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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99센트 온리 스토어’ 재기할까

최근 소비자들에게 가장 큰 이슈는 ‘99센트 온리 스토어’ 폐점이다. 업체 측은 캘리포니아, 네바다, 애리조나, 텍사스 주 등에 있는 371개 매장을 모두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남가주에는 143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다.     폐점 발표 후 첫 주말인 지난 7일 99센트 스토어 주차장은 차와 사람으로 넘쳤다. 폐업을 앞두고 모든 매장 물건을 10%에서 최대 30%까지 할인 이벤트를 시작해서다. 1달러가 훌쩍 넘는 물건을 1달러 미만 가격에 사려는 소비자들로 매장은 연일 북적거리고 인기 생필품 선반은 바로 텅 비었다.  가주 주민들에게 파란색과 핑크 로고의 ‘99센트 온리 스토어’는 이민자의 도시인 LA의 아이콘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푸드스탬프 등 정부보조금을 받는 저소득층부터 이민자, 노동자 계층까지 일반 상점과 고급 백화점을 이용하기 힘든 주민들이 모두 1달러 미만에 생필품을 해결했다. 재고품, 폐업 세일 제품, 백화점 반품, 과잉생산 재고, 파산기업 제품으로 시작된 달러 제품은 생필품으로 손색이 없었다. 최근에는 생필품 브랜드와 식품까지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99센트 온리 스토어’는 1982년 웨스트체스터에서 데이비드 골드가 설립했다. LA 그랜드 센트럴 마켓에서 와인 상점을 운영하던 골드는 라데라 하이츠에 첫 99센트 온리 스토어를 열었다. 이 회사는 1996년 상장 당시 1억2500만 달러의 투자금이 몰렸다.     그의 경영 철학은 경제적으로 취약한 사람들이 편안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런 방침이 고객들의 쇼핑 경험으로 전달되면서 99센트 온리 스토어는 달러트리, 달러제너럴, 월마트 같은 경쟁사들이 따라잡을 수 없는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형성했고 그들은 수십년간 매장을 지켰다.     경기 침체나 불황이 지속하면 달러 스토어들은 호황기를 맞이했다. 하지만 최근 경기 둔화 속 달러스토어 고객들의 소비패턴은 이를 따르지 않는다.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한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이후 경기둔화가 이어지면서 제품 가격과 상관없이 지갑을 닫아서다. 달러 스토어들은 수익 전망치를 낮췄다.     이는 경기 둔화에 따른 경제적 고통이 저소득층에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지난 2년 동안 식품 인플레이션은 20%가 넘었다. 특히 저소득층의 임금 상승률은 물가 상승 폭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달러 스토어를 이용하던 고객들은 이제 푸드뱅크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99센트 스토어 폐업은 지난 3월 달러트리가 예상치를 밑도는 분기 실적 발표 후 매장의 대거 폐쇄를 발표했을 때보다 충격 여파가 더 크다.  고객의 신뢰와 충성도에도  수입억 달러 규모의 40년 된 회사는 버티지 못했다. 팬데믹 이후 클릭 한 번으로 최저가 상품이 1~2일 사이 집 앞 현관으로 배달되는 빠른 온라인 소매 업체와의 경쟁은 더욱 심화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장벽을 만나면서 아마존, 테무 같은 최저가 상품을 제공하는 온라인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에서 밀려났다. 여기에 인건비와 원자재 가격 상승, 창고 임대비용 급등, 절도 범죄 증가에 따른 수익 손실 등 악재가 겹쳤다. 특히 원자재와 물류비용 증가로 달러 스토어 제품 가격이 평균 30% 이상 오르면서 충성고객들이 발길을 돌린 것도 매출 하락을 부채질했다.     빅랏의 전 대표 마크 밀러는 99센트 온리 스토어 구하기에 나섰다. 그는 창업자 데이비드 골드와 1988년부터 친분을 유지해왔다. 밀러는 자신의 투자자 그룹과 함께 남가주 143개 매장 인수를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전직 99센트 스토어 임원이 포함된 인수팀을 구성하고 확장 보다는 고객들의 쇼핑 경험에 집중할 예정이다. 폐업 세일 이후 약 90일 동안 매장을 닫은 뒤 99센트 온리 등 저가 매장을 유명하게 만들었던 전략을 다시 되살려 충성 고객을 다시 확보하겠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밀러는 다른 어떤 소매 매장보다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한다면 인플레이션 시대 소비자 구매력이 늘어날 것이라고 봤다. 인플레이션에 위축된 소비자가 위로받을 수 있는 99센트 스토어가 다시 LA 아이콘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  이은영 / 경제부 부장중앙칼럼 스토어 온리 온리 스토어 스토어 주차장 매장 물건

2024-04-14

업소 도둑들 소셜미디어로 ‘공개 망신’

절도 피해를 당한 업주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직접 나서고 있어 화제다. 한 업주는 매장 물건을 훔친 절도범의 신상을 SNS에 공개하면서 도난된 물건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21일 NBC뉴스에 따르면 의류업체 ‘키슨(Kitson)’의 업주 프레저 로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매장에서 벌어진 절도 사건들과 용의자 3명의 신상을 공개했다.     그에 따르면 용의자 중 여성 1명은 심지어 인스타그램 팔로워 5만 명이 넘는 인플루언서로 밝혀졌다.     업주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CCTV 영상에서 이 여성은 같이 온 남성에게 진열대에 있던 모자를 건네받은 후 다른 모자와 티셔츠까지 더 집어 본인의 룰루레몬 가방 안에 넣고 그대로 가게를 나갔다.     로스는 용의 여성의 이름과 직장, 자주 가는 장소 등까지 모두 알린 뒤 공개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이 사실이 알려진다면 LA 기업들은 그녀를 사업장에 들이지 않을 수 있다”며 그녀가 포스팅한 마켓 ‘에러원(Erewhon)’의 음료 사진을 언급하며 “에러원, 주의해라. 그녀는 식당 ‘노부’와 모든 고급 레스토랑들을 좋아한다”고 경고까지 했다.     또한 그들이 훔친 모자에 ‘내가 좀도둑처럼 보이니(Do I look like I’m a shoplifter)‘라는 비아냥대는 문구를 넣은 사진까지 올렸다.     로스가 올린 게시물들은 5000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는 등 네티즌들의 관심을 끌었다.     용의자들은 결국 키슨으로 돌아와  훔친 티셔츠 두 장을 돌려줬으며 훔친 모자도 값을 지불했다고 로스는 전했다.     또한 신상이 공개된 다른 사건의 여성 용의자 역시 온라인에 신상이 공개된 이후 훔친 물건값으로 약 1000달러를 배상했다고 말했다.     로스는 “공개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것 같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렇게 할 수밖에 없는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사건이 벌어졌다는 것을 말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도둑질하는 사람을 체포하고 그에 따른 메시지를 널리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절도범 신상 업주 범인 여성 용의자 매장 물건

