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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고통과 기쁨

불교에서 깨달음의 길로 ‘사성제(四聖諦)’를 이야기합니다. 고집멸도(苦集滅道)가 바로 그것입니다. 삶에서 고통이 쌓이면 고통을 없애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는 방법을 보이는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요즘 법화경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법화경을 공부하면서 사성제를 다시 접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그러하지만 내 상태에 따라 공부의 깨달음은 달리 다가옵니다. 이번에 사정제를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사성제의 고(苦)는 다시 사고팔고(四苦八苦)로 나뉩니다. 우리의 고통을 네 가지 혹은 여덟 가지로 나누는 것입니다. 네 가지 고통은 생로병사(生老病死)이고 여덟 가지 고통은 여기에 원증회고(怨憎會苦), 애별리고(愛別離苦), 구불득고(求不得苦), 오온성고(五蘊盛苦)를 듭니다. 팔고에 해당하는 네 가지 고통을 보면서 금방 마음에 다가왔습니다. 살면서 우리가 겪는 고통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오늘은 원증회고와 애별리고에 대하여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첫 번째 고통인 원증회고는 원망하고 미워하는 사람과 만나는 고통입니다. 생각만 해도 괴로운 일이나 삶의 대부분의 고통은 여기에서 비롯됩니다. 세상에 만나고 싶은 사람만 있다면 하루하루가 천국입니다. 기독교에서 너희 안에 천국이 있다는 말은 바로 여기에 해당할 겁니다. 우리들 사이에 천국은 있습니다. 그런데 나이를 먹고 지위가 올라가고 세상과 넓게 만나다보면 정도는 다를지 모르나 원증회고의 세상입니다. 괴롭기 짝이 없습니다.   애별리고는 애당초 사랑이 있기 때문에 생기는 고통입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이별의 고통도 없습니다. 반대로 사랑하는 사람이 많으면 이별의 고통은 상존(常存)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늘 함께할 수는 없는 겁니다. 특히 외국에 사는 사람이나 외국에 가족이 있는 사람이라면 애별리고의 고통은 항상 느끼는 일입니다. 또한 애별리고의 가장 큰 고통은 죽음의 이별이니 언젠가는 다가오는 일입니다. 피할 도리가 없습니다.   원증회고와 애별리고의 두 고통을 보면서 저는 회(會)와 별리(別離)를 바꾸면 세상이 완전히 달라지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만나는 기쁨과 싫은 사람과 헤어지는 기쁨으로 말입니다. 물론 싫은 이가 적어서 싫은 이와 헤어지는 기쁨마저 적어진다면 더 좋겠지요. 싫은 이를 줄이는 노력, 사랑하는 사람을 늘리는 노력은 중요한 수행입니다.   옛이야기에 소금장수 아들과 우산장수 아들을 둔 엄마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는 소금장수 아들을 걱정하고, 햇볕 쨍쨍한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을 걱정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게 엄마의 마음일 겁니다. 저는 그렇다고 하더라도 비 오는 날에는 우산장수 아들 때문에 웃음이 나고, 맑은 날에 소금장수 아들 덕분에 기분이 좋아지기 바랍니다. 같은 사건이어도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고통을 줄이고 기쁨이 커지는 겁니다.   허나 이렇게 글을 쓰고 있지만 저는 싫은 사람 만나는 일을 날마다 걱정합니다. 또한 저는 사랑하는 이와 헤어짐에 슬퍼하고, 잘된 자식보다 힘든 아이에 온통 마음이 쓰입니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고 하지만 사실 아픈 손가락에 더 신경이 쓰이는 게 부모입니다. 아픈 아이가 있는데 잘된 아이 때문에 기뻐할 수만은 없겠지요.   고통이 많기는 하지만 그게 사람이라는 것을 느낍니다. 고통이 많기 때문에 반대로 기쁨도 많아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고통이 없다면 기쁨이 그렇게 좋지만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아파하고 기뻐하는 인간이라는 게 싫지만은 않습니다. 고통과 기쁨은 인간의 두 모습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고통 기쁨 가지 고통 우산장수 아들 소금장수 아들

