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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사체 제거 7년내 민원 최다

올해 LA시에서 동물 사체 제거 민원이 7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현재 포화상태인 LA시의 동물보호시설들의 상황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3일 크로스타운은 민원서비스 ‘MyLA311’의 통계를 인용해 지난 7월까지 올해 7개월간 접수된 동물 사체 제거는 1만8859건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작년(1만6363건)보다 15.3% 증가했으며, 동기간 비교했을 때 지난 2017년(1만3945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매체에 따르면 LA시 위생부(Bureau of Sanitation)는 무료로 동물 사체 제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숨진 애완동물부터 차량이나 포식자에 사망한 야생 동물까지 모두 포함된다.     최근 동물 사체 제거 서비스 요청은 급증했고 지난 7월에는 한 달간 3221건의 요청이 접수됐다고 매체는 전했다.    월 3000건을 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5월, 6월, 7월까지 연속으로 역대 최고 월간 수치를 기록했다.     동물 사체가 급증하는 명확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일부 동물의 개체 수가 서서히 증가하다가 최근 급격히 늘어난 것이 원인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특히 따뜻한 계절에 더 많이 번식하는 고양이와 같은 포유류는 최근 기온 상승으로 번식 주기가 길어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겨울철 사망률 감소로 인해 개체 수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키튼 시즌(고양이 번식 시즌)’과도 관련이 있다. LA의 경우 4~10월까지로, 들고양이나 개, 그리고 다른 동물들도 교배하여 새끼를 낳는 시기다.     이 시기에 일부는 사람들에게 발견돼 보호소로 옮겨지지만, 야생에 방치되어 포식자의 먹이가 되거나 도로 위를 다니다 차량에 부딪혀 죽으면서 사체도 그만큼 많이 발생한다.   한 동물 서비스 관계자는 최근 포화된 동물 셸터들이 유기 동물이나 새로운 동물을 받지 못하면서 더 많은 동물이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물 사체 제거 요청이 많은 지역은 자연과 인접하여 야생 동물 출몰이 잦은 곳이었다. 노스리지는 570건으로 가장 많았고, 인접한 밴 나이스(508건), 실마(502건)가 뒤를 이었다. 그 외에도 샌피드로(483건)와 보일하이츠(447건), 파코이마(437건), 그라나다 힐스(404건), 리시다(403건) 등이 포함됐다.  장수아 기자 jang.suah@koreadaily.com동물 사체 동물 사체 동물 서비스 야생 동물

2024-09-04

[아름다운 우리말] 동물의 왕국 한국

동물의 왕국이라고 글의 제목을 쓰고 보니 한국은 정말 동물의 왕국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왜냐하면 주변에 동물이 정말 많습니다. 개와 고양이를 기르거나 가족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엄청나게 늘어났습니다. 동물에 대한 사랑이 깊어진 까닭일 수도 있고, 외로움이 짙어져서일 수도 있겠습니다. 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니 사람 가족의 수는 적어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한편으로는 유기견, 유기묘 천지라는 기사도 접하게 됩니다. 쓸쓸한 풍경입니다. 힘들 땐 가족이었다가 떠나갈 때는 그냥 짐승일 뿐입니다.     오늘 이야기하는 동물의 왕국은 진짜 동물의 세계는 아닙니다. 인간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하긴 인간도 동물이니 굳이 말하면 인간이 사는 동물의 세계이겠네요. 동물의 세상에서 가장 큰 특징은 적자생존입니다. 그리고 적자생존의 기본 원리는 경쟁입니다.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바로 살아남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인간 세상은 경쟁이 극대화된 세상입니다. 특히 한국이 그렇습니다. 경쟁이 극대화하면 분노와 우울도 극대화합니다.     경쟁에서 이기면 환호하고, 경쟁에서 뒤처지면 좌절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속에는 늘 분노와 우울이라는 두 감정이 공존합니다. 더 높은 곳으로 더 빨리 오르기 위해서는 분노라는 에너지가 필요합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에너지이자 경쟁에서 이기는 에너지가 바로 분노입니다. 하지만 그런 자신을 돌아보면 한없이 가라앉습니다. 환호작약하여 뛰어오른 사람은 자연스레 떨어집니다. 늘 환호의 상태를 유지할 수 없기에 괴로움이 찾아옵니다. 누구나 떨어지는 순간은 괴롭게 마련입니다. 경쟁에서 진 사람도 마찬가지로 분노하고, 분노의 에너지가 잦아들면 더 깊은 우울 속에 박히게 됩니다. 우울의 뿌리는 쉽게 뽑히지 않습니다. 분노와 우울이 만연해 있는 세상은 살기가 힘이 듭니다.   21세기 한국은 성장을 거듭하며 활기가 있었습니다. 자신감이 하늘을 찌르고 경쟁력이 오히려 무기였습니다. 경제도, 노래도, 드라마도 하면 된다는 마음을 심어주기에 충분하였습니다. 이제 경제뿐 아니라 문화도 군사력도 어느 나라에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그 결과로 경쟁이 기쁨을 준다는 착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경쟁이 필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경쟁이 지나치면 동물의 세계가 됨을 잊고 있는 겁니다. 인간은 동물의 세계에서 경쟁의 왕입니다.     텔레비전 속은 온통 경쟁의 세상입니다. 온갖 경쟁프로그램이 가득합니다. 연예인의 집을 보여주고, 가수 간의 경쟁을 보여줍니다. 날마다 시청률이 나옵니다. 구독자와 조회 수는 그대로 돈이어서 세상은 자극의 일상화입니다. 남의 세상과 나의 세상을 늘 비교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비교가 아니라 대조가 됩니다. 남은 행복하고, 부유하고, 웃는데 그렇지 못한 자신을 보며 한숨이 나옵니다. 동물의 세계에서 나는 쫓기거나 숨어있는 생명체에 불과합니다.     한국은 지금 동물의 왕국입니다. 청년의 우울증, 노인의 자살률이 심각합니다. 청년들은 결혼은커녕 연애도 안 합니다. 나라 전체가 활기를 잃고 있습니다. 활기가 사라진 곳에 먹고 먹히는 분노가 한가득입니다. 목소리가 커지면서 비판은 비난이 되고, 비난은 비꼼이 됩니다. 화는 화를 부릅니다. 분노가 분노를 부르고, 괴로움이 괴로움을 부릅니다. 적자생존의 세상, 동물의 세계를 벗어나야 합니다. 그래야 인간으로 살 수 있습니다.   우리 생각을 바꾸지 않으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내 생각부터 바꾸어야 합니다. 우울과 분노의 세상을 바꾸어야 합니다. 자극적 생활을 줄여야 합니다. 모두가 이 고민을 하고 살아야 합니다. 동물의 왕국은 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내가 살고 있는 세상입니다. 나도 분노와 우울의 피해자일 수 있습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동물 왕국 왕국 한국 우울과 분노 진짜 동물

