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별 뉴스를 확인하세요.

많이 본 뉴스

광고닫기

[기자의 눈] 머스크의 직원 안전 불감증

인간이 신의 능력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일론 머스크의 뇌신경과학 기업 뉴럴링크는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는 인터페이스(BCI) 칩의 첫 인간 이식에 성공했다고 지난 1월 밝혔다. 이후 머스크는 환자가 부작용 없이 회복했으며, 임상시험에서 머리로 생각하는 것만으로 마우스를 움직이는 등 진행 상태가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안전성에 우려를 표하는 상황이다.   뉴럴링크는 뇌의 전기적 파장을 디지털 형태로 변환해 컴퓨터와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두개골에 미세한 구멍을 내고 칩을 이식하는 방식이다. 머스크는 지난 2022년 인공지능(AI)이 인류에 가할 수 있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뉴럴링크의 장기적인 목표라고 말하기도 했다.   뉴럴링크 측은 이를 통해 사람이 인지하는 정보의 입력과 저장 및 호출 능력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 기술로 뇌와 다른 신체 연결의 문제가 있는 파킨슨병 환자, 시각 및 청각 장애인 등의 치료에 획기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럴링크는 생물과 컴퓨터를 연결하는 기술이다. 이번 인체 이식은 동물 실험 진행 후 연방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거쳐 이뤄졌다. 하지만 실험 승인에 대해 많은 전문가는 안전성과 관련된 여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첨단 신호 수송신 장치를 뇌 가까이 이식하기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2018년 이후 뉴럴링크의 실험 과정에서 숨진 동물은 총 1500마리에 이른다. 실험에 이용된 원숭이 26마리 중 부작용으로 죽은 원숭이가 절반이 넘는 15마리나 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로이터는 뉴럴링크의 실험이 동물에게 과도한 고통을 주고 불필요한 죽음까지 유발한다며 동물 복지법 위반 의혹을 제기하는 직원들도 있다고 2022년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FDA 검사관들이 동물 실험 관련 기록 및 품질 관리의 문제점을 발견한 것. 이들은 지난해 뉴럴링크의 캘리포니아 동물 연구 시설에서 pH 측정기, 생체 신호 측정기 등의 기기에서 교정 및 보정 기록이 누락된 것을 확인했다. 또 담당자가 연구 보고서에 서명하지 않거나 승인된 운영 절차에서 벗어나는 부분을 문서화하는 등의 규칙 위반 문제도 발견됐다. 이로 인해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주기 어렵게 됐다.     머스크의 기업들에는 아찔한 사고 소식이 자주 들려온다. 이런 까닭에 머스크의 경영 방식에는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가 항상 뒤따른다. 연방 산업안전보건국(OSHA)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텍사스 주의 테슬라 기가팩토리의 근로자는  21명 중 1명꼴로 작업 중에 부상을 입었다. 업계 평균인 30명 중 1명꼴과 비교하면 훨씬 높은 비율이다. 스페이스X는 워싱턴 주 공장에서 발생한 자재 낙하 사고로 안전 규정 위반 벌금을 내기도 했다. 로이터는 스페이스X에서 2014년 이후 600건 이상의 골절, 뇌 손상, 감전, 화상, 절단 등의 직원 부상 사례가 발생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 배경에는 머스크식 효율 우선주의 경영 방침이 있다.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근로자의 안전 문제는 뒷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테슬라와 스페이스X는 직원 간 경쟁이 심화했으며, 극단적인 성과주의 경영으로 근로자들이 안전 수칙을 위반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머스크는 경제계에서 도전과 혁신의 상징이다. 그가 명석한 두뇌와 뛰어난 감을 가졌다는 점은 명백하다. 하지만 이제는 머스크의 기업들이 감추려 하는 근로자 안전 위협의 실태를 들여다봐야 한다. 뉴럴링크의 피실험자, 테슬라의 근로자, 스페이스X의 엔지니어 모두 사람이다. 기업은 사람이 만든다. 사람을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우훈식 / 뉴미디어국기자의 눈 머스크 불감증 일론 머스크 이후 머스크 동물 실험

2024-03-05

[우리말 바루기] ‘하룻강아지’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철없이 함부로 덤비는 경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렇다면 ‘하룻강아지’는 며칠 된 강아지일까? 글자 모양으로 봐서는 태어난 지 하루가 된 강아지가 아닐까 생각하기 십상이다. ‘하루+강아지’ 형태에서 ‘하루’에 사이시옷이 들어가면 ‘하룻강아지’가 되니 이러한 확신을 준다. 그러나 태어난 지 하루가 된 강아지라면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상태이므로 이치에 맞지 않는다.   ‘하룻강아지’는 날짜를 세는 ‘하루’와는 관계가 없다. ‘하룻강아지’는 ‘하릅강아지’가 변한 말이다. 즉 ‘하릅+강아지’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하릅’은 짐승의 나이를 셀 때 사용하는 말로, 나이가 한 살 된 소·말·개 등을 이르는 낱말이다.   한 살 된 강아지가 ‘하릅강아지’고 이것이 변해 ‘하룻강아지’가 됐다. 그러니까 ‘하룻강아지’는 하루가 아니라 한 살짜리 강아지다. 하릅망아지·하릅송아지·하릅비둘기 등도 하릅강아지처럼 한 살짜리 동물을 일컫는 말이다. 짐승의 나이를 셀 때 사용하는 말로는 ‘하릅’ 외에 ‘두릅’ ‘사릅’ ‘나릅’ 등이 있다. 각각 두 살, 세 살, 네 살을 가리킨다.   정리하면 ‘하룻강아지’는 하루밖에 되지 않은 강아지가 아니라 한 살짜리 강아지다.  우리말 바루기 하룻강아지 글자 모양 살짜리 동물