2024-02-25

[등불 아래서] 열매는 가지에 달린다

나는 참 포도나무라고 하신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그 가지에 비유하셨다. 가지는 나무에 붙어 있지 않으면, 스스로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따라서 가지의 일은 열매를 맺자가 아니라 나무에 붙어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열매만 맺자고 애쓰는 가지도 안쓰럽지만, 한편 나무에 붙어 있으려고 바둥바둥 애쓰는 가지도 만만치 않다. 마치 체력 측정장에서 가쁜 숨을 쉬며 떨리는 팔로 철봉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인상을 쓰는 학생들처럼 말이다.   비유에는 나무에 붙어있는 우리의 모습이 나온다.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으니 나의 사랑 안에 거하라".   아무리 생각해도 겨우 붙어 있는 모습은 아니다.   특히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으니'라는 말씀은 고난도의 묘기를 보여주는 철봉 선수에게 "자,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 봐라. 내가 붙잡아 줄 테니 아무 염려 말고"라는 코치의 소리로 들린다.     이 비유를 말씀하시던 날, 예수님은 친히 제자들의 발을 씻겨주셨으니 말이다.   게다가 이 말씀을 하시는 이유는 "꼭 붙잡고 있어. 떨어지면 끝장이야"가 아니다.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어 너희 기쁨을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 주 안에 거하라는 끝이 아니다. 기쁨으로 거하라.   우리는 즐거운 인생과 행복을 원하면서도 그런 인생은 우리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사는 듯하다. 여기에는 세상을 좋아해서는 안 되고, 항상 거룩하고 근엄한 경건에 좀 더 점수를 주는 경향도 한몫할 것이다. 거룩과 경건은 신앙생활에서 양보할 수 없는 중요한 내용들이다. 그런데 '즐거운 거룩' '미소가 절로 생기는 경건' '미치도록 기쁜 인내' '마음이 붕 뜨는 봉사'는 어떤가.   물론 버티는 것도 실력이다. 자리를 지키는 것도 성실이다. 내 책임을 다하는 것은 아름다운 성품이다. 그렇다면 즐겁게 버티고, 웃으며 자리를 지키고, 기쁘게 책임을 다하는 것은 더 멋있지 않은가.   C. S. 루이스의 말처럼 우리의 문제는 행복을 너무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한 기쁨을 준다고 해도 겨우 삶의 쾌락과 성공 등에만 집착하면서 너무 쉽게 만족해 버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주님 안에 거하는 일은 기쁨으로 가득 차는 일이다. 가지는 나무에 붙어서 나무의 모든 명성과 영광을 누린다. 루비로망은 그 가지도 루비로망이다. 그뿐인가. 열매는 가지에 달린다. 나무가 다해 주고 열매를 가지에 맺게 하신다. 이 얼마나 황홀한 기쁨인가. 이 기쁨을 누릴 때까지 기쁨을 멈출 수 없다.   [email protected] 한성윤 / 목사·나성남포교회등불 아래서 열매 너희 기쁨 철봉 선수 쾌락과 성공

