는 것이 투자자들에게는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발표한 인텔은 지난 몇 년간 경영난과 실적 부진으로 주가가 꾸준히 하락세에 있으며 지난 일 년 동안만 해도 40%정도 주가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50% 정도 상승한 퀄컴이나 40% 이상 상승한 반도체 지수하고 비교해도 인텔이 동정 업계보다 얼마나 부진한지 알 수 있다.     그러면 퀄컴이 인텔을 인수할 가능성은 얼마나 높을까. 정부의 독점 규제에 부닥칠 거라는 얘기가 나오고는 있지만 아마도 아주 파격적인 제안이 아닌 이상 그 정도까지도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추측된다.     여기서 투자자들이 관심 있게 봐야 하는 부분은 인텔의 주력 상품인 퍼스널 컴퓨터, PC 시장의 전망이다.     AI 붐에 힘입어 급성장했던 GPU 칩과 PC 판매 하락으로 부진했던 2022, 2023년과는 다르게 PC 시장은 2023년 마지막 분기부터 바닥을 찍고 성장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리서치 업체 IDC 2024년 1분기 전 세계 PC 판매율이 전년동기대비 1.5%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세계 대표적인 PC 판매 업체들은 대부분 괄목한 만한 판매 증가를 기록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IDC는 AI PC의 출현으로 2025년에는 전체 PC 판매 중 43%가 AI PC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렇게 반전된 PC 시장에서 인텔이 타사에 인수될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 특히 인텔과 퀄컴은 PC에 들어가는 핵심 칩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인텔과 경쟁사 AMD는 x86 방식, 퀄컴과 애플사의 칩은 ARM 방식이다. 물론 퀄컴의 입장에선 x86 방식으로 개발된 칩을 보유한 인텔을 인수하면 양쪽 방식을 다 보유할 수 있게 되므로 일리 있는 전략이기는 하나 이제 시작한 AI PC 성장의 초기 단계에서 경쟁사에 회사를 넘길 업체를 찾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들의 선택은 가끔 예상 밖으로 가기 때문에 AI PC가 기대하는 만큼 새로운 붐을 일으켜 줄지는 장담할 수 없다. 하지만 AI PC 붐에 사활이 걸린 회사도 있고 그렇지 않은 회사도 있다. 리스크에 맞게 투자를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문의:(213)434-7787   김세주 / KadenceAdvisors, LLC경제 상식 인텔 퀄컴 방식 퀄컴 반도체 업계 양쪽 방식

2024-09-25

[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반도체

얼마 전에 자동차를 샀는데 열쇠가 하나만 따라왔다. 지금 세계적으로 반도체가 부족해서 그렇다면서 나머지 하나는 몇 달 후에 올 것이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인터넷에서 반도체 부족에 관한 기사를 읽었던 기억이 났다.   지금 반도체는 모든 전자 기기에 사용된다. 항상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기부터 각종 가전제품, 탈것, 컴퓨터와 군사용 무기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다. 도체는 구리선처럼 전기가 잘 흐르는 물체를 말하고 부도체는 사기나 고무처럼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체를 말하는데, 반도체란 그 이름이 의미하듯 도체와 부도체의 중간쯤 되는 일을 한다.     반도체 이야기를 하려면 먼저 진공관과 트랜지스터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진공관이란 유리로 만든 튜브 속 공기를 빼고 전기 단자를 연결한 관을 말한다. 원래 에디슨이 전구의 성능을 향상하는 실험을 하다 발견했는데 자기가 찾던 것이 아니어서 그냥 지나쳤다고 한다. 나중에 미국 전역에 깔린 장거리 전화선의 증폭기로 사용되었다.     전화를 발명한 알렉산더 벨은 미 전역에 구리선을 설치했는데 문제는 전기가 먼 거리를 갈 때 그 세기가 약해지는 것이었다. 원래 진공관은 멀리 가면서 약해진 전류를 증폭시키기 위해 발명되었는데 교류를 직류로 바꾸는 정류 기능도 있고 전기를 흐르게도 하고 차단하기도 하는 스위치 기능도 있다. 진공관은 스위치 기능 때문에 컴퓨터에 응용되어 최초의 컴퓨터였던 에니악에 사용되었다.     그러나 진공관은 열이 많이 나고 전력 소비가 심했으며 유리로 만들어서 이동이 불편했다. 그런 진공관의 약점을 보완하는 트랜지스터는 1947년 미국의 벨 전화회사 부설 연구소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졌다.     트랜지스터는 전력 소모가 적고 생산이 쉬웠으며 작고 가벼워서 전기 기구에 쓰이기 안성맞춤이어서 순식간에 전화회사는 물론이고 TV, 라디오, 축음기에 들어가던 진공관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다. 트랜스(바꾸다)와 레지스터(저항)의 합성어인 트랜지스터는 글자 그대로 저항을 바꿈으로 전류의 양을 조절하는 것이며 트랜지스터는 하는 일에 비해 상당히 단순한 구조로 되어 있는데 오늘 소개하는 반도체가 트랜지스터의 소재다.   반도체는 주어진 상황에 따라 전도체도 되고 부도체도 되는 물체를 말하는데 모든 전기 기기에 사용되는 핵심이다. 반도체로 만들어진 트랜지스터를 수없이 많이 모아놓은 것을 집적회로라고 부른다.     여기서 한국인 과학자가 등장한다. 벨 전화회사 연구소의 강대원 박사인데 집적회로 발달에 획기적인 공을 세우신 분이다. 나중에 실리콘을 반도체에 사용하면서 집적회로의 크기는 점점 작아지고 성능은 일취월장 향상되었다. 실리콘이란 원자 번호가 14번인 규소인데 지구 껍질의 약 25%나 되는 풍부한 물질이라고 한다.   규소의 영어 이름이 Silicon이고 그 규소를 이용하여 합성한 결과물이 성형 보조물이나 접착제 같은 Silicone이다. 단어가 거의 같고 발음도 같아서 혼동하기 쉽다. 지금 Silicon은 반도체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쓰이고 있다. 반도체 산업으로 유명한 실리콘 밸리가 그 대표적인 예다. 하지만 정확히 표현하자면 반도체인 실리콘을 소재로 만든 집적회로가 바로 마이크로프로세서라고 불리는 시스템반도체이고 지금 한국이 세계적으로 주도권을 잡은 분야가 메모리반도체 시장이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반도체 반도체 이야기 반도체 산업 반도체 부족