2024-03-24

설레지 않는 물건은 과감히 버려라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이맘때쯤이면 많은 이들이 다양한 새해 계획을 세운다. 금주와 다이어트부터 여행, 이사, 창업 등 다양한 계획을 구상하는데 여기에 주택 관련 계획도 빼놓을 수 없다. 내 집 장만, 이사 같은 굵직굵직한 것에서 대청소, 지붕 수리 등 다양한 계획을 고민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과 비용은 한정돼 있어 원하는 모든 계획을 실천에 옮기는 것은 쉽지 않을뿐더러 너무 무리한 계획은 오히려 작심삼일로 끝날 수도 있다. 실천 가능하면서도 올 연말 한해를 뒤돌아 봤을 때 뿌듯해 할만한 주택 관련해 새해 결심 또는 계획에 포함시키면 좋은 것들을 알아봤다.     ▶집 청소   매년 새해 결심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집 청소. 이는 대청소일 수도 있고 매일 혹은 주중 청소 계획일 수도 있다. 매년 계절별로 혹은 매일 청소를 하는데도 1년이 지나고 나면 집안은 불어난 물건들로 가득하다. 더욱이 연말연시가 지난면 각종 쇼핑 아이템과 선물들로 집안은 더 복잡해진다. 청소 전문가들은 집안의 묵은 먼지를 털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기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과 입지 않는 옷을 버리거나 기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정리의 여왕'으로 유명한 곤도 마리에는 '청소는 설레지 않는 물건을 버리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고 말한다. '비싸게 주고 사서', '언젠가는 입을 것 같아서' 등 다양한 이유로 1년 넘게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은 과감하게 버리도록 하자. 또 매일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주방 카운터나 베드룸, 거실에 나와 있다면 이 역시도 정리하면 훨씬 집 안이 넓고 깨끗해진다.     ▶주택 안전   눈에 보이는 물건뿐만 아니라 주택 안전 문제도 점검해야 한다. 화재부터 실내 공기 오염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일단 가장 먼저 한국에서도 한때 큰 사회적 이슈가 됐던 라돈(radon) 수치부터 확인하자. 무색, 무취의 가스인 라돈은 폐암 유발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연방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매년 약 2만1000명이 라돈에 노출돼 폐암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EPA에 따르면 15가구 중 1가구는 이 라돈 수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라돈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테스터(radon test kits)는 홈디포, 로우스(Lowe's), 아마존 등에서 10~20달러 안팎에 구입할 수 있다. 또 화재 감지기와 일산화탄소 감지기 설치 또는 점검도 잊지 말아야 한다. 특히 겨울철엔 굴뚝이나 히터 통풍구가 막힐 경우 일산화탄소에 노출될 수 있으므로 일산화탄소 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배터리가 방전됐다면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또 세탁건조기 덕트 청소도 중요하다. 건조 후 남은 섬유 보풀들이 세탁건조기와 연결된 덕트에 쌓이면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방소방청에 따르면 건조기 내 남는 옷감 보풀은 가연성이 매우 높아 연간 1만5000건 이상의 화재 원인이 된다고 한다. 또 1978년 이전에 건축됐거나 그 이후 리모델링을 하지 않는 집이라면 납 페인트(lead paint)와 석면 바닥재 테스트를 해 볼 필요가 있다. 납과 석면은 독성 물질이어서 건강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 이를 제거할 시에는 유해 성분이 공기 중으로 방출되지 않게 처리해야 하므로 전문업체에 의뢰해야 한다.     ▶에너지 절약   친환경, 절전형 주택이라고 하면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거나 절전형 가전제품을 구입하는 것 등을 가장 많이 떠올리지만 이외에도 생활 속에서 실천하면 도움이 되는 것들이 많다. 예를 들어 사용하지 않는 전기 끄기, LED 전구 교체, 빨래를 건조기가 아닌 건조대에 말리기, 외출 시 히터 온도 55도로 낮추기, 사용하지 않는 멀티탭 전원 끄기, 정원에 퇴비 주기 등이 이에 해당한다.     ▶리모델링   새해 계획에서 빠지지 않는 것중 하나가 가족과 친구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 이를 위해 주방이나 거실 공간을 리모델링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주방 리모델링은 캐비닛과 카운터를 업그레이드하면 가장 효과가 크다. 또 정원 데크, 야외 주방 등을 설치하면 언제든 가족, 친구들과 BBQ 파티를 즐길 수 있어 만족도가 크다. 이외에도 가사일을 보다 더 편리하게 해주는 스마트 가전제품부터 온도 조절 및 잠금장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스마트홈 시스템 설치 등도 생활을 한층 더 편리하게 해준다. 만약 장기 여행이나 외출이 잦다면 차고 외벽이나 현관에 스마트 센서와 방범카메라 등을 설치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만약 새해 계획 중 운동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면 홈짐을 만드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남는 침실이 있거나 지하실이 있다면 이를 수리 또는 개조해서 홈짐을 만들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주택 리모델링을 계획한다면  대략적인 예산 및 예산은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계획부터 세워야 한다. 또 제한된 예산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처럼 적잖은 비용을 들여 리모델링을 할 수도 있지만 가구 재배치나 식물 등을 이용해 인테리어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겠다. 또 러그나 쿠션, 주방 러너 혹은 식탁보를 교체하면 집안 분위기 전환에 효과적이다.  이주현 객원기자물건 석면바닥재 새해 계획 세탁건조기 덕트 일산화탄소 감지기

2024-01-03

쇼핑 대행업체들 물건 확보 ‘전쟁 중’

연말 막바지 쇼핑 시즌에 물건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인스타카트 등 배달서비스 업체 쇼퍼들이 카트 전쟁에 직면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할러데이 시즌 배달 서비스 쇼퍼들이 매장을 뛰어다녀야 할 정도”라며 “매장은 고객으로 꽉 차있고 주문한 품목들이 종종 품절되고 더군다나 올해 팁도 좋지 않다”고 최근 보도했다.     막바지 쇼핑 카트 전쟁은 쇼퍼들에게 할러데이 시즌 최악의 시간이다. 우버이츠, 인스타카트 배달 서비스 쇼퍼로 일하는 시아나 워렌은 “할러데이 시즌 모두가 코스코 매장안에 있다”며 “체크아웃을 기다리는 줄이 진열대 통로까지 점령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할러데이 시즌 막바지에 식사를 준비하는 고객은 원하는 식품이 품절되면 심지어 해당 물건 섹션을 제대로 갔는지 재확인까지 한다”고 말했다.     특히 할러데이 시즌 수퍼마켓들이 시즌 상품을 추가하기 위해 새로운 섹션을 만들고 품목을 옮겨 쇼퍼들이 물건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달 초 워렌은 고객이 주문한 장난감 한 개를 찾기 위해 이리저리 매장을 뛰어다녔다. 그는 “장난감 통로가 7개 이상 있었다”며 “많은 양의 물이나 탄산음료 박스가 포함된 할러데이 시즌 주문은 마치 붐비는 매장에서 침대를 옮기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할러데이 시즌 동안 일부 쇼퍼들은 고객들의 월마트 주문을 아예 받지 않는다. 한 쇼퍼는 “매장안에서 카트로 고객이 주문한 물건을 쇼핑하는 것은 마치 범퍼카를 모는 수준”이라며 “제품이 제자리에 있지 않고 셀프계산대 줄도 너무 길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올해 할러데이 시즌 고객의 팁이 특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쇼퍼들은 수십 개 물건을 배달하면서 팁으로 1달러를 받거나 아예 받지 못했다.     고객 주문에 비해 쇼퍼 인력이 부족하자 인스타카트, 도어대시, 우버이츠는 직원 유치를 위해 휴가 보너스와 프로모션을 제공하고 있다. 우버이츠는 할러데이 시즌 열심히 일한 직원들 중 추첨해 수퍼볼 티켓을 선물로 준비했다. 이은영 기자대행업체 쇼핑 쇼핑 대행업체들 물건 확보 막바지 쇼핑