2024-02-27

[문장으로 읽는 책] 산책의 언어

눈은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날씨 중 가장 감각적인 날씨다. 만질 수 있고 뭉칠 수 있다. 밟을 수 있고 그 위에 누울 수 있다. 냄새를 맡고 먹어볼 수도 있다.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자국눈은 금세 사라지지만, 깊게 쌓인 길눈은 단단하게 굳어 사람이 건널 수 있는 눈다리가 된다. 싸락싸락 내린 쌀알 같은 싸라기눈은 사박사박 쉽게 밟고 걸어갈 수 있지만, 발등이 빠질 정도로 내린 발등눈은 뽀드득 소리와 함께 발이 푹푹 빠진다. 고체였다가 액체가 되고, 사라지기도 하지만 쌓이기도 한다.   우숙영 『산책의 언어』   아무 데나 펼쳐진 페이지부터 읽으면 된다. 하늘과 땅, 식물과 동물, 날씨와 계절, 시간 등 자연에 대한 짧은 글이 담백하다. 매 장 뒤엔 어휘 사전도 실었다. 윗글만 해도 ‘자국눈’ ‘길눈’ ‘발등눈’ 같은 처음 들어본 우리말이 아름답다.   저자는 “자연과 함께 하는 시간을 나무와 꽃, 초록색과 붉은색으로밖에 표현하지 못하는 가난한 언어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책”이라고 소개했다. 자연에 대해 풍부한 언어를 갖게 된다는 건, 세상에 대해 풍부한 이해를 갖게 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산책하다 말고 쭈그리고 앉아 꽃 사진을 찍다 ‘너도 나이 들었구나’라는 말을 들었다. 친구의 말대로 이제야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 꽃의 시점으로 바라본 세계가, 나와 인간이 중심이 아닌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것은 자라면서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조각이기도 하고, 이 나이가 되어서야 발견한 새로운 세계이기도 하다. 세계의 확장이었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산책 언어 동물 날씨 계절 시간 어휘 사전도

2024-01-31

애완동물 안락사 늘어난다

안락사 되는 애완 동물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다.     시카고 시 동물 관리국에 따르면 올해 10월 말까지 관리국에 의해 안락사 된 애완동물은 모두 1764마리였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9마리 증가한 것으로 25% 늘어난 수치다.     동물 관리국이 자체 보호소에서 관리하고 있는 애완동물들을 안락사시키는 이유는 다양하다.     애완동물의 건강이 악화되어 더 이상 보호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관리가 불가능할 정도로 행동이 거친 경우도 있다. 아울러 보호소가 더 수용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동물들이 들어온 경우도 있는데 대부분 기르던 주민들이 애완동물들을 유기하기 때문이다.     보호소에서 기르고 있는 애완동물들은 적당한 시기에 보호자를 만나 입양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좁은 우리에 갇혀 지내다가 병에 들거나 안락사 되는 것이다.     이렇게 안락사 되는 애완동물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특히 팬데믹 이후 증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 당시 많은 가정에서 애완동물들을 키웠고 이로 인해 뒷마당에서 교미가 늘어나며 개체수가 증가한 것도 이유로 꼽았다.     반면 팬데믹 당시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이 줄어들면서 수의사로부터 중성화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친 경우는 증가했다.     이로 인해 개체수가 증가했고 보호소로 들어오는 사례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또 경기 침체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애완동물을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된 주민들이 유기한 경우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유기된 동물 중에서는 고양이보다는 개가 많고 개 중에서도 소형견보다는 덩치가 큰 핏불 종류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카고 시청 동물 관리국이 운영하고 있는 보호소는 가급적 안락사를 피하기 위해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민간 동물 보호소에 동물들을 넘기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6500마리에서 9000마리를 민간 보호소에 넘겼는데 팬데믹 이후로는 이 숫자가 25% 이상 줄어들었다. 협력 민간 보호소의 숫자도 200개에서 120개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Nathan Park 기자애완동물 안락사 애완동물 안락사 가급적 안락사 동물 관리국