2024-07-12

뉴욕주에 풋볼 경기장 40개 규모 반도체 공장

연방정부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 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61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한다. 마이크론은 해당 투자를 기반으로 뉴욕주와 아이다호주에 5개의 공장을 신축할 예정이다.   25일 조 바이든 대통령은 뉴욕주 시라큐스를 찾아 이같은 보조금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직·간접 일자리가 7만 개 이상 창출되고 민간 투자를 포함해 총 1250억 달러가 유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크론은 뉴욕주 4곳, 아이다호주 1곳 등 총 5개의 반도체 공장을 지을 예정이다. 이중 뉴욕주 공장에는 각각 60만 스퀘어피트 규모의 클린룸이 들어선다. 풋볼 경기장 40개에 달하는 크기로 미국 내 클린룸 중 가장 크다.   이번 보조금은 반도체법에 따른 것으로 바이든 정부는 국내 공장을 짓는 기업에 반도체 생산 보조금으로 총 39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인텔 85억 달러 ▶TSMC 66억 달러 ▶삼성전자 64억 달러 등의 보조금이 발표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라큐스 밀턴 J 루벤스타인 과학기술박물관을 방문해 앞으로 지어질 마이크론 공장의 모델을 둘러봤다. 또 이 자리에 동행한 척 슈머(뉴욕) 연방상원 민주당 원내대표의 공로를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슈머 원내대표는 계획한 바를 실행하는 사람”이라며 “임기 내 우리 역사에 있어 가장 큰 테크 투자 중 하나가 될 일을 함께해 기쁘다”고 말했다.   마이크론은 이번 공장 증설을 시작으로 향후 20년간 D램 반도체의 약 40%를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예비 설계 및 인허가 단계에 있으며 뉴욕주 내 첫 공장은 2025년 착공해 2028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앞으로 10년 이내 반도체 공급량을 시장 수요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하은 기자 [email protected]반도체 뉴욕주 반도체 공장 규모 반도체 뉴욕주 시라큐스

2024-04-25

한국 반도체 종사자 '미국 영주권' 받기 쉽다던데…

2011년 미 의회의 전폭적인 지지로 통과된 한미 FTA가 가동된 이후 10년간 양국 교역액은 약 68% 증가했고, 우리 기업의 대미 투자는 3배, 미국 기업의 대한민국 투자는 2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다.   한국을 방문한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반도체 공장이고, 국빈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한국 대통령이 지난 70년의 한미 관계의 역사를 둘러보면서 언급할 정도로 한국의 반도체 분야의 성과는 우월하다. 미국의 오스틴의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였을 정도이면 미국 국익에 기여한 바는 증빙이 어렵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 기업들이 반도체 분야에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이 분야는 미국 국익에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이민국 심사관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미국 고학력 독립이민으로 미국의 고용주 없이 본인의 역량이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됨을 증빙하고 영주권을 받는 프로그램인 NIW (National Interest Waiver)를 주로 진행하고 있는 필자의 고객도 최근에 반도체 분야 종사자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고객분 중에도 반도체 분야의 종사자들이 이민국 승인 소식이 많다는 것은 이민국에서 선호하는 분야가 반도체 분야임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반도체 분야의 종사자들은 이민 비자 인터뷰 전에도 미국 회사의 취업에 성공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이민국뿐만 아니고 미국의 회사에서도 반도체 분야의 종사자들은 각광받는 분위기이다.     전 세계의 반도체 시장에 국내 기업의 시장 점유가 높고, 국내에서 이런 분야의 학위, 연구, 특허, 경험 등이 있는 분이라면, NIW를 통해 영주권을 취득하여 미국에서의 취업에 우위를 점하는 것도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다. NIW 상담을 하다 보면, 미국 반도체 회사에 자주 출장을 가거나 이미 미국의 잡 마켓에 문을 두드려 본 후 NIW를 진행하시는 분들도 계신다. 모두들 한 목소리로 미국에서의 반도체 엔지니어에 대한 처우를 미국 이민의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2~3배 이상 차이 나는 연봉과 워라벨이 있는 미국에서의 삶을 꿈꾸는 반도체 엔지니어라면 NIW를 미국 이민의 첫 단추로 고려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물론 본인이 자격을 갖추었는지 전문 변호사와 미리 상담을 해보기를 권장한다.    미국 반도체 한국 반도체 반도체 분야 반도체 회사

