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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그랜드캐년에 낙서…바위에 한글로 이름 등 적어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의 바위에 한인 관광객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한 한글 낙서가 발견돼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국립공원 관리당국은 이러한 행위를 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지난 7일 JTBC는 그랜드캐년 한 바위에 한글로 적힌 낙서가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바위에는 ‘하람’ ‘소울’ ‘예진’이라는 이름과 함께 ‘2024.8.12 프롬 코리아(From Korea)’라는 문구가 검은색 펜으로 쓰여 있었다.     해당 사실을 제보한 A씨는 미국에서 40년 동안 거주 중인 한인으로 최근 휴가차 그랜드캐년 국립공원을 찾았다가 이를 발견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낙서를 해놨다고 ‘우리도 하자’는 생각은 잘못됐다”며 “내가 한국인임이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고 JTBC에 말했다. 한글 낙서가 발견된 바위에는 타인종들이 적은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도 다수 발견됐다.     한글 낙서 발견 소식에 관광업계 전문가들도 당황을 금치 못했다. 스티브 조 아주관광 전무는 본지와 통화에서 “그랜드캐년 바위에서 한글 낙서가 발견됐다는 소식은 겪어보지 못했다”며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립공원관리국은 국립공원에 낙서하는 행위를 경범죄로 취급하고 있다. 최대 5000달러의 벌금 또는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김경준 기자그랜드캐년 한국인 그랜드캐년 바위 한국인 그랜드캐년 한글 낙서

2024-10-09

[살며 생각하며] 배낭과 바위

바운더리(Boundaries), 예스와 노를 제대로 하는 건강한 바운더리에 대해 쓰고 있다. 금요 독서 모임에서 읽고 있는 Henry Cloud/John Townsend 박사님의 ‘Boundaries’의 부제는 ‘When to Say Yes, How to Say No, to Take Control of Your Life’이다. 이 책은 바운더리에 대한 원칙을 보여주기 위해 성경의 갈라디아서 6장을 인용한다.       먼저 6장 2절에서는 “Carry each other’s burdens”라고 되어 있고, 5절에 가면 “each one should carry their own load”라고 되어 있다. 이거 서로의 짐을 함께 지라는 건지, 각자 지라는 건지, 좀 헷갈린다. 하지만 여기 나오는 ‘burden’과 ‘load’의 그리스어 원어를 살펴보면 바운더리에 대한 중요한 원칙이 보인다.     원어에서 함께 지라는 ‘burden’은 ‘excess burden’ 즉 너무 무거워서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boulder(바위)’를 의미하는 반면, 5절에서 각자 지라는 ‘load’의 원어는 ‘cargo’ 혹은 ‘the burden of daily toil’을 의미한다고 되어있다. 즉 누구나 매일 감당해야 할 자기의 짐(backpack)을 의미한다.     이 책을 읽으며 크리스천 멤버들은 아주 혼란스러워했다. 앗, 우리 오른뺨을 때리면 왼뺨도 돌려대고, 속옷을 빼앗으려는 사람에게 겉옷까지 주고, 억지로 오 리를 가자면 십 리를 가주어야 한다고 배웠는데요! 이 때문에 사실 크리스천들이 더 건강한 바운더리를 못 가지고 살다가 정신적으로 관계적으로 힘들어지기가 아주 쉽다.     기독교인이든 아니든, 우리는 모두 서로의 짐을 함께 져주고, 또 내 짐은 내가 져야 할 두 가지 책임이 동시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 나의 시간과 에너지와 감정을 필요로 할 때 먼저 해야 할 것은, 그것이 그가 매일 스스로 메고 걸어야 할 배낭인지, 아니면 혼자서는 도저히 감당하지 못할, 그래서 함께 지고 가주어야 할 바위인지를 살피는 것이다.     어느 정도 크면 스스로 메어야 할 자녀의 배낭을 기어코 자신이 메어주는 부모는, 자녀를 위해서라도 No라고 말할 수 있는 건강한 바운더리가 필요하다. 하지만 자녀 스스로 감당하지 못할 바위같이 무거운 마음의 짐을, 성장 과정의 짐을, 혼자 지라고 몰아치는 부모는 더 문제다. 이때 자녀에게 필요한 것은 No가 아니라, Yes, 그래, 너 힘들지, 내가 어떻게 도와줄까 하는 것이다.     이 배낭과 바위의 원칙은 부부에게도, 형제간에도, 친구나 직장 동료 같은 모든 인간관계에 적용된다. 내가 받는 부탁이 그 사람의 배낭인지 바위인지를 먼저 생각해보자. 내가 하는 부탁도 내 배낭을 메어달라는 것인지, 무거운 바위를 도와달라는 것인지 생각하고 부탁하자.     살다 보면감당하지 못할바위 같은 짐을 만날 때가 얼마나 많은지. 혼자 지고 끙끙대다 허리가 나가기 전에, 우울증에 걸리기 전에, 자존심을 내려놓고 도움을 청하자. 반대로, 내 배낭도 잘 못 메면서, 노를 못해 남의 배낭까지 짊어지다 보면 반드시 번아웃에 빠진다. 예상 못 한 분노가 생긴다.     바운더리 없이 예스만 하는 것이, 날 싫어하고 관계가 깨질까 봐 두려워서인가? 아무리 예스만 해줘도 이용할 사람은 이용만, 노를 해도 사랑할 사람은 사랑만 한다! 건강한 바운더리가 나를 지킨다! ([email protected])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배낭과 바위 배낭과 바위 excess burden 그리스어 원어

2024-07-03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신성한 땅, 시간을 초월한 서사시, 큰 바위 얼굴