2024-07-21

LA서 엠폭스 확산…2주새 10건 감염…주당 2건서 5건으로 급증

최근 2주간 LA카운티 내 원숭이두창 발병 사례가 증가해 의료당국이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지난 17일 LA카운티 공중보건국에 따르면 지난 2주간 LA카운티에서 총 10건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주 평균 2건 미만이던 원숭이두창 발병이 최근 2주 새 주 평균 5건꼴로 증가한 것을 두고 공중보건국은 우려스러운 수준이라고 밝혔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이 질병은 급성 발진성 감염병이다. 일명 ‘엠폭스(Mpox)’로도 잘 알려져 있다. 원숭이두창은 감염자나 감염 동물과의 피부, 비말 등의 접촉으로 전염될 수 있다. 감염 시에는 발열, 근육통,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감염 후 2~4주 정도 지나면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할 시 폐출혈에 이르러 사망할 수 있다.     이에 공중보건국은 질병 확산 예방을 위해 원숭이두창 증상과 비슷한 증세를 보이는 사람은 의료기관을 방문해 감염 검사를 받는 것을 권고했다. 또한 원숭이두창 위험군에 속한 사람들은 백신을 맞아 예방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장했다. 공중보건국이 언급한 위험군에는 성전환자, 최근 성전환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람, 남성 동성애자, 에이즈 감염자, 성매매자 등이다. 공중보건국은 2회 접종 백신인 진노스가 감염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도 전했다.   공중보건국은 원숭이두창에 감염됐거나 감염이 의심된다면 의료당국에 보고할 것을 당부했다.   김경준 기자확산 감염 에이즈 감염자 감염 예방 감염 동물

2024-06-18

[네이티브 잉글리시] ‘배설물’ 표현은 신중하게

최근 북한이 한국으로 폐전선, 거름, 폐지, 담배꽁초 등 쓰레기와 배설물 등이 담긴 오물 풍선을 날렸을 때 전 세계 언론사 뉴스룸에서는 표현 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오물에 포함된 ‘쓰레기’를 표현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미국 영어권 국가에서는 ‘trash’로, 영국 영어권 국가에서는 ‘rubbish’라고 표기하면 됐다. 문제는 배설물에 대한 표현이었다. ‘배설물’을 그나마 격식있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는 ‘excrement’다. 사람 배설물인 경우 ‘human excrement’, 동물 배설물은 ‘excrement’ 또는 ‘feces’를 쓴다.   물론 사람들이 일상 생활에서 쓰는 표현은 전혀 다르다. 실제 생활에선 ‘excrement’라는 말은 거의 듣기 힘들다. 대신 보다 비격식적인 ‘poop’ 또는 ‘poo’를 흔히 접하게 된다. ‘poop’은 미국 영어에서, ‘poo’는 영국 영어에서 더 자주 쓰인다. 지난주 풍선 사건 이후 일부 해외 신문에서는 배설물을 칭하는 ‘poop’과 선전을 뜻하는 ‘propaganda’을 합친 ‘poopaganda’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배설물을 뜻하는 또 다른 단어는 ‘shit’이다. 이 단어는 흔히 비격식적으로 쓰인다. 부정적이고 화가 나는 상황에서 욕설 비슷한 의미로 쓰이기도 한다. ‘shit’이 다른 욕설에 비해 비교적 심하지 않다고 해도 상황과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면 사용을 피해야 한다.   사실 아기나 반려견을 키우지 않는다면 일상 대화에서는 배설물과 관련된 단어가 쓰일 경우는 거의 없다. 대신 화장실에 관한 표현은 자주 사용하게 된다. 여기서도 미국 영어와 영국 영어 간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영어에서는 “Excuse me, do you know where the restroom is?(실례합니다, 화장실이 어디 있는지 아세요)” 또는 “I’m just popping to the bathroom.(화장실에 잠깐 들렀어요)”와 같이 화장실이라는 단어에 ‘room’이 들어가는 ‘restroom’ 혹은 ‘bathroom’ 등의 단어를 많이 사용한다.   반면 영국인은 “I’m just going to find the toilet.(화장실 좀 찾아볼게요)”와 같이 직접적으로 화장실을 가리키는 ‘toilet’ 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반려동물 관련 용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완곡한 용어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어로 ‘볼일’ 정도로 해석될 수 있는데 ‘business’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반려견이 용변을 봤는지를 영어로 표현할 때 “Did he handle his business?” 등을 쓸 수 있다. 짐 불리 / 코리아중앙데일리 에디터네이티브 잉글리시 배설물 표현 동물 배설물 표현 방법 영어권 국가