2023-12-25

물고뜯는 유치원생 휴원·퇴학 못시킨다

유치원 아동이 물어뜯고 발로차고 물건을 던지는 과격한 행동을 해도 앞으로 휴원이나 퇴학 조치를 할 수 없다. 아동의 행동을 저지하기 위해 수업이나 프로그램에서 제외하는 조치도 앞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유치원마다 아동들의 행동 교육 문제에 대한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이는 캘리포니아 주가 제정한 취학 전 아동의 퇴학을 금지하는 법(AB2806)에 따른 것으로, 심지어 유치원은 학생이 과격하게 행동한다는 이유로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조기 퇴소를 요구하거나 설득하는 게 금지된다.   새 법은 지난해 제정됐지만 팬데믹으로 문을 닫았던 학교들이 대면 수업으로 돌아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9월 말 새 학년이 시작된 후 가주 교육부가 웹사이트에 관련법을 안내하면서 내용이 공개됐다. 새 법은 올해 말까지 관련 부처에서 시행안을 발표하면 내년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가주 교육부는 최근에 팬데믹 기간 동안 정신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 아동들에 대한 교육이 소홀해지지 않도록 유치원이나 관련 기관을 대상으로 공지를 발송하는 등 대대적으로 홍보도 시작했다.   새 법은 2014년 오바마 행정부에서 시작한 ‘헤드 스타트 프로그램’이 유치원 강제 퇴학을 금지하는 캠페인을 시작한 후 전국에서 일어난 붐과 맞물려 추진됐다. 당시 진행된 캠페인의 주요 타깃은 저소득층 지역의 흑인 아동들이지만 점차 캠페인이 확대되면서 미국 내 다른 29개 주에서 유치원 강제 퇴소 금지법을 속속 도입했다.   다우니에서 유치원을 운영하는 한인 원장은 “3~4세 아동의 행동을 지적하고 가르치려면 말만으로는 쉽지 않다”며 “이전에는 과격한 행동을 하면 주의를 주기 위해 수업에서 제외하거나 따로 공부하게 했지만, 앞으로는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고민하게 된다”고 전했다.   풀러턴에 있는 또 다른 한인 유치원 관계자는 “팬데믹 기간 전후로 보면 학생들의 주의가 많이 산만해지고 행동도 거칠어졌다. 물건을 던지거나 소리를 지르는 행동도 늘었다”며 “이들을 다른 아이들과 함께 가르치면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도 다치는 등 위험에 처할 수 있어 걱정스럽다”고 우려를 전했다.   가주 교육부 웹사이트에 따르면 학교에서 있는 시간의 25% 이상을 사무실이나 교실 밖으로 내보내면 ‘교내 정학’에 해당한다. 또한 프로그램 당일 하루 또는 일부에서 제외할 경우도 정학으로 분리된다.   한편 지난달 미국소아과학회는 유치원 강제 퇴소 경험이 평생에 걸쳐 해를 끼칠 수 있고 유색인종의 아이들, 장애를 가진 아이들, 저소득층 아동이나 학대 및 방임 등으로 부정적인 어린 시절을 경험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장연화 기자 chang.nicole@koreadaily.com물건 퇴학 차고 물건 교육부 웹사이트 유치원 아동

2023-12-04

[우리말 바루기] ‘안되다’와 ‘안 되다’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됩니다!” 지하철 환승 통로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맥락상 경고로 받아들이겠지만 문구 그대로 판단하면 그 장소에선 물건 판매가 잘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주의의 의미를 담고 싶다면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 됩니다!”로 표기해야 바르다. 띄어쓰기 하나로 혼잡한 통로에서 허가 없이 물건을 팔지 말라는 경고문이 된다.   동사 ‘안되다’는 일,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는 뜻이다. ‘잘되다’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요즘 장사가 안되네요”는 장사가 썩 잘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상고온현상과 잦은 가뭄 탓에 마늘 농사가 잘 안돼 걱정입니다”도 날씨의 영향으로 작황이 나빠진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일정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다고 할 때도 ‘안되다’를 사용한다. 형용사 ‘안되다’도 있다.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 근심이나 병으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는 의미다. “그 사람 참 안됐어” “안색이 안돼 보이는구나”처럼 쓰인다.   ‘안 되다’는 ‘되다’의 부정형으로 이해하면 쉽다.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우리말 바루기 현상 물건 물건 판매 요즘 장사