2023-12-14

귀넷 교도소, 동물 매개 치유 프로그램 '제일 독스' 중단

귀넷 교도소가 20일 유기견을 활용한 재소자 교화 활동 중 하나인  '제일 독스'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시설 보수 작업으로 인해 동물 생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최근 수감자들의 건강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점도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10년이 넘은 장기 프로그램이 갑자기 중단되며 재소자와 동물에게 악영향이 가지 않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동물 보호 단체인 소사이어티오브휴메인프렌즈(SOHF)가 함께 운영하는 이 프로그램은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두 번째 기회'를 주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2010년 2월부터 시작되어 지금껏 약 1,500마리의 유기견, 유기묘가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입양되었다. 재소자들은 24시간 동물과 교감하며, 이들의 사회화 훈련을 돕는다. 실제 프로그램에 참여한 재소자 중 일부는 복역을 마친 후 동물 훈련사로 일하기도  한다.   클레오 앳워터 귀넷 셰리프국 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프로그램 중단 결정은 이상적이지는 않지만, 신중한 고려 끝에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 귀넷 교도소에는 2,250명이 수감되어 있는데, 4명 중 한 명꼴로 만성 질병, 자살 충동, 약물 중독 등의 정신 및 신체적 어려움을 앓고 있어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당국은 해당 프로그램을 종료하고 재소자들을 위한 치료를 강화할 계획이다.   SOHF 측은 "수감자들을 위한 심리 치료를 확대하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내지만, 우리 프로그램도 정신 건강에 초점을 맞춘 수감자 프로그램에 속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또한 교도소에서 생활하던 카이저, 날라, 로키, 티엔 4마리의 개가 당장 다음달 15일까지 입양처를 구해야 되는 긴급한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했다. 장채원 기자 jang.chaewon@koreadaily.com프로그램 교도소 프로그램 중단 교도소 동물 치유 프로그램

2023-11-21

[아름다운 우리말] 감정 공유에 대하여

요즘 저는 감정과 언어에 대한 책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어학을 학문으로 공부할 때는 왠지 감정에 대한 부분을 빼고 연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정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해서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감정은 이성과 달리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감정적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부정적 의미입니다.     그런데 감정과 언어를 깊게 다루고 있는 책이 있어서 제자들과 즐겁게 공부하고 있습니다. 여러 주제가 흥미로웠지만 그중에서 감정의 공유에 대한 내용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있습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감정을 누구와 공유하는가 하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는 글이었습니다. 우리는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감정의 변화가 찾아오면 혼자서 되짚고, 삭히고, 삼키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글에서는 8세 이하의 아이들은 가장 감정의 공유를 많이 하는 대상은 부모라고 합니다. 당연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부모에게 그날 있었던 일은 재잘대는 아이의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문득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은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답은 아니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말로 공유해도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겁니다. 생각해 보면 서로 어린 처지에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8세가 넘어가면 친구와 감정을 나누는 일이 늘어납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는 부모보다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많아질 겁니다. 이른바 성장하는 것이고, 부모의 곁을 떠나가는 겁니다. 하지만 이때도 여전히 부모는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입니다. 서로 관계가 잘 유지된다면 나를 가장 잘 이해해주고 응원해 주는 사람은 역시 부모님인 겁니다. 친구라 하더라도 모든 것을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다가 나이를 먹고 결혼을 하게 되면 배우자가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됩니다. 삶에서 심각한 문제가 다가오는 것은 부부간의 감정 공유가 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밖에서 일어난 일을 집에서는 절대로 이야기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꼭 좋은 일은 아닙니다. 서로를 위하는 일일 수는 있으나 편하게 서로 감정을 나누는 일이 외로움과 우울감에서 빠져나오는 일일 겁니다. 배우자에게도 말을 못하는 일이 많아지면 삶은 고통이 됩니다.     부모님이 살아계시면 늘 우리의 가장 든든한 감정의 공유자입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부모보다 배우자와 감정 공유를 하는 비율이 높아지는데 그 중요한 원인은 부모님이 더는 안 계시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장수하시는 것은 그러한 의미에서 자식에게 행복한 일입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를 응원해주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종종은 오랫동안 병상에 있는 부모님도 내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효도는 나를 위한 일이기도 합니다.   약간 슬프면서도 재미있는 것은 나이 든 부부도 아내의 경우는 감정 공유의 대상이 남편으로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친구나 동네 사람들이 여전히 중요한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됩니다. 그런데 남편의 경우는 나이를 먹을수록 감정 공유의 대상이 거의 아내로 한정이 된다고 합니다. 저는 이 이야기를 보고 금방 공감이 가서, 재미있기도 슬프기도 하였습니다.     한편 어떤 대상은 사람이 아니거나 살아있지 않아도 감정 공유의 대상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동물 친구의 경우가 대표적이지요. 내 말을 알아듣지 않아도 우리는 동물 친구와 감정을 공유합니다. 식물도 마찬가지입니다. 꽃과 나무와 대화를 나눕니다. 어떤 이는 바위와 대화를 나누고, 산과 대화를 나누고, 바다와 감정을 공유하기도 합니다. 모든 것에 영혼이 있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나와 감정을 공유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저는 기도도 중요한 감정 공유라고 생각합니다. 내 이야기를 들어줄 대상을 찾는 겁니다. 고통스러움에 새벽에 깨었을 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분 앞에서 스르르 눈물을 흘릴 수 있는 것은 참 고마운 일입니다. 감정 공유는 행복의 시작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감정 공유 감정 공유 동물 친구 초등학교 저학년