2023-07-10

아이들 눈으로 최신 유행템 고르면 ‘기쁨 2배’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를 떠올리면 산타클로스가 크리스마스 트리 밑에 두고 간 선물이 생각난다.     졸린 눈을 비비며 선물을 풀면 내가 소원했던 물건이 마법처럼 나타났기 때문이다. 장난감 가게를 지나칠 때마다 내 시선을 끌었던 팩맨 게임기가 내 손 안에 들어왔다. 산타클로스가 어떻게 내 마음을 알았을까. 세월이 흘러 부모가 된 나는 그때의 산타클로스처럼 나의 아이들에게 줄 크리스마스 선물을 준비한다. 올해 우리 아이는 어떤 선물을 받고 싶어할까. 잠시 내가 산타클로스가 되어 우리 아이들이 바라고 있는 선물을 생각해 본다.   초등학생   초등학생인 막내는 닌텐도 스위치로 ‘모여봐요 동물의 숲 (이하 모동숲)’ 이란 게임을 재미있게 하고 있다. 팬데믹 시기에 친구들과 어울려 놀기가 힘들었는데 모동숲 덕분에 온라인에서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며 선물을 주고받았다. 오랫동안 가지고 놀아 스위치가 아주 낡았다.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막내의 닌텐도 스위치를 업그레이드해 주기로 했다.   최신형인 닌텐도 스위치 OLED는 349.99달러. 기존 스위치보다 화면이 크고 화질도 선명하다. 7인치 크기에 OLED 스크린이기 때문이다. 내장 저장용량이 64GB이며, 사운드도 향상되어서 플레이할 때 생동감이 넘친다. 조이콘을 분리해서 스크린을 소형 모니터처럼 세워 두고 플레이를 할 수 있다.   100달러 정도 저렴한 닌텐도 스위치도 옵션이다. 게임기 본제와 조이콘을 분리할 수도 있다. 스위치 본제를 덱에 끼운 후 HDMI 케이블로 컴퓨터 모니터나 TV에 연결하면 큰 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큰 화면에 연결이 되면 시야가 넓어지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어 게임을 즐기는 데 유리하다.     199.99달러로 닌텐도 스위치 시리즈 중 가장 저렴한 라이트 버전도 있다. 블루, 그레이, 코럴, 터쿼이즈(Turquoise), 옐로 등 다양한 색상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스크린과 컨트롤 패드가 합쳐진 일체형으로 작고 가벼워서 휴대하기에 편리하다. 세 가지 기종 모두 배터리 충전 후 게임을 할 수 있는 시간은 5시간에서 9시간 정도다. 내장 메모리 용량이 충분하지 않으면 외장메모리 칩을 별도로 사서 스위치에 끼워 넣을 수 있다.   중고생     사춘기에 접어든 둘째는 말수가 부쩍 줄어들어서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대신 친구들과 스마트폰으로 문자를 주고받거나 아이돌의 춤이나 노래를 커버하는 짧은 동영상을 만들어 친구들과 공유한다. 얼마 전 친구들과 놀다가 실수로 스마트폰을 떨어뜨려 액정화면에 금이 갔다. 이참에 새 핸드폰으로 바꿔주기로 했다. 최신 모델은 아니더라도 액정화면에 금이 간 스마트폰보다 새 스마트폰이 낫지 않을까 해서다. 몇 가지 스마트폰 모델의 가격을 비교해 봤다.   애플 아이폰12는 메모리 용량에 따라 가격이 599~749달러대다. 블랙, 화이트, 레드, 블루, 그린 그리고 퍼플 등 다양한 컬러 중에서 선택할 수 있어 틴에이저들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또 아이폰 12프로와 동일한 A14 바이오닉 칩이 내장되어 있어 성능 면에서 그리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2개의 카메라가 모두 야간 모드를 지원해서 야간 촬영의 퀄리티를 높여준다. 