2023-03-16

[미니멀리즘 트렌드] 20불 미만 20분내 구입할 수 있으면 버려라

팬데믹으로 삶과 죽음의 기로에 섰던 현대 인류는 굳이 시니어가 아니더라도 인생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특히 시니어들은 예전에 비해서 한치 앞도 보지 못하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겸허함이 전세대에 비해 강해졌다는 견해가 많다. 최근 삶에 가치를 더하는 아이템만 보관하는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킴벌리 앤더슨씨는 14살 때부터 사 모은 세븐틴(Seventeen)과 보그(Vogue) 잡지를 모두 가지고 있다. 애정이 담겨 있는 수많은 물건과 옷을 치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킴벌리씨와 남편은 3500스퀘어 피트의 집을 팔고 900스퀘어 피트의 콘도로 이사하면서 다운사이징을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어수선하지 않고 깔끔한 라이프스타일을 배웠다.   그린나 백씨는 더 극단적이다. 오래된 잡지를 정리하면서 시작해 옷장에 들어갈만큼의 옷만 남기는 것에 도전했다. 이어서 주방 용품과 수건을 깔끔히 치웠다.     이들은 소유한 물건을 줄이면서 몸도 가벼워졌다고 자랑한다. 이런 미니멀리즘 추세는 특히 펜데믹 기간 동안 크게 유행했다. 이들은 무엇이 실제로 삶에 가치를 더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했다. 정리 과정에서 과분한 물건을 많이 가지지 않고 목적에 부합하거나 기쁨을 주는 것만 소유하려고 노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미니멀리스트에 따르면 보관과 공간이 필요하며 이는 정신적, 심리적 스트레스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에 따르면 물건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삶에 가치를 더하는 물건은 보관하고 그렇지 않은 물건은 폐기하는 것이다. 다음은 전문가의 몇 가지 조언이다.   ▶가치   어떤 사람은 더 많은 재정적 자유를 위해 구매 습관을 그만두고 싶어하는 반면, 다른 사람은 더 적은 품목을 관리하고 가족 및 친구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를 원한다.   ▶비상용품   미니멀리스트에게 '만약에'는 가장 마음에 걸리는 단어다. 집안을 둘러보면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에 필요할 물품을 보관한다. 무려 수천 개나 된다. 이러한 물품은 필요한 경우  일반적으로 20달러 미만으로 20분 이내에 구할 수 있다. 예외는 응급 처치 키트와 같은 비상 품목으로 항상 찾기 쉬운 곳에 둬야 한다.     ▶사진과 종이류   역설적이지만 절약을 줄여야 삶이 가벼워진다. 온라인에서 볼 수 있는 청구서와 명세서, 오래된 신문과 잡지는 스캔하고 원본을 버린다. 사진을 찍어 디지털 버전을 만든다. 필요할 때 다시 프린트하지 않기 위해서 쌓아둔 것은 절약이 아니고 방치였다.   ▶실제 쓰레기   집안 쓰레기를 비우는 것이 정리 정돈의 시작이다. 휴지통을 비우고 파쇄하려고 했던 서류 더미를 파쇄하고 주방 카운터에 쌓인 정크 메일을 치운다.     ▶파손품   좋아했지만 이미 부서진 머그잔이나 부서진 목걸이를 보낼 때다. 손상된 물건은 정직하게 버리라. 뒀다가 판매하려는 생각이 있더라도 똑같다. 부품이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터버웨어는 뚜껑이 없는 경우 재활용 쓰레기통에 버려야 한다.     ▶여분 물품   항상 사용하지만 여분으로 갖고 있는 물품은 궁극적으로 얼마나 갖고 있어야 하는지 결정해 둬야 한다. 여기에는 커피 컵, 계량 컵 및 숟가락, 나무 숟가락, 철사 거품기, 핸드백, 선글라스,  펜이 포함된다.     ▶절대 안쓰는 것   없다고 가정하고 삶에 도움이 안된다면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여기에는 어떤 향신료와 소스, 안 맞아서 불편한 신발, 빈 프레임 및 용기, 이미 읽었거나 읽을 계획이 없는 책, 자질구레한 물건, 공짜 또는 선물을 받았지만 좋아하지 않는 물품은 치워야 한다.     ▶잊혀진 취미 물품   이전에 가졌던 취미에 대해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사용하지 않는 관련 자료는 없애는 게 좋다. 뜨개질 도구와 재료를 모아 한 번 해보고 마음에 들지 않았을 수 있다. 만약 취미 자료를 발견하고 마무리하고 싶다면 계속 진행한다. 결코 다시 시작하지 않을 그림 그리는 취미를 위해 붓을  보관할 필요는 없다.     ▶과거 아이템   더 이상 반려견을 키울 계획이 없다면 개 침대, 그릇, 목줄을 치워야 한다. 이미 은퇴했다면 대부분의 전문복과 사무용품을 없애라. 현재 생활에 도움이 되는 항목을 위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하라.     ▶유효기간 지난 것   여기에는 약물, 음식 및 화장품이 포함된다. 정돈할 동기를 찾을 수 없다면 건강을 위해서 정리해야 한다. 잘못된 화장을 하면 눈 충혈, 홍반, 혹, 발진 심지어 물집과 붓기로 이어질 수 있는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유효 기간이 지난 약은 적절하게 폐기하고 안전을 위해 오래된 음식도 버려야 한다.     ▶나쁜 기억   기분이 좋지 않았던 항목을 없애라. 기억이 좋지 않은 시간의 사진, 더 이상 친구가 아닌 친구의 선물 또는 전 애인의 선물을 처분하라. 새로운 경험과 사람을 만나기 위해 공간을 비워야 한다.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나 크레이그리스트 등에 판매하거나 기부하라.     ▶맞지 않는 옷   많은 사람이 더 이상 몸에 맞지 않는 고교시절 스키니 진이나 티셔츠를 갖고 있다. 옷장은 당신이 입지 않을 것을 알고 있는 옷을 버리는 장소가 아니라 입고 싶은 옷을 보관하는 곳이다.     ▶디지털 잡동사니   디지털에서도 쌓일 수 있다. 듣지 않는 팟캐스트 구독을 취소하고 아이튠스에서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삭제하라. 저장하고 액세스하지 않은 문서나 필요하지 않은 이메일은 휴지통으로 보내라. 사용하지 않는 이메일과 더 이상 팔로우하고 싶지 않은 소셜 미디어 구독을 취소하라. 시간과 에너지를 소모하는 앱과 더 이상 신경 쓰지 않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삭제하라.     ━   건강을 나쁘게 하는 잡동사니     물건이 너무 많고 정리되지 않은 것은 단순히 어지럽히는 것 이상으로 문제다. 스트레스 수준과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 수많은 연구에서 잡동사니의 영향이 불안과 우울증에 영향을 끼치고 건강한 습관에 나쁘다는 것이 밝혀졌다. 수면 연구에 따르면, 어수선하고 지저분한 침실이 수면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지저분한 주방이 사람들로 하여금 건강에 해로운 음식을 선택하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9년 연구에서도 어수선한 가정 환경에 사는 여성은 더 정돈된 공간에 사는 여성보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정리정돈은 단지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건강을 개선할 수 있다.  장병희 기자미니멀리즘 트렌드 구입 물품도 보관과 공간 취미 물품 물건 공짜

2023-02-05

[오늘의 생활영어] (something) is on its last legs; (물건의) 수명이 거의 다 되다

Ally and Tom are talking about their car. (앨리와 톰이 차에 대해 말하고 있다.)   Ally: I think our car is on its last legs.   앨리: 우리 차도 수명이 다 됐나 봐.   Tom: You’re right. It's been acting up all winter.   톰: 맞아. 겨울 내내 속을 썩였어.     Ally: When it broke down yesterday it was the last straw.   앨리: 어제도 고장이 났는데 더 이상은 안되겠어.   Tom: The mechanic that looked at it said it would be expensive to repair.   톰: 정비사가 차를 보더니 수리비가 많이 나올 거래.   Ally: That means we have a difficult decision.   앨리: 힘든 결정을 해야 된다는 말이네.     Tom: Yeah. Do we spend money on our old car or buy another one?   톰: 응. 이 차를 고쳐야 하나 아니면 새로 사야 하나?   Ally: Maybe we should start looking at used cars.   앨리: 중고차를 알아봐야 할 것 같아.   Tom: Before we do that we should check our financial situation.   톰: 그러기 전에 재정 상태를 따져 봐야지.   Ally: Then let’s do it now.   앨리: 그럼 지금 하자.   Tom: Good idea. We need to make a decision soon.   톰: 그게 좋겠다. 빨리 결정해야 하니까.     ━   기억할만한 표현     *act up: 기계가 갑자기 오작동하다.   "The photocopier has been acting up all day." (복사기가 하루 종일 말을 안들어요.)   *break down: 고장 나다.   "The elevator broke down so we walked up the stairs." (승강기가 고장 나서 계단으로 올라갔어요.)     *the last straw: 더는 참을 수 없게 만드는 것.   "Making me work on Friday was the last straw." (금요일에 일하라니 더는 못 참아요.)오늘의 생활영어 legs 물건 tom are acting up last straw