2024-06-16

반려 동물과 침대에서 자려면…세균 노출 우려 있지만 정신적 건강 좋아

자녀들이 모두 떠난 시니어들에게 가장 많이 추천되는 것이 바로 반려동물 키우기다. 특히 사람과 매우 친한 반려견 키우기가 많이 꼽힌다. 원래부터 좋아하는 사람도 없고 원래부터 싫어하는 사람도 없다. 가족이 된 반려견을 키우면서 침대까지 내주는 경우도 많다. 장단점을 알아봤다.   막내같이 반려견을 갖고 있는 시니어들이 많다. 영특한 반려견과 살다보면 막내 이상의 사랑을 쏟기도 한다. 그래도 개인적인 공간인 침실까지 들어오게 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 아닌지 따져보기도 한다.     50대 한인 엘런 송씨는 팬데믹 기간 동안 구조한 작은 혼종 치와와를 집으로 데려왔을 때 이전 길렀던 반려견처럼 상자에서 잠을 자게 하려고 계획했다. 반려견이 침대에서 자면 안 된다고 항상 믿어왔기 때문이다. 예외를 만들 생각이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 치와와가 호흡기 질환에 감염됐다.  하루 이틀 밤 내내 치와와가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어서 결국 침대에 눕혔다. 덕분에 이제는 매일 밤 침대에서 반려견과 잠을 자게 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한계에 도달했다. 왜냐하면 송씨는 잠을 자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을 침대에서 쫓아내야 하는 때가 된 것이다.     침대에서 함께 잘 때 위험성   이렇게 침대에서 반려 동물과 잤다가 실제로는 숙면을 취하기가 더 어려워졌고 이제는 반려 동물이 없는 수면 공간을 찾는 경우가 많다. 동물의 건강이 있고, 사람의 건강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이 반려 동물의 건강을 돌보는 만큼 자신도 자신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는 것이다. 반려견이 침대를 공유하는 것이 좋지 않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부상 가능성: 침대에 들락날락하는 것은 사람보다 반려견에게 매우 무리한 운동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코기 같은 긴 등을 가진 종, 작은 품종, 아직 뼈가 자라고 있는 강아지, 관절염이 있는 반려견에게 이러한 유형의 움직임은 위험하다. 특히 모든 반려견 중 20%가 어떤 형태든 관절염을 앓고 있으며, 침대 위에서 뛰어오르는 것은 관절 건강을 유지하는 데 좋지 않다.     반려묘의 경우 일반적으로 넘어지거나 뛰어서 부상을 입을 가능성이 훨씬 적다. 그러나 나이든 고양이는 관절염 발병률이 높지만 많은 사람이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한다. 또한 부상을 입을 수 있는 것은 반려 동물 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한밤중에 화장실에 가려다 반려 동물에 걸려 넘어질 수 있다.   ▶기생충의 위협: 반려 동물을 침대에 초대하면 벼룩과 진드기도 초대할 수 있다. 진드기는 반려 동물이 밖에 있는 동안(특히 따뜻한 계절에) 몸에 올라와 모피 속으로 파고들어 피를 먹는다. 어쩌면 사람의 피도 먹는다. 진드기의 경우 물린 상처가 반려 동물과 사람에게 라임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반려견, 특히 야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은 반려묘보다 벼룩과 진드기를 옮길 가능성이 더 높다. 반려묘는 워낙 까다로워서 벼룩 한 두 마리가 있어도 항상 몸단장을 한다. 반려 동물이 야외에서 시간을 보내거나 야외의 다른 반려 동물과 접촉하는 경우 벼룩 및 진드기 예방 치료를 해야 한다.   ▶수면의 질 저하: 숙면하는 반려 동물이면 침대에 반려 동물을 키우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호주 연구원에 따르면, 반려 동물 소유자 중 절반이 반려 동물(고양이, 개 및 기타 동물 포함)이 침대에서 자도록 허용한다. 이것이 수면을 크게 방해한다면 흔한 일은 아니다. 하지만 반려견이 집에서 사람의 수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의 2017년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침실에서 반려견과 함께 자는 것은 수면을 방해하지 않았지만, 반려견을 침대에 눕히는 것은 방해가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묘는 일반적으로 반려견보다 작지만 일부 반려 동물 부모는 반려묘가 수면을 방해한다고 생각한다.     ▶천식이나 앨러지의 증가: 반려견과 반려묘의 앨러지는 흔하며 전 세계 인구의 10~20%에게 영향을 미친다. 해당 그룹에 속한다면, 반려 동물과의 접촉으로 인해 기침, 재채기, 콧물 또는 코막힘, 눈 가려움증, 호흡 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천식이 있는 경우 더욱 그렇다. 