2023-11-05

[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경이로운 동물의 왕국, 세렝게티

마사이족 언어로 '끝없는 평원'을 의미하는 세렝게티는 탄자니아 북서부에서 케냐 남서부에 걸쳐 있는 거대한 자연보호구역이다. 면적이 강원도보다 조금 작은 국립공원에 탁 트인 초원, 사바나, 수목이 우거진 목초지로 형성돼 있다. 그 이름처럼 아주 광활한 평원인 세렝게티에는 아프리카 '빅5'로 불리는 사자, 표범, 코끼리, 버펄로, 코뿔소는 물론 얼룩말과 가젤, 누, 하마, 타조, 하이에나, 자칼 등 수많은 야생동물들이 더불어 살아간다. 처절한 약육강식의 세계 속에서도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은 조절과 균형의 순환을 이루며 공존하고 있다.   지프차를 타고 동물들의 삶을 관찰하는 체험을 '게임 드라이브'라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무작정 헤매는 것이 아니라, 동물들이 사냥에 나서는 해뜰 무렵과 해질 무렵에 맞춰서 진행한다. 세렝게티를 누비며 동물들의 서식처를 찾거나, 동물의 배설물, 발자국을 찾아 이동경로를 추적하는 것이다. 황금빛 풀밭에는 황갈색 사자와 치타가 눈을 번쩍이며 숨어 있다. 빅5를 비롯해 기린, 하마, 얼룩말, 하이에나, 혹멧돼지, 쿠두, 일런드 등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에서나 보던 야생동물들이 자주 출몰해 스릴과 쾌감을 선사한다. 삶과 죽음의 대서사시가 펼쳐지는 야생으로의 은밀한 접근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사자 가족의 근엄한 표정과 대면하고, 코끼리나 버펄로의 숨소리를 지척에서 들을 수 있다. 엄마 코끼리의 지시에 따라 코끼리 가족들이 움직이는 장면이 두 눈앞에 펼쳐지고 가끔 코뿔소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여행의 진정한 묘미는 일대의 120만 마리의 영양, 300만 마리의 얼룩말을 이끄는 선두가 세렝게티를 쉼 없이 가로질러 이동하는 장면을 목도할 때다. 이 장대한 행렬을 잠시만 경험하더라도 밀려오는 감동에 심장이 세차게 두근거린다.   또한 세렝게티 생태계의 일부인 응고롱고 분화구는 세계에서 가장 큰 무손상 화산 칼데라로 세렝게티의 축소판이라 볼 수 있다. 분화구 지름만 6만5000피트 이상이니 칼데라라고 해서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을 떠올리면 곤란하다.   응고롱고는 사시사철 신선한 물과 풀이 넘쳐나 동물의 천국이라 불린다. 전망대에서 무수한 점들처럼 보이던 것들이 분화구 아래로 내려와보면 모두 누와 얼룩말이다. 약 3만 마리의 야생동물들이 이곳에 서식하는데 그중 절반 정도가 얼룩말과 누이고 나머지는 표범, 치타, 하이에나, 코끼리, 버펄로, 흑색 리노 등이다. 커다란 호숫가에는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에서 우아하게 하늘을 날던 핑크빛 플라밍고들이 한가로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세렝게티와 응고롱고에서는 연출되지 않은 날 것의 자연, 길들여지지 않은 야생이 그대로 펼쳐진다. 일생의 한순간 야생의 대평원에서 그들과 함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아프리카 여행의 감동과 여운은 오래도록 남는다. 아프리카야말로 전 세계에서 가장 컬러풀하고, 경이로우며, 독보적인 여행지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세렝게티 동물 세렝게티 생태계 아프리카 여행 버펄로 코뿔소

2023-10-26

[마케팅] 평범한 사업가의 눈부신 마케팅 마인드

PART 22. 몸과 마음 관리 마인드   무얼 먹느냐가 자신을 정의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조금 멀리 간다고 느낄 수 있지만 일리가 있는 말이다. 다양한 습관이나 생활 패턴이 우리 자신을 만든다는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나는 오늘 무엇을 읽는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 돈을 어디에 쓰는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이런 생활 패턴은 단순한 개인의 선호도를 넘어 자신을 정의하고 만들어 가는 기준이 될 수 있다.   무엇을 자신의 체내에 넣는가도 일상에 큰 영향을 준다. 시간이 흐르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분명하게 기울어진다. 의심이 든다면 언제든 의사와 직접 얘기해 보라.   채식이 경쟁력 또는 사업 성공의 무기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하루의 활력은 물론, 사업 성장까지도 나의 샐러드 그릇에 달려있다고 생각해 본다면 식단에 대해 더 유념하고 주의를 기울일 수 있지 않을까? 결론은 자신이 내리면 된다.   삶의 균형은 여러 요소로 판단이 가능하다. 지금까지 수면과 휴식에 대해 살펴보았고, 스트레스 관리와 주기적 운동도 필수로 꼽힐 만큼 임팩트가 크다. 오늘은 식단의 중요성에 대해, 특히 채식 혜택에 대해 생각해 보며 삶의 패턴을 조금이라도 조정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매일 무엇을 체내에 넣는가가 그날의 활력과 중장기적 건강 상태를 결정한다. 밥을 약처럼 먹지 않으면, 약을 밥처럼 먹게 된다는 말도 있다. 체력과 건강을 미리 챙겨두지 않으면 나이 들어 약을 밥처럼 매일 한 주먹씩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너무 당연한 건데도 당장 목이 조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큰 관심을 두지 않을 때가 많다. 이는 브레이크 없이 절벽을 달리는 자동차와 같다.     치아 및 장기 구조와도 관련이 있다. 조금만 연구조사를 찾아보고,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면 답은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 몸은 채식형에 가깝게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육식 동물과 채식 동물의 치아와 장의 구조만 보아도 우리가 무엇을 더 많이 섭취해야 하는지 알 수 있다. 깜짝 충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이제부터 명확한 답을 소유하길 바란다.     한약에서도 증거를 찾을 수 있다. 한약 재료의 대부분은 육류가 아닌 식물이다.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비싼 한약을 해마다 지어 드시는 대신, 매일 체내에 넣어주는 식단을 채식 위주로 전환하면 어떨까? 혀에서 살살 녹는 기름기와 포만감이 그리울 수 있겠지만, 익숙해지면 야채의 깔끔한 맛과 몸을 지켜주는 상쾌한 활력이 더 고맙게 느껴진다.     채식은 염증 유발 대신 신선한 에너지를 얻는 방법이다. 육류 섭취는 몸 안에서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육류의 종류나 섭취량 등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관련 연구 내용을 읽어보면 육류는 무서울 만큼 체내 염증 유발에 압도적으로 기여한다. 반면에, 가공이 적은 채식은 하루를 활기차게 만들어 줄 신선한 에너지를 치솟게 한다.  면역 체계와 체중 관리, 집중력 향상에 직접 도움이 되는 쉬운 채식으로 건강과 경쟁력을 모조리 챙겨보자. (필자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하기 위해 가필이나 수정을 최대한 줄였습니다.)   ▶문의: (703)337-0123, www.InteliSystems.com 윤필홍 / InteliSystems 대표마케팅 사업가 마케팅 마인드 채식 동물 체내 염증