2022-12-18

[글마당] 한 물건에 집착하는 아이와 나

나는 집에서 다운 조끼를 입고 있다가 더우면 벗어서 의자에 깔고 앉는다. 방을 옮길 때도 끼고 다닌다. 잠자리에도 조끼를 앞으로 입고 껴안고 잔다.     지난밤 자다가 몸이 으스스했다. 내 가슴에 조끼가 없다. ‘그냥 자자’며 나를 다독였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일어났다. 다운 조끼를 찾아서 앞에 걸치고 부드러운 촉감을 만지다가 옛 생각에 빠졌다.     작은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부드러운 하늘색 담요를 항상 끼고 놀았다. 어딜 가든 그 담요를 질질 끌고 나가려고 했다. 담요는 색이 바래고 낡아졌다. 아무리 유사한 새것을 줘도 막무가내였다. 감추고 주고를 반복하다가 촉감이 같은 갈색 곰 인형을 사줬다. 한동안은 그 담요를 찾다가 포기했는지 곰 인형을 끼고 조용해졌다.     곰 인형도 낡고 더러워졌다. 삐져나온 속살 꿰매기를 서너 번. 더는 수리가 불가능해져 벽장 속에 감췄다. 아이는 찾고 나는 주기를 반복하다가 쓰레기통에 버렸다. 몇 날 며칠 쓰레기통을 뒤지며 곰 인형을 찾는 아이를 보며 무척 후회했다.     그 이후 곰 인형 대신인지 아이는 겨드랑이의 보드라운 살을 수시로 만졌다.     “또 만져. 너 혹시 겨드랑이 만지작거리는 것이 엄마가 곰 인형을 버려서니?”     “형이 하도 난리 쳐서 엄마가 형에게만 집중했잖아요. 그래서 나는 엄마를 힘들게 하지 않으려고 곰 인형하고 조용히 있었어요.”     “저런 미안해라. 곰이 너무 낡아서 위생상 안 좋아서 버렸어. 엄마 아빠는 너를 형과 똑같이 사랑했잖아?”     “네 알아요.”   아이의 말이 맞다. 큰아이는 수시로 먹겠다고 울며 내 곁을 떠나지 않아 키울 때 무척 힘들었다. 내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말라서 움푹 팬 내 쇄골도 잡고 매달렸다. 계속 뛰고 달리는 아이가 다칠까 봐 온 정신은 큰아이에게 있었다.     작은아이는 배 안에서 발길질도 하지 않고 얌전하더니 태어나서도 보채지 않았다. 아이가 보챈 것은 담요와 곰 인형을 감추고 주지 않았을 때뿐이다. 아이는 자라면서 소리 없이 움직이며 애교 섞인 유머로 집안 식구를 웃긴다.     “엄마는 네가 화내는 것을 보지 못했다. 어떻게 사람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니?”     “엄마, 화를 내서 돈이 생겨요? 쓸데없이 왜 화를 내요.”     무언의 반항인가?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곰 인형 사줄게. 엄마를 용서해라.”     “아니에요. 이젠 괜찮아요. 나이키(프렌치 불도그)가 있잖아요. 나이키는 예전에 내 곰을 닮았어요. 정말 사랑스러워요. 나는 나이키만 있으면 돼요.”   내가 다운 조끼를 입고 매만지며 자듯이 아이도 나이키를 배 위에 올려놓고 살살 만지면서 잔다. 그때 내가 왜 아이의 소중한 담요와 곰 인형을 버렸을까? 후회한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 잠을 설쳤다. 이수임 / 화가·맨해튼글마당 물건 집착 다운 조끼 엄마 아빠 하늘색 담요

2022-12-16

"절실한 한미동맹, 주님께 의지합니다"

    제 17회 워싱턴 한미국가조찬기도회(고문 류응렬 목사 회장: 윤필홍 이사장: 서옥자) 가 15일 오전 7시 센터빌에 위치한 와싱톤중앙장로교회에서 개최됐다.   올해의 주제는 “주님만 의지합니다 (In God We Trust 시편 56:11)”로 윤필홍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하나님의 편에 서서 기도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시기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도 우리는 미국과 한국을 위해 그리고 세계 다른 국가들, 월드 미션, 그리고 우리 가족들, 후세대들을 위해 계속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한미 양국 대통령이 전달한 메세지가 낭독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제 17회 한미국가조찬기도회의 개최를 축하한다. 새로운 도전과제들이 산적한 오늘날, 한반도를 포함해 평화롭고 번영하는 세상을 위해 우리는 함께해야 하고 기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도 “전례 없는 도전 앞에서 자유, 인권, 법치와 같은 핵심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연대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한미동맹은 이러한 국제적 연대의 모범이다. 하나님의 은총과 축복이 한미동맹의 발전과 전 세계 자유와 평화를 염원하는 모은 이들에게 닿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기조연설자로 한국에서 초대되고 서옥자 이사장의 소개로 강단에 선 김상복 목사는 “하나님이 미국이라는 친구를 한국에 선물로 줌으로써 한국에 복음이 전해져 인구의 20%가 기독교인 나라가 됐다. 또한 미국은 한국에 학교를 세워 한국인들에게 현대교육을 시켰고, 이로써 오늘의 한국은 전세계에서 교육수준이 최상위인 국가가 됐다"고 역설했다. 또한 김 목사는 "(미국은) 일본의 항복을 받아내 한국은 독립을 선물로 받았다. 북한의 침략에서도 한국을 보호해줘 자유민주주의국가로 설 수 있게 도와줬으며, 한국 물건을 수입함으로써 한국의 경제가 일어설 수 있게 해줬다. 마지막으로 미국은 한국 이민자들을 받아줬다. 이런 특별한 우정을 허락하신 것은 바로 하나님”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워싱턴 한미국가조찬기도회에는 권세중 총영사, 챕 피터슨 상원의원, 마크 장 메릴랜드 주의원, 필 베나 교수 등이 참석해 축사를 전했다. 워싱턴 한미국가조찬기도회는 워싱턴 지역에서 성도와 교회들이 함께 모여 나라와 열방, 특히 한국과 미국을 위해 기도하는 기독 단체다. 특히 한국과 미국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뜻과 그분의 말씀인 성경적 가치관을 위해, 한반도의 복음 통일을 위해, 한미 양국의 더 강한 상호 관계를 위해, 열방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한다.  김정원 기자 kimjungwon1114@gmail.com미국 한미동맹 기조연설자로 한국 한국 이민자들 한국 물건