와이오밍주의 광활한 초원을 지나면 사우스다코타주 남서부와 와이오밍주 경계에 위치한 블랙 힐스(Black Hills) 산지에 다다른다. 블랙 힐스는 무려 400여 년간 계속된 전쟁에도 이 땅의 주인이었던 수(Sioux)족 등 용맹한 부족들이 목숨처럼 지키고자 했던 신성한 땅이다. 1868년, 블랙 힐스를 온전한 인디언의 땅으로 인정하고 침범하지 않겠다는 조약을 맺었지만 애석하게도 이곳에서 금이 발견되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이 조약은 휴지 조각이 되고 만다.   오늘날 전 세계 여행자들이 블랙 힐스를 찾는 이유는 러시모어산(Mt. Rushmore) 정상에 자리한 '큰 바위 얼굴' 대통령 조각상을 감상하기 위해서다. 러시모어산에 아로새겨진 인물은 미국을 빛낸 4명의 전직 대통령들. 자연의 위풍과 인간의 집념이 결합되어 미국 역사의 상징적인 페이지들이 거대한 바위산에 새겨져 있다. 모두가 숱하게 본 모습이지만 현장에서 직접 마주하면 말로 형언할 수 없는 감동과 깨달음이 따라오는 법이다. 그러니 이러한 불멸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서라면 멀리까지 가는 수고가 전혀 아깝지 않다.   '큰 바위 얼굴'은 미국의 조각가 거츤 보글럼(Gutzon Borglum)을 위시하여 무려 400명의 조각가들에 의해 완성됐다. 이들이 드릴과 정으로 쪼아 빚어낸 큰바위얼굴은 얼굴 크기가 자그마치 건물 6층 높이에 달하는데 표정 묘사도 실물처럼 매우 섬세하다.     정면에서 '큰 바위 얼굴'을 바라볼 때 왼쪽부터 차례로 초기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1대, 1732~1799), 독립선언문을 기초한 토머스 제퍼슨(3대, 1743~1826), 미국의 지위를 올려놓은 시어도어 루스벨트 (26대, 1858~1919) 세 사람이 있고 약간 떨어져서 남북전쟁을 승리로 이끈 에이브러햄 링컨(16대, 1809~1865)이 자리한다.   그러나 인디언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대단히 침략적인 조형물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였을까. 러시모어에서도 일했던 폴란드 출신 조각가 코작 지올코브스키는 1948년, 러시모어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선더헤드산(Mt. Thunderhead)에서 라코타의 영웅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의 전신상 건설에 착수했다. '큰 바위 얼굴'과 17마일 떨어진 거리에 연전연승을 거둔 수족의 크레이지 호스 기마상이 용맹하게 서게 된 것이다.   여전히 건설이 진행 중인 크레이지 호스는 두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말을 타고 달리는 형상의 이 기마상은 높이 563피트, 길이 641피트에 내어 뻗은 팔 길이만 263피트에 이른다.   크레이지 호스의 전신상에는 과연 전사의 정기가 서려 있다. "나의 땅은 내가 죽어 묻힌 곳이다"라고 말한 크레이지 호스의 우뢰와 같은 음성이 마치 바위산을 뚫고 들리는 듯하다. 블랙 힐스에서는 덤으로 베드랜드 국립공원도 관광할 수 있는데 협곡과 봉우리로 이뤄진 경치가 절경 속 절경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서사시 신성 바위 얼굴 크레이지 호스 얼굴 크기

2024-06-20

[문예 마당] 자이언 캐년을 다녀와서

나이를 먹어도 여행은 마음을 들뜨게 한다.  남전도회 회원들은 며칠 전부터 시간 나는 대로 모여 여행에 대해 의논했다. 은퇴하고 빠듯한 살림을 쪼개 여행을 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최대한 호텔 비용을 줄이고 음식도 뷔페로 정했다. 75세를 넘기면서 이런저런 고질병들이 있는 나이라 이것저것 가려 먹으려면 여러 가지 중에서 골라 먹을 수 있는 곳으로 정했다. 전도회 회장님이 여행 경험이 많은 분이라 무척이나 다행이다.   드디어 여행가는 날 아침 8시. 교회 앞 주차장에는 24명의 남녀 노인들이 모였다. 이번 수련회는 부인들을 동반한다. 갑자기 응급 상황이 생겨도 아내가 있어야 한다는 큰 의미를 포함했다.   목사님 두 분이 운전사를 자원해 교회 차 앞 좌석에 앉으셨다. 얼마나 마음이 편한지 모르겠다. 얼마 전 남편은 운전을 하면서 출구로 차를 몰고 들어가 나를 당황하게 한 적이 있었다. 이제부터는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장거리 여행은 엄두도 못 낸다. 한때 본인이 GPS라며 운전만큼은 자신 있다고 했던 남편인데 나이는 어쩔 수 없나 보다   바스토우에서 잠깐 쉬었다가 곧장 라스베이거스를 지나, 모스키트라는 곳에 있는 버진 리버 호텔에 여정을 풀었다. 이곳에서 오며 가며 2박을 하게 된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에도 이 호텔에 머물렀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어제 일어난 일도 기억 못 하는데 생각이 나는 것을 보니 이곳이 인상적이었나 보다. 넷플릭스에서 본 버진 리버라는 드라마는 미국에 있는 시골 도시 이름이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사건을 모아 드라마로 만든 것인데 여 주인공이 간호사였기에 더 흥미가 있었다. 간호사인 나도 적극적으로 이웃들과 좋은 관계를 맺으며 사는 게 얼마나 보람된 일인가를 배웠다.       저녁은 프라임 비프다. 잘 익은 고기에 옥수수와 감자 구운 것 하나로 통일한다. 13달러짜리 고기치고는 맛이 좋다. 좀처럼 고기를 안 먹는 회원들도 맛있게 먹는 모습이 행복해 보인다.   다음날 구불구불한 산길을 돌아 돌아가는데 그 어마어마한 암벽에 새삼 하나님의 작품이 신비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라 세상은 파랗다. 바다만 파란 것이 아니라 산, 들도 파랗게 변했다. 암벽은 붉은색이 있는가 하면 어떤 것은 회색이고 까만색도 있다. 바위 사이로 이름 모를 선인장과 잡초가 있다. 이를 본 일행들은 무지개떡이나 시루떡 같다고도 하고, 생강을 묶어 놓은 것처럼 보인다고도 한다. 모두 시장한지 보는 것마다 음식으로 통한다며 깔깔 웃었다. 신비한 경치는 70이 넘어도 16세 소녀 같은 순수한 마음을 가지게 하나 보다.   협곡에는 곳곳에 등산로가 있었다. 잠자리가 바뀌어 제대로 잠을 못 잤다는 몇몇 회원은 한 곳만 골라 올라가자고 한다. 하얀 바위(White Dome)에서 30분 정도 등산을 했다. 멀리서만 보던 바위를 직접 가 보는 것은 이번 여행만의 특혜였다. 바위 사이사이로 다닐 땐 바람과 그늘이 있어 콧노래를 불렀는데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길을 걸을 땐 옷을 한 꺼풀씩 벗어야만 했다. 콧노래를 부를 때도, 암초에 걸려 허덕일 때도 있는 우리네 인생길 같다. 인생 곳곳에서 인내와 노력이 필요했다.       길가에 있는 작은 풀잎 하나에도 꽃을 피우시고 왜 그들이 거기에 있는지 모든 게 당연한 것 같아도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생긴 것으로 보이니 내 생애에 생긴 작은 일에도 감사가 절로 나왔다.   돌아오는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안 보이는 광활한 사막에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조슈아트리가 서 있다. 인간의 성격이 다르듯 나무도 각자 개성이 있나 보다. 산을 반으로 잘라 만든 도로는 오가는 길이 1차선이다. 이 길이 생기기 전에는 말을 타고 다녔을까? 우리는 얼마나 복 받은 사람인지 생각하니 모든 것이 은혜다.   몸은 고단하고 힘들었지만, 누군가 선창으로 시작된  4부 합창은  웅장했다. 성가대 생활을 수십 년 한 회원들이 부르는 찬송가는 말 그대로 달리는 합창단이다. 서로 덕담도 주고받고 농담하니 오가는 길이 먼 것같이 느껴지지 않고 너무 웃어서 시간 가는 것도 잊었다. 한때는 24시간이 모자라는 듯 바쁜 생활을 한 청춘이었지만 아이들 다 기르고 부부만 남은 회원들이 감사하는 여행을 해보니 이번 수련회는 하나님을 찾고 자연을 찾아 나이를 먹었다는 것도 축복이었다.   몇몇 회원이 비용 부담을 자청해 가든그로브에 있는 중국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그곳엔 담임 목사님이 우리 버스를 보고 반갑게 손짓을 하고 계셨다. 우리를 이렇게 반갑게 맞아 준 사람이 없었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왠지 모를 쓸쓸함이 느껴졌는데 기다리는 담임 목사님 모습을 보고는 기분이 달라졌다.     요즘엔 여행을 갔다 텅 빈 집에 오는 게 퍽 외롭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 저녁 식사를 한 후 교회에 일이 있다며 먼저 가신 목사님이 우리 밥값을 내셨단다. 예상치 않은 일로 고맙기도 하고 미안하기로도 해서 밥값만큼 남은 돈은 교회에 헌금으로 대신했다. 짧은 여행이었지만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고 많이 웃어서 행복했다.  김규련 / 수필가문예 마당 자이언 수필 바위 사이사이로 장거리 여행 남전도회 회원들