스마트 데이터 모드가 있어 데이터의 빠른 전송이 필요할 때는 5G 모드로 배터리를 절약해야 하는 경우에는 LTE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디스플레이가 OLED 방식이라 이전 모델보다 스크린의 화질이 개선되었다. 무선 충전의 효율성을 높이는 맥세이프(MacSafe)가 채택되었다.     애플 아이폰 SE도 있다. 429~579달러의 경제적인 가격이 매력적이다.     스마트폰을 종종 떨어뜨려서 고장을 내는 둘째를 위해 가격 부담이 덜한 모델도 고려해 보았다. 저장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가 있지만, 현재 판매 중인 아이폰 모델 중에서는 가격대가 가장 낮다. A13 바이오닉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어 성능 면에서 아이폰 11과 동일하다. 터치 ID 홈버튼이 있어 지문 인식을 선호하는 사용자에게 좋다. LC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지만, 오랫동안 게임을 하거나 내비게이션을 작동해서 생기는 잔상이 남는 현상이 없다. 다른 모델에 비해 크기가 작고 가볍기 때문에 소형 스마트폰을 선호하는 사람에게 적합하다.   대학생     대학생인 맏이는 유투브 크리에이터로 활동 중이다. 대부분의 영상을 본인의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후 노트북에서 편집한다. 구독자 수가 늘어가고 관심이 높아지면서 영상과 오디오 퀄리티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보다 좋은 화질의 영상을 녹화할 수 있는 유투브 영상제작용 카메라가 필요할 것 같다. 소니 브이로그 카메라(ZV-1F Vlog Camera)가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어 보인다. 가격은 499.99달러.   3캡슐 지향성 마이크가 카메라 상단에 내장되어 있어 촬영자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녹음할 수 있고 윈드 스크린이 장착되어 있어 실외 촬영 시 바람 소리를 줄일 수 있다. 아이(Eye) AF를 사용해 사람의 얼굴과 눈을 자동으로 인식해 초점이 유지된 상태로 촬영이 가능하다. 화면을 터치만 하면 초점을 다른 피사체로 옮길 수 있다. 얼굴 우선 자동 노출 (AE) 기능이 자동으로 얼굴을 환하게 밝혀 주기 때문에 조명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추가적인 편집이 없이 촬영 방향을 가로에서 세로로 바꿀 수 있고 세로로 촬영된 영상은 자동으로 태킹 되어 스마트폰으로 전송되어 소셜미디어에 업로드할 수 있다.   749.99달러로 가격대가 좀 있지만, 또 다른 옵션은 캐논 파워샷(PowerShotG7X Mark III) 카메라가 있다. 스마트폰보다 작은 크기로 크롭 없이 4K 영상 촬영이 가능하다. 풀 터치 180°틸트 LCD로 셀프촬영과 다양한 각도의 촬영이 가능하고 별도의 장비 없이 유투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지원한다. 카메라 측면의 무선 연결 버튼을 누르면 Wi-Fi나 블루투스를 통해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연동할 수 있다. 우훈식 기자기쁨 스마트폰 스마트폰 모델 닌텐도 스위치 크리스마스 선물