2022-10-17

[오늘의 생활영어] keep an eye on (someone or something); (사람이나 물건을) 신경 써서 지켜보다

(Nancy is talking to her husband David…)   (낸시가 남편 데이비드에게 말한다…)     Nancy: David, would you come in the kitchen please?   낸시: 데이비드, 부엌으로 좀 와 볼래요?   David: (Walking in) What is it?   데이비드: (부엌으로 오며) 뭔데?   Nancy: Would you keep an eye on the rice?   낸시: 밥하는 중인데 봐 줄래요?   David: Where are you off to?   데이비드: 어디 가려고?   Nancy: I’m going to Carol’s house across the street.   낸시: 길 건너 캐롤 집에 가려고.   David: Why are you going there?   데이비드: 거긴 왜?     Nancy: She has a chocolate cake recipe. I want to try tonight.   낸시: 초콜릿 케이크 레시피가 있어. 오늘 밤에 만들어 보려고.   David: And while you’re there you’ll have some girl talk.   데이비드: 간 김에 수다도 떨려고 그러지.   Nancy: How did you guess?   낸시: 왜 그렇게 생각해?     David: Because you can just as easily call her on the phone and get her recipe.   데이비드: 그냥 전화해서 레시피를 받을 수도 있는데 굳이 가니까.     ━   기억할만한 표현     * where is (one) off to?: 어디 가는 거죠?     "Where are you off to? You just got home five minutes ago."     (어디 가려고? 집에 온 지 5분 밖에 안됐는데.)   * girl talk: 여자들의 수다.     "We stayed up late last night sharing girl talk."     (어제 우린 밤 늦도록 수다를 떨었다.)   * (one) can just as easily … : …해도 쉽고 빠르다.   "Why drive to the market? You can just as easily walk."     (왜 마켓에 차를 몰고 가? 걸어가도 되는데.)오늘의 생활영어 물건 신경 데이비드 부엌 남편 데이비드 girl talk

2022-10-11

[우리말 바루기] ‘안되다’와 ‘안 되다’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됩니다!” 지하철 환승 통로에 이런 글귀가 붙어 있다. 어떻게 해석해야 옳을까?   맥락상 경고로 받아들이겠지만 문구 그대로 판단하면 그 장소에선 물건 판매가 잘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친절한 안내문이 아니라 주의의 의미를 담고 싶다면 “여기서 장사를 하면 안 됩니다!”로 표기해야 바르다. 띄어쓰기 하나로 혼잡한 통로에서 허가 없이 물건을 팔지 말라는 경고문이 된다.   동사 ‘안되다’는 일, 현상, 물건 따위가 좋게 이루어지지 않다는 뜻이다. ‘잘되다’의 반대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경기가 좋지 않아서 요즘 장사가 안되네요”는 장사가 썩 잘되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상고온현상과 잦은 가뭄 탓에 마늘 농사가 잘 안돼 걱정입니다”도 날씨의 영향으로 작황이 나빠진다는 고민을 털어놓은 것이다.   사람이 훌륭하게 되지 못하다, 일정한 수준에 이르지 못하다고 할 때도 ‘안되다’를 사용한다. 형용사 ‘안되다’도 있다. 섭섭하거나 가엾어 마음이 언짢다, 근심이나 병으로 얼굴이 많이 상하다는 의미다. “그 사람 참 안됐어” “안색이 안돼 보이는구나”처럼 쓰인다.   ‘안 되다’는 ‘되다’의 부정형으로 이해하면 쉽다.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우리말 바루기 현상 물건 물건 판매 요즘 장사

2022-10-02

전단지는 '필수' 10센트라도 싼 곳으로

계속된 물가상승으로 식료품 가격이 크게 오르자 각 슈퍼마켓의 제품가격을 비교해 더 저렴한 곳을 찾아 물건을 구매하려는 한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베이뷰에 거주하는 주부 정우민씨(38세)는 토론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물가가 많이 올라 몇가지 물건만 사도 가격이 금방 100달러를 넘어간다"라며 "돈을 절약하기 위해 집에서 멀더라도 할인행사를 하는 물건이 많은 마트를 찾아가서 장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인들의 소비성향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 현상 때문이다.   캐나다의 물가상승률은 지난 6월에 조사에서 8.1%를 기록해 4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지난 7월에는 7.6%를 보이며 높은 물가상률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현지인들의 주식인 빵과 밀가루 제품의 가격은 한 달 만에 13.6%나 올랐으며 계란과 과일 같은 식료품도 각각 15.8%, 11.7%로 상승했다.   연방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을 위해 기준 금리를 올해 초 0.25%에서 2.5%까지 2.25%가량 올렸으나 물가 안정보다는 경기침체라는 우려만 낳고 있다.   경기 침체 분위기가 이어지자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한인들은 슈퍼마켓에서 매주 발행하는 전단지를 꼼꼼히 비교해 장을 보러 나서고 있다.   노스욕에 사는 한인 유학생 정모군(25세)은 "최근 환율이 크게 올라 집에서 보내주는 환전금이 줄어들었다"라며 "여기에 물건 가격까지 올라 장을 볼 때마다 부담스럽다"고 전했다.   이어 "최대한 비용을 아끼고자 각 마트에서 발행하는 전단지나 주간지에 나와있는 할인행사 물품을 확인하고 가격을 비교한 뒤 10센트라도 더 싸게 판매하는 곳으로 가서 장을 본다"고 덧붙였다.   토론토 다운타운에 거주한다는 직장인 박씨(35세)도 "코스트코처럼 대용량 제품을 판매하는 곳을 주로 이용했는데 몇가지 사다보면 금방 몇백불이 나와 이제는 집앞 마트에서 할인하는 제품을 조금씩 사서 요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여론조사 전문기관 앵거스 리드가 8월 초 캐나다 주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0%가 지난 몇 달 동안 생활비 지출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여가 및 취미 생활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인 주민들도 57%로 집계됐으며 주민 25%는 자선단체 등에 대한 기부를 중단하거나 기부금 액수를 줄였다고 밝혔다.   한편, 연방중앙은행이 오는 9월 기준 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물가안정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김원홍 기자전단지 고물가 캐나다 주민들 할인행사 물품 몇가지 물건

2022-09-01

[우리말 바루기] ‘개나리봇짐’

물건 가운데 특이하게도 ‘개나리’란 이름이 들어간 ‘개나리봇짐’이 있다. 이는 맞는 말일까? 언뜻 개나리 꽃구경을 하면서 짐을 둘러메고 가는 모습을 연상하며 이것이 맞는 말로 생각하기 십상이다. 실제로 메고 다니는 가방을 ‘개나리봇짐’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다. ‘개나리봇짐’이란 상호도 있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개나리봇짐’이 아니라 ‘괴나리봇짐’이 맞는 말이다. ‘괴나리’ 발음이 불편하다 보니 ‘개나리’라 발음하면서 ‘개나리봇짐’이란 말이 쓰이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괴나리봇짐은 걸어서 먼 길을 떠날 때 보자기에 싸서 어깨에 메는 짐을 가리킨다. 특히 옛날 과거를 보러 갈 때 이 괴나리봇짐을 메고 다녔다고 한다.   ‘괴나리’의 어원에 대해선 확실하게 밝혀진 바 없다. 어떤 사람은 ‘끈 늘이 봇짐’에서 ‘끈 늘이’가 ‘끈느리’가 되고, 이것이 ‘끠느리’로, ‘긔느리’로 변하면서 최종적으로 ‘괴나리’가 됨으로써 ‘괴나리봇짐’이 된 것이라 추측하기도 한다.   ‘괴나리’의 ‘괴’ 발음이 어려워 ‘개’로 하듯이 비슷하게 잘못 발음하는 것이 적지 않다. 대체로 ‘ㅚ’나 ‘ㅟ’ 발음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대표적인 것이 ‘방귀’를 ‘방구’라 하는 것이다. ‘뼈다귀’를 ‘뼈다구’, ‘아귀’를 ‘아구’라 하는 것도 이런 유형이다. 우리말 바루기 개나리봇짐 개나리 꽃구경 옛날 과거 물건 가운데