2024-03-14

[중앙 칼럼] 미국의 반도체 굴기

2월21일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는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 다이렉트 커넥트’ 행사가 열렸다.     “우리는 미국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생산해야 합니다. 우리는 실리콘을 다시 실리콘밸리로 가져와야 합니다. 우리 세대가 이 과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화상으로 행사에 참석한 지나 러몬드 상무부 장관이 한 말이다. ‘반도체 자국 우선주의’를 공개적으로 분명히 밝힌 것이다.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전 세계 반도체의 80%를 아시아에서 만들고 있다. 반도체 생산은 특정한 지역이나 국가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10년 내 미국과 유럽이 세계 반도체의 50%를 생산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겔싱어가 우려한 건 대만의 지정학적 위험이었다. 겔싱어는 “중국이 (2022년) 대만해협에서 군사훈련을 한 것을 기억해보라. 이는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 나는 대만을 좋아하지만 (공급망 관점에서는) 매우 취약한 구조”라고 말했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직후인 2022년 8월4일~7일 중국은 대만 주변 해역을 완전히 봉쇄하는 군사훈련을 했다. 실탄 사격훈련과 함께 둥펑 미사일 11발까지 발사했다. 이 사건 이후 미국에서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하면 TSMC 반도체 생산공장을 파괴해야 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   겔싱어는 중국이 대만을 흡수할 수도 있기 때문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1위 업체인 대만의 TSMC에 의존하는 반도체 공급망이 위험하다고 말한 것이다. 이런 우려에 대응해 TSMC가 선택한 건 일본에 반도체 생산공장을 짓는 것이었다. TSMC는 2월24일 일본 구마모토현에 제1공장을 완공했고, 인근에 제2공장도 2027년 완공한다. TSMC가 일본을 선택한 것은 반도체 부활을 꿈꾸는 일본 정부가 파격적인 보조금을 신속하게 지급했고 인력도 우수하기 때문이다.   러몬드 장관은 “우리가 모든 종류의 반도체를 만들려는 건 아니지만 인공지능(AI)에 필수적인 최첨단 칩은 직접 생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러몬드 장관의 기조연설을 시작으로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픈AI 등 미국의 거물급 테크 기업 CEO들은 인텔의 파운드리 지원에 나섰다. 사전 녹화된 영상을 통해 등장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MS는 미국에서 강력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인텔의 노력을 돕겠다”며 “MS는 인텔의 1.8나노급 공정으로 반도체를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텔이 MS를 1나노급 공정 고객사로 확보한 것을 확인해준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반도체를 맡길지 밝히지 않았지만, 첨단 공정을 활용하는 만큼 AI반도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인텔은 올해 1.8나노급 공정에서 고객사와 설계, 제조를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인텔 파운드리의 수주 금액은 MS를 포함해 150억 달러에 달한다. 파운드리 사업에서는 고객 확보가 관건인데,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보다 앞서 AI 분야 선두를 달리는 MS의 손을 잡은 것이다. 겔싱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젠슨(젠슨 황 엔비디아 CEO), 크리스티아노(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 선다(선다 피차이 구글 CEO), 리사(리사 수 AMD CEO)도 우리 고객사에 포함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더해 미국 정부는 인텔에 총 100억 달러에 상당하는 지원금을 지급할 전망이다. 미국 정부와 기업들이 한 팀이 돼 인텔의 파운드리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인텔의 참전에 파운드리 시장의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게 됐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현재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57.9%)와 삼성전자(12.4%), 미국의 글로벌파운드리스(6.2%), 대만의 UMC(6%), 중국의 SMIC(5.4%) 등이다.     “미국과 유럽이 세계 반도체의 50%를 생산하도록 하겠다”는 겔싱어의 말은 인텔이 아시아 생산 물량의 30%를 빼앗겠다는 뜻이다. TSMC와 기술격차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삼성전자 물량을 가장 먼저 빼앗아갈 가능성이 크다. 인텔의 부상은 한국에는 큰 위협이다. 이무영 / 뉴미디어 국장중앙 칼럼 미국 반도체 반도체 생산공장 반도체 위탁생산 세계 반도체

2024-03-10

[시론] 다시 불붙은 미·중 공급망 패권 전쟁

미·중 패권 경쟁 와중에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이어 중국과 대만의 양안 갈등까지 고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전쟁과 통상 환경 급변, 팬데믹과 자연재난 등을 겪으면서 위기 상황에서 안정성을 담보하는 새로운 글로벌 공급망 패러다임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무부는 1월 중에 자동차·항공우주·방산 분야 100곳 이상의 미국 기업을 상대로 범용 반도체 수급 실태를 파악하겠다고 얼마 전에 발표했다. 첨단 반도체에 이어 미국의 범용 반도체 공급망 단속도 핵심 표적은 중국이다. 미국은 자국의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발 안보 위험 차단을 노린다.   중국이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수출 금지 및 제한 기술 목록’을 새로 발표하면서 희토류의 채굴·선광·정련 기술을 수출 금지 목록에 추가했다. 희토류는 스마트폰·전기차·풍력터빈 등 최첨단 제품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희소금속이다.   중국이 지구촌 희토류 생산의 70%를 장악하고 있다. 희토류 채굴의 68%, 제련의 94%가 중국에서 이뤄진다. 이번 규제 목록에 포함한 제련까지 합하면 시장 점유율이 90%에 이른다. 중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중국 첨단 기술 수출 통제에 대한 맞대응으로 보인다. 미국은 그동안 한국·대만·일본·네덜란드 등 반도체 국가들과 연대해 첨단 반도체 기술과 설비 수출을 막았는데도 중국이 받은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막대한 보조금을 받은 중국 반도체 업체들이 구형 장비와 기술로 세계 반도체 시장의 75%를 차지하는 범용 시장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미국이 중국을 겨냥한 ‘2차 반도체 공급망 전쟁’ 와중에 대중국 제재 동참을 한국에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은 메모리 반도체 부문에서 세계 1위이지만, 중국산 반도체를 사용하지 못하면 한국이 생산하는 가전제품·스마트폰·자동차 등의 가격 경쟁력에 문제가 생긴다.   지난해 8월 미국 정부가 북미 지역에서 조립된 전기차에만 전액 보조금을 지원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시행하면서 한국 자동차 업체들은 예상하지 못한 불이익을 당했다. 만약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동조하는 한국에 중국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해상풍력 산업 분야의 소재·부품 공급을 제한하면 한국은 또 타격을 볼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 산업통상자원부가 시행한 풍력 설비 경쟁입찰에서 5곳이 선정됐는데 이들 중 2곳에 중국산 터빈 도입이 검토된다고 한다. 풍력 발전에서 날개(블레이드)와 터빈이 핵심인데 중국산 제품이 유럽산보다 30~40% 가격 경쟁력이 있다. 터빈의 발전기 구동을 위해 반드시 들어가는 재료가 희토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하면 한국의 해상풍력 산업에 악영향이 생길 수 있다.   정부는 지난해 ‘소부장 및 공급망 안전화 특별법’ 시행과 함께 ‘산업 공급망 3050 전략’을 발표했다. 반도체 희귀 가스(네온·크세논·크립톤 등)·흑연·희토류·요소 등 185개 공급망 안정 품목을 선정해 의존도를 50% 이하로 낮추겠다는 계획이다. 사실상 중국의 위협에 대한 대비 차원이다.   한국의 주요 수입 품목별 해외 공급망 의존도를 분석해 보면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지나치게 중국산에 의존해왔다. 이렇다 보니 요소수 수급 차질 사태처럼 중국의 갑작스러운 변심에 따라 공급망 생태계가 휘청거렸다.   정부는 주요 품목의 가격 경쟁력, 기술력, 희소가치 등 다양한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정해 공급망 다변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공급망 다변화 과정에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급선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다. 대체 공급선이 중국보다 지나치게 비싸면 공급망 다변화가 무의미하다.   중국이 주요 광물자원의 공급망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교 채널 가동도 필요하다. 미국을 제외한 일본·호주 등이 중국에 호감이 있어서 중국과 우호 협력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자국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모든 전략을 총동원해 실리 외교에 나선다. 우리도 새해에 해외 동향을 면밀히 파악해 국익의 파이를 최대한 키워야 할 것이다. 강천구 /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초빙교수시론 공급망 패권 반도체 공급망 글로벌 공급망 첨단 반도체