반려 동물의 비듬과 타액은 침구와 같은 직물에 달라붙기 때문에 반려견과 반려묘가 시트에 닿으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심각한 동물 앨러지가 있는 사람의 경우 침대를 출입 금지 구역으로 만드는 것이 현명한 조치일 수 있다.     ▶부부생활 방해: 침대에서 일어나는 부부 생활에 반려 동물의 동거는 결코 이상적이지 않다. 애정 관계와 친밀감에 관해서는 이것이 문제가 될 수 있다. 많은 동물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어떤 종류의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생각해 방어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다. 정확하게 무엇이 그들을 행동에 나서게 하는지는 경우에 따라 다를 가능성이 높다. 반려묘는 사람이 하고 있는 일에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것 같지만 일부 반려견에게는 성적 움직임과 소음이 놀랍고 혼란스러울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공격적이 될 수도 있다.     ▶먼지 및 기타 세균: 반려견이 야외의 흙탕물 속에서 걷고 어쩌면 굴러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반려묘는 하루에 여러 번 쓰레기통을 통해 바닥을 더럽힐 수 잇다. 발과 털에 묻은 먼지나 세균은 침대에 올라갈 때 사라지지는 않고 이불에 바로 닿을 수 있다.   함께 잘 때 유익함   반려 동물을 침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할 많은 이유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면 의학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Sleep Medicine)에 따르면 수백만 명의 반려 동물 부모들이 어쨌든 그들의 동물과 이불을 공유하고 있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중 거의 절반(46%)이 적어도 때때로 반려 동물과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묘가 얼굴을 밟고 수평으로 자고 있다는 만화에도 불구하고, 반려 동물과 함께 자는 사람 중 반려 동물 때문에 잠을 잘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은 5분의 1도 채 되지 않는다. 실제로 거의 절반(46%)이 잠을 더 잘 잔다고 주장했다. 반려 동물을 침대에 눕히면 진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반려 동물의 리드미컬한 호흡이 편안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 동물을 그대로 침대에 두어도 괜찮을 수 있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안전 및 보안: 밤에 화재, 침입 및 기타 잠재적인 위협으로 인해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 침대에 누워 있는 반려 동물은 비록 훨씬 귀엽기는 하지만 가정 보안 시스템처럼 작동할 수 있다. 반려 동물은 일반적으로 예민한 후각과 청각을 가지고 있다. 반려 동물을 바로 옆에 두는 것은 청력이 저하된 노년층에게 추가적인 안정감을 제공할 수 있다. 집에서 이상한 소리를 듣거나 이상한 냄새를 맡으면 반려 동물이 짖거나 불안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과 우울증 극복: 반려 동물은 모든 종류의 정신 건강 문제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들과 상호 작용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이 낮아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의 생성이 자극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반려 동물의 웰빙: 침대에서 자는 것은 반려 동물에게도 좋을 수 있다. 사람과 반려 동물의 관계는 공생이기 때문에 침대에서 자면 반려 동물의 불안 감소, 안정감 증가, 스트레스 감소와 같은 이점을 제공한다. 많은 반려견들이 인간 가족과 함께 인간 침대에서 자면서 안전하고 편안함을 느낀다. 또한 반려견의 코가 뇌의 보상 센터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인간의 냄새를 맡으면 행복해진다.     침대에 있는 반려동물을 지지하든 반대하든, 뒷받침할 증거가 있다. 따라서 결국에는 개인 취향의 문제다. 어떤 사람들은 반려견이 침대에서 자고 있을 때 더 보호받고 편안하다고 느끼는 반면, 다른 사람들은 반려견이 주의를 산만하게 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정확한 답은 없다. 라이프스타일에 가장 적합한 것이 어떤 경우든 개인의 선택이다.  장병희 기자반려 동물 반려동물 키우기 반려 동물 반려견과 반려묘