2024-06-20

[삶과 믿음] 정성의 위력

원불교를 창시한 소태산 대종사께서는 정성을 다음으로 정의해 주셨습니다.   성(誠), 성이란간단없는 마음을 이름이니, 만사를 이루려 할 때 그 목적을 달하게 하는 원동력이니라.   정성을 “만사를 이루려 할 때 그 목적을 달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말씀하셨습니다. 원동력이란 ‘근본이 되는 동력’이라는 뜻입니다. 세탁기, 선풍기, TV 등 전자제품이 있어도 전기가 없으면 이들이 무용지물입니다. 전기라는 ‘원동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신앙 수행하는 데 있어서신분의성이라는 근본이 되는 동력, ‘원동력’이 있나 내 마음을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신앙, 수행을 상당 기간 했지만 별로 진척이 없으면 그것은 신분의성이라는 원동력이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또한 “만사를 이루려 할 때”라고 하셨습니다. 만사란 ‘모든 일’을 말하는 것이기에 수행뿐 아니라 어떤 인생 목표를 이루는데도 신분의성이라는 원동력이 없으면 성공을 보기가 어렵다는 말입니다.     “성이란간단없는 마음”이라 하셨습니다. 수행에 있어서나 혹은 인생의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때 우리는 힘든 상황을 종종 마주칩니다. 예상치 못하게 힘든 일이 생길 때 혹은 어떤 일에 진척이 없다고 생각할 때 많은 사람이 중간에 포기합니다. 대종사님께서는 이를 새 옷을 입다가 처음에는 무엇이 묻을까 조심하다가 좀 더러워지면 조심성을 놓게 된다는 것 같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무슨 일을 시작하여 한 가지도 그르침이 없을 때는 그 일을 잘 해보려는 성의가 계속되다가도 중간에 혹 한 두번 실수하고 보면 그만 본래 마음을 다 풀어버리고 되는대로 하는 수가 허다하나니, 이것은 마치 새 옷을 입은 사람이 처음에는 그 옷을 조심하여 입다가도 때가 묻고 구김이 지면 그 주의를 놓아 버리는 것과 같나니, 모든 일을 다 이처럼 한다면 무슨 성공이 있으리오. 오직 철저한 생각과 큰 경륜을 가진 사람은 무슨 일을 하다가 혹 어떠한 실수를 할지라도 그것을 전감 삼아 미래를 더욱 개척은 할지언정 거기에 뜻이 좌절되어 당초의 대중을 놓아버리지는 아니하나니, 이러한 사람에게는 작은 실수가 도리어 큰 성공의 바탕이 되니라.” (대종경인도품 38장)   내가 인생을 이끌기 위해 ‘간단이 없는 마음’ 즉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정성이 있는지 돌아봅시다.   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 즉 “정성이란 하늘의 도(道)요, 성을 이루는 것은 인간의 도이다.” 유교의 최고 고전의 하나인 중용(中庸)의 말씀입니다.   대승불교를 크게 부흥시킨 무착(Asanga 300~390 AD)이라는 분이 있습니다. 수많은 불교의 선지식 중 보살의 칭호를 받는 분은 세친, 용수, 마명 등 몇 분에 지나지 않습니다.     무착은 젊은 나이에 불교의 교리와 수행을 마스터했고 아라한 경지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대승불교의 핵심 ‘모든 것이 환영이며 마음이 짓는바’라는 가르침이 완전히 이해되지 않아 동굴로 들어가서 그 진리를 확실히 깨치고자 정진을 시작했습니다. 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자 포기하고 동굴을 떠나려 했습니다. 동굴을 나서는데 우연히 동굴 입구 위에 있는 바위가 유난히 닳아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동굴 속의 박쥐가 수없이 나가고 들어오고 해서 수많은 세월 동안박쥐 날개가 바위에 부딪혀서 바위가 닳은 것이었습니다. 무착은 자기의 성급함을 반성하고 다시 더 3년을 공부하겠다고 다짐하고 동굴에서 들어와 정진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3년의 각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수행의 진척이 여전히 없자 다시 동굴을 떠나려 했습니다. 동굴을 나서려는 순간 이번에는 동굴 입구 밑에 있는 바위에 구멍이 나 있는 것이 보였습니다. 바위에 어떻게 구멍이 깊게 파여있는지 궁금해서 위쪽을 보니 동굴 입구 위의 바위에 습기가 고여서 가끔 물이 한 방울씩 바위에 떨어지는 것이었습니다. 수많은세월 동안 한 자리에 물방울이 떨어져서 그 자리가 파여서 구멍이 난 것입니다. 무착은 다시 한번 큰 교훈을 얻고 다시 동굴로 들어와 수행했고 결국 대도를 성취합니다.     어떤 일에 성공을 하느냐 못하느냐에는 지혜와 요령도 필요하지만 결국 목적에 달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하는 노력이 결정적입니다. 특히 어렵고 힘든 상황에 직면했을 때 혹은 아무리 해도 진척이 없다고 생각될 때 무착과 같이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용기가 성공의 열쇠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유도성 / 원불교 원 달마센터 교무삶과 믿음 위력 동굴 입구 방울씩 바위 신앙 수행