2024-01-17

[마켓 나우] 미국의 반도체 기술 통제, 통할 수 있을까

역사학자 크리스 밀러의 『칩워』(2022)는 미국은 물론 우리나라 반도체 정책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이코노미스트가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베스트셀러이지만 혹평도 쏟아졌다. 반도체 연구가 어떤 경로로 발전해왔고 어느 정도 혁신이 가능한지에 대한 전망이 부족하다는 점과 미국중심적 관점으로 세상을 본다는 것이다. 정책 오류를 정당화할 가능성도 경계 대상이다.   이 책의 핵심은 미국이 반도체 장비나 기술의 일부만으로도 전체 공급망을 제어하고, 이를 통해 타국의 기술발전을 통제하는 게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정당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도 미국만큼 반도체 공급망에 고통을 줄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미국은 3㎚ 기술이나 최첨단 메모리 제품의 자체 생산 능력이 없기 때문에 생산망 교란으로 인해 더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칩워』는 ‘먼저 주먹을 휘두를 의사의 유무’가 주도권을 결정하는 동네 주먹 세계의 논리를 연상시킨다. 정당하지도 않고 심지어 자본주의와 자유시장 경쟁 논리에도 위배된다.   미국이 반도체 제조를 자국으로 리쇼어링하는 것도 현재로선 성공 가능성이 그다지 높지 않다. 반도체는 장비와 소재로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팹을 운영하는 각종 노하우, 수직계열화된 소재·부품·장비 인력과 산업생태계가 같이 갖춰져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구글이나 메타가 상징하는 세계 최고의 소프트웨어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이유는 이 분야에 인재가 몰려들기 때문이다. 반면, 반도체 같은 제조부문은 부가가치 부족으로 우수한 인재유치가 어려워 해외로 이전됐다. 이제 와서 보조금 정도로 이 상황을 역전시킬 수 있을까. 공장 몇 개 짓는다고 반도체 제조업이 부활하는 게 아니다.   미국이 중국의 반도체 기술 발전을 규제로 통제할 수 있다는 주장도 현실이라는 검증을 통과할 수 없다. 최근 중국의 파운드리 산업과 장비산업이 급속한 성장세다. 중국의 파운드리 업체 SMIC는 7㎚급 칩을 만들었고, 팹리스 기업들도 활황세다. EUV 대체기술, 차차세대 소재기술연구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미국의 규제는 국산 장비의 중국 수출 감소, 중국 내 메모리공장 운영 제한 등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의 희생을 강요한다. 합리성과 충돌하는 경제적 봉쇄 정책은 미국이 미·중 경쟁에서 앞서는 데 필요한 탄탄한 동맹네트워크 구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도체기술, 특히 제조 부분의 중심은 아시아로 넘어온 지 오래다. 미국은 흐르는 강물을 되돌리기보다는 미국이 잘하는 부분을 더 잘하는 전략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게 순리다. 기술의 세계에서 통제로 혁신을 이길 수 없다. 이병훈 /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마켓 나우 미국 반도체 반도체 제조업 반도체 기술 반도체 장비

2023-11-29

한인회사 '올해 반도체 벤처' 선정…OC '씨디바이스' 김훈 대표

오렌지시에 본사를 둔 한인 기업이 ‘올해의 반도체 스타트업’에 선정됐다.     ‘씨디바이스(SeeDevice Inc, 대표 김훈·사진)’는 보도자료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전문 매거진 세미컨덕터 리뷰(Semiconductor Review)의 ‘2023 톱10 반도체 스타트업’에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씨디바이스는 양자기술을 활용해 이미지 센서 반도체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다. 지난 25년 동안 관련 기술을 연구한 김훈 대표가 지난 2017년 오렌지시에 설립했다.   이 업체는 한국 수원에도 지사를 두고 있으며 양자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관련 특허를 보유했다고 한다. 핵심은 양자형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CMOS) 센서 기술로 기존 제품보다 이미지 감지 범위를 확장한 것이 특징이다.   반도체 설계에 양자기술을 활용해 기존 CMOS로 불가능했던 감지범위인 단파적외선(SWIR)도 감지할 수 있어 비용절감 효과를 낸다는 설명이다. 업체 공식 웹사이트는 양자형 CMOS 센서를 자동차 전방 이미지 감지, 셀폰 카메라, 손목 측정형 의료기기, 감시카메라 등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특히 씨디바이스는 양자광학 기술을 활용한 양자 센서칩도 개발해 미국 최대 농기계 제조기업인 존디어 사에 시험평가용 센서를 공급할 계획이다.   김훈 대표는 “그동안 SWIR은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한계로 연구가 활발하지 못했다”며 “우리는 SWIR 센서를 산업분야에 제공할 수 있는 ‘게임체인저’로서 산업용 애플리케이션과 소비자 접근이 더 쉬워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 대표는 오는 24일부터 뉴욕에서 개최되는 글로벌 양자산업컨퍼런스 ‘IQTNYC 2023’에 초청돼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김훈 씨디바이스 양자형 상보성금속산화막반도체 반도체 스타트업 글로벌 반도체