2024-05-27

[기자의 눈] 머스크의 직원 안전 불감증

인간이 신의 능력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일론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기업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BCI) 칩의 첫 인간 이식에 성공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이후 머스크는 환자가 부작용 없이 회복했으며, 임상시험에서 머리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등 진행 상태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전성에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뉴럴링크는 뇌의 전기적 파장을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두개골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칩을 이식하는 방식이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인공지능(AI)이 인류에 가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뉴럴링크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럴링크 측은 이를 통해 사람이 인지하는 정보의 입력과 저장 및 호출 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 기술로 뇌와 다른 신체 연결의 문제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 시각 및 청각 장애인 등의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생물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번 인체 이식은 동물 실험 진행 후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 이뤄졌다. 하지만 실험 승인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안전성과 관련된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첨단 신호 수송신 장치를 뇌 가까이 이식하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 과정에서 숨진 동물은 총 1500마리에 이른다. 실험에 이용된 원숭이 26마리 중 부작용으로 죽은 원숭이가 절반이 넘는 15마리나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는 뉴럴링크의 실험이 동물에게 과도한 고통을 주고 불필요한 죽음까지 유발한다며 동물 복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2022년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FDA 검사관들이 동물 실험 관련 기록 및 품질 관리의 문제점을 발견한 것. 이들은 지난해 뉴럴링크의 캘리포니아 동물 연구 시설에서 pH 측정기, 생체 신호 측정기 등의 기기에서 교정 및 보정 기록이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 또 담당자가 연구 보고서에 서명하지 않거나 승인된 운영 절차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문서화하는 등의 규칙 위반 문제도 발견됐다. 이로 인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어렵게 됐다.     머스크의 기업들에는 아찔한 사고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이런 까닭에 머스크의 경영 방식에는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가 항상 뒤따른다. 연방 산업안전보건국(OSH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텍사스 주의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근로자는  21명 중 1명꼴로 작업 중에 부상을 입었다. 업계 평균인 30명 중 1명꼴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다. 스페이스X는 워싱턴 주 공장에서 발생한 자재 낙하 사고로 안전 규정 위반 벌금을 내기도 했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에서 2014년 이후 600건 이상의 골절, 뇌 손상, 감전, 화상, 절단 등의 직원 부상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배경에는 머스크식 효율 우선주의 경영 방침이 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자의 안전 문제는 뒷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직원 간 경쟁이 심화했으며, 극단적인 성과주의 경영으로 근로자들이 안전 수칙을 위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머스크는 경제계에서 도전과 혁신의 상징이다. 그가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감을 가졌다는 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제는 머스크의 기업들이 감추려 하는 근로자 안전 위협의 실태를 들여다봐야 한다. 뉴럴링크의 피실험자, 테슬라의 근로자,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 모두 사람이다. 기업은 사람이 만든다. 사람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훈식 / 뉴미디어국기자의 눈 머스크 불감증 일론 머스크 이후 머스크 동물 실험

2024-03-05

[우리말 바루기] ‘하룻강아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철없이 함부로 덤비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하룻강아지’는 며칠 된 강아지일까? 글자 모양으로 봐서는 태어난 지 하루가 된 강아지가 아닐까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루+강아지’ 형태에서 ‘하루’에 사이시옷이 들어가면 ‘하룻강아지’가 되니 이러한 확신을 준다. 그러나 태어난 지 하루가 된 강아지라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상태이므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하룻강아지’는 날짜를 세는 ‘하루’와는 관계가 없다.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가 변한 말이다. 즉 ‘하릅+강아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하릅’은 짐승의 나이를 셀 때 사용하는 말로, 나이가 한 살 된 소·말·개 등을 이르는 낱말이다.   한 살 된 강아지가 ‘하릅강아지’고 이것이 변해 ‘하룻강아지’가 됐다. 그러니까 ‘하룻강아지’는 하루가 아니라 한 살짜리 강아지다. 하릅망아지·하릅송아지·하릅비둘기 등도 하릅강아지처럼 한 살짜리 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짐승의 나이를 셀 때 사용하는 말로는 ‘하릅’ 외에 ‘두릅’ ‘사릅’ ‘나릅’ 등이 있다. 각각 두 살, 세 살, 네 살을 가리킨다.   정리하면 ‘하룻강아지’는 하루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가 아니라 한 살짜리 강아지다.  우리말 바루기 하룻강아지 글자 모양 살짜리 동물

2024-02-27

[문장으로 읽는 책] 산책의 언어

눈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날씨 중 가장 감각적인 날씨다. 만질 수 있고 뭉칠 수 있다. 밟을 수 있고 그 위에 누울 수 있다. 냄새를 맡고 먹어볼 수도 있다.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자국눈은 금세 사라지지만, 깊게 쌓인 길눈은 단단하게 굳어 사람이 건널 수 있는 눈다리가 된다. 싸락싸락 내린 쌀알 같은 싸라기눈은 사박사박 쉽게 밟고 걸어갈 수 있지만, 발등이 빠질 정도로 내린 발등눈은 뽀드득 소리와 함께 발이 푹푹 빠진다. 고체였다가 액체가 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쌓이기도 한다.   우숙영 『산책의 언어』   아무 데나 펼쳐진 페이지부터 읽으면 된다. 하늘과 땅, 식물과 동물, 날씨와 계절, 시간 등 자연에 대한 짧은 글이 담백하다. 매 장 뒤엔 어휘 사전도 실었다. 윗글만 해도 ‘자국눈’ ‘길눈’ ‘발등눈’ 같은 처음 들어본 우리말이 아름답다.   저자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나무와 꽃, 초록색과 붉은색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가난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자연에 대해 풍부한 언어를 갖게 된다는 건, 세상에 대해 풍부한 이해를 갖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산책하다 말고 쭈그리고 앉아 꽃 사진을 찍다 ‘너도 나이 들었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친구의 말대로 이제야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꽃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계가, 나와 인간이 중심이 아닌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라면서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조각이기도 하고, 이 나이가 되어서야 발견한 새로운 세계이기도 하다. 세계의 확장이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산책 언어 동물 날씨 계절 시간 어휘 사전도