2023-10-18

[아메리카 편지] 오리? 아니면 토끼?

어느덧 14개월 된 딸이 요즘 온갖 동물 그림에 빠져 하나하나 손가락질하며 물어본다. 돼지 그림을 보면 “꿀꿀”, 코끼리가 보이면 “뿌우웅”, 말을 보고는 “이히힝” 소리를 낸다. 물론 아직 아이가 실제 동물을 본 건 아니다. 그런데도 그 어린 나이에 다양한 양식으로 그려진 동물을 정확히 분별하는 게 신기할 뿐이다.   시대별 회화 양식을 천착한 20세기 중반 미술 이론가 에른스트 곰브리치는 그 당시 심리학 연구를 동원해 우리가 재현된 이미지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관해 중요한 연구를 했다. 비트겐슈타인으로 유명해진 ‘오리-토끼 그림’(사진)은 어떻게 보면 토끼로 보이고 어떻게 보면 오리로 보이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동시에 두 동물을 보기 힘들다. 곰브리치는 이를 이용해 우리가 그림을 인지하는 능력은 상상력이 동원되는 두 단계의 절차라고 생각했다. 일단 그림 자체의 물질적인 요소를 감지하고, 그러고 나서 그림이 나타내는 실체를 파악한다고 보았다.   반면에 동시대 철학자 리처드 볼하임은 곰브리치와는 달리 그림을 인지하는 과정은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담은 복합적인 하나의 절차로 파악했다. 눈에 보이는 그림의 물리적인 요소(색·모양 등)를 감지하는 동시에 그림이 나타내고자 하는 실체를 이해한다고 보았다.   흥미롭게도 이 두 이론가는 모두 그림이 나타내고 있는 ‘실체’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돼지라는 동물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우리 딸은 여러 가지 그림이 나타내는 무언가의 공통분모를 파악하고 그 개념을 추상적으로 감지하고 있다. 그런 딸을 보고 있으면 나는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플라톤에 따르면, 이 세상의 수많은 돼지는 가장 돼지다운 추상적인 돼지 개념(이데아)의 불완전한 복사본일 뿐이다. 그 개념을 감지하는 어린아이의 지혜는 참으로 경탄스럽다. 김승중 /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아메리카 편지 토끼 돼지 그림 동물 그림 돼지 개념

2023-07-28

가주 ‘좀비 마약(동물 진정제 자일라진)’ 대책 부심

가주 보건 및 수사 당국이 ‘좀비 마약’의 가주 확산을 막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좀비 마약은 강력한 동물 진정제인 자일라진을 일컫는 말이다. 일명 ‘트랜크(tranq)’로 통하는 자일라진 그 자체는 통제 물질이 아니지만, 펜타닐과 혼합되면 치명적인 반응과 부작용으로 목숨을 위협할 수 있다.   펜타닐의 효과는 헤로인을 비롯한 다른 마약에 비해 짧지만, 자일라진을 섞으면 그 효과가 헤로인과 비슷할 정도로 길고 강력해진다.   문제는 자일라진의 호흡 제한 효과 때문에 사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자일라진은 펜타닐 과용에 대응하기 위한 날록손 같은 약품에도 반응하지 않는다. 좀비 마약의 또 다른 위험성은 주사로 반복해서 투입하면 살과 근육에 괴사가 발생하고,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절단해야 할 상황에 이른다는 것이다.   좀비 마약은 처음 뉴욕, 필라델피아를 비롯한 북동부 지역에서 유행했지만, 지난해 6월엔 전국 36개 주에서 유통되는 마약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될 정도로 확산했다.   가주 당국도 지난 2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약물 과용으로 사망한 4명의 체내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됐다는 검시 보고서가 공개된 이후 바짝 긴장하고 있다. 보건 분야 전문 매체 KFF 헬스뉴스에 따르면 이미 LA와 샌타클래라, 샌호아킨 카운티에서도 마약에서 자일라진이 검출된 사례가 보고됐다.   새크라멘토 비를 비롯한 언론 매체들은 헬스뉴스를 인용, 가주 보건 당국이 자일라진 확산을 막기 위해 거리의 마약에서 자일라진을 검출할 수 있는 검사 키트를 배포하고, 자일라진을 통제 물질로 분류하기 위한 노력에 나섰지만 아직 가주 전체를 모니터할 수 있는, 표준화된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샌프란시스코 공공보건국 인구행동보건부 제프리 홈 국장은 “자일라진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줄이거나 통제하지 못하면 북동부처럼 ‘좀비 거리’로 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카운티 공공보건국 시다스 퓨리 의료 부국장은 확보된 데이터가 별로 없지만 자일라진이 알려진 것보다 더 많이 퍼져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LA카운티 셰리프국은 최근 자일라진 확산 현황 추적을 위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지미 파네타 연방하원의원(몬터레이)은 자일라진을 통제 물질로 분류하기 위한 법안을 지난 3월 발의했다. 박경은 기자진정제 좀비 좀비 마약 동물 진정제 좀비 거리