2022-08-26

고물가 시대 중고 알뜰 거래 활기

#최근 이수진씨는 아동 전집 전권을 온라인 중고 사이트에 올렸다.판매는 30분 만에 끝났다. 이번 달 이씨가 중고 물건을 판매해 벌은 금액은 총 490달러. 구매 가격보다 70% 할인된 가격으로 내놓으면서 바로 판매가 되고 있다.     #최진하씨는 필요한 물건 목록을 정해 놓고 몇 곳의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쇼핑한다. 한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마켓플레이스를 함께 이용하면 필요한 품목을 최저가로 구매할 수 있다. 최씨는 새것 같은 중고거래 물건을 70~8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으로 소득이 상대적으로 감소하고 물가 상승으로 지출이 증가하면서 중고 거래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지역 기반 그룹 단체 채팅방, 소셜네트워크 서비스, 미디어 커뮤니티 등 온라인 플랫폼에서 중고 제품 거래가 활기를 띠고 있다.   온라인 쇼핑이 증가하면서 중고거래도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최근 가장 활발하게 중고 거래가 이뤄지는 곳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단체 채팅방이다.     토런스와 오렌지카운티 지역을 중심으로 모인 단체 채팅방에는 각각 1700여명, 700여명의 한인이 모여 있다.     이곳은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비즈니스 홍보, 음식배달, 구인, 건강정보, 학원, 렌트, 집수리, 가전 수리, 육아 도우미 등 하루에도 수십건의 메시지가 쏟아진다.     이중 가장 빠른 반응을 보이는 것은 중고 거래다. 새것 같은 상태의 중고 물품이 초저가에 올라오면 몇십분 안에 판매가 완료된다.     기존에도 수많은 온라인 커뮤니티 중고 거래가 있었지만 지역 기반 중고 거래는 말 그대로 이웃끼리 믿고 거래하는 서비스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지역 그룹 단체 채팅방에 올라오는 중고 제품은 중고라고 하기에는 대부분 상태가 좋고 새것 같은 제품도 있다.       양문 냉장고는 200~300달러, 2번 사용한 매트리스 100달러, 킹베드 풀세트 300달러, 하이킹 백팩 4개 30달러, 아이키아 램프 20달러 등 제품 가격은 상태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대체로 초저가다. 아동 옷, 수영복, 가전제품, 식탁, 책 등 중고 물품을 무료 나눔을 하는 사람도 많다.     이곳에서 중고 물건을 판매한 이지수씨는 “프렌치 냉장고를 구입하면서 기존 냉장고를 빨리 치우고 싶어 무료로 내놓았다”며 “가지러 온 사람이 감사하다며 100달러를 주고 갔다”고 말했다.     중고 거래가 급증하면서 소형 이삿짐 업계도 바쁘다. 자동차에 싣기에는 크고 이삿짐센터에 맡기기에는 부담스러운 중고 가전이나 가구를 구입하는 경우 이용하고 있다.     소형이삿짐 업체 G파워의 박디도 대표는 “올해 들어 중고 가구와 가전 이사 요청이 급증했다”며 “새것 같은 침대, 냉장고, 소파, 식탁 등을 주로 배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소형 이사 비용은 LA와 오렌지카운티 이동 기준 150~200달러다.       박 대표는 “올해 개스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소형이사 비용도 상승했다”며 “배달하는 중고 제품 가격이 저렴해 때로는 운반비보다 싼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고거래가 급증하는 이유는 인플레이션 영향 뿐만 아니라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열풍이 불면서 중고거래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중고 거래 업계 관계자는 “인플레이션으로 생활비를 절약하기 위해 올해 들어 중고 거래가 급증했다”며 “중고 제품 사용에 거부감이 줄고 중고 제품 사용이 지구환경을 돕는다는 인식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이은영 기자중고물가 중고 중고거래 물건 중고거래 사이트 중고 거래

2022-07-25

[J네트워크] 한 사진작가의 깨달음

집에 불이 났다. 소중한 목숨 외에 꼭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방·거실·부엌 등에 있는 수많은 물건들 가운데 절대로 화마에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 벨기에 출신 사진작가 바바라 이반스(Barbara Iweins)가 제안하는 상상이다.   40대 중반인 이반스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계기는 11번의 지긋지긋한 이사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물건들을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기는 것을 반복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집에 있는 모든 것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15시간, 총 4년 넘는 기간에 걸쳐 자신과 세 아이가 소유한 크고 작은 물건들의 사진을 찍고 색상·재질·사용빈도를 구분해 엑셀 파일로 정리했다. 옷·신발·책·주방 용품은 물론 자신이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었던 항불안제까지 총 1만2795점에 이른다.     그녀는 지금 이 방대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9월 말까지 개최하는 유럽 최대의 사진 축제 ‘아를 국제사진전(Rencontres d’Arles)’에 선보이고 있다. ‘카탈로그’(Katalog)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출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현대 미국 가정에 들어가 있는 물건의 숫자는 대략 30만 점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있다는 사실조차 잊혀졌을 것이다.     인터넷에는 빽빽하게 들어찬 옷장 앞에서 ‘입을 옷이 하나도 없다’(I have nothing to wear)고 투덜대는 움짤(움직이게 한 재미있는 사진이나 그림)들이 넘쳐난다. 거기에 비교하면 이반스 작가가 소유한 물건 개수는 아주 양호한 편이다.   주로 인물 사진을 찍던 이반스가 이 작업을 통해 얻은 통찰이 궁금해 그녀를 SNS로 인터뷰했다. 이반스는 수년간 진행한 이 작업을 통해 “가진 물건의 1%만이 나에게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그 물건들에 대한 애정이 강해져 잃어버리거나 부서질까 봐 더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었다”고 답했다. 또 “그 외의 99%는 불타버려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이라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주변에 넘쳐나는 물건들의 정리를 통해 치유의 시간으로 삼으며, 또 그것을 사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7월로 접어들면서 마음이 다급해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불과 6개월 전엔 새로 출발하는 기분이었는데 어느새 반년이 지나가고 2023년까지 160여일밖에 남지 않았다.     일상에 바쁜 현대인들이 이반스처럼 자신의 소유물을 모조리 파악하고 정리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집요했던 프로젝트를 통해 소유하기에만 바빴던 주변의 사물들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안착히 글로벌협력팀장J네트워크 사진작가 깨달음 바바라 이반스 물건 개수 이반스 작가