2024-01-31

애완동물 안락사 늘어난다

안락사 되는 애완 동물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시카고 시 동물 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관리국에 의해 안락사 된 애완동물은 모두 1764마리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9마리 증가한 것으로 25% 늘어난 수치다.     동물 관리국이 자체 보호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애완동물들을 안락사시키는 이유는 다양하다.     애완동물의 건강이 악화되어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행동이 거친 경우도 있다. 아울러 보호소가 더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들이 들어온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기르던 주민들이 애완동물들을 유기하기 때문이다.     보호소에서 기르고 있는 애완동물들은 적당한 시기에 보호자를 만나 입양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다가 병에 들거나 안락사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안락사 되는 애완동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특히 팬데믹 이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당시 많은 가정에서 애완동물들을 키웠고 이로 인해 뒷마당에서 교미가 늘어나며 개체수가 증가한 것도 이유로 꼽았다.     반면 팬데믹 당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줄어들면서 수의사로부터 중성화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경우는 증가했다.     이로 인해 개체수가 증가했고 보호소로 들어오는 사례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애완동물을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된 주민들이 유기한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유기된 동물 중에서는 고양이보다는 개가 많고 개 중에서도 소형견보다는 덩치가 큰 핏불 종류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시청 동물 관리국이 운영하고 있는 보호소는 가급적 안락사를 피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민간 동물 보호소에 동물들을 넘기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6500마리에서 9000마리를 민간 보호소에 넘겼는데 팬데믹 이후로는 이 숫자가 25% 이상 줄어들었다. 협력 민간 보호소의 숫자도 200개에서 120개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Nathan Park 기자애완동물 안락사 애완동물 안락사 가급적 안락사 동물 관리국

2023-12-14

귀넷 교도소, 동물 매개 치유 프로그램 '제일 독스' 중단

귀넷 교도소가 20일 유기견을 활용한 재소자 교화 활동 중 하나인  '제일 독스'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설 보수 작업으로 인해 동물 생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수감자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10년이 넘은 장기 프로그램이 갑자기 중단되며 재소자와 동물에게 악영향이 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물 보호 단체인 소사이어티오브휴메인프렌즈(SOHF)가 함께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2010년 2월부터 시작되어 지금껏 약 1,500마리의 유기견, 유기묘가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입양되었다. 재소자들은 24시간 동물과 교감하며, 이들의 사회화 훈련을 돕는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재소자 중 일부는 복역을 마친 후 동물 훈련사로 일하기도  한다.   클레오 앳워터 귀넷 셰리프국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프로그램 중단 결정은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신중한 고려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귀넷 교도소에는 2,250명이 수감되어 있는데, 4명 중 한 명꼴로 만성 질병, 자살 충동, 약물 중독 등의 정신 및 신체적 어려움을 앓고 있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재소자들을 위한 치료를 강화할 계획이다.   SOHF 측은 "수감자들을 위한 심리 치료를 확대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우리 프로그램도 정신 건강에 초점을 맞춘 수감자 프로그램에 속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한 교도소에서 생활하던 카이저, 날라, 로키, 티엔 4마리의 개가 당장 다음달 15일까지 입양처를 구해야 되는 긴급한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프로그램 교도소 프로그램 중단 교도소 동물 치유 프로그램

2023-11-21

[아름다운 우리말] 감정 공유에 대하여

요즘 저는 감정과 언어에 대한 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어학을 학문으로 공부할 때는 왠지 감정에 대한 부분을 빼고 연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감정은 이성과 달리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감정적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부정적 의미입니다.     그런데 감정과 언어를 깊게 다루고 있는 책이 있어서 제자들과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러 주제가 흥미로웠지만 그중에서 감정의 공유에 대한 내용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감정을 누구와 공유하는가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글이었습니다. 우리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의 변화가 찾아오면 혼자서 되짚고, 삭히고, 삼키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글에서는 8세 이하의 아이들은 가장 감정의 공유를 많이 하는 대상은 부모라고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에게 그날 있었던 일은 재잘대는 아이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문득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답은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말로 공유해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생각해 보면 서로 어린 처지에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8세가 넘어가면 친구와 감정을 나누는 일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보다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질 겁니다. 이른바 성장하는 것이고, 부모의 곁을 떠나가는 겁니다. 하지만 이때도 여전히 부모는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입니다. 서로 관계가 잘 유지된다면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은 역시 부모님인 겁니다. 친구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가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됩니다. 삶에서 심각한 문제가 다가오는 것은 부부간의 감정 공유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밖에서 일어난 일을 집에서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꼭 좋은 일은 아닙니다. 서로를 위하는 일일 수는 있으나 편하게 서로 감정을 나누는 일이 외로움과 우울감에서 빠져나오는 일일 겁니다. 배우자에게도 말을 못하는 일이 많아지면 삶은 고통이 됩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늘 우리의 가장 든든한 감정의 공유자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부모보다 배우자와 감정 공유를 하는 비율이 높아지는데 그 중요한 원인은 부모님이 더는 안 계시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장수하시는 것은 그러한 의미에서 자식에게 행복한 일입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종종은 오랫동안 병상에 있는 부모님도 내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효도는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약간 슬프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나이 든 부부도 아내의 경우는 감정 공유의 대상이 남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친구나 동네 사람들이 여전히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남편의 경우는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 공유의 대상이 거의 아내로 한정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보고 금방 공감이 가서, 재미있기도 슬프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어떤 대상은 사람이 아니거나 살아있지 않아도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 친구의 경우가 대표적이지요. 내 말을 알아듣지 않아도 우리는 동물 친구와 감정을 공유합니다.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꽃과 나무와 대화를 나눕니다. 어떤 이는 바위와 대화를 나누고, 산과 대화를 나누고, 바다와 감정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에 영혼이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나와 감정을 공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기도도 중요한 감정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대상을 찾는 겁니다. 고통스러움에 새벽에 깨었을 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분 앞에서 스르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감정 공유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감정 공유 감정 공유 동물 친구 초등학교 저학년

2023-11-05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경이로운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