2023-07-04

콜로라도, 개·고양이에게 최고의 주에 속해

 콜로라도 주내 보호소에 수용된 반려견, 반려묘 중에 입양되지 못해 결국 안락사되는 개체수가 50개주 가운데 8번째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비영리 동물보호단체로 2025년까지 미국내 모든 동물보호소에서의 안락사를 없애자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베스트 프렌즈 애니멀 소사이어티’(Best Friends Animal Society/BFAS)가 2020~2022년까지 미국내 각 주별 동물 보호소에서의 반려견, 반려묘 안락사 실태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미전역 보호소에 수용된 반려동물의 약 86%가 결국 입양되지 못해 안락사를 당하고 있으며 안락사를 금지하는 동물보호소는 미전체 보호소 중 56.6%에 그치고 있다. BFAS는 안락사를 금지해 수용된 동물의 90% 이상이 생존해 있는 보호소를 ‘노-킬’(no-kill) 보호소로 규정하고 미전역 모든 보호소들을 2025년까지 ‘노-킬’(no-kill) 보호소로 만들기 위한 후원 및 지원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콜로라도는 보호소로 데려온 개와 고양이 가운데 입양되지 못해 결국 죽임을 당하는 개체수가 전체의 0.79%로 50개주 가운데 8번째로 낮았다. 또한 콜로라도 주내 동물보호소 70개 중 87%인 61개가 노-킬 보호소로 이는 전국에서 5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콜로라도에서는 지난 3년간 9만1,342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주내 70개 동물보호소에 들어왔으며 이중 안락사 당한 개체수는 755마리에 그쳤다.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이 전국에서 제일 낮은 주는 버몬트, 뉴 햄프셔, 델라웨어 등 3개주로 이들 주내 동물 보호소의 100%가 노-킬 보호소다. 반면, 가장 높은 주는 앨라바마로 2022년 기준 보호소 수용 동물의 15.37%가 안락사당했으며 주내 노-킬 보호소 비율은 34.15%에 불과했다. 이어 노스 캐롤라이나주가 안락사 비율 14.8%로 두 번째로 높았고 하와이, 텍사스, 아칸사주의 순으로 높았다. BFAS가 발표한 미국내 반려견, 반려묘 관련 데이터는 다음과 같다.   ▲미국내 보호소에 수용된 개·고양이 개체수 440만마리 ▲보호소에서 생존한 개·고양이 개체수 380만마리 ▲미국내 동물보호소수 3,943개 ▲노-킬 보호소 비율 전체의 56.6%   ▲미전체 가구의 2/3 이상이 개 또는 고양이 기름 ▲8,600만 가구에서 기르는 개 또는 고양이 개체수 1억8,600만마리 ▲반려동물 가구의 22%가 2마리 이상 기름   ▲반려견 개체수 1억800만마리(가구당 1.56마리) ▲2018년 이후 반려견 키우는 가구 11% 증가 ▲반려동물 가구의 54%인 6,900만가구가 개를 기름 ▲지난 10년간 반려견 키우는 가구수 49% 급증 ▲반려묘 개체수 7,600만마리(가구당 1.74마리) ▲2018년 이후 반려묘 키우는 가구 4% 증가 ▲반려동물 가구의 35%인 4,530만가구가 고양이 기름 ▲지난 10년간 반려묘 키우는 가구수 17% 증가 ▲반려동물 양육 포기 이유: 너무 많아서 16.1%, 주거문제 13.7%, 주인의 건강 악화/사망/돌봐줄 사람 부재 10.1%, 공격적이진 않으나 동물의 행동·성격 문제 7.8%, 재정문제 7.2%   한편, BFAS는 지난 2016년 한해동안 미국내 동물보호소에서 안락사 당한 반려동물수가 무려 100만마리에 달했다면서 이는 보호소들이 지역사회로부터 충분한 지원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계기로 BFAS는 오는 2025년까지 미국내 모든 동물보호소를 100% 노-킬 보호소로 만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그동안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으며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지만 아직 100% 목표에는 현저히 못미치는 56.6%에 그치고 있다. 이에 BFAS는 미전역 각 지역사회와 주민들의 후원과 관심을 당부하고 있다. 물질적인 후원이든 자원봉사든 무엇이든지 가능하며 자세한 사항은 웹사이트(https://bestfriends.org/)를 참조하면 된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고양이 고양이 개체수 보호소 비율 동물 보호소