2023-10-17

[마켓 나우] ‘세계 반도체 연구 연합’의 꿈

반도체라는 부품 산업은 미국 벨연구소에서 시작했다. 연구 목표는 1940년대 통신 시설이 소모하는 막대한 전력의 획기적인 축소였다. 지금도 반도체 산업의 총 매출은 5000억 달러에 ‘불과’하다. 통신 산업과 자동차 제조업의 6분의 1 정도다. 고용 인력도 200만 명으로 전자 산업의 8분의 1이다. 그런데도 전 세계가 반도체에 주목하는 이유는 ‘산업의 쌀’ 그 이상의 의미 때문이다.   반도체 기술력의 차이가 곧 IT산업, 국방력 등의 차이로 연결되기에 기술 강국들은 반도체 산업에서 우위를 차지하려고 혈안이다. 지금은 한국·대만·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지만, 유럽연합(EU) 국가들, 일본, 중국 등도 반도체 산업에서 꼭대기를 차지하려고 다툼이 치열하다.   치열한 기술경쟁과 천문학적인 개발비용이 필요한 반도체 산업은 다른 산업에는 없는 특징이 돋보인다. 첫째, 반도체 산업은 반도체소자의 집적도가 2년에 두 배씩 증가한다는 무어의 법칙에 따라 발전했다. IBM·인텔 같은 기술 선도 주자가 로드맵을 따라가려고 무리해 투자하다가 1등 기업 자리를 내주다 보니 ‘1등의 저주’란 말도 나왔다.   둘째, 여러 경쟁사가 자금과 인력을 모아서 공동으로 연구하는 기관이 있다. 대표적인 예로는 미국의 세마텍(SEMATECH)과 벨기에의 아이멕(IMEC)이 있다. 제조기술 중심이던 세마텍은 참여기업이 줄어들면서 2016년 폐업했다. 아이멕이 유일하게 생존한 국제반도체 공동연구기관이다. 아이멕이 살아남은 것은 세마텍과 달리 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수탁을 받아 연구하는 형태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지난 50년간 반도체 기술은 공통의 로드맵을 기반으로 글로벌 경쟁과 협력을 통해 발전했다. 최근 각국이 앞다투어 반도체산업 ‘내재화’(생산의 전 과정을 자국 기업이 수행)에 나서면서 협력이 약화하고, 기술 발전이 현저하게 늦어지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예상되는 문제점이 심각하다. 반도체 기술의 효율성을 1000배 이상 개선하는 신기술 개발에 각국과 각 기업이 협력하지 않는다면 향후 전기 에너지의 상당 부분을 소모할 IT기술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없다. 글로벌 에너지 절감, 친환경기술의 구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제 기업 간 이해에 기반을 둔 협력 모델은 유효기간이 끝났다. 전 지구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효율적으로 개발하려면 새로운 국가 간 협력모델을 만들어내야 한다. ‘칩4 동맹’같이 근시안적 이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20년 후, 40년 후의 미래를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는 ‘세계반도체연구연합’을 결성해야 한다는 화두를 풀자. 이병훈 /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마켓 나우 반도체 세계 반도체 기술력 세계 반도체 반도체 산업

2023-10-04

박영선 전 중기부 장관, 일·중 공들이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 한국은 무관심