마사이족 언어로 '끝없는 평원'을 의미하는 세렝게티는 탄자니아 북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거대한 자연보호구역이다. 면적이 강원도보다 조금 작은 국립공원에 탁 트인 초원, 사바나, 수목이 우거진 목초지로 형성돼 있다. 그 이름처럼 아주 광활한 평원인 세렝게티에는 아프리카 '빅5'로 불리는 사자, 표범, 코끼리, 버펄로, 코뿔소는 물론 얼룩말과 가젤, 누, 하마, 타조, 하이에나, 자칼 등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더불어 살아간다. 처절한 약육강식의 세계 속에서도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은 조절과 균형의 순환을 이루며 공존하고 있다.   지프차를 타고 동물들의 삶을 관찰하는 체험을 '게임 드라이브'라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작정 헤매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사냥에 나서는 해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맞춰서 진행한다. 세렝게티를 누비며 동물들의 서식처를 찾거나, 동물의 배설물, 발자국을 찾아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다. 황금빛 풀밭에는 황갈색 사자와 치타가 눈을 번쩍이며 숨어 있다. 빅5를 비롯해 기린, 하마, 얼룩말, 하이에나, 혹멧돼지, 쿠두, 일런드 등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야생동물들이 자주 출몰해 스릴과 쾌감을 선사한다. 삶과 죽음의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야생으로의 은밀한 접근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사자 가족의 근엄한 표정과 대면하고, 코끼리나 버펄로의 숨소리를 지척에서 들을 수 있다. 엄마 코끼리의 지시에 따라 코끼리 가족들이 움직이는 장면이 두 눈앞에 펼쳐지고 가끔 코뿔소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일대의 120만 마리의 영양, 300만 마리의 얼룩말을 이끄는 선두가 세렝게티를 쉼 없이 가로질러 이동하는 장면을 목도할 때다. 이 장대한 행렬을 잠시만 경험하더라도 밀려오는 감동에 심장이 세차게 두근거린다.   또한 세렝게티 생태계의 일부인 응고롱고 분화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손상 화산 칼데라로 세렝게티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분화구 지름만 6만5000피트 이상이니 칼데라라고 해서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응고롱고는 사시사철 신선한 물과 풀이 넘쳐나 동물의 천국이라 불린다. 전망대에서 무수한 점들처럼 보이던 것들이 분화구 아래로 내려와보면 모두 누와 얼룩말이다. 약 3만 마리의 야생동물들이 이곳에 서식하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얼룩말과 누이고 나머지는 표범, 치타, 하이에나, 코끼리, 버펄로, 흑색 리노 등이다. 커다란 호숫가에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우아하게 하늘을 날던 핑크빛 플라밍고들이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세렝게티와 응고롱고에서는 연출되지 않은 날 것의 자연,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이 그대로 펼쳐진다. 일생의 한순간 야생의 대평원에서 그들과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아프리카 여행의 감동과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 아프리카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컬러풀하고, 경이로우며, 독보적인 여행지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렝게티 동물 세렝게티 생태계 아프리카 여행 버펄로 코뿔소

2023-10-26

[마케팅] 평범한 사업가의 눈부신 마케팅 마인드

PART 22. 몸과 마음 관리 마인드   무얼 먹느냐가 자신을 정의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조금 멀리 간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다. 다양한 습관이나 생활 패턴이 우리 자신을 만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무엇을 읽는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돈을 어디에 쓰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생활 패턴은 단순한 개인의 선호도를 넘어 자신을 정의하고 만들어 가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무엇을 자신의 체내에 넣는가도 일상에 큰 영향을 준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분명하게 기울어진다. 의심이 든다면 언제든 의사와 직접 얘기해 보라.   채식이 경쟁력 또는 사업 성공의 무기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하루의 활력은 물론, 사업 성장까지도 나의 샐러드 그릇에 달려있다고 생각해 본다면 식단에 대해 더 유념하고 주의를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 결론은 자신이 내리면 된다.   삶의 균형은 여러 요소로 판단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수면과 휴식에 대해 살펴보았고, 스트레스 관리와 주기적 운동도 필수로 꼽힐 만큼 임팩트가 크다. 오늘은 식단의 중요성에 대해, 특히 채식 혜택에 대해 생각해 보며 삶의 패턴을 조금이라도 조정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매일 무엇을 체내에 넣는가가 그날의 활력과 중장기적 건강 상태를 결정한다. 밥을 약처럼 먹지 않으면, 약을 밥처럼 먹게 된다는 말도 있다. 체력과 건강을 미리 챙겨두지 않으면 나이 들어 약을 밥처럼 매일 한 주먹씩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너무 당연한 건데도 당장 목이 조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을 때가 많다. 이는 브레이크 없이 절벽을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치아 및 장기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조금만 연구조사를 찾아보고,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 몸은 채식형에 가깝게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육식 동물과 채식 동물의 치아와 장의 구조만 보아도 우리가 무엇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깜짝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제부터 명확한 답을 소유하길 바란다.     한약에서도 증거를 찾을 수 있다. 한약 재료의 대부분은 육류가 아닌 식물이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비싼 한약을 해마다 지어 드시는 대신, 매일 체내에 넣어주는 식단을 채식 위주로 전환하면 어떨까? 혀에서 살살 녹는 기름기와 포만감이 그리울 수 있겠지만, 익숙해지면 야채의 깔끔한 맛과 몸을 지켜주는 상쾌한 활력이 더 고맙게 느껴진다.     채식은 염증 유발 대신 신선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다. 육류 섭취는 몸 안에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육류의 종류나 섭취량 등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관련 연구 내용을 읽어보면 육류는 무서울 만큼 체내 염증 유발에 압도적으로 기여한다. 반면에, 가공이 적은 채식은 하루를 활기차게 만들어 줄 신선한 에너지를 치솟게 한다.  면역 체계와 체중 관리, 집중력 향상에 직접 도움이 되는 쉬운 채식으로 건강과 경쟁력을 모조리 챙겨보자. (필자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가필이나 수정을 최대한 줄였습니다.)   ▶문의: (703)337-0123, www.InteliSystems.com 윤필홍 / InteliSystems 대표마케팅 사업가 마케팅 마인드 채식 동물 체내 염증