2023-11-16

[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하루 64명만 볼 수 있는 바위의 물결

사람들은 더 웨이브를 마술과 같은 곳이며 영혼이 살아 숨 쉬는 곳이라고도 한다.   죽기 전에 꼭 가봐야하는 목록에 단골로 등장하는 웨이브는 애리조나와 유타주 경계에 위치한 나바호 샌드스톤 지형이다.   미국 정부에서는 부서지기 쉬운 이곳을 보호하기 위해 방문자 숫자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애리조나의 소도시 페이지와 유타주의 캐납에서 약 45마일 운전거리이며 지도상에는 버밀리온 클립스 내셔널 모뉴먼트(Vermillion Cliffs Nationsal Mounument)에 속한 북쪽 코요테 뷰츠(North Cotote Butts)라고 표기되어있다.   이곳은 1995년 독일의 다큐멘터리 필름에 소개된 후 일약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소가 되었는데 쉽게 허가를 받을 수 없는 희소가치가 접목되어 사진작가와 하이커들의 로망이 된지 오래다.   출발점에서 이정표가 거의 없는 3마일의 모래와 바위길을 찾아 들어가는 길은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웨이브는 평생 잊을 수 없는 황홀한 대자연의 신비를 경험하게 한다.   웨이브 지역은 1억 년 전부터 물이 모래를 덮으면서 지층이 형성되었고 풍화작용으로 겉 표면이 빗장모양으로 물결치는 현재의 모습을 만들었다.   들어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뷰츠라는 큰사이즈의 바위들 또한 비슷한 빗장무늬를 간직하고 있어 전체적으로 경이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붉으면서도 황금빛을 띤 커다란 도자기를 뒤집어 놓은 듯한 순백색의 사암도 있다. 그리고 벌집같이 구멍이 난 바위들과 삼라만상의 형상을 뽐내는 바위들도 있다.   인터넷의 발달로 웨이브에 대한 많은 소개가 되면서 현란한 색채를 띠는 계곡 사진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전문적인 카메라와 포토샵 기술로 찍은 사진은 눈으로 보는 것과는 그 색감이나 조명에서 많은 차이가 난다.   막상 웨이브에 도착한 순간 사진에서 보던 색감과 달라 실망감에 빠질 수 도 있다.또한 넓은 지형이 아닌 한 지점일 뿐인 웨이브는 그 규모에서 기대감에 못 미칠 수 있다.     그러나 이곳을 다녀온 후 찍은 사진을 통해서 웨이브의 진가를 느낄 수 있다. 눈으로 보았던 희미한 모습은 사진 속에서 강렬한 색채와 이미지로 재탄생한다.   일반인의 카메라를 통해서도 다시 살아 꿈틀대는 자연의 걸작품이 아닐 수 없다.   웨이브에서는 창조주와의 만남을 느낄 수 있다. 붓끝으로 빗은 듯한 물결치는 빗장무늬는 우리에게 평온함과 생동감을 동시에 선물한다.   출발점인 와이어 패스(Wire Pass)주차장에서 웨이브까지는 초반부에 이정표가 몇 개 설치되어있으나 나머지는 나눠주는 인쇄물에 나온 지형을 보고 찾아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요즘은 GPS로 표시되는 Alltrails와 같은 앱을 사용하면 등산로와 자신의 위치가 선명하게 표시되므로 길 잃을 염려는 없다.   웨이브를 둘러보고 사진을 찍고 휴식하는 시간을 포함하면 총 6시간 정도 소요된다.   웨이브는 하루 64명으로 출입제한이 되어있다. 48명은 온라인으로 4개월 전에 추첨하며 나머지 16명은 하루 전 캐납에 있는 캐납 센터에서 추첨한다.   웨이브 퍼밋을 얻는 가장 좋은 방법은 매달 꾸준히 온라인 recreation.gov를 통해서 퍼밋을 신청해 보는 것이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웨이브 주변의 멋진 곳을 둘러보면서 당일 추첨을 해보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성수기인 4월에서 11월까지는 하루에 100명 이상이 몰리기도 한다.   더 웨이브 지역은 여름에는 무척 덥고 겨울에는 춥다. 일기에 따라 물과 스낵, 햇볕차단복등 산행준비를 잘해야 한다.   ▶온라인 추첨(Online Lottery): Recreation.gov Coyote Buttes North(The Wave)   ▶당일 현장 추첨(Walk-in Lottery): The Kanb center Gymnasium at 180 E. 100 North Kanab, Utah     김인호씨   지난 20년간 미주 중앙일보에 산행 및 여행 칼럼을 기고하였으며 유튜브 채널 '김인호 여행작가'를 운영하고있다.김인호의 아웃도어 라이프 물결 바위 웨이브 지역 웨이브 주변 온라인 추첨

2023-10-26

[시조가 있는 아침] 삼동(三冬)에 베옷 입고 -조식 (1501∼1572)

삼동(三冬)에 베옷 입고   조식 (1501∼1572)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巖穴)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볕 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지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 병와가곡집     ━   단성소(丹城疏)의 의기(義氣)     나의 생애는 추운 겨울에도 베옷을 입고 바위 굴에서 눈비를 맞았다. 구름 낀 볕 한쪽도 쬔 적이 없는데 서산에 해진다 하니 눈물이 난다.   남명(南冥) 조식(曺植)이 중종의 승하 소식을 듣고 읊은 시조다. 경상도 합천 출신의 남명은 두 차례의 사화를 경험하면서 훈척 정치의 폐해를 목격하고  산림처사로 자처하며 오로지 학문 연구와 제자 양성에 매진했다.     평생 벼슬을 거절하고 자유로운 몸으로 현실에 날 선 비판을 많이 가했다. 대표적인 글이 명종이 단성현감에 제수하자 사직하면서 올린 상소다. “전하께서 나랏일을 잘못 다스린 지 오래되어 나라의 기틀은 무너졌고 하늘의 뜻도 떠났으며 백성의 마음 또한 임금에게서 멀어졌다”며 명종을 “선왕의 외로운 후사(後嗣)”, 문정왕후를 “깊숙한 궁궐의 한 과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금부터라도 학문에 힘써 덕을 밝히시고 백성이 새로운 희망을 가지고 일어서게 하시라”고 촉구했다. 상소를 받은 명종은 분개했으나 “선비의 언로가 막힌다”하여 벌주지 못했다.   일본을 경계한 남명의 걱정대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정인홍, 곽재우, 김면을 비롯한 그의 제자들이 신속하게 일어나 의병으로 왜군과 싸웠다. 유자효 / 시인시조가 있는 아침 삼동 베옷 베옷 입고 입고 바위 학문 연구