밖에 나오면 안이 더 잘 보이는 법이다. 하버드대에서 연구활동을 하고 있는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동의한다. 서울을 떠나 보스턴에 머물면서 객관적으로 한국의 위상을 곱씹어 보게 됐다고 한다.     특히 미국의 핵심 두뇌집단인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의 경험은 특별하다고 강조한다. 이곳에선 미국의 브레인과 오피니언 리더들을 자신의 네트워크로 확보하려는 세계 각국의 경합이 뜨겁다. 일본, 중국, 대만 등은 정부, 기업, 학계를 통한 다차원적 네트워킹에 공을 들인 지 오래다. 반면 한국의 존재감은 희박하다. 한류의 인기에 으쓱해진 채 정작 중요한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박 전 장관에게 들어본다.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으로 주요 관심은.       “정치에서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인공지능(Digital Democracy-AI in Politics)이 주요 관심분야다.  지난 4월 이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는데, 하버드 대학신문인 ‘하버드 크림슨’에서 관심있게 보도했다.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고 질문도 많이 나왔는데, 한국의 IT와 앞으로 다가올 AI 미래사회에 대한 전개 방향과 규제에 관심이 많았다. 미중 갈등 속 반도체 문제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올해 연말까지는 하버드 웨더헤드 국제문제 연구소(Weatherhead Center for International Affairs)의 스칼라 프로그램도 함께하게 된다.”     -반도체에 관심을 둔 계기는.     “반도체는 미중갈등의 핵심이다. 첨단 반도체 기술의 지배력은 곧 글로벌 기술패권과 군사 안보의 핵심이다. 미국은 미래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최신 첨단 전략무기의 명중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는데, 여기에 반도체가 필수적이다.  (미국은 베트남전 패전의 원인 가운데 재래식 무기의 오발률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반성하며  전략무기 개발을 시작했다. 명중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기에 센서와 통신이 필요했고, 그래서 칩을 정착한 무기개발이 시작됐다. 그 칩의 핵심이 반도체인데 센서를 통한 감지능력과 정확한 거리 계산을 해내는 기능이  주효했던 것이다. 1980년대 레이건 대통령의 미소 군축협상도 미국의 반도체칩을 장착한 유도미사일 개발과 무관하지 않다. 반도체 기술이 뒤졌던 소련이 미국의 유도 미사일에 맞서는 요격 미사일 개발을  힘겹게 느꼈으니 말이다.)  칭화대 화공학과 출신인 시진핑은 반도체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집권 후 국가주도적으로 반도체 첨단기술 투자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여기에는 막대한 국가보조금은 물론 기술 탈취도 포함된다.  중국의 이러한 상황을 가볍게 여기던 미국이 이제는 더 방치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좀 늦은 감도 없지 않다. 이는 한국의 미래와도 직결된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그렇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의 상황은 어떤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시각은 메모리칩을 잘 제조하는 나라, 메모리칩의 점유율이 높은 나라 정도다. 이에 비해 대만의 TSMC는 첨단 반도체를 제조하는 공장으로 군사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또 일본에 대해선 반도체 소재 등 원천기술 보유국으로서 그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미국의 일본산 반도체 수입규제 이후 그 자리를 메워 온 한국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전반적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한국 반도체 산업도 이제 변곡점에 접어들고 있다고 봐야 한다.”     -하버드에서도 한류 확산을 실감하나.     “K-컬처는 확실히 미국 젊은이들의 한국에 대한 인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아직 하버드에서의 한국의 존재감은 미약하다.  첫째, 한국학연구소의 규모가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너무 왜소하다. 그리고 연구소에서 하는 행사도 너무 고전적인 주제들을 다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둘째, 일본의 경우 웨더헤드센터에 미일 관계 프로그램이 있고, 이 분야를 담당하는 교수도 여럿 있다. 페어뱅크 센터(Fairbank Center)라는 엄청난 규모의 연구소는 중국 관련 연구와 행사를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한국은 아직 이러한 아카데미 분야를 뚫고 들어오지 못한 상태다. ” 하버드 크림슨에 따르면 2019년 8월~2022년 3월 하버드대가 중국에서 지원받은 금액은 약 7000만 달러에 달한다.   -한국 기업들의 지원은 없나.   “최근엔 눈에 띄지 않는다.  과거 김우중 대우 회장이 기부금을 내 케네디스쿨에 ‘대우교수’를 만든 적이 있다. 당시 아시아 연구라는 포괄적인 카테고리를 설정해 기부했는데, 지금은 그 자리가 중국 전문가로 채워져 있다. 하버드 케네디스쿨에는 아직 한국인 교수가 한 명도 없으며, 한국에 대한 시각을 넓히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곳 졸업생들의 상당수가 백악관과 미국 정계 또는 세계 각국의 정관계로 진출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적 네트워킹과 관련한 국가전략적인 차원의 접근이 필요하다.”     -삼성은 할 만할 텐데.     “올 가을 학기 반도체 심포지움엔 대만의 TSMC 등에서 대규모 사절단이 온다. 이들은 지난 봄 학기 반도체 세미나에서도 ‘TSMC는 미중 갈등 속에서 대만의 보험이다’라고 노골적으로 말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을 비롯한 한국 기업은 없다. 삼성에 물어보니 세미나에 초대받지 못했다더라. 참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일본과 대만 등이 하버드에 지속적인 지원을 한다는데.     “일본은 전략적으로 하버드를 지정해 정부와 기업의 유학생들을 보내고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외국 유학 좀처럼 가지 않는다는 일본인들도 유독 하버드엔 바글바글하다. 웨더헤드센터의 미일 프로그램만 해도 15명의 일본인 연구원들이 있는데 상당수가 재무성, 외무성 관료와 교수들이다. 그들은 이곳에서 미국 정관계 인사뿐 아니라 학계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친분을 쌓는다. 한국에선 젊은 신참 공무원이 나오는데 비해, 일본에선 실무경험이 제법 쌓인 중견 또는 고위급 관료가 나오니, 이곳에서의 활동 폭에도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주미한국대사관이나 보스턴 총영사관은 관심을 두고 있는지.   “아쉬운 부분이다. 좀더 관심과 신경을 쓰면 좋겠다. 특히 보스턴 총영사관은 동포업무도 중요하지만 하버드에서 개최되는 각종 세미나 등에 활발하게 참석했으면 좋겠다. 하버드뿐 아니라 대학도시 보스턴에서 공부하는 세계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을 알리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보스턴 총영사의 공식적인 직무 설계(job-description)를 그런 방향으로 수정하는 것도 방법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생각해볼 게 있다. 봄방학 때 이스라엘, 일본, 유럽 국가들은 재학생 대상의 국가방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여비 절반을 보조해 주고 정치인들과의 미팅도 주선해 준다. 한국의 경우 가고 싶어하는 학생들은 많은데 주선해주는 곳이 없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케네디스쿨 하버드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케네디스쿨 선임연구원 첨단 반도체

2023-09-17

[마켓 나우] 반도체 전쟁에서 희생양만 될 것인가

대중(對中) 반도체 제재에 일사불란했던 미국 내부에서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와 인텔·퀄컴 등 주요 기업들은 제재 확대에 우려를 표명하고, 대응방안을 미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퀄컴·NVDIA같은 기업은 중국시장에서 매출 감소 가능성을 걱정한다. 인텔은 타워세미컨덕터(TS) 인수에 대한 중국 정부의 승인 건이 걸려있다. 미국으로서는 마이크론 제재, 갈륨(Ga)·게르마늄(Ge) 같은 반도체 원소재수출제한 같은 중국의 반격도 부담스럽다. 게다가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자생력을 키워주고 있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이제 미국이 기업이익과 국가안보라는 명분을 어떻게 조율할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인데, 최근 뉴스를 보면 미정부는 규제 강화를 선택한 듯하다.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전략은 크리스 밀러가 쓴 『칩워(Chip War)』에서 배경을 엿볼 수 있다. 이 책은 반도체 분야 전·현직 CEO 등 주요 인물들을 인터뷰한 결과를 잘 요약해, 반도체의 역사를 쉽게 설명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밀러는 미국 반도체 생태계의 장점인 핵심 공정장비·첨단설계툴 등을 활용해 중국의 반도체 산업 성장을 통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각종 대중 수출제한조치로 현실화했다. 그 결과 글로벌 분업체계가 무너지고 냉전시대의 블록 경제체제가 부활한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미국의 대중국 봉쇄조치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중국 내 공장에 대한 장비도입제한, 대중국 장비 수출감소 등 직접적 타격을 입고 있다. 첨단장비의 중국 현지공장 반입 제한의 경우, 전용 장비의 목적 외 사용 금지나 원격 제어를 통한 감시체계 확립 같은 대안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하지만 민간기업에만 협상을 맡겨 두다 보니 현실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국가 간 반도체 산업의 내재화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정 수준의 디커플링은 피할 수 없지만,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듯 우리나라 소부장기업·소자기업이 당하기만 하는 상황을 더는 방관할 수 없다. 극단적 예로 우리나라에 불리한 교역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들에 ‘최첨단 HBM 고속메모리와 같은 대체재가 없는 전략제품을 수출하지 않겠다’고 하면 어떨지 생각해보자. 상대 국가는 원소재나 장비수출 규제보다 더 즉각적인 타격을 입게 될 것이다.   인류 공통의 자산이 되어야 할 반도체 산업의 숨통을 조이는 전략은 테러행위나 다름없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 반도체 산업에서 25% 가량의 지분이 있다. 다른 나라의 금수 조치 등에 휘말려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우리 위상에 걸맞은 글로벌 리더십을 보여주는 정부의 강력한 반도체 산업 정책을 기대해본다. 이병훈 / 포스텍 반도체공학과 주임교수마켓 나우 반도체 희생양 반도체 제재전략 반도체 산업 반도체 생태계