2023-06-23

[기고] 북극 동물의 월동 비밀

인간은 자연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실생활에 유효 적절하게 활용하고 있다. 점퍼 등의 소매에 부착되어 있는 일명 ‘찍찍이 (hook-and-loop fastener)’도 그중 하나다.     이것을 최초로 상품화한 것은 스위스 출신의 사냥광인 미스트랄(George de Mestral)이라는 인물이다. 어느 날 사냥을 다녀온 그는 옷에 붙어있던 도꼬마리 씨앗이 잘 떨어지지도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는 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현미경으로 관찰했고, 한쪽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미스트랄은 여기서 얻은 아이디어를 한 업체에 제공했지만 관심을 보이지 않자 본인이 직접 특허를 내고 상품화했다. 그는 1951년 벨크로(Velcro, Velour (벨벳) +Crochet (갈고리)) 제품을 선보였고 이는 20세기의 100대 발명품에 포함됐다. 당연히 그는 엄청난 부도 축적할 수 있었다.       이처럼 미지의 세계인 자연에서 배울 수 있는 것과 응용할 수 있는 것은 무궁무진하다고 본다. 다만, 인간이 아직 인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북극의 겨울 추위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다. 그 혹독한 환경에서 북극곰을 비롯해 북극여우, 순록(caribou) 등 동물과 곤충들이 6개월 이상의 겨울을 보낸다. 그럼 이들은 어떻게 먹이를 찾고 생명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선, 모기에 대해 알아보자. 모기는 과연 월동하는가?  월동한 모기는 초봄 죽을 각오로 동물에게 달려든다. 알을 산란하기 위해서는 영양분이 되는 혈액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떻게 암놈 모기는 월동을 할 수 있었을까? 암놈 모기의 체액을 검사한 결과, 이들의 체액에는 월동에 적합한 부동액(anti-freezing liquid) 물질이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모기는 처마 밑, 덤불 등 월동하기 좋은 장소에서 긴 겨울을 지낸다.     정확한 연구 결과는 없지만 알래스카 야생동물국에 의하면, 아마도 겨울이 시작되기 전 암놈 모기 체내에는 부동액 성분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자동차 부동액을 이용해 영하 40도에서도 엔진이 얼지 않게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영하 40도는 섭씨 및 화씨 온도가 같다.     다음은 순록이다. 순록은 심장에서 나오는 동맥이 다리 가운데로 흐르고, 환경 온도에 둔한 정맥이 그 주위를 감싸는 혈관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혹독한 겨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함이다. 발은 차가운 지면을 딛고 생활하기에 혈관구조도 겨울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진화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혈관 구조는 극지에 사는 동물 대부분이 비슷하다.     남극의 펭귄과 갈매기, 북극의 여우와 늑대, 삵 등이 비슷한 혈관 구조를 갖고 있다. 또 개, 곰, 여우와 늑대는 발바닥이 검은 스펀지 모양을 하고 있다. 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수많은 돌기가 지면과 접촉하게 되어 있다.     그 돌기 위에 따뜻한 동맥을 촘촘한 그물구조의 정맥이 감싸고 있다. 이런 피부와 혈관구조의 진화가 혹독한 겨울 환경 속에서도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밖에 북극곰은 북극에서 최상위 포식자이자 동물보호기금(WWF)이 보호종으로 지정한 동물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극지 해빙이 감소하면서 북극곰의 먹이 사냥지도 점차 줄어들고 있다. 그 결과, 덩치가 큰 수컷이 새끼 곰을 잡아먹는 경우도 빈번히 발생한다.       북극곰의 털은 무슨 색일까? 대부분 흰색이라는 답한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피부는 검은색이며 털은 투명한 섬유다. 검은색은 빛을 흡수하고, 흰색은 반사한다는 것이 자연의 이치이다.     북극곰은 겨울 동안 체내의 여러 지방층으로 추위를 이기고, 햇빛이 있을 경우는 투명한 털과 검은 피부를 이용해 체내에 열을 저장한다. 또 피부 구조는 체내의 열이 외부로 방출되지 않도록 한다.       북극곰의 털을 응용한 합성 섬유 직물 시제품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조만간 상품화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많은 것을 얻지만, 우리는 자연에 일방통행적 피해만 주고 있음을 상기하자. 자연은 쓰레기 처리장이 아니라, 우리의 정서를 치유하는 모태이다. 김용원 / 알래스카주립대·페어뱅크스 교수기고 북극 동물 북극여우 순록 알래스카 야생동물국 겨울 환경