2023-10-18

[아메리카 편지] 오리? 아니면 토끼?

어느덧 14개월 된 딸이 요즘 온갖 동물 그림에 빠져 하나하나 손가락질하며 물어본다. 돼지 그림을 보면 “꿀꿀”, 코끼리가 보이면 “뿌우웅”, 말을 보고는 “이히힝” 소리를 낸다. 물론 아직 아이가 실제 동물을 본 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어린 나이에 다양한 양식으로 그려진 동물을 정확히 분별하는 게 신기할 뿐이다.   시대별 회화 양식을 천착한 20세기 중반 미술 이론가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그 당시 심리학 연구를 동원해 우리가 재현된 이미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관해 중요한 연구를 했다. 비트겐슈타인으로 유명해진 ‘오리-토끼 그림’(사진)은 어떻게 보면 토끼로 보이고 어떻게 보면 오리로 보이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동시에 두 동물을 보기 힘들다. 곰브리치는 이를 이용해 우리가 그림을 인지하는 능력은 상상력이 동원되는 두 단계의 절차라고 생각했다. 일단 그림 자체의 물질적인 요소를 감지하고, 그러고 나서 그림이 나타내는 실체를 파악한다고 보았다.   반면에 동시대 철학자 리처드 볼하임은 곰브리치와는 달리 그림을 인지하는 과정은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담은 복합적인 하나의 절차로 파악했다. 눈에 보이는 그림의 물리적인 요소(색·모양 등)를 감지하는 동시에 그림이 나타내고자 하는 실체를 이해한다고 보았다.   흥미롭게도 이 두 이론가는 모두 그림이 나타내고 있는 ‘실체’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돼지라는 동물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우리 딸은 여러 가지 그림이 나타내는 무언가의 공통분모를 파악하고 그 개념을 추상적으로 감지하고 있다. 그런 딸을 보고 있으면 나는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플라톤에 따르면, 이 세상의 수많은 돼지는 가장 돼지다운 추상적인 돼지 개념(이데아)의 불완전한 복사본일 뿐이다. 그 개념을 감지하는 어린아이의 지혜는 참으로 경탄스럽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토끼 돼지 그림 동물 그림 돼지 개념

2023-07-28

가주 ‘좀비 마약(동물 진정제 자일라진)’ 대책 부심

가주 보건 및 수사 당국이 ‘좀비 마약’의 가주 확산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좀비 마약은 강력한 동물 진정제인 자일라진을 일컫는 말이다. 일명 ‘트랜크(tranq)’로 통하는 자일라진 그 자체는 통제 물질이 아니지만, 펜타닐과 혼합되면 치명적인 반응과 부작용으로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펜타닐의 효과는 헤로인을 비롯한 다른 마약에 비해 짧지만, 자일라진을 섞으면 그 효과가 헤로인과 비슷할 정도로 길고 강력해진다.   문제는 자일라진의 호흡 제한 효과 때문에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일라진은 펜타닐 과용에 대응하기 위한 날록손 같은 약품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좀비 마약의 또 다른 위험성은 주사로 반복해서 투입하면 살과 근육에 괴사가 발생하고,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절단해야 할 상황에 이른다는 것이다.   좀비 마약은 처음 뉴욕, 필라델피아를 비롯한 북동부 지역에서 유행했지만, 지난해 6월엔 전국 36개 주에서 유통되는 마약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될 정도로 확산했다.   가주 당국도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물 과용으로 사망한 4명의 체내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됐다는 검시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건 분야 전문 매체 KFF 헬스뉴스에 따르면 이미 LA와 샌타클래라, 샌호아킨 카운티에서도 마약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됐다.   새크라멘토 비를 비롯한 언론 매체들은 헬스뉴스를 인용, 가주 보건 당국이 자일라진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의 마약에서 자일라진을 검출할 수 있는 검사 키트를 배포하고, 자일라진을 통제 물질로 분류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지만 아직 가주 전체를 모니터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보건국 인구행동보건부 제프리 홈 국장은 “자일라진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줄이거나 통제하지 못하면 북동부처럼 ‘좀비 거리’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카운티 공공보건국 시다스 퓨리 의료 부국장은 확보된 데이터가 별로 없지만 자일라진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은 최근 자일라진 확산 현황 추적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지미 파네타 연방하원의원(몬터레이)은 자일라진을 통제 물질로 분류하기 위한 법안을 지난 3월 발의했다. 박경은 기자진정제 좀비 좀비 마약 동물 진정제 좀비 거리

202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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