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당에 손님 가장해 들어가 가방 날치기
한인식당서 음식만 먹고 도망가는 일명 ‘먹튀’에 이어 손님 가방을 노린 절도 범죄가 벌어졌다. 용의자들은 범행 대상을 물색한 뒤 재빠르게 가방을 훔쳐 달아나는 등 치밀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오후 7시 45분쯤 한인 이모(여, 40대)씨는 일행 3명과 LA한인타운 김밥천국 식당을 찾았다. 이씨와 일행은 평소처럼 식당 안쪽 테이블에 앉았고, 음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고 한다. 이때 비한인 남녀가 들어왔다. 이들은 식당이 한산했음에도 직원에게 이씨 일행 뒷자리 테이블에 앉고 싶다고 요구했다고 한다. 피해자 이씨는 “내가 앉은 자리 뒤쪽에 남자가 앉았고 처음엔 신경 쓰지 못했다”며 “같이 온 일행이 뒤에 앉았던 남녀가 갑자기 일어나 나갔다며 가방을 확인하라고 했다. 뒤돌아본 순간 등받이 의자에 걸쳐놓은 크로스백 가방이 사라졌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김밥천국이 공개한 방범카메라 영상에는 절도 용의자 남녀의 범행 모습이 고스란히 찍혔다. 영상에 따르면 용의자 남녀는 우선 김밥천국 입구 창밖에서 2분여 동안 식당 안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이들은 손님인 척 식당 안으로 들어왔고, 이씨 일행 뒷자리 테이블에 앉아 메뉴판을 보는 척했다. 용의자 중 여성이 화장실을 갔다 오자 남성은 자리를 뜨는 척 등받이 의자에 걸쳐놓은 외투를 챙겼고, 그 순간 그는 이씨의 가방을 몰래 낚아 외투 속에 감춘 채 자리를 떴다. 남성이 자리를 뜨면서 가방을 낚아채 사라지기까지 시간은 10초 안팎. 용의자들은 식당 밖으로 나오자마자 미리 대기하던 검은색 세단으로 달려간 뒤 차를 타고 도주했다. 김밥천국 측은 “손님이 가방을 도난당했다고 말씀한 뒤 방범카메라 영상을 확인해보니 계획적이었다”며 “간혹 음식을 먹고 도망가는 경우는 있었지만 이렇게 식당 안에서 가방을 훔쳐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피해자 이씨는 방범카메라 영상 등을 토대로 LA경찰국(LAPD) 웹사이트에 도난피해 신고를 접수했다. 이씨의 한 일행은 “사건 직후 김밥천국 측이 올림픽경찰서에 찾아가 신고했는데 오후 8시가 넘었다며 온라인 신고만 하라고 해 답답했다”며 경찰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했다. 한편 피해자 이씨는 “가방 안에 일 관련 서류,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가 들어간 지갑, 자동차 여분용 열쇠 등이 있었다”며 “그들은 가방을 훔쳐간 직후 타깃 매장에서 신용카드로 200달러를 긁었다. 2차 피해가 있을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이어 “저녁 시간대 남녀가 데이트하듯 식당에 들어와서 가방을 훔쳐갈 줄은 몰랐다. 항상 조심하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2일 김밥천국 측은 절도 용의자 남녀가 찍힌 영상 화면을 출력해 식당 입구에 붙이는 등 예방활동에 나섰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한식당 날치기 크로스백 가방 용의자 남녀 손님 가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