2022-07-20

[J네트워크] 한 사진작가의 깨달음

집에 불이 났다. 소중한 목숨 외에 꼭 지켜야 할 것은 무엇일까. 방·거실·부엌 등에 있는 수많은 물건들 가운데 절대로 화마에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은 무엇일까. 벨기에 출신 사진작가 바바라 이반스(Barbara Iweins)가 제안하는 상상이다.   40대 중반인 이반스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된 계기는 11번의 지긋지긋한 이사 때문이라고 한다. 그녀는 자신의 물건들을 이 집에서 저 집으로 옮기는 것을 반복하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며 집에 있는 모든 것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15시간, 총 4년 넘는 기간에 걸쳐 자신과 세 아이가 소유한 크고 작은 물건들의 사진을 찍고 색상·재질·사용빈도를 구분해 엑셀 파일로 정리했다. 옷·신발·책·주방 용품은 물론 자신이 복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었던 항불안제까지 총 1만2795점에 이른다.     그녀는 지금 이 방대한 프로젝트의 결과물을 9월 말까지 개최하는 유럽 최대의 사진 축제 ‘아를 국제사진전(Rencontres d’Arles)’에 선보이고 있다. ‘카탈로그’(Katalog)라는 제목의 책으로도 출간했다.   LA타임스에 따르면 현대 미국 가정에 들어가 있는 물건의 숫자는 대략 30만 점이라고 한다. 그 가운데 상당수는 있다는 사실조차 잊혀졌을 것이다.     인터넷에는 빽빽하게 들어찬 옷장 앞에서 ‘입을 옷이 하나도 없다’(I have nothing to wear)고 투덜대는 움짤(움직이게 한 재미있는 사진이나 그림)들이 넘쳐난다. 거기에 비교하면 이반스 작가가 소유한 물건 개수는 아주 양호한 편이다.   주로 인물 사진을 찍던 이반스가 이 작업을 통해 얻은 통찰이 궁금해 그녀를 SNS로 인터뷰했다. 이반스는 수년간 진행한 이 작업을 통해 “가진 물건의 1%만이 나에게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그 물건들에 대한 애정이 강해져 잃어버리거나 부서질까 봐 더 조심스럽게 다루게 되었다”고 답했다. 또 “그 외의 99%는 불타버려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을 것이라는 깨달음도 얻었다”고 덧붙였다. 주변에 넘쳐나는 물건들의 정리를 통해 치유의 시간으로 삼으며, 또 그것을 사진 예술로 승화시킨 작가의 말에 공감이 간다.   7월로 접어들면서 마음이 다급해진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불과 6개월 전엔 새로 출발하는 기분이었는데 어느새 반년이 지나가고 2023년까지 165일밖에 남지 않았다.     일상에 바쁜 현대인들이 이반스처럼 자신의 소유물을 모조리 파악하고 정리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집요했던 프로젝트를 통해 소유하기에만 바빴던 주변의 사물들을 찬찬히 돌아보면서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하는 가치를 재점검하는 계기로 삼으면 어떨까. 안착히 / 글로벌협력팀장J네트워크 사진작가 깨달음 바바라 이반스 물건 개수 이반스 작가

2022-07-18

[삶의 뜨락에서] 다락방 청소

 한옥의 여러 공간 중 다락방은 무척 재미있는 공간이다. 대부분의 방이나 마루 부엌 등이 모두 드러나 보이는 공간이지만 다락방은 닫혀있는 문을 열고 굳이 힘들여 올라서야 눈앞에 열리는 숨어있는 장소다. 공개된 집안에 보이게 놓아둘 수 없는 것들이 숨어드는 곳이다. 지극히 비밀스럽게 숨겨 놓을 것은 아니지만 눈에 띄지 않게 감추어 놓고 싶은 물건들이 자리 잡는 곳이다.   때로는 아이들의 은밀한 놀이장소가 되어주는 곳이다. 어른들의 눈에 띄지 않고 방해받지 않으며 소곤소곤 아이들만의 가지가지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다채로운 이야기를 품고 있는 이런저런 물품들이 살짝 먼지를 머금고 자리 잡고 있어 아이들 혹은 어른들도 먼지를 털고 찾아내는 아련한 기억과 상상을 불러오는 그래서 재미있는 공간이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지만 어느 시절 요긴했고 어느 날에는 반짝거릴 수 있는 그런 물건들이 다락방에 자리 잡고 있다. 어떤 사람은 가끔 마음이 질서 없어질 때 다락방에 올라 그곳에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한때 애틋했던 애장품을 만지고 바라보고 하며 마음을 추스른다고 말한다. 그래서 특별한 공간이다. 별로 방해받지 않고 어둠 속에 앉아 어떤 멍한 생각에 잠겨 있기에 좋은 곳이다. 살다 보면 우리의 삶이라는 어떤 공간 속에도 다락방 같은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지금은 아니야” 하며 마음이 향하지만 잠시 숨겨놓기도 하고 지난날 잊히지 못하는 혼자만의 무엇을 넣어두는 곳이기도 하다. 누구에게도 드러내 말하지 못하는 혼자만의 귀중한 추억이나 희망이나 바램 그리고몰래한 사랑 같은 것을 마음속 어느 한 쪽에자리 잡게 하는 다락방 같은 것이 있어 때로는 그것으로 힘든 세상살이를 견디어 낸다. 아무도 모르는 자기만의 특별한 것 저장소가 다락방이 되어 마음속에 은밀하게 자리하고 있어 그래서 재미있는 다락방이 된다.   3월의 시간 속에 있으면서 봄이라는 계절과 만난다. 수북하던 삭아버린 낙엽 더미를 헤치고 봄꽃의 새싹들이 쑥쑥 자라 오르고 있다. 지난해의 묵은 것들을 보내고 새로운 기운이 새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 먼지를 청소하고 반짝반짝하게 하여 새날을 준비하는 모양새이다. 봄이라는 계절은 청소를 해야 하고 청소하기 좋은 시간이 된다. 움츠리며 저 구석에 던져놓았던 소망의 보자기를 펼쳐보는 시간이다. 다락방 그곳의 작은 창문을 열고 봄냄새를 들이고 먼지를 털고 숨어있던 것들을 다시 끄집어내 제자리를 찾아주는 일을 해야 한다. 지난해에 이런저런 제약으로 잠시 던져놓았던 것들을 찾아내어 제 모습 제 숨결을 찾아주어야 하는 때가 돌아왔다. 마음속 다락방에 숨겨 놓았던 우리의 소망과 꿈을 깨워서 싹을 내고 푸른 기운을 담아 새롭게 잊었던 세계로 나가야 하는 다락방 청소의 계절이다.   봄맞이 대청소를 하다 보면 마음이 개운해지고 집 안 구석구석이 새로운 기운으로 채워지고 우중충하던 집이 제 색깔을 찾고 빛이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락방은 더욱 그렇다. 일 년 내내 햇빛 한번 들기 어렵지만 봄맞이 청소를 거치면서 햇볕을 담아와 뿌린 듯 환해지고 보다 쓸모있는 공간이 되어버린 기분이 절로 든다. 실제로도 그렇다. 정말 쓸데없는 것은 버리고 “아 이것이 여기에 있었네” 하며 뜻밖에 발견한 것을 닦고 광내고 하여 집안에 요긴한 물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아직은 아니야” 하며 미루어 놓았던 다락방 물건 같은 어느 날의 꿈을 꺼내어 세상을 향하여 나서게 하는 마음속 다락방 청소도 봄날을 맞아 해야 할 일인 것 같다. 한옥 다락방이 재미있는 공간인 것처럼 우리 마음속 다락방이 정말로 우리들의 재미있는 곳이 되어야 봄날이 재미있어 질듯하다. 안성남 / 수필가삶의 뜨락에서 다락방 청소 다락방 청소 마음속 다락방 다락방 물건

202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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