2023-08-24

[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사진으로는 담을수 없는 장엄함 ‘요세미티’

1년 만이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다시 찾았다.   '엘 카피탄' 바위 밑에 섰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그 높은 바위를 쳐다보고 있다. 암벽등반가들이 바위를 오르고 있다. 눈을 크게 뜨고 봐야 보일까 말까다. 등반가들의 모습은 마치 고래등에 붙어 있는 따개비 같다. 암벽 등반가에게 엘 카피탄을 오르는 것은 꿈이다. 도전 그리고 정복의 대상이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등반가들이 이 수직 바위를 쉼없이 오르고 또 오르는 이유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는 매해 평균 17명이 사망한다. 그중에 바위를 오르다 떨어져 죽는 이가 가장 많다.엘 카피탄은 으뜸 바위다. 인디언 추장이란 뜻을 가졌다. 요세미티에서 가장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다. 거대한 바윗덩어리는 보는 이를 압도한다. 외관상 높이가 무려 3000피트(914m)다. 지질학자들은 이 바위가 시에라 네바다 지역이 고대 바다 밑에 위치하고 있었던 5억 년 전에서부터 시작했다고 추정한다.     수억년 전 두꺼운 바다 밑의 침전물들이 접혀지고, 뒤틀어지면서 수면으로 떠밀려 올라왔다. 동시에 녹은 돌들이 땅속에서 솟아 올랐고, 침전물 층이 아래부터 천천히 식어 화강암으로 변화했다. 지각 변동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사진 속 왼쪽 큰 바위가 엘 카피탄, 오른쪽 뒤에 보이는 바위는 하프돔이다. 두 바위 사이에서 흐르고 있는 건 브라이덜 폭포다. 누구나 한 번쯤 봤을 사진작가 안셀 아담스의 작품 'Yosemite Valley (1934년)' 를 찍기 위해 그가 섰던 자리에서 카메라를 들었다. 비록 80여 년의 시차가 있지만 사진 속 브라이덜 폭포의 힘찬 물줄기는 여전하다. 아담스의 사진은 흑백이지만 사진 속 풍경은 세월이 흘러도 그대로다.   위대한 자연 앞에서 작은 카메라가 무색하다. 압도적인 경이로움까지 담을 수 없는 건 렌즈의 한계다. 세상 그 어떤 카메라도 실제 인간의 두 눈과 가슴으로 느낀 장엄함까지 담아낼 수 없다. 사진은 그저 이미지를 기억나게 할 도구일 뿐이다. 주변을 둘러봤다. 엘 카피탄을 사진에 담으려고 수많은 사람이 연신 셔터를 눌러댄다. 그러나 자연의 신성함까지 온전히 담기지 않는다.  멀리서 바위를 기어올라가는 등반가들은 보니 그저 한 ‘점’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작디작은 인간은 그 거대한 바위를 오르고 또 오른다.   자연은 생명이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엘 카피탄은 그 가운데 자리 잡고 있다. 생명을 가진 자연은 인간을 어떻게 바라볼까. 대자연 앞에서 우리는 티끌일 뿐이다. 목이 곧을 수 없는 이유다. 김상진 사진부장 [email protected]김상진 기자의 포토 르포 요세미티 요세미티 국립공원 카피탄 바위 수직 바위

2023-08-18

[이 아침에] 큰 바위 얼굴의 어머니

우리 애들은 자수성가(?)했다. 영어보다 한국어가 능숙한 어머니 탓에 스스로 살길을 찾아 나선 때문이다. 유치원 다닐 때는 떡국 모양으로 종이 오려 알파벳 적어 놓고 한석봉 어머니 흉내를 냈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 간당간당 그런대로 숙제를 도와줬는데 그다음부터는 감당이 안 됐다. 애들은 눈치가 백단이다. 외국인(?) 엄마의 영어와 수학 실력을 재빠르게 눈치채고 더는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반면에 미술 숙제는 신나게 함께 해치웠다.     화랑을 열고부터는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주중에는 사업에 몰두해 내 도움을 아예 포기하고 아이들은 각자도생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어미 된 양심에 주말에는 미술관 박물관 관람, 전시회와 뮤지컬 공연을 함께 다녔다. 지식은 나이 들어도 깨우칠 수 있지만 인성교육은 여린 싹부터 물 주고 잘 가꾸어야 올곧게 자란다.     어머니는 청춘에 홀로 되셨다. 아버지가 남긴 토지를 지키기 위해 머슴이나 일꾼보다 몇배나 더 열심히 밭고랑을 매시던 어머니. 오랜 농사일로 어머니 오른손은 휘어졌다. 땅은 자식의 앞날을 지켜줄 담보라서 목숨 걸고 지켜야 했다. ‘우리 희야 대학 갈 때는 땅콩밭 팔아 등록금 대야지’ 하시며 혼자 미소 짓던 어머니! 땅은 어머니의 희망이고 나는 어머니의 꿈이었다.     설날이 오면 삼만이 아재가 방앗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가래를 뽑아 지게에 지고 왔다. 뽀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가래떡 냄새를 맡으면 하얀 날개 달린 백설공주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소복 입은 어머니는 샛별이 잠을 깨고 먼동이 틀 때까지 곧은 자세로 앉아 동글납작하게 떡을 써신다. 삐딱하게 몇 줄 썰다가 스르르 잠이 들면 찔레꽃 만발한 꽃길 거니는 꿈을 꾼다. 날이 밝으면 아재 손 잡고 하얀 찔레꽃잎처럼 가냘프게 썬 가래떡을 집집마다 돌린다. 형편이 안돼 설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하는 이웃은 “두 봉지 드려라”고 말씀하신다. 한치도 어긋남 없이 가지런히 썬 떡을 보며 동네 아낙들은 “한석봉 엄마가 따로 없네”라고 칭찬했다.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안쓰러워 도우려고 하면 “공부해라. 그래야 큰 사람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너새니얼 호손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 어니스트는 어머니로부터 바위 언덕에 새겨진 얼굴을 닮은 아이가 자라 훌륭한 인물이 될거라는 전설을 듣는다. 세월이 흘러 부자와 장군, 정치인과 시인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큰 바위 얼굴에 새겨진 사람들이 아니였다. 어느날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던 시인이 이 사람이 바로 ‘큰 바위 얼굴’이라고 외친다.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온 사람의 발자취는 큰바위 얼굴에 새겨진 형상을 닮는다.     돌은 시간의 역사를 기록한다. 한 인간의 삶을 세월 속에 담아낸다. 모진 풍파와 시련을 견딘 흔적을 새긴다. 인고의 날들을 이겨낸 어머니의 삶은 그리움의 언덕 너머 큰 바위 얼굴로 굳건히 서서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가지런히 가래떡 썰던, 손가락마저 휘어진 손으로 어머니는 큰 바위에 글을 새긴다.     사는 것이 힘들어도 흔들리지 말고, 가지런히 두손 모으고 차근차근 살라고, 비바람 몰아치는 날에는 큰 바위 얼굴에 주름진 모습이 둥근 달로 떠오른다.   이기희 / Q7 Editions 대표·작가이 아침에 어머니 바위 큰바위 얼굴 한석봉 어머니 어머니 오른손