2023-08-24

[마켓 나우] 반도체 경기, 언제 반등하나

한국처럼 반도체 생산 및 수출 의존도가 큰 대만 경제가 올해 2분기에 기술적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다.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7%로, 두 분기 연속 감소 이후 반등했다. 반등 원동력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민간 소비다.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감소해 계속 침체 상황이다. 수출 둔화의 가장 큰 이유는 대만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주요 글로벌 시장에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대만 경제는 2021~22년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뒤 2022년 후반~23년 초반에는 성장세가 둔화했다. 2021년 GDP는 전년 대비 6.5% 증가했는데, 이는 2010년 이후 연간 성장률로는 가장 높았다. 성장을 촉진한 것은 전년 대비 29% 증가한 수출이다. 특히 반도체 수출이 27% 늘었다. 2022년에도 성장률 2.5%로 양호한 수치를 기록했다. 전자 제품에 대한 강력한 글로벌 수요가 성장을 도왔다. 그해 대만의 상품 수출은 전자제품 덕분에 전년 대비 7.4%나 증가했다.   그러나 2023년 상반기 들어 대만 수출 기세가 푹 꺾여 버렸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본토의 전자 제품 수요가 급감하는 바람에 7월까지의 수출이 전년 동기에 비해 16.9%나 감소했다. 7월에는 상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4% 줄었으며, 전자제품 수출도 7.9% 감소했다. 대만 전체 수출에서 34.6%를 차지하는 중국 본토와 홍콩 특별행정구에 대한 수출이 7월에만 16.3%나 줄어 들었다. 제조업 경기는 2023년 중반 들어서도 여전히 부진하다. 7월 S&P 글로벌 대만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4.1을 기록했다. 이는 2023년 하반기에도 대만의 제조업 업황이 약세를 벗어나기 힘들 것임을 시사한다.(PMI는 일반적으로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50 미만은 수축을 의미한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대만 경제의 지속적이며 양호한 성장세가 전망된다. 근거는 2024~25년에 예상되는 전자제품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다. 원격 근무 확산으로 컴퓨터·프린터·휴대폰 같은 전자기기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자제품에 대한 (낙관적) 중장기 전망의 근거는 기술 발전이다. 향후 5년은 5G 네트워크의 확장 등으로 5G 휴대전화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4차 산업혁명에 힘입어 산업용 전자제품 수요는 당분간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산업 자동화와 사물인터넷도 수요 확대에 도움 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이 다양한 소비자용·산업용 전자기기 생산뿐만 아니라 첨단 반도체 생산에서도 주도적 역할을 담당한다는 점은 대만 전자산업의 긍정적 측면이다. 라지브 비스워스 / S&P 글로벌마켓인텔리전스 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마켓 나우 반도체 경기 전자제품 수출 대만 전자제품 반도체 수출

2023-08-17

[디지털 세상 읽기] TSMC 미국 공장 주춤…대만·미국 문화충돌

미국은 중국의 위협에서 반도체 공급라인을 보호하기 위해 2022년에 반도체법을 통과시켰다. 외국 기업들을 유치해 미국 내에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기업인 대만의 TSMC가 최첨단 시설을 만드는 과정에서 문화 장벽에 부딪히며 갈등을 겪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2021년 미국 애리조나주에서 착공한 첫 파운드리의 건설 지연이다. 원래 2024년 완공 예정이었지만 현재 2025년까지 미뤄진 상황이다.   TSMC 측은 공사 지연 이유로 미국 내 숙련 건설 노동자 부족을 꼽는다. 극도로 예민한 최첨단 장비를 설치하는 단계에 접어든 만큼 대만에서 숙련 노동자 500여 명을 데려오게 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한 상태다. 하지만 미국의 건설 노조는 미국이 세금을 사용해 거액의 보조금을 주는 공사에서 해외 노동자를 사용한다는 건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갈등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TSMC가 미국에서 갈등을 빚자 대만에서는 “미국 노동자들이 기술이 떨어지고 게으르다”는 비난이 온라인에서 퍼졌다. 미국 노동자들은 반대로 TSMC가 공사장에서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는 관행 때문에 노동자들의 부상이 잇따르고 있다고 항의한다. 한 노동자는 자신이 일해본 가장 위험한 공사장이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런 충돌은 처음이 아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제작자로 참여해 화제가 되었던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팩토리’는 중국 기업이 문 닫은 GM 공장을 인수해 유리공장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중국과 미국의 노동 문화가 충돌하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미국인들로서는 그동안 사용해온 첨단 제품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깨닫는 계기인 동시에, 미국의 제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앞으로도 자주 보게 될 문제인 셈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미국 문화충돌 반도체 공장 기업인 대만 숙련 노동자