2022-11-14

[이 아침에] 나누는 기쁨

내가 다니는 성당은 자체 건물이 없어 학교 성당을 빌려 주일에만 미사를 드리는 작은 공동체다. 성당이 없는 대신 넓은 대지에 사제관과 별도의 작은 경당이 있는 회관을 가지고 있다. 회관에는 오렌지와 자몽, 석류나무 등이 자라고 있다. 그동안 다녀가신 신부님들 중에 정원 일에 관심을 가진 분은 없었지 싶다. 넓은 마당은 가드너가 관리하고 철 따라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어도 대부분 땅에 떨어져 버리곤 했다.     작년에 오신 신부님이 정원의 나무들에 관심을 보이고 돌보자, 나무는 탐스러운 열매를 맺기 시작했다. 신부님은 때맞추어 가지치기를 하고, 거름과 물을 준다. 마당에 심은 포도가 열매를 맺자, 몇 개씩 잘라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얼마 전에는 신자들에게 장바구니에 이름을 써서 가지고 오라고 하더니, 다음 주에 성당에 가니 바구니마다 오렌지가 가득 담겨 있었다. 집에 가지고 와서 먹어 보니 여간 맛있는 것이 아니다.     코로나 이전에는 미사가 끝나면 다과를 나누는 친교시간이 있었는데, 지금은 없다. 코로나 셧다운이 풀리고 다시 성당에 나가기 시작하며 우리 반은 미사가 끝나면 주차장 한편의 나무 그늘에 모여 잠시 이야기를 나누다 헤어진다.     7월 초, 신부님이 우리 반 자매들에게 시간이 있느냐고 물었다. 무슨 일인가 하니, 오렌지로 잼을 만들어 신자들에게 나누어 주고 싶은데, 만들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의기투합, 수요일에 회관에 모이기로 했다.     잼을 만들기로 한 날, 아내는 10시 전에 회관으로 가고, 나는 점심시간에 맞추어 햄버거를 사서 갔다. 사제관에 들어서니 온통 달콤한 오렌지 냄새다. 거실에도 부엌에도 오렌지가 가득하다. 아마 700~800개도 넘었을 것이다. 신부님 혼자 3일 동안 딴 것이다.     오렌지 잼을 만들려면 먼저 껍질을 벗겨, 주스를 짜고 (또는 갈아서), 적당하게 썬 껍질과 설탕을 넣고 졸여야 한다. 성당의 오렌지로 이미 두 차례 집에서 실험해 본 아내는 지난밤 유튜브를 보며 오렌지를 살짝 데치면 껍질이 쉽게 벗겨진다는 것을 알아냈다고 한다.     나는 껍질 벗기는 작업을 잠시 도와주다 회사 마감을 해주어야 해서 돌아오고, 아내는 밤 10시나 되어 돌아왔다. 신부님이 구입하신 병 160개 중 150여 개를 잼으로 채웠다고 한다.     주일 아침 성당에 가니, 입구에 잼이 담긴 병들이 테이블에 줄을 맞추어 놓여 있다. 미사가 끝나자 잼을 한 병씩 받아 든 신자들이 기쁜 표정으로 돌아간다. 나무 그늘에 서 있는 우리에게 손을 흔드는 사람, 와서 인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나눔의 즐거움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날 10시간 넘게 잼을 만들었던 자매님들도 힘은 들었지만 마음은 가볍고 흐뭇하다고 했다. 게다가 그날은 루비나 할머니를 성당에 모시고 다니던 부부가 일이 생겨 우리 반 다섯 가정이 돌아가며 차편을 제공하기로 한 첫날이었다. 루비나 할머니는 밭에서 키운 애호박을 우리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은 이런 것이지 싶다. 좋은 것이 있으면 나누고, 부족한 것은 서로 채워주며 사는. 신부님이 과일 농사를 잘 지으시면, 내년에도 잼 공방은 문을 열 것이다. 고동운 / 전 가주공무원이 아침에 기쁨 자몽 석류나무 학교 성당 나무 그늘