2023-04-28

[휴먼 & 펫] 끌리는 마음만으로는…

반려동물을 키우려면 아는 집에서 얻거나 애견센터에서 구매한다. 과거엔 사고파는 물건처럼 여겼지만 ‘입양’이라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가족으로 받아들이고 부양하겠다는 태도가 정착하고 있다. 하지만 진료하다 보면 문제가 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동물 치료에 국가 의료보험이 없기 때문에 진료비를 대느라 전셋집을 월세로 옮긴 가정이 있었다. 고부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며느리는 반려견을 키우는 게 싫었지만 시어머니가 좋아해 내색하지 못했는데, 강아지가 병에 걸리자 안락사 문제를 놓고 의견이 갈렸다.   그래서 동물을 키워 보겠다면 결심이 필요하다. 몇 가지 요건을 따져보기 권한다. 우선 경제적 형편이다. 밥그릇, 목줄, 패드, 장난감, 이동장 등 갖출 물건이 꽤 많다. 사료·간식 비용도 무시할 수 없다. 치료비, 약값, 보험료도 고려 대상이다. 다음으로 시간 여유가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지 살펴보자. 동물은 정기적으로 산책과 운동을 해야 한다. 문제 행동 없이 사람과 어울려 살게 하려면 어렸을 때부터 보통 100명 이상의 사람을 만나게 해야 한다.   일정한 집안 공간도 필요하다. 동물이 쉬고 잘 곳과 먹이를 먹는 장소, 대소변을 볼 곳 정도로 나눌 수 있다면 바랄 나위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의 상황이다. 가족 모두가 입양에 동의하고 동물에 대한 호기심이 있으면 좋다. 이런 가족은 동물의 습성과 건강 관리 지식을 함께 알아가는 재미를 공유한다. 하지만 동물 털 알레르기나 공포감을 느끼는 이가 있다면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   무작정 동물을 키워보겠다고 나섰다가 예상치 못한 일로 파양하거나 유기하는 일이 꽤 발생한다. 이러면 키우던 사람에게도 상처가 남지만, 특히 동물에는 불행한 일이다. 끌리는 마음만이 아니라 관계를 지키려는 책임이 뒤따라야 하는 것은 사람 사이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다. 동물과의 만남에서도 중요하다. 서강문 / 서울대 수의대 교수·전 서울대 동물병원장휴먼 & 펫 마음 동물 치료 가족 구성원 안락사 문제

2023-04-26

[그 영화 이 장면] 주토피아

계묘년, 토끼해를 맞아 선택한 작품은 애니메이션 ‘주토피아’(2016)다.     영화사상 가장 유명한 토끼 캐릭터는 ‘사고뭉치’ 벅스 버니겠지만, ‘주토피아’의 주디는 바른 이미지에선 최고다. 이 영화에서 주디는 평화의 의미를 실천하고 전달하는 메신저이며, 그 어떤 절망적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는 불굴의 캐릭터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주토피아’는 포유류 통합 정책에 의해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이상적인 도시다. 어릴 적부터 정의감이 남달랐던 주디는 경찰의 꿈을 이루지만, 그가 헤쳐나가야 할 현실은 만만치 않다.   ‘주토피아’는 올바른 세상에 대한 영화다.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동물들이 공존하는 주토피아처럼, 우리의 공동체도 평온하길 바란다. 하지만 문제는 생겨난다. 현실은 이상과 달리 복잡하고, 우린 모두 부족한 존재이며, 그 틈을 타 두려움으로 세상을 장악하려는 세력이 있기 때문이다.     방법은 없는 걸까? 엔딩의 연설 신에서 주디는 말한다. “긍정적으로 보세요. 우린 공통점이 많으니까요. 서로 이해하려고 노력할수록 더 포용하게 될 거예요.” 그리고 당부한다. “자신의 내면을 보세요. 변화의 시작은 바로 여러분이며, 저 자신이며, 우리 모두니까요.”     당연하고 평범하며 순진해 보이지만, 주디의 이 말은 평화가 절실한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메시지 아닐까. 한 해의 시작에서, 주디의 진심이 전해지길 바란다. 김형석 / 영화 저널리스트그 영화 이 장면 초식 동물 육식 동물 토끼 캐릭터

2023-01-06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베지터블 가죽

단어 그대로 풀이하면 베지터블(Vegetable·채소)로 만든 가죽이라는 뜻이다. 채소의 어떤 성분을 이용해 동물 가죽 비슷한 원단을 만들어냈다는 건가. ‘베지터블 가죽’이란 친환경적으로 만든 가죽을 부르는 업계 용어다. 즉, 사용된 소재가 아니라,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춘 용어다.   베지터블 가죽 제품을 만들었던 코오롱FnC ‘쿠론’ 생산파트 이병관 차장의 설명에 따르면, 동물의 가죽인 원피(原皮)를 상용 가능한 피혁 형태로 만들려면 무두질 공정이 필요하다. 원피는 시간이 지나면 부패하거나 굳기 때문에 불필요한 성분을 제거하고, 사용하기 편리하게 부드러우면서도 내구성 갖춘 소재로 만들기 위해서다. 바로 이 무두질 공정에는 크롬 화합물을 사용하는 방법과 식물성 섬유 추출물을 활용하는 방법 두 가지가 있다.   크롬 무두질은 여러 장의 가죽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어 상업성이 높은 반면, 세척 후 유해 중금속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환경오염을 일으키기 쉽다.     식물성 섬유 추출물을 사용하는 무두질은 친환경적인 반면, 공정이 복잡하고 또한 양질의 가죽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대량 생산이 어렵다. 당연히 제품값은 올라간다.   하지만 요즘의 밀레니얼 세대는 가격이 조금 비싸도 ‘윤리적 소비’를 지향한다. 개인의 이익이나 만족보다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소비인가, 미래 세대에 이익이 되는 올바른 소비인가를 먼저 따진다.     건강한 지구를 위해 지속가능한 패션을 선택하려는 이들의 고민은 진지하고 열렬하다. 이 진심을 기업들은 마케팅 홍보 이슈로만 이용하지 말고 꾸준한 연구로 화답해주길 바란다. 서정민 / 중앙SUNDAY 문화선임기자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베지터블 가죽 베지터블 가죽 동물 가죽 무두질 공정

2022-10-12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