2023-08-14

코트라 'K-반도체' 홍보…5~13일 실리콘밸리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실리콘밸리에서 지난 5일부터 오는 13일까지를 ‘K-반도체 주간’으로 정하고 우리 반도체 기업을 지원한다고 6일 밝혔다.   코트라는 이 기간 한미 반도체 분야 전문가와 관계자들을 초청해 콘퍼런스를 열고 북미 최대 반도체 전시회인 ‘세미콘 웨스트’에도 참가한다.   앞서 코트라는 지난 5∼6월 인공지능(AI) 반도체와 모빌리티 반도체를 주제로 반도체 산업 기술 변화를 파악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K-반도체 주간에는 이런 세미나를 콘퍼런스 규모로 키워 ‘세미 아메리카’의 조 스토쿠나스 회장, 연방 상무부 리넬 맥케이 칩스 프로그램 국장을 각각 기조연설자와 발표자로 섭외했다.   세미 아메리카는 세미콘 웨스트의 전시 주관사이며, 스토쿠나스 회장은 지난 5일 열린 콘퍼런스에서 ‘글로벌 반도체산업 동향’을 주제로 미국 반도체산업 육성법안(CHIPS Act)에 대해 연설했다.   맥케이 국장은 ‘미국의 반도체 비즈니스 지원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코트라는 오는 11일부터 사흘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세미콘 웨스트 전시회에서도 한국 반도체 기업의 우수성을 알릴 방침이다.   전시회에서는 한국관 11개를 포함해 우리 기업 55개사가 부스를 차렸다.   오는 12일 저녁에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 한미 양국의 반도체 산업 협력을 도모하기 위해 국가 리셉션을 연다. 이번 리셉션에는 양국을 대표해 코트라 북미지역본부와 미국 상무부 반도체과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박성호 코트라 북미지역본부장은 “기술혁신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 반도체산업 변화에 대한 촉각을 세우고, 우리 반도체 기업의 가치를 널리 알리며, 한미 반도체 협력의 기반을 다지는 작업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실리콘밸리 반도체 반도체산업 변화 반도체산업 육성법안 글로벌 반도체산업

2023-07-06

[J네트워크] “마지막 기회다” 일본의 반도체 절치부심

실패를 경험해 본 적이 있나. 무언가에 도전했다가 재도전했던 기억은. 지금 일본은 한번 겪었던 실패를 곱씹고 또 곱씹는 중이다. 그 실패는 다름 아닌 반도체. 잃어버린 일본의 30년은 단순히 저성장의 긴 터널만은 아니었다. 한때 세계 시장을 이끌었던 일본의 반도체 역시 몰락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없던 암흑기이기도 했다.   먼저 했던 실패 하나. 지난 2000년 3월 일본 히타치는 대만 회사와 함께 트레센티테크놀로지스를 세웠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산업을 위한 도전장이었다. 당시 이사를 지낸 인물이 올해 71세인 고이케 아쓰요시(小池淳義). 라틴어로 300을 뜻하는 단어에서 차용해 회사 이름을 ‘트레센티’로 지은 사람이 그다. 반도체 원판에 해당하는 직경 300㎜의 웨이퍼를 상징하도록 이름을 만든 것이다. 정부의 전폭 지원을 받으며 일본 회사 11곳이 뭉쳐 반도체를 설계하고 제조한다는 꿈을 키웠지만 트레센티는 실패했다.   그리고 지금. 고이케는 지난해 설립한 라피더스 사장으로 다시 등장했다. AI(인공지능) 시대를 겨냥해 소니와 도요타 등 일본 대표기업 8곳이 지난해 뭉쳐 세운 반도체 회사 말이다. 재밌는 건 라틴어로 ‘빠르다’는 의미의 라피더스란 회사 이름을 지은 것도 바로 고이케다. 사실상 ‘국책 파운더리 회사’인 라피더스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최근 『반도체 입국 일본의 역습』을 내놓은 구보타 류노스케는 이렇게 지적했다. “경제산업성이 주도한 과거 반도체 전략 실패 원인을 찾아 반복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황금기를 되찾자는 바람이 통했던 걸까. 공교롭게도 같은 달 일본 경제산업성이 내놓은 반도체 디지털 산업전략 보고서에선 비장함이 묻어났다. 무려 200쪽이 넘는 보고서, 그 앞머리에 등장한 단어들은 이랬다. ‘국가 존망이 걸린 문제. 최후의 기회. 이런 흐름에서 살아남는 것은 사활의 문제.’ 이번엔 정말 성공하고 말겠다는 결기마저 느껴진다. 이런 일본을 바라보는 국내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달라진 일본의 태도를 이렇게 표현했다. “과거 실패를 철저히 반성하고 진심으로 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주 반도체 핵심 소재 회사이자 세계 1위 회사(JSR)를 정부계 펀드를 통해 사들였다. 그리고 일본은 미국에 이어 3일 유럽연합(EU)과도 반도체 연계 강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도 맺었다. 이구동성 “마지막 기회”라며 전력투구 중인 일본을 보며 “우리 정부는 뭘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는 건 노파심 때문일까. 김현예 / 도쿄 특파원J네트워크 일본 절치부심 반도체 절치부심 반도체 회사 반도체 위탁생산

2023-07-04

코트라, 텍사스 반도체 센터 열어 한국 중소·중견기업 미 진출 지원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지난달 28일 국내 반도체 중소·중견기업의 미국 시장진출을 지원하는 ‘반도체 글로벌 파트너링(GP) 센터’를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열었다고 밝혔다.   텍사스 오스틴 지역은 ‘실리콘 힐스(Silicon Hills)◇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낮은 세율과 풍부한 인적자원, 낮은 물가 등을 갖춰 ‘테크 친화적 환경’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반도체 기업의 투자 진출과 현지 공장 증설이 확대되고 있지만, 반도체 분야 국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중소·중견기업들의 경우 단독 해외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코트라는 오스틴시에 연 반도체 GP센터를 통해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공유 오피스 입주비를 지원하고 현지 정착을 위한 전문 컨설팅을 제공할 예정이다.   또 글로벌 바이어 대상 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입주 기업별 맞춤형 현지 진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텍사스 주정부 및 오스틴시가 포함된 윌리엄슨 카운티와 각각 상호 경제협력 강화를 위한 협약을 체결해 국내 기업의 현지 투자 진출 시 절차 간소화와 문의 창구 일원화 등도 꾀할 방침이다.   유정열 코트라 사장은 “최근 미국의 반도체지원법 발표를 계기로 국내 반도체 소부장 기업의 북미진출 수요는 확대됐으나 단독 진출이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미국 시장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반도체 중소·중견기업의 교두보가 되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중견기업 텍사스 반도체 gp센터 국내 반도체 반도체 글로벌

202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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