2023-01-29

[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큰 바위 얼굴의 어머니

우리 애들은 자수성가(?)했다. 영어보다 한국어가 능숙한 어머니 탓에 스스로 살길을 찿아나선 때문이다. 유치원 다닐 때는 떡국 모양으로 종이 오려 알파벳 적어 놓고 한석봉 어머니 흉내를 냈다. 초등학교 3학년까지는 간당간당 그런대로 숙제를 도와줬는데 그 다음부터는 감당이 안됐다.   애들은 눈치가 백단이다. 외국인(?) 엄마 영어와 수학 실력을 재빠르게 눈치채고 더 이상 도움을 청하지 않았다. 반면에 미술 숙제는 신나게 함께 해치웠다. 화랑을 열고부터는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주중에는 사업에 몰두해 내 도움을 아예 포기하고 아이들은 각자도생 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어미 된 양심에 주말에는 미술관 박물관 관람, 전시회와 뮤지컬 공연을 함께 다녔다. 지식은 나이 들어도 깨우칠 수 있지만 인성교육은 여린 싹부터 물 주고 잘 가꾸어야 올곧게 자란다.   어머니는 청춘에 홀로 되셨다. 아버지가 남긴 토지를 지키기 위해 머슴이나 일꾼보다 몇배나 더 열심히 밭고랑을 매시던 어머니. 오랜 농삿일로 어머니 오른손은 휘어졌다. 땅은 자식의 앞날을 지켜줄 담보라서 목숨 걸고 지켜야 했다.   ‘우리 희야 대학갈 때는 짐실 땅콩밭 팔아 등록금 대야지’ 하시며 혼자 미소 짓던 어머니! 땅은 어머니의 희망이고 나는 어머니의 꿈이였다. 설날이 오면 삼만이 아재가 방앗간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가래를 뽑아 지게에 지고 왔다. 뽀얀 연기처럼 피어오르는 가래떡 냄새를 맡으면 하얀 날개 달린 백설공주가 되어 하늘로 날아오른다.   소복 입은 어머니는 새벽별이 잠을 깨고 먼동이 틀 때까지 곧은 자세로 앉아 동글납작하게 떡을 써신다. 삐딱하게 몇 줄 썰다가 스르르 잠이 들면 찔레꽃 만발한 꽃길 거니는 꿈을 꾼다.   날이 밝으면 아재 손 잡고 하얀 찔레꽃잎처럼 가냘프게 썬 가래떡을 집집마다 돌린다. 형편이 안돼 설음식을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하는 이웃은 “두 봉지 드려라”고 말씀하신다. 한치도 어긋남 없이 가지런히 썬 떡을 보며 동네 아낙들은 “한석봉 엄마가 따로 없네”라고 칭찬했다.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안쓰러워 도우려고 하면 “공부해라. 그래야 큰 사람이 된다”고 말씀하셨다.   너새니얼 호손 단편소설 ‘큰 바위 얼굴’의 주인공 어니스트는 어머니로부터 바위 언덕에 새겨진 얼굴을 닮은 아이가 자라 훌륭한 인물이 될 거라는 전설을 듣는다. 세월이 흘러 부자와 장군, 정치인과 시인들을 만났지만 그들은 큰 바위 얼굴에 새겨진 사람들이 아니였다. 어느 날 어니스트의 설교를 듣던 시인이 이 사람이 바로 ‘큰 바위 얼굴’이라고 외친다. 진실하고 겸손하게 살아온 사람의 발자취는 큰바위 얼굴에 새겨진 형상을 닮는다.   돌은 시간의 역사를 기록한다. 한 인간의 삶을 세월 속에 담아낸다. 모진 풍파와 시련을 견딘 흔적을 새긴다. 인고의 날들을 이겨낸 어머니의 삶은 그리움의 언덕 너머 큰 바위 얼굴로 굳건히 서서 내 삶을 돌아보게 한다. 가지런히 가래떡 썰던, 손가락마저 휘어진 손으로 어머니는 큰 바위에 글을 새긴다.   사는 것이 힘들어도 흔들리지 말고, 가지런히 두 손 모으고 차근차근 살라고, 비바람 몰아치는 날에는 큰 바위 얼굴에 주름진 모습이 둥근 달로 떠오른다. (Q7 Editions 대표, 작가)     이기희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어머니 바위 큰바위 얼굴 한석봉 어머니 어머니 오른손

2023-01-17

조성내 시인, 첫 시집 ‘바위의 언어’ 출간

정신과 전문의이자, 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성내 시인이 첫 시집 ‘바위의 언어(사진)’를 출간했다. 조 시인은 현재 뉴욕중앙일보에 ‘중도’라는 이름으로 시를 게재하고 있다.   조 시인은 “마음 깊숙이 숨어 있었던, 예전에는 몰랐던 생각들이 떠오를 때마다 하나씩 손으로 잡아다 펼쳐놓았다”고 시집 출간 소감을 밝혔다.     책을 소개한 김정기 시인은 “조 시인은 이국땅의 흙을 밟은 지 반세기가 넘었지만 늦지 않다는 열정으로 첫 시집을 상재하게 됐다”며 “피땀어린 노력으로 정신과 의사로 성공하고, 지금은 은퇴 후 칼럼니스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조 시인은 작품 ‘바위의 언어’에서 이민의 삶과 애환, 언어 소통의 어려움 등을 담았다. 그는 “지난 50여년 기죽은 채로 살아오면서 하고싶은 말 참으며 바위의 언어를 속 깊이 되뇌어 왔지만, 아직도 바위는 못 되었다”며 이민 생활의 외로움과 그리움의 정서를 시에 함축적으로 담기도 했다.   조 시인은 전남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1967년부터 뉴욕에 거주해 왔다. 아동발달학교 라이프라인센터 의료과장, 컬럼비아의대 정신과 임상조교수 등을 거쳤다.     김은별 기자 [email protected]시인 시집 시집 바위 김정기 시인 애환 언어