2022-07-20

[삶의 뜨락에서] 주는 기쁨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면 생각나는 기분 좋은 일화가 있다. 미국 생활 초창기였고 내가 20대 신참이라 NYU 병원에서 밤번 근무를 하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파티로 스태프들이 potluck(각자 음식을 한 가지씩 가져오는 파티)을 준비하기로 했다. 파티가 거의 끝나갈 무렵 서로 선물들이 오갔다. 난 선물을 하나도 준비 못 했고 생각조차 미치지 못했다. 그런데 그날 밤 난 선물 공세를 받았다. 비싼 선물은 아니었어도 장갑, 목도리, 스카프, 스웨터, 조끼 등 난 완전히 감동을 하여 눈자위가 뜨거워졌었던 아름다운 추억이었다. 왜 미리 선물 준비할 것을 말해주지 않았냐고 따지자 부담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40년 이상이 훌쩍 지났으나 그 당시 하나하나의 장면과 감동은 아직도 생생하다.     그 날 밤의 아름다웠던 추억은 내 가슴 속에 깊이 각인되어 그 후로 나도 많이 베풀려고 노력해오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주는 기쁨이 받는 기쁨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선물을 받으면 일단 기분이 좋고 행복하다. 하지만 이 감정은 서서히 희석되며 사라진다. 선물 자체가 물질이기 때문에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것을 보지 못한다. 선물의 뜻을 모르는 우리는 이차원에 머무른다. 행복의 조건을 물질에 두면 끝이 없어 그 욕망은 절대 채워지지 않는다.    많은 것을 가지면 가질수록 기대만 점점 커지게 되어 만족하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상을 심리학에서는 ‘쾌락의 쳇바퀴 현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누군가를 위해 선물을 준비할 때는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할지, 무엇을 필요로 할지 생각하게 되고, 선물을 받은 사람의 반응이 어떨지 삼차원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처음에 누군가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생각하는 순간부터 구매, 포장, 전달 과정 내내 그 사람을 생각하면 오랫동안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받는 선물의 기쁨이 즉흥적이라면 주는 선물의 기쁨은 오래 지속한다.    받는 기쁨은 소유인 반면 주는 기쁨은 경험이다. 소유의 생명은 짧고 경험의 생명은 길다. 좋은 경험은 행복의 자산이다. 좋은 경험이 모여 이루어진 행복은 탄탄하고 오래간다. 이 행복감은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시켜주고 건강을 유지해준다.     어느덧 연말연시가 다가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그동안 나에게 소중했던 사람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을 돌아보며 작은 정성을 담아 고마움을 전달할 때이다. 어쩌면 이런 사소한 일들이 행복의 비결이 아닐까 생각된다. 미국인들의 선물교환은 아주 담백하고 정성이 담겨 있다. 감사의 토큰 정도로 초콜릿, 쿠키, 와인 한 병과 손 글씨로 쓴 카드가 전부이다. 이에 반해 한국인들은 인사를 아주 크게 한다. 학부모로서 선생님께 직접 손으로 뜬 백 대신 명품 백을 선물해서 선생님을 당황케 한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내 아이를 특별히 잘 봐 주세요 보다 지난 한 해 동안 감사했습니다 그 차이다.     한국에서는 성공을 하면 재산 축적에 눈이 멀어지는 반면 미국에서는 사회 환원, 기부문화가 많이 발달하여 있다. 진정 선진국의 대열에 들기 위해서는 국민의 의식 수준이 향상되어야 한다. 돈이 많아 기부하는 것이 아니고 가진 것을 나누어 주는 것이 진정 기부문화의 기본이 아닐까. 나의 손길이 필요한 사람은 없는지, 주는 기쁨을 실천할 때에 우리는 서 있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기쁨 선물 공세 선물 자체 크리스마스 파티