2022-11-21

[삶의 뜨락에서] 재난을 다스려 관광자원으로 -아이슬란드 여행기 2

버스에 앉아 끝없이 펼쳐지는 대지를 보면서 ‘왜 저 넓은 땅을 놀리나’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어렸을 때 시골에서 자란 나는 부모로부터 토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부지런하고 영리한 한국인은 저 땅을 개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슬란드 땅은 Cold Desert, 아깝게 보이지만 쓸모없는, 버려진 대지다. 자세히 보니 작은 봉우리처럼 약간 떠 있는 땅이 많았다. 가이드는 겨우내 얼어 부풀었다가 봄이 돼 녹아도 공기가 빠지지 않아 작은 능선처럼 보인다고 했다.     곳곳에 용암이 흘러내려 생긴 바위(Lava rocks)가 있고 그 위에 이끼(Moss)가 붙어 있었다. 이곳 사람들은 이 지역의 화산 바위에 손도 못 대게 한다. 아이슬란드 땅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유를 알았다. 작물이 크기 위해서는 강한 햇볕과 물이 필요한데 물은 많으나 여름이 짧고, 열매를 키우는 온도가 없다. 5월에 눈이 녹기 시작하지만 7~8월 한여름이 되어도 60도 이상 올라가지 못한 데다 비가 많아 과실수나 감자, 옥수수 등 곡식을 키울 수 없다. 겨우 할 수 있는 것이 풀을 재배해 말이나 양, 소를 키우고 건초를 만들어 겨울에 대비하는 것이다. 밭을 가꿀 수 없기 때문에  비닐하우스에서 토마토, 오이 등을 재배한다. 그 넓은 땅을 놀리고 싶어 방치하는 것이 아니라 동토에서는 열매를 맺을 수 없다. 가 보지 못했지만 캐나다의 Newfoundland, Green Land, 알래스카의 툰드라, 남극도 불모의 땅일 것이다. 베트남 여행 중 하노이 일대에서 벼를 이모작 하는 것을 보았고, 메콩 삼각주 지역은 삼모작이라는 말을 들었다. 더운 지방이 추운 나라보다 먹고 살기에 낫겠다는 것을 알았다.   아이슬란드는 눈과 얼음, 강풍, 혹한, 화산, 어둠, 지진의 섬이다. 화산대는 섬의 북쪽 한가운데에서 수도 레이캬비크 있는 서남부로 연결된다. 지질학자들은 유럽 대륙과 아메리카 대륙을 가르는 지층이 여기 있다고 한다. 여기에 유네스코 지정, 국립공원이 있는데 화산 바위로 둘러싸인 높은 암벽은 장엄했다. 가이드에게 영화 촬영 장소로 좋겠다고 했더니 그러잖아도 유명한 TV Movie(Game of Throne) 무대였다고 일러주었다. 이번 여행 중 화산폭발 지역을 보았다. 용암이 흘러내린 곳에는 암석이 흩어져 있고, 검은 모래 해변이 있다. 한 화산은 100년마다 폭발하는데 1918년 이후 다시 터질 때가 지나 주민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미국인들이 기억하는 화산은 2010년 폭발, 유독성 화산재가 하늘을 덮어 유럽행 항공편이 결항하거나 항로를 변경해야 했다. 화산은 지진과 마찬가지로 예측이 쉽지 않아 대피할 여유가 없다. 주민들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면 아기를 안고 달아난다. 화산이 많은 지역에는 대체로 온천이 많다. 아이슬란드를 차로 달리면 군데군데 연기처럼 김이 솟아나는 것을 목격한다. 바이킹이 도착했을 때 온 마을이 연기가 나 수도명을 레이캬비크(Smoky Bay)으로 정했다. 김이 솟아오르는 곳을 파면 70~80도 온천물이 나온다. 이 물을 파이프로 가정에 연결한다.     옐로스톤 유황온천과 비슷한 규모의 게이서 마을을 돌아봤다. 제법 큰 계곡 여기저기 김이 솟아오르고 그중 큰 곳은 7분마다 분출했다. 100도 이상 뜨거운 물도 있어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 아이슬란드는 흩어져 있는 온천을 개발해 관광객을 불러들이고 있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아이슬란드 관광자원 화산폭발 지역 화산 바위 옐로스톤 유황온천

2022-05-25

[기고] 러시모어산과 청와대

내 여행 버킷 리스트 중 하나는 사우스다코타주 래피드시 남쪽에 있는 러시모어산 국립기념지다. 네 명의 대통령 얼굴을 거대한 화강암 꼭대기에 조각해 놓은, 속칭 큰 바위 얼굴로 알려진 그곳을 꼭 가보고 싶다. 미국 역사 속에 큰 족적을 남긴 위대한 대통령의 조각상을 직접 현장에서 바라보고 싶기 때문이다.   화강암 산꼭대기에는 네 명의 위대한 대통령의 상이 조각돼 있다. 왼쪽에는 미국 독립과 공화국 탄생에 기여한 조지 워싱턴 대통령(초대)이 자리 잡고 있고 그 옆에 독립선언문을 쓰고 프랑스로부터 루이지애나 주를 사들여 국토를 넓힌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3대), 대공황을 이겨내고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한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26대),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북전쟁을 북군의 승리로 이끌어 미국 연방을 지켜내고 노예해방을 이룬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16대)이 조각되어 있다.   이 네 명은 각기 건국(founding), 성장(growth), 보존(preservation), 발전(development)을 상징한다.     미국의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사우스다코타주는 러시모어산 국립기념지 덕분에 세계적인 명소가 됐고, 매년 200만명이 넘는 관광객들이 이곳을 방문한다. 이 거대한 조각상은 1927년 러시모어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자 거츤 보글럼이라는 유명한 조각가가 다이너마이트로 바위산을 폭파해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큰 틀을 짠 뒤에 대좌를 만들고 파워 드릴로 얼굴을 조각해 미국을 빛낸 대통령을 조각했다. 작업을 마치지 못한 채 1941년 세상을 떠났고 아들 링컨 보글럼이 대를 이어 15년 만에 완성했다. 투입된 인원이 400명, 조각 높이가 18m에 이르는 대작이다.   나다니엘 호손의 소설에도 ‘큰 바위 얼굴(The Great Stone Face)’이 있다. 큰 바위 얼굴을 쳐다보면서 자라는 어린이는 큰 행운이다. 생김이 숭고하고 웅장하면서도 표정이 다정스러워 온 인류를 포용하고도 남을 위인을 이상으로 삼고 자라기 때문이다. 그 미소는 아이들의 가슴에 넓고 깊은 인류애를 심어 준다.     호손이 독자에게 하고 싶은 메시지는 어떤 나라, 어떤 사회든 큰 바위 얼굴이 큰 바위 얼굴을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의 큰 바위 얼굴은 어디에 있는가?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청와대는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옛 청와대를 둘러보면서 우리 어린이들은 무엇을 생각할까? 청와대는 다크 투어리즘(dark tourism, 아우슈비츠 수용소나 체르노빌 원폭 사고 현장처럼 흑역사의 현장을 둘러보는 관광을 일컫는다)의 본산이 될까? 제왕적 대통령의 상징으로 남을까?   오로지 제왕적 대통령을 내려놓겠다는 명분으로 새 대통령은 집무실을 용산 국방부 청사로 전격 이전했다. 돌격대장 같은 모습을 보고 제왕적 당선인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제왕적 대통령은 우리에게만 있지 않았다. 원조는 미국의 닉슨 대통령이었다. 큰집에 살고 있다고 해서 ‘제왕적’으로 불리는 게 아니다. 무소불위의 권력 남용이 늘 문제였다.     10일 새 대통령의 역사적 취임식이 있었다. 취임사에서 유독 ‘자유’를 35번 외친 새 대통령, 과연 국민이 주인인 나라를 만들어 큰 바위 얼굴로 역사에 남게 될까? 김우룡 / 언론학 박사기고 러시모어산 청와대 대통령 얼굴 제왕적 대통령 바위 얼굴