2021-12-23

주고 받는 기쁨·고마움 가운데 커가는 우정

2021년도 한 달 반 정도 남았다. 코로나19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올해에도 친한 친구와 직장 동료가 삶에서 큰 위안이 된 경우도 많았으리라 짐작된다.    추수감사절은 한해 동안 추수한 것에 감사를 표하는 날이지만 우리에게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친구와 동료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할 시기이기도 하다. 그들을 위한 선물 아이디어를 모아봤다.   ▶건강식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모든 사람들의 관심은 면역력 향상에 쏠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의 인삼과 홍삼 제품을 포함한 각종 건강보조식품은 친구와 직장 동료에게 따뜻한 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선물이다.   마이코 백화점에서는 천년누리 녹용애홍삼 30포 1상자를 69달러에 판매 중이다. 선물용으로 3상자를 구입하면 100달러에 마련할 수 있다. 이외에 볶음 도라지차, 천마애 쌍화진액, 천년누리 도라지배즙 등의 제품도 장만 가능하다. 이롬도 홍삼젤(2+2 반짝세일)을 판매하고 있으며 좀 가격대가 있는 제품에는 선삼정도 고려해 볼만 하다. 업체에 따르면, 인삼 사포닌의 유효 성분이 홍삼에 비해 100배나 많다고 한다. 우메켄은 75달러 이상 제품 구매 소비자에게 씨밸런스나 100억 유산균을 무료로 준다. 120달러 이상 쓴 소비자는 발효 미네랄 L칼슘이나 영지버섯엑기스 중 하나를 덤으로 받을 수 있다. 네이처메딕은 후코이단 제품의 구매 수량에 따라 추가 선물을 보너스로 주는 이벤트를 내년 1월 3일까지 한다. 부에나파크 천종산삼도 추수감사절 이벤트를 진행중이다.이외에도 GC내추럴도 자사 제품을 사면 선물백을 무료로 준다.         ▶보온 및 생활용품   올해는 에너지 가격 폭등에 난방비를 아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정보국(EIA)은 올 겨울 천연가스 가격 급등으로 올겨울 난방비가 평균 573달러에서 746달러로 30% 정도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상승 폭만큼 아껴야 지난해 수준으로 난방비를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이때문에 보온제품 선물이 올해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안 써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사용한 소비자는 없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포근함과 더불어 따스함을 주는 게 바로 극세사 이불이다. 김스전기는 트윈 침대를 기준으로 크로스 또는 밍크 극세사 이불을 각 69.99달러에 내놨다. 이불이 부담스럽다면 밴드형으로 된 침대 패드도 눈길을 끈다. 트윈사이즈로 34.99달러다. 또 김스전기는 120달러 이상 구매 고객에게 ‘씨밀렉스 밀폐용기 세트’, 250달러 이상은 ‘LG 생활건강 샴푸 세트’를 선물로 증정한다. 또한 450달러 이상은 80달러 상당의 ‘DREO 4Qt 에어 프라이어’와 650달러 이상은 100달러 상당의 ‘해피콜 WIDE 2단 직화오븐’이 선물로 따라온다. 아울러 1000달러 이상 쇼핑하면 200달러 상당의 ‘휴심 발 마사지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코리아타운플라자 3층에 위치한 ‘ABC플라자’에서 연말연시 풍성한 공짜선물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구매 금액이 40달러 이상이면 실리콘 계란찜기를, 100달러는 GUZZINI 보온물병, 200달러는 초경량멀티 IH그리들 팬을 덤으로 받는다. 350달러 이상은 가습기, 500달러 이상은 NINEWARE 볼륨 식기건조대, 700달러 이상은 리츠 차렵이불이 공짜 상품이다. 1000달러 이상 쓴 소비자는 조지루시의 다용도 전기그릴과 전골팬 겸용인 Electric Skillet이 보너스로 제공된다.   ▶50달러 미만의 상품   점심을 챙겨서 출근하는 동료를 위한 50달러 미만의 미니 냉장고도 선물로 인기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4리터 크라운풀 미니 프리즈의 가격은 43.99달러다. 4리터로 비록 몸집은 작지만 12온스짜리 소다 6개를 채여 넣을 수 있고 온도도 냉온으로 설정도 가능하 다.   겨울이 되면 난방으로 인해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진다. 이제품도 아마존에서 살 수 있는데 업파워 에센셜 오일 디퓨저로 가격은 15.99달러다. 아로마 향기에다 가습기 역할까지 하니 일석이조다. 디퓨저 몸통 색도 변하면서 사무실 책상에다 올려두면 딱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재택 근무자가 여전히 많다. 빙고 카드부터 데스크 요가 가이드가 있는 워크 프롬 홈 서바이벌 키트(Work from Home Survival Kit)는 그들을 위한 제품이다. 언커먼굿즈에서 20달러 에 살 수 있다.     요즘 달력을 누가 쓰나 하겠지만 개인 맞춤형 달력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가족 사랑이 넘쳐 책상 위에 가족 사진으로 도배한 동료가 있다면 제격인 선물이 있다. 바로 미메오(Mimeo)의 개인 맞춤형 달력 제작 기프트 카드다. 이 기프트 카드를 통해 선물 받은 동료는 자신만의 달력을 만들어 매달 가족사진을 주문 제작하여 사무실 벽에 걸 수 있다. 더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www.mimeophotos.com/calendars)에서 확인 가능하다. 이외에도 오트라이트 LED 콘 램프(OttLite LED Cone Lamp)는 사무실에서 늦게까지 일하는 직장 동료에게 맞춤형 선물이다. 가격은 49.99달러다.   추위를 막아주고 동시에 포근함을 선사하고 싶다면 옷처럼 입는 담요도 좋다. 더콤피 웹사이트(thecomfy.com)에 접속하면 34.99~54.99달러의 다양한 입는 담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진성철 기자기쁨 우정 보온제품 선물 사면 선물백 천종산삼도 추수감사절

202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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