2022-05-15

[여행박사-스티브 조 길따라 바람따라] 신비로운 협곡의 비경

서부 대륙에서 최근 가장 핫한 관광지 중 하나는 단연 엔텔롭캐년이다. 위치는 애리조나 북부 페이지(Page)에 있으며 1980년부터 사진작가들을 통해 알려 지면서 처음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기 시작했다. 그러다 근간에는 예약 없이는 입장 할 수 없을 정도로 전 세계인들의 관광지로 미 서부 대륙에 왔을 때 꼭 다녀가야 할 곳으로 추천되는 곳이다.   1931년 나바호 인디언 소녀가 들판에서 양 떼들에게 풀을 먹이던 중 몇 마리의 양을 잃어버리고 양을 찾아 헤매던 중 우연히 좁고 구불구불하는 협곡을 발견한다. 그 소녀는 처음 발견했을 때 이 협곡은 마치 천국으로 들어가는 신비의 협곡처럼 느꼈다. 바로 이곳이 오늘날 나바호 인디언의 숨은 보석이 있는 관광 명소 엔텔롭캐년이다   그랜드 캐년처럼 웅장하지 않은 아주 조그만 협곡이지만 이곳을 다녀간 모든 사람은 자연의 신비함을 공감하기에 충분한 곳이다.   이 협곡은 캐년의 다양한 종류 중 일명 슬로트(Slot) 캐년으로 불린다. 오랜 세월이 창조한 작품으로 바람, 햇빛, 비, 거대한 물로 빗어낸 자연의 조각품이라 표현된다. 기원전부터 사암 바위가 만들어지고 약 35마일 떨어진 남쪽에서 강한 폭우로 바위 쪽으로 구멍이 생기면서 바위에는 줄무늬가 생기게 된다. 연약한 사암에는 실리카는 광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물과 돌의 화학 작용으로 다양한 아름다운 바위에 색깔을 가지게 된다.   바위 틈새로 스며드는 빛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동굴 벽에 부딪히면서 다양한 모양과 형태를 가진다. 이곳은 다양한 형태의 아름다운 관광지로 주로 주황색과 노랑색을 가진 UPPER 코스, 진한 푸른색과 보라색의 LOWER 코스, 최근 오픈한 X 코스로 나누어진다. UPPER는 계곡 안에 햇빛이 V 형태로 빛이 들어오다가 A형으로 바뀌고 LOWER는 A 형태로 빛이 들어오다가 V 형태로 바뀐다. 들어오는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변하는 계곡의 모습은 어느 코스든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라 본다.     인디언 말로 “물이 바위를 뚫고 흐르는 곳(TSE, BIGHHANILLINI)”이라 불렀고 물의 힘으로 지층을 침식하여 만들어 놓은 협곡의 의미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오면 들어갈 수 없다.     115피트에서 130피트 높이의 틈새에 숨어있는 캐년은 길이가 656피트밖에안되지만, 빛의 마술로 연출되는 돌의 아름다움은 전 세계 어느 관광지에서도 볼 수 없는 곳이다. 관광 시 주의점은 반드시 인디언 가이드의 안내를 받아 들어갈 수 있으며 반드시 안전 서약서에 사인과 지참물 통제를 받는다.   코로나, 델타, 오미크론이 조금 사그라지는 듯하다. 하루빨리 예전처럼 자유롭게 관광하길 기대하며 아름다운 빛의 마술로 연출되는 엔텔롭으로 떠나보자.     〈삼호관광 전무〉   (필자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가필이나 수정을 하지 않았습니다.)   스티브 조 / 삼호관광 전무여행박사-스티브 조 길따라 바람따라 협곡 비경 사암 바위 바위 틈새 나바호 인디언

2022-03-03

노숙자 못 오게…바위 26개 논란

LA한인타운 노숙자 밀집 지역에 누군가가 노숙자의 접근을 막기 위해 바위 여러 개를 갔다놔 찬반이 갈리고 있다.   CBSLA에 따르면 최근 4가와 웨스트모어랜드 애비뉴 샤토공원 입구 공터에 바위 26개가 놓였다.  혼자 옮기기 힘든 바위는 공원 입구 공터 곳곳에 자리했다. 이웃 주민들은 하룻밤 사이 누군가 바위를 갖다 놨다고 전했다.     원래 바위가 있던 자리는 노숙자 텐트촌이 있었다고 한다. LA 위생국에서 노숙자 텐트촌을 청소한 뒤 곧바로 바위 26개가 놓였다. LA시 정부나 10지구 시의원실에서도  바위가 놓인 사실 자체를 몰랐다.     주민들 반응은 갈렸다. 인근 주민들은 바위가 놓이고 노숙자 텐트촌이 사라졌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들은 CBS 인터뷰에서 “그곳은 항상 더럽고 (노숙자끼리) 싸우고 불도 났다”며 “지금은 훨씬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한 주민은 그동안 시 측에 노숙자 문제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고 전했다. 결국 참다못한 누군가 사비를 들여 바위를 갖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한 주민은 “누가 이런 일을 벌였는지 모르겠다. 이곳에서 머물던 노숙자들은 필요한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노숙자 배척 행위를 경계했다.   LA시 측은 최근 주민들이 인도나 공터에 대형화분이나 바위를 놓는 경우가 늘었다며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형재 기자노숙자 바위 노숙자 텐트촌 la한인타운 노숙자 노숙자 배척

2022-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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